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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멀라 해리스의 부상, 뉴테크노크라트·美 새 리더십 전형 주목

    카멀라 해리스의 부상, 뉴테크노크라트·美 새 리더십 전형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재선될까?” 미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가진 공통 질문이다. 오는 11월 3일 치러질 미 대선처럼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는지 여부가 각국의 이해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친 적은 역사상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4년간 중국뿐 아니라 유럽과도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기후변화 의정서(파리 협약) 및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등 세계 질서를 뒤흔들어 놨다. 미국 내적으로도 외국인 비자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미국에 사는 외국인 신분이 불안해졌고 미국과 무역을 하는 비즈니스맨들도 사업의 지속성을 위협받고 있다. 트럼프 재선 여부는 정치적 견해차이가 아니라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까지 되고 있다. 트럼프의 재선 여부는 어느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선거한다면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스의 예측에서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조 바이든은 298석, 트럼프는 119석을 가져갈 것(현지시간 2020년 8월 15일 기준, 매일 업데이트)으로 예측됐다.중요한 것은 이 시점의 여론조사는 그냥 조사에 머무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 주에서 우편투표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 이른 곳은 9월 초에 투표가 시작된다. ‘스윙 스테이트’(대선의 승패를 결정짓는 주들)로 불리는 주요 경합 주 중에서도 노스캐롤라이나주는 9월 4일, 위스콘신주 9월 17일, 미시간주 9월 19일, 플로리다주는 9월 24일에 선거가 시작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올해는 대선일 전에 이미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016년 선거에서 40%의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와 우편투표를 했는데 올해는 전체 유권자의 75%까지 우편 또는 사전투표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대선의 시작은 오는 9월 4일이며 11월 3일까지 한 분기가 선거기간이 될 것이다. 여론조사 시점에 표심을 반영하게 되는 것이 이번 대선의 특징이다. ●FT, 8월 ‘바이든 298석·트럼프 119석’ 예측 이 상황에서 지난 11일 미 민주당 대선 후보 바이든이 부통령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을 지명한 데 이어 위스콘신주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19일(현지시간) 이목을 집중시키며 성공리에 지명 수락 연설을 함으로써 선거 분위기를 한껏 고무시켰다. 자메이카계 흑인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사상최초의 흑인 여성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출신 상원의원 해리스는 미국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다양성’을 상징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미국 언론이 해리스에 주목한 이유는 현재 바이든 대통령 후보가 4년 후에 재선에 도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령인 바이든이 81살이 되는 4년 뒤에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4년 후에도 50대(59살)인 해리스는 유력한 대선 후보 중 한 명일 것이다. 2020년 8월 시점에서 해리스는 미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다. 낙선한다면 다시 후보로 나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번에 당선 된 후 4년 후 대선 후보로 선출돼 당선, 혹시 재선까지 한다면 오는 2032년까지 최초의 여성 대통령 및 부통령으로 미국을 이끌 인물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전무후무한 일이지만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여성 총리로 15년째 성공리에 집권한 사례도 있어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레이건 이후 첫 캘리포니아 출신 부통령 후보 실리콘밸리는 특히 해리스의 부통령 후보 선출을 크게 반겼다. 역사상 처음으로 실리콘밸리 출신 후보이기 때문이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해리스의 후보 지명은) 전 세계의 흑인 여성과 소녀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큰 순간이다”고 즉각 환영 메시지를 남겼다. 해리스는 샌프란시스코에 가까운 ‘범실리콘밸리’로 꼽히는 오클랜드에서 태어났으며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방검사를 역임했다. 해리스의 부상은 실리콘밸리가 단순한 ‘기술 혁신 허브’에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중심으로 성장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및 전 세계에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미친 강한 영향력에도 정치적 영향력은 미미했는데 경제나 인구나 미국 내 최대 규모인 캘리포니아의 위상에 맞는 부통령 후보 선출이란 의미도 있다. 해리스는 지난 1984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후 첫 캘리포니아 출신 정부통령 후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불황, 분열 그리고 리더십 공황의 시기, 2020년 해리스의 출현은 실리콘밸리 정신을 정치 영역에서도 불어넣어야 하는 시대적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 미국은 실리콘밸리식 사고방식과 아이디어가 가장 필요한 순간이라는 것이다. 실리콘밸리는 인종이나 국적에 상관없이 글로벌 인재가 실패 가능성이 커도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를 피칭(기업 소개)하면 기꺼이 큰 투자를 해왔다. 인텔, 야후, 구글, 페이스북 등은 그 같은 ‘모험자본’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을 바탕으로 성장했다.●비디오게임 ‘징가’ CEO 핀커스 최대 후원자 해리스는 이 지역 출신답게 테크 기업의 최고경영자 및 주요 임원들과 끈끈한 유대가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 등이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을 해체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바이든도 “우리는 (빅테크 독점을) 열심히 봐야 한다”고 할 때도 해리스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이 반독점 청문회를 할 때도 해리스는 “최우선순위는 사용자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것이다”며 핵심 논점에 비켜가는 대답을 하기도 했다(뉴욕타임스 인터뷰). 때문에 해리스는 “실리콘밸리와 잠재적 동맹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해리스는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 외에도 마크 베이노프 세일스포스 창업자, 리드 호프먼 링크트인 공동창업자, 존 도어 벤처캐피털리스트(클라이너퍼킨스), 로렌 파월 잡스 애플 스티브 잡스 미망인, 니콜 어반트 전 바하마 대사(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의 부인), 찰스 필립스 전 오라클 사장(흑인 경제연합 공동 의장) 등 실리콘밸리의 리더 그룹과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은 그저 그런 돈 많이 번 기업가가 아니라 팟캐스트나 책을 출간하며 사상과 이론을 정립하고 전파하는 등 실리콘밸리 내에서 큰 영향력이 있는 ‘빅마우스’로 꼽힌다. 해리스 처남(토니 웨스트)은 우버의 법률고문이기도 하다. 해리스와 가장 친밀한 실리콘밸리 인사는 비디오게임 회사 징가의 마크 핀커스 창업자 겸 CEO가 꼽힌다. 그는 해리스의 오랜 지지자이자 후원자로 지난 2016년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에 출마할 때 모금 행사를 공동 주최했으며 법률가 출신인 해리스가 비즈니스 분야에 조언을 구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즉 해리스는 법률가 출신이지만 기술과 과학 그리고 기업가정신을 깊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뉴테크노크라트의 상징이 될 수 있으며 미국 새로운 리더십의 전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더밀크 대표
  • 日야권 통합신당 다음달 출범…아베 정권 교체할 수 있을까

    日야권 통합신당 다음달 출범…아베 정권 교체할 수 있을까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을 중심으로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등이 참여하는 의석 150석 정도의 새로운 야당이 일본에 탄생한다. 2009~2012년 짧게 정권을 잡았던 옛 민주당 체제를 지향한다. 그러나 코로나19 부실대응 등으로 아베 신조 정권이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조차 별다른 호재가 되지 못할 만큼 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가 미약한 상황이어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입헌민주당과 합당 논의를 계속해 온 국민민주당은 지난 19일 도쿄도 내 호텔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일단 당을 해산한 뒤 입헌민주당과 통합하는 신당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신당은 다음달 중 당명을 정하고 공식 출범한다. 현재 국민민주당은 중의원(전체 465석)에서 40석, 참의원(245석)에서 22석 등 62석을 갖고 있다. 의석 수로 보면 중·참의원 전체 의석의 8.7%를 점하지만, 여론조사 지지율에서는 1%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을 만큼 국민들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국민민주당을 사실상 흡수 통합하게 된 입헌민주당은 중의원 56석, 참의원 33석 등 총 89석을 갖고 있다.국민민주당은 전체가 합당에 동참하는 것은 아니고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 등 일부는 별도로 신당을 만들거나 일본유신회 등과의 합류 등을 모색할 방침이다. 국민민주당에서 과반수 이상이 합당에 동참할 예정인 가운데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 오카다 가쓰야 전 외무상이 각각 이끄는 총 20명 정도의 무소속그룹 의원들도 대부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신당 의석은 150석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통합신당이 여당 의석의 3분의 1 정도로 따라붙게 된다. 현재 연립정권을 이루는 자민당과 공명당의 의석은 454석이다. 마이니치신문은 “합류신당은 중의원만 100명을 넘어서 115명이었던 2009년 정권 획득 직전 민주당 규모에 필적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제1야당 규모가 60석 이상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당장 정국에 큰 변화를 예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2012년 말 아베 총리 재집권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야당 역시 밑바닥 지지율에서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NHK가 이달 실시한 여론조사의 정당별 유권자 지지율을 보면 입헌민주당(4.2%)과 국민민주당(0.7%)을 합해도 5%도 채 안됐다. 자민당 35.5%, 공명당 3.2% 등 연립여당은 40%에 육박했다. 자민당 스스로 주장하는 것처럼 아베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진 것이지 자민당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아닌 상황인 셈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공화당 거물들의 지지...‘바이든 공화당원’ 판세 흔들까

    공화당 거물들의 지지...‘바이든 공화당원’ 판세 흔들까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미국 공화당 명망가들의 반란이 11월 대선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공화당 후보에 표를 던지는 이른바 ‘레이건 민주당원’(Reagan Democrats)에게 발목을 잡혀 대선에서 패배했던 과거 ‘공식’을 뒤집을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한 18일(현지시간) 민주당 화상 전당대회의 이목을 집중시킨 인물은 공화당 행정부 인사인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과 대선후보였던 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 부인 신디 매케인이었다.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보좌한 후 조지 H W 부시와 아들인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각각 합참의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파월의 등장은 미 행정부 역사에서 그가 가진 무게감만큼 상징성이 컸다. 파월 전 장관은 연사로 나서 “바이든은 (임기) 첫날부터 미국의 리더십과 도덕적 권위를 복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6월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흑인 인권 시위 대응을 비판했을 때 이미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매케인의 부인 신디는 영상을 통해 남편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각별했던 친분을 소개했는데, 일종의 ‘우정출연’을 통해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셈이 됐다.전날에 이어 또다시 공화당 유명 인사들을 화상 전대에 ‘깜짝 등장’시킨 것은 민주당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실망한 공화당 지지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유명 정치 컨설턴트 출신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 전 시카고 시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이들을 ‘바이든 공화당원’(Biden Republicans)이라고 부르며 “(레이건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1980년 선거에서 공화당이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구애했다면 올해는 민주당에 기회가 왔다”고 진단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2016년 대선 패배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트럼프 쪽으로 돌아선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장지대)의 백인 민주당 지지층 때문이라는 문제인식이 적지 않았다. 이매뉴얼은 대학 학력 이상의 교외에 거주하는 공화당 지지층을 바이든 지지로 돌려세울 수 있다고 분석하며 “그들을 이번 선거 때만 ‘빌리는’ 것이 아니라 2020년 이후에도 우리와 함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질 경우 공화당 진영의 바이든 지지 행렬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며 공화당 의원들은 지지를 철회하는 것이 이전보다 쉬워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보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레이건 민주당원 공화당 후보를 찍은 민주당 지지자. 백인 노동조합원이나 진보 성향이면서도 안보를 중요시하는 유권자들이 이에 해당한다. 1980·1984년 대선에서 이들이 당시 공화당 소속이었던 로널드 레이건 당선에 영향을 준 것에서 유래했다.
  • 美 우편투표 저지하려 ‘파란 우체통’ 철거?

    美 우편투표 저지하려 ‘파란 우체통’ 철거?

    몬태나·오레곤·뉴욕주 등서 우체통 철거민주당 “우편투표 방해 위한 것” 반발연방우체국 “90일간 우체통 철거 멈출것”하원 트럼프 측근 연방우체국장 출석 요구배달부 초과근무 막아 고의적 지연 의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11월 3일) 우편투표 확대에 강력 반대하는 가운데 미국 곳곳에서 ‘파란 우체통’이 폐기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루이 드조이 연방우체국(USPS) 국장이 우편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아예 우체통을 없애고 있다는 주장이다. abc방송은 16일(현지시간) “몬태나·오레곤·뉴욕주 등에서 파란색 우체통이 철거됐다는 보도가 나온 뒤 우체국 측은 90일간 추가 철거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대선 전 철거는 중단하겠다는 의미다. 지난 14일 NBC 방송은 몬태나주에서 68개의 우체통이 철거될 예정이라고 전한 데 이어, 이날은 뉴욕 브롱크스 우체국 뒤에 지난 주말 동안 수십개의 파란 우체통이 버려졌다고 보도했다. 오리건주 지역매체인 더오리거니언도 지난 15일 “포틀랜드와 유진 지역에서 우체통이 철거돼 트럭에 실려갔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우체국 예산을 삭감한 것과 연관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각 지역의 우체국 관계자들은 중복되는 우체통이나 거의 쓰이지 않은 것들을 폐기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대형 상가 인근이나 뉴욕 브롱크스의 우체통들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일부 우체통은 번화가로 이전 설치됐다는 우체국 측의 해명에 대해 뉴욕 우체국노조는 이전은 없었고, 우편처리속도만 늦어졌다는 취지로 반박했다.민주당 의원들은 반발했다. 오리건주의 론 와이든 상원의원은 “대선(우편투표)을 무효로 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유권자 탄압”이라고 지적했다. 몬태나주의 존 테스터 상원의원은 “유권자들이 우편투표에 접근할 방법을 차단하는 무모한 계획”이라고 했다. 더 나아가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드조이 국장에게 24일 하원 청문회에 나와 증언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6월 임명된 뒤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우편 분류 기계를 재배치하고 배달원들의 추가근무를 제한해 우편서비스를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것이다. 드조이 국장이 공화당의 고액 기부자였고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편투표 반대 기조를 측면 지원한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확대되면 자신에게 부정적인 청년층과 흑인들이 대거 대선에 참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민주당)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최근 USPS의 움직임에 대해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했다. 반면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CNN에 유권자 명단이 정확하지 않으며 투표용지가 예전 주소 등으로 보내질 수도 있다며 “우리는 11월 3일날 투표 결과를 알 수 없고 몇 달 동안 결과를 모를 수도 있다. 그건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베 정권 ‘3무(無)‘의 자업자득/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 정권 ‘3무(無)‘의 자업자득/김태균 도쿄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한 데는 직전 해인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가뜩이나 아마추어라는 비판을 받고 있던 민주당 정권은 거대한 재앙 앞에 속수무책이었고, 실망하고 분노한 국민들은 이듬해 총선거에서 자민당을 3년여 만에 여당에 복귀시켰다. 이때 정권을 탈환한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통산 재임기간(1ㆍ2차 집권 합산)에 이어 오는 24일 연속 재임기간으로도 최장기 집권 기록을 세우게 된다. 불행한 국가적 재난이 재집권의 도약대가 됐던 아베 총리이지만, 그 자신 또한 코로나19 재난 부실 대응으로 재임 기간 전체가 무능·무책임의 이미지로 퇴색해 버릴 가능성을 염려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얼마 전에는 미국, 독일 등 6개국 정치 지도자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자국민 평가에서 아베 총리가 꼴찌를 했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일본의 정치와 행정이 이렇게까지 맨바닥 밑천을 드러내게 된 것은 아베 총리 스스로 장기 집권을 위해 구축해 온 체제와 제도들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탓이 크다. 정부와 관료를 예속시키고, 당내 세력 균형을 허물고, 전문가 집단을 무시하며 결과적으로 모두를 국정 운영에서 배제한 ‘3무(無)’의 자업자득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아베 시대의 뚜렷한 특징인 ‘정치 주도’, ‘(총리)관저 주도’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그동안 쌓여 온 폐해를 한꺼번에 드러냈다. 위기 대응 과정에서 자기 분야의 행정 전문성을 가진 관료들은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갑작스런 전국의 각급 학교 휴교 요청(2월 27일)이나 가정마다 천마스크를 2장씩 주는 ‘아베노마스크’(4월 2일) 등 깜짝쇼들은 아베 총리가 측근들의 정제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소관 부처와 협의 없이 즉흥적으로 발표하면서 나온 결과였다. 정치와 행정 사이에 절묘하게 유지돼 온 힘의 균형과 역할 분담은 일본의 전후 부흥과 고도성장을 이끌어온 국가 시스템의 중심축이었다. 그러나 총리관저가 내각인사국을 통해 정부 인사를 장악하면서 수십년간 유지돼 온 이 틀은 와해되고 말았다. 적재적소가 아닌 충성도에 따라 줄을 세우는 게 일상화되면서 관료의 책임과 자율은 온전히 유지될 수 없었다. 쓸데없이 입을 잘못 놀렸다가 한직으로 쫓겨난 선배들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씁쓸한 타산지석의 경구는 관료들의 중요한 처세 지침이 됐다. 야당의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에서 정권의 폭주와 파행을 막을 보루가 돼야 할 여당도 ‘아베 1강’의 위세에 눌려 능력을 상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파벌 구도를 통해 정권을 견제하는 계파정치의 정반합 균형이 아베 시대에 와서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인사, 자금, 공천을 둘러싼 막강한 권한이 아베 총리와 측근들에게 집중되면서 독자적인 당내 목소리는 잦아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민심과 괴리된 정책에 제동을 건 주체가 자민당이 아니라 연립여당을 구성하는 공명당이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발언과 영향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던 의사, 학자 등 전문가 집단은 시간이 지나면서 정권의 결정에 구색과 명분을 갖춰 주는 존재로 위상이 추락했다.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이 경제활동 재개 정책에 걸림돌이 되자 정부는 전문가 대표와 한마디 상의도 없어 전격적으로 전문가 회의 폐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아베 정권 지지율을 그동안 치러진 모든 선거에서 압승을 안겨 줬던 유권자들의 실망지수와 분노지수로 치환할 수 있다면 향후 정권에 대한 심판이 어떠한 표심의 형태로 나타날지 궁금해진다. 물론 어쨌거나 다음 선거에서 당장 여야가 바뀔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windsea@seoul.co.kr
  • [임병선의 시시콜콜] ‘누구 잘되는 꼴 볼려고’ 트럼프 우편 지원 어깃장

    [임병선의 시시콜콜] ‘누구 잘되는 꼴 볼려고’ 트럼프 우편 지원 어깃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편투표 행위를 부추기면 민주당을 돕는다는 판단에 따라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유에스 포스탈 서비스(USPS)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즉부터 우편투표가 선거 부정을 조장하거나 너무 늦게 투표 결과가 전달돼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반대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투표장에 가기를 꺼리는 유권자들에게는 우편투표가 좋은 대안일 수 밖에 없어 이미 채택한 주가 42개 주나 된다. 현지 일간 뉴욕 타임스(NYT)의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8개 주와 워싱턴 DC에서는 직접 유권자에게 우편투표 용지를 발송한다. 유권자가 현장 투표할지 여부와 상관 없이 우편으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보편적 우편투표다. 플로리다를 비롯한 34개 주에서는 유권자가 부재자 신고를 하면 용지를 발송해준다. 뉴욕을 포함한 8개 주는 우편투표를 위해서는 코로나19 이외의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현장 투표를 원칙으로 하고 불가피한 상황에만 예외적으로 우편투표를 허용하는 것이다. 이들 주의 유권자 수는 5000만명에 이른다. 결론적으로 미국 유권자의 76%인 1억 5800만명이 11월 대선에서 우편투표를 할 수 있다고 NYT는 추정했다. 물론 역대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런 상황에 USPS는 만성 적자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코로나19 확산 위험 때문에 배달이 몇주씩 지연되기도 하는 등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투표 결과가 늦게 개표소에 전달돼 혼선을 초래할 여지를 줄이기 위해서라면 대선 기간 원활히 배달 업무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대통령의 의무일텐데 트럼프는 정반대 행보를 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그의 행보가 미국인들을 투표에 나서지 못하게 하는 데 집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지난 12일 취재진에게 USPS에 비상자금 250억 달러를 지원하거나 선거 보안 조치를 취하기 위해 35억 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다음날에는 조금 더 정색을 하고 우편투표를 반대하기 때문에 자금 지원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들은 35억 달러인가를 원하는데 결국 사기란 것이 드러날 것이다. 기본적으로 그건 선거자금”이라며 “지금 그들은 수백만건의 투표를 이끌어내는 쪽으로 우편 업무를 만들기 위해 그 돈이 필요한 것이다. 이제 우리가 그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그들은 돈을 얻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보편적인 우편투표를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미군들이 오랫동안 해온 우편투표가 조작되기 쉽거나 어느 정당에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는 거의 없다고 영국 BBC는 13일 지적했다. 미국 언론들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앤드루 베이츠 대변인은 “미국 대통령이 수백만 국민이 의존하고 있고, 농촌 경제에 구명줄 역할을 하며 약품 배달을 하는 기본 서비스를 못하게 막고, 100여년 만에 최악의 재앙적인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안전하게 투표하고 싶어하는 미국민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빼앗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우편국장 역할을 하는 장성 출신 루이스 드조이의 역할도 많은 이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공화당원들에게 수백만 달러를 기부한 그는 사람들이 우편투표를 하지 못하도록 대놓고 배달 지연을 시키고 있다는 의심을 샀다. 그는 20년 동안 내부 승진해 온 것과 다르게 낙하산식으로 국장 자리에 앉았다. NYT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24개 주와 워싱턴 DC가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우편투표의 빗장을 걷어냈다고 했다. 추가로 규정 개정을 검토하는 주들도 있어 우편투표가 가능한 유권자 비율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신문은 최근 투표율 등을 고려하면 이번 대선에서 대략 8000만명이 우편투표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 대선 때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이번 대선에서 우편투표가 확대되면 투표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각 당의 대선후보 결정을 위해 올해 치른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우편투표를 용이하게 한 주의 투표율이 그렇지 않은 주보다 더 높게 나왔다. 2016년과 비교해 투표율이 상승한 31개 주 가운데 18개 주가 유권자들에게 우편투표 용지나 우편투표 신청서를 발송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우편투표에 다른 나라가 개입할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러시아, 중국, 이란과 함께 북한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나라들이 투표용지를 가로챌 수도 있고, 아니면 위조된 투표용지를 인쇄할 수도 있다”며 그들이 활개를 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편투표에의 개입은 “중국이나 러시아, 북한이나 이란과 같은 나라에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논설위원 bsnim@seoul.co.kr
  • “사망자 적다” 자화자찬 아베, 코로나 지도력 꼴찌…트럼프 눌렀다(종합)

    “사망자 적다” 자화자찬 아베, 코로나 지도력 꼴찌…트럼프 눌렀다(종합)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미국, 유럽 등 6개국에서 실시한 지도자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관련 설문조사에서 코로나19 대응에 관해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나쁜 평가를 받아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감염 여부를 판단할 유전자 증폭(PCR) 검사 실적이 줄어들면서 확진자 수도 줄어 12일 하루 동안 979명이 새로 보고됐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가 13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5만 2139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5명 늘어 1079명이 됐다. 트럼프, 아베 덕분에 꼴찌 면해 13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국제 컨설팅업체 ‘켁스트 CNC’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자국 지도자가 코로나 19에 잘 대응하고 있다는 응답자 비율에서 잘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이 비율을 뺀 점수는 아베 총리가 마이너스(-) 34% 포인트를 기록해 꼴찌였다. 조사 대상인 일본, 미국, 영국, 독일, 스웨덴, 프랑스 6개국 가운데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대응에 관해 자국민으로부터 가장 혹평을 받은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 포인트로 5위를 기록해 간신히 꼴찌를 면했다.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42% 포인트를 기록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였다. 2위는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0% 포인트), 3위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11% 포인트), 4위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12% 포인트)였다.아베 정권, 경제도 혹평… “사업지원 불만” 아베 정권은 경제 정책에서도 혹평을 받았다. 일본을 제외한 5개국은 ‘정부가 기업에 필요한 사업 지원을 잘 제공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이 38∼57%의 분포를 보였는데 일본은 23%에 그쳤다. 일본 정부는 자국이 미국이나 유럽 주요국보다 코로나19 확진자나 사망자가 적다는 점을 거론하며 잘 대응했다고 자평했지만, 유권자들은 정부 대응이 형편없다고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켁스트 CNC 측은 “(일본) 정부의 사업 지원에 대한 매우 강한 불만이 아베 총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진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각국에서 1000명씩을 대상으로 지난달 10∼15일 실시됐다.日요미우리, 여론조사서도 日유권자들“아베, 코로나 지도력 발휘 못해” 78% 코로나19에 대해 갈팡질팡하는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은 요미우리신문이 7~9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최고조에 달했다고 10일 밝혔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4%가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2012년 12월 아베 총리 재집권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베 총리를 신뢰할 수 없다(33%)는 것이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7%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책에 관한 불만이 지지율 하락의 결정적 배경이 됐다. 응답자의 78%는 아베 총리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평가했다. 17%만 지도력을 발휘한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가 장기간 기자회견을 하지 않다가 최근 원폭 희생자 추모 행사를 계기로 열린 두 차례의 기자회견에서 판에 박힌 답변만 내놓은 것도 민심 이탈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日정부 코로나 대책 66% “잘 못한다”야심작 ‘고투 트래블’ 85% “부적절” 일본 정부의 그간 코로나19 대책에 대해서는 응답자 66%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국내 여행을 장려하는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정책이 적절하지 않다는 답변은 85%에 달했다. 응답자의 49%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신속하게 긴급사태를 다시 선언해야 한다고 반응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답변은 48%였다. 같은 인물이 장기간 총리로 재직하는 것이 미치는 영향에 관해 부정적 측면이 많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32%로, 긍정적 측면이 많다고 생각하는 응답자(20%)를 웃돌았다. 긍정·부정적 영향이 같은 수준이라는 답변은 42%였다.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로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24%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유지했다. 日 7월 재개했던 J리그 사간도스 9명 추가 확진… 25일까지 경기 중단 코로나19 여파로 2월 중단했다가 지난달 재개한 일본 프로축구 J1(1부)리그는 전날 사간 도스에서 김명휘 감독에 이어 9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총 10명의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구단은 이달 25일까지 정규 리그 등 경기 일정을 중단했다. 사간 도스는 12일 구단 홈페이지에 “89명의 선수와 구단 직원들이 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았고 선수 6명과 직원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11일 김 감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시행한 코로나19 전수검사에서 추가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구단에 따르면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 일부가 컨디션 난조를 보였지만, 그 외 별다른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고 선수 6명 모두 10일 팀 훈련에 참여했다. 직원 1명이 발열 증세를 보였다. 스포니치 아넥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타케하라 미노루 사간 도스 사장은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8월 25일까지 경기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선수단은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12일 열릴 예정이었던 산프레체 히로시마와의 리그컵 대회(YBC 르방컵) 경기는 당일 취소됐고, 15일 감바 오사카, 19일 베갈타 센다이, 23일 콘사도레 삿포로와의 리그 경기도 치르지 않는다. J1리그에서는 지난달 나고야 그램퍼스에서도 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한 경기가 취소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부겸 “보수당 ‘묻지마 지지’하는 영남이 문제” 인터뷰 논란

    김부겸 “보수당 ‘묻지마 지지’하는 영남이 문제” 인터뷰 논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의 “보수당 ‘묻지마 지지’하는 영남이 문제”라는 언론 인터뷰 발언에 대해 미래통합당이 “유권자들을 비하했다”고 비판했다. 통합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12일 “애먼 국민들을 갈라치고 유권자들을 비하했다”면서 “국민에 대한 비하도 서슴지 않는 김부겸 전 의원은 집권 여당의 당 대표 후보 자격이 없다”고 논평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부겸 전 의원은 전날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영남 40%론’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 현재 진행 중인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나선 김부겸 후보는 ‘이낙연 대세론’을 꺾기 위해 민주당이 차기 대선에서 어떤 후보를 내세우더라도 영남 지지율 40를 만들어 승리로 이끌겠다는 ‘영남 40%론’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김부겸 후보는 “내가 타파하려는 지역주의는 동서 갈등이 아니다. 이제 호남과 영남 간의 지역감정은 거의 해소됐다”면서 “지금은 영남의 정치 성향이 문제”라고 했다. 이어 “영남은 보수당이 무슨 짓을 해도 ‘묻지마 지지’한다. 그러면 그 정당은 시민 위에 군림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이에 ‘호남엔 문제가 없다는 건가’라고 묻자 그는 “그렇다.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고 매일경제는 전했다. 김부겸 후보는 “호남은 20대 총선 때 민주당을 거의 다 낙선시키고 국민의당을 뽑았다”면서 “민주당에 예속돼 있지 않다. 언제라도 마음에 안 들면 응징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황 부대변인은 “대구시장 선거에서 40%를 얻었다고 스스로 자부했던 김부겸 전 의원이 낙선하자 자신을 국회의원에 당선시켜 준 고향과 영남의 유권자들을 아무런 판단도 없이 투표하는 사람들로 몰아세워버린 것”이라며 “이 무슨 막말이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부겸 전 의원의 발언은 지역감정이 해소됐다면서 정작 영남과 호남을 가르고, 정치적 이해관계와 해석에 따라 평가하는 시대착오적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국회 첫 수어통역 기자회견…장혜영 “장애인 참정권 보장하는 국회로”

    국회 첫 수어통역 기자회견…장혜영 “장애인 참정권 보장하는 국회로”

    10일부터 국회 모든 기자회견서 수어 통역 10일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처음으로 수어 통역사의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부터 국회가 소통관에서 열리는 모든 기자회견에 수어 통역을 지원키로 하면서다.국회 기자회견의 수어통역 제도화를 이끌어낸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이날 처음으로 열린 수어통역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한국 정치사에 의미 있는 날로 기억될 순간”이라고 의미를 되새겼다. 정장 차림의 조성현 수어 통역사(한국수어통역사협회장)는 발표자의 오른편에 서서 실시간 수화로 발표자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장 의원은 우리나라가 2007년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를 규정했지만,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정보를 제공받아야 할 국회 기자회견이나 상임위원회 의사중계시 실시간 수어 통역이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이 없어 여전히 상당수 장애인들은 사실상 참정권을 침해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장 의원은 이날 장애인의 국회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국회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여기에는 ▲국회 및 의원 입법활동 중계시 수어·폐쇄자막·화면해설 등 제공 ▲장애인의 회의 방청시 점자안내서·자막·수어통역 의무 제공 규정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국회법 개정안 발의 및 장애인 참정권 보장 촉구’를 주제로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김대범(발달장애) 서울피플퍼스트센터 센터장, 곽남희(시각장애)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정해인(농인)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 회원 등 장애 당사자들이 직접 나와 참정권 보장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 정해인 씨는 수화로 “선거 과정에서 청각장애인들의 정보접근 환경이 많이 개선됐음에도 여전히 제약이 많다”면서 “선거법에서 수어 및 자막이 의무로 제공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유권자들의 권리가 보장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씨의 말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됐다. 장 의원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소통의 가치를 강조하며 ‘국민의 국회’를 표방한 21대 국회가 의미 있는 변화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환영의 말씀을 드린다”며 “더 나아가 장애인의 참정권이 완전히 보장될 수 있는 변화를 21대 국회가 앞장설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시각 장애를 가진 미래통합당 김예지 의원이 안내견 ‘조이’와 함께 국회를 출입하게 되면서 국회법 논란이 일었는데, 이는 처음으로 국회가 안내견 출입을 허용하는 계기가 됐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부동산 정책 불신 자초하는 여당의 지역이기주의

    정부의 8·4 부동산 공급 대책이 나오자마자 여권에서 먼저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조율이 안 된 설익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것으로 비쳐짐에 따라 이번 대책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까 하는 시장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서울 노원구의 우원식 의원과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노원구는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로 이뤄진 대표적인 베드타운”이라며 유감을 밝혔다. 마포구의 정청래 의원은 “상암동의 임대 비율이 47%인데 여기에 또 임대주택을 짓느냐”고 반발했고,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신규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하는 정부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상암동 유휴부지를 활용하겠다는 것은 마포를 주택 공급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무리한 부동산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과천청사는 국가의 주요 사업을 위해 쓰여야 한다. 제외해 달라”고 했다. 서울시 역시 ‘35층 룰’을 고수하겠다며 반발했다. 8·4 대책은 문재인 정부의 23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현 정부 들어 3년 만에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이 52% 오르고, 30대를 중심으로 ‘공황구매’(패닉바잉)까지 등장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다급하게 마련된 공급 대책이다. 공급 대책에는 주택시장에서 상대적 열위에 있는 청년, 신혼부부 등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주택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물론 노원·마포·은평 등 강북에 공공임대주택이 과도하게 배치돼 있어 더 추가된다면 그 지역 유권자들이 반발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역 유권자에 기반을 둔 국회의원과 지자체 단체장이 그 여론을 의식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렇다 해도 여당 소속 정치인이라면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 여론을 설득해 민심을 안정시키고, 정책을 실행하면서 힘을 보태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여당 소속의 국회의원과 구청장들이 ‘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는 ‘님비’(Not In My Backyard)를 부추기니 볼썽사납다. 정부는 8·4 대책에서 태릉골프장 등 도심 내 군부지, 과천청사 등 공공기관 이전 또는 유휴부지, 상암DMC 등 공공기관 미매각 부지 등 신규 택지에 3만 3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구청장과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은 해당 지역의 교육·교통 등 사회기반시설 확충 등에서 중앙정부가 놓칠 수 있는 지역의 특수 상황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협의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일반분양과 임대주택단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소셜믹스), 임대주택단지에도 일반분양 못지않은 부대시설을 제공해 임대주택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없앨 수 있는 방안 등을 고민할 의무가 있다.
  • “정해진 드레스코드라도?”···‘여성’에게만 엄격한 정치권

    “정해진 드레스코드라도?”···‘여성’에게만 엄격한 정치권

    민주당 지지자들 류 의원에 성희롱성 비판캐나다선 후드티 등원 여성 의원 ‘응원 캠페인’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 원피스를 입고 등원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도를 넘는 비판이 쏟아졌다. 여성 차별과 민주당 지지층의 이중 잣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100만 당원 모임’ 페이지에 한 게시자는 “때와 장소에 맞게 옷을 갖춰 입는 것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고 합니다. 튀고 싶은 girl, 예의 없는 girl”이라고 썼다. 해당 글에는 “관종인가”, “티켓다방 생각난다” 등의 악성 댓글이 달렸다. 이런 공격에 대해 류 의원 측은 “평소 직장에 입고 출근할 수 있는 옷은 국회에서도 입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류 의원은 정보기술(IT) 업계에 근무할 때도 원피스를 즐겨 입었다고 설명한다. 국회라고 해서 특별한 ‘드레스 코드’가 정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회 복장 논란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7년 전 국회의원 선서 자리에 백바지를 입고 나타나 비판을 받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국회법 25조는 “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포괄적으로 규정할 뿐 복장 규정은 따로 없다. 특히 유 이사장 복장 논란 때는 보수 측이 진보 정치인을 공격한 측면이 강했지만, 이번에는 젊은 여성 정치인을 폄하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더욱이 유 이사장 논란 당시 민주당 지지자들은 ‘탈권위’를 외치며 유 이사장을 옹호했으나, 이번에는 여성 의원을 공격하는 모순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캐나다 퀘벡주 의회에서는 후드티 차림으로 의사당에 온 퀘벡연대 소속 캐서린 도리온 의원에 대한 비난이 있었다. 이에 유권자들은 ‘나의 후드티, 나의 선택’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도리온 의원을 옹호하는 글을 올리며 ‘후드티 입고 출근하기 운동’을 벌였다. 한국에서도 류 의원의 복장과 관련해 지지의사를 밝히는 정치권 인사들이 늘고 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녀가 입은 옷으로 과도한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며 “오히려 국회의 과도한 엄숙주의와 권위주의를 깨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진중권 전 교수도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들(유시민)의 드레스 코드를 옹호했었는데 지금은 그들이 복장단속을 한다”며 “옛날에 등교할 때 교문 앞에 늘어서 있던 선도부 애들처럼”이라고 비판했다. 설왕설래가 이어지자 정의당은 논평을 내고 “류 의원을 향한 비난이 성차별적인 편견을 담고 있다.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조혜민 대변인은 “중년 남성의 옷차림은 탈권위고 청년 여성의 옷차림은 정치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는 이중잣대”라며 “지금은 2020년”이라고 강조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처신’…트럼프 어록 짚어보니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처신’…트럼프 어록 짚어보니

    “틱톡 매각 이익 행정부에 내라”>백악관 설명 못해“우편투표 반대, 플로리다 예외”>노인표 이익 판단존 루이스 장례식 불참>“그가 내 취임식에 안왔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이은 ‘가벼운 처신’이 도마에 올랐다. 중국 ‘틱톡’의 미국 사업권 인수협상에서 발생한 이익을 미 행정부가 가져가야 한다는 근거없는 주장에 대한 논란이 커졌고 우편투표 반대를 위해 대선연기까지 거론한 마당에 정치적으로 본인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플로리다에서는 우편투표를 지지하고 나섰다. 여기에 더해 흑인운동의 대부인 존 루이스 상원의원 장례식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서는 ‘루이스도 내 취임식에 오지 않았다’고 말해 온라인에서 하루종일 부적절한 언사로 회자됐다. ●권리금 조로 수익금 내놓아라? 백악관도 뒷걸음질 전날 바이트댄스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틱톡의 미국 사업 인수협상을 진행중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시한을 다음달 15일로 못박고, 이 와중에 나오는 수익금 중 상당부분을 미국 정부에게 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이튿날인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인사들은 근거나 절차를 설명하지 못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구체적 청사진은 없다. 재무부가 많은 작업을 해왔으니, 아마 대통령이 많은 옵션이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재무부가 어떤 권한으로 수금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통령에 앞서 나가지 않을 것”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에 대해 미 언론들은 ‘전대미문의 시나리오’, ‘도청 파일에나 등장할 만한 일’ 등의 표현을 쓰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우편투표는 극렬 반대지만 플로리다는 괜찮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우편투표든 부재자 투표든 플로리다에서 선거 시스템은 안전하고 확실하며 믿을 수 있고 진실하다. 플로리다에서는 모두 우편투표를 요청하기를 권장한다”는 글을 올렸다. 우편투표에 대해 지난 3월부터 70회 이상 비난하며 ‘역사상 가장 부패한 선거’, ‘세기의 스캔들’이라고 불렀던 것과 정반대의 태도다. 최근 우편투표에 반대하려 ‘유권자들이 안전할 때까지 대선을 연기하자’는 취지의 트윗까지 올렸던 트럼프 대통령이다. 네바다 주의회가 모든 유권자들에게 자동으로 우편투표 용지를 발송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법정에서 보자”며 위협했었다. 다만 네바다는 민주당 주지사가, 플로리다는 공화당 주지사가 이끈다. CNN은 일부 지역의 경우 우편투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분석했다. 플로리다는 주요 경합지 중 하나로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은 열세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노년층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우편투표를 시행할 경우 이들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도 이곳에서 승리했고 지난해 자신의 주소지를 뉴욕에서 플로리다 팜비치로 옮긴 바 있다.●존 루이스 장례식 안 간건 취임식 안 온 것에 대한 보복?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밤 방영된 다큐멘터리 뉴스 ‘악시오스 온 HBO’에서는 “나는 루이스를 모른다. 그는 내 취임식에 오지 않았다”며 “나만큼 흑인을 위해 많은 일을 한 사람은 없다. 그는 왔어야 했다. 큰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권운동 및 흑인운동의 한 획을 그은 인물에 대해 예우를 다하지 않은 이유로는 궁색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달 30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에버니저 침례교회에서 열린 루이스 의원 장례식에는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등 전직 대통령 대부분이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존 딩겔 하원의원 등에 대해서도 사후에 모욕한 바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사설] 책임정치도 좋지만, 부메랑도 무서워해야 한다

    21대 국회가 7월 16일 개원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 지 3주가 지나고 있다.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개원 연설 잉크가 채 마르지 않았지만, 국회 어디에서도 협치의 ‘협’ 자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슈퍼여당과 제1야당의 극심한 반목 속에 일방통행식 표결정치만 만개했다. 거대 여당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어제도 본회의를 열어 이른바 ‘부동산 3법’ 등 쟁점 법안들을 모두 통과시켰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관련 상임위에서 쟁점 법안들을 논의하면서 국회법에 규정된 소위원회 심사도 생략한 채 밀어붙이는 등 절대 과반 의석을 앞세운 힘의 정치를 계속하고 있다. 통합당의 비협조 속에 법안심사소위원회 구성이 제때 이뤄지지 않은 탓도 크다. 하지만 법안 심의 자체가 생략되는 등으로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급기야 그제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다수결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면서 “다수결 원칙은 토론과 설득을 전제로 하고, 향후 국회 운영에서 여야 간 충분한 토론과 설득, 양보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민주당의 독주식 국회 운영을 비판했다. 물론 책임정치라는 측면에서 176석의 집권 여당과 정부가 대다수 유권자들의 뜻에 따라 입법 및 집행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치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 이때조차 소수 야당 및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거나, 최소한 경청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정당성은 배가 된다. ‘총선에서 180석을 밀어줬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것 아니냐’는 오만으로는 강경 지지자들만 결집시킬 뿐이다. 아무리 급하다고 해서 바늘허리에 실을 꿰 꼬맬 수는 없다는 속담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정부ㆍ여당이 책임정치라며 일방독주식으로 입법하고 국정을 운영하다가는 부작용들이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 與 정청래·우원식·김성환, 주택공급 대책에 불만

    정부의 8·4 주택공급 대책에 대해 여당 내부에서도 4일 불만이 터져나왔다. 주로 공급 방안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서울 지역구 의원들이 지역민들의 반발 여론을 고려해 공개 발언 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서울 마포을) 의원이 “임대비율 47%인 상암동에 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느냐”고 반발했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의원총회에서 한마디 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정부 대책을) 주민들의 항의 목소리를 듣고 기사를 통해서 알았다”며 “마포구청장도 나도 아무것도 모른 채 발표됐다.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단 한마디 사전협의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게 어디 있느냐”면서 “이런 방식은 찬성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이어 “곧 마포구청도 반대 의사를 표명한다고 한다”고 전하면서 “현장의 반대 목소리를 잘 경청하고 대책을 고민하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 의원은 “제가 문재인 정부의 주택정책을 반대할 리 있겠습니까”라면서 “그러나 이런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역 유권자들의 반발 여론을 의식해 문제 제기를 하면서도 문재인 정부 지지자들의 비난을 고려해 강도 조절을 한 것이다. 서울 노원구에 지역구를 둔 우원식, 김성환 의원 등도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가 지역구 내 육사 태릉골프장을 주택 공급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들 의원은 지난달 30일 주민들의 우려를 정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이날 태릉골프장에 아파트 1만 가구를 짓겠다는 방안이 그대로 발표되자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우 의원과 김 의원 등은 이날 페이스북에 똑같은 글을 올려 “1만 가구 고밀도 개발에 반대한다”면서 “주민 친화적 개발이 전제되지 않는 계획 추진은 노원구민의 동의를 얻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들 의원은 주민들이 이용 가능한 공원녹지 조성, 교통 정체에 대한 대책, 관련 일자리 창출 등을 요구하며 “요구 사항이 반영된 후속조치를 마련할 것을 국토교통부를 포함, 정부 당국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아베, 피 토했다” 日주간지 ‘아베 건강이상설’ 보도…“문제 없다”(종합)

    “아베, 피 토했다” 日주간지 ‘아베 건강이상설’ 보도…“문제 없다”(종합)

    아베, 2007년 대장염 악화로 퇴진 전력코로나 신규 확진 또 1000명 재진입리더십 논란 속 조기 퇴진 압박 가중고정지지층, 아베 등돌려 스트레스↑일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관저 내 집무실에서 피를 토했다는 일본 주간지 보도가 나오면서 아베 총리의 건강이상설이 급부상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4일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2007년에도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돼 총리가 된 지 1년 만에 물러났던 적이 있어 심상치 않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 스가 관방 “직무 전념 중…전혀 문제 없다” 스가 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일각에선 제기된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내가 매일 보고 있지만 (아베 총리는) 담담하게 직무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최근 일본 관가에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호우 재해가 겹치면서 아베 총리가 격무에 지쳐 있다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또 아베 총리가 올 정기국회 폐회 다음 날인 6월 18일 이후로 정식 기자회견을 피하는 등 집무실에서 ‘은둔형’ 근무를 이어가는 것을 두고 몸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일지 모른다는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실제 이날 일본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만에 다시 1000명대로 올라서는 등 폭발적인 증가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日 코로나 신규 확진 다시 1000명대야당 “아베 조기 사퇴하라” 압박 NHK 집계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신규 확진자 수(오후 10시 기준)는 도쿄 309명, 오사카 193명을 포함해 총 1235명이다. 일본의 하루 확진자 수는 지난달 29일 1000명 선을 돌파하며 5일 연속 1000명대를 유지한 뒤 전날 960명대로 떨어졌다가 이날 다시 1000명대가 됐다.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 수는 4만 2163명, 사망자는 1035명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전날 집권 자민당과의 당정회의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사회경제 활동을 유지하면서 감염 억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아베 총리의 이런 미온적 대응을 “조령모개(朝令暮改)의 무정부 상태”라고 비판하고 조기 퇴진을 촉구했다. 에다노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리더십이 부족하다”면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경계를 넘어 감염이 확산하는데 여행을 장려하는 ‘고투(Go To) 캠페인’ 사업을 밀어붙이는 등 코로나19 사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위기 극복을 위해 진두지휘할 의사가 없다면 한시라도 빨리 물러나 다른 총리가 이끌도록 하는 것이 국가에 대한 책임이라고 주장했다.日 플래시 “아베, 관저 집무실서 토혈” 이런 상황에서 이날 발매된 사진 전문 주간지 ‘플래시’는 아베 총리가 지난달 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토혈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스가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이 기사의 진위에 대해선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문제가 없다”는 말로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다. 아베 총리는 제1차 집권 말기인 2007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한 것을 이유로 내세워 총리가 된 지 약 1년 만에 퇴진한 바 있다. 2012년 제2차 집권에 도전할 때 당시의 건강 문제가 불거졌으나 신약 덕분에 완치했다고 주장해 위기를 넘겼다. 4일자 일본 주요 일간지에 게재된 아베 총리의 전날 동정(총리의 하루)을 보면, 오전 9시 56분 관저로 출근해 오후 6시 37분 퇴근해 사저로 갔다. 오전에는 언론 인터뷰 등 4개, 오후에는 당정회의 등 12개의 일정을 소화했다.‘고정지지층’ 30대 유권자 아베 지지 철회아베 지지 평균 38%… 재집권 이래 최저 아베 총리에게 굳건한 지지를 보냈던 일본의 30대 유권자들이 부정적 기류로 돌아선 것도 아베 총리에게 스트레스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의 30대 유권자층은 아베 내각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질 때도 꾸준하게 지지를 표명하거나 일시적으로 비판했다가 머지않아 지지로 돌아섰던 ‘고정 지지 계층’이라서 아베 정권의 기반 붕괴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지난 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12년 12월 아베 총리 재집권 후 지난달까지 아사히신문이 실시한 111차례의 여론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최근에 30대 이하 유권자의 아베 내각 지지율 저하 경향이 두드러졌다. 30대 유권자의 아베 내각 지지율은 올해 1∼7월 평균 38%를 기록해 아베 총리 재집권 이후 각 연도 1∼7월과 비교하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올해 5월 조사에서는 전체 유권자의 아베 내각 지지율이 29%였는데 30대의 경우 27%로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당시 30대 유권자 중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45%에 달했다. 올해 2∼7월 조사에서 30대 유권자는 평균 55%가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30대의 경우 육아와 근로가 한창인 세대로 코로나19가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민감한 세대라고 아사히는 분석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마스크만 겨우 키운 아베…코로나도 지지율도 못 잡아

    마스크만 겨우 키운 아베…코로나도 지지율도 못 잡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에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자 지자체들이 독자대응에 나섰다. 굳건한 지지층도 무너지는 모양새다. 3일 기준 일본 수도 도쿄에서는 25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일주일간 2368명으로 하루 평균 338명의 감염자가 나오면서 도쿄 지역 누적 확진자는 1만3713명이 됐다. 아베 총리는 “전국적으로 감염자 수가 다시 증가하는 가운데 중증자 수는 전국에서 80명, 도쿄에선 20명대에서 오르내리는 상황”이라며 감염 확산을 최대한 억제하자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정부 차원의 긴급사태를 선언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마아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은 “정부의 대응에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지자체는 독자 대응에 나섰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는 술을 파는 음식점과 노래방 등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감염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해당 업소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 단축하도록 요청했다. 오키나와현과 기후현은 독자적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한 상태다.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시내 음식점에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했다. 사업자들에 대해서는 직원의 재택근무와 시차출근 등을 요청했다. 마스크만 커진 아베…코로나 대응은 소극적 아베 총리는 지난 1일 ‘아베노마스크’ ‘코 가리개’라고 조롱받던 마스크 대신 큰 사이즈의 마스크를 착용했다. 지난 4월부터 착용했던 아베노마스크는 곰팡이와 머리카락 등 이물질이 발견되고 ‘너무’ 작은 크기로 논란이 됐다. 새로운 마스크는 후쿠시마현에서 제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굳건했던 30대 유권자들도 아베 정권에 등을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12년 12월 아베 총리 재집권 후 지난달까지 아사히신문이 실시한 111차례의 여론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최근에 30대 이하 유권자의 아베 내각 지지율 저하 경향이 두드러졌다. 30대 유권자 평균 55%가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아베 건강이상설…日정부 “문제 없다” 최근 일본 관가에서는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이 번졌다. 사진 전문 주간지 ‘플래시’는 아베 총리가 지난달 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토혈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4일 “내가 매일 보고 있지만 (아베 총리는) 담담하게 직무에 전념하고 있다. 전혀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제1차 집권 말기인 2007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한 것을 이유로 내세워 총리가 된 지 약 1년 만에 퇴진한 바 있다. 2012년 제2차 집권에 도전할 때 당시의 건강 문제가 불거졌으나 신약 덕분에 완치했다고 주장해 위기를 넘겼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고관대작 집이었다는데… 옹기종기 한옥은 ‘조선 건축왕’ 항일의 상징

    고관대작 집이었다는데… 옹기종기 한옥은 ‘조선 건축왕’ 항일의 상징

    호기심이 없으면 질문이 없고, 질문이 없으면 새로운 발견도 있을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낯익은 것을 낯설게 보기 위한 시도는 새로운 앎과 그걸 통한 성찰의 필수 조건이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0회 ‘삼청동’ 편이 지난 1일 삼청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번 투어는 잘 알려진 곳을 대상으로 했다. 지극히 평범하기에 그래서 더 놀라운 발견이 가능한 곳, 굳이 서울 사람이 아니어도 모르는 이 없는 서울 북촌이 이번 대상지였다. 맹사성 대감의 집터를 포함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한옥 등 조선 시대의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전통문화를 이어 왔다고 알려진 서울 북촌. 과연 북촌은 그렇기만 한 곳일까.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한 이번 투어는 이동은 최소화하되 공간의 맥락은 조금 더 깊게 살펴볼 수 있도록 코스를 잡았다. 시작점은 북촌의 터줏대감 격인 정독도서관. 유심히 살펴보면 현관에 한자로 ‘正讀圖書館’(정독도서관)이라고 걸려 있는 글씨체가 어딘가 낯익다.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이다. 놀랍게도 서울도시계획의 대전환과 관련 있는 흔적이다. 1968년은 그야말로 남북 갈등의 최정점을 찍던 해였다. 그해 1월 21일 김신조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북한 특수부대가 청와대 초입까지 잠입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바로 이틀 뒤엔 원산 앞바다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 함정 푸에블로호와 북한군 간에 교전이 벌어진 끝에 1명의 사망자를 포함한 83명의 승조원 모두가 납치돼 끌려가는 사건이 벌어졌다. 더욱이 그해 말에는 울진과 삼척에 100명이 훌쩍 넘는 무장 공비가 들어와 쑥대밭을 만들어 버리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남북 충돌이 전방만이 아니라 청와대 앞에서, 그리고 경북 지역에서까지, 심지어 미군과의 사이에서도 벌어진 것이었다.●美 남북 충돌에 무관심… 자력갱생 계기로 문제는 미국의 반응이었다. 당시 한국은 미국을 위해 연인원 30만명이 넘는 장병을 베트남에 파병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미국은 한반도에서 벌어지던 이 극한 대결의 순간에 별다른 제스처를 보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이었는데 주요 쟁점이 베트남전에서 가능하면 빨리 발을 빼는 것이었다. 베트남전 조기 종식을 내걸고 당선된 리처드 닉슨 입장에서는 유권자들의 의지를 거슬러 섣불리 확전을 결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박정희 정권을 비롯해 한국민들은 국제 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1968년이면 6·25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15년 정도밖에 안 됐을 때다. 서울 시민의 뇌리에 각인돼 있던 전쟁의 기억 중 가장 강렬했던 것은 도강할 수단이 만만치 않다 보니 피난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던 현실이었다. 그런 면에서 1968년에 연이어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은 시민사회에 분노와 함께 공포심을 주기에 충분했다. 결국 정부가 나서서 시작한 것은 행여 있을지 모를 전쟁과 피난에 대비해 서울 인구의 상당수를 미리 한강 이남으로 분산시키는 것. 당시 영동지구라 불렀던 지금의 강남 개발의 서막이 오르는 순간이었다. 다만 문제는 누구도 강남 이주를 원치 않았던 데 있었다. 개발 도상에 있던 나라의 특성상 중산층을 중심으로 자녀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마련해 주기를 염원하고 있었기에 명문고가 있는 강북을 떠나 강남으로 이주하기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바로 그때 나선 게 박 전 대통령을 위시한 정부와 서울시였다. 당시 최고의 명문고로 이름 높았던 경기고 관계자들을 설득해 지금의 강남구 삼성동으로 옮겨 가는 데 동의를 얻어 냈고, 이후 휘문고와 서울고를 비롯한 명문고들이 강남 일대로 이전해 가게 된다. 그 뒤 벌어진 것은 누구나 아는 이른바 ‘말죽거리 신화’. 한국 사회가 걸어온 남북 대결의 역사를 소리 없이 웅변하는 증거물인 정독도서관이 바로 옛 경기고의 본관 건물이고, 그런 공간이기에 박 전 대통령의 글씨가 남은 것이다. 서울의 경우 평균적으로 지가가 높은 강남과 목동 등이 기본적으로는 학군의 문제와 직결돼 있는 듯하지만, 동시에 남북 분단이라는 현실에서도 자유롭지 않음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다.●1968년 김신조 트라우마로 생긴 연막탄 지주 정독도서관에서 발걸음을 조금 옮기면 또 다른 흔적도 만날 수 있다. 삼청로를 건너 팔판길 16과 30, 31을 연이어 지나다 보면 전봇대처럼 보이지만 전봇대는 아닌 구조물을 만나게 된다. 북촌과 청운동 등 청와대 주변 골목 사이에 있는 연막탄 지주들이다. 대통령 경호와 청와대 경비를 위해 낮에는 연막탄 발사대 지주로, 밤에는 조명탄 발사대 지주로 이용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추정되는 시설물들이다. 총 68개의 연막탄 지주가 확인됐는데 그중 북촌 일대에 산재한 12개의 지주가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됐다. 물론 1968년의 트라우마가 한국 사회에 끼친 영향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혈맹이라고 늘 혈맹일 수 없음을 인식한 한국은 스스로 힘으로 일어서야 했고, 그 과정에서 장교들을 양성하기 위해 제2, 제3사관학교를 개교했고, 후방에서의 군사적인 대응을 위해 제대한 군인들에게 지역 방위를 맡기는 향토예비군을 창설했다. 여성들을 중심으로 반상회를 조직했으며, 교련이란 이름의 교과목을 만들어 학생들도 전쟁에 대비하게 했다. 평상시에는 차량 소통의 목적으로 쓰지만, 유사시엔 각각 십수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방공호 성격의 남산 1, 2호 터널을 팠고, 북쪽 주요 교통로와 하천에 대전차장애물을 설치했으며, 국방과학연구소를 설립해 직접 신무기 개발에 나섰다. 남북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언제 벌어져도 하등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준비한 응전의 증거물들이 북촌 한옥마을 사이사이에 박혀 있을 줄이야. 낯익은 것을 낯설게 보려 할 때 비로소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발견들이다. 그러고 보면 북촌의 한옥도 자세히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몇 안 되는 한옥을 제외한 한옥들이 너무나 비좁아 보이지는 않는가. 북촌로5나길 84 정도의 위치에 서서 한옥 지붕들을 조망하거나 한옥 카페나 식당에 들어가 보면 그야말로 다닥다닥 옹기종기 밀집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고관대작의 주거지로 이름 높았던 북촌이라고 들었는데 그들이 살았던 한옥이 이렇게 작다? 사실 북촌뿐만 아니라 서울 시내 한옥 대부분은 근대의 유산들이다. 북촌로11가길 41 일대를 비롯해 계동길 100-8 일대의 한옥 밀집 지역이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돼 있는데, 이들 역시 일제강점기였던 1930~40년대의 한옥들이다. 물론 일제강점기의 한옥이라고 해서 중요성이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통의 멋스러움과 근대적인 재료와 기능이 결합해 탄생한 새로운 양식으로서 의미가 있다. 나아가 한옥이 이렇게 작아진 연유를 알게 되면 오히려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애초 대형 한옥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 북촌에 이렇게 작은 한옥들이 많아진 것은 정세권(1888~1965)이라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내린 고민의 결과다. 그는 단순히 사업 수완만 좋았던 게 아니라 물산장려운동에 앞장서고 조선어학회에 건물을 지어 기부하는 등 민족정신도 지닌 인물이었다. 그에게 걱정은 대대로 조선인들의 공간이었던 북촌에까지 일본인들의 주거지가 확장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택한 방법이 거대 한옥 부지를 사들여 필지를 쪼갠 뒤 상대적으로 빈약한 조선인의 경제력으로도 살 수 있는 소형 한옥을 지어 파는 것이었다. 그 노력의 흔적이 북촌 일대를 포함해 익선동과 성북동, 창신동, 행당동, 왕십리 등 서울 전역에 펼쳐져 있는 근대식 한옥들이다.●1987년 6·10 민주항쟁으로 헌법재판소 탄생 이번 투어의 종착점은 대통령 탄핵 사건을 거친 뒤 한국인이라면 그 존재를 모르는 이가 없을 헌법재판소였다. 과연 지극히 현대적인 건물이자 기관인 헌재가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된 까닭은 무엇일까. 한국은 광복 이래 삼권 분립을 한다고는 했으나 늘 대통령에 의한 독재가 횡행했던 게 사실이다. 남북 분단의 상황에서 늘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힘이 쏠렸다. 그러나 한국인들이 독재 정권에 힘없이 협조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이승만과 박정희 독재를 거쳐 전두환 정권에 이르기까지 인권 신장과 개인의 자유 증진을 위한 민주화운동이 한시도 멈춘 적이 없었다. 그렇게 피나는 노력의 결과 결국 1987년 6·10민주항쟁을 통해 쟁취해 낸 게 지금의 헌법이다. 또 그 헌법을 토대로 법치주의를 실현해 나가며 입법·사법·행정의 삼권분립을 최종적으로 견제하고 심판하기 위한 기구로서 출범시킨 게 헌재였다. 광복 후 남북 분단이라는 뜻하지 않은 상황이 잉태한 부조리들 속에서 각종 모순을 극복하고자 쉼 없이 달려온 지난 70여년…. 보통 역사 답사를 위해 헌재를 찾을 때면 재동 백송에 시선을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의 오늘과 내일의 민주주의와 관련해 헌재가 갖는 의미를 이해한다면 북촌 투어의 마지막 방문지로 삼을 만하지 않을까. 일상에 매몰되면 내 일상 그 이상도 이하도 보이지 않는다. 또 낯익은 것을 낯익게만 대하면 그 어떤 새로운 지식과 성찰도 불가능하다. 휴가철이라고 해서 꼭 멀리 떠날 게 아니라 내게 익숙했던 공간을 낯선 시각으로 보려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동안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고민과 숙고의 순간을 맞이한다면 그만큼 훌륭한 여행도 없을 듯싶다. 글 권기봉 ‘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11회 서울의 영화(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 ●출발 일시: 8월 8일 오전 10시 마로니에공원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1억명 표심 잃을라… 이틀 만에 ‘틱톡 퇴출’ 거둔 트럼프

    1억명 표심 잃을라… 이틀 만에 ‘틱톡 퇴출’ 거둔 트럼프

    中 소프트웨어 업체 제재 확대 가능성틱톡 “美이용자 서비스 방안 만들 것”中 “가장 추악한 미드” 비난 쏟아내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 모바일 동영상 공유앱 ‘틱톡’의 미국 사업 인수 협상을 다음달 15일까지 마무리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중국 때리기 차원에서 틱톡 퇴출과 인수협상 반대 엄포까지 놨던 도널드 트럼프(얼굴) 대통령이 돌연 태도를 바꾼 건 되레 재선 가도에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MS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며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 신속하게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틱톡 인수에 대해 미 재무부 등에서 안보 심사를 완전하게 받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해 온 ‘미국인 개인정보의 중국 공산당 이전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향후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인수 협상을 감독하며 문제가 있으면 저지할 수 있다. MS는 미국 외 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사업권도 인수할 전망이다. MS의 발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45일간 매각 시한을 줬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협상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거래가 성사되면 MS가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광고에서 몸집을 키우면서 세계 기술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기술 산업의 세계화 시대가 위협을 받게 됐다”고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중국 매체들은 “야만적인 방식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하이테크 산업의 질서 고착화가 틱톡 사냥의 본질”이라며 “이는 21세기 하이테크 경쟁 분야에서 가장 추한 미드 중 하나”라고 일제히 반발했다. 지난달 31일 틱톡 퇴출을 처음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이틀 만에 바뀐 데는 1억명에 달하는 틱톡 이용자의 표심을 놓칠 수 있다는 참모들의 설득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 NBC방송은 틱톡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 젊은 유권자들이 대선에서 대거 반트럼프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틱톡 앱에 반트럼프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보좌관들은 어떻게 대통령을 설득해 MS의 인수협상을 승인하게 할지, 또 틱톡 금지에 따른 정치적 파장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지를 논의했다”며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대통령의 비공식 고문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에게 개입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실제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중국 공산당이 틱톡을 통해 (미국인의) 사적 데이터를 소유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고 싶은 대통령이 옳다”며 “MS 같은 미 기업이 틱톡을 인수하게 하라. 경쟁은 존속시키고 데이터는 중국 공산당의 손에서 벗어나게 한다”고 썼다. MS와 인수협상을 계속하게 된 바이트댄스는 같은 날 밤 성명을 내고 “우리는 엄격하게 현지(미국)의 법률을 준수한다. 적극적으로 법률이 부여한 권리를 이용해 회사의 합법적인 권익을 지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정부가 일방적인 서비스 중단 조치를 취하거나 이해 못 할 이유로 매각 협상에 제동이 걸리면 법적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의미다. 바이트댄스 장이밍 최고경영자도 3일 직원에게 보낸 편지 형식으로 “틱톡이 미 이용자에게 계속 서비스할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다른 중국 소프트웨어 업체로 제재를 확대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국가보안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곧 대통령의 발표를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있는 중국 기업에 대해서는 “틱톡이든 위챗이든 관계없이 무수히 많다”고 밝혔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MS “틱톡 인수 논의, 9월15일까지 마무리”

    MS “틱톡 인수 논의, 9월15일까지 마무리”

    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틱톡’과의 인수협상을 오는 9월 15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MS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의 우려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틱톡의 미국사업 인수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델라 CEO에게 전화를 걸어 틱톡 매각 시한으로 45일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이어 “국가안보 및 보안과 관련해 철저한 검증을 거쳐 틱톡을 인수하고 미 재무부는 물론 미국에 적절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며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와 관련 논의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 이 논의는 MS와 바이트댄스가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통보한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논의는 9월15일 이전에 언제든 끝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MS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서의 틱톡 운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고 당초 3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행정부 반대로 협상이 중단됐다. 하지만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젊은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미 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틱톡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 젊은 유권자들이 대선에서 대거 반 트럼프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틱톡 앱에서도 젊은 계층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발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에 미 공화당 의원들은 틱톡 인수 제동이 야기할 정치적 논쟁과 경제적 파장 등을 우려해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에게 MS의 인수를 허가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바이트댄스는 미국이 중국산 앱에 대한 전방위 제재를 예고하고 나서며 사업 매각에 착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미국 내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달 1일 중 이 같은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었다. 바이트댄스로서는 매각 외에 미국 사업을 유지할 방법이 없게 된 셈이다. 바이트댄스는 3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글로벌 사업을 운영하는 회사”라며 “그런 과정 속에서 매우 복잡하고 상상하기 어려운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정치의 긴장도 상승과 다른 문화와의 충돌, 경쟁상대인 페이스북의 표절과 비방이 그렇다”고 꼬집었다. 바이트댄스는 성명에서 매각과 관련된 얘기를 하지 않았으나, “글로벌화를 포기하지 않고 전세계 시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미국 사업을 부득이하게 매각하게 된다 해도 나머지 글로벌 사업은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다만 틱톡의 글로벌 사업은 이미 여기저기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례로 호주 ABC방송은 2일 호주 국가 정보기관이 틱톡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와 관련된 조사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중국과 국경지역 분쟁을 겪은 인도는 이미 지난달부터 틱톡을 포함한 중국산 앱 수십개를 차단했다. 일본도 틱톡 관련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끓어오르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이웃집 마당에서 성조기가 사라졌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이웃집 마당에서 성조기가 사라졌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이젠 숫제 아니면 말고 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대선 연기를 시사하는 듯한 트윗을 올렸다가 역풍을 맞고 고작 몇 시간 만에 “대선 연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유권자가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부터가 억지다. 백신 출시? 백신 접종 완료? 바이러스 근절? 안전한 시점을 객관적으로 정할 수 있나. 지난 4월 문제없이 총선을 치른 한국의 사례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편투표’라는 안전한 방법도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가 만연할 거라며 우편투표를 결사반대한다. 속내는 선거에 소극적인 청년층과 흑인들이 우편투표로 대거 참여하는 것을 경계함과 동시에 대선 패배 시 불복을 위한 ‘밑장 깔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선의 3대 이슈인 ‘코로나19·경제회복·흑인시위’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일관되게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 지지층에만 메시지를 던진다. 바이러스는 곧 종식되고 경제는 빠르게 회복될 것이며 법과 질서를 바로 세워 급진좌파를 물리치겠단다. 핵심 지지층을 중심으로 ‘샤이 트럼프’(숨은 트럼프 지지자)가 결집해 이변을 낳았던 2016년 대선을 기대하는 것일 테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재확산됐고, 경제회복도 요원하다. 주류 언론은 여전히 공격적이고 최근에는 친트럼프 성향이던 폭스뉴스도 비판에 가세하곤 한다. 지난 6월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야심 차게 재개한 대규모 유세가 흥행몰이에 실패한 것만 봐도 2016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물론 여기에 굴복할 트럼프가 아니다. 연일 각 지역을 방문하고, 코로나19 대응 일일 브리핑을 부활시켰으며, 트위터 정치에 더욱 집중했다. 온갖 반대에도 최근 사실상 사면해준 40년 지기 정치 컨설턴트 로저 스톤은 곧바로 보수 유튜버를 모아 비선 유세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백신 조기개발이라는 ‘한 방’으로 ‘10월의 이변’을 만들려는 듯싶다. 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사와 사전에 백신 물량 확보에 나섰고, 코로나19 완치자들에게는 치료제로 조명받는 혈장 기부를 요청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연말에는 백신이 개발될 거라고 하니 트럼프 대통령이 각종 지원을 해 주고 팔도 약간 비튼다면 대선 전에 백신 출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재선만 바라보며 그가 내뱉는 거친 언사의 진짜 문제는 바뀌어 가는 미국인들의 일상인 듯싶다. 최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한 주민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유로운 사람들의 땅이자 용기 있는 사람들의 고국’이라는 문구가 있는 성조기를 독립기념일날 앞마당에 꽂아 놓았는데 누군가 치워버렸다고 성토했고 댓글이 꼬리를 물며 격한 감정이 실린 싸움이 벌어졌다. 한쪽에서는 ‘좌파는 애국심을 표현하는 것도 용인하지 못한다’, ‘안티파(극좌파) 소행이다’, ‘내 마당의 트럼프 지지 피켓도 뽑혔다’고 했고, 다른 편에서는 ‘보수만 나라를 사랑하는 것으로 이분화하지 말라’, ‘아이들 장난에 왜 난리냐’, ‘빨리 야구가 재개해야지 (이런 데 신경 안 쓰지)’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미국인에게 앞마당 침범은 거주자에 따라서는 총을 들고 나올 수도 있는 사유제의 근간이다. 반면 지레짐작으로 애국심부터 들먹이며 편을 가를 일인가도 싶다. 이방인의 시선에서 미국사회의 분열과 갈등은 매우 심각해 보인다. 지도자의 ‘아님 말고’식 거친 언사, 분열을 조장하는 트윗을 그저 웃어 넘길 수 없는 이유다. 미국은 분열과 상처를 극복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 갈까. 오는 11월 3일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이 답해 줄 것이다.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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