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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체장 새해 포부] 성장현 용산구청장

    [단체장 새해 포부] 성장현 용산구청장

    “용산참사는 아직 진행형이며 비단 용산구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전국 어느 현장에서도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용산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19일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새해 구정 계획을 밝히며 이와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이 아직 감옥에 있다는 것은 100번 양보해도 재고해야 할 일”이라며 “앞으로 용산구에서 추진되는 재개발·재건축에서는 그런 분쟁이 없이, 또 원주민들이 소외되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용산구에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한남뉴타운 등을 포함해 대규모 개발 사업들이 줄줄이 진행 중이다. 특히 용산구는 용산참사를 기화로 덧씌워진 개발과 관련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탓에 이를 풀어가기 위한 성 구청장의 고민도 깊다. ●“용산참사 유가족들 감옥살이 재고할 일” 성 구청장은 이와 관련해 우선 갈등 당사자 간 중재를 유도하는 도시개발분쟁 조정위원회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처음 조직된 분쟁조정위는 담당 국·과장 및 건축, 법무, 도시계획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당사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서로 충분한 대화를 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게 가장 큰 임무다. 성 구청장은 “개발 관련 갈등의 경우 서로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해결된다.”며 “끊임없이 주민들과 대화하고 설명하는 방법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용산구는 장기간 구청 청사 앞에서 노숙 시위를 벌이던 신계동 철거민 문제, 또 용문동 재개발문제 등을 분쟁조정위를 열어 해결했다. 더불어 사후 해결보다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춰 수요 현장마다 공무원을 보내 행정 지원을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성 구청장은 ‘교육특구’ 재건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성 구청장은 “용산은 과거에 교육하기 좋은 곳이었지만 단국대, 수도여고 등이 이전하고 대형학원들도 줄줄이 강남지역으로 떠나면서 교육 낙후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말았다.”며 “용산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강북의 교육1번지로 자리매김하도록 기반을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낙후된 학교시설 교체… 아낌없이 투자” 그 일환으로 용산구는 올해 처음 고려대와 손잡고 과학 영재 육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낙후된 학교 시설도 단계적으로 교체해 나간다. 성 구청장은 “교육을 용산의 최대 역점사업으로 삼겠다.”며 “ 지난해보다 예산에 더 어려움을 겪지만 아이들 키우는 일에는 시설, 기자재 등을 아낌없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구정 핵심 키워드로는 ‘믿음과 희망’을 손꼽았다. 국민들의 명운을 가를 총선과 대선이 있는 만큼 공무원들이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구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취지다. 성 구청장은 “정치를 떠나 구민들에게 든든한 신뢰를 줘야 하는 게 공무원들의 책임”이라며 “구민들에게 희망을 심을 수 있는 따뜻하고 편안한 행정을 계속해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관타나모수용소 10년-테러범 재판현장 가다 (2)] 알카에다에 대한 두려움이 묻어나는… ‘살인적 보안검색’

    [관타나모수용소 10년-테러범 재판현장 가다 (2)] 알카에다에 대한 두려움이 묻어나는… ‘살인적 보안검색’

    육안으로 접한 ‘테러범’은 여유로워 보였다. 그는 환자복처럼 헐렁한 흰옷을 입고 법정에 들어섰다. 작은 키에 올리브색 피부의 그는 배가 잔뜩 나온 ‘사장님 몸매’였으며,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털레털레 걸었다. 목에는 금색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수갑을 차지 않은 그의 자유로운 양팔을 군인들이 팔짱을 끼고 걸었다. 군인 10여명의 호송을 받으며 변호인석 앞줄 맨 끝에 앉았다. 2000년 10월 미국 군함 ‘USS 콜’에 대한 알카에다의 자살 폭탄테러를 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아브드 알라힘 알나시리(47)였다. 당시 테러로 미군 19명이 숨졌다. 17일 오전(현지시간) 알나시리에 대한 2차 공판 참관 절차는 백악관 취재보다 까다로웠다. 법원 입구에서부터 카메라와 녹음기는 물론 볼펜과 수첩 등 기초적인 취재 도구까지 압수당했다. 수첩 등의 철심이 흉기로 이용될 소지가 있다는 이유였다. 전날 자신들이 발부한 출입증도 인정하지 않고 여권을 요구했다. 기자의 지갑을 가리키며 “안을 살펴봐도 되느냐.”고 묻기도 했다. 졸지에 ‘무소유’ 차림으로 10여m 떨어진 법정 건물에 다다랐더니 또 다른 검색대가 나타났다. 이곳에서는 심지어 기자들을 인솔해 간 공보장교들도 몸수색을 당했다. 알카에다에 대한 두려움이 묻어나는 ‘과잉 검색’이었다. 법정 앞에서 한번 더 신원을 확인한 뒤 그들은 ‘안전한‘ 볼펜과 수첩을 지급했다. 볼펜은 뜻밖에도 ‘메이드 인 코리아’였다. 20여명의 비정부기구(NGO) 관계자와 10여명의 테러 희생자 유족도 방청석에 함께했다. NGO 관계자들은 기자들에게 경쟁적으로 입장을 설파했다. 진보 성향의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소속 데번 셰피는 “관타나모 수용소는 폐쇄하고 테러 용의자 재판은 일반 용의자와 동등하게 군사법원이 아닌 민간법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수 성향의 헤리티지재단 소속 컬리 스팀슨은 “확실한 대안도 없이 관타나모 수용소를 없애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등 극명한 이념 차를 드러냈다. 장병들은 “재판 장면을 그림으로 스케치해서는 안 된다.”고 미리 주의를 줬다. 방청석과 재판정은 대형 투명 유리창으로 격리돼 있었다. 2중 방탄·방음창이었다. 재판 음향은 방청석에 걸린 TV를 통해 듣는 구조였다. 재판정은 자리마다 컴퓨터 모니터가 설치돼 있는 등 최신식이었다. 변호인석은 자리가 30여개인 반면 검찰석은 9석에 불과했다. 하지만 실제 자리에 앉아 있는 검사와 변호인은 각각 7명씩으로 비슷했다. 알나시리가 법정에 들어서자 일부 유가족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어 오전 10시 판사가 입장하면서 재판이 시작됐다. 알나시리는 벽쪽에 나란히 앉은 병사 10여명의 감시 아래 헤드폰으로 아랍어 통역을 들으며 재판에 임했다. 그는 손으로 턱을 괴고 다리를 꼬기도 했다. 검사도, 변호인도 군복을 입고 있었다. 일종의 ‘국선 변호인’이었다. 변호인 스티븐 레이스 해군 소령은 재판 후 동료 군인 살해 테러 용의자를 변호하는 심경을 묻는 기자에게 “모든 피고인은 법적인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감정을 배제하고 변호인으로서의 본분에 전념하고 있다.”고 답했다. 재판은 사건 본질보다는 재판 절차를 둘러싼 공방이 주를 이뤘다. 변호인은 군사재판을 민간재판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검찰은 재판이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인권과 안보 사이에서 갈등하는 미국의 고민이 재판정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알나시리는 한마디도 없이 재판 과정을 그저 듣고만 있었다. 1시간 30분 만에 오전 공판이 마무리되자 변호인들이 알나시리에게 악수를 건넸다. 알나시리는 법정을 나가면서 방청석 쪽을 한동안 쳐다봤다. 그러나 한 장교는 “법정 안에서는 방청석 쪽을 볼 수 없는 특수 유리창”이라고 했다. 알나시리의 얼굴을 보고 유가족들의 눈에 다시 이슬이 맺혔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왔다는 60대 남성은 “외동딸이 USS 콜에서 복무하다 테러로 사망했다.”면서 “(소감은) 선고가 내려진 뒤 말하고 싶다.”며 즉답을 피했다. 차마 더 대답을 채근할 수 없었다. 한때 779명의 테러 용의자까지 수감했던 이 기지에는 현재 171명이 수감돼 있다. 글 사진 관타나모(쿠바)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유류탱크 청소중 ‘펑’… 적재유 없었는데 왜?

    유류탱크 청소중 ‘펑’… 적재유 없었는데 왜?

    15일 발생한 유류화물선 두라3호 폭발사고는 다른 해양 폭발사고와 달리 비교적 사고의 윤곽이 조속히 드러나고 있다. 선장과 기관장 등 배를 지휘하는 핵심 인물들이 생존한 데다, 이들이 사고가 발생한 장소로 명확하게 유류탱크를 지적했기 때문이다. 선장 안상원(57)씨는 “휘발유를 인천에 하역하고 대산항으로 돌아가던 중 선원들이 유류탱크를 청소하다 사고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해경은 다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유증기에 의한 폭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외부와 충돌이 없었고, 생존 선원들의 진술과 사망자들의 시신이 심하게 훼손된 점 등으로 미뤄 내부요인에 의한 폭발사고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휘발유를 하역하고 빈 유류탱크에 남아 있던 가스(유증기)가 스파크 등 화기에 닿으면서 폭발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사망자와 실종자 11명은 모두 유류탱크 내 유증기를 빼는 ‘가스 프리’ 작업을 하던 선원들이었다. 안 선장도 유류탱크에 남은 유증기에 정전기가 튀어 폭발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안 선장은 “현재로서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지만 정전기 계통의 폭발사고가 아니라면 다른 원인에 의한 폭발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사고 선박 선사와 정유업체 관계자들 역시 유증기에 의한 폭발사고 가능성을 제기했다. 선사인 부산 소재 두라해운㈜ 관계자는 “유류탱크의 가스를 빼는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며 “평소 경유를 운반하는 두라3호가 이번에는 휘발유를 운반했는데, 이것이 폭발사고와 관계가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인천의 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유류 운반선은 기름을 하역한 뒤 찌꺼기를 비우는 ‘클리닝’ 작업을 하는데 일정을 서두르기 위해 운항 중 이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빈 유류탱크 내 유증기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클리닝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의문을 제기한다. 유가족들은 “기름이 가득 실린 것도 아니고, 잔류가스 때문에 큰 배가 두 동강 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선사 측이 제기한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선체(길이 105m)의 4분의3 정도에 이르는 갑판 아래 부분에 대형 유류탱크가 있어 내부 폭발로 이어질 경우 선체가 두 동강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적재유가 없는 상태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을 보면 강한 압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빈 정화조에 들어간 인부들이 유해가스에 질식사하는 사례가 종종 있지만, 가스의 압력이 커질 경우 질식을 넘어 폭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실종 선원 가족 10여명은 부산 영도구 대평동 선사 사무실에서 눈물을 흘리며 구조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김학준·부산 김정한기자 kimhj@seoul.co.kr
  • [기고] 北, 조문비난에 앞서 수신제가부터 하라/신범철 국방연구원 북한실장

    [기고] 北, 조문비난에 앞서 수신제가부터 하라/신범철 국방연구원 북한실장

    지난해 12월 28일 김정일의 영결식을 끝으로 김정일 사망 후 10일간 지속된 장례식이 끝났다. 이 기간에 정부는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의 조문과 국내단체들의 조전 발송을 허용하는 유연성을 보였다. 북한 당국은 그 정도로는 성에 안 찼는지 한국 정부에 대한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남을 비난하는 데 열 올리기에 앞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국가 차원의 조문은 하지 않고 일부만의 조문을 허락한 정부의 선택은 매우 적절했다.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로 사망한 원혼들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그 책임자에게 조문한다는 것은 국격을 포기하는 일이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미래를 위해 과거 북한의 조문을 받았던 유가족들에게 방북을 허용하면서 화해의 메시지를 던진 선택도 잘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한국 정부의 성의 표시를 북한은 아주 거만한 자세로 맞받아치고 있다. “남조선 당국이 각 계층의 조의 방문길을 악랄하게 막고 있다.”라고 주장하면서, “조의 방해 책동이 상상할 수 없는 후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한국 정부의 조문 허용 수위를 본 후 남북관계에 대한 ‘진정성’을 검토하겠다는 허세도 부리고 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라는 기관의 특성상 이 정도 수준의 주장은 으레 하는 말로 치부해 버릴 수 있지만,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선의(善意)에서 아무 대응을 하지 않는 정부를 대신해서 한마디 하겠다. “성의 표시를 한 동족에게 뭐라 하기 전에 수신제가부터 하라!” 공자가 후세에 남긴 대학에 보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있다. 북한 당국은 한국 정부의 제한적 조문 허용을 ‘반인륜적’이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그에 앞서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과 심지어 김정은의 친형인 김정철 또는 이복형제들에게 하는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장남이 아버지 시신 앞에 조의를 표하지 못하고, 친형의 모습도 찾아보기 어려운 ‘이런 비상식적 행태’야말로 반인륜적이지 않은가? 피를 나눈 형제의 부모 시신 참배도 막으면서, 여론의 반발을 무릅쓰며 성의 표시를 한 한국 정부를 비난하려 드는가. 이명박 정부의 유연한 접근을 나름대로 이용해 보겠다는 속셈은 알겠지만, 소위 ‘진정성’을 입에 담고자 하면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어렵게 겨울을 나고 있을 평양 이외 지역의 소외된 북한 주민들을 위해 김정일 사망으로 말미암아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국내적으로도 김정은 시대에 남북관계가 급진전할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라는 교훈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지금 북한 당국이 취하는 태도 하나만을 보아도 앞으로 그들이 취할 열 가지 행태가 눈에 들어온다. 김정은이 젊으니까, 또는 외국물을 먹었으니까 앞으로 북한이 개혁·개방을 택할 것이라는 생각은 한낱 ‘희망적 생각’에 불과하다. 남북관계의 어려움 속에서도 변화의 기회를 만드는 노력은 한국 정부에 주어진 사명과도 같은 것이다. 따라서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되는 역사적 과업이라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할 말은 하고 지킬 것은 지키면서 서두르지 않고 접근하는 것이 국격과 국익을 지키는 첩경이 아닐까 싶다.
  • “폐휴대전화 모아 순직 소방관 유족 돕자”

    한 농촌 주민이 지난 3일 경기 평택에서 화재를 진화하다 순직한 두 명의 소방관 유가족을 돕기 위한 폐휴대폰 모으기 운동에 나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북 장수군의 농촌체험마을인 ‘하늘내 들꽃마을’(들꽃마을)의 박일문(47) 대표. 그가 펼치는 ‘사랑의 폐휴대폰 모으기 운동’에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과 네티즌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들꽃마을은 농촌생활을 꿈꾸던 박 대표가 장수군 천천면의 산골짜기 주민들과 함께 가꾼 농촌체험 마을이다. 폐교를 수리하고 친환경 농법을 이용해 농사를 지으면서 연간 1만여명의 도시민들이 찾는 명소로 거듭났다. 애초 박 대표의 폐휴대폰 모으기 운동은 딴지일보의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를 후원하기 위해 지난주에 시작됐다. 그러나 지난 3일 소방관 두 명의 순직 소식을 접한 박 대표는 고민 끝에 폐휴대폰으로 모은 기금을 순직 소방관 유가족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유자녀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박 대표는 “소방관들이 위기에 처한 사람들의 전화를 받고 출동한다는 점에서 휴대폰은 소방관과 시민들을 연결하는 도구”라면서 “수명이 다한 휴대폰이 소방관들을 위해 활용된다면 더욱 뜻깊을 것”이라고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 폐휴대폰을 수거함으로써 환경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폐휴대폰 한 대로 모아지는 돈이라야 고작 1000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박 대표는 “한 해 발생하는 폐휴대폰이 1000만~2000만대 정도인데, 이 중 1%만 모아도 적지 않은 금액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30여명으로부터 100여대의 휴대폰을 모았다. 그는 여기에 들꽃마을 매출의 1%를 더해 순직 소방관 유가족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우리 사회의 안전망 역할을 하면서도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소방관에 대해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6·25 전사자 보상금, 5000원 → 946만원

    국방부가 최근 6·25 전쟁 전사자 보상금으로 ‘5000원’을 주려다가 물의를 빚자 보상금 액수를 늘려 1000만원쯤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나라를 위해 바친 목숨값치고는 너무 적다는 비판과 함께 이미 보상금이 지급된 다른 유가족과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된다. 국방부는 25일 전사자 보상금 신청 기간을 지나 청구하는 경우를 고려해 1974년 폐지된 ‘군인사망급여금 규정’에 명시된 기준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지급할 수 있는 근거 지침을 마련했다고 25일 밝혔다. 최근 정부가 6·25 전쟁 때 전사한 고(故) 김용길(당시 18세)씨의 전사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여동생 김명복(63)씨에게 60년 전 보상기준인 ‘5만환’을 5000원으로 환산해 지급하려다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자 뒤늦게 지침을 마련한 것이다. 새 지침은 금값 인상률과 공무원보수 인상률 등을 기준으로 환산하도록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보상지급액은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적용해 산정하는데 1980년 이전에는 공무원 보수에 대한 공식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금값 인상률을 지표로 활용했다.”면서 “다른 지표를 적용했을 때보다 금값 등을 적용했을 때 가장 많은 액수가 산출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950년 11월 김씨의 경우 1980년까지는 금값 인상률을 적용하고, 1980년부터 여동생 김명복씨의 보상금 청구시점인 2006년까지는 보수 인상률을 적용한 뒤 다시 법정이자를 가산한 946만원이 보상금으로 결정됐다. 다만 이미 전사보상금을 수령한 사람에게는 이 기준이 소급적용되지 않는다. 국방부 관계자는 “6·25 전사자에게 지급됐던 사망급여금은 1974년에 폐지될 때까지만 해도 보상금이 아닌 위로금 성격이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6·25 전쟁 이후 전사통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전사자 가운데 유가족이 생존해 있을 150~200가구가 새 지침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새 지침에도 불구하고 유가족들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전사한 오빠의 보상금을 받기 위해 5년동안 법정투쟁을 벌여온 김명복씨는 “보상금 900여만원은 그동안 쓴 교통비의 3분의1도 안 되는 돈”이라면서 “(정부가 보상금을 준다고 해도)수령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건Inside](7) 피해자·피의자·증인 모두 시신으로…‘거창 40대 여성 실종사건’

    [사건Inside](7) 피해자·피의자·증인 모두 시신으로…‘거창 40대 여성 실종사건’

    ‘시체는 경찰이 상상할 수도 없는 곳에 있다.’ 경남 거창 40대 여성 살해 사건의 범인 김모(63)씨. 그는 잠적하기 전 아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 40일 가까이 행방이 묘연했던 피해여성 이모(46)씨의 시신은 김씨의 말대로 ‘상상할 수 없는 곳’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시신이 발견되기 이틀 전 김씨는 범행을 자백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결국 범행의 전모는 끝내 밝혀질 수 없게 된 것이다. 올 가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 사건은 3구의 혼백 없는 시신만을 남긴 채 그렇게 미스터리로 남고 말았다.   ●실종된 여사장…유력 용의자의 집 포클레인엔 “이 사장, 급하게 돈을 써야 하는데 당장 가진 게 없네. 나 4000만원만 빌려 주소.” “내도 당장은 돈이 없는데, 한번 알아는 보겠심더.” 거창군 고제면에 사는 이씨가 옆동네에 사는 김씨를 만나러 간다고 집을 나선 것은 지난 9월 21일. 두 사람은 10여년 전부터 사업 관계로 알아온 사이었다. 같은 자영업자 처지였던지라 급전이 필요한 일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던 이씨는 자기 아버지에게서 돈을 빌려 김씨에게 건넸다. 하지만 약속했던 날짜가 지나도 김씨는 돈을 갚지 않았다. 무수한 빚 독촉에 지친 이씨는 그날 상대를 직접 만나 담판을 짓겠다며 집을 떠났다. 그것이 가족과의 마지막이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이씨가 돌아오지 않자 가족들은 다음날 거창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했다. 여자 혼자 빚을 받으러 간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연락마저 끊기자 혹시 김씨가 나쁜 마음을 먹은 게 아닌가 걱정됐기 때문이다. 경찰이 이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도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김씨의 집에 간 것은 확실했다. “아 글쎄, 내랑 전화한 것은 맞지만도 만나지는 못했다카이.” 김씨는 예상대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정황상 그의 범행이 유력했지만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경찰은 풀어줄 수 밖에 없었다. 사건의 실마리는 뜻밖의 장소에서 나왔다. 김씨를 주시하던 경찰이 그가 운영하는 민박집의 포클레인 삽에서 페인트 자국을 발견한 것.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이 페인트는 자동차 도색에 사용되는 페인트로 실종된 이씨의 산타페 차량과 같은 색깔임이 밝혀졌다. 경찰은 김씨의 집 주변 땅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결국 사건 발생 후 한달 만인 지난달 21일 김씨 집 마당 앞 언덕 5m 깊이의 땅속에서 이씨의 차를 발견했다. 하지만 그 곳에 이씨는 없었다.   ●유력한 증인의 투신자살…난관에 봉착한 수사 김씨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지만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의 압박이 거세지자 불안감을 느낀 김씨가 차량이 발견되기 하루 전인 20일 잠적해 버렸다. 김씨는 가족들에게 “대구에 볼 일이 있어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자취를 감췄다. 이런 가운데 김씨의 혐의를 입증할 증인이었던 김씨의 아들(32)이 자살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아들 김씨는 차가 발견된지 닷새 만인 25일 새벽 1시쯤 경찰에 자진해서 나왔다. 그는 아버지의 범행을 알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아버지가 저에게 ‘이씨가 이미 죽었고 시신은 경찰이 상상할 수도 없는 곳에 있다’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아버지가 종적을 감추기 직전까지 계속 자수하라고 권유했어요.” 하지만 아들 역시 이씨의 소재나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은 모르는 듯 했다. 경찰 조사를 마친 아들은 바로 그날 오전 7시쯤 거창읍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출두한 지 6시간 만이었다. 하지만 그 역시 사건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유서나 메모를 남기지 않았다. 사건은 갈수록 미궁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다른 가족들 역시 알리바이가 확인되는 등 혐의점을 찾을 수 없었다. 거기다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가족들까지 공범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유가족들의 비판이 거세지면서 수사는 난관에 봉착했다.   ●용의자마저 자살…시신은 대체 어디에 사건 발생 37일 만인 지난달 27일 용의자 김씨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싸늘한 시신으로 변해 있었다. 시신은 거창군 위천면에 있는 자신의 민박집에서 발견됐다. 이틀 전 자살한 아들 김씨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친구가 이날 오전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집에 들렀다가 시신을 발견했다. 김씨는 오른쪽 손목에 자상을 입은채 화장실 입구에 쓰러져 있었다. 경찰은 김씨가 스스로 손목을 그어 과다출혈로 숨진 것으로 판단했다. 김씨는 자신이 이씨를 살해했음을 자백하는 짧은 유서를 남겼다. ‘경찰서장님 죄송합니다. 고인에게 내 목숨 끊어 속죄합니다. 순간적인 격분으로 인해 우발적으로 일어난 저의 단독범행입니다. 저의 목숨으로 용서를 바라겠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끝까지 시신의 행방에 대해서는 털어놓지 않았다. 유일한 단서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는 곳’이란 말 뿐이었다. 이게 무슨 수수께끼 같은 상황인가. 경찰은 전·의경을 포함해 800명의 인력을 동원, 인근 수색에 나섰다.   ●시신은 찾았지만…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어, 땅이 왜 이러지. 혹시 여기 시신이 있나.” 사건 발생 39일만인 29일 오후 3시 40분쯤. 시신 수색을 벌이던 자율방범대원이 언덕을 오르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언덕 중턱에 있는 소나무를 잡는 순간 나무가 무게를 못 이기고 쑥 빠져버린 것이다. 아무리 건장한 남성이 체중을 실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쉽게 뿌리가 뽑힐리는 만무한 일. 결국 그 나무 아래에 이씨의 시신이 나타났다. 용의자 김씨가 자살한 펜션에서 직선거리로 8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시신은 가로 70㎝, 세로 1m 20㎝, 깊이 65㎝의 구덩이에 웅크린 채 묻혀 있었다. 이미 부분적으로 부패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였던 이씨의 시신에서는 목을 조른 듯한 액흔(扼痕)이 발견됐다. 김씨가 말한 ‘상상할 수도 없는 곳’은 결국 펜션 옆 야산 소나무 밑이었다. 나무에 가려 대대적으로 수색해도 발견하지 못할 것이라는 김씨의 예상은 결과적으로 빗나갔다. 경찰은 김씨 아들의 진술과 유서내용 등을 바탕으로 이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장본인으로 김씨를 지목하고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피의자 김씨가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보낼 예정이다. 피해자 이씨와 피의자 김씨, 증인인 아들 김씨까지 모두 사망하면서 사건의 전모는 영구 미제로 남게 됐다. 김씨의 범행이 우발적이었던 것인지, 계획적이었던 것인지, 언제 어떤 방법으로 이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는지 등은 추측만이 가능할 뿐이다. 차량과 시신을 번거롭게 따로 묻은 이유도 의문점으로 남았다. 특히 차량은 중장비까지 동원해 5m 깊이로 숨겼으면서 왜 시신은 고작 65㎝ 밖에 안되는 깊이로 묻었는지 등도 밝혀지기 어렵게 됐다. 경찰 관계자 역시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시신이 차 안에 있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두번으로 나눠 작업을 했는지, 이 사건에서 가장 희한한 대목”이라고 했다. 아들 김씨가 공범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상황에서 김씨가 다른 인물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 아들에게 범행을 털어놓은 이유 등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 역시 공범이 존재할 가능성을 주시하고는 있지만 증거가 없기 때문에 의심 수준에 그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피해자와 피의자만 확정된 상태에서 종결된 이번 사건은 명확한 인과관계 설명이 불가능한 상태로 끝나게 됐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셔틀버스에 치여 숨진 고려대 여학생 학교葬

    고려대는 지난 1일 학내에서 셔틀버스에 치여 숨진 문과대 사학과 4학년 장모(23·여)씨의 장례식을 학교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교무부 총장 등 학교 관계자들은 사고 직후 유가족들과 만나 조의를 표했다. 학교 측은 “장씨의 장례에 최대한 협력적으로 나설 것”이라면서 사고 지점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학생회에서도 문과대 건물 로비 등 곳곳에 임시 분향소를 차렸다. 문과대생 손모(22)씨 등 학생들은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셔틀버스 노선에 따라 인도를 만드는 등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측은 이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북경찰서는 사고 차량 운전자인 김모(53)씨에 대해 “안전운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3부) 국민의 경찰로 가는 길 ① ‘대민 서비스’ 질 높이자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3부) 국민의 경찰로 가는 길 ① ‘대민 서비스’ 질 높이자

    “양천경찰서 형사계 팀장 ○○○입니다. 살인사건 현장에 남아 있는 피 냄새가 지독하다고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어요. 청소 좀 해주세요.” 지난해 8월 중순 금요일 오후 4시쯤 서울남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전화가 걸려 왔다. 직원은 퇴근 무렵이라 일정을 미루고 싶었지만 마지못해 현장을 찾았다.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바로 지난해 여름 단지 ‘행복한 웃음소리가 났다’는 이유만으로 흉기를 휘두른 ‘신정동 옥탑방 살인사건’ 현장이었다. 센터는 지역 검찰청 산하의 민간 봉사단체다.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난 터라 피는 바싹 말라붙어 있었다. 숨 쉬기 힘들 만큼 냄새는 고약했다. 음식물까지 부패했다. 온통 악취가 진동했다. 센터 직원은 결국 청소대행 업체를 불러 청소를 마무리했다. 그는 “살인 현장의 피를 보니 피해자와 가족이 겪었을 고통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며 몸서리쳤다.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빠가 눈앞에서 죽는 것을 바라본 유가족들의 정신적 충격은 말할 수 없다. 사망한 임모씨의 부인은 사건 당시 범인에게 머리를 둔기로 맞아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퇴원한 그는 “친척들이 가까이 살고 있는 곳에서 떠나기가 무섭고 두렵다.”며 한때 스마일복지센터 입소와 심리치료를 거절했다. 센터의 설득 끝에 부인과 두 자녀는 센터에 들어가 10일간 심리치료를 받았지만 상처는 지워지지 않았다. 살인 현장을 흥건히 적신 피는 누가 닦아 낼까. 경찰일까, 유가족일까. 정답은 유가족이다. 또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다. 경찰에게는 사건 현장을 뒤처리할 책임이 없다. 경찰은 사진을 찍고, 증거물을 채취하고 나면 곧장 현장을 떠난다. 때문에 현장 보존이 끝난 이후 사건 흔적을 닦고 지우고 복구하는 일은 가정이면 유가족에게, 공공건물이면 소유주가 맡을 수밖에 없다. 사건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장은 유가족이 감당해야 할 몫인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현장 뒤처리와 관련한 지원 예산이 따로 없기도 하지만 경찰 본연의 역할이 아닌 서비스는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범죄 현장 뒤처리를 담당하는 공식적인 정부 단체나 용역 업체는 따로 없다. 그나마 법무부로부터 국고 지원을 받는 지역 검찰청 산하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사건 현장 뒤처리 및 피해자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별 차이가 크다. 사건 당일 즉각 수습하는 센터가 있는가 하면 일주일이 되도록 처리를 하지 않는 곳도 있다. 지원센터가 활성화되지 않아서다. 또 사건 현장 뒤처리를 1차 수사기관인 경찰이 아닌 검찰이 맡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뒷수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경찰 측은 “왜 경찰이 사건 뒤처리와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지 않느냐고 비판할 수 있지만 예산 문제 등 제도 개선이 되지 않으면 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물론 경찰 내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제도는 갖춰져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는 곳이 드물었다. 형식적이다. 경찰은 2004년 8월 ‘범죄 피해자 보호규칙’을 경찰청 훈령으로 제정해 공포했다. 법에 근거해 ‘피해자보호관’, ‘피해자서포터’ 등 범죄 피해자를 위한 장치들이 마련됐다. 일선서에서는 범죄피해자지원협회 등 자원 시민단체를 위촉, 도움을 받고 있다. 문제는 경찰이 이 제도를 제대로 숙지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피해자보호관은 형사·수사과장 등 일선서 과장급, 피해자서포터는 담당 형사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찰도 부지기수다. 경찰 조사를 받는 피해자들에 대한 인권상담 안내도 이뤄지지 않는 편이다. “법무부를 통해 피해자 구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안내하는 데 그친다.”고 털어놓은 경찰도 있다. 특히 피해자서포터의 경우 경찰 경력 10년 이상, 피해자 보호에 열의가 있는 자 등의 조건을 달고 있지만 지켜지는 곳은 드물다. 더욱이 경찰서마다 설치돼 있는 인권상담지원관인 부청문감사관도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제 역할을 못하는 곳이 많다. 피해자들이 먼저 이 제도를 알고 경찰에게 다가가지 않고서는 도움을 받기 힘든 구조다. 경찰청의 범죄 피해자 보호규칙 역시 ‘경찰 공무원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초기 대응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등 원론적인 내용만 담고 있는 탓에 실효성이 낮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노력해야 한다 수준의 총론식 규정을 보다 실질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면서 “범죄 피해자들이 경찰의 무관심으로 인해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충분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자문기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자문단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행렬(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유정현(한나라당 의원), 이동희(경찰대 법학과 교수),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표창원(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특별취재팀 백민경, 이영준, 윤샘이나, 김진아기자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서울신문은 ‘뉴 캅스(New Cops), 수사 버전을 올려라’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 수사로 피해를 입었거나 비리 등을 목격한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사회부 경찰팀(전화 02-2000-9172~6) 또는 white@seoul.co.kr로 연락 바랍니다.
  • “日 가서라도 ‘고향 은인’ 기려야죠”

    장욱 군위군수가 얼마전 ‘특별한 해외 조문(弔問)’을 했다. 경북 군위군은 장 군수가 10~11일 이틀간 일정으로 일본 오사카를 방문, 지난달 3일 숨진 재일교포 출향인 홍종수(86·군위읍 대흥리 출신)씨의 추모행사에 참석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고 11일 밝혔다. 군은 또 지난달 27일부터 홍씨의 흉상이 설치된 군위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 그의 빈소를 마련해 추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씨는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평생 모은 재산 30억원을 고향의 인재 양성을 위해 써 달라며 장 군수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군위군교육발전위원회에 기부했다. 군은 홍씨의 고향 사랑을 기리기 위해 그의 흉상을 세웠다. 장 군수는 “홍 선생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의 고향 사랑 정신은 군민과 출향인들의 마음속에 면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그처럼 바라던 통일의 봄 못보고…”

    “그처럼 바라던 통일의 봄 못보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6일 고 문익환 목사의 부인 박용길 장로의 유가족에게 조전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조전에서 박용길 장로의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박용길 여사는 그처럼 바라던 통일의 봄을 보지 못하고 우리 곁을 애석하게 떠났지만 그가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위해 바친 애국의 넋은 북과 남, 해외 온 겨레의 마음속에 길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장례위 방북 불허 앞서 김양건 북한 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은 26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에 팩스를 보내 박 장로의 장례에 대해 협의하자며 유족과 장례위원회 관계자의 개성 방문을 요청했지만 통일부가 방북을 불허했다. 장례위는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일부의 조치에 유감을 표명했다. 장례위에 따르면 북측의 개성 방문 요청 사실을 통일부에 알렸으나 통일부는 ‘조문단이 서울로 온다면 정중하고 안전하게 편의를 보장하겠지만, 북이 내려오지 못한다면 개성이든 다른 곳이든 일체의 접촉을 허용할 수 없다.’며 방북을 허락하지 않았다. 장례위는 이 같은 내용을 북측에 전했다. 북측은 이에 대해 “준비시간 관계상 개성으로 갈 수 없게 됐다.”는 답변을 보냈다. 북측은 박 장로에 대한 조의 표시나 조문단 파견 등을 위한 협의를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 장로는 6·15 남북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해외 공동행사 남측준비위 명예대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공동의장을 지내며 통일운동과 민주화운동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또 류우익 통일부 장관 취임 이후 이번 장례 접촉 제의를 통해 남측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떠보기 위한 포석이 깔린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장례식 소박하고 검소하게… 노제 생략 김상근 장례위원장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아쉽다.”며 “장례위와 유족의 입장을 정리해 북측에 전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 측은 “유가족이나 장례위 관계자가 방북해 북측 관계자를 만나는 것은 전통적인 장례 예법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 장로의 장례식은 28일 오전 9시 30분 서울 강북구 수유리에 위치한 한신대 신학대학원 예배당에서 ‘겨레장’으로 치러진다. 겨레장 명칭은 ‘통일의 봄길’로 정해졌다. 장례식에서는 고은 시인이 조사를 낭독하고 한명숙 전 국무총리,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등이 조사를 한다. 소박하고 검소하게 하겠다는 유가족들의 바람에 따라 운구, 영정 차량은 없이 이동하며 노제 또한 생략한다. 장례식을 마친 뒤 수유리에 있는 통일의 집을 거쳐 오후 1시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문익환 목사와 합장된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자살 예방하자”

    자살을 죄악시하는 기독교 정서상 기독교인들의 자살은 잘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쉬쉬하는 경향이 짙다. 자살 때문에 고통받는 당사자나 유가족들이 죄인으로 낙인찍히는 두려움 때문이다. ‘자살하면 지옥에 간다.’는 인식이 많은 만큼 교회에서 자살자 장례를 거부하는 경향이 심하고 이로 인해 가족을 잃은 신자들이 교회에서 상처를 받고, 공동체를 떠나는 일도 적지 않다. 그런 가운데 기독교인의 자살을 막고 대처하기 위한 자살예방 가이드북이 나왔다. 목회사회학연구소(소장 조성돈 교수)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사장 이동원 목사)이 함께 제작한 ‘한국교회를 위한 자살예방 가이드북’. 자살에 관한 설교 지침은 물론 자살자를 위한 모범 장례예식과 자살 예방을 위한 참고 가이드 등 실제 교회에서 필요한 정보들을 수록했다. “자살한 사람들을 지칭하면서 ‘가족이 어떻게 했기에 죽기까지 했느냐.’는 언급은 남은 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언어 사용이다. 특히 교회 내에서 자살자를 언급하는 것은 피해야 하고 그 유가족이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이드북은 자살로 이어지는 우울증을 영적 문제로 보지 않고 질병으로 보는 게 특징이다. 그런 만큼 설교에서도 ▲유명인의 자살을 미화하거나 영웅시하지 말 것 ▲세태의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자살의 문제를 자극적으로 언급하는 일들을 경계할 것 등을 조언하고 있다. ‘자살로 이어지는 11가지 징후’, ‘자살 경고 신호’, ‘청소년 자살의 위험 징후’, ‘타인의 자살 충동이 느껴질 때 지켜야 할 6가지 수칙’ 등도 매우 구체적이다. 이동원 이사장은 추천사에서 “그동안 우리는 자살자를 정죄하기 바빴지 그들을 자살의 함정에서 구하지도, 예방하지도 못했다.”며 “더 늦기 전에 한국 교회가 자살 예방의 적극적인 가이드가 되는 것을 보고 싶고, 이 가이드북으로 그 운동이 시작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가이드북은 기윤실 홈페이지에 PDF 파일로 게시돼 누구든지 출력 후 사용할 수 있다. 인쇄본이 필요한 경우에는 일정 부수 이상 추가 인쇄도 가능하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머니테크] 대한생명 가족사랑준비보험

    [머니테크] 대한생명 가족사랑준비보험

    장제비 마련을 위한 생명보험상품으로 지난 6월 20일 판매를 시작한 뒤 석달 만에 4만 2000건의 계약을 달성하며 인기를 끈 상품이다. 매달 보험료 3만~5만원씩을 내면 사망 시 1000만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유가족들은 보험금을 상조서비스 이용 비용이나 소액 상속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약을 통해 실버보험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LTC(Long Term Care) 특약에 추가 가입하면 치매 및 일상생활장해 상태시 간병자금을 최대 9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상해사고로 병원에 입원하면 본인 부담금의 90%까지 보장되는 실손의료특약(상해형) 부가도 가능하다. 부모님을 보험 대상자로 자녀가 계약자가 되면, 1.5%의 할인혜택을 준다. 가입대상 연령은 30~76세이다. 주계약 1000만원 한도 내에서 70세까지는 무진단으로 가입할 수 있다. 최대 한도가 3000만원이고, 50% 이상 장해상태가 되면 이후 보험료 납입이 면제된다. 가입 금액을 종신토록 정액으로 보장하는 정액형과 사망보험금이 5년마다 20%씩 증가하는 체증형이 있다. 60세 여성이 보험금 1000만원에 납입기간 20년의 정액형 주계약에 가입하면, 월 보험료는 3만 4900원으로 책정된다.
  • “테러, 평화로 갚아라”

    “테러, 평화로 갚아라”

    10년 전 9월 11일 아침 집에서 커피를 마시던 데이비드 포토티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받고서야 뉴욕 쌍둥이빌딩 북쪽 건물 95층에서 일하던 친형 짐에게 뭔가 심각한 일이 생긴 걸 알았다. 9·11 테러범들이 테러에 이용한 첫 번째 여객기가 들이받은 곳은 바로 짐이 일하는 사무실이었다. 포토티는 8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십중팔구 형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직장 동료 300여명과 함께 즉사했겠지요. 2002년 4월에 작은 뼛조각을 유전자 검사한 한 끝에 형의 사망 사실을 인정하기 전까지 우리는 형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른 채 지내야 했습니다.”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해 다른 나라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답이 될 수 없었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다른 유가족들과 함께 2001년 말 워싱턴에서 뉴욕까지 ‘치유와 평화를 위한 행진’을 벌였다. 2002년에는 200여 유가족들이 모여 ‘평화로운 내일을 위한 9·11 유가족회’를 만들었다. 9·11이 그를 평화운동가로 만들었다. 하지만 9·11 유가족들의 눈물을 명분 삼아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던 미국 정부는 정작 이 단체의 목소리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가 보기엔 최근 미국이 겪고 있는 막대한 정부부채 위기도 결국 전쟁이 주된 원인이다. 그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모든 폭탄은 결국 학교 건물이나 병원을 짓는 데 써야 할 예산에서 훔친 장물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평화로운 내일을 위한 9·11 유가족회’는 지금도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비폭력과 평화를 호소하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평화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는 “해마다 이맘때면 슬픔과 두려움, 분노로 뒤섞인 격한 감정에 시도때도 없이 사로잡힌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뼈 한 조각으로만 남은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어머니가 들려줬던 “지금 우리가 겪는 이 고통을 다른 이들에게 겪게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떠올리며 슬픔을 이겨 낸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슈퍼박테리아’ 감염 올 5000명 넘었다

    올 들어 7월 말까지 서울대병원, 연세대 신촌세브란스 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현대 아산병원, 강북삼성병원 등 전국 44개 대형 종합병원에서 슈퍼박테리아 감염 신고가 5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양승조 의원실이 6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까지 전국 44개 상급종합병원에서 발생한 슈퍼박테리아 감염 건수는 5251건에 달했다. 종합병원 한 곳당 평균 100건 이상인 셈이다. 이번 통계는 상위 종합병원들만 대상으로 집계된 것으로, 연말까지 실제 전체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병원 내 슈퍼박테리아 감염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 탤런트 고 박주아씨의 유가족들은 박씨가 수술을 받은 뒤 병원에서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돼 패혈증 증세가 나타나 상태가 악화됐다고 주장하면서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숨진 박씨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감염성 반코마이신 내성 장내구균’(VRE) 등의 슈퍼박테리아는 반코마이신과 같은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 기존 항생제로는 잘 죽지 않는다. 때문에 감염된 환자 대부분은 상처가 곪아 살이 썩는 등의 패혈증 증세로 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수술환자나 중환자 등은 슈퍼박테리아 감염시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사례가 가장 많이 적발된 슈퍼박테리아는 ‘다제 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MRAB)으로 무려 3271건이나 됐다. 이어 ‘다제 내성 녹농균 감염증’(MRPA) 1006건,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 감염증’(MRSA) 569건, ‘VRE’가 220건,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속균종 감염증’(CRE) 179건의 순이다. 이번 통계 조사는 지난해 말 전면 시행된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올해 처음 집계된 것이다. 양 의원은 “우리나라도 더 이상 슈퍼박테리아의 병원 내 감염의 안전지대가 아닌 게 확인됐다.”면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병원별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국민의 알권리와 건강권을 위해 즉각 현황을 공개하고, 조사대상을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으로 확대, 감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요절’ 와인하우스 집에 도둑…유품 훔쳐가

    최근 27세 나이로 요절한 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집에 도둑이 들어 그녀의 유품을 도난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영국 현지언론은 “유가족들이 집을 비운 사이 와인하우스의 미 발표곡 음원과 가사, 노트, 편지 등이 빈집털이 범에 의해 도둑맞았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와인하우스의 유가족 및 팬들은 분노했다. 생전 와인하우스가 살았던 집은 현재도 많은 팬들이 꽃을 들고 찾아와 그녀를 추모하기 때문. 또 유가족들은 이 집을 거점으로 재활훈련이 필요한 젊은이를 위한 ‘에이미 와인 하우스 자선재단’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와인하우스의 아버지는 “유품을 훔쳐가는 것은 너무나 경우 없는 짓”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지금이라도 도둑이 조용히 유품을 돌려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지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으나 아직까지 범인은 찾아내지 못했다.    한편 재즈뮤지션 토니 베넷과 함께 녹음한 와인하우스의 유작은 오는 9월 발표될 예정이며 앨범 수익금 전액은 ‘에이미 와인 하우스 자선재단’에 기탁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시신 옮기는데 13시간…유족들 “장기적출” 주장

    중국 광저우시에 사는 故리하이쥔(李海軍)의 유가족은 최근 장례식 과정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35세의 젊은 나이에 급사한 리씨의 시신이 운구 도중 사라진 것. 난팡르바오 등 현지 언론의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리씨의 유가족들은 지난 10일 리씨가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평소 매우 건강했던 리씨의 사인은 이유를 알 수 없는 급사로 판명됐다. 10일 밤 7시 경, 유가족들은 각기 차를 나눠 타고 장례식장으로 향했고 리씨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가 앞장섰다. 출발한 지 2시간 후인 밤 9시, 앞서던 운구차가 갑자기 사라졌다. 유가족들은 뒤따라 올 것이라 여기고 개의치 않았지만, 운구차는 결국 이날 돌아오지 않았다. 상주인 류펑씨는 운구차 업체에 문의를 했지만 “출발했다.”, “가는 길이다” 등의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다. 유가족의 심장을 덜컥 내려앉게 한 것은 그 다음 날. 사라진 지 13시간이 지난 11일 오전 10시 경에야 도착한 시신이 이상했다. 배 부분이 움푹 들어가 있었던 것. 한눈에 봐도 일반 시신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류씨를 비롯한 유가족은 충격을 금치 못한 채 “운구업체가 병원과 짜고 불법 장기 매매를 한 것이 아니냐.”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운구업체는 “사정이 생겨 중간에 운구차를 세우고 병원에 시신을 잠시 보관했다가 다시 싣고 오느라 시간이 걸렸을 뿐, 불법으로 장기를 적출한 일은 결단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함께 출발했던 유가족들과 이동경로가 달라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고 덧붙였지만, 어느 병원에 시신을 잠시 맡겼었는지는 끝까지 밝히지 않아 더욱 의구심을 샀다. 리씨의 유가족은 “시신이 훼손될까봐 배 부위의 상처 여부는 일부러 살피지 않았다.”면서 “장례식을 미루고 정식으로 병원에 부검요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스라엘 법원, 죽은 딸 난자채취 허용 논란

    이스라엘 법원, 죽은 딸 난자채취 허용 논란

    “죽은 우리 딸의 아기 갖게 해주세요.” 17세 꽃다운 나이에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이스라엘 여성의 2세가 탄생할 수 있을까. 이스라엘 법원이 사망한 여성의 난자를 채취해 향후 인공수정을 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유가족들의 손을 들어줘 뜨거운 논란을 낳고 있다. 이스라엘 법원은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딸이 장기 기증을 위해 수술을 받을 때 난소에 있는 난자들을 채취해 냉동 보관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故첸 아이다 아야시의 유가족이 낸 진정을 최근 받아들여 세계에서 최초로 사후 난자 채취를 허용했다. 이스라엘 법원의 이번 결정은 사후 인공수정으로 벌어질 법적, 도덕적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에서도 한 차례 심장마비로 뇌사에 빠진 여성승무원의 난자채취를 허용해 달라는 유가족의 요청이 있었지만 법원이 거부한 바 있었다. 의식을 잃기 전까지 이 여성이 출산의 의지를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아야시의 유가족은 법원에서 그녀가 생전 아이를 갖고자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망한 여성이 미성년이라는 점 때문에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었다. 법원은 유가족에 난자 채취 및 냉동보관만 허가했을 뿐, 기증받은 정자와의 인공수정은 아직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가족이 추가적인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망한 남성의 정자채취도 거부하는 일부 국가가 있긴 하지만 미국에서만 사망한 남성의 정자를 채취해 냉동보관하거나 인공 수정했던 사례가 수십 차례 있을 정도로 사후 정자 채취 및 인공 수정은 비교적 흔한 편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손가락 화석 만들어 주던 우리 선생님이…”

    29일 오후 강원 춘천시 신북읍 상천초등학교에서 눈물의 추도식이 열렸다. 산사태로 희생된 인하대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했던 학교에 유가족들이 모인 것이다. 며칠째 비를 토해내던 하늘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눈이 시리도록 푸르렀다. 추도식에는 상천초등학교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찾아와 영정사진에 헌화를 하며 눈물을 훔쳐 안타까움을 더했다. 과학캠프에 참여했던 이 학교 4학년, 2학년 두 자녀를 둔 하모(40·여)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멀찌감치 서서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것을 줄곧 닦아냈다. 하씨는 “아이들이 캠프 첫째날 집에 와서는 ‘탱탱볼도 만들고, 손가락 화석도 만들고 정말 재미있었다’고 말했다.”면서 “27일 아침 책가방을 멘 큰 애에게 사고가 났다고 했더니 ‘우리 김유라(사망) 선생님 이름도 있어요?’ 묻더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친구를 조문하기 위해 찾은 인하대 학생들도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삼켰고, 부모들은 엎드려 절을 하다 일어나지 못하고 주저앉아 오열했다. 고 이민성(25)씨의 어머니 김미숙(50)씨는 떨리는 손으로 아들의 영정 앞에 흰 국화를 바쳤다. 김씨는 “아들아, 좋은 곳으로 가라. 조금 이따가 보자.”라고 말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교실 칠판에는 인하대생들을 환영하는 팸플릿이 여전히 달려 있고, 교탁 위에는 학생들에게 가르치려던 과학책이 그대로 펼쳐져 있었다. 추도식이 끝나고도 유족들과 주민 등 100여명은 자리를 쉽게 뜨지 못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中 고속철도 사고 후 두 번 우는 사람들] “배상협상 빨리하면 수백만원 웃돈”

    중국 정부가 이번에는 배상금 문제로 고속철도 추돌사고 희생자 유족들을 울렸다. 배상금 협상을 빨리 끝내는 유족들에게는 수만 위안(수백만원)의 ‘인센티브’를 더 주겠다는 제안이 단초가 됐다. 당국은 17만 2000위안의 철도사고 배상금과 의외 교통사고 배상금 등을 합쳐 희생자 1인당 최대 50만 위안(약 8200만원)의 배상금 지급계획을 26일 밝히면서 ‘인센티브’를 처음 거론했다. 원래 배상금은 45만 위안이지만 빨리 협상을 끝내는 유족들에게는 5만 위안 안팎의 인센티브를 더 주겠다는 것이었다. 실제 첫번째로 협상을 끝낸 린옌의 유족에게는 50만 위안이 지급됐다. 그러자 유족들이 발끈했다. 한 유족은 27일 중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먼저 도장찍는 사람들에게 인센티브를 더 주겠다는 것은 물건을 사고파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면서 “도대체 제정신 박힌 사람들이 할 소리냐.”고 따져 물었다. 당국은 여론이 악화되자 “인센티브 얘기를 꺼낸 적이 없다.”며 꼬리를 내렸다. 배상금이 지나치게 적다는 비판 여론도 일고 있다. 중국 정부는 50만 위안이 올해 상반기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인 2012위안의 249배에 이르는 액수로 적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법조계는 물론 일반 시민까지도 “지나치게 적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딩진쿤(丁坤)은 “당국이 제시한 배상 기준액에는 유가족들의 정신적 피해는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들도 “50만 위안으로 생명의 값을 대충 처리한다? 게다가 빨리 협상을 하면 인센티브를 준다고? 이것이 국가가 하는 배상이란 말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고장이 잇따르고 있는 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는 전날 또다시 전력공급 이상으로 40여분간 열차가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개통 이후 벌써 일곱 번째 고장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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