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들, 테니스 경기장 ‘볼 도그’로 화려한 변신
브라질 상파울루의 빈민가에 버려졌던 견공들이 테니스 코트의 귀여운 도우미로 변신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네 마리 개 프리다, 메우, 이자벨리, 코스텔라가 24일 열린 브라질 오픈 테니스 대회 친선 경기에서 ‘볼 도그’로서 화려한 데뷔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선수 로베르토 카르바예스 바에나와 포르투갈 선수 가스타우 일리아스 사이에 벌어진 이 경기에서 네 마리 견공들은 네트에 걸린 공을 물어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이들을 훈련시킨 ‘동물복지협회’(Association of Animal Wellbeing)의 안드레아 베커트는 “우리는 볼 도그들이 경기장 환경, 테니스 코트, 공에서 나는 소리, 관중들이 내는 소음 등에 익숙해지도록 훈련시키고 있다”며 “견공들로 하여금 네트에 걸린 공만 물도록 하는 것, 그리고 그 공을 쉽게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고 전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견공들은 아직 훈련이 충분치 못한 것인지 공을 물고 나서 선수에게 바로 향하지 않거나, 간혹 공을 건네주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설픈 모습에조차 관객과 선수들은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동물복지협회는 1200여 마리의 유기견을 돕고 있으며, 이번 ‘볼 도그’ 프로그램이 유기견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효과를 발휘하길 기대하고 있다. 베커트는 “유기견들도 입양돼 훈련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들에 대한 긍정적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