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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창] 전 세계인이 4㎏씩 나눌 양… 해저 1600m 골드러시

    [세계의 창] 전 세계인이 4㎏씩 나눌 양… 해저 1600m 골드러시

    심해 광산의 상업시대가 열렸다. 캐나다의 광산기업 노틸러스 미네랄스(이하 노틸러스)가 지난달 25일 남태평양 서쪽 끝의 섬나라 파푸아뉴기니 정부로부터 세계 최초로 심해 광산 채굴 허가를 받았다. 파푸아뉴기니 연안에서 30㎞ 떨어진 비스마르크해 50만㎢ 해역(솔와라1)에서 20년짜리 채광 허가증을 받아 쥐었다. 금, 은, 구리, 아연 등의 금속 130만t(연간)을 캐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를 계기로 탐사 차원에 머물던 심해 광산이 본격적인 상업시대를 맞았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바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대기 환경을 변화시킨다는 환경보호론자의 경고음도 높아지고 있다. “빨리 오는 사람이 먼저 차지한다.” 심해 광산과 관련, 게오르기 체르카쇼프 국제해양자원협회(IMMS) 회장이 ‘골드 러시’에 빗대어 이렇게 설명했다. 2010년 8건에 불과하던 공해 탐사면허 발급이 지난해에는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등 공해에서 17건으로 늘어났다. 개별 국가가 자국 영해에 대해 발급한 탐사면허는 부지기수로,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다. 태평양 남서부 섬나라 바누아투는 자국 영해에 최근 145건의 탐사 면허를 내줬다. 지난 1일 중국의 해양광물자원연구개발협회(COMRA)는 유엔 국제해저기구(ISA)로부터 15번째로 서부 태평양 3000㎢ 공해에 대한 15년짜리 탐사면허를 받았다. 피지와 통가 등에서 탐사면허를 받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 프랑스, 러시아 등이 공해 광산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차세대 노다지’로 불리는 심해 광산 확보 경쟁에 나선 것에 대해 체르카쇼프 회장은 “세상에 남은 최후의 재분배 현상”이라며 “탐사 면허가 채광 허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심해 광산 확보전의 이유는 경제성 때문이다. 바다에 광물이 많다는 사실은 19세기에 찰스 다윈이 발견했지만 그동안 개발기술이 부족하고, 육상 채광량도 많아 심해 광물은 방치됐다. 하지만 최근 지상 자원이 고갈됨에 따라 일부 광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심해는 ‘첨단 산업의 비타민’ 희토류를 비롯해 금, 은, 구리, 코발트, 망간, 니켈, 아연 등의 매장량이 천문학적인 신천지라는 것이 전문 기관의 분석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조사 결과 금은 70억 지구인 한 사람에게 9파운드(4㎏)가 돌아갈 정도다. 돈으로 환산하면 150조 달러에 이른다. 심해 광물은 ‘그림의 떡’이 아니라 채광 기술 발전에 따라 심해 광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모하게 됐다. 특히 희토류 생산의 95% 이상을 생산하는 중국이 2010년 9월 이를 일본에 무기화한 데서 보듯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기술(BT)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자원 확보가 절박해졌다. 업계가 눈독을 들이는 ‘보고’는 해수 표면에서 1400~3700m 아래인 해저 열수광상이다. 바다 밑바닥에서 마그마를 뿜어내는 간헐온천인 열수광상의 온도는 섭씨 600도를 넘는다. 다양한 광물이 마그마에 녹아 있다가 분출해 2~3도의 차가운 바닷물과 갑자기 접촉하면서 굳어져 근처 해저에 떨어진다. 이들이 퇴적된 해저의 광물 농도는 육상보다 10배 이상 짙다. 바닷속의 금속 퇴적물이 뭉친 덩어리인 망간단괴도 빼놓을 수 없다. 심해 바닥에 깔려 있는 주먹 크기만 한 흑갈색의 광물 덩어리다. 바닷물에 녹아 있는 금속 성분이 쌓여 만들어진 망간각도 있다. 이들이 1㎜ 커지는 데 수백년에서 수백만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해 채광에는 첨단 기술이 적용된다. 노틸러스가 작업하는 해저 1600m는 지상보다 압력이 160배나 강하고 온도는 섭씨 2~3도에서 수백도까지 다양하다. 이 때문에 지상보다 훨씬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든다. 채광 장비는 이런 수압과 온도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채광 과정은 이렇다. 해저 바닥에 로봇 기계를 내려보내 광석을 자르거나 부숴 파이프를 통해 대형 선박으로 올린다. 광석은 선박의 선별기기로 전달돼 광물질을 뽑아낸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물과 자갈 등은 깊은 바다로 다시 내려보내 플랑크톤과 물고기가 사는 바다 표면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한다. 하지만 심해 광산은 육상과 마찬가지로 환경오염 문제로 논란이 뜨겁다. 특히 열수광상은 1977년에야 발견된 신생 분야다. 테니스공 크기만 한 달팽이, 길이 2m의 갯지렁이, 가오리 등이 서식한다. 국제 전문가 집단인 심해생물다양성센서스(CeDAMar)는 “열수광상은 심해 생물의 주요 보고이자 생태계의 중심지”라고 밝혔다. 심해에서 생물이 생존할 수 있는 요인은 열수광상으로 알려졌다. 빛이 없는 차가운 바다에서 열수광상은 발전소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듀크대 해양실험소장 신디 밴도버는 “열수광상의 시스템이 완전히 연구되지 않았고, 아직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며 “열수광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심해 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류가 열수광상이 심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역할에 대해 미처 알기도 전에 그것을 잃어버릴 처지라고 우려했다. 심해는 또 100~1000년의 기간으로 대양 탄소 순환, 탄산칼슘 용해,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 등에 대해 영향을 미친다. 반면 노틸러스의 서맨사 스미스 부사장은 “심해 광산이 해면 1600m 아래에는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해저 화산이나 열수광상처럼 물고기나 먹이사슬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또 “심해 광산은 산을 깨부술 필요가 없고, 폐기물은 적게 생산되며, 주민들이 이전할 필요도 없다”며 “심해 광산은 육상보다 더 안전하고, 깨끗하고, 환경적으로 더 친화적”이라고 강조했다. 호주 환경보호단체 심해광산캠페인(DSMC)의 헬렌 로젠봄은 “솔와라1은 심해 자원 약탈의 세계 첫 피해 사례가 될 것”이라며 “지역 주민의 지속 가능한 생활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채광 과정에서 나오는 독성 중금속과 소음이 물고기를 오염시켜 폐사시키거나 해양 생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심해광산캠페인은 2012년 11월 노틸러스가 탐사했던 솔와라1 해역에 대해 ‘먹구름 같은 바닷물, 죽은 참치, 상어의 사라짐’ 등을 보고했다. 스미스 부사장은 “채광 과정에서 나오는 침전물은 광석을 뽑아냈던 곳에 다시 넣어두기에 물고기가 오염될 염려가 없다”며 “이런 보고서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환경법세계연합(ELAW)은 “심해 광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유례없는 주의를 요구한다”며 “심해환경이 기계화된 채광 공격을 견뎌낼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해양 전문가, 정부 관계자, 환경 활동가들은 “심해 광산을 위해서는 사전 예방조치적인 원칙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6·4 지방선거 공약 점검] 울산지역 기초단체장

    [6·4 지방선거 공약 점검] 울산지역 기초단체장

    6·4 지방선거 울산지역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는 지난 4일 새누리당 후보들이 확정되면서 여야 대진표가 완성됐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한동안 주춤했던 지방선거가 이제 서서히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각 후보는 세월호 사고를 기점으로 안전사고 예방 대책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울산은 전국 최고의 산업도시답게 석유화학공단을 비롯한 국가산업단지의 산업안전 문제가 선거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후보들은 세월호 사고 이후 행사장이나 거리에서 유권자를 만나는 대신 공약 발표와 산업단지 위험 및 안전시설을 방문하는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안전 문제 해결사임을 자임하면서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안전 공약은 각 후보 캠프의 1순위 전략으로 떠올랐다. 반면 예년 선거의 단골 메뉴였던 각종 개발사업 공약은 많이 줄었다. 하지만 민생과 직결된 서민경제 활성화와 전통시장 지원, 지역상권 회복 방안 등은 여전히 후보들의 공약집을 메우고 있다. 또 후보들은 유권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근로자를 잡기 위해 노동 문제를 비롯한 비정규직 문제, 산업현장 근로환경 개선, 근로자 건강권 확보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노동 문제는 동구와 북구청장 후보들을 중심으로 앞다퉈 제시되고 있다. 동구와 북구의 경우 노동계 표심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재선을 노리는 통합진보당 현역 구청장들이나 탈환을 노리는 새누리당 후보 모두 노동계를 향한 구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국가산업단지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각 후보는 경쟁적으로 안전 문제를 다루고 있다. 산업안전 문제는 남구와 울주군, 동구, 북구 등 공단을 둔 모든 후보들의 공약으로 등장하고 있다. 남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하나같이 오래된 석유화학공단의 시설 개·보수와 안전사고 예방 매뉴얼을 내놨다. 서동욱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석유화학공단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안전관리단을 구축하고, 재난 유형별로 해외 전문가들을 발굴해 안전관리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김진석 통합진보당 예비후보는 “석유화학공단 조성 이후 수십년을 넘긴 노후화된 국가산업단지의 안전과 환경 개선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안전 전문가와 시민단체, 노동단체 등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설 현대화, 주차장 대리주차, 실버해피 도우미, 대형마트 정규 휴무 규제 강화 등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도 쏟아지고 있다. 여성과 아이 등 사회적 약자들의 밤길 안심 통행을 위한 골목길 보안등 설치 공약도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구청장 후보들은 혁신도시의 성공 지원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원도심 중구가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혁신도시의 성공적인 안착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차 없는 거리와 전통시장 활성화를 통한 옛 상권 회복도 중구청장 후보들의 핵심 공약으로 등장했다. 중구는 건설사가 부도난 뒤 주인을 찾지 못해 20년 넘게 방치됐던 코아빌딩, 청구스포츠타운 등 5곳이 새 단장을 앞둬 재건축과 리모델링 공약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여기에 시립미술관 유치와 문화의 전당 건립, 문화의 거리 조성 등 문화·예술 분야 공약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근로자가 많은 동구와 북구는 노동정책과 관련한 각종 약속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뒤늦게 선거에 뛰어든 새정치민주연합은 통합진보당, 정의당 등 기존의 진보세력과 차별화를 외치며 서민과 근로자를 끌어안을 정책안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예비후보들은 ‘노동자 도시 울산을 민생 1번지로 만들겠다’며 근로자들의 표를 훑고 있다. 이들은 “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당면한 민생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복지·교육·주택·의료·일자리 등 5대 민생 중심 과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공공부문 상시적 업무의 정규직 전환을 핵심 공약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종호(통합진보당) 현 북구청장과 박천동 새누리당 북구청장 예비후보는 국립산업기술박물관 유치를 통한 ‘산업관광 북구 건설’을 주창하고 있다. 윤 북구청장은 연속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계획안과 서민·근로자를 위한 정책을 내놨고, 박 예비후보는 침체된 강동권 해양관광개발사업 활성화 약속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동구는 대왕암 공원, 일산해수욕장 등을 이용한 관광 동구 건설을 비롯한 산업안전 대책과 근로자의 인권 보호, 교육 인프라 구축 등의 공약이 민심을 파고든다. 울주군수 예비후보들은 관광개발사업과 원전안전 문제를 놓고 엇갈린 견해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의 신장열 현 군수는 전국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간절곶 일대의 해양관광과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활성화를 통해 ‘관광 울주’ 육성계획을 제시했다. 온산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공단에 입주한 기업 지원정책도 마련했다. 신 군수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반구대 암각화와 간절곶, 영남알프스를 갖춘 울주군을 전국 최고의 관광도시로 이끌겠다”며 “울주군은 산업과 관광이 공존하는 명품도시를 향한 날갯짓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김태남 새정치연합 예비후보와 이선호 정의당 예비후보, 서진기 무소속 예비후보 등은 신 군수의 개발정책에 맞서 원전의 안전성 문제와 주민 복지대책을 내놓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세월호 침몰] “‘설마’ 하며 이익만 좇고 원칙 무시… 국민 의식·제도 다 바꿔라”

    [세월호 침몰] “‘설마’ 하며 이익만 좇고 원칙 무시… 국민 의식·제도 다 바꿔라”

    세월호가 침몰한 지 23일이 흘렀다. 사고 정황이 한 꺼풀씩 벗겨질수록 이번 참사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란 시공간에 한국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 병폐를 압축시켜 놓은 사건임이 드러나고 있다. 유례없는 고속성장으로 선진국 문턱을 기웃거렸지만, 화려한 겉모습에 가려진 우리 사회의 후진적이고 야만적인 속살이 노출된 것이다. 세월호 침몰은 인재(人災)다. 사람이 타는 여객선에 더 많은 짐을 실어, 더 큰돈을 벌려는 청해진해운의 탐욕에서 비롯됐다. 사고 이후 수습에 전력을 쏟아야 할 청와대와 관계기관들은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를 반복했다. 위급한 재난상황에 ‘컨트롤타워’가 작동하지 않았던 우리 사회와 ‘1호 탈출’한 선장 탓에 300여명의 무고한 인명이 희생된 이번 참사는 닮은꼴이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조형근 한림대 일본학연구소 연구교수, 전명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등 6명의 학자들과 이번 참사에서 나타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들여다봤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인들의 안전 불감증 때문에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대사회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기술이 발달해 있음에도 우리는 항상 위험과 더불어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위험이 고도화될수록 더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탓에 대비를 해야 하지만 한국인들은 이를 쉽게 지나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한국인들이 눈앞의 편리와 이익을 추구하는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대형 재난·사고는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한국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세속적이고 내집단(구성원 간에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강한 집단) 중심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인 열망보다는 눈앞의 편리에 파묻혀 있다”면서 “기본과 원리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거추장스러운 절차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인 스스로 자신의 생각과 삶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이 필요한 때”라면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고 안일한 생각을 바꾸는 작업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형근 한림대 연구교수는 이번 사고가 비용을 최소화하고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사람들의 잘못된 행태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의 고질병인 민관유착을 원인으로 꼽으면서 이를 해소하려면 정치 영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처럼 대형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면 결국 정치권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무분별하게 규제완화를 외칠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재점검을 통해 재해·재난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재난 관련 매뉴얼을 바꿀 때가 있는데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문제는 정권에 따라 바꿀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잘 정리된 매뉴얼은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는 물질적 가치만을 좇은 압축적 근대화에서 이번 사고의 원인을 찾았다. 이 교수는 “근대화는 사회가 전문화된 시스템을 갖추면서 발전하는 것인데 한국은 돈을 벌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사회 전반에 골고루 전문화된 시스템을 구축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항만 산업과 재난 예방 분야가 대표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세월호 선원 10명 중 9명이 비정규직”이라며 “망망대해에서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선장, 선원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면 비용을 줄일 수는 있지만 그만큼 안전 운항에는 지장이 생긴다”고 말했다. 평생을 담보한 직장과 잠깐 스쳐가는 직장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국정 과제로 ‘고용률 70% 달성, OECD 10위권 내 진입’ 등 경제적인 목표만 내세울 게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제시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항만, 재난 예방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적 부가가치가 크지 않은 분야들이 이런 식으로 내팽겨쳐져 있다”면서 “세월호 선장 한 명의 악행을 엄벌할 것이 아니라 돈에 급급해 다른 가치를 등한시하는 사회의식과 풍토를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처우도 좋지 않고,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선원들에게만 참사의 책임을 묻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처럼 비정규직 고용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도덕적 의무를 기대할 수 있느냐는 얘기다. 최근 검·경 조사 결과 세월호 선장, 선원들의 고용 형태가 비정규직인 데다 안전 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의 산업 재해 사고 발생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데에는 그만 한 이유가 있다”며 “비단 항만업계뿐만이 아니라 건설업계 역시 뿌리 깊은 리베이트 관행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이런 사고가 일어나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고만 하다 보니 정작 사고 수습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나가는 주체가 없어 반복되는 인재를 막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백명이 숨진 참사라도 쉽게 잊혀 안전 불감증이라는 말이 나온다는 지적이다. 이어 이 교수는 “전관예우, 민관유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면서 “선장을 악인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왜 그렇게밖에 행동하지 못했는지, 우리 사회는 왜 개개인에게 직업의식을 심어 주지 못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월호가 침몰하기 전에도 소소한 항만 사고는 29차례, 발생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사고는 300차례가 있었을 것”이라며 ‘하인리히 법칙’을 인용해 사고 원인을 설명했다. 미국 여행 보험사 직원이었던 허버트 하인리히는 1920년 통계를 통해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이 1대29대300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침몰 등과 같은 인재는 “돌발적으로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 위험요소가 차곡차곡 쌓여 터져버린 숙성형 사고”라며 “세월호의 원래 선장은 운항 중 떨림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선사에 알렸지만 개선 조치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풍백화점이 지어진 시절에도 국내 건설사들의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감리(감시·관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게 문제였다”면서 “선사들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이번 사고는 해운업계의 투명성이 낮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운업계의 후진성이 열악한 업무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사업체가 영세하다 보니 안전이나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가 자연스럽게 뒤처진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아시아나 항공기 착륙 사고 발생 시 확인된 기장, 승무원들의 대처 능력은 높게 평가받았다”면서 “해운업계는 항공업계에 비해 인력도 노후화돼 있고 위기관리 매뉴얼이 없는데도 이를 방치한 정부 당국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전명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적 안전장치가 미비한 상황에서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국민 의식이 개선되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1990년대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등 대형 참사가 발생했을 때 사회적 관심은 당시 잠깐일 뿐 이후 안전 불감증에 다시 빠져 긴급상황에 조직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가 주장한 ‘위험사회 이론’에 따르면 국정관리의 최대 목표는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는 이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사고 피해가 더 컸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하려면 사회적 안전 시스템을 좀 더 단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통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 대안으로 제도적 개혁과 의식 개혁 두 가지를 드는데 법 제도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식 개혁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서 “정기적으로 신체검사를 하면서 유병 여부를 판단하듯이 행정시스템도 사전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전한 때일수록 사전 검사를 철저히 해서 결함 여부를 파악하는 등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안전 업그레이드] 손만 대면 콘크리트 가루 후드득… 폭우 내리면 금방 쓰러질 듯

    8일 서울 성북구 정릉3동 주민센터 옆 언덕에 있는 정릉스카이빌(연립주택)단지. 1969~1978년에 지어진 공동주택 4개 동 100가구가 곧 쓰러질 것처럼 위험해 보였다. 이곳 산중턱의 불량 주택 지역 대부분은 재개발사업으로 깨끗하게 변모했지만 이 주택은 지은 지 36~45년이 지나도록 재개발사업이 이뤄지지 않아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올해 1월 건축구조기술사의 안전 진단 결과는 심각했다. 지반은 암석이라 단단했지만 건물은 콘크리트 중성화가 심각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손으로 만져도 콘크리트 가루가 떨어져 나갈 정도였다. 철근에 녹이 슨 것으로 보아 오래 전부터 철근이 노출됐음을 짐작하게 했다. 대형 참사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아직도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5개 동 140가구 가운데 4개 동이 1996년에 거주 불가인 E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1개 동(40가구)만 철거되고 24가구 50명의 주민이 아직도 살고 있다. 서울시가 2008년 위험구역으로 설정하고 이주명령까지 내렸지만 주민들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 1개 동도 D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서울시와 성북구는 이주명령을 거부하는 주민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이주비를 지급할 여력이 없는 성북구로서는 이곳에 공원을 조성해 주민들에게 이주비를 주자고 시에 건의했지만 공원 조성 사업은 구청의 몫이라며 묵살당했다. 이문종 성북구 주택관리과장은 “집주인과 세입자에게는 임대주택 입주권이 주어지지만 집주인들이 막무가내로 특별분양권을 요구하며 퇴거를 거부하고 있다”며 “특별분양권은 법적으로 해당되지 않고 강제 이주도 어려워 재개발사업 추진에 기대를 걸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 입주민은 “폭우라도 쏟아지면 금방 쓰러질 것 같아 불안하지만 이곳을 나가면 당장 살 곳이 막막해 이주를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시장의 일부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건물은 2000년 E등급 판정을 받고도 방치되다시피 했다가 최근 철거가 확정됐다. 주민들이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8월쯤 철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E등급 건축물이라도 민간 소유 건물은 사실상 강제 철거가 어렵기 때문에 재개발사업이나 도시정비사업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소규모 건축물이지만 공동 생활을 하는 사회복지시설도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부산 강서구 동선동 소양무지개동산은 2층 벽돌집으로 건물 연면적 258㎡에 입소 정원이 142명이나 되는 아동복지시설이다. 하지만 이 건물은 지은 지 30년이 지났다. 지난해 말 한국시설안전공단 전문가들이 건물과 주변 토목시설에 대한 안전 진단을 한 결과 구조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불량’ 판정이 나왔다. 안전 진단서에 따르면 건물 내부에는 크고 작은 균열이 수두룩하다. 특히 건물 하중을 직접 받는 수직 균열도 이곳저곳에서 발견됐다. 시설안전공단은 사회복지시설의 15% 정도가 안전에 취약한 것으로 추정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안전 업그레이드] 대형 건물

    [안전 업그레이드] 대형 건물

    대형 참사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위험 건물이 전국적으로 1844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37곳은 당장 사용을 중지해야 할 정도로 주요 부분의 안전에 심각한 이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8일 국토교통부와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전국의 대형 건물 및 특정관리대상 건물 18만 880여개 가운데 1% 정도가 안전 진단 D, E등급을 받았다. 대부분 지은 지 30년이 넘은 노후 건축물들이다. 정부는 건물의 안전 상태에 따라 A~E등급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A~C등급은 안전 상태가 양호한 건물로 특별한 충격을 주지 않는 한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는 건물이다. D등급은 주요 부위의 안전에 이상이 발견돼 즉시 보수·보강을 실시한 뒤 사용해야 하는 건물이다. E등급은 당장 사용을 중지해야 할 정도로 안전 상태가 심각한 건물을 말한다. 하지만 D, E등급에 해당하는 건물을 완전한 안전 대책 마련 없이 또는 형식적인 대책만 세운 채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심지어 중앙 부처가 관리하는 특정관리대상 시설물 중에도 재난위험시설로 분류된 D, E등급 판정을 받은 건물이 무려 282개나 된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시설물은 이보다 훨씬 많은 1562개에 이른다. 특히 학교 등 다중이용시설이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 부처가 관리하는 재난위험시설 대부분은 교육부와 국방부 소유 건물이다. 낡은 학교 건물 등이 123개이고 국방부 관리 건물이 144개에 이른다. 경찰청 관리 대상 건물도 11개다. 학교 교실과 군인 막사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집단 생활을 하는 곳이라 만약 사고가 일어나면 엄청난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시설물 보수·보강이 시급한 실정이다. 문제는 위험시설 판정을 받았는데도 특별한 대책 없이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물 관리 책임 부처는 당장 새 건물을 짓거나 보수할 예산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핑계를 댄다. 어린아이들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시설물에 대한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다. 정근영 소방방재청 안전제도과장은 “중앙 부처나 지자체 특정관리대상 시설물의 경우 부처 스스로 안전 진단과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기관장이 적은 예산이라도 안전에 우선 투자한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관리하는 건물의 안전 대책이 이 정도라면 개인 소유 건물은 오죽할까. 특히 사실상 다중이용시설이지만 소규모 건물이라는 이유로 안전 진단조차 제대로 받지 않는 건물이 많다. 사회복지시설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보육시설 등 ‘소규모 안전 취약 시설물’은 전국적으로 12만개가 흩어져 있다. 규모는 작지만 다중이용시설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한국시설안전공단에 무료 안전 진단을 맡기고 있다. 시설안전공단이 지난해 1032곳을 대상으로 안전 진단을 실시한 결과 15%에 해당하는 153곳이 보수 내지는 불량 판정을 받았다. 불량 판정을 받은 5곳은 당장 구조 안전상 사용자 및 주거 안정에 위험을 줄 수 있는 건물로 분류됐을 정도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전북 421개 재난위험시설 예산 부족으로 방치

    전북 421개 재난위험시설 예산 부족으로 방치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으나 전북 지역에서는 400개가 넘는 재난위험시설이 정비 예산 부족으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재난위험시설은 사회 재난 분야 183개, 자연 재난 분야 238개 등 모두 421개에 이른다. 사회 재난 분야의 경우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른 특정관리대상시설 5233개 가운데 84개가 D(정비 대상)등급을 받았고 E(철거 대상)등급도 2개나 된다. 또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의한 특별법 관리 대상 시설 중 재난 취약시설은 C(보통)등급이 95개, D(미흡)등급이 2개 등 모두 97곳이다. 자연 재난 분야에서는 급경사지 재해 예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주요 점검 대상인 C등급이 8곳, 연차적으로 정비해야 할 D등급이 45곳 등 모두 53곳이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됐다.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라 관리되는 인명 피해 우려 지역도 급경사지 36곳, 하천 69곳, 해안 위험지역 18곳, 산간마을 14곳 등 모두 185곳이나 된다. 이같이 도내에 재난위험시설이 산재해 있으나 예산이 뒷받침되지 못해 제때 정비를 못 하고 있다.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취약시설로 지정된 대형 시설물 가운데 건설된 지 20년 이상인 시설이 88곳이나 되지만 정비 사업은 제자리걸음이다. 관공서, 교량, 저수지 등의 공공시설물과 주택, 상가, 공장 등의 사유 건축물은 50년 이상 된 경우도 적지 않다. 집중호우가 발생 시나 해빙기에 붕괴될 위험이 큰 급경사지의 경우 53곳에 대한 정비 예산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모두 600억원 투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투입된 사업비는 25곳에 대한 117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예산은 언제 확보될지 미지수다. 특정관리대상시설도 2011년 8곳에 76억원이 투입됐으나 2012년에는 23곳 21억원, 지난해 23곳 47억원이 투입됐을 뿐이다. 이에 대해 방재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재난위험시설을 방치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규모 인명 사고와 재산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며 “세월호 사태와 같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불상사가 반복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재해위험시설 정비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지만 지방 재정 상태가 열악해 관련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도민들의 안전을 위해 재난위험시설물 정비 예산이 확보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성동구 취약계층 가스·전기 점검

    성동구는 7일 재난 취약 계층 705가구를 상대로 전기와 가스시설 안전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일회성 점검에 그치지 않도록 9월까지 장기적 계획을 잡았다. 주요 점검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독서노인, 장애인 등 재난취약 가구들이다. 경제적 부담이나 생계 유지 등의 문제로 인해 평상시 안전에 소홀하기 쉬운 계층이어서다. 구는 이들 가구를 대상으로 낡은 조명과 콘센트, 한번 설치된 이후 방치 상태에 놓였을 가능성이 높은 각종 스위치, 폭발사고 때 위험이 예상되는 가스안전차단기, 호스, 중간밸브 등을 집중 점검한다. 문제점 발견 땐 즉시 교체 공사를 벌인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안전 사회’ 구축 위한 확실한 재원대책 내놔야

    세월호 침몰 사건과 서울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는 중앙정부나 지자체, 또는 민간기업들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투자는 부차적인 문제로 취급해 왔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효율성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강조되고 있는데다 복지예산 확대로 안전투자 예산은 더욱 쪼그라들고 있다. 말로는 국민 안전을 외치면서도 행동은 뒤따르지 않는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다. 이제부터라도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안전 사회’ 구축을 위한 확실한 재원대책이 요구된다. 해양수산부의 올해 해상교통환경 분야 예산은 3419억원으로 지난해 4003억원에 비해 584억원이나 줄었다. 선박 안전성 강화에 쓰는 투자비도 500억원으로 43억원 삭감됐다. 정부는 2012년부터 범정부 차원에서 재난대비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해양선박 사고 훈련은 안전관련 재난 유형에 포함되지 않아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 수습을 하면서 우왕좌왕해온 것도 이와 무관치는 않을 것이다. 연안 여객선은 서민들의 발이라 할 수 있다. 선박 안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긴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일 국가재정운용전략회의에서 안전관련 예산을 우선 배정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예산당국의 고민이 클 것이다. 당분간 국정 운영의 무게 중심은 안전관리 쪽으로 기울 분위기다. 오는 9월 국회에 제출할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대폭적인 리모델링이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달 확정한 내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통해 앞으로 3년간 600개의 중복사업 통폐합 등을 통해 절감한 예산은 국정과제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통일시대 기반 구축 등에 집중 투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건은 재원 조달이다. 복지관련 지출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재난·안전 부문의 신규 지출 수요가 생기지만 가시적인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증세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기류다. 전체 사회간접자본(SOC)예산 가운데 해운·항만 분야는 증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이 분야 예산은 1조 5000억원으로 전체 SOC 예산 23조 7000억원의 6.3% 수준이다. 2009년 8.3%에 비해 2.0% 포인트 줄었다. 가칭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데도 조직 재정비에 따른 예산 수요가 생긴다. 정부는 올해 예산안에서도 SOC 예산을 줄이겠다고 밝혔으나 국회에서 외려 증액됐다.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예산을 챙겼기 때문이다. 세출예산 구조조정을 실행으로 옮겨 안전 부문 예산을 대폭 확충하려면 국회 차원의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 6·4지방선거 시·도지사 예비후보들도 임기응변식 안전공약을 남발해 유권자들을 속이지 말고 실천 가능한 재원대책부터 제시하기 바란다.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지만 올해 징수 실적도 좋지 않다. 지난 1~2월 거둔 세금의 비율(세수진도비)은 14.4%로 8조 5000억원 펑크 난 지난해 14.3%와 비슷하다. 세입 여건의 개선은 힘들 것 같다. D·E 등급 판정을 받아 붕괴 위험이 있는 낡은 학교건물이나 아파트들이 곳곳에 방치돼 있다.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으려면 전면적인 전수조사를 하고, 신축이나 개·보수 및 이전 등을 위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는 막연하게 허리띠만 졸라매는 세출 구조조정만 기대해서는 안 된다.
  • [사설] 우리 주변의 ‘세월호’ 어디 서울 지하철뿐인가

    온 나라가 세월호 참극의 슬픔에 빠져 있던 상황에서 지난 2일 오후 일어난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사고는 새삼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해 있음을 일깨워준다. 거대한 비리 커넥션이 아니더라도 일상의 소소한 부주의와 태만이 얼마든지 대형사고를 부를 수 있음을 서울 지하철 사고가 보여준 것이다. 어제 경찰이 발표한 지하철 사고 중간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두 전동차의 거리가 200m 이내로 좁혀지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열차자동정지장치’(ATS)가 제 구실을 못하면서 빚어졌다. 지난달 29일 새벽 지하철 운영사인 서울메트로가 열차운행 속도를 높이려 신호연동장치 데이터값을 수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로 인해 ATS가 작동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서울메트로 측의 대응이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오류를 사고 14시간 전인 2일 새벽 발견했으나 열차 운행 중단과 같은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실제 신호시스템에 별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추돌사고가 나기까지 정상운행을 이어간 것이다. 사고열차 기관사가 필사적으로 열차를 멈춘 덕에 그나마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으나 수십만 지하철 이용객들이 한나절이나 대형참사의 위험 앞에 방치돼 있었다니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지하철 운행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고 있어야 할 종합관제실조차도 앞 열차의 정차와 뒷 열차의 접근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니 서울메트로 관계자들의 무사안일과 안전시스템의 허점이 한두 가지가 아님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이후 매년 큰 폭으로 지하철 안전 관련예산이 삭감된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세월호 참사를 강 건너 불로 본 서울메트로 관계자들의 안이한 자세가 직접적 사고 원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눈을 돌려 우리 주변을 살펴본다면 우리의 이런 안전의식 마비 현상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백화점과 극장처럼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장소는 여전히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화재 대피로가 돼야 할 비상계단이 창고로 쓰이거나 아예 비상구가 막힌 곳이 다반사다. 사고 신고부터 진화까지 23분에 불과했으나 비상구가 갖춰지지 않아 무려 56명이 숨진 1999년 인천 남구 용현동 호프집 화재사건은 벌써 잊힌 과거가 됐다. 산업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를 달리고 있는 우리의 교통사고 사망률(2010년 기준) 등도 따지고 보면 시스템과 같은 하드웨어의 부실 때문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다고 할 것이다. 학교 주변 반경 300~500m 이내의 스쿨존만 해도 모든 차량이 시속 20~30㎞로 서행해야 하건만 이를 제대로 지키는 운전자가 과연 얼마나 되는가. 세월호 참사를 낳은 구조적 비리의 문제점을 직시하되 사회 구성원 각자가 자기 주변의 위험 요소부터 돌아보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바쁘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우리는 일상에서 지켜야 할 소소한 책무조차 소홀히 여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세월호 참사가 던져준 교훈 앞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국가적 차원의 재난대책 정비와 별개로 국민 각자가 지금의 안전규정만이라도 잘 지키겠다는 인식을 하는 일 또한 시급하고 막중하다고 할 것이다.
  • [사설] 서울 지하철마저 안전불감증인가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잠실 방향으로 가는 열차가 앞에 멈춰 서 있던 열차를 추돌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그나마 큰 인명 피해는 없어 천만다행이지만 하마터면 세월호에 이어 또다시 대형 사고가 터질 뻔했다. 부상자와 가족들은 물론 추돌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국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정확한 추돌 원인은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일단 자동 안전거리 유지 장치가 고장 났기 때문으로 추측되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 측은 운영·보수 문제와 낡은 부품의 방치 여부는 물론 기관사 등 종사자들의 안전의식에 문제는 없는지 총체적으로 점검하기 바란다. 지하철은 대도시 교통 수단의 축으로, 대량수송과 안정성, 정시성 등에서 다른 교통에 비해 월등히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이런 이점이 있는 반면 제약된 공간이라는 지하철 특성상 화재나 테러 등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하철 터널이나 역 주변에는 전기선과 통신선, 상하수도관, 가스관 등이 있어 외부 화재 위험이나 가스 폭발 등의 사고 가능성도 도사린다. 1995년 4월 대구지하철 공사장에서 발생한 가스 폭발 사고나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가 예다. 어제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추돌 사고는 앞 열차와 뒤 열차가 일정한 간격이 유지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열차 자동제어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현재 국내 모든 철도 노선에 적용되고 있는 이 시스템은 모두 외국에서 도입된 제품이라고 한다. 까닭에 유지·보수나 노선 확장 등을 할 때 기술적 제약 요건에서 적잖은 문제를 안고 있다. 중앙통제 사령실에서 열차 간 간격이나 위치 정보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여부도 조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난해 서울시의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서울 지하철 1~9호선 271개 역사 가운데 29.5%인 80곳은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는 대피 기준 시간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의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보완 설계 지침은 4분 이내에 승강장을 벗어나 외부까지 6분 안에 대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부 역은 외부 출입구까지 탈출하는 데 13.1분이나 걸리는 등 10분 이상 걸리는 역도 여럿 있다. 지하철 역사들의 대피 소요 시간을 규정에 맞게 개량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나라에 지하철이 개통, 운행된 지 40년이 됐다. 세월호 참사를 교훈 삼아 노후신호설비 교체 등 철도 시설과 운영 전반에 대해 대대적 안전 점검을 해야 한다.
  • [사설] ‘관피아’ 적폐 추방 입법부가 의지 보여야

    공직사회가 한바탕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것 같다. 세월호 참사 수사를 통해 공직자들과 유관기관 간 유착관계가 강하게 형성돼 불법이 판치고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면서 세월호 유족들은 물론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 국민의 안전과 행복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정·비리와 타협을 하는 병폐가 쌓이면서 ‘안전 한국호’는 멀어지기만 한다. 물론 묵묵히 일하고 있는 공직자들의 사기가 꺾이거나 능력 있는 공직자들마저 사장시켜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그렇다고 더 이상 공직 개혁을 방치할 수는 없다. 이번에는 개혁을 주도할 기관을 포함해 주도면밀하게 작업을 해야 한다. 이른바 ‘관(官)피아’나 공직철밥통을 추방하는 일을 공직자들에게 맡기는 ‘셀프 개혁’은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제 “이번에는 관료사회의 적폐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까지 확실하게 드러내고 해결할 것”이라면서 “특히 공무원 임용방식과 보직관리, 평가, 보상 등 인사시스템 전반에 대해 확실한 개혁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공직 개혁과 관련해 “과거로부터 켜켜이 쌓여온 잘못된 적폐들을 바로잡지 못해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너무도 한스럽다”고 말했다. 관료조직 개혁은 역대 정권마다 추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권 2년차 때 “공무원들은 문제의식이 없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지 않고 구태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공무원들을 몰아붙였지만 저항에 직면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공무원들에 대해 “이 시대에 약간의 걸림돌이 될 정도로 위험 수위”라고 평가한 바 있다. 역대 정권들은 집권 초기에는 공직 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집권 후반기에는 정책 결정 등을 공직자들에게 맡김으로써 개혁이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박 대통령은 셀프 개혁의 한계를 유념하고 외부의 힘을 빌린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일본은 2008년부터 정치권이 공직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말에는 자민·공명·민주 3당이 공무원 정년을 연금수급 개시연령에 맞춰 60세에서 2016년까지 65세로 연장하는 데 합의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공직자윤리법이나 전관예우금지법이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 퇴직을 하기 직전 보직을 바꿔 산하기관 등으로 진출하는 편법을 쓰기도 한다. 이런 지경인데 공직자들에게 윤리나 도덕성 회복만을 강조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제도적으로 재취업 요건을 강화하거나 규정을 어길 경우 강력한 처벌을 하는 방안 등을 모색할 수 있다. 퇴직 공무원이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연금을 박탈하거나 공무원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장기근속을 유도해야 한다는 대안들도 거론된다. 뿌리 깊게 이어져 온 공무원과 업계의 공생 관계, 이익 카르텔을 타파할 입법화 작업은 처음부터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주도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다만 정치인들도 낙하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문제다. 공공기관의 장(長)이나 감사 자리에 차라리 정치인보다는 관료가 오는 게 낫다는 자조 섞인 말들이 나오는 게 현실이다. 퇴직관료들의 빈자리를 폴리페서나 정치인들이 차지하는 것도 관피아와 다를 바 없다. 정치인들의 낙하산 인사를 막을 장치부터 마련한 다음 공직 개혁 관련법안을 대대적으로 손질하는 수순을 밟기 바란다.
  • 부산 더 파크, 개장 서두르다 부실공사 논란

    부산 더 파크, 개장 서두르다 부실공사 논란

    ‘부산 더 파크’ 지난달 25일 문을 연 부산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더 파크’(The Park)의 맹수 우리를 비롯해 일부 시설물이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부실공사 논란을 빚고 있다. 동물원 개장 직후 부산시가 시공사인 삼정기업과 운영사인 삼정테마파크·더 파크 등에 부실개장과 관련한 문제점을 적은 ‘더 파크 관련 동향사항’이란 공문을 보내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는 이 공문에서 시설안전문제 등 동물원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선 시범운영 없이 어린이 놀이시설을 개장한 것을 비롯해 추락 위험이 있는 에스컬레이트, 늑대 우리 뒤편 낭떠러지 안전시설 미흡, 줄타기 그물망 부실, 사파리 내 식탁과 의자 등 편의시설의 비탈길 설치 등 시설안전문제를 거론했다. 동물적응기간(통상 2개월)을 거치지 않은 사실을 비롯해 의사와 간호사 없이 간호조무사만 배치한 응급의료 시스템 부실, 동물관리 책임자 공석, 소방차 진입로 협소, 동물원 입구 주차장의 안전펜스 부실과 도우미 부족도 함께 지적했다. 더 파크의 안전사고 우려는 개장 전에 동물원 전문가들도 지적한 사항이다. 지난달 14일 서울대공원, 광주동물원의 사육장, 동물복지팀장 등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열린 더 파크 워킹 사파리 내 동물 우리, 방사장, 관람로 등에 대한 현장점검에서 관람객 안전사고와 동물 탈출 우려 등 일부 동물 우리와 방사장의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안전점검을 겸한 현장점검은 개장을 앞두고 전문가로부터 관람객 안전과 동물 보호 관련 자문을 얻고자 마련됐는데 전문가들은 호랑이 우리, 사자 우리, 곰 우리 등 맹수 우리의 대형 유리 관람창의 부실 문제를 먼저 지적했다. 서울대공원 등 동물원 대부분이 관람객 안전을 위해 맹수 우리에 삼중접합 유리창을 설치하고, 유리와 유리 사이에 만일에 대비한 지지대를 넣어 파손을 방지하고 있는데 더 파크는 이중 접합 유리로만 시공했다는 것이다. 당시 전문가들은 맹수 우리 쇠창살 안전문제, 점프력이 뛰어난 흑표범의 탈출 위험, 왕다람쥐 등 소동물 방사장의 나무 오름 방지 장치 미설치로 인한 탈출 위험, 이중문이 아닌 수달사의 단일문 시공에 따른 탈출 위험 등도 지적했다. 개장 이틀 전 11만 명의 주부 회원을 보유한 모 인터넷 카페 운영진의 현장방문에서도 영유아를 위한 키즈랜드인 로프 어드벤처 경사로 안전시설 미비, 맞이 광장의 에스컬레이트 낙상 위험, 늑대 우리와 곰 우리 사이 관람로 경사로 안전시설 미비, 키즈랜드 놀이시설 조립 불량 등이 지적됐지만 일부는 아직 보완되지 않고 있다. 더 파크의 섣부른 개장으로 개장식 도중 승강기가 고장 나 8명이 10여 분간 갇히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안전사고가 우려됐던 맞이 광장의 에스컬레이터는 개장 후 잦은 고장으로 관람객의 원성을 사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22일 전문가 현장점검 결과 보고서를 통보받고 현장에 관련 공무원들을 보내 안전사고 우려 등 문제점을 확인하고도 개장을 사실상 묵인했다. 부산진구청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서도 개장 하루 전 준공검사를 내줘 세월호 참사에도 안전 불감증에서 헤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부산시는 개장 전 “안전문제와 관련 동물원 개장 연기를 시행·시공사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고, 개장 뒤에야 비로소 ‘안전문제와 관련한 동향사항’이라며 ‘안전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공문을 보내 부실개장 논란을 묵인 내지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 파크는 시행사의 자금난으로 장기간 방치되다가 부산시가 공사에 필요한 500억원에 대한 보증을 서고, 삼정기업이 외상 공사를 자원하면서 진행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잔변감·항문이 막힌 느낌도 변비 증상이다

    잔변감·항문이 막힌 느낌도 변비 증상이다

    1977년 화장실에서 43세의 나이로 급사한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그러나 미국의 과학 전문 작가 메리 로치는 엘비스가 만성변비로 고생하다 화장실에서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엘비스의 오랜 친구이자 12년간 주치의였던 조지 니콜폴로스 박사를 만나 엘비스가 생전 관장약을 달고 살았으며 사망 직전 평소보다 배가 더 부풀었었다는 증언을 얻어낸다. 아직까지도 의견이 분분한 엘비스의 사인, 설령 메리 로치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만성변비가 생사를 가를 만큼 심각한 질환인 것일까. 만성변비는 의학적으로 질환이 아닌 증상에 속한다. 하지만 단순히 ‘증상’으로만 여기고 방치하면 치질뿐만 아니라 장폐색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합병증까지 생각한다면 사실상 질환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변비는 배변 주기가 드문 경우를 말한다. 변이 매우 딱딱하고 두껍다면 역시 변비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잘못된 식습관, 스트레스, 다이어트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쉽게 호전되지만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치료가 필요한 만성변비로 봐야 한다. 만성변비 환자들은 대변이 단단해 배변 시 힘을 많이 주게 되고 일주일에 배변횟수가 2번 미만이거나 잔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화장실에 가는게 늘 두렵다. 최근에는 부족해진 운동량, 스트레스 증가, 육류 위주의 식단으로 인해 이런 만성변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만성변비로 병원을 찾은 국내 환자는 2008년 48만 5696명에서 2012년 61만 8586명으로 5년간 30%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만성변비 치료를 위해 병·의원을 방문하는 환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만성변비 환자들이 약국에서 판매되는 변비약에 의존하거나 부끄러워 병원을 찾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이 만성변비 환자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변비 증상은 대개 배변 시 힘을 많이 줘야 하거나 단단한 변, 잔변감, 적은 배변 횟수, 항문이 막힌 듯한 항문 폐쇄감 등으로 나타나는데 이를 모두 변비 증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변비연구회의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는 배변 시 힘을 많이 주는 것만 변비의 증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3번 이상 변을 보는 사람이더라도 배에 가스가 자주 차고 딱딱한 변이 나오면 변비로 볼 수 있다. 이태희 순천향대학교 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만성변비를 질환이 아닌 증상으로 오해해 치료를 방치하거나 민간요법, 약국에서 판매되는 변비약을 통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만성변비는 원인이 다양하고 환자마다 호소하는 증상이 달라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성변비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켜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 가장 흔한 합병증은 치질이다. 딱딱해진 변을 내보내기 위해 강하게 힘을 주는 과정에서 항문주위 조직이 변성돼 덩어리가 생기고 점차 밑으로 내려오면서 항문이 빠지는 증세를 보이게 된다. 혹은 변을 보다 항문 점막이 찢어지는 치열이 생기기도 한다. 변비증상과 함께 복통이 있는 경우 변비형 과민성장증후군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과민성장증후군은 비정상적인 대장운동성, 내장 신경의 과민상태, 뇌·장 신경조합 이상 등에 의해 발생한다. 드문 경우지만 변이 장을 틀어막아 장폐색이 오면 극심한 복통, 구토 증세를 보이다 쇼크가 발생해 응급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만성변비 때문에 급성복막염이 온 경우도 있다. 자영업자 김모(44·여)씨는 지난겨울 심각한 복통과 복무 팽만을 호소하다 응급실에 실려가 만성변비로 인한 급성복막염 진단을 받고 응급 개복술과 결장 장루수술을 받았다. 딱딱한 변으로 인해 잠 점막에 궤양이 생기고, 이 궤양이 점점 심해져 장에 구멍이 뚫리자 대변이 새어나가 복막염을 일으킨 경우다. 의사들은 학계에 보고가 잘 안 됐을 뿐이지 실제로 만성변비가 장폐색과 복막염으로 이어진 경우는 많다고 얘기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장암 등의 증상이 처음에는 만성변비처럼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장이 보내는 위험신호를 무시하고 방치했다가는 조기에 대처를 못할 수도 있다. 대장암을 비롯해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고칼슘혈증,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 척수질환 등도 변비를 유발하는 질환들이다. 만성변비를 예방하려면 신문이나 스마트폰을 들고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부터 버려야 한다. 또 변을 보고 싶을 때 자꾸 참으면 나중에 직장에 변이 가득 차 있어도 신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참지 말고 바로 화장실로 가는 게 좋다. 배변 시 강하게 힘을 주면 항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하루 8잔 이상의 물,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 규칙적인 식사는 기본이다. 이와 함께 몸을 움직이면 장도 함께 운동을 하기 때문에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시간이 없다면 틈틈이 시간을 내 수시로 걷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간혹 몸의 독소를 빼고 장 청소를 하겠다며 이른바 ‘커피 관장’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단히 위험하다. 뜨거운 커피를 항문을 통해 바로 대장에 주입하면 장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커피 관장을 하다 화상을 입어 장에 구멍이 뚫리는 바람에 수술대에 오른 환자들도 간혹 있다고 한다. 감염, 출혈과 같은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 커피 관장을 하다 이온불균형, 탈수 등의 증세로 사망한 사례도 있다. 병원에서도 때때로 관장약을 처방하지만, 관장약을 자주 먹으면 대장의 배변 기능이 약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생각나눔] “말 잘 들으라 할 수 있겠나”… 할 말 없는 교사들

    “만약 자신이 선장이었더라도 침몰하는 배에서 도망칠 것이라던 친구도 있었어요. 물론 더 많은 친구들은 엄연히 직업윤리가 있고, 배를 책임지는 선장으로서 그러면 안 된다고 반박했죠. ” 경기 용인 흥덕고 김채영(17·고 2)양은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단상을 24일 담담하게 설명했다. 또래들이 수장된 끔찍한 사고에 한없이 안타깝고, 철학 교과 시간 내내 토론했지만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고 한다. 사고 여파로 김양의 친구 15명과 교사 1명이 함께 가려던 체험학습이 취소된 게 진정한 대책이 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친구들도 있었다고 한다. 세월호 침몰 9일째. 안산 단원고 3년생들이 아픈 마음을 부여안고 다시 등교했지만 전국의 또래들은 여전히 충격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장과 승무원이 수학여행 온 학생들을 방치한 채 탈출한 상황을 보며 학생들은 “세상이 다 그런가 보다”라고 냉소하거나, “이 나라에 태어난 게 잘못”이라고 좌절하거나,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지”라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교사들은 전했다. 교사들의 트라우마도 이에 못지않다. 대전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우리 반 아이들과 갇히게 됐다면 어떻게 됐을지, 끔찍한 가정이지만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더 큰 고민은 배가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안내방송에 따라 질서 있게 선실에 머물렀던 이들이 결국 실종되거나 사망한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다. 김무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앞으로 선생님 말을 잘 들으라고, 어른 말씀 들으면 자다가도 떡 하나가 더 나온다고 어떻게 가르치느냐고 고민하는 교사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혼란을 겪고 있는 교육현장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전국교직원노조의 하병수 대변인은 “어른과 사회가 미성숙했음을 인정하고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청소년들의 역할을 가르쳐야 한다”면서 “정색하고 학생들에게 세월호 참사 관련 질문을 던지기보다 교사가 먼저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글쓰기 등을 통해 학생들의 생각을 구체화시킨 뒤 함께 토론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어른들의 집단사과가 이어지는 데 대해 흥덕고 김양은 “너무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사고는 안타깝지만, 선장은 그에 따른 처벌을 받을 것이고 가족들은 사회의 보살핌을 받을 것”이라며 어른보다 더 의연한 면모를 보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세월호 침몰-불거지는 책임론] VTS에 구조요청 뒤 조치 全無…최고 무기 징역까지 처벌 가능

    침몰하는 세월호에 승객들을 내버려 둔 채 탈출한 선장 이준석(69)씨와 승무원들은 사고 초기부터 책임론과 함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검경합동수사본부가 이들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선박 등 5가지 혐의로 구속한 가운데 앞으로 사법처리 수위가 어느 선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씨와 승무원들은 오전 8시 55분 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배가 기울고 있다며 구조 요청을 한 뒤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배가 급속하게 기울자 결국 오전 9시 37분 침몰 직전의 배를 버리고 탈출했다. 구조명령을 지시하고 승객들을 구해야 할 선장과 승무원들이 이미 탈출한 배에서는 오전 10시 15분까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선내에 대기하라’는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사고 직후 구조 작업을 돕기 위해 세월호 주변에 접근했던 두라호 선장 문예식(60)씨와 드라곤호 선장 현완수(57)씨는 “세월호는 누가 봐도 회복 불능 상태였고 선장이 퇴선 명령만 했어도 승객 대부분이 살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선장 이씨는 수사본부의 조사 과정에서 ‘내가 운항했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등 뻔뻔한 진술과 행동을 이어 가고 있다. 거세지는 비난과 함께 법조계 일각에서는 ‘부작위(不作爲)에 의한 살인죄’까지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란 마땅히 해야 할 위험발생 방지 조치를 하지 않아 사람을 숨지게 한 행위일 때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유죄로 인정되기 위해선 이씨가 법적으로 위험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었는지(작위 의무)와 조치를 하지 않았을 때 승객들이 사망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도 방치했는지(미필적 고의)가 입증돼야 한다. 지금까지 이씨에게 승객을 죽이겠다는 의도가 있었다는 정황이나 증거는 드러나지 않았다. 이씨 등에게 적용된 혐의 가운데 특가법상 도주선박은 최고 무기징역까지 처벌이 가능하다. 또 선원법 11조는 “선장은 선박에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인명, 선박 및 화물을 구조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해당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미래부·금융위·금감원 부당 업무 무더기 적발

    금융기관의 정보 보호와 사이버 안전에 대한 미래창조과학부,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 정부기관의 관리·감독이 소홀해 소비자 피해와 금융 해킹 위험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1∼12월 금융위, 금감원 등을 대상으로 ‘금융권 정보 보호 및 사이버 안전 관리·감독 실태’를 감사해 부당 업무나 업무 태만 18건을 적발해 주의 및 개선 방안 마련을 통보했다고 17일 밝혔다. 미래부는 휴대전화 소액결제 사업을 관리·감독하면서 등록 자격이 없거나 부당 결제를 유도하는 업체들을 방치해 201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14만건의 부당 결제에서 46억원의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다. 금감원은 은행, 카드, 보험, 증권 등 금융회사의 정보기술(IT) 부문에 대한 검사와 운영 실태 평가를 하도록 한 관련 규정을 위반해 최근 5년간 보험개발원 등 46개 금융기관에 대한 실태 평가를 전혀 하지 않았고, 은행연합회를 포함한 26개 금융기관에 대한 종합검사(IT 검사)도 하지 않았다. 금융위도 지난해 7월 ‘금융전산 보안 강화 종합대책’을 마련하면서 금융회사의 보안과 관련해 이미 알려진 취약점을 개선안에 반영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금융회사의 업무시스템에 대한 보안관제(실시간 감시·분석·대응 작업) 및 주요 프로그램에 대한 수정·보완 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해킹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금융위가 모바일 뱅킹을 위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관련 규정도 만들지 않아 시중에 나온 72개 모바일 앱 중 38개 앱에서 보안 취약점이 발견돼 금융 정보 유출 우려가 확인됐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또 5개 시중은행의 용역업체 직원 컴퓨터에 은행 전산망 구성도 같은 주요 정보가 저장된 사실, 외주업체가 고객 정보를 유출하거나 삭제할 가능성이 있는 곳도 적발됐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참담한 여객선 침몰 또 안전불감증인가

    수학여행에 나선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 등 462명을 태우고 인천에서 제주로 가던 여객선이 침몰하는 참담한 사고가 발생했다. 해양경찰과 민·관·군의 선박, 헬기 등이 구조작업을 벌였으나 사망자를 포함해 큰 피해를 냈다. 정부는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대형사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정신적·심리적 트라우마 대책도 강구하기 바란다. 충격을 방치할 경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특히 어린 학생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하다. 인천과 제주를 잇는 여객선 세월호는 짙은 안개 때문에 예정 출항시각보다 2시간여 늦은 그저께 오후 9시쯤 인천항을 출발했다. 기상청은 사고 당시인 어제 오전 9시쯤 전남 진도 부근의 해상 날씨는 흐렸지만 가시거리는 나쁘지 않았고 물결도 잔잔했다고 밝히고 있다. 기상 상황만으로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정황인 것 같다. 6825t급 대형 여객선 세월호는 지난 2월 안전검사에서 별다른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선장은 인천~제주도 항로만 전담 운항하는 베테랑이어서 사고 원인이 더욱 궁금할 뿐이다. 그저께 제주 우도 앞 해상에서 유자망어선이 좌초했는데, 해경 조사 결과 선장이 자동 조타장치로 운항하던 중 졸음 운전으로 암초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한 해 동안 제주해안에서 발생한 120건의 해양사고 원인은 운항 부주의 64건, 정비 불량 51건, 화기 취급 부주의 2건, 관리 소홀 1건, 연료 고갈 1건 등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사고가 99%다. 기상 악화에 의한 사고는 단 1건이다. 여수해경이 최근 3년간 해양사고를 분석한 결과 운항 부주의와 정비 불량 등 인적과실이 88%였다. 안전 불감증은 해양사고의 주범인 셈이다. 세월호에서 구조된 학생들은 “배가 거의 90도로 기울어 선실에 물이 차기 시작해 밖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배가 점점 기울었지만 1시간가량 아무런 구조 움직임이 없었다고 한다. 위급상황 신고 등 매뉴얼에 의해 대처를 제대로 했는지 철저히 밝히기 바란다. 해상 물동량 증가와 해양레저 활성화로 해양사고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164명을 포함해 최근 5년간 해양사고로 1266명의 인명 피해를 냈다. 해양경찰의 해상교통 단속에서는 음주 운항도 적발된다. 선원들에 대한 안전교육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원활한 선박 교통을 위한 항로 준설과 해상교통관제 등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등 사전예방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 [열린세상] 한국의료 현주소 ‘풍요 속의 빈곤’/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열린세상] 한국의료 현주소 ‘풍요 속의 빈곤’/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갑상샘암에 대한 ‘과잉진단‘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다르게 해석하면, 갑상샘암을 조기 발견하는 초음파검진기기가 지나치게 많이 보급돼 있다는 것이다. 초음파를 이용한 검사가 선진국들에 비해 저렴하고, 갑상샘암 수술도 의료비의 5%만 본인이 내면 되기 때문에 큰 경제적 부담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유난히 더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임종에 임박한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대한 논란 이면에는 연명의료를 할 수 있는 의료장비가 충분히 보급돼 있는 의료 환경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통계를 보면, 한국인 인구당 CT, MRI와 같은 고가 의료장비 보유 대수는 선진국의 두 배 수준이고, 국민들이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횟수나 병원에 입원하는 기간도 두 배다. 외국에 체류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낮은 수가로 어느 나라보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편리하고 신속하게 받을 수 있는 곳이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자원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던 과거의 한국이 아니고, 과도한 의료기기 공급과 저수가가 수요를 창출하여 오히려 과잉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항암치료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말기 암 환자에게 항암제는 도움을 주기보다 손해를 끼칠 위험이 더 높아 의학적으로 추천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임종직전 한 달간 항암제를 사용하는 비율은 미국(9%)의 3배를 넘어 30%를 초과하고 있다. 그러나 야간 응급실이나 신생아 중환자실과 같은 필수의료서비스조차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지역이 있고, 병원에 갈 형편이 되지 못해 가정 간병에 지친 보호자가 환자와 동반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빈도가 높은 곳도 한국이다. 1년 동안 건강보험으로부터 1억원 이상의 진료비 지원을 받는 사람이 1000명을 넘고, 이 중 22억원의 혜택을 받는 환자도 있지만, 집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만 하는 환자는 거의 건강보험 지원을 받지 못해 아버지가 간병 부담 때문에 딸의 인공호흡기 전원을 중단하는 비극이 발생한 적도 있다.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이 좋은 계층은 저수가 의료정책 덕분에 과잉에 가까운 혜택을 누리고 있는 반면, 소외된 계층이나 지역에서는 필수의료서비스조차도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어 말 그대로 ‘풍요 속의 빈곤’이다. 국내총생산 대비 의료비 총액이 7.2%에 이르러 의료서비스에 100조원에 가까운 재원이 소비되고, 국가가 관리하는 건강보험 규모도 50조원을 넘어섰다. 문제는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어떤 질환에 걸렸는지, 의료서비스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이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말기 암 환자가 병원에 입원해 1000만원에 달하는 항암제를 쓰겠다고 하면 5%만 부담하면 되지만 호스피스는 이용조차 어렵다. 암이라는 이름만 붙으면 진료비의 95% 할인 혜택을 받고, 4대 중증 질환이 아니면 아무리 심각한 질환이어도 큰 경제적 부담을 져야 한다. 어떤 질환에서는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의료비지원이 이뤄지는 반면, 다른 질환에서는 최소한의 의료서비스조차도 제공되지 않는 의료자원 분배정책이 결정되는 기준은 무엇인가. 흔히 비급여 고가 약과 시술을 더 많이 급여화해 주는 것이 의료 보장성 강화의 핵심인 것처럼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보험료를 매년 올리는 명분만 제공할 뿐 소외계층은 여전히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누구나 자신의 질병치료에 의료비가 아낌없이 투자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건강보험료를 무한정 올릴 수 없고 재원은 언제나 한정돼 있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한정된 재원이 전 국민에게 골고루 쓰일 수 있도록 넘치는 곳을 막아 부족한 곳을 채워주는 공평하고 효율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 [사설] 게임중독·목검 살인… 사회안전망은 작동하나

    최근 경북 칠곡과 울산에서 의붓딸이 계모에게 학대를 당해 숨진 데 이어 이번에는 친아버지에 의한 자녀 학대·사망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20대 아버지는 게임에 빠져 아기를 방치하다 무참히 죽이고, 30대 부친은 목검으로 중학생 딸을 마구 때려 숨지게 했다. 우리 사회와 가정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됐는지 통탄할 노릇이다. 대구에서 부인과 별거하며 28개월 된 아들을 혼자 키우던 정모(22)씨는 PC방과 찜질방을 전전하며 아들을 방치했다. 며칠씩 집을 비우다 아이를 코와 입을 막아 살해한 뒤 정씨는 시신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집에서 1.5㎞ 떨어진 곳에 내버리는 엽기 행각을 보였다. 또 충남 천안에 사는 강모(39)씨는 고교 입학을 앞둔 딸(15)이 새엄마와의 불화 등을 이유로 2~3차례 가출하자 길이 1m의 목검과 주먹 등으로 딸의 온몸을 50여 차례나 때려 숨지게 했다. 친부모에 의한 아동 학대 및 폭력 범죄가 충격적이다 못해 경악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정씨의 사례는 게임 중독이 사회와 가정에 미치는 해악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갓 두 돌을 넘긴 아이를 내버려두고 길게는 1주일 동안 PC방에 머물며 온라인 게임에 빠졌다고 한다. 게임 중독에 따른 부작용은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오죽하면 게임중독법까지 거론되겠는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교 3학년 이하 청소년 가운데 2%인 2400여명이, 만 19~35세 성인은 17%인 561명이 게임 중독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번 사건은 게임 중독이 알코올이나 마약류 못지않게 사회 병리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씨가 아들을 방치한 것은 친부모에 의한 방임학대에도 해당한다. 아동보호기관 전문가에 따르면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끼니를 챙겨주지 않는 방임학대가 한해 평균 2500건 정도 접수된다고 한다. 친아버지가 목검으로 딸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은 훈육이라는 미명하에 체벌 등 자녀 학대가 얼마나 심각하게 자행되고 있는지를 거듭 일깨워준다. 가정은 사회의 거울이다. 상식과 이성에 어긋나는 가정 폭력과 아동 학대의 어두운 그림자는 사회 전체가 짊어져야 할 비극이며, 풀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성장기 때부터 게임 중독에 노출되지 않도록 가정은 물론 사회와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부모의 아동학대와 가정 폭력에 대한 예방·관리 시스템에 눈을 돌려야 함은 물론이다.
  • ‘화’ 놔두면 병 버리면 약

    ‘화’ 놔두면 병 버리면 약

    ‘대화로 시작해 말다툼으로 끝나는 가족관계, 자기 일을 나에게 미뤄놓고 퇴근해버린 회사 선배, 승진해 벌써 상사가 된 입사 동기, 바늘구멍보다 좁은 취업문….’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려도 그저 잘 참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분위기가 화병(火病)을 만들고 있다. 화병은 억울하거나 답답한 감정, 속상함 등의 스트레스가 장기간 쌓여 신체적 증상으로 발현되는 증후군으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과는 조금 다르다. 말 그대로 치미는 울화를 제대로 발산하지 못해 생기는 ‘울화병’이다. 성내지 않고 참는 문화가 강한 한국 등 동양권에서만 나타나는 질환이다.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과질환통계분류’에 문화관련 증후군의 하나로 ‘화병’(Hwabyung)이라는 한국 병명이 소개돼 있다. 화병은 시댁·남편·자식과의 갈등을 안고 사는 50대 주부들에게 주로 나타나지만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과 취업준비생들에게서도 잘 나타난다. 만성적인 분노를 억제한 결과 생기기 때문에 뚜렷한 발병시기도 없다. 직장인의 경우 입사 4~5년이 지나면 동료들 사이에 우열이 생기고 자신의 승진이나 인사문제가 직결되기 때문에 그만큼 스트레스가 커져 화병이 잘 생긴다. 조기퇴직 또는 명예퇴직자가 많은 40~50대는 그동안 몸 바쳐 일했던 회사에 대한 배신감, 낯선 사람을 바라보듯이 하는 가족들의 냉담한 시선 때문에 상처받아 가슴속에 화를 갖게 된다. 고객 앞에 언제나 ’을’(乙)이 될 수밖에 없는 판매직원 등 서비스직 종사자들은 화병의 위험에 더 노출될 수밖에 없다. 구직자 10명 중 6명이 화병을 앓은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또 며느리가 아닌 시어머니로 화병의 분포도 다양해지고 있다. 화병의 증상은 우울증과 유사하다. 화병임상진료지침을 만들기 위해 16개 한방병원이 참여해 2008년부터 4년간에 걸쳐 화병진단환자 93명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복수응답)를 벌인 결과 가슴 답답함(85명), 두통(75명), 가슴 두근거림(73명), 잦은 한숨(72명), 건망(68명), 어깨 혹은 뒷목 통증(64명), 입 마름(58명), 눈 피로(54명), 어지러움(51명)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실제로 화병과 함께 우울 장애, 불안장애, 공황장애, 감정 부전장애, 감별불능신체장애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화병만 있는 환자들은 우울증 환자들과 달리 누군가를 만나 적극적으로 자신의 분노와 억울함을 털어놓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또 절반 이상이 우울감을 호소하지 않는다. 울화가 신체증상으로 나타난다는 점도 우울증과 다르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스가 화병으로 발전하는 단계를 ‘분노기-갈등기-피로기-증상기’등 4단계로 나눈다. 남편의 외도에 충격을 받은 주부를 예로 들면 처음 충격을 받았을 당시는 분노가 심하게 나타나지만 그 시기가 지나가면 갈등기가 찾아온다. 이혼과 이에 따른 자녀 양육 문제, 남편과 문제를 풀고 싶은 생각, 이혼하고 싶은 생각이 교차하면서 어지럽거나 입이 마른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갈등기가 장기간 지속되는 동안 스트레스를 오래 참게 되면 상대방과의 싸움을 포기하고 더 이상 자신의 힘으로 고칠 수 없다는 무력감을 갖게 되는 피로기에 접어든다. 피로기가 지속된 이후 증상기가 나타나면 지금까지 억눌렀던 울화와 갈등, 무력감이 터져 화병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를 그냥 방치하면 불안증, 우울증, 협심증과 심장신경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람들이 화를 삭이며 병을 키우는 이유는 다양하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해 구직자 661명을 대상으로 ‘구직활동으로 인해 화병 앓은 경험’을 조사하면서 왜 화를 내지 않고 속으로 삭이는지를 묻자 절반 이상인 52.1%가 ‘화를 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취업만 하면 나아질 문제라서’(17%), ‘원래 참는 성격이라서’(11.2%), ‘오히려 상황이 악화될 것 같아서’(7.1%)등의 이유를 들었다. 강동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는 “화를 참기만 하지 말고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며 “급작스러운 화가 가라앉은 후 대화를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화가 치밀어 올라 도저히 견딜 수 없다면 화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연습을 해보자. 우선 마음을 가라앉히고 양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린 뒤 똑바로 선다. 그다음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한 뒤 코로 숨을 들이마시면서 큰 원을 그리듯 머리 위까지 올린다. 이어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한 뒤 숨을 내쉬면서 천천히 몸의 안쪽에서 아랫배까지 내려준다. 이 동작을 3회 정도 반복하면 기가 안정된다. 또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한 뒤 몸의 중앙을 따라 심장부위까지 올리면서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내쉬면서 손바닥을 머리 위로 올릴 때 ‘허어’하고 소리를 낸다. 심장 부위에서 손이 한 바퀴 돌면서 심장에 쌓여 있는 화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방법으로 5회 정도 반복한다. 이 동작을 응용해 폐장 내 기운을 밖으로 내보낼 수도 있다. 먼저 같은 방법으로 손바닥을 심장부위까지 끌어올린 뒤 숨을 충분히 마시고 나서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도록 해 손을 뻗으며 ‘쉬이’하고 소리를 내는 동작을 5회 반복한다. 심장과 폐장의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고 나서는 기를 다시 안정시키기 위해 처음에 했던 기본동작을 3회 반복한다. 이 동작은 화가 막 났을 때 시도해보면 좋다. 화를 바로 밖으로 내보내 몸에 쌓이지 않도록 하고, 화를 다른 사람에게 터뜨리는 것도 막을 수 있다. 화가 폭발한 경우에도 이런 방법으로 전신의 경직을 풀어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아 경직된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면 스트레스가 체내에 쌓여 다음 날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가능한 한 그날의 스트레스는 그날 푸는 게 좋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도움말 강동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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