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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202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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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공동 DMZ 세계유산 등재, 꼭 해보고 싶습니다”

    “남북 공동 DMZ 세계유산 등재, 꼭 해보고 싶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유독 문화재와 관련한 굵직한 사안들이 쏟아졌다. 지난 6월 경북 안동 봉정사 등 한국 산사 7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되는가 하면 전북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20년 간의 복원을 마치고 제 모습을 드러냈다. 2012년 소유권을 되찾은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건물도 복원 공사를 마치고 지난 5월 113년 만에 태극기를 게양했다.지난해 8월 취임한 김종진(62) 문화재청장은 국내외를 오가며 문화재 역사상 중요한 순간으로 기록된 현장에서 정신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취임 1년을 하루 앞둔 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난 김 청장은 최근 문화재청이 이룬 성과에 대해 “최대한 국민과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문화재청 직원들과 매 사안마다 협력해 준 관계자들 덕분에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김 청장은 최근 국내 전통 사찰 7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에 큰 의미를 뒀다. 세계유산 등재 시 관광 자원으로 큰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맺은 결실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바레인에서 열린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 참석했던 김 청장은 “앞서 ‘한국의 서원’과 ‘한양도성’이 세계유산 등재에 실패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긴장이 됐지만 현장에 가기 전에 왠지 등재될 것만 같은 좋은 느낌이 들었다”면서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한 스페인을 비롯해 중국 등이 지지 발언을 해 준 데다 외교부의 협력이 뒷받침되면서 등재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님들이 종교 활동을 하는 동시에 일반인들의 휴양 공간으로도 이용되는 복합 승원의 의미를 짚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국내외적으로 가치를 알릴 예정”이라면서 “(한국의 산사가) 장차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좋은 경관과 마음이 차분해지는 분위기를 동시에 선사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남북 간 화해 분위기 덕분에 자연스럽게 남북 문화재 교류에 대한 안팎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향후 북한과의 교류·협력 사업을 통한 한반도의 문화유산 보호 및 관리에 있어 문화재청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지난 5월 우리나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 가입 30주년 기념 국제세미나’ 참석차 방한했던 유네스코 관계자들이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었어요. 궁예도성 등 문화유산과 더불어 자연유산까지 두루 갖춘 DMZ를 보면서 남북이 향후 공동으로 세계유산에 등재하면 유네스코 정신에도 부합하고 여러모로 의미가 클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해당 지역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지뢰 제거 등의 사전 준비 과정이 필요한데, 그 행위 자체가 평화를 상징하는 데다 역사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저희로서도 상당히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남북 관계가 진전되면 꼭 해 보고 싶은 일이기도 합니다.” 문화재청은 안동 임청각이나 경복궁 흥복전, 덕수궁 광명문 등 일제가 훼손한 문화재의 원형을 복원하는 한편 항일 독립 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문화재로 등록하고 있다. ‘일제 주요 감시 대상 인물 카드’가 그중 하나다. 일제강점기에 사상이나 보안과 관련해 감시해야 할 인물 4858명에 대해 작성한 신상 카드다. 안창호, 이봉창, 윤봉길, 유관순 등 독립운동가와 민족주의자였다가 후일 친일 활동을 한 이광수, 주요한, 최남선 등이 포함됐다. 문화재청은 이를 조만간 문화재로 등록할 방침이다.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이자 독립운동의 산실인 안동 임청각(보물 제182호)은 1942년 일제가 마당에 철도를 놓으면서 가옥과 주변 경관이 심각하게 훼손됐습니다. 2023년까지 일제강점기 철도 부설 이전 시점을 기준으로 임청각과 주변 환경을 복구할 예정입니다. 특히 내년이 3·1 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항일 독립 유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입니다.” 문화재는 어렵고 딱딱하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국민들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도 이어 가고 있다. 우선 문화재 안내판에 담긴 용어를 알기 쉽게 바꾸기 위해 정비 대상을 선정하고 내년까지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올 연말에는 가족들이 함께 가 볼 만한 전국의 역사 여행지 정보를 담은 ‘아이와 함께 하는 문화유산 가이드북’(가칭)도 출간한다. “그간 문화재 안내판이 다소 어렵고 전문적인 용어가 사용되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올해는 관람객이 많이 찾는 서울 소재 고궁과 조선 왕릉, 경주·부여 등 고도(古都)에 있는 안내판을 중심으로 새로 정비할 계획입니다. 특히 문화재에 관심 있는 시민자문단이 직접 정비에 참여하도록 하는 등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현장의 생생한 의견을 반영할 예정입니다.” 김 청장은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문화재가 국민들 삶 속에서 친근하게 살아 숨쉴 수 있도록 다양한 접점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문화재가 있기 때문에 국민에게도, 지역에도, 국가에도 도움이 된다는 공감대를 높이고 싶습니다. 한옥마을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전주처럼 역사와 경관이 어우러진 각 지역의 특정 공간은 문화 자원으로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문화재 활용 프로그램을 늘리고 지역 주민과의 협력이 잘 이뤄진다면 그 지역의 경쟁력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겁니다. 새로운 문화 자원을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공간을 가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문화재청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봅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日군함도, 강제노역 설명 없어“…유네스코 문화유산 삭제 움직임

    “日군함도, 강제노역 설명 없어“…유네스코 문화유산 삭제 움직임

    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국회와 공론화 논의 중”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하시마(일명 군함도) 등 ‘일본 메이지시기 세계 산업유산’에 대해 유네스코(UNESCO) 등재 삭제를 추진하자는 의견이 국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 등재 당시 일본이 약속했던 ‘조선인 강제 노역’ 설명이 등재 3년이 지나도록 지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들 시설은 유네스코가 지정 기준으로 삼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 산업시설, 전쟁과 연결된 군수공장, 유네스코 가치와 배치” 앞서 일본은 2015년 7월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 “일본은 각 유적지의 전체 역사를 이해시킬 수 있도록, ‘설명 전략’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유네스코의 권고에 응하겠다“면서 ”많은 한국인 및 기타 인들이 자신들의 의사에 반해 불려와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로 일했고, 또한 일본정부는 징용정책을 실시했음을 이해시킬 수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일본은 설명전략에 정보센터 설치와 같은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적절한 조치를 포함시킬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당시 총회에서 유네스코는 이에 대한 이행상황을 지난해 12월 1일까지 세계유산위원회의 점검을 위해 보고하도록 했다. 그러나 일본이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자 지난 6월 바레인에서 열린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 일본에 이행 촉구를 다시 결의했다.●“현장서 유적 실물 대신 VR로 봐···관광목적 돈벌이 냄새”  실제로 지난달 23일부터 4일간 현장을 답사한 ‘일본 메이지 시기 세계산업유산 모니터링 조사단’ 조사 결과 일본의 약속과는 달리 여전히 “조선인 강제 노동”에 대한 설명이나 정보센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조사단에는 문화유산회복재단과 한일미래재단, 일제 강제징용피해자 단체가 참여했다. 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은 3일 “이것을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 전달할 가치가 있느냐는 회의가 많이 들었다”며 “관광 목적 돈벌이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났다”고 말했다. 군함도에 들어가는 데 입장료와 뱃삯을 포함해 한 사람에 6만원가량 든다. 이 이사장은 “유네스코는 전 기간에 걸쳐 전부를 보여주라고 권고했는데, 일본은 역사를 1850~1910년 임의적으로 잘라서 보여주고, 시설 유산도 발췌해서 보이고 싶은 것만 일부 공개한다”고 말했다. 서용석 한일미래재단 사무국장은 “과거의 시설에 최근에 만든 것으로 보이는 시설들이 섞여 있었다”며 “조선인 강제노역 안내판은 물론이고, 이 유산이 어떻게 형성됐고 보존되어 오늘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매립지 바닥에 사진을 설치하고서는 유적지라고 했다”고도 했다. 사가현 조선소 현장에서도 유적을 보지 못하고 헤드셋을 착용하고 가상현실(VR)을 봐야 했다. 조사단에 동행한 최나래 연구원은 “일본인 가이드는 나무로 된 도크는 땅에 파묻혀 있다고 하더라”며 “VR은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고, VR을 보기 위해 유적 현장까지 찾아야 하나”고 반문했다.●“日안내원, 한국인이 ‘도와줬다‘ 설명···안내판 설치 없어” 이번 모니터링단이 방문한 미이케 탄광·미에츠 해군소·나가사키 조선소·군함도 등에서는 조선인 강제징용이나 노역 등을 설명한 안내판이 미쓰비시중공업 나가사키 스미요시 터널 공장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지 않았다. 이 터널 공장에는 “거주자 대다수는 조선인 노동자였고, 그중 강제로 동원돼 가혹한 노동을 하였다”는 취지의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최 연구원은 “미야노하라갱 일본 안내원이 설명할 때 ‘이걸 누가 만들었느냐’고 물어보니 한국인과 중국인이 ‘도와줬다’는 뉘앙스로 말했다”며 분개했다. 이와 관련해 하시마 시설물 소유주인 미쓰비시중공업 관계자는 “(강제동원 정보센터 설립은) 애초에 검토한 적이 없으며, 정부에서 아직 아무 지시도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특히 하시마를 비롯한 일본 산업혁명 유적지는 유네스코의 기본이념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이 각국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세계유산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아니라 강제노동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 연결된 군수공장이라는 역사적 인과관계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야히타제철소는 청일 전쟁에서 이긴 배상금으로 만들어졌고, 미쓰비스 나가사키 조선소는 어뢰와 군함을 생산했던 곳이다.●“유네스코 총회에 정식 삭제요청 할 터···국회서 공론화도” 이런 연유로 이들 유적을 세계유산목록에서 삭제하자는 운동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상근 이사장은 “차기 유네스코 총회에 하시마를 비롯한 일본 산업시설의 삭제 요청을 정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일부 국회의원들과는 우리 국회에서 이를 먼저 공론화하자는 이야기가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네스코에서는 2건의 등재취소 요청이 있었다. 유네스코의 세계유산협약 운영지침 제116조와 제192조는 ‘세계유산목록 최종삭제 절차’를 명시하고 있다. 제192조 b항은 “등재신청 당시 이미 세계유산의 본질적인 특징이 인간의 행위로 인해 위협받고 있었던 경우, 그리고 신청 당시 당사국이 제안한 필요한 시정조치가 제시된 기한 내에 이행되지 않은 경우”라고 못박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은둔의 절집, 세계문화유산으로 - 공주 마곡사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은둔의 절집, 세계문화유산으로 - 공주 마곡사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 봄은 마곡사, 가을에는 갑사가 아름답다는 옛말이 전해질 정도로, 충청남도 공주에 위치한 마곡사는 충청도 근역에서는 단연 최고의 풍광을 지니고 있는 사찰이다. 해발 417m의 태화산 깊숙이 들어앉은 마곡사는 물살 넉넉히 흐르는 마곡천을 대웅보전 바로 옆에 끼고 있는 가람배치가 무척이나 특이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한여름 녹음 우거진 사찰 옆 개울물소리는 풍경소리와 어우러져 참배객들의 없던 불심(?)도 끌어낼 만큼 매력적이다. 바로 이 마곡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에 의해 보존되어야 할 세계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으로 지난 6월 30일에 등재되었다. 그동안 정부는 공주 마곡사와 더불어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를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유산 등재에 힘을 쏟아 왔었다. 이중 공주에 위치한 마곡사는 이번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다른 여섯 사찰들에 비하여 그동안 대중의 관심을 덜 받아온 사찰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사실 마곡사가 자리 잡은 마곡천 일대는 <정감록>이나 <택리지>에도 몸을 보전할 땅 10군데, 즉 십승지지(十勝之地) 중 한 곳으로 선정될 정도의 심산유곡에 자리잡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은 물론 국군도 들어오지 못했다는 말도 내려올 정도이니 은둔의 사찰로서는 제 격인 셈이다. 마곡사는 이런 지리적 연유로 인하여 독특한 이력들을 지니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백범 김구 선생(1876-1949)과의 인연이다. 1896년 치하포 사건으로 인천감리서 옥사에 갇혔던 백범은 1898년 3월에 탈옥, 가까스로 도착한 곳이 이곳 마곡사였다. 하은당 스님의 상좌가 된 백범은 원종(圓宗)이라는 법명을 받아 승려로 1년여를 지냈는 데 당시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거처가 백범당이라는 이름으로 대광보전 왼편에 소박하게 자리잡아 있다. 마곡사의 연원은 꽤 깊은 편이다. 640년, 중국에서 돌아온 자장율사가 선덕여왕으로부터 토지 200결을 받아 마곡사를 창건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1172년 보조국사 지눌스님이 다시금 대규모 불사를 벌여 중창하였는데, 세조가 친히 영산전 현판을 친필로 남기기도 하였다. 임진왜란 당시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되었다가 1651년 현재의 대웅전, 영산전, 대적광전 등을 중건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재 마곡사에는 보물 제801호로 지정된 대웅보전, 보물 제802호인 목조 건물 대광보전, 보물 제 799호로 높이 8.7m 오층석탑이 사찰 중앙에 모여 있어 사찰의 깊이를 더해 준다. 특히 오층석탑은 상륜부가 라마탑 형식의 청동도금제로 만들어진 한국 유일의 탑이기도 하다. 무더위가 가시지 않는 여름 한 낮, 마곡천 시원한 냇가 그늘 옆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마곡사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정도의 수준, 방문 추천! 2. 누구와 함께? - 가족, 친목회 3. 가는 방법은? -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로 966 - 공주버스터미널에서 마곡사까지 770번 버스 종점 하차. 40분 소요 4. 감탄하는 점은? - 마곡천과 어우러진 경내의 가람배치, 울창한 녹음.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세계문화유산 등재 후 관람객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대웅보전, 대광보전, 마곡천, 백범당.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짬뽕 ‘동해원본점’, ‘명성불고기’, ‘황해도전통손만두국’, 어죽 ‘어가명가’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magoksa.or.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공산성, 국립공주박물관, 송산리 고분군, 갑사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역사로 인하여 유명 사찰이 지니는 분주함은 없는 편이다. 더운 여름, 마곡천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냇가 바람을.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속세를 떠난 山… 법이 머무는 寺… 물러서야 보이는 풍경

    속세를 떠난 山… 법이 머무는 寺… 물러서야 보이는 풍경

    지난 6월 30일 기쁜 소식이 있었습니다. 경북 영주 부석사 등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우리나라의 열세 번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이지요. 그중 충북 보은의 법주사는 수도권에서 2시간 거리이자 문화재가 그득히 담겨 있는 보물 같은 절입니다. 천년 고찰을 품에 안은 속리산은 속세를 떠난다는 의미를 가졌지요. 연신 내리는 비에 몸도 마음도 꿉꿉한 어느 날, 세상으로부터 잠시 숨어들기 좋은 이름이 아니겠습니까. 글로 짐작하는 것과 눈으로 보는 것은 다릅니다. 물결치는 산의 능선과 그 안의 오래된 절을 마주하는 순간 세계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절로 깨닫게 됩니다.속리산 자락에 안긴 법주사는 신라 진흥왕 14년(553)에 의신이 창건한 사찰이다. 인도에서 가져온 불경을 모셨다 하여 ‘부처님의 법이 머무는 절’이라는 의미로 법주사(法住寺)라는 이름을 지었다. 절을 휘감은 속리산은 속세를 떠난 산이라는 뜻이다. 부처님의 법은 세상의 번잡스러움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불교국가였던 신라부터 유교를 국가 통치 이념으로 삼은 조선 중기까지 여러 차례 중수를 거듭한 대사찰은 ‘호서제일가람’이라는 칭호를 누려 왔다. ‘호서’는 삼국시대에 가장 중요한 호수로 여겼던 제천 의림지의 서쪽을 일컫는다. 절에는 눈여겨볼 유물이 한둘이 아니다. 우리나라 유일의 5층 목탑인 팔상전을 포함해 국보 3점, 보물 13점을 품은 절은 그 자체로 기나긴 한국 불교 역사의 증거다.●부처님을 만나러 가는 오리숲길 산사(山寺)는 말 그대로 산에 있는 절이다. 산사에 가려면 기꺼이 걸어야 한다. 탈것을 타고 절 바로 앞에 내리는 건 산사를 제대로 보는 것이 아니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우리나라 산사 건축은 진입로로부터 시작된다. 산사의 진입로는 그 자체가 건축적, 조경적 의미를 지닌 산사의 얼굴”이라고 말한 바 있다. 법주사에도 진입로이자 걷기 좋은 숲길 오리숲길이 있다. 아득한 옛날부터 법주사를 찾은 사람들이 숱하게 걸었을 길이다. 길은 속리산 버스터미널부터 법주사까지 이어진다. 숲길의 거리가 10리의 절반인 5리(2㎞)라서 오리숲길이다. 세속의 때를 털어버리는 시간은 30분이면 충분하다. 소나무가 하늘을 뒤덮고 남한강 지류인 달천이 흐르는 길을 걸으며 속세와 서서히 멀어진다. 숲길은 뙤약볕이나 소나기를 피할 수 있을 만큼 나무 그늘이 무성하다. 숲길 초입에는 소나무와 전나무가, 중반부터는 신갈나무나 당단풍이 주를 이룬다. 나무들은 각자의 신록을 열심히 뿜어 올린다. 1460년을 관통하는 숲의 재잘거림을 들으며 산사에 다다른다. 이제, 산에 있는 부처님을 뵐 준비가 됐다.●깊이와 높이가 깃든 천년 고찰 금강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자마자 감탄이 터져 나온다. 사방을 둘러봐도 속리산 자락이다. 천년 고찰은 겹겹이 어깨동무를 한 산등성이에 둘러싸여 있다. 불교에서는 속리산의 여덟 개 봉우리가 연꽃잎처럼 사찰을 감싸고 있다고 본단다. 풍수에 무지한 이가 봐도 명당임을 알겠다. 산사는 건물을 놓을 때 산의 지세를 고려한다. 법주사의 경우에는 금동미륵대불 뒤에 수정봉이, 대웅보전 뒤에 관음봉이 우뚝 서 있다. 탁 트인 평지에 일렬로 늘어선 금강문, 천왕문, 팔상전, 대웅보전은 사찰의 중심축을 이룬다. 탑 하나, 건물 하나 허투루 놓지 않은 짜임새 있는 배치다. 세계유산위원회가 말한 “창건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지속성과 한국 불교의 깊은 역사성”은 법주사 곳곳에 자리한 문화재가 증명한다. 산사에 익숙하지 않은 중생에게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문화재가 제일이다. 법주사가 품은 국보와 보물을 찾아보는 데만도 시간이 제법 걸리는데, 그중 팔상전은 놓치지 말아야 할 국보(제55호)다. 우리나라 유일의 5층 목탑이다. 신라 진흥왕 14년(553년)에 세운 탑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타면서 1624년에 다시 지었다. 23m에 달하는 목탑은 내부에 부처의 일생을 8폭 그림으로 나타낸 팔상도가 그려져 있다. 빛바랜 목탑의 자태는 옆에 있는 금동미륵대불의 화려함과 대비돼 더욱 고아하다. 한때 알록달록했을 단청은 색이 흐릿하니 바랬다. 목탑에서 시간이 흘러 더욱 아름다워진 것의 깊이를 본다.쌍사자 석등(국보 제5호)은 통일신라 시대의 석등으로 사자를 조각한 석조물 중 가장 오래됐다. 사자 두 마리가 앞발과 주둥이로 윗돌을 받치고 있는 모습이 익살맞다. 통일신라 때의 석등은 주로 8각 기둥이었는데, 사자가 이를 대신해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시도였을 것이라 추측된다. 사자 머리의 갈기나 다리 근육까지 사실적으로 조각돼 있어 꼼꼼히 살펴볼수록 재미있다. 돌로 만든 연못 석련지(국보 제64호), 6m 높이 바위에 미륵불을 새긴 마애여래의좌상(보물 제216호), 아담한 절집마냥 사모지붕을 올린 원통보전(보물 제916호), 옛날 3000여명의 승려들이 먹을 밥을 지었다는 철솥(보물 제1413호) 등도 눈여겨볼 일이다. 금동미륵대불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번쩍번쩍 빛나는 금색이요, 33m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크기다. 금동미륵대불의 역사는 신라 혜공왕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776년에 청동으로 주조한 뒤 1000년간 모습을 유지한 불상은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에 자금을 마련한다는 구실로 몰수됐다. 이후 시멘트로, 청동으로, 금동으로 여러 번의 복원을 거쳐 오늘날의 금동미륵대불이 됐다. 거대한 불상 앞에 서면 부처님 발 아래 연꽃밖에 보이지 않는다. 고개를 하늘로 한참 치켜들어도 부처님 얼굴이 보일락 말락 한다. 금동미륵대불을 마주하는 이들이 자꾸 뒷걸음질을 하는 이유다. 그러다 보면 부처님 뒤의 산 능선과 하늘이 눈에 덜컥 걸린다. 산자락 아래 서 있는 부처님은 높이로 가르침을 준다. 땅만 보지 말고 하늘을 올려다보라 한다. 높이 봐야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고, 더 많은 것을 보려면 뒤로 물러서야 할 때도 있다고, 깊은 산속까지 찾아와야 느끼는 것도 있는 법이라고. 적요한 산사가 안겨 준 성찰이다.●세월의 풍파를 견딘 정2품 소나무 법주사에서 나오는 길에 눈도장을 찍어야 할 나무가 있다. 600년 동안 속리산 입구를 지켜 온 거목 정이품송이다. 세조 재위 10년(1464년) 세조가 요양하러 법주사로 가던 중 소나무에 임금이 타는 가마인 연이 걸릴 것 같아 “연 걸린다”고 하자 늘어져 있던 가지를 번쩍 들어 올렸다는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돌아오는 길에 세조 일행은 이 소나무 아래에서 소나기를 피했다고 한다. 세조는 “올 때 나를 무사히 지나도록 하더니 갈 때는 비를 막아 주니 참으로 기특하도다”라고 칭찬하며 정2품의 벼슬을 하사했다. 지금의 장관급에 해당하는 높은 품계다. 벼슬을 받은 소나무도 세월을 막을 수는 없는 법. 지금은 우산 모양의 수형을 잃고 한쪽 가지가 많이 잘려 나갔다. 그뿐 아니다. 솔잎혹파리의 맹공격에 시달린 때도 있었고 태풍과 비바람에 이리저리 휠 때도 있었다. 인고의 세월을 버틴 것에게만 주어지는 훈장 같은 상처들이 온몸에 새겨졌다. 높이 15m의 나무는 쇠지팡이의 부축을 받으며 꼿꼿이 서 있다. 100세 시대를 이야기하는 인간들을 수령 600년의 나무는 말없이 내려다본다. 모진 풍파에 수세는 약해졌지만 세월의 깊이는 더해진 모습으로.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권대홍(라운드테이블 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43) →가는 길 : 당진영덕고속도로 속리산 나들목에서 ‘속리산, 법주사’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상장교차로에서 ‘속리산’ 방면으로 좌회전, 갈목삼거리에서 ‘속리산국립공원, 법주사’ 방면으로 우회전한 뒤 속리산로를 따라가면 법주사 입구다. →맛집 : 속리산터미널과 속리산조각공원 사이에 식당이 몰려 있다. 옛고을(543-3930)은 산채 한정식과 버섯전골을 잘한다. 영남식당(543-3924)에선 보은의 특산품인 대추로 지은 대추한정식을 맛볼 수 있다. 후평사거리 근처의 용궁식당(542-9288)은 숯불 맛 나는 오징어불고기와 순대국밥으로 유명하다. →잘 곳 : 속리산조각공원 인근의 레이크힐스관광호텔(542-5281)은 130여개 객실을 갖췄고 시설이 중후하다. 삼림욕을 즐기고 싶다면 속리산말티재자연휴양림(543-6282)이나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540-3712)이 제격이다.
  • [세계문화유산 한국 산사] 봉정사·마곡사·선암사 ‘막판 등재’ 뒤엔 한국 정부 총력전… 20개 위원국 입 모아 “7곳 다 돼야”

    한국이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한 산사 7곳이 모두 가치를 인정받게 된 데는 외교부와 문화재청 등 담당 부처의 다각적인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이들 사찰의 특징은 각기 다르지만, 각각 7~9세기에 창건돼 1000년 넘게 불교문화를 지켜온 역사성을 함께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초 세계문화유산 후보지를 사전 심사하는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7개 산사 가운데 통도사, 부석사, 법주사, 대흥사 등 4개만 등재할 것을 세계유산위원회에 권고했지만 막판 결과가 뒤집혔다. 이코모스는 앞서 봉정사, 마곡사, 선암사의 경우 역사적 중요성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고 보고 세계유산 등재를 권고하지 않았다. 특히 봉정사는 ‘종합승원’으로 보기에 상대적으로 다른 사찰에 비해 규모가 작다고도 판단했다. 하지만 문화재청과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 외교부로 이루어진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 대한민국 대표단은 이코모스가 제외한 3곳을 포함해 7개 사찰 모두 등재할 수 있도록 자료를 보완하고 위원국을 상대로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의장인 이병현 주유네스코 대사와 김종진 문화재청장은 함께 수석대표를 맡아 위원국들에 대한 지지교섭 활동을 총괄했다. 대표단은 7개 산사가 모두 불교문화의 전통을 계승해 왔고, 그 전형을 지켜 왔다는 점에서 함께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지난달 30일 등재 논의에서는 세계유산위원국인 중국이 7개 산사 모두 등재할 것을 제안했고, 21개 위원국 중 17개국이 공동 서명했다. 20개 위원국의 지지발언도 이어졌다. 등재 논의에서 첫 발언자로 나선 스페인 대표단은 “한국의 산사는 7곳을 모두 합해야 등재 기준을 충족한다”면서 “스페인이 보유한 세계유산인 산티아고 순례길, 안토니 가우디 건축이 한국의 산사와 같은 연속 유산인데, 각각 다른 가치를 합친 덕분에 세계유산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대표단도 “이코모스가 권고 대상에서 제외한 사찰도 한국 불교의 대표적 모습을 보여 준다”며 “7곳을 모두 등재해야 한국 불교가 살아 있는 유산으로서 무형적 가치가 온전히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짐바브웨 대표단은 “봉정사는 통도사와 같은 가치를 지녔고, 마곡사와 선암사도 대흥사처럼 9세기 무렵에 창건됐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주장에 위원국들의 동의가 잇따르자 이코모스도 입장을 바꿨다. 이코모스 관계자는 “한국의 산사 7곳을 모두 등재해야 한다는 세계유산위원회 분위기에 역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해당 사찰의 보편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이자 유관부처와 민간 전문가 간 긴밀한 협업이 일궈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세계문화유산 한국 산사] 수행·생활·신앙의 천년 고찰… 인정받은 ‘종합 문화 산실’

    [세계문화유산 한국 산사] 수행·생활·신앙의 천년 고찰… 인정받은 ‘종합 문화 산실’

    “韓 불교 전통 계승, 세계가 공감…자연과 동화·합일되는 구조물” 관광객 수요 증가 대응 방안 수립 7곳 통합관리단 등 기구 마련을이번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하 ‘한국의 산사’)은 1000년 넘게 한국 불교의 전통을 이어 온 종합 승원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종교적 전통을 계승한 유형문화재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수행 공간으로서의 무형적 가치를 함께 지닌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려면 OUV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로 문화유산 6개, 자연유산 4개로 나뉜다. 이 가운데 하나만 충족해도 세계유산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산사들은 이 가운데 세 번째 기준인 ‘현존하거나 이미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독보적 또는 적어도 특출한 증거일 것’을 충족한다고 유네스코는 판단했다. 정병삼 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한국의 산사는 일반인들에게는 신앙의 전당이자 승려에겐 수행의 장소이며 특히 수행, 생활, 신앙 기능이 모두 이루어진 종합 승원으로서 가치가 크다”면서 “한국 불교의 전통을 1000년 넘게 변함없이 잘 가꾸어 온 점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한국의 산사는 산을 함부로 변형시켜서 터전을 만들지 않고 지형을 따라 자연과 동화되는 구조물로, 자연과 합일되는 장소로서의 의미도 있다”면서 “건축, 공예, 조각 등 국가지정문화재만 수백점 넘게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합 문화의 산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산사는 2013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뒤 5년 만에 세계유산 등재라는 목표를 이뤘지만 앞으로 신경 써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산사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면서 네 가지 사항을 권고했다.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산사 내 건물 등에 대한 관리 방안과 산사의 종합 정비계획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또 등재 이후 증가하는 관광객에 대한 대응 방안을 수립하고 산사 안에 새로 건물을 지을 때 세계유산센터와 사전에 협의할 것을 주문했다. 문화재청은 “세계유산위원회의 요구는 비지정 문화재까지 포함해 산사 내 모든 구성요소들에 대한 보다 강력한 보존과 보호 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 사항을 충실히 수행해 세계문화유산적 가치가 잘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앞으로 늘어날 관광객 수요에 대비해 종합적인 관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 교수는 “문화재청, 지자체, 대한불교조계종 등이 협력해서 현재 사찰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보존하는 큰 원칙을 세우되 각 사찰이 지닌 개별적인 특성도 살릴 수 있도록 종합적인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찰 7곳을 묶어서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세계유산관리단 등의 기구를 마련해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위원인 명법 스님은 “건축물의 원형을 보존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사찰은 지금도 아침저녁으로 예불을 올리고 수행을 하는 등 다양한 불교적 활동이 일어나는 공동체 공간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증가하는 관광객 수요와 사찰의 보존을 조화롭게 이룰 수 있는 실질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산사가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한국은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 등재 이후 3년 만에 13번째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이 한번에 등재된 이래 창덕궁, 수원 화성(이상 1997년),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이상 2000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 마을:하회와 양동(2010년), 남한산성(2014년),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 등이 등재 목록에 올랐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전통사찰 7곳 세계유산 등재

    우리나라 전통 사찰 7개로 구성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하 ‘한국의 산사’)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이로써 한국은 총 13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문화재청은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열린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산사’가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등재 신청한 한국의 산사는 경남 양산 통도사, 경북 영주 부석사, 경북 안동 봉정사, 충북 보은 법주사, 충남 공주 마곡사, 전남 순천 선암사, 전남 해남 대흥사 등 7곳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한국의 산사 7곳 모두 세계유산 등재된 배경은

    한국의 산사 7곳 모두 세계유산 등재된 배경은

    1000년 넘게 우리 불교문화를 계승하고 지킨 종합승원을 묶은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이하 ‘한국의 산사’) 7곳이 모두 한국의 13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30일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열린 제42차 회의에서 한국이 신청한 한국의 산사를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으로 등재했다. 우리나라가 등재 신청한 한국의 산사는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로 구성된다. 앞서 세계문화유산 후보지를 사전 심사하는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한국이 신청한 7곳 중 통도사와 부석사, 법주사와 대흥사 네 곳만 ‘등재 권고’하면서 나머지 세 군데는 ‘보류’할 것을 제안했다. 이코모스는 역사적 중요성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세 곳을 등재 권고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세계유산위원회는 21개 위원국 만장일치로 “이들 7곳을 모두 합쳐야 유산의 가치가 제대로 드러난다”면서 한국이 신청한 7곳 모두를 한데 합쳐 세계유산에 등재했다. 우리 정부는 이코모스 심사 결과가 알려진 뒤 7개 사찰을 한꺼번에 등재하기 위해 세계유산위원국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교섭을 벌였으며,중국을 비롯한 위원국이 모두 이에 동의하면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한국의 산사는 7∼9세기 창건된 이후 신앙·수도·생활의 기능을 유지한 종합승원이라는 점에서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인정받았다. 또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 계획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다만 세계유산위원회는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건물 관리 방안, 종합 정비 계획, 앞으로 늘어날 관광 수요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사찰 내 건축물을 지을 때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협의할 것을 권고했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중앙 정부와 대한불교조계종,지자체가 합심해 세계유산 등재라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한 뒤 “산사가 지닌 세계유산 가치가 잘 보존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2016년과 작년에 각각 한국의 서원과 서울 한양도성을 세계유산에 등재하려 했으나 이코모스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의 산사를 등재하면서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종묘(이상 1995년), 창덕궁,수원 화성(이상 1997년),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이상 2000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2010년), 남한산성(2014년),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를 포함해 세계유산 13건을 보유하게 됐다. 북한에 있는 고구려 고분군(2004년), 개성역사유적지구(2013년), 그리고 중국 동북지방 일대 고구려 유적(2004년)을 합치면 한민족 관련 세계유산은 16건에 이르게 됐다. 이 가운데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만 자연유산이고, 나머지 유산은 모두 문화유산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부 “군함도 등서 강제 노역” 日은 이행경과 보고서 ‘꼼수’

    정부 “군함도 등서 강제 노역” 日은 이행경과 보고서 ‘꼼수’

    日, 2015년 세계유산 등재 후 정보센터 설치 등 약속하고도 “도쿄에 싱크탱크 형태로 설치” 경과보고서엔 ‘강제노역’ 빠져지난 2015년 7월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이 신청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 규슈-야마구치와 관련 지역’에 대한 심사 결과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지옥도라 불리던 군함도(하시마) 등 23개 시설이 ‘메이지 시대’ 일본 산업혁명 유산 시설로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시민단체들은 이 중 군함도 등 7곳에서 조선인 강제 노역이 있었다고 호소했다. 5만 7900명의 조선인이 강제 동원됐고 이 중 94명이 사망하고 5명이 행방불명됐다. 이에 일본은 1940년대 조선인을 포함해 강제 노동을 시켰다는 사실을 간접 인정했고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에 2017년 12월까지 강제 노역 사실 명시에 대한 ‘이행 경과보고서’를 제출토록 했다. 또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에 각 시설의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준비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일본은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정보센터 설치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일본은 지난해 11월 유네스코에 제출한 851쪽 분량의 ‘유산 관련 보전상황 보고서’에서 조선인 등이 강제 노역을 한 산업 유산 관련 종합정보센터를 현지로부터 1000㎞ 이상 떨어진 수도 도쿄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에서 ‘강제’(forced)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2차 대전 때 국가총동원법에 따라 전쟁 전(前)과 전쟁 중, 전쟁 후에 일본의 산업을 지원(support)한 많은 수의 한반도 출신자가 있었다”는 표현을 쓰며 약속을 어겼다. 이후 정부는 세계유산위원회 소속 국가 등을 상대로 일본의 충실한 약속 이행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현 외교부 제2차관은 지난달 2일 일본에 ‘세계유산 등재 후속 조치’에 대한 약속을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강제 동원 실상을 알리는 활동을 하는 일본 시민단체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는 한국의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 지난 20일 “일본의 보고서는 세계유산위원회가 강제노동을 비롯한 ‘역사의 전모’를 밝히라고 권고한 데 대해 충실한 이행 계획을 담고 있지 않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회원국에 보냈다. 이들 단체는 “보고서는 강제 노역 피해자를 산업을 지원한 사람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며 “도쿄에 세계유산정보센터를 세우겠다는 계획은 도쿄가 세계유산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피해자를 기리기 위한 목적과 관련이 없어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군함도 ‘조선인 강제노역’ 세계유산 결정문에 명기될 듯

    日군함도 ‘조선인 강제노역’ 세계유산 결정문에 명기될 듯

    군함도 등 ‘메이지(明治) 시대’ 일본 산업시설에서 벌어진 ‘조선인 등 강제 노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채택될 대(對)일본 결정문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25일 “바레인에서 24일 개막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회의에서 27일쯤 결정문을 내고 전문(前文)과 본문 각주에 일본 정부 당국자의 2015년 세계유산위원회 발언을 인용하는 형태로 강제 노역 사실이 명기된다”고 말했다. 결정문 전문에는 “몇몇 시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0년대 많은 한국인과 다른 나라 사람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끌려와 가혹한 환경에서 일하기를 강요받았다는 것을 이해하게 하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이는 2015년 7월 독일 본에서 열린 세계유산위원회 회의 당시 사토 구니 주유네스코 일본 대사가 낭독한 자국 성명을 인용한 것이다. 결정문 본문의 각주에는 강제 노역 관련 문구를 포함한 일본의 2015년 당시 성명 전문이 웹상에서 클릭하면 연결되도록 링크돼 있다. 다만 결정문 본문에는 강제 노역 표현은 직접 명시되지 않았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통도사·부석사·법주사·대흥사, 세계유산 된다

    경남 양산 통도사와 경북 영주 부석사가 충북 보은 법주사, 전남 해남 대흥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확실시된다.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이코모스(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한국이 지난해 1월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7개 사찰 중 통도사, 부석사, 법주사, 대흥사 등 4개 사찰을 등재 권고했다고 4일 밝혔다. 등재 권고 대상에서 제외된 사찰은 경북 안동 봉정사, 충남 공주 마곡사, 전남 순천 선암사다. 마곡사와 선암사는 역사성이 떨어지고, 봉정사는 사찰 규모가 작다는 것이 제외 이유라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이코모스는 각국이 등재 신청한 유산을 심사해 등재 권고, 보류, 반려, 등재 불가의 네 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선택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당사국에 전달하며,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등재된다. 최종 등재 여부는 새달 24일부터 7월 4일까지 바레인에서 열리는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이번에 등재 권고를 받은 사찰은 7세기 이후 한국 불교의 전통을 현재까지 이어 오는 종합 승원이라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인정받았으며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계획 등도 충분한 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통도사·부석사·법주사·대흥사, 세계유산 된다

    경남 양산 통도사와 경북 영주 부석사가 충북 보은 법주사, 전남 해남 대흥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확실시된다.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이코모스(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한국이 지난해 1월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7개 사찰 중 통도사, 부석사, 법주사, 대흥사 등 4개 사찰을 등재 권고했다고 4일 밝혔다. 등재 권고 대상에서 제외된 사찰은 경북 안동 봉정사, 충남 공주 마곡사, 전남 순천 선암사다. 마곡사와 선암사는 역사성이 떨어지고, 봉정사는 사찰 규모가 작다는 것이 제외 이유라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이코모스는 각국이 등재 신청한 유산을 심사해 등재 권고, 보류, 반려, 등재 불가의 네 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선택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당사국에 전달하며,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등재된다. 최종 등재 여부는 새달 24일부터 7월 4일까지 바레인에서 열리는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이번에 등재 권고를 받은 사찰은 7세기 이후 한국 불교의 전통을 현재까지 이어 오는 종합 승원이라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인정받았으며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계획 등도 충분한 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코모스가 제외한 3개 사찰까지 포함해 7개 사찰 모두 등재될 수 있도록 보완 자료를 작성하고 위원국 교섭 활동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정부 “군함도 등 세계유산 日 후속조치 이행경과 유감” 한·일 외교관계 변수되나

    정부가 5일 일본이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제출한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관련 이행경과 보고서’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등재 당시 약속했던 조선인 강제 노역 피해자 등을 기리기 위한 조치가 부족하다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셔틀외교 복원 등 관계 발전을 모색하던 가운데 세계유산으로 촉발된 과거사 문제가 외교 관계의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정부, 강제노역 희생자 조치 촉구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일본이 제출한 이행경과 보고서 내용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일본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로 강제 노역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후속 조치를 성실히 그리고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센터에 대한 보전 상황 보고서’에서 조선인 강제 노역 피해자들이 일본 산업을 ‘지원’(support)했다고 표현했다. 이는 2015년 7월 군함도 등 근대산업시설이 세계유산으로 등재 결정될 당시 일본 정부가 밝힌 입장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당시 일본은 “1940년대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의사에 반(反)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노역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 정부는 산업유산정보센터를 해당시설이 있는 규슈 지역이 아닌 도쿄에 설치하기로 했다. 등재 당시 유네스코가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긍정적·부정적 역사를 모두 안내하라고 권고했지만 시설에서 1000㎞ 이상 떨어진 곳에 정보센터를 설치하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이달 위안부TF 조사 결과도 발표 정부는 대일(對日) 외교에서 과거사 문제와 안보·경제 협력 등 여타 이슈를 분리해 접근하는 ‘투 트랙’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보류에 이어 강제 징용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한·일 관계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이달 중 예정된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과거사 문제는 다시 한·일 관계의 전면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TF 조사 결과에는) 위안부 합의가 나오기까지 피해자가 배제된 전반적인 과정의 경위와 외교협상 과정에 대한 평가가 포함될 것”이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외교적인 정책을 선택할 건지는 차후에 외교부나 청와대에서 검토할 문제”라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정부 “일본 세계유산 후속조치 이행 보고서 유감”

    정부 “일본 세계유산 후속조치 이행 보고서 유감”

    정부는 일본이 제출한 일본 근대 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관련 후속 조치 이행경과 보고서 내용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정부는 5일 발표한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는 일본이 국제사회에 약속한대로 강제 노역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후속 조치를 성실히, 그리고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라고 강조했다. 논평은 또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할 당시,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 측에 각 시설(23개)의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해석 전략을 준비하도록 권고한 바 있으며, 일본측은 동 시설 중 일부에서 1940년대 한국인과 기타 국민들이 자기 의사에 반(反)하여 동원되어 가혹한 조건 하에서 강제로 노역했으며,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인포메이션 센터 설치와 같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고 상기했다. 일본은 최근 유네스코에 제출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센터에 대한 보전 상황 보고서’에서 조선인이 강제 노역을 한 ‘군함도’ 등이 포함된 ‘메이지(明治) 일본 산업혁명 유산’과 관련한 종합 정보센터를 해당 유산이 위치한 나가사키(長崎)현이 아닌 도쿄에 설치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야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군함도 강제노역 안내판’ 일본의 꼼수

    현지 아닌 1200㎞ 도쿄에 추진 징용피해자 용어 사용도 안 밝혀 새달 경과보고… 韓·日 충돌할 수도 나가사키 군함도에서 자행된 한국인, 중국인들에 대한 강제 노역 실상을 안내판 또는 ‘정보센터’ 형태로 남기기로 했던 일본 정부가 이를 도쿄의 다른 역사유산들을 안내하는 정보센터에 포함시켜 알리기로 했다. 지난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군함도의 역사 사실 안내 등을 포함한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 유산’ 정보센터를 2019년까지 도쿄에 설치하기로 했다. 정보센터 설치 취지가 군함도에서 이뤄진 강제 노역 피해 실상을 현지에 찾아온 관광객 등에게 알리기 위한 것인데도, 이를 도쿄에 설치하는 다른 역사유산들의 안내 속에 포함시키는 것은 당초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일이다. 도쿄에서 나가사키까지는 1200㎞ 이상 떨어져 있다. 재일교포사회에서는 “도쿄에서 군함도 안내판을 설치하는 것은 불국사 안내판을 광화문에 세우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년 전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당시 강제 노역 실상이 담긴 강제 동원 정보센터나 안내판을 설치하기로 유네스코에 약속했다. 한국 등 관련국들이 일본 정부가 강제 노역 사실을 알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알리며 과거를 미화한다는 비난에 대한 유네스코 차원의 보완 결정이었다. 이에 따라 세계유산위원회는 군함도를 포함한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 유산’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대신 일본은 후속 조치 이행을 위해 올해 12월까지 세계유산센터에 경과보고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또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를 2018년 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또 정보센터에 ‘징용공’(징용피해자의 일본식 표현)이라는 용어 자체를 넣을지 여부 등 징용 실태에 대한 설명 방식을 투명하게 알리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다음달 1일까지 유네스코에 안내센터 설치 문제 등을 담은 경과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어서 관련 내용에 따라서는 한·일 간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에서 약 18㎞ 떨어진 하시마섬을 말한다. 야구장 2개 크기의 이 섬에는 1916년 미쓰비시가 세운 일본 최초의 철근콘크리트 건물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멀리서 보면 건물 모습이 마치 군함 같다고 해서 ‘군함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당시 주변 지역에서 한국인, 중국인들을 강제 동원해 해저 탄광의 채광작업 등 강제 노역을 시켰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군함도는 되고 위안부 기록은 안 되고… 세계유산 ‘錢의 전쟁’

    [글로벌 인사이트] 군함도는 되고 위안부 기록은 안 되고… 세계유산 ‘錢의 전쟁’

    “일본 정부가 신청한 군함도는 세계유산으로 실어 주고 일본 측이 싫어하는 위안부 기록물은 내치는 작태를 볼 때 유네스코에 공정성을 기대하는 건 무리.” 지난달 31일 유네스코(UNESCO)가 한국과 중국, 필리핀 등 8개국의 14개 민간단체가 신청한 위안부 기록물에 대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최종적으로 보류하는 결정을 내리자 격분한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유네스코는 보류 결정에 대해 일본과 주변국의 관계를 해칠 수 있는 위안부 기록물의 등재는 좀더 관련 당사자의 토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미국이 유네스코 탈퇴를 결정하자 이스라엘도 동반 탈퇴를 밝혔고, 이에 질세라 중국은 유네스코에 대한 기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2019년부터 유네스코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내는 나라가 될 전망이다. 교육과 과학, 문화 교류를 맡은 국제기구인 유네스코가 왜 세계열강들의 각축장이 되었는지 짚어 보았다.지난해 서울의 한양도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오르는 데 실패하자 서울시 관계자는 물론 문화재청은 큰 충격을 받았다. 서울시는 2012년 문화본부에 한양도성도감과를 설치하고 매년 60억원씩 그동안 약 300억원의 예산을 한양도성 복원에 쏟아부었다. 박원순 시장은 재작년 서울시 출입 기자들과 함께 한양도성을 직접 걸으며 세계유산 등재를 자신했다. “최대한 빨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재신청을 하고 싶은데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이 세워지지는 않았어요. 세계유산 등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전문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미국의 탈퇴나 중국의 영향력 강화와 같은 내부 정치의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서울시 한양도성도감과 관계자의 말이다. 세계유산이 됐다고 해서 유네스코로부터 유산 보존과 관련한 재정 지원을 받지는 못한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이 내는 분담금은 위기에 처한 유산에 먼저 사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제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뜻이기 때문에 국가 예산을 받는 데도 유리하고, 관광객을 모으는 효과도 크다. 한양도성처럼 역사적으로 중립적인 문화유산이 아니라 위안부 기록물이나 난징대학살 문건처럼 역사적으로 첨예한 기록유산의 등재 여부를 심사할 때는 관련국가들이 치열한 외교전쟁을 펼치게 된다. 미국이 유네스코를 탈퇴한 이유도 다분히 정치적이다. 미국은 그동안 두 차례 유네스코를 탈퇴했는데 1984년 표면적으로는 사무국의 방만한 운영을 들었지만 소련의 영향이 커지자 영국, 싱가포르와 동반 탈퇴했다. 소련 붕괴 이후 18년 만인 2002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유네스코에 재가입했다. 미국은 이번에도 다시 팔레스타인 친화적이란 정치적 이유를 들어 이스라엘과 같이 탈퇴했다. 문화적 다양성을 강조하는 유네스코는 2011년 팔레스타인을 정식 회원국으로 받아들였고, 팔레스타인과 오랜 분쟁 관계에 있는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의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유네스코의 팔레스타인 정회원 승인에 반발해 연간 7000만 달러가 넘는 분담금 납부를 끊어버렸다. 납부를 중단한 분담금은 체납금이 되었고 미국은 5억 5000만 달러의 체납금에 대한 책임을 남겨 두고 유네스코를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미국은 분담금 미납으로 2013년부터 총회 투표권을 상실했다. 미국의 탈퇴에 대해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다자외교의 상실’이라고 강조하며 “글로벌 각지의 충돌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고 사회를 찢어 놓고 있으며 미국이 이런 시점에 교육을 보급하고 평화를 촉진하며 문화를 보호하는 유엔 기구에서 탈퇴하는 것은 깊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1984년 미국의 탈퇴로 닥친 재정 위기를 당시에는 회원국들이 분담금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이겨냈다. 6년 전부터 미국이 분담금 납부를 중단하자 유네스코가 다른 회원국에 분담금을 빨리 내 달라는 독촉이 있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유네스코로부터 분담금 협조를 요청받은 나라는 알려지지 않았다. 1999년에는 동양인 최초로 일본인 마쓰우라 고이치로가 유네스코 사무총장직에 오른다. 이후 10년간 고이치로는 사무총장직을 수행했고, 이 기간에 일본은 미국을 대신해 유네스코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내는 국가였다. 유네스코 분담금은 유엔과 똑같은 기준으로 각 나라에 배분되는데 한 국가가 최대한 분담할 수 있는 비율은 22%다. 미국의 재가입 이후 일본의 분담금 비율은 줄어들어 세계 2위 수준이 됐다. BBC는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와 중국의 반응에 대해 “점점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방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중국의 유적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잇따라 선정됐다. 유엔, 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는 미국의 주도로 세워졌고 미국의 세계 최강국 지위를 뒷받침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은 국제기구가 자신의 뜻에 따라 움직이지 않을 때는 탈퇴를 불사했다. 20세기 이후 미국의 자리였던 세계 최강국 지위를 넘보는 중국은 지난달 끝난 제19차 당 대회를 통해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위안부 기록물에 대한 유네스코 결정이 일본의 뜻대로 이뤄진 것은 한·중·일 3개국의 치열한 외교전이 결국 일본의 승리로 끝났다는 이야기다. 일본의 강력한 무기는 탈퇴를 선언한 미국(22%)의 절반가량인 분담금이었다. 유네스코 전체 분담금의 10% 수준으로 일본 정부는 거액의 자금줄을 틀어쥔 ‘유네스코의 큰손’이다. 일본은 매년 4~5월에 내는 분담금 38억 5000엔(약 376억원)을 아직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국제기구에 내는 모든 분담금과 기부금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유네스코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해에도 2015년 난징대학살 관련 기록물이 중국의 신청으로 세계기록유산이 되자 항의 차원에서 분담금 지급을 미뤄 연말에야 겨우 냈다. 미국이 탈퇴를 선언한 시점에서 일본이 쥔 분담금을 유네스코가 더욱 무시할 수 없게 되면서 일본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네스코 관계자는 “유네스코가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재정이 약해져 만약 일본이 분담금을 내지 않으면 빈사 상태에 놓이는 것을 일본 측은 뻔히 알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위안부 기록물 심사 과정에서 일본은 분담금을 강력한 무기로 활용했다는 이야기다. 분담금과 회원국 탈퇴는 미국, 일본과 같은 강대국이 국제기구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단골로 써먹는 카드이기도 하다. 국제기구가 강대국의 입김에 휘둘리는 것은 유네스코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정국가의 분담금에 의지하는 현재의 국제기구 체제로는 강대국의 의사에 따라 결국 국제기구 운영이 좌우될 수밖에 없다. 중국이 미국을 넘어선 세계 최고의 강국으로 굴기(?起)하면서 분담금을 최대 비율만큼 내겠다고 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한국 유네스코 위원회 관계자는 “미국이 유네스코를 탈퇴하자 중국 측 대표가 2019년부터 중국이 분담금을 22%씩 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중국 푸단대의 장궈홍 교수는 “중국은 힘이 커질수록 유네스코를 포함한 국제기구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네스코의 분담금은 유엔과 마찬가지로 각국의 국민소득, 외채 등 객관적 경제지표에 근거하여 산정된다. 어떤 국가의 분담률도 22%를 넘지 않으며 최빈국의 분담률도 0.001%보다 낮지 않다. 결국 국제기구 분담금은 그 나라의 국력을 보여 주는 지표다. 유네스코 관계자는 “유네스코도 태생적으로 상당한 정치적 배경 속에서 만들어졌고 미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며 “특정 국가에 의존하는 현재의 국제기구 시스템으로는 결국 강대국의 목소리가 중요한 결정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한국 전통 산사 집대성한 학술총서 나왔다

    한국 전통 산사 집대성한 학술총서 나왔다

    불교계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적극 추진 중인 한국 전통 산사의 기초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학술총서가 발간됐다. 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등재추진위)가 펴낸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그것. 등재 대상인 7개 산사의 다양한 유산에 대한 조사 및 연구 결과물을 ‘무형유산’ 편과 ‘도면집’ 등 두 권으로 나눠 엮었다.제1권 ‘무형유산’은 등재 대상 산사의 의례와 축제 등 무형유산을 담고 있다. 각 산사의 무형유산을 유형별로 분류해 각각의 특성과 가치를 기술했다. 특히 대표적 의례에 대한 조사보고서도 첨부해, 산사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의례와 축제로 ‘살아 있는 유산’임을 증명하고 있다. 제2권인 ‘도면집’은 등재 대상 산사의 가람 배치도와 가람 배치 특징, 주요 건축물의 도면을 수록했다. 등재추진위는 향후 총 7종의 ‘학술총서’를 발간할 예정이며, 현재 기록유산·자연환경(식생)·유형유산 등의 발간이 진행 중이다. 한편 등재추진위는 지난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한국의 7개 산사에 대한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등재 여부는 내년 7월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한국의 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재도전…2018 등재신청 대상 확정

    ‘한국의 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재도전…2018 등재신청 대상 확정

    ‘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다시 도전한다.문화재청은 24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문화재위원회 회의에서 조선시대 유교 정신에 따라 세워진 서원(書院) 9곳을 묶은 ‘한국의 서원’이 2018년 세계유산 등재신청 대상으로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서원’은 영주 소수서원, 경주 옥산서원, 정읍 무성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 달성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이다. 서원은 공립학교인 향교(鄕校)와 대비되는 조선의 사립학교였다. 문화재청은 2011년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했고 2015년 세계유산센터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의 전문가 패널 심사에서 ‘반려’ 판정을 받았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4월 등재신청을 철회했다. 당시 심사에서 이코모스는 한국의 서원 9개 간의 연계성과 중국·일본 서원과의 차별성이 부각되지 않았고, 서원의 주변 경관이 문화재 구역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문화재위원회는 이번에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 등재신청 대상으로 정하면서 “이코모스의 권고 사항을 충실히 반영했고 신청서의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또 보존관리와 활용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지자체에 보완을 지시했다.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는 내년 1월쯤 제출될 예정이며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이코모스 심사 등을 거쳐 2019년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판가름나게 된다. 문화재위원회는 이날 충남, 전북, 전남의 일부 갯벌을 아우르는 ‘서남해안 갯벌’의 세계유산 후보 선정 여부를 함께 심의했으나, 신청서의 내용이 전반적으로 미흡하고 선정 논리가 치밀하지 못하다는 판단에 따라 ‘보류’ 판정을 내렸다. 서남해안 갯벌은 신청서가 보완되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다시 받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희귀철새 천국’ 유부도,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 등재 이끈다

    ‘희귀철새 천국’ 유부도,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 등재 이끈다

    3년 전에야 전기가 들어왔다. 학교와 가게는 없다. 여객선도 운항되지 않는다. 주민들은 빗물을 받아 목욕하고 빨래를 한다. 해변에 떠밀려온 대나무 등을 주워 담을 쌓은 집도 있다. 섬 크기는 여의도의 4분의1밖에 안 되지만 주변 갯벌은 10배가 넘는다. 그곳에 백합과 농게 등 저서생물이 널렸고, 갯방풍 등 염생식물이 지천이다. 넓적부리도요 등 국제적 멸종위기 철새들의 천국이다. 서남해안 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이 헐벗은 섬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충남 서천군 유일의 유인도(有人島)인 유부도 얘기다. 자연유산 등재 기준에서 이 섬은 서남해안 갯벌 중 위상이 독보적이다. 제주에 이어 우리나라 두 번째 자연유산 등재에 나선 서남해안 갯벌의 성패에 유부도가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도 서식 문화재청은 오는 24일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에서 서남해안 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 여부를 심사한다고 20일 밝혔다.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등재 추진단은 지난 14일 심사 자료를 제출했다. 심사를 통과하면 내년 2월 1일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를 신청한다. 같은 해 7~9월 현장 실사가 이뤄지고 2019년 6월 말~7월 초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결판이 난다. 대상은 유부도(예상면적 30~46㎢), 고창(45~84㎢), 다도해(450~1072㎢), 보성·순천만(65~77㎢) 등 서남해안 4개 권역 갯벌이다. 갯벌이 있는 서천군, 순천시 등 5개 시·군이 2014년 6월 추진단을 만들었다. 문경오 추진단 사무국장은 “새만금 간척 사업으로 갯벌이 사라져 그곳 철새들이 유부도로 다 옮겨 갔다. 4개 권역 중 제일 핵심 사이트”라며 “자연유산 등재의 중요한 3개 기준에서 유부도는 면적이 작아 다른 권역보다 지형지질학적 가치는 뛰어나지 않지만 희귀 철새와 완벽한 생물 프로세스로 가치가 매우 높다. 금강하구에서 밀려온 민물 플랑크톤 등 규조류가 풍부해 기초 생산성이 최고”라고 했다.유부도에는 국제적 멸종위기 13종, 저어새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6종의 철새가 찾는다.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 9종도 산다. 넓적부리도요는 특급 국제 멸종위기종이다. 전 세계 200여쌍만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철현 서천군 주무관은 “봄가을에 이 철새 12마리가 유부도를 찾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안다”면서 “2025년이면 지구에서 보지 못한다고 해 영국 왕립조류보호협회에서 지극 정성으로 보살핀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협회가 이 도요새를 인공부화한 뒤 시베리아 툰드라에 방사해 개체수를 늘리려고 애쓰고, 캄보디아에 식량까지 지원하며 포획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2009년도 람사르 습지로 등재 넓적부리도요 말고도 유부도에는 해마다 100종의 도요물떼새가 찾아온다. 천연기념물 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는 동아시아에 서식하는 것의 절반 정도가 몰려와 겨울을 나고 번식도 한다. 이를 군조(郡鳥)로 삼을 정도로 서천군의 자랑이다. 갯벌에는 철새들의 먹잇감인 저서생물이 풍부하다. 갯지렁이와 백합, 동죽 등 조개류가 여기저기 숨어 있다. 백합과 동죽은 주민들의 주요 소득원이기도 하다. 말뚝망둥어, 칠게, 농게, 길게, 밤게 등이 펄쩍펄쩍 뛰거나 쏜살같이 달아나며 갯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환형동물 57종, 갑각류 55종, 연체동물 39종이 갯벌의 건강을 지키고 철새에게 먹이를 제공한다.바닷가와 갯벌에는 또 염생·사구(모래언덕) 식물이 우거졌다. 갈대는 물론 갯그령, 해홍나물, 칠면초, 갯메꽃, 우산잔디 등 생소한 식물이 수북이 자란다. 뻘 속에 산소를 공급해 갯벌이 청결·건강하도록 하고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되는 것이다. 유부도 갯벌은 2008년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고 2009년 람사르 습지로 등재됐다. 그만큼 깨끗하고 품이 넓다. 30㎢로 여의도(2.9㎢)의 열 배가 넘는다. 반면 섬은 0.79㎢(23만 8975평)로 서울 여의도의 4분의1이 조금 넘을 정도로 작다. ●주민 50여명 생활환경은 열악 섬에는 현재 34가구 주민 50여명이 살고 있다.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 73번지로 ‘송림리 7반’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민등록상에는 모두 70명이지만 20여명은 장항이나 군산에 집을 두고 살면서 고기 잡고 조개를 캘 때 섬으로 들어온다. 여객선이 없어 작은 어선을 타고 뭍을 오간다. 장항항에서 12㎞로 20분 안팎 걸린다. 섬에는 금강 물과 함께 바닷물이 돌아서 밀려와 갖가지 해양 쓰레기가 해변으로 들이닥친다. 양식장에서 떨어진 김이 조류를 타고 떠내려와 반찬이 되기도 한다. 생활환경은 열악하다. 지하수를 걸러 먹지만 물이 달려 육지로 달려가 생수를 자주 사다 먹는다. 마을 반장 이의승(73)씨는 “지하수로 생활용수는 엄두를 못 내 도라무통(드럼통)으로 빗물 십여개를 받아 놓고 쓰지만 한 달도 못 간다. 목욕은 고사하고 빨래도 어렵다”면서 “겨울에는 지하수관이 꽝꽝 얼어 어선 주인한테 기름값 주고 뭍으로 물을 사러 가곤 한다”며 혀를 찼다. 이씨는 “70년대 말만 해도 송림초 유부도분교에 학생 20여명이 있었는데 문을 닫았고, 넓은 염전도 20년 전에 뚝이 터져 폐쇄됐다”고 덧붙였다. ●“인간·새 상생공간으로 조성” 주민들은 자연유산 등재 추진이 달갑지만은 않다. 이씨는 “몇년 전 땅 한 평에 수만원 하던 것이 보호습지로 지정되고 자연유산 등재 얘기가 나오면서 17만원까지 올랐다. 내 땅 가진 주민이 없다”면서 “50년간 살아온 마을이라 떠날 수 없지만 갈수록 살기가 팍팍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가기 불편한 이 섬에는 관광객은 거의 없고 철새 연구자 등이 간간이 찾는다. 문 사무국장은 “환경단체 등과 협력해 홍보활동을 하고 주민 지지를 이끌어 내겠다”며 “자연유산에 등재되면 관광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인간과 새가 상생하면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허 주무관은 “유부도 등 서남해안이 자연유산에 등재되면 갯벌로는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와 접한 와덴해에 이어 두 번째”라고 기대했다. 서천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정부, 日에 ‘군함도’ 등 세계유산 후속조치 이행 압박

    정부, 日에 ‘군함도’ 등 세계유산 후속조치 이행 압박

    정부는 최근 개최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에 ‘군함도’ 등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한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고 외교부가 13일 전했다. 이에 일본 측이 적절한 후속조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외교부는 지난 2~12일 폴란드에서 열린 제41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인 이병현 주유네스코대사가 제 3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과 관련한 구체적인 후속 조치의 이행을 일본에 적극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한·일 양국 관계는 물론 세계유산위원회의 권위와 신뢰를 위해 일본이 조선인 강제징용을 명시하겠다고 했던 약속 등을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이에 21개 위원국 중 12개국이 지지 또는 동조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일본 측 수석대표인 사토 쿠니 주유네스코대사는 “일본 정부는 제 39차 세계위원회 권고사항을 존중한다”면서 “올해 12월 1일까지 제출해야 할 이행경과보고서 작성을 위해 국가보존위원회에서 해석전략을 준비하는 등 인포메이션센터 설치를 포함한 적절한 조치를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 2015년 7월 제 3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23개 근대산업시설 가운데 조선인 강제노동이 있었던 군함도 등 7개 시설에 대해 정보센터 건립 등 강제 노역을 인정하고 희생자를 기리는 조치를 약속했으나 아직 결과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 회의에 한국 측에서는 이 대사를 수석대표로 외교부, 문화재청 대표단 및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한편, 우리 대표단은 회의 기간인 지난 5일 ‘세계유산과 평화:유산 복원과 해석’을 주제로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고 과거 전쟁·식민 지배로 파괴된 유산 복원 과정에서의 유산 해석의 의미를 재조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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