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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코니 확장 합법, 베란다 확장 불법

    당국의 허가나 신고 없는 베란다 확장에 대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정부가 발코니 확장을 합법화했지만 베란다는 발코니와 달라 확장을 위해선 여전히 관계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권창영 판사는 11일 공동주택 베란다에 패널 지붕과 알루미늄 새시를 설치했다가 이행강제금 130여만원을 물게 된 김모씨가 영등포구청장을 상대로 낸 이행강제금 부과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부가 일정 범위의 발코니 확장을 합법화했지만 베란다 확장을 합법화한 것은 아니다.”면서 “김씨는 건축법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해 건물을 무단 증축했다.”고 말했다. 발코니는 가구별 면적이 똑같은 통상의 직육면체 모양의 아파트 등에서 주거 공간을 연장하기 위해 집집마다 동일하게 건물 외벽으로부터 1.5m가량씩 튀어 나오게 만든 공간으로, 아랫집과 윗집의 끝 부분을 선으로 연결하면 수직선이 된다. 반면 베란다는 공동주택에서 위층이 아래층보다 면적이 작아 아래층 지붕 위에 생긴 공간을 지칭하며 아랫집과 윗집의 끝 부분을 연결하면 사선 형태가 된다. 2005년 12월 개정 건축법 시행령이 발효되면서 일정 크기 이상의 대피공간 및 스프링클러 구비, 불연성 바닥재 사용 등 안전 조건을 갖춘 발코니는 새시를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지만 베란다는 이런 조치에서 배제됐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열린세상] 개들의 소리가 말하는 것/소설가 성석제

    [열린세상] 개들의 소리가 말하는 것/소설가 성석제

    날이 더워져서 문을 열어놓고 살게 되면서 가장 신경 쓰이는 소음이 개 소리다. 조금 더 명확하게 말하면 개끼리 싸우는 소리이고 개가 우는 소리이다. 내 작업실이 있는 오피스텔에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엘리베이터 안이며 현관 곳곳에 애완동물에 관한 주의사항이 붙어 있다. 그런데 개개의 사항에 선행하는 문구가 ‘공동주택에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는 헌법 전문 같은 대전제다. 키우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을, 원칙을 위반할 것을 예상하고 십여 개나 되는 항목을 줄줄이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도시에서 외롭게 사는 사람들에게 애완동물은 가족이나 다름없다. 같은 ‘가’자 항렬이라도 가족은 가축과 개념 자체가 다르다. 가축인 개는 키워서 도둑을 지키게 하거나 팔거나 이웃과 바꿔서 잡아먹을 수도 있는 대상이지만, 가족은 희로애락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보호막이 되는 존재인 것이다. 그런데 가족들이 함께 외출을 할 때, 가족의 일원이 지나가던 다른 가족의 일원과 부딪쳐 싸움을 벌일 때가 문제다. 개라는 가족은 인간의 수십·수천 배나 되게 청각·후각이 예민하다. 형체가 보이지 않는 ‘그대를 만나는 곳 100미터 전’에 이미 긴장하기 시작한다. 길을 가던 인간이 다른 인간과 눈을 마주치고는 ‘뭘 봐?’ 하고 시비를 걸게 되는 거리에서는 짧은 목줄을 한하면서 서로에게 덤벼든다. 물론 만만하거나 마음에 안 들거나 자신의 영역을 침입하는 상대에게. 그리하여 15층짜리 오피스텔 12층에 있는 사람의 귀가 따갑도록 적의에 찬 개 소리가 울려 퍼지게 된다. 개를 집에 두고 외출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의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아기가 먹고 마실 게 마련되어 있다고 부모가 돌아올 때를 얌전히 기다리는 게 아니듯 개도 혼자 방치되었다는 느낌에 인간으로 치면 울음을 터뜨리며 신세를 한탄하게 된다. 여름이면 창문을 열어놓는 게 보통이므로 그 호곡 같고 귀곡성 같은 개 소리가 창문을 넘게 마련인데, 그 개 소리를 들은 비슷한 신세의 개들이 호응을 하여 오피스텔 전체가 뇌성처럼 울려 퍼지는 개 소리로 조용할 날이 없다. 무슨 일이라도 할까 싶어 책상 앞에 앉았다가도 한숨을 쉬며 창문을 닫아버리는 것은 그 구슬픈 울음이 품고 있는 슬픔과 한이 인간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위층에서 장난감을 따라 뛰노는 개가 내는 소리는 이미 만성이 되었지만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제발 원칙을 지킵시다. 공동주택에서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게 금지되어 있다지 않소이까?’ 하는 문장을 인쇄해서 들고 다니다가 개싸움을 말리느라 정신 없는 개 주인에게 나눠주고 윗집 문에도 하나 붙이고 앞집에도 내가 안 그런 척 잠 안 오는 새벽에 갖다 붙일까 하는 상상을, 일 안 되는 오후에 침대에 드러누워 한참 진행한 적도 있다. 그러다가 홀연한 깨달음이 찾아왔다.‘도시의 고층 공동주택에서 인간이 사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하는 헌법 전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어린 시절 시골에서 집집마다 개를 키워도 개 짖는 소리 때문에 이렇게 신경 쓴 적이 없었다. 오히려 한밤중에 울려 퍼지는 컹컹거리는 개 소리는, 태어나서 한 번도 떠나본 적 없는 제 집 안방에 누워 있는 소년에게 뭉클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까지 했다. 도시의 좁고 밀집된 공간에 제 발로 들어와 살면서 언제나 낯모를 존재와 부딪치고 침해받는다는 생각이 이렇게 사람을 예민하게 한 것일 뿐이다. 향수 하나만은 넉넉하게 가진 부자로서 문 닫아 걸고 에어컨 같은 도시적 장치를 조금씩 활용하면서 참고 적응하는 수밖에 없겠다. 소설가 성석제
  • [분양정보] 동일토건-충남 천안 쌍용동 동일하이빌

    [분양정보] 동일토건-충남 천안 쌍용동 동일하이빌

    동일토건이 천안 쌍용동에서 ‘쌍용동 동일하이빌’ 964가구를 4월 초 분양한다.‘쌍용동 동일하이빌’은 지하 2층 지상 18층짜리 21개동(棟) 964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입주는 오는 2009년 8월로 예정돼 있다. 32평형 52가구,33평형 134가구,38평형 25가구,47평형 16가구,49평형 134가구,59평형 192가구,69A평형 108가구,69B평형 123가구,79평형 108가구,87평형 72가구 등이다. 모델하우스는 천안 쌍용동 215의1 이마트 뒤 갈릴리교회 옆에 있다. 동일토건은 ‘쌍용동 동일하이빌’을 천안의 새로운 도심형 자연친화 단지로 꾸미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단지의 진입부 1개 면을 제외하고 3면이 자연 친화적 환경을 갖추고 있다. 북고남저형의 완만한 구릉지에 아파트 구조물을 설치해 탁 트인 조망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구릉지 지형을 이용해 아파트 각층을 계단식으로 지은 뒤 아랫집 지붕을 윗집 정원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테라스하우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입주가구는 마치 단독주택처럼 넓은 마당을 갖게 된다. 자연림 수준의 공원과 실개천, 단지를 감싸는 산책로, 테마 광장 등 특화된 공원들을 조성하는 한편 웰빙시대에 맞게 친환경 자재도 사용할 방침이다. 주민의 선호 주거 유형을 고려해 단지 안에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을 복합 배치할 방침이다. 또 입주민 소유의 각종 테마별 체험 공간도 갖춰진다. 스파와 자연 채광이 가능한 3개 레인 규모의 수영장과 골프연습장, 헬스클럽 등의 시설을 갖춘 스포츠 클럽도 설치된다. 고품격의 실버 특화시설인 노블클럽, 화초를 가꿀수 있는 온실카페,DVD 영화감상실, 노래방, 독서실과 문고 등 주민 공동 편의 시설도 다양하게 마련된다. 교통 환경도 좋은 편이다. 대전과 아산을 잇는 간선도로와 경부고속도로 접근이 양호하다. 고속철도 천안아산역이 가까운 데다 수도권 전철개통으로 수도권과 지방 어디로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어 입지 여건도 자랑할 만하다. 동일은 ▲지상에 차 없는 아파트 ▲실개천과 피트니스센터가 있는 아파트 ▲4면 발코니 아파트 등으로 그동안 아파트에 삶의 질이란 가치를 접목시키는 데 적지않은 역할을 해왔다. 해외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아파트 공급과 베트남 신도시 건설 사업을 통해 동일하이빌 브랜드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다. 또 오는 2010년까지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시 경제특구에 아파트 3000가구와 30층 규모의 비즈니스센터도 짓는다. 대우건설ㆍ코오롱건설ㆍ경남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베트남 하노이 시내 64만평 부지에 뉴타운을 조성하는 7억달러 규모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041)577-0014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수몰 마을 옥천 용호·석호리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수몰 마을 옥천 용호·석호리

    상가 사이로 좁게 얽힌 도로를 타고 옥천 읍내를 벗어나자 두루뭉술한 흰 구름을 느릿느릿 흘려보내는 가을 하늘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청호 푸른 물결 위에도 하나 가득 구름이 담겨 있다. 잘 찍어 놓은 슬라이드 사진을 연상시키는 것이 게으른 나그네가 털렁거리며 걷기 좋은 날씨다. 502번 지방도로의 포장이 끝난 부근에서 작은 나무판에 휘갈겨 쓴 이정표는 용호리 가는 길을 가리키고 있다. 용호리는 대청댐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파일’,‘쑥마루’,‘방개’ 등 정겨운 이름의 자연부락으로 이뤄진 제법 큰 마을이었다. 담수로 마을 대부분이 수몰되고 지금은 고향을 떠나지 못한 8가구 9명의 주민만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슬레이트 지붕에 호박나물을 널고 있던 심삼녀(62)씨를 붙잡고 동네 내력을 물었다.“쓸데없는 것 묻지 말고 점심은 했어? ” 이방인의 점심 걱정부터 하는 인정이 도시인인 기자에게는 다소 생경하다. 잠시후 아랫집에선 매운탕, 옆집 주민은 김치 한 보시기, 윗집 아주머니는 밭에서 갓 따온 빨간 고추가 달다며 권한다. 즉석에서 외지인의 방문을 환영하는 조촐한 파티가 벌어졌다. 훈훈한 인심이 가을 햇살만큼이나 따사롭다. 수확철에 멧돼지가 다 된 농사를 망칠까봐 걱정하는 주민들. 이들이 바깥나들이를 하려면 산길을 차로 1시간 넘게 돌아 나가야 한다. 때문에 군청에서 위탁받은 배가 석호리와 용호리 사이를 운항하는데 옥천 5일장이 서는 날이면 동네 사람 전원이 배를 타고 장을 보고 온단다.‘선장 박수성’이라고 쓰여진 명함을 건네는 박수성(72)씨는 이런 연유로 마을의 온갖 대소사를 챙기는 일까지도 하는 대장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용호리에서 한 굽이 뱃길을 돌아야 보이는 석호리에는 현재 진걸, 돌거리 마을만이 수몰을 면한 채 남아 있다. 배 위에서 바라본 진걸 마을은 빨강, 파랑, 원색의 함석지붕을 얹은 고만고만한 가옥이 10여채 늘어서 있다. 선착장에서 배를 묶고 있던 손학수(58)씨가 반갑게 맞는다. 대청호에서 붕어를 잡아 생계를 꾸리는 어부다. 해가 서쪽 산머리에 걸릴 즈음이면 미리 보아둔 곳에 그물을 놓는다. 양손에 그물을 잡고 모터는 발로 운전을 한다. 걸쭉한 입담으로 각박한 세상에 대한 ‘욕’을 해가며 그물을 놓는 솜씨가 정말로 예술이다. 호수를 향해 근사한 테라스가 열린 집이 있어 주인을 찾았다.“여행을 하던 중에 진걸 마을 풍경에 반해 눌러 살게 됐답니다.” 정태경(55)씨가 마을의 독거노인들을 돌보며 살고 있었다. 밤나무와 호두나무가 많아 아침 산책길에 줍는 밤과 호두가 매일 한 주머니씩은 된다며 호두를 대접한다. 물에 갇힌 마을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사연을 안고 수몰 전 옛 추억을 더듬으며 비탈에 남은 손바닥만한 땅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네들의 꿈도 물속에 잠긴 마을과 함께 사라진 듯하지만 소박한 꿈을 찾는 그들의 일상만큼은 무척 바쁘게 보였다. 뽀얀 물안개가 아직 수면 위에 머물고 있는 새벽. 일터로 향하는 마을 사람들 어깨 위로 짙은 가을이 내려앉는다. 글 강성남기자snk@seoul.co.kr
  • [길섶에서] 어느 부부싸움/이호준 뉴미디어국장

    와장창! 간신히 잡은 잠의 끄트머리를 헤집은 건 뭔가 깨지는 소리다. 벌써 때가 됐나?윗집의 월례행사가 시작된 모양이다. 아파트 생활이 대부분 그렇듯 윗집 사람들을 직접 본 적은 없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아이를 하나 둔 부부라는 것만 짐작할 뿐. 그들의 월례행사는 다름 아닌 부부싸움이다. 평소엔 조용한데 한 달에 한번쯤 싸움을 한다. 빨래처럼 모았다 해서 그런지 꽤 요란하다. 어느 땐 집기가 날아다니고 깨지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오래된 아파트는 소음을 걸러주는 역할을 포기한 지 오래다. 남의 부부싸움에 끼어들 수도 없고 빨리 끝나고 잠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가슴아픈 건 고성 사이에서 들려오는 아이의 울음소리다. 무서워서, 혹은 싸움을 말려보겠다는 심산으로 울겠지만 별 효과를 보는 것 같지는 않다. 험악한 얼굴과 비수 같은 말로 상대에게 상처를 내기 바쁜 엄마, 아빠를 보는 아이의 심정은 어떨까. 어느 부부는 싸울 일이 있으면 아예 운동장이나 공원으로 간다는데, 저들에게 그런 방법이라도 귀띔해 줘야 하나.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춤과 노래로 밤새는 백사장

    춤과 노래로 밤새는 백사장

    <방콕=申禹植(신우식) 특파원> 태국엔 이름난 피서지가 많다.「방콕」에서 2백13km 거리에 있는「후아·힌」-비행기면 한시간, 급행열차면 5시간에 갈 수 있는 태국최고의 피서지로 손꼽히는 景勝地(경승지). 해수욕,「스포츠」의 설비, 시설이 그만이다. 하지만 여느 사람들은 엄두도 못내는 곳.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방콕」에서 별로 멀지 않은 여름의 고장이 있기 때문에「후아·힌」을 굳이 생각지 않는다.「방콕」시민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피서지가 바로「방생」. 낮12시까지 잠자고 밤에 生氣(생기)를 되찾아 「방콕」에서 70「마일」, 자동차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방생」이다. 여름의「피크」를 이루는 4월엔 3시간, 4시간이 걸릴만큼 人波(인파)가 몰려든다지만 이 常夏(상하)의 나라에선 언제나 피서지를 찾게 마련이다. 요즈음도 주말에는 10만, 20만의 人波가 밀려든다. 소시민들은 당일치기로 놀다 오는 경우도 없지않지만 웬만하면 금요일 저녁에 가서 일요일 저녁에 돌아오는「스케줄」을 짜게 마련. 낮엔 잠자고 밤엔 生氣(생기)있게 움직이는「방콕」의 생리가 이「방생」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금요일 하오2시나 3시쯤「방콕」을 떠나서「방생」에 닿으면 바로 물속에 뛰어든다. 밤을 새워 수영하고 노래하고 춤을 추고 그리고「캠프·파이어」. 「방생」은 백사장도 좋지만 물이 따뜻한게 특징이다. 야자수의 행렬이 길을 이루고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 그 다음엔 수영하기에 딱 알맞은 온도의 바닷물. 이런「방생」에서 낮과 밤을 바꾸며 남녀 노소 가리지않고 찌들린 한주일의 더위를 씻어버린다. 밤새 수영하고 노래하고 춤추며 놀다간 새벽에 모두들「방갈로」로 기어들어간다. 「방생」에는「방갈로」도시라고 할 만큼 1백채가 넘는「방갈로」가 바둑판처럼 널려있다. 南國특유의 이「방갈로」들은 바닷바람을 마음껏 마시게 지어져있지만 방하나 하나에「에어콘」이 또한 장치되어있다. 하루 비는 값은 2백「바트」(美貨(미화) 10달러·3천원)안팎. 별장식 개인「방갈로」를 지닌 사람들도 숱하게 많다. 그런가하면 서민층을 위하여 돗자리도 빌려준다. 하룻저녁 10「바트」(50센트·1백50원)면 한가족이 넉넉히 지낼 수있다. 이런데서 새벽녘에 눈을 감으면 낮 12까지 잠잔다. 토요일이다. 다시 물속에 뛰어들고 춤추고 노래하며 다음날 새벽까지. 다시 낮 12시까지 잠자고 두어시간쯤 決算(결산)된 마지막 놀이를 즐기다가 하오 4, 5시면「방콕」으로 향한다. 이름에 어울리게 주말을 즐기는 셈이다. 태국의 피서지 가운데 가장 대중성이 있는 이「방생」에 가는데도 가지가지 방법이 있다. 자가용족은 말할나위도 없고 자동차 전세 내는데는 하루 3백「바트」(15달러·4천5백원). 대형「버스」는 片道(편도) 10「바트」(50센트·1백50원),「에어콘」이 된「마이크로·버스」는 30「바트」(1달러50센트·4백50원)로 갈 수있다. 「방생」에선 비단 수영뿐만 아니라「보트」놀이,「워터·스키」,「골프」등 주말을 즐기기에 어울리는 여러가지 시설이 갖추어져있다. 「방생」은 서민들의 피서지 부유층 즐겨 찾는「파타야」 이와같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있는 피서지가「방콕」가까이에 있기 때문에「방생」을 찾는 것을 사람들은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마음이 내키면 후딱 가 볼 수 있는 곳이 바로「방생」이다. 「방생」에서 자동차를 타고 약 30분쯤 더 가면「파타야」란 또하나의 해수욕장이 나타난다. 「방생」에 비해 물이 파랗고 맑다. 「방생」을 뚝섬에 비유한다면「파타야」는 광나루쯤될까? 10년전「프랑스」인들에 의해 개발된 이「파타야·비치」는 駐泰(주태)미군들이 휴가때면 즐겨찾는 곳. 태국인, 화교들도 즐겨 찾아오지만 비교적 부유층에 한하고 중류, 서민층은 역시「방생」쪽을 택한다. 『「카지노」 손님은「몬테칼로」로, 「플레이·보이」들은「카프리」섬으로, 「서핑」을 즐기실 분은「와이키키」로. 그러나 수영과 휴식이라면 단연「파타야」』라는 「캐치·프레이즈」가 거짓이 아닐 정도로 해수욕에 알맞은 휴식처다. 「코파카바나·비치」의 타원형해변이 무색할 반원형해변과, 반짝이는 은빛 모래사장, 모래사장을 벗어나면 곧바로 종려나무 그늘로 들어서 시원한 맥주를 마실 수 있다.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곳이라 오락·휴양시설은「방생」「후아·힌」등지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대신 시설들이 그야말로 「딜럭스」급. 현재「스위스」人 소유의「매머드·호텔」이 신축되고 있으며「워터·스키어」들을 위한 「보텔(보트+호텔)」도 신축중. 「방콕」중심가서 1백47km밖에 있는「파타야」는 자동차로 2시간반~3시간이면 닿는 곳. 현재 닦고 있는「수퍼·하이웨이」가 완공되면 1시간20분 동안 高速(고속)「드라이브」를 즐길 수도 있단다. 「니파·로지」社의「미니·버스」가 매일 아침 9시, 하오 3시 두차례 운행되고 있다(편도 50「바트」=7백50원, 왕복 80「바트」=1천2백원). 이밖에 정기운행의 값싼「버스」편이 있으며, 「방글라뭉」街(가)에 서 있으면 약삭빠른 합승「택시」운전사들을 만날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약 20km거리에 있는「스리라차」란 자그마한 갯마을은 태국 제일의 생선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 더없이 좋은「보너스」가 된다. 67년까지만 해도「파타야」에는「니파·로지」「파타야·비치」「아보르」등 3개의「호텔」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해안이(몇「마일」에 걸쳐) 오락 휴양 시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에어콘」과 욕실이 있는「아보르·호텔」의 경우 1泊에 2백「바트」(10달러·3천원). 사람 많은「호텔」을 피해 종려수 그늘에 마련된「로크·코티지」(바윗집)나「방갈로」라면 1泊에 3백「바트」(15달러·4천5백원)가 든다. 이곳에선 태국 요리외에「프랑스」「멕시코」中國의 별미를 아무데서나 맛볼 수 있다. [ 선데이서울 69년 7/20 제2권 29호 통권 제43호 ]
  • [완전정복 잉글리시] (2) 초등생 말하기

    [완전정복 잉글리시] (2) 초등생 말하기

    원어민을 직접 만나지 않고도, 영어학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영어 말하기 연습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말하기와 듣기는 실과 바늘같은 관계다. 따로 공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들어서 알게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어민 발음으로 들어야 때문에 말을 잘 하려면 우선 잘 들어야 한다. 듣기는 말하기 위한 일종의 준비운동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매일 영어를 꾸준히 들어야 한다고 권유한다. 특히 반드시 시간을 정해놓고 듣고 따라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듣을 때는 반드시 원어민 발음을 들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이 하는 영어는 발음에 문제가 있으니 들을 때는 원어민 발음을 듣고 그대로 따라하는 게 중요하다. ●교재는 어떤 게 좋은가? 교재로는 초등학교에서 받은 영어학습 CD 등 검정된 자료를 활용하면 된다.7차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학교에서 간단한 영어회화를 배운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시디는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많은 외국인들 가운데서 표준발음을 구사하는 사람으로 엄선해서 만들기 때문에 믿고 이용할 수 있다. 스토리 텔링도 있고 게임도 있고 의사소통 대화도 길게 나온다. 장면 별로 짤라서 이 시디를 반복청취하고 흉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밖에 어린이 동화책 등을 외국인이 들려주는 테이프나 인터넷 교육교재도 좋다. ●1단계 연습은 거울보고 큰 목소리로 말하기 준비운동을 했다면 다음은 실습. 1단계가 거울보면서 혼자 말하기다. 상대방 없이 거울을 보면서 자기 입 모양과 눈을 맞추면서 하면 된다. 자신없어 말을 못하거나 쑥스러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큰 목소리로 말하는 연습을 해두는 게 좋다. 혼자 말하기가 익숙해지면 인형 등 장난감을 대상으로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남자아이라면 공룡, 로봇, 여자아이라면 손 인형도 괜찮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무슨 연습이든지 구체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후 4시부터 4시20분까지 20분간 한다는 식이다. ●가족도 도와야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가족들도 자녀의 영어 말하기 공부에 동참해야 한다는 점이다. 동생이나 형, 그리고 부모가 혼자 영어로 말하는 아이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지 말고 자녀의 영어회화 파트너인 인형이 돼서 대답해주는 것이다. 영어가 자연스럽게 활용될 수 있도록 집 분위기를 조성해 줘야 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말하기 연습을 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저녁시간대에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웃친구랑 함께 모여서 연습하는 것도 좋다. 일종의 스터디 그룹이다. 형제간에 하면 좋고 외동이라 그게 어려우면 아랫집 윗집의 또래 아이들과 해도 좋다. 교과서에서 배운 표현을 중심으로 단어를 바꿔가며 서로 묻고 답하는 식으로 연습하면 된다. ●의사소통이 중요, 문법은 나중 문제 단 연습할 때 일일이 우리말로 번역하려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한 단어에 집착한다거나 하나의 과목으로 생각하다보면 틀리는 것을 싫어해서 학습에 장애가 올 수 있다. 영어로 말하다 문법을 틀려도 괜찮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의사소통이 먼저라 생각하고 총체적 언어학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말하기 연습이 됐다면 방학때에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영어 캠프에 참가하는 것도 좋다. 당장 실력향상을 기대할 순 없지만 캠프활동기간 영어 외에는 사용할 수 없어 영어에 대한 마인드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된다. ■ 도움말 서울교대 부설초등학교 김수정 교사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생각나눔] ‘아랫집 담배연기’ 법정으로?

    [생각나눔] ‘아랫집 담배연기’ 법정으로?

    서울 강서구의 아파트에 사는 A(31)씨는 한달 전부터 집에만 오면 두통에 시달린다. 새로 이사 온 아랫집에서 올라오는 담배 연기 냄새 탓이다. 골판지 박스로 베란다 난간 틈새를 막고 방 안에 숯도 갖다 놓았지만 소용 없었다. 아랫집에 몇 차례 경고를 했지만 그때마다 “내집에서 내가 피우는 것”이라는 말만 돌아왔다. ●비흡연자 “내 집에서도 담배 연기 맡아야 하나” 아파트, 빌라와 같은 공동주택내 흡연권·혐연권 분쟁이 확산되고 있다. A씨처럼 이웃에서 나오는 담배 연기와 냄새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지만 흡연자 역시 자기만의 공간에서 하는 일이라 양쪽간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A씨는 “나도 내 집에서 담배 연기를 맡지 않을 권리가 있다.”면서 “자기 집이라고 무조건 흡연권을 주장하는 것은 아파트에서 내 집이랍시고 24시간 쿵쾅거리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곧 아랫집에 대해 흡연금지 가처분소송을 낼 생각이다. 하지만 이웃집의 담배 냄새가 자기에게 얼마나 피해를 주는지 입증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 회사원 문모(26·서울 논현동)씨도 사정이 비슷하다. 두 집 대문이 마주 보는 구조의 계단식 빌라에 사는데 옆집 사람이 복도에 나와 담배를 피우면 집으로 고스란히 냄새가 들어온다. 문씨는 “자기야 가족들을 위해서 밖에 나와 피운다지만 이웃이 피해를 보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흥분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이복근 부장은 “상담 중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신고 다음으로 많은 것이 주거지 내 간접흡연 피해 호소”라고 했다. ●부모들 “기침하는 아기 속상해” 공동주택내 간접흡연의 피해 체감도는 아기가 있는 경우 훨씬 크다. 대구에 사는 이모(31)씨는 “아기 키우는 집은 환기가 중요한데도 아랫집 담배 연기에 창문 여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자기 집에서 피우는 걸 뭐라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경남 김해에 사는 김모(22)씨는 “하루는 온 집안에 담배 냄새가 진동해 확인해 봤더니 아파트 1층 사람이 자기 집 화장실에서 피운 담배 연기가 환기통으로 우리 집까지 올라온 것이었다.”면서 “다음 달에 돌이 되는 아기가 기침을 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너무 속이 상했다.”고 말했다. ●흡연자 “내가 죄인이냐” 하지만 흡연자들도 “도대체 어디에서 담배를 피우라는 거냐.”고 반발한다. 대부분 건물이 금연구역인데 내집에서조차 마음대로 못하느냐는 것이다. 한국담배소비자연맹 홍성용 사업부장은 “옆집이나 윗집에 전해지는 것은 연기가 아닌 냄새일 뿐”이라면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 죄인도 아닌데 자기 집에서 피우는 것에 대해 소송까지 걸겠다는 것은 심하다.”고 했다. 현행법상 주거지에서 흡연을 막을 법적 근거는 없다. 흡연금지 가처분 소송을 낼 경우 민법상 ‘담배 연기가 이웃간에 통상적으로 참아야 하는 범위에 속하는가.’에 대한 판단이 법원의 결정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공동주거 건물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곳은 없다. 올 6월 미국 뉴욕의 한 시의원이 공공아파트의 50%를 우선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2010년까지 공공아파트 내 흡연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농촌 ‘국제결혼 바람’ 그후] 한집 건너 외국인신부…무관심·언어장벽 고통

    [농촌 ‘국제결혼 바람’ 그후] 한집 건너 외국인신부…무관심·언어장벽 고통

    ‘윗집은 베트남 며느리, 한집 건너 아랫집은 필리핀 며느리’요즘 농촌에선 농촌 노총각에게 시집온 피부색이 다른 동남아 출신 주부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자연부락마다 한집 건너 외국인 주부가 있을 정도로 이들은 농촌 가정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언어와 문화, 관습 차이 등으로 ‘한국인 주부’로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 이들에게서 태어난 혼혈2세는 피부색 때문에 소외되는 등 우리 사회의 새로운 소수 약자로 전락할 우려마저 낳고 있다.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농촌지역 자치단체들은 이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농촌에 늘어나는 외국인 주부 경주시 건천읍에서 버섯 농사를 짓는 최모(48)씨는 올초 베트남 처녀(26)를 아내로 맞았다. 그동안 만나는 한국 처녀마다 모두 ‘농사일이 싫다.’면서 등을 돌려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겨우 가정을 꾸렸다. “배운 건 농사일밖에 없고 장가는 가야하는데 시집오겠다는 여자는 동남아 여자뿐이더군요.” 경북도가 최근 실시한 ‘농촌거주 외국인 주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북도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부는 모두 1544명. 이 가운데 농촌지역 거주 여성은 1292명으로 83.7%를 차지, 한국에 시집온 외국인 여성 대부분이 농촌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신 국가별로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일본 등 4개국이 93.6%를 차지했고 거주 기간은 2년 이하가 24.8%,3∼5년이 31%로 최근 5년 사이에 한국에 시집온 경우가 절반을 넘었다. 평균 연령은 31.8세로 20대(38.9%)와 30대(40.1%)가 79%를 차지했다. 특히 주택 및 농지보유 현황, 영농규모 등을 종합평가한 생활수준 조사에 ‘상’은 2.5%에 그쳤고 ‘중’은 54.8%,‘하’는 39.6%로 분류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국내에서 신붓감을 구하지 못한 40대 농촌 노총각들의 국제결혼이 최근 5년 사이 러시를 이루면서 농촌에 외국인 주부가 급증했다.”면서 “이들 가운데 10가정 중 4가정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앞으로 빈곤에 따른 가정해체 등 정착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코시안 혼혈 2세도 크게 증가 경북 구미에 사는 석호(4·가명)군은 ‘발달성 언어장애’를 겪고 있다. 아직 우리 말에 서툰 엄마(40·필리핀) 때문이다. 엄마는 “농사일에 바쁘고 가르쳐주는 곳도 없어 인사 등 기초적인 말 이외에 아직 한국말을 거의 못한다.”면서 “말뿐만 아니라 한국관습도 서툴러 앞으로 애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농촌에 외국인 주부가 급증하면서 혼혈 코시안(한국인 남성과 동남아 여성에서 태어난 2세)들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경북도 내에서 국제결혼을 통해 태어난 코시안은 모두 1534명. 국제결혼 가정 가운데 자녀가 1명인 가정이 44.6%로 가장 많았고 2명 38.8%,3명 이상 16.6%로 조사됐다. 5명을 낳은 외국인 주부도 8명이나 됐고 외국인 주부 중 20∼30대 여성비율이 약 80%여서 앞으로 더 많은 코시안이 태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제결혼으로 코시안 자녀를 둔 농촌가정들은 요즘 아이들이 커가면서 걱정이 태산이다. 바로 인종차별과 혼혈아에 대한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 때문. 필리핀 여성과 결혼해 6살 난 여자아이를 둔 박모(52·경북 청송군)씨는 “지금은 어려서 잘 모르지만 나중에 아이가 피부색이 다르다며 멸시를 받을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낳지 말 것을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뒤늦게 외국인 주부 정착 지원나선 자치단체 1990년대부터 농촌지역에 외국인 주부가 하나둘 늘어났지만 이번에 경북도가 처음으로 실태조사에 나설 정도로 그동안 자치단체는 이들에 대해 무관심했다. 이번 조사 결과 농촌지역 외국인 주부는 한국어교육과 컴퓨터교육, 기술교육, 요리강습 등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이들에 대한 지원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북 예천군은 시집온 동남아 여성들을 위해 3개월 과정의 한글교육과 음식, 전통예절 등 ‘국내적응 교육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또 영천시는 지역 여성단체의 도움을 받아 외국인 주부들의 갈등을 상담해주는 창구를 마련하고 문경시는 2세 양육비 지원과 의료보호확대 등의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경북도는 출신국과 국제통화 비용을 전액 감면해 주거나 정액을 지원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또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교양, 어학, 제빵 등 교육 프로그램에 수강료 감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세환 경북도 여성정책계장은 “베트남 출신 주부들이 늘어나면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언어문제”라며 “바쁜 농촌생활 현실을 고려해 자원봉사자를 가정으로 파견해서 한국어를 교육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권오복 예천 국제결혼가족모임 회장 “더 이상 국제결혼을 색안경 끼고 보지 마세요.”. 경북 북부지역 국제결혼가족모임 회장인 권오복(43·경북 예천군 보문면)씨는 “농촌 총각 4명 중 1명은 외국인 아내를 두고 있을 정도로 우리 농촌에서는 국제결혼이 보편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씨는 “앞으로 국제결혼 부부가 10만쌍 정도는 더 늘어나야 농촌 총각들의 결혼난이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도 지난 2003년 9월 베트남 처녀(23)와 결혼했다. 권씨는 “결혼정보업체의 소개로 처음 베트남에 신부감을 구하러 갔을 때는 ‘이 방법밖에 없을까’라며 많이 망설였지만 2년 가까이 결혼생활을 하면서 한번도 결혼을 후회한 적이 없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현재 예천지역에만 국제결혼 부부가 90쌍이 넘는다. 권씨는 이들의 친목도모와 권익보호를 위해 지난 2월 국제결혼가족 모임을 만들었다.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 아내들의 고향은 저마다 다르지만 만나면 늘 가족같은 분위기다.”고 말했다. 이 모임에서의 화두는 2세 교육문제다. 권씨는 “아이들에게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엄마가 우리나라 말과 문화에 서툴다 보니 교육문제가 항상 마음에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구늘리기 사업이 국가 정책사업으로 확대되고 그 핵심에 국제결혼이 있지만 결혼한 외국인 아내에 대한 한글교육과 문화적응 등은 관심밖이다.”면서 “한글학교 상설화와 면단위까지 유아교육시설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씨는 국제결혼 실패 원인으로 부부간 이해부족을 들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내의 한국 문화적응도 중요하지만 남자가 아내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천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베트남여성과 ‘결혼할래요’ ‘신부찾아 베트남으로 베트남으로’ 요즘 농촌 총각들의 국제결혼 상대는 중국이나 필리핀보다 베트남 여성이 단연 인기다. 왜 베트남 신부를 선호하는 걸까? 대구지역 K 베트남전문결혼업체에 따르면 베트남은 아직 70∼80%가 농업에 종사하는 등 농경문화가 지배하고 있어 여성들은 농사일에도 익숙하고 농촌 사정에 밝아 결혼 후 한국 농촌에 적응이 빠르다는 것. 특히 불교 문화권에서 자란 베트남 여성들은 한번 결혼하면 좀처럼 헤어지지 않고 자식 교육에 평생을 헌신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고 있어 한국 농촌 노총각들의 인기가 높다. 이 때문에 최근 대구지역에는 농촌 노총각들을 대상으로 베트남 여성을 소개해주는 전문 중매업체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농촌 노총각들이 베트남 여성을 선호하자 자치단체와 새마을단체 등이 나서 베트남 여성과의 국제결혼을 적극 지원하는 사례도 있다. 새마을운동 성주군지회는 최근 성주군을 찾은 베트남 타이옹우옌성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지역 농촌 노총각과 베트남 여성과의 결혼을 주선키로 합의했다. 유충하(41) 사무국장은 “양측이 신랑, 신부에 대해 개인재정 상태와 성실성 등에 대해 보증을 하기로 했고 9월 중 예비조사를 위해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결혼 성사 후에도 베트남 여성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한글교육 프로그램 등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예천군은 농촌총각 가정이루기 사업을 전개, 농촌 총각 16명을 베트남 여성과 결혼을 주선하기도 했다. 베트남 여성과의 결혼하는 한국 신랑은1년치 곡식을 장인, 장모에게 바치고 신부를 데려갔던 베트남의 옛 풍습에 따라 500∼1000달러 수준의 지참금을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 윗집 여자 아래층 남자 그리고 남편 → 살다

    부부싸움을 하다 아파트 10층에서 뛰어내린 주부가 이웃과 남편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23일 오전 10시10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모아파트 10층에서 A(39·여)씨가 남편과 말다툼을 하다 홧김에 베란다 밖으로 몸을 던졌다. 다행히 뒤따라간 남편 B(43)씨가 재빨리 몸을 던져 다리를 잡았으나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힘에 부쳐 하는 남편과 허공에 거꾸로 매달린 A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이 장면을 본 주민들은 하나둘씩 아파트 앞에 모여 들었지만 모두 어쩔 줄 모르며 발만 동동 굴렀다. 위기일발의 순간에 기민하게 움직인 사람은 아래층에 사는 C(50)씨였다. 주민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베란다 밖을 내다본 C(50)씨는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현관문이 잠겨 있었다. 아내를 잡고 있는 남편은 움직일 수 없는 상황.C씨는 위험을 무릅쓰고 11층을 통해 베란다를 타고 10층으로 내려왔고 결국 기진맥진해 있던 남편 B씨를 도와 A씨를 구해냈다. 경찰 관계자는 “아래층 남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A씨는 결국 20m아래로 곤두박질쳤을 것”이라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윗집 여자의 목숨을 살린 이웃의 정성을 봐서라도 10층 부부가 불행한 일 없이 잘 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깔깔깔]

    ●엽기적 응급조치 * 회식후 2차로 단란주점 갔다가 립스틱 자국이 생겼을 때 : 당당하게 집에 들어가서 아내에게 5대1로 싸웠는데 그 두목이 ‘공포의 독입술’이라는 여자였고 그 여자에게 열번이나 물리고도 내공이 강해 살아있노라고 소리친다. 만일 통하지 않는다면 갑자기 엎어져서 죽은 척한다. * 아내가 부탁한 TV 드라마 녹화를 까먹었을 때 : 그 시간에 대통령 특별 담화문이 발표되었다고 거짓말한다. 만일 거짓말이 들통나면 우리집에만 은밀하게 전달되는 특별담화문이었다고 끝까지 우긴다. * 밤 12시가 넘었는데 윗집에서 못질할 때 : 천장에 거꾸로 붙어 삽질을 한다. 곡괭이질도 무방하다. * 입사시험 면접에서 지원 동기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 “오라는 데가 없었는데 그중 제일 만만해서” 라고 말해본다. 만일 분위기가 서늘해지면 “사실은 두번째로 만만해서”라고 말하고 면접관의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어 준다.
  • 공동주택 층간소음, 대책은 내놓았지만…

    공동주택 층간소음, 대책은 내놓았지만…

    아이들 뛰노는 소리를 견디다 못해 윗집으로 올라가 따졌더니 “요즘은 잘 안 뛰는데….”라고 잡아떼더군요.(흥분한 나머지)그 중 한 아이에게 “너 죽여버린다.”고 소리 질렀죠. 애 엄마는 그 소릴 듣고 환장하겠다는 듯이 바라보고, 애 아빠는 어린 아이를 손에 들더니 “그럼 어쩔까. 얘를 죽여버릴까?”라고 대듭디다. 화가 나서 대꾸했죠.“그래 죽여라.XXX야….” 아파트 층간소음을 다루는 인터넷 사이트 회원인 지모씨가 지난 7일 실명으로 올린 글이다. 이쯤되면 이웃사촌은 커녕 철천지 원수지간이다. 지씨는 “내가 무슨 짓을 하고 내려온 건지 모르겠다.(가슴이)무너져 내릴 것 같다.”며 피폐하고 황량해진 심정을 가누질 못했다. ●층간소음 ‘어찌하오리까‘ 아파트나 연립·다세대 등 공동주택 층간소음을 둘러싼 분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아이들이 쿵쿵대며 뛰노는 소리, 문을 여닫는 소리,TV나 피아노·라디오 소리 등 소음 형태도 갖가지다. 피해자들은 “잠을 설쳐 생활이 제대로 안된다.”거나 “노이로제 증상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호소하는 반면, 소음을 일으키는 쪽은 “조심해야겠지만 그렇다고 애들을 묶어둘 수도 없고….”라며 난감해 한다. 이웃간 고성이나 말다툼으로 얼굴을 붉히는 건 다반사이고, 심지어는 소송 사태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은 미봉책에 그칠 뿐,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는 없다. 층간소음 분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횟수가 잦아지고 문제의 심각성도 커지는 추세”(주거문화개선시민운동본부 차상곤 사무국장)라고 한다. 실제로 환경부 소속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 사건 가운데 80% 이상이 소음·진동 건이고,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을 아파트 층간소음이 차지할 정도다. ●‘경범죄로 적극 처벌’… 효과는 미지수 현재 전국의 공동주택은 600만 가구를 넘어선 상태. 한 가구를 4인 가족으로 계산할 경우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이 공동주택에 살고 있는 셈이다. 층간소음의 심각성이 사례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대상이 워낙 광범위해 사회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아파트 바닥이나 벽 등을 경계로 여러 가구가 살고 있는 공동주택에선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여서 이에 걸맞는 근본 대책의 필요성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정부도 팔짱을 끼고 있었던 건 아니다. 층간소음 충격음이 경량충격음(물건 떨어지는 소리 등)의 경우 58㏈을 넘지 못하도록 건축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관련 법을 개정, 지난해 4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바닥이나 경계벽의 두께를 15∼20㎝ 이상으로 짓도록 강화하기도 했다. 오는 7월부터는 어린이 뛰는 소리 등 중량충격음의 상한선 규정(50㏈)도 적용된다. 물론 이같은 대책은 새로 짓는 공동주택에만 해당될 뿐 600만 가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존 주택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소음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공사가 아니라 아파트 입주자에 대해서도 소음규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정부도 지난달 관계부처 회의에서 제재 규정 신설을 검토했으나 일단은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아파트의 종류나 개인별 민감도 등에 따라 소음의 정도가 다르게 마련이어서 규제기준 마련은 도저히 어렵다는 것으로 결론났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정부대책은 ▲시·도지사가 정하는 ‘공동주택 관리규약’에 층간소음 규정 신설 추진(건설교통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 유도(환경부) ▲심각한 분쟁에는 적극 개입, 법에 따라 처리(경찰청)하는 선에서 그쳤다. 고육책 성격이 짙지만, 경찰이 경범죄로 적극 처벌하겠다는 방침도 효과는 미지수다. 경찰청 생활질서과 이명원 반장은 “10만원 이하의 범칙금 통보는 18세 이상이 대상이며, 그보다 어릴 땐 즉결심판으로 넘길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도 14세 이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층간소음이 이보다 어린 아이들이 뛰놀면서 일으키는 소음이라는 실상을 감안하면 경범죄 처벌 효과는 엄두도 못낼 성싶다. 다만 경찰은 층간소음이 어른들간 폭력행사로 번질 때가 많은데, 이에 대한 방지효과는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만의 특이한 현상? 지난해 12월 주거문화개선시민연대가 아파트 622가구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입주자들은 가장 거슬리는 소음으로 ‘아이들 뛰노는 소리’ ‘실내 발걸음 소리’ ‘화장실 등의 급배수 소리’ 등 순으로 대답했다. ‘문을 여닫는 소리’나 ‘복도에서의 발걸음’도 지적됐지만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가 월등히 높았던 것. 외국은 어떨까.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김상호 과장은 “미국은 단층 주택이 많고, 유럽은 개인주의가 오래 전부터 발달해 아예 몸에 밴 생활습관으로 조심하기 때문에 이런 분쟁이 드물다. 일본도 아파트 바닥에 돗자리를 깔기 때문에 문제가 거의 없는 편인데, 그런 점에서 층간소음 분쟁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현상인 셈”이라고 진단했다. 김 과장은 “이웃에 노약자나 환자, 수험생이 있을 경우 작은 소리도 조심하는 등 서로를 배려하는 생활습관의 정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에 내놓은 대책 외에 층간소음을 해결하기 위한 추가방안도 연구 중이다. 환경부는 층간소음을 비롯한 생활소음 전반에 대한 연구용역 조사를 오는 9월까지 끝낼 예정인데, 늦어도 올해 안에는 ‘생활소음 줄이기 종합대책’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서울에도 집성촌 10여곳 있다

    서울에도 집성촌 10여곳 있다

    특별시에 집성촌?서울 양원리등 10여곳 수십 가구씩 오순도순 유영규(42·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는 어려서 자신보다 나이는 적지만 항렬이 높아 아저씨뻘 되는 아이에게 ‘꿀밤’을 먹였다가 집안 어른들로부터 꾸지람을 들은 적이 있다. 이어 눈을 피해 이 아이를 또 혼냈다가 들통이 나는 바람에 더 큰 야단을 맞기도 했다. 유씨로서는 어린 마음에 억울한 일이 줄을 이었다. 시골지역의 집성촌(集姓村)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서울특별시에 아직도 ‘아랫집은 사촌 형님, 윗집은 숙부, 옆집은 조카, 앞집은 당숙’ 하는 식으로 친인척끼리 옹기종기 모여 살아가는 마을이 10여곳 있다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러한 집성촌들은 그린벨트로 묶이고, 세태의 변화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다. 서울 중랑구 망우1동 259 일대에는 서울이라고는 얼른 떠올려지지 않는 ‘양원리’라는 마을이 있다. 이곳에는 동래 정씨들이 38가구나 모여 산다. ●조선 태조가 하사한 땅 이 마을 정수선(71·새마을금고 운영)씨는 “조상님들이 조선시대 태조 이성계가 서울을 도읍으로 정한 1394년보다도 3년 전에 이곳에 터를 잡아 살기 시작했으니 벌써 610년을 넘겼다.”고 말했다. 정씨 말대로 이성계가 고려 말 역성혁명에 성공하자마자 일등공신인 정구(鄭)에게 이 일대의 토지를 하사한 인연으로 지금까지 24대째를 내려오고 있다. 마을 이름도 태조와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다. 태조가 자신이 묻힐 무덤자리를 보러 가는 길에 고개를 넘으면서 모든 근심을 잊었다고 해서 망우(忘憂), 고갯마루에서 쉬다가 마신 우물물의 맛이 너무 좋았다고 해 양원리(養源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아무래도 개발제한이 풀리면 집성촌 유지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마을사람들이 내놓는 대답은 ‘천만에’였다. ●사라져가는 집성촌 정씨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건물을 못 짓고, 땅값이 주변의 10분의1밖에 안되는 등 불이익(?)에 따른 불만도 불만이지만, 무엇보다 건물을 짓지 못하는 불편 때문에 후손들이 고향을 떠나고 있다.”고 허탈해했다. 개발이 늦어져 오래 모여 살아오기도 했지만, 똑같은 이유로 세월에 떠밀려 사라질 위기에 놓인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정수선씨는 또한 “집을 팔고 이사하는 바람에 다른 성씨가 10가구 들어와 집성촌이라는 명맥은 이어가지만 이미 순수혈통 마을에서는 약간 벗어난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한 핏줄끼리 옹기종기 모여 산다는 자부심도 있긴 하지만….”이라며 씁쓸해했다. 정씨는 슬하에 7남매를 뒀다. 막내아들 민섭(28)씨를 빼면 모두 서울에 살고 있지만 집성촌에서 나와 사실상 ‘타향 살이’를 하고 있다. 민섭씨 또한 아버지의 마을금고 사업을 도와주려고 머무는 것이니 ‘동거’는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여기는 눈치다. ●“죄다 믿음이 간다오” 정씨의 집 앞에는 7촌 조카, 그리고 바로 옆에는 6촌 동생이 살고 있어 “이곳이 과연 집성촌이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그러나 마을사람들에 따르면 망우동이 서울로 편입되기 전인 경기도 양주군 구리면(九里面)일때는 집성촌이 10개나 있었다. 현재 구리시로 한 단계 뛰어오른 구리면은 망우·상봉·중화·묵·신내·교문·토평·갈매·수택리 등 9개 마을로 이뤄졌는데, 바꿔 말하면 한 마을에 두 가지 성씨의 집성촌이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 마을에서 북부간선도로를 가로질러 자동차로 10분쯤 가면 구릉산 아래로 신내1동 산6 일대에 경주 임(林)씨 30여가구가 모여 사는 능말(큰 능이 있다고 해서 붙은 능마을의 준말)이 나타난다. 임씨 집성촌이 처음으로 들어선 것은 선조 36년인 1603년쯤이라는 기록이 전해진다.400년 남짓한 전통으로 정씨네 집안에는 ‘한끗발’ 뒤지지만 결코 녹록하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다. 대부분 직장인들인 양원 마을과는 달리 전체의 절반인 15가구가 아직도 이 지역의 특산물인 ‘먹골배’를 생산하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종친회 총무 임현만(59)씨는 “하루 온종일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살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조상들의 묘를 지키며 오랫동안 ‘모여 사는 정’에 익숙해져 좀처럼 외지로 나가기가 힘들었다.”고 귀띔했다. 함께 사는 임씨의 아들 준성(29)씨도 “아무래도 집안 어르신들과 가까이 지내다 보니 예의범절이 절로 몸에 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의 범절 저절로 배워요” 강동구 강일동 ‘벌말’ 청송 심(沈)씨네는 50여가구가 모여 사는 서울에서 가장 큰 집성촌이다.410여년 전인 조선시대 선조 25년(1592년) 임진왜란 중에 충청도 예산에서 피란온 선조들의 후손이다. 벌말이란 벌판에 마을이 섰다고 할 정도로 너른 땅을 말한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어 지명에는 평촌(坪村)이 있다. 벌말에서는 나이는 어려도 항렬이 높은 이에게 존칭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함부로 호칭하다가 혼이 나는 일도 적지 않다. 서로 새해인사를 하는 경우 나이는 자녀뻘이지만 항렬이 높은 이에게 머리를 숙여야 한다. 강동구의회 의장을 지낸 25대손 심재풍(69)씨는 “10대 할아버지께서 정착한 이래, 마을 규범 때문에 가끔 다투기도 하지만 성씨가 같아서인지 금방 화목을 되찾는다.”며 마을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이어 “최근 다른 성씨들이 마을로 들어오고 10촌 이상 촌수가 벌어지면서, 명절이면 친척들이 모두 모여 집집이 옮겨다니며 차례를 지내는 데만 하루 종일 걸리는 옛 풍습이 사라져 아쉽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무슨 사연·어떤 자랑거리 있나 서울 시내엔 10여가구가 모여 작은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 모두 6곳이 있다. 도봉구 방학4동 ‘원당마을’에는 파평 윤(尹)씨, 강서구 외발산동 ‘광명마을’에는 경주 최(崔)씨, 강동구 강일동 ‘가래여울’(한강으로 흘러드는 두 여울이 갈라져 흐르는 곳이란 뜻)에는 남평 문(文)씨 집안이 있다. 또 창녕 조(曺)씨들이 대대로 일군 서초구 염곡동 ‘염통골’(마을 생김새가 염통 모양)과 경주 김씨의 내곡동 ‘능안마을’에다 아예 성씨를 따 ‘홍씨 마을’이라고 부르는 남양 홍씨 집성촌이 있다. 집성촌 속에는 깊은 역사만큼이나 자랑거리도 수두룩하다. 먼저 도봉구 방학동 원당마을에 있는 서울시의 보물덩어리가 된 830살짜리 은행나무가 손꼽힌다. 서울시 지정 보호수 1호다. 높이가 24m, 둘레는 9.6m나 된다. 관악구 신림동 산112의1에 있는 굴참나무(천연기념물 271호·수령 1010년)와 종로구 삼청동 106 총리공관 등나무(천연기념물 254호·수령 920년)에 이어 ‘수령’이 서울에서 세 번째다. 원당마을 은행나무는 옛날부터 스스로 몸에 불을 질러 나라의 큰 변고를 알리는 등 신통을 지녔다고 전해지고 있다. 예컨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직전 이 나무에 까닭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나 소방차가 출동, 진화했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은 해마다 2월 중순이면 이곳에 30여명씩 모여 떡과 술을 놓고 나라의 안녕을 비는 ‘행목대신제’(杏木大神祭)를 올리고 있다. 은행나무 옆에는 조선시대 비운의 임금인 연산군(1476∼1506년)의 묘가 있다. 이 무덤이 중종반정 이후 연산군의 유배지였던 강화도에서 옮겨오면서 파평 윤씨들이 뒤따라와 정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록으로 찾아볼 수 없어 언뜻 이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원당마을 윤주현(71)씨는 “정치적으로 억울하게 죽은 연산군의 경우 3족이 멸문지화를 당했고, 연산군이 어머니 폐비 윤비(尹妃)에 대한 효성이 지극해 외척들이 돌봐야 한다고 여겨 이 곳으로 온 게 아니냐는 추측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곳엔 또 마을과 역사를 함께 해온 ‘원당천’이라는 우물이 있다. 태조가 물맛을 본 뒤 칭찬했다는 망우동 양원마을 우물과 비슷한 사례다. 피란민이 숨어들었을 정도로 외진 곳이어서 자연부락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다. 청송 심씨들의 마을에도 흥미 넘치는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심재익(67)씨는 “옛날 한 백성이 산에서 도적을 만났는데 갑자기 호랑이가 나타나 화를 면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바로 앞 바위의 모양이 호랑이와 똑같이 생겨 그 사건 이후에 그 바위가 마을을 지켜주는 산신령이라고 믿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해마다 음력 7월 초하루에서 사흘 사이에 길일(吉日)을 가려 ‘큰말(벌말의 딴 이름으로, 큰 마을이란 뜻) 산신제’를 지낸다. 앞산 꼭대기에 올라 집집마다 추렴한 쌀로 떡과 술을 빚고 소머리를 제단에 올린다. 서울시내에서 행하는 유일한 산신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길섶에서] 어머니의 시간/이호준 인터넷부장

    모처럼 찾아 뵌 어머니는 속이 불편하다며 연신 배를 쓸어 내린다. 자식 노릇을 제대로 못 한다는 자괴감까지 겹쳐 마음이 편치 않다. 병원에 모시고 가 보지만 의사라고 금방 낫게 할 묘방이 있을 리 없다. 손이나 잡아드리는 게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어릴 적처럼 슬며시 곁에 누워본다. 신음을 물면서도 노인의 얘기는 끝이 없다.“그 누구냐. 윗집 살던…. 영식인가? 애들 여윌 때 안됐더냐?” “됐지요. 장가를 일찍 갔으니….” “그렇구나. 그나저나 그 때 차 사고로 간 네 친구는 지금 생각해도 맘이 짠하다. 그 사람 처가 아직 젊을 텐데.” “아, 그 사람요? 아니에요. 거기도 사십이 넘었어요.” “뭐? 벌써? 서른이나 넘었나 했다. 원, 세월이 이렇게 쏜살같은지….” 나이는 시간조차 매어두고 싶게 만드는 걸까. 어머니의 손을 쓸어 본다. 평생 일을 놓아본 적이 없는 손은 기름기가 다 빠져 나무등걸처럼 거칠다. 이 손이 오늘의 날 만들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형님이 잘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가끔씩 존재마저 잊어버리는 아들. 스스로 종아리를 걷고 매질을 해야 마땅할…. 이호준 인터넷부장 sagang@seoul.co.kr
  • 장위·정릉3동 72만평 유럽풍 고급주거지로

    장위·정릉3동 72만평 유럽풍 고급주거지로

    서울시내에서 대표적인 노후주택 밀집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성북구 정릉3동 일대와 장위동이 유럽풍의 중·저층 고급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 성북구는 26일 정릉3동 757번지 일대 10만평과 장위동 62만평 등 72만여평을 지구단위계획이나 뉴타운개발계획을 통해 친환경 전원주택단지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정릉 3동 계단형 ‘테라스하우스’ 2003년 11월 국립공원과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된 정릉 3동 757 일대는 현재 토지용도가 도시자연공원이나 자연녹지지역, 보존임지로 돼 있다. 성북구는 이 일대가 북한산 국립공원에 인접한 점을 감안해 4층이하의 저층 주택 1300가구가 들어서는 저밀도 주거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이 지역을 지구단위계획구역에 포함시킨 데 이어 조만간 1종 일반주거지역이나 2종 전용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할 방침이다.(조감도) 성북구 관계자는 “경사지를 깎아 고층아파트를 짓는 것은 도시미관이나 경제성에서 좋지 않다.”면서 “경사도를 활용해 녹지비율이 40%를 넘는 친환경 테라스하우스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테라스하우스는 땅의 경사도에 맞춰 주택을 계단식으로 쌓아 올린 형태로 아랫집의 지붕을 윗집에서 정원으로 활용하는 공동주택이면서 단독주택처럼 이용하는 주거형태다. 우리나라에는 인천 송도신도시를 비롯, 부산 천안 용인 등 일부 지역에서 시도됐으며 유럽에서는 테라스하우스가 고급형 주거단지로 꼽힌다. 오는 3월 주민공청회와 서울시의 협의를 거쳐 개발방식이 확정되면 도시관리계획을 결정, 이르면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장위동 유럽풍 중·저층 주택단지 장위동 일대 약 62만평에는 유럽풍의 중·저층 공동주택단지가 조성된다. 성북구는 지난 17일 장위동을 제3차 뉴타운개발사업에 포함시킨 뒤 현장조사 요청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길음·정릉 뉴타운을 시행 중인 성북구는 장위뉴타운계획이 3차 뉴타운에서 탈락하면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개발사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지구단위계획은 개발계획을 서울시와 합동으로 수립한다. 성북구는 우선 장위동 일대 50여만평을 거대한 덩어리 형태인 슈퍼블록 단위로 나눠 개발한다. 중·저층 신도시로 탈바꿈시킨다는 복안이다. 현재 이곳에는 단독주택 5538동, 다가구주택 1620동, 공동주택 46동 등 8064동이 들어서 있다.82%가 2층 이하의 저층 주택이며 20년 이상 노후 건축물이 전체에서 64%를 차지하고 있다. 토지용도는 대다수 2,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높이 제한은 7∼12층이라서 고층건축물은 들어 설 수 없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장수제품 광고엔 ‘사랑’이 있다

    광고주는 무언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았을 때 광고를 한다.당연히 광고 내용은 우리 제품은 이런 면에서 좋다는 식으로 직접적이거나 브랜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우회전략으로 정리된다.하지만 수십년째 변하지 않은 장수제품은 이도저도 아닌 인간의 본성을 파고 드는 광고로 앞으로 수십년 장수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5월 거짓말 한 딸아이를 다그치는 어머니(미운네살 편)와 싸우고 돌아온 아들을 나무라는 아버지(아버지의 속마음)를 통해 ‘사랑합니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서울우유 광고가 이번에는 부모님을 매개로 소비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1937년 ‘경성우유’로 출범한 서울우유는 올해가 창립 67주년이다. 모처럼 딸네집에 다니러 온 어머니,좀 쉬셨으면 하지만 연신 걸레질에 잠시도 쉬지 않는다.딸은 “우리집에 일하러 왔어? 몸도 안 좋으면서 속상하게 왜 이래?”라며 역정을 내지만 우리 모두의 어머니가 그렇듯이 광고 속의 어머니도 “앉아 있으면 뭐하니?”하며 애써 모른 척한다. 장성한 아들과 조깅을 하던 늙은 아버지의 숨소리가 가쁘다.“이러다 너 장가가는 거나 보겠냐?”.“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하는 아들의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지방을 얼마나 낮췄고 머리 좋아지는 성분이 몇㎎ 들었다는 식으로 강조하지 않고 그냥 부모님이 흰 우유 한 잔 마시는 게 전부인 광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어린 딸과 아들이 등장했던 전편의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소비자들 가슴 속에 뭉쳐 있는 부모님에 대한 안타까움을 적절히 끌어낸 탓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앞으로도 가족간의 사랑을 다룬 광고가 8탄까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올해 탄생 25년째인 롯데 카스타드도 ‘행복 카스타드’로 옷을 갈아 입었다. 연일 쿵쾅거리는 윗집 아이들 소동에 화가 난 아저씨,“이 녀석들!”하며 잔뜩 겁을 주지만 이내 “아주 씩씩한데.”라며 카스타드를 건네준다.실제로 이런 아랫집 아저씨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조금만 부드러워지면 세상이 행복해진다.’는 카피는 요즘 세태에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초코파이의 ‘정’시리즈,나올 때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킨 박카스 광고 등 장수제품의 광고는 ‘공익광고협의회’ 광고보다 더 공익적이다.‘공익적’인 광고가 빠지기 쉬운 구태의연함을 줄이고 늘 새로운 주제,새로운 내용으로 변신한 것이 제품만큼 광고도 장수하게 된 비결. 이밖에 수달,토종개구리,개똥벌레 등을 앞세워 ‘맑고 깨끗한 세상은 지켜져야 한다.’는 칠성사이다 광고도 장수제품의 ‘내공’을 엿볼 수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꼬불꼬불 뒷골목] 강동구 성내동 장신구 부품거리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효녀 ‘가내 부업’의 신화를 기억하십니까? 부녀자들이 봉제 인형에 눈 하나 붙이고 치마 하나 입히는 데 50전,1원 받으며 수출역군 역할을 해내던 때가 있었다.1980년대 중반만 해도 아랫집,윗집없이 서민들 사이에 심심찮게 볼 수 있었던 게 가내 부업이다.국민소득 2만달러 운운하지만,지금도 ‘애들 반찬 값이나 벌자.’며 가내 부업을 하는 여성이 적잖다. 서울 강동구 성내1∼2동 뒷골목엔 액세서리 부품 업소가 130여곳 몰려 있다.이웃 주택가는 물론 고덕·명일동 일대에 이르기까지 줄잡아 2만여명의 여성이 이들 업소를 통해 부업으로 살림살이에 보태고 있다. ●‘귀에 걸면 귀걸이,코에 걸면 코걸이’란 말이 여기선 옳다. 이 뒷길에는 넥타이 핀에서부터 여성 필수품인 머리핀,목걸이 등 액세서리란 액세서리 부품은 몽땅 다룬다. 1만여종에 이른다는 취급품목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게 바로 체인(Chain)이다.액세서리 중에서도 대표적인 목걸이,넥타이핀 등 고리가 들어간 물품에 흔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손에 얼른 잡히지도 않을 만큼 자그마한 고리들이 사람 손을 거쳐 길게 이어지면 목걸이 끈,짧게 하면 넥타이핀 줄이 되는 것이다.국내에서 유일한 액세서리 특화단지인 데도 일반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모조품을 전문으로 하는 탓이다. 업계 연합체인 서울강동장신구조합 최병실(49) 전무이사는 “간단히 말해 이틀 쓰고 버릴 것들”이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내세우는 ‘무기’로 쓰는 우리네 여성들은 보통 이미테이션(모조품)을 거들떠 보지도 않지만 수출 주무대인 중남미·유럽인들은 다르다.”고 귀띔했다. 이곳에서 만든 부품들은 서울 남대문시장 등으로 보내져 완성품이 되고,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뻗어나가 지구촌 구석구석 ‘액세서리 마니아’들의 몸을 화려하게 치장하게 된다. ●‘티끌 모아 태산’을 이루는 현장에 근면정신이 살아 숨쉰다. 성내2동 편모(33·여)씨는 “팀장으로 불리는 알선업자로부터 액세서리 부품을 받아 부업을 해온 지 3년째”라면서 “취업이 어렵기도 하거니와 다섯살배기 딸을 맡기는 비용 등을 따지면 제법 괜찮은 벌이가 된다.”고 말했다. 한 사람이 이러한 부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한달 내내 매달릴 경우 1인당 70여만원.대개 가정생활 짬짬이 틈을 내 하기 때문에 20만∼30만원 안팎이다.‘○개 들이 봉지 일까지’ 하는 식으로 일을 맡는다.목걸이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부품을 한 예로 들어보자.민물새우의 눈 크기만한 모조 다이아몬드 부품을 꽃받침 모양의 구리판에 한개 접착하는 데 4∼5초 정도 걸린다.똑같은 시간이라도 받는 돈은 한 건에 2원에서 많으면 20원.이처럼 10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숙련도 차이에서 생긴다. 일을 알선받는 시민은 업소나 오퍼상 한 곳당 10∼20명,많게는 80∼100명에 이른다.평균 20명으로 잡아도 업소 130개에 오퍼상 800여곳을 합치면 2만명 가까이 된다. S상사 대표 W씨는 “부업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임금은 96년에 비해 거의 달라진 게 없다.”면서 “그 당시 개당 1원 80전∼1원 90전하던 게 2원 단위로 바뀌었으니 부품 하나 붙이는 경우 10∼20전 오른 것으로 보면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10년 전이나 마찬가지의 인건비를 치르는 탓에 ‘살판 났을’ 듯한 액세서리 특화단지는 지금 내리막길 산업이라는 위기감에 휩싸였다.4∼5년 전부터 중국 등 인건비가 싼 나라에 시장을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장신구조합 최 이사는 “앞으로 4∼5년 뒤면 사실상 붕괴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면서 “다른 산업과 연계,이탈리아 ‘구찌’나 프랑스 ‘샤넬’ 등과 같은 식으로 브랜드화하는 등 저물량-고단가 전략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절박감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경공업 부문까지 저임금국에 ‘포위’ 당한 우리 경제가 맞닥뜨린 위기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송한수기자 onekor@˝
  • ‘13억아파트’도 화재 무방비/스프링클러등 설치안돼 변호사 부부 질식사

    두 명이 사망한 서울 한강변의 25층짜리 고급 아파트 화재는 스프링클러 등 불이 났을 때 바로 끌 수 있는 소화시설이 없어 피해가 커진 인재(人災)였다.화재가 난 아파트는 시가 13억원인 65평형으로 지난 3월 주민이 입주했다.소방법은 고층아파트의 경우 고가사다리가 접근할 수 없는 ‘16층 이상’에만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돼 있다. ●‘16층 이상’에만 스프링클러 설치규정 지난 20일 오전 4시14분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LG자이아파트 101동 3층 신형근(50·변호사)씨 집에서 불이 나 신씨와 부인 이모(46)씨가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신씨는 침대 위에서,부인은 안방 베란다 쪽에 쓰러져 있었다.유독가스를 마신 작은아들(19)과 윗집 주민 이모(58)씨 등 4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불은 신씨의 아파트 내부 20평을 태우고 1300여만원(경찰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15분 만에 꺼졌다.이 과정에서 주민 수십명이 대피했다. 화재 신고는 인근 주민과 발코니로 몸을 피한 숨진 신씨의 작은아들이 “불이야.”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은 경비원 송모(62)씨가 했다.신군은 “잠자다 뭔가 타는 냄새에 깨어 불길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측은 “불이 나면 가정마다 설치돼 있는 화재감지기를 통해 관리사무소의 경비벨이 울리도록 돼 있다.”면서 “벨이 울리기 전 경비원의 전화를 먼저 받고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리사무소 통제실에서 벨이 울렸다고 주장한 시간이 화재가 신고된 시간과 차이가 나 경찰은 경비벨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조사 중이다. 현장에 출동한 용산소방서 관계자들은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고 말했다.서울시는 지난달 10일 고층아파트의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와 자동식 소화기를 갖추도록 하는 ‘고층 아파트 소방안전대책’을 내년에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의 꼬마전구에서 합선 추정 경찰은 불이 나기 열흘 전부터 거실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었고,장식용 꼬마전구도 계속 켜놓았다는 유족의 진술과 화재 당시 누전차단기가 내려져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일단 꼬마전구 장식의 합선이나 누전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 중이다.경찰 관계자는 “불이 플라스틱 재질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태우고 카펫과 소파 등으로 옮겨 붙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전날인 19일은 신씨 부부의 결혼기념일로 가족이 함께 축하파티를 가진 뒤 잠자리에 들었다가 변을 당했다.큰아들(21)은 친구들과 여행 중이어서 화를 면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기고] 생활소음 해결 이렇게

    창밖의 자동차 소리,철로 근방에서 들리는 기차 소리,집짓는 공사장 소리,머리 위의 비행기 소리. 이 모든 소음을 들으며 우리의 유쾌한씨는 오늘도 힘찬하루를 시작한다.그러나 각종 소음공해로 그의 하루는 언제나 유쾌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시위 현장에서 확성기를통해 들리는 노래와 구호,신장개업을 알리는 이웃 업소의판촉 외침.사무실 안은 전화와 컴퓨터 등 온갖 잡음으로가득차 있다. 누구나 한번쯤 짜증낼 법도 하지만 평범한 시민 유쾌한씨는 놀라운 적응력과 인내심으로 소음공해를 극복하면서 무사히 하루 일과를 마친다. 하지만 집에 와서도 그의 생활환경은 유쾌함과는 거리가멀다. 옆집 부부가 싸우는 소리,아이가 우는 소리,화장실의 물내리는 소리,옆집 아이가 피아노 연습하는 소리,윗집에서쿵쿵거리며 뛰어다니는 진동. 겨우 얕은 잠이 들만 하면 만취한 이웃 아저씨의 고성방가까지…. 이러한 온갖 잡음으로 우리의 정신과 육체는 날로 피폐해지고 있다. ‘생활 소음’이란 도시생활에서 발생하는 공해다.소음진동규제법에서는 소음을 ‘산업단지 기타 환경부령이 정하는 지역 안에서 발생하는 소음·진동을 제외한 나머지’라고 정의하고 있다. 매일 유쾌한씨와 우리를 괴롭히는 대부분의 소음이 이에해당되는 것이다.그러나 소음이란 인간이 느끼는 불쾌감과 직결되는 만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같은 소리라도 사람에 따라 참을 수 없거나 반대로 아름답게 들릴 수있다.인간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하는 만큼 법으로만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소음진동규제법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확성기,공장,공사장 등에 대해서만 규제기준을 두고 있다.예컨대 확성기를 옥외 설치할 경우 야간 60㏈(데시벨),주간 80㏈을넘으면 규제한다는 식이다. 이러한 규제들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모든 종류의 소음원에 대해 일일이 법을 만들어 규제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생활소음에 대한 뾰족한 법적 해결책이 없기는 선진국도마찬가지다.그러나 이들은 공동생활을 위한 캠페인 실시등 타인의 권리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윤리적 교육을통해 소음문제를 해결해 왔다. 미국의 경우 70년대부터 TV광고 등을 통해 생활소음 공해 예방캠페인을 벌였다.초등학교에서도 자동차 경적,공중장소에서의 핸드폰 통화 등 일상에서 발생하는 소음공해가쓰레기 무단투기처럼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윤리적 문제임을 꾸준히 교육으로 주지시키고 있다. 법에 의한 규제이전에 인간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더불어 사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르기 위해 생활소음 문제를 진지하고 체계적으로 인식하고 윤리적 교육적 차원에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후진국일수록 규제를 한다’는 유럽연합 생활소음보고서의 한 문구는 우리의 현실에 정곡을 찌르는 한마디라고하겠다. ▲장세명 서울대교수
  • 서울 강남에 괴도?

    ‘집주인이 도둑맞은 사실을 모르게 하라?’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A아파트 8층에 사는 B씨(31)는 직장에서 돌아와 평소처럼 주머니의 동전을 현관에있는 돼지 저금통에 넣다가 아랫 부분이 면도칼로 예리하게 찢어져 있음을 발견,도둑이 들었음을 직감했다. 급히 집 안을 살펴보니 1.7캐럿짜리 반지,루비 귀고리,금목걸이,반지 세트,진주 목걸이 등 결혼 패물과 현금 등 4,000만원어치의 금품이 보이지 않았다.하루 전인 19일에 옆집과 윗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지만 자기 집이 털렸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옆 집과 자기 집의 피해액을 확인해보니 최소한 4,500만원어치 이상이었다. 도둑들은 온 집안을 뒤지고도 주인이 눈치채지 못하도록깨끗이 ‘뒷정리’를 했다.패물함은 자물쇠가 달린 경첩의못을 빼서 연 뒤 다시 못을 박아 감쪽같이 원래의 모습대로 복원해 놓았다.외국 출장에서 돌아와 책갈피 사이에 끼워놓은 100달러짜리 지폐도 없어졌다. 빈집털이들은 ‘솜씨’뿐 아니라 ‘안목’도 보통이 아니었다. 거실 장식장에 있는 양주 가운데 5만원대의 시바스리갈은그냥 놔두고 레미 마르탱(시가 23만원)과 발렌타인 21년(〃 25만원)만 가져갔다.거리에서 산 가짜 보석들도 거들떠 보지 않았다. 옆집 주인도 처음에는 도둑맞은 사실을 몰랐다가 애완견발바리가 벽장 속에 헝겊으로 만든 개집과 함께 들어있는것을 발견한 뒤에야 도둑맞은 것을 알았다.윗집은 신고조차 포기했다. 집을 비웠던 시간을 확인해보니 도둑들이 뒷정리까지 하면서 세 집을 턴 것은 19일 오후 2∼5시.도둑들은 이 사이에무려 7개의 현관 자물쇠를 열었다.이 중에는 동그란 홈이여러개 패여있는 최신식 자물쇠도 3개나 됐다. 세집의 현관 자물쇠를 교체해 준 열쇠 기술자는 “이렇게정교한 자물쇠를 부수지 않고 열기란 정말 어렵다”고 혀를 내두르고 “요즘 강남 일대에서 도둑을 맞아 자물쇠를 바꿔 준 집만 50여곳이나 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감식에서 2인조 이상의 ‘프로페셔널’이 ‘첨단 장비’를 동원해 자물쇠를 열었으며,붉은색 페인트가 칠해진 목장갑을 끼었다는 것만 확인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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