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유대교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국가보훈처장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국회의사당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금품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구조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99
  • 美 민주당 전당대회/ 부통령 후보 확정

    [로스앤젤레스 최철호특파원] “기적같은 여행길이 시작됐다” 유대인 최초로 부통령 후보에 오른 조셉 리버먼(58·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은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확정되는 순간 이같이 말했다.그러나 그가11월 대선에서 ‘기적의 여행길’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는 아직미지수다.리버먼 카드는 고어 진영에 잇점과 우려를 동시에 던져주기때문이다. 고어가 클린턴 대통령과는 달리 도덕성에서 결점이 없음을 선전하는데는 그가 제격이겠지만 96년 소수민족혜택법안과 사립학교 재정지원법안 등에 반대한 경력은 유대교란 종교적 배경과 함께 흑인을 비롯한 소수인종과 백인우월주의자 등으로부터 반감을 사는 빌미가 되고있다.15일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흑인회의에서 리버먼은 이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헐리우드에서도 그에 대한 반감이 많다.영화 TV 등 오락산업에 대해사행심, 선정주의에 대해 공박했으며 일부 제작자에게 특정 음악이나프로그램을 방영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리버만에 대해 미 언론들은 “사고는 자유주의이나 행동은 보수주의”란 레벨을 붙여놓았다.이중적인 모습일 수 있으며,단지 고어의 러닝메이트가 되기 위해 자신의 소신을 꺾고 있다는 말이 되기도한다. 리버먼의 난제 가운데 하나는 바로 외교정책에서의 제 1인자로 불리는 고어와 균형과 조화를 맞추는 것.고어는 진보적 자유주의에 부합되는 외교노선의 색채를 띠고 있는 반면 리버먼은 보수주의 색채가농후하기 때문이다.‘미국 제일주의’ 추구란 목표 아래 두 사람의의견 차이가 어떻게 조화를 이뤄나갈지 주목된다. hay@. *고어 가족애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로스앤젤레스 최철호특파원] 16일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대선 후보 앨 고어의 가족애(家族愛)가 과시됐다. 미 정치인들이 연설을 할 때면 주인공의 가족들이 뒤에 서서 함께박수를 받거나 끌어안고 가벼운 포옹을 하는 것은 의례 있어온 일이다.또 전당대회장에서 정·부통령 후보자 부인들은 언제나 남편보다먼저 연단에 나와 남편 자랑을 하고 연설이 끝난 뒤 남편을 소개하는 것이 예사였다. 그러나 16일 민주당 전당대회장에서는 고어의 부인인 티퍼 고어가아니라 딸 카레나 고어 시프가 만면에 웃음을 띤 채 연단을 올라와‘대디’(Daddy)를 연발하는가 하면,그녀의 연설 도중에는 맞은편에앉아 흐뭇한 표정을 짓는 티퍼의 모습이 연신 뒤편 대형화면에 보여졌다. 그러나 진짜 가족애를 보여준 것은 스케줄까지 무시한 고어의 예정없는 등장.고어는 딸이 “내 아버지라서,혹은 좋은 아버지라서가 아니라 미국을 위해 좋은 분이라서 그를 추천한다”는 연설이 끝나자어디선가 힘차게 뛰어올라 연설을 마친 딸을 끌어안고 감격에 찬 표정으로 그녀의 볼에 키스,더 깊은 가족애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그는 17일 후보 수락연설 때 환호를 받으며 올라오는 게 관례.느닷없는 고어의 등장에 온 대회장은 어리둥절해졌다.그러나 고어와 카레나는 이에 아랑곳없이 환호하는 대회참가자에게 서로 껴안은 채 손을흔드는 등 남다른 부녀애를 과시했다. * 외교안보자문팀장 인터뷰. [로스앤젤레스 최철호특파원] 민주당 대선후보 앨 고어의 외교안보자문팀장인 브루스 젠틀슨과 부통령 안보담당 보좌관 리언 푸어스가16일 “한반도 문제는 이제 새로운 차원의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밝히고 “고어가 취할 ‘적극적 개입정책’은 당근과 채찍이 적절히 조화된 대북정책이 될 것이다”고 차기정부의 외교노선을 규정했다. 다음은 젠틀슨과 푸어스의 인터뷰 요약. ◆북한의 최근 태도변화를 어떻게 평가하나. 젠틀슨:6월 남북정상회담 후 한반도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북한은 국제사회에 접근하려 하고 있다.최근 한반도 상황은 분명 남북문제가 새 차원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그렇다 하더라도 북한이 가지고 있는 수수께끼는 여전히 남을 것이다.정확한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주시할 것이다. ◆대북정책에서의 적극적 개입주의는 어떤 것인가. 젠틀슨:공화당은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유화정책으로 표현,실패로 규정했다.고어의 대북정책은 한마디로 당근과 채찍이 조화가 이뤄진 억제력을 가진 정책이 될 것이다. ◆미사일 방어망과 관련된 고어와 부시의 차이점은. 푸어스:북한이나 이란처럼대량살상무기를 가지려는 노력이 문제이다.따라서 고어 역시 미사일 방어망 계획에는 찬성하지만 세계 군비확산을 초래할 만큼 규모가 커서는 안된다는 것이 고어의 생각이다. hay@
  • [대한광장] 뱀의 지혜와 비둘기의 순결

    막스 베버는 ‘자본주의 정신과 개신교의 윤리’라는 책에서 서구 산업문명을 일으킨 정신적 동력을 탐구한 바 있다.이는 칼 마르크스가 역사발전의 동력을 유물론적으로 해석해 역사가 권력과 생산구조를 장악한 세력에 의해 만들어져 왔다는 테제에 쐐기를 박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는 것이 정설이다.베버는 산업문명을 일으킨 정신적인 동력을 칼빈주의 개혁신앙이 뿌리내린 지역의 개신교인들의 윤리의식에서 보았다.새롭게 발견된 복음의 능력으로 거듭난 개신교인들의 생활태도는 근면,절제,기도,노동을 실천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들의 자각중에는 하나님의 예정 가운데서 새로운 ‘선민’으로 선택받았다는 사명감이 불타고 있었다.베버는 이러한 개신교인들의 생활신앙을 ‘세계내적 금욕’이라 이름지었다.세계내적 금욕이란 세속안에 살면서 선민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윤리로서 후에는 영국성공회 개혁운동 가운데서 생겨난청교도들의 윤리로 발전되어갔다.베버가 세계내적 금욕이라는 말을 쓴 이유는 세속을 떠나 수도원으로 들어간 가톨릭 사제와수도사들의 윤리와 구별짓기 위해서였다. 새로운 복음의 능력으로 거듭난 사람들은 세계 안에 살면서 선택받은 창조적 소수로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되는 곤궁에 처한 것이다.세계내적 금욕이라는 윤리는 낡을대로 낡은 윤리의 옛 패러다임이 더이상 지탱될 수 없는 상황 가운데서 발전된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이었던 것이다.새 패러다임이 낡은 패러다임을 대치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하루아침에 낡은 질서가 새로운 질서에 의해서 극복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현실은 낡은 패러다임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삼켜버리는 형국이다.새패러다임이 낡은 패러다임을 극복하기 위해선 많은 투쟁과정과 피나는 노력과 희생을 거치지 않으면 안된다.낡은 가치가 지배하고 있는 현실의 질곡에서 새로운 가치는 삼킴을 당해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유대땅에서 하나님나라를 선도했던 상황도 이와같은 경우에 해당된다.유대교의 낡은 패러다임이 지배하고 있는 현실 가운데서 “때가 찾고하나님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복음을 믿으라”는 외침은 낡은 패러다임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많은 무리가 그에게 몰려왔다.예수께서는 갈릴리호수를 중심으로 제자공동체를 형성하고 하나님나라 운동을 펴간다.그는 하나님나라라는 새 패러다임으로 세계를 개혁해나갔다.그는 하나님나라의 기쁜 소식으로 무장된 제자들을 세상 가운데로 파송한다.그가 제자를 파송하는 세계에는 낡은 패러다임이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그러므로 그가 제자를 보내면서 당부한 말은 다음과 같았다. “보라,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과 같도다.그러므로 너희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 이 말씀에는 두 가지 뜻이 담겨져 있다.제자들은 아직도 낡은 질서가 지배하는 사회속에 나아가 낡은 체제의 바퀴에 차이지 않기 위해서 ‘뱀의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뱀의 지혜로써 슬기롭게 대처하지 않으면 옛 체제의 희생물이 돼버릴 것이 명약관화했기 때문이다.현실을 지배하고 있는 악의 실체를 꿰뚫어볼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무모한희생물이 되지 않는다는것이다. 또,예수의 제자들은 세상의 악한 질서에 사로잡혀서도,타협해도 안된다.어떠한 경우에라도 비둘기의 순결을 상실해서는 안된다.비둘기의 순결을 잃어버리게 될 때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제자로서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순결이본질적으로 위협받게 될 때 순교의 각오로 이에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현실도 같은 모순들이 지배하고 있다.새로운 이상과 꿈을 가지고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은 낡은 질서에 희생되지 않는 뱀의 지혜와 새 질서를 실현하고자 하는 순결로 무장해야 한다.한국사회의 현실이야말로 뱀의 지혜와 비둘기의 순결이 필요한 사회다.꿈과 비전을 가진 사람은 낡은 질서와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는 사회속에서 옛 질서의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뱀의 지혜를 훈련해야 하며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 비둘기의 순결을 연마해야 한다.새로운 꿈과 비전을 가진 사람들이 지녀야 할 새시대의 윤리강령이다. 김원배 목사·기독교 목회자협회 상임총무
  • 美민주 3人의 관계·속셈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7일 조셉 리버만 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함으로써 빌 클린턴 대통령을 포함한 세사람의 관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리버만은 클린턴대통령과 예일대 법대 대학원 동창 관계이나 클린턴의 스캔들 당시 민주당 내에서 그를 호되게 비판했던 전력으로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그런데 고어는 그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함으로써 성추문으로 도덕성에 금이가 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클린턴과 차별성을 추구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분석돼 한솥밥 식구끼리 정치를 둘러싼 묘한 역학관계를 보여주고 있다.드러내놓고 지적하진 않았지만 친구의 우정이나 공동노선을 추구하던 파트너가 서로에 해가 될 경우 선을 긋고 돌아서는 냉정함마저 느끼게 하는 상황인 것이다. 리버만의원보다 4살이 어린 클린턴대통령은 예일대 법과대학원 선배인 리버만의원이 1988년 상원의원에 출마할 당시 아칸소주 주지사로서 그의 선거과정에 적극 도움을 주는 등 동창으로서의 우정이 남달랐다.또한 92년 클린턴이 아칸소주에서 대선에 출마했을 때에는 상원의원이 돼있던 리버만이 가장먼저 클린턴의 출마를 지지,워싱턴 기반이 약했던 그를 대선반열에 올려놓는데 기여했다. 상원의원이 된 뒤 리버만은 정통 유대교인으로서 여느 민주당의원들과는 달리 당노선에 배치되더라도 자기 소신에 따른 발언과 표결을 서슴지 않는 의회내 ‘양심세력’으로 커왔다.그는 1998년 클린턴대통령의 섹스 추문에 대해 민주당 의원으로선 처음으로 맹비난했다. 대선 주인공이 된 고어로서는 클린턴의 부도덕한 이미지를 자신과 단절시키고 유세과정에서 예상되는 비판공격을 막아줄 리버만의 도덕성이 전적으로필요했다는 분석이다.특히 최근 들어 공화당이 전당대회 이후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기반으로 여겨왔던 자유주의 성향의 무소속과 여성 유권자 마저 이탈,부시와의 여론지지율 차이가 무려 17%에 이르렀다. 고어부통령은 평소 소신있는 원내활동을 하면서도 민주당 주류 당론에 크게배치되지 않는 행동을 해온 리버만의원에 대해 좋은 평점을 내리고 있었던것으로 알려졌다.이런 평소의 생각이유대인이라는 ‘한계’를 넘어 그를 러닝메이트로 선정하도록 만든 것이다. 러닝메이트로 선정되자 클린턴은 일단 “뛰어난(extraordinary) 선택”이라고 칭찬하고 나섰다.고어가 리버만을 택한 배경을 뻔히 아는 클리턴대통령으로서는 심기가 편치 않을 것이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리버만 당시 상원서 비판 “클린턴 스캔들 부끄러운일”. 민주당 부통령후보로 내정된 조지프 리버만 상원의원은 빌 클린턴 대통령의섹스 스캔들이 한창이던 1998년 9월 상원에서 공개적으로 같은 민주당인 클린턴대통령을 비판,관심을 모았던 인물.그는 이 연설에서 스캔들을 ‘부도덕’하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다음은 당시 연설 주요내용. 미국 대통령이 자기가 고용한 젊은 여인과 혼외관계를 갖고 자신의 행동에대해 고의적으로 국민들을 속인 데 실망했다.르윈스키와의 혼외정사가 ‘가족 문제’라는 대통령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대통령의 사생활은 공적인 생활이며,대통령의 부끄러운 행동은 본인과 가족뿐 아니라 우리 미국인 모두에게도부끄러운 일이다. 내가 10살된 딸아이와 더 이상 텔레비전 뉴스를 함께 볼 수 없게 되었다는것은 나뿐 아니라 이나라 모든 부모들이 처한 슬프고도 지저분한 현실이다. 대통령의 의무는 바로 우리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대통령이 인정한 탈선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라 무시할 수 없다.만약 이를 그냥 넘어간다면 이는그런 일이 국가 지도자로서 용납돌 수 있는 행위라는 인상을 우리 아이들이나 자손들에게 남기는 것이 된다. 김수정기자
  • “나치 희생 유대인들 원죄 때문에 숨졌다”

    [예루살렘 DPA 연합] 유대교 지도자이자 이스라엘 극우 샤스당의 총재인 오바디아 요세프 랍비는 나치에 의해 학살당한 유대인들은 전생에 지은 원죄때문에 숨졌다는 자신의 발언이 물의를 일으키자 하루만인 6일 이를 번복했다. 요세프는 이날 밤 설교에서 “사악한 나치”에 의해 희생된 모든 유대인은“신성하고 순수하고 성스러운 사람들”이라고 말했다.샤스당 관계자들도 이스라엘 언론이 요세프의 말을 왜곡해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요세프는 전날 밤 설교에서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참사인 홀로코스트 희생자 600여만명은 전생에 지은 원죄 때문에 숨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팔레스타인인들을 가리켜 “뱀”이라고 지칭한 뒤 이들과 평화를 도모하는 에후드 바라크 총리의 정책이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비난,각계의거센 반발을 샀다. 바라크 총리는 그의 발언은 랍비로서 결코 할 수 없는 것이라며 “그의 설교는 홀로코스트 희생자와 그 가족들,국민 전체의 감정을 해칠 수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 이 바라크총리 ‘사면초가’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의 평화정책에 항의해 다비드 레비 외무장관이2일 사임을 발표한 데 이어 크네세트(의회)도 1차 독회에서 조기 총선안을통과시킴으로써 바라크 총리가 취임 1년여 만에 최대 정치적곤경에 빠져들었다. 바라크 총리는 레비 장관의 사임과 의회의 조기 총선안 1차 통과에도 불구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지 않을 것이며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포함한기존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다짐했다. 크네세트는 이날 강경 우파 리쿠드당이 제출한 조기 총선안에 대한 1차 독회에서 찬성 61대,반대 51,기권 6표로 통과시켰다.크네세트는 유사한 내용의다른 동의안 4건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크네세트가 이날 표결을 끝으로 3개월 간의 하계 휴회에 들어가는데다 조기 총선안이 발효되려면 3차례의 추가 독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현연립정부의 운명은 최소한 10월까지 연장될 수 있다. 크네세트의 표결에 앞서 레비 장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바라크 총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레비 장관의 사임은 사표 제출 48시간 후에 발효된다. 레비 장관은 바라크 총리가 팔레스타인과의 회담에서 예루살렘 문제에 관해너무 많은 양보를 했기 때문에 사임 외에 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말했다. 레비 장관은 그동안 바라크 총리의 평화정책에 반대해온 제1 야당인 리쿠드당을 이날까지 연정에 합류시켜 거국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않을 경우 사임하겠다고 경고해왔다.레비 장관은 사임 발표 후 크네세트의 조기 총선안 표결에서 동생인 막심 의원과 함께 야당측을 지지했다.바라크 총리는 레비 장관의사임에 유감을 표명하고 그의 사임이 위기에 빠진연립정부 재구성 노력과 평화협상 일정에 차질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라크 총리는 특히 수일 내에 연정을 재구성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골수 유대교 정당인 샤스를 포함한 강경파 정당들의 연정 복귀가 불투명한 상태다. 더욱이 집권 노동당 내 최대 라이벌인 아르바함 부르그 크네세트 의장이 당권 도전을 선언하고 나서 바라크 총리는 당 내외에서 협공을 받는 정치적 사면초가에 처하게 됐다. 예루살렘 AFP AP 연합
  • 이·팔 협상 타결 임박?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속개된 캠프 데이비드 중동평화협상은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에 대한 주권문제만 해결되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스라엘 신문들이 24일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대표단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이 동예루살렘의 주권을 공유하자는 미국측 중재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이며 아라파트 수반의 이런 기본 입장에 따라 협상이 재개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그러나 이슬람 성지인 템플 마운트(신전언덕)의 주권을 이스라엘과 공유하도록 한 중재안 내용이 바뀌지 않는 한 합의안에 서명할 수없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한 이스라엘 소식통도 템플 마운트의 주권 문제가 협상진전의 최대 장애물로 부각됐다고 전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등도 템플 마운트의 주권은 아랍측에 넘겨져야 한다는 아라파트 수반의 입장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아랍권 전체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템플 마운트의 주권은 ‘종교적’이거나 개방돼 있다고 선언하는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소식통들은 관측했다. 템플 마운트는 유대교 최대 성지인 ‘통곡의 벽’맞은 편에 있는 언덕으로예루살렘의 상징인 바위 돔과 알 아크사 모스크 등이 위치해 있어 이슬람 3대 성지로 꼽힌다. 한편 클린턴 대통령의 귀환으로 속개된 캠프 데이비드협상에는 이스라엘측법률자문인 대니얼 라이스너가 새로이 참가,협정문안 작성을 위한 준비작업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 소식통은 미 중앙정보국(CIA)의 조지 테넷 국장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세부 안보협정 체결을 돕기 위해 회담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미 미국측 중재안 수용 의사를 시사한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자신의 캠프 데이비드 체류가 연장될 경우에 대비,오는 31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 소식통은 덧붙였다. [카이로 연합]
  • ‘독립국 팔레스타인’ 꿈 이뤄지나

    사흘째 회담에 돌입한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중동 평화협상이 극적으로타결돼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 쟁점에 대한입장차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협상에 임하는 3국 정상들의 평화정착 의지는어느때보다 강하고 간혹 희망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협상의 쟁점 크게 국경문제,예루살렘 문제,난민문제,유대인 정착촌 문제등 4개로 나뉜다.국경문제와 관련,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1967년 전쟁 이전으로 국경을 재획정할지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예루살렘 문제와 함께 이번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인 난민 문제는 1947년이스라엘 건국과 함께 주변 국가로 쫓겨간 370여만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향여부가 쟁점.이스라엘은 난민이 유입되면 이스라엘이 두 민족 국가가 될 것을 우려,강력히 반대하고 있다.대신 국제사회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보장하겠다는 입장.유대인 정착촌 문제의 핵심은 150여개에 이르는 유대인정착촌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통치를 받도록 하느냐,아니면 이스라엘이합병하느냐에 있다. ■협상진행 상황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 빌 클린턴 미 대통령 등을 대표로 하는 3국은 실무협상,양자회담,전체회의 등을 번갈아가며 이견 해소에 노력하고 있다.그래도 이견이좁혀지지 않으면 클린턴 대통령이 중재안을 내고 양국이 그 승인 여부를 자국에서 묻는 방법도 고려중이다. 아라파트 수반은 13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지도자를 캠프 데이비드로불러 시시각각 변하는 회담 내용에 대한 회의를 하는 등 전에 없던 진지한자세를 보이고 있다.바라크 총리도 국내 지지자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회담 내용을 저울질하고 있다.이같은 3국의 노력으로 최근 팔레스타인측에동예루살렘에 대한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할 수 있다는 기대섞인 회담내용도흘러나오고 있다. ■협상 전망 평화협상 개막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 국민들의 49%가 협정 내용을 불문하고 이를 지지할 것으로 조사됐다.팔레스타인과의 어떤 협정도 반대하겠다는 과거의 정서가 평화정착에 대한 소망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줘 협상의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팔레스타인 야당인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DFLP)이 사상 처음으로 이번 협상에 대표를 파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결국 관련 당사자들이 평화를 위해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서 얼마나 물러서느냐에 따라 협상의 성패 여부가 갈릴 것이다. 강충식기자. *유대교·이슬람 聖地… 양측입장 팽팽.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평화협상중최대의 난제는 동예루살렘 문제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양측 모두에게 단순한 영토가 아닌 유대교,이슬람교의 성지로서 의미를 갖고 있다.물질적 보상이나 양보,타협만으로는해결이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1967년 중동전쟁때 요르단으로부터 합병한 동예루살렘은 유대인들의 정신적 고향으로서 결코 정치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반면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이 애초부터 아랍인들의 도시였고 이슬람의 유적지들이 산재해 있어 앞으로 세워질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수도는 당연히 동예루살렘에 들어서야 한다고 맞선다.이에 양측은 예루살렘은 그대로 두고 인근의 아부 디스란 곳을 팔레스타인독립국가의 수도로 삼는다거나 예루살렘 북부의 일부 아랍인 거주지구를 예루살렘으로 편입시켜 팔레스타인에 넘겨주는 방안 등 몇가지 절충안을 놓고줄다리기를 했지만 번번히 무산됐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이 연정붕괴 막으려 연정탈퇴?

    [예루살렘 AP AFP DPA 연합] 이스라엘 정통 유대교 정당인 샤스당이 에후드 바라크 총리의 연립정부에서 탈퇴한지 하루만인 21일(현지시간) 세속 정당인 메레츠 소속 각료들도 사직서를 제출해 연정 위기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있다. 메레츠당 소속 요시 사리드 교육,란 코헨 통상·산업,하임 오론 농업장관등 3명은 이날 바라크 총리의 관저를 방문,사직서를 제출했다.현행법상 이들의 사표는 총리에게 제출된지 48시간 후 발효된다.메레츠당 소속 장관들은연정의 완전 붕괴를 막기 위해 각료직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하바 갈-온 메레츠 당수는 “정부와 국정 운영권자 및 평화에 대한 책임감에서 대가를 치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으나 현정부의 평화정책은 계속지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샤스당과 메레츠 당이 모두 연정에서 탈퇴할 경우 바라크 연정은 43석에 24명의 장관만 유지하는 기형적 소수 정부로 전락하게 된다. 분석가들은 그러나 메레츠 소속 장관들의 사퇴로 앞서 사임을 결정한 샤스당 각료들의 사퇴 번복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 이스라엘 聯政 와해되나

    정통 유대교 정당인 샤스당이 20일 연정 탈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에후드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의 연정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120석의 크네세트 의석가운데 68석을 차지하고 있는 연정에서 17석의 샤스당이 빠지면 바라크 정권은 소수정부로 전락하며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정도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없다. 샤스당의 탈퇴는 사퇴서 제출 후 48시간이 지나야 효력을 발휘한다.따라서바라크 총리가 22일 오후 8시53분(한국시간) 전까지 샤스당과 타협,탈퇴 의사를 철회시킨다면 연정은 유지될 수 있다.실제로 샤스당은 전에도 여러차례연정을 탈퇴하겠다고 위협했다가 이를 백지화한 바 있다. 샤스당이 연정 탈퇴를 결심한 것은 그들이 운영하는 방송국의 자금난에 대한 지원 부족과 종교학교 운영을 둘러싼 마찰 때문.바라크의 양보 여부에 따라 연정 유지가 판가름나게 된다. 팔레스타인과의 항구적인 평화협정 체결을 내걸고 총리에 당선된 바라크로서는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서 연정을 반드시 유지해야 할 형편이다.국내 지지기반이 흔들리면 현재 추진하고 있는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수반과의 정상회담 등 팔레스타인과의 협상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힘든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팔레스타인측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바라크가 국내정치불안을 이유로 평화협상을 지체시키고 있다는 불만이 비등하고 있다.일부에서는 더이상 협상을 지체시키는 것은 자존심 문제라며 협상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으로서도 바라크가 물러날 경우 평화협상이 완전히 무산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정 체결에 바라크만큼 적극적인 인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이제까지이뤄온 협상의 성과를 되돌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바라크로서는 결국 양보를 통해 샤스당과의 연정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선택인 것으로 보인다.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정 체결도 당장은 어렵지만 설사 협정이 체결된다 해도 이를 국내에서 승인받으려면 소수정부로서는 힘들기 때문이다. 유세진기자 yujin@
  • 이 샤스당 연정탈퇴 최후통첩

    [예루살렘 AFP AP 연합] 이스라엘 정통 유대교 정당인 샤스당 출신 각료 4명과 차관 3명이 중동 평화협상을 둘러싼 이견 등으로 사임서를 제출했다고에후드 바라크 총리 측근이 20일 밝혔다. 이번 사임서 제출은 바라크 정부가 샤스당이 운영하는 교육시설과 민간 라디오방송국에 대한 재정지원을 거부한데다 중동 평화협상에 대한 의견차도좁히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이번 샤스당 각료의 사임서 제출은샤스당이 연립정부에서 탈퇴하겠다는 최후 통첩이어서 앞으로 바라크 정부의 중동 평화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이스라엘 연정 최대 위기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는 7일 우파 야당들이 발의한 의회 해산 및 조기총선안에 대한 1차 독회에서 찬성 61대 반대 48표로 가결, 에후드 바라크 총리의 연립정부에 최대 시련을 안겨주었다. 조기 총선안에는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6개 정당들 가운데 정통 유대교정당 사스를 비롯한 3개당이 지지표를 던졌다. 의회는 이밖에 유사한 내용의 2개 법안도 통과시킴으로써 출범 11개월째인바라크 정부의 중동 평화협상 전망을 어둡게 했다. 조기 총선안이 법적 효력을 얻으려면 앞으로도 3차례의 추가 독회를 통과해야하며 의회 소식통들은 의회가 여름 휴회에 들어가는 7월말까지 최종 독회를 마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바라크 총리 진영은 즉각 성명을 내고 조기 총선 가능성을 일축했으며 연립정부와 공조를 파기한 각료들을 해임할 뜻을 비쳤다. 바라크 총리는 조기총선안이 1차 독회를 통과한뒤 연정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이 이끄는 노동당 의원들과 대책 논의에 들어갔다.소식통들은 이와관련,바라크 총리가 세속주의 정당인 시누이당을 연정에 합류시킬 가능성이 있다고말했다. 예루살렘 AP AFP 연합
  • 더욱 가까워지는 유대문화

    유대문화가 본격적으로 한국에 소개되고 있다.지난 4일 예술의 전당에서 막을 올린 ‘유다이카(Judaica)전(展)’이 그 앞장을 섰다.유다이카란 유대교의 제의와 관련된 예술품들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전통적인 예루살렘 선전의 촛대로 오늘날 이스라엘의 국가 문장인 메노라와유대인 가정 대문과 방문의 문설주에 붙이는 성결구절 상자 메주라 등 유대교의 메시지와 예술성을 담은 작품 150여점이 선보이고 있다.유대문화를 중개하는 역할은 오는 22일 서울 서초동에서 정식으로 문을 열 이스라엘문화원(이사장 배정화 SK건설 부사장)이 맡는다.문화원은 이스라엘 정부의 지원을받기는 하지만 이스라엘 및 유대문화에 관심있는 한국인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했다. 출범을 기념하여 23일에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유대인 랍비 버논 쿠르츠를 초청하여 ‘유대민족문화와 성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갖는다.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릴 심포지엄에는 랍비 쿠르츠와 곽선희 소망교회목사,최명덕 건국대 히브리학과교수가 발표자로 나선다. 문화원은 앞으로 이스라엘과 유대학 관련 서적을 구비한 전문도서관을 운영한다는 계획.이스라엘 사람이 직접 강의하는 히브리어 강좌는 초급·중급·고급 과정이 이미 개설됐다.주다이카전이나 카프리마즈앙상블 같은 각종 문화행사를 초청하고,이스라엘에서도 한국예술단의 공연을 추진한다.이스라엘관련 영상자료를 확보하는 대로 ‘작은 영화관’을 운영하며,한국인과 유대인들이 가볍게 토론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키로 했다. 이스라엘문화원은 지난 1월20일 정근모 호서대총장과 아리에 아라지 주한이스라엘대사,류태영 대산농촌문화재단이사장,박준서 연세대부총장 등이 모여창립총회를 가진 뒤 3월23일 재단법인 설립허가를 받았다.(02)525-8978서동철기자 dcsuh@
  • 교황 중동 성지순례 결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26일 일주일간의 중동 성지 순방을 끝내고 바티칸로마 교황청으로 귀환했다. 바오로 2세는 이번 순방에서 요르단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순방하면서 이슬람교도와 유대교도,기독교도간의 평화와 화해는 물론 중동의오랜 분쟁 역사를 이제 화합과 평화로 바꿔야 한다고 촉구,유혈·반목으로점철된 인류종교사와 중동 정치에 새 지평을 열 가능성을 보였다.그러나 이번 성지순례가 의도한 고귀하고 순수한 목적에 비해 실제 성과는 미미하다는 것이 대부분의 평가다. 교황은 첫 방문지인 아랍국가 요르단의 암만에서 미사를 집전하면서 이스라엘과 아랍간의 갈등 종식을 촉구했다.이에 대해 압둘라 이븐 후세인 요르단국왕은 “교황의 성지순례 계기로 이스라엘과 아랍인들의 보다 밝은 미래가열리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는 팔레스타인독립국가 건설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기도 했다.교황은 22일 예수의 탄생지인 베들레헴을 방문,“팔레스타인 국민은 이 지역에서 다른 민족과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권리가 있으며 조국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아라파트 수반도 “교황은 팔레스타인과 영원한수도 예루살렘의 귀중한 손님”이라며 그를 환영했다. 교황은 특히 요르단강 서안 지역의 다헤샤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방문해서는 전세계 지도자들에게 팔레스타인 난민구호를 호소했다.하지만 난민 귀환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발언은 삼가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바오로 2세는 또한 예루살렘의 이슬람·기독교·유대교 성지를 각각 방문하는 ‘균형잡힌’ 모습도 보였다.특히 그는 나치의 유태인 학살(홀로코스트)을 개탄하고 신의 용서를 빌기도 했다.그러나 홀로코스트 당시 로마 교황청이 침묵을 지켰던 사실에 대해서는 명확히 사과하지 않았다. 평화와 화해라는 고귀한 이념도 현실 정치의 이해 대립을 뛰어넘을 수 없음을 교황 스스로도 인정한 것이다. 바로 이런 ‘균형잡힌’,‘비(非)정치적인’ 종교적 행사라는 순방의 성격때문에 종교적·민족적 갈등 종식을 촉구한 성과는 빛을 잃고 있다.극단적으로는 별 성과없이 치러진 전시행사였다는 비난도있다. 박희준기자 pnb@
  • 교황, 중동에 평화복음 전파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와 화해를 전파하기 위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79)의 역사적 중동 성지순례가 시작됐다.예수탄생 2000년인 대희년을 기념,엿새간의 성지순례에 나선 교황은 20일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 도착,이틀간 성지를 방문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차례로 방문한다. 64년 교황 바오로 4세가 시나이산을 찾은지 36년만에 이루어진 교황의 이번중동 방문은 지구촌 대표적 화약고인 중동지역 갈등 해소에 새로운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교황은 도착 성명에서 “평화추구 노력은 그것이 얼마나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라 하더라도 계속돼야만하며 평화없이 중동의 진정한 발전은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교회가 저지른 과오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사죄한 교황은 이번성지순례에서 이스라엘-아랍간의 뿌리깊은 반목을 끝내고 중동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과 함께 기독교와 이슬람교,유태교 등 종교간 화해 모색에 큰 무게를 싣고 있다. 요르단인 수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옥외미사를 집전한 교황은 모세가 ‘약속의 땅’을 처음 목도한 네보산 성지에서 기도한 뒤 “이 지역에는 해결해야만 할 정의와 인권에 관한 중대한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중동 정치문제에 관한 한 조심스런 입장을 취해온 교황이 첫날 정의와 인권에 대해 언급하고 나선 것은 이어질 방문지의 중동 지도자들에게 평화정착노력에 실질적 자세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할 신호탄이란 해석. 교황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수반과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등을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특히 마지막 방문지인 예루살렘에서 사상 처음으로 기독·유대·이슬람 최고위급 종교 지도자간 대화를 주재할 계획이다. 범종교간 최고위급 회담에는 이슬람측이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단독 지배 주장을 비난하며 불참을 통보한 상태.그러나 교황의 측근은 주말 회동을 성사시키기 위해 다른 이슬람 고위급 인사를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이 방문할 성지는 예수 탄생지인 베들레헴과 성장지 나사렛,예수가 셰례를 받은 곳으로 추정되는 요르단강의 와디 알 카라르,그리고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과 이스라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기념지,이슬람교 3대 성지의 하나인 하람 알 샤리프 등.이슬람과 기독교,유대교가 갈등구조 속에 공존하는 첨예한 지역들이다.특히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의 수도라고 주장하는 첨예한 곳.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등 중동 갈등의 당사국들도 교황의 방문에 무척 긴장하고 있다. 지난 12일 교황의 참회미사에서 홀로코스트에 대한 구체적 사죄가 없었던 것에 불만이었던 이스라엘은 이번 방문중 이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기대하고있다.이스라엘은 한편 교황이 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인 난민촌을 방문, 인권문제를 언급할까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인문학 대형 기획시리즈 출간 붐

    새 세기를 맞아 인문학 분야의 대형 기획물 및 시리즈 출간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한길사 등 대형 출판사들은 철학 역사 종교 문학 등 각 분야의 대작을 속속 내놓거나 준비중이다. 이는 실용서와 성담론 등 가벼운 단행본이 지난해부터 판을 치면서 무게있는 교양서 등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출판계의 노력으로 보인다.특히 고사 위기에 놓인 인문학을 되살려,독자들에 대한 ‘지식과 정보제공자’의 역할을 수행하자는 뜻도 담고 있다. 한길사는 이번 주에 대형 기획물인 ‘숲길’시리즈의 첫권을 발간하며 3월중 ‘한길크세주’시리즈 2차분(전 12권)을 출간할 예정이다.또 영국 파이돈출판사 기획물인 ‘art and ideas’시리즈(전 136권) 1차분과 ‘예술가 전기’시리즈가 올해 독자를 찾는다. 숲길은 일반인은 물론 중고생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고전 교양시리즈.‘소피스트적 논박’(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유토피아’(토마스 모어)에 이르기까지 7명의 서구 철학자 저서가 올해안에 선을 보인다.또 다음달에 ‘컬처북스’시리즈 중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의 ‘문화를 넘어서’ 등이,‘한길신인문총서’ 가운데 신상희의 ‘시간과 존재의 빛’ 등이 서점에 나온다. 한길사 기획실 이승우씨는 “요즘 사회 분위기가 소비문화로 편중되고 있어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 줄 수 있는 문화풍토의 조성이 절실하다”면서 “인문학 서적의 발간 붐은 이같은 학문의 기초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냄의 경우 ‘매스터마인드’시리즈(전 12권)와 ‘시작된 미래’시리즈(전 10권)를 계속 내고 있는 중이며 ‘작가들과 함께 떠나는 세계여행’시리즈(1차 전 10권)는 올 하반기에 출간될 예정이다. ‘매스터마인드’는 미국의 베이직북스에서 총 12권으로 기획한 것으로,현대 인문학의 주요 문제를 명쾌하게 설명한다.최근 ‘몰입의 즐거움’ ‘비범성의 발견’ ‘신,그이후’ ‘기계의 아름다움’ 등이 나왔다. 또 한백연구소와 공동기획한 ‘시작된 미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각 분야의 핵심 사안을 다루며 21세기를 점친다.해냄의 정해종 기획국장은“세기의 전환에 맞춰 새로운 좌표가필요하다는 인식아래 2년전 핵심 테마별로 기획한 저서”라고 말했다. 시공사가 마련한 국내 최초의 세계 종교 입문시리즈인 ‘샴발라 총서’는그리스트교 불교 유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 세계 종교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소수종교인 조로아스터교와 시크교 등도 소개한다.‘도덕경’ ‘논어’ 등 1차분 5권은 이미 서점에 진열되고 있고 올 하반기에 ‘미라래빠의 십만송 1,2’ ‘티벳 사자의 서’ 등 15권이 나온다. 또 개마고원의 ‘테마로 읽는 서구지성사’(전 9권)는 독자들이 서구 고전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양서.서구 지성사를 그리스시대부터 현대 까지 시대별로 9개로 나눠 10개의 테마를 선정했다.1차로 오는 6월 철학 예술역사분야의 책이 나오고,2차분(종교 정치·경제 환경·생태)과 3차분(여성교육 문화)이 기획중이다. 들녘의 기획시리즈인 ‘판타지 라이브러리’는 판타지 원류인 동·서양의신화와 전설을 다룬다.50여권이 준비중이고 매월 1∼2권씩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판타지의 주인공들 1’과 ‘켈트·북구의 신들’ ‘판타지의마족들’(이상 다케루베 노부아키 등 지음)을 출간했다. 민음사도 프랑스 철학자인 질 들뢰즈의 ‘앙티 오이디푸스’ 등 ‘현대사상의 모험’ 시리즈 3권을 다음달 첫 출간한다.50∼60권으로 계획하고 있다.앞부분은 포스트모더니즘 등 20세기 사상 흐름을 짚고,뒷부분은 고전분야를 다루게 된다. 이밖에 범우사는 다음달 국내 처음으로 모택동전집(전 4권)을 펴내고 나남은 10∼15권 분량의 ‘노신전집’을 준비중이다. 정기홍기자 hong@
  • [쉽게 읽기] 데이비드 롤 지음 ‘문명의 창세기’

    * 역사로 증명한 聖書의 기록세상에서 가장 널리,지속적으로,많은 사람들에게 읽힌 책이 성서라고 한다. 아다시피 성서는 유대교라는 특정 종교의 신인 야훼 하느님과 그의 아들들에 대한 기록이다.신화적 성격이 강한 구약과 예수의 행적이 중심이 된 신약으로 이루어졌는데,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기간이 무려 4000년에 이르고 있다. 가장 긴 시간을 다루고 있는 역사서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서가 실제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는 주장은 좀처럼나오고 있지 않다.예컨대 진흙으로 만들어진 아담과 그의 갈비뼈에서 나온해와가 살았다는 에덴동산은 신화적 공간으로서의 이상향으로 치부되었다.바벨탑은 문학적 상징이며 40일간의 대홍수 역시 신의 절대 권능을 증거하는신화적 사건으로 이해되었다.말하자면 4000년 구약의 역사는 실제의 역사가아니라 신화적 원리에 의해 구전으로 전해져 오던 ‘입과 귀의 오랜 전통’의 소산이라는 것이다.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전면적으로 뒤엎는 책이 출간되어 세계인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영국의 고고학자 데이비드 롤의 ‘문명의 창세기’가 그것이다.그는 고고학자답게,실제의 현장과 물증을 명쾌하게 제시한다.에덴동산의 위치를 자신만만하게 밝히는가 하면 이스라엘 민족의 카리스마적 주인공들-요셉,모세,사울,다윗,솔로몬-의 실존 사실을 명백한 증거 자료들을 통하여 제시한다.이란 서부의 험준한 자그로스 산맥 너머에 있는 지상낙원 에덴을 떠난 아담의 후예들이 원시 수메르의 늪지대로 이주하여 새로운 문명을 일구고,마침내 이집트에 이르러 파라오 문명을 세우는 과정은 말 그대로 흥미진진한 시간여행이 아닐 수 없다. 신화적 사건으로 치부되던 창세기의 기록들이 실제의 역사로 증명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그것은 성서에 역사적 성격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뿐만 아니라 문명의 태동과 그 발전과정을 기존의 설명 방식과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분과 함께 감동을 선사한다.고고학적 탐사의 기록이 얼마나경이롭고 설득력이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책을 펴들면 아득한 고대의 시간 속으로 실제처럼걸어들어 갈 수 있다.역사적 현장에 대한 무수한 사진,도판,기타 각종 자료들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그리하여 신화의 시간이 역사의 시간으로 되살아나는 경험을 하게 되며 마침내 새로운 역사의 연대표를 만나게 된다. 얼마나 즐겁고 놀라운 일인가.고문헌과 현장을 치밀하게 비교 검증하고,수많은 유물 유적들의 상호 연관성을 추적하는 저자의 지적 엄밀성은 예수 탄생이후의 두 번째 새 천년을 맞는 세계인들에게 삶과 역사와 문명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해냄 펴냄.값 1,2권 각 10,000원 윤재웅 문학평론가대 한 매 일 구 독 신 청 721-5555)
  • [統獨과 한반도 통일](1)베를린시대의 개막

    20세기 동서 이데올로기에 의한 분단의 대표격으로 인식돼온 독일은 올10월 분단극복,즉 통일 10주년을 맞는다.20세기 뼈아픈 이념의 상흔(傷痕)을 딛고 미국·일본에 이어 경제규모 세계 3위의 대국으로 발돋움한 통일독일은이제 21세기 초강대국으로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지난해 베를린 장벽붕괴10주년을 맞아 새 수도 베를린으로 천도(遷都)함으로써 준비작업도 완료했다.새 세기의 첫날,통일독일의 현장에서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남아 있는 한반도를 돌아본다.그리고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줄 21세기,우리에게 다가오는 통일독일의 의미를 5회에 걸쳐 재조명해 본다. [베를린 김규환특파원] 통일독일의 수도 베를린에는 과거 분단의 아픈 생채기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21세기를 맞아 명실상부한 유럽대륙의 맹주로 도약하기 위한 건설의 굉음이 요란하다.지난해 9월 새단장뒤 문을 연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 주변에는 여러 공사들이 진행되고 있다.의사당 앞에,대형 녹지를 조성하고 대통령과 총리 관저,정부 청사들을 한데 묶는 ‘연방정부 구역’을 만드는 공사 현장에는 기중기들이 바삐 움직이고 각종 건축 자재를 실은 트럭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베를린의 중심부 포츠담 광장에서도 다임러-벤츠,일본 소니 등 세계적 기업들이 앞다퉈 최첨단 고층건물을 세우는 등 ‘21세기형 도시’건설을 위한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통일 10주년을 맞는 독일의 새천년 청사진이 베를린에서부터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통독 10주년을 맞으면서 독일은 인구 8,200만명,국내 총생산(GDP) 3조8,000억마르크(약2,470조원)로 경제대국으로올라섰다.독일정부는 주변 국가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유럽 속의 독일’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실제로는 ‘슈퍼파워의 독일건설’이라는 복안을 깔고있는 셈이다. 독일의 활기찬 모습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지난 88년 경제성장률 3.7%의 활황을 구가하던 독일의 경제가 통일된지 3년만에 -1.8%로 곤두박질쳤다.해마다 연방예산의 30%를 동독지역에 쏟아부었지만 20%에 가까운 실업률은 떨어지지 않고 요지부동이었다.더욱이 세금인상과 사회보장 혜택 축소 등 갖가지 긴축 조치들이 나오면서 98년 공공부채는 통일전의 2.5배인 2조3,000억마르크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러나 최근 몇해동안 경제사정은 크게 달라졌다.93년 -1.6%성장을 고비로98년에는 2.3%의 성장을 일궈냈고,물가도 1%대에서 잡혔다.베를린 주재 한국대사관 이현표(李賢杓) 문화원장은 “통일의 대가로 독일 연방정부의 누적적자가 700억 마르크에 이르고 실업자도 430만명을 넘었지만,통일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독일인들은 별로 없다”고 전한다. 독일의 경제 발전상은 라이프치히·드레스덴·뷔텐베르크 등 옛 동독지역에 가보면 더욱 실감할 수 있다.곳곳에 주택과 고층빌딩,쇼핑센터가 들어서는등 현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상점에 진열된 상품이나 도로,철도의 시스템은 서독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렸고,통일당시 서독 평균치의 40%에 미치지 못했던 동독의 임금수준은 80∼90%수준으로 뛰어올랐다.할레 경제연구소뤼디거 폴 소장은 “아직 동독지역의 경제가 서독지역의 생산성을 따라잡으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하지만 동독지역의 산업은지난 92년부터 연평균 11%라는 경이적인 고도성장을 이루며 단기간에 국제시장에 진입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통일 독일의 뒤안길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다.통독후 서독은 10년동안 동독지역에 투입한 정부예산은 1조5,690억마르크(약 1,020조원)를 넘는다.해마다 서독 GDP의 4∼5%를 투자했다.역사상 동독재건 프로그램보다 규모가 큰 지원사업은 없을 정도다.그럼에도 동독지역의 실업률은 18.2%로 서독의 2배 가까이 된다.일부 지역에서는 25%를 웃돈다.산업생산에서동독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15%이고 수출 기여도는 2%에 불과한 실정이다. 두지역간의 정신적 분열도 경제적 격차만큼이나 크고 깊다.서독인들은 동독인들을 배은망덕한 ‘오씨’로,동독인들은 서독인들을 오만한 ‘베씨’로 비아냥거릴 정도로 보이지 않는 심리적 장벽이 남아 있다.게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가 통일은 미완성이라며 진정한 의미의 통일을 위해 심리적 장벽을없애는 사회통합을 유도해내는데 정책의 중점을 두겠다고 다짐한 것도 이 점을 의식한 것이다. khkim@ * [인터뷰] 베르너 페닝 베를린 자유대교수 [베를린 김규환특파원] “독일 통일은 지난 90년 8월말 동서독 통일 기본조약 체결 이후 갑자기 이뤄지는 바람에 크고작은 경제·사회적 문제를 초래했습니다. 하지만 옛 동독주민들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에 예상보다 빨리 적응하고 있어 혼란상이 적은 점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일 통일에 대해 이같이 평가한 베르너 페닝 베를린 자유대 교수(55·동아시아학 전공)는 통일의 가장 큰 의미는 동서독이 하나가 되면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가로 등장한 것이라며 통일후 동독지역의 통신·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시설(SOC)도 크게 발전한 것도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페닝 교수는 동베를린에서 태어나 서독으로 탈출,베를린 자유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한국을 4차례나 방문,강연을 했을 정도로 남북관계에해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그러나 강력한 독일 통일로 부상한 이면에는 동서독간 빈부격차와 사회복지제도의축소 등에 따른 심리적 갈등과 서독주민들의 동독지역 부동산소유에 대한 귀속여부 등 법적인 문제 등 여러 과제도 안고 있어 사회통합에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동독출신 주민들은 동독시절을 그리워하는 ‘오스탈기’마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페닝 교수는 남북관계와 관련,“독일 통일과 한반도 통일의 케이스가 달라말하기 곤란하다”며 과거 동서독은 통신·상호방문·우편 등 끊임없이 교류해온 점이 통일의 기틀이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남북간 접촉이 활성화되지 않은 탓에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반도 통일은 한국인 자신의 문제이므로 한국 사람들이 모색해야 한다며 남북 상호간 부정적 시각을 불식시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사회에는 우리가 희생하면서 북한을 도와줘야 한다는 사람들이많다는 게 통일의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한 그는 통일 비용을 부담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장래에 대한 투자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남북한의 제도적 차이 등으로 단시간내 통일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 페닝 교수는 남북한의 경우 경제적 격차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북한의 경제력을 일정수준까지 끌어올린 뒤 통일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밝혔다. *끝** (대 한 매 일 구 독 신 청 721-5555)
  • 나사렛에 회교사원…기독교·회교도 충돌 일촉즉발

    20세기의 막은 문명간 ‘화해’로 내려질 것인가.아니면 문명간 ‘충돌’로 내려질 것인가. 예수의 어린시절을 보낸 마을로 알려진 이스라엘의 나사렛에서 기독교와 이슬람세력간 일촉즉발의 긴장상태가 계속되고 있다.진앙지는 나사렛 언덕에우뚝 솟은 기독교 성당.가브기엘 천사가 성모 마리아에게 예수의 잉태 소식을 알려준 곳에 세워진 성당으로 기독교인들의 최대 성지의 하나다. 이 성당 바로 옆 공터에서 23일 이슬람교도들이 이슬람 사원의 기공식을 강행,축제를 벌이면서 양측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기독교도들은 22일부터 성당과 상점 문을 폐쇄,항의 파업에 들어가면서 집단대응을 계속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로마 교황청은 신축 허가를 내준 이스라엘 정부를 비난하며 기독교도들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나사렛 이슬람사원 신축건은 지난 2년 동안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 사이에논란을 빚어온 문제.이스라엘 당국은커져가는 이슬람 세력을 의식,최근 이슬람 사원 신축을 허가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그리고 주변 중동국가들이 이번 사태로 중동평화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나사렛 사원 신축을 당분간 중지하도록 하자고 촉구했다. 이날 기공식에서 나사렛 이슬람운동 지도자 술레이만 아부 아흐메드는 “사원은 기독교 교회의 형제이다.우리는 기독교,유대교인들과 같이 이슬람의 신을 경배하는 사원을 짓자는 것이다”며 기독교인들의 감정을 무마하려 애썼다.그러나 기독교인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것같다. 김수정기자 crystal@
  • 가자·西岸 안전통로 17일 개통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을 연결하는 팔레스타인 안전통로가오는 17일 공식 개통된다. 자밀 타리피 팔레스타인 내무장관은 이스라엘과 서명한 안전통로 개설협정에 따라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 땅을 통과,요르단강 서안과 가지지구 사이를 통행할 수 있는 안전통로를 개통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이에 따라그동안 큰 불편을 겪었던 250여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보다 폭넓은 통행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안전통로는 가자지구 북쪽의 에레즈에서 이스라엘을 거쳐 요르단강 서안 남쪽의 헤브론 인근 타라쿠미야까지의 44㎞구간.오전 7시에서 오후 5시까지 개방되며,유대교의 특정 공휴일에는 개방되지 않는다.두지역을 잇는 또다른 안전통로인 에레즈-라말라구간은 앞으로 4개월 안에 개설될 예정이다. 안전통로의 개통은 지난달 5일 체결된 샤름 엘-셰이크 평화협정의 주요 현안중 하나를 해결했다는 점 외에도 이산가족의 재회 등 팔레스타인인들에게주는 상징적 의미는 크다.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가자지구와요르단강 서안을 지리적·인구적으로 통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정부는 10일 요르단강 서안에 최근 건설된 유대인 정착촌중일부를 불법 거주지로 결정,철거하기로 함으로써 중동평화를 향해 한걸음씩나아가고 있다. 김규환기자 khkim@
  • [쉽게읽기] 이집트 死者의 書

    얼마 전 소중하고 가까운 분이 세상을 뜨셨다.유명을 달리한 이야 무얼 느끼랴만,언제나 그렇듯이 살아 있는 이들은 슬픔에 잠긴 채로 바빴다.문상을하고,장례를 치르고,49재를 하고….생각해 보면 이런 일들은 죽은 이를 위한 아직 죽지 않은 이들의 배려이리라.그것은 곧 인간의 죽음이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음을 증거하는 문화의 모습이기도 하다. 죽은 이를 위하는 배려의 전통은 매우 오래 되었으며 또한 다양하다.그러나 전통 그 자체가 하나의 문명으로 발전해 수천년을 이어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이집트가 바로 그렇다.피라미드와 파피루스로 상징되는 고대 이집트 문명은 죽은 이들을 위한 문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대 이집트 문명을 이해하기 위해서 역사책을 뒤적이거나 현장을 답사하는 일보다 당대인들의 죽음에 대한 생각을 살펴 보는 일이 더 중요한 까닭이여기에 있다.그런 점에서 ‘이집트 사자의 서’를 읽는 일은 고대 이집트를이해하는 면에서 뿐만 아니라 인간 그 자체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더없이유용하다. 이 책은 ‘티벳사자의 서’와 더불어 죽음에 관한 인류의 가장 뛰어난 기록으로 평가되고 있다.뒤집어 말하면 인간의 삶의 비밀에 대한 신성한 성찰이기도 하다.두 책이 죽음과 환생 사이의 중간 상태에 있는 사자를 위한 안내서로서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부활을 통한 영원한 삶을 갈망하는인류의 보편적 염원을 반영하는 것이다.죽은 뒤에 영원히 산다는 것. 이보다매혹적인 생각이 또 있을까? 책 읽기를 통해 삶의 본질에 도달하고자 한다면 역설적으로 ‘죽음의 책’을 읽을 필요가 여기에서 생기는 것이다.더구나 이 책은 유대교의 원형을 이루는 형제 살육의 사건을 신화의 양식을 빌려 펼쳐 보이고 있으며,수난과 영생과 부활의 드라마를 통해 성서의 골간을 이루는 토대를 일찌감치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교문명사적으로도 중요한 기록으로 평가할 만하다.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이 책이 단순한 번역서가 아니라는 점도 특징 중의 하나다.이집트학의 서막을 연 대영박물관의 실장 윌리스 버지,독일 학자 랩시우스,그리고 최근에 포크너가 편찬한 것을 소장인류학자인 서규석씨(국회 정책연구위원)가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재구성한 것이다.국내 이집트학 연구의 수준과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독자들에게는 또다른 흥미거리를 제공한다. 왕조 성립 이전부터 왕국의 멸망에 이르기까지 3,000여년에 걸쳐 수많은 사제들이 남긴 주문들을 통해 고대인들의 사생관을 살필 수 있을 뿐만 아니라,독특한 신화적 상상력을 통해 고대 문화의 깊숙한 곳까지 여행할 수 있음은이 희귀한 문헌을 읽는 모든 독자들의 행복일 것이다. 문학동네 1만4,000원[서규석 편저]윤재웅(문학평론가 동국대 강사)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