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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지금,여기에서 산다는 것/정은숙 도서출판 ‘마음산책’대표 시인

    사람살이의 모습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또 그 극복의 차원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사람살이의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인 궁핍에서 오는 듯하다. 예로부터 의식이 족해야 예절을 안다고 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리라. 만화가 허영만씨가 노숙자들을 위해 매트리스를 선물하려 했더니 매트리스 제작처의 사장이 그것을 제작원가로 만들어주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고 보니 서울역, 영등포역 등지에서 노숙자들이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경제 사정의 어려움과 함께 노숙자들의 모습도 우리 가슴 속으로 바로 내려와 꽂힌다. 카드를 여러 장 돌려막기를 하다 금년에는 아예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는 어느 중소기업 사장의 고백도 가슴을 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한 해를 무사히 마무리하게 되었으니 나는, 그리고 당신은 행복한가 하고 묻고 싶다. 최근에 읽은 노벨상 수상작가 존 쿠시의 소설 ‘마이클 K’를 통해 ‘지금 여기’에서의 삶의 의미를 에둘러 생각해본다. 내란이 발생하여 주거의 자유가 없는 나라에서, 주인공 마이클 K는 정원사로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잊고 있던 어머니가 연락해온다. 애초에 입술이 기형으로 태어난 그는 상류계층의 하녀인 어머니와 떨어져서 혼자 살고 있었던 것. 어머니는 깊은 병이 들어 마지막 의탁처로 하나뿐인 아들을 찾은 것이다. 마이클은 생의 마지막 날을 고향에서 보내려는 어머니를 위해 길 떠날 결심을 한다. 그러나 이동을 위한 허가서는 끝내 발급되지 않는다. 수레에 어머니를 싣고 길 떠나는 마이클. 숱한 어려움 속에서 결국 어머니는 고향에 가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다. 재로 화한 어머니의 유골을 자신의 고향에 묻는 마이클. 그는 이제 어머니가 하녀로 일한 고향의 그 옛집에서 살기를 원한다. 너무나 위험한 세상에서 너무나 지친 그는 움막을 짓고 마침내 동굴 속으로 들어가고 또 모든 사람의 기억 속에서 완벽하게 잊혀지고자 한다. 그리고 그 불모의 땅에 마침내 ‘이데아적 정원’을 꿈꾼다. 그 소원은 다음과 같은 말로 표현된다. “물은 어떻게 할 거요?” 하고 물으면, 마이클 K 자신은 호주머니에서 찻숟가락 하나와 기다란 실타래를 꺼낼 것이다. 그는 펌프의 파이프 입구에 있는 벽돌조각을 치우고, 찻숟가락의 손잡이를 구부려 둥글게 만들어 거기에 실을 매달아 땅속 깊이 내려뜨릴 것이다. 그것을 들어올리면, 숟가락에 물이 담겨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이런 식으로 살 수 있을 거지요.” 갈증도 해소하지 못할 찻숟가락에 담긴 물로 연명하겠다는 이 백일몽은 그러나 나약하지 않다.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어디엔가 있어야 한다. 그곳이 현실체제의 안이거나 밖, 그 둘뿐이어야 할까? 주인공은 자신을 옥죄는 현실체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저항할 뿐이다. 존재는 흔적을 완전히 지울 수 없다. 우리는 이 현실세계에서 온몸으로 살아내야 한다. 그것에 순응하든 저항하든. 저무는 한 해의 끄트머리에서 나는 한 인간의 이 간절한 실존적 고백과 함께 오래도록 방황할 것이다. 정은숙 도서출판 ‘마음산책’대표 시인
  • [사설] 北·日관계 악화 바람직하지 않다

    납치 일본인 가짜유골 반환을 둘러싼 북한과 일본의 관계악화는, 그 파장이 여러모로 우려스럽다. 현재 일본 사회는 북한에 대해 경제제재를 취하라는 여론이 70%를 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여론에 힘입어 야당인 민주당과 집권 자민당 모두 북한인권법안 제정에 착수했다는 소식이다. 이에 맞서 북한은 북한대로, 유골감정결과를 못 믿겠다며 일본 우익세력의 음모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재임중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주요 외교목표로 삼고, 과감한 대북접근정책을 펴왔다.2년 전 역사적인 북·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관계는 한때 호전의 전기를 맞는가 했다. 최대 현안이던 납북 일본인들의 생사확인과 함께 일부 생존자들의 귀국도 성사됐다. 그러다 북한의 핵의혹이 악화되며 답보상태에 머무르게 됐고, 가짜유골 사태로 급격히 악화된 것이다. 이번 사태로 일본 정부는 올해 중 북한에 지원키로 했던 인도적 식량지원 25만t 중 남은 12만 5000t의 수송을 이미 중단시켰다. 아울러 자민당은 인도적 지원동결, 수하물 및 송금관리 강화, 송금·무역 부분정지, 송금·무역 전면중지, 선박입출항 전면금지 등 5단계 대북제재안을 당론으로 확정지어 놓고 있다. 북한이 성의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 단계별 시행에 들어간다는 태세다. 여기에 북한인권법안까지 채택될 경우, 북·일관계는 최악으로 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우선 6자회담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한·일공조도 대북제재를 둘러싼 이견으로 흔들리게 될지 모른다. 고이즈미총리가 제재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 줄 것으로 믿지만, 여론이 계속 악화되면 총리도 어쩔 도리가 없게 된다. 우선은 북한이 가짜유골에 대해 성의있는 후속조치를 취하는 게 급선무다.
  • [국제플러스] 日 유골감정결과 24일 北에 전달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 대변인인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은 북한이 다른 사람의 것으로 드러난 일본인 납치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감정 결과와 함께 유골 자체의 반환도 요구했다고 20일 밝혔다. 호소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일본측의 항의에 대한 회신 형식으로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의 외교경로를 통해 감정결과와 ‘유골’ 반환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자료에 관한 종합평가결과를 토대로 24일쯤 정부견해를 마련, 당일 북한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호소다 장관은 유골반환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日도 北인권법 제정 착수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제1야당에 이어 집권 자민당이 대(對)북한 경제제재를 골자로 한 일본판 가칭 ‘북한인권법’ 제정 수순에 돌입했다고 닛케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자민당내 ‘대북경제제재 시뮬레이션팀’은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 대리의 지휘에 따라 20일부터 관련 작업을 시작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검토중인 ‘북한인권법’의 핵심내용은 ‘일본인 납치사건’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이 없거나 북한의 인권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인도적 지원 외 일체의 대북지원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미국 의회가 지난 10월 의결한 ‘북한인권법’의 일본판이면서 대북 송금과 북한선적 선박의 입항 등을 각각 금지한 개정외환법 및 특정선박입항금지법에 이은 ‘제3의 대북 경제제재’ 법안이 되는 셈이다. 자민당은 법안의 기초가 완성되는 대로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조정을 거쳐 내년 초 정기국회에서 이미 법안을 준비한 민주당과 협의할 방침이다. 자민당이 ‘북한인권법’ 제정에 착수키로 한 것은 최근 일본인 납치피해자의 것이라며 북한이 보내 온 유골이 다른 사람의 것으로 판명된 뒤 일본내에서 대북 경제제재 여론(72∼74% 찬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자민당은 이 법이 제정돼 대북 경제제재를 발동하더라도 일본 단독으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 내년 1월 방미단을 꾸려 미 상원에 파견해 협조를 구하는 등 미국측과의 공조를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일본 민주당도 탈북자 보호를 골자로 한 ‘북한 인권침해구제법안’(가칭)을 준비, 내년초 정기국회에 상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내 이같은 움직임은 북한의 강력한 반발을 부를 조짐이다. 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일본 정치권의 이런 움직임은 일본내 대북 강경 여론을 의식한 외교적 공세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taein@seoul.co.kr
  • 韓·日정상 역사관

    |가고시마 박정현특파원|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17일 서로의 역사관을 드러냈다. 두 정상은 이날 숙소인 가고시마현의 이부스키 시내 하쿠이스칸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4개의 질문을 받았다. 납북자 가짜 유골 문제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질문이 정상별로 2개씩이었다. 노 대통령은 내년의 국교 정상화 40주년을 앞두고 역사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일본 기자의 질문을 받고 “거참, 분위기 좋은 날 말하기 어려운 주제”라면서 “그러나 답변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한국은 감정적이면서 미래 지향적 차원에서 일본이 역사문제를 흔쾌히 해결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면서 일본의 지도자들이 여러 차례 매우 전향적인 입장 표명을 했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또다시 사과를 요구할 경우 한·일간 우호친선에 도움이 될지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일본에 오면서 일본 국민들이 감정적으로 나쁘게 반응할 만한 일은 제기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왔다.”고 털어놨다. 지난 7월 제주정상회담에서도 노 대통령은 과거사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일본 국민들이 결단을 할 때”라고 강조했다. 동북아에서 강대국이고 앞으로 세계 질서에서 강대국인 일본 국민이 좀더 겸손한 자세와 관용·양보의 태도를 보이라는 주문이었다. 노 대통령은 “약한 나라의 관용은 비굴로 비칠 수 있지만 역량이 있는 강대국의 관용은 겸손으로 비칠 수 있다.”면서 일본의 위상에 걸맞은 자세를 촉구했다. 이어 고이즈미 총리에게 한국 기자가 아소 다로 일본 정조회장이 ‘내년을 한·일협약 100주년’이라고 한 데 대해 ‘망언’‘전범’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질문하자 고이즈미 총리의 표정은 굳어지기도 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정치인들의 발언이 한국 분들의 마음을 불쾌하게 하는 것도 있었을지 모른다.”면서 “앞으로 장래의 우호협력 관계를 살리는 그런 시각이 필요하다.”고 편치 않은 심기를 드러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어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해 “과거 고난의 길을 걸었고,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던 선인들에게 경의와 감사의 뜻으로 신사참배를 하고 있다.”면서 “결코 군국주의가 되자거나 그런 준비를 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신사참배를 중단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jhpark@seoul.co.kr
  • 盧대통령 “日, 北제재 신중해야”

    |가고시마 박정현특파원|한·일 양국은 매일 4편인 김포∼하네다 공항의 항공편을 8편으로 증편하는 것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 납북자 가짜 유골 파문과 6자회담은 별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17일 규슈 가고시마현의 이부스키 시내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김포∼하네다 항공편을 증편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관계부처에 검토를 지시하기로 했다. 내년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 동안 아이치 박람회 기간중에 한시적으로 취해진 한국민들의 일본 입국비자 면제조치의 결과를 지켜보면서 항구적으로 면제해 나가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북한으로부터 전달받은 납치인 유골이 가짜로 드러난 데 대해 “일본이 받은 충격이 클 것으로 이해하지만 북한이 고의로 일본을 모욕하기 위해 한 것이 아니라, 착오나 실수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면서 “성급하게 경제제재로 갈 게 아니라 북한의 성의 있는 해명도 듣는 등 시간을 두고 확인해 보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이 경제제재를 할 수도 있다고 보며, 우리가 절대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아주 냉정하고 신중하게 이뤄져 북·일 수교와 북핵 6자회담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대응에 대해 많은 일본 국민이 강한 분노심을 갖고 있다.”면서 “그간 대화와 압력이라는 방침에 의거, 지금까지 대북 협상을 추진해 왔으며 앞으로도 북한의 태도를 지켜본 뒤 대북 압력이나 제재 문제를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4차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이를 위해 한·일, 한·미·일간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문제와 관련, 양국은 빠른 시일내 협상을 시작하고 내년 중에는 타결을 지향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jhpark@seoul.co.kr
  • 韓日정상 17일 ‘노타이회담’ FTA·항공노선 포괄조율

    韓日정상 17일 ‘노타이회담’ FTA·항공노선 포괄조율

    노무현 대통령이 17일 규슈 가고시마 현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가짜 납북자 유골파문으로 일본에서 대북경제 제재조치 얘기가 나올 정도로 북·일관계가 경색되고 있어 두 정상의 대북정책·6자회담 조율 여부가 주목된다. 노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가짜 납북자 유골파문과 6자회담을 분리 대응한다는 데 의견을 모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16일 “가짜 납북자 문제는 북한과 일본의 쌍방간의 문제여서 6자회담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이 느끼는 분노에 이해를 표시하면서, 북한과 대화를 통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수준에서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총리는 북한에 가짜 유골전달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북한에 서한과 특사를 보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을 거듭 확인하면서, 한·미 및 미·일 동맹관계를 통한 동북아 평화구축 협력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사 문제가 거론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임기 중에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고, 우리가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에 대해 먼저 언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양심적 판단에 따라 스스로 해야할 일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일본은 내년까지 타결하기로 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속도를 내자는 주문을 할 것으로 알려진다. 정상회담에서는 한·일 양국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기 위한 방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루에 4편인 김포~하네다 항공노선을 두배로 증편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두 정상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콤비 차림으로 5시간여 동안 대화를 나눈다.17일의 정상회담(2시간), 공동기자회견(30분), 만찬(1시간30분)과 18일의 산책 및 환담(1시간) 등이다. 두 정상은 연 두차례인 상호방문 셔틀외교를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진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화성 유골 ‘실종 여대생’ 확인

    지난 12일 화성 여대생 실종현장 인근 야산에서 발견된 유골은 실종된 노모(21)씨의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이날 부검결과 유골의 치아가 실종된 노씨의 것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노씨의 과거 치과치료 기록을 통해 치료받은 치아와 모양, 치열이 노씨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치아 확인은 사람마다 지문과 유전자(DNA)가 다르듯 치아의 모양이 저마다 다르며 지문이 같을 확률보다 치아 모양이 같은 확률이 더 희박하다. 또 유골은 키 171.5㎝의 여성으로 위에는 김, 야채, 떡복이, 무로 추정되는 물질이 남아 있었다. 사망원인은 타살로 판단되지만 유골의 상태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실종(10월27일) 다음날부터 수사본부를 편성, 수사와 수색을 병행했지만 사건발생 46일 만에 유골상태의 시체를 발견, 초동수사와 수색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또한 사건의 결정적인 단서가 될 시체가 46일 만에 발견되는 바람에 사망 원인은 물론 용의자의 흔적조차 파악하기 어려워 수사가 미궁속으로 빠질 공산이 더욱 커졌다. 실종신고된 직후 수사본부를 차린 경찰은 실종자 수색과 수사를 병행하며 거의 매일 수백명의 경찰력을 동원해 시신을 찾았다. 군의 협조를 받아 수색견까지 동원, 실종 지역 인근 야산을 샅샅이 뒤지는 한편 보통리저수지 인근에서 여대생 속옷이 발견되자 ‘고육지책’으로 저수지 물빼기 작업까지 벌였다. 그러나 연인원 1만 3000여명을 투입한 수색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자 이달 초 수색을 중단했으며 결국 노씨의 유골은 지난 12일 유류품이 발견된 도로 인근 야산에서 주민들에 의해 발견됐다. 유골이 노씨로 확인됨에 따라 사건은 살인사건 수사체제로 전환됐다. 경찰은 화성 일대 지리에 밝은 2명 이상의 남성 용의자를 잡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지난 12일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야산에서 발견된 유골이 실종 여대생 노모씨의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지역이 ‘연쇄살인 공포’에 휩싸였다. 화성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화성 여대생 추정 유골 발견

    경기도 화성 여대생 실종현장 인근 야산에서 여성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돼 경찰이 신원을 확인 중이다. 여대생 실종사건을 수사중인 화성경찰서는 12일 오후 4시30분쯤 화성시 정남면과 봉담읍 경계지점인 정남면 보통리의 한 야산에서 여자로 추정되는 유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골은 등산로 옆 풀더미에 덮여 있었으며, 신체 윗부분에만 살점이 조금 남아 있었다. 길이 35㎝가량의 머리카락이 남아 있었고 키는 172㎝ 정도였으며 유골의 골반 형태 등으로 미뤄 여자로 추정됐다. 감식 결과 골절이나 함몰 등의 외상은 없었으며 치아 부위는 심하게 훼손됐다. 실종된 여대생 노모(21)씨는 키 173㎝이며 머리카락 길이도 30㎝ 정도로 다소 긴 편이었다. 유골이 발견된 곳은 노씨가 실종된 봉담읍 와우리버스정류장에서 4∼5㎞ 떨어져 있고 수영복과 가방 등 노씨의 유류품이 발견된 보통리저수지,67번 시도와 1∼2㎞ 거리다. 경찰은 13일 발견된 유골의 DNA와 실종된 노씨의 것을 비교, 분석토록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유골은 육안으로는 전혀 누구인지 식별할 수 없기 때문에 실종된 노씨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그러나 노씨일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가짜 유골’ 北·日관계 급랭

    |도쿄 이춘규특파원|북한과 일본 관계가 북한이 일본에 제공한 납치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이 다른 사람의 것으로 판명되면서 급격히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일 관계가 중대국면을 맞은 것이다. 당장의 분위기는 북한에 대한 식량 제공 중단과 경제제재론 등 강경론이 일고 있다.2002년 9월 북·일간 ‘평양선언’의 무효화론은 물론 북한 제재 5단계 시나리오의 단계적 발동까지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강경 일변도로 치달을 경우 북한측도 태도를 급변, 납치나 핵 문제의 진전이 곤란하게 된다는 점을 들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를 중심으로 ‘대화우선’의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대북한외교 주도권 상실도 우려해서다. 신중론자들은 북한 정권의 내부통제력이 약화돼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지도부가 모른 채 ‘단순사고’에 의해 원래부터 다른 사람의 유골이 인도됐을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 고위 외교소식통의 분석이다. 자민당의 강경론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다케베 쓰토무 간사장은 경제제재론 등 강경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당 납치 문제 대책본부장인 아베 신조 간사장대리는 “비정한 냉혈한”이라고 북한측을 비난하면서 “더 이상의 교섭은 의미가 없다.”는 초강경론을 편다. 공동여당인 공명당 간자키 다케노리 대표도 “경제제재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제1야당인 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 전 대표도 “경제제재를 생각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라고 하는 등 공산당과 사민당을 제외한 여야 3당서 제재론이 분출하고 있다. 반면 고이즈미 총리는 “허위의 자료를 제출해온 것은 지극히 유감스럽다.”면서도 경제제재 요구에 대해서는 “대화와 압력, 양면을 생각해 교섭은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지해서는 안 된다. 아직도 (대화가)부족하다.”라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식량지원 중단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상황 파악을 우선해야 한다며 신중하다. taein@seoul.co.kr
  • 유골 추출 DNA 탯줄과 불일치

    |도쿄 이춘규특파원|북한이 건넨 일본인 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이 다른 사람의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은 첨단 ‘법의학의 개가’다. 니가타현 경찰당국은 정부에서 증거물로 넘겨받은 유골 중 뼛조각 5개씩을 경찰청 과학경찰연구소(과경연)와 데이쿄대학에 감정을 의뢰했다. 과경연은 감정에 실패했다. 데이쿄대학은 DNA 감정법 중 미토콘드리아 감정법을 이용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핵과는 별도의 독자적인 DNA를 갖고 있다. 세포 하나에 수십에서 수천개의 미토콘드리아가 존재한다. 감정팀은 유골에서 추출해낸 미토콘드리아 DNA의 염기배열을 요코다 메구미의 탯줄에서 찾아낸 DNA와 비교했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약 1만 6000개의 염기대로 구성돼 있다. 이중 개인차가 생기기 쉬운 약 300개의 염기대를 비교해 다른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 감정에 사용한 뼛조각 5개 가운데 4개의 염기는 일치했지만 나머지 1개는 달라 유골이 두 사람 것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taein@seoul.co.kr
  • “北이 보낸 일본인 유골 가짜”

    |도쿄 이춘규특파원|북한이 일본인 납치피해자 요코다(橫田) 메구미(실종 당시 13세)의 것이라며 제공한 유해가 다른 사람의 것으로 판명됐다.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일본 관방장관은 북한이 제공한 유골의 DNA를 감정한 결과 요코다의 유골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으로 판명됐다고 8일 밝혔다. 니가타(新潟) 경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제공한 유골에서는 두 사람의 DNA가 검출됐으나 모두 요코다의 DNA와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납치피해자 진상 재규명의 신뢰성을 근본부터 뒤흔드는 감정결과가 발표되자 일본에서는 대북(對北)강경론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호소다 장관은 강경한 어조로 “북한에 즉시 항의하겠다.”면서 “북ㆍ일협상에 큰 장애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호소다 장관은 이어 북한에 약속한 25만t의 식량지원분 중 나머지 절반의 추가 지원에 대해서도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카시마 하쓰히사(高島肇久) 외무성 대변인도 “어째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진의가 뭔지 엄중하게 따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북한의 성의에 중대한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으며 식량지원도 엄중히 다시 생각해 보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요코다의 부친인 시게루는 감정결과를 통보받은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유골 날조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경제제재를 즉시 발동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납치문제 실무회의에서 요코다 메구미의 것이라며 유골과 사진 3장, 입원기록, 자필 메모 등을 제공했다. taein@seoul.co.kr
  • 한화회장 조부유골 도굴 범인 3명 체포·1명 수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조부유골 도굴 사건은 5년 전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부친유골 도난 사건을 주도했던 범인이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충남 공주경찰서는 18일 정모(43·대전 거주), 박모(47), 조모(38)씨 등 3명에 대해 분묘발굴 사체 등 영득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모(40)씨를 수배했다. 정씨 등은 지난달 20일 오후 5시부터 이튿날 오전 3시까지 공주시 정안면 보물리 김 회장의 조부 묘를 삽과 곡괭이로 파헤친 뒤 두개골과 양팔, 엉덩이 뼈 등 유골 5점을 도굴했다. 공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한화 김승연회장 조부 묘 도굴

    충남 공주 정안면 보물리에 있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조부모 무덤이 파헤쳐지고 유골이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21일 “오전에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비서실로 부산 사투리를 쓰는 40∼50대 남자가 전화를 걸어와 김 회장과 통화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남자는 자신을 보물리 선산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뒤 김 회장 조부모의 유골을 가져갔다며 통화를 요구했으나 김 회장이 자리에 없다는 답을 듣고는 전화를 끊었다.”면서 “선산 관리인 원모(68)씨가 확인해 보니 조부 묘가 3분의1쯤 파헤쳐졌다.”고 덧붙였다.1966년 세상을 떠난 김 회장 조부의 무덤은 충남 천안시 청당동에 있었으나 1995년 조모가 조부를 뒤따르면서 공주에 합장했다. 경찰은 전화를 건 사람의 신원파악에 주력하는 한편 공범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한편 1999년 3월에는 울산에 있는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부친의 무덤에서 유골을 가져갔던 30∼40대 남자 2명이 8억원을 요구하다가 대전에서 붙잡힌 일이 있다. 공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하반기 10여곳 환경개선 완료

    하반기 10여곳 환경개선 완료

    “이젠 더 자주와야겠네.” 11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사는 주부 이경희(32)씨는 아동복을 사러 ‘파워마트’에 왔다가 환경개선사업을 마치고 14일 준공식을 앞둔 수유골목시장을 보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이 동네에서만 10년 넘게 살았다는 이씨는 “어수선하던 시장이 한결 깔끔해지자 내 집을 청소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시장이 달라지니까 동네 분위기도 세련되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재래시장의 ‘새옷 갈아입기’가 한창이다.12일 서울시 재래시장대책반에 따르면 천장에 지붕을 씌우고 도로·간판·안전시설을 정비하는 등 ‘환경개선사업’을 추진 중인 시장은 모두 25개. 14일 강북구 수유골목시장을 시작으로 오는 11월까지 종로구 광장시장,중구 방산시장,중랑구 동부골목시장 등 약 10개의 시장이 환경개선사업을 마치고 준공식을 치를 계획이다.또 12월에도 동대문 청평화시장,강북구 번동북부시장 등 환경개선사업을 진행 중인 15개의 시장 중 일부가 재개장할 예정이다. 지난 상반기까지 준공이 완료된 27개 시장을 합치면 서울시내 재래시장 50여곳이 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재탄생하게 된다.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예정된 시장도 60여곳에 이른다.재래시장의 ‘새옷 입기’는 내년에도 계속돼 질퍽한 바닥에 지저분한 시장풍경은 서울에서는 ‘옛날 얘기’가 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화장실 없는 시장은 지어드려요” 서울시 재래시장대책반 정국량씨는 “민자부담이 2002년 30%,2003년 20%에서 2004년도 하반기부터 10%로 줄어들게 됨에 따라 환경개선사업을 신청하는 시장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에 20%의 민자부담을 안고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한 시장들의 ‘추가 시공’도 이어질 전망이다.서울시에서 2003년에 사업을 허가받은 시장들에 대해서 민자부담 인하분 10%만큼의 비용을 추가 지원해 주기로 했다.정씨는 “도로포장·하수도·화장실·가로 등 공영사업에 한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2003년에 사업을 신청한 시장 중 화장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거나 하수도·가로시설 등 공영사업이 미진한 시장들은 16일까지 구청에 추가 지원을 신청하면 정부의 보조를 받을 수 있다. 글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2005년 예산안] 서울대에 ‘황우석연구소’ 설립

    새해 정부사업 가운데 눈에 띄는 이색사업을 간추린다. ●서커스 육성 경기 부천시 원미구 유원부지에 서커스 상설공연장이 생긴다.부지 3400평에 1200석 규모로 지상·공중·동물곡예가 가능하다.곡예기능이 현재 가족 중심으로 전수되는 것에서 벗어나 ‘서커스 학교’를 설립해 외국처럼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한다. ●‘황우석 연구소’ 설립 내년 중 서울대 수의대 연구동에 설립되고 원숭이 등 영장류 실험실까지 갖춰진다.무균 미니복제돼지 사육시설,복제소 실험목장,줄기세포 연구비 등 황 교수에 대한 과학기술진흥기금의 지원액이 내년 265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예술치료 시범사업 예술치료 전문강사가 소년원과 고아원 등을 방문해 음악,미술 등 문화·예술적 접근을 통한 새로운 방식의 심리치료를 실시한다.프로그램 개발비로 1억 5000만원이 책정돼 내년 중 10명의 전문강사가 안산교도소에 파견돼 교육을 한다. ●연해주 발해유적 발굴 발해시대 무인의 유골이 발견된 러시아 연해주 체르냐치노 지역의 발해유적에 대한 체계적인 학술조사가 추진된다.내년 예산은 1억 1000만원. ●군전용 위성TV 아리랑TV,국회방송처럼 군에도 국방전문채널이 개통된다.군 자체제작 프로그램이 내년부터 하루 6시간씩,2009년부터는 하루 12시간씩 방영된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신채호 선생 묘 훼손… 눈물흘린 며느리

    “유족이라고는 암 투병중인 저 하난데 아버님 묘가 자꾸 훼손되는 걸 어떻게 보란 말입니까.” 단재 신채호 선생의 며느리 이덕남(61·서울 강남구 포이동)씨는 선생의 봉분 이장에 실패하자 주저앉아 눈물만 흘렸다. 이씨가 기습적으로 시아버지의 묘를 이장하려고 한 것은 22일 오전 5시쯤.이씨는 인부와 굴착기를 동원,충북 청원군 낭성면 귀래리에 안장된 선생의 유골을 이장하려다 주민들의 신고를 받은 군청 직원들의 제지를 받고 그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씨는 “최근 몇년간 아버님의 묘소가 14차례나 붕괴돼 군과 충북도에 이장 등의 조치를 취해달라고 수차례 얘기했으나 별다른 조치가 없기에 마냥 기다릴 수만 없어 이장하려고 했다.”고 항변했다. 청원군 관계자는 “7월 장마로 붕괴된 선생의 묘 근처에 700여만원을 들여 수맥차단작업까지 벌인 와중에 이씨가 갑작스럽게 묘지를 이장하려고 해 당황스럽다.”며 난처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역사학자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단재 신채호 선생의 유골이 선생의 고향 충북 청원군에 안치된 것은 1937년.충북도는 지난 93년 선생의 묘를 충북지방기념물 제90호로 지정,관리해 왔다. 문제는 98년 청원군이 묘지 성역화작업의 일환으로 선생의 묘 주변 방풍림을 제거하면서부터 봉분이 14차례나 붕괴된 것.며느리 이씨는 현재 묘지에서 50여m 떨어진 곳은 붕괴의 위험이 없다며 군에 누차 이장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군은 “매입에만 3년 이상 걸린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청주 연합
  • 사자와 권력/올라프 라더 지음

    사자와 권력/올라프 라더 지음

    로마의 장군 안토니우스는 친구인 카이사르의 시신을 차지한 뒤,비참하게 난도질당한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함께 슬퍼하면서 카이사르의 후계자가 자신임을 공식화했다.또 스탈린은 레닌이 사망하자 시체를 영원히 썩지 않도록 방부 처리함으로써 ‘레닌숭배’의 초석을 세우고 자신은 그 후광을 물려받았다.그런가 하면 볼리비아 군대는 체 게바라를 총살한 뒤 손을 절단하고 공항 활주로 밑에 묻음으로써 혁명의 싹을 잘라버렸다.권력은 죽은 자로부터 나오는 것인가.사자(死者) 숭배는 권력의 영원한 유혹인가.한 시대를 주름잡은 영웅이 죽은 뒤,그 시신과 무덤을 둘러싸고 산 자들이 벌인 치열한 투쟁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안토니우스, 카이사르 시신 차지후 후계자 선언 ‘사자와 권력’(올라프 라더 지음, 김희상 옮김, 작가정신 펴냄)은 이러한 사자 숭배가 권력의 정통성 확보와 어떤 연관이 있는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추적한다.저자는 독일 베를린의 훔볼트 대학에서 문화사를 가르치고 있는 중세사의 권위자.책은 친구를 죽인 헥토르의 시체를 마차에 묶어 끌고 다니며 모욕했던 아킬레우스에서 아우구스투스의 뒤를 이어 로마의 황제가 되기를 꿈꾼 무솔리니,600년 전에 묻힌 세르비아 왕의 시신을 다시 찾아온 밀로셰비치에 이르기까지 죽은 자와 권력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1세기 전반 로마의 황제들은 시신을 무덤에서 빼내거나 돌덮개를 옮긴 범법자들을 사형에 처하도록 명했다.이른바 ‘황제의 칙령’이다.저자는 이 칙령은 예수부활의 역사와 결코 무관치 않다고 말한다.‘마태복음’에 따르면 유대 대제사장들은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예수의 무덤에 보초를 세워줄 것을 요청한다.예수의 제자들이 시신을 훔쳐내 부활을 꾸며내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명분에서다.저자는 예수의 제자들이 시신을 훔쳐냈다고 대제사장들이 소문을 퍼뜨리고 총독이 로마에 진상보고서까지 써 보냈던 것을 보면 황제의 칙령은 부활의 역사와 관련이 있음이 틀림없다고 주장한다. ●日 정치인 야스쿠니 참배… 우리 ‘과거사’ 논쟁 정적인 아우구스투스를 제치고 후계 자리를 차지한 안토니우스,레닌이 죽기 전 정치적 유서라 할 비밀편지에서 스탈린에 대한 불신을 밝혔음에도 결국 레닌의 뒤를 이은 스탈린,2000년 전의 위대한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무덤을 재건하며 옛 영광이 다시 찾아올 것을 열렬히 희망한 무솔리니.이들에게 사자 숭배는 정치권력의 정통성을 부여받고 사회의 질서를 기져다준 상징적 지주였다.이들은 사자를 숭배하고 무덤에 참배하는 것이야말로 과거를 연출해 보임으로써 미래를 장악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굳게 믿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무덤은 저절로 기억을 한데 묶어주는 추모의 장소가 아니라는 점이다.무덤은 어쩌면 그것을 필요로 하는 집단이 창조해내는 산물인지 모른다.결속을 다질 공동의 기억이 필요할 때 사회는 무덤을 찾는다.거룩한 무덤과 성스러운 유골은 결국 만들어지는 셈이다. ●死者숭배는 정치권력 정통성의 상징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떠올리면 그런 정황은 어렵잖게 이해된다.일본의 많은 지도자들은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와 반대를 무릅쓰고 2차대전 전범들의 위패가 안치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고집한다.권력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한 벌거벗은 욕망이 그들을 ‘또 다른 범죄’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과거를 담보로 미래의 권력을 장악하려 했던 ‘추악한’ 역사를 되돌아보는 이 책은 과거사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2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하프타임] 이은혜 신세계컵 13언더 우승

    이은혜(22·용인대·닉켄트골프)가 10일 여주 자유골프장(파72·6398야드)에서 벌어진 신세계컵 한국여자프로골프선수권(총상금 3억원) 마지막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했다.
  • [하프타임] KLPGA선수권 2R 손혜경 단독선두

    5년차 손혜경(팀애시워스)이 9일 경기도 여주 자유골프장(파72·6335야드)에서 열린 신세계배 한국여자프로골프선수권(총상금 3억원) 2라운드에서 합계 9언더파 135타로 단독선두에 나섰다.2000년 데뷔 이후 10위권 입상이 2차례 뿐 10∼30위권에 머물던 손혜경은 이날 보기없이 4개의 버디를 골라내며 4언더파 68타를 쳐 전날 공동3위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다 이 대회 타이틀 방어를 위해 귀국한 김영(신세계)은 버디 6개,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8언더파 136타로 전미정(테일러메이드) 신현주(하이마트) 이은혜(닉켄트골프) 등과 공동2위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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