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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교황과 아브라함/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교황과 아브라함/임병선 논설위원

    이라크 남부 우르는 고대 도시다. 5300년 전에 시작돼 최초의 인류문명이라는 수메르인들의 사원 지구라트 유적이 있다. 아브라함이 태어나 자란 곳이기도 하다. 구약성서 ‘창세기’ 편을 보면 미지의 땅에 새 민족을 세우라는 하느님의 부름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이행한 것이 그였다. 부름을 받고 메소포타미아(갈대아) 우르를 떠나 (지금의 터키 땅인) 하란을 거쳐 미지의 땅 가나안에 도착했으며, 이것이 이스라엘 민족의 태동이었다.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 모두 믿음의 기원으로 아브라함과 우르를 꼽는다. 고대 근동 부족들이 공통의 조상으로 여긴 것이 아브라함이었다. 3대 유일신 종교가 모두 이 도시에 뿌리를 두고 갈등하고 충돌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2000년 가톨릭 역사에 역대 교황이 한 번도 찾지 않은 곳이 이라크였다. 성(聖) 요한 바오로 2세가 1999년 사담 후세인 정권과 교섭을 벌였지만 정세가 나빠져 방문이 무산됐고, 2001년 9·11 테러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얘기도 꺼내지 못하게 됐다. 2013년 즉위한 뒤 여러 차례 아브라함의 고향을 찾고 싶다고 얘기했던 제266대 프란치스코(85) 교황이 지난 5일 바그다드에 도착, 다음날 시아파의 성지인 나자프에서 세계 시아파 무슬림들의 존경을 받는 최고 성직자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90)를 만나 이라크의 기독교인들을 포용해 달라고 당부한 뒤 곧바로 우르를 찾았다. 최근 림프종에 걸린 사실을 털어놓은 교황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이라크를 찾은 것은 선지자 아브라함의 길을 좇겠다는 의지의 발로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15개월 동안 해외순방을 하지 못했던 교황이 첫 방문지로 로켓과 미사일이 수시로 날아들고 성당과 교회를 겨냥한 자살폭탄 공격이 무람하게 벌어지는 이라크를 택한 이유에도 새삼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곳이야말로 ‘신의 평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황은 아브라함의 생가 복원터(사진)가 바라보이는 언덕에서 기독교·이슬람·야지디교 지도자들을 만나 “아브라함의 땅이자 신앙이 태동한 이곳에서 가장 큰 신성모독은 형제자매를 증오하는 데 하느님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임을 단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는 기독교인 못지않게 극렬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부터 핍박과 박해를 받아 온 야지디족들을 끌어안아 달라고 무슬림들에게 호소했다. 7일에는 IS에 철저히 짓밟힌 북부 아르빌과 모술 등을 찾아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이 우르 평원에 불어넣은 조그만 숨결이 종교 간 대화, 중동의 안정을 불러오는 계기가 되고 북한 방문으로도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아브라함 고향 간 프란치스코 교황 “신의 이름 사용한 폭력은 신성모독”

    아브라함 고향 간 프란치스코 교황 “신의 이름 사용한 폭력은 신성모독”

    “신의 이름이라며 자행되는 테러에 우리는 침묵하면 안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5일(현지시간)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했다. 이라크 내 기독교 사회를 결집시키고, 수십년간의 전쟁에 따른 고통에서 회복하도록 나흘 일정으로 이라크 전역을 찾았다. 특히 6일 기독교와 이슬람교, 유대교의 공통 조상인 아브라함의 고향인 이라크 우르 평원의 고대 유적지를 찾아 기독교·이슬람교·야지디교 지도자와 만난 교황은 “아브라함의 땅이자 신앙이 태동한 이곳에서 가장 큰 신성모독은 형제자매를 증오하는 폭력에 신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교황은 또 2014년 이슬람국가(IS)로부터 인종청소를 당한 야지디족을 언급하며 “적대와 극단주의, 폭력은 신앙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설을 마친 교황은 이라크의 종교 지도자들과 나란히 서 코란 낭송을 들었다. 우르 방문에 앞서 교황은 이라크 남부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에서 이슬람 시아파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와 회동했다. 교황은 시아파 1대 이맘인 이맘 알리의 영묘가 있는 나자프 라술 거리에 도착하자 차량에서 내려 알시스타니의 자택까지 걸어갔다. 낡고 허름한 알시스타이 자택 앞에서 전통 복장을 한 주민들이 교황을 맞이했고, 교황이 출입구에 들어설 때엔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날렸다. AP통신은 이날 역사적인 만남을 앞두고 몇 개월 동안 세부사안까지 양측이 조율해 왔다고 전했다. 84세인 교황과 90세인 알시스타니의 회동은 비공개로 약 45분 동안 진행됐다. 회동 이후 알시스타니는 “이라크의 기독교인은 다른 이라크인과 같이 평화와 공존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회동에서 “가장 약하고 핍박받는 이들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인간 삶의 신성함과 이라크 국민의 단결의 중요성을 확인한 것에 감사를 표했다”고 교황청이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단됐던 교황의 해외 방문이 이라크에서 재개되면서, 소외된 곳을 먼저 돌보는 프란치스코 교황 특유의 행보가 또다시 화제가 됐다. 뉴욕타임스는 “교황의 여행은 고대와 성경의 땅에서 전쟁과 평화, 가난, 종교적 분쟁의 문제에 직접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교황, 이슬람 시아파 최고 성직자에 “기독교인 포용해달라”

    교황, 이슬람 시아파 최고 성직자에 “기독교인 포용해달라”

     2000년 가톨릭 사상 처음으로 아브라함의 고향인 이라크를 방문한 프란치스코(85) 교황이 6일(이하 현지시간) 나자프를 찾아 이슬람 시아파의 최고 성직자인 알 알시스타니(90)와 종교간 대화를 나눴다.  나자프의 이맘 알리(시아파 1대 이맘) 영묘가 자리한 라술 거리에 도착해 호송 차량에서 내린 교황은 알시스타니의 자택까지 몇m를 걸어갔다. 최근 다리에 림프종이 발병했다는 사실을 밝힌 교황은 역시나 걸음걸이가 뭔가 불편해 보였다. 자택 앞에서 전통 복장 차림의 주민들이 교황을 맞이했으며, 교황이 출입구에 들어설 땐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날리기도 했다.  약 50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서 교황은 알시스타니에게 이라크 내 소수파인 기독교인들을 무슬림들이 포용할 것을 촉구했다고 AP 통신 등은 전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라크 기독인 공동체는 2003년 100만∼140만명이었으나 전쟁과 내전, 극렬 테러단체 ‘이슬람 국가’(IS)의 박해 때문에 지금은 30만∼40만명 선으로 줄어들었다. 이라크 기독교인들은 알시스타니가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으면 자신들의 처지와 신앙생활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고 AP는 설명했다.  이라크는 물론 세계 시아파 무슬림의 존경을 받는 알시스타니와 교황의 만남은 현지에서 TV로 생중계됐고, 주민들은 환호하며 시청했다고 AP는 전했다.  이날 오후에는 아브라함이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우르를 찾아 고대 수메르인들이 건설한 지구라트 유적 등을 돌아봤다. 우르는 기독교와 이슬람, 유대교의 3대 유일신 종교가 발원한 곳이기도 하다. 전날 오후 2시쯤 전용기 편으로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도착한 교황은 트랩 앞에서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총리의 영접을 받고 의장대를 사열한 뒤 대통령궁으로 이동, 바흐람 살레 대통령 등 이라크 고위 관계자들과 손을 맞잡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폭력과 극단주의, 파벌, 편협한 행동이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하며 “서로의 차이를 뛰어넘고 상대방을 같은 인류의 일원으로 보는 법을 배워야만 효과적인 재건의 과정을 시작하고 후세에 더 정의롭고 인간적인 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교적으로 소수인 민족을 소중하게 여겨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누구도 2류 시민으로 간주해서는 안된다”며 “이라크의 모든 종교인은 시아파 무슬림과 같이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땅에서 오래 전에 살았던 기독교인의 존재는 풍부한 유산”이라며 “종교적 소수민족을 제거해야 할 장애물이 아닌 보호해야 할 소중한 자원으로 생각해 달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특히 IS로부터 인종청소를 당한 야지디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여기서 고통받은 수많은 사람 가운데 야지디족을 생각한다”며 “그들은 무분별하고 잔혹한 행위의 무고한 희생자”라고 말했다. 이라크곳곳에 흩어져 사는 소수 민족인 야지디족은 이슬람교가 아닌 야지디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박해를 받아왔으며, 특히 2014년부터 이라크와 시리아를 중심으로 발호한 IS로부터 인종청소에 가까운 학살을 당했다.  교황은 전날 오후 바그다드에 있는 ‘구원의 성모’ 대성당을 방문했다. 이 성당은 2010년 10월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의 총격으로 58명이 숨진 곳으로 사망자 중 48명이 가톨릭 신자였다. 교황청은 48명의 시복(諡福·복자 칭호를 허가하는 교황의 공식 선언)을 고려하고 있다.  2013년 즉위 이래 여러 차례 이라크를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온 교황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탓에 15개월 동안 멈춘 해외 순방을 재개하면서 첫 목적지로 이라크를 택했다. 8일까지 교황은 IS가 장악해 가장 철저히 파괴된 이르빌과 모술, 바크디다 등을 돌아볼 예정이다. 7일 모술의 교회 광장에서는 IS와의 전쟁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미사를 집전한다. 카라코시도 찾는데 2017년 IS가 퇴각한 뒤 돌아와 재건에 힘쓰는 기독교도들을 축복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교황 ‘아브라함의 고향’ 이라크 방문 “알수 없는 곳으로 걸어들어간다”

    교황 ‘아브라함의 고향’ 이라크 방문 “알수 없는 곳으로 걸어들어간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5일부터 나흘 동안 이라크를 방문한다. 걸핏하면 로켓이 날아드는 곳이다. 교황이 로마를 출발하기 이틀 전인 지난 3일에도 미군과 영국군 등이 사용하는 서부의 공군기지에 로켓 10여발이 날아왔다. 지난 1월에도 극렬 무장집단 이슬람 국가(IS)가 바그다드의 한 시장에서 쌍둥이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해 적어도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가톨릭 신도가 있기는 한 건지 갸웃거리게 되기도 한다. 아브라함의 고향이며 구약성경의 무대인데 역대 교황 중 누구도 찾지 않았던 유일한 나라였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교황이 “알 수 없는 곳으로 걸어들어간다”고 전했다. 워낙 위험 요소가 널려 있는 곳이라 많은 측근들이 재고해 달라고 간청했지만 교황은 종교간 화합과 중동 지역의 평화, 그리스도인 공동체 복원 등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겠다며 물리쳤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15개월 동안 해외 방문을 자제하다 재개하는 건데 처음 찾는 나라가 이라크라는 건 예사롭지 않다. 아브라함의 고향이자 기독교와 이슬람, 유대교, 세 유일신 종교가 발원한 우르를 찾는다.국내 가톨릭 전문방송 cpbc 보도에 따르면 첫날 바그다드의 성 요셉 성당을 찾은 뒤 `구원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을 방문한다. 이라크 칼데아 가톨릭 교회 대변인인 알베르트 히샴 나움 신부는 “2010년 10월 31일 주일 미사가 봉헌되던 이 성당에서 끔찍한 테러 공격이 있었다. 당시 2명의 사제를 포함한 48명의 그리스도인이 희생됐다”고 돌아봤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라크의 그리스도인은 150만명으로 추산됐지만 불안한 정세와 IS의 박해 탓에 25만명 정도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성당들은 폐허가 되다시피 했다. 재건에 힘쓰고 있는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교황의 방문을 간절히 바라는 이유다. 나움 신부는 “우리는 교황님이 이라크를 방문하는 동안 이곳을 찾아 순교자들을 기억할 것이라는 희망에 가득 차 있다”고 했다. 교황은 방문 사흘째에 모술과 에르빌, 카라코쉬 등 IS가 거점으로 삼았던 도시들을 차례로 찾아 IS의 만행 탓에 사격장이 돼버린 성당들을 찾아 전쟁의 참혹함을 간접 체험하게 된다. 그의 발언이 주목되는 이유다. 특히 모술은 중동 어느 지역보다 IS의 악행이 광범위하게 저질러진 지역이라 교황의 방문이 의미를 갖는다. 현지 블로거인 오마르 모하메드는 “IS가 어떻게 교회와 유적지를 파괴했는지, 어떻게 사람들을 살해했는지, 그들이 어떻게 모술의 그리스도인을 약탈했는지, 어떻게 그리스도인을 내쫓았는지 난 다 지켜봤다. 교황 방문 소식을 듣고, 수없이 울었다. 믿을 수 없이 기뻐 아이처럼 울었다. 이 일이 실제로 일어나다니! 난 그리스도인은 아니지만 그런데도 내 기도를 들어주신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틀째인 6일에는 이슬람 시아파의 최고 지도자 알 시스타니 아야톨라를 만나 종교간 화합에도 나선다.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추기경)은 “국가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의 대화와 협력, 서로에 대한 이해, 형제애를 증진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다른 나라들을 찾을 때 타던 흰색에 지붕이 없는 자동차 대신 이라크 방문 내내 총탄은 물론 폭탄도 막아내는 차량을 이용한다. 이라크 당국은 그의 경호에 1만명의 군경 인력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규모 집회나 미사는 하지 않고 참석 인원을 최소화해 진행한다. 하지만 마지막 에브릴 미사 때는 1만명 정도의 환송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트럼프 변호인단 “탄핵은 정치적 보복·마녀사냥”…상원 탄핵심판 변론 마무리

    트럼프 변호인단 “탄핵은 정치적 보복·마녀사냥”…상원 탄핵심판 변론 마무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상원 탄핵심판 나흘째인 12일(현지시간) 탄핵 추진이 정치적 보복이자 마녀사냥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변호인단이 주어진 16시간 가운데 4시간 정도만 변론하고 마무리지어 탄핵안 표결이 이르면 13일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인 마이클 반 데르 빈은 이날 상원의원들을 상대로 “탄핵 추진은 정치적 보복을 위한, 노골적으로 위헌적인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1월 6일 의회 난입 사태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법행위를 촉구한 게 아니라며 “불법적 행위를 어떤 식으로든 권고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고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쇼언 변호사는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이 증거를 조작하고 영상을 선택적으로 편집해 전체적인 맥락을 왜곡했다고도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이트(fight)’를 사용한 것이 의회 난입 선동의 근거가 된다는 주장도 반박하면서 민주당 인사들이 각종 발언과 연설에서 이 단어를 사용한 사례도 모아 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앞서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이 10~11일 의회 난입 당일 미공개 영상을 포함해 다양한 영상자료를 제시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를 인정해 달라고 호소한 것과 같이 변호인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 연설을 포함해 여러가지 영상자료를 틀며 변론을 진행했다. 다만 이들은 이틀간 16시간 변론 기회를 부여받았음에도 4시간 정도만 쓰고 변론을 마무리지었다. CNN방송은 쇼언 변호사가 금요일인 이날 일몰부터 시작되는 유대교 안식일을 지키러 떠나기 전에 상원의원들의 질의에 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변론을 단축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9일에 비해 이날 변론에 만족을 표시했다고도 전했다. 첫 탄핵심판 심리일이었던 변호인이 횡설수설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크게 화를 낸 것으로도 알려졌다. 양쪽이 변론을 마치면서 이후 상원의원들의 질의와 양쪽의 최종 변론, 표결 절차가 남았다. 이르면 토요일인 13일 표결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NN은 13일 오후 3시쯤 최종 표결이 이뤄질 수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상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공화당에서 17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방역 조치 거부한다”…노마스크 유대교인들 대규모 시위

    “방역 조치 거부한다”…노마스크 유대교인들 대규모 시위

    세계에서 가장 신속하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인 이스라엘이 일부 종교인들의 반발로 방역의 골머리를 앓고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9일 밤 예루살렘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반대하는 초정통파 유대교인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당국의 방역조치가 무색하게 모두 노마스크 모습으로 나타난 이들은 '건강을 이유로 한 종교 탄압을 중단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시간이 지나면서 시위는 더욱 가열돼 일부는 쓰레기통을 태우고 돌을 던지는 등 폭력으로 번져 이중 4명이 체포되기도 했다.앞서 초정통파 유대교인들 수천 명은 지난달 31일 예루살렘의 한 랍비 장례식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채 운집해 논란이 인 바 있다. 특히 숨진 랍비 메슐람 솔로베이치크는 코로나19가 사인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는 커녕 노마스크로 그를 애도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10인 이상 모임 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와 국경 폐쇄 등 강력한 코로나19 봉쇄조치를 펼치고 있다. 최근까지 총 인구 920만명 중 누적확진자가 70만명을 넘어섰으나 총사망자는 5200명 정도에 그쳐 방역 성적도 우수한 편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해 현재까지 전체 인구의 41%는 최소 1회 백신을 맞았다. 그러나 이스라엘 당국의 이같은 노력에도 확진자가 계속 느는 이유는 방역 수칙을 따르지 않는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의 몫이 크다. 코로나19 확산에도 유대교도들은 학교와 회당문을 계속 열고, 대규모 집회 형식의 결혼식과 장례식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체 인구 중 초정통파 유대교도 비율은 15% 정도지만, 최근 보고된 확진자 가운데 이들의 비중은 무려 35%에 달할 정도다. 학생 감염자의 경우 절반가량이 초정통파 유대교도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1900년 전 로마 병사의 급여명세서… “실수령액 사실상 0원”

    1900년 전 로마 병사의 급여명세서… “실수령액 사실상 0원”

    1900여 년 전 로마 병사가 받았던 급여명세서가 공개됐다. 파피루스에 새겨진 해당 문서는 제1차 유대-로마 전쟁 중 마지막 전투였던 마사다 항전에 참여한 군사의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의 고대 요새인 마사다에서 기원후 70년대 초에 일어난 마사다 항전은 기원후 70년대 초에 일어난 유대인과 로마군의 전쟁이다. 이번에 공개된 급여명세서의 주인인 로마 병사 가우스 메시우스는 전쟁에 참여한 대가로 50데나리(denarri, 고대 로마의 통화 단위)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급여에서 식량과 군사 장비에 대한 비용이 공제돼 실수령액은 거의 ‘0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당시 로마 병사는 기병이었으며, 말과 노새에게 주는 사룟값이 병사의 급여에서 공제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당시 병사는 월급날이 되어도 사실상 무일푼이었을 것”이라면서 “고대 병사의 급여에서 의류와 음식 등 필수 비용에 얼마가 소비됐는지 관찰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해당 급여명세서에는 로마군이 마사다 항전이 끝난 뒤의 날짜와, 유대인 포로를 수용할 수용소를 세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모든 내용은 파피루스에 기록됐다. 이 문서는 지난해 전문가들이 군사 비문 데이터베이스와 파피루스 번역을 통해 내용이 밝혀졌으며, 최근 미국 군사전문매체인 태스크 앤 퍼포즈가 8일 소개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한편 마사다는 사해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고원에 위치하고 있으며, 기원전 37년 유대의 헤롯 대왕이 지은 요새화된 궁전이다. 성지순례자들이 예루살렘이나 갈릴리 못지않게 선호하는 필수 성지순례 코스 중 하나로도 유명하다. 200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마사다 항전 당시 유대인들은 로마군과 결사 항전 끝에 더 이상 저항할 수 없게 되자 전사와 가족 900여 명은 집단 자살을 선택했다. 다만 자살을 금지하는 유대교 율법을 고려해 가장이 가족들을 먼저 살해한 뒤 다시 모여 서로를 죽여주는 방식을 반복해 죽음을 선택했다. 최후의 한 사람은 전원이 사망한 것을 확인한 뒤 성에 불을 지르고 자결했다. 이후 마사다에 입성한 로마군은 시신 369구를 확인했으며, 살아남은 사람은 지하 동굴에 숨어있던 성인 2명과 아이 5명 뿐이었다. 마사다 항전은 로마군의 승리로 끝났지만, 유대인들이 로마군에 대항해 끝까지 항전해 이스라엘의 자긍심과 일체감을 상징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꼽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내가 대신 이란에 수감됐는데 일년 만에 남편은 논문 지도교수와

    아내가 대신 이란에 수감됐는데 일년 만에 남편은 논문 지도교수와

    남편을 대신해 이란에 억류돼 스파이 혐의로 804일 수감돼 있다가 풀려난 영국계 호주인 여성 학자가 지난해 11월 귀국한 뒤에야 남편이 다른 여자와 정분이 난 사실을 알고 좌절했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호주 헤럴드 선 등에 따르면 멜버른대학의 중동 전문가인 카일리 무어길버트(33)는 최근 러시아계 이스라엘인 남편 러슬란 호도로프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두 사람은 2007년 이스라엘에서 처음 만나 2017년 결혼했다. 유대계 남편의 뜻을 좇아 전통 유대교 의식으로 혼례를 치렀다. 무어길버트는 이듬해 이란 중부의 성지 곰(Qom)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당국에 체포됐다. 당국은 그녀의 남편이 이스라엘 첩자인 것으로 보고 대신 그녀를 억류했다. 그 뒤 재판을 받고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란군의 최정예 혁명수비대는 호도로프를 이란에 입국하도록 유인하라고 압박했는데 그녀는 극렬하게 저항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에게 극비리에 편지를 보내 이란 당국이 호도로프를 유인하려고 자신을 이용하려 한다고 폭로했다. 남편의 무고를 믿고 단식 투쟁도 벌였다. 교도소는 그녀에게 냉동 감방에 가두는가 하면 정신적 고문도 서슴찮았다. 그런데 이렇게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썼던 남편은 이미 아내가 억류된 지 일년 만에 다른 여성을 마음에 품었다. 바로 무어길버트의 박사학위 논문을 지도했던 카일 백스터 교수와 불륜이 시작된 것으로 친구들은 믿고 있었다. 2012년 태국에서 폭탄 테러 음모를 꾸미다 검거된 이란인 셋과 맞교환하는 형식으로 석방된 무어길버트는 지난해 11월 귀국한 뒤에야 이런 사실을 알게 됐고 낙담하다 이혼을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호주 정부는 어렵사리 태국 정부를 설득하고 이란 정부와 6개월 동안 협상을 벌여 그녀의 석방을 이끌어냈다. 텔레그래프는 무어길버트의 이혼을 부른 백스터 교수의 불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멜버른대학에 문의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람보’ 이매뉴얼, 중·일 美대사로 돌아오나

    ‘람보’ 이매뉴얼, 중·일 美대사로 돌아오나

    저돌적이고 호전적인 업무 스타일 때문에 ‘람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람 이매뉴얼(62) 전 시카고 시장이 중국이나 일본 대사로 낙점될 수 있다고 NBC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업무 능력은 출중했지만 ‘입 험한 성난 불독’, ‘킬러 전략가’ 등의 별명에서 보듯 아군·적군 가리지 않은 독설 때문에 진보진영 내에서도 찬반이 엇갈린다. 우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첫 비서실장을 지낸 그의 경력을 감안할 때 주요국 대사로서는 손색이 없다. 오바마가 첫 대사로 캐럴라인 케네디(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를 보냈을 정도로 일본은 ‘화려한 이름’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매뉴얼 역시 환영할 가능성이 높다. 또 중국 견제·압박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우선 외교노선이라는 점에서 공격적인 성향의 이매뉴얼은 괜찮은 선택이다. NBC는 이매뉴얼이 이스라엘 대사로도 거론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사이가 좋지 않아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이매뉴얼은 시카고의 유대교 집안 태생으로 아버지는 시온주의 지하 군사 조직인 ‘이르군’ 소속이었다. 1989년 일리노이주 민주당 상원의원 폴 사이먼의 선거 참모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정치후원금 모금에 특히 비상한 능력을 보였다. 새벽 4시에 전화하거나 15분 단위로 연락해 후원금을 모집하고 액수가 적으면 면전에서 구박했다는 일화 등이 유명하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캠프에서 재정담당을 맡은 뒤 1993~98년 백악관 정책보좌관을 지냈고, 오바마 때는 첫 비서실장으로서 ‘말만 많고 행동이 없은 정권’이라던 세간의 비난을 잠재우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이스라엘서 수천 명 모인 ‘노마스크’ 장례식…방역조치 무색

    이스라엘서 수천 명 모인 ‘노마스크’ 장례식…방역조치 무색

    코로나19로 타계한 랍비 장례가 ‘노마스크’로 치러졌다. AP통신은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한 랍비 장례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유대교인 수천 명이 운집하면서 당국의 방역조치가 무색해졌다고 전했다. 이날 예루살렘에서 코로나19로 숨진 랍비 메슐람 솔로베이치크의 장례가 거행됐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몰려든 초정통파 유대교인 수천 명은 그러나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였다. 군데군데 마스크 착용자도 눈에 띄었으나, ‘턱스크’ 등 착용 사태가 불량했다. 코로나로 숨진 이를 ‘노마스크’로 애도하는 모순적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노마스크 장례 행렬은 도심을 지나 묘지까지 이어졌다.이스라엘 정부는 10인 이상 모임 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와 국경 폐쇄 등 강력한 코로나19 봉쇄조치를 펼치고 있다. 누적확진자가 64만 명을 넘어섰지만, 총사망자는 4796명에 불과할 만큼 우수한 방역을 자랑한다. 백신 접종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12월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해, 현재까지 인구 920만 명 중 300만 명이 1차, 177만 명이 2차까지 접종을 마쳤다. 인구 대비 접종률로는 세계 최고 속도다. 하지만 방역 수칙을 따르지 않는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의 저항은 걸림돌이다. 코로나19 확산에도 유대교도들은 학교와 회당문을 계속 열고, 대규모 집회 형식의 결혼식과 장례식을 치르는 중이다. 마스크 착용과 집회 금지 등 방역 수칙을 따르지 않거나, 단속에 반발해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적인 양상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이스라엘 전체 인구 중 초정통파 유대교도 비율은 15% 정도지만, 최근 보고되는 확진자 가운데 이들의 비중은 무려 35%에 달할 정도다. 학생 감염자의 경우 절반가량이 초정통파 유대교도이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정부는 이렇다 할 제재를 가하지 못하고 있다. 현지언론은 2년간 3차례 총선을 치르고도 정부 구성을 하지 못한 네타냐후 총리가 3월로 예정된 4번째 조기 총선을 의식해 초정통파 유대교의 불법을 용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마스크도 안 쓰고 코로나 사망 시신 운구, ‘면역 실험실’된 이스라엘

    마스크도 안 쓰고 코로나 사망 시신 운구, ‘면역 실험실’된 이스라엘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99세에 사망한 초정통파 유대교(하레딤) 랍비 메슐람 도비드 솔로베이치의 장례식에 31일 정말 많은 인파가 몰렸다. 현재 세상 어느 나라에서도 코로나19 사망자의 장례를 이처럼 성대하게 치르지 않을 것 같다. 대다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관에 안치하지도 않은 시신을 운구했다. 3차 봉쇄 조치가 이날 밤 12시까지 시행됐지만 경찰은 장례 인파를 해산하려 하지도 않았다. 이스라엘 인구 930만명 가운데 초정통파 유대교도 비율은 15% 정도지만, 최근 보고되는 확진자 가운데 이들의 비중은 무려 35%에 이른다. 학생 감염자의 경우 절반가량이 초정통파 유대교도다. 사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진행해 많은 나라들의 부러움을 샀지만 이스라엘 정부와 방역당국은 집단면역 효과 발생 시점을 당초보다 늦춰 잡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이달 중순 인구의 24%가량이 접종을 마치면 경제활동 본격 재개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날 오전까지 집계된 1차 접종자는 300만 5000명, 2차 접종까지 마친 인원은 172만여명이다. 1차 접종 목표는 일단 충족한 상태다. 그런데 요아브 키시 이스라엘 보건부 차관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최종 목표는 (2차 접종자) 550만명이다. 300만∼400만명을 넘어서면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총리가 예고했던 상황이 몇 주 안에 벌어질 것”이라며 “당초 예상 시기보다 몇 주 늦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염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의 빠른 전파와 방역 수칙을 거부하는 종교 단체의 활동 등이 백신 접종의 효과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은 마스크 착용과 집회 금지 등 방역 수칙을 따르지 않거나, 당국의 단속에 반발해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적인 양상도 보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강력한 봉쇄 조치와 더불어 국경까지 폐쇄하며 외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유입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활개를 치면서 아직 확실한 면역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감염 속도가 상당히 둔화하긴 했지만 지난달 30일에도 신규 확진자가 2500명을 넘겼다. 최근 2년 동안 세 차례 총선을 치르고도 정부 구성을 하지 못한 네타냐후 총리가 3월로 예정된 네 번째 조기 총선에서 초정통파 유대교 관련 정당의 지지를 의식해 이들의 단속에 소극적인 것이란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숙적인 베니 간츠 전 부총리는 트위터에 “몇백만명의 가족과 어린이들이 집에 갇혀 지내는데 하레딤 교도 수천명이 장례에 운집했는데 심지어 대다수가 마스크도 쓰지 않았다. 불공평한 법 집행의 증거”라고 개탄했다. 이어 “우리는 효과도 없고 가짜인 봉쇄를 지속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봉쇄되든지, 모두가 재개하든지 해야 한다. 방종의 세월은 끝났다”고 단언했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 밤 12시까지로 예정된 3차 봉쇄의 연장 여부를 이날 중 결정할 예정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디지털과 아날로그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디지털과 아날로그

    지난해 추석 즈음 랜섬웨어 공격으로 컴퓨터에 있던 자료를 다 잃어버렸다. 외장하드를 본체와 연결해 둔 것도 불찰이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된다’는 말의 뜻을 실감했다. 문서는 물론 20년 가까이 찍은 사진도 다 날아갔다. ‘사진으로 세상읽기’ 연재도 이젠 접어야겠다고 마음을 비웠다. 모든 흔적이 사라지는 경험이었다. 한참 망연자실해하다가 오래전 구석에 처박아 둔 외장하드 두 개를 발견했다. 다행히 문서는 거의 다 건졌다. 하지만 사진은 최근 몇 년 치를 다 잃었다. 이 일을 겪으며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먼저 디지털의 허망함이었다. 한순간의 실수로 순식간에 다 사라지다니. 20여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연구서 집필을 위해 수백 권의 영문 자료에서 필요 부분을 우리말로 번역해 저장한 문서 파일이 사라진 것이다. 파일 이동을 하다가 버튼을 잘못 누른 모양이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도트프린터’로 출력해 뒀다는 것. 프린트물이 없었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할 뻔했다. 평소 사용하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약칭 OED·전 20권)은 2000년 무렵 CD로도 출시됐다. 써 보니 종이책보다 한층 편리했다. 그러나 컴퓨터 운영체제(OS)가 업그레이드되면서 지금은 구동이 안 된다. 한동안 잘 썼지만 이젠 무용지물이다. 요즘은 다시 종이책 ‘옥스퍼드 영어사전’을 참고한다. 1947년 사해 연안 쿰란에서 기원전 1세기 유대교 종파인 에세네파의 문서가 발견됐다. 이른바 ‘사해 두루마리’다. 양피지에 기록된 문서가 무려 2000년 뒤에 발견된 것이다. 사막의 건조한 기후 덕분이었다. 이런 일이 디지털 세계에서도 가능할까? 1990년대 널리 사용되던 플로피 디스켓도 이젠 읽을 수 없게 됐는데 말이다. 디스토피아 영화, 소설에서는 문명 파괴 후 석기 시대로 돌아간 인류의 모습이 그려지곤 한다. 상상컨대 퇴보하긴 하겠지만 석기 시대까지는 아니고 로마제국 멸망 후 고전문명이 파괴된 중세와 비슷해질 것 같다. 그 시절이 오면 종이책을 통해 문명을 재건하지 않을까. 페트라르카 등 중세 말기 휴머니스트들이 평생을 바쳐 필사본을 발굴함으로써 르네상스 문명을 열었듯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지만 이젠 외장하드 케이블을 반드시 본체와 분리한다. 그리고 온라인 클라우드에 중요 자료를 꼭 저장해 둔다. 디지털 시대를 버티는 방법이다. 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 하누카 즐기고 대규모 결혼식… 이스라엘의 천국이 된 두바이

    하누카 즐기고 대규모 결혼식… 이스라엘의 천국이 된 두바이

    미국 뉴욕 브루클린 출신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6년째 거주 중인 랍비 레비 듀크먼(27)은 요즘 매일 흥분의 연속이다. 이스라엘에서 건너온 유대인 단체 관광객들을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어서다. 얼마 전엔 유대교의 성탄절과 같은 ‘하누카’를 맞아 두바이의 한 호텔에서 모국서 온 방문객들과 함께 촛불을 켜는 의식도 치렀다. 29일(현지시간) 미국공영방송(NPR)에 따르면 최근 두바이 곳곳은 전례 없는 이스라엘 방문객들로 넘쳐나고 있다. 특히 유대교 월력의 아홉 번째 달 25일부터 8일간 진행되는 하누카가 올해는 지난 10일부터였는데, 코로나19 팬데믹도 아랑곳하지 않고 두바이를 찾아 연휴를 만끽했다. 유대인들의 음식인 코셔 식재료를 취급하는 현지 정육점에서 “매주 2000마리의 닭이 필요했다”는 너스레가 나왔을 정도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두바이 거리의 이스라엘 여행객 무리’는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었다. 이스라엘과 UAE 간 직항편이 없었을 뿐더러, 이스라엘 항공기는 UAE 영공에 들어갈 수 없었다. UAE는 이스라엘 시민권자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았고, 이중국적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 한해서만 이스라엘인이 UAE에 거주할 수 있었다. 두 나라의 관계는 지난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재로 백악관에서 이스라엘과 UAE 간 관계정상화 합의가 이뤄진 뒤 빠르게 해빙됐다. 10월 20일 이스라엘과 UAE는 상호 여행비자 면제 협정을 발표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영공을 통과하는 항로가 허용됐고, 시범운행을 거쳐 지난달 26일 저가항공인 플라이두바이가 두 나라 간 최초의 상업 비행노선을 가동하기 시작했다.현재 3시간 30분이 소요되는 텔아비브에서 두바이까지 매일 15회의 직항편이 운항된다. 두바이를 여행한 이스라엘 관광객은 최소 4만명에 달한다고 NPR은 집계했다. 여행객이 늘면서 두바이 스타벅스에 ‘코셔 인증 메뉴’를 늘려야 한다는 요청이 제기될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패키지 여행 외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세계 주요 관광지로의 여행이 사실상 중단된 점도 이스라엘인들을 두바이로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두바이 현지인들은 집에 머물고 외출을 자제해야 하지만, 코로나19 음성 입증 서류를 지녔다면 여행객들이 두바이 입국 뒤 자가격리 없이 여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리두기 좌석제이긴 하지만 두바이에선 관광객 대상 공연이 이어지고,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이스라엘에서는 금지된 대규모 결혼식도 두바이에선 할 수 있다. 한편에선 갑작스러운 여행객 증가로 인한 우려도 여전하다. 이스라엘 매체인 예루살렘포스트는 “두바이 여행객들은 테러 위협에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성 기사를 내보냈다. 항공기 탑승, 여행 중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아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해지는 것도 문제다. 지난 17일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고 여행길에 올랐던 2명이 두바이 검역소에서 양성 판정을 받기도 했다. 30일 오전 현재 이스라엘 코로나 누적 확진자수는 41만여명, UAE의 확진자수는 20만여명에 달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성전’ 이름으로 정당화… 국가 간 분쟁보다 위험

    ‘성전’ 이름으로 정당화… 국가 간 분쟁보다 위험

    기독교 약 18억명, 이슬람교 약 13억명. 두 종교를 믿는 신자들의 숫자다. 이 두 거대 종교를 따르는 신자들을 합하면 거의 세계 인구의 절반이 된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이다. 두 종교 모두 ‘평화의 종교’를 내세우지만 세계는 평화롭지 않다. 외려 인간이 저지른 최악의 폭력들이 두 종교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경우가 많았다. 다른 종교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왜 그럴까. ‘종교가 사악해질 때’는 이를 종교가 타락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미국 비교종교학자인 저자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간의 갈등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을 쓰면서 서문(개정판)에 “종교에서 영감을 얻거나 종교라는 허울을 뒤집어쓰고 활동하는 사람과 집단의 위험이 지금만큼 분명하게 드러난 적은 없”기 때문이라고 출간 이유를 밝혔다. 세계에서 종교가 가장 들끓는 곳은 인종의 용광로, 미국이다. 지금까지는 기독교가 다수이고 유대교가 그다음이었지만, 이제 이슬람교가 2위를 넘본다. 세계 유일 초강대국의 내부에서 거대 세력 간의 싸움이 벌어진다면 국가 간 분쟁보다 훨씬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종교가 타락하는 징후를 살피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저자는 종교 타락의 징후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자신들만이 절대적 진리를 알고 있다고 주장하고, 맹목적인 순종을 강요하며, ‘이상적인 시대’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확립하려 든다. 또 숭고한 목표를 위해 동원되는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고, 이기적인 명분으로 ‘성전’을 선포한다는 것 등이다. 우리에게도 시사점을 주는 내용이다. 저자는 “모든 종교가 다 똑같지 않다면, 모든 종교의 세계관이 똑같이 타당하다고 보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자기비판적인 의식, 타인에게 열린 마음을 갖는다면 건강한 미래를 일궈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하는 일부 국가에서 극단주의를 부추기는 심각한 문제가 도드라지는 만큼, 이를 제어하기 위해 서구의 무슬림들이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코로나 시대에 산타클로스는 어떻게 지내실까

    코로나 시대에 산타클로스는 어떻게 지내실까

    ●비치발리볼로 선물 배달 체력 키워요…일광욕 좋아하는 이스라엘 산타들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이스라엘에선 하누카(수전절)가 전국적으로 성대하게 진행된다. 사실상 크리스마스를 대체하는 유대교의 명절로, 가지가 여덟 개인 촛대에 하루에 한 등씩 불을 밝혀 8일째는 촛대의 불을 모두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이스라엘 관광청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예루살렘 올드 시티와 다윗의 탑, 그리고 텔아비브 야포의 산타 소식을 전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활동 근거지였던 예루살렘의 산타는 전통적인 모습으로, 텔아비브-야포의 산타들은 전 세계에 선물을 배달하기 위한 체력을 키우기 위해 해변에서 비치발리볼을 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야외에서 햇빛을 쬐는 것이 코로나 우울증 극복에 좋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텔아비브의 해변 산책로와 모래밭 등이 새로운 야외활동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관광청은 덧붙였다.●새해 전날 밤에 찾아오는 노엘 바바…이슬람권 터키는 1월 1일이 크리스마스 터키는 ‘산타 클로스의 원조’임을 내세우는 나라다. 근거는 270년 경 터키 남부 파타라 지방에서 태어난 성 니콜라스 주교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니콜라스 주교는 해마다 12월이 되면 지역의 아이들에 선물을 나눠줬다. 그런데 그 방식이 독특했다.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부담을 느낄 것을 염려해 황금 동전이 든 주머니를 굴뚝으로 던졌다. 그러다 선물 하나가 우연히 벽난로에 걸려있던 양말 속으로 들어가게 됐고, 그때부터 산타클로스가 굴뚝을 통해 내려와 선물을 두고 간다는 믿음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슬람 문화권인 터키에선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새해로 가는 ‘징검다리’로, 축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날 정도로 여긴다. 실질적인 크리스마스는 1월 1일이다. 터키의 산타클로스인 노엘 바바(Noel Baba)가 새해 전날 밤 선물을 가져다준다고 믿어, 어린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기다린다.새해 전날 밤엔 가족들이 모여 구운 칠면조 요리를 즐긴다. 식사 뒤엔 빙고와 비슷한 톰발라 게임을 하며 제야의 종소리를 기다린다. 자정 무렵이면 카운트 다운과 동시에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대교 등 터키 곳곳에서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친다. 새해에만 발행되는 복권인 ‘밀리 피양고’ 추첨식도 이때 진행된다.●코로나로 울상인 핀란드 로바니에미…랜선 여행으로 편히 즐겨요 핀란드엔 실제 산타클로스가 산다. 산타마을 로바니에미가 그 곳이다. 로바니에미는 북위 66도 아크틱 서클(Arctic Circle), 이른바 북극권 경계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북극에 살며, 루돌프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날아다닌다는 산타클로스 전설을 마을 곳곳에 충실하게 구현했다. 핀란드 체신청이 운영하는 산타우체국에서 ‘엘프’(요정)들이 산타클로스 앞으로 배달되는 수십만통의 편지를 나라별로 분류하고 답장도 써준다.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크게 줄어 산타마을도, 산타클로스도 울상이다. 핀란드에선 대신 랜선 여행을 권하고 있다. 산타마을을 촬영한 30분 분량의 가상현실(VR) 영상을 보며 아쉬움을 달래고, 코로나 블루도 날려보내라는 것이다. 25일부터 핀에어 숍 홈페이지에서 10유로(약 1만 4000원)를 내면 가상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핀에어 비즈니스 좌석에 편하게 앉아 오로라와 로바니에미 마을 등을 둘러본다. 수익금은 모두 유니세프에 기증할 예정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파우치는 ‘줌’ 팔순잔치… 트럼프는 백악관 ‘성탄 파티’

    파우치는 ‘줌’ 팔순잔치… 트럼프는 백악관 ‘성탄 파티’

    백악관 12월 파티 줄줄이 개최 트럼프 “규모 줄였고 마스크 써”파티 참가 개인변호인 양성 판정5일만에 100만명씩 확진 느는데앞으로 20여개 파티 더 개최 전망전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팔순 생일 모임을 화상(줌)으로 하겠다고 밝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연이어 개최해 구설수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역지침과 다른 행동을 하는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솔직히 (참가자) 수를 상당히 많이 줄였다. 파티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고 답했다고 ABC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상 백악관 파티는 12월 초순의 하누카(유대교 축제), 12월 25일인 크리스마스, 12월 26일부터 새해 첫날까지 이어지는 콴자(아프리카계 미국인 축제)를 맞아 연이어 개최된다. 문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5일 만에 100만명씩 늘어나는 위급한 상황이라는 데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암울한 겨울을 경고하며 여러 사람이 모이는 연말 파티를 열지 말라고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수장인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난 8일 백악관 파티에 참석했다고 ABC가 전했다. 또 지난 4일 백악관 파티에 참석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법률 고문인 제나 엘리스가 이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A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미 10개의 파티가 열렸고, 앞으로 20여개의 파티가 더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참석자 수는 200명 이상에 이를 때도 있을 거라고 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약탈하고, 건물을 불태우고, 시위를 벌일 수 있다면, 크리스마스 파티에도 갈 수 있다”며 책임감 있게 파티를 진행할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그도 지난 7일 자신의 아기와 백악관 파티에서 참석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였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내년 1월 코로나19로 더 나쁜 상황 올 수도” 경고하는 파우치

    “내년 1월 코로나19로 더 나쁜 상황 올 수도” 경고하는 파우치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내년 1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더 나쁜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7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코로나19 브리핑에 영상으로 출연해 “1월 중순이 우리에게는 정말로 암울한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추수감사절로 인한 코로나19 감염자 급증 여파가 추수감사절로부터 2주 반 정도 뒤 나타날 것이라며 “문제는 이것이 잠재적인 크리스마스와 하누카(유대교의 축제, 올해는 12월 10∼18일) 급증의 시작과 바로 이어진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것이 급증 위에 다시 급증이 포개지는 셈이라며 누군가 이에 대처하려 해보기도 전에 사람들이 겨울 휴가철을 맞아 여행을 가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확산을 부채질한 가족·친구와의 모임이 더 많이 열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1월 중순에 사태가 정말로 악화하는 것을 보기 시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소규모 가족 모임 때도 낯선 사람과 있을 때처럼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유지하는 등의 예방 조치를 똑같이 취해달라고 당부했다.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백신이 승인을 받으면 공개적으로 이를 접종하겠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그것(백신 접종)을 공개적으로 한다면 나는 더없이 행복할 것”이라며 “미 식품의약국(FDA)과 그곳의 전문 과학자들이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말하면 내 순서가 됐을 때 나도 그것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친구인 클린턴·오바마·부시 대통령과 다른 이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그 백신을 맞으라고 추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모두 공개적인 장소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예비군이 승진·월급 1.5배 수당… 중동 최강 이 나라 ‘軍금해’

    예비군이 승진·월급 1.5배 수당… 중동 최강 이 나라 ‘軍금해’

    장애인·여성·예비군도 투입 시스템이민자에겐 영주권 주고 인력 충원90 만에 1개 부대 소집 체계 갖춰엄격 기준 탓 전체 여성 60%만 징집국위 선양해도 면제 없어 병력 과잉이스라엘은 인구 865만명의 작은 나라이지만 1948년 건국 이후 1973년까지 4차례의 전쟁에서 완승하면서 중동 지역 강국으로 부상했습니다. 주변국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가급적 많은 국민을 군에 투입시켜야 했습니다. 그래서 장애인, 여성, 예비군을 전력에 투입하는 독특한 인사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폐증 환자’도 군 정보요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26일 호서대 연구팀이 작성한 ‘이스라엘 군사제도 분석에 의한 대한민국 국군에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 정보국 소속인 ‘9900부대’는 시각 정보를 수집하는 대표적 정보부대입니다. 인공위성과 드론을 이용해 얻은 지형 사진을 분석한 뒤 군사 정보를 얻는 곳입니다.●자폐증 요원, 사진 분석에 ‘천재성’ 보여 이스라엘군은 2013년부터 새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자폐증 환자를 이 부대에 투입한 겁니다. 자폐증 요원들은 적의 이동과 건물 변화 등의 세밀한 변화를 포착하는 데 특유의 천재성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와 시리아, 이란의 군사 시설에 대한 정보 수집에 큰 성과를 냈습니다. 요원들은 9900부대에 배치되기 전에 군의 사회화 프로그램 ‘로힘 라호크’를 거칩니다. 대상자들은 텔아비브 인근의 ‘오노 아카데믹 칼리지’에서 영상 및 미디어 분석, 지도 분석 등 3개월 과정의 특수 교육을 받은 뒤 타인과의 의사소통 등 추가 교육을 받는다고 합니다. 투입된 자폐증 요원들은 수많은 위성사진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유용한 군사 정보를 추출하는 실전 교육을 받습니다. 목표물의 행동을 파악하는 알고리즘에 대해 교육받기도 합니다. 첩보용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도 이들의 일입니다. 이스라엘군 특수조직 중에는 ‘베두인 부대’도 있습니다. 1500명 규모로 사막지대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비유대계 소수민족 부대입니다. 평소 험지와 열사의 기후에 잘 적응해 국경지역 정찰 업무를 맡겼더니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군 남부사령부 예하 ‘사막 정찰부대’에 속한 베두인들은 하마스 테러부대가 이스라엘로 침투하는 경로를 사전 차단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들 베두인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온 이민자들도 영주권을 주는 조건으로 군 병력으로 충원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병사들은 1973년 4차 중동전쟁에서 ‘감청 작전’에 집중 투입돼 전쟁을 유리하게 이끄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인구 감소에 대비해 이런 이민자 정책은 더 확대될 전망입니다.●‘베두인 부대’도…이민자 적극 유입 이스라엘에는 엄격한 유대교리를 강조하는 강성 유대인 ‘하레디’가 있습니다. 종교적 신념에 따라 군 복무를 거부해 정부가 면제 특권을 부여했습니다. 그런데 건국 초기 소수였던 하레디가 최근에는 전 국민의 12%에 이를 정도로 크게 늘었고, 납세 의무도 거의 지지 않아 비판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그러자 이스라엘군은 이들이 병역 의무를 질 수 있도록 ‘하레디 부대’를 창설했습니다. 하레디 부대는 일과 시간에 경전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전통적 식습관을 지킬 수 있도록 급식체계도 조정했습니다. 그 결과 입대자가 급증했고 부대 창설 초기와 비교해 30배의 병력이 충원됐습니다. 중부사령부에 이어 남부사령부와 공군에도 하레디로만 구성된 부대가 잇따라 창설됐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예비군’도 주력군입니다. 현역이 17만 6500명, 예비군이 46만 5000명으로 전체 병력의 72%가 예비군입니다. 2006년 레바논 전쟁, 2012년 하마스와의 ‘8일 교전’ 등 각종 전쟁과 분쟁에서 예비군이 주력으로 싸웠습니다. 현역 복무를 마친 39세 이하 남성과 34세 이하 여성은 ‘제1예비역’으로 최전방에 지원병, 공수, 기갑, 공병 등으로 투입됩니다. 제1예비역을 마친 44세 이하 남성은 ‘제2예비역’으로 보병 지원병에 편성됩니다. 의무복무자는 1년에 30일을 훈련받아야 합니다. 2박 3일에 불과한 우리와 큰 차이가 납니다. 또 이스라엘에서는 1시간 30분 만에 1개 대대급 부대를 소집할 수 있을 정도로 체계적인 동원계획이 수립돼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예비군도 ‘승진’ 제도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군 계급이 사회적 지위와 연결되기 때문에 예비군 승진에 목매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강도 높은 훈련만큼 장학금·대출 등 혜택도 강도 높은 훈련을 받지만 한편으로 혜택도 많습니다. 전역 병사는 대학 등록금 전액 지원, 공무원과 공채 및 국가시험 가산 특전이 있으며 주택대출 지원도 받습니다. 예비군 수당은 개인 월평균 임금의 1.5배를 지급하고 동원훈련 일정이 연장되면 추가 수당도 줍니다. 만약 직업이 없으면 실업수당에 해당하는 금액을 훈련수당으로 준다고 합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18세가 되면 군에 입대하고 20대 초반에 사회로 복귀해 학업을 하거나 사회로 진출하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장교’는 매우 까다로운 선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반드시 병사, 부사관 단계를 밟아야 하고 단계별로 지휘관 평가도 받습니다. 과거 병사로 있었던 부대로 돌아가 소대장으로 임관하기 때문에 장교와 부대원의 결속력이 매우 높습니다.많은 분들이 모든 여성이 징집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징집되는 비율은 전체 여성의 60% 정도입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징집기준이 훨씬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소수 여성만 전투병과에 배치되고 나머지 대부분은 행정, 복지, 인사, 교육 등 비전투병과에서 활동합니다. 체육, 예술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국위선양을 했다고 해도 병역 면제 혜택은 없습니다. 이런 정책들 때문에 이스라엘에서는 해마다 병력 부족은커녕 인력 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넘치는 인력은 어디로 갈까요. 다른 정부 부처에 배치돼 병역 의무를 수행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미국 “코로나19 방역보다 종교활동이 우선한다”

    미국 “코로나19 방역보다 종교활동이 우선한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코로나19 방역보다 종교활동이 우선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종교행사 참석자 수를 제한한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의 행정명령이 부당하다며 가톨릭과 정통파 유대교 측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쿠오모 지사는 지난 봄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세를 보이자 코로나19 위험이 큰 레드존에서는 10명,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오렌지존에서는 25명으로 예배 참석 인원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령했다. 연방대법원은 “감염병 사태에서도 헌법이 뒤로 밀리거나 잊혀져서는 안된다”며 “예배 참석 규제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레드존에서 종교시설은 참석자를 10명으로 제한하면서 슈퍼마켓이나 애견용품 판매점 등은 규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판결은 대법관 9명의 의견이 5대 4로 갈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AP는 연방대법원이 올해 초에는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의 종교시설 참석자 규제 조치는 인정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사망하고 배럿 대법관이 취임한 뒤 대법원이 변화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종교 단체 측 변호인은 “대법원이 자유로운 종교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신속하게 결정해 준 데 감사하다”고 논평했다. 반면 소수의견을 낸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치명적인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 보건의료 전문가가 공공의 안전을 위해 결정을 무시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빈 살만·네타냐후 ‘극비 회동’… 바이든에 손 내미나

    빈 살만·네타냐후 ‘극비 회동’… 바이든에 손 내미나

    미국 권력 교체기에 이스라엘 총리와 사우디아리비아의 실질적 지도자인 왕세자가 최근 극비리에 회동한 것은 두 적성국 사이 역사적인 분수령이자 내년 1월 출범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보낸 모종의 대화 신호라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깨 버린 이란 핵협상에 복귀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정책과 맞물려 이 지역 역학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오른쪽) 총리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오후 이스라엘을 출발해 무함마드 빈 살만(왼쪽) 사우디 왕세자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회동하던 사우디 북부 항구도시 네옴에서 두 시간가량 체류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빈 살만 왕세자가 대면한 것은 처음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수장인 요시 코헨이 네타냐후 총리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회동은 각국 정보 당국자들에 의해 흘러나왔지만 공식 채널로는 부인됐다. 그러나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와 유대교 이스라엘 간 첫 최고위급 회담이 비공개로 열린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 이스라엘 정보 당국자는 “회동에 대해 아는 것은 이너 서클 내에서도 일부”라며 “외무장관이나 국방장관도 모른다”고 말했다. 사우디 외무장관인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왕자는 “공식 참석자는 미국과 사우디 관계자뿐”이라며 그의 참석을 부인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이나 폼페이오 장관을 수행한 미 국무부 대변인도 확인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샤우 야나이 히브리대학 중동 전문가는 “네타냐후는 노련한 외교관이어서 오케이(OK) 사인을 받기 전에는 유출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그런 일(노출)이 일어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앞서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수단 등 중동국과 수교한 이스라엘이 중동국 맏형 격인 사우디와 적대 관계를 청산한다면 이슬람 시아파 국가로 양국 모두에 눈엣가시인 이란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양국 지도자는 국교 정상화, 이란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WSJ가 전했다. 중동 전문가들은 이들의 회동이 출범 예정인 바이든 행정부에 개입 요구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들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이란과 협상에 들어간다면 이들 국가는 지역 문제에 더 개입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는 적대관계이면서도 오랫동안 지역 안정·평화를 미군에 의존해 왔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이란과의 핵협상이 이들 국가에는 실존적 위협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지정학적 위기에 빠졌을 때 미군이 도우러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사우디는 핵 억지력을 보유한 이스라엘처럼 이란에 대항하는 확고한 핵무장 국가가 필요한 입장이다. 이들이 외교관계를 트는 것은 미국의 정치적 변덕에 따른 정책 리스크를 줄이면서 중동의 지정학 관계에서 지렛대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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