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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이슈] ‘격동의 조짐’ 발칸 재조명

    [월드이슈] ‘격동의 조짐’ 발칸 재조명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이 지난 11일 옥중에서 갑자기 사망함으로써 발칸반도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랜 민족간 각축에다 종교 갈등, 강대국의 개입까지 겹쳐져 1990년대 옛 유고연방 해체 이후 코소보 내전 등으로 피와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세계는 그의 죽음이 또다른 분쟁과 갈등의 불씨가 되지 않을까 주시하고 있다.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발칸반도의 어제와 오늘을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옛 유고연방 이전의 역사는 어땠나요? -7세기부터 이곳에 정착한 세르비아인은 비잔틴 제국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14세기 초 발칸반도 남부를 거의 장악할 정도로 강대해졌어요. 그러나 1389년 코소보 싸움을 계기로 400년 이상 오스만 투르크의 지배를 받았지요. 이것이 1990년대 후반 코소보 비극과 무관하지 않아요. 1830년 자치공국을 거쳐 1878년 독립됐지만 곧바로 오스트리아와 관계가 나빠지면서 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됐지요. 종전 후 ‘세르비아·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왕국’을 거쳐 2차대전때 나치에 항전한 요시프 티토의 영도 아래 46년 유고인민공화국으로 재탄생했어요. ▶1990년대 옛 유고연방의 해체 배경은? -티토가 80년 사망하자 문제가 터져나오기 시작했어요. 여러 민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던 집단 지도체제는 그런대로 버티다가 민족주의에 자리를 내주게 됐지요. 밀로셰비치가 89년 집권한 뒤 코소보 자치권을 박탈하면서 해체의 길을 걸었어요. 여기에는 티토가 크로아티아 출신이라 세르비아인들이 핍박받은 설움을 만회해야 한다는 식으로 밀로셰비치가 교묘히 부채질한 측면이 강하지요. 그래서 뉴욕타임스 같은 신문은 밀로셰비치를 민족주의자가 아니라 기회주의자라고 폄하했어요. ▶‘인종 청소’란 말은 어떻게 나왔나요? -여러 민족의 주류 종교가 다른 데다 이들 민족이 오랫동안 물고 물리는 각축전을 벌여온 탓이에요. 그러나 그보다는 ‘종교 청소’라고 불러야 한다는 의견도 많아요. 왜냐하면 코소보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이슬람 지역이고 세르비아는 그리스 정교, 크로아티아는 가톨릭을 각각 믿어요. 전쟁은 이 세 종교끼리 서로 밀쳐내고 죽이는 과정이었어요. ▶피의 역사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옛 유고연방의 중심이자 군사력이 가장 막강했던 세르비아는 91년 가장 먼저 독립을 선포한 슬로베니아와 전쟁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90%가 슬로베니아인인 이 나라 독립을 막을 명분이 없어 열흘 만에 접었지요. 그러나 마케도니아에 이어 크로아티아가 독립의 길을 걷자 세르비아는 2차대전때 세르비아인 수만명을 학살한 크로아티아인들의 파시스트 집단 ‘우스타샤’를 응징한다며 침공, 전쟁이 시작됐어요. 밀로셰비치는 또 92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독립을 선언하자 이번에는 소수로 몰린 세르비아계의 무장을 도왔어요.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는 1000일간 포위돼 극심한 고통을 당했지요.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군대는 95년 이슬람 거주지인 스레브레니차에 진입, 닷새동안 어린이와 남성만을 골라 8000명이나 살해했어요. 이때의 잔학상은 세계인의 눈을 집중시켰어요. 또 99년에는 코소보 알바니아계가 무장노선으로 전환하자 밀로셰비치가 또다시 세르비아계를 지원했고,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군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45일간 신유고연방을 공습하기도 했어요. ▶그럼 밀로셰비치와 세르비아만 문제였나요? -그렇지는 않아요. 프라뇨 투지만(99년 사망)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세르비아에 맞서 보스니아의 크로아티아인들에게 무기를 지원했고 그래서 전쟁이 95년까지 이어졌지요. 다른 나라에서도 세르비아인에 대한 보복이 있었어요. 그러나 미 중앙정보국(CIA)이 2000년대 초 조사한 결과, 인권 유린의 90% 이상이 세르비아인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거예요.3년 동안 보스니아 내전에서만 25만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고 옛 유고연방에는 200만명 이상의 난민이 생겨났지요. ▶밀로셰비치의 죽음이 세르비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물론 의문에 싸인 죽음 때문에 서구에 대한 증오를 표현하는 이도 있고 그가 주창했던 대(大)세르비아에 대한 향수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지요. 그러나 이제 세르비아인들도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해요. 밀로셰비치가 죽기 전까지 총재를 맡았던 세르비아 사회당의 지지도는 높지만 의회 의석은 전체 91석 중 9석에 지나지 않아요. 특히 세르비아 정부는 현재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 중이에요. 실업률이 40%를 넘나들 정도로 형편없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EU에 가입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있어요. 당장 다음달 5일 EU 가입의 전초전 격인 안정제휴협정(SAA) 체결을 위해서도 밀로셰비치 장례식을 말썽없이 치르는 게 필요하지요. 오히려 베오그라드 시민들은 인구 200만의 코소보 자치주가 완전 독립을 실현하느냐에 관심이 많아요. 또 5월21일 주민투표가 실시되는 몬테네그로의 독립, 라트코 믈라디치와 라도반 카라지치 등 나머지 전범들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세르비아인의 자존심을 지켜내면서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에 넘겨주느냐에 관심을 쏟고 있어요. 이 세 문제들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어요. 미국과 러시아,EU 등 강대국의 개입을 어떻게 조절하느냐도 관건이지요. ▶몬테네그로와 코소보 독립이 새로운 불씨가 될까요?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아요.EU는 몬테네그로 주민투표를 받아들인 ‘베오그라드 협정’을 세르비아와 맺으면서 찬성이 55%를 넘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어요. 몬테네그로 여론도 찬반이 엇비슷하대요. 또 몬테네그로의 경우 그동안 세르비아인들과 혼인 등으로 피가 많이 섞여 독립하더라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는 거예요. 지난달부터 본격화한 코소보의 지위 협상도 러시아와 중국이 독립을 가로막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무난히 타결지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에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15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에게 이런 뜻을 전달했으며 중국 관리들도 이견이 없었다고 보도했어요. 러시아와 중국은 코소보 독립을 용인할 경우 각각 체첸과 티베트·타이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입장을 바꾼 것 같지요?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밀로셰비치의 유해 베오그라드 묻힐듯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의 유해가 15일 밤 조국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 도착했다. 지난 2002년 체포돼 조국을 떠난 지 4년여만이며 지난 11일 갑자기 옥사한 지 나흘 만의 일이다. 세르비아 정부 관리들은 그의 유해가 16일 오후 6시(한국시간)부터 베오그라드의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연방의회 앞에서 일반에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 관리들은 18일 베오그라드에서 남동쪽으로 50㎞ 떨어진 고향 마을 포차레바치의 가족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장지와 장례 일정에 대해 유가족들도 동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그의 사인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추가 검시를 요구해왔던 러시아 의료진도 네덜란드 법의학연구소측의 심장마비 소견에 동의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밀로셰비치가 죽기 전까지 총재를 지냈던 세르비아 사회당은 베오그라드에서 장례식이 거행될 경우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들의 결집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극우 혁신당은 그의 유해를 영접하기 위해 베오그라드 공항에 10만명의 인파가 운집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앞서 세르비아 정부는 그의 장례가 국장으로 거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도 “밀로셰비치가 돌아오는 것을 막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국장은 부적절한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스니아의 국제평화유지군 소속 150여명이 북부 프룬야보르에서 밀로셰비치, 라트코 믈라디치와 함께 주요 전범으로 지목된 라도반 카라지치를 체포하기 위해 그를 돕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과 가옥 등에 대한 수색을 벌였다고 BBC가 전했다. 그는 보스니아의 한 수도원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일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는 밀로셰비치의 사망에 따라 그에 대한 재판을 공식 종료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윤리 팽개친 ‘엽기경매’

    윤리 팽개친 ‘엽기경매’

    지난 12일 오전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에는 엽기적인 매물이 올라왔다. 어떤 사람이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직전 중앙로역 지하철 표’라며 승차권 사진을 올리고 이를 경매에 부쳤다. 시작가 500만원에 즉시구매가 4000만원. 올린 사람은 “사고 나기 직전에 산 것이니 의미가 깊다.”는 문구까지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격분했다. 한 네티즌은 “아직도 유가족들은 사고와 연관된 아주 작은 것만으로도 가슴이 저미고 숨조차 안 쉬어질 텐데, 장난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지.”라며 비난했다. 이 경매는 당일 오후 옥션측에 의해 강제로 종료됐다. 값싸고 손쉬운 구매수단으로 자리잡은 인터넷 경매가 일부 네티즌들의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행동 때문에 심각한 부작용을 드러내고 있다. 끔찍한 참사를 돈벌이에 이용하려 드는가 하면 정자나 순결 또는 죽은 동물까지 인터넷에 매물로 내놓고 있는 판이다. ●경매사이트업체 “모든것 검열 힘들어” 지난해 11월14일에는 옥션에 한 네티즌이 자기 얼굴사진과 함께 ‘20세 건강한 청년의 정자를 팝니다.’는 매물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사흘 뒤인 17일에는 역시 옥션에 ‘죽은 강아지’가 상품으로 등장했다. 올린 사람은 코카블랙종 애완견 사진을 띄워놓고 ‘분양받은 지 17일만에 죽었는데 살리려고 노력했던 게 아까워서 약값이나 건지려고 한다. 수의사나 필요한 사람들은 사가라.’고 했다. 앞서 같은 해 4월에는 한 여고생이 자세한 신상까지 게재하며 시작가 100만원에 자기의 순결을 팔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적잖은 사람들이 입찰에 참가해 수백만원까지 가격이 뛰었다. 이런 행태에 대해 경매사이트 업체들은 속수무책이다. 옥션은 80명으로 구성된 전문 검열팀을 따로 두고 총과 같은 무기, 술·담배, 장물과 약품 등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인 제품에 대해 임의로 경매를 종료시키고 있다. 하지만 하루 평균 20만건 이상 사이트에 올라오는 제품을 모두 검색하기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검열팀이 실시간으로 95%까지는 솎아내고 있지만 모두를 거르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희소성 미명아래 소비자본주의 이데올로기 확산” 전문가들은 네티즌들의 이런 행동이 ‘윤리적 무정부주의’와 ‘나르시시즘적 자기중심주의’의 만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우려한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현미(43) 교수는 “인터넷 경매로 모두가 판매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장기와 피, 난자와 정자 등이 ‘희소성’이라는 미명 아래 판매되는 소비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는 없이 자기를 특이한 사람으로 드러내며 자아도취에 빠지는 나르시시즘적 자기중심주의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52) 교수는 “인터넷 공간에서 기존 질서가 파괴되면서 초등학생과 할아버지가 서로 욕설을 퍼붓는 등 모든 권위가 희화화되는 윤리적 무정부주의가 만연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실명제 등 개인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는 대안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사설] 허준영 경찰청장 즉각 사퇴해야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집회에 참석했다가 숨진 두 농민의 사인이 경찰 과잉진압으로 밝혀졌다.70에 가까운 홍덕표씨의 경우 뒤쫓아온 경찰의 방패에 뒷목을 맞았다는 조사결과까지 드러났다. 국가인권위는 엊그제 이같이 잠정결론을 내리고 검찰에 정식수사를 의뢰했다. 예상 안 했던 바는 아니지만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경찰로부터 시민이 ‘죽임’을 당한 꼴이다. 일반국민은 물론 깊은 슬픔과 시름에 빠져있는 유가족들의 마음을 어찌 달랠 수 있을까. 이처럼 심각한 상황인데도 정부의 대응을 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과 함께 책임자 문책 및 국가배상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허준영 경찰청장은 대국민사과를 한 뒤 “책임은 통감하지만 사퇴는 안 한다.”고 당당히 말했다. 앞서 인권위는 농민시위 진압과정의 지휘선상에 있는 서울청장 등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다. 이기묵 서울청장은 어제 사의를 표했다. 하지만 서울청장의 징계는 최소한의 경고였을 뿐이다. 이같은 미봉책으로는 성난 농심(農心)은 물론 일반여론을 잠재울 수 없다.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 허 청장은 사건 초기부터 발뺌하기에 급급했다.“시위현장에서 넘어져 숨졌다.”는 등 안일하게 대응했다. 또 서울경찰청이 진상조사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결과도 내놓지 못했다. 국가 공권력은 특수한 권력이다. 폭력시위 등의 정황도 있지만 공권력이 그 정도를 넘어서 은폐한 사실까지 드러났는데 이정도 수습으로 끝내겠다는 게 말이 되는가. 허 청장은 ‘임기제’를 핑계대고 있다. 그것은 명분이 되지 않는다. 임기제를 먼저 도입한 검찰총수가 물러난 사례도 참여정부 들어 두 번이나 있다.노대통령이 “문책권한이 없다.”며 “경찰청장 책임은 본인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딱한 일이다. 대통령이 사과까지 하게 하면서 자리에 연연해하는 듯한 모습은 보기에 좋지 않다. 허 청장은 즉각 사퇴해 경찰 쇄신과 국민신뢰의 회복 길을 터주기 바란다.
  • [시사 키워드] 사학법 개정

    학교재단 이사에 외부인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지난 12월9일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140, 반대 4, 기권 10표로 가결됐다. 개정안이 통과된 뒤에도 진보적 교육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밝힌 반면 사학재단들은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겠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포인트 사학법 개정안의 내용은 무엇이고 왜 개정을 하게 됐을까. 일부 사학의 비리 때문에 사학 전체를 규제하는 것은 위헌성은 없을까. ●사학의 현실 사학법 개정은 계속 터지고 있는 사학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일부 사학재단은 학교 설립 규정에 미달하는 부실한 학교를 세워 투자를 하기는커녕 학교 돈을 갖은 방법으로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다. 학교를 영리 또는 치부의 수단으로 여긴 것이다. 열린우리당 최재성 의원이 발간한 ‘임시이사 대학 실태와 개선방안’에 따르면 사학비리는 교비 유용이나 횡령 등 회계 부정, 이사회나 대학의 부당 운영, 설립자 사망 이후 유가족들간의 이권다툼 등의 유형이 있다. 경북외국어테크노대 설립자는 학생 등록금 통장 등에서 교비 118억원을 빼돌려 61억여원은 대구외국어대 설립자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57억원은 마음대로 썼다. 세종대의 경우 호텔 운영 회사에 100% 출자로 수익사업을 하면서 발생한 배당이익금을 학교법인에 환원하지 않았고 법인 이사장 등은 이 회사와 출자회사의 회장 등으로 근무하면서 4년간 보수 명목으로 37억 9800만원을 챙겼다. 이 대학 법인은 공장부지를 매입하면서 교비 54억 8600만원을 부당 집행했다. 지난 7월 한중대로 이름을 바꾼 동해대의 경우 설립자가 장학금과 연구비를 지급하고 기자재를 구입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학교 예산 204억여원을 횡령해 빌라구입 등 개인 용도로 쓰거나 자신이 세운 건설회사 등의 운영비로 사용했다. 물론 이런 비리는 사학비리의 일부분일 뿐이다. ●사학법 개정안의 내용 사학법 개정안의 핵심은 이른바 ‘개방형 이사제’다. 사립학교 재단 이사진 가운데 일정 비율을 교사와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초ㆍ중ㆍ고교 학교운영위원회나 대학평의원회에서 추천해 선임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학재단 전체 이사 정수 7명 이상 가운데 학교 구성원이 추천하는 이사의 비율을 4분의1 이상이 되도록 했다. 즉 이사정수가 7명이면 2명,9명 또는 11명이면 3명을 해당 학교의 교사나 학부모로 채우는 것이다. 감사도 2명 중 1명을 학교구성원이 추천하게 돼 있다. 반면 친족 이사의 비율을 현행 이사 정수 3분의1 이내에서 4분의1 이내로 줄였다. 사학재단 이사장은 자신의 학교는 물론 다른 사학의 학교장을 겸직하지 못한다. 사학법인을 설립할 때는 재산 출연 결과를 반드시 증명해야 하며, 예산은 학교장이 편성해 학교운영위원회나 대학평의원회의 자문을 거친 뒤 이사회에서 의결을 하게 된다. 학교 회계 예ㆍ결산 사항을 관할청에 보고하는 것은 물론 공시 제도도 도입됐다. 파면 또는 해임된 재단 임원은 파면의 경우 5년, 해임의 경우 3년 동안 임원이 될 수 없도록 했다. ●왜 반대하나 전교조 등의 단체는 사학법 개정안이 사학비리를 막을 수 있는 법안이라고 환영한다. 그러나 사학재단에서는 일부 사학의 비리 때문에 대다수 건전한 사학의 운영권이 제약받는다며 반발한다. 사학법인들은 학교운영 주체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를 기본 이념으로 하는 우리 헌법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학교법인과 학교장의 역할이 배제되면 교사, 학부모, 학생 등의 집단 이기주의가 확산돼 심각한 공교육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한다. 개방형 이사제는 사유권을 침해하는 독소 조항이라고 지적한다. 사학은 설립자 개인의 재산을 출연해 학교를 운영해왔고 국·공립 학교와는 건학이념과 운영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간 분야의 운영에 국가가 개입해 민주주의의 기본인 개인의 소유권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어떻게 봐야 할까 사학재단들도 사학의 비리를 몰아내야 한다는 데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학법 개정안은 외부 인사가 사학 운영에 일부 참여해서 비리가 있는지 감시를 할 수 있게 해서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목적이다. 개정안에 찬성하는 입장에서 보면 임원 가운데 4분의1이 외부 인사로 들어간다고 해서 사학의 운영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일반 기업이나 다른 조직에도 사외이사가 활동하고 회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들이 있다. 교육은 교육이기 때문에 건전하고 맑아야 한다. 개인이 학교재단을 설립했다고 학교 운영을 개인이 좌우하는 것에는 찬성하기 어렵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과 교사이기 때문이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인혁당·민청학련 사건 전모] “법원 무죄판결로 명예회복·보상을”

    31년 만에 드러난 인혁당과 민청학련 사건의 진실 앞에 피해자와 유족은 묵은 세월에 대한 회한을 쏟아냈다. 시민단체는 환영과 함께 정부 차원의 보상을 촉구했다. 인혁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강창덕(79·대구 동변동)씨는 7일 “죽기 전에 진실이 밝혀져 기쁘다.”면서 “누명을 벗지 못하고 사형당한 여덟 분도 기뻐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나경일(76·대구 범어동)씨는 고문 후유증으로 오른쪽 다리가 마비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사형을 당한 고 하재완씨의 부인 이영교(70·대구 방촌동)씨는 “남편이 사형당한 후 2남3녀를 키우면서 ‘빨갱이 가족’이라는 손가락질까지 받아야 했다.”면서 “이제 고문과 사건조작 당사자의 양심 고백이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돼 15년형을 선고받았던 임구호(57·대구 시지동)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포함한 당시 정권 핵심부의 가담 여부까지 확인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고 아쉬워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이 집행된 8명 중 4명이 안장돼 있는 경북 칠곡군 현대공원 묘지를 참배했다. 시민단체들은 ‘국가범죄’에 대한 역사적 심판과 향후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참여연대 이태호 정책실장은 “과거 군사정권이 자행해 온 조작과 은폐, 고문 등 도덕성 추락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간사는 “국정원의 발표는 환영하지만 피해자들의 고통까지 지워진 것은 아니다.”라며 “법원에서 무죄확정 판결을 내려 이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동시에 대통령의 사과와 보상방안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대구 황경근 서울 안동환기자 kkhwang@seoul.co.kr
  • 자연으로의 회귀 ‘수목장’ 관심 증폭

    자연으로의 회귀 ‘수목장’ 관심 증폭

    ‘자연으로 아름다운 회귀(回歸).’장례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수목장(樹木葬)에 대한 사회적,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9월 타계한 고려대 김장수 교수의 첫 수목장이 소개되면서 신선한 충격이 됐다. 지난 23일 전남 장성군 서삼면 모암리 삼나무·편백숲에서는 평생을 나무와 함께 한 고(故) 임종국 선생의 수목장이 치러졌다.1987년 전북 순창의 선영에 안장됐던 임씨의 숭고한 업적을 기리고자 산림청과 유가족들이 뜻을 모아 일생 동안 키워온 또 다른 자식(?)의 품으로 모셔온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수목장을 제도적으로 활성화시키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수목장에 대한 서약자가 나오고 있는 한편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캠페인도 벌일 채비도 갖추고 있다. ●현행법상 수목장은 불법? 수목장은 시신을 화장해 골분(骨粉)을 나무 밑에 묻는 자연친화적 장묘방식이다. 울타리나 비석 등 인공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기에 이름 석자가 적힌 팻말만 세워질 뿐이다. 그러나 현행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명문규정이 없어 누구나, 어디에서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7일 “법적 근거는 명확지 않지만 요건을 갖췄을 경우 매장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목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현재 산림청은 산지관리법 개정안과 내년 시행되는 산림자원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수목장림 조성을 명시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수목장을 명문화한 장사법 개정안을 빠르면 연내 입법예고할 계획이다. 수목장은 묘지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 전체 분묘는 2000여만기로 추산된다. 이를 면적으로 환산했을 때 약 998㎢에 달한다. 이는 국토면적(9만 9600㎢)의 1%, 서울시(605㎢) 면적의 1.6배에 이른다. 더욱이 해마다 18만기의 묘지와 납골묘가 조성돼 여의도 면적(840ha)의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이처럼 기존 장사법은 산지의 잠식과 함께 대형화되고 사치스러워지면서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수목장은 국토 보존과 무리한 장례비용으로 인한 과소비 억제 등 현실적인 성과 외에도 숲가꾸기의 의미 등 다양한 사회적 효과도 기대된다. 화장의 확산도 수목장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2003년 현재 화장률은 46.4%에 달한다. 이같은 추세라면 2020년께 75∼85%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화장유골 처리는 납골이나 산골(산이나 강에 뿌리는 자연장) 방식이 주로 사용되지만 호화로운 납골당 등이 등장하면서 또다른 문제점을 낳고 있다. 김용한 산지보전협회 사무총장은 “수목장 개념이 설정된 만큼 실행을 위한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면서 “납골당에서 경험했듯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산림부서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모목은 10년생 소나무 등이 좋아 산림청은 산림·장례·종교·환경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해외 사례를 우리 문화와 환경에 맞춰 재정립한 한국형 수목장 모형을 만들었다. 이를 기준삼아 수목장림 조성 후보지 선정작업을 벌여 현재 10여개의 국유림을 발굴했고 연말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수목장 부지는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호화·사치 우려를 없애기 위해 기존 산림에 조성하는 방법(산림형)이 권장되고 있다. 유럽 공원묘지형은 일반인도 사업이 쉬워 호화·대형화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소유주 변동이 적고 체계적인 산지관리가 가능한 국·공유림,30∼50㏊가 적정규모로 제시됐다. 추모목은 구입 및 관리 편의성이 좋고 가격이 저렴한 소나무와 느티나무, 은행나무 같은 교목(喬木)으로 고목보다 10년생 정도의 나무가 추천되고 있다. 또한 식재보다 자라고 있는 나무를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정착 때까지 개인·수익단체 사업 불허 이외에 부착물은 수목장의 취지를 살리고 님비현상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일정표지 이외의 시설물을 일절 설치하지 않는 것을 제시했다. 수목장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수목장림 사업도 유망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자체들도 수목장림 조성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벌써부터 부실업체 난립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또한 골분을 집단처리할 경우 환경오염 문제의 불가피성 문제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수목장이 정착될 때까지 개인 및 사설·수익단체에 대한 사업승인을 불허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나 지자체·공공기관 등이 시범림을 조성, 운영한 후 모델을 정립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들의 합법적인 수목장은 빨라야 2007년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광수 산림청 산림자원국장은 “수목장이 바람직한 장묘문화로 추천되고 있지만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면서 “무엇보다 국민 설득과 이해가 필요하고 초창기 올바른 모델 정립이 요구돼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비용은 얼마나? 수목장 비용은 얼마나 들까? 산림조합중앙회가 수목장림과 다른 장법의 비용을 비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추모목 1그루의 평균 가격은 156만 7000원으로 추산됐다. 추모목 1그루당 5인이 합장되는 것을 기준으로 환산시 1인당 비용은 19만∼39만원 수준이다. 이는 1㏊당 나무 수가 200∼400그루로 산정됐고 초기 조성비와 관리비(25년간)가 포함된 금액이다. 그러나 이윤이 포함되는 사유림 및 산속에 조성되는 수목장림을 이용할 경우, 비용은 좀더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과 영국이 500만∼600만원, 독일과 스위스의 450만원과 비교할 때 저렴한 수준이다. 현재 국내에서 이용되는 장법별 1인 기준 비용은 매장이 179만∼545만원, 납골묘 52만∼105만원, 납골당 39만∼347만원이다. 이에 따라 수목장림 도입시 타 장법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뿐만 아니라 저렴한 장묘서비스 등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수목장 예찬론자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장묘문화 대안으로 정부 차원에서 적극 권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외국에선 어떻게 스위스와 독일·영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개혁 정책의 하나로 수목장이 활성화돼 있다. 수목장은 1999년 스위스에서 시작된, 장묘방식이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수목장림 관리 및 운영기술이 특허 등록되기도 한다. 초기 수목장은 새로 나무를 심는 방법으로 치러졌으나 신규 식재의 경우 4월과 11월만 가능하고 나무의 고사가 많아 기존 나무를 활용하는 것으로 개념이 전환됐다. 현재 스위스에는 도입 6년 만에 25개 주에서 55곳의 수목장림이 운영되는 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수목장을 하기 전인 생전에 추모목을 구입한다. 수목장림 형태도 울창한 숲뿐 아니라 정원·동산 등이 다양하게 활용된다. 어떠한 경우든 철저히 자연 상태로 살린다는 원칙을 준수, 어떤 시설물 설치도 허용되지 않고 골분도 그대로 파묻고 있다. 추모목은 99년간 관리되며 이 기간 산주나 지방정부는 추모목을 베거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다. 추모목은 개인부터 가족, 친지, 공동추모목 등으로 다양하다. 2001년 11월 첫 수목장림이 마련된 독일은 장묘와 임업경영 결합 형태를 취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스위스를 모델로 하고 있지만 발전속도는 오히려 스위스를 능가한다. 독일 수목장림은 대규모(50∼100㏊)로 조성되고 정부가 인허가권을 행사한다. 옥수수와 밀을 사용한 분해성 유골함을 사용하는 격식도 갖췄다. 규모가 크다 보니 안내판을 비롯, 휴식의자, 산책로가 조성되고 주차장, 화장실, 쓰레기통까지 설치돼 있다. 산주는 임야를 제공하고 임대료를 받으며 행정관리는 전문기업, 수목관리는 산림관리소가 맡는다. 조성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특히 지역 시민단체의 협의가 이뤄진 경우에만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영국의 수목장은 공원묘지 시설 내에서 이뤄진다. 추모목도 교목에서 관목, 초본류(잔디) 등 다양하게 사용된다. 유골을 묻거나 뿌리기도 하고 고인을 기리는 묘비석이나 표찰을 지면부에 설치할 수도 있다. 가톨릭 전통으로 매장 위주 장묘문화가 형성된 프랑스는 집단산골 형태로 지정된 구역에 분골을 뿌리는 방식이다. 산골장소는 ‘추억의 정원’으로 불리며 공동묘지내 설치된다. 스웨덴도 프랑스와 비슷한 형태이나 산골은 유족이 아닌 묘지관리소 직원이 담당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일부 종교시설 등에서 신도만을 대상으로 수목장이 이뤄진다. 사찰인 경북 영천시 은해사는 일본식, 용미리 추모공원은 스웨덴식 집단산골, 온누리공원은 영·중국식으로 행해지고 잇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안전 교육 ‘테마파크’ 대구 팔공산에 조성

    대구시는 시민안전테마파크(조감도)를 동구 용수동 팔공산 동화집단시설지구에 설치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시민안전테마파크는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화재 참사와 상인동가스폭발사고 등의 각종 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한 시민 안전교육장이다. 시는 2·18 지하철 참사 이후 수성구와 달성군 등에 유골을 안치하는 추모관과 위령탑을 설치하는 등 안전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했으나 해당지역 주민들의 잇따른 반대로 무산됐었다. 이번에는 추모관 등을 설치하지 않고 순수한 안전교육장과 전시관 형태로 안전테마파크를 설치키로 희생자 유가족들과 합의했다. 시는 팔공산 동화집단시설지구내 시유지 4377평에 풍수해와 산악, 화재, 지하철을 비롯한 각종 재난상황을 첨단영상장치를 활용해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순수한 안전교육용 전시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내년 1월에 설계공모를 마친 뒤 4월 실시설계를 완성해 6월에 착공,2007년 하반기에 테마파크를 개관할 예정이다.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발언대] 장례식장에 화장로 설치하자

    [발언대] 장례식장에 화장로 설치하자

    인간은 누구나 죽게 마련이다. 죽음은 막을 수가 없다. 의학의 발전으로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고 이 때문에 장례문화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매장을 위주로 시행되던 장례문화는 보건위생상의 유해, 좁은 국토의 이용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화장문화로 바뀌고 있다. 2004년도 매장과 화장의 비율을 보면 거의 반반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화장을 원하는 사람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반영하듯 정부에서도 2002년 10월30일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을 일부 개정해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화장 관련 시설을 설치토록 했다. 그러나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화장문화를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화장할 수 있는 준비는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벽제화장장은 화장로 23기가 설치돼 있으나 하루 최대 처리 용량은 94기라고 한다. 하루 신청 건수는 그 이상으로 미리 예약을 못한 유가족은 수원, 인천 등 다른 지방으로 가서 화장을 해야 한다. 벽제화장장 이용시 비용이 5만원인 데 반해 지방으로 가면 30만∼50만원이 소요되며, 이동하는 과정의 버스, 식대 등의 추가비용을 합하면 몇백만원은 들어간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서 올해부터 장례식장에서 화장, 납골, 산골의 장의절차를 일괄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고 한다. 서울에서 장례를 치르는 유가족들에겐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2003·2005년 구정질문을 통해 장례식장이 있는 곳에 소형 화장로를 설치해 장례식과 화장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일부 예산을 지원해서라도 장례식장에는 화장로를 설치할 수 있도록 제도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장관, 서울시장에게 적극 건의를 하고자 한다. 화장대란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할 일이기 때문이다. 장례식장마다 화장로를 설치한다면 큰 예산도 필요없다. 또 지역 주민들의 반대를 막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매장에서 화장으로의 변화를 위해 우리 모두가 합심해 노력해 나가야 할 때이다. 이필상 강남구 의원
  • [24일 TV 하이라이트]

    ●하나뿐인 지구(EBS 오후 11시5분) 전북 진안군에 위치한 주화산의 공동묘지 개발로 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공동묘지는 어느 지역에서도 달가워할 리 없는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점점 갈 곳을 잃고 있다. 하지만, 매년 7만명 이상이 세상을 떠나며, 그 유가족들은 고인을 추모할 공간을 찾아 헤매고 있다. 과연 대안은 없는 것인가.   ●서동요(SBS 오후 9시55분) 목라수와 마주친 선화공주는 장과 함께 떠나겠다고 말한다. 선화공주는 목라수에게 자기가 장을 연모해서 백제신기 사건을 일으켰다며 거짓말을 해 결국 장과 사택기루 두 사람을 모두 살려낸다. 장은 선화공주와 하늘재를 떠난다. 목라수도 선화공주의 간절한 청을 듣고 멀어져 가는 두 사람을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25분) 얼마 전 중국이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우주선 개발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학기술부가 드디어 우주로 눈을 돌렸다. 그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페이스 코리아’의 전망을 살핀다. 또 우리의 미래는 과연 어떤 것인지 알아본다.   ●안녕, 프란체스카(MBC 오후 11시5분) 규환과 다이아나는 가족들 몰래 데이트를 하다가 왕고모 소피아에게 걸리고 만다. 노발대발 길길이 날뛰며 당장 헤어지라는 소피아에게 다이아나는 눈물로 호소해 겨우 허락을 받아낸다. 사랑하는 규환을 위해 도시락을 싸들고 잠복근무 현장에 들른 다이아나는 도망치는 범인을 쫓던 규환을 도우려다….   ●6시 내고향(KBS1 오후 6시) 맛과 향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팔령마을의 사과. 마을 주민의 90% 이상이 사과농사를 지을 만큼 이 마을은 온통 사과 천지다. 하지만 저장 공간이 따로 없어 수확한 사과가 쉽게 썩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팔령마을의 숙원사업을 위해 백년가약이 마련한 공간 ‘팔령 능금촌’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웨딩(KBS2 오후 9시55분) 승우는 언제부터인가 윤수가 아닌 세나만을 바라보게 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으며, 함께 미국으로 가자고 말한다. 세나는 윤수와 연결된 과거까지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며 결혼반지를 되돌려준다. 결국 정일과 혜림까지 승우와 세나의 별거 사실을 알게 되는 상황이 되자 세나는 억지로 마음을 추스르려 애를 쓴다.
  • 주최측 無보험 보상 막막

    대형사고 때마다 되풀이돼 온 비리의혹과 당국의 무사안일, 안전 불감증은 이번 상주 참사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행사 주관업체 선정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대목이 속속 밝혀지고 있으며 안전을 책임져야 할 경찰은 팔짱만 끼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보험가입은 전혀 없었다. 피해자 보상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이유다.●주관업체 대규모행사 경험 한번도 없어 상주 자전거 축제를 주관한 국제문화진흥협회 김모 회장이 김근수 상주시장의 매제로 밝혀지면서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의 외압과 특혜시비가 일고 있다. 이번이 7회째인 자전거축제는 지난해까지만 모 방송사가 주관했지만 올해 갑자기 이 단체로 바뀌었다. 김 회장은 올 2월 취임했다. 이에 대해 김 시장은 “일이 진행된 뒤에야 협회에 대해 알게 됐고, 행사 준비를 하는 내내 매제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규모 행사를 진행해본 적이 없는 곳에 덜컥 지자체 최대 규모 축제를 맡긴 점, 협회측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MBC 가요콘서트 공연을 유치한 점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협회는 상주시로부터 1억원을 받아서 MBC에 1억 3000만원, 경호경비업체인 K사에 2000만원 등 총 1억 5000만원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상주시가 협회측에 1억원 외에 별도의 특혜를 주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국제문화진흥협회는 비영리 단체이기 때문에 유닉스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이벤트 업체를 설립, 행사의 실제 진행을 맡겼다. 대형 행사를 맡아본 적이 없다 보니 곳곳에서 미숙함을 드러냈고 이것이 참사의 원인으로 이어졌다. 행사 당일 국제문화진흥협회 부회장으로 유닉스의 실질적 운영자인 황모씨는 적자를 이유로 잠적했다. 직원들이 동요했고 행사 진행을 도와줄 아르바이트생들도 임금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소문에 사고 대처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행사장 주변 노점상 등을 대상으로 협회가 행사 외에 별도의 이권사업에 개입한 부분이 있는지 수사중”이라고 말했다.●1만 5000명 운집에 경비인력은 51명이 고작 행사가 열린 당일 경비 상황도 극히 열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경찰 경비인력은 고작 30명이었다. 나머지는 경호업체에서 파견된 직원 21명, 모범운전자·해병전우회 70여명 등 90여명이 전부였다. 협회측은 “경찰에 200명의 경력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측은 “구두로 경찰력 대비를 요구해서 2차례나 공문으로 정식 요구하라고 통보했는데도 협회측에서 답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1만 5000명이 모이는 경기장 주변에 경찰이 30명만 배치됐다는 점에서 무사안일의 전형을 보였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시청은 보험가입여부 확인도 안해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당했지만 현재로서는 유가족들이 주최측으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전혀 없다. 시청과 협회,MBC 등 관련기관의 책임 소재를 가리는 일은 둘째 치고라도 이들 가운데 어느 한 곳도 사고에 대비한 상해나 영업배상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시청측은 초기에 계약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보험 가입에 대한 내용을 명시했는데도 협회측이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시청측 역시 실제 계약을 할 때 협회의 보험가입 여부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빈축을 사고 있다. 시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지만 유족측과 논의, 만족할 만한 보상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상주 유지혜 김준석기자 wisepen@seoul.co.kr
  • 英유학생 사망의혹 5년만에 규명되나

    지난 2000년 유학 중이던 영국 런던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이경운(당시 18세)군의 사망 원인이 5년만에 규명될 수 있게 됐다. 영국 켄트대학에 다니던 이군은 그해 9월29일 켄터베리 시내의 한 거리에서 통학 버스에 치여 현장에서 사망했다. 현지 경찰은 1차 부검 뒤 이군의 사인이 단순 교통사고라고 발표했지만 유가족들은 사망 경위와 경찰 조사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며 장례를 거부해왔고 그의 시신은 지금까지 냉동보관돼왔다.주영 대사관에 대한 해외 감사를 벌인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26일 오후(현지시간) 이군의 아버지 이영호씨 등 유족들을 국감장에 출석시켜 유족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한편, 대사관의 미온적인 대처 등 문제점을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은 영국 부검의 대신 한국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전문가들이 현지를 방문해 이군의 시신을 부검해줄 것을 주문했고 대사관측이 현지 경찰과 협의한 끝에 부검을 다시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27일 “10월21일부터 27일까지 국과수 전문가들이 영국에서 2차 부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우리 전문가들에 의해 부검이 실시되면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제 외로운 싸움을 끝내고 아들을 하늘나라로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런던 연합뉴스
  • 순직공무원 보상규정 대폭 후퇴

    경찰·소방·교정 등 위험 직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재직기간이 20년이 안 돼 순직했을 경우 연금과 보상금을 지급하려던 정부 방침이 입법예고 및 부처협의 과정에서 상당히 후퇴했다. 행정자치부는 25일 경찰·소방 등 위험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들이 근무 중 순직할 경우 유족의 생계보장을 위해 ‘위험직무 관련 순직공무원 보상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하기로 당정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8월 중 국무회의에서 처리한 뒤 정기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특례법안에 따르면 재직기간이 ‘20년 미만인 위험직무 종사자’도 순직할 경우 유족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동안 유족연금이 전혀 지급되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해당 공무원이 사망할 당시 보수월액의 55%를 지급한다.또 20년 이상 재직자도 사망 당시 보수월액의 35%를 지급하던 것을 65%로 상향 조정했다. 대신 퇴직금 형식으로 지급되던 유족일시금은 없앴다. 행자부는 지난 6월 입법예고 때 유족연금 지급액 산정 방식을 ‘공무원 평균 보수월액’과 ‘사망 당시 해당 공무원 보수월액’ 가운데 많은 것을 기준으로 하도록 했으나, 최종단계에서 해당 공무원의 보수월액으로 후퇴했다.(서울신문 6월15일자 8면 보도) 또 입법예고 때 경찰·소방·교정 등 위험직무 종사자 전체를 대상으로 사망 당시 월 급여의 54배를 지급토록 했던 ‘순직유족보상금’ 급여액을 사실상 폐지했다. 일반공무원 순직 때와 같이 현행 공무원연금법에 규정된 대로 36배를 지급토록 한 것이다.다만 대간첩작전을 수행하다 사망한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는 총경 10호봉 보수월액의 72배를 지급토록 했다. 금액으로는 1억 9000만원이다. 권오룡 행자부차관은 “위험 직무에 종사하다 숨지는 경우 30대 전후가 대부분인데 유가족들에게는 연금지급이 안 돼 생계에 어려움이 많아 제도를 개선했지만, 입법예고와 부처 협의과정에서 일부 수정했다.”고 설명했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사진비석이 아버지를 앗아갔다?

    사진비석이 아버지를 앗아갔다?

      한 건강한 남자가 갑자기 죽었다. 사인은 뇌혈관 손상. 그런데 공교롭게도 어느 묘비업자가 그의 묘비를 죽기 7일 전부터 미리 만들어 놓고 있었다.『산 사람의 묘비를 만들다니…』유가족은 발끈해 고소를 제기했다. 소장(訴狀)의「타이틀」은「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 장례 치르고 돌아오는 길, 망부의 사진 전시에 격분 우연으로 돌리기엔 너무나 기이한 사연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무녀의 푸닥거리에서나 나올 귀신의 저주 바로 그것 때문인지도 몰랐다. 이충열(가명·서울 동대문구 창신동)씨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은 10월 9일. 상주 이행우(李行雨)(31·C병원의사)씨는 망부(亡父)의 장례를 3일장으로 치르고 유택(幽宅)을 망우리 공동묘지에 마련했다. 10월 13일 그는 고인의 삼오제를 지내고 쓸쓸한 마음으로 망우리의 널따랗게 뻗어나간 길을 따라 내려오고 있었다. 졸지에 당한 부친상으로 몸과 마음이 온통 피로에 젖어 있는 그의 눈에 그때 놀랄만한 한 영상이 비쳐왔다. Y미술석재공업사 - 묘비를 만들어 파는 곳이었다. 거기 뜻밖에도 그의 망부의 사진이 첩부된 묘비가 전시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이씨는 아연했다. 그는 묘비제작을 의뢰한 일도 없고 더구나 그 묘석(墓石)이 선전용으로 이미 11일 전부터 그곳에서 일반에 공개되어 왔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11일 전이라면 아버지가 돌아가기 꼭 1주일 전. 그렇다면 그의 아버지의 묘비는 죽기 1주일 전부터 이미 이 세상의 어딘가에 만들어져 있었다는 것이 된다. 그는 울화통이 터졌다. 자초지종을 들은 뒤 묘비제조업자와 그에게 아버지의 사진을 판 사진관 주인을「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업자는「특허」선전위해 안양의 사장(寫場)서 사왔다고 묘 비석업자인 김병식(金炳式)(경기도 안양읍 냉촌동 424)씨는「사진이 있는 묘비」의 제조방법을 창안, 당국의 특허를 받았다. 그는 이 새로운「스타일」의 묘비를 전국에 보급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대대적인 선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수 개의「샘플」을 만들어 각 공동묘지 입구에 전시키로 했다.「샘플」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비석에 들어 갈 사진이 필요하다. 그는 동업자인 김기섭(金箕燮)(경기도 안양읍 424)씨에게 적당한 인물사진을 구하도록 의뢰했다. 김기섭씨가 찾아간 곳이 안양사진관(주인 이동희(李東喜)). 그는 사진관의「쇼·윈도」에 전시된 몇 개의 인물사진 중에서 가장 사진이 잘 되었다고 생각되는 것을 주인 이씨로부터 사들였다. 여섯 장에 460원을 주고. 그 사진의 주인공이 바로 그로부터 1주일 후에 사망한 이충열씨라는 걸 그는 물론 몰랐다. 이상은 고소인 이행우씨가 소장에서 밝힌 사실. 산 사람의 사진을「모델」로 묘비를 만들었다면 도덕적인 면에서의 1차적인 책임은 물론 사진관 주인과 묘비업자에 있다. 그러나 정확히 1주일 뒤 그 묘비의 주인공이 정말 죽었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지워야 할까. 고소인 이행우씨는 사진관 주인 이동희씨와 비석업자 김병식·김기섭씨에 대한 고소 이유로『이들이 전기한 사진이 생존자의 것인 줄을 알면서도 이를 염가로 매매하여 묘비에 부착토록 함으로써 사자의 명예를 극도로 훼손시켰을 뿐 아니라 고인의 유가족과 친지들에게 지대한 정신적인 충격을 주었다』고 밝히고 있다. 죽지도 않은 사람의 묘비를 만들어 11일간이나 전시를 했으니 죽기 전 7일은 생자에 대한, 그리고 죽은 후 4일은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된다는 것이 이행우씨의 주장. 산 사람의 인형 같은 것이 묘하게「터부」되는「샤머니즘」이 한 때 우리의 전통사엔 있었지만 이번 이행우씨의 고소사건에는 확실히「저술적(咀術的)인 그 무엇」이 있다. 신안(新案)이란 문제의 비석은「플라스틱」속에 사진 넣어 도대체 특허까지 받았다는「사진이 첨부된 비석」이란 어떤 것인가. 피고소인 김병식씨의 창안인 이 새「스타일」의 비석은 종래의 비석에 고인의 사진을 첩부하고 그 위를 단단한「플라스틱」유리로 덮은 것.「플라스틱」과 사진 사이의 공간을 진공상태로 만들었기 때문에 사진이 변질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새로운「아이디어」이긴 하지만 그 겉모양은 다분히「그로테스크」취향. 동그란 봉분 앞에 비석이 서 있고 그 비석의 한 모퉁이에 무덤 속의 주인공이 웃고 있는 사진이라도 있다면 그것은 과히「인간적인」취미는 못된다. 고소인 이행우씨는 피고소인들이 사자와 유가족들에게 커다란 정신적 피해를 주고도 개전의 정이 없다고 주장,「엄벌」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를 접수한 검찰 당국에서는 과연 이 사건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는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이다. 피고소인은「생존」몰랐고「고의나 작위」아니라 주장 사건 자체가 워낙 희귀한「케이스」인 데다가 과연 이 경우「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가 있느냐 하는 문제가 초점이 되어 있다는 것. 그런가 하면 피고소인들은 이충열씨가「생존한 인물」이라는데 대한 뚜렷한 인식이 없었고 또 그가 생존인물이라 해도 어떤「고의」나「작위」가 없었으므로 결코 자신들의 행위가 범죄사실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버티고 있다. 이 사건은 지금 서울형사지검 이해진(李海鎭) 검사에 의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전혀 지면(知面)이 없는 묘비업자가 만든 묘비 때문에 억지로(?) 죽었을 지도 모를 망인(亡人)에 대한 그리운 마음으로 고소인인 유가족측은 굽힐 줄 모르고 강경일변도이니 사태는 심각할 수 밖에…. 서울에 살았던 고인의 사진이 왜 안양 사진관에까지 가 있었을까. 고인은 하필이면 묘비가 전시된 지 1주일 만에 죽었을까. 견본 비석이 하필이면 고인의 유택 근처에서 장례와 때를 맞추어 전시되었을까. 도대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 사람의 사진으로 어떻게 비석을 만들 수가 있었을까. 이런 모든 의문들은「우연」이란 두 글자로 한결같이 답변될 수 밖에 없는 것이지만 우연치곤 상당히「운명적인 우연」이라고 법조계에서는 수군대고 있다. [ 선데이서울 68년 11/17 제1권 제9호 ]
  • “유가족·죽은 소대원에 죄송”

    “유가족들이랑 죽은 소대원들, 지금 마음 고생하는 소대원들한테 다 죄송하고, 죽는 날까지 반성하면서 살겠다.” 경기도 연천 최전방 경계초소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김동민 일병이 28일 처음으로 사과했다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이 전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실에서 “오늘 오후 2시 28사에 가서 범행 동기 등을 재차 확인하기 위해 김 일병을 만났다.”면서 “김 일병이 과거와 달리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주변에 사과하고 싶다는 표현을 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면회 중에 마침 김 일병의 부모와 누나가 면회를 와 김 일병이 동료 사병과 유가족, 죽은 소대원들에게 사과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김 일병의 이같은 발언을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해 윤광웅 국방부 장관의 허락을 받아 공중파로 동영상을 방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 일병은 지난 24일 국회 국방위 ‘GP 총기사고 진상조사 소위원회’에서 진행한 비공개 면담 조사에서 “숨진 동료들에 대한 조의를 표하기 위해 절이라도 한번 하는 것이 어떠냐.”라는 안 의원의 제안에 대해 “별로 그러고 싶지 않다.”며 거부했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김일병 혼날때 선임한테 욕도 했다”

    “김일병 혼날때 선임한테 욕도 했다”

    육군의 총기난사사건 최종수사 결과가 발표된 뒤 유가족들은 분향소를 찾은 동료 장병들과 군당국을 대상으로 2시간 남짓 질문공세를 폈다. 유족들은 특히 군 당국이 당초 발표한 ‘언어폭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성실하게 군생활을 한 희생자들을 위해서라도 사건의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질문을 이끈 차유철 상병의 아버지 정준씨는 “당시 사고현장을 돌아보며 생존 병사들에게 모두 질문했지만 언어폭력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이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기 천일병 “언어폭력이 원인 보도 희생자에 미안” 문제의 GP 상급부대인 모 연대 김선영 군목은 증언자로 나서 “부대원을 매도하는 듯한 보도를 볼 때마다 너무 싫었다.”면서 “김모 일병은 항상 우울해 보이고 의기소침했다.”고 말했다. 김 군목은 또 “김 일병에게 힘을 주고 싶었는데 무심코 지나간 것이 후회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병원을 찾은 동료 부대원 대부분이 김 일병의 평소 군생활의 심각한 부적응을 지적했다. 김 일병의 친구이자 동기인 천원범 일병은 “군 생활에서 잘못이 있을 경우 선임자들의 질책이 있을 수는 있지만 가혹행위는 없었다.”면서 “최근 언어폭력에 의한 사고였다는 보도를 보면서 희생된 동료에게 미안한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천 일병은 또 “동기여서 옆에서 지켜봤는데 김 일병은 선임병을 무시할 때가 많았다.”며 “김 일병은 혼날 때 선임한테 욕도 했고 반항적인 모습을 보여 더 혼이 났다.”고 말했다. ●박 상병이 동료 살렸나 수류탄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박의원 상병 유족들은 “박 상병의 시체가 다른 상병들과는 달리 머리 방향이 반대쪽인 사물함을 향해 있었다.”며 “수류탄의 폭발로 그렇게 될 수 있느냐.”고 국방부 검의관에게 따졌다. 이에 대해 검의관은 “폭발로 몸이 뒤집힐 수는 없다.”며 박 상병이 수류탄을 막았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수류탄 투척이 총기 난사 후에 있었다는 유족들의 주장에 대해 동료사병 25명 가운데 22명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해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고참 물푸는데 그냥 가냐”에 앙심

    “고참 물푸는데 그냥 가냐”에 앙심

    경기도 연천 최전방 경계초소(GP) 총기 난사사건의 재수사를 담당해 온 ‘전방 GP 총기사고 수사본부’가 23일 ‘속성으로’ 최종 결과물을 내놓았다. 큰 틀에서는 종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김모 일병이 범행을 결심한 시점과 범행에 걸린 시간 등은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9시간전 범행 최종결심…수류탄 투척·난사에 2~3분 수사 결과에 따르면 김 일병은 범행 6일 전인 지난 13일 “GP 소대원들을 모두 죽여야겠다.”고 결심했다. 이후 범행 전날인 18일 저녁 5시쯤 취사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신모 상병으로부터 “고참이 물을 푸는데 그냥 가냐.”며 질책을 받자 범행을 실행에 옮기게 됐다. 군 당국은 2차 합동조사단 발표 때는 범행 이틀 전 최종 결심을 했다고 발표했다. 수류탄 투척부터 소총 난사까지 실질적인 ‘범행’에 걸린 시간은 7분이 아니라 2∼3분에 불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 일병은 GP장을 포함해 모든 부대원을 살해한 뒤 수류탄과 유류 등을 이용해 GP 시설물을 폭파한 뒤 민통선 이남으로 도주해 은둔생활을 할 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월북은 고려하지 않았다. 평소 자신에게 잘해 준 선임병까지 살해하려 했던 것도 증거 인멸과 도주를 위해서였다. 수사본부는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선임병들의 욕설이 있긴 했지만 김 일병의 성격에 큰 무게를 뒀다. 보통 사람들은 친근감 등의 표시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내성적 성격인 김 일병은 심각하고 충격으로 받아들였다는 것. 소대원들도 나름대로 대응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류탄이 폭발한 뒤 내무반에 있던 병력 중 5명은 내무반과 붙어 있는 부소초장 방으로 은신했지만 12명은 사상자에 대한 응급조치와 함께 나름대로 대응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특히 상병 등 선임병들은 다급한 목소리로 ‘침착’을 외치는 등 상황 파악과 대응을 위해 불을 켠 것으로 조사됐다. 내무반 복도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모 상병과 차모 상병도 대응에 나섰다가 총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수사본부측은 밝혔다. ●GP 모든부대원 살해뒤 은둔 계획 군 당국의 이날 발표는 재수사 차원의 수사본부가 꾸려진 지 불과 이틀 만에 나온 ‘속성’ 결과물이다. 군 당국은 그동안 수사를 대부분 마치고도 유가족들의 반발이 워낙 커지자, 발표 시점과 형식을 놓고 고심을 계속해 왔다. 사실상 재수사를 한다며 종전 수사진을 확대 개편한 ‘전방 GP 총기사고 수사본부’를 발족시킨 것도 따지고 보면 이같은 분위기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었다. 특히 군 당국은 이날 수사 발표도 이번 사건의 수사본부장(대령)보다 상급자이자 육군의 수사 책임자인 헌병감(준장)을 내세웠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수류탄 투척~난사 ‘7분의 미스터리’

    수류탄 투척~난사 ‘7분의 미스터리’

    최전방 경계초소(GP) 총기 난사사고와 관련, 군 당국이 이례적으로 사고 현장을 공개하면서 부상자 후송 지연 사유 등 그동안 제기된 의문점 중 극히 일부는 해소되는 듯하다. 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부분이 의혹 상태로 남아 있는 데다, 일부 사안은 의혹의 강도가 오히려 커지고 있다. 군 당국이 수사 과정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10m 떨어진 동료 초병 “폭음 못 들었다” 군 당국의 현장 공개와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고 당시의 상황을 동료 초병이 전혀 눈치채지 못한 점과 김모 일병의 수류탄 투척부터 총기 난사에 이르기까지 걸린 7분 동안의 행적은 여전히 의문투성이다. 심야에 이뤄진 김 일병의 범행에는 상당한 크기의 소리가 뒤따랐을 게 분명한데도 내무반과 불과 10여m 거리에 있던 동료 초병들은 당시 내부상황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다. 군 당국 조사 결과 김 일병이 건물 내부에서 1차 공격을 가한 뒤 후방초소에서 10여m 떨어진 곳에서 탄창을 교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방초소는 김 일병이 총기를 난사하기 전 이모 상병과 함께 근무를 섰던 곳이다. 하지만 이 상병은 김 일병이 수류탄 1발과 실탄 24발을 발사한 상황을 전혀 몰랐다. 김 일병이 내무반에 20여발의 실탄을 난사하고 복귀했을 때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이와 함께 군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김 일병의 범행은 내무반에 수류탄을 투척한 오전 2시36분부터 총기를 난사한 43분까지 7분 동안 계속됐다. 수류탄 투척과 GP장 김종명 중위 난사, 상황실 총격, 취사병 확인 사살, 탄창 교체, 내무반 난사 등에 7분이 걸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일병의 사고 당시 동선을 따라가 보면 40m에 불과한 거리를 무려 7분 동안 이동했다는 납득하지 못할 통계가 나온다. ●부상자 후송 지연은 열쇠 지닌 김 중위 절명 탓 사건 발생 직후부터 유가족들은 김 일병이 쏜 총탄에 허벅지를 맞고 국군 양주병원으로 후송되고도 숨진 이건욱 상병의 후송 지연과 관련해 많은 의문이 제기돼 왔다. 어떻게 허벅지에 총 한 발 맞고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현장 공개과정에서 이 상병의 후송이 늦어진 것은 GP 철책문 자물쇠 열쇠를 갖고 있던 GP장 김종명 중위가 체력단련실에서 김 일병의 총에 맞아 숨졌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軍 수사주체 전격 교체

    중부전선 GP 총기 난사사건에 대한 군 당국의 조사 발표에도 불구하고 유가족들과 언론 등의 의혹 제기가 꼬리를 물자, 국방부는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윤광웅 국방장관이 21일 사고 현장인 경기도 연천군의 해당 부대 GP를 언론에 전격 공개하고 일부 부대원들과의 면담까지 허용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군 당국은 또 이날 오전 11시 희생자들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방문, 유가족들에게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김동민 일병 범행동기 조사, 군 당국의 초기 대응 및 응급 조치 등에 집중적으로 의문을 제기했고 “가해자 진술에만 의존한 부실수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유족대표 조두하(50·조정웅 상병 아버지)씨는 “범행 동기는 언어에 의한 인격 모독”이라는 박철수(준장·육군본부 인사근무처장) 단장의 설명에 대해 “군은 김 일병이 범행을 이틀 전 계획했다고 했지만 학교 동창이자 입대동기인 천모 일병도 ‘김동민 일병의 행동을 사전에 예측할 수 없었다.’고 말할 정도였다.”며 “선임병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가해 사병의 ‘게임식 사고’가 범행 동기”라고 주장했다. 육군은 이날 사단 헌병대장(소령)을 비롯한 수사 주체를 바꿔 중앙수사단장(대령)이 지휘하는 별도의 수사본부를 전격 결성했다. 사건 발생 당일 부대원들은 취침 전 한국과 브라질간 청소년대표팀 축구경기를 시청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군 관계자는 “당시 일부 소대원들이 체력단련장에 설치된 TV를 통해 축구를 시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범행동기, 언어 폭력? 게임식 사고?

    육군 총기사고 합동조사단의 20일 조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의문점은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특히 희생자 유족들은 합조단이 김동민 일병의 범행 동기로 제시한 선임 병사들의 ‘언어폭력’이 사고의 원인은 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희생자들의 사망·부상 원인과 관련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급기야 군 당국은 21일 기존의 육군 윤종성(대령) 중앙수사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전방 GP사고 수사본부’까지 구성했다. 사고 현장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수류탄 피해 규모 논란 지난 19일 새벽 경기도 연천군 최전방 GP에서 발생한 김 일병의 총기난사사건으로 발생한 인명 피해는 사망 8명, 부상 2명 등 10명. 내무실 수류탄 폭발 당시 1명은 현장에서 숨지고 2명은 부상했으며 5명은 수류탄 피해도 입었지만 김 일병의 총격이 결정적인 사인이라는 게 군당국 분석이다. 비록 경미하지만 수류탄 파편 부상자 2명이 이날 GP 공개 과정에서 이틀이나 뒤늦게 확인된 점도 허술한 조사의 또다른 단면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당시 26명이 내무실에서 자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부상자 수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적다며 의문을 제기한다. 수류탄의 위력이나 소총이 난사된 점을 감안할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것. 일부 부대원들이 사고 당시 내무실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계속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부대원들은 이날 새벽까지 방영된 한국 대 브라질의 세계 청소년축구 경기를 TV로 시청했으며, 문제의 TV는 내무실이 아닌 체력단련장에 설치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하지만 군 당국에서는 김 일병이 던진 수류탄의 경우, 침상에서 잠자고 있던 박모 상병의 몸에 가까운 자리에서 폭발, 많은 양의 파편이 그의 몸에 박히면서 옆에서 자고 있던 다른 동료들의 피해를 상대적으로 줄이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총격 역시 전방에서 우측방향으로만 난사됐기 때문에 희생자가 적었다는 것이다. ●김일병 수양록에도 괴롭힘받았다는 말 없어 김 일병이 선임병들의 언어 폭력에 시달리다가 사전에 범행을 계획, 실행에 옮겼다는 군 당국의 발표에 대해 유가족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사고 현장을 방문해 병사들을 직접 면담하고 돌아온 유가족들은 김 일병에 대한 소대원들의 언어폭력이나 괴롭힘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대표인 조두하(50)씨는 언어폭력이 사고 동기였다는 군 당국 발표에 병사들이 이해를 못 하고 억울해하는 분위기였다.”며 “범행을 저지른 김 일병의 수양록(일기장)에도 선임병들이 괴롭혔다는 내용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 유가족은 “휴가 나온 아들로부터 ‘예전에는 고참이 되면 대우를 받았는데 지금은 신병을 모셔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사고를 낸 김 일병의 얘기를 검증없이 발표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성난 유족… 윤국방 문잠그고 ‘조문’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시 율동의 국군수도병원에는 20일 200여명에 이르는 유가족들의 울음속에 사회 각계 인사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유가족 대표 22명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 UH-60군용헬기 3대에 나눠 타고 사건현장인 중부전선 GP를 둘러본뒤 오후 5시20분쯤 수도병원으로 되돌아왔다. 오전 10시쯤 윤광웅 국방장관이 승용차편으로 도착했으나 유가족들의 거센 항의가 계속되자 “죄송하다.”고 말한 뒤 합동분향소의 문을 걸어 잠그고 5분 남짓 ‘도둑조문’을 했다. 윤 장관은 이어 유족대기실로 사용되고 있는 빈소에 들어가려다 일부 유족들에게 떼밀려 면담도 하지 못한 채 황급히 돌아갔다. 윤 장관이 떠난 직후에는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 김덕규·장영달·김혁규 의원 등이 조문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쯤에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소속 의원 10여명이 분향소를 찾았다. 유족들은 오열을 참지 못하며 군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하루 종일 불만을 터뜨렸다. 김인창(22) 상병의 어머니 정석숙(47)씨는 아들의 영정을 부둥켜 안고 “내 아들…, 내아들이…”라며 오열해 주위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당초 이날 오전 7시30분에는 유가족들에게 군당국의 사고경위 브리핑이 있을 예정이었으나 현장방문과 부상자 면담을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유가족들의 거친 반대에 부닥쳐 무산됐다. 합동분향소는 새벽 4시에 설치가 끝났고 노무현 대통령과 윤광웅 국방장관의 조화가 자리를 잡았다. 오전 6시30분쯤 조정중(22), 이태련(22), 이건욱(21) 상병을 마지막으로 전날 안치된 박의원(22), 차유철(22) 상병을 포함해 경기도 양주국군병원 등에 분산돼 있던 총기난사사건 희생 장병 8명의 시신은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성남시 분당 국군수도병원에 모두 안치됐다.성남 윤상돈기자yoons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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