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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이 운용권 갖는 퇴직연금 펀드 나온다

    앞으로 ‘삼성전자 퇴직연금펀드’, ‘현대자동차 퇴직연금펀드’ 등 개별 기업이 주된 운용권을 갖는 퇴직연금 펀드가 허용된다. 퇴직연금 의무 가입은 2016년 근로자 300명 이상 사업장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2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개별 기업이나 그룹이 기금 운용상의 주된 결정 권한을 갖는 퇴직연금 펀드를 추진할 계획이다. 형식적으로 개별 기업이 은행이나 보험사 등과 퇴직연금 운용 계약을 체결하지만 기업이 기금 운용 상에 더 많은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제도와 차별화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개별 그룹들이 많게는 수십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펀드를 운용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들은 연합체를 형성해 퇴직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퇴직연금 펀드를 운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2016년에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퇴직연금 가입을 의무화하고, 2020년쯤에는 모든 사업장에 대한 의무 가입이 실시될 전망이다. 의무 가입이 시작된 뒤 2∼3년 주기로 대상 사업장이 100인 이상, 50인 이상, 30인 이상 등의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또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 상한선이 40%로 묶여 있는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의 위험자산 운용 규제를 근로자가 받을 연금급여가 사전에 확정되는 확정급여형(DB형) 수준인 70%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개인형 퇴직연금계좌(IRP)와 개인연금은 가급적 오래 유지하고, 만기 때 일시금이 아닌 연금식으로 돌려받는 방안을 유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연금보험이나 연금저축 등을 장기간 보유한 근로자에게 각종 혜택을 주는 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퇴직연금 ‘2016년 300인 이상 기업’ 의무화

    이르면 2016년부터 대기업, 중소기업, 영세기업 등의 순으로 퇴직연금 가입이 의무화된다. 기존에 쌓아 둔 퇴직금은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지만 퇴직연금이 의무화된 이후 적립한 돈은 연금으로 받아야 한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7일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퇴직연금을 대기업부터 모든 사업장에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런 내용의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을 9월 중순쯤에 발표한다”고 밝혔다. 현재 퇴직연금은 2012년 7월 26일 이후 생긴 사업장만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며 기존 업체는 퇴직금이나 퇴직연금을 선택할 수 있다. 정부는 2016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퇴직연금 가입을 의무화하고 2년 간격으로 100인 이상, 30인 이상, 10인 이상 등으로 확대해 2024년에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40%로 묶인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의 주식, 펀드 등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확정급여형(DB) 수준인 70%로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DC형 퇴직연금의 위험자산 보유 한도는 50~80% 사이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정부는 한도를 늘리면 중수익, 중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 연금 수익률이 높아지고 주식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퇴직연금 운용회사가 고위험 자산에 투자해 손실을 입으면 퇴직자가 연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어 최소 수익률 보장 등 위험 방지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서비스산업 활성화 대책] 은행 사외이사 내년부터 2명만 둬도 된다

    내년부터 금융지주사가 지분을 100% 보유한 ‘완전 자회사’인 은행에 대해서는 사외이사를 2명만 둬도 된다. 비(非)은행 완전 자회사는 아예 사외이사를 두지 않아도 된다. 또 지주사와 자회사, 자회사 간 본질 업무에 한해 금지했던 임직원 겸직도 일부 허용된다. 지주사 임원이 자회사인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임원을 모두 겸직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위원회는 12일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금융지주회사의 전략 기능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현재 은행과 보험 등 각 금융업법은 사외이사를 이사회의 절반 이상 두도록 하고 있지만 금융지주사법 특례 조항을 적용해 완전 자회사에 한해서는 예외로 하기로 했다. 다만 은행은 국제 기준을 고려해 완전 자회사라고 하더라도 2명 이상의 사외이사를 둬야 한다. 또 사외이사가 없는 완전 자회사는 감사위원회를 설치하지 않는 대신 상근 감사를 두기로 했다. 본질 업무에도 임직원 겸직이 허용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본질 업무라고 하더라도 실제 이해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적은 기획 업무에는 임직원 겸직을 허용한다”면서 “연내에 제도 정비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제도 다음달 대폭 손질된다. 30인 이하 영세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제’를 도입하고, 과도한 규제로 노후소득을 보장하지 못하는 퇴직연금 자산 운용 체계를 바꾸기로 했다. 총위험자산의 보유 한도만 유지하고, 개별 자산에 대한 보유 한도를 없애거나 완화한다. 적극적인 자산 운용으로 연금자산의 수익률을 개선시키겠다는 의미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원·달러 환율 6년 만에 1010원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 6년 만에 1010원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선을 바짝 위협하고 있다. 한동안 사수될 것처럼 보이던 1010원 선이 무너진 탓이다. 당국의 개입 의지를 읽어내려는 시장의 탐색전과, 시장에 휘둘리지 않으려는 외환 당국의 수 싸움이 치열하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2.5원 떨어진 1009.2원에 마감했다. 1010원선이 깨진 것은 2008년 7월 29일(1008.8원) 이후 6년 만이다. 지난달 9일 1020원선이 깨진 뒤 약 한 달 만에 다시 1010원 선을 내줬다. 원화는 개장 직후부터 슬금슬금 강세를 보이더니 오전장에 기어코 1010원을 뚫었다. 외환 당국도 바빠졌다. 환율이 1009원대로 내려앉자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장과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은 즉각 “시장이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 쏠릴 가능성을 우려한다”며 공동 구두 개입에 나섰다. 시장은 움찔하는 듯했다. 다시 1010원 선으로 올라갔지만 그때뿐이었다. 이내 시장은 방향을 틀었고 결국 종가도 1009원 선에서 형성됐다. 이날 환율 하락(원화 강세)은 전날 중국 등 주요국의 경제지표 호조로 밤사이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강해진 데 따른 것이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30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한 것과 조선사들의 해외 수주 소식 등도 환율을 끌어내렸다. 주목할 대목은 당국의 개입 강도다. 외환 당국은 이날도 물량 개입(달러 매수)까지 나섰지만 1010원 선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는 강하지 않았다는 게 시장의 전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환율 하락 압력이 워낙 세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당국이 (환율을 1010원 위로) 끌어올리겠다기보다는 속도 조절 정도로 임하는 듯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최경환 경제팀’의 환율 하락 용인 기대감이 더 커지는 양상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지명 직후 “고환율이 모두에게 꼭 좋은 아니다”라며 환율 하락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진우 농협선물 리서치센터장은 “(경상흑자 등 국내에 달러가 워낙 많아) 수급상으로는 환율이 흘러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데다 당국의 방어 의지에 대해서도 시장이 의심하고 있다”며 “오늘 구두 개입만 해도 국장급도 아닌 과장급에서 나와 당국의 (1000원 선 방어) 의지가 약해진 게 아니냐는 의심이 커졌다”고 전했다. 관건인 1000원 선 붕괴 여부는 결국 최 후보자의 ‘입’에 달렸다는 시각이 많다. 이 센터장은 “최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느냐가 중대 변수”라고 말했다. 전승지 연구원은 “지금의 수급상황으로 봐서는 환율이 900원 선에 발을 담글 가능성도 있지만 미국의 돈 풀기(양적 완화) 종료 등 하반기 달러 강세 요인도 만만찮아 (세 자릿수 환율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당국 관계자도 “한동안 외환시장이 환율 하락 요인을 제때 반영하지 않아 한꺼번에 하락했는데 요즘에는 상승 요인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이런 장세에서는 한순간에 환율 흐름이 바뀔 수도 있는 만큼 당국은 그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원달러환율 전망, 이라크 사태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 확산에 사흘 연속 오름세

    원달러환율 전망, 이라크 사태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 확산에 사흘 연속 오름세

    ‘원달러환율 전망’ 원·달러 환율이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은 이라크 사태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확산하며 사흘 연속 오름세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오전 9시 30분 현재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0원 오른 달러당 1018.90원에 거래됐다. 내전 위기로 치달은 이라크 사태가 안전자산인 달러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과 이에 따른 미국 국채금리 상승도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틀 연속 주식을 순매도한 것은 달러·원 환율 상승 요소가 되고 있다. 지난 13일 외국인은 21일 만에 주식 순매수 행진을 멈췄다. 그러나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 물량(네고 물량)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 환율이 달러당 1020원에 안착할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달러당 1020원선 돌파를 시도할 수 있겠지만 네고 물량 부담으로 상승폭을 크게 확대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1010원선 후반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시간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6시 종가보다 1.47원 오른 999.02원을 나타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령화, 꼭 재앙만은 아니지만 성장률 0.87%P 끌어내린다”

    “고령화, 꼭 재앙만은 아니지만 성장률 0.87%P 끌어내린다”

    고령화는 노동력 감소와 저축 감소, 복지비 증가 등을 초래해 흔히 성장잠재력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고령화가 꼭 재앙만은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주체들의 자발적 행태 변화와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결합하면 그 부정적 영향을 크게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부문의 글로벌 통화지표를 따로 만들자는 주장과 ‘안전자산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왔다.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다.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경제 석학들이 참가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잠재력 확충방안’을 논의했다. 데이비드 블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고령화는 경제 성장에 대체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경제주체들이 행동양식을 바꾸거나 정부가 적절한 변화 유인책을 쓰게 되면 (부정적 영향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도 1965년부터 2005년까지는 인구가 연평균 성장률을 2.01% 포인트 끌어올렸으나 2005년부터 2050년까지는 성장률을 되레 0.87% 포인트 끌어내릴 것이라고 블룸 교수는 분석했다. 하지만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등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세대들이 늘어난 기대수명을 염두에 두고 ‘노년 대비 저축’을 늘리게 되면 저축률 하락 정도는 크지 않을 수 있다. 기업들도 노동력 부족에 대비해 ‘사람’에 대한 투자 인센티브를 늘리게 되면 노동생산성이 나아질 수 있다. 여기에 정년 연장,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제고, 외국인력 도입, 의료보건 및 연금 제도 개편 등의 정부 노력이 가미되면 고령화의 덫을 피할 수 있다는 게 블룸 교수의 주장이다. 한은 총재 후보로도 강력히 거론됐던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전파 경로로 은행보다 기업의 역할이 더 부각됐다”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외화채권 등을 발행해 조달한 외화자금을 자국통화 예금으로 보유(캐리 트레이디)하는 과정에서 통화 불일치가 일어나고 있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 때는 미국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되는 만큼 개별 국가의 통화량 변동과 글로벌 유동성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달러화로 환산한 글로벌 기업 부문 통화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리카르도 카바예로 미국 MIT 교수는 “안전자산 금리가 제로(0)에 이르더라도 수요가 줄지 않는 안전자산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함정에 빠지면 위험자산 금리가 계속 높게 형성돼 전통적인 통화정책을 무력화시킨다. 카바예로 교수는 “금융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 안전자산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금융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을 제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은 경기 동조성 심화에 대비한 안전망(Safety net) 구축을, 이종화 고려대 교수는 장기 성장 효과가 미미한 내수 부양보다는 생산성 제고를 각각 제안했다. 로버트 고든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1대 99’로 상징되는 소득 불평등 완화 노력을 강조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원·엔 환율 100엔당 900원대로 주저앉아

    원·엔 환율 100엔당 900원대로 주저앉아

    원화가치가 강세를 띠면서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대로 다시 주저앉았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020원선을 다시 넘보고 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외환은행 고시 기준)은 100엔당 999.41원으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100엔당 5.40원 떨어지면서 1000원선이 깨졌다. 원·엔 환율이 900원대로 내려온 것은 올 1월 2일(997.44원)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원화와 엔화는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달러화와 비교한 재정환율을 쓴다. 원·엔 환율이 떨어진 것은 원화 강세 때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강세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데다 국내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겹쳐 원화가치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여파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달러당 2.3원 내린 1022.1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이날 주식을 대거(2154억원) 순매수하며 코스피지수를 1980선까지 끌어올린 것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은퇴 비즈니스의 브랜드화”… 신한금융의 도전

    “은퇴 비즈니스의 브랜드화”… 신한금융의 도전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 지난 1일 문을 연 이곳에 영어보습학원을 운영한다는 30대 여성 A씨가 찾아왔다. 직장인 남편과 합하면 연간 수입이 9000만원이라는 그는 “나이 들어 쪼들리고 싶지 않다”며 은퇴 이후 90세까지 월 300만원 정도를 생활비로 확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지금 살고 있는 7억원 상당의 아파트로 역모기지론(주택연금)을 받는다고 전제해도 A씨가 원하는 조건을 맞추려면 11억 9200만원이 더 필요했다. 은퇴까지의 부부 저축과 여윳돈을 전부 털어도 8억 5000만원. 지금부터 3억 4200만원을 더 모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센터의 박종진 팀장은 앞으로의 물가상승률과 소득상승률, 여기에 A씨가 원하는 기대수익률 등을 종합해 부족자금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답안지’를 뽑아주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자녀가 태어날 것에 대비한 저축성 보험을 포트폴리오(자산 구성)에 넣었음은 물론이다. 금융권의 은퇴시장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100세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366조원 규모이던 은퇴금융 시장은 2020년 981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성장이 한계에 이른 데다 최근 잇단 금융사고로 ‘고객 신뢰 회복’이 중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금융사들은 저마다 은퇴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양상이다. 최근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신한금융그룹이다.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은퇴 비즈니스를 ‘브랜드’(신한미래설계)로 만들고 지난 1일 선포식까지 가졌다. 선포식에 맞춰 출시한 ‘미래설계통장’은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다는 게 신한은행의 설명이다. 미래설계통장은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은퇴 소득을 한데 모아 체계적으로 입출금을 관리해주고 이자도 불려주는 은퇴생활비 전용 통장이다. 은퇴 소득이 여기저기 흩어져 들어오는 현실에서 착안했다. 원금 보호를 중시하는 은퇴자들의 성향을 감안해 원금 보전을 원칙으로 하되 수익도 추구하는 저위험·중수익 상품이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일반 통장임에도 최대 연 2.5% 금리를 주고 생활비도 월 300만원까지 가불해준다. 보이스피싱 등의 사기 피해도 보장(300만원 한도 안에서 피해액의 70%까지)해준다. 신한카드의 국민연금증카드도 시선을 끈다. 국민연금과 제휴해 내놓은 이 카드는 말 그대로 국민연금 수급자만을 겨냥한 시니어카드다. 노년층이 많이 이용하는 약국·병원 할인(최고 10%)과 3개월 무이자 서비스, 대중교통 할인(5%) 등의 혜택을 담았다. 대한노인회와 제휴한 ‘액티브 시니어 카드’도 있다. 대한노인회 회원에게는 이마트 등 마트 할인과 병원·약국 할인 혜택 등을 준다. 여세를 몰아 올 하반기에는 파격적인 은퇴 전용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기존의 상품으로는 노령화 사회에 대비한 종합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상품 내지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은퇴사업에도 ‘등로주의’(登路主義)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등로주의는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정상에 오르는 것을 말한다. 한 회장이 취임 이후 ‘따뜻한 금융’과 더불어 줄곧 강조해온 구호다. 신상품 출시에 맞춰 은퇴교육 프로그램인 ‘미래설계캠프’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그 전초전 격으로 신한은행이 지난 12일 처음 개최한 부부은퇴교실은 호응이 좋아 지방으로도 확대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삼성생명이 장악하고 있던 퇴직연금시장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시장점유율 10.7%로 1위 삼성생명(13.5%)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은퇴사업도 고객 눈높이에서 접근하는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미래설계센터다. 가장 기본적인 은퇴소득 관리에서부터 은퇴소득 불리기, 최대한 세금 덜 내고 자녀에게 상속·증여해주기, 전원주택 장만하기 등 원스톱 상담 체계를 갖췄다. 프라이빗 뱅커(PB), 세무사, 변호사, 부동산 전문가 등 각 분야 ‘고수’들이 상담에 나서는 것은 물론이다. 전국 주요 영업점 70곳에 1차 문을 열었다. 최근 은퇴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액티브 시니어층’(은퇴 후에도 활발한 소비생활과 여가생활을 즐기며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세대)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네오50플랜’이 대표적이다. 새로운(네오) 50대를 겨냥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상품 이름이다. 개인연금 등 은퇴와 관련된 상품을 하나의 계좌로 통합 관리해 준다는 점에서 은행의 ‘미래설계통장’과 비슷하지만 은행보다는 좀 더 운용이 공격적이다. 그렇더라도 주식·선물·옵션 등 위험자산은 편입하지 않는다. 목표수익에 도달하면 원하는 연금펀드로 자동 전환해주고 은퇴자금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하는 ‘출금 제한’ 서비스도 있다. 은퇴자금 목적에 따라 모으기(적립식), 굴리기(거치식), 누리기(월지급식)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김진영 미래설계센터장은 “센터를 찾는 고객들이 가장 많이 토로하는 게 ‘준비 없는 은퇴’에 대한 불안”이라면서 “이분들의 공통점은 은퇴자산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당장 수입이 빠듯해 여력이 없는 탓도 있지만 ‘장수도 리스크’라는 인식이 부족한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김 센터장은 지적했다. 국민연금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50대 이상 3명 중 1명(31.3%)은 은퇴 준비가 안 돼 있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연구실장은 “지금은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에 짓눌려 은퇴 준비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 못하지만 어느 정도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가계빚 부담이 덜어지면 중장기 은퇴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아질 것”이라면서 “은퇴금융시장이 제대로 뿌리 내리려면 ‘관계형 금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랜 거래관계 속에 확보된 신뢰와 정보를 토대로 금융사는 선진국처럼 생애주기별 상품 및 서비스 제공에 힘써야 하고, 개인도 주거래 금융사를 갖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도는 누가 평가하나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도는 누가 평가하나

    신용평가기관은 채무자나 채권의 원리금 상환 능력, 파산 가능성을 평가해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기관이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신용평가기관이 있지만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가 국제금융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대부분의 국제적인 기관투자자들이 이들 3대 신용평가기관이 평가한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거래 상대방이나 채권의 신용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용등급을 어떻게 받느냐는 수익률과도 직결된다.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채권과 무위험자산 간의 이자율 차이(스프레드)가 커져 손실을 볼 수 있다. 채권의 이자율이 높아지면 채권값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채와 같은 신용채권 투자자들에게 신용평가기관들의 신용평가 방향을 예측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투자자뿐 아니라 채권 발행자 등 차입자들은 더욱 신용평가기관의 눈치를 보게 된다. 왜냐하면 발행 채권에 부여된 신용등급이 직접적으로 자금조달비용(채권금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채권 발행자가 국가일 때도 마찬가지다. 신용등급이 국채 금리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될 뿐 아니라 국가의 신용도나 국가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나타내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투기등급 수준인 Ba1(무디스 기준)까지 강등됐던 국가신용등급은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금은 네 번째로 높은 등급인 Aa3까지 올라갔다. 이에 따라 대외신인도가 오르고 차입금리가 떨어지는 등 국제금융시장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신용등급이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지만 신용등급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아 왔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시장국과 남유럽국가들에 이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신용평가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고조됐다. S&P가 미국, 프랑스 등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AAA)에서 강등하자 미국 및 유럽연합의 주요 인사들이 S&P 신용평가의 일관성 부족을 비판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에 기반한 주택저당증권(MBS)과 구조화채권(CDO) 등에 대한 관대한 신용평가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미 의회의 금융위기조사위원회는 무디스가 2006년 최고등급(Aaa)을 부여했던 MBS 중 73%가 2010년 4월까지 투기등급으로 강등됐다고 추산했다. 결과적으로 신용평가기관의 신뢰성을 믿고 서브프라임 MBS 등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엄청난 손실을 봤다. 일부에서는 신용평가기관들의 관대한 신용등급 책정 관행이 신용평가기관과 피평가기관(채권 발행기관)과의 밀착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신용평가기관이 해당 채권 발행기관으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신용등급을 부여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지불하는 고객(발행기관)에게 관대한 신용등급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3대 신용평가기관이 세계 신용평가시장의 9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과점적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과점적 구조에서는 신용평가기법 개선 등을 위한 기관 간 경쟁이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용평가기관에 대한 또 다른 비판은 신용평가 관행 자체가 경기의 진폭을 확대시키는 경기 순응성을 내재한다는 것이다. 호황기에는 비교적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하다가도 2008년 같은 위기 상황이 닥치면 뒤늦게 신용등급을 대거 강등하는 행태가 급속한 거품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투자 대상 선정 시 신용등급에 크게 의존하는 관행도 경기 순응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위기 때 대규모 신용등급 강등이 집중되면 대다수 투자자가 동시에 해당 채권을 투매하는 벼랑 끝 효과와 쏠림 현상이 이어지면서 불황기에 채권시장이 더욱 위축되는 악순환이 나타난다. 이 경우 시장 불안도 문제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매 현상으로 인해 자신이 팔아야 되는 채권가격이 계속 급락해 엄청난 매각 손실을 부담할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신용평가기관은 평가 인력 및 방법론을 보강하는 등 자체 노력을 기울여 왔다. 국제사회 차원에서도 신용평가기관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특히 국제증권위원회기구(IOSCO)는 주요20개국(G20) 국가들과 긴밀히 협조, 2008년 ‘신용평가기관 행동강령’을 개정해 신용평가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경쟁을 촉진하는 노력을 강화했다. 즉 신용평가에 대한 시장의 정보 접근성을 높여 신용평가정보의 수요자인 투자자들이 각 신용평가기관의 평가 방법 및 신뢰도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수한 평가 능력을 가졌으나 지금껏 주목받지 못했던 중소형 신용평가기관들의 시장 진입이 쉬워지면서 신용평가시장의 왜곡된 과점 체제가 완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중소형 신용평가기관의 시장 진입은 평가 대상자가 곧 고객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신용평가의 이해 상충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중소형 신용평가기관은 채권 발행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신용정보가 필요한 투자자들에게 신용평가정보를 제공해 수익을 내는 구조를 갖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위기 시 벼랑 끝 효과 및 쏠림 현상을 줄이기 위해 투자자들의 신용평가기관 의존도를 완화하려는 노력이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금융안정위원회(FSB)가 2010년 제정한 ‘신용평가기관에 대한 의존도 완화 원칙’이 대표적이다. 이 원칙의 기본 방향은 신용등급의 기계적 사용을 지양하기 위해 내부 신용평가모델을 만들어 이를 활발히 이용하자는 것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용평가기관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가운데 여전히 많은 투자자와 금융감독당국이 신용 리스크 관리 시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도를 평가할 수 있는 또 다른 평가기관이 있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기구나 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신용평가기관의 한계를 명확하게 인식하여 신용등급을 맹목적이고 기계적으로가 아니라 균형 있고 슬기롭게 활용하려는 정책기관 및 투자자들의 노력이 신용평가기관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그 유효성을 평가하는 소중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쏙쏙 경제용어] ■주택저당증권(MBS) 금융기관이 장기 주택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해 발행한 증권으로 자산담보부증권(ABS)의 하나다. 주택담보대출을 해 준 은행이나 은행으로부터 이 담보대출채권을 사들인 기관이 발행한다. 발행자 입장에서는 증권을 발행함으로써 대출채권을 즉시 현금화할 수 있다. 투자자는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과 연계돼 현금을 받는다. MBS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의 신용도에 따라 에이전스, 점보, 알트A 및 서브프라임(비우량)으로 나뉘는데 이 중 가장 신용도가 낮은 서브프라임 MBS에서 원리금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다. ■벼랑 끝 효과(cliff effect) 시장 참여자들이 특정 충격에 크게 영향을 받아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을 뜻한다. 예를 들어 투자 가능한 최저신용등급 기준을 엄격하게 설정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은 보유 채권의 신용등급이 투자 기준 미만으로 강등될 경우 해당 채권을 급히 매각하면서 시장을 더욱 위축시킨다. ■구조화채권(CDO) 회사채나 대출채권 등으로 구성된 풀(pool)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채권이다. 기초자산의 신용등급에 따라 이익을 분배받는 순위가 정해진다. 2007년 미국 주택가격 하락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기초자산인 CDO 가격이 급락, CDO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던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톡톡 경제콘서트] 국제금융시장의 주요 참가자 및 투자자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톡톡 경제콘서트] 국제금융시장의 주요 참가자 및 투자자

    2011년 9월 17일 1000여명의 시민들이 ‘월가를 점령하라’고 외치며 국제금융시장의 중심가인 월가를 행진했다. 빈부격차가 더 심해지고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서도 수백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아 챙긴 소수 금융기관 임원이나 고위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부 국제금융시장 참가자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국제금융시장은 국제무역, 해외투자, 자금대차 등에 따르는 국제 금융거래를 통해 세계 경제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기업 활동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제금융시장은 단기금융시장, 자본시장, 파생금융상품시장, 외환시장 등으로 구분되지만 각 시장은 서로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국제금융시장은 투자은행(IB), 연기금,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 ‘큰손’에 의해 24시간 쉬지 않고 굴러간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이해는 국제금융시장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IB의 탄생은 경제 대공항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융기관들의 무리한 투자와 거대화는 증시에 거품을 만들었고 1929년 10월 24일 미국 주가가 대폭락했다. 미국 정부는 금융기관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1933년 은행의 증권업 겸업을 금지하는 ‘글라스 스티걸법’을 제정했고 이후 상업은행과 IB는 분리돼 각자의 길을 걷는다. 그러나 금융산업이 발전하고 영향력이 커지면서 미 의회가 결국 이들의 로비를 받아들여 1999년 IB와 상업은행의 겸업을 허용하는 법을 다시 제정해 오늘날의 IB 모습을 갖췄다. 상업은행은 예금과 대출을 기본사업으로 한다. 반면 골드만삭스와 같은 IB는 인수(underwriting), 트레이딩 등의 사업을 주로 한다. 인수란 기업이 증권을 발행할 때 발행가격을 정하는 것부터 발행증권의 일괄 인수 및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트레이딩은 자기자본을 이용하는 거래다. 2012년 국제금융시장의 핫이슈였던 ‘런던고래’ 사건은 바로 이 자기자본거래에서 발생했다. ‘런던고래’라는 별명을 가진 JP모건 트레이더의 무리한 파생상품 투자로 회사가 5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이처럼 무분별하고 과도한 자기자본거래는 은행 부실화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 최근 미국 정부는 볼커룰을 만들어 투자은행들의 자기자본거래를 규제하기 시작했다. IB와 더불어 국제금융시장을 움직이는 양대 축은 각종 펀드다. 펀드는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된 자금으로 전문 운용인력이 관리한다. 투자 목적과 운용주체에 따라 크게 연기금, 뮤추얼 펀드,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으로 구분된다. 연기금은 국제금융시장의 ‘소리 없는 공룡’으로 통한다. 모든 국제금융시장 참가자들 중 가장 규모가 큰 약 30조 달러를 운용하지만 뉴스에 등장하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가장 큰 연기금은 일본의 공적연금펀드다. 운용자산은 약 1조 4000억 달러로 우리나라 국민연금 3000억 달러(세계 4위)의 4배가 넘는 규모이다. 연기금은 일반 국민들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설립됐기 때문에 보수적 자산운용을 중시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연금 지출 확대를 보전하기 위해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부동산 같은 대체투자자산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뮤추얼펀드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한 뒤 실적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펀드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연기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투자자다. 전 세계적으로 29조 달러, 7만 5000여개 펀드가 운영 중이다. 뮤추얼펀드로는 마젤란 펀드가 유명하다. 운용자인 피터 린치는 13년간 운용하면서 연평균 29%의 수익률을 기록, 전설적인 스타 펀드매니저로 재테크 서적에 종종 등장한다. 뮤추얼펀드는 주요 투자자산에 따라 주식형, 채권형, 머니마켓펀드(MMF), 하이브리드(혼합형)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채권 매입이 줄어들고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선진국 주식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헤지펀드(Hedge Fund)는 1949년 월가의 투자가 알프레드 존스가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공매도하는 헤징(hedging) 전략을 시도한 것이 시초가 됐다. 헤지펀드는 금융위기나 시장 불안이 있을 때마다 늘 그 뒤에 있어 비난의 대상이었다. 1992년 영국 파운드화 폭락,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모두 헤지펀드와 관련된 금융위기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특유의 민첩성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국제금융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긍정적 기능도 갖고 있다. 1980년대 말 금융시장이 어려웠는데도 조지 소로스의 퀀텀 펀드, 줄리안 로버트슨의 타이거 펀드 등이 연평균 5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면서 헤지펀드가 중흥기를 맞이했다. 이후 유명한 펀드 매니저들이 앞다퉈 헤지펀드 업계에 뛰어들어 지난해 기준 6000개가 넘는 헤지펀드들이 운용되고 있고 자산 규모는 2조 달러가 넘는다. 사모펀드(PEF)는 주요 기업들의 인수합병(M&A)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비공개로 투자자를 모집해 자산가치가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해 기업가치를 높인 후 되파는 전략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2003년에 외환은행을 1조 3800억원에 인수해 2012년에 팔면서 4조 6600억원의 차익을 남긴 론스타도 사모펀드다. 여러 종류의 사모펀드가 있지만 크게 엔젤 투자, 벤처 캐피털과 차입매수로 나눌 수 있다. 엔젤투자는 초기 단계의 비상장 회사에 투자해 회사가 성장하면 수익을 얻는 반면, 벤체캐피털은 이미 확고한 사업계획과 상업적으로 판매 가능한 제품까지 개발한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여 수익을 얻는 전략이다. 차입매수는 기업 인수시 매수할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받아 소액의 자기자본으로 기업을 인수하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풍부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특징이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IB와 각종 펀드들 외에도 중앙은행, 국부펀드, 보험사 등도 국제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의 금융중심지인 월가에서 재채기만 해도 한국 금융시장은 독감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아직 국제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미미하다. 앞으로 서울이 뉴욕, 런던, 홍콩 같은 국제금융시장의 중심지로, 그리고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이 국제금융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할 날을 기대해 본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공매도(Short Selling) 증권을 갖고 있지 않은 투자자가 해당 증권의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미리 팔아놓고 나중에 가격이 떨어지면 다시 사들여 시세차익을 얻는 거래다. 우리나라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2008년 10월부터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가 금지됐다. 주식시장이 안정되고 공매도 금지가 시장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나타나 2013년 11월 14일부터 금융주 공매도 금지가 해제됐다. 지난해 봄 제약업체인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이 공매도에 2년간 시달렸다며 회사를 다국적 제약사에 팔겠다고 기자회견을 하면서 공매도가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볼커 룰(Volcker Rule)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도입된 금융개혁법(도드-프랭크법)의 핵심 사항이다. 은행이 자기자본으로 파생상품, 원자재 선물 옵션 등 위험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금지되고,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PEF)에 투자하거나 소유하는 행위도 제한된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인 폴 볼커의 제안으로 2011년 10월 초안이 공개됐으나 규제 강화에 대해 금융기관들이 반대하고 정부 부처끼리 이견을 보이면서 승인이 지연되다가 2013년 12월 최종안이 승인됐다. 볼커 룰을 시행하면 투자은행의 수익성은 줄겠지만 자기자본의 건전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톡톡 경제콘서트] 외환보유액 운용의 과거·현재·미래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톡톡 경제콘서트] 외환보유액 운용의 과거·현재·미래

    1997년 11월 16일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극비리에 방한했다. 외환위기를 맞아 정부 당국자들과 구제금융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우리가 겪었던 외환위기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외환보유액 부족이었다. 외환보유액은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국제수지 불균형을 보전하거나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언제든지 쓸 수 있도록 갖고 있는 외화자산을 말한다. 즉 금융위기와 같은 비상시에 외화가 부족한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수입대금을 결제하거나 외채를 갚지 못할 경우 최후의 외화자금 공급원 역할을 한다. 또 평상시 환율이 크게 변동할 경우 국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도 쓰인다. 따라서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게 많아지면 국가의 지급 능력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금융기관이나 경제 주체들의 해외 자본조달 비용을 낮추고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는 부수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외환보유액이 많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외환보유액을 보유하는 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 규모에 맞게 외환보유액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IMF 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11월 말 우리나라의 가용 외환보유액은 73억 달러에 불과했다. 이후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빠르게 늘어 2001년 1000억 달러, 2005년 2000억 달러, 2011년 3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2014년 2월 현재 3518억 달러다.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위기 대응을 위한 외환보유액 확충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정책 과제였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외환보유액도 1997년 말 2조 달러에서 2013년 말 13조 4000억 달러로 급증했다. 한국은행은 1950년 설립 당시부터 외환보유액 운용을 맡아 왔으며, 1976년 운용 전담조직인 외화자금과가 신설됐다. 외환위기 이후 외환보유액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운용 조직이 직원 20여명의 과에서 90여명의 부서 조직으로 확대됐다. 현재 외환보유액 운용을 맡고 있는 외자운용원은 자산운용을 담당하는 투자운용부와 운용계획을 수립하고 리스크 관리를 담당하는 외자기획부, 자금 결제와 운용 관련 전산 시스템을 관리하는 운용지원부 등 3개 부로 구성돼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국제금융 중심지인 뉴욕 및 런던에 운용 데스크를 설치해 24시간 글로벌 운용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의 안전성과 유동성을 확보한 가운데 수익성을 높이는 것을 운용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외화자산을 자금 용도에 따라 유동성 자산, 수익성 자산 및 위탁 자산으로 구분해 운용하고 있다. 유동성 자산은 일상적인 외화자금의 유출입과 일시적인 외화자금 수요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자산이다. 일반 가정에 비유하면 생활비 용도로 쓰는 수시 입출금 통장과 비슷하다. 유동성 자산은 이런 목적에 맞게 필요할 때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미 달러화 예금이나 단기 국채 등에 투자된다. 수익성 자산은 외환보유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개인들이 저축을 위해 안전하면서도 만기가 긴 정기예금에 투자하듯이 신용도가 높으면서도 안정적인 수익 획득이 가능한 주요 선진국 국채나 회사채 그리고 자산유동화채 등에 투자한다. 위탁 자산은 펀드 투자와 같이 투자 전략을 다양화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국제적으로 유명하고 능력이 검증된 자산운용사에 맡겨 운용하는 자산이다. 투자 대상에 채권과 함께 주식도 포함돼 있다.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 운용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분산투자를 통한 효율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다. 분산투자란 수익이나 위험의 특성이 서로 다른 자산에 골고루 투자하는 것이다. 이 경우 일부 자산에서 손실이 발생해도 다른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의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높이기 위해 통화 및 상품에 대한 투자를 다변화해 왔다. 통화의 경우 1970~80년대부터 미 달러화 외에 유로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등 주요 선진국 통화에 투자했고 2012년 중국 위안화 투자도 시작했다. 외환보유액의 통화별 비중을 결정할 때에는 비상시 외화 수요와 관련이 높은 외채 및 무역거래에서의 통화비중을 반영하며, 투자의 용이성과 다른 나라의 외환보유액 통화 구성 등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2012년 말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에서 미 달러화 비중은 57.3%로 다른 통화들에 비해 높다. 이는 미 달러화 표시 외채의 비중이 크고 무역 거래에서 주로 미 달러화가 쓰이기 때문이다. 투자 상품은 1990년대까지는 선진국 정부채와 정부기관채에 한정돼 있었으나, 2000년대 들어 회사채, 자산유동화채, 물가연동채 등 우량 채권 중심으로 다양화됐다. 2007년에 한국투자공사(KIC)에 대한 위탁을 계기로 투자 대상이 주식으로까지 확대됐다. 외환보유액의 통화 및 상품 구성은 다양해졌지만 속도는 점진적으로 이뤄져 왔다. 주식의 경우 2007년 KIC에 대한 위탁을 통해 처음으로 외환보유액의 1%를 투자한 이후 매년 점진적으로 비중을 늘려 현재 6% 수준을 투자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외화자산을 급격하게 변동시킬 경우 많은 거래비용이 소요되는 데다 국제금융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보유액은 거대한 항공모함과 같아서 수시로 방향을 틀기보다는 큰 원을 그리며 천천히 방향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금융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미 국채에만 투자해도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유동성과 안전성은 물론 수익성까지 한꺼번에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선진국들의 저금리 정책으로 앞으로 당분간 외환보유액의 기대수익은 줄어드는 반면 극단적인 시장상황이 발생할 ‘꼬리위험’(tail risk)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수익성은 고사하고 유동성이나 안전성 목표를 달성하기도 쉽지 않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응해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려면 금융시장 흐름에 대한 예측력과 운용 역량을 높여야 한다. 다양한 투자전략을 발굴하고 운용체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외환보유액 운용의 가장 큰 과제는 과거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유동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의 아픈 기억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국가 재산인 외환보유액을 안전하게 운용해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외화자산의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는 한편 분산투자를 통해 전체 외화자산의 위험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꼬리위험(tail risk) 매우 예외적인 상황에서 포트폴리오(자산의 배분과 구성)가 대규모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위험을 뜻한다. 즉 주식 등 위험자산 가격이 급락했던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꼬리위험은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분포로 볼 때 꼬리 모양의 끝 부분에 해당돼 이런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자산유동화채(ABS·asset backed securities) 기업이나 금융회사가 가지고 있는 부동산이나 채권 등의 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채권을 뜻한다. 자산 보유 기업의 입장에서는 자산에 묶인 돈이 현금화되는 장점이 있다. 보통 기업이나 금융회사가 특수목적회사(SPC)에 자산을 팔고, 이 회사가 채권을 발행해 매각대금을 지불하는 구조로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보증보험, 추가 담보 제공 등으로 신용도를 높이는 작업이 이뤄지기도 한다. 자산유동화채의 이자와 원금은 담보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자산의 처분 대금으로 충당한다.
  • 금융권 새해 화두 ‘소비자 보호·리스크 관리’

    금융권 새해 화두 ‘소비자 보호·리스크 관리’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들이 2일 신년사에서 밝힌 새해 경영의 화두는 소비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다. 금융기관들은 저금리 저성장을 올해 경영 환경의 기본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여 신상품 개발에 집중할 전망이다. 고객의 변화하는 욕구에 맞는 신상품 개발이 고객 확보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 회사의 이익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대출 외에도 계열사 간 합종연횡을 통한 상품 개발이 활발해지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올 상반기까지 금융소비자보호기구를 금융감독원에서 분리,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에 맞춰 금융사들도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은 ‘금융의 본업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숭고한 미션을 가지고 있다”면서 “본업이란 먼저 시대 흐름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목표 달성을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회장은 “고객의 자산을 잘 운용해서 불려주는 것도 금융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금융사의 생명은 곧 고객으로, 고객을 잃으면 존립 기반을 잃게 된다”면서 “올해 그룹의 민영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고객에게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더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소셜 미디어와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과 행동이 급변하고 있다”면서 “업권의 경계를 뛰어넘는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은 이미 업종 구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한계 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더욱 나타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사들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정책금융인 KDB산은금융이 대표적이다. 홍기택 산은금융 회장은 “STX 구조조정 등은 수익 및 리스크 관리의 문제점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됐다”면서 “계열 전담 심사체계 구축, 관리대상계열 제도 활용 등을 통해 계열 기업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 재무안전성 제고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규 대출에 대한 관리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우량자산 위주의 신규 대출 취급과 기업·소호여신 등 잠재적 위험자산에 대한 선제적 관리, 건전한 여신 문화를 확립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건전성을 농협금융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상시적인 위기 상황에 치밀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면서 “튼튼한 뿌리를 가진 나무가 강풍에 견딜 수 있듯이 평소 위기관리 능력을 배양한다면 농협금융의 기본적인 생존력이 강화되고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합병(M&A) 매물이 쏟아져 나온 증권업계는 고객 확보가 더욱 절박하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모든 의사결정은 고객보호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차별화 없이는 살아남기 어려운 절박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답은 고객중심 경영에서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원高·엔低 가속화… 환율 연이틀 연중 최저

    원高·엔低 가속화… 환율 연이틀 연중 최저

    원·달러 환율과 원·엔 재정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이틀 연속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8원 내린 달러당 1052.20원에 마감했다.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위험자산인 원화에 대한 선호심리가 확산된 탓이다. 환율은 장중 한때 1051.0원까지 떨어졌지만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으로 하락폭이 제한됐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최근 환율 쏠림 현상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에 대해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종의 구두개입이다. 원·엔 환율은 오후 3시 기준 1018.49원으로 1020원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은 내려가는 반면 엔·달러 환율은 올랐기 때문이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03.30엔(오후 3시 기준)을 기록했다. 엔저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주 주요 투자은행(IB) 14곳이 발표한 내년 말 엔·달러 평균 환율은 109.23엔으로, 현재보다 약 5.7% 상승한 수치다. UBS, 스탠다드차타드, 노무라 등은 110엔으로 내다봤다. BNP파리바와 RBS는 118엔, 크레디트스위스는 120엔까지 전망했다. HSBC만 94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보다 원·엔 재정환율 하락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맞물려 100엔당 1000원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상수지 흑자로 외국인들의 원화 선호 현상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원·달러 환율도 1050원이 위태로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1050원 지지 여부는 당국의 개입 강도에 달려 있다”면서 “내년에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단행될 경우 달러 강세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글로벌 경제] 부실대출 증가, 국제 금융위기 부르나

    전 세계적으로 고위험·고수익 자산에 투자가 쏠리면서 기업들의 대출 조건이 느슨해지고 있다고 국제결제은행(BIS)이 경고하고 나섰다.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선진국들이 긴축 정책에 들어갈 경우 기업들의 대출금 상환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BIS는 이날 발표한 분기별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가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미루면서 저금리가 이어지자 전 세계 투자자들이 고위험·고수익 자산으로 몰린다고 지적했다. 이자를 현금 대신 채권으로 지급하는 ‘현물지급채권’(PIK)은 대표적인 고위험 자산이지만 올해 165억 달러(약 17조 4000억원) 정도 발행됐다. 지난해 발행된 65억 달러의 3배 수준이다. 금융 위기 직전인 2007년 111억 달러와 비교해도 54억 달러 더 늘었다. BIS는 2008년 이전에 발행된 PIK 가운데 약 30%가 지금까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인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저금리 환경에서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자금이 고수익률을 좇아 조건이 나쁜 채권 기한을 연장하는 위험한 게임을 한다”며 “중앙은행의 통화 기조가 정상으로 회복되면 이런 상황은 유지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신용 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이용하는 대출인 ‘레버리지론’도 크게 늘었다.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 세계 기업들이 차입한 레버리지론의 규모는 5480억 달러(약 578조원)에 이른다. 이는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인 2005~2007년보다 많은 액수다. BIS는 지난 7~11월 실시된 신디케이트론(다수의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차관단이 일정 조건으로 대규모의 중장기자금을 융자해 주는 것) 가운데 레버리지론이 4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BIS는 또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 온 최근 몇 년간 신흥국 채권과 주식시장에 투입된 자금이 눈에 띄게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클라우디오 보리오 BIS 통화·경제부 부장은 “고수익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금융위기 탓에) 잠시 주춤했으나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위험자산 매매의 급증을 우려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덩치 커진 공제회, 내부 통제는 엉망

    덩치 커진 공제회, 내부 통제는 엉망

    기관투자자로서 공제회의 덩치는 커졌지만 내부 통제는 엉망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들은 가입자에게 고금리의 장기저축상품 등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자산운용 시스템은 금융회사보다 한참 뒤떨어진다. 부실이 발생할 경우 국가 보조금이 지급될 수 있는 만큼 공적 감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병덕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8일 발표한 ‘국내 공제회의 자산운용 현황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국내 60여개 공제회는 여유자산 규모에서 연기금에 버금가는 대형 기관투자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자산운용 현황은 국제 모범 규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특별법에 따라 설립돼 공적 성격을 가진 8개 공제회(군인·경찰·교직원·지방행정·지방재정·소방·과학기술인·건설근로자공제회)의 자산규모는 총 40조 4000억원이다. 가입자는 476만명이다. 이들 공제회는 가입자들이 낸 월급의 일부와 각종 사업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이뤄진 자금을 금융시장에서 운용하고 있다. 자금운용 규모가 1조원을 넘는 공제회는 이들을 포함해 총 12개다. 공제회의 이사장은 대부분 관련 부처 출신이다. 조합원이 이사장으로 뽑히는 경우에도 공제회의 중장기적 지속성보다는 현재 조합원의 이익만을 고려해 공제회를 운영하기도 한다. 실질적인 견제와 균형을 갖춘 자산운용 시스템을 갖추기가 어려운 구조다. 공제회가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급여이자율은 경찰 연 5.70%, 과학기술인 5.50%, 군인 5.40%, 지방행정 5.30%, 교직원 5.15% 등이다. 지난 2분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2.68%(1년 만기)인 것을 고려하면 2.5% 포인트 이상 높다. 과도한 수익률 보장은 위험자산 투자로 이어지고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다. 또 부실을 막기 위한 과도한 행동이 금융시장의 혼란을 가져오기도 한다. 워크아웃을 신청한 쌍용건설에 대한 군인공제회의 가압류 신청이 지난 4일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금융당국이 부랴부랴 채권단과 군인공제회의 의견 조율에 나섰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건설근로자공제회를 제외한 7개 공적 공제회는 관련 법에 “정부보조금은 공제회의 보호·육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지급할 수 있다”는 관련 조항이 있다. 실제 설립 초기와 운영 중에 정부 지원금이 지급된 사례도 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보조금 지급이 명문화돼 있는 만큼 공제회의 자산운용을 포함해 정부의 철저한 감시, 감독이 필요하다”며 “공공기관 등으로 지정해 적절한 공공 통제 체제하에 편입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특집] KDB대우증권, 위험·안전자산 알아서 조절하는 ‘폴리원’

    [특집] KDB대우증권, 위험·안전자산 알아서 조절하는 ‘폴리원’

    자산배분형 랩인 ‘폴리원’(Folione)은 KDB대우증권의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다. 포트폴리오(Portfolio)의 ‘폴리’(Foli)와 하나라는 의미의 ‘원’(one)을 합성한 것이다. 하나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시장상황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스스로 교체하는 것이 특징이다. 폴리원은 KDB대우증권 랩운용부가 자체 개발한 자산배분 모델이 주는 신호에 따라 위험자산 편입 비중을 0%에서 100%까지 조절한다. 시장 상승기에는 주식 ETF 등과 같은 위험자산의 비중을 늘려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하락기에는 채권 ETF 등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교체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소액으로도 전문가에 의한 자산배분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소 가입금액은 1000만원이고 월 30만원 이상 적립형으로도 가입이 가능하다. 자신의 계좌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별도의 해지 수수료가 없어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 김분도 KDB대우증권 랩운용부장은 “폴리원의 자산배분 모델은 글로벌 시장 200여개의 지표들을 활용해 코스피 지수의 움직임과 비교한 뒤 지수와 가장 유사하게 움직이는 20개 정도의 지표를 골라 점수화해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특집] 신한금융투자, 50대의 은퇴 후 50년 대비 자산관리

    [특집] 신한금융투자, 50대의 은퇴 후 50년 대비 자산관리

    신한금융투자의 ‘신한 네오(Neo)50 플랜’은 ‘50대 이상 은퇴자의 새로운 50년을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내걸고 만들어졌다. ‘신한 네오50 어카운트’, ‘신한 네오50 플래너’, ‘신한 네오50 신탁’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신한 네오50 어카운트는 은퇴자금만 따로 관리할 수 있는 은퇴자산 전용 계좌로 주식, 선물, 옵션 등 위험자산 편입을 원천 금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목표수익에 도달하면 원하는 연금펀드로 자동 전환해 주며 월 지급금으로 펀드를 자동 매수할 수 있다. 은퇴자금이 빠져나가지 않게 막아 주는 출금제한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신한 네오50 플래너는 은퇴 진단·설계 프로그램이다. 자신의 은퇴 준비 현황을 확인할 수 있고 은퇴 목표 달성을 위한 해결책을 제공받는다. 신한 네오50 신탁은 은퇴 전용상품으로 투자 성향에 맞춰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실현할 수 있는 ‘투자형’과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예상할 수 있는 ‘금리형’, 절세와 비과세를 고려한 ‘절세형’ 등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은퇴자금의 목적에 따라 모으기(적립식), 굴리기(거치식), 누리기(월 지급식)로 나누어 추천상품과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열린세상] 양적완화 유지와 증세정책의 연계/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양적완화 유지와 증세정책의 연계/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추석 연휴 기간 미국으로부터 전해진 두 가지 뉴스는 우리 경제의 향후 운용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첫 번째 뉴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15일(현지 시간) ‘로런스 서머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카드’를 의회와 학계, 여성계의 반발에 부딪혀 사실상 포기하였다는 것이다. 서머스는 양적 완화에 비판적이어서 버냉키 현 의장이 제시한 점진적 양적 완화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양적 완화 축소를 단행하고 금리 인상 시기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되어온 FRB 의장 후보였다. 두 번째 뉴스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양적 완화 규모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결정함으로써 미국과 유럽은 물론 신흥공업국 시장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였다는 것이다. 애초 미국의 경제분석가들은 FOMC가 지난달 17~18일 정례회의에서 채권 매입 규모를 월 850억 달러에서 700억~750억 달러로 줄여 나가는 단계적 양적 완화 축소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FOMC 결정은 단계적 양적 완화 축소를 당분간 중단하고, 12월 회의에서 실물지표의 개선을 확인한 후 단행하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그러나 FRB 내부에서도 양적 완화 축소의 시기와 규모에 상당한 이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FOMC 회의가 있었던 날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연방하원은 연방정부 부채 한도의 일시 증액과 전 국민의료보험 의무화법안(오바마 케어)의 시행을 위한 예산 전액을 폐기하는 법안을 일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 결과, 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는 양적 완화 축소의 지연에 따른 미국 정부의 부채 규모가 갖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양적 완화 축소의 연기는 위험자산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선진국의 주식시장은 물론 이머징 마켓에서의 주식시장도 일시적 반등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양적 완화 축소의 시기와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가시켜 전 세계적인 유동성 경색을 초래할 수 있다. 신흥국들의 통화가치를 나타내는 ‘JP모건 이머징 통화지수’의 동향을 보면 2013년 1월부터 4월 말까지는 96포인트 선을 유지하였으나 5월 이후 8월 말까지 88포인트 선까지 하락하였다. 그 결과, 인도·인도네시아·브라질·터키 등이 자국 통화가치의 추가 하락을 막고자 기준금리를 올리며 긴축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나라는 내수의존도가 높아서 내수 침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들 나라가 개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중장기 인프라 투자를 비교적 단기외채로 충당하였다는 사실이다. 1997년 우리가 경험한 장기투자-단기외채의 미스매치(mis-match)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또한, 중국을 비롯한 이들 나라가 외환 보유액을 쌓을수록 양적 완화의 축소와 함께 전 세계적 유동성 경색을 야기하여 현재의 불황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양적 완화 축소의 지연에 따른 세계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는 우리 경제에도 많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첫째는 이머징 마켓이 주요 수출 대상국인 수출 환경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복지 수요의 증대와 증세를 둘러싼 정책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도 “세출 구조조정과 비과세 축소로 복지재원을 마련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 공감대 아래 증세도 할 수 있다”고 처음으로 증세 가능성을 언급하였다고 한다. 복지 확충이나 증세 불가에 대한 선거공약을 100% 지킨다고 하더라도 실물경제가 불황의 나락 속에 헤매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며 대다수 국민도 그러한 결과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는 정부의 부채 규모가 한계에 도달하였기 때문에 몇 개월 지연되는 것이지 포기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다. 이와 같은 세계 경제의 향후 환경을 생각할 때, 정부는 복지계획의 축소와 점진적 증세 중 어느 하나를 택일할 것이 아니라 동시에 추구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법인세제의 개혁도 성역으로 남겨둘 것이 아니다. 국내에서 투자와 고용을 늘리는 기업은 감면을 유지하고 투자와 고용을 늘리지 못하는 기업은 감면에서 제외하는 차별적 구조의 법인세 개혁도 도입해야 할 것이다.
  • “세계 경제 리먼사태 때보다 악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된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5주년을 맞아 세계 금융시장의 부채 상황이 ‘리먼 사태’ 직전보다 더 좋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16일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연설에 나서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윌리엄 화이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경제개발검토위원회 의장은 “현재 선진국들의 부채 수준은 자국 국내총생산(GDP) 규모의 30% 이상을 넘어섰고 신흥국 경제에는 거품이 끼어 있다”며 “마치 (2008년 9월 15일 리먼 사태 촉발 직전인) 2007년을 연상케 한다”고 밝혔다. 화이트 의장은 “전 세계가 (대출, 차입이 쉬운) ‘이지머니’에 중독됐기 때문”이라며 “전 세계에 불균형이 여전히 그대로 있다”고 지적했다. 화이트 의장의 이 같은 관측의 토대가 된 BIS 분기별 검토에 따르면 상환 순위가 가장 낮아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후순위채권의 올해 발행 규모가 유럽과 미국 금융시장에서 각각 지난해 대비 3배, 10배 이상 증가해 520억 달러(약 56조 4700억원), 220억 달러에 이른다. 신용도가 낮은 차입자가 주로 이용하는 차입성대출 규모도 전체 신디케이트론(다수 은행 차관단이 일정 금액을 차입자에게 융자해 주는 중장기 대출) 시장에서 45%를 차지해 최고조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7~2008년보다 10% 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시스템은 이제 작동하고 있고 신용 있는 기업들에 대출해 주고 있다”며 “아직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금융위기 이후를 되돌아보고 “재발을 막기 위한 의지를 다지자”는 취지의 특별연설도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눈여겨볼 금융상품] 신한금융투자 은퇴자산 관리 ‘네오50플랜’

    신한금융투자는 베이비부머(19 55~1963년 출생)의 은퇴가 시작됨에 따라 은퇴자산관리 서비스인 ‘신한네오(Neo)50플랜’을 출시했다. Neo50플랜은 50대의 새로운 50년을 위한 서비스라는 의미다. Neo50플랜은 크게 은퇴자산 전용 계좌인 ‘신한Neo50어카운트’, 은퇴진단 설계 프로그램인 ‘신한Neo50플래너’, 은퇴 전용상품인 ‘신한Neo50신탁’으로 나뉜다. 어카운트는 주식, 선물, 옵션 등 위험자산 편입을 원천 금지했다. 플래너는 자신의 은퇴 준비 현황을 확인하고 은퇴목표 달성을 위한 해결책을 받는 서비스다. 신탁은 투자 성향에 따라 안정성과 수익성을 추구하는 ‘투자형’, 안정적 현금 흐름이 목표인 ‘금리형’, 절세와 비과세를 고려한 ‘절세형’ 상품 중에서 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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