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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외교,궁지모면의 “궤도수정”/유엔 단일의석가입 후퇴시사의 안팎

    ◎한­소ㆍ한­중 접근 대응,생존 위한 포석/「두개조선」으로 정책전환 여부 주목/대미 관계개선ㆍ4강 교차승인 가속될 듯 북한의 박길연 주유엔대표부 대사가 지난 2일 유엔안보리에 제출한 서한에서 『유엔단일의석 공동 가입방안을 절대적인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밝힌 사실은 지금까지 북한이 보여준 외교형태와 비교해 볼 때 놀라운 변화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유엔가입 문제에 대해 자신들의 태도를 처음 바꾼 사실적 측면과 함께 최근 북한의 대일수교협상 제의와 맞물려 돌아가는 양상을 띠고 있어 북한의 개방수용 가능성과 관련,크게 주목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초 서울에서 열린 제1차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유엔가입 문제를 3대 선결과제로 상정,남한측의 단독가입방침 사실상 유보라는 소망스러운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단시일 내에 이같이 유연한 자세를 보인 것은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는 것이 남북문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실제로 한소 수교가 시기선택만 남은 지난달 중순쯤부터 외형상이나마 북한이 보여준 변화는 실로 놀랄 만하다. 북한체제 유지의 가장 중요한 논리인 「하나의 조선」 정책을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자아내면서 전격적으로 일본측에 조속한 수교협상을 제의한 것은 첫번째 사례에 해당된다. 결국 『북한은 유엔가입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여러가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떠한 유엔가입 방안에 관한 협상에도 유연한 자세를 보일 용의가 있다』는 박 대사의 언급은 외형상 북한변화의 두번째 사례인 것이다. 또한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대일수교를 6개월 이내에 끝내라』고 북한외교 당국자에게 지시했다는 외신보도는 북한측이 일본과의 관계정상화를 얼마나 서두르고 있는지를 짐작케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행동은 「하나의 조선」 「두개의 조선반대」 논리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김일성체제의 성격상 체제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이같은 논리가 수정된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북한이 최근 보여준 변화양상은「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단순히 살아나기 위한 전술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고 북한이 드디어 국제적인 개방화추세를 수용하는 행보를 내딛기 시작했다는 다분히 긍정적인 해석도 있는 게 사실이다. 북한이 이처럼 유엔가입 문제까지도 유연한 자세를 취하게 된 것은 국제적인 「세불리」를 심각하게 인식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단일의석 공동가입안이 구체적인 실현가능성이 없는 데다 우방인 중소마저도 자신들의 방안에 등을 돌리고 있는 현실을 감안치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만큼 외교적 고립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치유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는 냉엄한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한소 수교는 이미 실현됐고 자신들의 영원한 우방인줄 믿었던 중국마저도 한국과 관계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측면을 증폭시켰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또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전술적 측면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즉 비현실적인 단일의석 공동가입안을 「돈키호테」적으로 주장할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유연성을 보이면서 유엔가입 문제를 남북한 당국간의 내부 문제로 끌어들이고 따라서 다른 나라들이 이에 관심을 쏟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를 지닌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분석의 연장선상에서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변화는 그것이 근본적이든,부분적이든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통일 분위기 조성,그리고 동북아 질서재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으며 한반도 주변 4대 강국인 미ㆍ일ㆍ중ㆍ소에 의한 남ㆍ북한 교차승인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부는 북한의 이같은 변화를 면밀히 분석,다각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북한체제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기적인 대북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 외언내언

    「스탈린이라면 당장에 그를 총살해버렸을 것이다. 흐루시초프였다면 연금생활자로 만들어 시골 별장에 유폐했을 것이고 브레즈네프였다면 어딘가 먼 나라의 대사로 보내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웠을 것이다. 그러나 고르바초프는 그를 자신의 주변에 둘 생각인 모양이다. 소련개혁의 향방은 이 두 사람의 기묘한 줄다리기에 따라 좌우될 것이 틀림없다」 ◆지난 6월초 소련공산당 급진개혁의 「민주강령파」 지도자 옐친이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의장에 선출됐을 때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옐친을 두고 한 말이다. 방미 길의 캐나다에서 소식을 들은 고르바초프는 『대결의 양상이 보여 걱정이다. 그가 정치적 장난을 하려 든다면 우리는 아주 곤란한 시기를 맡게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었다. ◆그가 12일 마침내 공산당 탈당의 폭탄선언을 했다. 고르바초프와의 타협과 협력을 비치기도 하고 갑자기 그를 공격하기도 하는등 종잡기 힘든 태도를 보여온 그가 마침내 정치적 장난을 치기 시작한 것인지 모른다. 이번 공산당대회에서 고르바초프가 수적 우세의 보수파에 밀려 당대회를 보수파가 원하는 방향의 타협으로 마무리해가는 데 대한 반발이요 견제의도임에 틀림없다. ◆고르바초프의 개혁을 지원하는 효과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동유럽에서와 같은 공산당의 완전 몰락을 원하는 것이 옐친의 「민주강령파」들이다. 개혁의 가속화를 위한 것이라 해도 당장의 소 공산당 몰락은 위험천만의 모험일 것이다. 소련은 동유럽과 다르고 너무 크고 복잡한 나라다. 서방세계도 점진적인 고르바초프 방식을 동정하는 눈치다. ◆작년에 13만6천6백명,금년 1·4분기만 8만2천여명이 탈당했지만 아직도 1천9백여만 당원의 소 공산당이다. 민주강령파는 50만 당원의 사회민주당 창당을 표방하고 있으나 대중기반이 약하다. 지난 2월 공산당 1당독재 포기 후 소련엔 이미 60여개 군소정당이 생겨났으나 공산당과는 상대가 안되는 잡당들이란 평이다. 옐친과 민주강령파의 탈당이 공산당을 상대할 수 있는 강력 야당을 탄생시킬 것인지 주목거리다.
  • 북한과 중국의 사회주의 고수(사설)

    중국 공산당총서기 강택민의 사흘간에 걸친 북한방문이 끝났다. 강의 이번 북한방문은 공산권의 세계적 민주화 개혁물결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중국과 북한의 만남이란 점에서,그리고 북한의 김정일 조기 권력세습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우리는 물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제나처럼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중국 당총서기의 이번 북한방문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경우와는 다른 몇가지 점을 우선 주목하고 싶다. 그것은 이번 방문이 공개적으로 이루어졌고 북한의 강택민 환영이 이례적으로 화려했으며 중요회담 내용을 제외한 모든 행사가 즉각적으로 요란하게 중국과 북한의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었다는 점 등이다. 그리고 행사장과 회담장에 빠지지 않고 그 모습을 드러냈을 뿐 아니라 강택민과 열렬히 포옹하는 모습까지 보여준 김정일의 두드러진 부각도 주목을 끌 만했다. 결국 그것은 이번 방문이 상호유대와 결속의 강화및 그것의 과시를 통해 고립의 궁지를 조금이라도 벗어나 보려는 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었던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동시에 그것은 소련ㆍ동유럽의 민주화 개혁바람에도 불구하고 현 공산당 독재의 사회주의 노선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과 북한의 존재를 세계와 서로의 국민에게 확인시킴으로써 국민적 불만을 완화시키려는 데도 목적이 있었던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북한은 김정일의 지위강화를 위해 이번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음도 보여주었다. 이같은 움직임과 함께 강의 이번 북한방문을 통해 분명하게 재확인된 것은 허다한 희망적 관측에도 불구하고 중국이나 북한엔 적어도 당분간은 민주화개혁의 뜻이 없다는 사실이라 하겠다. 강택민과 김일성의 연설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사회주의 현 노선의 고수의지를 분명히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강은 도착성명에서 『중국은 사회주의노선을 이탈없이 걸어가기로 결정했다』고 선언했고 김일성은 환영사에서 북한도 『추호의 동요없이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중국인민과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여기서 우리가 강조해 두고 싶은 것은 사회주의를지키는 방법이며 그것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공산당독재의 현 방법은 현명한 것이 못된다는 사실이 소련ㆍ동유럽에서 이미 증명되었으며 개혁을 통한 새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동유럽의 경우와는 다른 또 하나의 사회주의 개혁의 모델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공산권 민주화개혁의 물결이 중국과 북한만은 그냥두고 지나갈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점진적이고 질서있는 개혁의 추진만이 중국과 북한의 살 길이라고 생각한다. 고르바초프는 질서있는 민주화개혁,말하자면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 개혁의 좋은 모범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산당독재의 최대 약점은 권력의 정통성 결여와 그에따른 합리적 계승의 어려움에 있다. 고르바초프는 그것을 해결했다. 북한도 위험천만의 세습을 서두르기 보다는 고르바초프를 배우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생각한다.
  • 통독 겉으론 “찬성”… 속으론 “불안”(특파원리포트)

    ◎영ㆍ불ㆍ폴란드 등 주변국,「제2의 나치」 출현 우려 【파리=김진천특파원】 「괴물과 보물이 함께 낚이는 바다」­이는 2차대전이 일어나기전 청년장교 드골이 독일을 두고 한 말이다. 낚싯줄을 드리우자니 괴물이 걸릴까 두렵고 거두자니 보물이 아쉬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난처한 입장. 드골은 당시 날로 비대해 가는 독일에 대한 유럽사람들의 마음을 이같은 어부의 심정에 비유하고 있다. 동서냉전시대의 종료신호와 함께 통독문제가 클로즈업 되고 있는 요즈음 독일을 보는 유럽인들의 시각 또한 50여년전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27일자로 발행된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동ㆍ서독 통일문제에 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럽사람들은 통독에는 찬성하면서도 통일된 독일의 존재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통독에 대한 찬ㆍ반의사를 묻는 질문에 프랑스 사람들은 61%가,영국사람들은 45%가 찬성의견을 보여 반대의견이 각각 15%,30%인 것에 비해 훨씬 많은 사람들이 독일의 분단해소에 긍정적인 생각을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들 응답자의 절반은 통일된 독일이 앞으로 유럽을 지배하게 될 것으로 염려하고 있으며 폴란드의 경우는 69%나 됐다. 겁내는 이유에 대해 영국 사람들은 파시즘의 부활(53%),프랑스는 거대한 경제력(55%),폴란드는 영토확장기도(54%) 때문이라는 의견들이 주축을 이루었다. 표현은 달라도 이들의 염려에는 「거대한 하나의 독일」 출현에 따른 위협이 공통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역사가 증명하고 있듯이 유럽 전체의 장래가 독일문제에 크게 좌우되며 주변국가들의 앞날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독이 합치면 인구는 8천만명,경제력은 멀지않아 EC회원국 나머지 11나라의 생산력에 거의 절반을 따라잡는 실력이 된다. 유럽 최대의 영토에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하는 그야말로 「대국」이 탄생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중립화 통일방안이 조심스레 거론되기도 하지만 이같이 막강한 민족국가에 중립이란 개념을 적용시키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그래서 유럽국가들은 독일의 통일에 찬성하면서도 갖가지 전제조건을 달아 실제로는 반대하고 있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례로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독이 이루어진다면 이를 지지한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그는 이와 함께 『독일의 통일을 추구하는 모든 정책은 유럽의 전후질서의 테두리안에서 취해져야 한다』(89년 12월7일 고르바초프와의 회담)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통독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몰타 미소정상회담 뒤에 열렸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도 『현재의 유럽국경선을 변경하는 어떠한 상황변화에도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유럽사람들을 더욱 조급하게 만드는 것은 EC(유럽공동체)통합작업과 통독과의 관계이다. 서독이 통일문제에 신경을 쓰느라 EC통합작업에 게을러 질 경우 92년말로 잡고 있는 통합완성시기가 제대로 지켜지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서독이 빠진 EC통합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상황은 좀 다르지만 NATO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서독 없이 NATO의 존재가치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독의 시위군중들 사이에서는 통독의 구호소리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실시될 자유총선에서는 통일을 실질적으로 앞당길 수 있는 결과가 빚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에 앞서 양독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부터 통독을 위한 정지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내달초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지도자회의에서 동ㆍ서독 정상이 만날 예정이며 그리고 곧이어 한스 모드로브 동독총리가 서독을 방문키로 되어 있다. 히틀러의 독일이 제2차세계대전을 도발함으로 해서 독일은 드골의 정의대로 「괴물」로 등장했었으나 요즈음의 유럽지도자들은 「유럽일가」 또는 「유럽연방」속에서 통일독일이 「보물」 역할을 해주길 고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괴물이 될지 보물이 될지 전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것이 그들의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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