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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유가족 대리기사 폭행 시비에 대책위 “죄송하다”…김현 의원 참고인 조사

    세월호 유가족 대리기사 폭행 시비에 대책위 “죄송하다”…김현 의원 참고인 조사

    ‘세월호 유가족 대리기사 ’ ‘김현 의원’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유가족 대리기사 폭행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현 의원과 세월호 유가족 일부가 대리운전 기사 및 행인들과 시비가 붙어 폭력을 행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17일 밤 12시 40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거리에서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의 김병권 위원장과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을 포함한 세월호 유가족 5명이 대리기사와 행인 2명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행인 김모(36)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유가족들과 함께 있던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대리기사 이모(52)씨와 말싸움이 붙었고, 이후 유가족들이 이씨를 때리는 것을 보고 말리려다가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대리기사 이씨는 김현 의원이 자신을 불러놓고 30여분간 기다리게 해 “안 가실 거면 돌아가겠다. 다른 사람을 불러라”라며 돌아가려 하자 유족들이 “의원에게 공손하지 못하다”며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유가족들과 김현 의원은 술에 많이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들은 이 과정에서 김씨 등 행인 2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 치료를 위해 우선 병원으로 갔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러나 김씨 등은 일방적으로 맞았다고 진술해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경찰은 현재 대리기사 이씨와 김씨 등 행인 2명, 목격자 2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유가족들에게는 이날 오전 11시 경찰에 출석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또 폭행에는 가담하지 않았지만 현장에 함께 있었던 만큼 필요하면 김현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 주장이 상당히 엇갈리는 상황”이라며 “현장 CCTV를 입수해 확인 중이며 추가로 조사해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유가족들이 상심해 있을 것 같다며 김현 의원이 저녁식사를 함께하자고 한 것”이라며 “김병권 위원장은 팔에 깁스했고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은 치아 6개가 부러지는 등 일방적인 폭행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아울러 “이번 일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대리기사와 시민들께 깊은 사죄를 드리며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대통령 국무회의 주재] “계속 돌변하는 대통령 모습에 배신감”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에서 수사·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특별법 제정 요구에 대해 “삼권분립과 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발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희생자 유가족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유가족들은 “그동안 유족들의 애로를 다양하게 들었고 많은 이들이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격앙했다. 안산 단원고 2학년 고 유미지양 아버지 유해종(53)씨는 “특별법 제정은 본디 국회가 나서서 해결할 일이지만 지지부진하자 유가족들이 청와대에 기대를 품었던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그렇게 말씀하셔서는 안 된다”며 허탈해했다. 또 다른 단원고 희생자 학부모 문모(45·여)씨는 “유가족들이 청와대에 가서 면담할 때만 해도 모든 걸 다 해줄 것처럼 하더니 계속해서 돌변하는 모습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분노감을 감추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 기자회견에서 “참사를 겪은 유가족들은 유례없는 방법을 통해야만 진상규명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대통령이 ‘국가 개조’라는 말로 화답했었다”며 “대통령과 여당은 거짓 이유를 앞세워 진상규명을 회피하지 말고 국민 앞에 솔직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국회 파행으로 세월호특별법 제정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대통령에 결단을 촉구하는 유가족들을 절망하게 하는 후안무치한 발언”이라면서 “(대통령의 처사가) 여당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국회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오히려 삼권분립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靑, 수사·기소권 거부… 세월호법 정면돌파

    靑, 수사·기소권 거부… 세월호법 정면돌파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정국 현안을 논의하고, 세월호특별법에 따라 구성될 진상조사특별위에 수사권 및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이 삼권분립과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를 수용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 논의한 자리에서 “기소권·수사권 문제는 사안마다 이런 식으로 하게 되면 사법체계나 국가의 기반이 흔들리고 무너지고, 의회 민주주의도 실종되는 그런 아주 큰 문제를 야기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것으로 본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이런 상황이면 여당이라도 주도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여당 주도의 민생법안 처리를 당부했다. 이에 김무성 대표는 “(야당의 내홍으로) 상대가 없어진 상황이 됐다. 지금 계속 노력해 빨리 풀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으며 이완구 원내대표는 “다소 어렵더라도 더이상 국회를 공전으로 둘 수는 없어서 단호한 입장에서 처리하려고 한다”고 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자는 주장에 대해 일부에서는 대통령이 결단하라고 하지만, 그것은 삼권분립과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고 결단을 내릴 사안이 아닌 것”이라면서 “이러한 근본원칙이 깨진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법치와 사법체계는 무너질 것이고 대한민국의 근간도 무너져 끝없는 반목과 갈등만이 남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월호특별법도 순수한 유가족들의 마음을 담아야 하고 희생자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외부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한 “여야의 2차 재합의안은 여당이 추천할 수 있는 2명의 특검 추천위원을 야당과 유가족의 동의가 없으면 추천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는 유족과 야당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여당의 마지막 결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재합의안이 여권이 양보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협상안’임을 시사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사설] 野 체제정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의 모습을 보면 갈 데까지 갔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지경이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비상대책위원장에 추대된 것이 지난달 4일이니 한 달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비대위원장은 물론 원내대표 자리마저 내놓으라는 요구가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하늘을 찌르고 있다. 박 원대대표는 “이래도 반대, 저래도 반대하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내가 나갈 수밖에 없다”고 푸념을 했다고 한다. 그의 측근은 “박 원내대표의 퇴진 의사에는 당직뿐 아니라 당적도 포함된다”고 했다. 스스로 탈당설을 흘리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가 하면 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 영입을 추진하다 강경한 반발에 부닥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야당발 정계개편이라는 상황까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의 내홍(內訌)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알력이 심각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분당(分黨)에 이를 여건이 조성됐는지 의문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분란이 봉합되든 생각이 다른 계파가 끝내 갈라서든 새정연 구성원들이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민생현안이 산적한 국회 기능만큼은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꼭 5개월째를 맞은 날이다. 그동안 국회는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했다. 추석 민심에서도 확인했듯 어딜 가나 국민의 입에서는 “세비만 축내는 국회를 당장 해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그럼에도 야당은 세월호 문제에 최소한의 해법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의 제정을 찬성하는 국민조차 세월호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경제·민생 법안까지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 지쳐가고 있다. 경제· 민생 법안의 상당수는 여야 합의까지 끝난 상황이지만 특별법에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새정연이 정치에 손을 놓다시피하면서 세월호 유가족이 직접 국민을 상대로 정치적 활동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세월호 유가족은 국회에 계류 중인 민생·경제 법안을 두고 “더 많은 이들을 고통으로 내모는 법안을 민생 법안이라고 주장하면서 국민을 속이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고 한다. 새정연은 이런 상황에서도 법안 처리를 외면하는 직무유기를 이어간다면 스스로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당은 정치권력을 잡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다. 하지만 국민의 이익을 높이는 활동으로 지지를 넓혀가는 절차 없이 정치권력을 획득하는 것은 무망(無望)한 일이다. 그런데 새정연을 포함한 정치권에 이런 정당의 원리에 동조하지 않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니 제도권 정치의 장점을 살려나가려는 당내 세력과 사사건건 의견 대립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어떤 생각을 가졌든 제도권 정치에 들어와 있는 한 국회 우선의 원칙을 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같은 차원에서 새정연의 이번 내홍도 결말이 어떻든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 내 살길을 찾겠다고 국민을 버리는 시간이 길어져서는 안 된다.
  • [시론] 세월호가 보내는 징후를 읽어라/정우영 시인·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시론] 세월호가 보내는 징후를 읽어라/정우영 시인·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 균열의 징후다. 우리의 현재적 삶이 얼마나 허약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사람들 머릿속에 각인된 이 균열은 쉬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내 삶은 안전한가’라는 불안은 우릴 끊임없이 괴롭힐 것이다. 더욱이 ‘국가’라는 조직의 무능과 무기력이 백일하에 드러난 터라 균열의 틈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 심저에 똬리 튼 천박한 탐욕이 완전히 뿌리 뽑히지 않는 한 이와 같은 위기는 계속될 것이다. 일상화된 위기의 한 징후를 나는 최근 곳곳에서 꺼져 내리는 싱크홀에서 본다. 섬뜩하지 않은가.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쑥 가라앉아 사라져 버린다면. 갑자기 늘어난 싱크홀 현상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망상인가. 사람들은 큰 위험으로 느끼지 않는 것 같지만 내게는 다르게 다가온다. 막개발을 삼가고 그 원인을 제거하면 그칠 현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자연이 보내는 한 경고로 비치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탐욕은 접고 사람과 자연이 두루 함께 어울려 살길을 도모하라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여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자는 요청도 바로 이 관점이다.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함도 아니고 정권을 망치려고 음모를 꾸미는 것도 아니다. 세월호 참사가 경고하는 우리 사회의 온갖 암 덩어리들을 이참에 깨끗이 제거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벌어진 균열의 간극도 메울 수 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아마도 우리는 더 심대한 타격과 재앙에 노출되고 말 것이다. 그러니 적당하게 타협하고 덮을 일이 아니다. 생각해보라. 수많은 재난을 겪고도 왜 비슷한 사례들이 반복되는가. 냉철한 원인분석과 책임자 처벌 같은 공정한 심판이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썩은 것은 도려내야 하고 책임질 자는 처벌해야 한다. 물론, 정권의 입장에서 이는 참 난감한 노릇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를 피해가서는 안 된다. 세월호 참사는 박근혜 정권 아래에서 벌어졌고 304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죽거나 실종됐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이 정권은 이제 그만두라고 윽박지른다. 명확해진 사실이 아무것도 없는데 도대체 무엇을 그만두라는 말인가. 팽목항을 바라보며 흘리던 그때 그 눈물은 다 어디로 갔나. 경제 살리기라는 미명으로 세월호 참사를 덮으려 해서는 안 된다. 다시 탐욕으로 눈 붉히면 우리 모두는 공멸한다. 세월호 참사가 보여주는 징후를 제대로 깨우쳐야 한다.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 정권의 안위를 위한 패거리 정치의식을 버려야 한다. 내가 아니라, 너와 우리를 어루만질 수 있어야 이른바 적폐니 관피아니 하는 곪은 종기들을 제거하는 공정사회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오해는 마시라. 나는 이 정권에 청원하는 게 아니다. 세월호 참사에 관한 진실은 오늘이 아니라도 반드시 밝혀지게 돼 있다. 이번에 특별법을 제정하지 못한다 해도 언젠가는 다 드러난다. 다만 지치지 않고 느긋이 기다리면 된다. 세월호 참사 이후 내가 두려워하는 건 정권에 호도된 이들의 적대감정이다. “사람이 어쩌면 저럴 수가!”하고 싶은 행태가 노골적으로 전면화하는 시점에 우리는 서 있다. 사람의 슬픔과 아픔에 공감하기는커녕 조롱거리로 삼거나 심지어는 매도한다. 그러니 사람이 사람이 아니라, 야차로 보인다. 나는 이 감정이 공포스럽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의 참사도 뼈아프다. 상식으로 쓰이던 말들이 저들의 입을 통과하는 순간, 기괴하게 뒤틀려버린다. 궤변이다.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우기는 지록위마(指鹿爲馬)의 궤변 치하에서 우리는 어떻게 우리 말들을 구할 것인가. 말의 수호단이라도 조직해야 할 것인가. 그러자 내 속에 잠긴 세월호가 속삭인다. 균열을 조장하는 저 패악부터 먼저 일소시키라고.
  • ‘이상돈 영입戰’ 애매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보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진보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와 함께 공동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던 구상을 친노무현(친노)계 구심점인 문재인 의원과 사전에 상의했다고 밝혀, 문 의원 역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박 원내대표 측과 문 의원 측 진실공방으로 시작된 논란이 문 의원의 애매한 정치 스타일에 대한 적절성 논란으로 옮겨붙는 모습이다. 14일 양측 설명을 종합하면, 박 원내대표는 일찌감치 문 의원에게 이 교수 영입 기류를 알렸다. 지난 10일 박 원내대표 주선으로 이 교수와 문 의원이 통화했고 이튿날 박 원내대표, 문 의원, 이 교수 등 3명이 만났다. 이 교수는 기자들에게 “문 의원이 (나에게) 박 원내대표를 도와 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는데, 이튿날 셋이 만났을 때 당내 반발이 이 정도일 줄 몰랐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친노계 의원은 “이 교수가 비대위원으로 좋은 분이라고 생각했지만, 비대위원장으로 생각하지는 못했고 당내 동의를 받기 어렵다는 게 문 의원의 일관된 생각이었다”고 반박했다. 3자회동에 대해서는 “박 원내대표가 셋이 만나자고 해서 거절하니, 박 원내대표와 문 의원 둘이라도 보자고 해서 나갔는데 이 교수가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문 의원은 14일 트위터에 “저는 반대쪽이었던 사람도 합리적 보수라면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열린 자세면 좋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문 의원이 일관되게 반대했다’던 친노계 공식 해명과는 다소 거리가 있게 읽히는 대목이다. 최근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농성을 놓고 정치적 비판이 일어나자 “그런 소리 들을 때 정치하기 싫어진다”고 하는 등 ‘비(非)정치’를 표방하는 문 의원 특유의 스타일 때문에 논란이 빚어진 측면도 있다. 여전히 대권 주자로 꼽히는 문 의원이지만, 현안에 자신의 견해를 밝힐 뿐 계파 단속과 같은 정치 행보를 자제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세월호 단식을 마친 뒤, 또는 비대위원장 영입 파문 국면에서 문 의원의 적극 개입과 구심점 역할을 기대했었다”며 ‘비정치’를 부르짖는 문 의원의 처신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세월호 가족 “국민들 찾아가 특별법 필요성 알릴 것”

    정치권에서 세월호특별법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유가족들은 14일 “국회, 광화문광장, 청와대 앞 농성을 이어 가면서 국민을 직접 찾아가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뿐 아니라 일반인 생존자와 화물·선원 피해자에게도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은 거짓 민생을 강조하기 전에 진짜 민생법안인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안전을 근간으로 하지 않은 민생법안은 모래 위에 쌓은 성과 같다”고 강조했다. 가족대책위는 또 “광화문광장 농성을 ‘불법’이라고 보도한 일부 매체들은 국민의 알 권리와 공정보도보다는 정권을 비호하는 데 급급하다”고 주장했다. 가족대책위는 15일 이후 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 등 서울의 주요 대학을 찾아가 간담회를 열고 특별법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朴측 “퇴진 의사에 당직·당적까지 포함”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의 계파 갈등이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 14일 당내에서는 의원 10~15명씩이 모인 그룹별 논의가 열렸고, 대부분의 모임에서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결의했다. 박 원내대표가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의원 서명으로 의원총회를 소집해 원내대표직 사퇴 투표에 붙이는 방안도 검토했다. 박 원내대표 사퇴 주장에 동의한 한 의원은 “박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 사퇴 논란을 장외투쟁 카드나 비상대책위원장 외부영입 카드로 피해 가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원내대표 행보에 대해 “반복적으로 당을 죽이고 개인이 살려고 했다”며 적의를 드러냈다. 이날 두문불출한 박 원내대표는 전날 일부 의원과의 만찬에서 “이래도 반대, 저래도 반대하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내가 나갈 수밖에 없다”며 원내대표직 사퇴를 포함한 전면 퇴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 측근이 “박 원내대표의 퇴진 의사에는 당직뿐 아니라 당적도 포함된다”고 설명하며 박 원내대표의 탈당설도 불거졌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달 4일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비대위원장에 추대되며, 원내외 당 지도부를 맡게 됐다. 세월호특별법 협상 불발 뒤 중진들로부터 위원장과 원내대표직 분리 권유를 받았다. 이어 보수 성향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영입하려는 박 원내대표의 시도 이후 위원장과 원내대표직을 동시에 내놓으라는 의원들의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만장일치 추대부터 사퇴 요구까지 42일 동안 계파별 이기주의가 극에 달한 새정치연합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많다. 계파 간 암묵적 합의에 따라 내년 초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당을 ‘관리’할 임무를 맡겼는데, 박 원내대표가 외부인사 영입 등을 통해 계파를 흔들 가능성이 보이자 들고 일어난 게 현 상황이란 시각이다. 황주홍 의원은 박 원내대표의 세월호 장외투쟁을 비판한 바 있지만, 최근 블로그에서 “지금 우리가 하는 모습, 너무 좁쌀들이다. 제1야당이라는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라며 한탄했다. 김영환 의원은 “의원들이 정파의 파도타기를 계속하는 사이 지지율은 하락하고, 당은 표류했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에서 “비대위원장 파동으로 세월호 국회 등원 문제는 실종, 국가정보원 댓글 재판은 묻히고 민생문제는 흘러간다”면서 “박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해결되나요”라고 되물었다. 한편 세월호특별법 협상을 주도한 박 원내대표의 전면 퇴진이 실현된다면, 여야 및 세월호 유가족 간 특별법 제정 협상이 공전할 가능성 또한 커질 전망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정치권 불신 자초하는 정쟁성 막말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 12일 소집한 국회 상임위원장 회의는 막말이 한국정치의 고질임을 일깨운 현장이었다. 공회전하는 국회를 정상화하려고 소집했건만, 설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의 작심한 듯한 ‘대통령 연애’ 발언으로 끝내 파투나고 말았다. 여야가 이후 설 의원을 징계해야 하느니 마느니 설전을 주고받으며 세월호법으로 인해 꼬인 정국은 더욱 뒤엉켰다. 막말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상대에 대한 비방과 저주다. 하지만 기껏 열혈 지지층으로부터 잠시 환호를 얻을지 모르나 궁극적으로 공멸을 부르는 언술이다. 그런 맥락에선 “(세월호 사고 당일) 대통령이 7시간 동안 연애했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문제는 그게 아니라면 더 심각한 게 있다”고 말해 근거 없는 항간의 뜬소문을 교묘히 부추긴 설 의원의 말도 마찬가지다. 상임위원장 회의가 난장판이 된 그날 씨름 관련 세미나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의원들 입씨름 대신 씨름대회를 열어 보라”는 조롱까지 들었다지 않는가. 정치권이 국민적 희화화의 대상으로 전락했음을 뜻하는 사례다. 이에 김 대표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지만, 어찌 보면 정치권의 자업자득일 게다. 의원들이 대통령을 상대로 “당신은 국가의 원수(怨讐)”라고 말장난하고,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을 ‘노숙자’로 비하하는 판이니 말이다. 국회가 저잣거리의 술안주인 양 조롱당하는 것은 정치인의 위신을 떠나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서 불행한 일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의견의 차이는 늘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막말과 허위 사실에 기반을 둔 인신공격으로 인해 의견의 평행선이 감정의 평행선으로 치달아선 안 될 말이다. 그래서는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며 이견을 좁혀가는 차원 높은 숙의민주주의는 언감생심이다. 문제는 진영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막말 정치’의 뿌리가 너무 깊다는 점이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야당 시절 의원들이 환생 경제라는 연극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육시럴 X’등 막말을 쏟아냈지 않는가. 사이버 공간에선 전·현직 대통령을 겨냥, ‘노구리’, ‘쥐박이’, ‘닭X’ 등 욕설이 일상화됐다. 이 같은 ‘막말 공화국’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정치권의 대오각성이 절실하다. 여든 야든 막말은 상대를 향해 내뱉지만, 결국 자신을 해치는 부메랑임을 깨닫기 바란다. 이런 우리 정치사의 엄연한 교훈조차 망각하는 의원들을 유권자가 기억했다가 표로 응징해야 한다.
  • 건강한 보수마저 삼켜버린 ‘폭식 퍼포먼스’

    건강한 보수마저 삼켜버린 ‘폭식 퍼포먼스’

    13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사 앞. 한 손에는 피자, 한 손에는 음료수를 든 10~20대 80여명이 인도를 메웠다. ‘보수논객’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단상에 올라 “광화문광장을 돌려 달라. 광장에 실제 유족은 아무도 없다. 시위꾼들이 몰려 있다”고 말했다. 성호(본명 정한영·2012년 승적 박탈) 또한 “빨갱이는 죽여도 된다. 죽이자”고 말하면서 “(광화문광장을 가리키며) 유족을 빙자한 종북 좌파 단체가 불법 집회 중”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오후 3시쯤에는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수컷닷컴과 자유청년연합 회원 30여명이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세월호 유족들의 단식은 거짓”이라며 초코바를 나눠 주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일베와 자유청년연합은 지난 6일에도 단식 농성장 앞에서 ‘폭식 퍼포먼스’를 벌인 바 있다. 익명의 온라인 공간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던 일베 등 보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들이 세월호 단식 농성 반대를 명분 삼아 오프라인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에 대한 시민 반응은 싸늘했다. 이날 동아일보사 앞을 지나가던 시민들은 “너희들이 사람이냐”며 욕설을 하고, 피자를 권하는 손길을 뿌리쳤다. 직장인 유모(26·여)씨는 “일베 회원 개인의 ‘인증놀이’ 수준의 일탈이 아니라 다수가 모여 저런 짓을 한다는 게 우려스럽다”며 고개를 내둘렀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지친 듯했다. 유경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그쪽(일베 등 극우 단체)에서 하는 일들에 관심 없고, 대응 자체를 안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수 진영도 이들과 ‘선 긋기’를 하고 있다. 수사·기소권을 포함한 특별법 제정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보수 성향의 ‘자유대학생연합’을 이끄는 김상훈 대표는 “‘폭식 투쟁’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일부 언론에서 마치 우리가 참가한 것처럼 기사가 나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도 “폭식 투쟁은 유치하고 졸렬하다”며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일베의 집단행동에 우려를 표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베는 본래 인터넷상의 끼리끼리 문화에 불과했는데 보수 언론·정당에서 자꾸 이슈화시키며 정치적인 힘을 불어넣었고, 급기야 그들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냈다”면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하는 이들을 폭식 퍼포먼스로 비아냥거리는 건 시민의식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해야 하는 건 맞지만 폭식 퍼포먼스는 지나쳤다”며 “일베 내부적으로도 자율적 정화가 필요한 단계”라고 지적했다.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진단도 나왔다.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좌우를 아우를 수 있는 중간 세력 기반이 취약하니 극단적인 형태의 우파가 등장하는 것”이라며 “일베 같은 극우 활동이 건강한 보수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일베 등의 오프라인 집단행동에는 ‘지금은 나서도 된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의견도 있다. 채규만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세월호 정국’이 지속되면서 일부 국민의 피로감이 누적된 틈을 비집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정자 기증하려 ‘성인잡지’보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男

    정자 기증하려 ‘성인잡지’보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男

    2012년 정자 기증을 위해 병원에 있던 남성이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건과 발생해 뒤늦게 법원의 판정이 나오면서 다시 한 번 중국 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지앙타임즈 등 현지 언론의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정강(23)이라는 이름의 남성은 2012년 정자 기증을 위해 우한대학병원에 들렀다가 심장마비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정씨는 정자 기증과정에서 제공된 성인잡지를 보고 있었으며, 간호사가 예정된 시간이 지나서도 나오지 않는 정씨를 찾아 특별 병실에 들어갔다가 쓰러진 그를 발견했다. 간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정씨는 병원 측에서 제공한 개인 공간에 들어간 지 2시간 동안 밖으로 나오지 않았으며, 간호사와 의사들이 강제로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야 쓰러진 정씨에게 응급처치를 실시했지만 결국 정씨는 숨지고 말았다. 이후 유가족들은 병원을 상대로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했으며, 병원이 소속 대학 학생인 정씨에게 강제로 정자 기증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사망한 정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죽은 뒤 곧장 부검을 의뢰했지만 병원 측으로부터 거절당했다”고 호소했다. 당시 정씨의 시신은 병원 측의 거절 직후 화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병원 측에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최근 법원은 유가족이 아닌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정씨는 2010년부터 의사가 되기 위해 우한대학교에서 공부하던 중 해당 학교 부속 병원에서 정자기증 캠페인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자발적으로 참가했다. 그는 2011년 처음 정자 기증 서약서에 서명을 한 뒤 사망하기 전 열흘 동안 무려 4번이나 병원을 찾아 정자 기증을 했다. 법원 측은 이 같은 정황으로 봤을 때, 정씨가 의학적 지식을 가진데다 자필 서명한 서약서가 있기 때문에 병원은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현지에서는 전도유망한 의사 지망생의 사망사건을 두고 갑을논박이 한참인 가운데, 유가족의 항소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열린세상] 2014년 갑오년 추석을 보내고/이주한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열린세상] 2014년 갑오년 추석을 보내고/이주한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적어도 수십만년 전부터 이 땅에 사람이 살고 있었다. 아직 밝혀내지 못한 장구한 역사를 안고 우리는 태어났고, 역사를 통해 우리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살고 있다. 지금껏 발견된 문자기록을 기준으로 선사와 역사를 구분하지만 주의해야 한다. 인류가 문자를 사용한 역사는 그 이전에 인류가 밟아온 유구한 역사에서 나왔고 인류사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하늘·땅·사람을 하나로 보고 모두 존귀하게 여겼다. 단군신화에 그런 우주관과 가치관, 역사와 삶의 원형이 함축적으로 전해온다. “옛날에 환인의 서자 환웅이 계셔 천하에 자주 뜻을 두고, 인간 세상을 탐내어 구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 태백산을 내려다보니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할 만했다. 이에 천부인 세 개를 주어 내려가서 세상 사람을 다스리게 했다.”(삼국유사) 이렇듯 하느님인 환인과 환웅은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하는 데 뜻이 있었다. 하늘과 땅이 만나 단군왕검을 낳았고, 셋은 일체가 되어 조화와 균형을 이뤘다. 세종실록에 “태고의 맨 처음에 혼돈이 개벽하게 되어, 먼저 하늘이 생기고 뒤에 땅이 생겼으며, 이미 천지가 있게 된 뒤에는 기가 화하여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 뒤로 사람이 생겨나서 모두 형상을 서로 잇게 되었으니”하는 상소문이 실려 있다. “하늘과 땅과 사람은 모두 하나의 이기(理氣)이다. 사람이 곧 하늘 덩이요, 하늘은 만물의 정기다. 그러므로 사람이 곧 하늘이요, 하늘이 곧 사람이니 사람 밖에 하늘이 없고 하늘 밖에 사람이 없다.” “사람이 오거든 한울님이 온다 하라.” 이 같은 동학사상은 한민족의 특수한 역사적 맥락에서 나왔다. 동학은 하늘과 사람을 하나로 봤지만, 세상에서 인간만이 존귀하다고 보지도 않았다. 동학은 우주 만상이 모두 하나요, 함께 존귀하기에 우주의 한 부분인 인간도 귀하게 봤다. 갑오년인 1894년에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은 1919년 3월 민중혁명으로 이어졌다. 당시 세계의 3분의2에 해당하는 나라가 제국주의의 식민지였지만, 전국적인 유혈혁명이 일어난 예는 3월 민중혁명이 유일하다. 1941년 6월, 당시 일본의 법무대신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제는 조선인이다. 조선인은 겉으로는 복종하고 있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저항하고 있다.” 한국인의 강한 공동체정신과 연대의식, 깊은 영성과 평등의식은 지금까지 면면히 이어져 왔다. 세월호 참사를 취재한 어느 일본인 기자가 한 언론에서 한 말이다. “대규모의 자원봉사자들이 전국에서 모여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 합동분향소에 모여든 추모객들이 마치 제 자식을 잃은 것처럼 슬퍼하는 모습은 오래 잊지 못할 것 같다.” 추석(秋夕), 가을 저녁. 추석은 한가위로 불리듯이 달이 한가운데 크게 떠있는 좋은 날이다. 우리 민족은 달이 유난히 밝은 가을밤에 수확의 결실을 베푼 하늘과 땅, 그리고 조상에게 감사를 바쳤다. 어둠을 밝히는 고마운 달을 보며 소원을 빌고 술과 음식, 노래와 춤으로 신명나게 축제를 즐겼다. 이는 자연과 남녀노소가 혼연일체가 돼 새롭게 거듭나는 의식이기도 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에 추석의 정취가 담겨 있다. 가을은 봄·여름에 흘린 땀의 결실을 얻고 겨울을 준비하는 때다. 저녁도 하루를 갈무리하고 내일로 이어지는 시간이다. 가을과 저녁을 잘 보내야 동토(凍土)에서 생명의 싹이 트고 짙은 어둠을 뚫고 나오는 빛을 맞게 된다. 2014년 추석에 세월호 유가족들은 달을 보며 무엇을 떠올렸을까. 그들에게 아직 추석은 오지 않았다. 그들은 “아이들이 어둠 속에서 물에 잠겨갈 때 엄마 아빠를 얼마나 찾았겠습니까. 언젠가 아이들한테 가면, 할 말이 있어야 하잖아요”라며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자신을 성찰하고 삶의 가치를 물을 때 인간은 가장 인간답다. 고귀한 생명의 죽음을 공허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1894년 갑오년에도 저기에 있었던 달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사람 밖에 하늘이 없고, 하늘 밖에 사람이 없다.”
  • [서울광장] 無理가 無理를 부르는 게 세상 이치다/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無理가 無理를 부르는 게 세상 이치다/서동철 논설위원

    추석 연휴를 전후해 인상적이었던 것은 ‘레이디스 코드’의 교통사고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였다. 미안한 일이지만 비극적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이런 이름의 걸그룹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봤던 소녀가 어떤 그룹에서 활동한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지만, 그 단체가 ‘레이디스 코드’인지는 몰랐다.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본 유일한 멤버인 리세는 안타깝게도 여러 차례의 대수술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떠났다. 솔직히 말해 사고 직후에도 그다지 관심이 없던 ‘레이디스 코드’의 노래를 찾아 들은 것은 사고 현장에서 세상을 떠난 멤버 은비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한 아름다운 움직임 때문이었다.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이었다는 은비의 꿈을 네티즌이 힘을 합쳐 마침내 이뤄줬다는 소식이었다. 떠나간 사랑이거나 마음을 열지 않는 사랑의 슬픔을 노래한 ‘아임 파인 땡큐’(I’m Fine Thank You)는 처음 들을 때부터 귀에 쏙 들어왔다. 마음이 먼저 노래를 받아들인 탓인지도 모른다. 이후 ‘레이디스 코드’를 다룬 뉴스를 읽으면서 한 가지 더 놀란 것이 있다. 그것은 은비의 죽음을 대하는 그녀 어머니의 태도였다. 어머니는 눈물을 쏟으면서도 “은비는 자신의 꿈을 이른 행복한 아이”라고 오히려 조문객을 위로했다고 한다. 대(大)스타가 되고 싶어 하던 꿈이 실현된 것은 아니지만 연예인이 되어 대중 앞에 나서고 싶다는 소녀의 소박한 바람이 이루어진 것으로도 바랄 것이 없다는 어머니의 인생관에는 감동적인 데가 있었다. 이렇게 아직은 대한민국이 살 만한 나라라는 감회에 젖어 있는 동안 광화문광장에서는 따뜻해진 가슴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일어났으니 ‘일베’의 이른바 ‘폭식 투쟁’이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의 단식농성장이 있는 곳이니 ‘폭식’이란 ‘단식’의 대구(對句)일 것이다. 이런 말장난을 일삼으며 피자와 치킨을 나눠 먹었다니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도 용납하지 못할 반(反)인륜적 폭거였다. 일베가 ‘일간베스트’라는 인터넷 사이트의 줄임말인지는 궁금하지도 않다. 일베의 일부 회원은 그동안에도 세상사에 끼어들어 문제를 일으켜 왔으니 무리로 일관하는 행태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골방에서 익명성에 기댄 채 일삼던 ‘뻘짓’을 백주 대낮에 광화문광장에서 벌였으니 어지러운 세상에서도 정신을 잃지 않고 살겠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충격을 받는 것이다. 언론이 이런 사람들에게 ‘보수성향’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진짜 보수성향 사람들에 대한 모독이다. 그런데 이들은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창백해진 얼굴을 숨기기는커녕 고개를 꼿꼿이 들고 햇볕 환한 광장에 나섰다. 세상의 공감을 받을 수 없는 턱도 없는 탈선이었음에도 이들로 하여금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부추긴 것은 무엇이었을지 궁금하다. 세월호 유가족에게는 정말로 송구스럽지만 그 이유는 광화문 농성장 주변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세월호 참사 직후 국민은 유가족 편이었다.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많은 사람이 사건의 본질을 드러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다섯 달이 지나는 동안 높았던 국민적 지지는 다 까먹은 것이나 다름없다. 정치권과 운동권이 세월호 대책위에 가세하면서 인륜의 문제가 정치의 문제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도 많은 국민이 지지와 성원을 보내고 있다는 주장도 완전한 허구는 아니다. 하지만 기존의 야당 지지율을 넘어선다고 주장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유가족도 이제는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상식적 판단이 어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여권도 상식이 법보다 훨씬 오래된 판단의 기준이라는 것을 부인하려 해서는 안 된다. 비슷한 사태가 불거질 때마다 피해자 조직에 수사권을 주어야 하느냐는 반문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기를 다잡겠다는 의지를 먼저 실천하는 게 순서다. 비슷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세월호 대책위가 조금이라도 수사권을 남용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이 가만있지 않는다. dcsuh@seoul.co.kr
  • [줌 인 서울] 매주말 서울광장서 당신은 헌책방 주인

    [줌 인 서울] 매주말 서울광장서 당신은 헌책방 주인

    “저렴한 가격, 자원의 재활용, 다른 사람의 메모가 빼놓을 수 없는 헌책의 매력인 것 같아요.” 11일 용산구 아름다운가게 이태원책방에서 헌책 기부 및 판매 자원봉사를 하는 한소정(23·여)씨는 마니아들만 헌책을 찾는 게 못내 아쉽다며 이같이 덧붙였다. 이곳의 책 가격은 정가의 절반 이하다. 주로 영어동화책이 많이 팔린다. 현재 서울시내 헌책방은 101곳이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중구가 20곳으로 가장 많다. 관악구(12개), 종로구(9개), 서대문구(6개), 마포·동작·용산구(5개) 순이다. 나머지 18곳은 5개 미만이라는 얘기다. 양천·영등포·서초구에는 아예 없다. 서울시는 헌책방 활성화를 위해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한 평 시민책시장’을 토요일마다 총 20번 열 계획이었다. 서울시청 주변에 헌책 판매 장소를 만들어 중고서점이나 개인에게 한 평씩 무료로 임대해 준다. 누구나 헌책을 매매할 수 있으며 판매되지 않은 책은 다음주 판매를 위해 평일에 보관해 준다. 지난 4월 12일 행사에는 1000여명이 참가했다. 그러나 같은 달 16일 세월호 참사로 시민책시장은 두 번 열린 뒤 아쉽게도 중단됐다. 영세한 중고 서점의 입장에서 판로가 막힌 셈이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13일부터 시민책시장을 다시 개장할 예정이다. 단 세월호 유가족 분향소가 설치돼 있는 서울도서관 정면이 아닌 우측에서 열게 된다. 그간 개장하지 못한 것을 감안해 토요일과 일요일로 확대해 11월 9일까지 18회를 개최한다. 우리동네 헌책방 탐방 체험수기도 공모한다. 13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모집해 11월 8일 시상한다. 또 헌책방 관련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휴먼라이브러리’를 오는 27일 서울도서관에서 마련한다. 시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에도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헌책방은 도심의 문화와 추억을 담고 있는 좋은 관광자원이기 때문에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씨는 희망을 귀띔하며 책으로 눈길을 돌렸다. “더 많은 사람들이 헌책의 매력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책 군데군데 적힌 글을 보면서 다른 이들의 생각이나 추억까지 읽노라면 생각지도 못했던 시각도 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15일 15시’ 국회의장단 세월호법 처리시한 통보

    세월호특별법 문제로 정기국회 파행이 계속되자 국회의장단이 직접 사태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11일 새누리당 소속 정갑윤 부의장,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석현 부의장과 3자 회동을 하고 여야 지도부에 “국회 파행의 주범인 세월호법을 이번 주말까지 합의하라”고 촉구했다. 여야가 합의에 실패하면 오는 15일 오후 3시 양당 지도부와 의장단이 연석회의를 열기로 했다. 그때까지 타결하지 못한다면 여야 지도부의 정치력으로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하고 의장단이 개입해 매듭짓겠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셈이다. 아울러 의장단은 12일 국회 상임위원장단과의 연석회의도 열기로 했다. 각 상임위에 계류 중인 법안 가운데 세월호법 이외에 처리해야 할 민생 법안들을 점검한 뒤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기 위해서다. 의장단이 여야 지도부를 압박하자 이완구 새누리당,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1시간 30분여 동안 만나 세월호법 타결을 논의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로 돌아와 기자들에게 “2차 합의문을 전제로 야당과 유가족들의 정확한 입장이 무엇인지 포괄적인 이야기를 했고, 향후 이 문제에 대해 내일(12일)이나 주말에 만나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영근 새정치연합 대변인도 이 원내대표와 똑같은 내용으로 회동 결과를 브리핑했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2차 합의문이 언급됨에 따라 세월호법 막판 협상의 초점도 여기에 맞춰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세월호 사고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검사 후보 추천위 구성과 관련해 여당 몫 2명 추천 시 야당과 세월호 유가족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안이다. 이 원내대표는 “세월호법 2차 합의문은 아직 살아 있다”면서 “야당은 이를 보류했고, 유가족은 진상조사위에 기소권·수사권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일반인 유가족은 2차 합의문에 찬성하고 있다”며 현재 협상 상황을 정리했다. 새정치연합도 일단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2차 합의문에 대한 내부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차 합의문에 반대하며 협상을 무산시켰던 야당 내 강경 세력과 유가족이 반발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결국 야당 내부 논의 이후 주말쯤 이뤄질 여야 원내대표 간 최종 담판에 15일 본회의 개최를 비롯한 정기국회 정상화 여부가 달린 셈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세월호특별법이 ‘자력구제’라니… 새누리 이완구 원내대표가 왜곡”

    “세월호특별법이 ‘자력구제’라니… 새누리 이완구 원내대표가 왜곡”

    세월호 피해자 유가족들은 11일 “새누리당이 추석이 끝난 오늘 유가족 가슴에 못을 박았다”면서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회 앞과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진행 중인 농성을 끝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유가족의 요구를 ‘자력구제’라고 지칭한 것은 정말 어이가 없다”면서 “특별위원회는 법에 의해 구성되는 공적 기관임을 잘 아는 여당 원내대표가 자력구제 운운하는 것은 의도된 왜곡”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해 “피해자가 가해자를 재판으로 재단하는 자력구제 금지라고 하는 형사법의 원칙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추석 민심이 세월호 문제를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특별법 제정으로 문제를 제대로 매듭지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여론조사에 따르면 70%에 이르는 국민이 유족 의견이 반영된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유족들이 느끼는 추석 민심은 국회의원이 국민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질타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가족대책위는 정기국회 정상화 등 정치권의 논의가 계속되는 만큼 당분간 국회 앞 농성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청와대 앞 청운효자동주민센터 농성은 이어가면서 국회 앞 농성 인원을 늘리고 여야 원내대표에게 면담을 신청하는 등 제대로 된 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세월호 유족 中3 고교입학 특별전형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 가운데 중학교 3학년생들에게 특별전형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할 길이 열렸다. 2015∼2017학년도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경기도교육청은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희생자 유가족 고입 특별전형’ 지침을 마련, 지역 내 고등학교에 통보했다고 11일 밝혔다. 지침에 따르면 특별전형 대상은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희생자(사망자 또는 실종자) 형제·자매·자녀(손자녀 포함) 가운데 지난 4월 16일 현재 중학교 재학생으로 도내 고교에 지원하는 학생이다. 특별전형은 크게 교육감 전형과 학교장 전형으로 구분되는데 교육감 전형은 평준화지역 일반고(자립형 공립고 포함)에 적용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열린세상] 뉴스와 정치 참여/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뉴스와 정치 참여/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추석 명절 연휴 기간에 고향을 찾은 다양한 직업의 친구들과 모였다. 만남의 무대가 고향이고 대화의 상대가 어릴 적 친구라 그런지 모임 내내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초등학교 시절 무용담에서부터 대통령의 리더십에 이르기까지 주제도 다양했다. 50대에 들어선 친구들이 고민하는 세상사는 비슷했다. 부모님 모시기와 아이들 키우기가 제일의 관심사였다. 노부모의 건강과 안위를 걱정하고, 아들을 군대에 보낸 친구는 최근 불거진 군내 폭력 문제로 제대로 잠을 못 잔다 했다. 두 아들이 대학에 다니는 친구는 늘 등록금 마련이 버겁다고 하고,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이들은 입시 때문에 불안해하고, 자녀가 초등학생인 친구는 스마트폰 사용과 게임 때문에 아이들과 갈등을 빚을 때가 잦다고 한다. 우리는 이러한 걱정거리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의 주제가 가정 문제를 떠나 정치로 바뀌어도 서로 주장에 공감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평소 술자리에서 ‘전지전능한’ 절대 권력자에 의한 정리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들을 자주 접한지라 1960년대 농촌에서 태어난 이들은 대개 권위 있는 리더십에 순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했다. 끈끈한 대인 네트워크로 이루어져 다른 이의 생각을 접할 기회가 많은 고향의 중장년층과 청년들은 공동체의 경험칙과 상식을 존중하고 보수적인 정치 성향이 강하다. 그런데 최근에 만난 고향 친구들과 지인들 대부분이 대통령과 정치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해 새삼 놀랐다. 일부는 지방선거에 승리한 여당이 세월호 여론을 유가족 일부의 억지로 간주한다고 비판했고, 세월호 유가족의 수사권과 기소권 요구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조차 대통령의 고집, 그리고 집권당과 야당의 리더십 실종을 걱정했다. 적어도 추석 연휴 전후로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탐색한 민심은 그러했다. 방송이나 포털사이트를 통해 주류 언론이 생산한 뉴스를 읽어 보면 이러한 민심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찾아보기 어렵다. 영향력이 큰 방송, 신문, 포털사이트에서 세월호 참사 초기에 보여준 대통령의 사과가 후속 조치의 부재로 진정성 없는 거짓이 되어버렸다고 비판하는 뉴스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이들은 대통령과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결과에 주목하고 국회의원을 취재원으로 활용해 정당의 정치력 부재와 식물국회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데 적지 않은 지면과 시간을 할애했다. 대부분의 온라인 언론들은 세월호 유가족의 단식을 ‘종북’으로 매도하는 일부 단체의 주장을 객관 보도의 차원에서 주요 뉴스로 처리하는 등 사회적 갈등을 확대 재생산한다. 저널리즘 학자 제임스 캐리는 언론의 정치 뉴스 생산 방식이 정치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갖도록 부추긴다고 주장한다. 그는 정책의 내용 혹은 이슈의 논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이에 대응하는 정치인의 의도나 동기에 높은 뉴스가치를 두는 저널리즘 관행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한다. 그와 같은 뉴스 생산 관행은 독자로 하여금 정치인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존재가 아닌 정치권력을 얻고자 행동하는 전략적 존재라고 인식하게 한다고 강조한다. 언론과 언론인들은 언론의 부적절한 정치 뉴스 생산 관행이 언론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라는 경고에 주목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의 공적 책무와 뉴스의 관계에 대한 인식은 정치적·사회적·법적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19세기에는 정당 지지가 정치 참여를 의미했지만 20세기에는 정보 습득과 이에 근거한 정치적 의사결정이 정치 참여의 핵심이 됐다. 정치 참여 형태는 시대에 따라 변하지만, 시민의 정치 참여를 도와야 한다는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은 변함이 없다. 신뢰도가 낮은 언론이 여론에 미치는 힘이 세면 셀수록 여론 형성과정의 왜곡은 더욱 심해진다. 정상적인 민심의 반영 기회를 방해해 합리적인 여론이 형성되기 어렵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은 신뢰도, 영향력, 열독률 지표에서 일부 지상파방송 및 유력 신문보다 긍정적인 사회적 평가를 받았다. 비록 전문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평가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조사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명료하다. 언론은 시청자와 독자들의 의견을 더 많이 듣고 이들이 원하는 정보, 정말 궁금해하는 것들에 관한 뉴스를 제공해야 한다.
  • [김종면 칼럼] 누가 세월호 면죄부를 주었는가

    [김종면 칼럼] 누가 세월호 면죄부를 주었는가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아무리 달콤한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힘도 극점을 지나면 차츰 떨어지게 마련이다. 광장의 정치도 마찬가지다. 멈출 때 멈추지 않으면 효용 체감은 물론 손가락질을 받기 십상이다. 우리는 세월호 장외투쟁에서 똑똑히 봤다. 하지만 제도정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한 거리정치의 유혹을 떨쳐버리기는 쉽지 않다. 현대민주주의는 곧 대의민주주의다. 국민이 선출한 대표를 통해 정치적 결정 권한을 대신하도록 하는 방식, 그 근간은 의회다. 그런데 우리 국회, 그러니까 ‘국민대표자회의’의 대표들은 과연 국민의 의사를 제대로 대변하고 있는가. 국회는 세월호 참사 이후 수개월간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했다. 그나마 국회선진화법으로 대의민주주의의 광장에서 폭력이 잦아든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판이다. 여야는 세월호특별법과 민생법안을 놓고 여전히 시각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추석 민심 해석도 아전인수다. 여당은 “국민의 명령은 세월호 공방을 중단하고 민생법안을 처리하고 법치주의를 지키라는 세 가지”라며 세월호특별법과 민생법안의 분리 처리를 강조한다. 야당은 “지난 7∼8월 국민적 요구인 세월호특별법의 통과가 무엇보다 우선시됐지만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세월호 유가족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정부·여당을 겨냥한다. 언제까지 평행선을 달릴 것인가. 방향을 틀 줄 모르고 떼지어 앞으로만 내달리다 호수에 빠져 죽는 레밍의 질주 같다. 세월호 참사 다섯 달째다. 정쟁을 멈추고 4·16 ‘안전국치일’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너나없이 ‘대한민국, 이대론 안 된다’며 세월호 이후 완전히 다른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실제로 달라진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세월호 진상 규명은 오리무중이다. 이러다가 진실이 영원히 묻히는 것이 아닌가하는 두려움마저 든다. 세월호 비리를 눈감아준 관피아 적폐 청산도 정피아 낙하산이 기승을 부리며 빛을 잃어가고 있다. ‘코미디 인사의 절정’이란 비아냥까지 들으며 감행한 한국관광공사 ‘낙감’(낙하산 감사) 인사는 한마디로 변명무로(辨明無路)다.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가 일어났는데도 자진해서 책임지는 장관 하나 없다는 것은 누가 봐도 비정상이다. 과거 벼슬살이를 하는 선비들이 제 허물을 스스로 밝히는 자인소(自引疏)를 내고 몸을 숨긴 것은 본인에게 꼭 귀책사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은 전통시대나 지금이나 공직생활의 제1 덕목이다. 세월호 사태 주무장관인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속내가 궁금하다. 그는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면 져야 할 책임에 따라 합당한 처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진도 팽목항에 넉 달 넘게 머물다 복귀했으면 어느 정도 사고 수습이 돼 가고 있어서 그런 것 아닌가. 더 이상 자리에 미련을 둘 이유가 없다. 사고 현장에서 애쓴 점을 인정한다 해도 그것이 세월호 면책 사유가 될 수는 없다. 유가족의 아픔을 달래주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길은 세월호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가려낼 수 있는 세월호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하는 것이다. 이 장관은 최소한 세월호특별법에 관한 한 방관자적 입장에 머문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시인 장석주는 “그대 아직 누군가 잊지 못해 부치지 못한 편지 위에 눈물 떨구고 있다면 그대 인생엔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썼다. 그러나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절실한 것은 눈물 속에 피는 희망이 아니다. 그리운 얼굴을 잊지 못하는 만큼 미워하는 이들을 잊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슴에 차오르는 분노를 삭이고 미운 자를 진정으로 용서하고 화해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줘야 한다.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서두르기 바란다. 국민의 세월호 피로도는 극에 달했다. 일단 진상조사위원회에 실질적인 특검 추천권을 보장하는 방향에서 접점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세월호특별법을 빨리 매듭짓고 민생 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매진하는 것이 바른길이다.
  • 숨진 송일병 피하 출혈 “머리·어깨·무릎 등 7곳” 충격

    숨진 송일병 피하 출혈 “머리·어깨·무릎 등 7곳” 충격

    숨진 송일병 피하 출혈 “머리·어깨·무릎 등 7곳” 충격 6일 부대 내 창고에서 목매 숨진 송모(21) 일병의 시신에서 피하 출혈이 발견돼 군 수사 당국이 원인조사를 벌이고 있다. 육군 8군단은 지난 6일 오후 속초시 모 부대에 발생한 송모 일병 사망사건의 직접적인 사인은 목을 맨 데 따른 것으로 판정됐다고 9일 밝혔다. 하지만, 검시 과정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피하 출혈이 부검 과정에서 발견돼 군 당국이 이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송 일병 시신에서 발견된 피하 출혈은 머리와 어깨, 무릎 등 7곳이다. 군 당국은 이 출혈이 보급병 직무 수행 중 발생한 것인지, 축구경기와 야외훈련 등 부대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 확인 중이다. 아울러 송 일병이 여자친구와 부모에게 남긴 메모를 바탕으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군 당국은 “송 일병이 남긴 메모에는 구타와 가혹행위, 내부 부조리 등 군 내부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다”며 “유가족 요청 시에는 외부기관이 참여하는 조사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속초시 육군 모 부대에 근무 중이던 송모 일병은 지난 6일 오후 10시 30분쯤 부대 내 창고에서 목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부대 측은 “송 일병이 사고 당일 오후 8시 50분쯤 당직 사관에게 창고 문을 잠그고 오겠다며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확인한 결과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며 “송 일병은 부대에서 관심병사로 분류해 관리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검 과정에서 발견된 피하 출혈과 관련 송 일병의 가족은 SNS 등을 통해 ‘구타흔적’이라며 가혹 행위 의혹을 제기하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송 일병의 누나라고 밝힌 송모씨는 지난 7일 오후 한 SNS에 올린 글에서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동생이 우울증에 걸릴 이유가 없다”며 “죽기 전에 동생은 피엑스에서 샀다며 엄마에게 선물도 보내고, 하루 전에는 엄마랑 통화해 ‘아무렇지도 않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추석 때 휴가를 나가게 됐다고 했는데 며칠 후 ‘휴가증을 다른 사람에게 줬다’ 연락이 왔다”며 “그날 울고싶다는 문자메시지가 왔으며 업무 때문에 힘들어했다, 동기들로부터 동생을 괴롭히는 선임병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유가족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한뒤 한점 의혹 없이 모든 것을 투명하게 밝히겠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숨진 송일병 피하 출혈, 무섭다”, “숨진 송일병 피하 출혈, 전면 재조사하라”, “숨진 송일병 피하 출혈, 구타 사고 언제까지 계속되려나”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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