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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대통령 ‘5·18 망언’에 분노 “나라 근간 무너뜨리는 일”

    문 대통령 ‘5·18 망언’에 분노 “나라 근간 무너뜨리는 일”

    “지금 국회와 정치권 일각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거나 북한군이 남파됐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왜곡·폄훼하는 것은 우리 민주화 역사와 헌법 정신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최근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의 ‘5·18 망언’으로 인한 파문을 강하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회의에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각기 다른 생각에 대한 폭넓은 표현의 자유와 관용을 보장한다”면서도 “그러나 표현의 자유와 관용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거나 침해하는 주장과 행동에까지 허용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많은 희생을 치렀고 지금도 아픔이 가시지 않은 민주화운동을 대상으로 오직 색깔론과 지역주의로 편을 가르고 혐오를 불러일으켜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행태에 대해 국민이 단호하게 거부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은 1990년의 광주 민주화 운동 보상법, 1995년의 5·18 민주화운동 특별법, 2002년의 5·18 민주 유공자 예우법 등 국회가 제정한 법률을 통해 민주화운동으로 규정되고 보상 대상이 됐으며, 희생자와 공헌자를 민주화 유공자로 예우하게 됐다”면서 “1997년부터 5·18이 민주화운동 국가기념일이 된 후 역대 정부는 매년 그날 국가기념식을 거행하며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계승을 천명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한편으로는 지금의 대한민국 헌법은 4·19 혁명, 부마 민주화 항쟁, 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 정신의 토대 위에 서 있다”면서 “그 민주 이념을 계승해 민주공화국과 국민주권, 자유민주주의를 선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금 국회와 정치권 일각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거나 북한군이 남파됐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왜곡·폄훼하는 것은 우리 민주화 역사와 헌법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결국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회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자기부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참여한 간사회의가 열렸지만 계류 중인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의 징계안이 여야 간 이견으로 윤리특위에 상정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세 의원의 징계안을 먼저 다루자는 의견을 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서영교·손혜원 의원 징계안도 함께 다뤄야 한다며 팽팽히 맞섰다. 윤리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윤리특위에 회부된 징계안건 등을 처리하기 위해 다음 달 7일 전체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면서 “상정할 안건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오는 28일 간사회의를 다시 열어 안건을 확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주말 금남로 모인 3000여명 “더이상 5·18 왜곡·폄훼 말아야”

    발포 거부 故안병하 치안감 아들 등 참석 지만원 구속·김진태 등 3인방 퇴출 요구 ‘5·18 공청회 망언’을 규탄하는 광주 범시민궐기대회가 지난 16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 거리에서 열렸다. ‘자유한국당 3인 망언의원 퇴출과 5·18 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을 위한 광주범시민운동본부’가 주최한 이날 궐기대회에는 이용섭 광주시장과 광주·전남을 지역구로 둔 여야 국회의원을 비롯해 5월 단체, 시민사회단체, 광주시민 등 3000여명(주최 측 추산 1만명)이 모였다. 5월 항쟁 당시 발포 명령을 거부한 고 안병하 치안감의 아들 호제씨와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존 인물 김사복씨의 아들 승필씨도 궐기대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날 집회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시작해 5·18 왜곡에 앞장서 온 지만원씨 구속과 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퇴출 등을 요구하는 발언과 문화행사로 진행됐다. 이 시장은 대회사에서 “80년 총칼의 학살이 망언의 학살로 이어지고 있다”며 “광주시민 모두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가지고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더이상 5·18을 왜곡·폄훼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책임을 묻고 역사왜곡처벌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행동으로 보여 달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 민주평화당 장병완 의원 등도 단상에 나와 규탄 발언을 이어 갔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5월 단체 관계자들은 시민들에게 주먹밥을 나눠 주며 5월 항쟁 당시의 모습을 재연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한국당 망언 국회의원 3명과 지씨의 사진이 담긴 대형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 행사를 연 데 이어 5·18 민주광장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광주 세무서까지 왕복 2㎞ 구간을 행진했다. 앞서 극우단체 회원 50여명은 범시민궐기대회가 열리기 3시간 전인 오후 1시쯤 금남로 4가에서 5·18 유공자 명단공개를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을 열었다.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시위대를 에워쌌지만 5월 단체와 시민들은 무대응으로 일관해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민운동본부는 오는 23일 서울 광화문 광장 또는 국회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유관순 서훈 격상’ 딜레마에 빠진 정부 정책

    ‘유관순 서훈 격상’ 딜레마에 빠진 정부 정책

    “유 열사는 대표 여성독립 운동가… 저평가 우려”“이름 없는 유관순 수없이 많은데… 형평성 훼손”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유관순(1902~1920) 열사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총리가 ‘이번 3·1절을 맞아 유 열사의 서훈을 상향 조정하면 국민께 좋은 선물이 될 것‘’라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는 보도(서울신문 2019년 1월 28일자 1면)가 나오면서부터다. 유 열사의 고향인 충남지역을 중심으로 “1919년 3·1운동 당시 천안 아우내장터 만세 시위를 주도하며 일제의 억압 통치에 저항했던 그의 업적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하지만 학계의 반응은 매우 신중하다. 유관순이 우리나라 독립운동계를 대표할 인물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훈을 높여야 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이 문제를 두고 국회에서 토론회까지 열렸지만 만족할 만한 해법이 나오지 않았다. 정부는 ‘여성 독립운동가로서 유 열사가 갖는 상징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당위와 ‘국가 상훈제도의 엄밀성과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는 현실 사이에서 갈 길을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빅데이터 인지도 4위… 안중근 수준 돼야” 그는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3·1운동의 상징적 존재임에도 서훈은 건국훈장 5단계 가운데 3등급에 그쳐 꾸준히 저평가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 13일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실 주최로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유관순 열사 서훈등급 격상을 위한 국회 대토론회’에서 시민들은 유 열사에 대한 서훈 격상 요구를 쏟아냈다. 토론장을 가득 메운 청중은 “삼월 하늘 가만히 우러러보며 유관순 누나를 생각합니다”로 시작하는 유관순 노래(강소천 작사, 나운영 작곡)를 제창했다. 유 열사의 서훈 격상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홍 의원의 개회사에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자신을 ‘유 열사의 이화학당 36년 후배’라고 소개한 박인숙 유관순정신계승사업회장은 “유 열사의 희생정신은 인권 존엄의 영웅 정신”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유 열사의 서훈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1등급)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한국 독립운동사에서 갖는 상징성에 비해 등급이 너무 낮아 건국훈장 1·2등급만 받는 대통령 헌화도 받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이들의 주장대로 유 열사의 인기는 매우 높다. 지난해 국가보훈처가 최근 5년간 뉴스·블로그·트위터 등 빅데이터 139억건을 분석한 결과 유관순은 모두 38만 6844번 언급돼 안중근(1879~1910·106만 5844번)과 김구(1876~1949·64만 8084번), 윤동주(1917~1945·56만 1228번)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여성 독립운동가 중에서는 압도적인 1위다. 유 열사가 서훈된 1962년은 박정희(1917~1979) 전 대통령이 5·16 쿠데타(1961) 뒤 정권 정당화 기틀을 마련하고자 독립유공자를 발굴해 건국훈장을 수여하기 시작한 때다. 당시 문교부 산하 공적조서위원회는 저명한 독립운동가 204명에게 건국훈장을 수여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김구와 만주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1841~1909)를 저격한 안중근, 상하이 홍커우공원에 폭탄을 던진 윤봉길(1908~1932) 등이 1등급 훈장을 받았다. ●“독립운동 평가 여성에겐 유독 박해” 유관순은 1902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나 감리교 선교사 엘리스 샤프(1871~1972)의 소개로 1915년 서울 이화학당에 입학했다. 1919년 발발한 3·1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천안 아우내장터 만세 시위를 주도하다가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됐다. 그는 모진 고문에 방광이 터지는 중상을 입고 고통받다가 1920년 9월 서대문 형무소에서 18세의 나이로 순국했다. 공적 조서를 보면 그가 옥중에서도 만세를 부르는 등 애국정신이 남달랐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독립운동 서훈 공적 심사는 수형 기간과 독립운동 성격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유 열사가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 활동 기간이 짧았고 당시 그와 비슷한 처지에 있던 이들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해 인지도에 비해 다소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장도 이 점을 지적했다. 유 열사를 비롯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역사적 공훈이 대체로 낮게 평가됐다는 것이다. 당시 여성이 독립운동 지도자로 부각되기 어려웠던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하지 않고 독립운동 리더급 인물 중심으로 서훈 대상자를 발굴한 탓에 여성 운동가들의 공적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지금껏 1등급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은 여성은 중국인 쑹메이링(1897~2003)이 유일하다. 대만 총통 장제스(1887~1975)의 부인으로 한국광복군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독립운동 공로를 인정받아 1966년 서훈됐다. 아직까지 국내 여성 독립운동가 중 1등급 서훈을 받은 이는 없다. 남자현(1872~1933)이 건국훈장 대통령장(2등급)을 받아 가장 높다. 그는 3·1운동 당시 중국 둥베이(만주) 지역으로 건너가 무장단체 서로군정서에서 활동했다. 일본군 장교를 암살하려다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영화 ‘암살’(2015)에서 전지현이 맡았던 ‘안옥윤’이 그를 모델로 한 것이다. 지난해 말까지 독립유공 서훈을 받은 여성은 모두 357명이다. 이 가운데 쑹메이링과 남자현을 뺀 나머지는 3등급 이하다. 심 소장은 “유 열사의 훈격 상향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동시에 다른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역사적 공로도 재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상훈법에 따르면 일단 정해진 서훈은 조정될 수 없다.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공적이 추가로 발굴돼 새로 추천을 받지 않는 한 유 열사의 서훈 격상은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두 가지 해법을 내놨다. 하나는 상훈법을 개정해 후대에 역사적 평가가 달라졌다면 서훈을 다시 조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홍 의원을 비롯해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이런 내용을 담은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또 하나는 기존 상훈법을 바꾸지 않고 유 열사의 서훈만 올리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다. 지난달 박완주 민주당 의원이 이런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학계 “당시 ‘제 2의 유관순’ 수없이 많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그의 서훈을 높이는 것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저 국민들이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정확한 근거 없이 훈장 등급을 높이겠다는 것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라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가 유 열사의 서훈을 높여야 한다는 쪽으로 치우치자 역사학자인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은 “토론회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윤 전 총장은 “정치인들은 (유 열사의 서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학자는 아니다. 학계에선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객석에서 “방금 한 말에 대해 사과하라”는 야유가 쏟아졌다. 반대로 일부 시민은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왔더니 토론회 주최 측이 사실상 답을 정해놨더라. 이것이 무슨 토론회냐”며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독립운동사를 연구한 김주용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교수는 이 문제를 냉철한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17일 “1919년 3월 1일 당시 일제에 항거하다가 사라져 간 ‘유관순’ 같은 학생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면서 “한국 최초의 여성 의병지도자로서 25년 넘게 항일활동에 전념한 윤희순(1860~1935)도 5등급인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는 데 그쳤다. 상징성 차원에서 유 열사의 서훈만 상향하겠다는 것은 오히려 3·1운동 정신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유관순이 ‘한국의 잔다르크’로 불릴 만큼 독립운동의 대표적 인물이 된 데에는 이화여대의 대대적 홍보가 결정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가 대한민국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3·1운동 직후가 아니다. 해방 뒤 친일파 척결 논의가 시작된 1948년 9월부터다. 이때 제헌의회가 친일파 처벌을 위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가동해 이화여자전문학교(현 이화여대) 교장 김활란(1899~1970)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는 제자들에게 위안부 지원을 독려할 정도로 일제의 충실한 ‘나팔수’였다. 반민특위가 그를 처벌하려고 하자 이대 측은 ‘친일학교’ 오명을 쓰게 될까 봐 걱정이 컸다. 학교 이미지를 쇄신할 무언가가 필요했고 수소문 끝에 학교 동문 유관순의 사례를 발굴했다. 이대가 그를 통해 학교의 친일’ 이미지를 세탁하려고 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만약 유 열사가 이화학당을 나오지 않았다면 아마도 그는 지금까지도 무명의 독립운동가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에 대한 서훈 논의에는 이런 정치적·역사적 배경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형목 독립기념관 선임연구위원도 “유 열사를 선열로서 기리겠다는 것은 얼마든지 반길 일이지만 훈격을 바꾸겠다는 것은 형평성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일”이라면서 “독립운동에 전 재산을 쏟아부은 석주 이상룡(1858~1932)도 3등급이다. 유관순을 높이면 이런 분들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것이다. 모든 체계가 뒤집히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유관순 서훈 승격 논란을 계기로 모든 독립유공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전면적 재검토에 나서야 주장도 나온다. 서훈 승격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부풀려진 공적에 대한 강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원론적 이야기만 되풀이하고 있다. ●정부 “반대 입장은 아니지만 신중해야” 이날 토론회에 정부 측 참석자로 나온 황후연 국가보훈처 공훈발굴과장은 정부가 독립유공자 포상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설명했을 뿐 유 열사의 서훈 상향 조정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변석영 행정안전부 상훈담당 사무관은 “정부가 마치 유 열사 상훈 승격을 반대하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공무원 역시 유관순을 배우고 자랐다. 신중하자는 것이지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한국당 5·18 망언이 불러낸 ‘김영삼(YS) 계승의 자격’ 논란

    자유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의 5·18 민주화 운동 모독 망언이 2015년 서거한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16일 정치권으로 다시 불러냈다. 지난 8일 문제의 공청회 이후 연일 날 선 비판을 이어간 정치권은 한국당 회의실 벽에 걸린 김 전 대통령의 사진을 문제 삼았다. 더불어민주당 등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한국당이 세 의원에게 꼼수 징계를 내린 것을 강하게 비판하며 김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 사진 논란에 불을 댕긴 것은 YS의 차남이자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를 맡은 김현철씨다. 김씨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당 전당대회가 수구적인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확인되면 아버님 사진은 그곳에서 내려주기 바란다”고 했다. 지난 8일 문제의 공청회를 주최한 후 한국당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씨는 “그런 수구반동적인 집단 속에 개혁 보수의 상징인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는 자체가 어울릴 수 없는 빙탄지간(氷炭之間·얼음과 숯처럼 서로 어울릴 수 없는 사이)”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지난 13일에도 “아버님은 문민정부 당시 5·18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부가 문민정부라고 규정하고 특별법을 만들어 전두환을 위시한 신군부세력을 단죄했다”며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83년 5·18일을 기념하기 위해 23일간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기도 했다”고 적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도 15일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5·18 민주화 운동을 왜곡 날조하고, 그 유공자들을 모욕하고 있는 당 일각의 망동 주의자들에게 판(전당대회)을 깔아주고 있는 한국당은 차라리 김 전 대통령의 사진을 당사에서 떼라”며 “그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비판했다.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에서는 5·18의 부정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과 마찬가지라는 게 공통 인식이다. 1980년 5월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3년간 불법 가택연금을 당한 김 전 대통령이 당시 자신의 사저를 둘러싼 전경들을 향해 “나를 감금할 수는 있어, 힘으로 이런 식으로 할 수는 있어. 그러나 내가 가려고 하는 민주주의의 길은 말이야, 내 양심을, 마음을 전두환이가 뺏지는 못해!”라고 외친 장면은 한국 민주화 투쟁 역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후 1993년 5·18 특별담화를 통한 광주민주화운동 명예회복을 선언했다. 1995년 5·18 특별법 제정을 지시했고, 1997년 대법원 판결로 전두환씨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김 전 대통령은 2010년 8월 15일 이명박 전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을 방문했을 때 전씨가 함께 초대되자 “전두환이는 왜 불렀노, 대통령도 아니데이. 죽어도 국립묘지도 못 간다”라고 면박을 준 적도 있다. 한국당이 세 의원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표하지 못할 때 YS와 정치를 함께한 김무성 한국당 의원, 무소속 서청원 의원 등 상도동계가 가장 먼저 나선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지난 11일 두 의원은 각각 입장문을 내고 5·18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0일 “한국당 회의실 벽에는 ‘건국’ 이승만, ‘근대화’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며 “한국당은 다양한 의견이 제기될 수 있는 정당이지만, 기본적으로는 5·18에 관한 문민정부의 역사적 결단을 존중하고 계승할 책무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14일 한국당 윤리위가 이종명 의원만 제명하고, 전당대회에 출마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의 징계는 전당대회 뒤로 미루면서 한국당이 김 전 대통령과 문민정부를 계승한 정당이 맞느냐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김진태 데리고 나가 달라” 일침 날린 한국당 최고위원 후보

    “김진태 데리고 나가 달라” 일침 날린 한국당 최고위원 후보

    오는 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 자유한국당 첫 합동연설회에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조대원 후보가 김진태 당 대표 후보를 응원하는 지지자들과 일부 당원들을 향해 “김진태를 데리고 당을 나가 달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진태 의원의 지지자들은 일찌감치 체육관을 찾아 무대 앞 쪽에 자리를 잡고, 김 의원을 향해 쉴새 없이 ‘김진태’를 연호했다. 당 대표 후보로 나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 의원의 정견발표가 끝나고 최고위원 후보들의 정견발표가 이어졌다. 조 후보는 작심한 듯 “참으로 답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운을 뗐다. 조 후보는 “뉴스를 보니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 지지율은 2%p 올라가고 우리 당 지지율은 3.2%p 빠졌다. 누구 때문에 그런 것인가”라면서 “여러분들이 김진태, 김진태 외칠 때 저는 속으로 뭐라고 생각했는 줄 아느냐. ‘그래. 김진태 데리고 좀 우리 당을 나가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김진태, 김진태’ 외치는데 우리가 무슨 대한애국당인가. 여러분들은 우리 당을 살리는 게 아니라 우리 당을 망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김 의원 지지자들과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하지만 다른 당 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환호와 야유가 뒤섞인 모습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같은 당의 이종명 의원과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라는 이름의 공청회를 공동 개최했다. 하지만 이 공청회에서 이종명 의원이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매도하고, 같은 당의 김순례 의원이 5·18 유공자들을 괴물집단으로 폄훼해 논란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자유한국당은 지난 14일 이종명 의원을 제명했다. 반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진태 의원과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는 유예했다. 앞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1~13일 전국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같은 날 공개됐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5%p다. 이번 조사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3.2%p 떨어진 25.7%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특히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울산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크게 떨어졌다. 또 60대 이상과 20대, 학생과 노동직 유권자들 사이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현철 “한국당, 아버지 사진 내려주길”…‘5·18 망언’ 비판

    김현철 “한국당, 아버지 사진 내려주길”…‘5·18 망언’ 비판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5·18 민주화운동은 ‘폭동’이었다고, 5·18 유공자들은 ‘괴물 집단’이라고 망언하자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씨가 “그런 수구·반동적인 집단 속에 아버지 사진이 걸려있다는 자체가 도저히 어울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자유한국당 당사에는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진 액자가 걸려 있다. 김씨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작금의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보면 박근혜 정권의 탄핵을 통해 처절한 반성과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도 시원찮을 판에 다시 과거 군사독재의 향수를 잊지 못해 회귀하려는 불순한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감지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수구·반동적인 집단 속에 개혁보수의 상징인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이 그곳에 걸려있다는 자체가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빙탄지간”이라고 비판했다. ‘빙탄지간’은 얼음과 숯의 사이라는 뜻으로, 서로 맞지 않아 화합하지 못하는 관계를 이르는 말이다. 김씨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과거 수구적인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확인되면 반드시 아버님의 사진은 그곳에서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앞서 지난 8일 자유한국당의 김진태·이종명 의원 공동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이종명 의원은 “5·18 사태가 발생하고 나서 5·18 폭동이라고 했는데, 시간이 흘러 민주화 운동으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이 공청회에 참석한 같은 당의 김순례 의원은 “저희가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내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비판하는 여론이 커지자 자유한국당은 전날 이종명 의원을 제명했다. 반면 오는 27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때 실시되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진태 의원과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는 유예했다. 지난 13일에도 김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망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씨는 “아버지는 문민정부 당시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부가 문민정부라고 규정하고 특별법을 만들어 전두환을 위시한 신군부세력을 단죄했다”면서 “1983년 아버지가 상도동에 전두환의 신군부에 의해 3년째 연금당할 때 5월 18일을 기해 23일 간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통해 5.18을 기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영삼 정부로부터 보수의 정통성을 찾겠다는 자유한국당이 5·18을 부정하고 매도하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인 셈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한국당, 5·18 망언 의원 모두 제명하라

    자유한국당은 어제 ‘5·18 망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종명 의원에 대해 출당 조치를 하고,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서는 징계를 유예하기로 했다. 2·27 전당대회에 당 대표와 최고위원으로 각각 출마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전대 이후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이런 결정의 근거는 한국당 당규 7조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등록 이후 경선이 끝날 때까지 후보자에 대한 윤리위 회부 및 징계 유예를 규정한다는 것이다. 이 결정에 ‘한국당이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상적인 공당이라면 그럴 리야 없겠지만, 김진태·김순례 의원이 이번 전대에서 당 대표 혹은 최고위원으로 선출되거나 상당한 지지를 확보하면 중징계가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김순례 의원은 “5·18 유공자 중 폭도·가짜 유공자가 있을 수 있다”는 자신의 발언을 취소하지 않고 있고, 김진태 의원도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2월 일부 시민들이 국가보훈처를 상대로 낸 ‘5·18 유공자 명단 및 공적 내용 공개 행정소송’에서 “5·18 유공자 명단과 공적 사항은 유공자들의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공개하는 것은 개인의 사생활 침해에 해당된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따라서 국가보훈처는 독립유공자 명단을 제외하고 베트남 참전 용사 등 다른 유공자들 명단도 비공개로 한다. 즉 공개하면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수 있고, 유공자 시비를 가리는 차원에서 5·18 폄훼 작업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솜방망이 징계로는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리얼미터가 어제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28% 이상 상승세를 타다가 25.7%로 급락했다.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은 물론 60대 이상의 대거 이탈이 나타나 ‘5·18 망언’ 의원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자멸할 수도 있다. 의원직 제명은 국회 재적의원(298명) 3분의2(199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만큼 한국당은 국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제명 절차에도 동참해야 한다.
  • 내일 광주 금남로서 시민 1만명 궐기대회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서 규탄대회도 국가폭력 희생자를 모욕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극우논객 지만원(77)씨의 ‘5·18 망언’ 파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국시도의장협의회는 15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규탄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5·18의 역사적 진실을 모독하는 발언이 국회의원 회관에서 나왔을 뿐만 아니라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도 ‘북한군 개입’, ‘유공자 괴물집단’ 등의 망언을 쏟아 내며 동조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김진태 의원 등의 인식과 발언은 1987년 노태우 대통령 당선자가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규정했고, 한국당 전신인 민주자유당에서 ‘5·18보상법’을 만들었던 자신들의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에 대한 의원직 사퇴, 제명, 홀로코스트 부정 처벌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성명에는 한국당 소속인 대구와 경북을 뺀 15개 시도의회 의장이 참여했다. 광주지역 11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15일 오전 10시 동구 금남로 광주YMCA에서 ‘한국당 3인 망언 의원 퇴출과 5·18역사왜곡처벌법제정을 위한 광주범시민운동본부’ 결성식을 갖고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일정 등을 밝힌다. 16일 오후 4시엔 금남로에서 범시민궐기대회를 갖는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시민사회단체·각계 대표 등 1만여명이 참석한다. 오는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규탄대회에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LA 민주연합, 시애틀 늘푸른연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촛불행동 등 83개 해외동포 단체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김진태·이종명·김순례세 의원은 사사로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망동으로 국회와 국민을 모독했다”며 “한국당 지도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모든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36번 광수’의 분노… 그날 이후 난 최룡해가 됐다

    ‘36번 광수’의 분노… 그날 이후 난 최룡해가 됐다

    “도청 못 지키고 살아남아 평생 죄책감… 5월을 모독하지 말라”“그라믄 내가 쩌기 위에(북한) 있어야 할 거 아니여.” 극우 인사 지만원(77)씨로부터 ‘광수’ 36번, 최룡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 지목된 양동남(58)씨는 “내가 광수 중에 서열이 제일 높다. 서열 2위가 뭐 한다고 여기서(한국) 살고 있겠느냐?”며 허탈하게 웃었다. ‘광수’는 ‘광주시민군으로 위장한 북한 특수군’을 지칭하는 지씨의 표현이다. 웃음으로 승화했지만, 그는 39년 전 학살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간직하고 있었다. 지난 13일 역사 왜곡에 항의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그를 만났다. 양씨는 “처음에는 황당해서 사진을 보고 나라고 말도 안 했다”며 “유치한 장난을 계속 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18 유공자에 대한 능멸이 계속되자 양씨는 2016년 말 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양씨는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에서 지씨의 변호사가 “왜 광대뼈가 튀어나왔느냐는 질문을 했다”며 “변호사가 법정에서 그게 물어볼 이야기냐”고 황당해했다. 양씨는 재판정에서 이렇게 성토했다고 한다. “당신들도 잡혀가서 한 5개월 두들겨 맞으면서 조사받아 봐라. 한 끼니에 군용 숟가락으로 세 숟가락 뜨면 식사가 끝났다. 하루에 밥을 열 숟가락도 못 먹었다. 그렇게 하면 당신들도 광대뼈가 나올 것이다.”광주 시민군 제1 기동타격대 소속으로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을 마지막까지 사수하다 체포된 양씨는 조사를 받을 때 북한군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했다. 담당 수사관은 “김대중이가 만약 대통령이 되면 너에게 광주경찰서 서장 자리 준다고 했지”라는 질문만 했다. 양씨는 “자기들(김영삼 정권)이 5·18 특별법까지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북한군 주장을 하고 있다”며 “지만원이의 뇌 구조를 한번 보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앞서 지씨가 광수로 지목한 이들의 안면 분석을 했던 최창석 명지대 정보통신과 교수는 “딱 봐도 아닌데 아니라고만 할 수 없어서 객관적 비교를 했지만 역시 아니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의 의뢰로 광수 36번, 양씨, 최룡해의 사진을 분석한 최 교수는 “광수 36번과 양씨의 눈썹, 눈, 코밑, 입의 간격이 일치했다”며 “반면 광수 36번의 콧대는 죽어 있는데 최룡해의 콧대는 서 있고, 코도 더 길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광수 36번의 턱이 가려져 있고 두건을 쓰고 있어서 정확하게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러면 최룡해라는 근거도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씨와 함께 이날 국회를 찾은 5·18 관련 단체들도 북한군 개입설을 반박했다. 김후식 5·18 민주화운동 부상자회 회장은 “1988년 청문회 당시 군과 정부(자유한국당 전신인 민정당 정부)가 내놓은 자료에도 북한군이 내려왔다는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군이 개입됐다면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권이 가만히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양희승 5·18 구속부상자회 회장도 “북한군이라고 지목한 무명 열사 묘지를 파헤쳐 DNA 검사를 했는데 5세에서 7세로 나타났다”며 “지씨 말대로라면 북한 특수군이 5~7세에 내려왔다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군 묘지라고 파보면 5~7세 아이들” 1980년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은 도청을 장악했다. 새벽 5시쯤 마지막 순간에 시민군 박남선 상황실장은 “니기들이 마지막인 것 같다. 니기들이라도 살아서 최후진술을 해라”고 말한 뒤 총을 빼앗아 복도에 던졌다고 한다. 양씨는 계엄군의 대검에 찔려 체포돼 내란실행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그는 같은 해 12월 29일 군사고등법원에서 형집행정지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그는 “광주와 관련된 일에 절대 가담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석방됐다”며 허공을 쳐다봤다. 양씨에게 80년 광주는 평생의 아픔이다. 그는 “마지막까지 도청을 지키자고 다짐했는데, 살아남았다.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안고 지금까지 살아왔다”며 고개를 숙였다.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그는 석방 이후 감시를 받으면서도 5·18을 다룬 황석영의 책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와 사진, 영상을 들고 전국을 돌며 광주의 진실을 알렸다. 양씨 같은 피해자들의 노력 덕택에 광주의 진실은 역사에 기록됐다. 그러나 양씨는 지금도 5월이 되면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그는 “취직을 해도 봄이 되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몇 번이나 직장을 그만뒀다”며 “1990년 이후까지 신경안정제를 먹어야 잠을 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씨는 “바라는 게 없다”고 했다. 그냥 5월을 모독하지만 말라는 것이다. 양씨는 “내 주변에서만 2명이 생활고와 트라우마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제대로 일도 못 하고, 빚을 내어 구입한 안정제로 버티는 이들을 모욕하지 마라”고 했다.●“깡패가 막아도 진실 알려… 두렵지 않다” 어두웠던 양씨의 표정은 딸 이야기에 이르자 비로소 밝아졌다. 이날 아침 고등학교 3학년인 딸이 “신나게 싸우고 오라”고 응원을 해 줬다는 것이다. 국회 쪽으로 걸어가니 태극기 부대가 보였다. 두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저런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깡패들이 항쟁 사진전을 막으려고 위협했을 때도 진실을 알렸다”며 웃어 보였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5·18 망언’ 고소·고발 확산… 법정서 결판 난다

    ‘5·18 망언’ 고소·고발 확산… 법정서 결판 난다

    여야 4당 청년위, 3인 사퇴 요구 규탄대회 “화려한 심판”… 한국당 비판 첫 한목소리 국회 윤리특위 간사단 18일 징계 첫 논의5·18 광주민주화운동 망언 논란이 결국 고소·고발전으로 확산되면서 논란의 결말이 법정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여론전 수위를 끌어올리며 망언 당사자인 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간사단은 18일 만나 망언 3인 징계안 등 처리 일정을 처음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5·18 국가유공자이기도 한 더불어민주당 설훈,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14일 서울중앙지검에 망언 3인과 논란의 발단이 된 지난 8일 공청회의 주요 인물인 지만원씨 등 4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설 의원은 “5·18 국가유공자의 한 사람으로서 반드시 응징해 다시는 5·18 정신을 훼손하는 이런 짓을 못하게 하는 사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도 “사법 당국이 신속히 재판을 해서 사법 정의와 역사 정의를 세워 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의당과 5·18 시민군인 곽희성씨 등이 지난 11일 망언 3인과 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됐다. 또 시민단체 ‘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망언 3인과 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는 등 각계각층의 망언에 대한 고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별도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 청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망언 3인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규탄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5·18 민주화운동 진압 작전명 ‘화려한 휴가’를 빗대 “전국 청년을 결집해 한국당의 망언에 대해 ‘화려한 심판’을 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4당 청년위가 한데 모여 한국당 규탄 목소리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망언 3인에 대한 의원직 제명을 실제 가능하게 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2가 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한국당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비판 여론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그 때문에 민주당 등은 연일 공식 회의장에서 의원직 제명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공당이라면 마땅히 5·18의 역사를 왜곡·날조하고 국민을 분노하게 한 망언 3인방을 퇴출시키고 국회 차원의 제명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평화당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추진 때의 경험을 빗대며 “양심적인 한국당 의원을 설득, 포섭해 국회 대청소를 해 버리면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망언 3인 의원직 제명을 위해 필요한 의결 정족수에서) 15명이 부족한데 안전하게 20표는 확보하고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경기도, 3.1절·임정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3개 분야 10개사업

    경기도, 3.1절·임정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3개 분야 10개사업

    경기도가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올해 ‘백년의 역사에서 천년의 미래로’를 주제로 각 시·군과 함께 다양한 기념행사를 마련한다. 14일 도에 따르면 도와 각 시군은 올해 기념·기억, 성찰·발전, 포용·미래 3개 분야로 나눠 10여 가지의 기념사업 및 행사를 추진한다. 우선 기념·기억 분야로 ▲시군과 함께하는 100주년 기념사업 ▲경기도박물관 독립운동가 특별전시 ▲100주년 기념 문화공연 ▲항일운동 문화유산조사 및 항일유적 안내판 등 설치 ▲3·1운동 100주년 기념 민속경기 ▲경기도 3·1운동 기념 웹 모바일 동영상 제작 등 6가지 사업이 펼쳐진다. 시군과 함께 하는 기념사업으로는 21개 시군의 29개 사업을 선정했으며, 지난해 29개 시군 62곳에 이어 올해 65곳의 항일운동유적지 안내판과 표지판을 설치한다. 경기도박물관에서 진행하는 독립운동가 특별전시회 ‘동무들아! 이날을 기억하느냐(가제)’는 3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이어지며, 독립운동 관련 자료와 사진 등 100여점이 전시된다. 성찰·발전 분야에 행사로는 ▲경기도의 재외 항일운동가, 3·1운동 관련 책자 발간 ▲ 공모를 통한 다양한 민간 기념사업 등이 추진된다. 포용·미래분야에서는 ▲코리안 디아스포라 ‘위대한 여정’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 테마관광 코스개발 등을 추진한다.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4월 11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진행하는 행사로, 독립운동에 헌신했지만 그동안 소외됐던 해외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초청하는 기획 행사이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쿠바 등에 거주하는 국외 독립유공자 후손 100여명이 초청될 예정이며, 이들은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진행되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공연도 펼칠 계획이다. 이같은 다양한 기념 사업에 도는 43억원을 투입한다. 오후석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을 단순한 기념식에 머물지 않고 1년 내내 도민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면서 “경기도 지역의 독립운동 역사와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재조명하는 기념사업을 통해 도민의 역사의식과 자부심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한국당 ‘5·18 망언’ 이종명 ‘제명’ 징계…김진태·김순례는 징계 유예

    한국당 ‘5·18 망언’ 이종명 ‘제명’ 징계…김진태·김순례는 징계 유예

    자유한국당이 ‘5·18 망언’으로 논란을 불러온 의원 3명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한국당은 14일 오전 당 중앙윤리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의결했다. 한국당은 이종명 의원에 대해 제명 조치를 하고,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서는 징계를 유예하기로 했다.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2·27 전당대회에서 김진태 의원은 당 대표로, 김순례 의원은 최고위원으로 각각 출마한 상황이다. 징계가 유예됨에 따라 김진태, 김순례 의원은 후보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의 경우 징계를 유예하도록 한 당헌·당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종명 의원에 내려진 ‘제명’ 징계는 한국당으로부터 제명, 즉 사실상 ‘출당’ 조치다. 여야 4당이 추진 중인 ‘의원직 제명’과는 다른 것으로, 당 차원의 ‘제명’에도 국회법에 따라 의원직 유지 여부는 국회 사무처의 해석에 따르게 된다. 지난 8일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공동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육군 대령 출신의 비례대표 의원인 이종명 의원은 “처음엔 폭동이라고 했는데 시간이 흘러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면서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변질된 게 아니라 정치적·이념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폭동이 민주화운동이 됐다”고 말했다. 이종명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자유한국당 몫 조사위원으로 지만원씨를 추천한 당사자다. 공청회에 참석한 김순례 의원은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은 공청회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영상 메시지를 보내 “5·18 문제만큼은 우파가 결코 물러서면 안 된다. 힘을 모아 투쟁해나가자”고 촉구했다. 또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고 북한군 개입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5·18 망언’ 후폭풍…자유한국당 지지율 TK·PK에서도 하락

    ‘5·18 망언’ 후폭풍…자유한국당 지지율 TK·PK에서도 하락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매도하고 5·18 유공자들을 깎아내린 자유한국당 국회 공청회가 열린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전주보다 하락한 것으로 14일 나타났다. 같은 날 자유한국당 윤리심사위원회는 5·18을 모독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의 징계는 유예하고 이종명 의원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1~13일 전국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공개됐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5%p다. 이번 조사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3.2%p 떨어진 25.7%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특히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울산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크게 떨어졌다. 또 60대 이상과 20대, 학생과 노동직 유권자들 사이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전주보다 각각 2.0%p, 0.3%p 상승해 차례로 40.9%, 6.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바른미래당은 지지율이 1.2%p 내려 5.6%로 집계됐고, 민주평화당은 0.4%p 떨어진 2.5%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8일 자유한국당의 김진태·이종명 의원 공동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이종명 의원은 “5·18 사태가 발생하고 나서 5·18 폭동이라고 했는데, 시간이 흘러 민주화 운동으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이 공청회에 참석한 같은 당의 김순례 의원은 “저희가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내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공청회가 국회에서 열리고 일부 의원들이 문제의 발언을 쏟아내자 자유한국당 안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장제원 의원은 “전당대회 국면과 당 지지율 상승이 맞물려 당내 일각에서 급진 우경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5.18 민주화 운동과 6.10 항쟁, 6.29 항복선언으로 이어진 민주화 대장정은 우리 국민들의 눈물과 희생으로 이룩한 민주화의 과정이자 역사다. 이를 부정한다면 우리는 대중정당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무성 의원도 “이번 발언은 자유한국당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전혀 부합하지 않으며 역사의 진실을 외면한 억지주장”이라면서 “국민을 분열시키고 역사의 가슴 아픈 비극에 더 큰 상처를 내는 언행은 정치인이라면 절대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지난 12일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세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 결론을 전날 내리지 못하고 이날 다시 논의했다. 그 결과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는 유예하고 이종명 의원은 제명하기로 했다. 이번 일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5·18 왜곡 처벌법’과 관련해 국민 절반 이상은 찬성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를 받아 전국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결과를 전날 공개했는데, 5·18 왜곡 처벌법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5.0%였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34.7%, 모름·무응답은 10.3%였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연말정산, 장애인·월세 공제 꼭 챙기고 해외 교육비도 놓치지 마세요

    유교 경전이자 중국의 가장 오래된 시집인 ‘시경’에는 ‘다른 산의 돌이라도 옥을 갈 수 있구나’라는 시 한 구절이 나온다. 다른 사람의 사소한 언행이나 실수라도 나에게는 커다란 교훈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타산지석’(他山之石)이 여기서 유래됐다고 한다. 매년 2월이면 돌아오는 연말정산을 할 때도 타산지석의 교훈을 통해 지갑을 불릴 수 있다. 납세자 보호를 위한 시민단체인 한국납세자연맹에서 최근 발표한 ‘놓치기 쉬운 소득·세액공제 10가지’를 살펴보면 연말정산을 할 때도 절세 방법을 놓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많이 놓치는 것은 암, 치매, 중풍, 난치성질환, 정신병, 국가유공자 등 중증환자 장애인 공제 항목이다. 세법상 장애인은 중증환자를 포함하며, 병의원에서 장애인 증명서를 받으면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장애인 대상자가 소득이 없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장애인공제와 함께 기본공제도 받을 수 있다. 월세 소득 노출을 꺼리는 집주인과의 마찰을 우려해 월세액 세액공제를 신청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월세 계약이 끝나도 과거 해당분에 대해 경정청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해당 주소지에 주민등록을 옮겨두고 임대차계약서와 집주인계좌로 월세를 이체한 내역을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 교육비 세액공제에서도 해외에서 학교를 다니는 자녀의 중·고·대학 등록금과 근로자 본인의 해외 대학원 교육비에 대한 세액공제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 지방에서 동생과 같이 거주하다가 본인이 취직해 따로 살더라도 세법상 같이 사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동생의 교육비를 지출했다면 공제가 가능하다. 이혼이나 사별로 혼자 아이를 키우면 한부모공제가 가능하다. 배우자가 없고 기본공제를 받는 자녀가 있다면 한부모공제 100만원을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2013년부터 시행된 제도인데 몰라서 놓치는 경우가 많다. 부모님이 만 60세가 되지 않아 부양가족공제는 못 받더라도 소득이 없어 근로자가 부양하고 있다면 부모님의 의료비와 신용카드·기부금 등은 공제가 가능하다. 지난 연말정산에서 이런 혜택을 놓쳤다고 해도 너무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공제신청을 놓친 항목은 최대 5년치에 대해 환급 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급 신청은 국세청 홈택스를 통해 본인이 직접 할 수도 있고,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납세자연맹을 통해 환급액의 일정 비율을 후원금으로 납부하고 환급대행을 신청할 수도 있다. 김현섭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
  • “유관순 ‘한국 잔다르크’인데 고작 3등급”… “격상 신중” 지적도

    “유관순 ‘한국 잔다르크’인데 고작 3등급”… “격상 신중” 지적도

    “초기 발굴 때 지도자 중심… 공훈 저평가 상징성·국제적 위상 걸맞게 조정 필요” ‘여성 1등급’ 대만 장제스 부인이 유일 “인기로 정하나… 정치적 배경도 살펴야”프랑스의 구국영웅 잔다르크(1412~1431)에 비견되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유관순(1902~1920) 열사의 서훈 등급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성 독립운동가로서 유 열사의 상징성을 감안해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크지만 국가 상훈 제도의 공정성 담보를 위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13일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실 주최로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유관순 열사 서훈등급 격상을 위한 국회 대토론회’에서 보훈 전문가를 비롯해 국가보훈처·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공무원은 유 열사의 서훈 등급 조정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유 열사의 서훈 등급은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이다. 일각에선 유 열사의 역사적 상징성에 비춰볼 때 서훈 등급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한다. 1·2등급이 받는 대통령 명의 헌화도 받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현재 건국훈장 대한민국장(1등급)을 받은 여성 독립유공자는 대만 총통 장제스(1887~1975)의 부인인 쑹메이링(1897~2003)이 유일하다. 현행 상훈법에 따르면 한 번 정해진 독립유공자의 서훈을 바꿀 수 없다. 이 때문에 최근 정부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유 열사의 서훈 등급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당위성과 추진 방법 등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됐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장은 초창기 독립유공자 발굴이 지도자 중심으로 이뤄져 유 열사의 공훈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심 소장은 “여성독립운동가의 훈격은 초기 발굴 시점인 1962년에 맞춰져 있다”면서 “현재 활발한 발굴과 예우 기준과 동떨어져 있어 훈격 기준도 재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 열사의 국제적 위상에 비해 서훈 등급이 낮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 뉴욕주 상·하원은 지난 1월 만장일치로 3월 1일을 ‘유관순의 날’로 지정했다. 미국 웨스트켄터키 대학에서 발행한 역사 교과서에도 유 열사의 활동을 미국의 여성 혁명가 데보라 샘슨(1760~1827)과 비교해 소개했다. 서만철 전 공주대 총장은 “유 열사의 활동이 프랑스의 역사적 영웅 잔다르크에 비유되는 만큼 그동안 저평가됐던 그의 존재 가치를 재인식하고 국제적 인지도 제고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은 “(유 열사의 서훈을 높여야 한다고) 정치인들은 주장할 수 있지만 학계에서는 염려가 크다. 단순히 인기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등급을 정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역사학자도 “유 열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48년 이후로 당시 김활란 이화여대 총장이 친일파로 몰려 어려움을 겪던 때”라며 “이대 입장에서는 ‘친일학당’ 이미지를 쇄신할 인물이 필요했다. 이런 정치적 배경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태극기 부대’ 눈치보는 한국당… 4당, 망언 3인 퇴출 압박

    ‘태극기 부대’ 눈치보는 한국당… 4당, 망언 3인 퇴출 압박

    비판 여론 끌어올려 ‘제명’ 추진 가속 5·18 유족 등 200여명 상경 규탄 집회 “망언 5적 제명 때까지 천막농성할 것” 한국당 윤리위, 3인 징계 결론 못 내5·18광주민주화운동을 모독한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이 이들 의원 3명을 국회의원직에서 제명하기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당 지도부가 여론에 떠밀려 뒤늦게 망언 3인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지만, 여야 4당은 의원직 제명으로 확실하게 응징해야 한다며 한국당을 압박하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국회를 찾은 5·18 단체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당 3명 의원을 반드시 국회에서 퇴출시키겠다”며 “한국당이 이번 사태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해결하려고 한다면 방법은 하나다. 한국당 의원들이 3명을 퇴출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고 징계 수준인 의원직 제명을 위해서는 국회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한국당의 협조 없인 불가능한 만큼 망언 3인에 대한 비판 여론을 최대한 끌어올려 한국당을 압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과 평화당은 이날 국회에서 5·18 단체 등과 함께 토론회와 회의를 여는 등 비판 여론을 확산시켰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유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김순례 의원의 표현(5·18 유공자는 종북 좌파가 만든 괴물집단)을 빌리자면 유족을 능멸한 그런 발언은 오히려 3인이 국회의 괴물들이기 때문에 그 괴물들을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5·18 유족과 시민단체 등 200여명도 광주에서 국회로 상경해 국회의장실과 여야 지도부를 찾은 뒤 영등포 한국당 중앙당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최병진 5·18 서울기념사업회 대표는 “언론에서는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만 말하지만 사실은 이완영·백승주 의원도 같은 말을 했다”며 “한국당이 5·18 망언 발언을 한 ‘5적’을 제명할 때까지 천막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뒷북 대응으로 사태를 더 키운 한국당은 이날 중앙윤리위원회를 열어 망언 3인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3인에 대한 징계 여부 및 수위에 대해 윤리위원들 간 이견이 있어 내일(14일) 오전 7시 30분 다시 2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진태 의원을 지지하는 극우 세력인 ‘태극기 부대’ 200여명과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지만원씨 등은 이날 국회와 영등포 한국당 당사를 찾아 한국당 지도부가 김 의원 등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는 데 대해 극렬히 항의했다. 이에 윤리위원들은 이들을 피하기 위해 비밀리에 회의 장소를 바꾸는 촌극을 빚었다. 5·18 단체를 면담한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재차 사과한 뒤 “의원직 제명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나머지 부분(5·18 특별법 개정안 처리 등)은 최대한 노력해 절대 발을 떼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한국의 잔다르크” “인기로 정하나” 유관순 서훈 등급 어쩌나

    “한국의 잔다르크” “인기로 정하나” 유관순 서훈 등급 어쩌나

    “초기 발굴 때 지도자 중심… 공훈 저평가 상징성·국제적 위상 걸맞게 조정 필요” ‘여성 1등급’ 대만 총통 부인이 유일 “인기로 정하나…정치적 배경도 살펴야”프랑스의 구국영웅 잔다르크(1412~1431)에 비견되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유관순(1902~1920) 열사의 서훈 등급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성 독립운동가로서 유 열사의 상징성을 감안해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크지만 국가 상훈 제도의 공정성 담보를 위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13일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실 주최로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유관순 열사 서훈등급 격상을 위한 국회 대토론회’에서 보훈 전문가를 비롯해 국가보훈처·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공무원은 유 열사의 서훈 등급 조정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유 열사의 서훈 등급은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이다. 일각에선 유 열사의 역사적 상징성에 비춰볼 때 서훈 등급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한다. 1·2등급이 받는 대통령 명의 헌화도 받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현재 건국훈장 대한민국장(1등급)을 받은 여성 독립유공자는 대만 총통 장제스(1887~1975)의 부인인 쑹메이링(1897~2003)이 유일하다. 현행 상훈법에 따르면 한 번 정해진 독립유공자의 서훈을 바꿀 수 없다. 이 때문에 최근 정부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유 열사의 서훈 등급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당위성과 추진 방법 등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됐다.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장은 초창기 독립유공자 발굴이 지도자 중심으로 이뤄져 유 열사의 공훈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심 소장은 “여성독립운동가의 훈격은 초기 발굴 시점인 1962년에 맞춰져 있다”면서 “현재 활발한 발굴과 예우 기준과 동떨어져 있어 훈격 기준도 재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 열사의 국제적 위상에 비해 서훈 등급이 낮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 뉴욕주 상·하원은 지난 1월 만장일치로 3월 1일을 ‘유관순의 날’로 지정했다. 미국 웨스트켄터키 대학에서 발행한 역사 교과서에도 유 열사의 활동을 미국의 여성 혁명가 데보라 샘슨(1760~1827)과 비교해 소개했다. 서만철 전 공주대 총장은 “유 열사의 활동이 프랑스의 역사적 영웅 잔다르크에 비유되는 만큼 그동안 저평가됐던 그의 존재 가치를 재인식하고 국제적 인지도 제고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은 “(유 열사의 서훈을 높여야 한다고) 정치인들은 주장할 수 있지만 학계에서는 염려가 크다. 단순히 인기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등급을 정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역사학자도 “유 열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48년 이후로 당시 김활란 이화여대 총장이 친일파로 몰려 어려움을 겪던 때”라며 “이대 입장에서는 ‘친일학당’ 이미지를 쇄신할 인물이 필요했다. 이런 정치적 배경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5·18 모독 의원들 제명 어려운 이유…당 차원 징계 ‘물타기’ 지적도

    5·18 모독 의원들 제명 어려운 이유…당 차원 징계 ‘물타기’ 지적도

    5·18 민주화운동 모독 논란을 일으킨 일부 의원들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뒤늦게 당 차원의 징계를 검토하고 나섰지만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한국당이 뒤늦게 사과하고 망원 의원들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물타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한국당은 제명이나 출당 등 구체적인 징계 수위에 대해 언급이 없고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식의 미봉책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의 지난 8일 공청회 개최 및 망언에 대해 당 윤리위에서 엄중히 다룰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문제가 불거져 논란을 일으킨 지 나흘이 지나서야 나온 조치다. 당 지도부는 뒤늦게 심각성을 깨닫고 당 윤리위 회부 등에 나섰지만 처음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지난 9일 “당내 다양한 모습의 하나”라고 말했다. 11일에도 “우리 당의 문제니까 다른 당은 너무 신경쓰지 않았으면 한다”고 일축하고 “보수정당 안에 여러 가지 스펙트럼, 즉 견해 차가 있을 수 있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는데 그것이 보수정당의 생명력”이라고 평가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10일 “일부 의원의 발언이 5·18 희생자에게 아픔을 줬다면 그 부분에 유감을 표시한다”면서 사과라고 하기 애매한 ‘조건부 유감 표시’로 망언 논란을 대했다. 한국당의 뒤늦은 대처에 여론은 이미 심각하게 악화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1일 오마이뉴스 의뢰로 전국 성인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결과, ‘5·18 망언’ 의원 제명에 대한 찬성이 64.3%로 반대( 28.1%) 의견을 압도했다. 그러나 여론처럼 문제 의원들에 대한 제명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다. 더불어민주당과 야3당의 공조를 통해 망언 의원들에 대한 제명안이 제출됐지만 국회 윤리특위가 징계안을 의결하는 데는 아무런 시한이 없다. 그래서 상당수 징계안이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되곤 한다. 윤리특위가 징계안을 의결해 본회의에 회부해도 의결 요건이 엄격하다. 국회의원을 제적하려면 헌법에 따라 재적 의원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20대 국회 298석 중 199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자유한국당을 뺀 나머지 의석 수를 다 합쳐도 185석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의정사에서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이 이뤄진 것은 1979년 신민당 총재였던 김영삼 의원이 유일하다. 이는 박정희 정권의 야당 탄압의 결과였다. 이후 18대 국회에서 여성 아나운서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한 강용석 의원 제명안을 본회의에서 부결됐고, 19대 국회에서 성폭행 혐의가 제기된 심학봉 의원은 본회의 표결 전 자진 사퇴했다. 망언 논란을 일으킨 의원들이 자진 사퇴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12일 이종명 의원은 “5·18 북한 개입 검증과 유공자 명단 공개가 이뤄지면 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11일 김진태 의원도 유공자 명단 공개를 주장했고, 김순례 의원은 “사과한다”면서도 역시 “허위 유공자를 바로잡자는 취지였다”고 말하며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 당 차원의 징계도 이들 의원들의 의정 활동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당 차원 징계 중 가장 무거운 것은 당에서 내보내는 ‘출당’이다. 그러나 출당이 되더라도 의원직 유지에는 아무런 문제 없다. 또 ‘이부망천’ 발언으로 출당됐던 정태옥 의원도 지난달 21일 복당됐던 사례로 보아, 망언 의원들도 출당이 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슬그머니 복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한국당, ‘5·18 망언’ 의원 국회 윤리위 징계 동참하라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 유공자들을 ‘괴물’이라며 망언을 쏟아낸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해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어제 제명을 추진하기로 하고 징계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역사를 부정하고 피해자들의 상처를 들쑤신 이 의원들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갈수록 확산하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수순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들은 진정한 사과 대신 여전히 허위 사실에 근거한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국민의 분노지수를 높이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고 답답한 노릇이다. 이종명 의원은 어제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키고, 상처받으신 분들께 송구하다”면서도 5·18 진상규명 범위에 북한군 개입 여부 검증을 넣자며 ‘북한군 개입 의혹’ 주장을 고수했다. 김순례 의원도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지만 “허위 유공자는 걸러내야 한다”고 딴지를 걸고 있다. 김진태 의원 역시 5·18 유공자 명단 공개를 거듭 주장했다.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에 사과를 빙자한 이념 공방을 벌이자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여야 4당이 망언 의원들에 대해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헌법에 따르면 의원직 제명은 국회 재적의원(298명) 3분의2(199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한국당(113명)이 반대하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국민적 비판이 거세지자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5·18 망언은) 국민을 욕보이는 행위”라면서 당 윤리위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4당이 출당 등을 요청하자 ‘우리 당의 일이니 신경쓰지 말라’며 공당의 책임자로서는 부적절한 발언을 하더니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니까 마지못해 자체 징계에 나서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자체 징계 범위를 넘어설 만큼 사태가 심각하다. 한국당은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 반드시 출당 조치해야 한다. 또 최고 징계인 출당 조치를 해도 의원직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국당은 국민에게 사과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국회 차원의 징계에 동참해야 한다. 여야는 이참에 5·18 민주화운동을 부정하고 왜곡·날조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5·18 민주화운동 특별법 개정안을 보완해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현재 박광온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특별법 개정안을 4당 공동으로 다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반드시 통과시켜 다시는 5·18 민주화운동을 욕보이는 망동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당이 이번 ‘망언 세미나’ 개최에 책임을 지려면 개정안 통과에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다.
  • 피해자 특정돼야 광주시민 명예훼손 성립…“힌츠페터는 간첩” 지만원, 유족이 고소해야

    피해자 특정돼야 광주시민 명예훼손 성립…“힌츠페터는 간첩” 지만원, 유족이 고소해야

    김순례 ‘괴물집단’ 발언은 인정될 수도 金·李, 지만원 유죄 땐 방조범으로 처벌 허위사실 알았다면 면책특권 해당안돼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광주 민주화운동 모독 망언과 관련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12일 정의당, 광주 시민 곽희성씨가 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과 극우 인사 지만원씨를 상대로 제기한 고소·고발장을 접수하고, 형사1부(부장 김남우)에 사건을 배당했다. 검찰은 지난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 등에서 의원들과 지씨가 발언한 내용이 명예훼손에 해당되는지를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당시 공청회에서는 “5·18 폭동이 민주화운동이 됐다”, “5·18유공자는 괴물집단”, “위르겐 힌츠페터(5·18 당시 학살 현장을 찍은 독일 기자)는 간첩” 등의 발언이 쏟아졌다. 이에 정의당 등은 지난 11일 허위 사실로 인해 광주시민과 고 힌츠펜터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한국당 의원 등을 고발했다. 광주 시민에 대한 명예훼손은 과거 판례상 인정되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김정호 변호사(민변 광주·전남지부장)는 “현재 대법원은 집단표시 명예훼손과 관련해 피해자가 특정돼야 한다는 너무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광주 시민 중 5·18 유공자를 꼭 집어 괴물집단이라고 한 김순례 의원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이 성립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5·18유공자회(4415명, 지난해 12월 기준)는 특정 단체로 피해자가 한정되기 때문이다. 곽씨를 북한특수군이라고 매도하며 명예를 훼손한 지씨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특정돼 명예훼손 성립 가능성이 크다. 반면 사자(死者) 명예훼손은 친고죄로 유족의 고소가 필수적이다. “힌츠페터는 간첩”이라고 주장한 지씨를 처벌하려면 고인이 된 힌츠페터의 유족이 고소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공청회를 주최한 김진태·이종명 의원은 지씨가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경우 공모공동정범 또는 방조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현직 의원은 면책특권을 누린다는 점에서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 류하경 변호사는 “허위 사실임을 알면서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면 대법원 판례상 면책특권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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