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유네스코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대기발령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응급상황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유권자들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기업 연계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636
  • [글로벌 시대] 우즈베크 석류, 엄마를 추억하다/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전략팀장

    [글로벌 시대] 우즈베크 석류, 엄마를 추억하다/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전략팀장

    친정엄마를 화장(火葬)하고 오는 길. 엄마가 우즈베키스탄에서 싸 가지고 온 커다란 석류가 눈앞에 둥실거렸다. 25년 전 처음 맛본 새콤달콤한 석류맛이 입 안 가득 차오른다. 석류 알맹이를 톡톡 골라 아이처럼 쪽쪽 빨아 먹던 엄마의 우즈베크 사랑은 몇 해를 거듭해 그때마다 커다란 가방에서 도자기, 양탄자, 커다란 빵 ‘리표시카’ 덩어리가 줄줄이 딸려 나왔다. 석류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건 통일신라시대로 알려져 있다. 기원전 2세기 한 무제 사신으로 대하(아프가니스탄)에 갔던 장건이 페르시아산 석류를 중국에 보급했고 이후 우리나라까지 건너왔다. 300명 넘는 사람들이 1만 마리 가축을 이끌고 이동하는 장대한 카라반 행렬의 보따리에 각종 씨앗, 묘목, 보석 등과 함께 실린 석류가 동쪽 끝까지 흘러왔으니 이 빨간 과일에 실크로드 문명 교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다. 실크로드 오아시스길 중앙에 놓인 도시 사마르칸트. 건립된 지 2700년 된 고도(古都)로 부하라, 히바 등과 함께 과거 실크로드 교역로의 심장과 같은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문화의 교차로’로 등록돼 있다. 육상 실크로드를 지날 때 어떤 길을 택하더라도 중간에 사마르칸트를 거치게 되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1년 내내 수많은 대상(隊商)들이 모여들어 일찍부터 국제적인 문화 교차로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엄마 이야기 속의 사마르칸트는 그 이름만으로도 아름답고 신비로웠다. 14세기에 아미르 티무르가 유라시아 통일 제국을 건설, 사마르칸트를 수도로 정하면서 정복지의 우수한 예술가와 건축가들을 총동원해 이곳에 대형 모스크, 미나레트, 바자르 등을 세웠다. ‘사마르칸트 블루’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청색 돔과 이슬람 건축물들은 600년이 지난 지금도 찬란히 빛나며 전 세계 여행자들을 끌어들인다. 사마르칸트 북부 아프라시아브 유적에서 발견된 7세기 중엽의 벽화에는 놀랍게도 고구려 사절단의 모습이 남아 있다. 당시 연개소문이 권력을 장악해 동북아 패권을 다투던 고구려가 당나라를 견제하기 위해 5000㎞나 떨어진 소그디아 왕국(사마르칸트)까지 외교 사신을 파견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치와 대외문화 교류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는 희귀한 유적이다. 2013년 말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선언 이후 핵심 협력국으로 우즈베키스탄이 부상한 가운데 양국 경제협력이 활발하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경제적인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국가 간 문화교류가 활성화되면 경제협력사업 추진도 힘을 받게 마련이다. 유라시아 지역은 2000년 동안 실크로드 역사를 공유한 특징이 있지만, 세계 전 육지의 40%를 차지하는 방대한 지역의 문화 정체성과 가치를 정의하기가 쉽지 않고 문화교류 연구 사례도 드물다. 현재 중국, 러시아 등 유라시아 지역 전략을 선점하고 있는 국가들 사이에서 후발 주자인 한국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우선 유라시아 문화교류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 자칫 선언적 구호에 머물지 않도록. 올여름 코레일은 유라시아 대륙 철도를 미리 경험해 보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원정대를 파견한다고 한다. 부산을 출발해 중앙아시아, 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익스프레스(SRX)가 연결되면 기차 타고 사마르칸트까지 달려 보고 싶다. 엄마의 추억을 따라 석류의 실크로드 여정을 따라.
  • [명인·명물을 찾아서] 사람이 떠난 자리 다시 생명 깃들다

    [명인·명물을 찾아서] 사람이 떠난 자리 다시 생명 깃들다

    전북 고창군은 2013년 행정구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돼 화제를 모았던 지역이다.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청정할 뿐 아니라 생물 다양성과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지역임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아산면 운곡리 일대 운곡습지는 고창군의 생태적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는 대표적인 명소다. 일명 오베이골로 불리는 운곡습지는 애초 주민들이 논밭을 일구며 살아가던 전형적인 산촌마을이었다. 11개 마을 118가구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습지를 계단식 논으로 개간해 삶을 일궜던 곳이다. 1983년 전남 영광원자력발전소의 냉각수를 조달하기 위해 운곡댐이 건설되면서 주민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일부 마을은 수몰됐고 고립된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포기하고 이주했다. 이후 30여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끊기고 논과 밭이 폐경되자 숲과 습지가 복원돼 자연의 보고가 됐다. 농경지와 집터가 수십년간 자연상태로 방치되면서 생태계 스스로 원시림에 가까운 습지 상태를 복원한 것이다. 특히 생태계의 놀라운 회복과정을 입증한 곳으로 자연에 의한 유휴 농지 습지 복원 사례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운곡습지는 우리나라에선 찾아보기 힘든 산지형 저층 습지로 유명하다. 저지대에서부터 산지에 걸쳐 소택지 등 다양한 습원이 보존돼 있다. 이곳은 자연상태가 훼손되지 않은 내륙의 대표적인 습지다. 면적이 1797㎢로 넓고 오염원이 없어 청정지역으로 보존돼 있다. 운곡습지는 우수한 생물다양성과 경관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사람이 떠난 빈자리를 다른 생명이 채워 온갖 생물이 어우러져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멸종위기종인 수달, 삵, 말똥가리와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와 붉은배새매, 산림청 보호식물 낙지다리 등이 발견됐다. 2011년 당시 식물 459종, 포유류 11종, 조류 48종, 양서류와 파충류 9종 등 549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 운곡습지의 생물종이 864종으로 습지보호구역 지정 당시보다 300여종이나 늘었다. 운곡습지가 다른 습지보호지역에 비해 생물다양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이 때문에 생태전문가들은 운곡습지를 남한의 비무장지대(DMZ)라고 부른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이 습지는 한 공무원에 의해 우연히 발견돼 새로운 조명을 받게 됐다. 환경직 공무원인 한웅재(현 익산 부시장)씨가 고창 부군수로 부임해 지역을 돌아보다가 운곡습지의 진가를 알아보면서 버려졌던 골짜기가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은 세계적 명소로 떠올랐다. 운곡습지는 2011년 3월 14일 국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 고시된 데 이어 같은 해 4월 7일에는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람사르협회는 물새 서식지로서 중요한 습지보호에 관한 협약인 람사르협약에 따라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징을 가진 곳이나 희귀동식물 종의 서식지, 또는 물새 서식지로서 중요성을 가진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람사르습지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이제 운곡습지는 고창군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도록 한 지렛대 역할을 한 데 이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소득 증대에도 큰 몫을 하는 효자가 됐다. 올해는 습지가 전북지역 최초로 환경부가 지정하는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됐다. 생태관광지역은 2013년 자연환경보전법을 개정하면서 도입됐다. 환경적으로 보전가치가 있고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체험·교육할 수 있는 지역을 지정해 생태관광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군은 동양 최대의 고인돌군과 운곡습지를 연계, 문화와 생태가 어우러진 생태관광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지속 가능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을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운곡습지에는 관광객들이 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각종 탐방활동을 할 수 있도록 수변 관찰 데크와 편익시설이 조성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습지센터 건립에 들어간다. 내년에 완공될 습지센터는 운곡습지에서 서식하는 각종 동식물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실과 습지관찰 및 체험시설, 환경교육시설 등이 조성된다. 탐방객들이 습지에 접근하기 쉽도록 대형 주차장을 설치하고 진입로도 개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운곡습지 일원에는 질마재 100리길을 조성해 탐방객들이 습지와 주변 관광지를 두루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고인돌공원에서 습지를 지나 운곡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 용계마을로 걸어나오는 7㎞ 코스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운곡습지 옆 아산면 용계마을은 민박, 생태체험, 마을특산물 판매 등 자연환경 보전과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월 자연생태우수마을로 지정됐고 7월에는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성공모델지역으로 선정됐다. 9월에는 환경부 장관이 직접 마을을 방문해 주민들을 격려하고 마을대표 및 지자체장과 협약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용계마을은 운곡습지와 연계해 생태관광 산업을 주도하는 지역으로 육성될 예정이다. 한편 군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을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의 성장 동력으로 삼기로 했다. 이를 위해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관리조례를 제정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구축했다. 생물 다양성과 생태적 가치를 지역브랜드로 만들어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과 연결시켜 지역의 상품과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1차 농업생산물에서부터 최종 제품의 가공과 생산, 서비스를 대상으로 생물권보전지역의 브랜드를 부여해 주민, 지역, 생태계가 함께 어우러지도록 하고 있다. 23개 업체 31개 품목에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주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생물권보전지역에 대한 이해증진 교육을 실시해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아름답고 청정한 명품 고창을 만들어 나간다는 복안이다. 민간협의체인 고창군생태환경보전협의회도 환경 보전 활동과 함께 국내외에서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군은 이를 행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올 초 조직개편을 통해 생물권보전사업소를 설치했다. 사업소에는 자연생태팀, 생물권보전팀, 생태홍보팀을 배치해 생태계 복원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박우정 군수는 “올해를 명품 생태도시 원년으로 삼고 2017년까지 생물권보전지역관리센터를 건립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실상부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창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이슈&이슈] 영남 알프스 “관광이냐 환경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슈&이슈] 영남 알프스 “관광이냐 환경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신불산, 가지산, 운문산, 천황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7개의 산이 울산, 경남 양산·밀양, 경북 청도와 연결돼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영남알프스’. 영남알프스의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던 울산 신불산 케이블카(로프웨이) 설치사업이 환경단체의 반대로 또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최근 본격화되자, 산악관광 활성화를 앞세운 옹호론과 환경훼손을 내세운 반대론이 맞서고 있다. 10년 이상 지지부진했던 케이블카 사업이 환경훼손 문제로 또다시 발목이 잡힐지 관심사다. 8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주군 상북면 등억온천단지 내 복합웰컴센터에서 신불산 북서쪽 정상 인근까지 2.46㎞ 구간에 로프웨이 설치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환경영향평가가 오는 5월쯤 완료되면 내년 1월부터 설치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사업비 587억 7900만원은 울산시와 울주군이 50%씩 분담한다. 신불산 로프웨이 설치사업은 2001년쯤 추진됐다. 당시 자수정동굴나라에서 신불산 신불재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 했지만, 환경단체의 반대로 무산됐다. 2006년에도 신불산 군립공원 사업계획이 발표되면서 비슷한 계획이 세워졌으나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협의 과정에서 무산됐다. 이후 가천저수지에서 신불산 정상 부근으로 가는 코스가 검토됐지만, 민간자본 유치 실패로 진전되지 못했다. 10년 이상 지지부진하면서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사업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울산시와 울주군은 그동안 환경단체의 끊임없는 반대와 민간자본 유치 차질로 장기 표류한 로프웨이 설치사업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려고 노선을 변경한 것은 물론 친환경 공법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불산 로프웨이는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자원의 활성화를 견인할 시설로 꼽히고 있다. 로프웨이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다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와 장애인 등도 산악관광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프웨이 설치사업은 최근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환경평가 가이드라인을 개발 가능한 방향으로 변경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환경영향평가 용역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투융자위원회에 신청하고,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내년 1월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로프웨이 설치사업은 또다시 암초를 만났다. 인근 통도사 스님, 신도, 학계, 환경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영축환경위원회가 반대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영축환경위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로프웨이 설치 예정지인 신불산 일대는 녹지자연도 9등급으로 개발할 수 없는 지역”이라며 “환경을 훼손하고, 사업의 타당성도 없는 신불산 로프웨이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녹지자연도 7등급 이하 지역은 로프웨이 설치 등 개발이 가능하지만, 8~10등급 지역은 개발할 수 없다. 그러나 울산시와 울주군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환경영향평가 조사 자료에는 로프웨이 계획 구간의 녹지자연도가 5등급과 7등급인 것으로 확인돼 차이를 보인다. 영축환경위는 지난달 울산환경운동연합,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울산·경남 20여개 시민사회·종교단체, 새정치민주연합 울산시당, 노동당 울산시당 등이 참여한 ‘신불산 케이블카 반대 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들은 지난 5일 울산시청 앞에서 “우수한 산림과 생태계를 혼란시키는 로프웨이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며 로프웨이 설치 반대 100만명 서명운동 캠페인을 벌였다. 영축환경위는 “안전과 경제적인 문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위임을 외쳐 왔다”며 “여기에다 신불산에 로프웨이를 설치할 경우 다른 곳에 비해 비용이 두 배가량 많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앞으로 신불산 자연공원 및 영남알프스를 보호하기 위해 신불산케이블카 추진을 위한 행정절차(환경영향평가 등) 부당부실 추진 예방 총력, 낙동강유역환경청 본연의 의무 적극 수행 촉구, 반대 100만명 서명, 국회 및 시민토론회 개최 등 강력한 저지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반면 로프웨이 설치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서울주발전협의회와 울산시관광협회는 환경단체 입장을 반박하는 기자회견 및 설명회를 개최, 로프웨이 설치사업을 촉구하고 있다. 울산시관광협회는 최근 울산 관광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신불산 로프웨이 설치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관광협회는 “관광대국 스위스는 알프스 정상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해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고, 중국 10대 명산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황산과 천문산에도 케이블카가 설치돼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우리의 경우 환경보전이란 이름으로 자연의 발전적이고 창의적인 개발을 막아 국내 관광의 후진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서울과 부산을 2시간 20분대로 당겨놓은 KTX도 종교계와 환경단체들의 반대(천성산 도롱뇽 보호)로 차질을 빚었지만, 우려했던 환경파괴는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신불산 로프웨이는 울산 관광 부흥의 신호탄이 될 중요한 사업인 만큼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은 자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주협의회도 지난달 12일 신불산 로프웨이 사업과 관련한 토론회를 열어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운동을 반박하고, 로프웨이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촉구했다. 서울주협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환경훼손 등을 이유로 로프웨이 사업이 표류하면서 산악관광도 활성화되지 못했다”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나 의혹 제기는 안 되는 만큼 협의회 차원의 로프웨이 설치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활성화 사업의 핵임인 신불산 로프웨이는 찬반으로 갈라져 또다시 표류할 우려를 낳고 있다. 하지만 찬반 양측의 입장 차가 커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격동의 한·일 70년] “반출 문화재 모두 반환 인식 바꿔야”

    [격동의 한·일 70년] “반출 문화재 모두 반환 인식 바꿔야”

    “일각에서 ‘일본에 있는 한국 문화재는 전부 불법적으로 취득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에 원칙적으로 반환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현실성이 없다. 일본에 있는 문화재가 전부 한국으로 돌아올 수도 없고 돌아올 필요도 없다. 지나친 국수주의나 민족주의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이근관(51·국제법 전공)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 소재 한국 문화재 반환 논의에서 인식의 전환을 요구했다. 우리나라 문화재가 도굴, 도난, 약탈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일본에 반출되기도 했지만 일본인들이 헐값에 사가거나 선물로 받아가기도 했기 때문이다. “외국 박물관에 방문하는 한국 사람들은 중국관이나 일본관은 잘 돼 있는데 한국관은 보잘것없다고 한다. 불법적으로 반출되거나 반드시 반환돼야 하는 게 아니면 현지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 이 교수는 유네스코 ‘불법이전 문화재 반환 촉진 정부간위원회’(ICPRCP) 의장, 프랑스 소재 외규장각 도서반환 자문위원회 위원 등 국내외에서 국외 소재 문화재 반환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인식 전환’은 ICPRCP 의장 등 경험에 따른 결론이다. 국제법에 근거해 일본으로 반출된 문화재를 찾아올 방법이 없어서다. “현재 국제 법규·법칙에는 식민지 시기 국외로 반출된 문화재를 문화재 기원국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없다. 국제법에 그런 내용이 명기돼 있다면 영국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소장된 이집트 등 다른 나라 문화재는 모두 모국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양국 간 협상밖에 없다.” 일본은 2011년 궁내청에서 보관하던 도서 1205책을 반환했다. 1965년 한·일협정에 의해 문화재 1326점이 돌아온 이후 대규모 귀환이다. 2010년 11월 ‘도서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일본국 정부 간 협정’에 따른 조치다. 협정 제1조에는 ‘일본국 정부는 양국 및 양국민 간 우호관계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특별조치’라고 기록돼 있다. “일본은 1965년 한·일협정 체결에 의해 양국 간 문화재 반환 문제는 모두 종결됐다고 주장한다. 그 이후의 문화재 반환은 예외적인 사항으로 접근하고 있다. 특별조치는 언제든 있을 수 있다.” 이 교수는 ‘마스터플랜’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뭔가 나올 때마다 일본과 협상할 수는 없다. 원칙을 세워야 한다. 어떤 문화재가 반드시 한국에 돌아와야 하는지를 정하고 협상 전략을 통해 환수해야 한다.” 일본인들의 자발적 기증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분위기 형성도 중요하다. “한국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인 전체를 매도하는 건 좋지 않다. 일본 사람들에게 ‘문화재를 창조한 모국인 한국에 돌려줘야 문화재의 가치가 더 돋보인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카이스트 개발 체온전력생산기술 유네스코 ‘세상 바꿀 10대 기술’에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 조병진 교수팀이 개발한 ‘체온전력생산기술’이 4일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 대상에 선정됐다. 조 교수팀은 ‘테그웨이’라는 첨단소재기업을 설립해 SK그룹과 정부가 합작한 대전창조경제센터에 입주, 해당 기술의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그룹은 테그웨이의 체온전력생산기술이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넷엑스플로 어워드’ 시상식에서 그랑프리(대상)를 받았다고 밝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겨울 가족 나들이 어디로

    겨울 가족 나들이 어디로

    여행지 선정하기가 만만치 않은 계절이다. 날씨는 차고 볼거리는 많지 않다. 이럴 때는 실내 시설을 찾는 게 좋은 방법이다. 전국에 박물관, 미술관은 셀 수 없이 많다. 그 가운데 가족과 함께 돌아볼 만한 독특한 체험 공간들을 추렸다. 강원 원주의 ‘뮤지엄 산’ ●조선시대 관찰사의 ‘사무실’은 어땠을까 원주는 조선 초기부터 500년간 강원 감영이 있던 도시다. 관찰사의 업무 공간이자 중앙의 정치 이념과 문화를 지역에 전하던 감영은 정보가 가득한 책도 출판했다. 자연스레 목판을 제작하고, 종이를 만들고, 책을 보관하는 기술도 발달했다. 원주 곳곳에 당시를 되돌아보는 문화 공간들이 늘어서 있다. 책을 만들기 위해 글자나 그림을 나무에 새긴 목판과 판화를 전시하는 고판화박물관, 한지부터 현대의 종이까지 작품으로 만날 수 있는 뮤지엄 산(SAN), 책과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눈앞에 펼쳐 놓은 오랜미래 신화미술관이다. 고판화박물관 (033)761-7885, 뮤지엄 산 (033)730-9000, 오랜미래 신화미술관 (033)746-5256. 전남 목포자연사박물관 ●어린이바다과학관·근대 문화유산 ‘알찬 공부’ 목포는 박물관 투어에 맞춤한 도시다. 박물관 사이 거리가 가깝고, 자연사부터 수중고고학까지 테마도 다양하다. 갓바위 주변에 목포자연사박물관, 목포문학관, 남농기념관, 목포생활도자박물관, 문예역사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등 박물관과 전시관이 모여 있어 도보로 이동하며 관람을 즐기면 된다. 아이가 있다면 목포자연사박물관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를 둘러보고, 차로 10분 거리인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까지 관람하는 코스가 무난하다. 여기에 목포의 상징 유달산, 구도심의 근대 문화유산, 목포진역사공원까지 둘러보면 알찬 목포 여행이 완성된다. 목포자연사박물관 (061)274-3655,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 (061)242-6359. 서울 국립한글박물관 ●한글 창제 원리부터 국어로 정착되기까지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에 대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지난해 10월 9일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에 문을 열었다. 2층 주전시실에선 ‘한글이 걸어온 길’을 주제로 한글 창제 원리와 한글이 국어로 정착되기까지 과정을 다양한 자료와 전시물을 이용해 소개한다. 3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세종대왕의 업적을 현대미술로 새롭게 해석한 특별전 ‘세종대왕, 한글문화 시대를 열다’가 진행 중이다. 전시실 맞은편의 한글놀이터는 한글과 놀이를 결합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전문 해설사가 동행하는 무료 해설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국립한글박물관 인근에 국립중앙박물관도 있다. 국립한글박물관 (02)2124-6200, 국립중앙박물관 (02)2077-9000. 강원 속초 국립산악박물관 ●와, 박영석 대장님이 직접 쓰던 장비라니… 한국은 산악 강국이다. 1977년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8848m)에 오른 고 고상돈 대장을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히말라야 14좌 완등자를 배출했다. 속초 노학동에 세워진 국립산악박물관은 이 같은 한국의 등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박물관은 한국 대표 산악인 50여명의 발자취 등의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특히 제2전시실 명예의 전당에는 고 박영석, 오은선 대장 등 5명의 산악인이 실제 사용하던 장비와 유물이 전시돼 있다. 암벽 체험실에선 전문가에게 인공 홀드(인공 암벽에 설치된 손잡이나 발디딤용 도구) 이용법과 자세, 이동법을 배우고 암벽 타기에 도전할 수 있다. 고산 체험도 이색적이다. (033)638-4459. 안산 대부도 유리섬·종이미술관 ●유리·한지로 내 작품 만들어 볼래요 안산의 대부도에는 순수한 감성을 일깨우는 체험 공간이 많다. 그 가운데 유리섬은 유리로 만든 예술 작품을 보고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유리공예시연장에선 1200도가 넘는 가마에 유리를 녹이고 파이프로 모양을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유리공예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종이미술관은 한지 공예 작품을 감상하고 체험하는 곳. 한옥 숙박 체험도 할 수 있다. 대부도 해안을 연결하는 ‘대부해솔길’ 4코스가 유리섬과 종이미술관을 지난다. 한적한 어촌마을을 구경하며 잠깐 걸어도 좋다. 이 밖에 베르아델 승마클럽, 안산어촌민속박물관, 정문규미술관 등도 볼만하다. 대부도 유리섬 (032)885-6262, 종이미술관 (032)887-0606. 전북 무주 태권도원 ●세계에서 가장 큰 경기장·태권도 체험 공간 지난해 무주의 백운산 자락에 태권도원이 들어섰다. 태권도의 역사가 오롯한 태권도박물관, 세계 최대 규모의 경기장, 태권도 체험관 등 태권도의 모든 것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태권도원에는 도전의 장(체험 공간) 외에 태권도 수련에 필요한 도약의 장(수련 공간), 전통 정원 호연정부터 전망대에 이르는 도달의 장(상징 공간) 등도 마련됐다. 무주 읍내에는 기이한 행동과 작품 활동으로 ‘조선의 반 고흐’라 불리는 조선시대 화가 최북과 일제강점기에 창씨개명으로 절필한 뒤 36세에 짧은 생을 마친 문학비평가 김환태의 삶과 업적을 만나 보는 최북미술관, 김환태문학관이 있다. 태권도원 (063)320-0114, 최북미술관&김환태문학관 (063)320-5636. 충남 공주 국립공주박물관 ●선사시대부터 현대미술까지 시간여행 떠나요 공주로 떠나는 박물관, 미술관 나들이는 타임머신을 탄 듯 흥미롭다. 선사시대 유적부터 삼국시대를 거쳐 현대미술까지 아우르는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 계룡산 갑사 인근의 임립미술관은 1997년에 문을 연, 충청남도 사립 미술관 1호다. 현대미술 작품을 감상한 뒤 그리기, 만들기 등 체험도 할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와 글램핑장도 마련해 뒀다. 웅진동의 국립공주박물관에선 백제 무령왕릉 출토품 4000여점을 전시한다. 석장리박물관은 한국 최초의 선사 박물관이다. 선사시대 인물 모형, 움막집 등을 배경으로 선사시대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임립미술관 (041)856-7749, 국립공주박물관 (041)850-6300, 석장리박물관 (041)840-8924. 경북 고령 대가야박물관 ●500년 역사, 가야인의 숨결 고스란히 느껴요 대가야의 수도였던 고령은 경주, 부여 등에 못지않은 고도다. 고령읍 대가야로 일대에 500년 대가야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특히 지산삼거리의 대가야로를 사이에 두고 북쪽 대가야박물관과 남쪽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가 이웃하고 있다. 이들을 아우르는 주산의 남동쪽 능선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고령 지산동 고분군도 있다. 세 곳 모두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거리다. 대가야박물관은 대가야역사관, 대가야왕릉전시관, 어린이체험학습관으로 구성된다. 끝자리 4, 9일에 열리는 고령 오일장도 다녀올 만하다. 대가야박물관 (054)950-7103.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대가야’ 고령, 2월 가볼 만한 곳

    경북 고령이 새해 들어 대가야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고령군은 대가야박물관과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가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2월 가볼 만한 곳’에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고령은 1600여년 전 고구려, 백제, 신라와 더불어 4국 시대를 열었던 대가야의 도읍지로 500년 대가야의 역사·문화가 남아 있다. 대가야박물관은 전국에서 유일한 대가야사 박물관으로, 대가야왕릉전시관은 우리나라 최초로 확인된 순장묘인 지산동 44호분을 발굴 당시의 모습으로 재현해 놓은 곳으로 유명하다. 왕릉전시관 뒤쪽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산 중턱부터 꼭대기까지 704기의 크고 작은 고분을 볼 수 있다.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지산동 대가야고분군이다. 군은 또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의 ‘2017년 올해의 관광도시’로 최종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고령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단독] 日 역사왜곡 등 대응 위해 공조… DJ 학술교류 지원 계기 급물살

    국사편찬위원회가 공동 역사교재의 첫 주제를 일본 역사왜곡 대응으로 잡은 것은 남북한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공통분모라서다. 한국은 일본의 지속적인 독도에 대한 분쟁지역화 시도에 맞서야 하고, 북한은 일본과 관계 정상화에 앞서 식민지배에 대한 경제적 배상 협상에서 헤게모니를 장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선언에 그쳤던 남북한 공동 역사연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 학술교류사업에 대한 지원을 밝히면서부터다. 이듬해 2월 이성무 당시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등 3명이 방북, 북한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와 공동 학술회의 개최 및 자료교환에 대해 협의했다. 이어 3·1절을 맞아 남북한 역사학자들은 일본 당국의 역사교과서 왜곡 음모를 규탄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001년 8월에는 남북역사학 국제학술토론회가 항일역사문제를 주제로 중국 하얼빈에서 열렸고, 항일 유적지가 집중된 중국 동북3성 지역의 유적 및 사료 공동 발굴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2003년 2월과 3월에는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학술토론회가 열렸고, 8월에는 ‘Korea’인 국호 영문표기를 ‘Corea’로 바로잡기 위한 학술토론회가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열리기도 했다. 2004년 9월 금강산에서 열린 고구려 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념 학술대회에서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대응책이 처음으로 언급됐다. 하지만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급랭하면서 남북 공동 역사연구도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이 사건 이후 최근까지 남북한 역사학자들이 만난 것은 2010년과 2011년으로 두 번에 그쳤다. 끊어진 남북한 공동 역사연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여전히 냉랭한 남북관계 개선이 우선이다. 공동 역사연구가 재개된다 하더라도 당장 발전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예상이 많다. 국사편찬위원회는 “과거 남북학술토론회의 개최와 주제선정, 진행방식에 많은 문제가 있었다”면서 “개최는 북한의 일방적 요구에 끌려다녔고, 주제는 일제 식민지배에 한정됐고, 진행방식도 학술회의 형식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또 남측은 순수 학술교류를 위해서 접근했지만, 북측은 조·일 수교와 체제 정통성 홍보를 위한 정치행사로 받아들이면서 학술행사에 무리한 비용을 요구하기도 했다. 위원회는 이 같은 어려움의 원인을 북한의 역사학계가 당에 종속돼 독자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고, 실천 가능하면서 가시적 성과를 내놓을 수 있는 사업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2월 비수기 극장가, 오페라에 눈돌리다

    2월 비수기 극장가, 오페라에 눈돌리다

    2월 비수기를 맞아 극장가가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관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넓은 스크린에서 고화질 영상과 생생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오페라, 발레 상영물 등 콘텐츠 공급의 다변화에 나선 것. 롯데시네마는 파리국립오페라와 영국국립오페라의 오페라와 발레를 집중 상영한다. 4일 파리국립오페라의 ‘세비야의 이발사’(위)가 첫 시작을 알린다. 프랑스 작가 보마르셰가 1775년에 발표한 세비야의 이발사’라는 동명의 희곡을 바탕으로 로시니가 작곡한 작품으로 ‘피가로의 결혼’, ’죄 많은 어머니’와 함께 피가로의 3부작 중 제1부다.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김포공항, 센텀시티, 울산, 평촌점에서 평일 1회, 주말 1회 상영할 예정이며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인천, 수원, 성서, 수완점에서도 주말에 만나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파리국립오페라의 오페라는 ‘토스카’, ‘후궁탈출’, ‘돈 조반니’, ‘파우스트’ 등 5편을, 발레 작품으로는 ‘파리 오페라 갈라쇼’, ‘마농’ 등 2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특히 ‘파리 오페라 갈라쇼’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정단원으로 발탁된 발레리나 박세은씨가 나와 눈길을 끈다. 영국국립오페라의 작품은 ‘벤베누토 첼리니’, ‘펜잔스의 해적’, ‘라 트라비아타’, ‘카르멘’, ‘피터 그라임스’ 등 5편의 오페라가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벤베누토 첼리니’는 ‘그림형제’와 ‘12몽키즈’의 영화감독 테리 길리엄이 연출을 맡았고 ‘펜잔스의 해적’은 황금 종려상을 수상하고 오스카상 후보에 5차례 오른 ‘해피 고 러키’ ‘비밀과 거짓말’의 마이크 리 감독이 연출했다. 롯데시네마 측은 “상영될 오페라의 1막과 2막 사이에는 15분의 쉬는 시간이 있고, 작품 설명 및 가수들의 인터뷰 영상도 실릴 예정”이라면서 “오페라가 생소한 관객들도 영화관에서 쉽게 오페라를 접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가박스는 일찌감치 오페라 상영에 눈을 돌려 상당한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다. 이달에는 메트 오페라에서 재탄생한 모차르트의 걸작 ‘피가로의 결혼’을 내놓았다. 턴테이블 형식의 움직이는 무대로 화려한 세트가 볼거리를 제공하고 베이스바리톤 일다르 아브드라자코브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인터미션을 활용한 백 스테이지 해설과 주연배우 인터뷰 영상 등도 제공된다. 한편 그리스 신화 속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아래)도 7일 개봉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체스키크룸로프 성에서 촬영된 작품으로 중세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에 충분한 작품. 고풍스러운 무대장치와 감성적인 아리아로 진한 슬픔과 감동을 더한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평일 주부 관객을 비롯해 오페라 고정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월부터 극장가의 비수기에 접어드는 만큼 음악과 드라마가 결합된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엄선해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해외여행 | 멕시코의 마법사들 Magic Cities in Jalisco, Mexico①매직시티 Pueblo Magico

    해외여행 | 멕시코의 마법사들 Magic Cities in Jalisco, Mexico①매직시티 Pueblo Magico

    내가 아는 세상의 가장 근사한 마법은 사랑이다. 그리고 두 번째 마법은 여행이다. 멕시코 서부의 할리스코주를 여행하는 동안 3개의 매직시티를 방문했고, 도처에서 마법사들을 만났다. 매직시티 Pueblo Magico 멕시코에서의 ‘마술같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2001년 멕시코 정부가 주도한 프로그램으로 현재 83개의 도시가 매직시티로 지정되어 있다. 멕시코의 역사, 전설, 상징, 축제와 전통을 간직한 작은 도시들은 해변휴양지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멕시코의 내밀한 속살을 보여 준다. 매직시티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도심의 전깃줄을 모두 지중화해야 하고 공공장소에 무료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등 도시정비와 편의시설 확충을 진행해야 한다. 취재를 위해 방문했던 할리스코Jalisco주에는 총 5개의 매직시티(산 세바스티안 델 외스테, 타팔파, 테킬라, 라고스 데 모레노, 마사미틀라)가 있는데, 그중 3곳을 방문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Pueblo Magico Ⅰ San Sebastian del Oeste 산 세바스티안 델 외스테 산골 마을의 금빛 추억들 300년 동안 금과 은이 쏟아지던 광산도시의 부귀영화는 사그러들었지만 꺼지지는 않았다. 스스로 반짝반짝 빛나는 방식을 선택한 매직 시티는 보석처럼 귀하다. 어느새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해변의 휴양도시 푸에르토 바야르타를 출발해 시에라마드레 산중으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다. 졸음에 겨워 누웠더니 돌덩이들의 비명이 귓가를 스쳐가는 듯 생생하다. 그렇게 도착한 해발 1,650m의 고원에는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작은 마을이 있었다. 불과 한시간 반 전에 머물렀던 도시와 전혀 다른 풍경. 일단 공기부터가 달았다. 여전히 쨍쨍한 햇볕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훨씬 상쾌해졌다. 산 세바스티안 델 외스테는 1605년부터 금과 은을 캐어 온 노다지 땅이었다. 1785년쯤에는 25개 이상의 광산이 세워졌고 1900년대에는 주민이 2만명에 육박했을 정도였다. 유명한 휴양도시인 푸에르토 바야르타는 당시 이 마을로 오기 귀한 관문에 불과했다니 격세지감이 크다. 1910년 멕시코 혁명 이후 쇠퇴하기 시작해 이제는 인구 600여 명의 고즈넉한 마을이 됐지만 그렇다고 을씨년스러운 폐광촌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스페인 식민지 시절, 바로크 양식으로 세워진 교회 건물은 산중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우아하고 석재와 석회질 점토로 세운 오래된 건물들이 여전히 보존되어 있다. 채굴한 금과 은, 동을 보관하던 건물은 현재 파벨론 호텔Pabellon Hotel로 사용되고 있는데 건물 뒤로 돌아가면 경비병들이 숨어서 망을 보던 망루가 아직도 건재하다. 오래된 풍경 사이로 동네 주민을 태운 말들이 말발굽을 또각거리며 지나갈 때, 이곳이 매직시티로 지정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마을은 작지만 하루 정도의 나들이에 최적화되어 있다. 하나하나 다 들러 보고 싶은 레스토랑, 바, 카페들이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다. 멕시코 전통요리를 먹고 싶다면 레스토랑 ‘라 루피타La Lupita’를, 좀더 익숙한 요리를 원한다면 이탈리아 출신의 부부가 운영하는 ‘몬테벨라Montebella’를 추천한다. 후식으로는 마을의 명물인 100% 천연 아이스크림을 강추한다. 그리고 커피는! 커피만을 위한 장소는 따로 있다. 마을 초입에 위치한 ‘카페 데 알투라Cafe de Altura’는 5대째 대를 이어오고 있는 커피농장이다. 커피나무 사이로 걸어 들어가니 온통 벌레투성이. 지난 125년 동안 농약 한 번 치지 않은 유기농 농장임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한 해 생산하는 아라비카종과 로부스타종을 모두 합치면 30톤 정도인데, 인근에서 다 소진되기 때문에 마을 밖으로 빠져 나갈 틈이 없다. 그 자체로 유물이라고 할 만큼 낡은 로우스팅 기계는 여전히 바쁘게 원두를 볶으며 변함없는 완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가업을 잇고 있는 라파엘 산체스Rafael Sanchez씨는 어머니 마리아씨가 개발한 여러 가지 디저트도 함께 상품화해서 판매하고 있었다. 신선한 유기농 커피와 달콤한 디저트의 궁합 앞에 지갑이 환히 열렸지만 짐이 될까 봐 한 봉지밖에 구입하지 않은 것이 두고두고 후회된다. Cafe de Altura San Sebastian del Oeste, Jalisco +52 322 297 2845 에스프레소 원두 1kg 180페소 산 세바스티안 컬처 투어 +52 322 132 5417 www.tourculturalsansebastian.com ●Pueblo Magico Ⅱ Tapalpa 타팔파 여전히 꼿꼿한 멕시코의 자부심 200년 이상 태어난 자리를 지켜 왔던 타팔파의 가옥들은 이 마을에 대한 힌트다. 굳게 닫혀 있지만 두들기면 쉽게 열린다. 그 안에 진짜 멕시코와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 타팔파는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도시였다. 나무 기둥 위에 타일로 지붕을 얹고 벽을 하얀색과 붉은 색으로 나눠서 칠한 집들은 17~18세기부터 이어온 역사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 보였다. 1650년대에 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 세운 산 안토니오 교회건물이 노쇠하자 1976년 바로 맞은편에 새로 지은 과달루페성모성당은 마을의 거대한 랜드마크였다. 하루 종일 걸어 다녀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곳이다. 도시는 오래된 풍경뿐 아니라 보수적인 가치관까지 이어오고 있다. 타팔파의 시장님보다 마을 신부님의 권위가 더 높아서 아직도 “우리 신부님이 말씀하시길…”이라는 말이 통하는 곳. 인구가 6,000여 명 정도라서 이웃이 모두 가족처럼 지내는 공동체적 마을이다. 사제에 대한 이 마을의 존경심은 오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1530년경 이곳에 도착한 스페인의 프란치스코 수도회는 아타코Attaco라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타팔파에서 2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수도사들은 교회보다 원주인들을 위한 병원Hospital de Indios을 먼저 짓고 환자와 고아, 과부들을 돕기 시작했다. 또 선교사들은 병원을 지역 주민들이 살 수 있도록 내어주고 타팔파에 땅을 얻어 살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아타코와 타팔파의 규모는 역전되기 시작했다. 현재 아타코의 인구는 1,000여 명으로 타팔파의 6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옛 병원은 현재 ‘파르마시아 비비엔테Farmacia Viviente’로 사용되고 있는데 허브를 재료로 멕시코 전통방식으로 생약을 제조하는 여인들의 협동조합 사무실이자 매장이다. 대를 이어 전해 온 선조들의 지혜를 전수받은 17명의 여인들은 허브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 심지어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묘약도 만들 수 있는데 너무 많이 쓰면 신경을 마비시키는 부작용도 있어서 잘 만들지 않는다(원래 사랑은 이성을 마비시키지 않는가). 몇가지 크림을 사고 돌아서는데 소화불량에 특효라며 녹즙처럼 생긴 물약을 함께 넣어 준다. 줄곧 과식을 해온 것을 어찌 알았을까. 연륜의 통찰이 내 안색을 훑고 지나갔나 보다. 방문할 만한 또 다른 조합은 수공예품을 만드는 타팔파 우먼스 협동조합이다. 가방, 장식물, 털모자, 캔디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어서 직접 보고 구입할 수 있는데 가격도 저렴하다. 단 일요일에만 문을 여니 일정을 확인할 것. 타팔파에 머무는 동안 마침 이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인 성모알현 퍼레이드가 열렸다. 메르세드성모성당Templo de Nuestra Sra de La Merced의 성모상을 앞세운 퍼레이드 행렬이 마을을 도는 동안 사람들은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밤이 늦도록 축제를 즐겼다. 토착신앙에 스며든 멕시코의 가톨릭이 성모에 대한 유난스러운 애정을 보이는 이유가 어쩌면 지난 며칠 동안 타팔타에서 만났던 여인들, 전통을 수호하고 가족을 보호하고 부양까지 하는 멕시코들의 어머니들 때문이 아닌지, 마법 같은 깨달음이 왔다. 타팔파 관광정보 www.tapalpaturistico.com ●Pueblo Magico Ⅲ Tequila 테킬라 시간을 빚는 마을, 기다림이 빚은 술 테킬라를 마신다는 것. 그것은 시간을 마시는 일이라고 했다. 테킬라 마을에 가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왜 테킬라라는 술에 시간이, 그리고 멕시코의 자부심이 담겨 있는가를. 와인은 포도로 만든다. 맥주는 보리와 홉으로, 소주는 쌀로 만든다. 그렇다면 테킬라는? 아가베agave·용설란로 만든다. 생김새가 알로에와 비슷하지만 더 크고 단단하며 잎 끝이 가시처럼 뾰족하다. 테킬라는 아가베의 줄기를 원료로 만드는 술이다. 열매나 곡물을 이용하는 다른 술의 차이가 여기에 있다. 원료를 얻기 위해 적어도 8년, 길게는 12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테킬라에 대한 나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갑자기 독한 술을 벌컥벌컥 마시는 능력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테킬라 술병 앞에 서면 마음이 경건해지는 것이었다. 10년 가까운 기다림도 기다림이지만, 수확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테킬라를 수확하는 과정을 히마Jima라고 하는데 아가베는 자라는 동안 몇 번씩 잎을 잘라 주어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아가베가 더 튼튼하게 자라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없던 시절의 운송수단은 나귀였는데, 이것만큼은 현대화되어 자동차를 이용한다. 아가베를 재배하고 수확하고 운송하는 모든 노하우는 아버지에서 아들에게로 전수된 중요한 기술들이다. 이들을 히마도르Jimador라고 부른다. 이렇게 수확된 아가베가 테킬라가 되는 과정을 보기 위해 테킬라 마을로 들어갔다. 테킬라는 술의 이름이기 전에 마을의 이름이다. 해발 고도 1,000m에 자리한 테킬라 마을은 화산토질이어서 특별히 블루 아가베 재배에 더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테킬라 품질 보증을 위해 멕시코 정부가 아가베 생산지역을 제한하면서 테킬라 마을은 멕시코의 테킬라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가 됐다. 유네스코도 2006년에 테킬라 마을의 농장과 주조 시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은 여전히 작고 한적해 보이는데, 모든 영광을 흡수한 것은 요새처럼 자리잡고 있는 ‘문도 쿠에르보Mundo Cuervo’, 즉 쿠에르보 월드다.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대중적인 테킬라 브랜드가 탄생한 바로 그곳이다. 남미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양조장 라로옌La Rojen과 테이스팅장, 상점, 호세 쿠에르보 가문의 저택 등으로 이뤄져 있다. 20년 이상 일해 왔다는 안나씨는 “데칼라는 멕시코의 역사이고 문화이자 인내심의 산물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자신들의 역사가 바로 테킬라의 역사라는 것. 250년의 역사를 이어 오고 있는 호세 쿠에르보는 100% 블루 아가베Agave Azul만을 사용한다는 자부심을 부르짖지만 대량생산을 위해 수액을 믹스한 대중적인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양조장 지하 저장고에는 1890년대의 테킬라도 보관 중이다. 오크통에서 막 따라 낸 테킬라는 휘발이 되지 않아서 도수가 무려 51도나 됐다. 귀한 것은 알겠는데, 홀짝 넘겨지지가 않았다. 내게 시간의 앙금은 여전히 쓰기만 한가 보다. 호세 쿠에르보 익스프레스Jose Cuervo Express 2012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호세 쿠에르보 익스프레스는 테킬라 마을로 가는 유일한 기차이자 멕시코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객열차다. 선택하는 객차에 따라 서비스가 다른데 다이닝 객차를 선택하면 영광스러운 과거로의 여행은 무제한 테킬라 시음과 함께 시작해 샌드위치, 꼬치요리, 토스타다, 화지타 등의 간단한 음식이 제공된다.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에 과달라하라의 페로멕스Ferromex역에서 출발해 테킬라 간이역까지 60km를 달리는 동안 아가베 농장과 열차를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는 기회가 여러 차례 생긴다. 출발 시간 매주 토요일 11:00, 금요일과 일요일 운행은 별도로 문의할 것 프로그램별로 1,350~1,700페소 +52 800 523 977 377 www.josecuervoexpress.com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멕시코정부관광청 www.newmexico.org Mundo Cuervo Jose Cuervo 73 46400 Tequila, Jalisco, Mexico 양조장 투어(1시간 소요) 180페소, VIP 투어(테이스팅 포함, 2시간 소요) 430페소, 농장방문 및 VIP 투어 650페소 +52 374 742 0050 www.mundocuervo.com
  • 해외여행 | 남국南國의 숨은 섬 베트남 푸꾸옥

    해외여행 | 남국南國의 숨은 섬 베트남 푸꾸옥

    베트남에서 가장 큰 섬인 푸꾸옥.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PQ아일랜드라 불리는 이 섬에는 때묻지 않은 밀림과 인적 드문 해변, 순박한 섬 사람들의 인심이 그대로 살아 있다. 다 둘러볼 수 없어 더 신비로웠던 숨은 여행지. 인간의 손길 닿지 않은 밀림과 야생의 숲 베트남의 듣도 보도 못한 섬에 갔다. 이름은 푸꾸옥Phu Quoc. 캄보디아 국경에서 12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곳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섬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 같은 섬이지만 아직 개발이 안 된 곳이 많다. 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2014년 허핑턴 포스트에서는 ‘유명해지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선정했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는 ‘2014 최고의 겨울 여행지 3위’에 꼽았다. 현지인에게 자연 휴양지로 통했던 푸꾸억은 해외에도 서서히 알려지고 있다. 울퉁불퉁한 흙길은 포장도로 공사 중이고 5성급 리조트로는 최초로 빈펄 리조트가 오픈했다. 베트남 정부에서도 푸꾸옥을 알리기 위해 열심인데, 투자 유치를 위해 섬을 경제특구로 지정했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 속에서도 푸꾸옥에는 여전히 천혜의 자연환경과 순박한 섬의 정취가 그대로 살아 있다. 섬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생물보존지역이기도 하다. 섬의 북동쪽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푸꾸옥 국립공원에는 인간의 손을 타지 않은 밀림이 펼쳐진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사암들이 99개의 봉우리를 이루고 있으며 가장 높은 쭈아산도 이 국립공원 안에 있다. 인적 드문 해변과 야생 희귀종 동물들이 서식하는 밀림이 가득하지만 아직 일반 여행객이 갈 수 있는 길은 5km의 트랙이 전부다. 푸꾸옥의 북쪽 숲은 꼭꼭 낀 팔짱을 아직 풀지 않았다. 푸꾸옥의 야夜한 풍경들 푸꾸옥의 중심가는 섬의 남쪽에 자리해 있다. 지난 2012년에 완공된 푸꾸옥 국제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다. ‘즈엉동Duong Dong’이라 부르는 시내에는 볼거리가 제법 있다.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건 진까우Dinh Cau 야시장. 해가 질 무렵부터 바빠지는 야시장에는 100여 개의 노점들이 늘어서고 풍부한 해산물을 굽는 냄새가 가득하다. 푸꾸옥에서만 나는 점박이 바다고둥과 관자, 왕새우, 가재 등을 구워 맥주 한잔 하는 밤이 모처럼 활기차다. 야시장 안에는 목걸이와 반지를 파는 액세서리 노점도 많다. 모두 진주로 만든 것이다. 조개가 자라기 좋은 바다에서는 진주조개양식이 흔하고 동남아에서 가장 싸고 질 좋은 진주를 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푸꾸옥을 대표하는 특산품으로는 멸치로 만드는 생선소스와 후추가 있다. 현지에서 ‘느억맘’이라 불리는 생선소스는 베트남의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데 그 생산지가 바로 푸꾸옥이다. 생선소스를 만드는 공장을 둘러보는 투어도 있다. 소금물에 재운 멸치를 1년간 발효시키는 대형 등나무 통들이 오크통처럼 늘어서 있다. 들어서면 젓갈 냄새가 진동을 하지만, 느억맘 생선소스는 향이 좋고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최고로 친다. 야시장에서 가까운 해변 끝에는 까우 사원이 있다. 옛부터 바다로 나가는 어부와 섬사람들의 안전을 기도하던 사원이다. 사원이 있는 암벽 위에는 등대가 세워져 있어 밤의 뱃길을 안내한다. 사원으로 가는 길에 마침 노을이 졌다. 해가 지는 해변에서 사람들은 하나둘 빨간 의자를 놓고 앉아 막 음식을 시켜 먹거나 황금빛 노을이 번지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사원을 올라가다 바라본 그 풍경이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워 정신없이 셔터를 눌렀다. 이 섬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 순간이 흐르고 있었다. 푸꾸옥의 진주가 되다 ‘빈펄 리조트’ 베트남의 고급 리조트 브랜드인 빈펄 리조트가 지난해 11월1일 푸꾸옥에도 문을 열었다. 5성급 리조트로는 최초로 생긴 것이다. 여러 리조트들이 즈엉동 시내와 가까운 해변에 자리한 것과 달리 빈펄 리조트는 푸꾸옥섬의 북서쪽 해변에 단독으로 위치해 있다. 시내와 오가는 거리가 30분 정도 되지만 그만큼 완벽하게 휴식과 여유가 보장된다. 리조트의 규모는 꽤 크다. 약 300만 평방미터가 넘는 대지에 750개의 객실이 있는 리조트와 27홀의 골프장, 워터파크와 놀이공원을 갖춘 빈펄랜드가 있다. 바라보기만 해도 남국의 정취가 느껴지는 수영장과 야자수의 풍경 뒤에는 코랄윙과 오션윙 리조트 건물 두 동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리조트에서 즐길 수 있는 메인 레스토랑은 크게 세 곳.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시쉘Seashell과 네모Nemo레스토랑이 각 리조트 건물마다 위치해 있다. 해변쪽에 있는 페퍼 레스토랑은 다양한 해산물과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는 저녁 식사 장소로 인기가 많다. 음식도 훌륭하고 분위기도 근사하다. 수영장은 리조트의 전용해변인 바이다이 비치로 바로 이어진다. 투숙객만 이용하고 항상 잘 손질이 되어 있어 어느 해변보다 깨끗하고 느긋하다. 따스한 수온의 바닷가에서 한참동안 파도놀이를 하다 보면 휴가 한번 제대로 왔다는 기분이 절로 든다. 아이들을 위한 시설도 눈에 띈다. 리조트의 키즈클럽은 기본, 물놀이시설과 슬라이드가 갖춰진 워터파크에도 공을 들였다. 현재 2015년부터는 돌고래쇼가 열리는 돌핀파크도 개장한다. 새로운 섬 휴가지를 찾는 가족이라면 푸꾸옥의 빈펄 리조트가 구미를 당길 듯하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동미 취재협조 오케이에어 02-6011-2203 ▶travel info PHU QUOC Airline 푸꾸옥을 가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호찌민에서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하루 평균 10편의 국내선이 운행되고 있으며 섬까지는 약 50분이 소요된다. 대한항공이 호찌민으로 매일 운항하고 있다. www.vinpearl.com Tour package 푸꾸옥 빈펄 리조트 3박5일 여행 상품 출시 지난해 11월1일 한진관광이 푸꾸옥으로 가는 전세기를 띄웠다. 인천-푸꾸옥 구간 대한항공 직항 전세기편을 이용하고 빈펄 리조트에서 3박을 하는 일정이다. 현재 2015년 2월 설 연휴에 맞춘 전세기 상품이 다시 판매 중이다. 전 일정 리조트 내 식사가 포함된 상품이며 리조트에서 자유시간을 보내다 셔틀버스를 타고 시내를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시내관광도 포함되어 있다. 골프코스가 포함된 상품도 있다. 이 상품은 2월14일부터 출발. 159만원부터 02-726-5803 Famous 까우 사원Cau Temple 해변 끝에 있는 진까우 바위 위에 사원이 있다. ‘티엔 하우Tien-Hau’라 불리는 바다의 신을 위해 1937년에 지었다. 사원 안에 등대가 세워져 있어 섬의 등대역할도 한다. 바위 위에서 내려다보는 즈엉동강과 바다의 노을 풍경이 특히 아름답다. Dinh Cau Rock, Phu Quoc Island, Vietnam 무료 사오 비치Sao Beach 푸꾸옥섬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 ‘별 해변’이란 뜻이다. 관광객도 많이 찾아오며 바다수영을 하기 좋다.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에메랄드빛으로 투명한 바다속이 펼쳐진다. 섬의 남쪽 끝에서 동쪽으로 넘어가면 위치해 있다. 사오비치 외에 20km가 넘는 롱비치도 유명하다. Sao Beach, Phu Quoc Island, Vietnam 빈펄랜드Vinpearl Land 빈펄 리조트 단지 안에 새로 만들어진 놀이공원이다. 해양을 주제로 한 워터파크와 거대한 수족관, 야외의 놀이시설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원형극장에서는 2015년부터 가족 여행객을 위한 돌고래쇼도 선보일 계획이며 분수쇼와 음악쇼도 펼쳐진다. Bãi Dài, Gành Dầu, Phú Quốc, Kiên Giang, PhuQuoc, Kiến Giang, Vietnam +84-94-258-1212 www.vinpearlland.com/vi
  • [부고] ‘원로 서양미술사학자’ 임영방 前 국립현대미술관장

    [부고] ‘원로 서양미술사학자’ 임영방 前 국립현대미술관장

    원로 서양미술사학자인 임영방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지난달 31일 별세했다. 86세. 임 전 관장은 프랑스 파리대 철학과와 같은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미학과 교수, 동국대 석좌교수 등을 지냈다. 1992년부터 1997년까지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내며 1995년 당시 광주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을 맡아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중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한국관을 만드는 데에도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 위원, 유네스코 한국위원 등도 맡았다. 한국과 프랑스 문화예술 교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프랑스 문화예술훈장(1995)을 받았고 2006년에는 은관문화훈장(2006)을 받았다. 저서로는 ‘서양미술전집’ ‘현대미술의 이해’ ‘미술의 세 얼굴’ ‘미술의 길’ ‘현대미술비평30선’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인문주의와 미술’ ‘바로크’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9시. (02)2072-2033.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설 선물 특집] 국순당 - 노총각 대리 손에 쥐여준 ‘예담’

    [설 선물 특집] 국순당 - 노총각 대리 손에 쥐여준 ‘예담’

    명절에 차례상에 올리는 제주(祭酒)는 예부터 쌀을 원료로 한 100% 순수 발효 방식으로 빚은 맑은 술을 사용했다. 국순당의 차례 전용주 ‘예담’은 우리나라 최초의 차례·제례 전용주로 개발돼 설 선물로 2005년 출시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국순당은 이번 설 선물용으로 1800㎖(1만 1000원) 대용량 제품과 1000㎖(6500원), 700㎖(5000원) 등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용량의 제품을 내놨다. 알코올 도수는 13도다. 예담은 예법에 맞게 쌀을 찌지 않고 가루를 내 담그는 생쌀 발효법으로 만들어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이 다량 함유돼 있다. 전통 발효주 특유의 연한 황금색을 띠며 사과와 배의 과실향은 발효주가 섞인 향이 난다. 물이 함유되지 않은 95% 이상 에탄올인 주정을 섞어 빚는 일본식 청주와 달리 은은한 향과 산뜻한 맛으로 전통 차례 음식들과 잘 어울리고 목넘김이 부드러워 음복례에 안성맞춤이다. 일제강점기의 주세 정책으로 집에서 술을 빚는 가양주가 금지된 데 이어 1960년대 양곡보호 정책으로 우리 술 제조에 쌀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일본식 청주가 전통 제주의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이 때문에 일본의 청주 브랜드인 정종(正宗:마사무네)을 우리 전통술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예담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왕실의 종묘제례에서도 전용 제주로 사용되고 있다.
  • 조선시대 종로 ‘사직단’ 2027년까지 복원

    조선 시대 왕실 사당인 종묘(宗廟)와 함께 국가 최고 의례시설이었던 사직단(社稷壇)이 2027년까지 복원된다. 사직단은 토지 신과 곡식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제단이다. 2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사직단은 올해 제례 공간인 전사청 권역 등 핵심 영역에 대한 발굴 조사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주요 전각(13동 복원, 3동 보수)과 지형 등이 복원된다. 총사업비는 164억 8000만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사직단을 중요도에 따라 제례 공간, 후원 공간, 진입 공간 3개 권역으로 나눠 복업 사업을 추진한다. 지역 주민과 마찰을 빚은 사직단 권역 내 사직동주민센터, 어린이도서관, 종로도서관에 대해서는 지역 주민, 관계 기관, 전문가, 문화재청 등으로 구성될 협의체를 통해 의견 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거쳐 철거 여부를 결정한다. 사직단은 일제강점기에 사직대제(社稷大祭) 폐지, 공원 조성 등으로 역사적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 광복 이후에도 경제개발 논리에 밀려 부지가 축소되고 각종 근대 시설물이 난립하는 등 본연의 모습을 잃었다. 본래 자리에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종묘와는 대조적이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각각 1985년과 2008년 복원을 추진했지만 담장 설치 등 일부에 그쳤다. 이에 문화재청은 2012년 1월 종로구로부터 사직단 관리 권한을 인계받아 복원 정비 연구용역을 새롭게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국회의 사직단 복원 촉구 결의, 관계 전문가 자문, 공청회 등 의견 수렴을 통해 복원 정비 계획을 마련했다. 문화재청은 “사직단이 복원되면 서울의 4대 궁과 종묘처럼 전 국민의 역사 교육 공간이자 관광 자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정병석 경제산책] 다양성과 창조경제

    [정병석 경제산책] 다양성과 창조경제

    로마 지배하에서 가톨릭 국가로 변모했던 스페인은 711년부터 1492년까지 이슬람의 통치를 받는다. 이 기간에 이슬람과 기독교는 공존의 길을 찾음으로써 오랜 이슬람 통치가 가능했고 스페인도 번창했다. ‘모사라베’는 이슬람 통치하에서 이슬람의 문화를 수용하며 이슬람 교도들과 함께 살면서도 기독교를 고수한 당시 기독교도를 지칭한다. 양쪽에서 배척받을 수 있는 계층이지만 스페인에서는 독특한 지위를 형성하며 오랜 기간 존속한다. 기독교와 이슬람의 특징을 접목한 ‘모사라빅’ 건축 양식은 이렇게 두 문화의 융합으로 태어난 독특한 건축물로서 많은 세계적 문화유산을 남기고 있다. 스페인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을 어느 나라보다 많이 갖고 있다. 스페인이 유럽 최고의 관광 대국으로 세계인의 매력을 끄는 것은 뜨거운 태양과 해변보다도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유산 때문이다. 로마의 지배 유산부터 시작해 기독교, 이슬람, 유대교 등의 3대 종교가 오랜 세월 공존하며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매우 독창적인 문화를 만들어 냈다. 여러 민족과 종교가 함께 활동하면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지만 공존할 수만 있다면 독특한 의식, 생활양식, 건축양식, 음식 등의 여러 측면에서 영향을 주고받으며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창조적인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단일 종교국가에서 탄생한 문화는 동질적인 반면 여러 종교가 공존했던 스페인에는 독창적이고 다채로운 문화유산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 매력의 근원이다. 스페인의 전성기는 이렇게 여러 종교가 공존할 때 포용하고 경쟁하며 형성된 활력과 에너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사벨라와 페르난도의 왕국 간 결혼으로 국내의 정치적 통일을 이룩하자 결집된 에너지를 해외로 분출하며 콜럼버스의 항해를 계기로 전 세계에 걸쳐 해가 지지 않는 대제국을 건설한 것이다. 반면 다른 종교를 적대적으로 배제할 때는 사회 활력과 에너지, 창조적 분위기를 정체시키고 국가의 부를 유출시켰다. 이교도를 축출하기 위한 마녀사냥식 종교재판이 가장 성행했던 지역이 바로 스페인이다. 가톨릭으로 개종하지 않은 유대인들을 15만명 가까이 추방한다. 기독교 순혈주의 시각에서 보면 이단자들인 모사라베와 유대인들을 감시, 색출해 가혹하게 고문하고 종교재판에 회부해 재산을 모두 몰수하고 추방한 것도 16세기 스페인이다. 종교적 순혈주의를 추구하기 위해 심각한 경제 침체도 감수한다. 상업과 금융, 징세 업무를 사실상 지배하던 유대인들을 한꺼번에 추방하며 스페인은 엄청난 인적 자원과 국부 손실을 입는다. 종교재판에 의한 순혈주의, 이교도 추방 등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종교 정책을 강행함으로써 지식과 기술을 가진 유능한 인력과 부의 유출뿐만 아니라 사회의 활력을 잃어 경제성장의 핵심 요소를 한꺼번에 잃은 셈이다. 이들을 대거 영입한 네덜란드와 영국은 어부지리로 일시에 많은 부와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이득을 얻는다. 우리 역사에도 고려시대에는 불교·유교·도교 및 풍수지리 사상까지 포용하는 다원적·개방적인 사회였다. 그래서 고려는 중국·일본·아라비아까지 교역을 하고 상감청자, 금속활자, 팔만대장경 등 창조적이고 활력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내며 상공업도 발전했다. 그러나 조선은 유교를 독점적 이데올로기로 숭상하고 다른 종교를 탄압하며 상공업을 경시함으로써 편협하고 폐쇄적·정체적이면서 가난한 경제를 초래한다. 자기 종교만 옳고 다른 종교는 이단시하는 것은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사회의 활력을 저하시키며, 창조적인 혁신이나 경제활동을 방해한다. 우리 사회에는 다행히 종교 간의 극단적인 대립은 없으나 다른 종교에 대한 배타적인 감정은 많은 것 같다. 포용력은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종교 신념도 인정하는 것이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고 따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간에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신념도 존중하는 것이 다양성이다. 성장 동력이 꺼져 가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활력의 회복이나 창조적인 경제활동을 위해서도 다양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 90억장의 기록, 강대국 미국을 만들다

    90억장의 기록, 강대국 미국을 만들다

    대통령의 욕조/이흥환 지음/삼인/384쪽/1만 8000원 한국은 국가기록의 나라였다.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꼼꼼히 기록한 ‘조선왕조실록’, 왕명을 받아 처리한 업무를 낱낱이 기록한 ‘승정원 일기’ 등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을 가진 나라다. 역사 속 부끄러움도, 자랑스러움도 모두 기록이 됐다. 하지만 현재 한국사회가 빛나는 기록 전통을 오롯이 물려받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2007년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역대 대통령들은 물러날 때면 재임기간 동안 생산한 문서를 없애버리거나 사사롭게 들고 나갔다. ‘대통령의 욕조’는 미국 국가기록 시스템의 무서움을 유감없이 확인시켜 주는 책이다. 1909년 백악관에서는 150㎏의 뚱보였던 윌리엄 태프트 대통령이 사용할 ‘욕조 특수 제작 주문서’를 만든다. 빛바랜 문서 한 장조차 100년 넘게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은 기록을 대하는 미국인의 자세를 상징적으로 엿보게 한다. 미국 내셔널 아카이브(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mistration), 즉 국가기록보관소의 역사는 81년이 됐다. 90억 장에 가까운 문서를 보존하고 있다. 1900만 장의 사진, 640만 장의 지도, 36만 릴의 마이크로필름, 11만 개의 비디오테이프가 별도로 보관돼 있다. 고작 230년 남짓의 짧은 역사를 가진 미국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 미국은 물론 미국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세계 여러 나라의 문서도 들어 있다. 책 속에는 그 가운데서 추려낸 한국 관련 문서 59건이 소개된다. 1977년 카터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입장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이 ‘분명한 이해’를 갖고 있다는 내용의 1급 비밀문서, 한국전쟁 당시 트루먼 대통령이 원자탄 사용을 검토했다는 내용의 문서 등 굵직한 사건부터 28세 농사꾼 아낙의 조선인민군 입대 청원서, 인민군 병사의 낡은 사진첩 등 사소한 생활의 부분까지 보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국가기록보관소를 뒤져온 미국 워싱턴의 이흥환 코리아정보서비스넷(KISON) 선임 편집위원이 국가기록의 중요성과 의미, 미국 국가기록보관소를 이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글을 딱딱하지 않게 썼다. 새삼 깨닫게 된다. 국가기록물은 결코 대통령 개인이나 청와대의 것이 아니다. 그 소유권은 오늘의 국민과 내일의 국민에게 귀속되는 것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美대사 아들 이름은 ‘세준’… 사주 보고 한국식 중간 이름 지어

    美대사 아들 이름은 ‘세준’… 사주 보고 한국식 중간 이름 지어

    마크 리퍼트(42) 주한 미국대사가 서울에서 얻은 첫 아들에게 ‘세준’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지어줬다. 22일 리퍼트 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아기 이름은 제임스 윌리엄 세준(sejun) 리퍼트”라고 전했다. 그는 “제임스 윌리엄은 우리 아버지와 (아내) 로빈의 할아버지 이름이다”면서 “세준은 사주를 통해 지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JW 또는 세준이라고 불러달라”고 덧붙였다. 세준의 한자는 ‘씻다’ 혹은 ‘깨끗하다’라는 뜻의 ‘씻을 세(洗)’와 ‘재주와 슬기가 매우 뛰어난 사람’이라는 뜻의 ‘준걸 준(俊)’이다. 종합하면 세준이란 이름은 정직하고 깨끗한 삶을 사는 특출난 인물이 되라는 뜻이 된다. 리퍼트 대사의 아들은 지난 19일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그는 아이의 이름을 사주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면서 한국식 중간 이름(middle name)을 지어주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주한 미국대사 부부가 한국에서 자녀를 출산하기는 처음이다. 한편 최근 경북 안동을 다녀온 리퍼트 대사는 이날 인터넷 블로그 ‘리퍼트 가족의 한국 이야기’를 통해 “대사 임기 동안 한국의 모든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방문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13~14일 안동을 찾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을 둘러보고 안동대와 특수학교인 여명학교 등을 방문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열린세상] 각자의 경험 모두가 나라 자산이다/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부 차관

    [열린세상] 각자의 경험 모두가 나라 자산이다/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부 차관

    지금부터 25년 전의 일이다. 독일 정부의 장학금을 받아 유엔이 설립한 아시아공과대학에서 공부할 때였다. 논문 지도 교수는 일본인으로 임기를 마치고 귀국해야 했고, 혼자 남아 논문을 마무리해야 했던 필자는 좌불안석의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그러나 후임 일본인 교수를 만난 일순간에 모든 걱정은 기우가 됐다. 후임 교수는 논문 진행 상황은 물론 가족관계, 출신학교, 직업, 취미까지 나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었고 심지어는 논문에 꼭 필요한 SPSS, TSP 등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통계 프로그램을 일본에서 구입해 와서 나에게 전해 주었다. 전임자의 철저한 기록 덕분에 무사히 논문을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고마움에 앞서 일본의 저력과 경쟁력이 이렇듯 치밀하고 꼼꼼한 기록 정신에서 나왔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섬뜩함마저 느껴졌다. 4개월 전의 일이다. 미주개발은행(IDB)이 마련한 정책포럼에서 우리나라의 재정정보화 경험을 중남미 공무원들에게 소개할 기회가 있었다. 주최 측은 재정정보화의 필요성이나 운영효과 등 총론적 설명보다는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과 갈등조정 등 실제 겪은 현장 경험을 듣길 원했다. 포럼을 준비하면서 정보화사업이 추진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대부분의 자료들이 재탕·삼탕의 총론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알게 됐다. 수천억원이 투입됐고 국제적인 성공 사례로 뽑히는 국책사업에 대한 경험서는 물론이거니와 제대로 된 백서조차 없었다. 필자는 운이 좋게도 재정정보화사업 초기의 실무책임자였기에 당시의 기억을 바탕으로 참석자들의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었지만 제대로 된 경험 기록이 없어 영영 아쉬웠다. 우리는 기록을 중시하는 문화적 전통을 갖고 있다. 모든 백성들이 쉽게 글을 읽고 기록할 수 있도록 훈민정음이 창제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난중일기, 일성록 등 11개의 기록유산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기록문화에 등재돼 문화대국이라는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에서 첫 번째, 세계에서는 다섯 번째의 기록문화 보유국이 됐다. 우리 선조들은 기록이 창조의 원천임을 알고 이를 실행했던 것이다. 둔필승총(鈍筆勝聰)이란 말이 있다. 둔필의 기록이라도 총명한 머리보다 낫다는 경험의 지혜다. 어찌 개인에게만 해당되랴. 국가도 매한가지다. 한때 화려했던 마야, 잉카 문명이 소멸된 것도 문명을 전달할 수 있는 기록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기록이 없는 문명은 지속 가능성이 없어 소멸될 수밖에 없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특히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에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일은 국가는 물론 개인의 생존 전략이며 미래를 열어 가는 값진 국가의 지식정보 자원이다. 우리는 지난 60년간 압축성장의 과정 속에서 앞만 보고 숨 가쁘게 달려왔다. 각종 경험들은 소중한 자산이라기보다는 쓰다 버리는 소모품 정도로 치부된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본다. 기록을 잘 하는 사람은 쫀쫀한 사람으로 낮게 평가되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변했다. 과거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자는 우매한 자라는 말도 있듯 후대의 교훈이 되고 미래발전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는 국가건 개인이건 경험을 정리하고 평가해야만 한다. 지금은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일방통행에서 벗어나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숨고르기가 필요한 시기다. 세계는 우리의 개발 경험을 공유하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우리의 개발 경험이 새로운 시장이 되고 국가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경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잊히기 마련이고, 소중한 경험을 갖고 계신 원로들께서 유명을 달리하시는 안타까운 소식도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부터 대한체육회를 중심으로 스포츠 역사 발굴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니 여간 기쁜 소식이 아니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스포츠 역사 발굴 사업이 추진됐지만 이번처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한국스포츠 100년사에서 처음이다. 체육계 원로들의 경험을 채록하고 그들의 삶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한편 개인 소장품들을 기증받아 디지털 아카이브로 집대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여타 분야에서도 우리의 경험을 집대성하는 작업이 보다 신속히 이뤄지길 기대한다.
  • 아라리~ 아라리요 ♬♬ 기차로 넘는 아라리 고개 차창 밖 절경에 ‘힐링’도

    아라리~ 아라리요 ♬♬ 기차로 넘는 아라리 고개 차창 밖 절경에 ‘힐링’도

    코레일이 강원 철도관광벨트 구축 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정선아리랑열차 ‘A트레인’(이하 아리랑열차)이 22일 첫선을 보인다. 관광전용 열차로는 중부내륙관광열차(OV트레인), 남도해양열차(S트레인), 평화열차(DMZ트레인)에 이어 네 번째다. 개방형 창문과 넓은 전망창을 설치해 모든 좌석에서 강원 지역의 빼어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원주~치악 구간, 예미~민둥산 구간, 정선~아우라지 구간에서는 산악 열차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풍경들이 줄곧 차창 밖에 머문다. 아리랑열차는 새마을호 객차를 개조한 관광 열차다. 객실 4량과 기관차, 발전차 등으로 편성됐다. 정원은 200명이다. 열차는 일반석, 전망석, 카페 등 편의시설과 장애인용 휠체어석, 화장실 등을 갖췄다. 특히 1호, 4호차 전망칸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던 기찻길과 주변 경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산과 계곡, 강과 들판을 가르며 달리는 열차와 어우러져 살아가는 주민들의 ‘기찻길 옆 오막살이’도 엿볼 수 있다. ●새마을호 객차 개조… 4량 객실 200명 승차 아리랑열차는 우리나라 여객열차 가운데 처음으로 지역 이름을 사용하고 열차에 정선의 삶, 자연, 춤사위와 소리를 고스란히 담았다. 열차 내에서 스토리텔링, 음악방송, 기념사진 서비스, 마술공연, 기다림 엽서 등 특별 이벤트도 진행한다. 무엇보다 열차 외관이 눈에 띈다. 영국의 디자인 기업인 탠저린이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인 아리랑과 정선의 정서, 문화를 모티브로 작업했다. 기관차와 발전차 부분은 보랏빛이다. 동강 할미꽃의 색채가 반영됐다. 객차는 빨강, 노랑, 파랑의 연결된 색채선으로 표현했다. 객차 내부의 의자 등 시설도 같은 색으로 통일했다. 코레일 측은 “정선아리랑의 근원적인 개념을 태극의 빨강, 노랑, 파랑의 삼원색으로 표현하고 디자인했으며, 정선을 대표하는 ‘능선’ ‘동강’ ‘아우라지’ 등을 형상화해 ‘정선’과 ‘아리랑’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했다”고 밝혔다. ●서울 청량리~아우라지 하루 1회 왕복 운행 아리랑열차는 청량리∼정선∼아우라지 구간을 매일 1회 왕복 운행한다. 오전 8시 10분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해 충북 제천, 강원 영월, 예미, 민둥산, 별어곡, 선평, 정선, 나전을 거쳐 종착역인 아우라지역에는 낮 12시 40분 도착한다. 자미원역에서 민둥산역 사이 구간에서는 시속 30㎞로 서행 운전한다. 주변 풍경을 마음껏 즐기라는 취지다. 풍경이 빼어난 민둥산∼정선∼아우라지 구간은 1회 더 왕복 운행한다. 오후 1시 40분 아우라지역을 출발해 민둥산역에 오후 2시 45분 도착한 뒤 다시 오후 3시 15분 민둥산역을 출발해 오후 4시 20분 아우라지역으로 돌아오는 패턴이다. 아우라지역 출발 시간은 오후 5시 10분, 청량리역 도착 시간은 밤 9시 32분이다. 화·수요일은 기본적으로 운휴지만, 정선 장날과 겹칠 경우 특별 운행한다. 이에 따라 정선 5일장에 맞춰 청량리역~아우라지역을 운행하던 종전 무궁화열차와 제천역~아우라지역을 오가던 무궁화열차는 지난 15일 운행이 중지됐다. 아리랑열차와 연계해 관광을 즐길 수 있는 패키지 프로그램도 출시됐다. 대표 1코스(정선레일바이크 코스)는 아우라지역에 도착해 정선 시골밥상으로 출출한 배를 채운 뒤 ‘칙칙폭폭! 풍경열차’를 타고 구절리역으로 이동한다. 이어 레일바이크를 타고 ‘구절리역~아우라지역’ 구간을 여행하며 정선의 자연을 몸으로 체감한다. 레일바이크에 이어 정선군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아우라지 뗏목 체험, 출렁다리, 아리랑 전수관, 주례마을 등을 둘러본 뒤 다시 아우라지역에서 청량리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아우라지 뗏목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 연계 대표 2코스(정선5일장 코스)는 정선역에서 내린다. 정선 전통시장을 구경한 뒤 ‘메나리’ 공연을 관람한다. 민족의 한과 상처를 달래는 과정을 정선아라리 가락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정선 장날이 아닐 경우엔 정선 스카이워크 체험으로 대치된다. 이어 화암동굴을 둘러본 후 정선역으로 이동해 청량리행 열차를 타는 일정이다. 대표 3코스(1박2일 코스)는 대표 1, 2코스를 아우르는 코스다. 첫날은 1코스를 마친 후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소개돼 유명해진 옥산장에서 여독을 푼다. 고산 지역에서 채취한 산나물 반찬과 감자붕생이, 곤드레밥 등 토속 음식으로 저녁을 먹은 뒤 정선아리랑 등 식후 공연을 감상하며 아늑한 시골 밤을 보낸다. 이튿날은 아라리촌을 둘러본 후 2코스와 동일하게 이뤄진다. 각 역마다 돌아볼 곳도 많다. 주변 풍경이 빼어난 아우라지는 자체로 훌륭한 관광지다. 구절리에서 흘러온 송천과 삼척에서 흘러온 골지천의 합수머리로,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인 정선아리랑의 대표적 발상지 중 한 곳이다. 선평역 일대는 조선 건국에 반대하며 낙향한 일곱 명의 고려 유신이 머물렀던 ‘거칠현동’(居七賢洞)이라 전해진다. ●열차에 정선의 삶·자연·문화 담아 아리랑열차 편도 요금은 청량리역∼아우라지역 2만 7600원, 아우라지역∼민둥산역 8400원이다. ‘정선아리랑 열차 패스’도 출시됐다. 어른 기준 당일권이 4만 8000원이다. 횟수에 상관없이 당일에 한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충청권에서 이용할 경우 대전역에서 오전 7시 42분 출발, 제천역에 9시 15분 도착해 4301호 무궁화 열차로 환승한다. 갈 때는 제천역에서 1716 무궁화 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글 사진 정선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서울시·문화재청, 풍납토성 지역 개발 두고 ‘힘겨루기’

    ‘풍납토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두고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문화재청은 2조원의 보상비 부담으로 보존을 위한 개발 ‘불가’에서 ‘허용’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이에 등재 신청이 어려워진 서울시는 문화재와 주민 보호를 포기한 것이라며 문화재청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서울시는 15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문화재청이 최근 발표한 ‘풍납토성 보존·관리 및 활용 기본계획’ 변경의 철회를 강하게 비판하고 특단의 재원 대책으로 풍납토성 2·3권역의 주민들에게 조기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한성백제의 왕궁터인 풍납토성을 오는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공주·부여·익산의 백제유적과 연계해 확장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풍납토성을 둘러싼 갈등은 문화재청이 지난 8일 풍납토성 내부 주민 전체를 외부로 이주케 하는 기존 정책 기조를 바꿔 건축물 높이 제한을 완화하는 등 주변 노후주택의 재건축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문화재 핵심 분포 예상 지역인 2권역의 주민만 이주하게 하고 3권역은 건축 높이 제한을 완화, 사실상 재건축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문화재청의 발표대로라면 서울시의 풍납토성 유네스코 등재 신청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이에 서울시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양도성과 풍납토성의 유네스코 등재를 못마땅하게 여겨 ‘딴죽’을 걸고 있다는 게 아닌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시와 문화재청은 지금까지 3대7 비율로 500억원을 투입해 2·3권역에 대한 토지보상을 해왔다. 시는 5년 내 조기 보상을 하려면 총 2조원이 들며 이 중 6000억원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재정이 부족하면 3000억원까지는 지방채까지 발행하겠다며 문화재청의 협조를 당부했다. 또 문화재청의 건축 높이 제한 완화 혜택을 받는 면적은 3권역의 5%에 불과하다며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이창학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본부장은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고대사를 당장 예산 부족으로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주민들의 재산권과 문화유산을 동시에 보호하는 근본 대책은 조기보상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