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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척 전역이 축제장”…정월대보름제 23일 개막

    “삼척 전역이 축제장”…정월대보름제 23일 개막

    강원 삼척에서 가장 큰 축제인 삼척정월대보름제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삼척 전역에서 열린다. 삼척시가 주최하고, 삼척정월대보름제위원회가 주관하는 정월대보름제는 민속놀이, 제례, 문화재, 체험, 공연 등 9개 분야 50종의 행사로 꾸며진다. 정월대보름제의 백미인 기줄다리기는 엑스포광장과 삼척해수욕장에서 펼쳐진다. 기줄을 만드는 과정을 시연하는 술비놀이도 함께 열린다. 기줄다리기는 삼척에서 전해지는 놀이로 양편으로 나뉜 사람들이 기줄을 당겨 승패를 가린다. 삼척에서는 바다 ‘게’를 ‘기’로 발음하고, 기줄이 ‘게다리’를 닮아 ‘게줄다리기’로도 불린다. 1971년 강원도 무형문화재로 지정, 201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취타대와 사물놀이패의 거리 행진인 새해 소망 길놀이는 우체국사거리에서 엑스포광장까지 시가지 일대에서 펼쳐진다. 길놀이에는 시민과 관광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23일 엑스포광장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안성훈, 나상도, 박군, 박상철 등의 대중가수가 무대에 오르고, 150대의 드론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기도 한다. 이 외에도 권연태 연희단의 줄타기, 노래자랑, 판소리 등의 공연이 다양하게 마련된다. 달집태우기에 쓰이는 불꽃은 죽서루에서 채화한다. 체험 행사로는 떡메치기·제기차기·윷놀이 등의 민속놀이와 한복·전통의상 입어보기, 전통차 시음·전통음식 시식, 가족 소원 쓰기, 단체줄넘기 등이 있다. 박수옥 시 문화홍보실장은 “야간 횃불 기줄다리기, 달집태우기 불꽃 봉송 등 한층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정월대보름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 [포착] 희귀 ‘황금호랑이’ 인도 야생서 발견…판다보다 귀하다

    [포착] 희귀 ‘황금호랑이’ 인도 야생서 발견…판다보다 귀하다

    인도의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극히 희귀한 ‘황금호랑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인도 아삼주에 위치한 카지랑가 국립공원에서 황금호랑이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대왕판다보다도 희귀한 황금호랑이는 금호(金虎)로도 불리며 옅은 황금색 바탕에 적갈색 줄무늬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다만 백호(白虎)와 마찬가지로 아예 다른 종이 아니라 색깔만 다른 벵골호랑이다.황금호랑이는 지난달 24일 카지랑가 국립공원에서 사파리 투어를 이끌던 가이드 겸 사진작가인 가우라브 람나라야난(25)에 우연히 포착됐다. 그는 “이날 사파리 투어 중 우연히 호랑이 한 마리를 목격했는데 첫 눈에 일반적인 벵골호랑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면서 “카메라를 통해 자세히 보니 틀림없이 희귀한 황금호랑이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 호랑이는 우리를 공격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기 우리에게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야생에서 황금호랑이의 발견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반대로 어두운 면도 동시에 보여준다. 황금호랑이가 주로 근친교배로 인한 열성 유전자 때문에 나타나는 돌연변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약 190마리의 인도 아삼주 지역 호랑이 중 70%가 이곳 카지랑가 국립공원에 산다. 그러나 이 지역의 급속한 개발로 인해 야생동물 서식지가 줄어들기 시작했다.실제 지난 2020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개발로 인해 공원 주변의 숲 통로가 손실을 입으면서 이 지역 호랑이들이 고립되는 현상이 일어났고 이는 근친교배와 같은 문제를 야기해 결과적으로 멸종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 인도 국립생물과학센터 생태학 교수인 우마 라마크리슈난은 “야생에서 호랑이 새끼 1만 마리 중 1마리 정도가 흰색 털의 특성을 갖고 태어나는데, 황금색은 더욱 희귀하다”면서 “황금호랑이의 출현은 고립된 호랑이 개체군에서 근친교배의 증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황금호랑이는 전 세계적으로 약 30마리가 있으며 이중 대부분이 동물원에 산다. 카지랑가 국립공원에는 4마리가 살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이 中 ‘불꽃놀이’ 훔쳐간다” 중국인들 황당 주장

    “한국이 中 ‘불꽃놀이’ 훔쳐간다” 중국인들 황당 주장

    한국이 중국 전통문화인 ‘불꽃놀이’를 빼앗으려 한다는 인식이 중국 내에 퍼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매체 ‘구파신문’이 춘제(중국 설) 폭죽·불꽃놀이를 재허용과 관련한 중국인들의 인식을 인터넷 댓글을 통해 조사한 결과, 43%는 ‘전통문화 보전을 위해 춘제 불꽃놀이를 다시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27%는 ‘한국이 불꽃놀이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신청해 중국의 문화를 빼앗으려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이 훔쳐가려는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불꽃놀이를 허용해야 한다’는 엉뚱한 주장인 것이다. 실제로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한국 불꽃놀이’를 검색하면 한국이 세계유산 신청을 통해 중국 문화의 흔적을 지웠다는 글이 최상단에 노출된다. 반면 한국 문화재청은 불꽃 또는 폭죽놀이 관련 문화를 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하거나, 신청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이와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관련해 다양한 방식으로 전 세계에 알려왔던 터라 누구보다 세계유산에 관심이 많은데, 한국은 불꽃놀이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적이 절대로 없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지난해 설 연휴 때는 한국인들이 자신들의 ‘중국설’을 ‘음력설’로 훔쳐간다고 난리더니, 올해에는 불꽃놀이를 훔쳐간다고 또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자신들이 먼저 한국의 김치, 한복, 부채춤, 심지어 독립운동가 국적 및 민족까지 훔치려고 하면서, 우리가 자신들의 문화를 훔치려고 한다니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인들은 타국의 문화를 먼저 존중할 줄 알아야 자신들의 문화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해야만 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중국인들은 춘제 연휴 기간 대대적으로 폭죽을 터뜨리며 불꽃놀이를 즐긴다. 폭죽이 터질 때 나는 요란한 소리가 악귀를 쫓고 복을 가져온다고 믿는다. 이때 터뜨리는 폭죽의 양은 개인이나 기업의 부를 과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기오염 및 화재, 부상 위험에 따라 1993년부터 대도시 도심에서의 폭죽 사용이 규제됐다. 코로나19 사태 때는 명절 폭죽 사용이 국가 차원에서 전면 금지됐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26일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 격)가 민심을 달래기 위해 금지 조치를 완화했고 올해 춘제부터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폭죽 및 불꽃놀이가 되살아났다. 춘제 연휴 시작 전날이었던 지난 9일 밤에도 중국 전역에서는 대규모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다만 중국 본토는 물론 한국의 공기 질도 ‘나쁨’ 수준을 보였다. 과거에도 중국에서 폭죽을 터뜨릴 때 뿜어져 나오는 칼륨이 설 연휴 기간 한반도로 다량 넘어온 것을 국내 연구기관이 입증한 사례가 있다.
  • 동화 같은 마을에 전해지는 잔혹한 이야기, 체스키 크롬로프 ‘이발사의 다리’ [한ZOOM]

    동화 같은 마을에 전해지는 잔혹한 이야기, 체스키 크롬로프 ‘이발사의 다리’ [한ZOOM]

    체코 남부에 있는 체스키 크롬로프(Český Krumlov)는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중세시대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작은 도시다. 주차장에서 마을을 향해 조금만 걸어가면 저 멀리 ‘망토다리’(Cloak Bridge)가 보인다. 이 다리는 체스키 크롬로프 성(城)의 바로크식 극장과 정원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치 어깨에 망토를 걸친 것 같이 생겼다고 해서 망토다리라고 불린다. 망토다리를 블타바강 위에 놓인 작은 다리를 건너면 어린 시절 동화책에서 본 그림 같은 마을이 눈앞에 펼쳐진다.이발사의 다리에 전해지는 전설 마을을 통과하여 왼쪽으로 5분 정도 걸어가면 나무로 만든 작은 다리가 나온다. 다리 가운데에는 머리에 다섯 개의 별 장식이 달린 얀 네포무츠키(Jan Nepomucký) 신부의 동상과 십자가가 못박힌 예수의 동상이 있다. 이 다리의 이름은 ‘이발사의 다리’(Lazebnický Most)이다. 겉보기에 너무도 평범하고 작은 이 다리에는 잔혹하고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루돌프 2세(Rudolf II · 1552~1612) 재위 당시 황제와 애인 캐서린 스타리사 사이에 줄리어스라는 이름의 아들이 있었다. 황제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줄리어스 왕자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왕자를 체스키 크롬로프에 요양 보냈다. 줄리어스 왕자는 마을 이발사의 딸 마르게타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 그리고 왕자의 계속되는 구애 끝에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되었다. 하지만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왕자가 아내 마르게타를 살해했고, 자신이 아내를 죽인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왕자는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겠다며 마을사람들을 살해하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딸을 잃은 이발사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마을사람들까지 죽어가는 것까지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자신이 딸 마르게타를 죽였다고 거짓자백을 했고 결국 살인죄로 처형되었다. 하지만 얼마 후 마르게타를 죽인 진범이 줄리어스 왕자라는 것이 밝혀졌다. 분노한 황제는 줄리어스 왕자를 교수형에 처했다. 마을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이발사가 자신을 희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마을사람들은 이발사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이 다리를 만들었다. 전설 속에서 다리는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 현실과 이상을 연결하며, 때로는 인간과 신을 연결하는 의미가 된다. 그렇다면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이발사의 이야기에서 다리는 어떤 의미일까 궁금해졌다. 아마도 딸과 자신이 억울하게 죽어야 했던 ‘현실’과, 왕자와 결혼한 딸이 행복하길 바랐던 ‘꿈’을 이어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이발사의 다리’를 보며 문뜩 우리나라에 있는 ‘용다리 전설’이 생각났다.경남 진주성에 남아 있는 용다리 전설 경상남도 진주시에 있는 진주성에 들어가면 김시민 장군동상과 북장대(北將臺) 사이에 돌무더기가 있다. 이 돌들은 진주성에 있던 ‘용다리’의 잔해이며, 용다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돌에는 용의 모양이 남아 있다. 진주군수에게는 세 명의 딸이 있었다. 둘째 딸이 제일 먼저 시집을 갔는데 남편이 죽어 다시 친정으로 돌아왔다. 군수집의 머슴 돌쇠는 친정으로 돌아온 둘째 딸을 좋아했다. 그래서 둘째 딸의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둘째 딸도 과부가 된 이후 거리를 두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자신에게 한없이 친절한 돌쇠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군수의 딸과 머슴 돌쇠가 서로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해도 신분차이는 극복할 수 없는 장벽이었다. 결국 둘째 딸은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상사병에 걸렸다. 용하다는 의원도 불러봤고 영험하다는 약도 써보았지만 둘째 딸은 얼마 후 눈을 감고 말았다. 딸을 잃은 슬픔 때문에 군수는 진주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가족들과 하인들을 데리고 충청도로 향했다. 매일 둘째 딸을 그리워하던 돌쇠는 일행을 따라 가다가 용다리 인근 고목나무에 목을 매 숨을 거두었다. 돌쇠가 죽은 후 용다리 아래에서는 매일 개구리 떼가 울어대었다고 한다. 그러나 부부가 된 남녀가 다리를 건너면 울음을 멈추었다고 한다. 그리고 상사병에 걸린 사람이 이 다리를 건너면 나았다고 한다.동화 같은 도시, 체스키크롬로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마을을 걷다 보니 어느덧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유럽의 겨울은 새로운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는 것 같다. 다시 이발사의 다리를 건너 마을로 들어왔던 망토다리 방향으로 향했다. 망토다리로 올라가 체스키크롬로프 마을을 내려다보았다. 슬픈 전설을 간직한 마을 치고는 지나치게 서정적이고 동화 같은 마을의 모습을 눈에 담기 시작했다. 한정구 칼럼니스트 deeppocket@naver.com
  •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는 곳… ‘지구의 배꼽’ 울룰루 가이드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는 곳… ‘지구의 배꼽’ 울룰루 가이드

    일본에서 2001년 소설로, 2004년 영화로 나온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많은 한국인이 울룰루를 알게 한 작품으로 꼽힌다. 여자 주인공인 히로세 아키는 고등학생 때 백혈병 진단을 받는데 그가 항상 가고 싶어 했으나 이른 죽음으로 끝내 가보지 못한 곳이 바로 울룰루다. 남자 주인공인 마츠모토 사쿠타로는 아키의 화장된 유해를 울룰루에 뿌리며 사랑하던 연인이 그토록 꿈꾸던 울룰루에 데려다준다. 영원히 잊지 못하는 첫사랑을 위한 한 남자의 애틋한 순정이 가슴을 촉촉하게 적신다. 일본 특유의 아련한 감성이 돋보이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 울룰루가 등장하는 장면은 짤막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대자연 속에 놓인 신비롭고 장대한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아키처럼 꼭 한 번쯤 이곳에 가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바위 울룰루 울룰루는 호주 노던준주 남쪽에 있다. 영어로는 Uluru로 한국에는 울룰루로 널리 알려졌지만 현지에서는 울루루로 부른다. 현지 가이드인 레이첼은 “울룰루와 울루루 발음이 비슷하지만 울루루가 원어 발음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국립국어원 표기가 따로 없어 널리 쓰이는 울룰루로 적었다. 원래 바다였던 울룰루는 5억년 전 모래로 이뤄진 침적물들이 계속 쌓인 이후 지층이 옆에서 힘을 받으며 조산운동(산지 또는 산맥을 형성하는 지각변동)이 일어나 형성됐다. 조산운동 과정에서 땅이 접힌 상태로 지표 위에 올라온 부분이 지금의 울룰루다. 쉽게 설명하자면 양옆에서 밀리느라 땅이 꺾여 들어가는 중에 더 못 꺼지고 윗부분이 남은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땅 위에 노출된 전체 크기는 3분의 1 정도로 알려졌고 땅속에 나머지 부분이 더 묻혀있다. 호주 국립공원인 울룰루는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최고 높이는 348m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324m)보다 조금 높다. 지름은 3.6㎞, 둘레는 9.4㎞에 달하며 지상에 노출된 바위 중 가장 크다. 태양의 이동에 따라 바위가 하루에 약 7개의 색으로 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일출과 일몰 때 붉게 물드는 황홀한 찰나가 이곳 방문을 버킷리스트로 만드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호주의 아웃백(건조한 내륙부 사막 지역) 한복판에 있고 툭 튀어나온 모양이라 ‘지구의 배꼽’으로도 불린다. 원주민의 성지… 2019년부터 등반 금지 울룰루는 호주 원주민인 아낭구(Anangu)족의 천지창조 신화가 깃든 곳이다. 이들은 이곳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믿으며 수많은 시간을 살아왔다. 또한 울룰루는 조상과 접신하는 주술의식을 할 때 부족 최고의 주술사들만 출입 가능한 장소였다. 호주 정부는 1985년 호주 원주민의 토지 소유권을 인정해 아낭구족에 법적인 권리를 반환하고 대신 임대권을 받았다. 원주민에게 신성한 곳이다 보니 등반 여부를 놓고 한때 논란이 있었다. 원주민들은 일찍부터 올라가지 말라고 호소했지만 호주 정부에서는 등산이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서로 반대되는 내용으로 나란히 놓인 안내판은 관광객들을 고민에 빠뜨리곤 했다. 그러던 중 2019년 10월 26일을 기점으로 등반이 영구 금지됐다. 울룰루를 오르던 관광객의 사망 사고도 다수 발생했고 덥고 건조한 날씨 속에 탈수증으로 고통을 겪는 일도 다반사여서 안전 문제가 꾸준히 대두됐다. 무엇보다 원주민의 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등반 금지 소식이 알려진 이후 전 세계에서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마지막 등반에 나서기도 했다.울룰루 곳곳에는 아득한 세월을 이곳에서 틔워온 원주민들의 생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이들은 남녀 구분된 공간을 사용했으며 현지에는 원주민들이 남긴 벽화나 요리했던 흔적 등이 발견된다. 안내판과 문화센터를 통해 울룰루에 얽힌 사연들을 보다 풍성하게 접할 수 있다. 울룰루 언젠가 가고 싶다면 방법은? 울룰루는 비행기를 타거나 차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차를 타고 들어가기에는 시간이 만만치 않아 대부분은 비행기를 이용한다. 비행기는 시드니 혹은 멜버른에서 오가는 편을 이용하면 된다.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출발하는 비용이 각각 달라 가격에 맞춰 일정을 조정하면 비용을 조금은 아낄 수 있다. 안에서는 캠핑투어를 이용하거나 자유여행을 하면 된다. 캠핑투어는 현지 여행사를 통해 신청하면 되는데 2박 3일, 3박 4일 일정 등이 있다. 혼자 갈 경우 자동차 렌트비와 숙박비가 만만치 않아 캠핑투어를 이용하는 게 낫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울룰루 일대 지역을 전 세계에서 온 젊은 여행객과 함께할 수 있어 감성 가득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한국인에게도 꽤 알려진 터라 투어에서 다른 한국 여행객들도 종종 만나게 된다.다만 캠핑투어는 상대적으로 환경이 열악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 침낭에서 자야 하고 먹는 것도 매일 비슷해 질릴 수 있다. 밤하늘의 별을 덮고 자는 것은 꿈 같은 일이지만 낮과 밤이 확연히 다른 사막의 변화무쌍한 날씨가 만만치 않다. 나이 들고 캠핑투어에 도전하면 금방 지칠 수 있다. 반대로 아직 청춘이라면 한 번 도전해볼 만한 경험이다. 비용을 분담할 인원이 많거나 금전적 여유가 된다면 자유여행이 나을 수 있다. 자유여행은 숙박시설을 예약하고 차를 빌려 다니면 된다. 공항 또는 숙소에서 차를 빌릴 수 있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여행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주유비, 숙박비 등 비용 문제가 정말 만만치 않다. 멀리까지 갈 경우 비싼 현지의 기름값도 감당할 각오가 필요하다. 제한된 시설 문제로 숙박을 못 구할 수도 있는데 이럴 때는 차박도 가능하다. 차박은 아무 데서나 자는 건 금지고 정해진 지역에서 가능하다. 자유여행을 선택하되 현지에서 1일 투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현지 관광업체가 진행하는 1일 투어를 통해 울룰루를 짧은 시간 알차게 볼 수 있다. 사막의 별이 빛나는 밤에 해가 뜨고 지는 찰나의 울룰루를 보는 것이 이곳을 찾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이지만 이 지역은 지구에서 가장 별을 잘 감상할 수 있는 곳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건조한 사막 지역이다 보니 대체로 맑은 날씨가 이어져 언제든 쉽게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다. 잠들기 전 눈길을 향하는 곳마다 촘촘히 박혀 빛나는 별을 볼 때면 우주의 신비를 느끼며 황홀한 기분에 젖게 된다.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면 그 어떤 간절한 소원일지라도 신이 들어줄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곳이다.특별히 북반구와는 다른 모양의 남반구 은하수를 보고 사진으로 담고 싶다면 은하수 관측 최적기인 음력 1일 전후로 찾는 것이 좋다. 낮에 울룰루를 감상하고 수천의 별들이 내밀하게 모인 은하수까지 보고 나면 이곳을 찾은 이들은 대자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행의 낭만을 제대로 완성하게 된다.
  • ‘일상이 예술로’… 광주시, 시민 체감형 문화정책 편다

    ‘일상이 예술로’… 광주시, 시민 체감형 문화정책 편다

    광주시가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 등 올해 시민이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정책을 추진, ‘일상이 예술이 되는 문화중심 기회도시’ 구축에 나선다. 광주시는 민선8기 4대 문화적 가치인 ‘포용·공감·창의·행복’ 실현을 위해 제15회 광주비엔날레를 성공 개최하고,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와 광주공원 청춘문화 누리터 운영 등을 통해 시민이 체감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정책을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광주비엔날레 성공 개최로 ‘국제적 시각예술도시’ 도약 추진 올해로 창설 30주년을 맞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판소리-동시대의 울림’을 주제로 기후변화, 거주 위기, 소수자 문제 등 인류공동체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의 해법을 모색한다. 판소리라는 지역 특유의 문화를 적극 활용해 세계적 보편성으로 나아가는 소통의 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오는 9월 7일부터 12월 1일까지 진행되는 비엔날레에선 30여 개국이 참여하는 20여 개 파빌리온을 광주 전역에 설치해 광주도심을 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확장하고, 개별 국가의 파빌리온을 문화외교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방안이다. 지역 작가의 비엔날레 참여를 위한 ‘광주 파빌리온’도 운영한다. 청년 작가부터 원로작가까지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의 비엔날레 참여를 통해 광주 미술을 조명하고 광주미술을 국제 무대에 선보인다. 광주시는 광주비엔날레의 성공 개최를 통해 세계 미술계에서 광주비엔날레가 차지하는 영향력과 상징성을 강화하는 한편 국제적 시각미술 도시로 발전하는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광주비엔날레는 짝수년도 9월에 개최되어 왔으나, 코로나로 인해 제13회 광주비엔날레가 애초 2020년 9월에서 2021년 4월로 순연되었으며, 이후 제14회 광주비엔날레도 그 여파로 인해 2023년 4월에 열렸다. 따라서 이번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통상적으로 짝수년도 9월에 열렸던 광주비엔날레의 개최 일정으로 되돌아가게 된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 추진 지역 미술계의 숙원 사업인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를 위해 중앙부처, 국회 등과 긴밀한 협력을 구축한다. 동구 지산동 신양파크호텔 부지 등을 활용해 총사업비 800억원 규모로 추진할 예정인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은 현대 미술작품의 수집과 보존·전시, 관련 연구, 창·제작, 국제미술교류 촉진 등 지역 미술 분야의 획기적 전환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무등산권역 역사·생태·문화자원과 연계해 일반회화부터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융복합 미술작품까지 선보여 시민이 즐겨 찾는 문화 상징물로 건립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특히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의 성공적 유치를 통해 광주비엔날레전시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함께 ‘국제 시각미술도시 광주’의 3각 축을 조성할 방침이다.▲ 광주공원 청춘문화 누리터 운영 광주시는 광주공원 앞 주차장을 활용한 ‘청춘문화 누리터’를 운영할 방침이다. 희경루, 광주향교, 광주공원,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 등 주변의 문화·역사적 자원과 가치를 바탕으로 시민과 예술인이 만들고 참여하는 문화프로그램을 오는 5월부터 주말에 운영한다. 아울러 연차별 사업을 통해 광주공원 앞 주차장을 문화광장으로 조성해 충장로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고, 사직동·양림동으로 이어지는 문화관광 거점으로 조성한다. 광주공원의 역사와 장소성을 기반으로 희경루, 향교, 사직동, 양림동에 이르는 문화마실길을 조성하고 광주공원 신사계단을 미디어아트로 다채롭게 표출한다. ◇ 일상에서 시민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행사 지원 강화 지역의 역량 있는 문화예술인, 단체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추진 중인 ‘문화예술 민간단체 통합보조금’은 3개 분야 10개 장르에 걸쳐 총 29억9600만원을 지원한다. 특히 광주FC 홈개막전 등 주요 행사에 통합공모로 선정된 단체의 공연 등이 선보일 수 있도록 추진한다. 이와 함께 문화예술인 안심보험 가입을 지원하고 현장 중심의 예술인 복지 지원을 위한 예술인 소통센터 운영 등 예술인의 안정적 창·제작 지원도 지속해 강화할 예정이다. 또, 지역미술시장 발전을 선도하는 광주국제미술전람회는 신진 청년작가의 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지역 미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시 사무국 체제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작가-갤러리-컬렉터 간 상시적 연결 고리를 조성하고 지역 작가의 안정적 작품 활동을 지원하는 등 아트페어의 사업성과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인예술시장, 예술의 거리, 프린지페스티벌, 아트피크닉 등 광주지역 대표 문화행사는 시민이 주인공으로 적극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광주비엔날레 등 국제적 문화행사 등과 연계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역의 생활문화자원을 토대로 시민들의 문화예술 활동공간을 조성하는 ‘생활문화 아트벙커’도 올해 20여 곳을 조성한다. 일상에서 시민들이 다채로운 문화예술 활동을 실현할 수 있도록 개방성과 접근성을 높이고, 시민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다. 시민 간 지역공동체 유대감을 강화하고 동네별 차별화된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일상의 삶 속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문화거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광주 ‘차별성’ 강화 광주송정역이 디지털 이미지를 구현한 광주 대표 관문으로 바뀐다. 미디어아트 창의벨트 5권역(광주송정역) 조성사업으로, 광주송정역 일원에 사람과 예술, 문화가 교차하고 번영하는 역동적 융합을 미디어아트로 선보인다. 미디어아트에 기반한 영상 이미지를 활용한 ‘미디어아트 폭포’와 다양한 영상콘텐츠를 제작·적용할 수 있는 ‘신기술 융·복합 창작지원센터’를 구축한다. 미디어아트 폭포는 유동인구가 많고 사업의 효과성이 뛰어난 최적의 장소를 확정해 ‘미디어아트로 표현되는 폭포’로 이색적인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기술 융·복합 창작지원센터’는 유네스코미디어아트플랫폼 및 광주첨단실감콘텐츠큐브 등과 협업을 통해 올해 기본계획을 수립, 미디어아트 창·제작의 산실로 육성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지난 2019년부터 추진한 유네스코미디어아트 창의벨트 조성사업이 광주송정역 조성사업을 끝으로 마무리되면 디지털아트랩, 신기술 융·복합 창작지원센터를 통해 다양한 미디어아트 창·제작 기반을 조성하고 영상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국내 대표 도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 [지방시대] ‘평창동계올림픽 유산’ 좋든 싫든 받아라/김정호 전국부 기자

    [지방시대] ‘평창동계올림픽 유산’ 좋든 싫든 받아라/김정호 전국부 기자

    유산(遺産)은 받는 사람을 웃기기도, 울리기도 한다. 부모가 물려준 재산으로 신세를 고치면 전자고, 부모를 대신해 빚 독촉에 시달리면 후자다. 며칠 전 막을 내린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의 형님 격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남긴 유산인 경기장들은 어느 쪽일까. 두말할 것 없이 후자다. 경기장 대부분이 운영비만 축내는 애물단지가 됐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평창올림픽 경기장 13개 가운데 공공시설로 남은 7개의 2019~2021년 운영 현황을 파악한 결과 135억원의 누적 적자가 발생했다. 이들 경기장 건립에는 6580억원이 투입됐다. 국제대회인 강원청소년올림픽이 열려 6년 만에 제구실을 한 경기장들은 대회 성화가 꺼진 뒤 변변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또다시 방치되는 악순환을 반복할 판이다. 애초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없었다. 한국산업전략연구원이 2017년 낸 보고서는 평창올림픽 이후 경기장을 운영하는 데 연간 313억원이 들고 기대수익은 171억원에 그쳐 연간 142억원의 적자를 낼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당국은 귀담아듣지 않았다. 더욱이 ‘하얀 코끼리’(큰돈을 투입했지만 쓸모가 없어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진작에 현실이 됐지만 경기장 사후 활용은 여전히 당국의 관심 밖에 있는 듯하다. 대한체육회는 조선 왕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철거를 앞둔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을 대체할 스케이트장 부지를 지난해 말부터 공모 중이다. 공모에 앞서 강원도는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을 대체 시설로 활용하자고 대한체육회에 제안했다. 2000억원을 들여 새 경기장을 짓기보다 400m 트랙을 비롯한 국제 규격을 갖춘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을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가대표 중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학생 선수들이 이용하기엔 거리가 멀다는 이유다. 대한체육회의 결정에 문화체육관광부도 동의했다. 강릉시민들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강릉시의회는 건의문을 내고 “강릉에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이 존재하고 바로 옆에 하키센터와 컬링센터 등이 함께 위치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동계 스포츠 훈련이 가능하다. 강릉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먼저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와 문체부가 공모 계획을 재검토한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강릉시민들, 빙상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묘책을 찾아볼 법도 한데 그런 말조차 없다. 평창올림픽 경기장 건설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설계 과정에서부터 사후 활용을 염두에 뒀어야 한다. 그렇다고 이제까지처럼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다. 어떤 식으로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막대한 혈세를 들여 만든 경기장들을 ‘버린 유산’처럼 취급할 순 없지 않은가.
  • “특정 직업 완전 대체는 안 돼…노동 역량 강화 도구 삼아야”[AI 블랙홀 시대]

    “특정 직업 완전 대체는 안 돼…노동 역량 강화 도구 삼아야”[AI 블랙홀 시대]

    “인공지능(AI)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실업을 최소화하면서 인간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AI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유네스코 세계과학기술윤리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는 6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현재 노동시장의 대부분 일자리가 가까운 미래에 AI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특정 직업이 AI로 전부 대체되기보다는 사람이 하던 업무가 바뀌고 투입되는 노동력 양상이 바뀔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이르면 2040년, 늦어도 2060년에는 직업별 업무가 달라질 것”이라며 “AI가 도입되더라도 특정 직업이 100% 사라지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겠지만 ‘업무’는 많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예컨대 시험 문제를 내고 채점하는 업무는 AI가 대체하고 교사는 학생들과의 관계에 집중하는 식이다. 어떤 업무가 가장 먼저 대체될까. 그는 AI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그는 “AI에게 쉬운 업무는 기존 데이터가 많고 업무 범위가 명확하며 수행하는 역할의 폭이 좁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단순 사무직이나 번역, 회계, 단순 코딩, 법률 문서 정리는 AI에겐 식은 죽 먹기다. 이 교수는 “골드만삭스가 2017년 600명의 주식 매매 담당자 가운데 2명만 빼고 해고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반대로 업무 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상식’으로 판단하던 일은 AI에게 어렵다. 이 교수는 “대표적인 게 가사노동”이라며 “어디까지가 가사 영역이고 무엇이 빨랫거리인지 상식으로 판단하던 일이 AI에겐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또 “사람을 설득하고 팀워크를 유지하는 등 ‘관계’가 필요한 업무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로 대체되기 어려운 직업은 살아남지만 그렇지 않은 일자리는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통찰력을 갖고 결정을 내리는 소수 관리자 역할은 필요할 테고 이들은 더 많은 연봉을 요구할 것”이라며 “기업이 구조조정 잉여금으로 관리자 연봉을 메우고 나머지 직원들의 임금과 처우는 열악해져 노동시장 전반에는 하향 평준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AI로 인한 실업을 인정하고 시스템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노동자를 AI로 단순 대체하는 것은 기업이 치러야 할 비용을 무책임하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실업 급여 등 사회가 책임져야 할 비용은 늘어난다”고 말했다. 사회가 시스템을 가동해야 할 지점은 기업이 AI와 인간을 놓고 저울질할 때다. 이 교수는 “인간 업무를 대체하는 AI가 나왔을 때 무턱대고 인력을 자르기보다 노동자가 AI를 활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AI를 통해 노동자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 울산 반구대 암각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도전

    울산 반구대 암각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도전

    한반도 선사 문화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울산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도전한다. 문화재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했다고 31일 밝혔다. 반구천 암각화는 현재 국보로 지정된 울주 천전리 각석(刻石·글자나 무늬를 새긴 돌)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1970년대 초 발견된 천전리 각석은 각종 도형과 글, 그림이 새겨진 암석으로 신라 법흥왕(재위 514∼540) 시기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글자도 남아 있어 6세기 신라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다. 대곡리 암각화는 높이 4m, 너비 10m 크기의 바위 면에 선과 점을 이용해 다양한 동물과 사냥 장면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해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을 가늠할 수 있는 걸작으로 여겨진다. 반구천 암각화는 등재 심의 대상에 오르면 2025년 열리는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등재가 확정되면 한국의 17번째 세계유산이 된다.
  • ‘용광로’ 남미… 40도 폭염에 산불로 잿더미

    ‘용광로’ 남미… 40도 폭염에 산불로 잿더미

    지구 북반구가 북극 한파로 몸살을 앓은 데 이어 남미권은 불볕더위에 허덕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남미 국가들 기상청 예보자료와 소셜미디어(SNS) 공지 등 정보를 종합하면 아르헨티나에서는 중북부를 중심으로 낮 최고기온이 며칠째 40도 안팎을 찍어 23개 주 가운데 20곳에 폭염 경보나 주의보가 발령됐다. 멘도사, 네우켄, 리오네그로, 라팜파, 산루이스, 산후안, 부에노스아이레스 남부에는 최고기온이 38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돼 최고 수준의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아르헨티나 기상청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햇볕에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시민들에게 충분한 수분 섭취를 권고했다. 아르헨티나와 이웃한 칠레와 우루과이도 국토 절반가량에 예비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우루과이 기상청은 “2월 1~4일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4~38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고온의 날씨 속에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북부 로스알레르세스 국립공원은 닷새째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국립공원은 다양한 고유종과 멸종위기종이 밀집한 지역으로 201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이 중 산림 피해 면적이 나흘간 최소 2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을 맞댄 칠레에서도 푸에르토몬트 산불이 엿새째 이어졌고 파라과이 산베르나르디노와 아레구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주변에서도 산불이 잡히지 않고 있다. 한편 네덜란드 등 북반구에선 지난해 말부터 북극 한파에 따른 무더기 정전·항공편 결항 등으로 고생하고 있다. 아일랜드와 잉글랜드 북부, 스코틀랜드 지역은 지난 23일 시속 117~144㎞에 달하는 겨울 폭풍 이샤가 몰고 온 강풍으로 피해를 당했다. 아일랜드에서는 주택과 농장, 회사 등 17만여곳이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미국에서는 영하 20도 아래까지 떨어지는 북극 한파가 북부에 이어 남부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추위에 의한 사고로 최소 89명이 숨졌다.
  • 한-아세안센터, 브루나이, 라오스, 미얀마 3개국 문화 조명하는 아세안 관광 홍보 영상 31일 공개

    한-아세안센터, 브루나이, 라오스, 미얀마 3개국 문화 조명하는 아세안 관광 홍보 영상 31일 공개

    ‘아세안 건축투어’ 통해 아세안 건축의 아름다움을 만나다 한-아세안센터(사무총장 김해용)는 브루나이, 라오스, 미얀마 3개국의 건축물을 통해 각국의 문화를 조명하는 관광 홍보 영상을 31일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영상들은 아세안 건축을 테마로 각국의 풍부한 문화관광자원을 소개하는 아세안 관광 홍보 영상 시리즈의 일환으로, 2022년 제작한 4개국(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영상과 지난해 제작된 3개국(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영상에 이은 마지막 시리즈다. 각 영상은 한-아세안센터와 아세안 회원국 관광청이 선정한 국가별 두 도시의 건축물을 소개하는 영상(5분)과 오영욱 건축가의 에필로그(1분)로 구성되어 있다. 브루나이 편에서는 황금빛의 도시 전경과 화려한 보물로 알려진 지역인 브루나이 무아라(Brunei Muara)와 벨라잇(Belait)의 건축과 문화를 만나볼 수 있다. 영상은 브루나이 무아라에 있는 술탄 하지 하사날 볼키아 발라이 카자나 이슬람 전시관(Balai Khazanah Islam Sultan Haji Hassanal Bolkiah), 브루나이 에너지 허브 박물관(Brunei Energy Hub Dermaga Diraja), 캄퐁 아예르(Kampong Ayer),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Omar ‘Ali Saifuddien Mosque), 로얄 리갈리아 박물관(Royal Regalia Museum) 등 이슬람 건축물과 자연 지형이 어우러진 도시 디자인을 통해 전통적인 문화와 현대적인 세련미와의 조화를 선보인다. 또한, 벨라잇 지역의 경우 브루나이 경제 성장의 바탕이 된 석유와 천연가스 사업을 상징하는 ‘커다란 찻잔(giant teacup)’과 ‘인사하는 당나귀(nodding donkeys)가 방문객을 맞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어 라오스 편에서는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Vientiane)과 라오스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뛰어난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루앙프라방(Luang Prabang)의 건축과 문화를 만나볼 수 있다. 영상은 메콩강의 곡류에 위치한 비엔티안에 있는 라오스의 중요한 국가기념물 중 하나이자 라오스 불교를 상징하는 탓 루앙(That Luang Stupa)과, 빠뚜싸이(Patuxay), 호 파께오 박물관(Ho Phra Keo Museum), 그리고 불상공원(Buddha Park) 등 비엔티안의 다른 주요 건축물들을 담고 있다. 왓 씨엥통(Wat Xieng Thong), 왕궁 박물관(Royal Palace Museum), 그리고 푸씨 산(Mount Phou Si) 등 주위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 잘 보존된 루앙프라방의 건축물들과 자연 풍경도 소개된다. 미얀마 편에서는 미얀마 상업의 중심지인 양곤(Yangon)과 세계적인 불교 유적지인 바간(Bagan)의 건축과 생활 양식을 볼 수 있다. 영상은 양곤에는 미얀마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쉐다곤 파고다(Shwedagon Pagoda)와 식민지 시대의 건축물들인 구 정부청사(The Secretariat)나 스트랜드 호텔(The Strand Hotel)을 담고 있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바간에 있는 아난다 사원(Ananda Temple), 땃빈뉴 사원(Thatbyinnyu Temple), 틸로민로 사원(Htilominlo Temple) 등 다양한 불교 예술과 건축물들이 품은 신성한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더 많은 시청자에게 아세안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아세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기 위해 2019년 ‘아세안 팸투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동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을 통해 아세안 지역의 다양한 건축과 문화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변화되었으며, 한-아세안센터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1월 말 영상 공개 후 시청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으로, 일부 참가자에게 경품도 증정할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브루나이, 라오스, 미얀마 영상으로 아세안 10개국의 ‘건축 여행’ 시리즈는 마무리된다.
  • ‘반구천 암각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전한다

    ‘반구천 암각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전한다

    한반도 선사 문화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울산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도전한다. 문화재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신청서를 지난 30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했다고 31일 밝혔다. 반구천 암각화는 현재 국보로 지정된 울주 천전리 각석(刻石·글자나 무늬를 새긴 돌)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1970년대 초 발견된 천전리 각석은 각종 도형과 글, 그림이 새겨진 암석으로 신라 법흥왕(재위 514∼540) 시기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글자도 남아 있어 6세기 신라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다. 대곡리 암각화는 높이 4m, 너비 10m 크기의 바위 면에 선과 점을 이용해 다양한 동물과 사냥 장면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해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을 가늠할 수 있는 걸작으로 여겨진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 유산은 신석기 시대부터 신라 시대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미적 표현과 문화의 변화를 집약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당대 암각 제작 전통을 확인할 수 있는 독보적인 증거이기도 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 과정의 주요 단계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담아냈으며 한반도 연안에 살았던 사람들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높은 수준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구천 암각화는 올해 3월부터 2025년까지 세계유산 등재 심의와 보존 관리·평가 등을 담당하는 심사 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평가를 받는다. 등재 심의 대상에 오르면 2025년 열리는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등재가 확정되면 한국의 17번째 세계유산이 된다.
  • 기시다 “尹대통령과의 신뢰 기초로 한국과 협력 늘릴 것”

    기시다 “尹대통령과의 신뢰 기초로 한국과 협력 늘릴 것”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30일 새해 국정과제를 밝힌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국과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정기국회 시정연설을 하면서 “국제적 과제 대응 등에서 협력해야만 하는 중요한 이웃 나라인 한국과는 윤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기초로 폭넓은 협력을 더욱 확대·심화하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한일 관계가 개선되자 협력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연설 내용을 바꿔 오고 있다. 그는 취임 직후인 2021년 10월 국회 소신표명 연설에서는 “건전한 (한일)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이후 지난해 10월 국회 소신표명 연설에서는 “한국과의 사이에는 윤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신뢰 관계를 지렛대로 폭넓은 협력을 심화하고 있다”며 한일 관계 개선을 반영해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일 관계에 대해서는 “납북자 문제가 정권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총리 직할 고위급 협의를 추진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다시 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4월 예정된 미국 국빈 방문 계기로 미일 관계를 심화하고 미일 동맹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자신이 총재를 맡고 있기도 한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에 대해 “정치 신뢰 회복을 위해 선두에 서서 (개혁안을) 반드시 실행하겠다”고 말하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어 국회 외교연설을 한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은 독도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기존 억지 주장을 반복하며 “이러한 기본적인 입장에 근거해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가 외무상이었던 2014년 외교연설에서 “일본 고유의 영토인 시마네현 다케시마”라고 말한 뒤 일본 외무상들은 11년간 계속해서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발언을 하고 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관해서도 “관계국과 정중한 논의를 이어 가 확실히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며 한국의 비판에도 관계없이 등재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 전통이 된 망언…日외무상, 11년째 “독도는 일본 땅” 외쳤다 [여기는 일본]

    전통이 된 망언…日외무상, 11년째 “독도는 일본 땅” 외쳤다 [여기는 일본]

    일본 외무상이 정기국회 연설에서 한국 고유 영토인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했다. 무려 11년 째 되풀이되고 있는 망언이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30일 정기국회 외교연설에서 독도와 관련해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면서 “이 같은 기본적인 입장에 근거해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하야시 요시마사 당시 외무상도 정기국회 외교연설에서 독도와 관련해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망언’을 내뱉은 바 있다. 일본의 외무상은 외무성의 수장으로, 한국의 외교부 및 외교부장관에 해당한다. 일본 외무성이 외무상을 앞세워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프레임을 주장한 역사는 11년 전인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시다 후미오 당시 외무상은 2014년 외교연설에서 “시네마현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언급했고, 이후 외무상이 외교연설에서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하나의 ‘불필요한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관련 “관련국과 협의할 것” 올해 정기국회 외교연설에서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한 이야기도 언급됐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에 대해 “관계국과 정중한 논의를 이어가 확실히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며 앵무새와 같은 이전 발언을 되풀이 했다. 정중한 논의를 앞세웠지만, 결과적으로 유네스코 등재 시도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월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재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사도광산의 유산적 가치를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하면서, 조선인 강제 노역이 있었던 시기의 역사는 의도적으로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우리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해 지속적인 항의를 해 왔고, 지난해에는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으로 선출돼 사도광산 등재 심사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뒤 한국과 일본 사이에 해빙 무드가 이어지고 있지만,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겠다는 일본의 뜻은 좀처럼 꺾지 못하고 있다. 사도광산의 등재 여부는 올해 7월 말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기시다 총리는 이날 시정 연설에서 “국제적 과제 대응 등에서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이웃 나라인 한국과는 윤석열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기초로 폭넓은 협력을 더욱 확대 및 심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 “즉각 철회 촉구” 한편 일본이 11년째 되풀이하는 독도 관련 망언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정부의 부당한 주장은 대한민국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한 우리 주권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재차 분명히 한다”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떤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日외무상 11년째 ‘독도 영유권 주장’ 연설…정부 “강력 항의, 철회 촉구”

    日외무상 11년째 ‘독도 영유권 주장’ 연설…정부 “강력 항의, 철회 촉구”

    정부는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이 30일 국회 외교연설을 통해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을 반복한 데 대해 강력 항의하고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정부는 “일본 정부의 부당한 주장은 대한민국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한 우리 주권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재차 분명히 한다”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떤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또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가미카와 외무상은 이날 외교연설에서 독도를 두고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이러한 기본적인 입장에 근거해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일본 외무상이 정기국회 외교연설을 통해 독도 영유권 주장을 한 것은 올해로 11년째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연설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관계국과 ‘정중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사도광산은 일본 근대산업시설과 유사하게 전시 강제동원의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라며 “세계유산 등재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반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이날 오후 야마모토 몬도 주한일본총괄공사대리를 불러 정부의 이러한 입장을 전달하고 항의했다.
  • 숙명여대, 라오스 대학 2곳 교직원 대상 성평등 교육 진행

    숙명여대, 라오스 대학 2곳 교직원 대상 성평등 교육 진행

    숙명여자대학교가 라오스 대학 2곳의 교수와 교직원 등 110여명을 대상으로 성평등 의식과 성인지감수성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30일 밝혔다. 숙명여자대학교 아태여성정보통신원은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라오스 수파누봉대학교에서, 18일부터 이틀간 라오스 국립대학교에서 총 116명을 대상으로 ‘교직원 역량강화 워크숍’을 가졌다. 이번 워크숍은 최근 라오스에서 성평등을 향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대학에서도 사회 모든 분야에서 남녀 차별없이 참여하고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성(性) 주류화(Gender mainstreaming)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마련됐다. 숙명여대가 디지털 및 리더십 교육을 통한 아세안 여성의 역량 강화를 위해 2016년부터 참여하고 있는 유네스코 유니트윈 사업의 일환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23 글로벌 젠더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라오스는 146개국 중 54위를 차지했지만, 교육 성취도(107위)와 정치적 역량 강화(101위) 등 부문별로 불균형한 경향이 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참가자들이 성인지적 관점에서 라오스 사회의 조직 내 젠더 이슈를 토론하도록 지원했다. 한국과 라오스의 사례 비교를 통해 성평등을 저해하는 장애물과 라오스 여성에게 필요한 실질적 지원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특히 불평등한 젠더 규범이 사회 인식을 통해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활동에서 참여도가 높았다. 라오스 고등교육기관에서 성평등 인식을 반영해 지속 가능한 교육을 제공하는 데 이번 워크숍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라오스 교육에 참여한 숙명여대 아시아여성연구원 이정성 연구교수는 “라오스 내 젠더 불평등의 현 위치를 확인하고 해소 방안을 다양한 관점에서 모색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라오스국립대학교 술리데스 키오 부알라페스(Soulideth Keoboualapheth) 부총장은 “라오스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여성 역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번 워크숍이 우리 대학의 젠더 인식 변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숙명여대 아태여성정보통신원은 라오스 수파누봉대학교와 협력해 컴퓨터공학과, IT공학과 재학생 38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공동교과목 수업을 진행했다. 현지 교수가 먼저 10주간 파이썬 기초강의를 진행한 뒤 최진원 숙명여대 수학과 교수가 지난 10부터 3일간 파이썬과 오픈CV(OpenCV) 심화 교육을 했다.
  • ‘불어라 4·3의 봄바람, 날아라 평화의 씨’… 올해 4·3추념식 슬로건으로 선정

    ‘불어라 4·3의 봄바람, 날아라 평화의 씨’… 올해 4·3추념식 슬로건으로 선정

    제76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슬로건이 ‘불어라 4·3의 봄바람, 날아라 평화의 씨’로 최종 선정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76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슬로건 공모 결과 최우수 1건과 우수 2건, 장려 5건이 각각 선정됐다고 30일 밝혔다. 최우수작 ‘불어라 4·3의 봄바람, 날아라 평화의 씨’는 유난히 추웠을 그때의 제주 봄바람을 기억하며 제주 4·3의 정신을 일깨우고, 평화의 씨가 날아 곳곳에 평화와 행복이 가득해져 슬픈 역사가 또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우수작은 ‘4·3의 숨결, 제주를 넘어 평화의 물결로!’와 ‘4·3을 딛고 미래로! 평화를 싣고 세계로’가 뽑혔다. 장려작은 ‘우리는 4·3을 포기하지 않아 진실을 만났습니다’, ‘4·3 정신을 가슴속에, 평화와 인권을 세계속에!’, ‘함께 기릴 4·3정신, 함께 걸을 평화의 길’, ‘제주4·3! 세대를 잇는 역사로, 평화로 빚는 미래로’, ‘기억하라 4·3 마주하라 4·3’이 각각 선정됐다. 조상범 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냉전과 분단의 정세 속에 빚어진 국가폭력으로 인한 집단 희생의 아픔을 딛고 ‘진실·화해·상생’을 이뤄낸 제주 4·3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한편, 내년 유네스코 본부 ‘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심사에 도민들과 온 국민의 열기와 관심이 모아지있도록 추념식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 [포착]“세계 최대 불가사의 맞네”…中 진시황릉서 완벽 보존된 마차 발굴, 도굴꾼 피한 비결

    [포착]“세계 최대 불가사의 맞네”…中 진시황릉서 완벽 보존된 마차 발굴, 도굴꾼 피한 비결

    중국 최초의 황제이자 첫 통일군주인 진시황의 무덤에서 금과 은, 4륜 마차 등의 유물의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상태로 발견됐다. 관영매체 인민망 등 현지 언론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진시황릉유적지박물관은 최근 서북부 산시성(省) 진시황릉 1호 갱에서 새로운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거의 완벽한 형태로 보존된 4륜 나무 마차다. 해당 유물은 22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땅속에 묻혀있다 세상 밖으로 나왔지만, 화려한 채색 문양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다.마차의 전체 길이는 7.2m에 달하며, 해당 마차는 진시황의 장례식에서 관을 운반하는데 사용됐던 ‘영차’(靈車)로 추정된다. 발굴 프로젝트를 이끄는 장웬샤오 수석 고고학자는 “완벽하게 보존된 채 발견된 4륜 나무 마차는 진시황의 장례 과정에서 관을 운반하는데 사용됐던 영차였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함께 발굴된 다른 유물들도 진왕조(BC221~BC206) 시대의 장례 전통을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유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고학계의 눈길을 사로잡은 4륜 나무 마치와 금, 은, 청동과 옥 등으로 만든 유물 다수에서 도굴의 흔적은 거의 없었다. 현지 전문가들은 4륜 마차와 같은 복잡한 유물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고고학적인 지식과 철저한 발굴 계획이 필요하기 때문에 도굴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유물에 속하며, 이러한 이유가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2200여 년 전 유물을 발굴해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불멸을 꿈꾼 진시황, 진시황릉 속 ‘보물’에 관심 쏠려 진시황은 내세를 믿고 불멸을 꿈꾼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 사후세계로 이동한다고 믿고, 즉위 초부터 남북 515m, 높이 약 76m에 달하는 거대한 무덤을 짓기 시작했다.사료에는 진시황릉의 내부에 수은으로 만든 강과 바다가 있고, 천상을 모방한 지하궁전이 존재한다고 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실제로 발굴되지는 않고 있다.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병마용은 세계 최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동시에, 진시황릉이 가진 가치의 ‘빙산의 일각’이라는 기대가 있을 정도다. 2009~2022년 진행된 1호갱 발굴에서도 수백 개의 병마용이 발굴됐다. 중국 당국은 진시황릉의 학술적‧유물적 가치가 상당하다고 보고, 발굴과 공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 진시황릉의 완전한 발굴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전 세계의 중국학자와 아시아 역사학자들은 진나라 시대의 유물이 온전히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진시황릉에 대해 갈수록 뜨거운 호기심을 보내고 있다.
  • 오사카 코리아타운에 ‘평화의 대사’ 돌하르방 우뚝

    오사카 코리아타운에 ‘평화의 대사’ 돌하르방 우뚝

    일본 오사카 코리아타운에 ‘제주 평화의 대사’ 돌하르방 한쌍이 우뚝 섰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8일 일본 오사카시 이쿠노구에 제주-오사카 직항로 개설 100주년을 기념해 대형 돌하르방 한 쌍을 기증하고 제막식을 가졌다고 29일 밝혔다. 도는 돌하르방을 재일제주인의 자긍심을 지켜내는 수호신이자 새로운 한일 우호 증진의 상징으로 삼아 오사카와의 우정을 더욱 굳건하게 할 계획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100년 전 군대환을 타고 수많은 제주인이 일본으로 넘어와 오사카의 근대화에 함께하고, 조국을 위해 헌신했다”며 “재일제주인이 없었다면 오늘날 번영한 제주는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돌하르방 기증은 대한민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넘어 새로운 평화 교류를 강화하자는 메시지로, 세대를 넘어 양국의 교류와 협력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스지하라 아카히로 이쿠노구청장은 “이쿠노구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이화공생을 추구한다”며 “돌하르방이 재일제주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제주와 오사카 공생의 상징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고 말했다. 이날 오사카 코리아타운 내 미유키모리다이니 공원에서 열린 제막식에는 오 지사와 스지하라 이쿠노구청장, 홍성익 오사카 코리아타운 이사장, 김형준 주오사카 대한민국 총영사, 오사카시의원, 관서도민회 임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행사에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인 제주칠머리당영등굿 보존회의 이승순·윤미란·우승혁 씨가 ‘군대환 아리랑’ 등을 공연해 참석한 일본 현지 관계자와 재일제주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 “도움받다 주는 나라 된 한국… 유네스코한국위 더 활용해 주길”[임형주의 임의 동행]

    “도움받다 주는 나라 된 한국… 유네스코한국위 더 활용해 주길”[임형주의 임의 동행]

    “우리 정부가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좀더 활용해 주길 바랍니다.” 오는 30일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무척이나 뜻깊은 날이다. 유네스코는 교육·과학·문화 분야에서 차별을 극복하고 국제적 교류를 하기 위해 1946년 설립된 유엔전문기구다. 대한민국은 1950년 유네스코에 가입하고 1954년 1월 30일 한국위원회를 창립했다. 한국위원회 사무처는 서울 명동 한복판에 우뚝 서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이 뒤섞인 명동에서 만나는 유네스코회관의 엠블럼은 평등한 교류라는 기관의 목적을 완벽하게 실현하는 듯 보인다.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언제 봐도 푸근한 표정으로 필자와의 인연부터 꺼냈다. 2014년 12월부터 한국위원회 친선대사로 활동해 온 것에 대해 한 총장은 “‘단 한 명도 교육으로부터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딱 맞는 친구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한국위원회는 유네스코의 200개 국가위원회 가운데서도 가장 역동적인 기관으로 손꼽힌다”며 “미래를 준비하는 한국위원회와 또 든든한 동행을 해 줬으면 한다”는 당부도 덧댔다. 한 총장의 화법은 그의 인상만큼이나 정적이고 따듯하다. 틀에 박힌 권위주의적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더군다나 그는 인터뷰 내내 목소리를 크게 내거나 강한 어법을 구사하지도 않으면서 명확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가 가진 원천적 ‘힘’이자 세월 속에 다져 온 ‘내공’으로 보인다.●학자 가문서 자란 한 총장 한 총장의 집안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학식 있는 명문가다. 그의 조부인 한기악(1898~1941) 선생은 잘 알려진 대로 건국훈장을 받기도 한 독립운동가이며, 부친은 한 선생의 차남이자 국내 출판계에 한 획을 그은 ‘일조각’의 설립자 한만년(1925~2004) 회장이다. 그뿐만 아니라 매스컴을 통해서도 자주 접할 수 있는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와 한승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가 한 총장의 동생들이다. 또 그의 형님들은 전부 서울대 의과대 교수를 지낸 인물들이다. 이쯤 되면 요즘 말로 학자 가문의 ‘끝판왕’이라고 해도 이의를 제기하는 이가 많지 않을 듯하다. 한국위원회와의 첫 인연을 물었더니 ‘유네스코 쿠폰’ 이야기를 꺼냈다. 유네스코 쿠폰은 가난한 회원국들이 교육, 과학, 문화 관련된 자료와 기자재를 구입할 수 있도록 1948년 유네스코가 창안한 국제통화 수단이다. 한국은 1961년 유네스코 쿠폰 프로그램에 가입했다. 외화를 자유롭게 유통하지 못한 1970년대 대학원생이던 한 총장은 외국 서적을 수입해 판매하는 범문사에 갔다가 안내를 받아 처음 한국위원회 사무국을 방문했다. 서지 정보를 바탕으로 외국 출판사로부터 책의 가격과 배송료에 관한 ‘인보이스’를 받은 후 이를 한국위원회에 제출하면 필요한 금액만큼 쿠폰을 한화로 살 수 있게 했다. 유네스코 쿠폰 제도로 외화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도 해외 학술서적을 구입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에게 필요한 외국 서적과 기자재 등을 살 수 있어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잠시 그때를 회상하더니 이런 말을 덧붙였다. “지금의 유네스코회관도 그 당시 우리 한국위원회가 나름 무모했기 때문에 저지를 수 있었던 겁니다. 그렇게 긴 세월이 지났지만 되레 요즘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죠. 국제기구, 그것도 국가 단위 위원회가 수도 중심가 한복판에 이렇게 큰 건물을 짓다니요. 정말 그 시절 한국위원회 선배들께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큰 힘이 됐던 사실도 부정할 수는 없죠.” 그렇게 도움을 받던 한국이 최근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으로 다시 선출된 것은 크나큰 발전이기도 하다. “한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심사하고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으로 선출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1997~2003년, 2005~2009년, 2013~2017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예요.” 그러면서 한 총장의 표정이 다소 결연해지고 무거워졌다.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의 인연교육 등 차별 극복 위한 유엔기구대학원 시절 ‘유네스코 쿠폰’ 활용해외 학술서적 구입하며 견문 넓혀당시 한국위원회 선배들께 감사해한국의 발전과 과제네 번째 세계유산위 위원국 선출분담금 9위·자발적 기여 5위 올라세계유산위 회의서 日 영향력처럼한국도 ‘이너 서클’ 전문가 키워야창립 70주년, 미래는코이카 등 공공외교 증진 전성기2026년까지 ‘70GETHER’ 모금11월 세계 교육전문가 포럼 개최정부 협업으로 세계 속 역할 기대●日 국제회의 기회 주고 네트워크 활용 “저도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개최된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를 비롯해 여러 번 유산 관련 회의에 참여했지만 매번 일본 발언의 빈도수와 깊이에 놀랍니다. 일본 대표가 모든 쟁점에 대해 그렇게 의미 깊은 발언을 할 수 있는 것은 각 분야의 일본인 전문가들에게 국제회의에 익숙해지도록 열심히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의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유네스코 관련 분야의 전문가 양성이나 국제 네트워크, 다른 나라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우리 위원회를 많이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국가입니다. 유네스코 내에서도 한국은 분담금 9위, 자발적 기여는 일본보다도 많아 5위에 올라 있어요. 우리 대통령도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비전을 갖고 계시죠. 돈을 낸 만큼, 정부의 이상만큼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유네스코 정책 과정의 ‘이너 서클’로 들어가 활동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많은 국제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 안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교육부,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협업할 수 있는 부처는 무궁무진하게 많다고도 했다. “우리 한국위원회는 그동안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유네스코의 가치를 한국 사회로 도입해 ‘생각의 실험실’로서 코이카(KOICA) 등의 기관들을 태동시켰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에 대해 전문적인 자문을 하고 정보 제공을 하는 등 유네스코에서 한국의 공공외교를 증진하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지금 누가 봐도 ‘문화적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한국의 목소리에 모두 귀를 기울이고 K팝부터 김치까지 한국의 문화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다른 국가를 침략하거나 식민지로 만든 역사적 부채도 없고 한국이 이제 선진국으로 거듭난 만큼 ‘한국의 국익이 곧 세계의 이익이며 세계의 이익이 곧 한국의 국익’이 되는, 유네스코 안에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구현하는 책임 있는 나라가 됐어요. 많은 나라가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위원회는 이런 상황 속에서 더욱 멀리, 길게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협업이 뒷받침된다면 날개를 단 듯 세계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계획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 총장은 우선 2026년까지 진행할 70주년 모금 캠페인 ‘70GETHER’를 꺼냈다. “불확실한 미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점점 더 복잡해지는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기 위한 캠페인이에요. 이 캠페인에 많은 사람이 동참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올해 ‘교육’과 관련해 특별한 포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어 전 세계가 실천하는 ‘교육의 변혁’에도 동참할 계획이에요.” 오는 11월 4~6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유네스코, 교육부,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전 세계 교육 전문가들이 모여 교육의 변혁을 실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지속적으로 국가적 노력과 국제적 협력을 도모할 ‘프레임워크’를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한국을 향해 ‘한 세대 만에 원조받는 저소득국에서 원조를 하는 고소득국으로 도약한 모범 사례’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이제는 유형과 무형의 문화유산을 가득 품은 한국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통해 지구촌 세계인 모두가 차별 없이 교육받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이 커진다. 팝페라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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