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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 포 올? 올 포 원?…한 학교의 초콜릿 전면 금지령

    원 포 올? 올 포 원?…한 학교의 초콜릿 전면 금지령

    영국 스완지의 한 초등학교가 전교생뿐만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초콜릿이 든 모든 과자를 금지시킨 사실이 알려져 그 배경을 둘러싸고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이 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 260명 중 1명은 초콜릿에 극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특이체질이며, 이 학생의 과민증을 우려한 학교 측은 전교생 및 교사들에게 초콜릿 금기 명령을 내렸다. 해당 학생이 있는 교실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휴게실이나 학생들이 이용하는 매점, 운동장에서도 초콜릿이 든 비스킷이나 초코바, 사탕 등은 절대 섭취할 수 없다. 해당 학생이 있는 교실 외의 장소에서도 이러한 간식을 금지시킨 이유는 공기를 타고 초콜릿 성분이 전파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이 학생의 초콜릿 과민증이 매우 심한 상태이며, 혹여 초콜릿에 ‘노출’되면 구토와 설사는 물론이고, 목이 타는 듯한 통증과 행동장애, 혼절 등을 유발할 수 때문에 이 같은 극단의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및 해당 학생의 담당교사는 전교생과 학부모에게 “불운하게도 우리 반 학생 중 한명이 초콜릿 과민증을 앓고 있으며, 공기를 통해서도 초콜릿 성분이 퍼져 학생에게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조치를 하게 됐다”는 내용의 공지사항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을 전달받은 학부모 측에서는 반발이 일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학부모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학교 측의 조치는 다른 학생들의 권리를 박탈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항의했다. 이 학부모는 “초콜릿 과민증을 가진 아이에게는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모든 아이들에게 초콜릿을 금지시키는 것은 적절한 해결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집에서 초콜릿을 먹고 등교하는 건 괜찮다는 건가. 아니면 전교생들이 집에서도 초콜릿을 먹을 수 없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다른 학부모들도 초콜릿 과민증 학생을 배려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다른 아이들의 편의와 권리를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더욱 현명한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학교 측의 처사에 찬성한다는 또 다른 학부모는 “나와 내 딸은 초콜릿 과민증으로 힘들어 할 친구를 위해 학교의 결정에 수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는 가운데, 해당 학교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학생1명 위해 전교생 ‘초콜릿 금지’시킨 초등학교

    학생1명 위해 전교생 ‘초콜릿 금지’시킨 초등학교

    영국 스완지의 한 초등학교가 전교생뿐만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초콜릿이 든 모든 과자를 금지시킨 사실이 알려져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이 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 260명 중 1명은 초콜릿에 극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특이체질이며, 이 학생의 과민증을 우려한 학교 측은 전교생 및 교사들에게 초콜릿 금기 명령을 내렸다. 해당 학생이 있는 교실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휴게실이나 학생들이 이용하는 매점, 운동장에서도 초콜릿이 든 비스킷이나 초코바, 사탕 등은 절대 섭취할 수 없다. 해당 학생의 교실 외의 장소에서도 이들 간식을 금지시킨 이유는 공기를 타고 초콜릿 성분이 전파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이 학생의 초콜릿 과민증이 매우 심한 상태이며, 혹여 초콜릿에 ‘노출’되면 구토와 설사는 물론이고, 목이 타는 듯한 통증과 행동장애, 혼절 등을 유발할 수 때문에 이 같은 극단의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및 해당학생의 담당교사는 전교생과 학부모에게 “불운하게도 우리 반 학생 중 한명이 초콜릿 과민증을 앓고 있으며, 공기를 통해서도 초콜릿 성분이 퍼져 학생에게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조치를 하게 됐다”는 내용의 공지사항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을 전달받은 학부모 측에서는 반발이 일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학부모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학교 측의 조치는 다른 학생들의 권리를 박탈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항의했다. 이 학부모는 “초콜릿 과민증을 가진 아이에게는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모든 아이들에게 초콜릿을 금지시키는 것은 적절한 해결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집에서 초콜릿을 먹고 등교하는 건 괜찮다는 건가. 아니면 전교생들이 집에서도 초콜릿을 먹을 수 없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다른 학부모들도 초콜릿 과민증 학생을 배려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다른 아이들의 편의와 권리를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더욱 현명한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학교 측의 처사에 찬성한다는 또 다른 학부모는 “나와 내 딸은 초콜릿 과민증으로 힘들어 할 친구를 위해 학교의 결정에 수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는 가운데, 해당 학교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시론] ‘저금리 파티’는 끝났다/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시론] ‘저금리 파티’는 끝났다/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지난달 16일 이뤄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라 우리나라 가계부채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가계부채 잔액이 1166조원이었고 이 중 변동금리 대출이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영향으로 국내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1% 포인트만 상승해도 8조원의 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는 가처분 소득의 1%에 해당하는데 이미 상당한 부채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가계로서는 무시하기 힘든 부담이다. 그동안 정책 당국이 변동금리 대출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럼에도 많은 가계들이 금리 격차에 대한 유혹을 내치지 못했다. 이제 고정금리 대출을 외면해 왔던 대가를 지불할 때가 온 것 같아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그러나 세계 경제를 둘러싼 환경을 살펴볼 때 미국의 금리 인상이 우리 가계부채에 직접적 부담을 줘 심각한 충격을 줄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베이비 스텝’(어린아이가 발걸음을 떼는 것)처럼 여러 차례 나눠 조심스럽게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외환 건전성을 위협할 정도의 급격한 자본 유출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한은은 외부 환경 변화에 몰려서가 아니라 시간을 갖고 국내 경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통화정책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통화정책이 미국의 상황 변화에 얽매이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최근 발언도 이런 상황 인식에 근거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둘러싼 막연한 불안감을 불식시키고 한은의 정책 방향에 대해 시장의 신뢰를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적절한 조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현재의 가계부채 부담이 돌이키기 힘들 정도로 과도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소득 대비 가계부채 수준이 역사상 가장 높고 경제 여건이 비슷한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갚을 능력에 비해 과도한 빚을 지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자체가 아니라 디플레이션(장기침체)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세계 경제가 우리 실물 경제에 충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돼 소득이 제자리걸음을 계속한다면 궁극적으로는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이 심각하게 잠식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가계부채에 대한 시중의 논의나 언론 보도를 살펴봐도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대책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정부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갖고 있지 않다. 만약 그런 방안이 존재한다면 지난 1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가 이뤄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책 당국이 진작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리 만무할 것이다. 불편하지만 현실을 직면할 때다. 가계가 상환을 통해 부채 부담을 관리 가능한 수준까지 줄이는 것이 가계부채로 인한 파국을 방지하는 유일한 길이다. 자신의 소득으로 상환할 방도가 없는 큰 규모의 자금을 차입해 주택을 구입한 채무자는 혹시나 하는 근거 없는 기대를 버리고 담보 주택을 처분해 부채를 상환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50대의 경우 가계 지출에서 기형적일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교육비와 통신비 등을 대폭 축소해 마이너스 대출 잔고를 줄이는 것을 생각해 볼 때다. 그동안 대출 금리가 낮아 가계들이 채무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고 부채를 늘려 왔던 측면이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계기로 가계가 자신의 상환 능력을 냉정하게 재평가하고 부채 축소를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시간이 그리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 연준이 3~4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럴 경우 우리나라도 올해 하반기부터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것이다. ‘저금리 파티’는 끝났다.
  • 춘자, 웨딩드레스 입었다…파격 섹시 웨딩 화보 눈길

    춘자, 웨딩드레스 입었다…파격 섹시 웨딩 화보 눈길

    가수 겸 DJ 춘자가 파격 섹시 웨딩화보의 주인공이 됐다. 춘자는 25일 발간한 국내 유명 웨딩 잡지 <웨딩21>의 화보 모델로 동참해 숨겨놓았던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이번 화보 촬영은 춘자가 가진 다양한 매력을 전하기 위한 취지에서 비롯됐다. 춘자는 앞서 지난해 10월 MBC <복면가왕>에 미니스커트 의상으로 깜짝 출연해 여성스러운 외모와, 반전의 몸매를 드러내 모두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춘자 측은 “당시 놀라워했던 많은 이들의 관심에 부응코자 이번 화보작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솔로웨딩’이라는 콘셉트로 이뤄진 촬영은 춘자와 오래토록 호흡을 맞춰온 곽용섭 사진작가가 맡았다. 춘자는 이번 화보 촬영에서 손윤희 디자이너의 뛰어난 웨딩드레스를 착용하며 유쾌한 경험을 이어갔다. 초반에는 어색해하면서도 곧바로 프로다운 기질을 드러내며 이색적인 분위기의 촬영을 이끌었다. 춘자는 “나뿐만 아니라 스태프 모두가 다들 일하러 나오지 않은 것처럼 재밌게 촬영했다”고 촬영 후일담을 소개했다. 또 처음 입은 웨딩드레스에 대해 “웨딩드레스 차림을 거울을 통해 보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옷을 입기 위해 좋은 짝을 만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시크함과 도도함, 여기에 섹시함까지 겸비한 춘자는 화보에서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하고 완벽한 보디라인을 유감없이 뽐냈다. 특히 침대위에서 보여진 굴곡진 S라인 몸매는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걸크러쉬’의 대명사인 춘자는 국내 1호 여성 일렉트로닉 DJ로 활약하며 EDM 영역의 여성 1인자로 우뚝 섰다. 춘자는 지난해 말 DJ 춘자로서 싱글음반 ‘얌마’를 발표해 좋은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이언맨’ 일론 머스크 ‘과학기술 방해 인물’ 선정 왜?

    ‘아이언맨’ 일론 머스크 ‘과학기술 방해 인물’ 선정 왜?

    얼마 전에도 재활용로켓 팰컨 9를 쏘아올린 ‘스페이스X’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 회장이 인류의 과학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본사를 둔 유명 싱크탱크 정보통신혁신재단(ITIF)이 ‘2015 신기술 반대’(Luddite of the Year) 수상자로 ‘인공지능(AI) 종말론을 떠드는 선동가들’을 선정 발표했다. 매년 신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단체와 기관, 정책 등을 선정하는 ITIF는 이번에는 AI 종말론자들에게 영예(?)의 상을 수여했다. 이번 발표가 흥미로운 것은 머스크 회장이 그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이다. ‘현실판 토니 스타크’(아이언맨)인 머스크 회장은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와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를 이끌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인물로 추앙받고 있다. 그런 머스크 회장이 과학기술 방해 인물로 지목된 것은 몇 년 전 부터 줄기차게 AI에 대해 경고를 해왔기 때문이다. 머스크 회장은 “AI 기술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진전돼 5년 혹은 최대 10년 안에 인류에게 중대한 위험을 줄 일이 실제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머스크 회장을 비롯한 스티븐 호킹 박사, 빌 게이츠 등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세계적인 석학과 기업가들이 한 장의 서한에 모두 자신의 이름을 써넣었다. 바로 ‘킬러로봇’으로 알려진 AI를 기반으로 한 ‘공격형 자율 무기(offensive autonomous weapons) 금지 서명’에 동참한 것이다.   그러나 머스크 회장은 지난해 연말 무려 10억 달러(약 1조 2000억원)를 투자해 AI 기술을 개발하는 비영리 기업 오픈에이아이(OpenAI)를 설립한 바 있다. 이 기업의 목표는 인류에 도움을 주는 AI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곧 머스크 회장은 AI 기술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닌 위험한 AI 기술 발전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버트 앳킨슨 ITIF 창립자는 "머스크 회장, 호킹 박사 같은 세계적인 인물이 AI 종말론 확산을 부추기는 주인공이 돼 유감스럽다"면서 "두 사람은 분명 신기술을 반대하는 러다이트(Luddite)가 아니라 과학기술의 선구자"라고 밝혔다. 앳킨슨 창립자는 그러나 "두 사람은 AI를 마치 악마처럼 묘사해 네오 러다이트(Neo-Luddite·18세기 러다이트 운동을 잇는 과학기술 문명에 반대하는 인간성 회복 운동)가 사회에 널리 퍼지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홍준표 “나도 검사님 만큼 안다” 검찰과 연이은 신경전

    홍준표 “나도 검사님 만큼 안다” 검찰과 연이은 신경전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지사가 재판에서 연일 검사들에게 호통을 치며 훈계조로 말하는 등 검찰과 날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현용선) 심리로 22일 열린 2차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오죽했으면 ‘불법감청 운운하는 주장을 하겠느냐”며 전날 첫 공판에서 홍 지사가 제기한 ’불법 증거 수집‘ 의혹을 반박했다.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돈을 당시 경남기업 부사장이었던 윤승모 씨가 홍 지사에게 전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소환조사 필요성을 확인하러 외부에서 만났는데, 당시 홍 지사 측의 회유 시도를 알았다면 그 자리에서 통화 녹음 원본 파일을 받았을 것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이와 관련 홍 지사의 변호인은 “수사 경험이 많은 검찰이 윤씨에게 통화 녹음파일이 담긴 USB를 받자마자 당연히 원본 확보 절차를 진행했어야 한다”면서 “결정적 증거라면서 원본 확보를 이렇게 허술하게 했다는 게 납득이 안 된다”고 받아쳤다. 검찰은 “수사가 허술하단 얘기는 유감”이라며 “수사 과정을 잘 몰라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홍 지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검찰청 외에서 조사하는 게 관례라 했는데, 검찰총장 지시로 검찰청 외 호텔에서 수사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을 것”이라면서 “한 번 찾아보세요”라며 훈계조로 말했다.홍 지사는 이어 “윤씨는 한 달 이상 검찰의 관리하에 있었다. 그래서 검찰이 주요 증인을 데리고 관리하면서 진술 조종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재판부가 “그건 법정에서 하기엔 적절하지 않은 표현인 것 같다”며 제지했지만 홍 지사는 거듭 검찰을 향해 “’수사를 모른다‘ 이런 표현은 안 하는 게 옳다. 나도 검사님 만큼 수사 다 안다”며 신경을 곤두세웠다. 재판부가 “여긴 법정이고 의혹을 제기하고 공방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감정적인 표현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증인신문을 위해 소환됐지만 계속해서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김해수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에게 구인장을 발부했다. 김 전 비서관은 윤씨에게 거짓 진술을 하라고 회유한 홍 지사 측근이라고 검찰이 지목한 인물이에 대해서도 홍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불출석한 김해수 전 비서관은 안상수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2010년 전당대회에서는 안상수 후보를 밀었고 2011년 전당대회에서는 원희룡 후보를 밀었던 소위 ’친이계' 사람”이라면서 “ 이어 ”정치권에서 저와는 같이 일한 일이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홍 지사는 ”웬만하면 법정서 말해야 하는데 오해가 있고 계속 (언론이) 오보를 하고있어 부득이하게 사실을 밝힌다“며 이같이 언급했다.홍 지사는 ”그런데도 검찰이 저의 측근도 아닌 사람을 측근으로 포장해 마치 제가 시켜 (제게 돈을 줬다고 주장하는 경남기업 부사장이었던) 윤승모씨에게 간 것으로 여론을 오도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조금만 조사해보면 드러날 일을 수사할 때부터 지금까지 측근으로 흘리는 것은 검찰답지 않은 여론오도전이다“며 ”자중했으면 한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앞서 홍 지사는 지난 2011년 6월 중하순 자신의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성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윤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만나 쇼핑백에 든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승객 조롱한 저가항공…8시간 지연 보상금 6000원?

    승객 조롱한 저가항공…8시간 지연 보상금 6000원?

    아일랜드의 대표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에 탑승한 승객들이 승무원의 ‘깜짝 안내방송’ 탓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봉착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지난 17일 최근 글래스고를 출발해 북 아일랜드의 벨파스에 도착 예정이었던 라이언에어 항공기가 기상상태 악화로 무려 8시간이나 이륙이 지연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승객들은 이미 항공기 내부에 모두 착석한 상태였는데, 이륙 예정시간이 한참 지나도 비행기가 뜨지 않자 불안해하는 승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승객 중에는 어린 아이도 포함돼 있어 불안은 점차 가중돼 갔다. 그때 한 여성 승무원이 안내방송을 통해 “비행기 날개에 얼음이 많이 내려앉아 이륙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죽고 싶지 않다”(We Don’t want to die)라는 멘트를 추가했다. 그저 농담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이 멘트는 당시 불편한 마음에 휩싸여있던 승객들에게 더 큰 불안과 두려움을 안겼다. 해당 안내방송이 나올 당시 기내의 분위기를 담은 동영상은 이러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여성승객 2명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애매한 표정으로 해당 방송을 들었고, 이미 수 시간 동안 좁은 기내 안에서 버텨야 했던 승객들의 표정에는 불쾌감이 드러났다. 당시 해당 동영상을 촬영한 승객 엘라 라이언은 “무려 8시간 동안 이륙이 지연되는 이유가 수시로 바뀌었다. 우리에게 고작 3.5파운드짜리 바우처를 지급한 것이 라이언에어가 한 전부였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이어 “특히 승무원의 안내방송을 들은 승객들은 두려움과 불편함에 휩싸였다. 언제 목적지로 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죽음’을 거론한 발언은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라이언에어는 “문제가 됐던 안내방송에 대해 사과할 것을 지시했으며, 매우 유감의 뜻을 밝혔다”고 해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설] 파국 맞은 노사정, 그래도 노동개혁 포기는 안 돼

    지금 우리 경제는 백척간두의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가뜩이나 경제 활력이 크게 떨어진 마당에 중국발(發) 경제 위기마저 목을 죄어 온다. 자칫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국민은 피부로 느낀다. 각 경제주체가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도 극복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우리 경제의 실상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딴판으로 돌아간다. 주지하다시피 노사정 대타협이 그제 한국노총의 파기 선언으로 하루아침에 없었던 일이 됐다. 여기에 정부는 일반해고와 취업규칙의 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지침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전경련대로 한국노총을 비난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중장기적 검토를 표명한 기간제법까지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노사정 3자가 뿔뿔이 흩어져 각기 제 갈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꼴이나 다름없다. 노사정 대타협은 지난해 9월 합의 당시 ‘역사적’이라는 수사가 동원될 만큼 위기 국면에 진입한 한국 경제를 조금이나마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럼에도 한국노총이 ‘노사정 대타협 파기 및 노사정위 불참’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명백한 약속 위반이다. 나아가 한국노총은 4월 총선에서 서울과 수도권 여당 후보를 대상으로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민생을 정치투쟁의 도구로 삼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무엇보다 한국노총이 지난해 12월 이후 수없이 많은 정부의 협의 요청을 한결같이 거부했다는 것도 도무지 수긍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고용노동부가 한국노총의 파기 선언 당일 기다렸다는 듯 양대 지침의 강행 추진 의사를 밝힌 것도 한번쯤은 생각해 볼 일이다. 자칫 대화 포기 의사로 읽힐 경우 앞으로의 노동 문제 해결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사정 대타협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서 의결돼 법적 효력이 있는 만큼 한국노총의 일방적 파기 선언이 유효하지 않다는 정부 입장은 존중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행정 지침인 양대 지침은 고용부가 자체적으로 얼마든지 추진할 수 있다는 사실도 노동계는 알아야 한다. 노사정위를 박차고 나가 전부(全部) 아니면 전무(全無) 식의 정치투쟁으로 일관했을 때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으리라는 것은 노동운동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정부와 경영계도 노사정의 한 축(軸)이라도 지지를 보내지 않는 노동개혁이라면 애초 기대한 성과를 제대로 이끌어 내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노동계 설득을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노동개혁은 막는다고 막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국민의 생존이 걸린 문제를 두고 타협하는 정부란 없다. ‘청년 고용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는 마당에 대타협 파기 선언이 과연 노동자 전체의 의사에 따라 내린 결론인지 한국노총은 돌아봐야 한다. 정부가 산업 현장의 일반 근로자를 상대로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촉구에 노사정 모두 호응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 정부도 조급함을 버리라는 조언을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다.
  • ‘아이언맨’ 일론 머스크 ‘2015 과학기술 방해 인물’ 선정

    ‘아이언맨’ 일론 머스크 ‘2015 과학기술 방해 인물’ 선정

    얼마 전에도 재활용로켓 팰컨 9를 쏘아올린 ‘스페이스X’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 회장이 인류의 과학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본사를 둔 유명 싱크탱크 정보통신혁신재단(ITIF)이 ‘2015 신기술 반대’(Luddite of the Year) 수상자로 ‘인공지능(AI) 종말론을 떠드는 선동가들’을 선정 발표했다. 매년 신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단체와 기관, 정책 등을 선정하는 ITIF는 이번에는 AI 종말론자들에게 영예(?)의 상을 수여했다. 이번 발표가 흥미로운 것은 머스크 회장이 그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이다. ‘현실판 토니 스타크’(아이언맨)인 머스크 회장은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와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를 이끌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인물로 추앙받고 있다. 그런 머스크 회장이 과학기술 방해 인물로 지목된 것은 몇 년 전 부터 줄기차게 AI에 대해 경고를 해왔기 때문이다. 머스크 회장은 “AI 기술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진전돼 5년 혹은 최대 10년 안에 인류에게 중대한 위험을 줄 일이 실제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머스크 회장을 비롯한 스티븐 호킹 박사, 빌 게이츠 등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세계적인 석학과 기업가들이 한 장의 서한에 모두 자신의 이름을 써넣었다. 바로 ‘킬러로봇’으로 알려진 AI를 기반으로 한 ‘공격형 자율 무기(offensive autonomous weapons) 금지 서명’에 동참한 것이다.   그러나 머스크 회장은 지난해 연말 무려 10억 달러(약 1조 2000억원)를 투자해 AI 기술을 개발하는 비영리 기업 오픈에이아이(OpenAI)를 설립한 바 있다. 이 기업의 목표는 인류에 도움을 주는 AI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곧 머스크 회장은 AI 기술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닌 위험한 AI 기술 발전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버트 앳킨슨 ITIF 창립자는 "머스크 회장, 호킹 박사 같은 세계적인 인물이 AI 종말론 확산을 부추기는 주인공이 돼 유감스럽다"면서 "두 사람은 분명 신기술을 반대하는 러다이트(Luddite)가 아니라 과학기술의 선구자"라고 밝혔다. 앳킨슨 창립자는 그러나 "두 사람은 AI를 마치 악마처럼 묘사해 네오 러다이트(Neo-Luddite·18세기 러다이트 운동을 잇는 과학기술 문명에 반대하는 인간성 회복 운동)가 사회에 널리 퍼지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남경필 “준예산에 어린이집 예산 편성”

    남경필 “준예산에 어린이집 예산 편성”

    경기도가 준예산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 집행하기로 했다. 경기도의회가 2개월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910억원을 편성한 경기도의 수정 예산안을 수용하지 않자, 경기도가 준예산에서 편성·집행해 20일에 발생할 ‘보육대란’을 막겠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행정자치부가 준예산 집행과 관련해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지출의무가 있는 경비를 집행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유권해석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보육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수정 예산안 제출 등 다양한 대책을 의회와 교육청에 제시했지만, 번번이 외면당했다”면서 “도의회에서 대타협이 없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2개월분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준예산으로 편성해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준예산으로 편성하지 않은 것에 대해 남 지사는 “관련법상 유치원 누리과정은 도지사로서 집행에 관여할 수 없고, 교육감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이날 오후 도내 시·군 부단체장 회의를 소집해 도의 어린이집 예산 집행 방침을 설명했으며 시·군에 일괄 집행할지, 희망 시·군에 먼저 집행할지 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다만, 집행시점을 이번 주까지로 여유를 두겠다면서 경기도의회가 누리과정 예산이 담긴 도교육청 본예산안과 경기도 본예산안을 신속히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근본적 해법이 아니다. 누리과정 예산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책사업인데, 편법 지원한 것이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미봉책으로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또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준예산 집행이 영·유아보육법 위반인지 법적 논란이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법률시장 개방 관련 주권침해 논란 유감스럽다

    법률시장의 최종 단계 개방을 앞두고 외교적 갈등 조짐이 일고 있다. 법률시장 개방 3단계 이행을 위한 외국법자문사법 개정안에 대해 미국·영국·유럽연합(EU)·호주 등 4개국 주한 대사들이 강력한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마크 리퍼트 미 대사 등은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가 관련 법 개정안을 의결한 지난 7일에 이어 18일 두 차례나 이상민 법사위원장을 항의 방문했고, 한국과의 통상 마찰을 경고하는 공동항의서 제출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4개국 대사가 국회를 찾아간 이유는 법사위에서 심의 중인 외국법자문사법 개정안에 외국계 지분을 49% 이하로 묶고, 업계 경력 3년 이상으로 합작 자격을 제한하는 등의 규정을 뒀기 때문이다. 4개국 대사단은 “까다로운 조건을 단 것은 법률시장 개방이 아닌 시장 제약”이라는 불만과 함께 “한국의 법률 서비스 시장을 더욱 완전하게 개방하는 법을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했다. 이에 법무부는 한·미, 한·EU 자유무역협정(FTA) 규정에 ‘합작 법인 조건을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고 이에 따라 개정안에 제한 규정을 두는 것은 지극히 합법적인 행위라는 입장이다. 법률시장 개방이 엄청난 후유증을 동반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독일이 1998년 일괄 개방 이후 10대 로펌 중 8곳이 미국·영국계에 흡수당한 사례가 있다. 2000년부터 시장을 개방한 싱가포르가 외국 로펌의 지분율과 의결권을 50%를 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만든 것이나 일본이 1987년 첫 개방 이후 2004년 지분 제한 철폐까지 17년 걸려 점진적 개방의 길을 택한 이유일 것이다. 주한 대사들이 자국의 입장을 주재국에 전달하거나 유리한 입법을 위해 공식적인 로비 활동을 하는 행위 자체는 그들의 국익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며, 마찬가지로 FTA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자국의 시장을 합법적으로 보호하는 정부의 노력 역시 정당한 일이다. 하지만 법적 절차에 따라 제출한 개정안에 대해 “법안을 수정해 완전하게 개방한 법을 채택하라”고 국회에 촉구하는 것은 주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법률시장 개방은 큰 틀에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동안 학연과 지연에 얽힌 법조계가 소비자보다 공급자 위주로 움직였던 것도 사실인 만큼 이번 기회에 과감한 혁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언제까지 빗장을 걸어 잠글 수 없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하루빨리 전문성을 확보해 완전 시장 개방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 與 ‘선진화법 개정’ 강행 처리 나섰다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현행 국회법을 개정하기 위해 운영위원회를 단독 소집, 국회법 87조를 이용해 상임위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바로 본회의에 올리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절차가 무효라며 즉각 반발했다. 18일 새누리당은 운영위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상정한 직후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의결하는 ‘부결’ 절차를 밟았다. 이런 조치는 국회법 87조를 이용해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올리려는 의도다. 87조는 ‘본회의에 부치지 않기로 한 법안에 대해 7일 이내에 의원 30인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그 법안을 본회의에 부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상정된 국회법 개정안은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 지난 11일 대표발의한 것으로 국회의장의 심사기간 지정(직권상정) 요건에 ‘재적의원 과반수가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는 경우’를 추가한 법안이다. 이에 대해 더민주는 강력히 반발하며 이날 오후 예정돼 있던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지도부의 회동에 참석을 거부했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단독의 운영위 의결은 적법절차를 전면적으로 부정한 위법행위”라면서 “법 통과를 위해 법을 부결시킨 극단적인 꼼수이자 향후 국회절차를 모두 부정한 의회 파괴 행위”라고 말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의원 연서도 교섭단체 간 협의도 없었던 오늘 의사일정은 국회법 제77조에 어긋난다”면서 “이 법 58조 1항에 따라 제대로 된 논의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부결 처리해 3선 개헌을 하듯 날치기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조원진 수석부대표도 더민주의 기자회견 직후 대응 회견을 열었다. 조 수석부대표는 “오늘 절차는 위원회에서의 동의는 1인 이상의 찬성으로 의제가 될 수 있다는 국회법 71조 준용규정을 적용하는 등 모든 것을 국회법에 따라 처리했다”면서 “야당이 국회선진화법을 악용해 왔듯 이번에도 회의에 참석을 안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의화 국회의장은 “(여당의 자동부의 시도에 관해) 의장의 견해는 밝힐 수 없다. 그러나 마음속으로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의장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법의 과정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응팔 종방연’ 21세기 걸그룹으로 돌아온 혜리

    ‘응팔 종방연’ 21세기 걸그룹으로 돌아온 혜리

    tvN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종방연이 지난 17일, 여의도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열렸다. 극중 성덕선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혜리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깔끔한 일자핏 코트로 멋을 낸 혜리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걸그룹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배색의 체크 패턴 코트 안에 독특한 칼라의 블라우스를 매치한 혜리는 마지막까지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했다. 한편 ‘응팔’ 제작진과 배우들은 오는 19일, 드라마 성공에 힘입어 태국 푸켓으로 포상 휴가를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죽고싶지 않아요”…승무원 안내방송에 승객 깜짝

    “죽고싶지 않아요”…승무원 안내방송에 승객 깜짝

    아일랜드의 대표 저가 상공사인 라이언에어에 탑승한 승객들이 승무원의 ‘깜짝 안내방송’ 탓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봉착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글래스고를 출발해 북 아일랜드의 벨파스에 도착 예정이었던 라이언에어 항공기는 기상상태 악화로 무려 8시간이나 이륙이 지연됐다. 당시 승객들은 이미 항공기 내부에 모두 착석한 상태였는데, 이륙 예정시간이 한참 지나도 비행기가 뜨지 않자 불안해하는 승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승객 중에는 어린 아이도 포함돼 있어 불안은 점차 가중돼 갔다. 그때 한 여성 승무원이 안내방송을 통해 “비행기 날개에 얼음이 많이 내려앉아 이륙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죽고 싶지 않다”(We Don’t want to die)라는 멘트를 추가했다. 그저 농담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이 멘트는 당시 불편한 마음에 휩싸여있던 승객들에게 더 큰 불안과 두려움을 안겼다. 해당 안내방송이 나올 당시 기내의 분위기를 담은 동영상은 이러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여성승객 2명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애매한 표정으로 해당 방송을 들었고, 이미 수 시간 동안 좁은 기내 안에서 버텨야 했던 승객들의 표정에는 불쾌감이 드러났다. 당시 해당 동영상을 촬영한 승객 엘라 라이언은 “무려 8시간 동안 이륙이 지연되는 이유가 수시로 바뀌었다. 우리에게 고작 3.5파운드짜리 바우처를 지급한 것이 라이언에어가 한 전부였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이어 “특히 승무원의 안내방송을 들은 승객들은 두려움과 불편함에 휩싸였다. 언제 목적지로 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죽음’을 거론한 발언은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라이언에어는 “문제가 됐던 안내방송에 대해 사과할 것을 지시했으며, 매우 유감의 뜻을 밝혔다”고 해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교수 불신임’ 중앙대 이용구 총장 새달 사임

    ‘교수 불신임’ 중앙대 이용구 총장 새달 사임

    중앙대는 13일 이사회를 열어 경영경제대학 경영학부 김창수(58) 교수를 제15대 총장으로 선임했다. 지난해 학사구조개편 파동으로 학교 역사상 최초로 교수들의 불신임을 받았던 이용구(62) 현 총장이 전날 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중앙대는 “김 교수는 기획관리본부장과 부총장 재직 시절에 대학 행정시스템 효율화를 주도했고 대학구조개혁위원회와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국내 고등교육 정책 개선에도 관여한 교육행정 전문가”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차기 총장의 임기는 오는 3월 1일부터 2년이다. 이 총장은 지난 12일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다음달 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지난해 학과제를 폐지하는 학사구조개편 파동으로 중앙대에서 처음으로 교수들의 불신임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이메일에서 “대학 변화와 개혁의 기본적인 목표와 방향이 정해졌기 때문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총장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프라임 사업(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을 수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최근 프라임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인문대와 사회대 정원 100명을 공대로 넘기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이강석 중앙대 교수협의회 회장은 이 총장의 퇴임을 환영한다면서도 “과거 부총장 시절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김 교수를 차기 총장으로 임명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가 기획관리본부장으로 있던 2010년 단과대 통폐합과 모집단위 광역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구조조정을 이끌었고, 행정부총장으로 있던 2014년에는 인문 및 예체능 학과의 반발을 샀던 ‘학문단위 구조개편’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새누리당 “간절한 호소” 더민주 “국회 탓만 해” 국민의당 “절박감 없어”

    여야가 13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관련해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새누리당은 “국민에게 간절히 호소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담화”라고 평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근본적인 해법을 기대했지만 실망스러운 대국민 담화”였다고 비판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정치권을 향해 노동 5법 중 기간제법을 제외한 4개 법안과 경제활성화법의 통과를 촉구했다. 신의진 새누리당 대변인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분명히 한 것은 국민으로서 매우 안심 되는 일”이라면서 “미국, 중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 실효적인 제재 조치를 마련해 북한이 더이상 세계 평화를 뒤흔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회는 입법기관으로서 테러방지법 제정을 통해 더이상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북핵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기대했지만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지속하겠다는 입장만 고수해 실망스럽다”며 “북핵 문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중국의 협조를 끌어낼 방안은 제시하지 못한 채 막연히 중국의 역할을 기대한다는 선에 그친 건 정부의 외교 무능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북핵 및 경제정책 등을 비판했다. 이어 “경제 실패에 대해 국정 기조의 전면적 변화가 요구됨에도 여전히 국회 탓만 되풀이해 유감”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이태규 대변인 대행도 “유감스럽게도 대통령의 인식에는 절박감이 없다. 안보, 경제, 민생, 정치의 총체적 위기에 대한 대통령의 해법은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트와이스 쯔위 ‘정치색’ 논란…JYP “16세 미성년자일 뿐” 무슨 일?

    트와이스 쯔위 ‘정치색’ 논란…JYP “16세 미성년자일 뿐” 무슨 일?

    트와이스 쯔위 ‘정치색’ 논란…JYP “16세 미성년자일 뿐” 무슨 일? 트와이스 쯔위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가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것을 두고 중국에서 ‘정치색’ 논란이 일어 중국 활동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대만 출신인 쯔위는 지난해 11월 방송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인터넷 생방송에 출연해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 해당 장면이 본방송에 나오지 않았지만 인터넷 방송의 화면 사진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중국이 대만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대만 독립 반대를 주장하는 가수로 유명한 황안(黃安)이 “쯔위가 대만 독립 세력을 부추긴다”며 거세게 비난하면서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중국내 논란이 커지자 트와이스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3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글을 올리고 “JYP엔터테인먼트는 문화 기업으로서 정치적 성향이나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쯔위도 16세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정치적은 생각을 가진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JYP는 이어 “이런 논란이 일어나 굉장히 유감이고 안타깝다”면서 “논란이 진정될 때까지는 현재 잡힌 중국 활동을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램 록’ 창시자 데이비드 보위 암투병 별세

    ‘글램 록’ 창시자 데이비드 보위 암투병 별세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록 가수 데이비드 보위가 향년 6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보위가 암으로 18개월간 투병하다가 숨졌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위의 대변인은 “보위는 18개월간의 용감한 암 투병 끝에 이날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평화롭게 숨졌다”고 발표했다. 보위는 글램 록의 창시자로 명성을 날렸으며 20세기의 가장 성공적인 예술가 중 하나로 손꼽힌다. 보위는 지난주에 새 앨범 ‘블랙 스타’를 발표했지만 최근 공연을 하거나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일은 거의 없었다. 보위의 아들로 일명 ‘조위 보위’로도 알려진 덩컨 존스는 트위터에 “사실이라고 말하게 돼 매우 유감이고 슬프다”고 써서 부친의 사망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평화가 안보에 종속돼선 안 된다…北에도 국제사회 역할 줘야”

    “평화가 안보에 종속돼선 안 된다…北에도 국제사회 역할 줘야”

     1990년부터 해마다 거르지 않고 평양을 방문하는 노학자가 있다.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북한 전문가인 박한식(76)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평화가 안보에 종속되면 안 된다”며 남북 관계, 북·미 관계에서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지난달 17일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세 시간 가까이 이어진 인터뷰 내내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통일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민족동질성 회복이란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현실대로 인정해야 한다”면서 “언젠가 서울과 평양 젊은이들을 가르치며 내 경험과 고민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 오바마 정부 대북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나 자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열정적으로 지지한 사람이지만 한반도 정책에 대해서는 완전히 빵점이다. 쿠바와 수교한 것처럼 북미관계를 해결해야 하는데 미국을 알려면 군산복합체를 알아야 한다. 군산복합체가 미국을 지배한다. 돈이 미국을 움직이고 그 돈은 총칼에서 나온다. 그런데 미국이 20세기 들어 처음으로 이기지 못한 전쟁이 바로 한국전쟁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Korean conflict’라고 할 뿐 ‘War’란 표현 자체를 금기시했다. 북한은 미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냈다. 거기다 군산복합체로서는 북한이 무기 팔아먹기에 딱 좋은 알리바이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게 쉽지 않다. 다만 변수가 있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기 전에 역사에 남는 외교적 업적을 남기기에 가장 좋은 대상이 바로 북미관계개선이라는 점이다. 나로서는 북한과 미국이 평화협정을 맺고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대신 북한이 국제사회가 원하는 비핵화를 하기를 바란다. 다행히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차원의 비핵화를 주창한다. 그걸 위해서는 인도, 파키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스라엘, 북한 등이 동참해야 한다. 북한 협력을 이끌어내려면 북한이 자존심을 세우면서 국제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역할을 줘야 한다. 그걸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하게 해야 한다.  →북한이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어느 정도 양보를 할 수 있다고 보나. -내가 보기에 북한은 북미 평화협정을 이루기 위한 상당한 준비가 돼 있다. 상당한 댓가를 치를 준비가 돼 있다. 핵포기까지도 할 수 있을 정도다. 핵포기라는 건 말 그대로 모든 ‘핵’을 포기한다는 의미다. 사실 북한으로서는 최악의 경우 다시 핵을 시작하면 몇 달만에 지금 수준으로 도달할 수 있다. 과학자들 기술자들도 다 있고 원료도 있다. 핵 무기를 만들겠다는 정신무장도 철저하다. 최근 수소 폭탄 얘기가 나왔다. 내가 그 분야 전공자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북한을 관찰한 걸로 보자면 빈말은 빈말은 아닌 것 같다. 결국 ‘전략적 인내’는 완벽한 실패작인 셈이다.  →지금도 많은 이들은 북한이 조만간 붕괴할 걸로 본다. -북한 붕괴론이라는 생각틀에서 나온게 ‘전략적 인내’다. 북한은 내가 보기엔 ‘절대’ 망하지 않는다. 어떤 정치체제도 단순히 경제적으로 어렵고 굶어서 망하는게 아니다. 정통성이 없어야 망한다. 북한 정권의 정통성은 경제성장에 있지 않다. 그런 면에서 종교적 성격도 있다. 김일성 주체종교가 지배하는 국가이고 끊임없이 찬송가를 만들어내는 체제다. 끊임없이 환상을 만들어낸다. 그 환상이 공고하다. 환상 속에서 살기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 살고 있으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국가라고 믿지 않나. 그렇다곤 하더라도, 북한도 현재 경제성장에 목매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이념적으로 투철해도 배고프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김정은은 어떻게 하든지 국민들의 의식주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투철하다. 평양을 가보면 시장이 갈수록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면 안된다. 평양을 갈 때마다 모란봉을 자주 찾는데 몇 년전에 처음으로 입장료를 내라고 하더라. 시에서 공원 관리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입장료를 내라고 하는 것이다. 돈을 내야 한다고 단순하게 시장경제 활성화라고 속단하면 안된다. 현재 북한의 변화 흐름은 국가정책 속에서 나타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대북정책은 어떻게 보나. -통일을 하겠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목적이 좋으니까. 문제는 목표를 위한 수단과 방법이다. 그게 정책이다. 박근혜 정부는 그게 부족하다. 목표설정은 있는데 방법론이 없다. 통일을 원한다면, 북한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줘야 한다. 김씨 왕정을 하고 있다는게 북한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잘잘못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의 문제다. 현실을 현실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있는 그대로 평가해야 한다. 그런 태도가 없으면 평화통일이 안된다. 전제왕정인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와도 잘 지내지 않나.  →8월 남북 당국간 판문점 합의가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전쟁이 일어날 뻔한 엄중한 상황이었다. 평양은 끝까지 사과할 생각이 없었다. 서울에서 유감을 사과로 인정하는걸로 방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전쟁이 날 수도 있었다. 북한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북에서 절대 사과하지 않을 거라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북한에 판정패했다. 북한은 과거 미국 시민권자 2명 밀입국 문제에 대해 미국에 사과를 요구했다. 내가 북한 요구를 힐러리 클린던 당시 미 국무장관에게 전달했다. 결국 클린턴 장관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른바 ‘햇볕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국식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노련한 정치인이었다. 그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박정희 전 대통령과 다르다. 북한에선 햇볕정책이 북한식 사회주의 옷을 스스로 벗게 만들게 하려는 것이라고 보는데 그건 일리가 있다. 햇볕을 쬔다고 북한이 자본주의 민주주의 국가가 될 거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북중관계가 예전같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중국에게 북한은 사회주의 혈맹이다. 중국은 결코 북한을 버리지 않는다.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유일한 핵국가로 군림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북한이 핵을 가지는 걸 좋아하진 않는다. 하지만 북한이 핵국가가 된다고 해서 중국에 안보위협이 될 리는 없다. 중국은 한국 정부가 생각하는 것처럼 북한을 비핵화하겠다는 의지가 크지 않다. 중국이 내세우는 ‘중국식 사회주의’는 시대에 따라 맥락이 차이가 있다. 덩샤오핑은 사회주의에 방점이 있었다면 시진핑 체제에서는 사실상 ‘유교식 사회주의’다. 유교식이란 걸 북중관계에서 대입해보면 외교정책에서 맥락을 읽을 수 있다.  →평화학자로서 생각하는 통일의 원칙은 무엇인가. -많은 분들이 민족동질성을 되찾아야 한다는 얘길 한다. 내 경험상 민족동질성 회복은 불가능한 목표다. 그런 식으로는 통일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무엇보다도, 회복해야 할 동질성이란게 도대체 무엇인가. 남북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현실은 현실대로 인정해야 한다. 두번째로, 평화를 안보라는 문법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평화정책이 안보정책에 종속되면 안된다. 평화는 지배가 아니라 조화다. 지배하려고 하면 분쟁과 갈등이 생긴다. 지배를 통해 평화를 이룬다는 건 불가능한 목표다. 더 시급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는 ‘우리는 어떤 나라를 원하는가’이다.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남북은 과연 반드시 통일해야 할까? 통일을 하지 않더라도 갈등과 대립없이 ‘이웃’으로서 각자 잘 살면 그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과연 그게 가능할까? 지금 남북관계는 바둑으로 치면 정석이 아니라 줄바둑이라고 할 수 있다. 포석이 없다. 그나마 북한은 수십년간 남북관계만 다루는 전문가 집단을 보유하고 있다. 유단자다. 그에 비해 한국은 바둑 두는 선수가 해마다 바뀐다. 실력이 늘 수가 없다.  →김정은은 만나 봤나. 북한을 방문하면 누구를 주로 만나나. -김일성과 김정일은 같은 자리에서 얼굴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김정은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다음 방문에는 김정은을 만나 보길 희망한다. 김양건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는 북한을 찾을 때마다 많은 대화를 나눈다.(김양건 비서는 최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최근 은퇴식을 했다. -올해는 내게 특별한 해다. 미국에 온지 50년이 됐다. 올해 4월엔 금혼식을 했다. 며칠 전에는 은퇴식도 했다. 이번 학기 마지막 강의가 평화학이었다. 강의 내용을 책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사람으로서 한반도 문제를 집념을 갖고 연구해왔다. 1990년부터 올해까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방문을 해서 계속 북한을 관찰했다. 통계로는 눈에 안보이는게 눈에 보인다. 언젠가 내 경험과 고민을 한반도 청년들과 나누고 싶다. 서울과 평양에 평화대학을 만들고 싶다는 희망이 있다. 조지아주 애선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박한식 명예교수는 황장엽 초청으로 첫 방북…북한 50차례 넘게 다녀와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미국 내 손꼽히는 북한 학자로 미국 정부에 대북정책을 조언하는 등 북·미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수십년간 북한을 오가며 신뢰를 쌓은 덕분에 북한을 50여 차례 다녀올 수 있었다. 박 교수의 북한과의 인연은 그의 강의를 듣던 학생에게서 시작됐다. 박 교수는 1971년 조지아대 국제관계학 교수로 임용됐는데 그가 가르친 학생 한 명이 알고 보니 당시 지미 카터 조지아 주지사와 해군사관학교 시절 같은 방을 썼던 절친한 친구였다. 박 교수는 그 즈음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다룬 논문을 썼고 마침 그 문제를 고민하던 카터 주지사와 만나게 됐다. 카터 주지사가 미국 대통령이 된 뒤에는 카터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1979년 미국을 방문한 덩샤오핑(鄧小平)을 만날 수 있었다. 박 교수는 덩샤오핑에게 자신이 하얼빈에서 태어났으며 지금도 그곳에 친척이 있다는 얘기를 했다. 덩샤오핑이 박 교수를 초청해 1981년 고향을 방문할 수 있었다. “베이징에서 스무 시간도 넘게 기차를 타고 하얼빈에 도착했습니다. 기차역에 내렸더니 큰 현수막이 걸려 있고 군악대가 연주를 해 줘요. 덩샤오핑 초청이라고 칙사 대접을 해 준 겁니다.” 주체사상을 연구해야 북한을 제대로 알 수 있다고 생각했던 그는 황장엽에게 편지를 썼고 중국이 다리를 놔 줬다. 중국 방문길에 황장엽의 초청으로 북한도 방문해서 2주간 체류했다. 이후 1990년부터 1996년까지는 황장엽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1997년 황장엽이 탈북한 이후로도 북한과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50차례도 넘게 북한을 방문하며 쌓은 현장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관계, 북·미 관계 개선에 노력해 왔다. 박 교수는 1946년부터 1948년까지는 평양에서 살다가 이후 서울로 넘어왔다. 그는 “어린 시절 국공내전을 겪었다. 총알이 모자라 낫이나 칼로 사람을 죽이는 걸 목격했다”면서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정치철학과 평화학을 연구해 온 박 교수는 2015년을 끝으로 44년간 재직한 학교에서 퇴임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예견된 北 수소폭탄, 손 놓고 있었던 정부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예견된 北 수소폭탄, 손 놓고 있었던 정부

    북한이 새해 벽두를 기습적인 핵실험으로 장식하면서 남북 관계가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은 6일 오전 10시 30분경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기습적인 핵실험을 강행하고 당일 정오에 조선중앙TV 특별 중대발표를 통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급작스런 ‘수소탄 실험 성공’ 소식에 정부 당국은 패닉에 빠졌다.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등 유관기관은 핵실험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고,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한다는 미국조차도 불과 수 시간 전에야 감청을 통해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확인을 위해 급하게 정찰기를 띄웠지만 결국 사전 첩보 입수와 경보에는 실패했다. 북한의 핵실험 사실을 가장 빠르게 파악한 곳은 안보 관련 기관이 아닌 ‘기상청’이었다. 정부는 핵실험 직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했던 북한의 기습적인 ‘수소탄 실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가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을 정말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을까? 北, 핵탄두 보유는 90년대에 달성 북한이 이번에 ‘완전 성공’했다고 발표한 실험은 수소탄, 즉 일반적으로 수소폭탄(Hydrogen bomb)으로 불리는 폭탄이다. 보통 원자폭탄으로 불리는 핵무기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분열을 통해 파괴력을 얻는 것과 대조적으로 수소폭탄은 핵분열-핵융합 다단계 과정을 통해 파괴력을 얻기 때문에 원자폭탄과 비교할 수 없는 가공할만한 폭발력을 갖는다. 핵분열 방식의 원자폭탄이 작게는 1kt(TNT 1000톤) 안팎의 위력부터 크게는 100~200kt(TNT 10만~20만톤) 정도의 폭발력을 발휘하는 것과 달리 핵융합 방식의 수소폭탄은 작게는 200~300kt 수준의 위력부터 크게는 50Mt, 즉 TNT로 환산하면 5000만 톤에 달하는 위력을 갖는다. TNT 5000만 톤이면 미국이 6.25 전쟁 당시 3년여 간 한반도 전역에 퍼부었던 폭탄의 83배에 달하는 폭탄이 동시에 터지는 위력이다. 이처럼 강력한 위력 때문에 강대국들은 경쟁적으로 수소폭탄을 개발했다. 현재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이른바 ‘핵클럽’ 국가들은 모두 수소폭탄 개발에 일찌감치 성공해 실전에 배치했고, 관련 기술의 확산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그러나 만들지 말라고 해서 말을 들을 북한이 아니다. 북한은 1950년대 핵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시작하고, 1970년대 중반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을 위한 전문가와 기술자들을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의 핵개발은 플루토늄(Pu-239)과 고농축우라늄(HEU : High-Enriched Uranium)을 이용한 핵분열 무기, 즉 원자폭탄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북한은 핵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20여 년 만에 플루토늄을 이용한 내폭형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고,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우리나라와 미국을 기만한 뒤 곧바로 파키스탄과 접촉해 우라늄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라 불리는 압둘 아디르 칸(Abdul Qadeer Khan) 박사는 이른바 ‘칸 네트워크’를 통해 파키스탄이 1982년 중국으로부터 넘겨받은 우라늄 핵탄두인 CHIC-4의 설계도와 관련 부품을 각국에 팔았고, 이 설계도는 지난 2003년 리비아 핵 사찰 당시 발견된 바 있었다. 북한도 이 설계도와 관련 부품 확보를 시도했는데, 이러한 사실은 얼마 전 사망한 전병호 前 노동당 군수담당비서가 1998년 칸 박사에게 보낸 편지와 칸 박사의 증언에서 드러난다. 플루토늄 핵무기 개발에 이어 칸 박사의 도움으로 손쉽게 우라늄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북한의 다음 수순은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궁극의 핵무기, 바로 수소폭탄 개발이었다. 수소폭탄은 그 자체로도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지만, 이 기술을 응용할 경우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s)을 개발해 핵분열 무기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반드시 개발해야 할 기술이었다. 문제는 북한이 핵융합 무기 개발을 위한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한 것이 10년이 훨씬 넘었고,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 6년 전이지만, 관계 당국은 “그럴 리 없다”며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 심지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기까지 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소폭탄 개발 징후는 6년 전 이미 포착 북한이 수소폭탄 개발에 나섰으며, 멀지 않은 장래에 실제로 수소폭탄 실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국내외 전문가들이 오래 전부터 제기해 왔다. 오랫동안 북핵 문제를 연구해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태우 前 통일연구원장이 2012년 처음 이 문제를 제기했고, 북한에서 핵 시설을 직접 둘러보고 온 세계적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Siegfried S. Hecker) 박사 역시 2013년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은 이미 2010년에 북한 스스로 대내외에 대대적으로 선전한 바 있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5월 12일자 노동신문에서 ‘방안온도에서 핵융합 반응을 실현시키는데 성공’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사실 북한이 발표한 ‘방안온도에서의 핵융합 반응’ 즉, 상온핵융합은 미국조차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2005년에서야 성공한 기술이다. 관련 기술 개발에 뒤늦게 뛰어든 북한이 그 많은 핵물리학 선진국을 제치고 2010년에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핵융합과 관련된 모종의 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두 가지 결정적인 증거가 과학계로부터 쏟아지고 있다. 우선, 방사성 원소인 제논(Xenon)이 포집됐다. 북한이 핵융합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2010년 5월 12일에서 불과 이틀 뒤인 5월 14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운영하는 강원도 고성군 소재 거진측정소에서 측정소 설치 이후 사상 최대치의 방사성 원소를 발견한 것이다. 2010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선동(서울 도봉을) 의원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자료를 근거로 “거진측정소의 핵종탐지장비가 제논-135를 2007년 측정소 설치 이후 최대치인 10.01mBq/㎥을 탐지했고, 제논-133 역시 2.45mBq/㎥를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사성 원소는 거진관측소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일본에서도 탐지됐는데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 Comprehensive Nuclear-Test-Ban Treaty Organization) 역시 이 같은 사실을 보고 받은 것이 스웨덴 국방연구소 대기과학자 라스 에릭 데예르(Lars-Erik De Geer) 박사가 세계적 군사과학저널인 과학과 세계안보(Science & Global Security)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확인됐다. 대기 중에서 이 같은 수치의 제논 원소가 발견되려면 측정소 근처에 제논을 사용하는 방사성 의료기기를 운용하는 병원을 설치해 운영하거나 인접 국가에서 핵실험을 해야만 한다. 거진 측정소 인근에는 방사성 의료기기를 운용하는 병원이 없기 때문에 당시 인접 국가에서 모종의 핵실험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방사성 원소 검출 외에도 지진파도 감지됐다.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은 2014년 11월 지구물리학 국제학술지인 지진학연구소식(Seismolog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한 논문에서 2010년 5월 12일 풍계리에서 소규모 핵폭발이 있었다고 보고했고, 미국 프린스턴대 마이클 쇼프너(Michael Schoeppner) 연구원과 독일 함부르크대 율리히 쿤(Ulrich Kühn) 연구원 역시 미국 핵과학자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에 게재한 논문에서 지진파 분석결과를 토대로 2010년 5월 소규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즉, 북한은 2010년부터 자기 입으로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이를 응용한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들도 국내외 과학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시되어 왔었다. 그러나 북한의 발표와 과학계의 이러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정부당국은 “그럴 리 없다”는 반응을 일관되게 취해왔다. 안보에서의 ‘아전인수’는 곤란 정부가 북한의 핵 능력을 지속적으로 평가절하하면서 쉬쉬하는 이유는 시쳇말로 ‘아전인수(我田引水)’ 한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현 정부 들어 계속된 대북정책의 성격을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다. 상황을 입맛대로 해석하고, 입맛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 DMZ 지뢰 도발 사건으로 긴장 국면이 조성되었을 때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북한의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와의 협상에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청와대에 돌아와서는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았다”고 발표했다가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유감의 뜻도 구분 못하는 남조선 당국은 조선말 공부부터 다시 하라”는 모욕적인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다. 물론 황병서와 김양건은 협상에서 승리하고 돌아와 김정은으로부터 공화국 영웅칭호를 받았다. 이 같은 정책 실패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 편할 대로 해석한 결과였다. 북한 핵문제도 마찬가지다. 남한이 대북 강경 정책을 펴든 햇볕정책을 펴든 북한의 국가정책은 핵무기 개발과 실전배치라는 일관된 것이었고 지난 40여 년간 단 한 순간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북한 정권의 핵은 체제 유지를 위한 필요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보·보수 그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역대 대통령들은 북한 핵무기 보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경우 정치·경제적으로 몰아칠 후폭풍을 감당하지 않으려 했고 “그럴 리 없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폭탄 돌리기를 계속 해왔다. 소련 붕괴 이후 공개된 구소련 KGB 문서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언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미국의 영변 폭격을 가로 막았고,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북한이 파키스탄의 칸 박사와 접촉해 우라늄 핵무기 관련 기술을 거래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던 그 시기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은 핵을 만들 의지도 능력도 없다‘며 북한에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는 달러 지원을 계속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북한의 1차 핵실험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 공론화되었음에도 ”북한 핵실험 징후나 단서를 갖고 있지 않다“며 북한의 핵개발 지속 사실을 애써 외면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연속된 핵실험을 지켜보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단계는 아니며, 실전배치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 중동에서 리비아, 이집트, 시리아, 이란 등 여러 국가가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지만 일찌감치 좌절된 것은 이들 국가가 핵무기를 가졌을 경우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 당사국인 이스라엘이 외교적 압박과 공습, 심지어 테러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방해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북핵 위협의 직접 당사국인 대한민국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공습이나 전방위적인 제재와 압박을 주도하기는커녕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는 현금을 지원하거나 국제 제재를 반대하고 북핵 위협을 외면하는 등 북한의 핵개발을 오히려 돕고 있는 정책 오류를 이어가고 있다. 역대 모든 정권이 북한의 핵개발을 돕거나 방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골치 아프기 때문이다. 어느 한 국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외교·경제적 제재와 더불어 군사적 압박이라는 카드를 함께 쓰는 투-트랙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국가의 사례를 통해 입증되었다. 그러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하자니 진보 성향의 야당이 반발하고 있고, 군사적 압박을 취하자니 그러한 능력을 갖추는데 막대한 국방예산 추가 투자가 부담되니 제재와 압박은 미지근한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군사적 압박은 아예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사국이 이런데 북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국가들이 북핵 제재에 관심을 갖고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실제로 UN 안보리에서 그동안 3차례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고 193개 회원국에게 이행 제재 실행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193개의 UN 회원국 가운데 보고서를 제출하는 나라는 전체 회원국의 19%인 35개국에 불과하며, 중국은 원유부터 식량, 군용차량, 심지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차량까지 북한에 제공하며 안보리 결의를 비웃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북한 스스로 개발한 것이지만, 그들의 핵 능력이 수소폭탄을 운운할 수준까지 고도화될 수 있도록 온실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은 대한민국 정부와 정치권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무책임한 폭탄 돌리기 덕분에 국민들은 이제 터지기 직전의 북핵이라는 폭탄을 손에 받아들게 되었다. 박근혜 정부는 과연 이 폭탄 돌리기를 끝낼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 finmil@nate.com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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