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유대교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선고공판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안방극장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선거관리위원회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안전사고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99
  • 유대인 이미지의 역사/볼프강 벤츠 지음

    유대인에 대한 이미지는 누구나 한 마디씩 초들 수 있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그만큼 고정관념화돼 있다는 반증이다. 탈무드의 지혜로운 민족이니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뛰어난 민족이니 하는 찬사로부터 ‘미국 네오콘의 배후세력’ 등과 같은 비난성 지적에 이르기까지 그 이미지는 실로 다양하다. 그러나 유대인에 대한 이미지는 단연 부정적인 것이 주류를 이룬다. 반유대주의의 뿌리는 기독교에서 찾을 수 있다. 유대교도들이 기독교로의 개종을 거부하며 예수 이전의 신앙을 고집하자 기독교도들의 포교적 사명감은 증오로 돌변했다. 유대인에 대한 저주와 사회적 격리는 ‘개종의 열정’이 좌절된 데 따른 반작용인 셈이다. 나아가 19세기에 등장한 ‘근대적 반유대주의’는 인종주의에 기초해 인간의 우열을 규정하는 등 서구 사회의 근거없는 편견을 그대로 보여줬다. 독일 본 대학 반유대주의연구소 소장인 볼프강 벤츠의 ‘유대인 이미지의 역사’(윤용선 옮김, 푸른역사 펴냄)는 유럽사회의 유대인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낱낱이 폭로한다. 책은 인종학살이라는 끔찍한 폭력으로 발전한 유대인 혐오가 사실은 별 생각없이 받아들인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준다. 종교적인 이유에서 출발한 유대인에 대한 편견은 교회, 민간에 유포된 이야기, 각종 조형물 등을 통해 전해지고 확산됐다. 이런 편견은 지배집단 사이에서도 별다른 비판없이 수용됐다. 이 책은 안네 프랑크의 ‘상품화된’ 신화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 눈길을 끈다. 수용소에서 비참하게 죽어간 10대 소녀의 순수한 일기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드럽게’ 이지화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한편 이 책은 역자(한국외대 외국학종합연구센터 교수)도 지적하고 있듯이, 반유대주의 범주에 포함시키기엔 어울리지 않는 사례까지 반유대주의 유형으로 다뤄 의문을 남긴다. 국가 이데올로기로까지 발전한 반유대주의를 별 저항없이 받아들이는 유대인을 혐오한 독일의 유대인 작가 쿠르트 투홀스키의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교황 첫 해외방문지 어딜까

    ‘새 교황의 첫 해외 방문지는 중동?’ 베네딕토 16세(78)가 첫 미사 등에서 종교·문명간 대화와 화해 및 중재를 강조하자 그의 대외 행보와 역할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중동 행보.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모아놓고 미사를 집전할 것이란 기대마저 제기되고 있다. 예루살렘이 여러 종교의 성지인데다 중동 정세가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점에서 새 교황의 방문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 까닭이다. 아울러 나치 전력 시비를 겪은 독일 출신 새 교황의 예루살렘 방문은 화해와 용서란 상징적인 의미도 지닌다. 이 때문인지 중동 지도자들의 관심 표시와 주문도 봇물을 이뤘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20일 새 교황이 반유대주의 근절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주문했고, 유대교 지도자들은 그를 ‘이스라엘의 친구’라며 환영했다.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이브라힘 알 자피리 이라크 총리 지명자,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 등도 종교ㆍ문명간 대화에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마무드 아바스 수반도 “성지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한편 이탈리아 언론들은 20일 요한 바오로 2세의 고향인 폴란드 등이 해외 방문지로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청의 호아킨 나바로 발스 대변인은 8월 16∼20일 쾰른에서 열리는 세계 가톨릭 청년의 날 미사 집전과 관련,“교황의 독일 쾰른 방문이 확실시된다.”고 말하는 등 교황의 향후 일정이 조율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서울여성영화제/신연숙 수석논설위원

    서울 신촌의 한 영화관이 축제의 열기로 뜨겁다.15일까지 열리는 제7회 서울여성영화제 현장이다. 입구에서부터 자원봉사자들의 열의가 인상적이다. 상영관은 물론 감독과의 대화 등 각종 이벤트까지 관객들로 만원이다. 클로징 자막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일어서는 관객이 없는 것도 특이하다. 관객의 몰입도를 실감케 한다. 27개국 86편의 영화가 8일 동안 상영되는 영화제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는 세계여행이나 다름없다. 어디서나 여성들은 억압받거나 주변화돼 소외된 모습이다.12일 오후에 보았던 3편의 영화도 그것을 보여준다. ‘명예살인’. 파키스탄의 여성보호소에 피신해 있던 한 여성이 부모의 간곡한 설득에 못이겨 집으로 돌아간 뒤 3주 만에 살해된 얘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강제결혼한 폭력남편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던 그를 애인과 달아나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누명까지 씌워 살해한 가족은 아무 처벌도 받지 않는다.‘결혼선고’. 남성은 다처를 거느려도 여성은 남편의 동의가 없으면 이혼을 할 수 없도록 규정된 유대교 가족법의 불평등을 고발한다. 이스라엘 같은 나라가 가족법을 이런 종교법에 맡겨 운영한다니 놀랍기만 하다.‘데보라 윙거를 찾아서’.40줄에 들어선 할리우드 스타 여배우들이 겪는 참담함 또한 저개발국 여성의 고통에 못지않다.“섹스할만 해?”란 말이 여배우의 평가기준인 곳에서 40대,50대 여성의 삶은 영화의 관심 밖이다. 여배우들은 할리우드의 제작자란 여자친구는 사귀어 본 적도 없는 사회성 부족 증세자들이 아닐까 반문해 본다. 단 3편의 영화지만 이런 여성의 현실에 불평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희망을 길어올리고자 하는 의식은 더욱 뚜렷해진다. 할리우드 여배우의 말.“여성 제작자, 여성 감독이 많이 나와야 해요. 여성을 아는 사람들이 진짜 여성의 모습을 영화에 담아야 합니다.40대,50대 여성도 아름답다는 걸 보여줘야 해요.” 서울여성영화제는 이런 주장에 이미 답하고 있는 듯 보인다. 여성의 현실을 알고, 여성의 입으로 말하며 영화란 매체에 여성을 재현하려는 담금질의 의지가 곳곳에서 힘차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여성의 힘, 한국영화의 잠재력이 어우러진 이 영화제의 발전을 기원하게 되는 이유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교황 서거] 교황 어록 “전쟁은 인류의 패배”

    “나는 행복합니다. 그대들 또한 행복하시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상태가 악화되기 전 자신을 알현한 폴란드 신부와 수녀들에게 남긴 작별 메모의 내용이다. 서민적이고 겸손하면서도 용기있는 지도자로 평가받았던 교황의 면면은 그의 발언을 통해 나타나곤 했다. ●“전쟁은 항상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전쟁은 인류의 패배다.” 2003년 1월13일 이라크 개전 직전에 외교관들에게 이같이 말하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반대했다. 이후 바티칸과 미국은 불편한 관계가 됐다. ●“두려워 마라. 그리스도에게로 문들을 활짝 열어라.” 1978년 10월16일 교황선출 뒤 첫 대중연설서. ●“기독교도와 무슬림은 과거에 서로를 비난하며 전쟁 지경까지 갔었다. 이같은 습관을 고치라고 하느님이 우리에게 명령하신다고 나는 믿는다.” 1985년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종교간 대화를 강조했다. ●“마하트마 간디는 기독교도가 아니었지만 나는 그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1986년 인도 방문 중. ●“여러분은 우리의 사랑하는 형제이다. 어떤 의미에서 여러분은 우리의 형이다.” 1986년 로마 시나고그를 방문한 자리에서 유대교도들에게 한 말. ●“나는 83세의 젊은이” 2003년 5월 마드리드에서 젊은이들과 만난 자리에서 교황은 “젊은 교황을 원한다고요. 사실 나도 젊은 교황이라고 생각하는데.”라고 농담을 던졌다. ●“오늘날까지 유대인 대학살 사건은 반유대주의가 인류에 큰 죄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1994년 출간한 저서 ‘희망의 문지방을 넘어’에서 ●“교황은 바티칸 안에 갇혀 있어선 안 된다. 초원의 유목민들로부터 수도원 수사, 수녀들까지 만나고 싶다. 또 모든 가정을 방문하고 싶다.” 취임 초기 기자들에게. ●“모든 종교가 지구촌에 정의, 평화, 용서 그리고 생명을 가져 올 수 있도록 하느님의 이름으로 기원한다.” 미국의 9·11테러 이후 2002년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회의 연설.
  • [사설] 인류사에 기억될 화해와 평화의 교황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善終)에 당해 우리는 전세계 11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과 함께 애도의 뜻을 전한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분명 특정종교의 울타리를 넘어선, 전인류의 정신적·실질적 지도자였다. 교황으로 있은 27년동안 그가 남긴 업적은 실로 찬연하게 빛난다. 즉위 이듬해 모국인 폴란드를 전격 방문해 폴란드인들의 자유의지에 불을 붙인 일은 이후 동구권·옛소련의 공산주의 정권에 연쇄 붕괴를 불러왔다. 냉전시대 종식에 기여한 공헌을 부인할 이는 없을 것이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종교간·정치이념간 화해에도 앞장섰다. 유대교 회당, 이슬람 사원을 방문했고 유대인의 홀로코스트 기념관과 예루살렘 ‘통곡의 벽’에서 이교도 형제들을 위해 기도했다. 소련 당서기장 재직 당시의 미하일 고르바초프를 바티칸으로 초청했으며, 공산국가 쿠바를 찾아 미사를 집전했다. 화해와 평화가 부르는 곳이라면 교황은 어디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 가톨릭 교회의 해묵은 과오를 솔직히 참회하고 용서를 빌었다. 한국을 두차례 방문할 만큼 우리와도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1984년 5월 처음 방한해 순교자 103명의 시성(諡聖)미사를 집전했고, 그 이틀전 광주를 방문해서는 ‘진실과 화해’를 강조했다. 이같은 교황의 진정(眞情)이 통했기에 그가 떠난 지금 전세계는 종교·이념·인종에 상관없이 한마음으로 추모하는 것이다. 이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대는 막을 내렸지만 그가 남긴 화해·자유·사랑, 그리고 평화의 족적은 인류역사에 길이 기억되리라 우리는 믿는다. 아울러 새로 선출될 교황이 그 숭고한 뜻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을 기대한다.
  • [교황 서거] 요한 바오로 2세의 생애

    27년간 재임, 가톨릭 사상 세번째로 장수한 교황으로 기록된 요한 바오로 2세는 가톨릭사를 완전히 새롭게 쓴 인물이다. 비(非) 이탈리아계 교황의 선출은 1523년 네덜란드 출신 하드리아노 6세 이후 455년 만에 그가 처음이었다. 공산 국가인 폴란드에서 교황이 나온 것도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는 선출 당시 58세로 최근 123년 동안 추대된 교황 중 가장 젊은 나이에 취임했다. 교황은 취임 이후 교회 업무뿐만 아니라 세계 문제를 자신의 일로 여겨 104차례에 걸쳐 각국을 방문, 인권문제·이념갈등 해소 등을 위해 노력했다. 그의 사목 순방은 역대 교황 가운데 가장 횟수가 많아 거리로 환산할 경우 지구를 27바퀴 돈 것과 맞먹는다.‘행동하는 교황’으로 불린 것은 이 때문이다. 교황은 지난 세기 가톨릭이 저지른 과오를 머리 숙여 사죄하고 다른 종교와 화해를 모색해 성(聖)과 속(俗) 모두에 대단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을 듣고 있다.8개 국어에 능통했던 그는 바티칸에 안주하며 바깥 세상과 거리를 두었던 전임 교황들과 달리 뛰어난 친화력을 발휘했다. 수요일마다 일반인들을 상대로 해온 그의 강론을 듣기 위해 바티칸에 온 순례자는 무려 1780만명에 이른다. ●그늘진 유년기 취임 34일 만에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타계한 교황 요한 바오로 1세의 뒤를 이은 그의 발탁은 당시 파격적이었다. 바티칸 내부에서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던 그는 추기경들의 8번에 걸친 투표 끝에 78년 10월16일 제264대 교황에 선출됐다. 교황은 1920년 5월18일 폴란드 바도비체에서 군장교 출신의 양복사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차남으로 태어났다. 이름은 카롤 요제프 보이티야.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그의 유년기는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9세 때 어머니가,12세 되던 해에는 의사였던 형 에드문트마저 성홍열(猩紅熱)로 각각 사망,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헌신적이었다. 구멍난 옷을 기워 입히고 헝겊 조각으로 만든 공을 차며 아들과 축구를 할 정도로 다정다감했다. 동시에 집중력과 강인함을 길러주기 위해 차가운 방에서 공부를 하도록 하는 엄격한 면도 있었다. 가톨릭 가정에서 자란 보이티야는 다른 폴란드인들과 달리 반유대주의적 시각을 갖지 않았다. 당시 바도비체에는 2000명에 달하는 유대인이 거주했다. 보이티야는 이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렸고 이는 훗날 교황이 유대교에 화해의 손짓을 보내는 바탕이 됐다. 그는 교황으로서 유대교 성전과 나치에 의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희생자를 기리는 아우슈비츠 기념관을 최초로 방문해 유대인을 “우리의 형제들이여….”라고 지칭, 가톨릭과 유대교의 오랜 반목에 마침표를 찍었다. ●재능있는 사제 젊은 시절 보이티야는 공부 잘하는 모범생일 뿐 아니라 스키, 산악 등반, 카약, 수영 등 모든 운동에 뛰어난 만능 스포츠맨이었다.38년 아버지와 함께 크라쿠프로 이주해 야젤로니안대학에서 문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시 낭송, 노래, 연극에도 재능을 보였던 그는 극단에서 활동했으며 한때 전문 배우를 꿈꾸기도 했다.39년 독일군이 폴란드를 침공, 대학 문을 닫자 강제이주와 징집을 피하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40년부터 4년 간 채석장에서 일했고 이어 화학공장 공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41년 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신의 종으로 살라.”는 부친의 평소 가르침을 따라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신학공부를 시작했다. 46년 사제 서품을 받고 48년 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이듬해 크라쿠프에서 보좌신부로서 본격적인 성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제로서의 그의 삶은 탄탄대로였다.58년 크라쿠프 부주교,64년 주교,67년 추기경 자리에 올랐으며 78년 마침내 교황으로 선출됐다. ●‘세계의 양심’ 구심점 그의 교황 선출이 공표되자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유리 안드로포프 의장은 앞으로 상당한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고 그의 예측은 들어맞았다. 평신부 시절부터 공산주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던 교황은 취임 이후 조국 폴란드의 자유노조 운동을 적극 지지해 공산정권의 붕괴를 가져왔고, 이는 구소련 몰락과 냉전종식의 기폭제가 됐다. 당시 사제들은 교황의 비밀 메시지를 사제복에 숨겨 투옥돼 있던 노조 지도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또 인권 침해를 일삼는 칠레의 아우구스트 피노체트,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와 같은 독재자들을 공개적으로 비난, 반정부 운동을 고취시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서방국가도 예외는 아니었다.81년 첫 미국 방문에서 교황은 미국 사회의 물질만능주의와 세속주의를 강력히 경고하는 한편 제3세계의 빈곤을 외면하는 이기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2년 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도 미국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보수주의의 기둥 교황의 피임과 낙태, 안락사에 대한 거부는 절대적이었다. 그는 산업국가가 이같은 ‘죽음의 문화’를 조장한다고 비판하면서 에이즈 예방을 위한 콘돔 사용에 반대해 원성을 샀다. 성경 교리를 들어 여성의 사제 서품을 허용하지 않아 교회 안팎에서 독재적이라는 비난도 잇따랐다. 81년 3월 바티칸 광장에서 한 터키인으로부터 복부와 양손에 총격을 받아 중태에 빠졌다. 당시 KGB가 배후 조종을 했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암살 동기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교황은 83년 이 터키인이 복역중인 감옥을 직접 방문, 그를 용서하는 자비를 베풀어 세계인을 다시 한번 감동시켰다. ●쇠약한 말년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두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긴 교황은 성인이 되어서도 어깨 골절, 대퇴골 교체수술, 종양 제거수술 등을 받았다. 말년엔 암살 후유증에다 파킨슨씨병, 무릎 관절염 등으로 거동은 물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한 세월을 보냈다. 감기에 따른 호흡곤란 등의 합병증으로 고령에도 불구, 기관 수술까지 받아야 했고 빠르게 기력을 잃어갔다. 그리고 건강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사임설에 시달려야 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종교가 사악해질 때/찰스 킴볼 지음

    역사를 통틀어 종교만큼이나, 편협한 이기심을 초월해 고귀한 가치와 진리를 추구하는 세계도 없다. 사랑과 자기 희생, 타인에 대한 봉사 등은 대부분 종교적 세계관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종교만큼 반목과 갈등, 악행, 나아가 전쟁의 원인이 되는 것도 많지 않다. 인류 역사상 그 어떤 세력보다 더 많이 종교의 이름으로 전쟁이 치러졌고, 악행이 저질러져 왔음은 슬프지만, 현실인 것이다. ‘종교가 사악해질 때’(찰스 킴볼 지음, 김승욱 옮김, 에코 라브르 펴냄)는 이같은 관점에서 종교적인 사악함의 본질과 징조를 살펴보고, 각각의 종교 안에서 타락한 행위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들을 개괄적으로 제시한다. 저자는 침례교 목사이지만 그에 앞서 종교학 교수로서 각 종교의 교리와 역사, 지리적 특수성 등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책을 집필했다.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 힌두교, 불교 등 각 종교를 비교종교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그는 종교의 타락을 경고하는 징후로 다섯 가지를 든다. 먼저 절대적인 진리 주장이다. 절대진리 주장은 종교적 전통속에 배어 있고, 그 종교 전체를 지탱하는 기초가 된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 대한 특정한 해석이 엄격한 교리로 자리잡게 되면 그 종교는 타락할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다음은 맹목적인 복종이다.1994년 일본 옴 진리교의 사린가스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특정 교리이든, 사람이든 맹목적 복종을 요구하면, 이미 그 종교가 타락했다는 확실한 징후라는 것이다. 메시아 도래와 같은 이상적 시대 주장도 마찬가지다. 일부 기독교 근본주의 단체들은 지금도 신성한 템플마운트 지역에 유대교 성전이 솟아오늘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있는 최고 성직자 대학 학생들은 그 성전의 성직자로 일하게 될 미래를 기대하며 15년 과정을 밟고 있다. 국가의 이상적인 모습을 편협하게 정의하고, 자기들이 하나님의 대리인으로서 신정을 확립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위험하다. 이런 상황에서 종교는 쉽게 타락한다. 네번째는, 목적이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경우다. 성지 수호, 집단 정체성 강화, 체제 수호 등을 위한다는 명분하에 약한 사람에 대한 측은지심을 갖고 이웃과 건설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무시하기 쉽다. 그러나 종교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다양한 요소, 즉 성지, 공동체 정체감, 제도적 틀, 안식일 등이 종교생활의 목적은 아니다. 이것들은 공동체내에서 신앙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될 뿐이다. 마지막으로 성전(聖戰)이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건대 ‘성전’이란 없다. 명분은 성전일지 몰라도 실제 거룩한 전쟁은 없었으며, 전쟁의 결과는 늘 재앙이었다. 성전에 참여한 사람들이 느끼는 부당함과 불만의 뿌리가 아무리 깊더라도 성전은 해결책이 아닌 것이다. 저자는 그 어떤 종교도 이런 타락현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지만, 각각의 종교는 자신의 지혜와 전통 안에서 이런 타락의 징후들을 찾아내 바로잡을 수 있는 능력과 수단을 갖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또 성실하게 신앙을 지키면서도 자신이 경험한 신만이 유일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얼마든지 인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종교적 다원주의라는 건설적인 시각을 통해 다른 종교를 그냥 참아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다양성을 찬양하며, 그것을 힘의 원천으로 포용하라고 충고한다.1만 4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자연의 선택, 지나 사피엔스/레너드 쉴레인 지음

    ●가부장제 근원찾아 문자문명시대 이전으로 가부장제적 누습의 전형으로 비판받아온 호주제가 폐지된다고 한다. 가부장제는 우리뿐만 아니라 인류역사적으로도 뿌리깊게 자리잡아온 성차별적 사회제도이다. 더 나아가 ‘여성혐오’라는 성차별적 사회통념도 마찬가지다. 태어나 처음으로 어머니의 젖을 빨면서 어머니에 대한 사랑으로 일생을 시작하고,‘어머니’란 단어로 말문을 열기 시작하는 동물이 인간인데도 대부분의 인간사회에서 가부장제와 여성혐오가 팽배해 있다는 것은 하나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자연의 선택, 지나 사피엔스’(레너드 쉴레인 지음, 강수아 옮김, 들녘 펴냄)는 이같은 아이러니의 비밀을 풀어줄 열쇠를 찾고자 하는 동기에서 쓰여졌다. 외과의사이면서 인류학·고고학자인 지은이는 이미 전작 ‘알파벳과 여신’에서 가부장제와 여성혐오가 지구촌에 자리잡는 데 문자의 발명과 종교의 탄생이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논증을 폄으로써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하지만 그는 애초 제기한 물음에 대한 답을 완결하지 못했다는 느낌과 함께, 여성에 대한 남성의 심술궂은 태도는 훨씬 뿌리깊은 것이라는 일부 학자들의 비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후 여성혐오와 가부장제의 근원을 찾아 문자문명의 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기로 했다. 그 연구의 결실이 바로 이번 책이다. ●‘임신·출산의 주체’ 여성이 원시문화 이끌어 ‘지나 사피엔스’(Gyna Sapiens)는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에 속한 선조 여성들을 의미한다. 인류진화에서 남성보다 여성의 적응이 결정적이었다고 보고, 책 전반에 ‘현명한 남자’란 뜻의 호모 사피엔스에 대비되는 지나 사피엔스란 용어를 사용했다. 지은이는 논지를 풀어나가기에 앞서 4만년 전 최초의 태음력이 탄생하면서 호모 사피엔스가 꽃피운 원시문화의 주역이 여성, 즉 지나 사피엔스였음을 밝힌다. 여성은 번식, 즉 임신과 출산의 주체로서 진화를 이끌어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 인류는 점차 가부장제와 여성혐오적 성격을 띠게 된다. 이 과정을 설명하는 데 핵심 키워드로 ‘철’(Iron)과 여성의 ‘월경’이 등장한다. 신체적으로 강하지 못한 인간은 생존의 방편으로 지능이 높아지고, 이를 위해 뇌(머리)가 점점 커지는 진화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부터 여성은 거대한 태아의 머리로 인해 출산 중 죽음의 위협에 직면한다. ●여성통해 호모사피엔스 시간·죽음개념 터득 이같은 위험은 자연스럽게 여성들이 성 충동을 멀리하고 섹스에 대한 거부권을 갖게 하지만, 거부권 행사는 여성에게 절대 필요한 철분을 얻는 길까지 막아버렸다. 월경과 출산, 수유의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철분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여성으로선 건강 유지를 위해 철분 섭취는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철분은 식물보다 동물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성분으로, 출산과 양육을 도맡았던 지나 사피엔스는 사냥을 주업무로 하던 호모 사피엔스에게 부족한 철분을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한데 여기서 생기는 의문은 ‘왜 여성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월경이 진화과정에서 사라지거나 축소되지 않았을까?’하는 점이다. 그리고 무언가 이같은 불리함을 상쇄할 만한 ‘선물’을 여성에게 제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나오는데, 지은이는 결국 그것은 달마다 피흘리기를 반복하면서 발견하게 되는 ‘시간’이란 결론을 내린다. 시간의 개념을 파악한 지나 사피엔스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도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되고, 이같은 능력은 결국 지구상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포식자가 되게 한다. 그러나 시간의 자각과 함께 남성은 언젠가 죽어야 하는 유한한 운명임을 깨닫게 된다. 죽음의 공포와 더불어 여자들의 임신에 자신들이 기여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부성(父性)과 부권의 개념이 싹트고, 이는 자연스럽게 가부장제 문화의 동력이 됐다는 게 이 책의 핵심 뼈대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저자의 전작 ‘알파벳과 여신’ 저자는 책 끝머리에 ‘…지나 사피엔스’를 쓰게 된 동기가 전작인 ‘알파벳과 여신’ 출판 후, 애초 제기한 물음(가부장제와 여성혐오의 원인)에 대해 답을 완결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즉, 이번 책이 전작의 완결편인 셈이다. 따라서 그의 전작인 ‘알파벳과 여신’의 내용을 파악하고 있어야 ‘…지나 사피엔스’를 이해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알파벳과 여신’은 가부장제와 여성혐오가 문자의 발명과 종교의 탄생과 더불어 본격화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역사 기록이 시작되었던 5000년 전까지만 해도, 아니 그 이후의 로마·이집트·일본·중국·인도·그리스·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시기만 해도 그 중심엔 여신이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 신격의 시대였다는 점을 밝힌다. 그리고 이는 여성의 문화적 권리와 특권을 의미하는 것이었음을 설명한다. 그러나 갑자기 모든 것이 뒤틀리는 변화가 일어나는데, 그 변화의 동력으로 서양에서 발생한 3대 유일신 종교, 즉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가 강력하게 작용한다. 이 각각의 종교는 세상에 오직 단 하나의 신격만 존재한다는 유일신 개념을 핵심 전제로 삼는 한편 그 신은 명백히 남성이었고, 여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지은이는 특히 문자는 여성성인 아니마를 희생하고 남성성인 아니무스를 강화시켰다는 가설을 세우는데, 도그마(교의, 정론)로 고착된 구약성서나 신약성서·코란 등을 대표적 예로 든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美 국토안보장관 내정 처토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11일(현지시간) 미국의 국토안보부장관으로 임명된 마이클 처토프 연방법원 판사는 동료들 사이에서 ‘강단있는 일벌레’로 통한다. 뉴저지주 엘리자베스에서 유대교 랍비의 아들로 태어난 처토프는 하버드 법대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변호사가 됐다. 처토프의 경력란에는 앞서 같은 자리에 임명된 직후 중도하차했던 버나드 케릭 전 뉴욕주 경찰국장과 마찬가지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등장한다. 개인 법률회사에서 근무하던 처토프를 줄리아니 당시 맨해튼 연방검사가 발탁, 마피아 및 정치부패 사건을 맡긴 것이다. 이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국토안보부의 인선은 사실상 줄리아니의 몫으로 할당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처토프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취임 때 공화당 정부에서 일했던 연방 검사 가운데 유일하게 유임됐을 정도로 민주당으로부터도 신임을 받았다. 그러나 처토프는 클린턴 대통령 재임 당시 상원의 이른바 ‘화이트워터’ 스캔들 조사위에서 공화당 소속 수석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각종 의혹을 추궁했다. 이 때문에 클린턴 부부와는 적이 되고 말았다. 부시 대통령은 처토프를 지명하는 회견에서 “9·11 테러 직후부터 2003년까지 법무부 범죄수사 담당 차관보로서 대 테러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극찬했다. 처토프는 테러전을 위해 시민권 일부를 제한하는 애국법의 제정에도 깊숙이 간여했으며,2003년 말 네오콘(신보수주의자) 기관지인 위클리 스탠더드에 테러용의자의 구금에 관한 보다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을 촉구하는 글을 싣기도 했다. 민주당측에서는 인사청문회에서 이런 점들이 인권에 대한 빈약한 인식을 보여준다며 문제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의 인준을 받으면 처토프는 출·입국과 세관, 수송 보안, 해안경비 등 무려 22개 기관에 18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방대한 조직을 통솔하게 된다. 처토프와 그의 부인은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부시 후보에게 각각 1000달러를 헌금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처토프의 지명으로 부시 대통령은 2기 행정부 구성을 완료했다. dawn@seoul.co.kr
  • [역사속의 을유년] 60년전 한반도엔 ‘희망의 물결’

    [역사속의 을유년] 60년전 한반도엔 ‘희망의 물결’

    을유년(乙酉年)은 ‘희망의 해’다.60년 전 35년간의 일제 강점을 털어내고 광복을 맞은 것이 서력(西曆) 이후 서른두번째의 을유년이었고, 오늘 맞은 새해는 바로 서른세번째 을유년이다.60년 전 을유년에 온 나라 구석구석 넘실댔던 기쁨과 희망의 물결만 생각해도 새해 아침은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그 이전에 지나간 서른한번의 을유년을 돌이켜보건대, 우리 선조들도 비교적 평화로운 한해를 보냈던 것으로 보아 새해는 커다란 희망을 가슴에 품고 시작해봄직하다. 세계적으로도 2차대전 종결 및 니케아종교회의 등 희망적인 해가 많았다. 을유년에 일어났던 역사적 주요 사건을 시대별로 살펴본다. ●325년 로마제국 니케아종교회의 기독교는 로마시대 팔레스타인 지방에서 유대교의 한 분파로 출발했다. 예수는 스스로 ‘하느님의 왕국’을 준비하기 위해 온 메시아를 자처하며 세력을 키웠으나 초기의 은 생애동안 성공했을 뿐 곧 혁명가 혐의로 체포되었다. 그러나 이후 예수의 추종자들은 갖은 탄압과 박해에도 불구하고 로마제국의 몇몇 도시들에 기독교 공동체를 건설했다. 결국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313년 신앙관용령(밀라노칙령)을 선포한 데 이어,325년 니케아에서 모든 교회 대표자들이 모인 최초의 전 기독교 회의를 열어 모든 기독교인들의 신앙을 인정해 주었다. 이후 로마제국 전역에 교회조직이 발달했다. ●1225년 최우, 정방 설치 고려 무신정권 수장이었던 최우가 고려 고종때 자신의 집에 ‘정방’이란 관청을 설치했다. 무신들이 오랫동안 권력을 잡았지만 국가의 행정실무를 무신만으로 처리할 수 없어 정방을 두고 젊은 문사들이 벼슬길에 오를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던 것. 이곳에선 문무백관의 인사와 관련된 업무를 처리했는데, 인사 명부와 함께 고과를 매겨 왕에게 올리면 왕은 그것을 결재할 뿐이었다. 이를 통해 최씨 정권은 문무백관을 실제로 장악할 수 있었다. 최씨 정권 몰락후 정방은 궁중으로 옮겨져 국가기관이 되었다. ●1285년 일연, 삼국유사 완성 충렬왕 11년, 승려 일연이 삼국유사를 완성했다. 일연은 1277년 이후 청도 운문사에 머물 때 삼국유사를 편찬하기 시작해 5권2책으로 완성했다. 삼국유사는 왕명으로 편찬한 기전체 역사책인 삼국사기와 달리 자유로운 형식으로 단군신화에서 후삼국까지의 역사를 다루었다.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불교와 관련된 이야기 외에 서민들의 생활상을 비롯해, 삼국사기에 실려 있지 않은 귀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일연은 나름대로 철저히 사실을 고증해 책을 편찬했다고 한다. ●1645년 소현세자 죽음 소현세자는 인조의 맏아들로 병자호란때 볼모로 청에 끌려갔다. 청에 9년간 머물며 청과 조선 외교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귀국할 때 천문·수학·천주교 서적 등을 갖고 왔다. 귀국하자 반청파들은 그를 친청적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가져온 서양서적도 불태워버렸다. 인조 23년 4월 세자는 귀국한 지 두 달만에 ‘오랑캐의 것이라도 배울 점이 있다.’고 주장하다가 화가 난 인조가 던진 벼루에 맞아 앓다가 나흘만에 죽었다. 이때 시신이 검게 변해 있었고, 피를 쏟고 죽었다는 기록이 있어 독살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후 소현세자 빈도 인조를 저주했다는 누명을 쓰고 이듬해 사약을 받았으며, 세 아들도 제주도로 귀양을 갔다가 막내만 살아남았다. ●1885년 거문도사건 발생 갑신정변(1884년) 이후 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조선에선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여 청·일 양 세력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었다. 러시아도 겨울에 얼지 않는 부동항을 얻기 위해 조선 진출에 적극적이었다. 그런데 세계 각지에서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던 영국이 러시아의 남방 진출을 막는다는 구실로 그해 3월 선제공격을 감행, 거문도를 점령했다. 거문도는 여수와 제주를 잇는 바닷길의 중간에 있어서 러시아 동양함대가 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결국 조선을 제외한 러시아·청·영 3국이 교섭을 벌여 러시아는 조선의 어떠한 영토도 점령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낸 뒤 1887년 2월 영국함대는 철수했다. 그해 8월엔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가 최초의 근대식 중고등 교육기관인 배재학당을 설립했으며, 한성전보국이 개국(서울∼인천간 전신 개통)했고 대원군이 청에서 귀국했다. ●1885년 인도국민회의 결성 영국에 의한 식민정부에 의해 교육받은 인도인들이 구성했다. 후일 간디의 지도아래 통치권을 되찾기 위해 영국과 전국적으로 싸우며 독립의 기틀을 마련했다. ●1945년 일본 항복, 한국 광복 8월15일 일본 왕의 항복선언과 함께 2차대전이 종결되고 한민족도 광복을 맞았다. 이에 앞서 5월2일엔 베를린이 연합군에 점령당했고,5월8일 독일이 항복했다. 9월2일 맥아더가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미소 양국의 한반도 분할 점령책을 발표했으며,9월6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이 선언됐다.9월7일엔 미 극동사령부가 군정을 선포하고 9월16일 한국민주당(한민당)이 결성됐다.11월10일 미군정이 인민공화국을 비난했다는 것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매일신보’가 정간됐다가 11월25일 ‘서울신문’으로 이름을 바꿔 속간되었다. 조선일보(11.23), 동아일보(12.21)도 복간됐다.12월30일 송진우가 피살되고,31일부터 신탁통치 반대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美 북인권특사 후보 대부분 ‘매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 붕괴론자인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 EI) 선임연구원이 결국 북한인권특사 후보로 선정됐다. 북한인권 관련단체의 연합체인 ‘북한자유연합(NKFC)’은 22일(현지시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6명의 북한인권특사 후보를 추천했다. 추천된 인사는 에버스타트 외에 제임스 릴리 전 주한·주중 대사, 수전 숄티 디펜스포럼 회장, 인권변호사 출신인 잭 렌들러 북한인권위원회 의장, 국방부 아·태지역 부국장을 지낸 척 다운스 정치평론가, 유대계 인권단체 사이먼 위젠털의 에이브러햄 쿠퍼 부대표 등이다. 숄티 회장은 이날 주미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의 북한 송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뒤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부시 대통령이 대사 경력을 중시한다면 릴리 전 대사를, 국제 인권단체들과의 연대를 중시한다면 렌들러 회장을 임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숄티는 “내년 초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내정자가 의회의 인준 절차를 통과하는 대로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자유연합과는 별도로 의회도 상원 외교위원회를 중심으로 북한인권특사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북한자유연합이 추천한 특사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외교관 출신인 릴리 전 대사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가 모두 대북 ‘강경론자’들이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이달 초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기관지 위클리 스탠더드에 ‘북한의 독재자를 무너뜨려라’라는 글을 기고할 정도로 북한체제를 혐오한다. 한반도 전문가인 에버스타트는 북한 핵 문제의 6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제시한 적도 있다. 숄티가 운영하는 디펜스포럼은 황장엽씨의 방미를 성사시킨 기관이다. 숄티는 6명의 후보 가운데 한국인 운동가 및 탈북자들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그녀는 한국인 대학생을 중심으로 구성된 북한인권단체 ‘LiNK’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네소타주 인권변호사회 사무총장 출신인 렌들러는 90년대부터 러시아를 배회하는 벌목공 출신 탈북자들의 인권문제를 제기해 왔다. ‘북한의 협상전략’이라는 책을 출간한 척 다운스는 북한정권의 ‘벼랑 끝 전술’을 줄기차게 비판해 왔으며, 유대교 랍비인 쿠퍼는 이달 초 “북한이 정치범을 독가스로 처형하고 대량살상무기 시험을 위한 생체실험에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dawn@seoul.co.kr
  • [아라파트 사경] 점찍은 후계자 없어… 유혈투쟁 우려

    |파리 함혜리특파원|‘팔레스타인 해방운동의 상징’이었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혼수상태 돌입 및 권력 이양작업 개시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관계는 물론 전체 중동 정세에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킬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오랜 갈등의 역사를 감안할 때 그의 병세가 중동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보다는 갈등의 확산과 충돌의 격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라파트의 장례를 전후해 우려되는 소요사태와 치안 불안이 어느 정도까지 격화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데다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치열한 권력투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탓이다. ●한 시대의 마감 아라파트 수반의 위독으로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구심점을 잃게 됐다.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의 최대기구인 PLO는 1969년 창설 이래 아라파트가 의장직을 맡아왔다. 아라파트가 사라지는 것은 중동지역 장기집권 지도자들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전주곡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아라파트가 사라짐으로써 이스라엘과 아랍국들은 증오와 대립의 완충지대를 상실한 셈이다. 아라파트는 팔레스타인 저항과 독립투쟁의 대명사였으며, 아랍권은 아라파트를 지지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과 간접적으로 싸워왔다. 이제 아랍권은 이스라엘과 화해냐 대립이냐를 분명히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으며 과격 반이스라엘 단체인 하마스, 지하드의 테러 위협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장례 문제 처리 결과 주목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의 이슬람-유대교 공동성지인 ‘하람 알 샤리프(고귀한 성지·템플 마운트)’를 아라파트의 장지로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아라파트는 생전 자신이 사망하면 템플 마운트에 있는 황금 돔 사원 옆에 묻히고 싶다고 누차 말해왔다. 유대교 경전에 성전이 있었던 곳으로 알려진 이 지역에는 회교 3대 성지인 알 아크사 사원이 6∼7세기에 건설돼 유대교와 회교 양측이 서로 성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아리엘 샤론 총리는 아라파트의 사망설이 나돌던 4일에도 그가 예루살렘에 안장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혀, 아라파트의 시신을 운구하는 수만명의 팔레스타인 군중과 템플 마운트에서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개 속의 후계구도 아라파트는 최근들어 권력 장악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오랫동안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을 맡아 자치지역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유일한 팔레스타인 지도자로 지위를 누렸다. 그러나 아라파트는 다른 아랍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후계구도를 명시하지 않았다. 잠재적 정적들을 가차없이 제거해왔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확실한 후계자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팔레스타인 주류 정파인 파타운동은 내분과 지도부의 비리 연계 등으로 대중의 외면을 받고 있으며, 알아크사순교여단 등 무장단체를 이끄는 젊은 세대는 무리지어 흩어져 있는 상태다. 자치정부 기본법은 아라파트가 사망하거나 축출 등으로 실권할 경우 자치의회 의장이 60일간 권한을 대행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자치의회 의장은 실제 권한을 행사하기에는 권력 기반이 취약하다. 현재 아라파트를 이을 지도자로는 마흐무드 압바스 전 총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4월 자치정부 초대총리로 취임했다가 5개월만에 중도하차한 그는 PLO 집행위 사무총장을 맡고 있어 권력의 중심에 가장 근접해 있다. 또 이스라엘 신문 마리브는 아라파트가 PLO 정치국장 파루크 카두미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하는 정치적 유언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전 안전담당책임자 모하메드 달란, 반이스라엘 투쟁 지도자로 현재 이스라엘에 수감돼 있는 마르완 바구티도 주목받고 있다. lotus@seoul.co.kr
  • ‘고대이집트’ ‘마야문명’ 등 출간

    세계 각국의 문화와 역사, 자연, 예술에 관한 전문서적을 펴내는 출판사로 유명한 이탈리아 화이트스타 출판사의 ‘고대문명 시리즈’ 네 권이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 도서출판 생각의 나무는 지난해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 ‘앙코르’ ‘고대 인도’ ‘고대 중국’을 낸 데 이어 이번에 ‘고대 이집트’ ‘고대 이스라엘’ ‘잉카 문명’ ‘마야 문명’ 등 네 권을 새로 출간했다. 화려한 일러스트레이션과 사진을 풍성하게 담고 있는 것이 이 시리즈의 특징. 응접실 탁자나 거실 소파에 놓고 짬짬이 들여다보는 이른바 ‘커피 테이블 북’ 개념의 책이다. ‘고대 이집트’(알베르토 실리오티 지음, 박승규 옮김)는 파라오의 시대부터 이집트 아랍 공화국에 이르는 5000년 이집트의 역사를 다룬다. 나일 계곡에 언제 인간들이 발을 디뎌놓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대략 기원전 4000년경 40여개의 도시국가가 세워졌고, 기원전 3500년경에는 상·하 두 왕국으로 통합됐으며, 기원전 3000년경에 비로소 통일왕국이 성립된 것으로 본다. 통일왕조가 세워진 뒤에는 30왕조가 흥망했다. 이 책은 고대 이집트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천년왕국의 신성한 땅 이집트의 종교와 삶 그리고 신들의 세계를 살핀다.‘고대 이스라엘’(사라 코차프 지음, 이영찬 옮김)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세계 3대 종교가 만나는 문명의 교차점인 이스라엘 땅으로 떠난다. 요르단강을 따라 갈릴리 언덕을 넘어 지중해 연안으로부터 네게브 사막에 이르는 이스라엘의 영토와 민족, 사적지, 예술품들을 보여준다. 책은 헤롯 시대의 예루살렘과 십자군 시대의 항구도시였던 악고, 로마시대와 비잔틴시대 벧산의 옛 영광을 재현했으며,‘성묘교회’ ‘바위의 돔’ 등 건축물들을 투시도를 통해 설명한다. ‘잉카 문명’(마리아 롱게나 등 지음, 고형지 옮김)은 기원전 3000년부터 잉카 제국이 몰락한 1533년까지 고원지대와 안데스의 설봉 사이에서 흥망성쇠를 거듭한 문명들의 역사를 다룬다. 벽돌 피라미드에서 기상천외한 석조도시, 월터 알바가 람바예케에서 발굴한 모체(Moche)의 무덤까지 흥미진진한 고고학 유적지들을 만날 수 있다.‘마야 문명’(마리아 롱게나 지음, 강대은 옮김)은 멕시코 문화의 영화와 몰락,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파괴된 자취를 펼쳐보인다. 멕시코 남부, 벨리즈, 온두라스 그리고 엘살바도르 일부를 포함하는 광대한 지역의 다양한 문화들은 오늘날 ‘메소아메리카 문명’이라 불린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고대 멕시코 문명이다. 책은 피에 굶주린 낯선 신들로 가득한 마야문명의 영광과 몰락의 흔적을 더듬는다. 각권 9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시나이반도서 잇단 폭탄테러…200여명 사상

    시나이반도서 잇단 폭탄테러…200여명 사상

    7일 밤 이스라엘인들이 유대교 명절 연휴를 즐기는 이집트 접경 시나이반도의 휴양지에서 테러로 보이는 차량 폭발이 잇따라 발생,20∼40명이 숨지고 160명 이상이 다쳤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유대교 명절… 휴양지 인파 몰려 이번 사건과 관련,지브 보임 이스라엘 국방부 차관이 8일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힌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에 따른 것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알카에다 산하조직을 자처하는 이슬람 무장단체 ‘압둘라 알 아잠 순교자 여단’은 한 이슬람 인터넷 사이트에서 올린 성명에서 폭발사건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분명한 것은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팔레스타인 등지에 집중됐던 중동에서의 테러 공격이 여타 지역으로 번지는 조짐이다. 7일 밤 10시쯤(현지시간) 시나이 반도 타바지구 힐튼호텔 로비와 수영장에서 강력한 차량폭발이 일어나 10층 호텔건물이 무너졌다.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호텔에 이스라엘인들이 상당수 묶고 있었으며 투숙객 3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호텔 현장에서 19명의 시신을 발견했으며 실종자가 38명으로 사망자 수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이집트 내무부는 사망자가 12명이라고 발표했다. 2시간 뒤인 자정 직전 타바지구 남쪽으로 60㎞ 떨어진 해안 마을 누웨이바와 라스 알 시탄의 캠핑지역에서도 2차례의 강력한 폭발이 발생,이스라엘인 2명을 포함해 4명이 숨졌다. 이집트 경찰은 당초 호텔주방의 가스통이 폭발한 것으로 추정했으나 나중에 200㎏의 폭탄을 실은 차량이 로비로 돌진하면서 폭발했다고 밝혔다.캠핑 지역에서도 픽업트럭을 이용한 폭발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집트 “가자지구 재공세와 연관” 이집트 정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지난달 말 본격화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대공세와 연관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단체의 소행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측은 “이스라엘과의 전장을 팔레스타인 외부로 옮기는 것은 민감한 문제”라며 “이번 사건과 팔레스타인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보임 차관은 “나의 견해로는 알 카에다나 그 지부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번 사건은 팔레스타인 테러조직의 소행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생존돕는 나라 공격” 지난 1일 알 자지라 방송은 이스라엘에 ‘생존의 수단’을 제공한 나라들을 공격하기 위해 무장세력의 조직화를 촉구하는 비디오 테이프를 방영했다.알 카에다와 연관된 웹 사이트에는 이날 호텔 폭발을 찬양하는 글이 게시됐다. 사건 당시 시나이 반도의 휴양지에는 유대교 신년절인 ‘로시 하사나’ 연휴를 즐기는 이스라엘인들이 1만∼1만 5000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최성의원 “알카에다 13회 한국 테러 계획”

    이슬람 무장테러조직인 알카에다 등이 1994년 이후 13차례에 걸쳐 우리나라에 대한 테러를 계획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5일 외교통상부 국정감사에서 국내 정보기관과 해외 테러전문가의 정보를 바탕으로 한국에 대한 구체적인 테러계획이 수립된 사례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지난 1993년 미국 무역센터 폭탄테러 당시 대테러 태스크포스의 전담 책임자였던 닐 허먼의 주장을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최 의원은 “1994년 알카에다의 지원 테러조직 수장인 ‘유세프’가 서울발 샌프란시스코행 항공기 등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가는 11대의 항공기를 태평양 상공에서 동시에 폭파시켜 국제항공망을 마비시키려는 ‘보진카’ 계획을 수립했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미국 CIA는 그 이듬해 이와 관련한 정보를 입수했으며 2001년 발생한 9·11테러는 보진카 계획을 일부 수정해 실행한 것이었다는 사실이 미국 정부가 발행한 ‘9·11테러 리포트’를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니자르 나와르는 2002년 4월 튀니지 제르바 섬에서 발생한 유대교회당 자살폭탄 테러를 저지른 장본인이다.최 의원은 또 “알카에다의 조직원이 2001년 8∼9월 정보 취득을 위해서 한국에 잠입했으며 2003년 10월에는 뉴질랜드에서 출항해 군산항에 입항한 선박에 알카에다 조직원이 탑승했다.”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인간을 아름답게 하는건 바로 인간 자신입니다

    인간을 아름답게 하는건 바로 인간 자신입니다

    ●착한 일 보기만 해도 건강해진다? ‘테레사 효과’라는 게 있다.테레사 수녀의 헌신적인 봉사활동에서 유래한 의학용어로,착한 일을 하거나 착한 일을 하는 것을 보기만 해도 몸 안에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물질이 생겨난다는 것이다.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연구에 따르면,자신의 몸만을 생각하며 사는 암환자의 평균수명은 19개월인 반면,자원봉사 생활을 하는 암환자의 평균수명은 37개월로 거의 2배를 더 산다고 한다.남을 도우면 삶의 보람을 느끼게 되고,이때 체내 면역성도 강화되면서 몸이 건강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실제로 테레사 수녀는 인도의 빈민가에서 여든일곱까지 살았으며,슈바이처 박사는 전염병이 들끓는 열대우림 아프리카에서 아흔 살을 살았다.그런가 하면 한국 입양아의 대모 바서 홀트 여사는 아흔여섯의 나이로 봉사의 삶을 마쳤다.이들의 건강하고 긴 생애는 단지 우연에 불과한 것일까.이들에겐 모두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나눔과 상생의 삶을 살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존과 상생 되짚어 본 에세이집 ‘당신에게 좋은 일이 나에게도 좋은 일입니다’(최재천 등 지음,고즈윈 펴냄)는 공존과 상생,조화의 의미를 각 분야 전문가들의 눈으로 살핀 15편의 글을 묶은 에세이집이다. 얼마전 우리 법원에서는 도롱뇽과 도롱뇽의 친구들을 원고로 한 소송이 기각된 적이 있다.도롱뇽이 소송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이 주된 이유다.반면 일본에서는 홋카이도 다이세쓰산 국립공원 인근의 주민과 환경단체가 터널공사를 저지하기 위해 다이세쓰산에 서식하는 ‘우는 토끼’를 원고로 소송을 제기,30년만에 승소한 일이 있었다.선진 외국에선 이와 유사한 판례들이 적지 않다.그러면 우리의 도롱뇽은 정말 소송당사자가 될 수 없으며 우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존재일까.이 책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필자 가운데 한 명인 숲해설가 유영초는 해월 최시형의 말을 인용,공존과 상생의 의미를 강조한다.“제비의 알을 깨뜨리지 아니한 뒤에라야 봉황이 와서 거동하고,초목의 싹을 꺾지 아니한 뒤에라야 산림이 무성하리라.” ●‘호모 사피엔스’ 대신 ‘호모 심비우스’ 제안 책의 필자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이처럼 자연의 순리를 따르라는 것 혹은 공자의 화이부동(和而不同)이란 말로 요약된다.이러한 정신은 홍세화(한겨레신문 기획위원)의 글 ‘다름=틀림의 견고함에 대한 소고’의 톨레랑스 개념이나 최재천(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이 소개하는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us)’라는 개념에 잘 드러나 있다.공생은 인간의 생존 자체를 결정하는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하는 최재천은 인간이 스스로 현명하다고 자처하며 붙인 호모 사피엔스 대신,21세기 새로운 인간상으로 ‘공생인’을 뜻하는 호모 심비우스라는 말을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신화연구가이자 소설가인 이윤기의 상생의 철학은 어떨까.이윤기는 물길도 바로잡고 땅의 선도 만들고 싶어 양평에 2000평가량의 땅을 샀는데,결국 “물길을 가장 아름답게 만드는 건 물 스스로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토로한다.자연의 순리를 실천하는 삶을 꿈꾸고 있다는 얘기다.그는 고추를 직접 재배하면서 “물은 석 자만 흘러도 스스로를 맑게 한다.”는 이치를 깨닫게 됐다고도 말한다. 책은 자연과 생명에서 세계평화의 차원으로까지 시야를 넓혀간다.세계평화에 위협적인 존재로 종종 비쳐지는 이슬람에 대해 이희수(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그동안 왜곡돼온 진실을 밝힌다.우리가 익히 들어온 ‘한 손에는 칼,한 손에는 코란’이라는 말은 그가 늘 주장하듯 서구가 이슬람을 정복하면서 만든 허구다.이슬람이야말로 공존과 상생이라는 뿌리 아래 성장한 ‘평화의 종교’라는 것이다.이슬람은 주변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기화함으로써 급속한 발전을 이뤘다.이같은 포용력과 융화력은 이슬람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필자는 한 예로 1099년 예루살렘에 입성한 십자군들은 무슬림과 유대교도들을 닥치는 대로 학살한 반면,1187년 살라딘 장군이 이끄는 이슬람군은 예루살렘을 탈환했을 때 그들을 조금도 건드리지 않았던 사실을 든다. ●“기차가 달릴 수 있는 건 평행선 덕분” 이 책에는 생명과학자와 신화연구가가 나오고 역사가,시인이 등장한다.이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우리에게는 너와 내가 따로 있지 않다고.책 끄트머리에 실린 정호승의 시 ‘정동진’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공존과 상생의 가치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생생하게 그려보인다.“…또다시 해변을 따라 길게 뻗어나간 저 철길을 보라/기차가 밤을 다하여 평생을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서로가 평행을 이루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우리 굳이 하나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기보다/평행을 이루어 우리의 기차를 달리게 해야 한다.…” 1만 2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숲에서 놀자(곽영미·박라희 지음) 숲 체험학습 교사인 지은이가 숲에서 보고,듣고,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았다.자연생태계를 비롯해 풀과 나무의 특성,숲에서 자연과 더불어 노는 법 등을 일러 준다.말미에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강아지 똥’ 등 자연 이야기가 담긴 책 13편을 소개한다.리스컴.9800원. ●조약돌과 휘파람 노래(에일린 스피네릴 글·쉰들러 그림,강미라 옮김) 겨울 준비를 위해 음식과 땔감을 구하느라 바쁜 생쥐 가족들.그 틈에서 막내 제노는 노래를 부르고,조약돌을 주워 오는 것이 고작이다.하지만 제노는 긴 겨울밤 노래와 조약돌 묘기로 가족들에게 기쁨을 안겨준다.봄봄.8500원. ●똥 똥 귀한 똥(도토리기획 글·김시영 그림) 쓸모없고,더러운 오물로 여겨지는 똥이 어떻게 거름이 되고,곡식이 되고,밥이 되어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책.한지에 먹과 수채 물감으로 그린 삽화가 향토적 정서를 물씬 풍긴다.노래하듯 짧은 호흡의 글도 재밌다.보리.1만 1000원. ●어린이 세계종교(트레버 반즈 글,윤이흠 옮김) 그리스도교,유대교,힌두교 등 고대 종교에서 현대 신흥종교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교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 책.각 종교의 설립 배경과 세계관,경전,핵심적인 가르침 등이 일목요연하게 담겨 있다.다섯수레.1만 8000원.
  • 美·유럽 9·11이후 종교·인종차별 급증

    미국과 유럽에서 인종이나 종교를 이유로 차별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국제인권단체와 전문가들이 13일(현지시간) 경고했다. 국제사면위 미국 지부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인 3200만명이 인종이나 종교 때문에 차별당했다고 경고했다.이런 현상은 9·11테러 이후 경찰,이민,공항보안 분야에서 특히 심해졌다.이에 따라 미국인 3명당 1명꼴인 8700만명이 인종·민족·종교적 이유로 경찰의 불법 검문과 조사의 피해자가 될 커다란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특히 중동과 남아시아 출신의 시민과 방문자,이슬람교도와 시크교도들은 9·11테러 이후 3년간 미국에서 더 자주 차별을 당했다고 국제사면위가 덧붙였다.미국 경찰이 아랍,이슬람,남아시아 남자들에게만 집중하는 편향성으로 인해 백인 테러범들을 간과할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앰네스티는 경고했다. 유럽안보협력회의(OSCE)도 13일과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인종주의,외국인 혐오증과 차별에 대한 관용과 투쟁’이라는 내용의 국제회의를 열어 유럽 전역에서 유대교도들과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적대감이 지난 3년간 뚜렷이 늘었다고 지적했다.이번 회의에는 ‘유럽인종차별 반대 네트워크’ ‘휴먼 라이츠 퍼스트’ 등 130개 비정부기구와 50개 국가의 관리들이 참석했다. ‘헬싱키인권연맹’은 회의 보고서를 통해 유럽연합(EU)에 사는 1500만명의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적대행위가 증가,“거리의 욕설과 모욕에서부터 만행과 심각한 육체적 폭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아리스토텔레스의 아이들/리처드 루빈스타인 지음

    아리스토텔레스의 아이들/리처드 루빈스타인 지음

    기원전 322년,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사망한 후 그의 사상은 기독교와 대립되는 이론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1000년이 넘도록 서구 세계에서 잊혀졌다.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연구가 이뤄진 것은 7세기께 비잔틴의 옛 영토를 점령한 아랍인들에 의해서였다.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들은 이슬람 철학자들에 의해 재발견됐고,아랍어로 번역돼 이슬람 문명을 비옥하게 하는 사상적 토양이 됐다. 10세기께 무슬림 점령지를 탈환하게 된 기독교인들에게 ‘형이상학’‘자연학’‘천체에 관하여’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들이 아랍어로 읽히고 있다는 사실은 대단한 충격이었다.이후 1136년 스페인 톨레도에서는 기독교수사들,유대인 학자들,이슬람 교사들이 힘을 합쳐 ‘영혼에 관하여’를 번역하기에 이른다.기독교와 이슬람,유대교가 협력해 복구시킨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은 이후 중세 유럽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종교분쟁 전문가인 리처드 루빈스타인의 의문은 여기에서 비롯된다.12세기에 재발견된 아리스토텔레스의 문헌들은 서구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핵심적인 사상을 담고 있음에도 왜 중세 유럽,특히 기독교 세계에서는 그의 사상이 미친 영향력을 숨겨왔을까. 저자는 ‘문화적 우월주의’에서 답을 찾는다.중세 유럽인들이 자신들보다 미개하다고 믿던 이슬람 철학자들이 정리하고 해석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받아들이는데 주저했다는 것.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주의적 혁명의 근거를 제거하는 것은 서구 문명보다 더 발전된 이슬람 문명에 엄청난 빚을 졌다는 사실을 감추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현재 반목을 겪고있는 기독교,이슬람교,유대교가 한 인물의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면 이해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무엇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역사적 사실,즉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슬람교와 유대교에 미친 영향과 그들간의 상호 연계성에 대한 설명은 매우 흥미롭다. 이와 함께 저자는 이성과 신앙,현실과 이상을 가르는 플라톤과 달리 선과 악의 조화를 추구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이 지금의 우리에게 보다 더 인간적이고 통합적인 미래세계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제2의 아리스토텔레스 르네상스’를 촉구한다.2만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오늘의 눈] 피랍 프랑스기자와 ‘히잡’/함혜리 파리특파원

    이라크 저항단체에 납치된 기자 2명이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에서는 2일 2004년도 신학기가 시작됐다.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았던 이번 새학기와 이라크 사태가 연관지어진 것은 다름아닌 ‘히잡(이슬람 여성들의 머릿수건)’ 때문이다.지난달 20일 라디오프랑스 국제방송(RFI)의 크리스티앙 세스노(37) 특파원과 르 피가로의 조르주 말브뤼노(41) 특파원을 납치한 ‘이라크 이슬람군’은 28일 카타르 위성방송 알 자지라를 통해 인질들의 석방조건으로 프랑스 학교에서 이슬람 머릿수건 착용을 금지하는 법을 철회할 것을 프랑스 정부에 요구했다. 프랑스의 모든 공립 중·고등학교에서는 지난 3월 제정작업이 마무리된 정·교분리에 관한 법에 따라 이번 학기부터 이슬람 머릿수건을 포함한 모든 종교적 상징물의 착용이 금지된다. 프랑스가 공화국 정신의 핵심인 정·교분리 원칙의 연장선상에서 제정한 이 법은 히잡뿐 아니라 유대교 모자,커다란 기독교 십자가 등 모든 종교 상징물의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법 제정의 실질적 목적이 이슬람 여성들의 머릿수건 착용을 금지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프랑스내 이슬람 단체와 모슬렘들로부터 명백한 특정 종교탄압이라고 반발을 샀다. 또한 해묵은 머릿수건 논쟁을 잠재우기보다는 이슬람교와 기독교 사회간의 갈등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역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법을 강행한 이유는 프랑스 거주 모슬렘들을 프랑스 사회로 완전 통합시키고 인종·종교 차이로 인한 사회불안과 분란의 소지를 없애버리기 위해서였다.이 법은 여·야는 물론 상·하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제정됐으나,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결국 죄 없는 기자 2명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연결됐다. 세스노 기자와 말브뤼노 기자는 미국주도의 이라크전 반대의 선봉에 섰던 나라 프랑스가 국적이다.특히 이들은 누구보다도 외세에 짓밟혀 고통받는 이라크인들에 대해 깊은 애정을 품고 있다.3년 전 요르단 암만에서 만나 알게 된 두 기자는 이라크전 현장을 줄곧 함께 뛰었으며 얼마전에는 ‘사담 후세인의 초상’이라는 제목의 책을 공동 저술하기도 했다.이들은 이 책을 이라크인들에게 바쳤다. 납치단체가 ‘이성’을 찾는다면 이들을 석방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그러나 이라크전은 이미 시작부터 비이성적이었으며,현 상황 또한 더욱 비이성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게 이번 사태를 가슴 졸이며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대목이다. 함혜리 파리특파원 lot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