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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명품브랜드, 나치 수용소 죄수복 닮은 의류 판매 논란

    스페인 명품브랜드, 나치 수용소 죄수복 닮은 의류 판매 논란

    스페인의 한 명품브랜드가 나치의 강제 수용소 죄수복을 연상시키는 의류를 출시했다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사과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해외 주요언론은 스페인 브랜드 로에베(LOEWE)가 최근 출시한 의류가 나치의 강제 수용소 줄무늬 죄수복을 연상시켜 판매가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우리 돈으로 200만원이 훌쩍 넘는 이 의류는 세로 줄무늬가 특징으로 실제 나치 강제수용소의 죄수복과 매우 유사하다. 이같은 사실은 유명 브랜드의 표절 등 부끄러운 민낯을 고발하며 인스타그램의 스타 계정이 된 ‘다이어트 프라다’의 문제 제기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이어트 프라다 측은 "로에베의 줄무늬 셔츠와 바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수백 만의 유대인들이 강제 수용소에 입도록 강요당한 옷과 거의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되자 로에베 측은 진화에 나섰다. 로에베 측은 "19세기 유명 도예가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 된 옷"이라면서 "이는 절대 우리의 의도와는 상관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상품으로 고통의 기억을 느낀 모든 분들께 사과드리며 모든 상품을 진열대에서 치웠다"고 덧붙였다. 한편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을 연상시키는 의류 상품 판매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스페인의 의류브랜드인 자라 역시 지난 2014년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유대인들이 입던 죄수복을 연상시키는 아동복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이 옷은 흰색 바탕에 파란색 줄무늬가 있으며 가슴에 유대교를 상징하는 ‘다윗의 별’과 비슷한 육각 모양의 별이 붙어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반성하는 학살자 반성없는 범죄자, 용서는 가능한가

    반성하는 학살자 반성없는 범죄자, 용서는 가능한가

    모텔에서 투숙객을 살해한 ‘한강 시신 훼손’ 사건의 피고인, 장대호에게 엊그제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용서를 구하고 싶지 않다’던 장대호는 손톱만큼의 반성도 없었다. 유족에 대한 사죄와 뉘우침은커녕 취재진에게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기까지 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용서받지 못할 자’를 떠올렸을 것이다. 만약 장대호가 사과나 반성을 했다면 용서받을 수 있었을까. 사건을 나치와 홀로코스트 피해자 유대인의 관계로 옮겨 보자. 수많은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 장교가 임종 직전 한 유대인 앞에서 사죄하고 용서받았다면 진정 용서받은 것이라 할 수 있을까.‘모든 용서는 아름다운가’는 제2차 세계대전기 한 나치 장교와 유대인 사이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모티프로 엮은 책이다. 저자는 ‘유대인 말살정책’의 총책인 아돌프 아이히만을 비롯해 무려 110명의 나치 전범을 색출해 심판대에 세운 ‘나치 헌터’ 시몬 비젠탈(1908~2005)이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유대인인 비젠탈은 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 의해 일가친척 89명을 잃고 아내와 단 둘만 살아남았던 인물. 그는 강제수용소에서 수용돼 있던 중 죽음에 임박한 한 나치 장교의 병실에 불려가 놀라운 말을 듣게 된다. “수백명의 유대인을 좁은 집에 몰아넣은 뒤 불을 질렀고, 온몸에 불이 붙은 채 탈출하려는 사람들에게 총을 난사했다.” 범죄사실을 털어놓고 용서를 구하는 나치 장교 앞에서 침묵한 채 병실을 나섰던 비젠탈은 이후 번뇌에 빠졌다. ‘용서했어야 할까’, ‘나의 용서가 모든 유대인들을 대신할 수 있을까.’비젠탈은 그 체험을 자전적 소설로 담은 ‘해바라기’를 1969년 발표하면서 이런 화두를 던졌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 그 물음에 전 세계 지식인, 종교인, 예술가 53명이 답변을 전해 왔고 소설 ‘해바라기’에 그 답변들을 묶어 1976년 출간한 게 ‘모든 용서는…’이다. 이번 한국어판은 1997년 개정판을 옮긴 것으로 2006년 ‘해바라기’라는 이름의 한국어판에 빠진 부분을 모두 수록한 완결·완역판인 셈이다. 53인의 글은 가치관과 입장에 따라 다양하다. ‘섣부른 용서는 희생자에 대한 배신’, ‘홀로코스트에 대해서라면 하느님조차 피고인일 뿐’, ‘그의 인간성에 경의를 표한다’…. 이탈리아 화학자 프리모 레비는 ‘만약 그를 용서했다면 더 큰 고통에 직면했을 것’이라 단언하고 미국 철학자 허버트 마르쿠제는 ‘섣부른 용서는 악을 희석시킬 뿐’이라고 거든다. 미국의 유대교 신학자 앨런 버거는 ‘값싼 은혜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그런가 하면 달라이 라마는 ‘기억하되 용서하라’고 일갈하며 데스몬 투투 주교는 ‘용서가 없으면 미래도 없다’고 잘라 말한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독자들은 이 화두를 놓고 ‘용서받을 자격’과 ‘용서할 권리’를 놓고 많은 상념에 빠져들 듯하다. 특히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일본군 위안부처럼, 엄연하지만 여전히 가해자의 사죄 없는 역사의 아픔에 포개져 더 혼란스럽다. 그럼에도 용서와 화해의 방향은 또렷하게 다가온다. ‘용서는 상대방에 대한 진실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유대역사기록센터’를 설립해 나치 전범을 추적했던 비젠탈은 1996년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이런 편지를 보내 옛 유고슬라비아의 테러 주동자들을 단죄하도록 촉구했다. “보스니아 사태는 그야말로 반인류적인 범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종 청소며 남녀노소를 불문한 민간인 학살이며 무슬림 여성에 대한 강간 등 비록 홀로코스트라는 이름을 붙이진 않았지만 그들은 이미 그 당시의 공포를 상당 부분 그대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강제수용소에서 나치 장교를 용서하지 못한 일을 두고 번뇌에 빠진 비젠탈에게 유대인 친구가 던졌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그렇게 끙끙 앓는 소리를 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나. 일단 우리가 이 수용소에서 살아남고 이 세상이 모두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사람들이 서로를 동등한 인간으로 보게 된 다음이라면 그 용서니 뭐니 하는 문제를 놓고 토론할 시간은 충분히 있을 거야.”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네타냐후 연정구성 또 불발… 이스라엘, 세 번째 선거 가능성

    네타냐후 연정구성 또 불발… 이스라엘, 세 번째 선거 가능성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 연정 실패를 선언했다. 이스라엘 정부를 구성할 권한이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에게로 넘어갔지만 그 역시 성공 가능성이 낮다. 2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네타냐후는 “통합정부를 구성하고 재선거를 막기 위해 최근 간츠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불행히도 간단히 거절당했다”며 연정 구성 포기를 선언했다. 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 위기에 몰린 네타냐후는 본인이 총리직을 맡되 기소로 직무 수행이 어려울 경우 간츠 대표가 총리 대행을 맡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0년 동안 총리를 지냈고 ‘정치의 마술사’로 불리던 네타냐후는 정부 구성을 위해 주어진 28일을 다 쓰지 못하고 자신의 70세 생일에 권한을 내려놨다. 네타냐후의 포기로 연정 구성 권한은 간츠에게로 넘어갔다. 하지만 CNN은 그가 성공할 가능성이 네타냐후보다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청백당은 앞서 총선에서 33석을 얻어 네타냐후의 리쿠드당(32석)을 이겼지만, 연정 구성에 협력하기로 한 동맹 의석 수는 54석으로 리쿠드당(55석)보다 적었다. 간츠가 연정 구성에 성공하려면 의석 7개가 추가로 필요하다. 총선 결과로 보면 리쿠드당이 분열해 청백당에 협조하거나 네타냐후의 동맹인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또는 아랍계 정당을 끌어모으고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의 베이테누당 8석을 확보해야 하는데 어느 하나도 현실성이 없다는 게 CNN의 분석이다. 연정 구성이 다시 실패하면 이스라엘 의회가 세 번째 총리 후보를 지명할 수도 있지만, CNN 등은 결국 세 번째 선거를 치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기독교국가 미국, 교인 갈수록 줄어드는데

    기독교국가 미국, 교인 갈수록 줄어드는데

    ‘In God We Trust’(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라는 말이 지폐 한가운데에 떡하니 찍혀 있을 정도로 대표 기독교 국가인 미국이 해마다 기독교와 멀어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최근 10년 새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응답한 미국 성인의 비율이 12% 떨어져 전체의 3분의 2가 됐다는 퓨리서치센터의 발표 내용을 보도하며 “특히 젊은 미국인 사이에 종교 소속감이 빠르게 쇠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기간 스스로를 무신론자, 불가지론자(신을 알 수는 없다는 입장)나 아무것도 아니라고 답한 사람들의 비율은 17% 올라 성인 인구 4분의 1을 넘겼다. 가디언은 이런 현상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주 차원에서 교회와 종교 운동이 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종교 활동을 하는 미국 성인의 비율은 낮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치적 활동이 가장 왕성한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도 10년 전 19%보다 감소한 16%가 됐다. 한달에 한두 번이라도 교회에 가는 사람의 수는 10년 간 7%포인트 줄었다. 예배에 1년에 몇 번 이하 참석한다고 답한 미국 성인은 54%로 최소한 한달에 한번 참석한다고 답한 경우(45%)보다 많았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젊은 층 중에선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답한 경우가 49%에 불과했다. 40%가 ‘무교’라고 대답했고 9%는 비기독교 신앙을 가졌다고 답했다. 기독교가 아닌 종교를 가진 미국 성인 비율은 2009년 5%에서 2019년 7%로 높아졌다. 미국인 중 2%는 유대교, 이슬람, 불교, 힌두교가 각 1%로 나타났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게임하듯 카메라 달고… 35분간 생중계 총격 살인

    게임하듯 카메라 달고… 35분간 생중계 총격 살인

    전 세계서 시청… 백인우월주의자 체포 독일 작센안할트주 할레의 유대교회당(시너고그) 인근에서 9일(현지시간) 백인우월주의자에 의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두 명이 숨졌다. 이번 사건은 아마존이 운영하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트위치’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며 지난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에서 51명의 목숨을 앗아간 백인우월주의자의 총격 사건과 꼭 닮아있었다. DPA통신은 이날 독일 벤도르프 출신의 슈테판 B(27)가 유대교 최대 명절인 욤 키푸르(속죄일)를 맞아 시너고그에 잠입하려 했으나 실패한 뒤 근처를 지나던 한 여성과 케밥 가게 옆에 있던 한 남성을 사망케 했다고 전했다. 당시 시너고그 안에 있던 70~80명의 사람들은 문을 잠근 채 공포에 떨었으나 집에서 만든 무기로 공격하던 범인은 다행히 닫힌 문을 열지 못했다. B는 헬멧에 부착한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범행을 트위치에 35분간 중계했다. 방송에서 자신을 ‘아논’이라고 소개한 B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인의 유대인 대학살인 홀로코스트를 부정하고 이민자와 페미니즘 등을 세계적인 문제로 꼬집었다. 그러면서 “모든 문제의 근원은 유대인”이라며 반(反)유대주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트위치는 실시간으로 방송을 시청한 사람은 5명이며 부적절 콘텐츠로 분류돼 삭제되기 전까지 30분 동안 2200여명이 녹화본을 시청했다고 밝혔다. 트위치는 해당 동영상의 해시(정보의 위·변조를 확인하기 위한 알고리즘)를 업계 컨소시엄에 공유해 확산을 막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편집 등을 거쳐 텔레그램 등에 공유된 문제의 동영상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시청했는지는 미지수다. 경찰은 B를 체포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홀로코스트 생존자 투쟁 “나치때 떼인 30조원 달라”

    홀로코스트 생존자 투쟁 “나치때 떼인 30조원 달라”

    보험사 로비에 美법안 제정 매번 막혀 사망진단서도 없이 가족들 희생됐는데 보험사들 “서류 가져와야 지급” 거부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고령의 생존자들이 당시 희생된 가족들의 보험금을 받기 위해 20년 가까이 분투하고 있다. 생존자들은 보험사들이 현재 가치로 따지면 최소 250억 달러(약 30조원)나 되는 보험금을 증명서 미비 등을 이유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AP통신은 8일(현지시간) 유대교의 최대 명절인 욤 키푸르(속죄일)를 맞아 미국 홀로코스트생존자재단(HSF) 회원들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외곽에 모여 홀로코스트 이전에 가입한 보험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보험사들을 규탄했다고 전했다. 생존자들은 독일 알리안츠와 이탈리아 제네랄리 등 나치 시대 유럽의 대형 보험사를 미국 법정에 세우고 싶어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미 의회의 입법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HSF가 지난 20년간 의회에 관련 법안 등의 제정을 요구했으며 이에 따라 미 하원이 여러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한 건도 통과되지 않았다. 보험사들이 이를 막기 위해 막대한 자금력으로 로비를 하고 있어서다. HSF의 회장인 데이비드 쉑터(90)는 보험사들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인간성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그들은 그저 문제를 덮는 데 급급하다”고 분노했다. 1930년대 슬로바키아에서 100여명의 대가족과 함께 유년 시절을 보낸 그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홀로 살아남았다. 다른 가족들은 나치의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 학살당하거나 나치친위대(SS)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잃은 건 목숨만이 아니었다. 가족들이 생전 가입한 생명보험도 종잇장이 됐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지급을 위해서는 보험증서나 사망진단서 원본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망진단서 발급 자체가 불가능했던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지급을 거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HSF의 마이애미·데이드 지부장인 데이비드 머멜슈타인(90)은 “우리는 너무도 자명한 이유로 관련 서류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알리안츠는 “불확실한 주장이라도 확인만 된다면 (보험금을) 지급해 왔다”고 주장했다. 알리안츠는 나치 독일 시절인 1933년 회장이 히틀러 내각의 경제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보험료를 둘러싼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정부는 종전 후 현재까지 홀로코스트 등 히틀러 통치 시대 피해자에게 수억 달러를 보상했다. 미국의 지원으로 1990년대 설립된 ‘국제 홀로코스트시대 손해배상청구위원회’가 피해자에게 보상한 돈은 3억 500만 달러(약 3650억원)이며 이 중 2억 달러가 피해자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 명목으로 사용됐다. 보험사들은 해당 위원회의 조치가 보험 관련 주장에 대한 법적 책임의 ‘종결’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미 라스베이거스 총기참사 2주년...총기규제 대책 제자리걸음

    미 라스베이거스 총기참사 2주년...총기규제 대책 제자리걸음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참사로 기록된 2017년 10월 1일의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사건이 2주년을 맞았지만,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총기규제 대책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30일(현지시간) 지적했다. 2년 전 당시 컨트리뮤직 스타인 알딘이 노래를 하던 공연장을 향한 총격범 스티븐 패독의 무차별 총기난사로 58명이 죽고 거의 50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미 현대사에서 최악의 총기살육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이후 지난해 플로리다고교 총격사건으로 17명이 죽었고, 텍사스주와 오하이오주에서 일어난 총기난사로 올 여름에도 주말 하루에만 31명이 숨졌다. 총기규제운동 시민단체 ‘행동을 요구하는 엄마들’의 한 관계자는 “충격적인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야만 총기규제에 관심이 생기는 우리의 상황은 정말 좋지 않다”면서 “라스베이거스 총격사건 이후 계속되는 총기규제 요구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방정부는 당시 라스베이거스 총격범이 그처럼 많은 사람을 사살할 수 있었던 총기의 부품을 올해 판매 금지했다. 네바다주를 비롯한 몇몇 주들은 위험인물로부터 총기를 압수하도록 판사가 명령할 수 있게 하는 이른바 ‘붉은 깃발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총격범 패독은 합법적으로 총을 구매해 범행에 사용했기 때문에 총격범의 신원조회 등 사후의 미미한 규제안으로 참극을 다시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AP통신은 “그동안 미 연방정부와 각 주에서 일부 총기규제 강화가 이뤄지기는 했지만 대체로 총기규제 운동가들에게는 미흡한 수준이며 전국 곳곳에서 여전히 집단 총격사건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1일 라스베이거스 총격사건 2주기 추모행사에서 희생자 유가족 등은 7명이 사망한 텍사스 미들랜드와 오데사 총격사건, 11명이 죽은 피츠버그 유대교회 총격사건, 12명이 피살된 버지니아주 버지니아비치 정부청사 총격사건 등을 언급하며 총기규제를 거듭 강력히 요구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네타냐후 최대 정적으로 부상한 전직 비서실장

    네타냐후 최대 정적으로 부상한 전직 비서실장

    리에베르만, 네타냐후 통해 정계 입문국방장관 사임하며 “총리, 테러에 굴복”4월 연정 깬 장본인, 17일 재선거 불러이번 총선서도 연정 구성 키 갖고 있어 이스라엘 총리로 장기집권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17일(현지시간) 총선에서 5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구나 총선에서 승리해 다시 권력을 잡지 못하면 철창 신세를 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 그가 세 건의 부패 사건의 혐의를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약 일주일 남은 선거는 ‘재선거’다. 이스라엘은 지난 4월 총선을 실시했고, 네타냐후가 이끄는 리쿠르당이 승리했지만 연정 구성에 실패했다. 이스라엘 의회는 당시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17일 재선거를 하기로 결정했다.선거에서 네타냐후의 최대 경쟁상대는 제1야당인 중도연합 청백당의 베니 간츠다. 하지만 그의 최대 정적으로 떠오른 인사는 따로 있다. 지난 4월 단 5석을 갖고 연정을 무너뜨린 베이테누당의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이다. 9일 AP통신이 조명한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네타냐후를 통해 정계에 입문했으며, 한 때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정치적 ‘멘토’를 최대 위기로 몰아넣은 경쟁자, 비판자, 그리고 ‘가시’가 됐다. 리에베르만은 구소련 출신 유태인으로 강경 우파다. 그는 국가 안보를 최우선으로 여기기 때문에 오히려 유대교 쪽에선 세속적인 인사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그가 국방장관에서 물러난 이유도 네타냐후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대해 더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는 국방장관에서 물러나며 “네타냐후의 정책은 단순히 테러에 굴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정이 틀어진 원인도 그의 정치적 성향 때문이다. 여성까지 의무복무를 하는 이스라엘에서도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들은 병역을 거부하고 있는데 리에베르만은 이들을 강제징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네타냐후 입장에선 이런 베이테누당을 끌어안을 경우 반대쪽 초정통파 유대정당과 연정이 틀어지게 된다. 결국 연정은 깨졌고 네타냐후는 당시 “리에베르만은 자신의 정치적 자존심 때문에 이스라엘을 불필요한 선거로 끌어들였다”고 비난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네타냐후의 리쿠르당과 베니 간츠의 청백당이 박빙의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하지만 선거 승리와 별개로 연정의 키는 리에베르만이 쥐고 있다. 그는 네타냐후와 베니간츠 사이에서 세속적인 통합정부를 주장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네타냐후는 “그의 목적은 나를 공직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네타냐후 발언 이후 실제로 그렇게 되길 바라는 유권자들이 리에베르만에게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총기 난사 당한 텍사스 총기 휴대 완화법 발효

    트럼프 “의회와 협력 대량 살상 막을 것 무기 소지 권리 ‘수정헌법 2조’는 보호” 잇따른 총기 난사 사고에도 총기 규제 법안 마련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보수 여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일(현지시간) 전날 텍사스주 오데사와 미들랜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고로 범인을 포함해 7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마이클 거키 오데사 경찰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격범이 AR 스타일의 총기를 범행에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는 대량 살상을 노리는 총기 난사범들이 흔히 사용하는 무기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지난 8월 한 달간 무차별 총기 난사로 인한 사망자는 이번 사고를 포함해 50명을 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부는 대량 살상 공격의 위협을 막고자 의회와 오랫동안 협력하고 있다”며 자신했으나 여전히 총기 난사 사고의 원인을 개인의 일탈로 치부했다. 그는 “(대책에는)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닌 사람들의 손에 무기가 들어가지 않게 하는 강력한 조치가 포함될 것”이라면서 “수정헌법 2조를 보호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무기 소지와 휴대 권리를 보호겠다는 의미다. 야권에서 도입하고자 하는 총기 소유자에 대한 광범위한 신원조회에 대해서도 “총기 난사를 막지 못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텍사스에서는 총기 규제를 완화하는 일련의 법안들이 발효됐다.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는 지난 6월 학교 캠퍼스와 주차장, 인근 통학로 등에서 합법적으로 승인받은 총기 소유자가 총기를 휴대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위탁가정에서도 총기류·탄약류 소지를 허용했으며, 교회·유대교 회당(시너고그) 등지에서 총기 휴대를 원천 차단하는 조항도 상당 부분 완화했다. ‘착한’ 총기 소유자의 권리를 강화하고 외부의 위협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야권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난했다. 내년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원조회와 관련해 무언가 하겠다고 말한 것은 그가 했던 가장 큰 거짓말 중 하나가 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에이미 클로버샤 미네소타 상원의원은 “총에 맞아 온몸에 피를 흘린 갓난아이의 모습도 논의를 바꾸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이자 텍사스 전 하원의원 출신인 베토 오로크는 반자동 소총을 정부가 사들이는 정책을 제안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텍사스, 참사 겪고도 총기 규제 완화…기마경찰은 흑인 용의자 ‘밧줄 연행’

    텍사스, 참사 겪고도 총기 규제 완화…기마경찰은 흑인 용의자 ‘밧줄 연행’

    새달 교회 등 공공장소 총기 소지 허용 연행 사진엔 “노예 연상” 비난 빗발쳐유엔, 대량살상범 처형법 추진에 반발지난 3일 46명의 사상자를 낸 총격 사건의 상흔이 아물지 않은 미국 텍사스주에 다음달부터 공공장소 내 총기 소지를 완화하는 법률이 발효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6월 주 의회에서 통과된 총기 소지법에 따라 9월부터 텍사스주에서는 교회, 이슬람 사원(모스크), 유대교 회당(시너고그), 아파트단지, 아동 위탁시설, 공립학교 부지 등 공공장소에서 총기 소지가 허용된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텍사스주 주의회에서 해당 법안의 통과를 위해 전미총기협회(NRA)가 로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NRA는 지난 주말 텍사스주 엘패소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연달아 일어난 총기 난사로 여론이 들끓자 “이런 비극을 정치화하는 데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소셜미디어에는 지난 3일 텍사스주 갤버스턴에서 건물 무단침입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흑인 용의자가 말에 올라 탄 두 명의 경찰관에게 밧줄로 묶여 끌려가는 사진이 올라와 최근 총격 사고의 배경이 된 인종 갈등에 기름을 끼얹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6일 보도했다. 이들의 모습을 목격한 한 행인이 찍어 올린 사진으로 1800년대 미 남부에서 도망치다 붙잡힌 흑인 노예의 모습을 연상시킨다는 비난이 빗발치자 경찰은 황급히 사과했다. 미 의회에서는 총기 소지를 제한하기 위한 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총격 사고가 난 오하이오주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와 데이턴이 지역구인 공화당 마이클 터너 하원의원 등은 신원 조회를 통해 정신질환이나 중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이 총기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붉은 깃발’(레드 플래그)법 통과를 촉구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대국민 성명에서 입안을 촉구한 법안으로, 뉴욕타임스는 “(공화당이 장악한) 미 상원에서 유일하게 통과될 가능성이 있는 총기 관련 규제”라고 평가했다. 한편 대량 살상 가해자를 신속히 처형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지시하겠단 미 정부 입장에 대해 유엔 인권사무소는 “사형은 잔인하고 돌이킬 수 없는 처벌로 21세기에는 설 자리가 없다”며 반기를 들었다. 우루과이와 베네수엘라 등 국가들은 미국 내 잇단 총격 범죄에 자국민을 대상으로 미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서경덕 교수 “日 불매운동이 욱일기 없애는 계기가 되길”

    서경덕 교수 “日 불매운동이 욱일기 없애는 계기가 되길”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가 욱일기(전범기) 문양을 상품과 광고 등에 활용했던 일본항공(JAL), 유니클로, 아사히맥주, ABC마트 등 일본 기업들을 7일 공개했다. 이 중 일본항공(JAL)은 김포-하네다 사이의 노선에서 제공되는 기내식 중 유대교식인 ‘코셔밀’의 투명 플라스틱 덮개에 욱일기 디자인을 수년간 사용해 온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유니클로는 티셔츠와 광고에 욱일기 문양을 사용해 논란이 됐고, 아사히맥주는 다양한 캔맥주에 욱일기 디자인을 활용해 공분을 샀다. 또한 ABC마트의 스페셜 스토어인 ‘메가스테이지’에서는 다른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의 광고에 사용된 욱일기를 아무런 제재 없이 그대로 상영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서경덕 교수는 “이런 결과는 역사의식에 관한 결여가 일본 기업내에서 만연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번 불매운동을 통해 일본 기업에서 다시는 욱일기 디자인을 상품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총격범 확성기 전락…‘에이트챈’ 결국 폐쇄

    미국 총격범들의 ‘메가폰’ 역할을 해 온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에이트챈’(8chan)이 5일부터(현지시간) 서비스 중단에 들어갔다. 에이트챈의 네트워크 제공 사업자인 클라우드페어는 이날 오전 “에이트챈을 위한 서비스를 더는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접속 원천 차단… “서비스 제공 중단” 이에 따라 이날부터 에이트챈은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접속 자체가 원천 차단됐다. 그동안 에이트챈은 구글 검색을 통해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오픈웹상으로는 접속이 가능한 상태였다. 이 게시판은 소프트웨어 개발자 프레드릭 브레넌이 2013년 개설한 것으로, 2015년 사이트 운영권이 온라인 사업자 짐 왓킨스에게 넘어갔다. ●유머 게시판서 백인우월주의자 온상으로 에이트챈은 초기엔 유머와 일상 소재 등을 담은 글이 주를 이뤘으나 근래에는 백인 우월주의자 집회 공고나 회원 모집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 지난 3일 미 텍사스주 엘패소 동부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해 22명을 숨지게 한 총격범 패트릭 크루시어스(21)는 범행 직전 에이트챈에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는 내용이 담긴 온라인 성명서를 올렸다. 지난 3월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두 곳에 반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채 난입해 50명을 살해하고 49명을 다치게 한 호주 출신 총격범 브렌턴 태런트(28)도 범행 직전 에이트챈과 트위터에 온라인 선언문을 게시했다. 또 지난 4월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파웨이 소재 유대교회당 총격사건 때도 존 어니스트(19)가 범행 1시간 전쯤 유대인을 살해하겠다는 온라인 선언문을 에이트챈에 올리면서 총격범들의 확성기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잇따른 미국 총기 난사…민주당 ‘트럼프 책임론’ 제기

    잇따른 미국 총기 난사…민주당 ‘트럼프 책임론’ 제기

    미국 텍사스주 월마트에서 총기 난사 참사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오하이오주에서도 총격 참사가 벌어지는 등 최근 미국에서 잇따라 총기 참사가 발생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일부 총기 참사는 ‘증오 범죄’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추정되면서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언사가 비극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텍사스주의 국경도시 엘패소의 월마트에서 백인 남성인 패트릭 크루시어스(21)가 쏜 총에 맞아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다쳤다. 엘패소 경찰서장은 이번 사건이 ‘증오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크루시어스가 범행 전에 이미지 공유 사이트 ‘에잇챈’에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선언문에는 “히스패닉이 내가 사랑하는 텍사스 주정부와 지방정부를 장악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달 28일에는 캘리포니아주 북부에서 해마다 열리는 음식 축제인 ‘길로이 마늘 페스티벌’에서 산티노 윌리엄 리건(19)의 총격으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마쳤다. 리건은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리건의 범행 동기로 추정됐던 ‘증오 범죄’의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총격 참사 사망자 3명과 부상자의 상당수가 유색인종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혐오 범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근거로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더 엄격한 총기규제를 요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를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민주당의 흑인 중진의원인 일라이자 커밍스(메릴랜드) 하원의원을 향해 “잔인한 불량배”라면서 “커밍스의 지역(볼티모어)은 역겹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14일에는 민주당의 유색 여성 하원의원 4명을 겨냥해 “이들은 정부가 완전히 재앙이고, 최악이고, 가장 부패했고, 무능한 나라 출신”이라면서 “원래의 나라로 돌아가서 완전히 무너지고 범죄로 들끓는 곳을 바로잡으면 어떤가”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의한 폭력 사태로 3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다쳤을 때도 “두 편에 다 책임이 있다”면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지난해 10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총기 난사 참사로 11명이 숨졌을 때도 평소 선동적 언어가 우파 극단주의자를 부추겼다는 비판론에 휩싸였다. 고향이 엘패소인 민주당 대선주자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인정한 인종주의자이고 이 나라에서 더 많은 인종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민주당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모든 증거는 우리가 인종주의자이자 백인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외국인 혐오자 대통령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참에 총기 규제 문제도 정면으로 꺼낼 태세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보도자료에서 “더는 안 된다. 공화당의 계속된 무대책은 무고한 남성과 여성,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엄숙한 의무를 손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선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미 총기협회(NRA)를 이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총격 참사와 관련해 트위터에 “비극적인 뿐만 아니라 비겁한 행동”, “정당화할 어떠한 이유나 변명의 여지도 없다”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또 별도 포고문에서 애도의 표시로 백악관을 비롯한 관공서에 조기게양을 지시했다. 하지만 총기 규제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美연방 16년만에 사형 재개…‘아동·노인’ 살해한 5명 면면은

    美연방 16년만에 사형 재개…‘아동·노인’ 살해한 5명 면면은

    미국 법무부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범죄자들에 대한 연방 정부의 사형 집행을 16년 만에 재개하기로 함에 따라 2020년 미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로 나선 주자들이 앞다퉈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이날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이 연방 정부가 사형 집행을 재개하기고 결정했으며, 오는 12월부터 2달에 걸쳐 사형이 선고된 5명의 살인범에 대해 형 집행일을 확정할 것을 법무부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바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의회는 양원 모두에서 국민의 대표가 채택하고 대통령이 서명한 법안을 통해 사형을 명시적으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는 법에 의한 지배를 옹호하며 희생자들과 유족에게 우리의 사법 체계에 의해 부과된 형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바 장관은 법무부 산하 교정국이 사형을 집행하는 데 1개의 독극물(펜토바르비탈)만 사용하는 방안을 도입하도록 했다. 과거 티오펜탈을 이용해 3개 약제 혼합물을 투여했지만 적정 용량을 지키지 않으면 사망 직전에 극심한 고통을 받을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서다. ●사형 집행 지지해 온 트럼프 대통령 미국에서는 14개 주에서 사형을 집행하고 있지만 연방 정부 차원의 사형집행은 지난 2003년 이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 형사법 체계상 연방대법원은 사형제도가 합헌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연방 법무부의 교정국 산하 교도소에 62명의 사형수가 수용돼 있으며, 각 주에도 사형수가 존재한다. 1988년 미 연방 사형제도가 부활한 이후 15년간 연방 정부 차원에서 사형이 이뤄진 사례는 3건에 불과하다. 2001년 오클라호마시티 정부 청사 앞에서 폭탄을 실은 트럭으로 테러를 주도한 티모시 맥베이에 사형을 집행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2003년 19살의 젊은 여성 군인을 납치해 강간, 살인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걸프전 참전군 루이스 존스 주니어(53)를 사형했다. 2014년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이 법무부에 사형과 독극물 주사제를 둘러싼 문제에 대한 검토를 지시하면서 사실상 사형 집행을 동결하는 결과를 낳았다. 당시 오클라호마주에서 독극물을 주사해 사형을 집행하던 중 사형수가 발작을 일으켜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사형제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지시한 것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범죄자에 대한 사형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 2017년 10월 뉴욕에서 트럭으로 보행자를 들이받아 8명을 숨지게 한 용의자에 대해서는 트위터에 “뉴욕 테러리스트를 관타나모 수용소로 보내고 싶지만 그 절차는 통계적으로 연방 시스템을 거치는 것보다 훨씬 더 걸린다. 빨리 움직여야 한다. 사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11명을 사망케 한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시너고그) 총격 참사 때도 사형제에 대한 지지 의견을 밝혔다. 아직 두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은 진행중이다.●“사형 집행 재개는 역사의 반대편에 서는 것” 연방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대선 주자로 나선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국가의 사형 집행은 부도덕이자 깊은 흠결”이라고 규정했으며,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사형에 대해 반대하는 자신의 뜻을 다시금 환기했다. 유력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에서 1973년 이후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 중 160명이 추후에 무죄가 입증됐다”며 사형 집행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사형제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입장도 변화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1996년 당시 사형제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 응답자는 80%에 육박했지만, 지난해에는 54%로 22년 사이 26%포인트 감소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의 카산드라 스텁스는 이번 연방정부의 사형제 집행 재개 결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스텁스는 “연방 정부의 사형제도는 인종에 대한 편견과 지리적 불균형, 검사의 위법행위, 말도 안 되는 과학 등으로 규정된다”면서 “이는 전국적으로 사형제에 대한 지지율을 떨어뜨린 원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법무부는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사형 집행 대상자들 면면은 한편 연방정부가 사형 집행 일시를 지정하라고 요청한 5명의 사형수는 모두 아동이나 노인을 대상으로 살인죄를 저질렀으며 인디애나주 테러호트에 있는 연방 수용소에 수감돼 있다. 이 가운데 37살 레즈몬드 미첼은 자신의 친구와 함께 2003년 애리조나주에서 할머니와 9살 난 손녀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히치하이킹을 하던 미첼과 그의 친구는 자신들을 태워준 피해자 앨리스 슬림(63)과 함께 있던 손녀 티파니 리를 살해하고 차량을 절도했다. 미첼의 사형집행일은 오는 12월 11일로 예정됐다. 16살 소녀를 납치해 강간하고 토막 살해한 웨슬리 퍼키(67)의 사형 집행일은 같은 달 13일로 정해졌다. 그는 소아마비에 걸린 80세 노인을 망치로 살해하기도 했다. 퍼키의 변호사는 그가 “끔찍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인만의 국가를 건설하고자 한 백인 우월주의자 대니얼 루이스 리(46)의 사형집행일은 12월 9일로 계획됐다. 리는 1996년 공범인 체비 케호와 아칸소주 틸리에서 총기상 윌리엄 뮬러를 비롯해 그의 아내 낸시 뮬러, 두 사람의 8살 난 의붓딸 사라 파웰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리의 변호사 모리스 문은 이날 “아이의 죽음은 케호의 책임”이라면서 “리에 대한 사형집행은 ‘정의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살 난 자신의 딸을 고문하고 살해해 2004년 사형을 선고받은 알프레드 부르주아(55)의 사형 집행 예정일은 2020년 1월 13일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번에 집행이 예정된 사형수 가운데 부르주아가 유일한 흑인이라고 설명했다. 마약상이던 더스틴 혼켄(51)은 1993년 여자친구의 도움을 받아 5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동료 마약상인 테리 드제우스와 그레고리 니콜슨 두 명을 비롯해 니콜슨의 여자친구와 6살, 10살이던 두 딸의 목숨을 빼앗았다. 혼켄의 사형집행 예정일은 2020년 1월 15일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홀로코스트 조형물 사이를 뛰어다니면 불경스러운 일일까?

    홀로코스트 조형물 사이를 뛰어다니면 불경스러운 일일까?

    미국의 팝스타 핑크(40)가 독일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찾았다가 아들과 딸이 조형물 사이를 뛰어다니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유대인이 학살당한 일을 추억하는 곳인데 자녀들을 그렇게 뛰어 놀게 방치한 것은 불경스럽다며 아이들에게 존중심을 갖도록 가르쳤어야 했다고 지적하는 누리꾼들이 있었다. 핑크는 이에 대해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자신과 아이들도 유대인이며 아이들은 나름대로 역사를 배울 것이라고 답한 뒤 기념관을 설계한 페터 아이센만의 발언을 인용해 유대인 학살이 자행된 아우슈비츠 수용소 등과 “다른 분위기”의 장소란 점을 강조했다고 영국 BBC가 15일(현지시간) 전했다. 하지만 핑크를 감싸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아이들은 아이들일 뿐”이란 것이었다. 뎁 존스는 “나도 유대인이며 친척들이 수용소에서 죽었다. 친구들은 시나고그(유대교 회당)에서 습격을 당해 죽었다. 이 사진에는 공격적인 내용이 전혀 없다. 이 아이들은 유대인의 역사를 배우고 있다. 계속 삶을 영위하고 눈물이나 닦고 있지 않는 유대인 핏줄과 영혼을 보여준다. 아이들이 삶을 즐기는 것을 보며 난 즐거웠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간 때에도 그랬던 일”이라고 말했다.많은 이들이 지적했듯 아이센만은 이곳은 다른 추모 장소와 다른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BBC 인터뷰를 통해 “내 아이디어는 다른 세대의 수많은 이들이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이 장소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싶어도 괜찮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기념관은 일상적인 일이 벌어지는 곳이지 신성한 묘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2년 전에도 이곳 조형물 위에 사람들이 걸터 앉거나 그 위를 걸어다니는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올라 입길에 오른 적이 있다. 이스라엘계 독일인 작가가 이곳에서 촬영한 셀피 사진들을 모아 배경을 수용소 사진으로 포토샵 처리하는 바람에 상당한 논란을 야기한 일이 있다. 이 사진들을 실은 홈페이지는 지금은 폐쇄됐으며 한 인플루엔서가 쓴 사과의 글만을 찾아볼 수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위한 박세리, 이방카 위한 엑소 초청 ‘맞춤형 환대’

    트럼프 위한 박세리, 이방카 위한 엑소 초청 ‘맞춤형 환대’

    궁중 수라상… 이방카엔 유대교도 식단취임 후 두 번째로 29~30일 한국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해 청와대는 2020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대표팀 박세리 감독과 아이돌 그룹 엑소를 29일 환영 만찬에 초대하는 등 파격적인 환대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년 전 방한 당시 국회 연설에서 그해 LPGA US오픈에서 우승한 박성현 선수를 언급하는 등 ‘골프광’으로 유명하다. 만찬 전 상춘재 앞마당에서 이뤄진 환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박성현 선수를 비롯해 LPGA에서 활약하는 여성 골퍼가 박세리 선수의 성공을 보고 그 꿈을 따라서 간 박세리 키즈들입니다”라며 박 감독을 소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기억한다”며 박 감독과 대화를 나눴다.엑소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손녀이자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의 딸인 아라벨라 쿠슈너가 팬이기도 하며 미국에서의 케이팝 인기를 반영해 만찬에 초대됐다. 이방카 보좌관은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엑소를 만난 바 있다. 문 대통령으로부터 엑소를 소개 받은 이방카 보좌관은 멤버들과 악수하며 “이번에 다시 만났는데 지난 동계 올림픽이 아주 잘됐다”고 반가워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이방카 보좌관의 딸이 다음달에 생일이라고 하는데 엑소 CD를 하나 챙겨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자 엑소 멤버들은 자신들의 사인이 담긴 CD를 트럼프 대통령과 이방카 보좌관에게 선물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사인까지 있네요”라며 기뻐했다. 상춘재로 이동하며 김정숙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멜라니아 여사도 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왔으면 매우 좋아했을 것”이라고 동감을 표했다. 환담 후 기념촬영 때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에 섰다가 다시 왼쪽으로 이동해 ‘상석’을 양보했다. 1시간 동안 이뤄진 만찬에서 메뉴는 궁중 수라상 차림이었고 유대교도인 이방카 보좌관을 위한 식단도 별도로 준비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문 대통령, 트럼프에 박세리 소개…이방카, 엑소 재회 “다시 보네요”

    문 대통령, 트럼프에 박세리 소개…이방카, 엑소 재회 “다시 보네요”

    문 대통령 부부, 직접 나와 트럼프 마중만찬 전 환담 행사에 엑소·박세리 참석이방카에 엑소 멤버 사인 담긴 CD 선물‘DMZ 북미회담’ 질문에 트럼프 “지켜보자” 취임 이후 두번째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청와대가 극진한 환대로 맞이했다. 29일 경기 평택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7시 17분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렸다. 이어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 원’에 탑승해 용산 미군기지에 도착했다. 다시 ‘더 비스트(The Beast)’로 불리는 전용 리무진 ‘캐딜락 원’을 타고 청와대로 향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8시 5분쯤 청와대 녹지원에 도착했다. 5분 전부터 미리 나와 있던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차에서 내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맞았다. 문 대통령이 먼저 트럼프 대통령과 30여초간 차 앞에서 인사를 나눴고,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 부부와 함께 녹지원 잔디밭을 걸으며 만찬이 열리는 상춘재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는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수석고문 등은 세 사람 뒤를 따라 상춘재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 수행원으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도 함께했다. 한국 측 수행원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조윤제 주미대사,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등이 참석했다. 상춘재 계단을 오르며 김정숙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함께 왔으면 좋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내가 왔으면 매우 좋아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상춘재 앞에서 문 대통령 부부와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 수행원들과 리셉션 참석자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칵테일 리셉션’이 5분간 진행됐다. 특히 이방카 보좌관의 자녀들이 아이돌 그룹 엑소의 팬이라는 점을 배려해 엑소 멤버들이 리셉션에 초대됐다. 또 2020년 도쿄올림픽 골프 여자 국가대표 감독인 박세리 감독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엑소를 소개하며 “한국에서 유명한 케이팝(K-Pop) 가수”라고 설명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딸 이방카를 찾으며 “안 그래도 이방카와 오는 길에 엑소 이야기를 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방카 보좌관 역시 엑소를 향해 “다시 만나게 됐다”며 반가워했다. 엑소는 이방카 보좌관에게 멤버 전원의 사인이 담긴 앨범을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박세리 감독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박세리 선수를 알아봤고, 두 사람은 한동안 영어로 인사를 나눴다. 환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양측 참석자들의 기념촬영이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처음에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에 섰다가 다시 왼쪽으로 이동해 ‘상석’을 양보했다. 통상 두 정상이 나란히 서면 오른편이 상석으로 간주된다. 이후 김 여사까지 합류해 다시 한번 사진 촬영이 이뤄졌다. 이어 문 대통령은 양국 참모 등에게 “다 같이 함께 찍읍시다”라고 말해 참석자 전원이 또 한 번 기념사진을 찍었다. 상춘재 앞에서 기념 촬영을 가진 뒤 트럼프 대통령은 짧게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았다. ‘내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흥미로운 일일 것”이라고 답했다.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여러 가지 일들이 진행되고 있으니 지켜보자”이라고 답했다. 상춘재에서 열린 만찬은 오후 8시 20분쯤 시작해 1시간가량 진행됐다. 만찬 메뉴 콘셉트는 궁중 수라상 차림이다. 전국 각지의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을 활용했고 메인 메뉴로는 양국 간 협력과 조화를 표현한 불고기 소스를 곁들인 미국산 소고기 스테이크가 나온다. 각 음식은 유기그릇에 담겨 제공된다. 해물겨자채, 오이선, 섭산삼, 복주머니쌈, 녹두지짐이, 잡채, 민어전, 수란채, 타락죽, 백년 동치미, 울릉도 명이장아찌, 필라델피아 치즈, 메밀차도 차려진다. 유대교도인 이방카 보좌관을 위한 식단도 별도로 준비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황교안 대표, 혐오의 정치를 멈추라

    [강남순의 낮꿈꾸기] 황교안 대표, 혐오의 정치를 멈추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19년 6월 19일 이주 노동자와 내국인을 동일한 임금수준으로 보장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임금수준을 차등화하는 입법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 국가에 기여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외국인 혐오’(xenophobia)의 전형이다. 나는 지금도 한국이 아닌 나라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고 일을 하고 있으며, ‘외국인’이라는 표지를 지니고 한국 밖에서 더 오랫동안 살아왔다. 내가 처음 외국인이 되어 공부하고 살던 나라인 독일에서 나는 세금은 물론이고 아무런 ‘기여’조차 하지 못했지만, 각종 혜택을 독일 내국인과 동등하게 받았다. 학비도 전혀 내지 않았을 뿐 아니라, 건강보험 혜택은 물론 주거 보조비(Wohngeld)와 아이 양육비 (Kindergeld)까지 꼬박꼬박 받으며 살았다. 이러한 독일에서 첫 번 외국인으로의 삶의 경험 이후 여러 나라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면서, 내게는 그 나라의 선진성과 후진성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생겼다. 그들의 개인적·제도적·국가적 환대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천되고 보장되는가이다. 혐오와 적대의 정치가 포용과 환대의 정치를 압도할 때, 그 사회는 아무리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어도 ‘후진국’이다. 나는 네 개의 각기 다른 나라에서 살아 보았는데, 그 네 나라 중에서 가장 후진성을 보이는 것은 나의 고국인 한국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모든 종류의 혐오는 이분법적 사유방식으로부터 시작된다. 두 축을 만들어서 그 두 축 사이의 우월과 열등을 설정하면서, 혐오의 씨는 그 뿌리를 내린다. 황 대표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이분법적 대치점에 세워놓는다. 그리고 전자(내국인)는 우월하고 기여하는 존재로, 후자(외국인)는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하는 ‘열등한 존재’라는 왜곡된 가치판단을 적용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면 외국인은 내국인과의 문화적· 종교적·인종적 상이성 때문에 내국인의 삶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존재’라는 생각을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작동시킨다. 그의 의식 속에 등장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필경 피부색이 하얗고 기독교 문화에서 온 ‘백인’이 아니라,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가난한 소위 제3 세계 나라들인 비기독교 국가에서 온 ‘갈색인’일 것이다. 황 대표 스스로 자기 발언의 복합적인 함의를 인식하지 못했다 해도, 나는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그의 이 발언에서 외국인 혐오, 인종 혐오, 계층 혐오, 그리고 종교 혐오를 동시적으로 느낀다. 제주도 예멘 난민들을 향한 기독교인들의 혐오는 이러한 혐오 정치의 구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런데 ‘외국인’이란 어떤 존재인가.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 3개의 종교를 일컬어 ‘아브라함 종교들’(Abrahamic religions)이라고 부른다.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이라고 간주하며, 이 세 종교는 아브라함을 기점으로 펼쳐진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성서의 신은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아브라함에게 고향을 떠나라고 명령한다. 익숙한 고향을 떠나 ‘주인/내국인’으로의 삶을 벗어나서 ‘손님/외국인’의 삶을 살기 시작하면서, 아브라함은 비로소 이름도 ‘아브람’에서 ‘아브라함’으로 바뀌면서 ‘믿음의 조상’으로 자리잡기 시작한다. 외국인으로의 삶에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주인/내국인’의 환대이다. 그 환대는 개인적 환대이기도 하고, 국가적·제도적 환대이기도 하다.황 대표가 믿는다는 기독교는 ‘무조건적 환대’를 강조한다. ‘자신의 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우리에게 속한 사람처럼 대하고,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그 외국인들을 사랑하라’ (레위기 19:33-34)고 하며, ‘아무런 조건 없이 낯선 이들에게 환대를 베풀라’ (로마서 12:13) 고 한다. 예수의 외국인 환대에 대한 가르침은 그 정점에 이른다. ‘최후의 심판’(The Last Judgment)이라고 알려진 예수의 말에서 (마태복음 25장), 예수는 사람들이 심판받는 여섯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최후 심판’의 기준을 보면 그 어느 것도 소위 ‘종교적’인 것이 없다. 다만 어떻게 타자에 대하여 환대를 실천하는가가 그 유일한 기준이다. 그 여섯 가지 기준 중 하나가 ‘낯선 사람들’(the stranger)에 대한 환대이다. ‘낯선 사람들’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지만, 우리가 ‘외국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전형적인 ‘낯선 사람들’이다. 혐오와 차별이 아닌 환대와 포용이 예수가 ‘최후 심판’이라는 긴박하고 절실한 메타포를 써서 가르치려고 한 ‘복음’의 핵심이다. 낯선 사람들, 즉 외국인들을 환대하는가가 소위 ‘구원’을 받는가 아닌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익숙한 고향을 떠나서 낯선 타국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기가 도착한 곳에서 자신을 적대가 아닌 환대로 맞아주는 사람들의 배려이다. 신이 아브라함에게 고향을 떠나 ‘외국인’으로서의 삶을 살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성서에 있다는 것은, 어쩌면 종교에서 환대가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실천이라는 환대의 필요성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주고자 함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세 종교에서 소위 ‘아브라함적 환대’(Abrahamic hospitality)는 매우 중요한 실천적·종교적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보이고 있는 모습은 이러한 기독교의 핵심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한다. ‘내국인·외국인’의 경계는 절대적으로 고정되어 있지 않다. 한국이라는 지리적 영토를 벗어나자마자, 모든 ‘내국인’들은 ‘외국인’으로 살아야 한다. 즉, 도착지의 내국인들의 환대가 절실하게 필요한 삶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더구나 21세기에 들어선 지금, 국가적 경계는 이전과 같은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초경계적 삶, 초국가적 삶이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내국인이면서 외국인이기도 하고, 외국인이면서 내국인적 삶을 사는 ‘디아스포라적 의식’(diasporic consciousness)을 체현하며 살아가야 한다. 이 점에서 21세기의 사회는 ‘낯선 사람들’ 즉 외국인에 대한 환대를 어떻게 개인적으로 또는 제도적으로 실천하는가에 따라 그 성숙성 또는 미성숙성이 규정될 수 있다. 내국인에 대한 ‘환대’가 외국인에 대한 ‘적대’에 의해서 작동될 때, 그 ‘내국인-환대’와 ‘외국인-적대’의 메커니즘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타자들에 대한 극도의 폭력과 살상을 일으켜왔다. ‘모든 이들’의 자유와 평등을 그 주요한 가치로 삼고 있는 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되는 ‘반(反)민주적’일 뿐만 아니라, 황 대표가 독실한 신자로 몸담고 있다는 기독교 정신을 정면으로 배반하는 ‘반(反)기독교적’이다. 한 사회의 ‘낯선 사람들’은 외국인만이 아니다. 성소수자, 장애인, 여성, 아이 등 주류에 속하지 않은 이들은 주류적 관점에서 보면 ‘낯선 사람들’이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혐오는 도를 넘었다. 2019년 1월 국가 인권위원회는 ‘혐오차별 대응 특별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그런데 그 중요한 혐오차별 대응 기획단에 반대하기 위해서, 일부 기독교인들은 지난 6월 14일 ‘혐오차별로 포장된 동성애독재 대응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으며, 그들은 국가인권위원회 건물로 와서 시위를 해오고 있다. ‘동성애 독재’라는 희귀한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면서 그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는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앞장서서 모든 종류의 혐오와 차별을 반대해야 할 기독교인들이, 오히려 혐오와 차별을 마치 기독교적 가치인 것처럼 혐오 정치를 강화하고 확산하고자 헌신한다. 혐오 정치가 한국사회의 정치인들과 종교인들에게서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도구가 되는 현실이다. 혐오 정치의 위험성은 혐오자들 자신의 인간됨을 파괴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혐오대상들에게 지독한 ‘존재적 폭력’을 행사한다는 점이다. ‘황교안 전도사’라고도 불리는 황 대표와 그를 추종하는 기독인들은 예수의 이름으로 예수를 정면으로 배반하는 혐오 정치의 길로부터 돌아서서, ‘환대의 정치’로 전환하기 바란다. 예수는 ‘혐오’가 아니라, ‘환대’를 가르쳤으며, 그 환대의 원을 확장하는 것이 예수를 믿는다는 기독인들의 중요한 과제이다. 그뿐만 아니라 성숙한 민주사회를 이루는 중요한 구성요소임을 상기하기 바란다. 글 텍사스 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뉴욕 ‘큰 손’ 헤지펀드 매니저, 반(反)백신운동에 35억원이나 기부한 이유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헤지펀드 매니저로 부를 쌓은 재력가 버나드 젤츠(79)가 자선사업가인 아내 리사(68)와 함께 최근 7년간 반(反)백신 운동에 300만 달러(약 34억 8000만원)의 자금을 대온 것으로 드러났다.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의무적인 백신접종 제도는 정부·제약사가 만든 ‘기득권의 음모’라는 주장이 확산하면서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이 홍역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미 내 반백신 운동의 주요 자금 출처가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금융업계에 종사하며 5억 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회사를 운영 중인 버나드는 부인과 함께 그동안 예술·교육·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기부를 해온 독지가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7년 전부터 이들이 새로운 단체에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한 것이 확인됐다. 설립된 지 3년이 된 반백신 운동 단체의 2017년 수입은 약 140만 달러로 추산되는데, 이 가운데 100만 달러가 젤츠 부부로부터 나온 것이다. 올해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내에서도 반백신 운동이 크게 확산하면서 최소 1044명이 홍역에 걸렸다. WP는 홍염 감염자 수가 지난 30년 중 가장 급격히 치솟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뉴욕시 브루클린에 있는 유대인 거주 지역에서는 지난 9월부터 홍역 감염 건수가 446건으로 확인됐다. 일부 유대교 및 무슬림 사회에서 백신 접종이 종교에 반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젤츠 부부가 주로 자금을 대고 있는 한 단체의 이사장이자 다큐멘터리 프로듀서인 델 빅트리는 최근 유대교 공동체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열린 한 포럼에서 “만약 사람들이 홍역에 걸리고 싶다면 홍역에 걸리게 놔둬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네타냐후 연정 구성 실패…이스라엘, 9월 다시 총선

    네타냐후 연정 구성 실패…이스라엘, 9월 다시 총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0일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고 리쿠드당이 해산한 의회에서 손으로 얼굴을 괸 채 생각에 잠겨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지난 4월 총선거에서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1위를 지켰으나 유대교 신자들의 병역 문제를 둘러싼 보수세력 분열로 이스라엘 역사상 처음으로 연정 구성에 실패했다. 리쿠드당은 연정 구성권이 다른 정당에 넘어가는 것을 막으려고 전략적으로 의회를 해산했다. 재총선은 오는 9월 17일 열린다. 예루살렘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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