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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현실과 한계 (1)국내재단 실태…이사장 2인을 만나다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현실과 한계 (1)국내재단 실태…이사장 2인을 만나다

    국내 대표적 공익재단을 이끄는 송금조(89)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장과 이석준(58) 관정교육재단 이사장은 우리 재단 문화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다. 송 이사장은 미국의 앤드루 카네기처럼 피붙이 같은 사업체마저 정리해 재단에 사재를 쏟아부었고, 이 이사장은 아버지가 설립한 국내 최대 장학재단을 의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어떤 이들처럼 위법 행위 탓에 입방아에 오르자 과징금 내듯 재단을 설립한 것도 아니다. 국내의 공룡 재단을 이끄는 두 이사장을 만나 이들이 생각하는 자선관과 부자의 역할, 재단의 미래 등에 대해 물었다. ■송금조·진애언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장 부부 “기부금이 공돈 입니까… 정부 감독 아쉬워” 송금조(89)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은 구순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했다. 18년이나 입은 짙은 카키색 콤비 상의에 밝은 노란 줄무늬가 들어간 셔츠 차림으로 지난 11일 부산 서면 로터리의 재단 사무실에 들어선 송 이사장은 수천억원대의 자산가라기보다 검소함이 몸에 밴 인자한 교장 선생님 같았다. 부인 진애언(67) 재단 상임이사가 1시간 30분가량 진행한 인터뷰 내내 곁에서 질문을 다시 묻고 답을 ‘재촉’하며 ‘통역사’ 아닌 통역사 역할을 했다. 사실상 송 이사장 부부의 공동인터뷰가 됐다. 송 이사장 부부가 속을 끓이고 있는 부산대와의 ‘기부금 소송’부터 물었다. 평생 한푼도 허투루 써 본 적이 없는 ‘구두쇠’였기에 자신의 기부금 195억원을 애초 약속했던 양산 캠퍼스 부지대금이 아닌 다른 용도로 쓴 부산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올 초 새 총장이 취임하면서 부산대와 화해 가능성이 나오는데. -(진 이사가 대신 대답) 사실이 아닙니다. 회장님(송 이사장 지칭)은 지금도 하루에 한 번씩은 ‘이 일을 우짤꼬, 내 살아 생전에 끝나겠나’ 하십니다. (송 이사장)부산대 양산캠퍼스 부지대금으로 준 건데 거기 안 쓰고 딴 데 썼다는 것이 유감이었습니다. →남은 110억원은 대학 측이 사과하고,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면 기부하실 건가요. -(진)지금까지는 그럴 생각이었는데, 그건 앞으로 지켜봐야 알겠습니다. →부산대 소송을 계기로 기부금이 공돈이 아니라는 경종을 울린 것은 의미가 큰데. -그렇습니다. 이 소송은 김인세 전 총장과 부산대의 잘못을 밝히고 기부금이 당초 목적대로 사용되도록 하기 위해 내린 결단이었습니다. →앞으로 다른 대학에는 기부를 안 하실 건가요. -정부의 책임 있는 관리 감독이 없는 한 더 이상 대학에 대한 직접 기부는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재산을 물려줄 자녀가 없어 재단을 세웠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자식이 있었어도 달라진 건 없습니다. 재산을 자식한테 주면 게을러져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것은 자기가 해야죠. 공부는 시켜주고, 집 한 채는 사줘야죠(웃음). 자식이 돈 있다고 해서 더 행복한 건 아닙니다. →앞으로 재단 운영 계획은. -경암재단을 한국의 ‘노벨재단’으로 키워 나가는 게 마지막 희망입니다. 지금처럼 진심을 다해 운영한다면 50년, 100년 뒤에도 잘 유지될 것으로 봅니다. 수상자들, 젊은 사람들이 잘해 나가지 않겠나 싶고, 내가 세상 떠나기 전에 모든 힘을 다해 재정을 넉넉히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경암재단은 연간 부동산과 이자 수입 30억원으로 경암학술상 등을 시상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부자들이 왜 존경받지 못한다고 보십니까. -(돈)있는 사람들이 그동안 잘하지 못해서 그렇게 된 측면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부자가 존경받으려면 부를 축적하는 과정이 정직하고 생산적이어야 합니다. →재단을 만들고 운영하는 게 만만치 않은데 그래도 주위에 권하시겠습니까. -물론이죠. 나누면 행복해집니다. 공익재단이 늘어나고 발전하려면 정부가 기부를 독려하기 이전에 기부에 대한 인식이 변해야 합니다. 기부금이 공돈이라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하고요. 기부 관련 분쟁에 적용할 수 있는 법령을 정비하고 기부금 집행실태에 대한 철저한 감독이 뒤따라야 합니다. 돈을 버는 것 못지않게 잘 쓰는 것이 어렵다는 송 이사장은 50년 넘게 한 집에 살고 있고, 어지간한 옷은 20년이 다 됐다. 해외 여행이라고는 평생 사업상 다녀온 게 전부다. 여름에 여행이라도 다녀오자는 부인의 말에 “텔레비전으로 보면 안 되나, 이 사람아.”라고 응수할 정도로 근검과 절약이 몸에 배어 있다. 부산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기부왕 이종환의 장남’ 이석준 관정교육재단 이사장 “기부는 사업 자극제… 비움이 채움을 낳아” ‘기부왕’ 이종환(89) 삼영화학그룹 회장은 최근 10년간 국내 사회공헌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은 ‘스타’다. 2000년 이후 사재 8000억원을 출연해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을 일궜다. 전 재산의 95%다. 최근에는 “도서관 짓는데 쓰라.”며 서울대에 600억원을 쾌척했다. 기부왕의 아들이 누군지 궁금했다. 재력을 갖춘 원로들이 자선을 머뭇거리는 가장 큰 이유가 “자녀에 재산을 물려줘야 한다.”는 정서 때문이다. 이 회장은 자서전 ‘정도’에서 “(재산의 사회환원) 결단은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큰아들에 대해서는 “(재단 설립 문제로 아내와 갈등을 벌일 때) 장남 내외의 헌신적인 효심이 없었다면 노부부 갈등을 쉽게 녹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만 표현했다. 국내 최대 자선가의 장남 이석준(58·삼영화학그룹 부회장) 관정교육재단 이사장을 17일 서울 혜화동의 재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언론과 인터뷰는 처음이라고 했다. 원초적인, 그래서 가장 궁금한 속내부터 물었다. →아버지의 사재 출연이 서운하지 않았나요. -저도 인간인데 전혀 서운하지 않았다고 하면 위선이겠죠. 하지만(아버지의 사재 출연이) 오히려 자극제가 돼 후세가 사업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산이야 이미 다 (손에서) 떠난 것이잖아요. 번 돈을 모두 사회에 내놓았으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비워야 앞으로 나갈 공간도 생기고. →중견기업인 삼영화학그룹보다 큰 대기업 오너들도 이렇게 큰돈을 출연하지는 않는데. -천운이 있어 재벌이 됐다면 오히려 다른 생각이 들었을지 모르죠. 우리는 비록 이름도 없는 회사지만, 우리식 사재 출연을 보고 대기업들이 사회 환원에 더 큰 관심을 갖는다면 국가 발전에 공헌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이사장과 아내도 기업 지분을 팔아 재단에 내놓으셨지요. -아버지와 상의해서 내린 결정입니다. 지금은 재단을 좀 더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하는 시점이니까. 사업에 어려움이 있으면 여윳돈을 동원해 주식을 다시 살 수도 있겠죠. 이 이사장은 이미 ‘통달’한 듯 답변을 이어갔다. 구순을 앞둔 아버지 이 회장이야 ‘만수유 공수거’(滿手有 空手去·세상에 태어나 손을 가득 채운 뒤 빈손으로 떠난다.)를 설파할 수 있겠지만, 이 이사장은 사업가로 한창 욕심낼 시기 아닐까. 삐뚤어진 답변을 채근해 봤다. →‘정답’만 말씀하셔서 보통 사람들 마음에는 별로 와 닿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자식 입장에서 서운하지 않으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안분(安分·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킴)이라는 게 있잖습니까. 제 나이 쉰여덟인데 주어진 분야에서 하고 싶은 건 다 해봤어요. 34살에 캐파시터 필름(전자제품의 축전·절연에 필요한 소재) 생산에 도전, 성공했고 외환위기 때는 오히려 잘 나갔어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가 그 정도까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관정교육재단은 특색있는 장학 철학으로 유명하다. 엘리트 지원을 우선으로 한다. 가정 형편이 좋아도 공부 잘하고 품성만 훌륭하면 지원한다. 이 기준에 맞춰 10년간 4670명이 836억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장학 철학이 색다릅니다. -아버지는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 2명만 나와도 한국이 경제 대국이 될 수 있다.”고 늘 강조하셨습니다. 저희 재단은 1등 인재 육성을 목표합니다. →아버님 계획에 더해질 부회장님의 재단 운영 계획이 궁금합니다. -삼영화학 공장이 있는 중국의 학생들에도 지원할 겁니다. 중국의 명문대 5곳을 지원할 예정인데 3주 전 항저우 저장대와 장학금 협약을 맺었어요. 50명의 학생에게 2000달러씩 3년간 지원할 겁니다. 또, 가칭인데 ‘관정아시아상’을 만들어 노벨상 못지않게 키울 겁니다. 공학상과 이학상 외에 관정상을 더해 인류와 국가에 이바지한 사람들에 줄 예정입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고유가시대 국내 기름값 2제] “휘발유값 ℓ당 100원 덜 내려”

    최근 유가 하락에 따라 국제 휘발유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국내 판매가격은 ℓ당 100원 정도 덜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유사와 일선 주유소들이 중간 단계에서 그만큼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뜻이다. 17일 소비자시민모임 석유감시단 조사에 따르면 국제 휘발유 가격은 최고점이던 4월 둘째주 ℓ당 968.61원을 기록한 뒤 7월 둘째주에 ℓ당 703.03원으로 265.58원 하락했다. 그러나 국내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4월 셋째주 ℓ당 2062.17원에서 7월 둘째주 1893.59원으로 168.58원만 내려갔다. ℓ당 97원이 덜 떨어졌다는 뜻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은 “6월 첫째주부터 7월 둘째주까지 정유사는 유통비용 및 마진을 ℓ당 평균 72원, 주유소는 139원으로 책정했다.”면서 “기름값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 역시 평소보다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 공급가격은 월초에 올랐다가 월말에 떨어지는 만큼 둘째주에는 더 많이 하락할 것”이라면서 “다만 주유소 단계에서의 마진율이 높아진 게 문제”라고 귀띔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이해찬 “17일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

    민주통합당이 한·일 정보보호협정 밀실처리와 관련해 17일 국회에 김황식 국무총리 해임 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총리 해임을 촉구했는데, 오늘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어 유감”이라며 “17일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난 뒤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은 시간이 있으니 국회에서 해임을 요구해 사퇴하기보다 대통령이 해임하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일본의 군사적 대국화와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길을 터주는 결과를 빚게 된다.”고 양국 간 협정 체결에 반대했다. 민주당은 총리 해임을 건의한 뒤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고 협정 폐기를 촉구하는 식으로 정부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총리해임건의안은 통합진보당과 공동으로 제출하기로 했다. 통합진보당 강기갑 신임 대표는 이날 취임 인사차 이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최종결정권자인 이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하며, 밑의 사람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워서는 안 된다는 게 통진당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문제지만, 임기도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에게 (사퇴 등)책임을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사과는 요구하겠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사람은 아니다.”라고 이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2012 런던올림픽] 쫄지마 홍명보

    1980년대 초반 세계청소년축구를 평정한 멕시코의 저력은 여전했다. 올림픽축구 대표팀의 26일 본선 첫 상대인 멕시코가 강력한 우승 후보인 영국단일팀을 제압하고 런던에 입성한 홍명보호를 긴장시켰다. 16일 스페인 마르벨라에서 열린 영국과의 비공개 친선경기에서 마르코 파비앙(23·과달라하라)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 경기는 30분씩 3피리어드로 치러졌다. 멕시코는 ‘주포’ 도스 산토스(23·토트넘) 등이 빠지는 등 최상의 전력이 아니었다. 반면 영국은 라이언 긱스(39·맨유), 크레이그 벨라미(33·리버풀), 마이커 리처즈(24·맨시티) 등 와일드카드 전원에다 톰 클레버리(23·맨유), 에런 램지(22·아스널), 라이언 버틀랜드(23·첼시) 등 최정예가 모두 나섰다. 멕시코의 최대 강점은 산토스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자국 리그 소속이어서 조직력이 탄탄하다는 것. 지난 5월 프랑스 툴롱국제대회에서 벨라루스, 네덜란드, 터키 등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도 촘촘한 조직력이 자산이었다. 이날 영국과의 친선경기에서도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특히 골키퍼 헤수스 코로나(31·크루스 아술)를 비롯해 잉글랜드와 네덜란드 등 유럽 빅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카를로스 살시도(32·티그레스) 등 와일드카드가 포진한 수비라인이 든든했다. 영국의 파상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파비앙과 오리베 페랄타(28·산토스 라구나)의 결정력도 돋보였다. 런던에 입성하자마자 소식을 전해들은 홍 감독에겐 자못 신경쓰이는 결과다. 멕시코는 18일 스페인에 이어 21일(이상 현지시간)에는 일본과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다. 물론 한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할 필요도 있다. ‘가상의 한국’인 일본을 상대로 멕시코가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지 엿볼 수 있기 때문. 홍 감독은 멕시코와의 1차전을 8강 진출의 분수령으로 꼽고 있다. 따라서 개최국 영국을 격침시킨 멕시코에 대한 탐색전에도 한층 열을 올릴 전망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주점 등 200만 자영업자 “롯데제품 불매”

    주점 등 200만 자영업자 “롯데제품 불매”

    전국의 유흥주점 등 200만 자영업자가 위스키 ‘스카치블루’, 소주 ‘처음처럼’ 등 롯데그룹의 제품을 사지 않기로 했다.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유권자시민운동은 스크린골프, 숙박업, 유흥음식업 등 80여개 소상공인 단체 회원 200만명과 함께 16일부터 롯데그룹 제품에 대해 무기한 불매 운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지난달 말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대형마트 의무휴업 준수, 신용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 수용 등을 요구했다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지난 13일 국내 유통 기업 1위인 롯데그룹을 상대로 투쟁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들 단체는 가족과 시민단체 등을 합한 600만명을 규합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빅마켓, 롯데슈퍼 등 유통 부문을 이용하지 않기로 하고 100여개 소상공인단체와 250여개 직능단체, 100여개 시민단체에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롯데그룹은 “이들의 요구 사안은 그동안 체인스토어협회, 카드업계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오던 내용”이라며 “이런 문제들은 개별 기업 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도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불매 운동을 벌인다는 점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단체들은 홈플러스,이마트 등 8개 대형마트에 대해서도 불매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공정거래위원회는 판매수수료 등과 관련해 롯데마트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공정위 조사관들은 롯데마트 잠실점을 방문해 납품업체와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매입·매출 등 이날 수거한 서류를 검토한 뒤 의혹이 발견되면 관계자를 소환할 방침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상담중 女의뢰인 귀핥은 ‘변태 변호사’ 결국…

    상담중 女의뢰인 귀핥은 ‘변태 변호사’ 결국…

    의뢰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변호사가 귀를 핥다가 법의 심판을 받았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법원은 법률 상담 중이던 여성 의뢰인의 귀를 핥은 혐의로 변호사 로렌스 맥크리리(64)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21세의 카우와이로 알려진 피해여성은 지난해 맥크리리 변호사와 법률 상담을 하던 중 추행을 당했다. 카우와이는 “상담 중 갑자기 변호사가 내 팔을 잡더니 ‘당신 매우 멋지다’ ‘결혼한 상태라서 유감’이라고 말했다.” 고 밝혔다. 이어 “맥크리리 변호사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나를 안고는 내 귀를 핥았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맥크리리 변호사는 “카우와이의 주장은 모두 사실무근이다. 오히려 그녀가 나를 안았다.” 면서 강하게 사실을 부정했다. 이같은 논쟁에 대해 법원의 심판은 단호했다. 법원 측은 “여성이 이야기를 꾸민 증거가 전혀 없다. 남자의 더러운 행동이 분명히 있었다.” 면서 맥크리리 변호사에게 벌금 250달러(약 29만원)를 부과했다. 그러나 맥크리리 변호사는 “사실과 다르며 억울하다.”고 밝히며 항소할 뜻을 비쳤다.       인터넷뉴스팀 
  • ‘방탄 국회’에 꺾인 檢… 박지원 수사도 차질 불가피

    정두언(55)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검찰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역시 현역 의원이면서 제1야당의 원내 수장인 박지원(70)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관련 수사도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전날 이명박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을 구속하면서 ‘큰 산’을 넘은 검찰로서는 예상치 못한 ‘벽’에 맞닥뜨린 셈이다. 대검찰청은 이날 “정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데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향후 절차는 검토 뒤 결정할 방침”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검찰은 당초 국회에서 국회의원 특권포기 분위기가 무르익으며 정 의원 체포동의안이 무난하게 처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충격이 큰 탓인지 검찰의 유감 표명에는 당혹감마저 묻어났다. 검찰의 선택지는 ‘불구속 기소’나 ‘비회기 중 구속영장 재청구’ 등 두 가지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관계자는 “국회의 뜻을 존중한다.”면서 “불구속 상태로 수사한 뒤 불구속 기소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소환 조사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예정대로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병확보가 안 된 만큼 추가 수사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정 의원이 검찰의 추가소환에 응할지도 불투명하다. 물론 정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신상발언에서 “자진출두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거물급 정치인 수사는 신병 확보 여부가 관건”이라면서 “정 의원이 구속됐다면 심경 변화를 일으켜 ‘모종’의 진술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검찰이 구속영장 재청구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 박 원내대표 수사가 진척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은 향후 박 원내대표를 수사하는 데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7월 임시국회 회기는 다음 달 3일까지다. 8월 임시국회 일정이 잡히지 않는다면 검찰은 다음 달 4일 정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수 있다. 법원 관계자는 “회기가 끝난 이후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한다면 구인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3주 이상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는 데다 국회 뜻을 존중한다고 이미 밝힌 상황에서 재청구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 의원은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2007년 9월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3000만원, 18대 총선을 앞둔 2008년 3~4월 비서관 김모씨를 통해 1억원, 지난 4월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1000만원을 받는 등 모두 1억 4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임 회장은 검찰에서 “금융감독원 등에서 문제가 생길 때 도와달라.”는 취지로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한편 법원은 정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결과가 정식으로 도착하면 정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기각하기로 했다. 법원 관계자는 “법원 실무제요(실무지침서)에도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 요건을 갖추지 못해 영장을 기각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훈·홍인기기자 hunnam@seoul.co.kr
  • [대선 화두 경제민주화] “노사관계 악화 경쟁력 위축 우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대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경제민주화가 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통합민주당뿐 아니라 박 전 위원장도 핵심 과제로 경제민주화를 꼽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재계는 경제민주화 자체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자칫 재벌 개혁과 동일시되면 기업 경쟁력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은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경제민주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경제민주화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경연은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유관 기관으로 사실상 재계의 입장을 대변한다. ●“인기영합 정치행보 지양해야” 최병일 한경연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한국 사회의 시대정신으로 부상한 경제민주화가 올바른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그러나 “일부 언론이 한경연과 재계가 헌법 119조 2항의 경제민주화 조항을 삭제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오보를 하고, 일부 정치인들이 이를 그대로 인용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했다.”고 꼬집었다. 1차 토론회에서 나온 ‘헌법 119조 2항은 해석상 혼란만 가중시키기 때문에 삭제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에 대해 박근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김종인 전 의원이 “전경련은 자숙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맞대응을 한 셈이다. 다른 참석자들 역시 정치권에 날을 세웠다.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치권은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표를 얻으려는 욕심에 노사관계를 악화시키고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인기영합적 행보를 지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재계 “구체안 나오면 입장 표명할 것” 재계에서는 아직까지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박근혜 전 위원장의 ‘스탠스’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꺼리고 있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재계 역시 헌법적 가치로서의 경제민주화를 높게 평가한다.”면서 “박 전 위원장이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이야기했지만 더욱 적합한 경제민주화 정책을 만들고 있는 만큼 구체안이 나오면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말뚝테러 항의” 日대사관에 1톤트럭 돌진

    “말뚝테러 항의” 日대사관에 1톤트럭 돌진

    일본 극우파의 ‘위안부 소녀상 말뚝 테러’와 집단자위권 행사 움직임 등으로 반일 감정이 높아진 가운데 60대 남성이 화물차를 몰고 주한 일본대사관으로 돌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日정부 항의… 외교부 “유감” 서울 종로경찰서는 9일 위안부 소녀상 말뚝 테러에 항의하기 위해 화물차로 일본대사관 정문을 들이받은 김모(62)씨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전 4시 55분쯤 1t 화물차를 몰고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정문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대사관의 미닫이형 철제문이 1m가량 뒤로 밀렸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이날 김씨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본 사람은 소녀상 앞에 말뚝까지 박았는데 내가 내 나라에서 이 정도도 못하냐.”면서 “대사관 정문을 뚫고 들어가 ‘말뚝을 박은 일본인을 구속하라’고 외치려 했지만 문이 안 열려 실패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위안부 소녀상 앞에 말뚝을 박은 너희의 행위는 천벌을 받아 마땅하다. 혹 내가 죽으면 화장해 독도 앞바다에 뿌려 달라.’는 내용의 메모지 2장을 갖고 있었다. 김씨는 “정부가 일본 극우파의 만행에 너무 미온적으로 대응해 실망했다.”면서 “나라도 응징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덧붙였다. 골동품 수집상인 김씨는 지난달 28일과 지난 2일, 5일 등 3차례에 걸쳐 대사관 주변을 살폈으며, 김씨의 트럭 옆면에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대형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경찰은 “김씨가 일본과 관련한 집회·시위 등에 참가한 전력이 없고 특정 단체 소속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외교부, 말뚝테러 일본인 입국 불허 일본 정부는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 외교통상부에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후지무라 오사무 일본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는 이에 대해 “주한 일본대사관에 유감을 표했다.”면서 “대사관 앞 경비 강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말뚝 테러를 저지른 일본인 스즈키 노부유키에 대해 입국 불허조치가 내려졌다.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은 이날 “지난 4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10명이 서울출입국관리소에 제출한 스즈키에 대한 입국 불허 신청이 받아들여졌다고 오늘 연락받았다.”고 밝혔다. 김동현·김미경기자·도쿄 이종락특파원 moses@seoul.co.kr
  • 민간인 수갑 채운 미군 “정당한 공무집행” 논란

    민간인 수갑 채운 미군 “정당한 공무집행” 논란

    지난 5일 평택 미군기지 주변에서 주차 문제로 시비를 벌인 한국 민간인에게 수갑을 채워 물의를 빚은 미 헌병 3명이 “정당한 공무집행이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이 사건에 연루된 평택 K-55 미군부대 헌병 7명 가운데 3명이 지난 7일 오후 8시쯤 미 헌병대 부대장, 통역(한국인) 등 2명과 함께 경찰서로 자진 출석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피해를 당했다는 양모(35)씨가 자신들의 이동 주차 요구를 충실히 따르지 않았고 당시 현장에서 시민들도 삿대질을 하고 밀치는 등 위협을 느껴 이 같은 경우에 수갑을 채우라는 매뉴얼에 따라 정당한 공무집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양씨 등 한국인 3명은 미 헌병의 이동 주차 요구에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따랐고 미 헌병의 불법 체포에 항의하자 강압적으로 수갑을 채웠다고 진술해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나머지 4명의 미 헌병과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더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미 헌병이 불법 행위를 한 것이 드러나면 사법 처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해당 미군부대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앞으로 부대 앞 ‘로데오거리’에 대한 한국 경찰과의 합동 순찰, 평택시의 상시 주정차 단속을 경찰과 시에 제안해 협의하고 있다.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불법 체포’ 규정(22조10항)에 따르면 미군 경찰은 미군시설 및 구역 밖에서 반드시 한국 당국과의 약정에 따라 조치하고 행사해야 한다. 또 미군 경찰권 행사는 미군 구성원 간의 규율과 질서 유지 및 그들의 안전 보장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 국한된다고 돼 있다. 이 때문에 미 헌병들이 영외순찰을 하다 한국 민간인과 문제가 발생한 이번 사건의 경우 한국 경찰을 불러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제임스 서먼 주한 미군 사령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충격을 입은 분들과 지역사회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서먼 사령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으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건 연루자들의 임무는 정지될 것”이라고 말하고 “미군 자체 조사를 하는 동안에도 현재 진행 중인 대한민국 경찰 조사에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7공군사령관 장 마크 주아스 중장은 이날 오후 K-55 부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의를 빚은 데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주아스 중장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주한 미군의 영외순찰 권한 등에 대해 “미군과 그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는 모든 지역에서의 순찰이 가능하지만 영외순찰 과정 전반에 걸쳐 SOFA 규정에 어긋나는 부분은 없는지 등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일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 위원장 간 긴급 협의회를 열어 미국 측에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정부 당국자는 “미군 측은 진상 규명 후 필요시 관련자 처벌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한·미 양측은 SOFA 산하 분과위 등 적절한 협의 채널을 통해 향후 유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방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병철·김미경기자 kbchul@seoul.co.kr
  • 파키스탄, 7개월만에 나토 수송로 개방

    악화일로를 걷던 미국과 파키스탄 간 갈등 관계가 7개월 만에 해소됐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으로 통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육상 수송로를 다시 개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지난해 11월 미군의 드론(무인기) 공습 사고로 자국 군인 24명이 사망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수송로를 차단했다. 클린턴 장관은 성명에서 “파키스탄군이 겪은 손실에 유감을 표명하며,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파키스탄 및 아프간 당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을 다짐한다.”고 사과했다. 미국은 파키스탄의 나토 수송로 차단으로 아프간 주둔 미군의 철수와 현지 물자 보급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경유하는 대체 수송로를 이용하면서 한달에 1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소요됐다고 CNN은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파키스탄과 수송로 재개방 협상을 지속적으로 벌였지만 파키스탄이 미 정부의 공식 사과와 고액의 추가 운송료 부담을 요구하면서 타결이 지연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드론 공습에 대해 위로의 뜻을 밝혔으나 지금까지 사과 표명은 하지 않았다. 미국 내에선 아프간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아프간 주둔 미군이 사망한 사건에 파키스탄 정보당국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으로 파키스탄에 대한 반발 여론이 거센 탓이다.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한발씩 양보했다. 미국은 파키스탄의 사과 요구를 받아들였고, 대신 파키스탄은 추가 운송료 부담 조건을 거둬들였다. 하지만 나토군 수송로 재개방 결정에 대해 파키스탄 야권은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 굴복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도 공화당으로부터 ‘사과 외교’ 남발로 미국의 위상이 실추됐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한·일정보협정 파장] 野 “국가간 협정을 2개월간 대통령이 몰랐다니…”

    민주통합당은 지난 5월 초 정부가 한·일 정보보호협정과 관련해 일본과 가서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해임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은 ‘몰랐다’고 화내고 청와대와 관계 부처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대통령이 화낼 일이 아니라 책임질 일”이라며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총리 등 관계자의 인책, 한·일 정보보호협정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특히 전날 정부가 국방부 정책실장과 외교부 국장이 이용섭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찾아와 국무회의에서 통과할 것이라고 보고했다는 발표를 번복한 것과 관련해 “이 정책위의장이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하자 발표 1시간 만에 (발언을) 취소했다. 왜 야당을 걸고 넘어지느냐. 장·차관도 모르게 즉석 안건으로 상정하고는 통과되자 발표도 하지 않으면서 야당 정책위의장에게 보고했겠느냐. 참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의 반응을 지켜본 뒤 조만간 김 총리와 외교·국방 장관에 대한 해임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대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에 외교, 안보의 ‘실정’ 책임을 물어 ‘레임덕’을 가속화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정성호 대변인은 5월 협정 가서명에 대해 “두 달 전에 만들어졌는데도 숨긴 것은 처음부터 밀실 처리를 작정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대통령은 꼼수로 국민을 희롱하지 말고 협정 밀실 추진에 대해 사죄하고 책임자를 모두 문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또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한·일 정보보호협정 폐기에 동참하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박 원내대표는 “박 전 비대위원장이 그동안 아무 소리 않다가 다시 국회에서 논의하고 연기된다 하니 절차상 유감을 표명했는데 다 된 밥상에 숟가락 놓을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한·일 협정 원조는 1965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졸속 체결한 한·일 청구권 협정”이라면서 “박 전 비대위원장은 당시 혼란이 되풀이되기 전에 협정 폐기에 동참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메드베데프 쿠릴열도 방문 강행…日, 러시아 대사 불러 강력 항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3일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방문했다. 이에 일본 외무성이 주일 러시아 대사를 불러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하면서 양국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총리는 이날 러시아 극동 지역을 방문하던 도중 항공기편으로 당초 예고한 대로 쿠릴열도 4개 섬 가운데 한 곳인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에 도착했다. 그는 쿠릴열도를 방문하기에 앞서 사할린주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쿠릴열도는 사할린 지역, 나아가 러시아 영토의 주요 지역”이라면서 “정부 각료들이 쿠릴열도를 방문하는 관행은 당연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본 외무성은 예브게니 아파나시예프 주일 러시아 대사를 도쿄 외무성으로 초치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사무차관은 아파나시예프 대사에게 “쿠릴열도는 일본의 핵심적인 영토이며 일본 정부는 메드베데프 총리의 방문을 수긍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은 “일본과 러시아 간의 긍정적인 기류를 형성하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밝혔다. 앞서 메드베데프 총리는 2010년 11월 대통령 재임 시 쿠나시르를 처음 방문했으며, 당시 일본 정부는 “용납할 수 없는 무도한 행위”라며 격렬히 비난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지난달 18일 멕시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양자회담을 갖고 쿠릴열도 영토분쟁의 해결을 위해 침착하게 대화를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MB “한·일정보협정 절차 잘못”

    MB “한·일정보협정 절차 잘못”

    이명박 대통령은 2일 한·일정보보호협정 추진 과정이 절차상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한·일정보보호협정과 관련, “‘즉석 안건’으로 국무회의에 상정하는 등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 없이 처리할 일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 협정은 이미 러시아를 비롯해 24개국과도 체결했고 앞으로도 중국과 체결이 필요한,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는 협정”이라면서 “국회와 국민에게 협정 내용을 소상하게 공개하고 설명해 오해가 없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협정 의결 안건이 비공개 처리될 것이라는 사실을 이 대통령이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이 협정이 국무회의에 즉석 안건으로 올라간 사실을 자세히 알지 못한 것으로 안다.”면서 “협정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될 것인지에 대한 보고도 못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또 ‘국회에 설명한 뒤 예정대로 양국 간 협정 서명 절차를 밟을 것이냐.’는 질문에 “이 협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변함없다.”면서 재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 관련자 문책에 대해서는 “그런 논의는 없었다. 총리가 유감을 표명했고 국회에 가서 설명하기로 한 만큼 문책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정 관련 논란에 대해 “절차와 과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국회가 개원했으니 상임위에서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외교부가 다른 곳(청와대나 국방부)에 책임을 전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을 이렇게 만들어 송구하다. 다시 한 번 국민과 국회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협정 의결 안건을 국무회의에 비공개로 올린 것은 “외교부의 판단이었다.”고 강조한 뒤 “국민에게 설명을 하지 않은 것이 가장 뼈아픈 부분이며 국회에서 이해하고 국민이 지지한다면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수·김미경기자 sskim@seoul.co.kr
  • [유로 2012] ‘무적함대’ 스페인, 이탈리아 꺾고 유로 2연패

    [유로 2012] ‘무적함대’ 스페인, 이탈리아 꺾고 유로 2연패

    세계축구계에 ‘제로톱’ 전술을 각인시킨 것만으로도 앙리 들로네컵을 들어올릴 자격이 있다. ●메이저 3연패 스페인 축구 황금기 비센테 델 보스케(61) 스페인 감독이 2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2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4-0으로 격침시키고 우승했다. 유로대회 사상 첫 2연패와 함께 유로2008, 2010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메이저대회 3연패란 대기록을 일군 것. 레알 마드리드에서 선수와 감독 생활까지 한 ‘뼛속까지 레알맨’인 그는 2008년 7월 스페인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이미 레알 사령탑 시절(1999~2003년) 이웃집 아저씨 같은 따듯한 리더십으로 피구, 라울, 지단, 호나우두 등 최고의 별들을 한데 묶었고, 대표팀을 맡은 뒤엔 숙적 ‘바르샤’ 출신인 사비, 이니에스타, 부스케츠, 피케 등을 껴안아 토너먼트에서 단 한번도 실점하지 않으면서 스페인 축구 사상 처음으로 남아공월드컵 정상에 오르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최전방 공격수 다비드 비야의 부상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꺼낸 제로톱 전술을 뚝심있게 밀어붙여 빛났다. 그러나 출발은 좋지 못했다. 이탈리아와의 C조 1차전에서 60%가 넘는 볼 점유율에도 1-1로 비겼다. 다비드 실바-이니에스타-사비-파브레가스의 미드필더 자원은 완벽했으나 문전에서의 결정력에 문제를 드러냈던 것. 그래도 그는 아일랜드와의 2차전에서 ‘진짜 9번’ 토레스를 투입했을 때를 빼곤 제로톱을 고집했다. 이미 전문가들조차 “단지 지키는 축구로 재미를 반감시킨다.”고 비난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결승은 그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한 90분이었다. 빠르고 아름다운 패싱축구가 살아나면서 제로톱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가짜 9번’ 파브레가스는 전반 14분 이니에스타의 스루패스를 받아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 실바의 헤딩골에 도움을 줬고, 41분엔 사비가 뒷공간 패스로 조르디 알바의 추가골을 도왔다. 1968년 이후 44년 만에 유로 정상 복귀를 노렸던 이탈리아가 전의를 상실하는 순간이었다. ●제로톱 전술 각인시켜 화제도 델 보스케 감독은 티아구 모타의 부상으로 이탈리아가 10명이 뛰게 되자 토레스를 투입해 화룡점정을 찍었다.제로톱 전술에 희생됐던 토레스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었고 토레스는 후반 39분 쐐기골과 후안 마타의 득점에 도움을 제공하며 3골 1도움으로 득점왕에 올랐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이 여인들의 눈물, 외면할 수 있습니까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을 다룬 ‘학살, 그 이후’(권헌익 지음, 유강은 옮김, 휴머니스트 아카이브 펴냄)는 제사상에 올리는 한 잔의 술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인 저자는 한국인 인류학자다. 인류학자로서 1994년부터 틈나는 대로 베트남을 드나들며 현지조사를 수행했다. 한국인으로서 베트남전 특수로 인해 “내가 살던 가난한 동네에서도 물질적 상황조건이 개선”됐다는, 나중에 깨달은 “도덕적 궁지” 때문이다. 한국인 인류학자로서 저자는 이 책을 “공물(供物)로 내놓는다.”고 해뒀다. 학문적 땀방울 못지않게 인간적 눈물방울이 읽히는 이유다. 저자가 처음 꺼내 놓은 얘기는 1968년 2월 25일 한국군 해병대가 민간인 135명을 학살한 뒤 살아남은 몇몇 주민들이 시체들을 가매장해 둔 것까지 불도저로 모조리 밀어버렸다는 ‘하미 학살’이다. 한달이 채 지나지 않은 3월 16일, 미군도 똑같은 짓을 저질렀다. 이는 ‘미라이 학살’로 널리 알려졌다. 한국군의 행위가 그에 못지않게 잔혹했고, 노엄 촘스키가 “43건의 미라이 학살들”이라는 복수형 표현을 쓸 정도로 빈번했음에도 왜 미라이 학살만 알려졌을까. “하위 행위자는 폭력적인 마을 평정 작전에서 지배적 행위자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하고도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일 뿐이다. 쉽게 말해 이름을 떨친 종군기자나 연구자들은 미군만 쫓아다녔지, 한국군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국가 정체성 운운하며 흥분할 필요는 없다. 저자는 베트남전 참전군인들을 대놓고 비난하지 않는다. 그들 역시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실제 저자가 만난 학살 생존자들은 시계추처럼 오간 군인들의 극단적 이중성에 곤혹스러워했다. 어제 주민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고 집 짓는 걸 도와주던 이들이 오늘은 주민들을 모아놓고 수류탄을 던지고 기관총을 난사했다는 것이다. 이 극단적 이중성이 어찌 그들 탓이랴. “전쟁이라는 냉혹한 태엽장치에서 시계추 노릇을 할 수밖에 없었”고 “시계추에는 자체의 동학이 있지만 자신의 운동을 통제할 수 없”었을 뿐이다. 저자는 “전후의 삶을 통해 이런 잔인한 동요의 기억과 싸웠다고 믿는다.”는 수준에서 매듭짓는다. 저자가 힘을 모으는 지점은 학살된 이들을 베트남 사람들이 추모하고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는 저자가 에밀 뒤르켐의 수제자 로베르 에르츠의 ‘상징적 양손잡이’ 개념을 주된 화두로 붙잡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아노미 개념에서 보듯 뒤르켐은 사회적 유대감에 관심을 가졌다. 에르츠는 그다음 단계, 그러니까 사회적 유대가 격렬하게 깨졌을 경우 어떤 양상이 벌어지고 이를 어떻게 봉합할 것인가를 연구했다. 이를 위해 제안한 것이 양손잡이 개념이다. 오른손에게 바른 손이라는 특권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왼손도 함께 바라봐 온전한 양손잡이가 되자는 것이다. 영웅적 군인이 오른손이라면, 학살 피해자는 왼손이다. 저자는 실제 현지조사를 통해 학살 피해자들이 베트남 내부에서도 왼손 취급당했음을 드러낸다. 전쟁 이후 베트남도 대대적인 기념사업을 수행했다. 전선에서 피 흘리며 죽어간 젊은이들에게 국가는 전쟁영웅이란 칭호를 부여했고 기념비와 묘지를 바쳤다. 그러나 균열도 드러난다. 북베트남 전사들은 전쟁을 위해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전장에 투입됐다. 해서 시체를 고향으로 되돌려 보내 웅대한 기념비 옆에 묻으면 된다. 접경지대격인 베트남 중부의 학살 피해자는 다르다. “영웅적 전사자라는 도식 안에서 보면, (학살 피해자들의) 집단 무덤은 재생의 가치가 결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편의 유해와 상대편의 유해가 뒤죽박죽 엉켜 있는 모호한 대상”이다. 그래서 “혁명 열사들의 유해를 모아 마을의 중심부로 가져왔을 때 평범한 마을 사람들의 유골은 논으로 바꿀 예정인 곳에서 외곽의 모래투성이 황무지로 옮겨졌다.” 비극적 죽음에 눈물 흘릴 공간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해원을 위해 사당을 짓고 무당을 불렀다. 조선시대 성리학이 교조화되면서 의지할 곳을 잃은 부녀자들이 절과 무당집에 몰려갔듯, 베트남 주민들도 민간전통신앙에 의지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었다. 문제는 국가적 공식 기억에 맞지 않고 과학적 사회주의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베트남 정부가 이를 못마땅하게 여겼다는 점이다. 이는 딜레마를 낳는다. 전쟁 당시 베트남 인민들이 가장 분노한 것은 외국 군인들이 조상을 모신 사당을 부수고 사람을 함부로 죽였을 뿐 아니라, 장사조차 못 지내게 시체를 마구 훼손하고 뒤섞어 버린 만행이었다. “전쟁 동원 체제에 가장 뚜렷한 기여를 한 조상 사당들이 전쟁이 끝난 뒤에 정치적 불순성과 문화적 후진성의 상징으로 꼽힌 것은 아이러니다.” 이 갈등은 1990년대부터 수면 위로 치솟는다. 여러 가지 형태의 이장운동이 벌어지는 것이다. 국가가 조성한 공식 무덤에서 개인 사당으로 유골을 빼내오거나, 버려졌던 유골을 국가의 공식 무덤에 안치하는 운동이 벌어진 것이다. 베트남전은 이데올로기나 박정희 평가 문제, 유력 차기 대권주자인 박근혜 의원의 반발(2001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베트남전 참전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자 “6·25전쟁에 참전한 16개국도 북한에 사과해야 하느냐.”고 공격했다.) 등이 있어서 한국에서도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빙빙 에둘러 왔지만, 사실 책의 백미는 이 부분이다. 하나만 꼽자면, 하미 전쟁열사묘지에는 ‘전쟁범죄 희생자 35인의 공동무덤’이 있다. 1986년 9월 하미에서는 하미 근처 하지 마을에서 한국군에 의해 35명이 학살당한 사건을 놓고 논쟁이 벌어진다. 주민들은 이들 역시 열사라 보고 공식묘지에 묻어 달라고 요구하지만, 정부는 이를 거부한다. “열사란 직접 적과 맞서 싸운 이들”이라서다. 주민들 압력으로 결국 무덤은 조성되지만, 정부는 이들 묘를 파내려고 한다. 그때 주민들은 “낫이나 작대기를 무기 삼아 들었다.” “오늘부터 너희가 우리 적”이라면서. 저자는 무차별적인 학살 때문에 그 수많은 뼈와 해골 가운데 어느 것이 누구의 유골인지 모를 지경이지만, 그럼에도 한 구 한 구 파내 정성스럽게 쓰다듬고 정리하고 가지런히 다시 묻는 이장의 과정 자체가 후손들에게는 정신적으로 커다란 치유가 된다는 증언들을 곳곳에서 강조한다. 저자가 끊임없이 길어올리는 것은 ‘농민인지 전사인지 구분 안 되는 악독한 빨갱이 베트콩’ 대신 ‘조상 모시면서 제 땅을 제가 파먹고 살길 원하는, 농경사회라면 흔히 발견되는, 한국에서도 흔히 찾을 수 있는 농민의 얼굴’이다. “농민 전사들이 군복을 입은 정규군 병사들과 악수를 하고, 정치 장교들이 장황하게 늘어놓는 연설을 참고 들으며, 달 없는 밤을 틈타 재빨리 집으로 달려왔을 때, 그들이 여전히 군인이었는지 분명하지 않다.” 그러니까 “체제가 공간의 균질성과 정체성의 불변을 고집한 반면, 삶으로 직접 겪는 냉전의 현실은 모순적 공간이나 변증법적 공간이었고, 이러한 현실 속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는 동일자가 아니라 쉽게 변화하는 존재였으며, 이런 변형성이야말로 생명을 보존할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을 제공했다.” 모두가 베트콩이었으되, 그 어느 누구도 베트콩이 아닌 이런 상황을 저자는 ‘마술적 리얼리즘’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이 책으로 2007년 미국 인류학회가 수여하는 클리퍼드 기어츠상을, 후속작 ‘베트남전쟁의 혼령들’로 2009년 미국 아시아연구협회가 주는 조지 카힌상을 받았다. 해서 책 앞에는 드루 파우스트 하버드대 총장의 서문이 붙어 있다. 한 구절 따온다면 이렇다. “전쟁을 수행하는 나라들은 정치적 목적과 이데올로기를 위해 죽은 이들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며 가족들에게서 그들을 앗아가 깊은 상처를 남기고 사자(死者)들을 역사의 행위자가 아니라 도구로 뒤바꾼다.” 한국전쟁과 그 이후 지금까지도 격렬한 이념전쟁을 치르고 있는 한국에서도 이런 연구가 수행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저자는 한국전쟁 연구 권위자인 박명림 연세대 교수와 손잡고 ‘한국전쟁을 넘어서’라는 국제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다려지는 부분이다. 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새누리·민주 “이석기·김재연 자격심사 조속 처리”… 퇴출 수순

    새누리·민주 “이석기·김재연 자격심사 조속 처리”… 퇴출 수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 논란으로 당내 제명 절차를 밟고 있는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해 의원 자격 심사를 하기로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퇴출 수순에 돌입했다. 통진당과 두 의원은 “정치적 야합”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그러나 통진당은 이와 별개로 이날 중앙당기위를 열어 이·김 의원의 이의신청을 기각, 최종 제명 절차에 착수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9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동, 원 구성 방안에 합의한 뒤 “비례대표 부정경선과 관련해 이석기·김재연 의원 자격심사안을 양 교섭단체별로 15명씩 공동으로 발의해 본회의에서 조속히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합의는 부정한 방법으로 당선된 무자격자에 대해 심판을 하자는 것으로 부정 경선자를 배제하는 것이 옳다.”면서 “헌정 질서를 흔들고 국가 정체성을 흐리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상적인 문제로 인한 국민의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자격심사 청구는 의원 자격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실질적으로 제명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측도 “논란 없이 애초에 합의된 안이며 심사를 반대할 명분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 당은 이미 20여일 전 두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를 하기로 합의를 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지원 원내대표는 사건 초기 두 의원에게 자진 사퇴를 권고했지만 이들 의원들이 사퇴하지 않자 “국회에서 자격심사를 논의할 수 있다. 제명절차가 늦어질수록 우리의 입지도 낮아진다.”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민주당의 이번 합의는 대선을 앞두고 통합진보당과 한통속으로 몰려 당의 도덕성이 흠집나고 지지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 의원의 ‘애국가 부정 발언’은 당내 의원들은 물론 국민 여론 악화를 불러왔다고 판단, 구당권파와 야권연대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비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국회법 138조와 142조에 따르면 의원 30명 이상이 서명해 국회의장에게 자격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2(200명) 이상이 찬성하면 제명안을 의결할 수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의석수는 각각 150석과 127석이어서 두 당이 공조할 경우 제명은 어렵지 않게 이뤄질 수 있다. 해당 의원은 이 과정에서 윤리특위와 본회의에서 서면 또는 진술 등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해명할 수 있고, 이 같은 절차를 거치게 되면 제명안이 처리되기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으나 새누리당이 윤리특위위원장을 맡게 된 상황을 감안하면 기간이 훨씬 단축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통진당은 신·구 당권파 가리지 않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날 구당권파 이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다른 당 의원에 대해 자격 심사하는 게 맞는가. 본질은 새누리당의 색깔론 공세에 박지원 원내대표가 굴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도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 당이 결정할 일에 양당이 무슨 권한으로 간섭하느냐. 부정 의혹이 해소된 마당에 자격심사를 하겠다는 건 정치적 야합이며 명백한 월권행위”라면서 “박 원내대표는 야합을 즉시 거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진당은 이날 저녁 중앙당기위원회를 소집, 이·김 두 의원의 서울시당 제명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통진당은 이에 따라 이르면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서울시당이 의결한 제명 결정안에 대한 최종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강주리·최지숙기자 jurik@seoul.co.kr
  • 조총련 본부 토지·건물 압류 당한다

    조총련(재일본 조선인 총연합회)계 신용조합의 파산으로 일본 정부에 9000억원대 빚을 진 조총련이 도쿄의 중앙본부 토지와 건물을 압류당하게 됐다. 일본 최고재판소(재판장 스도 마사히코)는 27일 일본 채권정리기관인 정리회수기구가 “조총련의 중앙본부 건물을 압류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한 소송에서 조총련 측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고 조총련 등이 28일 밝혔다. 조총련 측은 이와 관련, “조선중앙회관(조총련 중앙본부 건물)은 조총련 중앙본부의 것이 아니라 조선중앙회관 관리회 소유”라며 “정리회수기구가 지난해 11월의 화해 합의를 6개월 만에 일방적으로 거부한 것은 유감이지만 우리는 이 문제가 어디까지나 대화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리회수기구는 확정 판결을 근거로 도쿄 시내 지요다구에 있는 조총련 중앙본부 건물과 토지를 압류해 경매에 넘길 수 있다. 하지만 경매에 넘겨도 매수자가 결정되기까지는 적어도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리회수기구는 “중앙본부 토지와 건물은 실질적으로 조총련의 자산이라는 사실을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냈고 1심(2009년)과 2심(2010년 12월)에서 각각 승소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국토부장관의 결기에 거는 기대와 우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비리와의 전쟁’에 나섰다. 유감스럽게도 비리 척결의 대상은 식구들이다. 국토부 공무원들이란 얘기다. 참 기가 막힐 일이다. 나랏일을 열심히 해도 시원찮을 판에 장관이 식구들의 비리를 근절하겠다고 나섰으니 말이다. 더 황당한 얘기는 국토부 내에서조차 “오죽했으면 장관이 저렇게 하겠느냐.”는 동정론이 일고 있다고 한다. 썩을 만큼 썩었으니 도려낼 수밖에 없다. 장관의 결기는 대단한 것 같다. “7월부터 단 한번이라도 100만원 이상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공무원은 무조건 옷을 벗기겠다.”고 선언했다. 제대로 시행되면 수백명이 옷을 벗는 상황도 있다고 한다. 권 장관은 지난해 6월과 8월 골프 금지, 2차 술자리 금지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비리 근절에 팔을 걷고 나섰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또다시 내부 기강 다잡기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장관의 결기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기지 않는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공무원의 재량권이 많다 보니 업자들이 몰려들 수밖에 없고, 비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설계 변경, 하도급 업자 선정, 공사 물량 조정 등 공무원의 재량으로 업자의 편의를 봐 줄 수 있는 여지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업체 등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관련 규정과 법규를 명확히 해 비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산하기관의 고질적인 비리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만큼 한국철도시설공단 등 국토부 산하 32개 공공기관의 각종 제도 개선, 관련 규정 및 법규 재정비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비리 척결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장관 및 측근이 깨끗해야 한다는 점이다. 장관 주변이 비리에 연루되면, 장관의 비리 척결 의지는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정권 말기에 비리 척결 구호만 요란하면, 비리 행태는 더 지능적으로 바뀐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비리 관련자를 엄벌하는 것보다 비리의 구조화를 막을 수 있도록 제도와 관행을 과감하게 혁파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구조화·고착화된 비리 커넥션은 쉽사리 드러나지도, 깨지지도 않는 법이다.
  • [뜨거워지는 하투] ‘연쇄방화’ 대포차활용 여부 수사

    경찰이 지난 24일 부산과 울산·경북·경남 등에서 발생한 화물차 연쇄 방화 사건과 관련, 화재 현장 주변을 지나간 의심 차량을 4대로 압축해 소유주를 추적하고 있다. 또 대포차를 활용한 범행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연쇄방화 사건 발생 이후 범행현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새벽 화재 현장 구간을 비정상적인 속도로 통과한 차량 4대를 확인했다. 특히 울산과 경북 지역 의심 차량 2대의 경우 소유주 이모(34)씨는 현재 해외체류 중이며 또 다른 소유주인 최모(32)씨는 자신의 명의를 중고차 매매업자인 친구에게 수차례 빌려준 데다 15대의 차가 이씨 명의로 돼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속칭 ‘대포차’가 방화에 사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부산 지역의 의심차량 1대는 차종만을, 경남 지역의 경우 차종과 소유주를 파악해 범행과의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총파업을 하루 앞둔 시점에 비노조원의 차량 위치를 알고 있었다는 점으로 봐 화물차 업계를 잘 알거나 지역 정보에 밝은 사람이 가담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방화사건과 관련, 총 49개팀 259명으로 수사전담반을 편성했다. 경찰은 화물연대 파업 이후 26일 오전까지 전국에서 운전자 폭행 2건, 운행 방해 4건, 경찰 폭행 2건, 차량 파손 2건, 고공 농성 2건 등을 비롯해 모두 20건의 불법행위를 적발, 관련자 15명을 수사하고 있다. 한편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 “국민경제를 볼모로 집단행동을 강행한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부로서도 매우 유감스럽다.”며 조속한 복귀를 촉구했다. 이석우 선임기자·백민경·울산 박정훈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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