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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의 월드컵 끝나지 않았다

    그들의 월드컵 끝나지 않았다

    이젠 이별을 고할 순간이다. 축제는 화려했지만 막은 내려갔다. 한국 월드컵축구대표팀의 ‘캡틴’을 맡아 23명 태극전사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산소탱크’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27일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 소리에 아쉬움과 허무함이 교차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을 끝냈다. 내리는 비가 온몸을 적셨다. 그는 “패한 경기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우리의 경기력을 보면서 세계 강호와 격차가 줄었다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남아공월드컵 대표팀 해산을 앞두고 주장 완장을 놓게 된 소감에 대해선 “아직 대표팀 자체를 은퇴한 것은 아닌 만큼 나의 뒤를 이어 누군가 주장을 맡게 될 것”이라면서 “홀가분한 기분은 없다. 그냥 나의 월드컵이 끝났다는 생각에 아쉽기도 하고 후회도 된다.”고 말했다. “주장이 아니었을 때는 내가 보여줄 것만 보여주면 됐는데 주장을 맡으면서 다른 선수들이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 왔다.”면서 “주장으로서 던진 나의 말에 모두 수긍해 준 동료들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반면 안정환(34·다롄 스더)과 이운재(37·수원)는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이었다. 후배들과의 주전 경쟁을 뚫지 못하고 벤치만을 달군 채 쓸쓸하게 월드컵과의 인연을 마감했다. 최종엔트리에 든 건 행운이었지만 ‘조연’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미국과의 동점골, 이탈리아와의 연장 골든골로 ‘4강 신화’ 창조에 앞장서는 등 월드컵 사나이였지만 이번 대회 단 1분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월드컵 악연’이란 꼬리표를 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비운의 스타’ 이동국은 12년 만의 월드컵 꿈을 이뤘지만 역시 허탈한 몸과 마음으로 아듀를 고했다. 이승렬(FC서울)과 박주영(AS모나코) 등 후배들의 틈을 비집고 나설 정도로 허정무 감독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마침내 출장 기회를 잡았지만 화끈한 한방을 끝내 터뜨리지 못했다. 통산 네 번째 본선 무대를 밟은 ‘백전노장 수문장’ 이운재(수원) 역시 세월의 무게를 실감했다. 안정환과 함께 한·일월드컵 4강 진출을 이끌었지만 주전 자리를 내주면서 이번 대회 모두 결장했다. ‘진공 청소기’ 김남일(33·톰 톰스크)과 ‘초롱이’ 이영표(33·알 힐랄)도 적지않은 나이에 후배들과 호흡을 맞췄지만 월드컵에서 퇴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이 남긴 뜨거운 열정과 진한 땀냄새는 후배들이 쓸 또 다른 월드컵 역사에 첫 줄로 쓰일 것이 확실하다. 이들의 월드컵이 아직은 끝나지 않은 이유다. 포트엘리자베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박지성 父 “며느리는 내조 잘하는 사람” 고백

    박지성 父 “며느리는 내조 잘하는 사람” 고백

    한국축구 국가대표팀 박지성 선수의 아버지가 이상적인 며느리상을 밝혔다. 월드컵 사상 최초 ‘원정 16강’의 금자탑을 이뤄낸 캡틴 박지성 선수의 아버지 박성종씨가 28일 오전 7시 40분, SBS LOVE FM (103.5Mhz) ‘서두원의 SBS 전망대’에 전화 출연했다. 이날 박성종씨는 진행자와 함께 일문일답을 가졌다. 월드컵 후 은퇴설에 대해 묻는 질문에 박성종씨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4년 후를 내다보면 지금과 같은 위치에서 역할 할 수 없다는 뜻일 것”이라며 “내년 6월 아시안컵에서 꼭 한 번 우승해 보고 싶다는 욕심 있다.”고 답했다. 또 우루과이 전에 대해선 “내가 보기엔 우루과이 전 가장 잘한 것 같다.”며 “경기 후 지성이가 전화통화에서 담담하다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아들의 결혼도 언급했다. 박성종씨는 “2~3년 내에 결혼했으면...”이라고 말끝을 흐린 후 “원하는 스타일의 며느리는 전적으로 내조 잘하는 사람이다. 지성이도 결혼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보도된 일본 배구스타 기무라 사오리와의 열애설엔 “아무것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 아니땐 굴뚝에도 연기가 나더라.”고 말했다. 끝으로 박지성 선수의 향후 행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내년 6월까지 계약 연장한다.”며 “지성인 맨유에 최선을 다하고 맨유에 계속 있고 싶다고 하지만, 그 다음 문제는 시간이 지나야 결정될 것.”고 설명했다. 사진 = SBS 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84rornfl@seoulntn.com
  • 박지성父 “기무라사오리는 아냐” 열애설 해명

    박지성父 “기무라사오리는 아냐” 열애설 해명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 박지성의 열애설에 대해 그의 아버지가 직접적으로 언급해 눈길을 끈다.박종성씨는 28일 오전 방송된 SBS 러브 FM ‘서두원의 SBS전망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박지성과 일본 배구 선수 기무라 사오리의 열애설에 대해 해명했다.박종성씨는 “지성이가 아무 것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나는 것 같다.”면서 박지성과 기무라 사오리와의 열애설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혔다.이어 그는 “지성이가 나이를 좀 더 먹으면 결혼할 것이라고 했지만 나는 지성이가 2~3년 후에 결혼을 했으면 좋겠다. 내조를 잘하는 사람이었으면 한다.”며 미래 며느리에 대한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이외에도 많은 팬들이 궁금해하는 이적문제에 관해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내년 6월까지 계약이 연장돼있는 상황이다. 본인은 맨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또 맨유에 있고 싶어한다.”면서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바이에른 뮌헨으로부터 구체적인 제안을 받은 것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의 프로배구 선수인 기무라 사오리는 184cm의 큰 키에 예쁜 외모의 소유자로 일본 내 많은 배구팬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박지성과의 열애설이 불거져 국내 팬들의 관심까지 한몸에 받았다.사진 = 서울신문NTN DB서울신문NTN 김민경 인턴기자 cong@seoulntn.com
  • 네티즌 “그들 있어 행복했네”

    네티즌 “그들 있어 행복했네”

    ‘태극전사들이여! 그들이 있어 행복했네.’ 국민들은 원정 첫 16강을 이룬 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8강에서 미국 또는 가나와 맞붙는 상상을 수도 없이 했을 것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4강 신화’의 벅찬 감동이 눈앞에 다가오는 듯했지만, 아쉽게도 16강 상대인 우루과이의 벽에 막혔다. 그러나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해 두 골을 터뜨린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가시마)와 ‘블루 드래곤’ 이청용(볼턴), ‘로봇’ 차두리(프라이부르크) 등 태극전사들이 보여준 투혼에 네티즌들의 찬사가 줄을 잇고 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네티즌들의 격려 응원 메시지가 물밀듯이 쏟아졌다. 한 유명 포털사이트 응원게시판에서 네티즌들은 “태극전사들이 있어 6월이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훈련해서 4년 후의 멋진 미래를 보여주세요~.” 등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다. 특히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비록 졌지만, 한국이 더 잘 싸웠다는 극찬이 쇄도했다. 박지성의 은퇴설에 대해서도 네티즌들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 박지성은 이번 월드컵이 끝난 뒤 은퇴할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박지성 없는 국가대표팀은 상상하기도 싫다.”며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뛰어줄 것을 당부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은퇴 안 하실 거죠? 대한민국 축구 주장은 지성 오빠밖에 없어요~.”라며 열렬한 팬심을 전했다. 우루과이전이 끝난 뒤 차두리가 하염없이 흘린 눈물도 화제였다. 한 네티즌은 “차두리 눈물 나오는 거 보고 저도 눈물 나올 뻔 했습니다.”며 동조했다. 또다른 네티즌들은 “로봇이 우는 거 아니다. 울지 말고 USB 꽂고 빵빵하게 충전해라“ 등 최선을 다한 차두리에게 애정이 어린 격려를 보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막강화력 전차군단… 4골 폭발

    운명의 장난 같다. 44년 전 ‘그 일’이 비수가 되어 잉글랜드의 심장을 찔렀다. 잉글랜드는 27일 블룸폰테인의 프리스테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독일에 1-4로 무릎을 꿇었다. 심판의 결정적인 오심이 승부를 갈랐다. 잉글랜드가 골을 도둑맞았다. 잉글랜드가 1-2로 뒤진 전반 38분, 프랭크 램퍼드(첼시)의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바닥에 크게 튕겼다. 완벽하게 골라인 안쪽에 떨어졌지만, 심판은 노골을 선언했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과 똑같았다. 그러나 상황은 44년 전과 정반대였다. 당시 결승에서 잉글랜드와 독일은 전·후반 90분을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11분 ‘문제의 골’이 터졌다. 잉글랜드 제프 허스트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근처로 떨어진 뒤 그라운드 쪽으로 튀어나왔다. 디엔스트(스위스) 주심은 경기를 중단하고, 최종적으로 득점을 인정했다. 결국 잉글랜드는 독일을 4-2로 누르고 우승했다. 골은 1년 넘게 논란이 됐다. 현재의 카메라 기술로 분석하면 노골. 이후 잉글랜드는 메이저 대회에서 번번이 독일에 막혔다. ‘유령골의 저주’라는 이름까지 붙었다. 이날 판정은 잉글랜드에게 두고두고 억울할 것이다. 단순히 한 골이 아니라 동점이 될 수 있는 흐름을 빼앗겼기 때문. 그러나 독일은 이길 자격이 충분했다. 짜임새 있는 패스워크와 날카로운 골 결정력을 갖췄다. 잉글랜드를 상대로 모두 네 골을 몰아쳤다. 전반 20분,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가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샬케04)가 길게 차준 골킥을 받아 발등으로 밀어 넣으며 포문을 열었다. 전반 32분엔 루카스 포돌스키(쾰른)가 추가골을 뽑았다. 5분 뒤 잉글랜드 맷 업슨(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게 헤딩슛을 내주고, 1분 뒤엔 ‘행운의 오심’으로 한 골을 벌었다. 후반 들어 잉글랜드의 반격이 거세졌지만 독일은 후반 22분과 25분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의 연속골로 달아났다. 이후 경기는 ‘킬링 타임’이었다. 실력에 행운까지 겹친 독일은 8강에서 아르헨티나-멕시코 전의 승자와 격돌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박지성”내 월드컵은 끝났다”‥월드컵 은퇴 선언

    박지성”내 월드컵은 끝났다”‥월드컵 은퇴 선언

    캡틴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010년을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발언하며 태극마크를 내려놓겠다는 뜻을 전했다.박지성은 27일(한국시간) 끝난 우루과이와 16강전을 1-2로 아쉽게 마친 뒤 “아직 대표팀을 은퇴한 것은 아니지만 그냥 나의 월드컵이 끝났다는 생각에 아쉽기도 하고 후회도 된다.”고 말했다.이어 박지성은 “충분히 승리가 가능한 경기였는데 그런 결과를 내지 못해 아쉽다.”고 우루과이전 패배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또한 “보다 강 팀이 되기 위해서는 수비가 강해져야 한다.”고 평가한 박지성은 “더 큰 무대로 나설 수 있었는데, 16강에서 멈춰선 것이 아쉽다.”고 재차 쓰라린 마음을 드러냈다.박지성은 그동안 2011년 카타르에서 펼쳐질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30대 초중반에 들어서는 2014 브라질 월드컵부터는 출전을 포기한다는 것. 이날 1대2로 진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은 그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됐다.2002 한·일월드컵에서 막내로 처음 출전했던 박지성은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온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축구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주도하며 세 번째이자 마지막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사진 = SBS 월드컵 방송캡쳐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
  • 박지성, “더이상 월드컵 없다” 이영표·김남일 등 은퇴…

    박지성, “더이상 월드컵 없다” 이영표·김남일 등 은퇴…

    박지성 선수는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며 이운재, 안정환, 이영표등도 줄줄이 은퇴할 조짐이다. 대표팀 주장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2011년 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혀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임을 시사했다. 박지성은 16강 경기 후 “아직 대표팀을 은퇴한 것은 아니다.”며 “나의 월드컵이 끝났다는 생각에 아쉽기도 하고 후회도 된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2011년 카타르에서 펼쳐질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월드컵 출전은 없다는 뜻을 밝힌바 있다. 또한 이번 월드컵에 한게임도 출전 하지 못한 이운재(37)는 후배 정성룡(25)에게 주전 골키퍼 자리를 내주며 대표팀에서 은퇴한다. 김남일(33)과 이영표(33)도 이번 월드컵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할 듯 보인다. 이영표 선수는 우루과이전 종료후 가진 인터뷰에서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들에게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고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기에 만족하고 싶다” 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한편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밤(한국 시간)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를 상대로 한 16강전에서 1대 2로 아쉽게 패했다.사진=SBS 제공서울신문NTN 뉴스팀 기자 ntn@seoulntn.com
  • “죽을 힘 다해 8강 가겠다”

    “죽을 힘 다해 8강 가겠다”

    새 사자성어 ‘결초보은(結草報恩)’을 던진 허정무(55) 감독이 남아공월드컵 16강전 우루과이와의 한판 대결을 하루 앞두고 “16강에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허 감독은 25일 밤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모든 선수들이 땀흘려서 16강을 일궈냈다.”면서 “성원해 주신 국민과 축구팬들, 대표팀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모든 분들께 보답하는 심정으로 경기에 나서겠다. 8강에 갈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6강 진출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제 더 높은 목표를 향해 ‘결초보은’의 각오로 임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우루과이와 한국의 실점 비교에 대해 허 감독은 “우루과이 수비진은 실제로 3경기 무실점에 그칠 만큼 탄탄하다.”고 전제한 뒤 “반대로 우리는 실점이 많았다. 하지만 득점도 많았다.”면서 “골은 수비수 11명이 서 있어도 들어갈 수 있다. 반드시 골문을 열도록 노력하겠다. 한 골을 내주면 두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줄곧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오른쪽 풀백에 대해 그는 “누구를 선발로 내세울지 어느 정도 정리가 됐지만 사실 고민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하고 있다.”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낸 뒤 “특정 포지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물론 오른쪽 수비에서 실수로 골도 내줬다. 하지만 실수가 없다면 발전도 없다. 축구선수는 실수를 통해 이를 보완하고 경험도 쌓으면서 발전하는 것”이라고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의 잔디 상태가 첫 경기 이후 많이 손상됐지만 경기를 못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경기 외적의 직간접적 요인은 없음을 확인한 허 감독은 “내일 경기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면서 “승부는 50대50이다. 우루과이의 경기 테이프를 틈틈이 보면서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도 첫 원정 16강에 성공했는데 신경 쓰이나.”라는 질문이 나오자 허 감독은 “아시아팀이 타 대륙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동반 16강 진출을 이뤘는데 이는 축하할 일이다.”면서 “경기 스타일은 서로 다를 수 있겠지만 양국은 동반자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함께 경쟁하고 발전하는 관계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허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유독 열세인 남미팀과 또 경기를 갖게 됐다는 한 외신기자의 질문에 “물론 아르헨티나전에서 패하긴 했지만 남미팀을 상대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좋은 경험을 쌓은 경기였다.”면서 “내일 우루과이전은 아르헨티나전 때와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한국이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지 확신할 순 없지만 2002년 4강 성적이 홈 이점 덕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포트엘리자베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韓·日 퓨전축구 포효… 월드컵 80년史 ‘변방의 반란’

    韓·日 퓨전축구 포효… 월드컵 80년史 ‘변방의 반란’

    월드컵 역사 80년 동안 변방에 있던 아시아 축구가 포효하고 있다. 지난 23일 한국이 나이지리아와 무승부로 B조 2위(1승1무1패, 승점 4)로 16강에 진출한 데 이어 25일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 일본이 덴마크를 3-1로 누르고 G조 2위(2승1패, 승점 6)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제외하고 한국은 7번째, 일본은 3번째 도전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수십년 동안 서로 자신이 ‘아시아의 맹주’라며 으르렁거렸던 한국과 일본. 하지만 두 나라는 월드컵 본선에 나설 때마다 ‘승점 자판기’였다. 늘 세계축구의 높은 벽을 느끼고 돌아오기 바빴다. 머나먼 이국땅의 낯선 그라운드에 들어서는 순간 약속한 듯 얼어붙었고 끌려가는 경기만 했다. 유럽팀을 만날 때는 체격과 전술이 약해서 졌고, 아프리카나 남미팀을 만날 때는 개인기가 약해서 졌다고 변명하기 바빴다. 오로지 투지로 싸우는 모습까지 비슷했다. 그런데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두 나라는 사이좋게 ‘닮은꼴’로 16강에 진출했다. 최강팀인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에는 졌지만, 유럽의 복병 그리스와 덴마크를 완벽히 제압했다. 또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을 상대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세계는 깜짝 놀랐지만 지난 10년 동안 두 나라의 축구 발전을 돌아보면 결코 놀랄일이 아니다. 2002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두 나라의 선수들은 유럽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로 대표되는 유럽파는 대표팀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또 K-리그와 J-리그가 뜨거워지면서 두 나라의 선수층도 두꺼워졌다. 자국리그와 유럽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각자의 경험을 공유했다. 정신력과 조직력에 스피드와 기술이 더해진 것. 결국 두 팀의 플레이 스타일은 아시아에 유럽의 장점을 보탠 이른바 ‘퓨전축구’가 됐다. 체격과 기술 부족은 협력플레이로 채웠다. 상대팀 선수들은 중원에서 공을 잡는 순간 몰려드는 2~3명의 선수들에 당황할 수밖에 없다. ‘압박’이다. 1대1로는 상대하기 힘들지만 2명이 달려들면 드리블이 불가능하고, 3명이 달려들면 패스를 못한다. 협력플레이는 넓은 활동폭을 전제로 하고, 결국 체력소모가 심해진다. 그래서 두 팀은 선수들의 체력증강을 제1의 과제로 삼았다. 자신감도 동시에 올라갔다. 고유의 희생정신과 높은 충성심은 전술 수행능력을 높였다. 오로지 팀의 승리를 위해 비록 자신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감독의 지시를 충실히 따른다. 지고 나면 서로 싸우기 바쁜 유럽, 아프리카팀과 정반대다. 한국, 일본 두 팀은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축구로 세계축구의 중심으로 향하고 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아~ 잠자기 글렀다… 주말 빅매치 놓칠수 없지

    아~ 잠자기 글렀다… 주말 빅매치 놓칠수 없지

    ■어게인 1990 vs 1966 독일·잉글랜드 ‘또 하나의 결승전’ 20세기 초 두 차례나 세계대전의 중심에 선 잉글랜드와 독일. 축구전쟁에서도 양보가 없었다. 역대 A매치 전적 12승5무10패. 잉글랜드가 조금 앞선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4차례 만났다. 그 중 3차례가 연장혈투. 1승2무1패로 팽팽했다. 물론 월드컵 성적표는 3차례나 우승컵을 들어 올린 독일이 1차례 우승에 그친 잉글랜드를 압도한다. 27일 오후 11시 블룸폰테인의 프리스테이트경기장. 8강이나 4강쯤에서 만나야 할 두 팀이 조금 일찍 만난다. 두 나라 국민은 가슴을 졸이겠지만 제3자로선 흥미 만점의 빅매치가 16강에서 성사됐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어쩔 도리가 없다. 두 나라를 1그룹에 배치해 16강 대결을 피하도록 ‘설계(?)’했지만 잉글랜드가 슬로베니아, 알제리와 비긴 탓이다.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전력만 놓고 보면 독일이 좀 낫다. 3경기에서 5득점 1실점. 세르비아전(0-1 패)을 빼면 탄탄한 공수 밸런스를 뽐냈다. 특히 호주와의 1차전(4-0 승)은 진화한 독일축구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경고누적으로 가나전을 뛰지 못한 월드컵 통산 득점 2위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가 출격 채비를 마친 것도 든든하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기사회생한 잉글랜드가 8강에 합류하려면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활이 급선무다. 2006년 독일대회부터 7경기 연속 무득점. 조별리그 2득점으로 극심한 골 가뭄에 시달리는 잉글랜드로선 루니-저메인 디포(토트넘) 투톱의 화력이 살아나지 않는 한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잉글랜드 팬은 1966년 6월30일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의 기억을 떠올릴 터. 대회 결승에서 서독과 만난 잉글랜드는 연장에만 두 골을 몰아친 조프 허스트의 활약으로 4-2로 승리, 첫 월드컵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잉글랜드 올드팬에게는 아름다운 기억이다. 반면 독일 팬은 두 나라가 마지막으로 본선에서 만났던 1990년 이탈리아대회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 당시 잉글랜드에는 폴 개스코인과 게리 리네커, 서독에는 로타르 마테우스, 위르겐 클린스만 등 슈퍼스타들이 뛰었다. 4강전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4-3으로 서독이 웃었다. 서독은 내친김에 아르헨티나를 꺾고 통산 3회 우승의 대업을 이뤘다. 월드컵 역사에 오롯이 남은 1966년과 1990년의 두 명장면 중 어느 나라가 데자뷔를 만들어낼지 세계 축구팬의 심장은 벌써 뛰고 있다. 임일영기자 agus@seoul.co.kr ■아르헨 “영광 재현” vs 멕시코 “복수 혈전” ●28일 오전 3시30분 이런! 공교롭다. 또 만났다. 2006년 독일월드컵 16강전에서도 만났던 두 팀이다. 1930년 첫 대회에서 승부를 겨룬 뒤 다시 만나기까지 76년이 걸렸는데, 두 번째에서 세 번째 만남까지는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28일 격돌하는 아르헨티나(FIFA 랭킹 7위)와 멕시코(17위)의 이야기다. 4년 전 8강 티켓은 아르헨티나가 챙겼다. 당시 라파엘 마르케스(FC바르셀로나)가 전반 초반 선제골을 터뜨리며 멕시코가 기세를 올렸으나, 곧 아르헨티나의 에르난 크레스포(파르마)가 균형을 맞췄다. 피 말리던 경기는 연장전에 가서야 막시 로드리게스(리버풀)의 결승골에 힘입은 아르헨티나의 승리로 끝났다. 역대 전적이 11승10무4패로 아르헨티나가 앞서지만 일방적인 경기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사실 두 팀 모두 2006년의 ‘그 팀’은 아니다. 독일 대회 엔트리 23명 가운데 아르헨티나는 6명, 멕시코는 8명만 남아공 땅을 밟았다. 아르헨티나가 크게 변했다. 전방에서는 4년 전 백업 멤버였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시티)가 주전이 된다. 수비 라인에는 가브리엘 에인세(마르세유)가 남아 있지만 대부분 물갈이됐다. 특히 후안 리켈메(보카 유니오르스)를 대신해 ‘올드 보이’ 후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이 플레이메이커로 나서기 때문에 경기 스타일이 다를 수밖에 없다. 멕시코는 아르헨티나에 견줘 공격진의 화려함이 떨어진다. 히오바니 도스 산토스(갈라타사라이), 카를로스 벨라(아스널) 등 20대 초반 선수들이 전방을 책임진다. 노련미를 보태기 위해서 백전 노장 콰우테모크 블랑코(베라 크루스)가 8년 만에 월드컵에 등장했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끈적끈적한 수비 라인이 2006년 멤버 그대로 건재한 게 장점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미국 “뒷심 폭발” vs 가나 “철벽 수비” ●27일 오전 3시30분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북중미의 강자’ 미국(FIFA랭킹 14위)과 ‘아프리카의 희망’ 가나(FIFA 32위)가 8강 티켓을 놓고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매치업만 보면 밍밍하다. 딱히 국내 팬에게 인기 있는 스타 선수도 없다. 그럼에도 관심이 쏠리는 까닭은 딱 한 가지. 한국이 우루과이를 16강에서 잡는다면 미국-가나전의 승자와 8강에서 다투게 되기 때문이다. 두 나라는 A매치에서 한 번 만났다. 2006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가나가 2-1로 이겼다. 2승1패가 된 가나는 조 2위로 16강에 올랐지만 미국은 1무2패, 조 최하위로 탈락했다. 4년 전 맞대결에서 득점을 올렸던 스티븐 아피아(가나·볼로냐), 클린트 뎀프시(미국·풀럼)를 포함해 가나는 9명, 미국은 8명이 이번 대회 엔트리에 포함돼 흥미를 더한다. 조별리그에서 드러난 전력이나 분위기를 보면 미국이 좀 낫다. 미국은 슬로베니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0-2로 뒤지다가 후반에만 2골을 몰아쳤다. 알제리와 경기에서도 후반 인저리 타임에 결승골을 만들었다. 2차전 추격골과 3차전 결승골의 주인공 랜던 도노번(LA 갤럭시)의 결정력이 무섭다. 조별리그 4득점 가운데 3골이 후반, 또 그중 두 골은 후반 35분 이후에 나올 만큼 뒷심도 돋보인다. 가나는 간판 마이클 에시엔(첼시)의 공백이 커 보인다. 1승1무1패로 힘겹게 16강에 올랐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호주가 세르비아를 잡아준 덕에 16강에 턱걸이한 것. 아사모아 기안(렌)이 넣은 페널티킥 2골이 전부다. 필드골은 없다. 외려 수비는 쓸 만하다. 3경기를 2실점으로 버텨냈다. 존 멘사(선덜랜드), 존 판칠(풀럼) 등 유럽파가 버틴 두꺼운 수비벽에 독일도 1골에 그쳤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女談餘談] 월드컵, 승리의 공식/문소영 체육부 차장

    [女談餘談] 월드컵, 승리의 공식/문소영 체육부 차장

    지난 11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불면의 밤이 계속된다. 오후 11시 경기는 물론 새벽 3시30분 경기도 챙긴다. 월드컵 기간에는 체육부 기자 전체가 축구담당 기자가 된다. ‘초보’ 축구기자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맹신했다. 그러나 월드컵 성적은 그와 꼭 맞아떨어지지는 않았다. FIFA랭킹 5위이자 2006년 독일월드컵 우승국 이탈리아와 준우승국 프랑스(9위)는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16강에 올라가지 못하고 동반 탈락했다. 이탈리아의 파비오 칸나바로(유벤투스), 안드레아 피를로(AC밀란), 다니엘레 데로시(AS로마)나 프랑스의 파트리스 에브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티에리 앙리(FC바르셀로나) 등 유럽 명문의 축구클럽에서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있는데도 그들 국가는 탈락했다. 선수 개개인 기량의 산술적 합계가 그 팀의 실력을 좌우하지 않은 것이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실력 말고도 다른 공식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의 득점왕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도 이번 월드컵에서 20번(유효골 11골)이나 슛을 날렸지만, 아직 한 골도 못 넣었다. 아무리 유능해도 불운에는 속수무책이다. 월드컵에서 승리하기 위한 ‘+α’는 무엇일까. 슛이 골대를 맞고 튀어나오면 진다는 ‘골대의 저주’가 없어야 한다. 상대팀의 깊은 태클에도 부상당하지 않는 행운과, 선수 개개인의 뛰어난 기량을 하나로 묶어 줄 감독의 탁월한 전술과 전략이 필요하다. 선후배인 선수들 사이에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끈끈한 ‘동지애’가 꿀처럼 흘러야 한다. 또한 선수들은 개인의 이익보다 조직과 국가와 민족과 같은 더 큰 대의를 위해 헌신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실력이 부족해도 ‘+α’가 있는 대표팀들이 그래서 16강, 8강, 4강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것 같다. 실력으로 1등에 섰다고 자만하는 사람들, 주변의 의견을 무시하는 독불장군들은 남아공의 110m×64m 직사각형 축구장에서 벌어지는 ‘승리의 공식’에 눈과 귀를 묶어둬야 할 것 같다. symun@seoul.co.kr
  • “정대세 오늘밤 한방 응원할게”

    “정대세 오늘밤 한방 응원할게”

    ‘인민 루니’ 정대세와 ‘드록신’ 디디에 드로그바의 대결은 어찌될까. 정대세는 드로그바(첼시)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그런 탓인지 경기스타일이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닮았다고 해서 ‘인민 루니’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것과 관련해 지난 3월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했다. 그는 “원래 플레이 스타일은 드로그바와 같이 몸싸움이 세고 신체능력이 높은 선수”라고 자신을 평가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드로그바와 함께 경기하면서 자신의 경기 스타일을 직접 점검하게 됐다. 16강 탈락이 확정된 북한이 25일 오후 11시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와 G조 3차전을 갖는다. 1966년 8강 신화를 쏘아 올린 뒤 침묵해오던 북한이 44년 만에 월드컵에 얼굴을 내밀며 ‘우리식 축구’를 강조했지만 ‘죽음의 조’에 편입되면서 죽음보다 더한 수모를 겪고 있다. 한국 축구팬들이 북한 대표팀에 기대하는 것은 정대세의 한방이다. 정대세가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1골만 넣어도 포르투갈전의 치욕을 씻고, 북한팀이 만만한 팀이 아님을 세계에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축구협회(FIFA)랭킹 105위인 북한이 ‘짠물수비’를 해도 27위의 코트디부아르의 공격을 막아내기는 쉽지 않다. 한국 축구팬들은 또한 보고 싶다. 브라질과의 1차전의 골은 ‘인민 복근’ 지윤남이 넣었다. 때문에 아쉽게도 정대세가 골을 넣으면 하겠다던 세리머니를 아직 못 봤다. 그는 “유니폼 안에 입는 셔츠에 조국통일, 또는 조선반도가 쓰인 옷을 입고 있다가 골 세리머니에 그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골에 목마른 메시·루니 “이번엔 꼭”

    골에 목마른 메시·루니 “이번엔 꼭”

    ■ 메시 - 신들린 공격에도 번번이 실패 23일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의 최종 3차전 후반 41분. 아르헨티나가 마르틴 데미첼리스(바이에른 뮌헨)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날린 강력한 왼발 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한국과의 2차전에 이어 벌써 두 번째 골대를 때렸다. 4분 뒤 메시는 어시스트와 다름없는 장면을 연출했다. 상대 문전을 돌파해 만든 상대 골키퍼와의 1대1 상황에서 날린 슈팅이 슈퍼세이브에 걸린 것. 공이 흘러나오자 마르틴 팔레르모(보카 유니오르스)가 왼쪽에서 달려들며 빈 골문으로 꽂아 넣었다. 이날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리버풀)를 대신해 역대 최연소로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한 메시는 8.15㎞를 뛰며 72개 패스 가운데 54개를 성공했고, 5개의 슈팅 가운데 유효슈팅 4개를 기록했다. 생일을 이틀 앞둔 메시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음에도 당당하게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다. ‘빅3’ 가운데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1골 1어시스트, 브라질의 카카(레알 마드리드)가 2어시스트로 체면치레를 하고 있으나 메시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기록한 공격 포인트는 전무한 상태. 2009~10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34골 9어시스트라는 경이로운 공격력을 과시했던 메시는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20개의 슈팅을 쐈다. 최다 슈팅 1위다. 유효 슈팅도 11개로 역시 최다. 주체할 수 없는 공격 본능이 꿈틀대고 있는 그가 27일 멕시코와의 16강전에서 마수걸이 득점포를 가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루니 - 7경기 무득점… 월드컵 불운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기둥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좀처럼 월드컵과의 좋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루니는 24일 남아공월드컵 C조 조별리그 슬로베니아와의 최종전에서 후반 12분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회심의 일격이 상대 골키퍼 사미르 한다노비치의 손끝을 살짝 스치며 왼쪽 골 포스트를 때렸다. 답답해하던 루니는 후반 27분 교체되며 또다시 무득점에 머물렀다. 생애 첫 월드컵인 2006년 독일 대회부터 7경기 505분 연속 무득점으로 이름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잉글랜드가 겪고 있는 골가뭄의 중심에 루니가 있는 셈이다. 불운은 4년 전에 싹을 틔웠다. 열아홉의 나이에 유로2004 무대에서 네 골을 터뜨리며 승승장구했으나, 포르투갈과의 8강전에서 부상으로 낙마했던 루니는, 독일 대회 직전 부상을 당했다. 산소 텐트 치료 요법까지 쓰며 간신히 독일 무대를 밟았으나,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게다가 8강전에서 포르투갈 선수를 발로 밟아 퇴장당했고, 잉글랜드는 유로2004 때와 마찬가지로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었다. 골 대신 종종 ‘성질’로 말해 왔던 골잡이 루니에게 야유를 날려버릴 절호의 기회가 왔다. 잉글랜드가 27일 16강전에서 최고 앙숙인 독일과 맞닥뜨리게 된 것. 이 경기에서 루니가 월드컵 마수걸이 득점포를 가동해 잉글랜드의 승전고를 울린다면 역적에서 영웅으로 단숨에 인생 역전을 할 게 분명하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許… 고민되네

    許… 고민되네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의 목표를 이룬 허정무 감독(55). 기뻐할 틈도 없이 또 깊은 고민이 시작됐다. 26일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은 단판 승부다. 지면 그대로 탈락이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목표로 가겠다.”는 유쾌한 약속을 지키려면 허 감독은 반드시 이 숙제를 풀어야 한다.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선발 엔트리에 변화가 있던 것은 딱 한 자리였다. 포백라인의 오른쪽 풀백. 그리스전에선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아르헨티나전에선 오범석(울산)이 나섰다. 나이지리아전에선 다시 차두리였다. 둘은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다. 차두리는 체격이 좋고 스피드가 뛰어나다. 오범석은 테크닉이 좋고 정교하다. 허 감독은 힘과 체격 조건이 좋은 유럽·아프리카팀을 상대할 때는 차두리를, 민첩하고 개인기가 뛰어난 남미팀을 상대로는 오범석을 기용해 왔다. 기존 패턴대로라면 우루과이전엔 오범석이 나설 차례다. 그러나 오범석은 아르헨티나전에서 상대를 효과적으로 마크하지 못했다. 실수도 잦아 팬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그렇다고 차두리가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그리스전에서 지치지 않는 체력과 저돌적인 돌파로 합격점을 받은 반면 나이지리아전에서 결정적인 실수로 선제골을 내줬다. 허 감독은 24일 회복훈련 뒤 “둘 다 아쉬움이 있다. 지금까지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했는데….”라면서 고민을 드러냈다. 왼쪽 풀백인 베테랑 이영표(알 힐랄)를 오른쪽으로 돌리는 방법도 있다. 왼쪽엔 김동진(울산)을 배치하는 것. 실제로 허 감독은 그리스전을 앞두고 이 조합을 시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동진은 나이지리아전에서 교체로 1분 정도 뛴 게 전부라 선뜻 ‘좌 동진-우 영표’ 카드를 꺼내기도 어렵다. 게다가 우루과이는 주 공격라인이 오른쪽이다. 멕시코와의 3차전을 보면 오른쪽 공격비중이 무려 46.9%에 이른다. 풀백 막시밀리아노 페레이라(벤피카)와 날개 에딘손 카비나(팔레르모)가 겹쳐지는 오른쪽 중원지역의 공 점유율(22%)이 가장 높다. 현재 이영표-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지키는 왼쪽라인과 충돌한다는 뜻. 오히려 더 큰 구멍을 만들 우려까지 있다. 고민은 또 있다. 박주영의 허 감독이 월드컵 시작 전부터 고민하던 박주영(AS모나코)의 짝꿍 자리다. 허 감독은 일단 4-4-2시스템을 유지할 생각이다. 아르헨티나전에서 박주영을 원톱으로 세웠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키는 축구’로는 미래가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투톱으로 꾸렸던 나이지리아전에선 이동국(전북) 카드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염기훈(수원)이 세 경기 연속 박주영의 파트너로 낙점됐다. 허 감독이 “이동국은 나이지리아전을 위해 데려온 선수”라고 했었기에 다소 의외였다. 아르헨티나전이 끝난 뒤 염기훈의 플레이에 불만족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허 감독은 나이지리아보다 16강 진출이 유력한 상황에서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동국은 나이지리아전에서도 몸을 풀었다. 0-1로 끌려가던 전반 30분, 선제골을 먹자 허 감독이 박태하 코치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8분 뒤 이정수(가시마)의 동점골이, 후반 4분에는 박주영의 역전골까지 터졌다. 결국 몸만 달구다 끝났다. 조별리그에서 염기훈은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팀의 활력소가 됐다. 그러나 세밀한 패스워크나 연계 플레이에 약점을 보였다. 골 결정력도 부족했다. 이미 ‘너무’ 많이 뛰었다. 상대에게 간파당했다. 우루과이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은 “한국은 굳어진 공격패턴 몇 가지를 갖고 있다.”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이 경우 이동국은 ‘깜짝 카드’가 된다. 우루과이전에서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이동국을 선뜻 내밀기도 부담스럽다. 이동국은 지난달 에콰도르 평가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해 실전감각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아르헨티나전에서 9분간 감을 익힌 것이 전부. 컨디션은 100%이지만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서 얼마만큼의 활약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다만, 이동국의 결정적인 한 방은 여전히 기대를 걸 만하다. 정통 타깃형 스트라이커 이동국이 수비수를 끌고 다닌다면, 박주영의 플레이가 좀 더 날카로워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허 감독의 고민은 킥오프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계속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관련기사 이청용 “우루과이 측면이 공격포인트” 일본,덴마크에 3-1 완승…원정 첫 16강 진출 北감독 “따뜻한 환영 받을 것” 공수 조율 ‘캡틴 박’… 90분 11㎞ 질주
  • 뚝심의 30개월… 아직 배고프다

    뚝심의 30개월… 아직 배고프다

    대한민국 월드컵축구대표팀이 출전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하면서 허정무(55) 감독의 지도력도 새롭게 평가받고 있다. 한국의 남아공월드컵 16강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두 번째이지만 그때와 달리 장기 합숙훈련 등 전폭적 지지가 없었던 데다 적지에서 일궈낸 것이라 의미가 더 크다. 특히 그가 첫 한국인 사령탑이었다는 점은 아무리 높게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제 그는 국내 감독으로는 사상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의 별명은 고집불통 성격을 잘 말해 주는 ‘진돗개’다. 40대 초반 처음 대표팀 사령탑에 앉았던 1998∼2000년 그는 선수들에 대한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지닌 권위주의적인 지도자로 통했다. 2007년 12월 대표팀을 다시 맡았을 때만 해도 그랬다. “일방통행을 일삼는다.”는 비판이 늘 따라다녔지만 “지금은 연륜이 쌓인 듯 상당히 합리적인 지도자로 변신했다.”는 게 축구계 안팎의 중평이다. 허 감독은 월드컵 예선을 치르면서 선수들의 자율과 화합을 강조하기 시작했고, 이는 한국의 일곱 차례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보이지 않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구심점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젊은 선수들의 자발적 헌신과 열정을 이끌어 냈다. 최종 엔트리 확정을 앞두고 소수 선수를 탈락시키는 칼자루를 쥐고서도 선수들을 다독이는 데 소홀함이 없었다. 그나 선수들에게 ‘중대 고비’였지만 심각한 갈등 없이 상황을 넘겨 냈다. “그따위로 해서 태극마크를 달겠느냐.”는 말을 일삼던 권위주의를 버리고 경쟁을 하는 선수들의 어깨를 보듬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한 것이다. 선수와 트레이너, 코치, 감독으로서 잇따라 월드컵을 치러 내면서 대표팀의 산과 나무를 모두 볼 수 있었다는 점이 결국 ‘외유내강의 리더십’을 발휘하게 했다는 평가다. 사실 한 차례 고비는 있었다. 차두리(프라이부르크)와 오범석(울산)에 대한 ‘편애 논란’이다. 머리를 쥐어뜯듯 지금도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은 오른쪽 풀백자리. 그는 그리스전에서 활약한 차두리를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는 빼고 대신 오범석을 투입했다. 결과가 나빠지자 “학연, 지연에 얽매인 선발이었다.”고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허 감독은 “결과를 놓고 평가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이 결과는 팀 전체의 문제이지, 한두 선수의 문제는 아니다.”고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물론 그의 선택은 실패했다. 하지만 허 감독은 경기 전 둘은 물론 김동진(울산)까지 후보에 올려놓고 다른 코칭 스태프와 여러 차례 머리를 맞댔고, 이렇게 나온 ‘모범 답안’은 오범석이었다. 나이지리전에서도 실패한 김남일 교체 카드를 놓고 그는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비를 두텁게 하려 한 의도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진돗개’다운 뚝심과 솔직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술적으로도 허 감독은 견고한 수비와 빠른 역습을 펼치는 한국 축구의 ‘색깔’을 정립했다. 그는 바둑 아마 4단의 고수다.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를 그라운드에서도 신조로 삼는다.”고 밝힌 바 있다. 내 돌을 먼저 살리고 나서 상대의 돌을 잡으러 간다는 뜻으로 수비를 굳건히 하고 기회가 생길 때 한 방의 결정력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의미다. 이는 조별리그 세 차례 경기에서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났다. 더반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축구 종가’ 잉글랜드 16강 기사회생

    ‘축구 종가’ 잉글랜드 16강 기사회생

    벼랑끝에 몰렸던 ‘축구종가’ 잉글랜드(FIFA랭킹 8위)가 기사회생했다. 잉글랜드는 23일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C조 최종전에서 슬로베니아(FIFA 25위)를 1-0으로 꺾었다. 1승2무가 된 잉글랜드는 C조 2위로 16강에 합류했다. 잉글랜드는 4회연속 16강에 진출해 자존심을 회복했다. 몰락 직전의 종가를 구한 ‘효자’는 저메인 디포(토트넘)였다. 디포는 2009~10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8골(6위)을 몰아치면서 토트넘을 4위로 끌어올린 골사냥꾼.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감독은 1·2차전 모두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투톱 파트너로 에밀 헤스키(아스톤 빌라)를 중용했다. 하지만 얕잡아 보던 미국과 알제리를 상대로 ‘승점 2’를 챙기는데 그쳤다. 44년만에 우승컵 탈환을 목표로 내걸었던 카펠로 감독으로선 당황스러운 상황. 설상가상 불화설까지 불거졌다. 1·2차전 졸전 이후 존 테리(첼시)가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갈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잉글랜드를 발칵 뒤집어 놓은 것. ‘자중지란’을 가라앉히는데 필요한 것은 골이었고, 카펠로 감독의 승부수는 초반부터 빛을 발휘했다. 전반 23분 오른쪽을 파고든 제임스 밀너(애스턴 빌라)가 크로스를 띄웠다. 페널티박스에 슬로베니아 수비 세 명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새 쇄도한 디포가 몸을 날려 오른쪽 정강이를 갖다 댔다. 골키퍼가 손 쓸 틈 없이 공은 빨려들어갔다. 미국(FIFA 14위)은 같은 시간 프리토리아의 로프투스 페르스펠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C조 알제리(FIFA 30위)와의 최종전에서 후반전 인저리타임에 터진 랜던 도노번(LA 갤럭시)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미국은 1승2무로 잉글랜드와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2골 앞서 조 1위가 됐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막판 ‘피말린 20분’ 한국이 웃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태극전사들은 두 손을 번쩍 들고 환호했다. 허정무 감독은 선수들을 껴안았고, 이영표(알 힐랄)는 감격해 눈물을 쏟았다. 23명의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역사’를 만끽했다. 스타디움엔 ‘대~한민국’ 소리가 울려퍼졌고 태극기가 나부꼈다. 한국이 ‘약속의 땅’ 더반에서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새 역사를 썼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에 이은 한국 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던 선배들의 한(恨)은 56년이 지나서야 풀렸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 더반의 모저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B조 최종전에서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겼다. 칼루 우체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이정수(가시마), 박주영(AS모나코)의 연속골로 역전했다. 기쁨도 잠시, 후반 24분 야쿠부 아이예그베니에게 페널티킥 골을 헌납해 2-2 무승부가 됐다. 남은 20여분은 정말 길었다. 후반 34분엔 오바페미 마르틴스가 정성룡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고, 후반 40분엔 교체로 들어간 빅터 오빈나에게 날카로운 중거리슛을 허용했다. 골이나 다름없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하지만, 지면 그대로 탈락이었다.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시간이 정말 안 갔다. 16강이 힘들다는 걸 다시 실감했다.”고 할 만큼 끝까지 가슴 졸였다. 그래서 더욱 값졌다.최후의 승자는 한국이었다. 한국은 1승1무1패(승점4)로, 같은 시간 그리스를 2-0으로 누르고 3전 전승을 거둔 아르헨티나(승점9)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그리스는 1승2패(승점3), 나이지리아는 1무2패(승점1)로 탈락했다. 이번 대회까지 7회 연속(총 8회) 본선무대를 밟은 한국은 안방의 한·일월드컵을 빼고는 단 한 번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한국은 2002년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 등을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지만, 세계 축구팬들은 홈 그라운드 이점이 너무 강했다고 깎아내렸다. 2006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이런 시선은 더욱 강해졌다. 2010년 허정무호가 이런 왜곡된 눈빛을 바로잡았다. 더반 최병규·서울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첫 원정 16강 원동력은

    꿈은 또다시 이뤄졌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첫 본선에 올랐던 한국이 무려 56년 만에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쾌거를 일궈 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궜던 한국은 이제 당당히 아시아를 넘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한국이 첫 원정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 우선 풍부한 경험을 들 수 있다. 한국 축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이미 세계와 당당히 맞섰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당시 출전했던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해 이영표(알 힐랄), 김남일(톰 톰크스), 안정환(다롄 스더), 이운재(수원), 차두리(프라이부르크) 등 6명은 2002년 ‘4강 신화’의 주역이다. 차두리를 제외한 5명은 2006년 독일 대회에도 참가한 경험이 있다. 태극전사 23명 중 해외파가 10명이나 되는 것도 의미가 깊다. 그중 유럽파는 6명이다. 박지성, 박주영(AS 모나코),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 등 유럽파들은 젊은 나이에 세계 무대를 경험하면서 한국 축구의 기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이들의 영향으로 선수들의 기량과 체력이 예전보다 월등해졌음은 물론이다. 박찬하 KBS N 해설위원은 “해외파들의 경험이 원정 16강 진출의 디딤돌이 됐다. 이들은 외국 선수들과 부딪쳐도 주눅 들지 않고,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는 해결능력을 키워 왔다.”고 분석했다. 성공적인 세대교체와 이로 인한 달라진 조직력도 큰 몫을 했다. 이른바 ‘양박쌍용’으로 대변되는 ‘젊은피’들이 선배들의 풍부한 경험과 조화를 이뤘다고 볼 수 있다. 대표팀의 주축인 박지성과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모두 20대다. 이들은 2002년 선배들이 이뤄낸 ‘4강 신화’의 업적을 보며 꿈을 키워온 당찬 신세대들이다. 특히 주장 박지성은 예전 홍명보, 김남일 등 과거 주장들과 달리 ‘온화한 리더십’으로 대표팀을 결속시켰다.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한 것. 과거 위계질서가 강했던 대표팀 내 분위기는 현재 거의 사라졌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박지성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대표팀 내 신구 조화에 큰 역할을 했다. 박지성의 경력과 기량을 후배들이 잘 알고 있어 선수들이 잘 따라준 것이 한몫했다.”면서 “나이가 어린데도 2002년 주장이었던 홍명보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팀 분위기를 잘 이끌어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김·용·표 삼각 특급소방수 맹위

    김·용·표 삼각 특급소방수 맹위

    나이지리아의 공격은 부부젤라의 모양처럼 펼쳐졌다. 공을 따낸 나이지리아 수비수들은 하프라인 근방에서 왼쪽 미드필더 딕슨 에투후(풀럼)나 오른쪽의 치네두 오바시(호펜하임)에게 공을 연결했다. 에투후, 오바시는 측면의 좁은 공간을 뚫고 진격한 뒤 측면이나 아크 근방에서 칼루 우체(알메이라)나 야쿠부 아이예그베니(에버턴)에게 공을 연결, 공간을 벌려 주는 공격 패턴을 보였다. 불은 번지기 전에 꺼야 하는 법. 에투후와 오바시의 드리블 상황에서 공을 끊어 낼 필요가 있었다. 또 우체와 아이예그베니에게 이어지는 패스를 차단해야 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 한국의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은 에투후와 오바시에게 공간을 열어 줬고,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 득점 이후 16강 진출 희망의 빛을 본 나이지리아는 더욱 맹렬히 한국 진영을 파고들었다. 추가 실점은 곧 16강 진출 좌절을 의미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대한민국 육군 일병 김정우(광주)가 초동진화에 나섰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느왕쿼 카누(포츠머스)를 전담마크하던 김정우는 좌우로 활동폭을 넓히며 에투후와 오바시에게 연결되는 패스를 끊었다. 또 이들이 스피드를 올리기 직전 지능적인 가로채기로 공격의 맥을 끊고 역습을 시작했다. 이도저도 안 될 것 같을 땐 파울로 막았다. 전후반 90분 동안 10.67㎞를 뛰면서 83.33%의 경이적인 패스 성공률을 보였다. 딱 한 번의 파울만 범하는 야무진 경기운영으로 대한민국 육군 일병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큰 불은 조용형(제주)이 막았다. 공격에 가담한 미드필더, 수비수들이 수비 전형을 갖추기 전 문전으로 파고드는 나이지리아의 패스를 재빨리 끊었다. 수문장 정성룡(성남)과 찰떡같은 호흡으로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었다. 오른쪽 차두리(프라이부르크)와 왼쪽 이정수(가시마)가 공격본능을 주체하지 못해 전방으로 달려갈 때도 조용형은 역습상황에서 공이 돌아올 위치를 2선에서 차분하고 정확하게 선점하고 있었다. 잔불을 정리하고 맞불을 지피는 것은 이영표(알 힐랄)의 몫이었다. 공이 그의 발앞에 있을 때만큼은 안심할 수 있었다. 위험지역에서 공을 깔끔하게 처리했고, 왼쪽 측면에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콤비플레이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었다. 때때로 흔들리는 수비진을 지휘하고,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90분 동안 10.29㎞를 뛰었다. 패스 성공률은 무려 82.09%. 많이 뛰면서도 신중했다는 뜻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태극전사 원정 16강 성공…나이지리아와 2-2 무승부

    태극전사 원정 16강 성공…나이지리아와 2-2 무승부

    태극전사들이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23일 새벽 3시30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슈퍼 이글스’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겼지만 같은 시간 그리스가 아르헨티나에 패하면서 조 2위(1승1무1패·승점4)를 차지했다. 아르헨티나는 조1위(3승·승점9)로 16강에 진출했고 그리스는 1승2패(승점3), 나이지리아는 1무2패(승점1)로 조별리그에서 고배를 마셨다. 대표팀은 전반 초반부터 매서운 공격을 퍼부었지만 나이지리아의 역습에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1분 박주영(AS모나코)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받은 이청용(볼턴)이 날카로운 슛을 날렸지만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벗어났다. 전반 7분에는 미드필더 진영에서 나이지리아의 볼을 가로챈 기성용(셀틱)이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리며 기세를 이어갔다. ☞[화보]해냈다! 16강!…한국-나이지리아전 ☞[화보]“행복하다”…대한민국 드디어 ‘원정 첫 16강 진출!!’ 첫 골은 나이지리아의 몫이었다. 전반 12분 한국 진영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우체가 논스톱 슛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따라붙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선제골을 허용한 대표팀은 곧바로 역습에 나섰다. 염기훈(수원)과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나이지리아의 양측면을 공략하며 만회골을 노렸다. 전반 24분 박지성의 스루패스를 받은 박주영의 슛이 골키퍼의 가슴에 안겼고, 25분에는 염기훈이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아쉽게 놓쳤다. 전반 30분에는 나이지리아 진영에서 골키퍼 빈센트 에니에아마가 옐로카드를 받으며 프리킥 찬스를 맞았지만 골 사냥에는 실패했다.  나이지리아는 승리를 굳히기 위해 수비에 치중하면서 역습을 노렸다. 35분 첫 골을 넣은 우체가 수비수를 제치며 강력한 중거리 슛을 날려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주인공은 지난 그리스전 선제골의 주인공 이정수. 이정수는 전반 37분 기성용이 올려준 프리킥을 받아 넣었다. 이정수의 이번 월드컵 두 번째 골이자 그가 그리스전에서 넣은 첫골과 똑같은 골 장면이었다. 기세를 잡은 대표팀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박주영의 그림같은 프리킥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박주영은 후반 2분 나이지리아 진영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를 직접 슛으로 연결해 골을 넣었다. 지난 17일 아르헨티나전의 자책골을 씻는 시원한 한 방이었다.  나이지리아는 후반 12분 오바페미 마르틴스(볼프스부르크)를 투입하면서 공격을 강화했지만 압박수비에 막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17분 염기훈이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를 박주영이 논스톱 슛팅으로 날리며 나이지리아를 위협했다.  승리가 꼭 필요한 나이지리아는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34분 나이지리아의 마르틴스가 우리 수비의 빈 공간을 파고들며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대표팀은 밀집수비로 나이지리아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접전 끝에 나이지리아와 비긴 대표팀은 아르헨티나에게 0-2로 패한 그리스를 제치고 조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까지 7회 연속(총 8회)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홈에서 개최된 한일 월드컵 준결승 진출을 빼면 앞선 여섯 차례 원정 월드컵에서는 한 번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은 그리스와 조별리그 1차전 2-0 완승을 이끌며 월드컵 출전 사상 첫 한국인 승리 감독이라는 영예를 안은 데 이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쾌거까지 일궈내며 국내 최고의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대표팀은 26일 밤 11시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A조 1위로 올라온 우루과이와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우루과이와는 지금까지 4차례 맞붙어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도 47위인 한국보다 한참 높은 16위에 올라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관련기사 보러가기> ☞아르헨티나, 3연승으로 조 1위 ☞더반 밤하늘 가른 “대∼한민국!” ☞남아공, 개최국 첫탈락 ‘불명예’ ☞한국, 우루과이와 26일 밤 16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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