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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로 던진 쪽지, 24년 만에 돌아왔지만…이젠 옆에 없는 엄마

    바다로 던진 쪽지, 24년 만에 돌아왔지만…이젠 옆에 없는 엄마

    어릴 적, 병에 담아 바다로 던진 쪽지가 24년 만에 돌아왔다. 아들은 쪽지에 적힌 어머니의 친필을 보며 고인을 추억하고 있다. 14일 영국 맨체스터이브닝뉴스는 누군가 바다로 던진 쪽지를 발견한 가족이 수소문 끝에 쪽지의 주인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2일, 그레이터맨체스터주 힌들리 지역 주민 SNS에 사람을 찾는다는 글 하나가 올라왔다. 뉴캐슬에 사는 렉스 윈터(62)는 이 글에서 쪽지의 주인을 찾는다며 제보를 호소했다. 윈터는 “8월 가족 친구와 스코틀랜드 해안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낡은 페트병에 담긴 쪽지를 발견했는데 주인을 못 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딸이 쪽지에 적힌 이름과 주소로 편지를 보냈지만 답장이 없다”면서 “알렉스가 이걸 읽고 있을지 모르겠다. 누구라도 알렉스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있다면 알려달라. 꼭 주인을 찾고 싶다”고 도움을 청했다.쪽지를 처음 발견한 윈터의 딸 이지(17)는 “믿기지 않을 만큼 날씨가 좋아 배를 정박시키고 동굴 탐험에 나섰다. 후미진 동굴이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사람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도에 떠밀려온 각종 어구와 나무 잔해, 플라스틱 쓰레기, 심지어 축구공과 하이힐까지 어지럽게 널려 있는 어수선한 동굴 내부에서 작은 페트병이 눈에 들어왔는데 그 안에 쪽지가 들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몇 시간 후, 놀랍게도 쪽지의 주인을 자청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윈터 가족이 지난 몇 달간 그토록 애타게 찾아 헤맨 쪽지의 주인은 여전히 힌들리 지역에 살고 있는 청년 알렉스 멜링(30)이었다.멜링은 “SNS를 훑어보다가 내 이름이 적힌 게시글이 눈에 띄었다. 분명 내 얘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1997년 당시 6살이었던 내가 어머니와 함께 페트병에 쪽지를 담아 바다로 던진 기억이 있다. 어디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어머니와 쪽지를 담아 던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쪽지에 적힌 주소는 12살 때까지 살던 집 주소이며 현재는 이사해 그곳에 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쪽지에 특별한 내용이 있었던 건 아니다. '누군가 이 쪽지를 발견하면 여기로 보내달라'며 이름과 주소만 적혀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멜링에게는 무엇보다 의미 있는 발견이다. 24년 전 그와 함께 여행의 추억을 바다에 묻은 어머니가 더는 그의 곁에 없기 때문이다.멜링은 “나 대신 집 주소를 적어 주신 어머니는 내가 17살이 되던 해 암으로 세상을 떠나셨다”고 밝혔다. 이어 할머니 릴리안 웨더비(86)가 오래된 쪽지에서 고인이 된 딸의 친필을 알아보고 눈물을 글썽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록 세상을 떠난 어머니는 이 놀라운 소식을 듣지 못했지만, 나는 어머니와의 추억이 담긴 페트병과 쪽지를 영원히 간직할 것”이라고 윈터 가족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 한국 상륙한 디즈니 플러스 “로컬 콘텐츠 제작에 힘쓸 것”

    한국 상륙한 디즈니 플러스 “로컬 콘텐츠 제작에 힘쓸 것”

    다음달 12일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는 ‘콘텐츠 공룡’ 디즈니플러스(디즈니+)가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진출을 알렸다. 월트디즈니가 만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는 14일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기자 간담회와 콘텐츠 쇼케이스를 열고 한국에서 선보일 작품들을 소개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 콘텐츠 라인업에는 오리지널 작품 18개를 포함해 20여개의 새 콘텐츠가 포함됐다. 이 중 7편이 한국 콘텐츠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작품은 디즈니가 지역별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여 온 브랜드 ‘스타’(Star)를 통해 공개된다.케이팝 스타 강다니엘의 연기 데뷔작 ‘너와 나의 경찰 수업’, ‘비밀의 숲’의 이수연 작가가 집필한 미스터리 스릴러 ‘그리드’, 윤계상·서지혜·김지석 주연의 로맨스물 ‘키스 식스 센스’ 등이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강풀 작가의 웹툰을 드라마화하며 관심을 모은 ‘무빙’도 스트리밍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2’의 박인제 감독이 연출하고 강 작가가 극본을 쓴 액션 히어로물이다. 배우 류승룡·한효주·조인성이 출연한다.제이 트리니다드 아태지역 DTC 사업 총괄은 “한국은 뛰어난 문화 콘텐츠로 전 세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글로벌 콘텐츠 및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휩쓸고 있다”면서 “한국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도 향후 몇 년간 대대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기존 디즈니의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한 작품도 볼 수 있다. 디즈니, 마블, 픽사,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등 디즈니 핵심 브랜드 6개의 영화·TV 콘텐츠는 막강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ABC, 20세기 텔레비전, 20세기 스튜디오, 서치라이트 픽처스가 제작한 작품과 ‘로키’, ‘완다비전’, ‘팰컨과 윈터솔저’, ‘만달로리언’, ‘하이스쿨 뮤지컬’ 등 오리지널도 이름을 올렸다. 디즈니+ 측은 “총 1만 6000회차 이상의 영화와 TV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창작자, 제작사와의 협력 관계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디즈니코리아 상무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좋은 로컬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국내 파트너사들과 많은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파트너사들과 윈윈하는 모델로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2019년 미국에서 론칭한 디즈니+는 약 2년 만에 61개국에서 1억 1600만명의 구독자를 끌어모았다. 미국에서도 넷플릭스의 점유율을 추격하며 OTT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았다. 4인 기준 구독료는 월 9900원이며 LG U+와 KT에서 제휴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 짜릿한 독일 고성능 스포츠카 ‘화룡점정’ 찍는 한국타이어

    짜릿한 독일 고성능 스포츠카 ‘화룡점정’ 찍는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독보적인 타이어 기술력이 독일 프리미엄 3사를 비롯한 세계 유명 자동차 브랜드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독일산 고성능 스포츠카의 ‘화룡점정’을 한국타이어가 찍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타이어는 강력한 파워트레인이 발휘하는 힘을 그대로 노면에 전달하면서도 정숙하고 편안한 승차감을 선사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최상의 접지력과 내구성, 저소음 기술력이 필수다. 최근 한국타이어는 BMW 고성능 브랜드 M의 ‘X3 M’과 ‘X4 M’에 ‘벤투스 S1 에보 Z’를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벤투스 S1 에보 Z’는 고성능 차량에 최적화된 타이어로, BMW M의 역동적 드라이빙 DNA를 가감 없이 발휘하게 한다. 한국타이어는 아우디 RS 라인업의 끝판왕 SUV ‘RS Q8’과 초고성능 쿠페형 세단 ‘RS7 스포트백’, 슈퍼 왜건 ‘RS6 아반트’에도 초고성능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3’와 겨울용 초고성능 타이어 ‘윈터 아이셉트 에보2’를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테스트 트랙으로 평가받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트랙에서 극한의 조건에 맞춘 초고속 주행을 통과했다. 그 결과 BMW M과 아우디 RS 라인업에 신차용 타이어 공급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올해 상반기부터 포르쉐 대표 고성능 스포츠 로드스터 ‘718 박스터’에도 초고성능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3’를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포르쉐 고성능 스포츠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드라이빙 성능과 다이내믹한 스포츠 운동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이런 포르쉐 스포츠카의 고속 주행성능을 완벽하게 구현해 냈다. 한국타이어는 메르세데스벤츠 프리미엄 SUV ‘GLC’와 ‘GLC 쿠페’, 신형 레이스카 ‘M4 GT4’, 전 세계 3000대 한정 고성능 모델 ‘미니 JCW GP3’ 등에도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며 프리미엄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위상을 높이고 있다.
  • 이준석 “안철수, 당대표를 ‘철부지 애송이’ 취급”…‘미드’ 추천

    이준석 “안철수, 당대표를 ‘철부지 애송이’ 취급”…‘미드’ 추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합당 협상이 결렬된 국민의당 측에서 자신을 ‘철부지 애송이’로 표현한 것을 두고 “37살 당 대표에게 저렇게 말하면 2030에게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당에게 추천한다”면서 2001년 방영된 미국 드라마 ‘밴드오브 브라더스’에 나오는 명 대사를 소개했다. 그가 언급한 대사는 “We salute the rank, not the man(계급에 경례하는 것이지 사람을 보고 하는 건 아니다)”으로 소벨 대위가 한 때 자신의 부하였던 윈터스가 소령으로 먼저 진급하자 경례하는 것을 머뭇거렸을 때 윈터스가 한 말이다. 나이, 과거, 성별과 관계없이 현 계급(직책)을 예우하라는 질책이었다. 이 대표는 “이준석이 당 대표가 아니라 철부지 애송이로 보이니까 정상적인 질문에 정상적인 답변이 안 나오는 것”이라며 당대표 회동을 제의한 자신의 메시지에 안 대표가 화답 대신 트집만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당 대의나 국민들의 야권통합에 대한 열망보다는 그냥 이준석에 꽂힌 것이기 때문이다”며 “그러니까 대놓고 남의 당 전당대회에 개입해서 이준석 떨어뜨리려고 하고, 지금도 철부지 애송이 소리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합당 실무협상이 결렬되자 대표끼리 담판을 짓자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한 데 이어 이번주말을 합당 시한으로 못 박는 등 안 대표를 압박했다. 그러자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장난하는 것처럼 대하는 태도에 국민의당이 맞장구 쳐줄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우리가 당세로 봐서 돈과 조직이 없지 무슨 가오(자존심)까지 없는 정당은 아니다”라며 이 대표를 공격했다. 이 대표는 “합당에 대해 예스(Yes)냐 노(No)냐는 질문은 국민의당이 제안한 합당인데도 답변이 정말 어려운가 보다”며 명료한 답변을 재차 요구했다.
  • ‘블랙 위도우’ 스칼릿 조핸슨, 디즈니에 소송…“스트리밍 개봉에 손해”

    ‘블랙 위도우’ 스칼릿 조핸슨, 디즈니에 소송…“스트리밍 개봉에 손해”

    조핸슨 측 “570억원 손해” 주장 마블의 ‘블랙 위도우’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던 미국 배우 스칼릿 조핸슨이 월트디즈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디즈니가 자회사 마블의 영화 ‘블랙 위도우’를 극장과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동시 개봉하는 바람에 출연료가 깎이게 됐고, 이는 곧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조핸슨 측은 29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의 고소장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고등법원에 제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블랙 위도우’는 지난 9일 미국 극장에서 개봉했고 디즈니는 이 영화를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29.99달러에 동시에 출시했다. 코로나19와 맞물려 극장 수입이 줄어든 가운데 자사의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플러스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극장과 스트리밍 동시 개봉 전략을 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조핸슨은 ‘블랙 위도우’의 스트리밍 동시 개봉은 출연료 계약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핸슨 측은 ‘디즈니가 극장 독점 상영 계약을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블랙 위도우’의 극장 독점 상영에 대해 구체적으로 계약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명시하지 않았다. 조핸슨 측은 이와 관련해 ‘영화가 개봉할 때에는 극장에서만 상영한다’는 업계의 기본 원칙이 출연료 계약의 밑바탕이라고 언급했다. 조핸슨의 출연료 중 보너스는 극장 흥행 성적인 박스오피스에 좌우되는데 ‘블랙 위도우’가 디즈니플러스에도 동시 공개되면서 극장 관객이 줄고 결과적으로 조핸슨의 출연료 총액도 깎이게 됐다는 것이다. 조핸슨은 소장에서 ‘블랙 위도우’의 극장·스트리밍 동시 개봉 소식을 접하고 출연료 재협상을 시도했지만, 디즈니와 마블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핸슨 측은 2019년 마블 측 수석 변호사가 “영화 출시 계획이 바뀌면 박스오피스에 따른 보너스가 달라지기 때문에 조핸슨 측과 상의하고 합의를 봐야 한다는 것을 마블은 알고 있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고 밝혔다. ‘블랙 위도우’는 개봉 첫 주말 북미 극장에서 8000만 달러(917억원) 박스오피스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올린 매출은 6000만 달러(약 688억원)에 달했다. 조핸슨과 디즈니의 계약 과정을 잘 아는 소식통은 WSJ에 ‘블랙 위도우’의 스트리밍 출시로 조핸슨이 입은 출연료 손해 규모가 5000만 달러(573억원)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조핸슨의 변호인은 디즈니가 코로나19 상황을 핑계삼아 흥행 기대작을 디즈니플러스에 직접 출시하고 있다며 “디즈니가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를 늘리고 주가를 올리기 위해 ‘블랙 위도우’ 같은 영화를 디즈니플러스에 공개하는 것은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디즈니는 근시안적인 전략에 따라 영화의 성공에 책임이 있는 배우들과의 계약을 무시했고 그들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우리는 법정에서 많은 것을 증명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디즈니 측은 성명을 내고 조핸슨과의 계약을 준수했기 때문에 법정에서 다툼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디즈니는 또 ‘블랙 위도우’ 스트리밍 출시로 “현재까지 받은 2000만 달러(229억원)에 더해 (조핸슨이) 추가로 상당한 이익을 얻게 됐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끔찍하고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영향을 무시했다는 점에서 슬프고 고통스럽다”고 밝혔다고 외신은 전했다. 조핸슨은 2008년 개봉한 ‘아이언맨’을 본 뒤 머리를 붉은색으로 염색하고 직접 마블을 찾아가 블랙 위도우 역할을 맡고 싶다고 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아이언맨2’부터 블랙 위도우로 등장한 조핸슨은 ‘어벤져스’(2012),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등에 이어 단독 영화 ‘블랙 위도우’에 출연하며 10년 넘게 마블 팬들과 함께했다.
  • 스크린 속 가고픈 그곳! 먼저 다녀와, 내 가슴아

    스크린 속 가고픈 그곳! 먼저 다녀와, 내 가슴아

    여름 성수기 극장가를 점령한 블록버스터 영화들 속에서 유럽 여행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 두 편이 잇달아 개봉한다. 코로나19로 발이 묶인 관객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하려 대기 중이다. 8일 개봉하는 영국 영화 ‘트립 투 그리스’는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트립 시리즈’ 가운데 네 번째 작품이다. 영국의 코미디 배우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던이 잉글랜드(2010), 이탈리아(2014), 스페인(2018)에 이어 마지막으로 그리스로 6일간 여행을 떠나 레스토랑 등을 탐방하는 내용을 담았다. 쿠건과 브라이던의 여행은 영국 잡지 ‘옵서버’의 미식 여행 기획 덕이다. 이들은 터키 아소스를 시작으로 그리스 아테네, 이타카까지 신화 속 인물 오디세우스의 발자취를 따라 인생과 예술, 사랑에 대한 유쾌한 대화를 나눈다. 주인공들이 역사적 명소들을 배경으로 성대모사 대결을 펼치며 익살스런 장면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탁 트인 지중해의 풍광과 목가적 정원을 배경으로 그리스 신화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 이야기를 곁들여 코스 요리를 즐기는 지적인 순간도 담았다.15일 개봉하는 숀 시스터나 감독의 캐나다 영화 ‘와인 패밀리’는 이탈리아의 풍광과 와인을 소재로 ‘시골에 가서 농사를 짓고 싶다’는 환상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캐나다 자동차 회사 최고경영자(CEO)에 오를 만큼 성공한 주인공 마크가 어느 날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맞지 않는다며 회사를 그만두고, 아내와 딸과 상의하지 않고 무작정 어린 시절 고향인 이탈리아로 떠난다. 마크는 40여년 만에 찾은 고향에서 할아버지가 남겨놓은 포도밭을 활용해 와이너리를 만들겠다고 선언한다. ‘매트릭스’(1999), ‘메멘토’(2000) 등에서 개성 강한 연기로 관객들의 눈도장을 찍은 연기파 배우 조 판톨리아노가 마크를 맡아 친근하고 온화한 매력의 ‘아재’ 연기를 선보였다. 와인에 대한 지식 없이 퇴직금까지 쏟아부으며 농사일에 뛰어든 마크의 무모한 선택이 고향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과정을 통해 영화는 물질적 부 이상의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잔잔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탈리아 남부 아체렌자의 그림 같은 언덕 마을과 고즈넉한 기차역, 와이너리와 드넓은 포도밭 등의 영상미는 백미다. 실제 아체렌자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지만 알려지지 않은 10곳’ 중 하나다. 허희 문학평론가 겸 영화칼럼니스트는 “두 영화는 여름철에 맞춰 여행을 가지 못한 관객들을 나름 달래는 효과를 품고 있다”며 “코로나19 시대에 어울리는 힐링 영화”라고 평가했다.
  • 그 캐릭터 나오는 영화… 같은 듯 다르네

    그 캐릭터 나오는 영화… 같은 듯 다르네

    마블 어벤져스 ‘블랙위도우’ 내일 개봉tvN 드라마 ‘방법’ 뼈대 그대로 영화화기존 영화나 드라마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핀오프’(파생) 영화들이 극장가를 찾는다. 기존 팬에게 익숙한 캐릭터가 등장해 홍보 효과도 크고, 이후 이어질 시리즈에도 힘을 보탤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7일 개봉하는 ‘블랙위도우’는 마블 히어로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의 등장인물이었던 블랙위도우가 주인공이다. 블랙위도우는 2010년 ‘아이언맨2’에서 조연으로 처음 등장한 이후 ‘윈터 솔져’(2014),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을 거치면서 주연급 캐릭터로 올라섰다. 10년 동안 블랙위도우를 맡은 배우 스칼릿 조핸슨이 시리즈에서 보여 줬던 특유의 액션을 선보인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 이후를 배경으로 하지만 기존 ‘어벤져스’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장면은 적은 편이다. 블랙위도우에 좀더 힘을 실어 주고자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를 밀도 있게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도 여럿 선보이는 방식을 택했다.‘방법: 재차의’는 tvN이 지난해 방영한 드라마 ‘방법’에서 파생한 영화다. 저주의 능력인 ‘방법’을 소재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뼈대를 그대로 가져오고 여기에 살을 붙였다.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건 ‘되살아난 시체’를 의미하는 ‘재차의’(在此矣)다. 이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기자 임진희(엄지원 분)와 방법사 소진(정지소 분)이 고군분투한다. 드라마 ‘방법’의 김용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좀비 영화 ‘부산행’(2016)의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맡았다. 제작진은 이번달 28일 개봉하는 영화에서는 드라마보다 강력한 액션과 더 긴박한 추격전을 선보이겠다고 예고했다. 다음달 개봉하는 ‘스네이크 아이즈: 지.아이.조’는 액션영화 ‘지.아이.조’ 시리즈에서 나온 영화다. 시리즈의 대표 캐릭터인 스네이크 아이즈와 스톰 섀도의 숨겨진 과거를 펼친다. ‘지.아이.조’ 시리즈는 2009년 1편, 2013년 2편을 개봉했는데 당시 배우 이병헌이 스톰 섀도로 등장해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는 흥행에 실패했고, 특히 3편 제작이 부진하면서 8년 만에 새로운 이야기로 개봉하게 됐다. 기존 세계관은 유지하지만 새로운 영화 형식으로 다시 시작하는 이른바 ‘리부트’ 방식을 택했다. 배우들 역시 모두 물갈이했다. 1, 2편에서 스네이크 아이즈를 맡았던 레이 파크 대신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으로 인기를 끈 헨리 골딩이 주연을 맡았다. 스톰 섀도 역은 이병헌 대신 앤드루 코지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 예정이다.
  • “세계 팬 컬처 유니버스로 초대” 콘텐츠 무한확장 나선 SM

    “세계 팬 컬처 유니버스로 초대” 콘텐츠 무한확장 나선 SM

    “소비자와 확장하는 콘텐츠 유니버스”아티스트와 공유하는 거대 세계관 소개“혼합 영상 콘텐츠, 미국서 영화 논의도”“프로듀서와 ‘프로슈머’가 함께 하는 유니버스 속에서 킬러 콘텐츠가 모두의 ‘리크리에이터블’(Re-Creatable)로 무한 확장되는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29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SM 콩그레스 2021’에서 향후 SM의 비전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SM은 1시간 길이 영상에서 회사의 향후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다. 최근 SM은 강남구 청담동에서 성수동으로 사옥을 옮기고 계열사를 모아 새롭게 출발한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SM은 이날 메타버스 세계관을 토대로 소비자와 함께 확장해 나가는 ‘콘텐츠 유니버스’를 새로운 비전으로 내걸었다. 창업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소속 그룹 에스파, 보이그룹 NCT 멤버들과 토크쇼를 열고, 뮤직비디오 상영, 예능 프로그램을 연상시키는 진행 등 쇼처럼 연출했다.이수만 프로듀서는 “SM은 탄생부터 지금까지 콘텐츠 기업”이라며 “메타버스 콘텐츠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예술작품처럼 오리지널리티를 인정받고 상품가치가 매겨지는 시대에서 27년간 축적해온 킬러 콘텐츠는 소중한 자산이자 점점 값어치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M 오리지널’이 프로슈머, 즉 상품 생산에 능동적으로 관여하는 소비자들이 재창조하는 콘텐츠로 무한 확장되는 시대를 경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M은 이런 방식을 ‘K팝 2.0 시대’라고 명명했다. 프로슈머들을 지원하는 ‘핑크 블러드’(PINK BLOOD) 프로젝트도 시작한다. 최근 숏폼 비디오 플랫폼 틱톡에 개설된 ‘핑크 블러드’ 계정에서는 SM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배경으로 한 댄스 챌린지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이성수 대표이사는 “SM의 킬러 콘텐츠를 활용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생산하는 프로슈머들과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그들을 홍보하고 지원해나가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SM은 자사 아티스트들과 콘텐츠가 서로 공유하는 거대 세계관 ‘SM 컬처 유니버스’(SMCU)를 추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성수 대표는 “SMCU는 저희가 그리는 메타버스이고 전 세계 모든 팬을 초대하는 거대한 세계”라며 그 배경이 되는 곳을 ‘광야’로 부른다고 설명했다. ‘광야’는 에스파와 NCT드림 등 SM 소속 그룹 가사에 최근 등장해온 표현이다. 이날 상영된 SMCU 영상에는 샤이니,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엑소, 레드벨벳 등의 문양이 등장했고 강타, NCT 성찬, 에스파 윈터가 ‘광야’에서 함께하는 내용의 뮤직비디오도 공개됐다. ‘SMCU’ 세계관은 새로운 혼합 영상 콘텐츠 장르 ‘CAWMAN’로 보여준다. 만화(Cartoon), 애니메이션의 A, 웹툰의 W, 모션 그래픽의 M, 아바타의 A, 소설(Novel)을 조합한 단어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에스파와 토크쇼에서 “‘CAWMAN’이라는 장르로 에피소드를 만들고 이것을 할리우드에서 영화화하자는 이야기도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듀서 집단이 차별화된 콘텐츠 IP(지식재산)를 생산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SM 스튜디오스 김영민 총괄사장은 “1989년 SM 기획이 설립되었을 때부터 방송제작업은 SM의 큰 꿈이었다”며 “우수한 프로듀서와 콘텐츠 전문가들이 뭉쳐 콘텐츠 산업에 또 한 번 새로운 도약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증강현실 등을 활용한 ‘SM 온라인 커머스샵’, 아티스트와 프라이빗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디어유 버블’ 서비스도 소개했다. 유튜브와 손잡고 300여편 이상의 과거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리마스터링하고, 클래식 엔터테인먼트 레이블 ‘SM클래식스’를 통해 K팝을 클래식으로 새롭게 편곡해 선보이는 작업도 진행한다.
  • “남자배우에 리액션만 하던 나타샤, 10년 만에 단독 주연 됐어요”

    “남자배우에 리액션만 하던 나타샤, 10년 만에 단독 주연 됐어요”

    마블 ‘어벤져스’ 시리즈 속 조연으로 시작초인들 틈에서 전략·액션으로 입지 굳혀“자기 나약함 직면 뒤 강인함 찾는 캐릭터”감독 “자기 인생 찾는 과정, 女 공감할 것”“당시엔 남성 캐릭터에 리액션만 하는 캐리커처 같은 느낌이었다면, ‘윈터 솔져’(2014)에서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에선 완벽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마블의 새 영화 ‘블랙 위도우’로 돌아온 배우 스칼릿 조핸슨은 24일 한국 기자들과 진행한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캐릭터 진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10년간 땀의 결실이 이뤄졌다. 볼을 꼬집어 볼 정도로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면서도 “이런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데에 자부심도 크다”며 밝게 웃었다. ‘블랙 위도우’ 나타샤는 마블 히어로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 캐릭터 중 하나로, 2010년 ‘아이언맨2’에서 조연으로 처음 등장했다. 초인들 틈에 낀 인간이지만, 뛰어난 전략과 날렵한 액션으로 입지를 굳혀 왔다. 그는 자신이 연기한 나타샤에 대해 “다른 어벤저들과 달리 자신의 나약함을 직면하고 거기에서 강인함을 찾는 캐릭터”라고 분석했다. 이번 영화는 블랙 위도우가 단독 주인공이다. 나타샤의 어린 시절을 조명하며, 캐릭터의 성격을 더 자세하게 보여 준다. 엄마 멜리나(레이철 와이즈 분), 여동생 옐레나(플로렌스 퓨 분)와 재회해 자신을 훈련시킨 악의 무리 ‘레드룸’을 반격한다. 어벤져스 시리즈로 볼 때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2016)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사이가 배경이다. ‘블랙 위도우’에 등장하는 여성은 모두 강인하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케이트 쇼트랜드 감독은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없었던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인생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라는 면에서 여성들이 공감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들은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인데, 그들을 억압했던 가부장제(레드룸)를 극복하려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여성 중심의 서사에 대해 “우리 영화는 ‘블랙 팬서’나 ‘원더 우먼’ 같은 영화들이 먼저 있었기 때문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주류인 백인 남성 외에 다른 관객들도 존재한다는 걸 스튜디오도 알았고, ‘블랙 위도우’ 이후 또 다른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의의를 더했다. 조핸슨은 이번 영화에서 단독 주연뿐 아니라 프로듀서로서도 활약했다. 그는 “힘든 과정이지만 그 과정이 투명해졌고, 그만큼 보람 있었다”고 했다.
  • “꿀벌 6만 마리에 뒤덮여” 안젤리나 졸리, 샤워도 안 한 이유는?

    “꿀벌 6만 마리에 뒤덮여” 안젤리나 졸리, 샤워도 안 한 이유는?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꿀벌 6만마리에 뒤덮인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20일(현지시간)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사진작가이자 양봉가인 댄 윈터스가 ‘세계 벌의 날’을 맞아 졸리와 꿀벌 6만 마리와 함께 화보 촬영을 했다고 밝혔다. ‘세계 별의 날’은 2017년 12월 유엔이 생태계 균형과 생물다양성 보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벌의 이로움을 알리고 보호를 호소하기 위해 지정했다. 벌은 주요 수분 매개동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유엔에 따르면 야생화의 90%, 식량작물의 75%가 수분을 할 때 매개동물에 의존하며, 수분은 생태계 유지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다. 졸리는 꿀벌을 유인하기 위해 몸에 여왕벌 페로몬을 발랐으며, 체취를 풍기고자 샤워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충복을 입은 촬영 스태프와 달리 졸리는 하얀색 드레스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졸리는 “영화 촬영에 들어갈 때도 이렇게 긴장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윈터스에 따르면, 졸리는 18분에 걸친 촬영 내내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윈터스는 “졸리는 꿀벌이 허벅지 위를 기어오를 때도 집중력을 유지했다”며 “두려움이 없는 사람 같았다. 움찔거리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졸리는 2001년부터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 특사로 활동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졸리는 유네스코 및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인 겔랑과 함께 ‘벌을 위한 여성 이니셔티브’를 진행하고 있다. 벌을 위한 여성 이니셔티브는 오는 2025년까지 꿀벌 둥지 2500개를 만들어 개체 수를 1억2500만마리 늘리고, 여성 양봉인 60명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졸리가 이번 촬영에 임한 것 또한 벌을 위한 여성 이니셔티브를 알리기 위함이라고 윈터스는 전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세계관에 진심’ 에스파 “‘광야 대스타’ 되고 싶어요”

    ‘세계관에 진심’ 에스파 “‘광야 대스타’ 되고 싶어요”

    SM엔터테인먼트의 4인조 걸그룹 에스파가 17일 새 싱글 ‘넥스트 레벨’(Next Level)로 첫 컴백을 했다. 에스파(카리나, 윈터, 지젤, 닝닝)는 이날 음원 공개에 앞서 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데뷔곡으로 큰 기록을 세우게 돼서 얼떨떨하면서도 벅찬 기분이었다”며 “저희를 많이 사랑해주신 ‘마이’(팬덤명)들을 위해서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데뷔와 동시에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최단 기간 뮤직비디오 조회수 1억뷰 기록을 달성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이번 신곡 ‘넥스트 레벨’은 영화 ‘분노의 질주: 홉스&쇼’의 OST 트랙을 에스파만의 색깔을 입혀 재탄생시킨 곡으로, 그루비한 랩과 에너지 넘치는 베이스리프가 돋보이는 힙합댄스곡이다. 가사에는 에스파와 아바타 ‘아이’(ae)의 연결을 방해하고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블랙맘바’를 찾기 위해 ‘광야’로 떠나는 여정을 담아 에스파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녹여냈다. 카리나는 “저희도 좀 더 파워풀한 보이스를 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며 “또 디귿자 안무 등 강렬해진 퍼포먼스를 기대해주시면 좋겠다”고 소개했다.지젤은 얻고 싶은 수식어를 묻는 질문에 “저희가 더 성장하고 발전하면 ‘광야 대스타‘로 불려보면 어떨까 싶다”며 에스파만의 세계관을 재치 있게 활용한 포부를 밝혔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얼굴 너머로 내면 파고든 시대의 초상

    얼굴 너머로 내면 파고든 시대의 초상

    초상화는 정지된 한순간을 포착해 인물의 내면까지 보여 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을 꿰뚫는 통찰이 담겨 있다. 자기 과시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때론 감추고 싶은 속내가 은연중 표출되는 게 초상화의 묘미다. 사진이 발명되기 이전 역사 속 인물을 대면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던 초상화가 ‘셀피’(셀프 카메라) 홍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500년을 넘나드는 세기의 초상화가 한자리에 모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해외 문화재 특별전시로 개최하는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에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화 전문 미술관인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의 소장품 78점을 처음으로 국내에 들여왔다. 1856년 문을 연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은 영국뿐 아니라 세계 역사와 문화에 기여한 인물들의 초상화를 소장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그림을 넘어 사진까지 범위를 넓혔으며, 백인 상류층 위주에서 다양한 인종과 소수 계층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왕족을 제외하고 사후 10년이 지난 인물의 초상화’라는 원칙도 바꿔 생존 유명인의 초상화도 수집한다. 1991년생인 대중 뮤지션 에드 시런의 초상화가 소장 목록에 포함된 배경이다. 전시는 ‘명성’, ‘권력’, ‘사랑과 상실’, ‘혁신´, ‘정체성과 자화상’ 등 5개 주제별로 73명의 작가가 그린 76명의 인생 이야기를 펼친다. 양수미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우리가 잘 모르는 인물이라도 초상화를 마주하면서 교감할 수 있도록 책과 음악 등 다양한 아카이브 공간을 함께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인물은 영국이 낳은 최고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다. 셰익스피어 생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일한 회화 형태의 초상화로, 동시대 배우 겸 화가 존 테일러가 그렸다는 기록이 전한다. 예술성보다는 역사적 가치에 주목해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이 맨 처음 소장한 작품이다. 수백년 세월에도 여전히 빛나는 그의 명성을 이 한 장의 그림이 대변한다. 튜더왕조의 마지막 군주 엘리자베스 1세(1533~1603)는 권력과 권위의 표상으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극대화한 초상화를 남겼다. 1575년쯤 나무에 유화로 그린 초상화에서 그는 가문의 상징인 붉은 장미를 들고, 순수를 의미하는 진주와 불사조 모양의 장신구로 치장했다.절대왕권이 사라진 현대사회에서 권력은 정치 이외에 사회, 문화적인 영향력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주인공인 패션지 ‘보그’ 편집장 애나 윈터, 월드와이드웹(WWW)을 발명한 팀 버너스 리의 초상은 일상적이고 소박하게 변화한 권력의 이미지를 흥미롭게 보여 준다.초상화 본질은 무엇보다 정체성의 투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화상은 더 주목할 만하다. 17세기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던 초상화가 안토니 반다이크는 생전에 많은 자화상을 그렸는데, 한 인간이자 예술가로서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정신을 보여 준다. 데이비드 호크니, 루치안 프로이트의 자화상도 마찬가지로 인상적이다. 고전적인 유화에서 사진, 조각, 홀로그램, LCD스크린까지 초상화의 다채로운 변화상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크다. 그레이슨 페리의 ‘시간의 지도’(2013)는 작가가 인생에서 겪은 감정과 경험을 성곽 도시의 지도 형태로 그린 그림인데 이를 자화상으로 분류해 전시 마지막에 배치한 점도 이채롭다. 초상화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전시는 8월 15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얼굴 너머로 내면 파고든 시대의 초상

    얼굴 너머로 내면 파고든 시대의 초상

    초상화는 정지된 한순간을 포착해 인물의 내면까지 보여 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을 꿰뚫는 통찰이 담겨 있다. 자기 과시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때론 감추고 싶은 속내가 은연중 표출되는 게 초상화의 묘미다. 사진이 발명되기 이전 역사 속 인물을 대면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던 초상화가 ‘셀피’(셀프 카메라) 홍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500년을 넘나드는 세기의 초상화가 한자리에 모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해외 문화재 특별전시로 개최하는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에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화 전문 미술관인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의 소장품 78점을 처음으로 국내에 들여왔다. 1856년 문을 연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은 영국뿐 아니라 세계 역사와 문화에 기여한 인물들의 초상화를 소장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그림을 넘어 사진까지 범위를 넓혔으며, 백인 상류층 위주에서 다양한 인종과 소수 계층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왕족을 제외하고 사후 10년이 지난 인물의 초상화’라는 원칙도 바꿔 생존 유명인의 초상화도 수집한다. 1991년생인 대중 뮤지션 에드 시런의 초상화가 소장 목록에 포함된 배경이다.전시는 ‘명성’, ‘권력’, ‘사랑과 상실’, ‘혁신‘, ‘정체성과 자화상’ 등 5개 주제별로 73명의 작가가 그린 76명의 인생 이야기를 펼친다. 양수미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우리가 잘 모르는 인물이라도 초상화를 마주하면서 교감할 수 있도록 책과 음악 등 다양한 아카이브 공간을 함께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인물은 영국이 낳은 최고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다. 셰익스피어 생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일한 회화 형태의 초상화로, 동시대 배우 겸 화가 존 테일러가 그렸다는 기록이 전한다. 예술성보다는 역사적 가치에 주목해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이 맨 처음 소장한 작품이다. 수백년 세월에도 여전히 빛나는 그의 명성을 이 한 장의 그림이 대변한다. 튜더왕조의 마지막 군주 엘리자베스 1세(1533~1603)는 권력과 권위의 표상으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극대화한 초상화를 남겼다. 1575년쯤 나무에 유화로 그린 초상화에서 그는 가문의 상징인 붉은 장미를 들고, 순수를 의미하는 진주와 불사조 모양의 장신구로 치장했다.절대왕권이 사라진 현대사회에서 권력은 정치 이외에 사회, 문화적인 영향력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주인공인 패션지 ‘보그’ 편집장 애나 윈터, 월드와이드웹(WWW)을 발명한 팀 버너스 리의 초상은 일상적이고 소박하게 변화한 권력의 이미지를 흥미롭게 보여 준다. 초상화 본질은 무엇보다 정체성의 투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화상은 더 주목할 만하다. 17세기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던 초상화가 안토니 반다이크는 생전에 많은 자화상을 그렸는데, 한 인간이자 예술가로서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정신을 보여 준다. 데이비드 호크니, 루치안 프로이트의 자화상도 마찬가지로 인상적이다.고전적인 유화에서 사진, 조각, 홀로그램, LCD스크린까지 초상화의 다채로운 변화상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크다. 그레이슨 페리의 ‘시간의 지도’(2013)는 작가가 인생에서 겪은 감정과 경험을 성곽 도시의 지도 형태로 그린 그림인데 이를 자화상으로 분류해 전시 마지막에 배치한 점도 이채롭다. 초상화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전시는 8월 15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행복한 한끼 준비하는 젊은 중국 부부, 올해의 음식 사진

    행복한 한끼 준비하는 젊은 중국 부부, 올해의 음식 사진

    중국 산시성에 있는 명산 태항산의 들머리가 되는 리청에 사는 한 젊은 부부의 부엌 풍경이다. 빛이 오묘하게 스며 드는 부엌 안이다. 남편은 나뭇가지를 태우는 아궁이에 올린 솥에서 쪄낸 만두를 채에 담아내려 하고 아내는 만두를 빚으며 딸과 정겨운 애기를 주고받는다. 10년째 시상하는 핑크레이디 음식 사진상의 올해 대상으로 뽑힌 작품 ‘맛’이다. 뭉근하게 마음을 데우는 삶의 맛이랄까, 행복감 같은 것이 전해진다. 리화이펭이 카메라에 담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상을 만든 캐롤라인 케년은 “빛을 적절히 이용했다는 점에서 기술적으로 빼어난 사진”이라면서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사진으로 끌어올린 것은 스토리텔링의 깊이와 감동 때문이다. 고립과 실내, 그것도 직계 가족끼리만 갇혀 지낸 지난 일년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예외적인 장면은 위대하거나 기억할 만한 것들을 담은 사진이 충격을 주거나 마음을 흔들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완벽히 보여준다고 했다. 올해 이 상의 작품 공모에는 70여개국에서 1만 500점이 출품됐으며 라이브 스트리밍 시상식을 통해 수상자가 발표됐다고 영국 BBC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부문별 수상작도 발표됐는데 부문만 열거한다. 집에서의 추수, 상파뉴 떼땅져 결혼 음식 , 음식 스타일, 후지필름 혁신, 핑크레이디 사과의 날, 길거리 음식, 마크스 앤드 스펜서 음식 초상, 학생 올해의 사진, 음식 인플루언서, 윈터보탬 음식 판매, 세계식량기구(WFP) 목숨을 위한 음식 등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70년간 숨겨진 ‘시크릿 원더우먼’…만화 작가 조이 험멜 [김정화의 WWW]

    70년간 숨겨진 ‘시크릿 원더우먼’…만화 작가 조이 험멜 [김정화의 WWW]

    “너무나 영광스러워요. 정말 믿을 수가 없어요.” 2018년, 미국 최대 규모의 대중문화 박람회인 샌디에이고 코믹콘 인터내셔널의 주인공은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90대 노인이었다. 그의 이름은 조이 험멜(결혼 후 이름 조이 머치슨 켈리). 최근까지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그는 1940년대 DC코믹스의 최고 인기 만화 ‘원더우먼’을 쓴 고스트라이터(대필 작가)였다. 그가 지난 5일(현지시간) 9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DC코믹스가 홈페이지에 올린 추모 글을 이랬다. “‘원더우먼’ 시리즈를 쓴 최초의 여성으로서 험멜은 다이애나(원더우먼의 이름)를 영웅으로 만드는 것을 도왔다. 그는 오늘까지도 발자취를 따르는 수백명의 작가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다.”원더우먼 작가 조수로 시작…3년여간 대본 70편‘21세기 최고의 여성 히어로’로 꼽히는 원더우먼을 만드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 험멜은 한번도 만화작가를 꿈꾼 적이 없다고 한다. 1924년 미국 뉴욕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던 부모님 사이에서 외동딸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밝고 야심찬 아이였다. 버몬트주에 있는 미들베리 칼리지에 입학할 만큼 성적도 우수했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고향에 돌아왔다. 교육을 마치기로 결심한 그는 여성 전문 직업 교육기관이었던 캐서린 깁스 스쿨로 진학하는데, 여기서 일생의 인연을 만난다. 그 주인공은 바로 윌리엄 몰턴 마스턴(1893~1947). 후에 거짓말 탐지기를 개발한 것으로도 유명한 심리학자 마스턴은 험멜이 학교에서 가장 좋아하던 심리학 수업의 강사이자 원더우먼의 만화 대본 작가였다. 당시 수업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19살의 험멜은 마스턴의 제의에 그의 밑에서 조수로 일하게 된다.1941년 만화잡지 ‘올 스타 코믹스’ 8호에 처음 등장한 원더우먼은 이듬해 1월 ‘센세이션 코믹스’ 창간호 표지를 장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슈퍼맨 등 남성 일색인 히어로 세계에서 근육질의 탄탄한 몸을 가진 강한 여성 히어로의 등장은 엄청난 충격과 놀라운 기쁨을 선사했고, 독자가 1000만명에 달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1940년대 역사적 상황과도 맞물린다. 가정과 사회를 책임지던 남성이 전쟁에 끌려가며 여성이 이들을 대신해야 했고, 여성도 남성과 같다는 인식이 퍼지던 때였다. 험멜이 원더우먼 대본을 쓴 첫 여성 작가였다는 저도 이런 상황과 궤를 같이 한다. 우연한 기회로 참여하게 됐지만, 마스턴과의 원더우먼 작업은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나중에 한 인터뷰에서 험멜은 “마스턴은 ‘여성들이 자유롭게 세상 밖으로 나가고, 공부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 할 권리가 있다는 걸 안다’는 얘기를 자주했다”고 돌아봤다. 당시만 해도 급진적이었던 여성인권, 여성의 주체성은 대본 작업실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주제였다.처음엔 보조 역할만 하던 험멜은 몇 개월 뒤 마스턴이 소아마비에 걸리자 곧 단독 작가로서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 솔로로 데뷔한 첫 작품은 1945년 ‘원더우먼과 비너스의 날개 달린 처녀들’(Wonder Woman and winged maidens of Venus). 원더우먼이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날개 달린 전사들의 도움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시작으로 그는 3~4년간 최소 70편의 대본을 썼다. DC코믹스는 “험멜이 참여한 시간은 길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그의 작업은 초기 원더우먼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봤다. 대필 작가로 숨겨졌다 70년 만에 이름 알려하지만 이 같은 사실은 비교적 최근까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어떤 작업도 ‘조이 험멜’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모든 원더우먼 만화는 마스턴의 필명이었던 ‘찰스 몰튼’이라는 이름으로 출판됐다. 험멜은 1947년 마스턴의 사망, 그리고 첫 번째 남편 데이비드 머치슨과의 결혼 등으로 대본 작업을 그만뒀다. 결혼 후엔 증권 중개인으로 제2의 경력을 쌓았고 수십년간 의붓딸과 두 아들을 양육하는 데 힘썼다. 집에는 옛날 작업물이 바인더 두 개에 꽉꽉 차있었고 두 아들은 이를 즐겨 읽었지만 이는 과거에 불과했다. 험멜은 손주들에게 원더우먼 얘기를 했지만, 아이들은 이를 믿지 않았다.수십년간 아무도 몰랐던 조이 험멜이라는 이름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건 불과 6년 전인 2014년, 하버드대 역사학 교수 질 르포어가 책 ‘원더우먼 허스토리’(원제 ‘The Secret History of Wonder Woman’)를 펴내면서다. 페미니즘의 기원과 변천을 꾸준히 연구한 르포어는 그 과정에서 원더우먼이라는 ‘잃어버린 고리’를 발견하고, 마스턴의 편지와 기록물 등을 통해 험멜에게까지 가 닿았다. 르포어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험멜은 당시 거의 완전히 잊혀졌다. 나는 사람들이 그를 찾으려고 애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직접 전화를 걸어 ‘당신이 1940년대 원더우먼을 쓴 조이 험멜이냐’고 묻자, 그는 전화기를 떨어뜨릴 뻔했다”고 전했다. 르포어의 인터뷰 제안에 험멜은 몹시 기뻐하며 놀랐다고 한다. “강력한 페미니즘 메시지…후대에 엄청난 영감”세월을 거치며 원더우먼의 모습과 그를 둘러싼 평가는 양분됐다. 여성의 동등한 권리를 위해 싸우는 영웅으로 주목받았지만 쇠사슬이나 재갈 같은 속박 장면이 너무 잦아 비난받았고, 큰 가슴 등 여성의 신체를 지나치게 부각한다는 점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늘날까지 불멸의 캐릭터로 살아남은 건 그 안의 명백한 메시지 때문이다. 원더우먼은 1970년대 미국 페미니즘의 물결과 함께 여성운동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당대 최고 유명한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이 만든 여성 잡지 ‘미즈’의 1972년 창간호 표지를 장식한 것도 원더우먼이었다. 제호 아래에는 ‘원더우먼을 대통령으로’라는 문구가 적혔다. 스타이넘은 “어린 시절 원더우먼을 읽고 자랐는데, 1940년대 쓰인 이야기에 이렇게 강력한 페미니즘 메시지가 있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원더우먼에 대해 “놀라운 힘과 마법 장치로 무장한 아마존 공주는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여성 슈퍼 히어로로 깊은 문화적 영향을 미쳤다”며 “이 캐릭터는 동정심(compassion)과 힘(might)의 강력한 조합으로 후대에게 영감을 준다”고 평했다.물론 그 원더우먼을 만든 일등공신 험멜의 역할 역시 결코 작지 않다. 작가 겸 만화 편집자인 아니나 베넷은 “험멜은 무엇보다 진정한 페미니스트 작가였고, 그의 이야기엔 여성의 권리에 대한 메시지가 있다”며 “그가 계속 글을 썼으면 원더우먼은 다른 시리즈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르포어의 책으로 말년에야 유명해진 험멜은 94살이던 2018년 샌디에이고 코믹콘에 난생처음 참여하고,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으로도 불리는 아이스너상(Eisner Awards)에서 ‘빌 핑거 상’을 받았다. 주목받지 못한 작가들을 위한 상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조이 험멜은 누구 · Joye Evelyn Hummel (결혼 후 조이 머치슨 켈리 Joye Murchison Kelly)1924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 출생1944 캐서린 깁스 스쿨 졸업1944~1947 ‘원더우먼’ 집필2018 샌디에이고 코믹콘에서 빌 핑거 상 수상2021 미국 플로리다주 윈터헤이븐 자택에서 사망
  • 강윤석 KPGA 윈터투어 1차 대회 준우승에 이어 기어코 최종전 정상

    강윤석 KPGA 윈터투어 1차 대회 준우승에 이어 기어코 최종전 정상

    강윤석(35)이 한국프로골프(KPGA) 윈터투어 5차 대회(총상금 4000만원) 정상에 올랐다.강윤석은 12일 전북 군산컨트리클럽(파71·7143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7타를 줄인 최종합계 14언더파 128타로 우승했다. 2위 그룹에 5타나 앞서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으로 받은 상금은 800만원이다. 강윤석은 “프로 데뷔 첫 승이라 정말 기쁘고 설렌다”며 “이번 우승으로 얻은 좋은 기운과 흐름을 KPGA 코리안투어에서도 이어 나가 첫 승을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윤석의 우승으로 2014년 이후 7년 만에 열린 윈터투어 시리즈가 모두 끝났다. 5개 대회 순위에 따라 부여된 ‘윈터투어 포인트’ 합산 결과 상위 준회원 8명에게 KPGA 투어 프로(정회원) 자격을 주고, 상위 아마추어 10명에게는 KPGA 준회원 자격을 부여한다. 2회 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전준하에 패해 준우승에 머문 뒤 기어코 이날 우승을 차지한 강윤석은 투어 포인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2년을 시작으로 2014년, 2017~19년까지 다섯 시즌을 코리언투어에서 뛴 경력이 있는 그는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에서 공동26위에 올라 올 시즌 대기자 시드(152번)를 받았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사실과진실] ‘위안부는 매춘부’ 램지어 교수의 수상한 뒷배

    [사실과진실] ‘위안부는 매춘부’ 램지어 교수의 수상한 뒷배

    “위안부는 조선의 민간 모집업자와 계약을 맺은 자발적 매춘부다”“일본 정부와 일본군은 위안부들에게 매춘을 강요하지 않았다”“관동대지진 때 조선인이 실제로 우물에 독을 풀었을 가능성이 있다”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마크 램지어 교수가 논문을 통해 주장한 내용입니다. 그는 위안부들이 목숨이 위험한 전쟁터에서 매춘을 행했던 만큼 거액의 선급금을 요구했고, 이는 이해관계가 반영된 계약으로 봐야 한다고 경제학의 ‘게임이론’에 빗대어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무슨 일을 할지 알고 있었으며 스스로 택해서 위안부가 됐다’고 말한 한 소녀의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인터뷰가 이뤄진 시점에 오사키란 이름의 이 소녀는 겨우 열 살에 불과했습니다. 게다가 당사자가 실제로 한 말인지 해석이 덧붙여진 말인지 여부도 불분명합니다. 해당 논문을 출간할 학술지 법경제학국제리뷰(IRLE)로부터 논문 검토를 요구받은 헤브루대 이얄 윈터 경제학 교수는 “램지어 교수는 참고자료도 없이 추측만으로 주장했다”면서 “인터뷰 사례 하나가 10만명의 다른 위안부 피해자들을 대변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이 불을 지르고,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설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주장의 근거 역시 빈약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램지어 교수는 ‘당시 재일 조선인 중엔 젊은 남성이 특히 많았는데 젊은 남성일수록 인구학적으로 범죄율이 높다’는 황당한 논리를 댔습니다.전쟁의 비극 속에서 자행됐던 참상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일본.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일본 극우주의자들의 논리와 궤를 같이합니다. 미국 대학에서 법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왜 무리하게 일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걸까요? 바로 그의 뒤에 일본 정부와 기업이 있기 때문입니다. 램지어 교수의 공식 직함은 하버드대 ‘미쓰비시 일본 법학 교수’입니다. 미쓰비시 교수란 하버드대가 일본 기업 미쓰비시의 후원금을 받아 채용한 교수를 뜻합니다. 미쓰비시 기금으로 연구를 하고, 월급도 미쓰비시로부터 받습니다. 그런데 이 미쓰비시는 대표적인 전범기업입니다. 일제 강점기 수많은 조선인들을 강제 징용해 혹독하게 노동을 착취했습니다. 2018년 11월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끝내 이행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학문적 자유를 들어 램지어 교수의 주장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얼마 전 국내에서도 조 필립스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 부교수와 조셉 이 한양대 정치외교학 부교수도 이런 취지로 램지어 교수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미쓰비시와 이해관계로 얽힌 그가 과연 완전한 학문적 자유에 기반해 논문을 썼을까요? 일본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램지어 교수는 2018년 일본 정부로부터 ‘욱일장’을 수상했습니다. 일본법 전공인 그가 일본학과 일본 문화 발전에 기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하버드대 교내 신문인 크림슨이 이 이력을 토대로 ‘일본 정부와 관계를 인정하느냐’는 취지로 질문하자, 그는 “내가 왜 (인정 여부를 설명하는 등) 그래야 하느냐”고 답변을 피했습니다. 학계에서 그를 향한 비판이 빗발치는 상황에서도 명백히 부인할 수는 없었던 겁니다.램지어 교수는 성장기 대부분을 일본에서 보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나자마자 일본으로 건너갔죠. 그의 내면 한편에는 일본인의 정체성이 깃들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가 외면하고 있는 진실이 하나 있습니다. 일본은 이미 오래전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했다는 겁니다. 위안부의 모집에 관해서는 군의 요청을 받은 업자가 주로 이를 맡았으나 그런 경우에도 감언, 강압에 의하는 등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모집된 사례가 많았으며 더욱이 관헌 등이 직접 이에 가담한 적도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위안소에서의 생활은 강제적인 상황 아래 참혹한 것이었다. 1993년 8월 일본 정부가 발표한 고노 담화 중 일부입니다. 램지어 교수는 위안부 관련 논문을 쓰면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블로그 글까지 긁어와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담화는 빠트렸습니다. ‘우리(일본)는 역사 연구, 역사 교육을 통해 이런 문제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같은 잘못을 절대 반복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를 다시 한번 표명한다’던 고노 담화의 정신을 되새겨 볼 시점입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아하! 우주] 남극에 명중한 ‘유령입자’, 블랙홀에 찢긴 별의 흔적으로 밝혀져

    [아하! 우주] 남극에 명중한 ‘유령입자’, 블랙홀에 찢긴 별의 흔적으로 밝혀져

    블랙홀이 거대한 중력으로 별과 같은 천체를 면발처럼 빨아먹는다는 애기를 들어 봤겠지만, 이는 어차피 먼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이므로 우리와 상관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 영향을 실제로 지구에서도 볼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최신호(2월 22일자)에 실린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2019년 1월 1일 지구에 거의 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고에너지 우주선(Ultrahigh Energy Cosmic Ray)이 명중했다. 은하를 떠도는 이런 우주선은 지금도 1초에 1회꼴로 우리 몸을 관통하고 있어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당시 남극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관측소에서 검출한 것은 매우 특별하다. 그 정체는 7억 년 전 한 블랙홀에 의해 찢겨진 별의 잔재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 우주선은 중성미자라고 불리는 소립자로, 질량이 거의 없고 전하도 띠지 않아 이른바 ‘유령 입자’라고도 불린다. 전하를 띤 입자라면 자기장에 영향을 받지만 중성미자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아 우주를 똑바로 이동할 수 있다. 이는 태양의 중심핵에서도 대량으로 방출되고 있고 지구에서도 핵반응로나 입자가속기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다.그해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마 천문대에서 7억 광년 떨어진 한 블랙홀 주위에서 빛나는 밝은 빛이 관측됐다. 이 빛은 태양의 3000만 배 질량을 지닌 별이 블랙홀의 엄청난 중력에 의해 빨려들어가다가 산산이 흩어졌을 때 발생한 것이다. 조석파괴 사건(Tidal Disruption Event)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이 일어났을 때 흩어진 별의 절반은 우주로 튕겨나가고 나머지 절반은 블랙홀 주위에 남아 거대한 강착 원반이 된다. 이런 고온의 먼지와 기체는 블랙홀의 막대한 에너지에 의해 제트 분사처럼 방출된다. 이는 지구상의 입자가속기처럼 중성미자를 생성해 우주를 향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게 한다. 이 중에는 우주에서 발사된 총알처럼 지구에 명중하는 것도 있다.이번 중성미자가 발생한 시기는 별이 잡아먹힌 지 반년이 지나고 나서의 일이다. 이 시기는 컴퓨터 모델로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다고 독일전자싱크로트론연구소(DESY)의 월터 윈터 박사는 밝혔다. 사실 중성미자의 발원지를 확인한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 중성미자는 2017년, 이 역시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관측소에서 검출한 것이다. 그 궤적을 조사한 결과 거대질량 블랙홀이 에너지원이 돼 빛을 내뿜는 천체인 블레이자(blazar)가 있는 먼 은하까지 추적할 수 있었다. 이들 중성미자는 멀리 떨어진 블랙홀의 영향이 우리 지구까지 날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과학자들은 1960대 이후로 종종 지구에 쏟아지는 이들 우주선에 의문을 가지면서도 이를 계속해서 검출하면 수수께끼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훈장은 부하, 식량은 고아에게… 전쟁 끝나고 영웅은 더 빛났다

    훈장은 부하, 식량은 고아에게… 전쟁 끝나고 영웅은 더 빛났다

    독립운동가 김순권 아들…미국서 출생2차 대전 발발하자 미군 장교로 입대伊 피사와 로마 해방전에 결정적 공로佛 비퐁텐느엔 그의 공로 칭송 동판도 6·25 때 자원입대 ‘한인 유격대’ 조직전쟁고아들에게 전투식량 등 지원도72년 예편 후엔 정치권 ‘러브콜’ 거절‘건강정보센터’ 등 미국내 한인 지원세상엔 수많은 영웅이 있습니다. 특히 치열한 전투 속에선 영웅이 더 많이 탄생하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영웅은 많지 않습니다. 부풀려진 전공에 도취해 높은 자리에 앉고, 권력을 휘둘렀던 인물들이 더 흔합니다. 그런데 이 군인은 좀 달랐습니다. 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에 참전했고 한국과 미국, 유럽에서 모두 훈장을 받은 유일한 인물. 전투에선 누구보다 용맹했지만, 권력을 쥐기보다 사회봉사에 앞장섰던 휴머니스트. 김영옥(1919~2005) 미 육군 예비역 대령입니다. ●‘피사의 사탑’에 처음 오른 연합군 18일 김영옥평화센터와 일대기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에 따르면 김 대령은 독립운동가 김순권씨의 아들로, 1919년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병사로 입대했다가 장교가 됐는데, 그가 배치된 곳은 일본계 미국인으로 구성된 ‘100보병대대’였습니다. 진주만 공습을 당한 미군은 이들을 ‘일본놈’이라고 공공연하게 멸시하고 조롱했지만 김 대령은 개의치 않았습니다. 심지어 일본계 부대원들도 그를 탐탁지 않게 여겼지만 “우리는 같은 미국인으로, 같은 목표를 위해 싸운다”고 감쌌습니다.1943년 100대대는 유럽을 나치 독일로부터 해방하기 위해 이탈리아에 상륙했습니다. 독일군은 이탈리아 중남부 지역에 방어선인 ‘구스타프 라인’을 치고 있었습니다. 연합군은 적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포로가 절실했습니다. 당시 대대 작전참모(중위)였던 김 대령은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계가 느슨한 아침에 적진을 돌파해 포로를 잡아 오겠다”고 나섰습니다. 실제로 부대원 1명만 데리고 갈대밭을 기어가 적 2명을 생포하는 전과를 올렸습니다. 이탈리아 주둔군 사령관 마크 클라크 중장은 그의 초인적인 성과와 낮은 계급에 놀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특별무공훈장 수여식에서 부관의 대위 계급장을 떼어내 김 대령에게 전달하고 직접 진급을 지시했습니다. 그는 피사와 로마 해방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피사의 사탑에 처음 오른 연합군으로 기록되기도 했습니다.●프랑스·한국에서도 수많은 공적 쌓아 이어 프랑스로 건너가 브뤼에르, 비퐁텐 지역을 해방시켰습니다. 비퐁텐 마을 성당 동판에는 지금도 그를 칭송하는 문구가 있습니다. 동판에는 “100대대 영웅들중 1명인 김영옥 대위, 이 성당 문 앞 왼쪽에서 부상했으나 치넨(의무병 이름)과 함께 성공적으로 탈출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는 기관총탄 3발을 맞고 사경을 헤매다 항생제 처치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고,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박갑룡 송원대 교수가 쓴 ‘휴머니스트 전쟁영웅 김영옥 대령의 리더십 연구’ 논문에 따르면 100대대 부대원들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그의 리더십을 잊지 못해 그를 따랐습니다. 그가 직접 수류탄을 던지고 총을 쏘며 달리는 등 늘 선봉에 섰기 때문입니다. 부대원 나베 다카시게는 “그는 항상 전선에 있었고 선봉에 있었다”며 “그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이환준 김영옥평화센터 사무국장은 “일본계 미국인들이 훗날 그의 휠체어를 끌며 존중하고 따랐다. 그의 인생은 말 그대로 겸손·헌신·용기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의 활약은 미국의 인기 전쟁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 리처드 윈터스 소령을 떠올리게 합니다. 김 대령은 이런 공로로 훗날 이탈리아에서 최고훈장인 ‘십자무공훈장’을, 프랑스에서도 최고훈장인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았습니다. 그는 강력한 포병 화력을 바탕으로 한 전술을 자주 써 미군 전술 교본 변화에도 공헌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부모님의 나라를 구하겠다’며 예비역 대위로 자원입대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정보 수집 업무를 맡으며 ‘한국인 유격대’를 조직했습니다. 1951년 5월 중공군 2차 춘계공세 때는 구만산·탑골 전투와 금병산 전투에 참전해 사기가 떨어진 부대원을 독려해 승리로 이끌었고, 북상한 유엔군 부대 중 가장 빠른 진격으로 ‘캔자스선’(38도선 인근의 전술선)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그가 이끈 부대는 휴전선을 60㎞ 위로 밀어올리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부하에게 주라” 훈장 거부한 군인 진격이 너무 빠른 나머지 미군의 오폭을 받고 부상했지만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료받고 다시 전선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런 공로로 미국에서 동성무공훈장, 은성무공훈장 등을 받았고, 한국·유럽에서 받은 훈장까지 합하면 주요 무공훈장만 19개나 됐습니다. 한국군은 물론 미군 중에서도 이렇게 많은 훈장을 받은 이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공적을 뽐내지 않았습니다. 6·25전쟁 당시 특별무공훈장을 주려는 연대장에게 “훈장은 받을 만큼 받았다. 부하들에게 주라”며 거부했습니다. 그의 일대기를 쓴 한우성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취재차 무공훈장을 몇 개나 받았는지 물어보자 “잊어버리고 세어 보지도 못했다”며 차고 구석 종이상자에 넣어 둔 훈장들을 꺼내 보여 줄 정도였습니다. 김 대령은 수많은 고아를 도운 ‘휴머니스트’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처음 도착한 부산역에서 1000명이나 되는 남루한 차림의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이에 미군 장교들에게 “나는 한국인 2세다. 여기 굶주린 아이들이 우리만 보고 있다. 우리는 미 육군 장교다. 한두 끼쯤 안 먹어도 굶어 죽지 않는다”며 전투식량을 나눠 주도록 했습니다. 전투 중에도 장병 1인당 50센트씩을 모아 ‘경천애인사’라는 고아원에 전달했습니다. 유엔군 중 특정 고아원에 지원금을 준 부대는 김 대령의 부대가 유일했다고 합니다. ●美 한인 동포 돕는 데 여생을 바치다1972년 대령으로 예편한 그는 정치권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로스앤젤레스에서 한인을 돕는 데 여생을 바쳤습니다. 미국 최대 소수인종 비영리 보건기관인 ‘한인건강정보센터’와 ‘한미연합회’를 주도했다고 합니다. 또 일본계 미국인을 설득해 캘리포니아주 의회 위안부 결의를 돕고, 미군의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 조사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김 대령은 늘 “나는 100% 한국인이자 미국인”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그렇게 원했던 ‘참군인’이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제 PGA서도 “삐빅, 200야드 앞에 벙커”

    홀의 위치와 거리를 가늠하게 해주는 거리측정기는 2007년까지 프로 선수에게는 골프백 속에 넣어서는 안 되는 ‘금지 품목’이었다. 그러나 2008년부터 투어별 ‘로컬룰’을 만들어 사용을 허용하는 사례가 부분적으로 생겨났다. 전 세계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마침내 2019년 개정한 골프규칙에서 이를 전면 허용했다. 단, 지역별 경기위원회가 ‘로컬룰’로 이를 금지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대세는 ‘허용’, 실제는 ‘금지’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거리측정기를 손에 든 프로 선수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프로골프협회는 10일(한국시간) “2021년부터 협회가 주관하는 3개 메이저대회에서 거리측정기 사용을 허용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당장 5월 PGA 챔피언십과 시니어 PGA 챔피언십, 6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등에 나서는 선수는 거리측정기를 사용할 수 있다. PGA 측은 “이미 보편화한 거리측정기 사용은 골프규칙에도 올라 있다. 선수와 캐디들은 오래전부터 연습라운드에서 이를 사용해 왔다”고 덧붙였다. 단 이들 대회에서 거리측정기를 사용하는 선수와 캐디는 ‘거리와 방향 정보’에 관련된 골프규칙(4.3a항 1조)을 준수해야 한다. 거리와 방향 측정은 가능하지만 코스의 높낮이를 파악하거나 정보를 해석해 클럽까지 추천해 주는 기기의 사용은 금지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진하 경기위원장은 10일 “국내 여자대회는 로컬룰에 따라 거리측정기의 사용을 금지한다”면서 “다만 시니어(챔피언스) 투어는 특성상 기기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경기위원장은 “지금처럼 정규투어와 시니어투어는 계속 거리측정기 사용을 금하고 현재 윈터투어를 치르는 2부리그 선수에겐 예외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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