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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누가 코로나19 사망자의 화장을 강요하는가

    [단독] 누가 코로나19 사망자의 화장을 강요하는가

    정부, 지침으로 ‘선 화장 후 장례’ 규정허 교수 “WHO, 시신 감염 증거 없다고 명시”“감염부터 임종, 장례까지 가족 철저히 배제”김성주 의원도 “가족이 장례 선택 가능해야”코로나19 사망자를 반드시 화장하도록 한 정부의 장례지침이 과학적 근거가 없는 ‘미신’이라는 비판이 의료계에서 나왔다. 정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시신을 화장하도록 지침을 만들었지만, 유족의 아픔만 커질 뿐 아무런 이득이 없다는 지적이어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도 이런 의견을 수용해 ‘선 화장 후 장례’ 지침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2일 허윤정 아주대 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가 작성해 최근 대한의사협회지에 낸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의 화장 장례에 대한 의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발표한 ‘코로나19 사망자 장례관리지침 제2판’에는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화장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달 마련된 ‘사망자 장례비용 지원 안내 3판’도 ‘코로나19로 사망한 자의 시신을 화장함으로써 감염병 확산 방지 및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비용 지원’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 지침 “감염병 방지 위해 화장 원칙” 이런 정부 지침에 따라 코로나19 사망자는 모두 우선 화장한 다음 장례절차를 진행한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코로나19 확진 이후부터 가족과 완전히 이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사망 후 고인은 의료용 팩에 밀봉된 상태로 병실 밖으로 나와 안치실로 이동되며, 그대로 관으로 옮겨져 결관(끈으로 관을 동여매는 것)된다. 영구차까지 관을 옮기는 운구도 ‘거리두기’가 적용돼 장례지도사가 진행한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이날 0시 기준으로 1884명이다. 허 교수는 “가족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가면 감염부터 임종, 장례까지 가족과 철저히 배제된 이별을 한다”며 “환자는 매우 불안하고 절망스러운 시간을 사랑하는 가족과 격리돼 지내다 사망한다. 더 괴로운 것은 사망 이후”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정부의 지침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다. 허 교수 설명에 따르면 WHO는 ▲에볼라 등 출혈성 열성 질병 및 콜레라 외에는 시신은 일반적으로 전염성이 없다 ▲강한 유행성 독감 사체에서도 폐에 대한 검시 진행 시 감염이 가능하며 그 외에는 감염되지 않는다 ▲전염병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의 시신을 화장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은 ‘흔한 미신’에 불과하다 ▲시신으로부터 코로나19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이에 대해 허 교수는 “시신을 즉시 ‘옷’으로 감싸되, 영안실까지 이동하기 전에 소독의 필요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누출방지용 비닐백의 사용도 필요 없고 특별한 운송수단을 이용해 옮길 필요도 없다고 명시돼 있다. 당연히 매장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연구 광풍과 출판 전 논문 도입으로 엄청난 수의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시신으로부터 코로나19가 감염됐다는 보고는 없다”고 주장했다. 필리핀과 스리랑카의 의학자들도 정부의 코로나19 사망자 화장 강요 지침에 반대 의견을 낸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화장, 어떤 과학적 근거도 없다” 허 교수는 코로나19 사망자의 유족이 충분히 애도하고 제대로 이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선 화장 후 장례’의 장례지침은 WHO 표현대로 흔한 미신 외에 어떤 과학적 근거에도 기인하고 있지 않다”며 “쏟아지고 있는 코로나19 연구결과의 과학적 고찰을 통해 국내 방역 및 치료 가이드라인뿐 아니라 현재의 장례지침을 갱신하는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도 허 교수처럼 장례지침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 2월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의 전파방지에 19억 5500만원(872명), 유족장례비 86억 9000만원(869명)이 소요됐다. 김 의원은 “예산의 적절성 문제보다 중요한 것은 고인과 유족이 충분한 애도를 통해 이별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장례 지침 개정을 통해 환자의 존엄한 죽음과 가족들이 스스로 선택한 장례 방식을 통해 고인을 추모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작년 중산층은 저축 늘리고 고소득층은 자동차 더 샀다

    작년 중산층은 저축 늘리고 고소득층은 자동차 더 샀다

    가구·자동차·가전 등 내구재 소비 급증과거 경제위기 때와 ‘소비 패턴’ 달라 중산층, 불확실성에 지출 줄이고 저축코로나19가 덮친 지난해 옷 같은 준내구재 소비는 줄었지만 가구와 자동차, 가전 등 내구재 소비가 크게 늘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인데, 과거 경제 위기 때와 다른 특이한 모습이다. 특히 상위 20% 고소득층은 자동차 등을 사며 내구재 소비를 주도했다. 중산층도 가구나 가전을 사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남창우 연구위원과 조덕상 전망총괄은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경제위기와 가계소비’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준내구재와 대면서비스 ‘소비 구성 변화율’은 12.2% 줄었다. 소비 구성 변화율은 코로나19가 터지지 않았다고 가정했을 때와 비교한 소비 증감 비율을 말한다. 반면 내구재는 이 비율이 16.4% 늘어 대조를 이뤘다. 보통 경제 위기가 오면 가계는 상대적으로 필요성이 적은 내구재 구입을 미루는데 지난해엔 그러지 않았던 것이다. 내구재 소비 증가는 소득 상위 20%인 5분위가 이끌었다. 내구재 소비 구성 변화율(16.4%) 중 19.6% 포인트를 5분위가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산층인 소득 3분위(상위 40~60%)와 4분위(상위 20~40%)의 기여도가 -3.4% 포인트와 -0.7% 포인트인 것과 대비된다. 중산층은 내구재 소비를 줄였지만, 고소득층이 대폭 늘린 것이다. 내구재를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자동차 등 운송기구’의 소비 구성 변화율은 17.2%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소득 5분위가 27.4% 포인트나 기여했다. 지난해엔 자동차 개별소비세가 한시적으로 인하됐는데, 여유가 있는 고소득층이 대거 차량 구매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가구와 가전의 경우 소득 5분위는 물론 3분위와 4분위에서도 소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가전 소비 구성 변화율은 15.1% 늘었는데, 이 중 3.2% 포인트는 3분위가, 5.5% 포인트는 4분위가 기여한 것이다. 5분위 역시 6.5% 포인트의 높은 기여를 했다. KDI는 “3·4분위(중산층)가 소비 여력을 중소형 내구재 구입에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내구재 소비가 늘어난 건 비대면 소비 활성화로 인한 것이라는 게 KDI의 해석이다. 지난해 총소비를 보면 4.4%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소비가 8.4%나 감소했지만, 비대면 소비가 4.3% 늘면서 총소비 감소 폭을 줄였다. 비대면 소비가 증가한 원인 중 하나는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쓸 수 있는 돈이 늘어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체 가구가 시장에서 번 소득은 1.0% 줄었지만 가처분소득은 3.3% 증가했다. 다만 3분위(2.0%)와 4분위(2.2%)는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를 놓고 KDI는 “중산층이 코로나19로 인한 실질적인 충격과 불확실성에 가장 크게 노출되면서 저축을 확대하고 소비지출을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트럼프 멘털리티’, 성숙성과 용기로 저항하기

    [강남순의 낮꿈꾸기] ‘트럼프 멘털리티’, 성숙성과 용기로 저항하기

    미국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1987년 ‘거래의 기술’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출판했다. 트럼프는 2015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온다는 선언을 하면서 “우리는 ‘거래의 기술’을 쓴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스스로 굉장한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이 자서전은 ‘트럼프 신화’를 만드는 데 지대하게 공헌했다. 그런데 이 자서전의 대필자 토니 슈워츠는 트럼프가 38세였을 때 쓰기 시작했던 자서전을 돈 때문에 대필한 것을 후회한다면서, 이제 트럼프에 대한 가장 맹렬한 비판자가 됐다. 슈워츠는 자서전을 비판하면서 그 책은 자서전이라기보다는 ‘소설’(fiction)이며 책의 제목을 ‘소시오패스’라고 해야 더 적절할 것이라고 한다.2016년 옥스퍼드대에서의 강연을 비롯한 여러 기고문과 인터뷰에서 슈워츠는 ‘트럼프 멘털리티’에 대해 다음과 같은 분석을 한다. 첫째, 진실을 완전히 무시하고 양심이 전혀 없다. 둘째, 무엇을 하든 자기 이득을 가장 먼저 챙긴다. 셋째, 자신의 주장에 틀린 것이 밝혀져도 틀렸다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넷째, 그는 거짓을 진짜처럼 믿게 하는 놀라운 기술이 있다. 뻔히 거짓인 줄 알면서도 진실처럼 주장하면서 사람들을 선동한다. 다섯째, 언제나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 하고, 관심 있는 것은 오로지 돈이다. 여섯째, 그는 결코 독서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트럼프에 대한 슈워츠의 이러한 평가를 읽어 보면, 최근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 그대로 재현되는 것 같다. 몇 가지 표현만을 조금 바꾸어 보자. 첫째, 진실과 사실이 아닌 왜곡된 정보를 고의로 조작하고 확산한다. 둘째, 사회의 공적 이득이나 공공선이 아니라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기적 이득만을 생각한다. 셋째, 왜곡된 정보나 거짓의 정체가 밝혀져도 사과하거나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한국 사회에서 이들은 누구인가. 무엇인가. “내 세금으로 산 백신, 주는 대로 맞으라? 공산당이냐”라거나 “2000만명분 더 오는 화이자, 혈전 부작용 없지만 쇼크 가능성”, “느닷없이 ‘모레 맞으러 오라… 뿔난 고령층 ‘백신 협박하나’”. 백신에 대한 신문 기사의 제목들이다. 코로나 사태가 불거지면서 언론은 초기부터 계속 고의적인 코로나 사태의 대응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왜곡된 정보들을 확산해 왔다. 세계의 미디어와 언론이 소위 ‘K방역’에 대한 찬사를 보내고 한국이 ‘3T’(Test, Trace, Treat)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모범적인 국가라고 평가할 때에도, 대부분의 한국 언론은 온갖 부정적인 제목으로 기사들을 쏟아내었다. 2021년 4월 26일자 ‘블룸버그’는 세계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 평가에서 한국을 세계 6위로 평가했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 영국, 캐나다는 각각 17위, 18위, 그리고 19위다. 한국 정부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은 가히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런데 한국의 ‘트럼프 멘털리티’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 같은 언론이나 일부 사람들은 코로나19와 연결된 과학적 연구를 왜곡한 허위정보를 확산하고 정부의 대응 정책에 대한 무조건적 불신을 조장해 오다 이제는 ‘백신 공포’를 확산하고 있다.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고통당하는 극도의 위기 시대에 사회적 공익과 공공선은 안중에 없고, 집단의 이득이나 권력 확장만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지난 3월 대학에서 두 번의 백신 접종을 마쳤다. 내가 맞은 백신은 ‘모더나’다. 백신을 맞은 동료나 학생들은 굳이 특정한 백신을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도 안 한다. 백신을 맞기 위한 등록을 한 후 연락이 오면, 백신 센터에 가서 주는 대로 맞을 뿐이다. 그러나 이렇게 개인이 자신이 맞고 싶은 백신 종류를 선택하지 못한다고 해서, 미국 정부를 ‘공산당’이라고 비난하는 개인이나 신문 기사를 전혀 보지 못했다. 백신을 맞은 이들의 반응도 참으로 다르다. 나와 이번 봄학기 수업을 한 학생들에게 물으니 백신을 맞은 후에도 별로 큰 부작용이 없다. 나를 포함해서 나의 동료나 학생 대부분은 별로 큰 증상이 없거나, 미열과 함께 피로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경미한 증상만을 경험했다. 나이 든 사람보다 젊은 사람이 더 심한 부작용을 경험한다는 것과 같은 통계나 다양한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는 참고사항일 뿐이다. 인간의 몸이란 각기 다른 상태에서 반응한다. 백신의 다양한 경고와 통계란 ‘만약의 가능성’을 예시하는 것일 뿐, 모든 이들에게 기계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 어떤 약도 부작용의 가능성 없이 완벽한 것은 지구상에 없다. 언론의 막중한 책임은 바로 공공선을 지향하는 판단기준에 따라서, 포괄적인 사실을 확보해 기사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양태의 데이터와 정보 중에서 어떤 사실을 선택해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결정 과정은 특정 언론이 지닌 각기 다른 가치관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존슨앤드존슨’ 백신의 혈전 부작용 사례는 0.00019%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걸렸을 경우 혈전이 생길 가능성은 16.5%다. 그런데 이토록 미미한 백신 부작용을 마치 전부인 것처럼 보도한다면, 그것은 공공선을 위해 포괄적인 진실과 사실을 알려야 하는 언론의 막중한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백신을 맞는 것이 개인이나 사회 전체에 주는 효과와 그 장점은, 백신을 맞지 않아서 일어날 위험성과 비교할 수 없다는 수많은 연구자료가 있다. 그러한 연구자료를 전혀 읽지 않으면서 ‘백신 공포’를 확산시키는 개인, 언론인, 정치인은 한국 사회를 위험에 빠뜨리는 파괴적 행위를 하는 것이다. 내가 일하는 대학교는 2021년 가을학기 지침을 내렸다. 가을학기에는 기본적으로 학교 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한다는 원칙이다. 물론 강의실에서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원칙은 지켜야 한다. 대학은 교직원과 학생들 모두 백신을 맞도록 강력히 권장하고 있다. 대학의 웹사이트는 코로나19 관련 사이트에서 백신접종자와 백신접종예약자의 숫자를 매일 업데이트하고 있다. 또한 백신 맞기 위해 등록할 수 있는 사이트가 여러 개 소개돼 있다. 특별한 의학적 사유가 있지 않는 한, 이제 가을학기가 시작되는 8월 중순 전에 대다수 학생과 교직원들은 백신을 맞고 가을학기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지난 4월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 하루 전에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애리조나주에 있는 백신센터에서 만난 한 간호사의 말을 전했다. 그 간호사는 백신 주사를 놓을 때마다, 그 백신이 “희망의 약”(A Dose of Hope)처럼 느껴진다고 했다고 바이든은 강조했다. 백신이 완벽해서가 아니다. 다만 백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줄 수 있는 치명적 위험성보다 훨씬 안전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에 수많은 의학자와 과학자의 연구 결과를 참고해, 대학들은 일상을 회복하고자 하는 길을 택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의 일상에서 무엇이 중요한 것이며 ‘정상’이 돼야 하는가를 뼈저리게 경험하게 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은 바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임을 알게 했다. 아이들은 놀이터와 학교에서 친구와 직접 만나고 뛰놀면서 커간다. 우리는 모두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온라인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과 직접 만나는 것의 엄청난 차이를 체득했다. 특정 개인이나 정치 집단의 이득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공공선을 위해서 확률도 지극히 낮은 부작용의 사례를 과대 포장해 백신 공포를 확산할 것인가, 아니면 백신의 긍정적인 효과를 담은 과학적 데이터와 연구 결과를 선택해 포괄적인 정보를 확산하는가는 이제 개인이나 특정 미디어의 정치적 성향이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체의 안녕에 관한 긴급한 책임의 문제다. 슈워츠는 영국 신문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좀더 성숙했고 용기가 있었다면, 트럼프를 신화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 자서전을 결코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성숙성과 용기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옳고 그름에 대한 성숙한 판단력, 그리고 그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용기는 부단한 자기 학습과 비판적 성찰에 의해서 점차로 확보된다. ‘트럼프 멘털리티’가 한국 사회의 공공선을 파괴하고 특정 집단의 사회정치적 권력을 확장하지 않도록 개인, 정치인 그리고 언론 종사자들의 성숙성과 용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청된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文 “검증실패 아냐”… 임·박 민심과 온도차

    文 “검증실패 아냐”… 임·박 민심과 온도차

    與 “3명 전부 임명은 국민 눈높이 안 맞아”靑에 의견 전달… 靑, 재송부 숙고에 돌입野 강력 반발… 당분간 정국 경색 불가피 文대통령 “정부, 부동산만큼은 할 말 없어죽비 맞고 정신 번쩍 심판받아” 고개 숙여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야당이 지명 철회를 압박하고 있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에 대해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검증이 실패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박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국민 시각과 동떨어진 판단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도 의원총회에서 3명 모두 결격사유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고도 전부 임명하는 것은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청와대로 ‘공’을 넘겼다. 청와대는 임명 강행을 뜻하는 재송부를 몇 명에 대해 할지 마지막 숙고의 시간을 갖게 됐지만, 야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어 정국 경색은 불가피하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이후 질의응답에서 이렇게 밝힌 뒤 현행 인사청문회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검증 실패 프레임을 반박한 것이지만, 여권 일각에서 거론된 임·박 후보자 중 1명의 ‘전략적 낙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검증이 완전할 수는 없고, 언론 검증과 국회 인사청문회 검증까지 검증의 한 과정을 이루는 것”이라며 “국회 논의를 다 지켜보고 종합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증 실패’는 아니라는 설명이지만, 임·박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은 ‘현실’인 만큼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 등은 회견 직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의원총회, 2차 최고위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모든 의견을 전달해 ‘청와대의 시간’을 주고, 대통령이 재송부 요청을 보내면 다시 ‘국회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발언은 결정적 흠결이 없음에도 흠집 내기로 흐른 데 대한 안타까움을 밝힌 원론적 발언”이라며 “3명 모두 재송부를 할지는 더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부동산만큼은 정부가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비리까지 겹치며 재보궐선거에서 죽비를 맞고 정신이 번쩍 들 만한 심판을 받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문 대통령은 ‘재임 중 가장 아쉬운 대목’을 묻는 질문에 “역시 부동산 문제”라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여권의 대출규제 완화 및 재산세·종합부동산세 완화 논의와 관련, “엄중한 심판이 있었기 때문에 기존 정책을 재검토하고 보완하는 노력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투기 금지와 실수요자 보호, 주택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기조는 달라질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정책 기조를 지켜 가는 가운데 실수요자가 집을 사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부담이 되는 일이 생긴다면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공직자와 공공기관 직원들의 투기가 국민 마음에 큰 상처를 준 것을 교훈 삼아 불법 투기 근원을 차단하기 위한 근본적 제도 개혁을 완결 짓겠다”며 부동산 부패 척결을 강조했다. 임일영·손지은 기자 argus@seoul.co.kr
  • 한국인 女관광객 살해한 볼리비아 부족장 징역 15년…결백 주장

    한국인 女관광객 살해한 볼리비아 부족장 징역 15년…결백 주장

    자치권 강한 지역…흉기 찔리고 성폭행 흔적유전자 불일치로 수사 난항 끝 살해 혐의만공범 의심에도 특정 못해…결백 주장 뒤 항소 볼리비아 유명 관광지에서 한국인 여성 관광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현지 원주민 부족장이 사건 발생 3년여 만에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6일 볼리비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볼리비아 서부 라파스주 코파카바나 법원은 40대 한국인 여성 A씨의 살해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차야(Challa)족 족장 로헤르 초케 멘도사(38)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1월 11일 티티카카 호수에 있는 태양의 섬(Isla del Sol)에서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A씨의 직접적 사인은 목 부위의 치명적 창상에 의한 저혈성 쇼크였다. 즉 목 부위에 찔린 상처로 피를 많이 흘린 끝에 쇼크사했다는 것이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볼리비아의 티티카카 호수가 있는 관광지 코파카바나에 머물던 A씨는 시신으로 발견되기 이틀 전 태양의 섬을 방문했다가 연락이 끊겼다. 태양의 섬에 사는 차야족의 한 원주민이 폭력 피해 흔적이 명백한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의 몸에선 11곳의 창상(베인 상처) 및 자상(찔린 상처)과 함께 성폭행 흔적이 발견됐다. 그러나 사건은 1년 동안 미궁 속에 있었다. 태양의 섬은 부족 자치권이 강한 지역이어서 경찰의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이유가 컸다. 그러다 한국 측의 요청으로 현지 당국은 재수사에 나섰고, 사건 발생 1년여 만인 2019년 5월 멘도사를 용의자로 특정해 구속했다. 그러나 멘도사의 유전자 검사 결과 성폭행 흔적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와 한때 수사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결국 현지 검찰은 1년의 예심절차 기간에 추가 증거들을 확보한 끝에 ‘여성 살해’ 혐의만 적용해 멘도사를 기소했다. 검찰은 물론 법원도 멘도사 외에 범행에 가담한 다른 공범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공범은 잡지 못한 채 멘도사에 대한 재판만 진행했다. 앞서 볼리비아 현지 방송사 PAT는 초케의 영장실질심사 당일인 2019년 5월 1일 ‘한인 여성 살해 용의자 결백 주장’이라는 보도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멘도사의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27초짜리 영상에서 그는 “결백하다. 이 혐의는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 당신은 무엇을 했냐”는 질문에 신념에 찬 눈빛으로 “나는 부족장이고 부족장으로서 우리 마을의 규칙과 절차를 지킨다”고 답했다. 부족 주민들은 페이스북 등에 구명 운동을 위한 페이지를 개설해 멘도사가 희생양이라면서 결백을 주장하는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멘도사는 또 태양의 섬 내 관광객의 통행을 금지하고 이들의 안전에 대한 원주민의 책임을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파스주 검찰은 멘도사의 혐의를 충분히 입증했다면서 “목격자 여섯 명의 진술과 부검 결과, 현장 감식을 통해 얻은 증거들을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멘도사가 관광객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했다”면서 또 그가 사건이 발생한 날 해당 장소에 있던 무리 중 한 명이었음에도 이에 대해 함구하는 등으로 수사에 혼선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재판 기록에 따르면 멘도사는 사건이 발생한 날 사건 장소에 있던 무리 중 한 명이었으나 경찰의 관련 조사에서 모르쇠로 일관해 수사에 혼선을 초래했다. A씨가 변을 당한 티티카카 호수는 볼리비아와 페루 사이의 해발 약 3810m의 고지대에 있다. 잉카의 태양신이 태어났다는 신화가 전해져 내려와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유명 관광지다. 한국 관광객들도 자주 찾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사건이 발생하자 한국 외교부는 원주민들의 보복을 우려해 이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철수 권고’로 상향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멘도사는 1심 선고 직후 항소 의사를 밝혔다. 따라서 이 사건은 고등법원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검찰은 유족 측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 장관 후보자 임명 말아야

    국회에서 그제 열린 5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일부이긴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교수나 관료로 살아온 사람들의 도덕적 잣대가 국민의 눈높이와 얼마나 거리가 먼지를 잘 보여 줬다. 청문회를 지켜봤다면 착잡함을 넘어 상식에서 벗어난 이들의 행태에 분노를 느낀 국민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후보들이 장관이 된다면 리더십의 원초적 흠결로 조직을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해양수산부 등 주요 부처의 국정을 이끌 이들이 과연 공사 구분을 제대로 할지 걱정부터 앞선다. 임혜숙 과기부 장관 후보자가 대표적이다. 그는 교수 시절 해외 관광도시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하면서 배우자, 두 딸과 동행했다. 국가 지원금을 받은 해외 출장에 가족을 동반한 것 자체가 비상식적인데도 우상호 의원은 “이를 관행”이라고 두둔하고 임 후보자도 맞다고 시인하니 어리둥절하기 짝이 없다. 박대출 의원의 비판에는 “사려 깊지 못했다”고 사과하지 않았던가. 게다가 교수인 배우자 18편의 논문을 작성했는데, “남편은 핵심적 아이디어부터 논문의 전반적 기술까지 역할을 수행했다”고 항변했지만 상부상조식의 논문 편수 늘리기 등의 꼼수는 아니었나 의문이다. 임 후보자에게는 이 밖에도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지원 당시 당적 보유 등 장관 부적격 사유가 줄줄이 있다. 박준영 해수부 장관도 부인의 유럽산 도자기를 불법 반입하고 판매한 행위를 사과했지만 해명만으로 묵과하기 어렵다. 박 후보자가 해외 근무를 마치고 귀국할 때 1250점의 도자기를 관세도 물지 않고 들여와 부인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판매한 행위는 보통의 국민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해외에서 들어올 때 미화 600달러를 초과하는 구매 물품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는 게 상식이다. 그래서 박 후보자의 “잘 기억나지 않지만 1점당 최대 3만원”이라는 답변은 치졸하기 짝이 없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세종시 아파트 2억원 시세 차익도 논란이긴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1년간 국정을 마무리할 장관으로 관료를 택한 것이 청문회를 수월하게 통과할 목적이었다면 청와대가 인사 검증에서 보다 철저히 해야 했다. 엎질러진 물인 만큼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자를 다시 고르는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4년간 장관급 후보자 29명에 대해 야당의 반대에도 임명을 강행했다. 이번만은 달라야 한다. 국민의 반발만 사는 이들의 임명은 4·7 재보선에서 드러난 민심에 역행하는 일이다. 당청의 현명한 선택이 요구된다.
  • “주거비 부담 적은 ‘충남형 더 행복 주택’… 출산율 높일 수 있을 것”

    “주거비 부담 적은 ‘충남형 더 행복 주택’… 출산율 높일 수 있을 것”

    5월은 가정의 달이다. 하지만 도시와 지방을 가리지 않고 우리 사회에 ‘아이’의 울음소리가 사라진 지 오래다. 2020년 우리의 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0.84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정부가 지난해 40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백약이 무효다.2018년 취임 초부터 ‘출산율 높이기’에 올인하고 있는 양승조 충남도지사에게 지난 4일 초저출산 사회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 등을 들어 봤다. 양 지사는 청년 일자리 감소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집값을 저출산의 원인으로 꼽고 이에 대한 해법을 실험 중이라고 강조했다. ‘복지전문가’답게 그는 임대형인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양 지사는 ‘대선 출마’를 지역에 대한 ‘책임’이라고 강조하며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낮은 인지도 등이 걸림돌이지만. 충청권의 대표로서 정면돌파하겠다는 결연함이 묻어났다. 그는 “4선 국회의원과 도지사 경험 등 준비된 대권주자”라면서 “충청권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양극화·저출산·고령화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한준규 사회2부장과 대담.-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출산율이 꼴찌다. 이유는 무엇인가. “열 가지, 스무 가지의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안정된 일자리’다. 결혼 연령이 31세, 32세인데 실업자의 26%가 25~29세 청년들이다. (직업이 없는데) 어떻게 결혼하나. 결혼하려면 직업이 있어야 한다. 또 직장에서 내년에 잘릴지 후년에 잘릴지 모르는 비정규직이나 일용직이 얼마나 많나. 월급이 200만원도 안 되는 20~30대가 부지기수인데 어떻게 결혼을 하겠느냐.” -일자리 말고 또 다른 원인은. “‘집값’이다. 가임여성이 많은 서울 등 대도시에서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하는데, 지난해 서울의 출산율은 0.64명이다. 전국 평균인 0.84명에도 훨씬 못 미친다. 이유는 ‘미친 집값’ 때문이다. 서울 평균 집값이 최근 통계로 11억 1000만원이라고 하더라. 청년들이 들어가 살 집이 있어야 결혼을 하지. ‘영끌’을 해도 원리금 갚는 게 너무 힘드니까 아이를 하나밖에 못 낳는 거다. 거기다가 미친 사교육비도 한몫하고 있다. 2019년 사교육비만 21조 6000억원을 썼다. 심각하다. 교육부가 왜 있는지 모를 정도다.” ●정부 저출산 예산 적고 정확하게 안 써 문제 -정부가 지난해 40조원 이상을 저출산 대책에 쏟아붓는데 출산율은 왜 떨어지는 건가.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전부터 있던 예산이 저출산으로 둔갑한 것이 아주 많다. 정부가 기존 농업 예산을 갖다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대응 예산이라고 발표했던 것과 같다. 농민단체가 난리가 나지 않았나. 또 저출산에 주택예산 등을 다 포함을 시킨다. 예산이 뻥튀기됐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저출산 예산이 선진국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적다.” -저출산 모범국가는 어떤가. “우리의 저출산대책 예산이 대략 GDP 대비 2.1%라고 하는데, 영국이나 덴마크·스웨덴은 3.95%에서 4%가 넘는 데도 있다. 저출산에 성공한 나라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했다. 문제는 우리의 저출산 예산이 충분치 않은 것도 있지만, 저출산 원인을 파악해 정확히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기도 하나 없는 곳에 가서 낚시질을 아무리 하면 뭐하나. 엉뚱하게 쓰는 저출산 예산을 줄여야 한다.” -우리 사회에 희망은 없는가. “그나마 다행은 유럽 등 선진국보다 ‘무자식이 상팔자야’, ‘우리 둘만 즐겁게 살자’라고 생각하는 성인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고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성인의 60% 정도가 ‘아이를 낳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결국 청년실업과 주거문제가 해결된다면 분명히 출산율이 올라갈 것이다.”●16·20·25평형 3가지 1000가구 제공 계획 -그래서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을 추진했나. “프랑스의 사회적 주택이 모델이다. 아이를 두세 명 키울 수 있는 집을 제공하는 것이다. 52㎡형(16평), 66㎡형(20평), 82㎡형(25평) 등 세 가지인데 82㎡형이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5만원이다. 거의 공짜다. 52㎡형에서도 두 명을 키울 수 있다고 하더라. 3000만원에 월세 9만원을 받는다. 아파트를 직접 짓거나 사는 방식으로 1000가구를 충남도민에게 제공할 것이다.” -집만 있으면 되는 것인가. “일과 가정의 양립도 중요하다. 충남도는 아이를 둔 부모에게 1시간 늦게 출근하고 1시간 일찍 퇴근하는 단축근무제를 시행한다. 독일이 연평균 근로시간이 1356시간이다. 우리도 52시간 근무제로 줄었다지만 1967시간이다. 600시간 정도 차이가 난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출산율이 커진다. 독일도 출산율이 한때 1.3명대로 낮았지만, 지금은 한 1.57명 정도로 높아졌다.” -아이를 키우기도 쉽지 않다. “‘여성 독박육아’라고 하지 않나. 세계에서 남성의 가사분담률이 제일 작은 나라다. 남성은 하루에 45분, 여성이 223분으로 OECD 36개 국가 중에서 남성의 가사분담이 1시간이 안 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맞벌이도 똑같다. 이러니까 안 되는 거다.” -정치권에서 표로 연결이 안 돼 저출산 문제에 집중하지 않는 것 같다. “남의 얘기인 줄 아는 게 정말 답답하다. 출산율 저하로 지난해 어린이집 2019개가 줄었고 지방 대학은 고사 위기에 처했다. 올해 대학 정원 대비 입학 자원이 1만 7800명 부족했다. 대전 이남 대학 미달이 속출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2023년이 되면 12만명이 부족해진다. 영호남은 말할 것도 없고 충남권도 몇 개 대학 빼고 다 미달이 될 거다. 이렇게 몇 년 가면 대학이 망한다. 대학이 망하면 지역경제도 고꾸라진다. 저출산이 우리 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가져오고 있는데도 정치권에는 위기감과 고민이 없다.” -주제를 바꿔 보자. 최근 충남도의원들과 대학 교수 등이 대권 출마를 잇따라 촉구하던데. “충남도민의 민의를 대변하는 도의원 등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고민하고 있다.” ●민의 받들고 책무 다하는게 정치인의 자세 -우선 더불어민주당 내부경선을 거쳐야 되는데 6월 말 시작되지 않나. “오는 12일쯤 대선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처럼 유명한 것도 아니고, 정세균 전 총리나 이낙연 전 당대표처럼 전국적 지명도가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 그런 입장에서 볼 때 시간이 많지 않다.” -충청권을 대표하는 책임감이 무거울 텐데. “그렇다. 민주당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충남에서 나를 네 번 연속 국회의원으로 선출해 줬다. 해방 이후 민주당 당적으로 세 번 연속 당선된 사람도 없다. 이런 은혜를 입었고, 도 행정을 맡을 기회도 줬는데 도민의 목소리에 눈을 감고 귀를 닫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여러 불리한 점이 많지만 이런 요구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대선 도전은 도지사 도전과 차원이 다르지만, 민의를 받들고 자기 책무를 다해야 하는 게 정치인의 자세다. 게다가 변호사로 천안에서 시민운동부터 각종 단체회장을 맡아 도민과 호흡하면서 토착적으로 큰 사람이다. 외부에서 커 들어온 이완구 전 지사 등보다 나는 충청도에 굉장히 빚이 있다.” -대선에서 본인의 장점은 무엇인가. “4선 국회의원을 거치고 광역행정을 맡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당의 사무총장, 최고위원도 다 지냈다. 하루아침에 어디서 굴러먹던 놈이 갑자기 나왔다고 평가받지 않는다. 언론도 수도권 집중이 돼 그렇지 사실 충남도의 고교 무상교육이나 농어민 수당 등은 좋은 정책으로 알려졌을 것이다. 또 더 행복한 주택 등 2018년 지사 취임 이후 정책 하나하나가 메가톤급이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與 “백신부작용? 소화제로도 죽어, 위험한 언론”…“비교할 걸 해라, 또 남탓” [이슈픽]

    與 “백신부작용? 소화제로도 죽어, 위험한 언론”…“비교할 걸 해라, 또 남탓” [이슈픽]

    이용빈 “자동차 사고보다도 훨씬 낮은 확률”“집단면역 가야 하는데 위험한 언론 불안 끌어”野 “의학 전공자 말이라고는 믿을 수 없다”“집권 여당 안이함 이 정도, 즉각 사과하라”“국민의 백신 불안을 또 언론 탓으로 돌려”이용빈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4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부작용과 관련, “소화제를 먹어도 약 부작용 때문에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며 위험한 언론이 백신 불안을 조장한다고 지적하자 야당은 “어떻게 소화제와 백신이 비교 대상이 되느냐. 집권 여당의 안이함이 이 정도”라고 맹비난했다. 野 “소화제와 백신이 비교대상이 되나”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국민 생명이 달린 문제를 이렇게 가볍게 취급해도 되는 것인가. 당장 국민께 사과하길 바란다”며 이렇게 이렇게 말했다. 호남 지역 초선으로 의사 출신인 이 대변인은 전날 대변인직에 임명됐다. 윤 대변인은 이 대변인이 의사 출신이란 점을 언급하며 “의학 전공자의 말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다”면서 “소화제와 백신이 어떻게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이 ‘백신 불안으로 끌고 가는 것은 집단 면역을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위험한 언론의 태도’라고 한 데 대해서도 “백신에 대한 국민 불안을 언론 탓으로 돌린 것”이라고 받아쳤다. 학계에서도 국민들이 일상적으로 복용하는 소화제의 극단적 부작용을 국가재난감염병인 코로나 백신의 부작용과 비유한 이 대변인의 비유는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전형적인 남탓, 백신 부작용 감시는 언론의 존재 이유이자 마땅한 의무”“‘알려진 위험’보다 ‘잘 안 알려진 위험’에국민 불안 수백배…이걸 이해 못한 것” 구민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지금 백신 불안은 과학적 문제만이 아닌 심리적 문제인데 이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소화제처럼 ‘잘 알려진 위험’와 달리 코로나 백신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위험’은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의 정도가 수십배에서 수백배로 높고 안전을 위해 극도로 보수적으로 움직이는 것인데 이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 교수는 “백신 부작용 위험에 대한 과장된 측면은 언론이 팩트를 전달해야 하지만 명백히 부작용이 있는 위험을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없는 것처럼 할 수 없고 언론은 이런 정부 행태에 대해 감시, 보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 대변인의 ‘소화제 사망’ 발언에 대해 “비유가 말이 안 되고 현 상황의 문제를 언론의 책임으로 돌리는 전형적인 ‘남 탓’ 정치”라면서 “언론이 정부가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부작용 피해 사례에 대해 확인하고 보도하는 것은 언론의 존재 이유이자 마땅히 해야할 역할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조주의에 빠져 뭘 잘못했는지 알지 못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것만 발언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與대변인 “백신 부작용,자동차 사고 확률보다 낮은데사고날까봐 차 안 사는건 아니잖아” 앞서 이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백신 점검회의 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백신 접종 부작용 문제에 대해 대체로 의약품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은 늘 있었다”면서 “소화제를 먹어도 부작용에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에 백신 불안으로 끌고 가는 것은 집단면역을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위험한 언론의 태도”라고 주장했다. 마치 언론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조장, 국민들이 백신거부감을 들게 해 방역을 방해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 대변인은 또 경찰공무원이 백신 접종 후 뇌출혈 증세로 의식불명에 빠진 것과 관련한 질문에도 “(백신 부작용은) 자동차 사고보다 훨씬 낮은 확률로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우리가 자동차 사고에 대비해 차를 사지 않는 건 아니지 않잖아요”라고 반문했다. 이는 백신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그만큼 희박하다는 뜻을 강조하려는 의도였지만, 백신 접종 부작용 사례를 대하는 국민들의 인식을 감안하면 부적절한 비유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원자력발전과 과거 소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릴 확률 역시 자동차 사고를 당할 확률보다 낮다”면서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고 수많은 희생자를 내고 있는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상황을 수없이 검증된 소화제 사례와 비교하는 것 자체도 코미디”라고 꼬집었다.백신 이상반응 858건 늘어…3명 사망누적 1만 7485건…사망 85명정부 피해보상 인과성 인정 단 ‘4건’ 이날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의심된다며 보건당국에 신고한 사례가 800여건 늘었다. 백신 접종 후 사망신고는 3명이 추가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4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신규 사례가 858건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사망 신고가 3명 늘었다. 사망자 모두 화이자 백신을 맞았으며 접종과 사망 간의 인과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는 5건 추가됐다. 4명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명은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이로써 2월 26일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이상반응 의심 신고는 누적 1만 7485건이 됐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1, 2차 누적 접종자 373만 3940명(건)의 약 0.47% 수준이다. 현재까지 신고된 국내 이상반응 가운데 사망 사례는 총 85명(아스트라제네카 47명·화이자 38명)이다. 이는 이상반응 신고 당시 사망으로 신고된 사례로, 애초 경증 등으로 신고됐다가 상태가 악화해 사망한 경우는 제외됐다.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은 지난달 30일까지 총 10차례 회의를 열어 사망 67건, 중증 57건 등 신고 사례 총 124건에 대해 심의를 진행했다. 사망 사례의 경우 67건 가운데 65건은 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고, 나머지 2건은 판정이 보류된 상태다. 중증 의심 사례 57건 가운데 2건은 접종과 인과성이 인정됐고 2건은 판정이 보류됐다. 나머지 53건은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첫 회의를 열어 피해보상이 신청된 이상반응 사례와 백신접종 간의 인과성 및 보상 여부를 검토한 결과 총 9건 중 4건을 인정하고 5건을 기각했다. 인과성이 인정돼 보상을 받게 된 4건 중 3건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건은 화이자 백신 관련 사례다. 모두 접종 후 발열·오한·근육통·두통 등 ‘경증 이상반응’으로 응급실에 내원해 치료한 경우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강 사망 대학생 휴대폰 왜 바뀌었나…거기에 답 있을 것”

    “한강 사망 대학생 휴대폰 왜 바뀌었나…거기에 답 있을 것”

    “귀 뒤 상처, 돌출부위 아닌데 상처나”“직접적 사인 아니더라도 단서 될 수 있다”서울 한강공원 대학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한 프로파일러가 “휴대폰이 왜 바뀌었는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가. 거기에 답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지난 3일 YTN 라디오 프로그램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프로파일러 관점에서 이번 사건을 분석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문제는 (친구와 사망자의) 휴대폰이 왜 바뀌었는가, 휴대폰이 바뀌게 된 어떤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가, 하나는 은하수 폰이고 하나는 사과 폰이라고 하는데 그걸 바꿀 수 있는가. 초기에 위치가 왜 강북으로 나왔는가, 이런 부분에 대한 것을 좀 더 분석적으로 파헤쳐봐야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사망한 손정민씨 친구의 휴대폰은 분실됐고, 현재 전원이 꺼진 상태로 추정된다. 배 프로파일러는 “손씨 아버님은 사비를 털어서라도 한강을 뒤지겠다고 하는데 사실 쉽지 않다”며 “왜냐하면 뻘이고 신호가 없으면 그걸 어떻게 손으로 다 뒤지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팩트부터 확인하면 오전 3시 30분에 친구가 자기 부모에게 자기 휴대폰으로 전화했다. 그 때 취해서 깨울 수 없다는 취지로 얘기했고, 다시 또 주무셨다. 다시 깨서 ‘없는데?’, 그래서 그냥 가야겠다고 하고 갔다”며 “문제는 그때 가져간 휴대폰이 자기 휴대폰이 아니라 손씨 휴대폰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무언가 좀 이상해서 아버님이 이 의문을 제기하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친구가 (지난달) 27일, 29일 최면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나오지 않아서 내가 보기엔 거기에 좀 답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배 프로파일러는 왼쪽 귀 뒷부분의 자상 2개가 직접적인 사인은 아니더라도 의미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자상이 직접적 사인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밝혔다. 경찰은 머리의 상처가 물길에 부딪혀 생겼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배 프로파일러는 “정신을 잃을 정도의 상흔은 아니지만, 돌출부위가 아닌데도 상처가 났기 때문에 중요한 부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프로파일러가 보는 범죄행동특성상 오른쪽 귀 뒤나 뼈 같은 경우 1·2차 공격 부위 정도는 될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씨 아버지는 친구의 아버지에게 친구가 당일 신고 있었던 신발을 달라고 요청했는데 곧바로 “버렸다”는 답을 듣고 의문을 표하고 있다. 배 프로파일러는 “두 사람이 넘어져서 끌어주고 이런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그때 신발에 묻은 흙이 있을 것이고, 그 성분을 비교해 보면 어디서 물에 빠졌는지 알 수 있겠다는 생각에 손씨 아버지가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노동자 홀대하는 빅테크의 기업가치는 정당한가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노동자 홀대하는 빅테크의 기업가치는 정당한가

    전자상거래의 세계적인 강자 아마존과 오프라인 매장의 강자 월마트, 둘을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클까? 아마존은 지난해 386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우리 돈으로 430조원이 넘는 액수다. 하지만 월마트는 5592억 달러로 월등하게 많은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주주들이 생각하는 기업의 미래 가치인 두 기업 주식의 시가총액은 전혀 다르다. 아마존은 1조 7000억 달러이고 머지않아 2조 달러를 돌파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반면 월마트의 시가총액은 4000억 달러가 채 되지 못한다. 월마트가 아마존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도 기업의 가치를 적게 인정받는 것은 단순히 순이익의 규모 차이(아마존 213억 달러, 월마트 149억 달러) 때문이 아니다. 아마존은 이익을 내지 못하던 시절에도 기업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왜일까? 바로 ‘아마존은 전자 상거래를 장악할 디지털 기업’이라는 사람들의 생각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같은 수익을 내는 기업이라 해도 디지털 기업의 가치를 몇 배 더 쳐 준다. 연초에 미국 증시에 상장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쿠팡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기업이지만 주주들은 전자 상거래의 미래를 믿기 때문에 쿠팡에 투자하는 것이다. ●테일러리즘이 원하는 건 인간 아닌 로봇 그렇다면 디지털 혹은 온라인 기업이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기업에 비해 미래가 더 밝다는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투자자들은 온라인 시장은 아직도 그 잠재력이 모두 발휘되지 않은 새로운 시장이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무한복제와 확장이 가능한 디지털 기술은 물리적인 세상과 달리 적은 비용으로 큰 이익을 낼 수 있다는 (다소 막연한) 기대를 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직원들이 흔히 ‘캠퍼스’라고 불리는 환상적으로 아름답고 편리한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은 마치 인류의 미래일 것 같은 환상마저 심어 준다.과연 그럴까? 아마존은 세계에서 무려 13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직원 수로 볼 때 미국 기업으로는 월마트에 이은 2위의 기업이다. 미국인들이 그렇게 사랑하는 아마존의 빠른 배송은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노동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상품을 포장하고 나른 결과다. 한국의 물류 노동자들처럼 이들의 노동강도는 세다. 노동자의 궁극적인 ‘실적’이 단위 시간당 처리한 물품의 개수로 측정되는 일터는 인간적인 작업환경이 되기 어렵다. 물론 이것은 아마존이나 물류 노동자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육체노동이 들어가는 사실상 모든 작업이 마찬가지이고, 대량생산 공장노동이 탄생한 이후로 기업가들은 어떻게 하면 동일한 노동자의 몸을 활용해서 최대한의 산출물을 뽑아낼 수 있는지를 연구해 왔다. ‘과학적 관리법’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테일러리즘(Taylorism)을 만들어 낸 프레더릭 테일러는 ‘작업시간’과 ‘노동자의 동작’이라는 요소를 연구해서 노동자들이 가장 효율적인 단순 반복 동작을 통해 최대한의 산출물을 뽑아내게 하는 것을 학문의 경지로 발전시켰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테일러리즘이 결국 원하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기계임을 깨닫게 된다. 딴생각을 하지 않고 작업에 집중해서 실수가 없고, 화장실에도 자주 가지 않을 뿐 아니라, 잠도 적게 자는 노동자가 가장 효율적인 노동자라면 테일러리즘의 궁극적인 목표는 로봇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인간은 로봇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특정 동작을 반복하면 두뇌가 적응하면서 속도와 효율성이 올라가지만,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행위는 근육과 인대에 무리를 주고 몸이 망가지는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생리현상이 존재한다. 올해 초 쿠팡의 물류센터에서 관리자가 노동자에게 화장실에 갈 때는 먼저 보고를 하고 가는 것이 “노동자가 지켜야 할 의무”라고 말하는 장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아마존의 배달 노동자들이 화장실에 들를 수 없어서 트럭 안에서 음료수 병에 소변을 본다는 얘기가 나왔다. 아마존은 트위터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했지만 노동자들이 댓글로 소변이 담긴 음료수 병 사진을 줄줄이 올리자 인정하고 문제를 고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아마존 부인하다 소변페트병 올리자 백기 아마존은 소셜미디어에서 압력을 받고 나서야 시정을 약속했지만 과거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통로가 따로 있었다. 바로 노동조합이다. 개개의 노동자가 현장에서 관리자에게 항의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미움을 살 경우 자신의 고용이 불안해질 뿐 아니라, 상대인 관리자도 자신의 권한 밖에 있는 문제라 해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노동자들이 가입해서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체교섭권을 가지고 사주와 경영진을 상대로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장받았다. 아마존의 노동자들도 꾸준히 노동조합을 결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최근에는 미국 앨라배마주에 있는 창고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기 위해 투표를 했지만, 무려 70%가 넘는 직원들이 반대표를 던져 무산됐다. 결성에 실패한 이유에 대한 분석은 분분하다. 노조 결성을 막으려는 아마존의 조직적인 방해가 있었다는 주장도 많이 나왔다. 공장이 떠나 실직자로 가득한 지역에 법정 최저임금보다 급여가 더 많고 건강보험 등을 챙겨 주는 아마존 같은 고용주를 찾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나 한 푼이 아쉬운 노동자들이 노조비를 내고 싶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노조 무산 이유 사측 방해 공작 등 해석 분분 하지만 이것도 노조 결성을 시도라도 해볼 수 있는 직원들의 이야기다. 테크기업들이 바꾸는 세상에서는 똑같은 노동을 하면서도 직원이 아닌 ‘자영업자’(독립계약자)의 신분으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작업별로 선택해서 일을 할 뿐 기업의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긱(gig)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들은 직원으로서의 혜택은 물론 각종 안전문제에서도 기업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불안한 처지에 있다. 최근 미국의 노동부 장관이 “수백만 명의 긱 노동자들이 자영업자가 아닌 직원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발언을 한 직후에 미국 테크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떨어지는 현상이 있었다. 장관의 말처럼 테크기업의 노동자들이 그 기업의 직원이 된다면 기업이 지불해야 할 비용이 늘어날 것을 염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는 노동자들이 과거처럼 직원이었으면 받았어야 할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비용이 적게 드는 테크기업이기 때문에 기업의 가치를 인정받는 게 사실이라면 노동자들을 필요로 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 ‘테크기업’이라는 이름만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뒤 노동자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은 채 그들의 이윤을 지탱하고 있다면, 과연 그들의 기업가치가 정당한 것일까? 아마존 노동자들처럼 세상의 많은 긱 노동자들이 “이 정도 버는 것도 어디냐”는 자세로 일하고 있다면 뭐가 문제냐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세상의 많은 테크기업은 인류역사상 한 번도 본 적이 없을 만큼의 돈을 벌고 있고, 월스트리트에는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투자할 곳을 찾는 돈이 쏟아져 들어오는 중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차근차근 진행돼 온 경제적 양극화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터보엔진을 달게 됐다는 말이 나올 만큼 세상은 양분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가게를 잃거나 직장을 구하지 못해 오토바이를 타고 테크기업들이 던져 주는 주문에 맞춰 배달을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여유 자금으로 투자에 열을 올리며 그런 테크기업의 주식을 달나라로 보내는 중이다.●로켓·새벽배송 노동자에게 대우 제대로 안 해 아마존의 노조 결성 실패 이후에도 아마존에 대한 여론은 나빠지지 않았다. 팬데믹 이전에도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회사라는 말이 나왔지만 팬데믹을 거치면서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물건을 빠르게 배달해 주는 아마존에 대한 소비자의 사랑은 더욱 커졌다고 한다. 아마존만도 아니다. 소비자들은 로켓배송, 새벽배송처럼 자신에게 즉각적인 만족감(instant gratification)을 주는 서비스를 사랑한다. 하지만 때로는 그 사랑이 지나쳐서 그 서비스가 누군가의 고된 노동으로 유지된다는 사실을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그 기업의 주식까지 사서 보유하고 있다면? 노동자들의 요구는 자신의 이익을 이중으로 위협하는 존재가 된다. 양극화가 만들어 가는 세상에서 노동자들의 지위가 점점 위태로워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정치 길목마다 영남·비영남만 따지고 있는 野

    정치 길목마다 영남·비영남만 따지고 있는 野

    비영남 홍문표 “영남당으로는 어렵다”영남 조해진 “지역은 우선순위 아냐”지나친 공방 당 쇄신 가로막을 수도“출신 지역 떠나 구태 탈피 노력 보여야”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탈영남’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출마 예정자들은 자연스럽게 지역 기반에 따라 ‘영남 vs 비영남’ 구도로 갈린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총선에서 영남권 이외 지역에서 사실상 전패하는 바람에 이런 구도는 더욱 뚜렷해졌다. 지역 정당 이미지를 탈피해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탈영남’은 필요하지만, 기계적으로 지역을 나누는 것은 오히려 쇄신을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김기현(울산 남을) 신임 원내대표 선출 이후 당내에서는 영남권 대표 비토론이 더욱 커졌다. 당권주자들은 정책 지향점 등과 무관하게 지역구를 바탕으로 영남이냐 비영남이냐로 분류되고 있다. 3일 현재 영남 주자로는 주호영(대구 수성갑)·조경태(부산 사하을)·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 등이 꼽힌다. 비영남 주자로는 권영세(서울 용산)·홍문표(충남 홍성·예산)·김웅(서울 송파갑) 의원과 서울 동작을 출신인 나경원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날 출마 기자회견을 한 홍문표 의원은 “정권을 잡으려면 오늘의 ‘영남 정당’으로는 어렵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의 생각”이라며 “더 큰 정당이 정권 교체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김웅 의원도 한 언론 주관 좌담회에서 “‘초선 계파론’이나 ‘영남 홀대론’ 이런 것들이 변화에 대한 저항성을 나타낸다”며 “우리가 언제 영남을 홀대했나. 중진 홀대는 맞지만, 영남 홀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면 영남 의원들은 이런 논리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조해진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서 “국민과 당원들의 판단 우선순위는 당 개혁 적임자이지 영남이냐 아니냐가 아니다”라고 했다. 조경태 의원도 “영남 대표 불가론을 거론하는 세력이 지역주의를 조장해 나눠먹기식 정치를 강요하고 당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서 ‘영남 vs 비영남’ 갈등은 주요 국면마다 반복됐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는 당 쇄신을 위해 영남당을 탈피해야 한다며 영남 중진들을 대거 물갈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단순히 영남·비영남 구도의 접근으로는 당 쇄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영남권 의원들 중에는 강경보수파도 있지만 개혁적 인물도 있다. 비영남 인사 가운데 ‘도로한국당’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이들도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영남·비영남 구도는 후보들의 정치공학적 프레임에 불과하다”면서 “단순히 출신을 조명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국민들의 마음을 설득하지 못해 지금처럼 영남 위주로 축소된 이유가 무엇인지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국민의힘 당내 선거 때면 반복되는 ‘영남vs비영남’

    국민의힘 당내 선거 때면 반복되는 ‘영남vs비영남’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탈영남’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출마 예정자들은 자연스럽게 지역 기반에 따라 ‘영남 vs 비영남’ 구도로 갈린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총선에서 영남권 이외 지역에서 사실상 전패하는 바람에 이런 구도는 더욱 뚜렷해졌다. 지역 정당 이미지를 탈피해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탈영남’은 필요하지만, 기계적으로 지역을 나누는 것은 오히려 쇄신을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김기현(울산 남을) 신임 원내대표 선출 이후 당내에서는 영남권 대표 비토론이 더욱 커졌다. 당권주자들은 정책 지향점 등과 무관하게 지역구를 바탕으로 영남이냐 비영남이냐로 분류되고 있다. 3일 현재 영남 주자로는 주호영(대구 수성갑)·조경태(부산 사하을)·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 등이 꼽힌다. 비영남 주자로는 권영세(서울 용산)·홍문표(충남 홍성·예산)·김웅(서울 송파갑) 의원과 서울 동작을 출신인 나경원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날 출마 기자회견을 한 홍문표 의원은 “정권을 잡으려면 오늘의 ‘영남 정당’으로는 어렵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의 생각”이라며 “더 큰 정당이 정권 교체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김웅 의원도 한 언론 주관 좌담회에서 “‘초선 계파론’이나 ‘영남 홀대론’ 이런 것들이 변화에 대한 저항성을 나타낸다”며 “우리가 언제 영남을 홀대했나. 중진 홀대는 맞지만, 영남 홀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면 영남 의원들은 이런 논리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조해진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서 “국민과 당원들의 판단 우선순위는 당 개혁 적임자이지 영남이냐 아니냐가 아니다”라고 했다. 조경태 의원도 “영남 대표 불가론을 거론하는 세력이 지역주의를 조장해 나눠먹기식 정치를 강요하고 당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서 ‘영남 vs 비영남’ 갈등은 주요 국면마다 반복됐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는 당 쇄신을 위해 영남당을 탈피해야 한다며 영남 중진들을 대거 물갈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단순히 영남·비영남 구도의 접근으로는 당 쇄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영남권 의원들 중에는 강경보수파도 있지만 개혁적 인물도 있다. 비영남 인사 가운데 ‘도로한국당’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이들도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영남·비영남 구도는 후보들의 정치공학적 프레임에 불과하다”면서 “단순히 출신을 조명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국민들의 마음을 설득하지 못해 지금처럼 영남 위주로 축소된 이유가 무엇인지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한강 사망 대학생’ 최초 발견 민간구조사, 유가족과 처음 만나

    ‘한강 사망 대학생’ 최초 발견 민간구조사, 유가족과 처음 만나

    “여보, 구조사님이야.” 고 손정민(21)씨 아버지 손현(49)씨가 이틀 전 아들의 주검을 최초로 발견한 민간구조사 차종욱(54)씨가 2일 오후 5시 30분쯤 서울성모병원 빈소에 들어서자마자 아내에게 나직히 건넨 말이다. 세 사람은 이날 빈소에서 처음 만났다. 차씨는 지금껏 언론에 얼굴이 공개된 적이 없어 얼굴을 알기 어려웠을텐데도 아버지 손씨는 단박에 차씨 얼굴을 알아본 것이다. 손현씨는 차 구조사에게 정중하게 ‘절을 올려도 되겠냐’고 물었고, 세 사람은 정민씨의 영정 앞에서 맞절을 올렸다. 세 사람은 절을 올린 뒤 일어서서 말 없이 눈을 마주친 뒤 함께 울었다. 차 구조사는 “정민이를 살려서 보내야 했는데 죽은 뒤에야 구해서 죄송합니다”라고 유가족에게 거듭 사과했다. 손현씨는 “(구조사님께서) 구해주시지 않았다면 아직도 물에 떠 있었을텐데 아들을 구해주셨습니다”라면서 “살아서 다시 아들의 얼굴을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차 구조사는 이날 장례식장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지만 발인하기 전에 와봐야할 것 같아서 왔다”면서 “정민씨 아버님께서 제 얼굴을 모르실 줄알고 조용히 조문을 드리고 가려고 했는데 저를 바로 알아보셨다”고 했다. 차 구조사는 이후 2시간 정도 빈소에 머물며 입관식 전까지 정민씨 발견 당시 상황을 묻는 유가족들의 질문에 답하면서도 위로의 말을 전했다. 차 구조사가 마지막으로 본 정민 씨의 얼굴에 대해 말하자 유가족이 울기도했다. 차 구조사가 오후 7시 50분쯤 빈소를 떠나려고 하자 정민씨의 어머니와 외할머니도 차씨의 손을 잡고 거듭 감사함을 표시했다. 차 구조사는 이때도 유가족에게 더 빨리 구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차 구조사는 정민 씨가 실종된 지 닷새만인 지난달 30일 오후 3시 50분쯤 실종 지점인 반포한강수상택시승강장 부근에서 방향으로 떠내려오는 ‘검은 물체’를 발견했다. 차 구조사는 곧바로 구조견 ‘오투’를 보내서 오후 4시 10분쯤 시신의 신원이 정민 씨임을 확인했다. 뒤이어 도착한 구조대가 오후 4시 30분쯤 정민씨의 시신을 인양했다. 구조 당시 차씨는 현장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실종 당일은 만조가 세서 바닷물이 김포에서 구리 쪽 방향으로 역류하고 있었다”며 “만약 시신이 떠오른다면 이날 이 장소쯤일 거라고 생각해 구조견과 주변을 수색했고, 전날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예상 지점보다 조금 더 아래인 실종지점에서 (정민씨를) 발견했다. 5분만 늦게 봤으면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민 씨의 친구들은 장례식장 앞 모니터에 뜬 전자방명록에 “정민아 마지막까지 우리가 따듯하게 지켜줄게. 그곳에서 편히 쉬어라”,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라는 작별의 인사를 전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리뷰] 피아노 앞 정명훈, 여유와 깊이로 빚어낸 낯선 무대

    [리뷰] 피아노 앞 정명훈, 여유와 깊이로 빚어낸 낯선 무대

    이토록 객석을 향해 말과 시선을 자주 건네는 무대를 최근엔 보기 드물었다. 무대에 나와 피아노 가까이 서자마자 두 손을 눈가에 대고 객석을 두루 살폈다. 얼마나 많은 관객이 왔는지, 아는 사람이 왔는지 확인하듯 휘이 둘러보고 몇 번이고 객석에 쑥스러운 웃음을 건넸다.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정명훈의 피아노 리사이틀은 그렇게 서로 주고받은 작은 웃음들이 번지며 시작됐다. 지휘봉을 잡은 모습이 훨씬 익숙한 그가 텅 빈 무대에 단 둘이 선 장면은 그 자체로 귀했다. 197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2위를 할 만큼 뛰어난 피아니스트였고 지휘로 세계 무대를 누비면서도 피아노에서 그의 음악이 뿌리내렸음을 알렸지만 독주회는 2014년이 처음, 이번이 두 번째다. 연주자와 관객들이 서로 사뭇 긴장되고 괜시리 어색할 수 있는 무대다. 그러나 거장은 약간은 낯선 모습들로 그의 공간에 초대했다. 각 잡힌 재킷과 와이셔츠가 아닌 부드러운 촉감의 셔츠와 바지를 입고 피아노에 앉아 허리에 손을 짚었다가 깍지끼고 앞으로 쫙 폈다가 마른 세수를 하는 모습들이 긴장을 풀어주었다. 이제 편안하게 음악을 함께 나누자고 살포시 손을 건넨 듯 했다.정명훈은 지난 22일 발매한 앨범과 이번 리사이틀에서 하이든과 베토벤, 브람스의 후기 작품들을 한 데 모았다. 그에게 하이든은 시작, 베토벤은 절정, 브람스는 마무리를 의미한다고 했다. “피아니스트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거듭 손사레를 쳤던 독주회가 그저 가장 사랑하는 피아노로 음악과 함께 한 삶을 돌아보는 무대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프로그램도 순서대로 이어갔다.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60번에는 유쾌한 재치를 넣었고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번에는 열의를 녹였다. 브람스 소품들엔 깊이와 여유가 함께 담겼다. 그의 무대가 객석에 일종의 혼돈을 안겨준 것도 맞다. 지난 23일부터 전국투어를 시작해 대구, 군포, 광주, 수원을 거치는 동안 연주에서 실수가 잦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악보를 잊은 것처럼 쳤던 부분을 다시 반복하고 손이 엉킨 듯 건반이 뭉개지는 모습은 관객들을 오히려 불안하게 했다. 이날도 특히 베토벤 소나타 2악장부터 일부 눈에 띄는 엉킴들이 있었다. 그의 피아노 실력이 얼마나 녹슬지 않았는지 기대한 관객들에겐 아쉬움을 줬을 대목이다. 정명훈도 2악장을 마치자마자 “이게 참, 손이…”라며 손을 만지고는 “나중에 다시 말씀드릴게요”라며 머쓱해 했다.그런데 더 큰 혼란은 귀에 닿는 어긋남들이 주는 묘한 감정 때문이었다. 분명한 실수들이 있었고 그게 무슨 이유에서일까 궁금하기도 또 안타깝기도 했지만 생경할 만큼 그 시간이 주는 편안함과 공간을 에워싼 공기가 매력적이었다. 단정한 양복 차림에 완벽한 테크닉을 구사하는 젊은 연주자들과의 시간과는 뚜렷하게 달랐다. 얼마나 대단한지 팔짱끼고 듣는 음악이 아닌, 거장의 집 거실 한 가운데 놓인 피아노 앞에 앉아 그가 지나온 날들을 꾸밈 없이 톺아보는 듯한 시간 같았다. 그래서 악보를 얼마나 충실하고 완벽하게 지켜가는지를 생각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된 것일지. 자꾸 말을 건넨 무대 위 거장이 한결 가깝게 느껴져서인지, 그도 실수를 한다는 데 안도감을 느끼는 것인지 복잡했다. 다만 이 순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의 의미가 어떤 기술적인 요소보다 더 크게 와 닿도록 했다. 갸우뚱하며 인터미션을 보내고 마주한 2부에서 연달아 선보인 브람스의 ‘세 개의 간주곡’과 ‘네 개의 피아노 소품’의 완벽하게 정갈하고도 따뜻한 연주는 결국 박수갈채를 불렀다. ‘세 개의 소품’을 끝낸 뒤 객석을 잠시 바라본 그에게 불청객이 끼어들었다. 휴대전화 알람음이 또로로롱 울린 것이다. 객석에서 미안한 웃음을 보내자 정명훈은 고개를 갸웃하며 오른손으로 휴대전화음과 똑같은 리듬으로 ‘시 파# 시 라# 파#’을 두드렸다. “여보세요?” 장난도 치며 다시 ‘시 파# 시 라# 파#’, 그리고 ‘시 파# 시, 시 파# 시’하다 ‘네 개의 피아노 소품’ 처음이 바로 연결됐다. 어디서든 만나기 쉽지 않은 여유였다. 모든 프로그램을 마치고 다시 장난치듯 무대 뒤를 휙휙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객석과 인사한 그는 슈만 ‘아라베스크’와 ‘트로이메라이’를 선물했다. 그런데 앞선 휴대전화 알림음이 다른 자리에서 연달아 이어져 평온함을 무너뜨렸다. 다만 연주자는 동요하지 않고 차분히 음악을 마쳤다. “하이든으로 시작했으니 하이든으로 끝낼게요.” 토크콘서트 같았던 무대의 마무리는 다시 그의 시작으로 돌아갔다.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13번 4악장을 경쾌하고 가볍게 끌고 가며 매듭지으며 그 자체로 귀했던 무대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정명훈은 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앙코르 무대를 갖고 관객들과 또 만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경찰, 총포 제조·판매업자 범죄경력 점검 안 해”

    총포 제조·판매 업자가 허가를 받은 후 범죄·정신장애 등 결격사유가 있는데도 경찰이 허가취소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인천·충남지방경찰청에 대한 감사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감사 결과 전국 총포 제조·판매업자 438명 가운데 24명이 알콜 사용에 의한 정신·행동장애 등으로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가운데 5명은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런데도 경찰에서 이를 제대로 점검하지 못해 허가취소 등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경찰청과 시도경찰청은 총포 등 제조판매업 허가와 사후관리를 수행하도록 돼 있다. 총포 등 소지허가의 경우 3년마다 갱신허가를 받도록 하고 소지허가자를 대상으로 월 1회 이상 결격사유 발생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제조판매업 허가는 이같은 허가갱신과 주기적 점검 규정이 없다. 관련 법령상 총포 등 제조·판매업 허가는 범죄경력 관련 결격사유는 범죄경력조회를 통해, 정신장애 관련 결격사유 해당 여부를 병원이 발행한 신체검사서를 통해 각각 확인하도록 했다. 그런데 제조·판매업 허가시에는 신청인이 정신장애가 있는지 여부를 전문지식이 없는 내과에서 진단하도록 돼있어 정신장애 관련 결격사유 해당 여부를 정확히 진단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또 아동·장애인 생활시설 관련 감사를 통해 실종 아동을 찾기 위한 정보가 누락되는 등 문제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인천과 충남 소재 아동·장애인 생활시설 입소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채취의 적정성을 점검한 결과, 실종 아동 등에 해당하는 45명의 유전자를 채취하지 않았다. 이들 45명 중 15명의 유전자를 채취해 실종 신고 가족의 유전자와 대조한 결과 장애인 보호시설(충남 논산 소재)에 입소 중인 A(장애인)와 A의 친모 간 유전자 정보가 일치해 실종 후 31년 만인 지난 3월 친모와의 만남이 성사됐다. 인천 경찰서가 2019년에 유전자를 채취한 36명 가운데 7명은 유전자 채취 이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유전자를 중복 채취하기도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한 달 만에 정정…서욱 “북한 미사일 사거리 600㎞” 北 주장과 일치

    한 달 만에 정정…서욱 “북한 미사일 사거리 600㎞” 北 주장과 일치

    군 당국, 北발사 직후 ‘초기 정보’는 450㎞서욱 “동해 발사시 아래쪽 탐지 잘 안 보여”“한미 분석 차이…풀업 기동해 좀 더 나간 듯”서욱 국방부 장관이 28일 북한이 지난달 2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와 관련, “600㎞ 정도 나간 것으로 현재 판단하고 있다”며 앞서 발표를 수정했다. 군 당국이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초기 정보’를 통해 사거리를 450㎞라고 발표한 뒤 한 달 만에 수치를 정정한 것이다. 이는 당시 북한이 주장했던 사거리(600㎞)와 일치한다. 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사거리와 제원에 대한 분석이 끝났나’라는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한미 간 분석을 했는데 조금 차이가 있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동해 쪽으로 발사할 경우 우리 탐지 자산으로는 아래쪽 부분이 잘 안 보인다”며 이렇게 밝혔다. 서 장관은 이어 “풀업 기동을 해 사거리가 조금 더 나갔다”고 설명했다. ‘풀업 기동’은 발사된 미사일이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지 않고 비행 후반 고도를 다시 올려 변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서 장관은 이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지난달 25일 발사된 미사일을 ‘개량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처음 명시하기도 했다. 그동안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만 해왔다. 서 장관은 ‘북한이 지난 1월 열병식에서 공개한 그 미사일인가’라는 윤 의원의 질문에는 “그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답변했다.“천안함 폭침 북한 소행, 영웅 폄훼 안돼”“합동조사 결과 부정 이해할 수 없다” “당시 천안함 대응체계론 北어뢰 탐지 못해” 한편 서 장관은 이달 초 불거진 천안함 재조사 논란을 두고 “천안함 영웅들의 헌신에 대해서 폄훼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천안함 폭침이 누구 소행이냐’는 질문에 “북한의 소행”이라며 재조사를 요구했던 진정인 신상철씨에 대해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를 부정하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규명위가 지난해 12월 국방부에도 천안함 관련 조사 개시 결정문을 통보했음에도 이를 보고받지 못한 데 대해선 “(결정문을 접수한 부서는) 민원 중복 여부만 확인하는 부서”라면서 “(결정문이) 천안함 재조사 건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서 장관은 “문서 전달 과정에서 오해가 있을 수 있는 일이 생겨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업무체계를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천안함 재조사 논란은 이달 1일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규명위)가 신씨의 진정을 받아들여 천안함 폭침 사건을 사실상 재조사하기로 결정한 것이 드러나며 불거졌다. 신씨는 2010년 천안함 사건 발생 당시 민·군 합동조사단에 합류했던 인물로 그간 ‘천안함 좌초설’과 ‘정부의 사건 원인 조작설’을 제기했었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최원일 전 천안함장을 비롯해 유가족들이 국방부와 규명위에 강력 반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규명위는 이달 2일 해당 결정을 각하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신씨가 ‘진정인’ 자격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규명위 내부의 판단이 있었음에도 상부로부터 강행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인람 전 규명위원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지난 20일 사퇴했다. 서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당시 천안함의 대응체계로는 북한의 어뢰를 탐지할 수 없었다”면서 “천안함 사건은 함장 등 승조원들의 잘못이 아니다”는 취지의 답변도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비행기 승무원들은 왜 트랩 오르는 우리를 환하게 맞을까?

    비행기 승무원들은 왜 트랩 오르는 우리를 환하게 맞을까?

     비행기 트랩을 오르면 그 앞에 승무원 둘이 나란히 서서 아름다운 미소로 승객들을 반갑게 맞는다. 그 이유가 얼핏 궁금했던 적이 있다. 비싼 항공료 낸 승객들이 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워서? 친절한 미소를 짓는 교육을 잘 받아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항공업계 사정이 안 좋은 요즘은 정말 그럴지 모르겠다. 하지만 예전에 이 업계가 잘 나갈 때도 승무원들은 따듯하고 아름다운 미소로 우리를 반겼다.  틱톡을 애용하는 캣 카말라니란 승무원은 이전에도 자신이 특별히 묵고 싶어하는 호텔들을 소개한다든지, 비행기 안의 어떤 물건들에 손을 대면 안되는지, 또 왜 비행기에서 제공하는 물을 마시면 안되는지(당연히, 엄청 오염됐을 가능성 때문이다) 등을 폭로해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그녀는 최근 틱톡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승무원들은 승객들이 통로를 걸어오는 것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눈길을 끈다고 야후! 뉴스의 인 더 노(In The Know)가 전했다. 캣은 “여러분이 기내를 걸을 때 우리는 여러분을 위아래로 훑어보아 A.B.P.인지 알아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A.B.P.는 ‘able-bodied people’ 또는 ‘able-bodied passengers’의 줄임말이다. 비행 도중 응급 상황이 생기면 승무원들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손님들을 미리 파악하는데 이들을 A.B.P.라고 암호 붙이듯 한다는 것이다. 캣은 “(그들은 아마도) 군인, 소방관, 간호사, 의사들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의료 응급상황이나 비상착륙을 시도할 때, 아니면 보안에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우리를 도울 수 있는지 미리 알아보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약간 어두운 이유도 숨어 있다. 혹시 비행기 안에 들여오면 안되는 것을 흘리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는 물품을 휴대하지 않는지 살피고, 누군가 인신매매를 당해 비행기에 오른 것이 아닌가 탐색하는 것이다.  승무원들은 인신매매를 찾도록 훈련을 받는다고 인사이더의 마크 마투섹이 전에 보도한 일이 있다. 만약 승무원들이 미심쩍은 승객을 확인하면 기장에게 보고할 것이다. 그러면 기장은 그가 편도티켓을 소지하고 있는지와 같은 더 많은 정보를 달라고 지상 운영위원에게 전화한다.  많은 누리꾼들은 이런 깊은 뜻이 숨어 있는지 몰랐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몇 사람은 더 따져 물었다. 승무원들은 이런 특정 직업군을 척 보면 안다는 것일까? 그래야 “혹시 의사 분이세요?”라고 질문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어느 정도 눈썰미나 안목은 훈련을 통해 길러진다는 것은 직장이나 인생 경험이 오래된 이들은 대체로 공감하는 내용이다. 캣도 윙크 이모티콘을 달며 “오, 우리는 알아요”라고 답했다.  또다른 이용자가 비슷한 질문을 던지자 캣은 “손님 중에는 ‘이봐요, 혹시 몰라 말하는데 3A 좌석의 나, 의사예요’라고 스스로 알리는 이도 있다. 그러면 우리는 고마움을 표시해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다른 누리꾼이 “그럼 그들이 나 같은 사람을 보고는 ‘됐네, 쓸모없군’이라고 하겠군”이라고 이죽거렸다. 이에 또다른 누리꾼은 자학에 가까운 농담을 늘어놓았다. “난 늘 승무원들이 날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고 생각했다. ‘너 같은 사람이 일등석에 앉을 리가 없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서욱 장관 “천안함 사건 재조사 결정 유감”

    서욱 장관 “천안함 사건 재조사 결정 유감”

    천안함 사건 “북한 소행” 재확인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결정했던 것과 관련해 서욱 국방부 장관이 “유감”이라고 밝혔다. 서 장관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재조사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았다”면서 “업무 체계를 바로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의 지적에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문서 플레이’가 있었다”고 했다. 천안함 재조사 건으로 인식하기 어려운 형식으로 문서가 왔고 실무자가 국방부 민원과 중복 여부만 확인했다는 것이다. 서 장관은 또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소행”이라고 재확인했다. 앞서 이인람 위원장은 지난 20일 “조사 개시 과정이 법과 규정에 따른 절차라는 이유로 유가족들의 뜻을 세밀하게 확인하지 못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자동차보험 갱신은 금융상품 권유, 실손 갱신은 권유 아니다”…금소법 시행 한 달

    “자동차보험 갱신은 금융상품 권유, 실손 갱신은 권유 아니다”…금소법 시행 한 달

    금융위, 금융소비자보호법 FAQ 소개금융당국은 26일 “자동차 보험 갱신은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상 금융상품 권유 행위지만, 실손의료보험 갱신은 권유가 아니다”라고 소개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금소법 시행 한 달을 맞아 현장에서 제기된 애로사항 등을 토대로 질의 응답 자료를 내놨다. 질의 내용의 상당수는 연대보증, 퇴직연금, 내부통제 기준 등 새롭게 도입된 제도의 실무처리 방법에 대한 부분이었다. 예컨대 ‘부동산 프로젝트금융을 할 때 해당사업 차주인 법인에 대해 시공사 연대보증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금융당국은 “감독 규정에 따라 시공사는 ‘프로젝트금융 사업에 따른 이익을 차주와 공유하는 법인’으로 보기 때문에 연대보증을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또 청약철회권과 자본시장법령상 투자자 숙려제도 간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투자성 상품에 대한 청약철회는 계약체결일 또는 계약서류 수령일부터 7일 이내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금소법에 따르면 금융사는 금융상품을 팔 때 소비자의 재산 상황·거래 목적 등을 확인해 적합·적정한 상품을 권유하고, 중요사항을 설명할 의무를 진다. 금융상품의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알리는 부당 권유행위는 금지된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현장에서 거래 편의 중심으로 하는 관행 때문에 혼선이 빚어졌다고 보고 관련 지침을 만들기로 했다. 먼저 상품에 대한 소비자 이해를 높일 수 있는 효율적 방안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당국의 규제가 없음에도 소비자 불편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금융사 관행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개선한다. 많은 계약 서류로 불편하다는 지적에는 소비자 권익 보장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서류 제공 원칙은 유지하되, 그 외 불편사항은 법령해석 등을 통해 해소할 방침이다. 다음은 금융위의 금소법 관련 3차 질의 응답 내용이다. -소비자군을 분류해 금융상품을 안내하는 행위가 권유에 해당하는지. “원칙적으로 ‘권유’는 특정 소비자에게 특정 금융상품에 대해 청약 의사를 표시하도록 유인하는 행위다. 광고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상품, 거래조건 등을 널리 알리고 제시하는 행위다. 물론, 다양한 정보를 조합하고 소비자군을 세분화해서 사실상 특정 소비자한테 맞춤형으로 상품 정보를 제공하면 권유가 맞다.” -판매자가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반기마다 위험과 수익구조가 다른 세 가지 이상의 상품을 제시하도록 하는데 부적합한 상품 권유를 금지하는 금소법의 적합성 원칙과 충돌하지 않는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르면 운용관리기관의 ‘상품 제시’는 모든 가입자에 같은 상품목록이 제공되는 때에만 금소법상 ‘권유’로 보지 않는다. 해당 상품목록은 운용관리기관의 주관적 기준이 아닌 ‘가나다순’ 혹은 ‘수익률’ 등 객관적 지표를 기준으로 제공돼야 한다.” -금소법 시행 이전 체결한 대출 계약에 연대보증이 있는 경우 금소법 위반인지. “법 시행일 이후에 체결된 계약부터 금소법을 적용받는다. 만약 법 시행일 이전에 소비자가 대출 청약을 하고 해당 청약에 대한 금융회사의 승낙이 법 시행일 이후에 이뤄지면 승낙이 이뤄진 시점을 기준으로 위반 여부를 판단한다.” -금소법상 법인 대출 시 연대보증은 예외적으로 허용되고 있는데 ‘건설 시공사’의 연대보증이 가능한지. “건설 시공사는 감독 규정상 예외적으로 연대보증이 허용되는 ‘프로젝트금융 대출 시 해당 사업에 따른 이익을 공유하는 법인’에 해당한다.” -‘전자서명’에 휴대폰 인증, PIN(Personal Identification Number) 인증, 신용카드 인증도 허용되는지. “`전자서명법’상 전자서명에 해당하는 경우는 허용한다. 다만 개별 인증방식이 전자서명법상 전자서명에 부합하는지는 법리보다는 전산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하다. 인터넷진흥원 전자서명인증관리센터 등과 협의를 권고한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서울광장] 광주와 41년 뒤 미얀마/임병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광주와 41년 뒤 미얀마/임병선 논설위원

    “광주민주화항쟁 때 고교 2학년이었어요. 제 눈으로 많은 것을 봤지요. 어린 나의 눈에도 광주 시민은 패배를 직감한 것처럼 보였어요. 그에 견주면 미얀마 사람들은 대단히 용기 있고 낙관적인 것 같아요. 그 이유가 뭔가요?” 지난달 말 경기도의 한 소도시에서 재한 미얀마인들의 정신적 버팀목이라 할 수 있는 A를 만나 던진 첫 질문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일하는 미얀마인들이 민주 회복을 기원하며 모은 자금을 고국에 송금하는 일을 지휘했다는 이유로 군부에 수배된 외국 거주 미얀마인 가운데 한 명이다. 한국에서 26년 넘게 살아 한국인만큼 말을 잘했다.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여전히 총질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집에 있던 어린아이들이 무턱대고 쏴대는 흉탄에 스러지고 있다. 어제는 군부에 끌려간 청년 지도자와 여성의 고문 전과 후 사진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이런 잔학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도 용감한 미얀마 국민들은 오늘도 거리로 나서 세 손가락 경례로 민주주의를 염원하고 있다. A 역시 처음에는 조국의 젊은이들이 이렇게도 용감히 맞서 싸우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아웅 산 수치 정부가 군부의 손아귀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한계가 있었지만, 그 정부 아래 자유와 민주주의의 맛을 봤기 때문에 지금 침묵하면 암흑 천지로 돌아가고 말 것이란 두려움, 이따위 세상을 물려줬느냐는 후세들의 질책을 들을까 두려워 과감히 떨쳐 일어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조심스럽게 꺼낸 세 번째 이유는 준비돼 있어 미얀마인들이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수치 정부와 민주 진영은 오랫동안 군부의 헌법을 대신할 새 헌법을 논의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소수민족 반군 대표들과도 신뢰를 쌓으며 연방국가 구상을 미리 충실히 해 놓았다. 그렇기에 전쟁을 벌일 각오까지 돼 있다고 했다. 500명 정도의 젊은이가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고도 했다. 군부는 더이상 합법 정부가 아니며 수치 정부와 소수민족 반군 대표들이 새 헌법에 따라 합의해 출범한 국민통합정부가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주장했다. 수세에 몰린 민주 진영이 당장의 화력 지원이 필요해 반군들에게 손을 벌렸으며 쿠데타 세력이 물러나도 민주 진영에서 분쟁과 갈등이 일어날 불씨를 키우는 셈이라고 보는 시각이 국내에도 존재하는데 그는 완전히 잘못된 얘기라고 못박았다. 자신들은 1988년 8·8항쟁 이후 오랜 시간 준비해 왔고 이를 잘 알고 있는 군부가 최악의 발악을 한 것이 쿠데타이며 승리할 수밖에 없는 싸움이니 한국 국민도 자신감을 갖고 미얀마와 국민을 지지하고 응원해 달라고 주문했다. 광주는 어떠했나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나는 “전두환 군부의 꼼꼼한 기획으로 완전히 고립무원이 된 광주와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으로 세계와 실시간으로 연결된 미얀마 현 상황은 완전 다르다”면서 “지금 미얀마 군부는 겉으로는 힘이 넘쳐나는 것 같지만 역사의 심판대에서 이미 패배했으며 오늘날 전두환 전 대통령이나 그 세력이 걷는 길을 미얀마 군부도 똑같이 걷게 될 것이란 점을 인식하고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A는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면서 “외교나 경제협력 관계 등을 볼 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한국 정부가 바로 이웃한 어느 나라보다 더 빨리 적극적으로 민주 진영을 지지하고 최루탄을 비롯한 무기 수출과 공적개발원조(ODA)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은 대단히 용기 있었다. 여기에다 많은 한국인이 십시일반의 마음가짐으로 미얀마에 정성을 보내고 있어 놀랍기 그지없다. 한 스님은 익명으로 1억원을 기부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미얀마의 10개 소수민족 가운데 카친족 수십만 명이 군부의 보복 공격에 떠밀려 태국 국경 지대로 피신했다며 한국 정부의 ODA를 전용해 독자적으로 난민 캠프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인터뷰를 한 지 3주가 흘렀다. 그가 예고한 대로 국민통합정부가 출범했으니 우리 정부가 발빠르게 승인하는 것이 마음으로나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것보다 수백 배는 힘도 있고 가치도 있는 일일 것 같다. 41년 전 광주의 저항이 열흘 만에 송두리째 짓밟혔을 때 항쟁 내내 침묵하던 지미 카터 미국 행정부가 전두환 일당을 승인한 일이 얼마나 광주 시민들을 깊이 좌절시키고 마음의 상처를 헤집었는지 돌아보면 새 합법 정부를 승인하는 일의 무게는 실로 작지 않은 것이다.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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