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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일 TV 하이라이트]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올해 ‘이해랑 연극상’을 수상하고 무대를 사르는 열정적인 배우 윤소정. 연극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오가며 개성 넘치는 연기를 선보여온 연기인생.40여년 동안 연극무대를 지켜온 그녀의 연기 세계와 매력은 무엇인가?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 여배우 윤소정을 만나 본다. ●돌발영상(YTN 오후 2시40분) 기존 돌발영상이 유지되면서 격언이나 속담, 사자성어 등을 연상케 하는 상황인 ‘오늘 문득…!’, 화면에 담긴 난해하거나 생소한 말, 어려운 한자 성어들을 풍자적으로 해석해 주는 ‘돌발 사전’,90년대 자료화면을 활용해 과거의 정치상황과 사회 이슈 등을 되돌아보는 ‘해묵은 영상’ 등의 코너를 지켜본다.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최근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유괴사건 등 범죄가 끊이지 않아 아이를 둔 부모들의 심리는 불안하기만 하다. 어린이 행복주간을 맞이해 위험천만한 세상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아이들의 안전상태를 점검한다. 유괴, 미아 등 위험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자신의 외도로 이혼을 결심한 남편. 사이비 종교에 빠진 부인을 정신병원에 입원 시킨다. 그러나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여자는 남편을 간통죄로 고소한다. 멀쩡한 자신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의사에게도 죄가 있다고 주장한다. 남편의 말을 믿고 멀쩡한 여자를 입원시킨 정신과 의사, 죄가 있을까? ●닥터스(MBC 오후 6시50분) 한쪽 눈이 가려진 채 살아가고 있는 14세 성진이.4년 전 엄마가 집을 나가고, 이듬해 뇌졸중으로 아빠마저 돌아가신 후 아동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성진이는 눈 모양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면서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상태다. 과연 성진이의 눈은 치료되고, 다시 마음의 문도 열 수 있을까? ●가요무대(KBS1 오후 10시) 노래 속에 담긴 사연과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갖는다. 송대관의 ‘사랑해서 미안해’, 주현미의 ‘어허라 사랑’, 이용의 ‘사랑의 상처’, 문희옥의 ‘사랑이 남아 있을 때 ’, 강진의 ‘땡벌’, 최진희의 ‘어머니’, 배일호의 ‘당신’, 이혜리의 ‘먼 데서 오신 손님’ 등 시청자들의 사연으로 꾸며지는 노래를 들어본다.
  • [오늘의 눈] 이래도 ‘지승법’ 안 만들건가/유지혜 기획탐사부 기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양지승 어린이를 추모하며 시간을 되돌려 본다. 지승양이 아무 의심 없이 송모(49)씨를 따라나선 40일 전이 아니라, 송씨가 미성년자 약취 유인 혐의로 처벌을 받은 1997년으로 말이다. 단순히 수감과 보호감호에서 끝나지 않고 별도의 격리 조치가 있었고, 강제적인 관리책이 있었더라면 지금쯤 지승양은 친구들과 해맑게 웃고 있지 않을까. 지난 2005년 미국에서 제시카 런스퍼드라는 여자 어린이가 성폭행당한 뒤 살해당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범인은 아동 성범죄 전과자였다. 미국 사회는 이를 계기로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와 전자팔찌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시카 법’을 만들었다. 유괴의심 아동 실종사건이 발생하면 고속도로 등의 전광판과 휴대전화 등을 활용해 신속하게 상황을 전파하는 ‘앰버 경고’ 역시 1996년 텍사스에서 납치·살해된 여자 어린이 앰버 해거먼의 이름을 딴 제도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도입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지난해 용산 초등생 허모양이 성범죄 전과자에게 성추행당한 뒤 잔인하게 살해됐을 때 들끓던 여론은 1년여만에 잠잠해졌고,‘제2의 허양’인 지승양이 희생됐다. 물론 범죄자의 인권 역시 중요하다. 단순히 관련부처나 기관, 정치권에서 방지 대책을 내놓고 무조건 밀어붙인다고 될 일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이런 비극적인 상황을 해결할 보다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지 여부다. 스위스에서는 성폭행당한 어린이의 어머니가 아동 성범죄자를 종신형에 처하자는 입법청원을 냈고, 국민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고 관련 내용이 제도화됐다. 멀기만 한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도대체 몇 명의 어린이가 희생을 당해야 ‘지승 법’을 만들어 날뛰는 ‘성 맹수’들을 잠재울 것인가. 전자팔찌를 넘어서는 보다 강력한 격리 및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 지승양의 목숨을 되돌리기엔 이미 늦었지만, 다른 어린이들을 보호하기에는 늦지 않았음을 명심하자. 유지혜 기획탐사부 기자 wisepen@seoul.co.kr
  • 3차례나 수색한 곳… 왜 못찾았나

    3차례나 수색한 곳… 왜 못찾았나

    양지승(9·서귀북초교 3년)양의 시신이 어떻게 집 근처에서 불과 50m 떨어진 곳에 유기되어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있다. 또 경찰이 유괴를 당했을 수도 있는 어린이 실종사건을 사건 발생 하루 만에 공개수사에 들어갔는지도 의문점으로 남는다. ●살해·유기시점 언제인가 사건 발생 이후 지승양 집 주변에 대한 경찰의 정밀 수색에도 불구하고 지승양이 집과 불과 50m 떨어진 인근 과수원에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 초기 경찰은 지승양의 집 인근 주택과 과수원 등을 대상으로 경찰과 공무원 등을 동원, 세 번이나 정밀 수색을 벌였지만 지승양의 흔적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승양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지승양 실종사건 수사본부가 설치된 중앙치안센터와 2㎞ 정도 떨어진 곳이다. 더구나 지승양이 피아노학원 차량에서 내린 S아파트 주차장과는 20m에 불과한 거리다. 한 주민은 “경찰이 그동안 지승양의 시신이 발견된 과수원 옆 도로에 24시간 상주하다시피 했다.”면서 “경찰이 처음부터 수색을 대충대충 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지승양의 시신이 최근 다른 곳에서 옮겨졌을 가능성에 대해 주민들은 “지승양 실종사건 이후 마을 동네 주민들이 지승양 아파트 주차장에 텐트를 치고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동네를 감시해 왔다.”며 “거의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승양의 살해 및 시체유기 시점도 경찰이 풀어야할 과제다. ●공개 수사 왜 서둘렀나 지승양의 부모는 지난달 16일 지승양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인근 피아노 학원에서 귀가 예정시간인 5시 이후 3시간이 지난 뒤에도 집에 오지 않자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이어 경찰은 실종 접수 하루 만인 17일 공개 수사에 들어갔다. 어린이 실종사건은 통상 유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범인의 금품 요구 이후 일정기간이 지난 후 공개수사를 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지승양의 사례는 예외에 속한다. 이에 따라 경찰이 제주도 지형 특성상 유괴사건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단순 가출사건으로 오판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홍동 주민들은 “지승양 실종사건 당시 인천의 박모 어린이 유괴 살해사건으로 전국적인 관심사였지만 경찰이 금품 요구 등이 없자 안일하게 단순 가출사건 등으로 판단, 서둘러 공개 수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 초등생 실종 40일만에 숨진채 발견

    제주 초등생 실종 40일만에 숨진채 발견

    지난달 16일 집 앞에서 실종된 양지승(9·서귀북초 3)양이 실종 40일 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시신이 발견된 곳이 양양의 집에서 불과 50여m 떨어진 곳이어서 경찰의 실종자 수색작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24일 오후 5시20분쯤 서귀포시 서홍동 S빌라 지승양의 집에서 50여m 떨어진 감귤 과수원 폐가전제품 더미 밑에 검은색 비닐에 담겨 있는 시신을 경찰견이 찾아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승양의 집 근처 과수원 관리사에서 살며 고물상을 하는 송모(49)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지승양 실종 이후 경찰과 공무원, 주민,119소방대원, 군인 등 3만여명을 동원해 수색을 했으나 지승양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하자 최근 지승양 인근 주택에 대해 정밀 수색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안경과 신발 등이 실종된 지승양의 것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보다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 연구소에 DNA 분석을 의뢰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신이 발견된 곳은 경찰이 지승양 실종 이후 세 차례나 집중 수색작업을 했던 곳이어서 경찰의 수색작업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뤄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접수 후 과수원을 대상으로 수차례 집중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아무런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지승양의 시신이 다른 곳에 있다가 최근에 이곳으로 옮겨졌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지승양은 인천 박모군 유괴 살해 사건 이후 실종아동이 발생하면 고속도로와 국도 등의 전광판과 휴대전화 등을 활용해 신속하게 상황을 전파, 실종아동의 조기 발견을 유도하는 ‘앰버 경고(AMBER Alert)’ 1호로 전국적인 관심을 끌어왔다. 경찰은 지승양 실종신고 하루 뒤인 지난달 17일 지승양의 사진 등을 언론에 공개하며 공개수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경찰이 사건 초기에 공개수사를 하는 바람에 지승양이 희생됐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승양은 지난달 16일 오후 5시쯤 서귀포시에 있는 피아노학원에서 교습이 끝난 후 학원 차량을 타고 돌아와 집 앞에 내린 뒤 실종됐다. 이후 오후 8시쯤 아버지 양모(43)씨가 경찰에 실종 신고,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 작업과 함께 탐문 수사를 벌여 왔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짝퉁 술·보석·그림 사라진다

    #장면1 2007년 12월 강원도의 한 스키장. 초보자 이모씨 스키엔 전자 태그가 삽입돼 있다. 그런데 하강하던 중 들어오는 경고 방송.“○○씨 초급자 코스를 이탈해 상급자 코스로 들어섰으니 급경사를 주의하세요!”#장면2 2008년 1월 서울의 한 와인 바. 종업원이 최고급 보르도 와인을 권한다. 즉각 병속에 삽입된 칩을 통해 손님의 휴대전화에 원산지와 제조일자가 공개된다. 이런,‘짝퉁’이다.#장면3 한 남자가 어린 아이를 유괴하려 차에 태운다. 그러나 즉각 근처를 지나던 경찰차의 휴대 단말기로 남자의 몸에 부착된 전자 팔찌속 ‘범죄 정보’가 전달돼 체포되고 만다.●실시간 진품 여부 확인 가능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같은 일들이 곧 현실에서도 일어나게 된다.무선인식(RFID)/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를 이용한 응용 기술이 실생활 속 혁명을 가져다 줄 전망이다. 정부는 20일 권오규 경제부총리 주재로 과천청사에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RFID//USN 확산방안 및 산업경쟁력 강화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올해까지 RFID 태그 칩, 리더 칩 등을 개발하고 내년까지 센서태그 기술을 확보하는 등 2015년까지 응용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할 계획이다.RFID//USN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세계 유수 기업과 공동으로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2010년까지 인천 송도에 ‘글로벌 IT클러스터’도 완공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민간 분야 도입을 확대하기 위해 RFID 활용 우수기업을 발굴해 세무조사를 완화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추진하기로 했다. RFID 기술을 이용하면 보석·귀금속의 진품 여부를 확인하거나 문화재·미술품의 도난을 예방하는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국방 분야의 경우 GP·GOP(전방관측소)나 무기고 등에 경계 병력 없이 무인감시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 한우 고기의 경우 생산에서 유통까지 전 과정을 추적·관리할 수 있어 수입 쇠고기의 부정유통을 막을 수 있다.●산불·하천 범람 등 무인감시 또 산불이나 하천범람, 산사태 등 재해를 감시하거나, 바다속의 용존산소량 등 해양환경의 변화를 파악해 양식장의 오염 등에도 대처할 수 있다. 독거· 치매 노인의 혈압·당뇨 등의 건강정보 측정도 가능하다. RFID//USN 세계시장 규모는 해마다 46%씩 성장할 전망이다. 정부는 국내시장이 지난해 3000억원에서 2012년 5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산자부와 정통부가 마련한 ‘RFID 표준화통합협의회’를 범부처 협의체로 확대 개편할 방침이다.국제표준과 국내표준의 연계를 통한 글로벌 호환성도 확보할 계획이다.아울러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내년까지 암호기술 개발과 보급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RFID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의 약자로 안테나와 칩으로 구성된 태그에 정보를 저장해 사물에 부착한 뒤 그 정보를 무선주파수를 이용해 판독할 수 있는 기술.●USN ‘Ubiquitous Sensor Network’의 약자로 사물·환경정보를 자동 인식할 수 있는 센서를 이용해 시설물 안전이나 환경오염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첨단 네트워크.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소극장서 만난 뮤지컬

    잘생긴 남자 배우 2명과 피아노 한대. 오는 5월13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쓰릴미’의 전부다. 하다 못해 공연 중 박수소리도 없다. 극의 흐름에 방해가 된다며 관객들에게 자제를 당부했다. 1924년 시카고에서 발생한 악명높은 범죄를 바탕으로 만든 ‘쓰릴미’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니체의 초인론에 심취해 범죄를 즐기고, 우정과 사랑이란 이름으로 친구의 범죄에 동조하는 또 다른 젊은이. 게다가 이들이 저지르는 범죄는 최근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유괴이다. 부잣집 자제였던 이들의 범죄 이유는 단지 스릴을 느끼기 위해서. 범죄를 소재로 한 것임에도 관객의 98% 가까이 여성인 것은 배우의 힘이다.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가장 노래 잘하는 뮤지컬 배우로 손꼽히는 류정한. 아직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이지만 강한 매력을 발휘하는 김무열. 두 배우가 뿜어내는 기운에 공연장을 두세 번 찾는 여성팬들이 늘고 있다. 공연이 끝나면 극장에 마련된 공연소개 게시물을 읽는 관객이 장사진을 이룬다. 실제 일어났던 사건인 줄 모르고 공연을 관람했던 이들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희대의 명문이 극 주인공들의 재판과정에서 나온 것을 알고 놀라워하기도 한다. 화려하면서도 힘있는 피아노 선율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두 배우의 치밀한 심리전과 놀라운 반전이 궁금하다면 ‘쓰릴미’에서 즐겨 보시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유괴, 꿈도 꾸지마 !

    ‘유괴, 꿈도 꾸지 마라….’ 1996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납치된 뒤 7시간 만에 살해된 ‘앰버 해거먼 사건’ 이후 미국 정부는 전국 고속도로와 역, 도심 전광판, 인터넷, 방송 등에서 납치된 어린이의 인상 착의와 나이, 이름을 보여 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른바 ‘앰버 경고시스템’은 텍사스주를 시작으로 미국 49개 주에 시행 중이며 지금까지 311명의 어린이를 유괴범의 손에서 구출했다. 프랑스도 올해부터 방송에서 유괴 어린이 정보를 공개해 시민 제보를 받는데 활용하고 있다. 9일부터 우리나라에도 ‘실종유괴아동 앰버 경고시스템’이 도입된다. 경찰청은 서울시와 건설교통부의 협조를 얻어 공개수사 방침이 정해진 실종아동의 신상정보를 지하철과 고속도로, 국도, 교통방송을 통해 신속하게 전파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지하철(1∼8호선) 역내 전광판 3311개와 고속도로 및 국도, 서울시내 고속화도로(강변도로·올림픽대로 등)의 889개 전광판 등에 1회 20자 이내의 실종아동 정보를 굵은 황색 글씨로 띄우게 된다. 교통방송에서는 보다 상세한 내용이 실시간 방송된다. 경찰청은 ‘앰버 경고시스템’의 1호 경고발령 대상으로 지난달 16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실종된 양지승(9·여)양을 선정, 신상정보(제주 9세 여 양지승 실종, 키 135 단발머리 사각안경)를 9일부터 송출할 방침이다. 이금형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유괴범을 끊임없이 압박하는 것은 물론 잠재적 범죄 예방효과도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관련기관의 협조를 얻어 사진까지 내보낼 수 있도록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경찰청과 서울시, 건교부의 ‘실종아동 앰버 경고시스템’ 운영 협약식은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성인실종 수사착수 4~5%뿐

    납치와 유괴 등 어린이 실종사건만큼이나 30∼40대 성인 실종자에 대해서도 수사 시스템 구축 등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성인 실종자의 경우 상당수가 ‘기다리다 보면 들어오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경찰 신고가 늦고, 경찰도 성인 실종자는 범죄 관련성이 적은 단순 가출이 많아 어린이·청소년 가출에 비해 초동 수사에 소홀히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서간 수사 공조체제 없어 비효율적” 지난달 13일 한강 밤섬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공인회계사 손모(47)씨 사건은 실종자 수사 시스템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손씨가 1월23일 사라지자 가족은 이튿날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관할 문제로 경찰서를 옮겨 나흘이 지난 27일에야 수사에 착수했다. 초동 수사가 중요한 실종자 수사 시기를 놓친 셈이다. 2005년 6월3일 울산에서 회사 회식이 끝난 뒤 실종된 나기봉(47)씨 역시 뒤늦은 신고와 수사로 미궁에 빠졌다. 당시 4∼6일이 연휴인 탓에 가족들은 동료들을 수소문하다 5일 오전 1시 파출소에 신고했다. 나씨의 동생(45)은 “경찰에서 ‘연휴라 놀러갔을 테니 기다려 보자.’고 말한 뒤 6일에야 수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2남1녀의 생계를 맡았던 가장이 사라지자 온 가족은 생업을 포기하고 전단지를 돌리고 일대를 헤집고 다녔지만 헛수고였다. 아내와 딸을 필리핀으로 유학 보내고 혼자 살던 ‘기러기 아빠’ 박찬주(55)씨는 2004년 11월14일 오후 8시 친구와 통화한 뒤 실종됐다. 계속 연락이 안 되자 동생(49)이 17일 오후 2시쯤 신고했고, 오후 7시쯤 일산서에서 수사에 나섰다. 동생은 “경찰이 형 사건만 하는 게 아니라 이것저것 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면서 “가출인지 납치인지 판단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전담 수사팀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실종자가 연간 4만∼5만명에 이르지만 경찰서간 공조체제나 실종자 전문 수사팀이 없는 실정이다. 현재 경찰은 가출인 신고가 들어오면 관할서 형사과장 주재로 강력팀장과 여성청소년계장, 현장출동 경관, 보호자 등이 모여 합동심의위원회를 연 뒤 범죄 정황이 뚜렷해야 수사에 착수한다. 과장·허위신고가 많아 무작정 수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담수사팀·공익적 민간조직 연계 필요 경찰 관계자들은 “성인 가출인 신고가 들어왔을 때 수사에 착수하는 비율은 100명에 4∼5명꼴”이라면서 “신고는 쏟아지는데 범죄 관련성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고 인력도 부족하다.”고 털어놓았다.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www.182.or.kr·02-963-1256) 나주봉 회장은 “유영철 사건 이후 실종자 수사 보완책이 나왔지만 그동안 실질적으로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일선 경찰에서 성인 실종자에 대한 수사에 힘을 쏟기 쉽지 않은 만큼 지방청이나 본청에 전담기구를 만들어 관할서에 장비나 인력, 노하우를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마약, 조폭, 과학수사처럼 전문인력을 양성해 상시 모니터링하고 발생시 범죄 관련성을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실종자찾기지원법을 제정해 영국이나 미국처럼 전직 경찰과 전문가로 구성된 공익적 제3섹터(민간조직)가 정부 재정 지원을 받아 수색 도우미로 나선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박창규기자 argus@seoul.co.kr
  • 사라지는 ‘올드보이’들

    사라지는 ‘올드보이’들

    우리 사회의 ‘허리’인 30∼40대 가출·실종인 비율이 급증해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영화 ‘올드보이’의 주인공처럼 어느날 갑자기 가족의 품에서 사라지고 있다.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30∼40대는 10대 등에 비해 가출·실종 신고가 적은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에 신고된 가출·실종인 4만 2269명 가운데 30∼40대가 1만 8821명으로 전체의 44.5%를 차지했다.2006년부터 가출인 기준을 9세에서 14세 이상으로 올렸지만 전체 가출·실종인 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감안하면 2004년 38.5%(2만 4344명),2005년 35.9%(1만 6553명)에 비해 비중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30∼40대 가출·실종은 다른 연령대와는 달리 다양한 이유에서 이뤄지고 있어 정확한 원인 분석이 쉽지 않다. 다만 서민경제 압박과 가족 해체 등 가장으로서의 사회적 부담이 점차 늘어나는 세태가 원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해 경찰에 신고된 가출·실종인은 10대(14∼19세) 9390명,20대 8138명,30대 1만 372명,40대 8449명,50대 3030명,60대 1307명,70세 이상 1583명이다. 납치·유괴 등 범죄 연루 가능성이 큰 10대를 제치고 30대가 가장 많다. 가출·실종된 30∼40대는 하루 평균 51.5명에 이른다. 30∼40대 가출·실종이 사회 문제로 제기된 것은 지난 1월 실종됐다가 지난달 12일 숨진 채 발견된 공인회계사 손모(47)씨 사건이 계기가 됐다. 이 사건은 딸이 인터넷과 TV에 “실종된 아빠를 찾아주세요.”라는 사연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5일 “부검 결과 폐안에서 플랑크톤이 검출돼 익사로 추정된다. 외부 힘에 의한 외상이나 약물 반응은 없었으며 타살로 볼 만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가출이나 자살을 할 이유가 없다.”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30∼40대 가출·실종이 경찰 수사에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홀대받기 쉬운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30∼40대 가출·실종은 10대에 비해 원인이 불분명한 데다 명확한 정황이 없어 5% 정도만이 범죄 관련성이 있다고 추정해 수사하고 있다.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성인 가출인의 5%가량이 범죄 관련성이 있다고 하지만 오차범위 등을 감안해 10%는 수사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30∼40대 실종자가 늘어나는 것은 심각한 상황으로 나머지 연령대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범죄와 연관된 경우를 제외하면 급격한 가족 해체와 노숙자 및 행방불명자 증가, 서민 경제의 압박으로 채무를 피해 주거지를 옮겨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을 함축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경찰에서 그동안 유괴 등 10대 가출에만 관심을 기울인 감이 있다.”면서 “경찰에서도 성인 실종자들을 단순가출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가출인의 가정 환경이나 경제력 등 다양한 원인을 분석해 추적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14) 서예가 마성린의 일생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14) 서예가 마성린의 일생

    임준원과 홍세태, 유찬홍 등의 낙사(洛社) 동인들 이후에도 인왕산과 필운대는 여전히 중인문화의 중심지였다. 위항시인들이 대개 한양성의 서쪽 인왕산에 많이 모여 서사(西社)라는 이름을 썼지만, 고유명사라기보다는 막연한 지칭이다. 최윤창이 ‘이른 봄 서사에서 두보 시에 차운하여(早春西社次杜詩韻)’라는 시에서 “백사에 한가한 사람들이 있어/술을 가지고 와서 안부를 묻네.”라고 한 것처럼 백사(白社)라는 이름을 즐겨 썼다. 최윤창이 지은 시 ‘서사에서 주인 엄숙일에게 지어주다(西社贈主人嚴叔一)’라는 시를 보면, 명필 엄한붕의 아들인 엄계흥의 집에서 한동안 서사가 모였음을 알 수 있다. 지금 그 집터는 없어지고, 필운대 옆의 누상동 활터에 엄한붕이 ‘백호정(白虎亭)´이라고 쓴 글씨만 바위에 새겨져 있다. ●중인의 일대기 평생우락총록(平生憂樂總錄) 백사의 동인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자 모임의 장소가 자연히 김성달의 함취원(涵翠園)으로 바뀌면서 구로회(九老會)로 발전하였다. 마성린(馬聖麟·1727∼1798)과 최윤창·김순간을 중심으로 한 이 모임도 주로 인왕산에서 모였다. 마성린은 대대로 호조와 내수사의 아전을 해오던 집안에 태어나, 넉넉한 살림으로 위항시인들의 후원자가 되었다. 그의 문집인 ‘안화당사집(安和堂私集)’ 뒷부분에는 그 자신이 엮은 연보 ‘평생우락총록(平生憂樂總錄)’이 실려 있어 보기 드물게 위항시인의 생장지와 교육, 교유관계, 모임터를 찾아볼 수 있다. 마성린은 1727년 3월28일 서울 황화방 대정동(大貞洞·지금의 중구 정동) 외가에서 태어나, 외가와 두석동 본가 및 다방동 외종가를 다니면서 자랐다.11세에 동네 친구인 김순간·정택주 등과 함께 인왕산 누각동 김첨지 집에서 글을 배웠다.12세에는 김팽령·원덕홍과 함께 두석동 고동지 집에서 글을 읽었다. 이즈음 문덕겸·최윤벽·최윤창·김순간·김봉현 등의 중인 자제들과 더불어 글을 지으며 놀았다. 이들은 평생 글친구가 되었으며, 나중에 백사와 구로회의 동인이 되었다. 15세에는 첨지 한성만의 여섯째 딸과 혼인한 뒤에 육조동 어귀에 있는 친구 김봉현의 집에서 함께 글을 읽었다.16세에는 유세통 형제와 더불어 유괴정사(柳槐精舍)에서 글씨 공부를 했다. 유괴정사는 필운대 아래 적취대(積翠臺) 동쪽, 첨지 박영이 살던 곳이다. 위항의 예술가들이 모여 예술활동을 하던 곳으로 마성린은 어린 나이에 선배들과 함께 어울리던 기억을 이렇게 기록했다. 매번 꽃이 피고 꾀꼴새가 우는 날이거나 국화가 피는 중양절이면 이 일대의 시인·묵객·금우(琴友)·가옹(歌翁)들이 이곳에 모여 거문고를 뜯고 피리를 불거나, 시를 짓고 글씨를 썼다. 그중에서도 여러 노장들 즉 동지 엄한붕, 사알 나석중, 선생 임성원, 별장 이성봉, 동지 문기중, 동지 송규징, 첨정 김성진, 동지 홍우택, 첨지 김우규, 주부 문한규, 첨지 이덕만, 동지 고시걸·홍우필·오만진·김효갑 등이 매번 시회(詩會) 때마다 나에게 시초(詩草)를 쓰게 하였다. ●겸재 정선에 산수화 배워 선배들이 흥겹게 시를 읊으면, 나이 어린 마성린은 옆에서 받아 썼다. 십여년 글씨공부 끝에 마성린은 명필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중인 예술가들은 꽃이 피거나 꾀꼴새가 울거나 국화가 피면 그 핑계로 모여 시를 지었다. 수십명이 한자리에 모여 같은 제목으로 시를 짓다 보니 아름다운 자연과 즐거운 인생을 노래하는 시들이 수백편씩 쏟아지게 되었다. 필운대풍월이라는 말이 천편일률적인 유흥시라는 뜻으로 전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직을 통해 안정된 수입을 얻은 데다 더 이상 승진할 수 없는 신분적 제한 때문에 유흥에 빠지기 쉬웠던 것이다. 그는 18세에는 필운동으로 이사했으며, 인왕산 언저리에 살던 겸재 정선의 문하에 드나들며 산수화를 배웠다.19세에는 한의학 서적을 보면서 몸조리를 하는 틈틈이 필운동 어귀에 있는 처갓집 노조헌(老棗軒)에서 글과 글씨로 나날을 보냈다. 이때 유세통 형제와 김순간·최윤창·최윤벽 등 여러 친구들이 날마다 이 집에 모여서 시를 지으며 노닐었는데 이 모임이 7∼8년 계속되었다. 24세에는 봄과 여름 동안 여러 친구들과 더불어 인왕산의 명승지인 곡성(曲城)·갓바위·필운대·적취대 등을 찾아다니며 시를 짓고 노래를 불렀다.43세에는 필운대 아래 북동으로 이사하였다. 집안에 정원이 있었으며, 정원 아래에는 초가 삼간이 있었다. 안화당(安和堂)이라고 이름 지은 이 초당에는 시인·가객(歌客)·화사(畵師)·서동(書童)들이 날마다 모여들었다. 48세에는 인왕산의 청풍계·도화동·무계동에서 노닐었으며,49세에는 누각동에 있는 직장 권군겸의 집인 만향각이나 옥류동에서 모였다. 51세에는 신윤복의 아버지인 신한평이나 김홍도 같은 화가들과 함께 중부동에 살던 강희언의 집에 모여 그림을 그리거나 화제(畵題)를 써주었다. ●시·노래·글씨·그림의 유산 ‘청유첩’ 그는 52세 되는 1778년 9월14일에 이효원·최윤창과 함께 김순간의 집인 시한재(是閑齋)에 모여 국화꽃을 구경하며 시를 지으려고 하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거문고를 타는 이휘선과 가객 김시경, 화원 윤도행이 약속도 없이 찾아오자 밤새도록 촛불을 밝혀 놓고 시와 노래, 글씨와 그림을 즐겼다. 이날의 모임을 기록한 시첩이 바로 ‘청유첩(淸遊帖)’이다. 마성린은 그 모임을 이렇게 그렸다. 주인옹(김순간)은 왼쪽에 그림, 오른쪽에 글씨를 걸고 중당에 앉았는데, 맛있는 안주와 술을 차리고 손님들에게 권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마루에 올라 안부 인사를 마친 뒤에 술잔을 잡고 좌우를 살펴보니, 대나무 침상 부들자리 위에 두 사람이 앉아서 바둑을 두는데, 바둑돌을 놓는 소리가 똑똑 들렸다. 왼쪽에 용모가 단정한 사람은 이효원이고, 오른쪽에 점잖게 차려입은 사람은 최윤창이다. 술동이 앞에 한 사람이 있는데, 떠돌아 다니는 분위기로 걱정스럽게 앉아서 춤추는 듯한 손으로 거문고를 탔다. 거문고 소리가 고요하고도 맑았는데, 은연 중에 높은 하늘 신선들의 패옥소리가 들렸다. 이 사람이 바로 세상에 이름난 금객(琴客) 이휘선이다. 그 곁에 한 소년이 또한 거문고를 껴안고 마주 앉아, 그 곡조와 어울리게 함께 연주하였다. 소리소리 가락가락이 손 가는 대로 서로 어울렸다. 길고 짧고 높고 낮은 가락이 마치 둘로 쪼갠 대쪽이 하나로 합치듯 하였으니, 묘한 솜씨가 아니라면 어찌 이같이 할 수 있으랴. 이 사람이 바로 전 사알(司謁) 지대원이다. ●늘그막에 소장품 팔아 위항시인 후원 두 거문고 사이에 한 사람이 의젓하게 앉아서 신나게 무릎을 치며 노래를 불렀다. 노랫소리가 어울려서 그 소리가 구름 끝까지 꿰뚫었으니,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도 모르게 손발이 춤추게 하였다. 노래를 부르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당시에 노래를 가장 잘 부르던 김시경이다. 창가에서는 한 사람이 호탕하고 노숙한 자세로 술에 몹시 취해 상에 기대어 앉았는데, 거문고 가락과 가곡을 평론하던 이 사람은 전회(典會) 유천수였다. 책상 위에 붓과 벼루를 마련하고 그 곁에다 한 폭의 커다란 종이를 펼친 채, 하얀 얼굴의 소년이 베옷에 가죽띠 차림으로 붓을 쥐었다. 이 자리의 모습을 그리는 이 사람은 윤숙관이다. 사알은 액정서의 정6품 잡직인데, 왕의 명령을 전하는 역할을 맡았다. 전회는 내수사의 종7품 관직으로 수입이 많은 경아전이다. 중인 신분의 시인·음악가·미술가·서예가들의 이 모임은 그뒤에도 봄가을마다 시한재에서 자주 모였다. 이듬해인 1779년 3월에는 필운대 아래에 있는 오씨의 화원에서 모였다. 이날의 모임도 역시 청유첩으로 엮어졌다.(필운대 화원 이야기는 9회에 소개) 마성린은 58세에 다시 승문원 서리로 들어갔다. 늘그막에는 집안 살림이 어려워져서 집안에 전해 내려오던 명필들의 작품을 재상 집안에 팔아넘겼다. 가난한 위항시인들의 후원자 노릇을 하기가 그만큼 어려웠던 것이다. 옥류동에 사는 천수경이 1791년에 위항시인 70∼80명을 불러 왕희지의 난정고사(蘭亭故事)를 본받아 풍류 모임을 열자, 마성린도 초청을 받고 나아가 시축에 시를 써주었다. 이때부터 최윤창·김순간 등 서사(백사) 동인들도 자주 옥류동 송석원으로 찾아가 후배들과 어울리면서 위항시사의 주축이 서사에서 옥계사 쪽으로 넘어갔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다음 주에는 대원군시대 가객으로 필운대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던 박효관 이야기를 소개한다.
  • [시네드라이브] 어떻게 좀 안되겠니? 아동·여성 품는 배려

    최근 영화 ‘그놈 목소리’를 두고 모방범죄 논란이 일었다. 유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자 했던 작품의 의도와 다르게 일어난 사건으로 제작진은 물론 일반 관객들도 적잖이 당황했다. 이렇듯 부작용은 뜻하지 않게 발생한다. 교통사고 무서워 자동차를 없앨 수 없는 것처럼 표현의 자유가 침해돼서는 안 된다. 하지만 표현에 있어서 금기가 사라진 시대, 영화 제작자들은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겠다. 특히 여성이나 어린이 등과 같은 ‘마이너리티’를 다룰 때는 더욱 그렇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개봉한 영화의 몇몇 장면은 눈에 거슬린다. ●아이들 보는 데서는 찬물도 못먹는다는데… 강도 높은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 ‘수’에서 가장 무서운 대목을 꼽으라면 초등학생 정도의 남자 아이가 ‘연장’을 사용하는 장면이다. 주인공 태수가 생선회 접시를 나르는 한 아이의 뒤를 밟는다. 잠시 후 심부름을 끝내고 나오는 아이의 손에 날이 하얗게 선 칼이 쥐어져 있다. 이윽고 아이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태수의 다리를 사정없이 후려친다. 잠시 후 다른 아이와 함께 얼음을 찍듯 칼로 태수의 어깨를 찍어 내린다. 태수와 대립하는 구양원의 악랄함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인지는 알겠다. 하지만 영화의 흐름상 굳이 없어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이런 장면은 당황스럽고 가슴 아프다. 물론 영화는 청소년 관람 불가다. 그러나 온·오프라인 상에서 해적판이 나돌고 있는 판에 이런 짧은 장면 하나가 청소년들에게 끼칠 해악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가 흘린 눈물이 용서라면 용서할 수 없다! 여성이 관객층의 다수를 차지하지만 대다수 한국 영화는 남성중심적인 사고를 바탕에 깔고 있다. 남성들의 사랑, 우정, 효심을 위해서 여성들의 권익은 항상 침해당해왔고 그것이 아름다운 결말로 이어지면 별 문제 없이 좋은 영화로 평가를 받아온 게 사실이다. ‘뷰티풀 선데이’에서는 자신을 강간한 남자인 줄도 모르고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하는 비극적인 여자 수연이 나온다. 남편 민우의 비밀을 알게 된 수연이 그를 향해 증오와 분노를 쏟아냈다. 당연했다. 그러면서도 순간 조마조마했다. 혹시 민우를 용서하면 어쩌나. 저렇게 불쌍한 얼굴을 하고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싹싹 비는데 말이다. 결국 그 ‘지독한 사랑’에 의해 꺾이고 말지만 가차없이 돌아선 그녀가 대견했다. 하지만 혼수상태의 수연이 마지막에 떨구는 한줄기 눈물을 보자 도통 헷갈리기 시작했다. 제작진이 밝힌 ‘뷰티풀 선데이’의 의미를 보면 그런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사랑이 용서받는 날’이라니. 그렇다면 그녀의 눈물이 의미하는 것은 용서란 말인가. 사랑의 비극적 종말에 아쉬워하는 관객들에게 여운을 주기 위한 타협이 다소 실망스럽다. 어떤 식으로든 한 사람의 감정·인생을 짓밟고 선 사랑은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 아동과 여성을 좀 더 배려할 수는 없을까.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우리들이 죽음을 말할 때, 그것은 언제나 인간의 죽음에 관한 얘기다. 다른 생물이나 동물의 죽음은 곧 소멸이라서 그 이상 아무것도 얘기할 게 없기 때문이다. 죽음이 곧 인간의 죽음이란 얘기는 단단히 또 똑똑히 강조되어야 한다. 다른 생물은 죽지 않는다. 다만 없어지는 것뿐이다. 잘해야 생명이 주어진 것뿐이다. 인간만이 오직 죽음을 맞는다. 인간은 그 죽음을 생물학적인 사실에서 자유롭게 풀어 놓는 유일한 존재다. 인간에겐 인간 스스로 생물이나 동물이 아니라는 자기 증거를 위해 죽음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것은 죽음이 갖는 지상의 존재 이유 바로 그것이고 가치 그 자체이기도 하다.”(‘김열규의 한국인의 죽음론’중에서) 데자뷰라는 현상은 수세기 동안 인류의 미스터리 중 하나였다. 데자뷔의 느낌은 가끔씩 전혀 생각지 못한 순간에 우릴 찾아와 당혹케 한다. 전혀 모르는 사람과 순간적으로 뜨거운 사랑에 빠지게 될 때, 처음 와보는 장소인데도 마치 내 집 앞마당처럼 익숙하게 느껴질 때, 어떤 일을 전에도 여러 번 해본 것 같은 생각이 들 때 우린 모두 묘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누구나 한번쯤 겪어 봄직한 기묘하고 익숙한 경험. ‘데자뷰(Deja Vu,2006년)’의 제작은 이런 의문에서 시작됐다. 대체 이 느낌은 어디서 오는 걸까? 모든 게 생각의 착각일 뿐일까, 아니면 뭔가 숨겨진 진실이 있는 것일까?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그리고 대체 이 현상이 의미하는 것은 뭘까?. 영화적으로는 러브 스토리와 범죄 스릴러라는 이중 구조 속에서 폭파사건과 죽음의 시공을 넘나들며 사건을 풀어나가는 독특한 구조로 탄생했다. ‘그놈 목소리(2007년)’는 15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압구정동 이형호 유괴살해사건’을 모티브로 한다.1991년 1월29일 압구정동에서 유괴당한 9살 이형호 어린이가 44일 후 한강 배수로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던 이 비극적인 사건은, 범인이 끊임없는 협박전화로 비정하게 부모를 농락했다는 점, 범죄 수법이 경찰의 추적을 유유히 따돌릴 정도로 치밀하고 지능적이었던 점이 당시 세간에 큰 화제가 됐다. ‘개구리소년 실종사건’‘화성연쇄살인 사건’과 더불어 3대 미제사건으로 불린 이 사건은, 당시로선 드물게 과학수사가 진행되고, 지난 15년간 총 인원 10만여명의 경찰 병력을 투입했지만, 범인의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지난 1월 결국 공소시효가 만료됐다.1992년 SBS 다큐 프로 ‘그것이 알고 싶다’의 조연출로 이 사건을 직접 취재하면서 충격과 분노를 느꼈던 박진표 감독은 우리 사회가 이런 비극적인 사건을 쉽게 잊거나 용인하지 않도록 영화적으로 재조명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형사소송법 제249조에 의하면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의 공소시효는 15년으로, 올해 1월 공소시효가 만료된 ‘이형호 유괴사건’은 이제는 인면수심의 범인이 잡히더라도 더 이상 법적인 처벌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믿는다. 진실엔 공소시효가 없다는 것을. 다시 김열규 교수의 글을 인용하며 이 글을 마칠까 한다.“이 세상에 삶만이 있기를 바라는 것은 죽음만 있기를 바라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삶과 마주한 죽음에게 전한다. 죽음아, 이제 네가 말하라!”시나리오 작가
  • 金법무, 유괴범죄등 엄단 지시

    최근 인천 초등학생 유괴·살해 사건으로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성호 법무장관이 19일 전국 검찰에 ‘법질서 확립과 시민 안전확보를 위한 특별지시’를 내렸다. 김 장관은 유괴와 아동상대 폭력범죄, 성폭력, 유해식품 제조·유통 등 국민 안전에 해를 끼치는 범죄를 엄단할 것을 지시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신문은 제목장사다?/전혜영 고려대 국문과 4년

    21세기는 정보화시대다. 정보화시대에서 정보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힘을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다. 바야흐로 21세기는 남보다 많은 정보를 가져야만 블루오션을 찾을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수요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정보의 첨병인 종이매체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대중들이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획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뉴스의 경우 종이신문보다 인터넷신문을 통해 접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종합포털사이트의 메인화면에는 다양한 분야의 뉴스가 계속해서 업데이트된다. 대중들은 이러한 뉴스를 통해 그날그날의 화제를 접하는 경우가 많다. 쉼없이 업데이트되는 뉴스들 중에서 대중들의 클릭 세례를 받는 뉴스는 소위 ‘섹시’한 제목이 달린 뉴스다. 이 때문에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기사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제목을 달아놓는 경우도 종종 있어 누리꾼들 사이에는 ‘낚시(질)’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보수의 오르가즘’ 등의 제목으로 숱한 화제를 낳았던 한겨레21 전 편집장인 고경태씨가 “신문은 제목장사다.”라고 말한 것처럼 제목은 기사의 가독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최근에는 신문의 제목만을 읽는 ‘제목 독자’들이 늘어나면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자 서울신문 1면 톱기사의 제목은 ‘교육비, 거침없는 하이킥’이었다. 최근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원용한 제목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물가상승률과 교육비 상승률을 비교했을 때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기사의 주제가 제목에 잘 드러나 의미 전달 측면에서도 좋았던 제목이었다. 비슷한 사례로 16일자 7면의 ‘제2의 그놈 목소리에 당했다’도 역시 눈에 띄었다. 인천 초등학생 유괴 살인사건을 다룬 기사로 영화 ‘그놈 목소리’의 포스터와 같은 글씨체를 사용해 단숨에 기사를 읽어내려 가도록 만든 제목이었다. 같은 날 4면의 “정형근 ‘’”은 한나라당의 대북정책 변화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정형근 의원의 조심스러운 행보를 표현하기에 알맞았다. 반면에 아쉬움이 남는 제목들도 눈에 띈다.12일자 24면 ‘대선후보군 중 왕사주 가진 이 1∼2명 있다’는 얼핏 역술과 관련한 전면광고로 보일 여지가 있는 제목이다. 국회의원에서 역술가로 변신한 인물의 삶과 가치관에 대한 전체 인터뷰 내용과 제목의 연관성이 부족해 기사 자체가 대선을 의식하고 쓴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14일자 1면의 “재소자, 철학강의 30분만에 ‘저기요’” 역시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제목이다. 전체 기사 내용은 클레멘트코스의 일환인 교도소 재소자 철학강의에서 서먹했던 수업분위기가 30분만에 질문을 할 만큼 좋아졌다는 것인데 제목을 보면 ‘저기요’라는 말에서 망설임이 묻어나 재소자들이 철학강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곁들인 삽화 역시 강단에 인문학이라는 말이 쓰여 있고 재소자들이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을 그려 독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같은 날 16면 ‘영역파괴 디지털제품, 봇물’과 20면의 ‘UCC업계 참여형 홍보 이벤트 봇물’은 말 그대로 ‘봇물’이 반복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기획에 따라 각 면이 제각각이라 하더라도 ‘서울신문’이라는 제호 아래 편집의 일관성을 지키는 게 신문의 기본이 아닐까 싶다. 이런 측면에서 같은 날짜의 신문 제목에 같은 관용구가 반복되는 것은 성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제목은 독자에게 기사를 찾아가게 하는 나침반과 같다. 독자는 제목을 통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기사를 찾고 정보를 취사선택하게 된다. 정확하고 눈에 띄는 ‘명품헤드라인’으로 독자들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서울신문이 되길 바란다. 전혜영 고려대 국문과 4년
  • 혹시 이 어린이도?

    혹시 이 어린이도?

    인천 어린이 유괴사건에 이어 제주에서는 학원에서 귀가하던 초등학생이 사흘째 실종됐다. 충남 공주에서는 교통사고로 숨진 아내의 사망보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장애인 아버지가 공범과 함께 10살 짜리 친딸을 납치했으며 전남 여수와 전북 전주에서도 자녀 납치 사기사건과 납치 오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18일 제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실종된 양모(9·서귀북초교 3년)양을 찾기 위해 경찰과 군인, 공무원, 주민 등 500여명이 사흘째 양양의 집 주변 야산과 과수원 등을 샅샅이 수색했으나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다. 경찰은 양양을 납치했다며 금품을 요구하는 전화가 아직 없는 것으로 미뤄 일단 유괴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납치 등 범죄와 관련된 실종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양양의 어머니 박모(39)씨는 “평소 집과 학교, 학원밖에 모르는 아이”라며 “제발 하루빨리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양양은 지난 16일 오후 5시쯤 서귀포시 모 피아노학원에서 교습을 마친 후 학원차량을 타고 서홍동 모 빌라 자신의 집 앞에서 내린 뒤 소식이 끊겼다. 키 135㎝, 몸무게 30㎏인 양양은 실종 당시 모자가 달린 갈색 운동복과 검은색 단화, 네모난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날 충남 공주경찰서는 특가법상 약취유인 등 혐의로 박모(48·정신지체 2급)씨와 공범 전모(47)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7일 오전 11시30분쯤 충남 공주시 이인면 주봉리의 한 도로변에서 학교를 마치고 귀가하던 박씨의 딸(10)을 납치해 대전 서구 오동의 전씨 집 인근 야산 개 사육장에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박씨는 정신지체 2급 장애인으로 지난 1999년 아내가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면서 딸의 양육을 처가에서 맡아 왔고,2004년 결국 아내가 숨지자 보험금 2억원가량이 지급됐으나 이 또한 처가에서 관리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초등생 박모(8)군 납치·살해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박군이 납치된 장소인 송도국제도시 K상가 앞길과 살해장소인 인천 남동공단 유수지 등에 대한 현장검증을 19일 실시하기로 했다. 전남 여수에서는 자녀를 납치했다며 금품을 요구하는 전화 사기사건이 발생했다.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17일 오후 5시쯤 여수시 여서동 김모(55·여)씨가 아들(27)을 납치했다는 전화에 속아 현금 500만원을 송금했다. 전북 전주에서는 10대 소녀들이 여중생 2명을 8시간 동안 여관 등지로 끌고 다니는 바람에 납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영화 ‘그놈 목소리’개봉 이후 각종 모방범죄가 극성을 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전국종합 kkhwang@seoul.co.kr
  • 법원, 8세여아 유괴범에 중형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에서 8살짜리 초등학생을 유괴했다 4시간여 만에 검거된 유괴범에게 중형이 선고됐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김동오)는 8살짜리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해 4시간30분 동안 감금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약취·유인 및 감금)로 구속 기소된 송모(34)씨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초등학생인 피해자를 약취한 다음 안전을 염려하는 부모의 애타는 심정을 이용해 다액의 돈을 요구하고 감금한 것으로서, 죄질이 중하고 범행으로 인한 피해자의 정신적 충격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범행 과정에서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았고, 피해자를 약취한 후 별다른 위해를 가하지 않은 점, 범행으로 취득한 이익이 없는 점,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송씨는 지난해 12월21일 오후 2시쯤 서울 강남의 모 초등학교 옆 골목길에서 이 학교 2학년생 A양의 입을 막고 유괴, 승용차에 태워 자신의 어머니의 집으로 데려간 뒤 피해자 어머니에게 3차례 전화해 8000만원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다.당시 경찰 조사 결과 9000만원의 빚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송씨는 납치한 A양의 발목을 청테이프로 묶어 잠을 재우고 승용차에 강제로 태워 돌아다녔으며 서울 강서구의 공중전화에서 협박 전화를 걸다가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살아있는 애 유수지 던졌다”

    지난 11일 발생한 인천 초등생 유괴사건 용의자 이모(29)씨는 “살려 달라.”고 울면서 애원하는 박모(8)군을 산 채로 유수지에 던져 잔인하게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16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이씨로부터 “유괴한 당일 밤 박군의 손발을 테이프로 묶은 뒤 포대에 담아 인천 남동공단 유수지에 던져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이씨는 당초 박군을 목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유수지에 유기할 생각이었으나 박군이 울면서 “아저씨 왜 그래요. 살려 주세요.”라고 애원하자 그냥 산 채로 유수지에 던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경찰에 체포된 후 처음에는 “시화지구의 공중전화에서 박군 부모에게 전화할 때 박군이 도망갔다.”라고 주장하다가 “테이프로 박군의 입을 막고 차 뒷좌석에 뒀는데 나중에 보니 숨져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16일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에서 박군의 사인이 ‘익사’로 나와 추궁하자 더 버티지 못하고 이같은 사실을 실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는 범행계획 단계부터 완전범죄를 노리고 어린이를 유괴한 뒤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괴 5시간 후인 오후 6시 30분쯤 시신을 유기할 때 사용할 목적으로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의 모 카센터에서 포대를 구입했다.30분 뒤에는 소래대교 부근에서 휴대전화로 “아빠 보고 싶어요.”라는 등의 박군 목소리를 녹음했다. 이어 박군을 살해할 장소를 찾아 경기도 부천, 시흥과 인천 남동구 일대를 돌아다니다 오후 11시 30분쯤 인적이 드문 남동공단 유수지에 빠뜨려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군이 살해된 시점은 이씨가 연수·남동구 일대 공중전화에서 7차례나 박군 집에 협박전화를 한 뒤여서 경찰이 발신지 추적 등을 통해 현장수사에 박차를 가했더라면 박군이 살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한편 이씨의 범행수법이 영화 ‘그놈 목소리’와 비슷하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으나 이씨는 이 영화를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군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버려졌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박군의 아버지는 “차가운 물에 아이를 던져 버리는 그렇게 나쁜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박군 장례식은 16일 오후 빈소가 차려진 인천적십자병원에서 치러졌다. 관이 옮겨지는 순간 박군 부모와 누나가 관에 매달려 한참 동안 울부짖자 친지들도 울음보를 터뜨려 빈소는 눈물바다로 변했다. 박군 시신은 집, 다니던 M초등학교, 교회를 차례차례 돈 뒤 인천가족공원 화장터에서 화장, 납골당에 안치됐다. 경찰은 오는 19일 납치 장소와 남동공단 유수지 등 이씨의 범행경로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하기로 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그놈 목소리’ 모방범죄 논란…폭력범죄 모방 ‘친구’가 대표적

    영화 ‘그놈 목소리’가 인천 초등생 박모(8)군 유괴사건의 범죄행태에 영향을 줬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모방범죄 논란이 일고 있다. 박군 아버지는 15일 “아들이 유괴된 지난 4일 동안 유괴범의 협박전화를 계속 받으면서 이번 사건이 얼마 전 상영된 영화 ‘그놈 목소리’와 거의 모든 것이 일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유괴범의 목소리와 음성톤이 TV에서 봤던 그 영화속 범인 목소리와 너무나 똑같아 곁에 있던 형사들에게 ‘그 범인이 다시 나타난 게 아니냐.’고 묻기도 했을 정도”라고 밝혔다. 범죄를 다룬 영화가 흥행의 성공과 화제를 낳았으나 의외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이 사건이 벌어지기 전 전주에서 벌어진 아버지를 상대로 한 납치자작극의 범인도 이 영화를 보고 흉내냈다고 자백하기도 했다. 이처럼 영화나 TV, 소설, 사건사고를 다룬 보도 등이 모방범죄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 다시 한번 제기되고 있다. 모방범죄 논란이 심했던 영화는 ‘친구’. 당시 관객 800만명을 넘기며 성공을 거둔 반면 지나친 폭력성 묘사로 청소년들이 폭력범죄를 흉내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각종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범죄의 유형을 본뜬 또 다른 범죄가 단지 어느 한 작품에 의한 것이라고만 볼 수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영화제작사 관계자는 “우리의 뜻은 당연히 유괴범을 잡자는 것이었다. 이 사건에 대해 어떤 식으로 말한다 해도 피해 가족에게는 가슴 아픈 말일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사건이 ‘그놈 목소리’를 모방한 것 같다는 견해가 전해지자 누리꾼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모방범죄를 우려해 영화도, 드라마도 만들지 않을 수는 없지 않은가.” “교통사고가 난다고 자동차를 없앨 수 없는 일”이라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그러나 “‘살인의 추억’ 이후에도 모방범죄가 나왔는데 이 영화를 보고서도 불안했다.”는 지적도 적잖았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제2의 그놈 목소리에 당했다

    제2의 그놈 목소리에 당했다

    지난 11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서 유괴된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는 “아빠 보고 싶어요.”라는 말만 남긴 채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인천연수경찰서는 15일 용의자 이모(29·인천시 연수구 연수동·견인차 운전사)씨를 긴급체포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영리약취 유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범행 용의자 이씨는 지난 11일 오후 1시30분쯤 송도국제도시인 송도동 K아파트 상가 앞에서 교회 예배를 보고 귀가하던 중 상가로 게임기를 사러가던 박모(8·초교 2년)군에게 다가가 길을 묻는 척하며 자신이 운전하는 견인차량에 태워 납치했다. 전과 3범인 이씨는 아파트 구입비와 유흥비 등으로 진 빚 1억 3000만원을 갚기 위해 이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박군 집으로부터 3㎞가량 떨어진 연수동에 24평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으며, 아내(31)와 11개월된 아들을 두고 있다. 이씨는 박군으로부터 부모 직업과 집 전화번호를 알아내고 포장용 테이프로 이군의 입을 막고 손발을 묶은 뒤 오후 2시45분쯤 인천 남동공단 공중전화에서 박군 어머니 임모씨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를 데리고 있으니 수요일까지 1억 3000만원을 준비하라.”는 협박전화를 걸었다. 이씨는 오후 10시51분쯤 경기도 부천 상동신도시 공중전화에서 7번째 협박전화를 하고 인천으로 돌아오던 중 뒷좌석에 있던 박군이 질식사한 것을 발견하고,12일 0시10분쯤 인천 남동공단 유수지에 시신을 유기했다. 이씨는 이후에도 검거되기 전날인 13일 낮 12시까지 공중전화와 훔친 휴대전화로 모두 16차례에 걸쳐 위치를 바꿔가며 박군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녹음해둔 “아빠 보고 싶어요.” “아빠 나 데려다 준대.”라는 박군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돈을 요구했다. 박군 부모는 13일 0시11분쯤 연수구 선학동 공영주차장에 있는 1t트럭 적재함에 현금 1억원이 든 돈가방을 놓고 돌아왔으나 이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수사와 문제점 경찰은 이씨가 사건 발생 다음날인 12일 낮 12시19분쯤 연수구 청학동 공중전화에서 8번째 협박전화를 하고 나오는 모습을 건너편 상가건물 옥상에 설치된 CCTV를 통해 확보했다. 이어 3분 뒤 인근 아파트에 설치된 쓰레기투기 감시용 CCTV가 이씨의 견인차를 찍었다. 경찰은 견인차 운전사들을 탐문한 끝에 14일 오후 2시30분쯤 자신의 차량에서 잠을 자던 이씨를 검거했다. 하지만 이씨가 집중적으로 협박전화를 한 연수구에서 활동하는 견인차가 10여대에 불과해 결정적 단서를 확보한 뒤에도 검거까지 2일이나 걸려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경찰은 이씨가 주로 공중전화로 협박전화를 해 연수구 일대 공중전화 600여대에 경찰관을 배치했는데도 이씨를 검거하지 못했다. 특히 경찰서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공중전화에서도 전화를 걸었는데 경찰은 현장에서 이씨를 검거하는 데 실패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씨가 협박전화를 짧게 해 현장검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씨의 자백을 토대로 남동공단 유수지에서 사건 발생 나흘 만인 15일 오전 6시쯤 빨간색 포대자루에 싸여 있던 박군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씨가 박군을 유괴한 6시간 뒤에 목소리를 녹음하고 포대자루를 준비한 점 등으로 미뤄 박군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 ●박군 주변 졸지에 변을 당한 박군의 아버지는 고교, 어머니는 초등학교 교사다. 박군은 외아들이며 초등학교 4학년인 누나가 있다. 박군의 아버지는 “이번 사건은 얼마 전 상영된 영화 ‘그놈 목소리’와 거의 일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우리 아이는 사악한 모방범죄의 희생양이며 우리 아이가 아니면 다른 아이가 희생됐을 것이다. 왜 그런 영화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비통해했다. 박군의 담임교사 이모(58)씨는 “학기 초인데도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공부도 잘하는 모범생”이었다며 “적극적이고 명랑했던 박군이 이런 변을 당하다니 믿을 수 없다.”며 침통해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타임지 ‘세기의 범죄’ 25건 선정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악명높은 세기의 범죄 25건을 선정했다.1927년 최초로 대서양 단독 횡단비행에 성공한 찰스 린드버그 아들의 유괴사건 75주년을 맞아 발표했다. 타임 인터넷판은 2일(현지시간) 대량 학살, 암살 등은 제외했고 충격적인 개인범죄가 대상이라고 밝혔다. 1932년 3월 뉴저지에서 찰스 린드버그의 20개월된 아들이 유괴됐다.5월 린드버그 자택 인근 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될 때까지 미국, 유럽 언론이 연일 속보를 전했다. 독일 출신의 범인 브루노 하우프트만은 사형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은 어린이 유괴범에 최고 사형까지 언도할 수 있는 린드버그법을 제정했다. 잘 생긴 외모, 명석한 두뇌와 유머감각으로 ‘연쇄살인의 귀공자’로 불린 법대생 테드 번디는 미국 70년대의 대표적인 살인마였다. 무려 36명의 젊은 여성이 살해됐고, 번디는 1989년 사형됐다. 과학계도 희대의 범죄가 존재한다. 인류 조상 화석을 조작한 ‘필트다운 사기사건’이다.1912년 영국 필트다운 지방의 인류학자 찰스 도슨은 오랑우탄 턱뼈와 현대인의 두개골을 본드로 붙인 뒤 초기 인류라고 발표했다. 사기극은 도슨 사후인 1953년에야 드러났다. 또 하버드대 출신의 수학 천재로 버클리대 교수를 지낸 시어도어 존 카진스키 전 교수의 범죄도 충격으로 꼽힌다.1978∼1995년 `유나바머´로 알려진 그의 우편물 폭탄으로 모두 3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했다. 그는 1998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 1994년 전처와 그의 애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미식축구 스타 O.J. 심슨,1997년 마이애미에서 살해된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지아니 베르사체 등도 주목받았다. 1911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도난 사건,2004년 노르웨이 뭉크 미술관의 ‘절규’ 도난 사건도 세기적 범죄에 꼽힌다. 이 밖에 야망에 불타는 1명의 딜러로 인해 파산까지 이르게 된 영국 베어링은행 사건,1999년 고교생 2명이 교내에서 13명을 총으로 살해한 미국 컬럼바인고교 총기난사 사건도 포함됐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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