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유가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 문화재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 어음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 폭행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 공예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8,560
  • 조씨고아, 보고 또 봐도 남는 명작의 여운

    조씨고아, 보고 또 봐도 남는 명작의 여운

    “오늘 내가 한 선택을 평생동안 후회하면서 산다고 해도 지금은 어쩔 수가 없네. 아이고 아이고….”(정영의 대사) 자기 목숨을 내줘서라도 지키고 싶은 자식을 되레 죽음으로 내몰아야 하는 아비의 마음은 어떤 심정일까. 남의 아들 하나 살리고자 무수히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고 그래서 20년을 기다려 그 숱한 죽음의 이유가 완성되지만 “이제 남은 게 아무것도 없다”는 허무함이 기다릴 뿐이다. 평생 후회하지는 않았겠으나 뒤돌아보면 결국 후회만 남았을지 모른다. 국립극단의 대표 명작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올해도 연이은 매진 행렬 속에 25일 공연을 끝으로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기고 떠났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야욕에 사로잡혀 정치적 맞수인 조순의 구족(九族)을 멸한 도안고에 맞서 집안의 유일한 후손인 조씨고아를 지켜 20년의 기다림 끝에 복수를 하는 내용이다. 원작은 원나라 시대 작가인 기군상(?~?)의 ‘원보원조씨고아’. 작품의 기원은 사마천(기원전 145~기원전 86?)의 ‘사기세가’ 중 ‘조 세가’를 근거로 한다. ‘조 세가’에는 “진나라 경공 3년, 대부 도안고가 조씨를 주살하려고 했다”, “도안고가 자기 멋대로 여러 장수와 조씨를 하궁에서 공격하며 그의 씨족을 모두 멸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영공, 조순, 도안고, 한궐, 조삭, 공손저구, 정영 등도 실명으로 등장한다.‘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평범한 시골 의원인 정영이 우연히 조씨 집안의 후손을 지키는 임무를 떠맡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가문의 원수에 대한 복수가 강력한 윤리 기제였으며 대의명분이 목숨보다 중요했던 시대, 조씨고아를 둘러싼 사람들은 그가 집안의 원수를 갚을 수 있도록 기꺼이 목숨을 내놓는다. 그 주변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정영 뿐이다. 정영이 20년간 비밀을 지키다가 무수히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간 피의 역사를 조씨고아에게 알리고 난 후 복수가 이뤄진다. 그러나 작품의 악인이었던 도안고가 처단됨으로써 완성돼야 할 권선징악이라는 낡은 교훈은 곧바로 허무에 가 닿는다. 도안고가 정영을 향해 “뭐 하러 그랬어? 다 늙어버렸잖아. 도대체 네 인생이 뭐였어? 왜 씁쓸해?”라고 비웃고, 복수 끝에 정영이 “이 늙은이에게는 할 일이 사라졌습니다. 이제 남은 게 아무것도 없네요”라고 자조하는 모습은 간절히 지키고자 했던 대의명분과 약속이 그만한 가치가 있었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철저히 비극적이어야 할 서사에 과장된 몸짓과 대사를 통한 희극적 요소가 교차하면서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고선웅 연출이 “관객들은 비극의 희극적 표현을 보며 웃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기서 드러나는 역설적인 아이러니를 더 강하게 느낀다”고 말한 것처럼 비극의 무게를 결코 가볍지 않게 만드는 희극적 요소가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워낙 여러 사람이 죽어 충분히 비극적이지만 국립극단의 작품에서는 특별히 정영의 아내가 비극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어렵게 얻은 자식을 남의 자식을 위해 죽여야만 한다는 정영과 제 자식을 품고 “그깟 약속, 그깟 의리가 뭐라고, 그깟 뱉은 말이 뭐라고” 절규하며 애끓는 모성애를 보이는 아내가 처절하게 옥신각신하는 장면은 관객들의 마음을 한없이 미어지게 한다. 복수가 이뤄진 후 다른 죽은 사람들과 함께 정영의 아내가 등장하지만 끝내 어떤 감정도 드러내지 않는 무심한 얼굴은 그래서 더 처연하게 다가온다.작품의 마지막엔 “이 이야기를 거울삼아 알아서 잘들 분별하시기를. 이런 우환을 만들지도 당하지도 마시고 부디 평화롭기만을. 금방이구나 인생은 그저 좋게만 사시다 가시기를”이란 대사가 울려 퍼진다. 평화와 용서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진 않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그런 가치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특히 피의 복수가 얼마나 더 큰 비극을 불러오는지, 평범한 사람들이 보복과 응징이라는 폭력의 세계 안에 갇혀 원치 않게 죽어 나가는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품이 처음 오르던 2015년에는 작품의 이야기로만 유효했을지 모르나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누군가 이 시간에도 피의 보복으로 죽어 나가는 현실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시대를 초월한 보편성을 지닌 작품의 힘이다. 많은 것을 꾸미지 않아도 무대가 꽉 차는 연출의 힘까지 돋보이는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지난 2일 100회째를 맞기도 했다. 보고 나서고 꼭 다시 봐야 할 작품으로서 꾸준히 사랑받아온 결과다. 라이브 공연은 끝났지만 기다림이 아쉬운 관객들은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 [서울광장] 영화 ‘노량’과 삼국전쟁의 기념물/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영화 ‘노량’과 삼국전쟁의 기념물/서동철 논설위원

    주말, 집 근처 영화관에서 ‘노량, 죽음의 바다’를 봤다.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지만 이순신 장군이 죽는 장면과 마주쳐야 한다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다. 하지만 감독의 이전 시리즈 두 작품을 봤으므로 이번에도 극장에 가야 할 것 같았다. ‘명량’과 ‘한산’도 마찬가지였지만 표정 없는 이순신은 뭔가 성격이 뚜렷한 인물로 묘사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명나라 수군 제독 진린(陳璘)과 부장(副長) 등자룡(登子龍)이 주연과 조연처럼 느껴지는 것이었다. 영화 ‘노량’은 국제전쟁으로 임진왜란의 성격을 잘 드러내지 않았나 싶다. 한편으로 정치적 감각을 조금 더 발휘했으면 좋았겠다는 ‘딴생각’도 했다. 지금의 한중 관계는 주변국들과의 외교적 관계 때문에 좀더 틈이 벌어져 있는 상태일 것이다. 노량해전에서 조선은 수군 총사령관인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이 순절했고, 명나라는 수군 부사령관 등자룡이 전사했다. 외교에서 ‘동반자적 관계’라는 수사가 흔히 쓰이지만 연합작전에서 사령관급이 함께 목숨을 바친 동반자 관계가 노량 말고 세계 역사에 더 있는지 궁금하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고 왜군에 철군 명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명나라 조선파병군이 몸을 사린 것은 당연하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명군(明軍)이 ‘이미 끝난 전쟁’에서 피를 흘릴 이유는 없다. 그런 만큼 진린이 순천왜성에 고립된 고니시 유키나가의 숨통을 틔워 준 이유가 왜군의 뇌물 때문이었다는 영화의 스토리 전개는 너무 미시적이었다는 생각이다. 왜군의 뇌물과 진린의 소극성에 대한 이순신의 분노는 난중일기에도 보인다. 노량해전 직전 진린 도독부로 왜장이 몰래 들어가 돼지 두 마리와 술 두 통을 바쳤고, 이튿날도 왜선 두 척이 두세 차례나 찾아갔다고 한다. 하루 전에도 왜선 세 척이 말과 창칼을 바쳤다고 난중일기는 적었다. 이순신의 분개는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렇다고 진린의 대처가 하찮다면 하찮은 이 선물 때문이었는지는 의문이다. 외국 군대란 그런 것이지 싶다. 이후 명나라는 1617년 후금 정벌에 조선군 파병을 요청한다. 조정은 1619년 2월 강홍립을 도원수로 1만 3000명을 보냈다. 광해군의 밀명에 따라 조선군은 싸우는 체하다가 후금에 투항했다. 조선 군사는 모두 무사했는데 우리 역사는 이런 결정을 내린 광해군을 당연히 높이 평가한다. 진린은 거칠고 교만했다지만 그들 시각에서는 할 일을 한 것이 아닐까 싶다. 노량에 앞선 합동작전에서 우리는 왜적 70명의 목을 벤 반면 그들은 전과가 없었다. 화를 내는 진린에게 이순신은 “왜적의 머리는 썩은 살덩이에 불과하다”며 수급을 모두 넘겨주기도 했다. 외국 군대가 주둔하면 흔히 벌어지는 모습이라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 시각이 노량에 이르는 과정이라면 명군 부사령관 등자룡의 전사는 결과다. 등자룡은 중국에서 장시(江西) 지역 교과서에 오른 영웅이다. 고향 펑청(豐城)에는 그의 기념상이 세워지고, 일대기를 담은 부조도 새겨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4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두 나라 우호의 상징으로 등자룡을 언급하기도 했다. 조선에서는 정조가 조명연합수군 본영이 있었던 완도 고금도의 관왕묘에 등자룡을 배향한다. 앞서 진린은 관우를 모신 관왕묘를 고금도에 세웠고, 17세기엔 이순신과 진린을 함께 모신다. 일제가 관왕묘를 폐하면서 옥천사라는 사찰로 바뀌었고, 옥천사는 광복 이후 이순신 장군을 모신 충무사로 탈바꿈했다. 일각에서는 고금도 충무사를 관왕묘로 되돌리자는 주장도 편다지만 변화의 역사 또한 역사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고금도 충무사에 진린과 등자룡의 위패도 배향해 국제전쟁으로 임진왜란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정도의 논의는 이뤄졌으면 좋겠다. 동아시아를 호령한 장보고의 청해진 옛 땅 고금도를 국제적 기념공간으로 되살리는 방안이기도 하다.
  • [단독] “100만원 벌금 못 내, 몸으로 때워요”… 불경기가 낳은 ‘노역형’ 10년 새 최대

    [단독] “100만원 벌금 못 내, 몸으로 때워요”… 불경기가 낳은 ‘노역형’ 10년 새 최대

    벌금을 내지 못해 대신 노역장에 가는 비율이 최근 10년 새 최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0만원 이하 소액의 벌금을 낼 돈이 없어 소위 ‘몸으로 때우는’ 건수가 1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속되는 고물가와 불경기 등으로 어려워진 경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전체 벌금형 대상 중 노역형으로 전환된 비율인 벌금형 환형유치율이 지난달 기준 6.76%로 나타났다. 100명이면 6~7명이 벌금을 내지 못하고 노역을 했다는 뜻이다. 2013년 이후 최대치다. 올해 벌금형 집행 대상 61만 8449건 중 4만 1799건이 노역형으로 전환됐다. 벌금형 환형유치율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5%대 중반 수준을 오르내리다 지난해 4.29%를 기록했는데, 올해 6% 후반대로 훌쩍 치솟았다. 벌금형 집행 대상 건수는 2013년 98만 6545건을 기록한 후 감소 추세지만 노역장 유치 건수가 오히려 늘어난 탓이다. 이 중에는 거액의 벌금형을 받고 몸으로 때우는 이른바 ‘배 째라식’ 경제사범도 있지만 최근에는 ‘서민 범법자’ 증가도 눈에 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100만원 이하 벌금을 못 내 실제 노역형을 마친 건수는 1만 4034건으로 지난해(8061건)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 벌금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되면 30일 이내 벌금을 내야 하고, 이를 내지 않으면 노역장에 가야 한다. 대개 1일 10만원으로 환산한다. 일당 10만원이 안 되는 저소득 범법자들은 벌금을 내느니 차라리 노역을 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셈이다. 지난해 5월 여섯 살·세 살 두 아들을 키우며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던 40대 여성 김모씨는 교통사고를 내 최근 벌금 300만원을 부과받았다. 돈을 마련할 형편이 안 돼 노역장에 가게 될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빈곤·취약계층에게 벌금을 대출해 주는 장발장은행의 도움을 받아 감옥에 가는 것은 면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김씨의 어린 두 아들은 엄마 없이 남겨질 뻔한 상황이었다. 빈곤층에게는 집행유예보다 벌금형이 더 가혹할 수 있다는 지적에 지난 2015년 벌금형에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지만 제대로 운용되지 않는 실정이다. 조영민 인권평화연구원 상임연구위원은 “수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고도 여유가 있는 사람은 벌금을 내면 그만이지만 몇십만 원 때문에 감옥에 가야 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피고인의 경제적 능력이 형벌의 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내년 말 주요국 ‘2% 물가’ 보인다… 금리 인하는 각자도생 예고

    내년 말 주요국 ‘2% 물가’ 보인다… 금리 인하는 각자도생 예고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한국 등 주요국 물가상승률이 2024년 말 이후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다름 아닌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들의 예상대로라면 지난 2년간 중앙은행들이 이어 온 긴축 행보도 갈림길에 서게 됐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를 두고는 각국의 견해가 갈린다. 금리 인하 논의를 공식화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달리 유로존과 영국, 캐나다 등의 중앙은행 총재들은 당장 ‘피벗’(pivot·정책 전환)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입을 통해 새해 물가와 금리 전망을 짚어 본다. 25일 각국 중앙은행에 따르면 주요국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2025년 2%에 다다를 것으로 관측된다. 각 중앙은행의 경제 전망에 따르면 2025년 각국의 물가상승률은 미국이 2.2%, 유로존은 2.3%, 영국은 1.9%까지 둔화한다. 한국은행과 캐나다은행(BOC)은 물가상승률이 2024년 말 2%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4일(현지시간)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해 내년 말 2%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통화 긴축이 효과를 나타내는 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악화와 국제유가 상승 등 인플레이션 요인들이 완화되면서 물가상승률이 큰 폭으로 꺾이고 있다고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입을 모았다.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3일 “물가상승률이 2%로 되돌아가는 데 있어 추가적인 진전을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기준금리 인하를) 너무 오래 기다리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대신 인하를 논의할 것임을 시사했다.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논의의 신호탄을 쏘아올렸지만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뒤를 따르지 않고 있다. 서비스와 주거 등 근원 인플레이션이 더디게 둔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4일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 이는 강력한 임금 상승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도 지난달 “식료품과 에너지 인플레이션이 가계의 소득을 압박해 임금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지속시킨다”고 밝혔다. 유로존의 지난 11월 물가상승률이 2.4%, 영국은 10월 4.6%까지 하락했지만 높은 임금 상승률이 서비스 물가를 견고하게 지탱하고 있다는 게 라가르드 총재와 베일리 총재의 입장이다. 겨울철 에너지 비용 상승,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더불어 기후변화로 인한 흉작도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이들은 진단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라스트 마일’(last mile)은 지금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 치솟은 물가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끈적한(sticky) 인플레이션’을 재차 경계했다. 실제 미국과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2%대로 떨어졌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11월(3.3%)까지 4개월 동안 3%대에 머물러 있다. 그간 정부가 눌러 왔던 전기·가스 요금과 유류세가 뒤늦게 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크다. 이 총재는 수차례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논의를 기계적으로 따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사이 ‘깜짝 인상’을 단행했던 캐나다와 호주도 끈적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이어 가고 있다. 티프 매클럼 캐나다은행 총재는 지난 20일 “식품과 비내구재, 주거 비용의 인플레이션이 정상적이지 않다”면서 “소비자물가지수 바스켓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 세 가지 물가의 상승 속도가 둔화하지 않는 한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캐나다의 물가상승률은 10월 3.1%까지 하락했지만 주거 비용은 6% 이상 올랐다. 호주는 주요국 가운데 가장 늦게 금리 인하에 나설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호주의 10월 물가상승률은 4.9%에 달한다. 강력한 긴축에도 수요가 꺾이지 않는 데다 이민자들이 꾸준히 유입되며 주거 비용이 오르고 있는 탓이다. 미셸 불록 호주연방준비은행(RBA) 총재는 지난달 연설에서 “강력한 수요로 인해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면서 “경제 총수요가 잠재 공급능력을 초과하면서 벌어지는 인플레이션에는 통화 긴축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어 클릭] ●스티키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 ‘끈적한 고물가’. 가격 변동성이 낮은 서비스 가격이 인플레이션을 주도해 물가가 좀처럼 둔화되지 않는 현상.
  • 서울도 휘발유값 ℓ당 1400원대

    서울도 휘발유값 ℓ당 1400원대

    국제 유가가 11주 연속 하락한 가운데 25일 서울의 한 주유소 안내판에 ℓ당 휘발유 가격이 1499원으로 게시돼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17∼21일) 기준 전국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1588.5원으로 직전 주보다 18.1원 내렸다. 경유 판매가격도 25원 내린 1509.6원으로 집계됐다.
  • 오세훈 “방학동 화재 마음 아파… 재해 지원 최선 다 할 것”

    오세훈 “방학동 화재 마음 아파… 재해 지원 최선 다 할 것”

    “휴일 새벽 발생한 화재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목숨을 잃은 시민의 명복을 빌었다. 이날 오 시장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면서 “특히 가족을 지키기 위한 가장의 희생 소식에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족을 잃고 고통에 빠져계실 유가족 여러분들께도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화재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오 시장은 “이번 사고로 부상을 입으신 모든 주민 역시 신속한 치료로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고 일상으로 회복하시길 빈다”며 “서울시는 자치구와 함께 이번 화재로 보금자리를 잃은 주민들이 빠른 시일 내로 귀가하실 수 있도록 재해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시민 일상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4시57분께 도봉구 방학동의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아파트 주민 2명이 사망하고 2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불이 난 세대 바로 위층인 4층에 거주하던 박모(33)씨는 7개월 된 아기를 안고 뛰어내렸다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 “국가가 선물 되도록 노력”… 尹, 미사 이어 예배 ‘성탄 행보’

    “국가가 선물 되도록 노력”… 尹, 미사 이어 예배 ‘성탄 행보’

    도봉 화재 등 유족·부상자 위로도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성당 미사에 이어 25일에는 교회 성탄 예배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미사와 예배에서 만난 시민들과 성탄의 기쁨을 나누고 “국가가 좋은 선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된 성탄 예배 뒤 한 신도가 “응원한다”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예배당을 나서며 교회 신도들과 악수하고 한 어린이로부터 사탕을 성탄절 선물로 받았다. 윤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도봉구 아파트 화재 등 연휴에 벌어진 사건·사고에 대해 “기쁨으로 가득해야 할 성탄절 연휴에 많은 곳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유가족과 부상자에 위로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라며 “전국의 재난안전 관련 공직자 여러분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날 페이스북에는 “국민 여러분 모두 행복하고 복된 성탄의 기쁨을 누리시기를 소망한다”고 성탄 메시지를 썼다. 이어 “우리 주변에는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며 희망의 불씨를 키워가는 많은 분이 있다. 작은 불씨가 더 큰 사랑으로 타오를 수 있도록 저와 정부도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이어지는 강제동원 배상 판결…거듭 시험대 오르는 ‘제3자 변제’ 해법

    이어지는 강제동원 배상 판결…거듭 시험대 오르는 ‘제3자 변제’ 해법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이번주에도 나온다. 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늘수록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동원 피해배상 문제 해법도 거듭 시험대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오는 28일 김영옥 할머니 등 2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등 2건의 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지난 21일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취지와 같은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대법원은 지난 21일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각각 7명과 4명 등 총 11명의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판결에 따라 해당 업체들은 1인당 1억~1억 5000만원에 달하는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정부는 앞서 지난 3월 2018년 10~11월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은 강제동원 피해자 15명에게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배상금 및 지연이자 등을 지급하는 ‘제3자 변제’ 해법을 내놨고, 일본도 이를 수용했다. ‘제3자 변제’ 해법은 과거사 문제로 얼어붙었던 한일관계를 급속도로 푸는 핵심 계기로도 꼽힌다. 정부는 이들 11명에 대해서도 ‘제3자 변제’ 해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1965년 청구권 협정과 그 이후 정부의 해석, 2018년 대법원 판결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한 결과 지난 3월 6일 해법을 발표한 바 있다”며 “이번 판결에 대해서도 같은 해법을 적용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앞으로 추가 배상 판결이 이어질 것을 고려할 때 판결금 지급을 위한 재단의 재원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청구권협정 수혜기업인 포스코가 출연한 40억원 등을 비롯해 일부 민간 기업·단체의 기부로 확보한 재원으로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했지만 추가 기부가 미미하다. 정부가 당초 ‘제3자 변제’ 해법을 제시할 때 민간의 자발적 참여로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워 재원 마련을 위해 직접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외교부 당국자도 재단의 재원 확충 방안에 대해 “민간의 자발 적인 기여 등을 포함하고 재단이 목적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재원 방안을 마련하도록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호응’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문제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한국 법원의 배상 판결에 대해 “국제법 위반”이라고 반발하고, 관련 기업들도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재단에 대한 배상금 재원 조성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21일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한일청구권협정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라며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고,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김장현 주일한국대사관 정무공사를 초치해 판결에 항의했다. 또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을 통한 배상금 수령을 거부한 일부 피해자들은 일본 피고 기업들의 국내 자산을 압류해 현금화하는 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라 한일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도 아직 남아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월 입장 발표 이후에 재단과 함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께 정부 해법에 대해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그 결과 3건의 확정 판결 피해자 15분 중 11분의 피해자와 유가족들께서 해법에 따라 판결금을 수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도 재단과 함께 피해자와 유가족 한 분, 한 분을 직접 뵙고 다양한 방식으로 정부 해법에 대해 충실히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는 진정성 있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태열 신임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강제동원 문제 해결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앞서 조 후보자는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은 말을 아끼겠다면서도 “강제징용 문제는 외교적인 문제로 서로 충돌이 있을 수 있어 해법을 찾는 게 굉장히 힘들고 그 결과를 국내에서 이행하는 것도 힘들기 때문에 지금까지 고충을 겪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해법을 기초로 한일관계와 피해자들의 고충 사이의 조화로운 방법을 찾아가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외교부 2차관을 지내던 2015년 당시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과 강제동원 재판 진행과정과 관련해 논의해 재판 거래 의혹을 받기도 했다. 임 전 차장 등이 외교부가 참고인 의견서 제출제도를 활용해 강제징용 사건이 한일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담은 의견서를 내면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넘겨 진행을 늦추려고 했고, 이에 대한 대가로 해외 파견 판사를 늘리려고 했다는 게 당시 검찰의 공소사실이다.
  • ‘맨유 인수’ 랫클리프, 과거 영광 선물하는 산타될까…맨유 지분 25% 인수

    ‘맨유 인수’ 랫클리프, 과거 영광 선물하는 산타될까…맨유 지분 25% 인수

    영국의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71)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분 25%를 인수했다. 랫클리프가 최근 최악의 부진에 빠진 맨유에 과거의 영광을 선물할 산타 클로스가 될지 주목된다. 25일 맨유 구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구단은 랫클리프가 회사 지분을 25%까지 인수하는데 합의했다. 랫클리프는 글레이저 가문이 보유한 맨유의 클래스B 주식 25%, 클래스A 주식의 최대 25%(13억 달러)를 인수하게 되며, 글레이저 가문과 클래스A 주주는 동일하게 주당 33달러를 받게 될 거라고 구단은 설명했다. 아울러 랫클리프가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에 3억 달러(약 3909억원)를 별도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구단은 전했다. 거래 완료시 2억달러를 투자하고, 2024년말까지 1억달러를 펀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거래 조건으로, 랫클리프가 설립한 글로벌 화학사인 이네오스가 클럽의 축구 운영에 대한 관리 책임을 맡았다. 이에 따라 맨유에 어떤 색깔의 팀으로 거듭날지 관심이 쏠린다. 맨유는 2005년 미국 스포츠 재벌인 말콤 글레이저 손에 넘어갔다. 이후 2014년 말콤이 세상을 떠난 뒤엔 자녀들이 공동 구단주를 맡아 왔다. 하지만 2013년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은퇴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글레이저 가문 퇴진 압박 여론이 부상하자 글레이저 가문은 지난해 11월 “클럽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인 대안을 찾기로 했다”면서 사실상 매각을 선언했다. 이에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이슬라믹 은행(QIB) 회장과 헤지펀드 등이 나섰으나 최종으로 랫클리프로 낙점됐다. 자심 회장은 맨유 지분 전체를 인수하려 했으나 가격 차로 인수전에서 빠졌다. 이번 시즌 맨유는 EPL에서 9승 1무 8패로 8위에 그치고 있다. 이번 시즌 개막 이후 치른 공식전 26경기에서 11승 2무 13패를 기록해 승률이 50% 아래로 떨어졌다.맨유가 크리스마스 이전에 13패 이상을 당한 것은 1930년 이후 93년 만에 최악의 부진하다. 잉글랜드 그레이터맨체스터주 페일스워스 출생인 랫클리프는 “‘로컬 보이’이자 클럽의 평생 후원자로서 계약에 합의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이네오스 스포츠 그룹의 글로벌 지식과 전문성, 재능을 가져와 클럽이 더 나아지도록 돕고 미래 투자를 위한 자금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의 공통된 야망은 분명하다. 우리는 모두 맨유가 잉글랜드, 유럽, 세계 축구의 정상에 오르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는 말했다. 랫클리프는 2017년 스위스 프로축구 로잔 스포르를 인수했고, 2019년엔 이네오스를 통해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니스의 지분을 매입해 구단주가 됐다. 니스는 이번 시즌 파리 생제르맹(PSG)에 이어 리그 2위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양희철의 新해양시대론-바다를 읽는 코드] 해상항로가 세계 패권 좌우… 韓, 무임승차 아닌 우리만의 길 확보해야/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

    [양희철의 新해양시대론-바다를 읽는 코드] 해상항로가 세계 패권 좌우… 韓, 무임승차 아닌 우리만의 길 확보해야/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

    핵심항로 ‘글로벌 공급망’ 장악 수단동맹국 연대·국제규범 변경 시도美·이란 호르무즈 해협 두고 갈등양국 협약 비준 안 해 관습법 적용한국 해상교통망은 ‘절대적 생명선’수출입 물동량의 99% 해상 운반영원한 동맹·적 없고 국익만 영원5000해리 이상 항로 안전 확보를 균열과 초(超)불확실성의 시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난 세기에나 있을 법한 전쟁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사실 종교와 민족, 정치, 문화적 대립은 항시 우리 곁에 있었다. 그러나 작금의 충돌은 세력 간 질서의 재편이나 조정이라는 국지적 현상을 뛰어넘는다. 지역 갈등이 전 세계 에너지 안전과 해상교통로, 국제 공급망을 마비시키는 힘으로 작동한다. 이쯤 되면 글로벌 전쟁이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대한민국의 일상을 요동치게 하는 가장 위협적인 지표이기도 하다. 최근 국제적 화두였던 대만해협, 호르무즈해협, 흑해의 보스포러스해협 등 역시 같은 문제다. 도대체 바다는 어떻게 우리나라의 모든 것을 틀어쥐고 있는가.●세계 패권을 바꾼 바닷길 통제 바다를 통제하려는 제국의 시도는 국제정치사에 끊임없이 등장한다. 강대국이 특히 주목한 것은 국제항행과 해상운송에 활용되는 길목(Choke Point)이다. 대부분 공존보다는 이익 독점을 위한 일방적 통제였고 성공의 대가는 세계 패권국가로의 성장이었다. 핵심항로는 현재도 여전히 글로벌 공급망과 국제적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가장 유력한 수단이다. 각국은 해상교통로 확보를 위해 동맹국과 연대하거나 국제규범의 변경을 시도하기도 한다. 자국의 지위를 위협하거나 군사전략적 수요가 있을 경우 전쟁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래 사례는 핵심항로를 둘러싼 국제적 갈등의 대표적 모습이다. 이들의 결과는 이미 우리나라 경제와 안보에 직결되고 있다. [사례 1] 수에즈 운하는 1869년 프랑스 자금과 기술로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한 최초의 인공 해상로다. 영국은 1875년 이집트로부터 수에즈 운하 지분 44%를 매입하면서 프랑스와 공동으로 소유했다. 이로써 영국은 동방항로를 확보하고 인도와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집트는 1956년 운하를 국유화하는 조치를 취했고 영국과 프랑스는 즉각 군사적 대응으로 운하를 점령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핵사용 위협과 미국의 압력으로 운하는 이집트에 귀속됐다. 수에즈 운하는 현재 전 세계 무역량의 약 12%를 담당하고 이 중 60%가 한국과 중국, 일본으로 향한다. 2021년 3월 23일 이 운하에서 대만 국적의 상선 에버 기븐호(길이 399.94m, 폭 58.8m)가 강한 폭풍으로 좌초돼 6일 동안 통항이 마비된 바 있다. 국제 유가는 6% 급등했고 그 피해액은 천문학적 규모로 추산된다. [사례 2] 티란해협은 이집트 시나이반도와 아라비아반도 사이의 5~6㎞ 폭의 해협으로 홍해와 아카바만을 연결한다. 이스라엘은 아카바만에 약 11㎞ 해안선을 접하고 있다. 내륙국가였던 요르단은 1965년 해상 진출권 확보를 위해 서울시 면적의 10배에 해당하는 사막 유전지대(6000㎢)를 사우디에 내주고, 아카바만에 접한 26㎞의 해안선을 확보했다. 분쟁은 이스라엘의 티란해협 항행권을 두고 발생했다. 아랍 제국들은 아카바만이 자국들만의 영해라고 주장하며 이스라엘의 통항을 억제하려 했다. 미국은 전통적 동맹인 이스라엘 입장을 지지했다. 이에 1958년 ‘영해 및 접속수역 협약’을 성안하면서 미국은 당시 국제해협에 대한 유일한 근거였던 국제사법재판소 코르프해협 사건(1949년)의 판결(공해와 공해를 연결)과는 다른 정의, 즉 “공해의 두 부분 사이” 외에 “공해와 타국 영해 사이”라는 지리적 조건을 추가했다. 티란해협은 홍해라는 공해와 아카바만이라는 영해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이를 완벽하게 만족한다. 티란해협을 둘러싼 갈등은 1956년과 1967년 이스라엘과 이집트 전쟁의 원인이 됐다. [사례 3] 호르무즈해협은 전세계 원유의 30%가 운송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원유 공급의 70%가 통과하는 항로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갈등 주체는 미국과 이란이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이 국제항행용 해협으로 통과통항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만약 그렇다면 모든 선박과 항공기의 항행과 비행이 가능하다. 이란은 통과통항권은 국제관습법화 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전투기 및 군함 출몰을 배제하려는 의도다. 재미있는 것은 두 국가 모두 유엔해양법협약(1994년 발효)을 비준하지 않은 국가라는 점이다. 따라서 국제항행에 관한 상세 규정을 두고 있는 유엔해양법협약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유일하게 적용 가능한 것은 국제관습법이다. 국제사법재판소는 이미 코르푸해협 사건에서 “공해의 두 부분을 연결하는 지리적 요건”과 “국제항행에 사용됐다는 기능적 요건”을 갖춘 해협에서 무해통항권은 국제관습법으로 판결한 바 있다. 무해통항권이 적용될 경우 모든 국가의 선박은 연안국을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 항행할 수 있다. 항공기 항행은 배제된다. 미국과 이란의 주장 모두 정확한 해석은 아닌 셈이다.●바닷길, 우리 해상교통망은 안전한가 해상교통로(SLOC·Sea Lanes of Communication)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의 생존과 전쟁 수행상 필히 확보해야 할 해상연락교통망”으로 정의된다. 현대적 의미의 해상교통로가 경제, 자원, 산업적 영역의 포괄적 안전망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우리나라의 입지는 매우 취약하다.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상 해상교통망은 우리 경제를 움직이는 절대적 생명선이다. 국가 총생산량의 84%를 무역에 의존하고 있고 수출입 물동량의 99%가 해상을 통해 운반된다. 식량의 75%, 원유 100%가 해외로부터 수입되며 특히 원유 수입의 80%는 중동에 집중돼 있다. 이는 해상교통로의 안전문제가 단순히 운송의 의미를 뛰어넘는 국가 생존의 문제임을 의미한다. 국제항행용 해협을 규정한 국제법은 명료해지고 있으나, 각국의 실행과 해석은 여전히 자의적이고 충동적으로 표출된다. 지난 몇 년간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의 법적 지위를 둘러싸고 발생한 미중 갈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이들 해협에서 자유로운 항행을 주장하고 중국은 자국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그 과정에서 중국이 해당 해협을 내수화하려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물론 아직 그런 움직임은 없다. 그렇다고 논쟁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양국의 해양통제력 강화는 분명 실체가 있다. 이들은 필요에 따라 미사일과 군함을 동원했고 해상 군사통제구역을 설정하기도 한다. 최근 10여년 동안 국제적 대립 환경을 묘사하는 용어로 쓰이는 ‘회색지대’가 바로 이곳이다.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모호한 긴장 상태다. 해상교통로를 통제하려는 각국의 태도가 꼭 회색지대의 확장을 의도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영국 총리(1855~1865)를 지낸 비스카운트 파머스턴은 “우리에겐 영원한 동맹도 영원한 적(敵)도 없다. 우리의 국익만이 영원할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극히 빅토리아 시대에나 어울릴 법한 이 현실주의적인 냉철함은 21세기 한국의 국제관계를 일갈하는 듯하다. 남중국해와 말라카, 인도양, 호르무즈해협이 갑자기 폐쇄됐을 때 우리는 대체항로를 확보하고 있는가. 바다는 우리의 인후지지(咽喉之地·목구멍과 같은 곳)다. 작은 병목현상으로도 모든 것이 고사될 수 있다. 미국 주도의 해상교통로에 무임승차하는 것은 더이상 안전하지 않다. 대양과 북극항로를 주목하고 있는 국가가 아닌가. 적어도 5000해리 이상(약 1만㎞)의 해상교통 안전망이 확보돼야 한다.
  • 동네 단골 목욕탕서 3명 감전사… “주민들 평소 화재 등 걱정”

    동네 단골 목욕탕서 3명 감전사… “주민들 평소 화재 등 걱정”

    세종시의 한 목욕탕에서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목욕 중이던 여성 손님 3명이 숨졌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7분쯤 세종시 조치원읍 죽림리 한 목욕탕에서 A(71)·B(71)·C(70)씨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탈의실에 있던 다른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이들을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지만 3명 모두 숨졌다. 이들은 사고 당시 온탕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여탕에는 3명이 더 있었으나 온탕에 들어갔던 이들만 변을 당했다. 화를 피한 3명 가운데 2명은 탈의실에 있었고, 나머지 1명은 목욕탕 안에 있었지만 온탕 밖에 있었다. 사망자들은 목욕탕 근처에 사는 주민들로 새벽에 목욕을 하러 왔다. 경찰은 사고 직후 욕탕 내에서 전기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는 목욕탕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를 당한 여성 3명이 온탕 안에 있던 것으로 미뤄 온탕 안으로 전기가 흘러 들어간 것 같다”며 “누전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한국전기안전공사 등과 함께 정밀 감식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건물은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39년 전인 1984년 12월 사용 승인됐다. 지하 1층은 여탕, 지상 1층은 카운터와 남탕, 2~3층은 숙박시설로 사용돼 왔다. 주민들은 건물이 워낙 노후해 누전과 화재 등 사고 위험을 걱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5년 전부터 이 목욕탕을 이용했다는 한 주민은 “오늘도 운동 후 이용하기 위해 목욕탕을 갔는데 사고가 났다고 해 깜짝 놀랐다”며 “목욕탕 내 곳곳에 금이 가는 등 시설이 너무 오래돼 개보수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이 목욕탕에 대한 전기안전공사 안전점검 때는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역 내 목욕탕 20여곳의 전기안전을 점검할 예정이다. 전담 직원을 지정해 유가족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목욕탕 감전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10월 23일 새벽 경남 의령의 한 사우나 탕 안에서 입욕 중이던 73세와 68세 남성 2명이 감전돼 숨졌다. 당시 사고는 탕에 폭포수를 공급하려고 설치한 모터에 연결돼 있던 전선이 끊어져 발생한 것으로 결론 났다.
  • 주식 양도세 대상 69% 감소… 최상목 임명동의 불똥

    주식 양도세 대상 69% 감소… 최상목 임명동의 불똥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에서 한 종목의 주식을 50억원 이상 보유한 사람은 4000명으로, 정부 예고대로 대주주 기준이 완화되면 양도세 과세 인원은 70%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종목당 10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주식을 보유한 9200명가량은 앞으로 주식을 팔아 수익을 내도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부자 감세’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한국예탁결제원이 24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한 종목(12월 결산법인)의 주식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주주는 총 1만 3368명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은 연말 기준 상장주식을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특정 종목 지분율이 코스피 1%, 코스닥 2%, 코스넥 4%를 넘으면 대주주로 보고 양도차익의 20~25%를 과세한다. 하지만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올리고 지난해 주식 보유 현황을 적용·추산하면 과세 대상은 4161명으로 9207명(68.9%) 줄어든다. 문제는 올해 60조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펑크’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는 종목당 보유액 50억원을 넘지 않는 투자자의 상당수는 시행령 개정 이전에도 연말에 주식을 매각해 왔고 50억원이 넘는 대주주가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구조라 세수 감소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던 기재부가 여야 합의를 깨고 급선회한 배후로 경제수석 출신 최상목(사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가 지목되면서 국회 임명 동의 절차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논의하려던 지난 22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는 취소됐다. 여야가 지난해 5000만원이 넘는 투자 소득에 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시기를 2년 연기하는 조건으로 양도세 기준 유지에 합의했는데 정부가 이를 파기하자 야당이 “총선용 감세 카드”라며 반발한 것이다. 2013년 기재부 장관직이 부총리급으로 격상된 뒤 국회 동의가 불발된 사례는 현오석 전 부총리가 유일하다.
  • [직격인터뷰] 류호정 “12월에도 1월에도 탈당은 없다”

    [직격인터뷰] 류호정 “12월에도 1월에도 탈당은 없다”

    “요즘 정치인들은 ‘1분 쇼츠’ 각을 참 많이 보는 것 같아요. 날이 서고 자극적인 말로는 정말 필요한 이야기를 할 수가 없어요”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류호정(31) 정의당 의원은 상대방보다만 못하지 않으면 되는 ‘거대 양당 정치구조’를 비판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금의 정치구조 때문에) 진지하고 재미는 없어도 우리 사회에 정작 필요한 일들을 뒷전으로 밀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류 의원은 “양당에 기생하지 않는 제3지대가 튼튼하게 새로 생길 필요가 있다”며 지금의 정의당은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의당은 지금 선거연합정당이라는 방침을 전국위원회를 통해서 정했지만 실상은 하던 대로 그냥 운동권 연합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내에서 진행되는 어떤 거대 정파들의 비례 순번 눈치 싸움이 있는데 그런 고민하에 결정되는 선거 방침이 정의당의 미래를 담보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탈당은 없어…민주화 세대에서 대화없이 상대방을 타도하고 있는지 이해 안돼 류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화제의 인물이다.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당적을 유지한 채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에서 활동하고 있거나,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며 대립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점은 그녀를 논란의 중심에 서게 했다. 정의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7일 류 의원의 행위를 ‘해당 행위’로 규정하고 사퇴요구에 이어 징계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류 의원의 전국위원, 지역위원장 등의 당직은 해제된 상황이다. 이에 그는 “12월에도 1월에도 탈당은 없다. 똘똘 뭉친 양대 정파 분들은 저의 활동을 개인적 활동으로 축소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다른) 당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님들이나 반윤계 의원님들한테 비주류니까 관두라고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1월 중으로 예정된 당 대회 당원 총투표를 앞두고 계속해서 제3지대의 신당 창당 방침으로 당원들을 설득할 것을 시사했다. 류 의원은 정의당 뿐만 아니라 ‘86 운동권’이 바뀌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타도의 대상이 사라지고 경쟁과 견제의 대상만 남았는데 여전히 누군가를 청산하고 척결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정치를 하고 있다면 2023년에 필요한 가치는 아니다”며 “다양성이 공존하고 폭발하는 사회에서 왜 민주화 세대에서 오히려 대화 없이 상대방을 타도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않는다”고 답했다. 지난 수년간 위험 수위 도달한 젠더갈등…생각보다 오래됐고 곪아있어 한편, 그와 새로운선택이 내놓은 병역 성평등, 남성 육아휴직 전면화 등의 정책들은 2030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수백건의 게시글과 댓글이 올라오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MZ 커뮤니티에서 뜨겁게 반응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묻자 류 의원은 “정치권에서 청년들의 먹고사니즘을 이야기하지 않고 논평이나 하는 것을 누가 관심 있겠냐”며 “당사자들의 일이고 직접 참여를 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뜨겁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새로운선택이 문화가 다른 북유럽 국가들을 사례로 제시한 점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에는 “유럽과 우리나라는 분명히 다른 전통과 문화 그리고 상황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완전한 성평등이 이루어질 때까지 병영에서의 성평등을 논제로 꺼낼 수 없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총선을 앞둔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에는 “이미 (젠더갈등은) 정치권에서 언급하기만 해도 알아서 표가 되는 수준으로 첨예하게 조직되어 있는 갈등이 됐다”며 “너무 오래 미뤄진 주제이기에 언제가 됐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평등을 이야기하는 정당이라고 하면 가사에서의 병역까지 모두 열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타 정당에서도 젠더와 관련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요청했다. 정치는 갈등 조정능력 갖추는 것...이준석과의 대화 가능성 열려있어 류 의원은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반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성평등은 공동체와 개인의 행복 증진에 기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국가 정부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확대 강화를 해서 성평등부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1~2%밖에 안 되는 예산을 가진 부처가 세상을 망하게 한다고 보고 있는 시선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반면, 젠더 이슈에서 그간 대척점을 보였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는 “이 대표와 생각은 아마 많은 영역에서 죽을 때까지 다를 게 많을 것 같다”면서도 “합의점을 찾아 (갈등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정치가 할 일이기에 대화의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의 합류 가능성과 연대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점치기 어렵다”고 답했다.
  • 22대 총선서 밀양 시장 등 경남 최소 3곳 이상 재보궐선거

    22대 총선서 밀양 시장 등 경남 최소 3곳 이상 재보궐선거

    내년 4월 10일 치러질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남지역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재보궐 선거도 함께 치러질 예정이다. 24일 경남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밀양시장 보궐선거, 김해시의회 아선거구(장유3동) 시의원, 함안군의회 다선거구(칠원·대산·칠서·칠북·산인) 군의원 재선거가 함께 치러진다. 밀양시는 박일호 전 시장이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 11일 자진 사퇴하면서 보궐선거로 시장을 뽑게됐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지자체장은 선거일 120일 전에 직을 그만둬야 한다. 이 규정에 따르면 22대 총선에 출마하려는 지자체장의 사퇴 시한은 지난 12일까지였다. 김해시의회 아 선거구는 대법원이 지난달 21일 최동석 전 시의원에 대한 당선무효형을 확정하면서 재선거 사유가 생겼다. 최 전 김해시의원은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본인의 재산 19억원을 누락한 혐의로 기소돼 당선 무효형을 받았다. 함안군의회 다 선거구는 김정숙 전 군의원이 지난 10월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 확정 판결을 받았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전날 자신이 사는 아파트 450가구 중 390가구에 방문해 명함을 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외에도 밀양시장 선거나 22대 총선에 출마하려는 현직 경남도의회 의원도 여러 명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추가로 보궐선거가 치러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 오페라글라스를 부르는 남자 ‘샤큘’의 치명적 매력

    오페라글라스를 부르는 남자 ‘샤큘’의 치명적 매력

    늙어 백발이 성성하고 피부가 나무껍질보다 메마르게 갈라진 드라큘라 백작이 흡혈을 마치자 그의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 잔혹하면서도 아름답고 황홀한 변신의 순간이 다가오면 수많은 관객이 일제히 오페라글라스를 꺼낸다. 인간이라면 이미 죽을 나이를 훌쩍 지나 징그럽기까지 했던 늙은 외모가 한없이 고운 미모의 청춘으로 재탄생하는 그 찰나를 보는 것은 뮤지컬 ‘드라큘라’의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특히 이제는 한국판 드라큘라 백작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 된 ‘샤큘’(시아준수+드라큘라) 김준수(37)의 변신은 많은 관객에게 그의 영원한 젊음을 열망하도록 만든다. 오페라글라스로 확대해서 봐도 굴욕 없는 피부는 김준수가 정말로 늙지 않을 것만 같은, 언젠가 늙더라도 다시 언제라도 청춘으로 돌아올 것 같은 환상을 준다. 빨간 머리가 이토록 매력적인 캐릭터가 또 있을까 싶다. 2014년 초연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온 뮤지컬 ‘드라큘라’가 지난 6일 다섯 번째 시즌의 문을 열었다. 관객들이 드라큘라 백작의 매력에 빠져드느라 이번에도 어김없이 수많은 오페라글라스가 등장하는 것도 그대로고 영상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블랙 스크린, 국내 최초로 도입된 4중 턴테이블 무대 기술 장치,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강렬한 색채의 조명과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특수효과 등도 여전해 연일 예매순위 상위권을 달리는 작품이다.시그니처인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행동이 워낙 유명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캐릭터지만 막상 작품을 보지 않으면 ‘드라큘라’에 대해 잘 모를 수 있다. 원작은 아일랜드 작가인 브램 스토커(1847~1912)의 것으로 동유럽의 흡혈귀 설화에서 영감을 얻어 1897년 출간됐다. 모티브가 된 인물은 살아있을 당시 드라큘라라는 별칭으로 불린 블라드 체페슈(1431~1476?)로 그는 전쟁포로들을 꼬챙이나 말뚝에 박아 극도의 고통 속에 죽게 했으며 처참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여흥 삼아 봤다는 인물로 전해진다. 소설 원작은 흡혈귀 관련 문학의 새 역사를 쓴 작품으로 당시 실제로 드라큘라가 있을 것이라 믿는 사람들이 생겨났을 정도로 엄청난 이슈였다. 흡혈귀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입체적인 이야기로 문학적인 수준도 빼어난 작품이다. 단순 공포물이 아니라 당시 영국의 사회적 모순과 인간이 가진 내밀한 욕망을 녹여냈다는 평가와 함께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으며 수많은 재창작물을 생성하고 있다. 빅토리아 시대(1837~1901)가 끝나갈 무렵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트란실바니아의 영주 드라큘라는 이주를 위해 영국의 토지를 매입하고자 한다. 이 일을 위임받은 젊은 변호사 조나단과 약혼녀 미나가 드라큘라 백작의 초청으로 그의 불가사의한 성에 도착한다. 미나를 마주한 드라큘라는 미나가 자신이 오랫동안 기다려 온 사랑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금지된 사랑을 쟁취하려는 드라큘라 백작과 이미 그에게 사랑하는 이를 잃었던 반 헬싱 교수가 사람들을 이끌고 드라큘라 백작을 처단하려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얼핏 보면 선악구도의 대결 같지만 드라큘라 백작의 사연은 마음을 기울게 한다. 한때 연인 엘리자베스를 사랑했던 순수했던 소년이었고 사랑을 위해 자신의 전부를 내놓을 수 있는 순정남 드라큘라를 보면 결코 사탄 같은 존재로만 볼 수 없게 한다. 사랑 앞에 한없이 진실했으나 그것으로 끊임없이 고통받는 드라큘라 백작의 고뇌에 관객들은 연민을 품게 된다. 수많은 노래와 추악한 욕망부터 처연한 애정까지 폭넓은 감정을 오가는 연기는 드라큘라의 매력을 한껏 돋운다. 김준수는 말할 것도 없고 같은 배역을 맡은 전동석(35)과 신성록(41)의 드라큘라 백작에게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요소가 가득하다. 헬싱 교수와 드라큘라의 대결에서 오는 팽팽한 긴장감, 선악 구도 속에 인간의 깊고 복잡한 내면을 표현한 캐릭터들, 미나의 자기희생에서 느껴지는 숭고함까지. 뮤지컬 ‘드라큘라’는 인류가 오래도록 쌓아온 이야기의 요소들이 치밀하게 얽혀 있고 여기에 빼어난 무대 연출까지 더해지면서 작품의 서사를 탄탄하게 완성한다. 판타지의 세계를 생동감 있게 만드는 배우들의 명품 연기력과 작품성까지 두루 갖춘 명작이다.이번 시즌 ‘드라큘라’를 꼭 봐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빨간머리 샤큘은 마지막이기 때문. 김준수는 “드라큘라가 피를 마신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명료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빨간 머리를 고수하는 이유를 밝혔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염색해야 해서 관리가 쉽지 않지만 그는 “10주년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마지막으로 빨간 머리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연은 내년 3월 3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165분. 미세한 표정 하나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드라큘라 백작의 매력에 흠뻑 빠지려면 당연히 오페라글라스는 필수다.
  • 김남일, 생방송 중 전현무 멱살 잡아… “민낯 운운해 욱해”

    김남일, 생방송 중 전현무 멱살 잡아… “민낯 운운해 욱해”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김남일이 과거 ‘전현무 멱살 사건’을 되짚는다. 24일 방송되는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지난주에 이어 이연복의 가게 개점 10주년 특별 행사가 펼쳐지는 가운데 세 번째 손님으로 ‘결혼 17년 차’ 김보민, 김남일 부부가 출연한다. 김남일이 2011년 화제를 모았던 전현무 멱살 사건의 자초지종과 이에 대한 속내를 처음으로 밝혀 관심이 쏠린다. 오래전 라디오 생방송 중 전현무의 멱살을 잡았던 김남일은 “현무는 나와 동갑 친구인데 옛날부터 맞을 짓을 많이 했다”라고 운을 뗀 뒤 “보민이가 라디오를 진행하던 시절, 현무와 동반 출연을 했는데 나한테 ‘보민 선배의 어떤 모습이 좋았어요?’라고 질문하더라. 그래서 ‘화장 안 한 모습이 좋았다’라고 말하니 현무가 ‘이상하다. 난 못 알아봤는데?’라며 아내의 민낯을 운운하더라. 결국 욱하는 마음에 바로 일어나서 그의 멱살을 잡았다”라고 사랑꾼 남편 이미지 뒤에 숨겨진 거친 매력을 폭발시킨 사연을 고백한다. 이어 “지금은 제가 멱살 잡거나 그럴 수는 없죠”라며 일단락된 분위기를 털어놓는다. 김남일의 솔직 고백에 결국 스튜디오에서는 전현무를 향한 야유가 쏟아지고, 전현무는 “나는 없는 이야기는 절대 안 해요. 진짜 민낯을 못 알아봤어요”라며 너무 솔직했기에 벌어졌던 멱살 사건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런가 하면 김보민이 전현무와의 선후배 인연을 공개한다. 김보민은 “전현무는 저한테 오빠이지만 3기수 후배”라면서 “입사 초기 때는 다소곳하고 제 뉴스도 잘 챙겨주고 꼼꼼하던 후배였다. 지금과 매우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에 전현무는 “김보민은 정말 사랑스럽고 귀여운 선배”라고 화답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전현무는 “김보민이 아들 서우를 임신했을 때 제가 ‘연예가중계’ 리포터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때 처음으로 김남일을 만났다. 동갑이라고 하길래 어색하게 ‘남일아’라고 불렀는데 촬영이 끝나자마자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인사했다”라며 첫 만남 에피소드를 전한다.
  • [B컷용산]성탄을 준비하는 ‘세밑 용산’

    [B컷용산]성탄을 준비하는 ‘세밑 용산’

    ‘B컷 용산’은 ‘A컷’ 지면 기사에서 다루지 못한 용산 대통령실 현장 이야기를 온라인을 통해 보다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모두가 기억하는 결과인 A컷에서 벗어나, 과정 이야기와 풍성한 사진을 담아 B컷을 보여드립니다. 어린이가 지은 ‘윤석열’ 3행시는… “윤석열 대통령님 / 석가모니의 마음처럼 / 열심히 노력해 우리나라를 일으켜 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전몰·순직 군경 유가족인 ‘히어로즈 패밀리’가 22일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 초청됐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며 행사를 마무리할 때쯤 한 어린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읊으며 현장에선 박수가 터져나왔다.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하고 두번째로 찾아온 세밑을 맞이해 마련된 이날 행사는 대통령실 경내에서 열린 첫 크리스마스 행사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외국은 백악관이나 이런 대통령실에서 늘 크리스마스 행사를 한다”고 말해 남은 임기 크리스마스에 대통령실에서 이같은 ‘성탄 이벤트’을 열고 싶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또 “국가가, 또 대통령 할아버지가 여러분의 ‘아빠 노릇’을 잘하겠다”고도 했다. 정책과 민생이 ‘한몸’처럼 21일 서울 중랑구의 모아타운 현장을 찾은 윤 대통령은 재개발·재건축 착수 기준을 기존 ‘위험성’에서 ‘노후성’으로 바꾸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아타운은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10만㎡ 이내 노후 저층 주거지를 하나로 묶어 정비하는 서울시의 소규모 정비 모델이다. 올해 ‘최강 한파’를 기록했던 이날 윤 대통령은 모아타운에서 주택 공급 정책의 전환을 예고하는 동시에 인근의 취약 가구를 방문해 어르신들의 안전과 돌봄을 살폈다. 같은 날 일정에서 민생과 정책 행보를 함께 소화한 것으로, 연말을 맞아 민생 일정을 강화하는 동시에 관심도가 높은 정책 이슈도 함께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재개발·재건축 착수 기준을 바꾸겠다는 윤 대통령의 방침에 따라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내년 1월 관련 대책을 구체화해 내놓겠다고 22일 공식 발표했다. 국토부가 발표할 정책에는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은 재건축사업의 첫 장벽인 안전진단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곧바로 재건축 절차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의 경우 현재 185만호 아파트 가운데 30년 이상된 경우가 20%인 37만호로, 아파트 5채 중 1채는 새롭게 바뀌는 기준의 적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남은 연말 세밑 행보 이어갈 용산 올해도 이제 한주만을 남긴 가운데 윤 대통령은 크리스마스를 비롯해 남은 연말 세밑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해 취임 후 첫 크리스마스, 연말 때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따뜻함을 전하고 약자를 돌보는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건립된 성당으로 알려진 서울 중구 약현 성당을 찾았고, 크리스마스에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다녔던 성북구 영암교회를 방문한 바 있다. 이밖에 법무부 장관 후임 인선으로인사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고 신년사를 준비하는 등의 숙제가 올해 마지막 주에 남아있다.
  • 목공을 한다면 무조건 배워야 할 ‘스케치업’[김기자의 주말목공]

    목공을 한다면 무조건 배워야 할 ‘스케치업’[김기자의 주말목공]

    테이블을 만든다고 해보자. 설계도부터 그려야 한다. 우선 모눈종이부터 꺼낼 것이다. 입체도형을 그릴 때는 평면도, 정면도, 측면도를 함께 그리는 삼각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5㎜ 한 칸을 100㎜로 잡고 20대 1배율로 그려본다. 치수를 기재해야 하는데 슬슬 복잡해진다. 그래도 정성을 다해 입체도에 도전한다. 뿌듯한 마음도 잠시,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 정확한 설계도는 목공 작업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그래야 이후 과정도 순탄하게 갈 수 있다. 간단한 테이블을 예로 들자면, 숫자만 대충 적어놓고 시작하곤 한다. 그러다 수치 계산을 잘못하면 목재를 잘못 재단해 낭패를 겪을 수 있다. 부실한 설계도대로 조립하다 조립을 할 수 없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이런 이들을 위해 추천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스케치업’이다. 가구, 인테리어, 건축에 특화된 3D 모델링 프로그램이다. ‘3D’라고 하니 지레 겁부터 먹는 이들이 있는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아침에 배워 저녁에 그린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주 쉽게 배울 수 있다. X, Y, Z 3개의 축으로 된 공간에 선을 그린 뒤 이걸 면으로 만들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하면 된다. 특히 판재와 각재를 재단해 조립하는 가구제작의 경우 이 과정 자체를 그대로 그리는 것이어서 초보자에게 아주 요긴하다.스케치업의 장점은 여러 가지다. 우선 손으로 직접 그리는 것과 달리 고치기 쉽고, 입체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정확한 치수를 기재해주기 때문에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종이에 그린 뒤 목재 치수를 계산하다 틀릴 때가 있는데, 스케치업으로 제대로 그린다면 오류가 나올 수 없다. 특히 키 가운데 ‘디멘션’(dimension)을 사용하면 자동으로 계산해 보여준다. 일정하게 간격을 나누어주는 기능도 꽤 유용하다. 예컨대 테이블 상판을 받치는 에이프런 사이에 2개의 받침목을 넣는다고 해보자. 목재 두께까지 고려해 전체 길이를 삼등분해야 하는데, 스케치업으로 ‘/3’이라고 치면 알아서 2개의 받침목을 그려주는 식이다. 자주 하는 작업 등을 저장해놓고 불러서 고칠 수도 있다. 그리고 작업 결과물은 자신만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수첩에다 이런저런 디자인을 손으로 그려놓고 다시 찾아보는 일이 재밌긴 할지 몰라도, 효율성 측면에선 아무래도 프로그램을 따라가진 못한다.간단하게 실제 테이블을 그리는 과정을 설명하면 프로그램에 대해 대략 알 수 있을 터다. 우선 상판을 만들어보자. 길이가 1200㎜에 폭이 600㎜, 두께가 20㎜이다. 축이 몰려 있는 0점에서 ‘펜(L)’ 아이콘으로 선을 네 번 그어 사각형을 만든 뒤, 화살표로 선택한 다음 ‘푸시/풀(P)’ 키를 눌러 20이라고 치고 엔터 키를 누르면 바로 입체적인 상판을 만들 수 있다. 이 과정이 고작 10초도 걸리지 않는다. 하나의 개체를 만든 뒤엔 오른쪽 버튼을 눌러 ‘컴포넌트’(component)로 잡아주는 게 좋다. 이제 다리를 그릴 차례다. 45㎜ 두께로 4개를 만들어야 한다. 좀 전에 그린 상판 끄트머리에서 ‘tape measure’(줄자)를 이용해 20㎜ 정도 떨어진 지점에 변의 길이가 45㎜인 네모를 ‘펜(L)’으로 그린다. 마찬가지로 ‘푸시/풀(P)’을 사용해 쭈욱 늘려준다. 이동할 때는 ‘무브(M)’ 키를 사용하는데, ‘컨트롤’(ctrl) 키를 함께 사용하면 복제 이동할 수 있다. 이걸 정해진 위치에 갖다 놓으면 된다.다리와 다리 사이에는 에이프런을 넣는다. 두께 18㎜, 폭은 70㎜ 정도가 좋겠다. 우선 세로 에이프런을 그린 뒤 ‘무브(M)’ 키를 눌러 이동시키고, 역시 ‘컨트롤’(ctrl) 키로 복제해 이동한다. 세로 에이프런 중간에 2개의 받침목을 넣어야 하니 ‘/3’이라고 넣으면 3등분을 하면서 2개의 받침목이 생긴다. 가로 에이프런을 만들고, 중간 받침목 길이를 ‘푸시/풀(P)’ 키로 조정해주면 끝이다. 책상 하나 그리는 데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설계하는 도중 ‘오비트(O)’ 키로 이리저리 돌려보고, ‘시프트(shift)’ 키로 상하좌우로 움직여본다. 마우스 휠을 돌리면 확대, 혹은 축소해서 볼 수 있다. 자주 쓰는 키들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몇 번 사용해보면 익숙해진다. 프로그램의 개념을 이해하고 사용법에 익숙해지기까지가 초보자에겐 다소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만 넘으면 정말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제작사인 트림블사 홈페이지를 방문해 웹에서 무료로, 정식 버전은 7일 동안 무료로 써볼 수 있다. 프로 버전으로 사도 좋겠지만, 간단한 가구 정도는 무료 웹 버전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스케치업은 곡선 도형을 그리기 다소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시중에 사용법을 알려주는 여러 책이 출간됐지만, 이쪽 일을 업으로 하지 않는 한 굳이 책까지 사서 배울 이유가 없다. 전문가들이 그려놓은 화려한 작업물에 괜히 기죽을 필요도 없다. 유튜브에 스케치업 강좌가 많이 올라와 있다. 테이블이나 서랍장과 같은 기본 가구 설계를 가르쳐주는 동영상으로 우선 배워보길 권한다. 목공을 하겠다면 반나절 정도만 투자하시라. Just do it!
  • ‘경복궁 낙서’ 10대 구속영장 기각…모방범은 구속

    ‘경복궁 낙서’ 10대 구속영장 기각…모방범은 구속

    우리나라 대표 문화유산인 서울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 테러’를 벌인 10대 2명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를 모방해 2차 낙서를 한 20대는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임군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소년에 대한 구속영장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발부할 수 없는데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죄질이 좋지 않고 이로 인한 법익 침해가 중대한 사정은 존재한다”면서도 “주거가 일정한 점,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점, 관련 증거들도 상당수 확보된 점 등을 비롯해 피의자의 심문 태도와 변호인의 변소(변론·소명) 내용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임군은 지난 16일 오전 1시 52분쯤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서울경찰청 외벽에 스프레이로 ‘영화 공짜’라는 문구와 불법 영상 공유사이트 주소를 남긴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 및 공용물건손상)를 받는다.임군은 경찰 조사에서 “텔레그램을 통해 자신을 ‘이 팀장’이라고 소개한 신원 미상의 A씨에게 ‘빨간색과 파란색 스프레이로 해당 낙서를 하면 300만원을 주겠다’는 의뢰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내가 불법 사이트에서 일하는 사람인데 당신을 속이겠느냐’는 취지로 의심하는 임군을 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임군의 은행 계좌 거래내역과 텔레그램 기록을 토대로 A씨를 추적하고 있다.모방범엔 “증거인멸 염려” 법원은 ‘두 번째 낙서’를 한 설씨에 대해서는 증거인멸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설씨는 경복궁 담장이 첫 낙서로 훼손된 다음 날인 지난 17일 오후 10시 20분쯤 경복궁 영추문 왼쪽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쓴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를 받는다. 지난 18일 경찰에 자진 출석한 설씨는 이틀 뒤인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죄송합니다. 아니, 안 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뿐”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 여전히 진행 중인 형제복지원 국가 배상 소송… 피해자 손 들어줄까[로:맨스]

    여전히 진행 중인 형제복지원 국가 배상 소송… 피해자 손 들어줄까[로:맨스]

    법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일입니다. 법원과 검찰청 곳곳에는 삶의 애환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복잡한 사건의 뒷이야기부터 어렵고 생소하게 느껴지는 법 해석까지, 법(law)과 사람들(human)의 이야기(story)를 서울신문 법조팀 기자들이 생생하게 전합니다.30~40년 전 공권력에 의해 시설에 강제 수용돼 노역·폭행 등 인권유린을 당했던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에 대해 국가가 배상을 해야한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지난 21일 나왔다. 이에 피해자 26명은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다른 수많은 피해자들은 여전히 국가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부장 한정석)는 지난 21일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26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손해배상금은 수용 기간 1년당 8000만원을 기준으로, 1인당 8000만원에서 11억 2000만원까지 산정됐다. 피해자들이 청구한 금액 총 203억원 가운데 145억 8000만원이 인정됐다. 이번 소송 외에 다른 피해자 13명, 25명이 각각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소송은 내년 1월 31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피해자 25명과 2명이 각기 부산지법에 낸 소송의 선고는 내년 2월 7일 예정됐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는 피해자 126명을 대리해 서울중앙지법과 부산지법에 총 11개의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부산지법 소송은 이르면 내년 2월 초 선고가 될 전망이다. 민변은 피고를 ‘대한민국’으로 설정한 이번 소송과 달리 ‘대한민국’과 ‘부산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손해배상청구액도 수용 기간 1년 당 1억 5000만원으로 이번 소송의 1억원보다 높게 책정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민변의 이정일 변호사는 “긴급조치 사건, 삼청교육대 사건 등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해 오랫동안 강제 수용됐던 피해자에 대해 국가가 배상한 금액을 고려해 손해배상청구액을 산정했다”며 “삼청교육대 사건에서 손해배상액을 1년 당 1억 5000만원으로 인정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21일 국가의 배상 책임을 처음 인정함에 따라 다른 소송에서도 이번 판결과 비슷한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재판부는 “국가는 옛 내무부 훈령으로 피해자들을 단속하고 강제 수용했는데, 이 훈령은 법률유보·명확성·과잉금지·적법절차·영장주의 원칙 등에 위배돼 위헌·위법하므로 무효임이 명백하다”고 봤다. 이어 “이 훈령의 발령 및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작용은 전체적으로 보아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그 직무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 훈령을 통해 형제복지원에 수용됨으로써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또한 피해자들이 일정 기간 내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아 국가 배상 책임이 없다는 정부의 핵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때로부터 3년, 불법행위 종료일로부터 5년 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된다. 이에 정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불법행위 종료일인 1987년경부터 5년이 넘어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됐다고 봤다. 또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의 일부 유죄 판결이 확정된 1989년에는 피해자들이 손해의 내용과 가해자를 알았을텐데 이로부터도 3년이 넘었다고 정부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르면,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 등에서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른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 측은 이번 판결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향후 소송 결과에 대해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내년 1월 31일 선고를 기다리는 형제복지원 피해자 이향직씨는 “지난 21일 재판부가 선고에 앞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해 고마웠다”며 “다른 소송에서도 피해자가 승소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종선 형제복지원사건 피해 생존자·실종자·유가족 모임 대표는 “21일 판결로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피해 배상을 요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일 변호사는 “이번 소송에서 국가의 불법 행위를 인정했으니 저희 사건에서도 불법성을 인정하는 것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을 선도한다며 부산시와 경찰, 군 등 공권력이 무고한 사람들을 강제 수용한 사건이다. 입소자가 3만 8000여명에 달하고 밝혀진 사망자 수만 66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해 8월 형제복지원 사건을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의한 중대한 인권 침해 사건으로 판단한 바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