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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도주 우려·위해 없는데 수갑 채워선 안돼”

    인권위 “도주 우려·위해 없는데 수갑 채워선 안돼”

    경찰 “서명 날인 요구하자 행패”인권위 “항의했을뿐 위해 가하려는 장면 없어”꼭 필요한 이유가 없는데도 피의자에게 수갑을 채우는 경찰 관행을 두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시정할 것으로 권고했다. 앞서 ‘버닝썬’ 사태를 촉발한 당사자인 김상교(28)씨 체포 당시 현장 출동 경찰관들의 일부 대처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31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0일 경기도의 한 산림조합에서 재물손괴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A씨는 날인 거부를 이유로 경찰이 수갑을 채워 날인을 강요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조서 열람을 확인하는 서명 날인을 요구하자 A씨가 갑자기 큰소리로 욕설을 하고 팔을 휘저으며 위협을 가하는 등 행패를 부렸다”며 “주위에 있는 다른 민원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A씨를 피의자 대기석으로 이동시키려 했으나 A씨가 경찰을 밀치는 등 유형력을 사용했기에 대기석에 고정된 수갑을 채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진술서와 112신고 사건처리표, 현행범인체포서, 피의자 신문조서, 폐쇄회로(CC)TV 영상, 장구 사용보고서 등을 종합해봤을 때 당시 A씨에게 수갑을 채운 행위가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경찰이 무인(拇印.지장) 날인을 강요하기 위해 수갑을 사용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A씨가 경찰에 항의하는 모습만 확인될 뿐 경찰의 주장과 같이 A씨가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다른 민원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동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A씨가 체포 당시와 이송,피의자 조사 과정에서 수갑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도주의 우려나 자·타해 위험성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인권위는 경찰이 김상교 씨를 체포한 뒤 불필요하게 뒷수갑을 채움으로써 김씨의 건강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당시 김씨가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없었고,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는 119 구급대원의 의견이 있었는데도 뒷수갑으로 김씨를 결박해 지구대에 2시간 30분가량 기다리게 했다는 게 인권위의 설명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아동 성범죄자 1대1 보호관찰 ‘조두순법’ 통과

    홍영표·나경원 탄력근로 등 처리 공감 아동에 대한 흉악한 성범죄로 징역 12년에 전자발찌 부착 7년형을 받은 조두순이 내년에 출소해도 1대1 보호관찰을 받게 된다. 국회는 28일 본회의에서 아동·청소년 등 미성년자에게 성폭력을 가한 성범죄자를 1대1로 전담 보호관찰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일명 ‘조두순법’(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재석 236명 중 찬성 231명, 기권 5명으로 가결했다. 개정안은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범죄자에 대해 특정인의 접근금지 준수사항을 필요적으로 부과하고 재범 위험성이 높은 미성년자 성폭력범에 대한 1대1 전담 보호관찰관을 지정하는 것을 담고 있다. 다만 개정안 원안에 담겼던 전자발찌 부착 기간 연장은 법안심사 논의 과정에서 빠졌다. 개정안은 2020년 12월 13일 출소 예정인 조두순을 겨냥한 법이다.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조두순은 경찰 등의 1대1 전담 관찰을 받아야 한다. 국회는 이와 함께 금품 및 향응수수나 공금 횡령·유용 등으로 한정됐던 검사에 대한 징계부가금의 부과 사유를 넓히는 검사징계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구직 시 이력서에 가족의 학력과 직업, 재산, 구직자의 외모, 출신지역, 혼인 여부 등을 기재할 수 없도록 한 이른바 ‘블라인드 채용법’(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통과했다. 이를 어길 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국회는 또 ‘규제샌드박스 5법’ 중 마지막 법안인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보고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교섭단체 대표들은 의사 일정을 협의해 달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제 뜻이 잘못 전달돼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인사청문회 대치 속에서도 원내대표 간 회동을 갖고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 관련 법안과 주휴수당 산입범위를 바꾸는 최저임금법 등 민생법안을 처리해 나가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만취한 줄 알고 간음…대법 “준강간 미수 처벌 대상” 확정

    만취한 줄 알고 간음…대법 “준강간 미수 처벌 대상” 확정

    “실제 항거 불능 상태 아니었어도 준강간 의도 가졌다면 미수죄로 처벌”피해자가 술에 만취한 줄 알고 억지로 성관계를 가졌다면 준강간은 아니지만 준강간 미수죄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어서 준강간죄로 볼 순 없지만 준강간 범행이 발생할 위험이 있었다고 평가되는 만큼 미수죄로는 처벌이 된다는 판결이다.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8일 준강간 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25)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하고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인식하고 이를 이용해 간음할 의사를 갖고 간음했지만 실행의 착수 당시부터 피해자가 실제로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다면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처음부터 준강간죄에 이를 가능성이 없는 경우로, 준강간죄의 미수범이 성립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범죄 구성요건의 충족은 불가능하지만 그 행위의 위험성이 있으면 불능미수로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근예비역인 박씨는 2017년 4월 자신의 집에서 부인, 피해자와 함께 셋이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가 부인이 먼저 잠든 데 이어 피해자가 잠을 자려고 방에 들어가자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빠진 것으로 착각해 간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군 검찰은 박씨가 피해자를 성폭행한 것으로 보고 당초 강간 혐의로 기소했다가 1심 재판 과정에서 공소장을 바꿔 준강간 혐의를 예비 공소사실로 추가했다. 강간죄는 가해자가 폭행이나 협박 등으로 피해자를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어 성관계를 갖는 범죄이고, 준강간죄는 심신상실 등의 이유로 항거불능 상태인 점을 이용해 성관계를 했을 때 적용된다. 1심에서는 박씨에게 강간죄는 무죄로 선고하고 준강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에서 피해자가 사실은 술에 만취한 게 아니었다는 점이 밝혀졌고, 군 검찰은 공소장을 다시 변경해 준강간 미수 혐의를 추가했다. 2심은 이를 받아들여 준강간 혐의를 무죄로 보고 준강간 미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국회, 비쟁점법안 16건 처리…일명 ‘조두순법’ 통과

    국회, 비쟁점법안 16건 처리…일명 ‘조두순법’ 통과

    국회는 오늘(28일) 열린 본회의에서 비쟁점 법안 16건을 처리했다. 특히 일명 ‘조두순법’이 재석의원 236명 가운데 찬성 231명, 기권 5명으로 가결됐다. 이 개정안은 미성년자를 성폭행해 전자장치를 착용한 범죄자에게 주거지역을 제한하고, 특정인에 대한 접근을 금지하며 재범 위험성이 큰 사람에 대해 1대1 보호관찰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또 신산업 분야 서비스와 제품에 ‘선허용 후규제’의 원칙을 적용하는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 채용과 관련한 부당한 청탁을 금지하고 구직자에게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밖에도 전투 또는 훈련 중 다른 군인에게 본보기가 될 만한 행위로 인해 신체장애인이 된 군인을 군무원 경력경쟁채용 시험으로 채용할 수 있게 하는 군무원인사법 개정안, 생활폐기물 안전점검 및 실태조사를 강화하는 폐기물관리법 역시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한편 오늘 본회의에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보고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의사국장 보고 직후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발의됐다”며 “교섭단체 대표들은 의사 일정을 협의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자유한국당 의원 113명은 지난 22일 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공동 발의했다. 한국당은 정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서해수호의 날 관련 답변 도중 북한의 잇따른 서해 도발에 대해 ‘서해상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충돌’이라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제 뜻이 잘못 전달돼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천안함 폭침 등이) 북한의 도발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지구상 최고 맹독 소유자’, 여섯 눈 모래거미의 놀라운 위장술

    ‘지구상 최고 맹독 소유자’, 여섯 눈 모래거미의 놀라운 위장술

    해독제가 존재하기 않는다. 괴사독거미 종류로 한 번 물리면 세포가 파괴돼 썩어 들어간다. 때문에 유일한 치료법은 더 늦기 전, 물린 부위를 잘라내는 것뿐. 말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이 독거미의 이름은 ‘여섯 눈 모래거미’(시카리우스 속), 주로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지의 건조한 사막과 숲에 서식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독이 강력한 거미 중 하나다. 녀석에게 물린 후, 상처 주위를 제때 잘라내지 못하면 독이 혈관을 따라 전신을 타고 돌면서 신체 곳곳을 녹여버리고 결국 생체기관 장애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2016년에는, 그 이전까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독거미로 알려져 있던 ‘브라질 너구리거미‘를 제치고 맹독의 ‘넘버 원’ 거미로 인정받았다. 물론 여섯 눈 모래거미가 가진 맹독이 비록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워낙 인간과 접촉하기 힘든 오지에 살고 있어 공식 피해 사례가 없다 보니 거미 자체의 위험성이 브라질 너구리거미에 비해 한수 아래로 평가받는 아이러니한 측면도 있다고 한다. 맹독뿐 만 아니라, 녀석의 위장술 또한 끝내준다. 영상 속, 수 초 안에 모래 속으로 자신을 숨기는 위장술은 녀석이 어떻게 야생에서 녀석의 강한 생존력을 잘 보여준다. 또한 녀석은 절대 공격적이지 않다. 위장한 상태로 먹이가 지나가는 길목에 숨어서 기다렸다 강력한 독으로 먹이를 잡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지난 26일 일상의 유쾌하고 재미있는 사연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바이럴 호그에서 한 남성이 애완용으로 키워 온 여섯 눈 모래거미를 소개했다. 그는 “2년 동안 보살펴 온 내 이 녀석은 결코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 적이 없다”며 “일반적으로 알려진 무서운 동물보다 훨씬 매력적이다”고 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보통 일반인들은 살아가면서 크게 걱정할 건 없어 보인다. 여섯 눈 모래거미는 워낙 오지에 살기 때문에 우리가 만날 일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일 하나 만난다면, 그 자리를 가급적 빨리 벗어나는 게 상책일 듯하다.사진 영상=ViralHog 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민주 “지열발전소 MB정부 책임” 공세…한국 “포항지진특별법 추진할 것” 응수

    지난해 발생한 포항 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지진’ 때문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포항 지열발전소가 보수정권 시절 만들어졌다는 책임론이 불거지자 정면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경북 포항시 북구에 위치한 포항 지열발전소를 방문해 “포항 지진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가 3000억원이 훨씬 넘고 그로 인해 밝혀지지 않은 사상자도 있는데 저희 당에서 피해 배·보상에 관한 특별법을 빨리 만들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부의 발표에 따라 인재라는 것이 밝혀졌는데 결국 ‘피해는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 ‘추후에 이것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문제인 것 같다”며 “포항 시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는 국회가 해야 할 부분을 잘 챙기도록 하겠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포항 지진을 특정 정권의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도 결정적 책임은 현 정부에 돌렸다. 나 원내대표는 “포항 지진을 갖고 누구 탓이냐, 누구의 잘못이냐, 심지어 전 정권이나 현 정권까지 얘기가 나오는데 그런 것을 지금 따질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단 굳이 따진다면 지금 물을 주입한 부분이 문제가 되는 것인데 실질적으로 2017년 8월 물 주입을 두 번 한 것이 지진의 큰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발전소를 폐쇄하고 더이상 물을 주입하지 않으면 지진의 위험성이 없는 줄 알았더니 사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등은 포항 지열발전소 사업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부터 시작됐다며 포항 지진의 책임이 보수정권에 있다고 주장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문제가 된 지열발전 사업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말 시작됐다”며 “지진을 촉발시킨 지열발전 사업 진행과정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이탈리아 맨먼저 실크로드 복원 및 확장에 참여, 다음 차례차례로?

    이탈리아 맨먼저 실크로드 복원 및 확장에 참여, 다음 차례차례로?

    이탈리아가 주요 선진국들의 우려에도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한 줄기 빛을 던졌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로마를 찾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일대일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 문서가 구속력을 갖는 국제조약은 아니지만, 이탈리아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일대일로에 동참하는 첫 국가가 됐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유럽연합(EU)으로부터는 중국 기업의 불공정 경쟁 등에 대한 견제가 강화되는 와중에 이탈리아가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에서는 동유럽과 그리스, 포르투갈 등 비주류 국가에 국한되던 일대일로를 유럽 선진국까지 확대하는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어서다. 2013년 첫 발을 내디뎌 현재까지 1조 달러(약 1100조원)가 들어간 이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국가만 150개에 이른다는 게 중국의 설명이다. 중국은 경제와 무역을 겨냥한 구상이라고 주장하지만 서방은 중국이 지정학적, 군사적 확장을 꾀한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개럿 마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최근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는 “중국의 ‘헛된’(vanity) 인프라 프로젝트에 합법성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방은 이탈리아의 전략 산업과 기술, 민감한 정보가 중국에 넘어갈 위험성에다 슬로베니아와의 접경에 위치한 트리에스테 항만과 북서부 제노바 항구의 투자와 개발에 참여할 길을 열어준 것은 서방으로 세력을 넓히려는 중국의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적인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는 중국과의 무역을 활성화하고, 중국으로부터의 투자를 촉진함으로써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일대일로 참여를 결정했다.지도에서 보듯 중국은 네덜란드 로테르담부터 중국 시안까지 전통적인 실크로드를 연결하는 것은 물론, 아프리카 동부와 인도를 거쳐 푸저우까지 이르는 해상 실크로드도 기획하고 있다. 해서 우간다 국제공항에 접근하는 도로 50㎞를 닦는 데 100만명의 중국인을 투입하고 있고, 탄자니아에서는 작은 어촌을 대륙 최대 항구로 개발하고 있다. 3년 전 그리스 아테네의 관문인 피레우스 항구의 운영권 51%를 인수했다. 철저하게 ‘이탈리아 우선’을 외쳐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부 장관 겸 부총리는 “트리에스테와 제노바 항만 투자를 누군가에게 허용하려면 한 번이 아니라 수백번은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는데 이날 서명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관료들은 국제조약도 아니고 약속을 지켜야 하는 조항도 별로 없는 양해각서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실 이미 중국이 얘기하는 아시안 인프라 투자은행(AIIB)에 대해 가장 먼저 서명하는 나라는 영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투자무역부의 미셀레 게라치 차관은 “차례로 하나씩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모든 나라들이 그 뒤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의 이웃 나라들이 중국의 일대일로에 차례대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탈리아가 앞장을 섰다는 점에 놀라워한다는 점도 이해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경기도 ‘미세먼지 유발’ 불법 노천 소각 215건 적발

    연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경기도 광역환경관리사업소는 지난 1월 21일부터 6주간 ‘폐기물 불법 노천소각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215건의 위반행위를 적발 했다고 24일 밝혔다. 도는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불법 노천소각 근절을 위한 단속을 통해 사업장 폐기물 불법소각 49건, 가정 생활쓰레기 불법소각 166건 등을 적발하여 관할 시군을 통해 사업장폐기물 불법소각 행위에 100만원, 생활쓰레기 불법소각 행위에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조치했다. 김포시 A가구 공장은 가구 제조과정에서 나오는 잔여합판 등의 사업폐기물을 불법 소각하다 적발됐으며, 광주시 B공사장의 경우도 인부들이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폐지, 합성수지 등의 폐기물을 태우다가 불시 순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번 단속은 공사장, 고물상, 목재가공 등 가연성 폐기물 다량 발생 사업장과 노천소각 민원 다발지역을 중심으로 불시에 진행했다. 이밖에도 광역환경관리사업소는 마을주민 설명회 등을 통해 노천소각으로 인한 산불 발생 위험성과 인체 위해성 등을 알리는 한편 공사장 등 사업장내 불법소각 행위 경고 등 계도 및 홍보 활동을 병행 실시했다. 경기도 광역환경관리사업소 관계자는 “노천소각은 다이옥신, 염화수소 등 독성이 높은 유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법행위”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특별단속과 홍보 및 계도를 통해 불법 노천소각 행위를 근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사설] ‘인재‘ 포항 지진, 정치공방 대신 주민고통 해소와 재발 방지 나서라

    포항 지진이 인근 지열발전소 영향을 받은 인재(人災)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도 정부는 며칠째 무대응이다. 전례없는 국가적 재난을 수습하는데 소매를 걷어붙여도 모자랄 판에 국회는 서로 ‘네 탓’ 공방이나 하고 있다. 여당은 지열발전 사업이 이명박 정부 때 시작된 데다 지진 위험성을 박근혜 정부가 알았다며 ‘전 정권 탓’을 하고, 야당은 야당대로 부실을 방치해 재해로 키웠으니 ‘현 정권 탓’이라며 삿대질을 한다. 여야가 나서 국민를 위로해야 할 판에 서로 갈등만 유발하니 어느 나라 국회인지 한심하기조차 하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열발전소가 지하에 물을 주입하고 며칠 뒤 주변에서는 미세한 지진 현상이 수십 차례나 반복됐다. 그럼에도 발전소 측은 별 대책없이 대량의 물을 계속 투입했다. 결정적인 책임은 정부에도 있다. 일대가 지진 다발 지역에다 원전이 밀집해 있는데도 지하단층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성급하게 지열발전소를 추진했다. 그뿐인가. 지열발전 과정에서 지진이 빈발할 수 있다는 용역결과를 보고받고서도 무시했다. 에너지 정책의 성과에 급급해 안전대책에는 눈을 감았다는 비판과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지금 포항은 쑤셔진 벌집 모양이다.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던 포항 지역민의 심정이 어떻겠나. 정부를 상대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진 이후 꾸려진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지난해 10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이미 냈다. 1인당 하루 위자료 5000원에서 1만원인 소송에는 1300여명이 참여했으나, 최근의 정부 발표에 포항 시민들 전체가 보상을 요구하려는 분위기라고 한다. 51만여 시민이 전부 소송한다면 배상 금액만 5조원에 이를 정도다. 정부는 당시 사업이 민간 사업단 주도의 연구개발(R&D) 과정이어서 직접적인 관리 책임은 없다지만, 이번 인재에 정부가 발을 뺄 상황이 아니다. 중차대한 국가 에너지 사업이었다면 시험단계에서는 몇 배 더 면밀한 감독과 관리가 절실했다. 정부와 국회는 어떤 핑계나 이유로도 더는 팔짱 끼고 있어서는 안 된다. 51만 명의 국민이 안전과 재산에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재난이다. 이럴 때 국무총리실이 범정부 종합대책기구를 구성해 실타래 같은 상황을 수습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주민 피해 보상안 마련은 물론이고 인근 지층의 지진 재발을 방지하는 대책도 서둘러야 한다. 부실한 사업 진행과 배경을 추적하고 조사하는 작업이야 필수지만, 무엇보다 지금은 주민 피해와 상처를 해소하는 방책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 뉴질랜드 총기 반납 권고에 37명이 동참...총격 사건 희생자 첫 장례식

    뉴질랜드 총기 반납 권고에 37명이 동참...총격 사건 희생자 첫 장례식

    “한 사람이 총기를 반납한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뉴질랜드가 전보다 더 안전한 곳이 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해요.”50명이 사망한 뉴질랜드 총격 사건이 일어난 지 사흘째 되던 18일 저신다 아던 총리가 총기 규제 강화를 예고하며 시민들에게 총기 반납을 권유하자 20만㎡ 농가에서 양과 소를 키우는 존 하트는 곧장 인근 경찰서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반자동 소총을 반납하며 이렇게 말했다. 뉴질랜드 북섬 매스테턴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하트는 “총기는 (농사에서) 여러가지 업무에 유용하지만 사실상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이 나에게 주는 유용함과 이 총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끼칠 수 있는 위험성은 비교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19일 뉴질랜드 전역에서 하트를 포함해 최소 37명의 총기 소유자들이 경찰서에 자신들이 소유한 총기를 반납했다고 전했다. 전날 아던 총리가 내각 회의 후 열흘 안에 구체적인 총기 규제 법안을 내놓겠다고 말한 후 즉각적인 반응이 나온 셈이다. 아던 총리의 발언 몇 시간 전 뉴질랜드 최대 온라인 옥션 사이트 ‘트레이드미’는 반자동 소총과 관련한 물품의 매매를 금지하며 “사람들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뉴질랜드 사냥 로비 단체 ‘피시 앤 게임 뉴질랜드’도 반자동 소총 사용 금지하고, 군사용 반자동 소총을 가진 시민들로부터 이를 재매입하자는 개선안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애초 군사용 무기로 변형하기 용이한 대용량 탄창을 제한하는 것에도 지지를 표명했다.한편 CNN에 따르면 마이크 부시 뉴질랜드 경찰청장이 20일 총격사건 용의자 브렌턴 태런트(28)가 당국에 제지되기 전 제3의 공격을 위해 이동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전체 사망자 중 21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시신을 유족에게 전달했다. 이날 총격 사건이 일어난 지 5일 만에 수백명의 추모객이 모인 가운데 내전을 피해 뉴질랜드에 왔던 시리아계 아버지와 아들 칼리드 무스타파(44)와 함자(15)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함자의 동생은 다리에 총상을 입고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던 총리도 이날 2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학교를 방문해 희생자에게 관심을 둘 것을 촉구하며 테러범 이름과 사는 곳을 거론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선거제 개편에 밀린 검경수사권·공수처법

    바른미래 내홍 일자 “정부 원안대로 될 듯” 한국당 “무소불위 대통령 만들 것” 반기 정치권이 선거제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태우는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찰·경찰수사권 조정안 등 중요 개혁법안이 선거법 개정안에 가려 관심을 덜 받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칫 선거제 개편안을 둘러싼 각 당의 이해관계 때문에 패스트트랙이 좌초할 경우 이들 2개 개혁법안까지 덩달아 무산될 우려가 제기된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이날 뒤늦게 2개 법안에 대한 협상에 나섰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오늘부터 공수처 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 등에 대해 바른미래당 당내 의견을 수렴한 내용을 기초로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4당은 이날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선거법과 공수처, 검경수사권 조정 등에 대한 각 당의 입장을 조율했다. 이 자리에서 바른미래당 측은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에 관한 자체 안을 민주당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민주당은 주로 바른미래당 등 야 3당의 입장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관계자는 “바른미래당 측이 공수처에서 수사한 피의자를 검찰이 기소하는 안을 요구했고, 민주당이 이를 수용할지는 지켜봐야 알 듯하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종 단일안이 마련되는 즉시 의원총회를 소집해 추인을 받는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옛 바른정당 출신의 당 소속 의원들이 졸속 입법 위험성을 경고하며 “탈당 불사” 등을 외치고 있어 합의에 도달할지는 미지수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안은 포괄적 논의 과정이 생략된 채 정부 원안대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계했다. 애초 여야의 패스트트랙 논의를 ‘야합’이라며 총력 투쟁을 선언했던 한국당은 공수처법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대통령이 공수처를 자신의 마음대로 휘두르는 칼로 만들고 수사권, 기소권을 독점한다면 무소불위의 대통령을 만드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루마니아 사업가, 제호주머니 털어 폭 1m 도로 포장하고 개통식 연 이유

    루마니아 사업가, 제호주머니 털어 폭 1m 도로 포장하고 개통식 연 이유

    루마니아의 한 사업가가 이 나라의 형편 없는 도로 포장 실태를 고발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비좁은 자동차도로를 포장했다. 폭이 1m 밖에 안 된다. 화제의 주인공은 패스트푸드 체인 사업을 하는 스테판 만다치(33)로 고향인 몰다비아 일대의 낮은 도로 포장율 때문에 교통사고가 빈발한다며 4400유로(약 566만원)를 들여 도로를 포장해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개통 행사를 가졌다. 그는 땅덩이가 영국만큼 큰 루마니아에 포장된 도로가 806㎞에 그치는 것을 꼬집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몇주 동안 캠페인을 벌였다. 매주 금요일 15분만 일하던 것을 중지하는 시위를 주민들에게 요구했다. 그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을 단결시키고 싶었다. 자동차도로를 갖는 것이 이상이 됐다”고 말했다. 일부러 통행량이 많은 도로 옆 자신의 사유지 안에 길을 냈다. 수케아바로 불리는 이 일대는 자동차도로가 한 군데도 없다.언론사 차량들과 앰뷸런스, 소방차들이 즐비했고 심지어 경비행기가 자동차도로가 필요하다는 플래카드를 펼쳐 보이며 기념비행을 하기도 했다. 교통사고로 망가진 승용차 두 대를 전시해 루마니아 도로의 위험성을 알렸다. 많은 이들이 그의 주장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낮은 도로 포장율은 이 나라의 경제마저 발목을 잡았다. 도로에 접근하기 어려워 국내총생산(GDP)의 2%가 감소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예를 들어 덴마크 가구업체 JYSK는 루마니아에 7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고객들에게 제대로 물품을 배송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문을 닫게 했다. 지난해 루마니아가 개통한 자동차도로는 고작 58㎞ 밖에 안된다. 정치인들은 권력을 잡으면 5년 안에 1000㎞를 포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 이행된 것은 그것밖에 안 됐다. 2016년 남부 트랜실배니아에 새로 닦인 자동차도로는 개통하자마자 보수해야 했고 1년 만에 도저히 안전 문제 때문에 안되겠다고 폐쇄돼 “수치로 가는 고속도로”란 별명을 얻었다. 루마니아는 그 결과 유럽연합(EU)에서 가장 높은 도로 사망 사고를 내고 있다. 2017년 10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98명으로 EU 평균의 갑절, 영국의 세 배 이상이었다. 만다치는 “1989년 혁명 과정에 목숨을 잃은 사람보다 더 많은 이들이 매년 교통사고로 죽는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처칠, 미세먼지, 그리고 체크리스트/이제훈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처칠, 미세먼지, 그리고 체크리스트/이제훈 정치부 차장

    1952년 12월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영국 런던에서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최악의 스모그가 하늘을 뒤덮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난방을 위해 석탄을 사용하고 바람이 불지 않고 대기마저 안정돼 동부 런던의 시계는 30㎝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산화황과 미세분진, 아황산가스가 뒤섞인 안개로 대중교통은 마비되고, 병원 응급실에는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환자로 가득 찼다. 그럼에도 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총리는 위험성을 경고하는 기상청의 조언을 무시한 채 “그냥 안개인데 무슨 일 있겠느냐”고 대답했다. 결국 1만 2000명이 넘는 사람이 기관지염, 폐렴, 심장질환 등의 병으로 숨지는 최악의 재난이 일어났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그레이트 스모그’에 안이한 인식을 보인 처칠 총리에게 사퇴를 요구하려 했다. 즉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치 문제 개입을 자제하던 여왕이 노회한 정치인인 처칠 총리의 사퇴를 생각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했던 영국 드라마 ‘더 크라운’(The Crown)에서 처칠 총리는 사태 해결에 미온적이었다. 다만 처칠 총리가 실제로 스모그의 심각성을 무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태 해결에 미온적이었던 것은 드라마를 구성하기 위한 설정이었다. 그럼에도 지난주 수도권에 7일 연속 미세먼지 저감 조치가 내려지는 등 전국을 뒤덮은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를 바라보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떠오른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야당 시절인 2017년 4월 페이스북에 “될 수만 있다면 아이 대신 미세먼지를 다 마시고 싶은 심정입니다”라면서 “국민은 불안을 넘어 정부의 무능과 안일에 분노합니다. 환경부 등 정부가 제시한 대책은 미세먼지 오염도를 미리 알려 주는 문자서비스뿐이었습니다”라고 적었다.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 것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안일함에 분노했던 문 대통령이 집권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은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지적했던 문자서비스 외에 공기질이 좋아졌다는 증거도 없다. 그러는 사이 미세먼지 대책을 세웠어야 할 환경부는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전 정권에서 임명된 산하기관 임원 상태를 파악하기에 바빴다. 미세먼지 대책 대신 ‘체크리스트’를 만든 대가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사법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문 대통령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리자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 인사가 그 다음날 현장을 찾는 전형적인 ‘보여 주기식’ 행정을 하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여론 악화에 정부는 미세먼지 추가경정예산을 검토하고 미세먼지 범국가기구 설립을 긍정 검토하기로 했다. 국회는 13일 미세먼지를 재난으로 규정할 근거를 담은 재난관리법 개정안, 각급 학교마다 미세먼지 측정기, 공기정화기 설치 의무 등을 담은 학교보건법 개정안 등도 신속하게 통과시켰다. 사상 최악·최장의 미세먼지가 이미 한반도를 한바탕 할퀴고 간 뒤 벌어진 늑장 대응이었다. 그 과정에서 국회를 통과한 몇몇 법안은 공청회 등도 거치지 않아 졸속 입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제대로 된 미세먼지 측정기는 대당 1500만원에 달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학교에 보급할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중국과의 협의만을 강조하는 공허한 주장을 하는 동안 2년이란 시간도 그대로 흘러갔다. 학급마다 공기정화기를 지급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한 교사가 2년 뒤쯤이나 도착할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점을 정부는 기억해 주기 바란다. parti98@seoul.co.kr
  • “피해 증명하라는데… 다시 살균제 쓰고 아픈 애 낳으라는 건가요”

    “피해 증명하라는데… 다시 살균제 쓰고 아픈 애 낳으라는 건가요”

    “내 탓” 죄책감에 분노 넘어 파괴적 성향 우울·불면·자살 위험 등 정신 건강 적신호 조사한 100가구 경제 피해 126억~540억 실제 정부 구제는 28명·3억8400만원 그쳐 특조위 “정부 인정범위·피해 질환 간극 커”“피해자에게 자꾸 피해를 증명하라고 하면 저는 가습기를 다시 쓸 수밖에 없어요. 다시 흡입하고, 또 임신해서 아픈 애를 낳고 부검할 수밖에 없어요. 도대체 뭘 어떻게 증명하라는 건지….” 건국 이후 화학물질로 인한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낳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심각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살균제 노출로 인한 건강 피해가 폐 질환을 넘어 여러 신체 장기로 확대되고, 정신 건강에도 적신호가 감지됐다. 특히 성인 피해자는 단순 분노를 넘어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가족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자기 파괴적인 성향을 보였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참사 특조위)가 14일 발표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정 실태조사 결과는 피해 실태뿐 아니라 심리·사회적 피해, 경제적 부담, 미비한 정부 지원 등이 종합적으로 담겼다. 정부가 지원하지 않는 질환으로 성인은 비염·비질환(63.5%), 폐기종 등 폐질환(53.6%), 결막염 등 안과 질환(48.8%), 위염·궤양(42.4%), 피부 질환(39.2%), 고혈압·고지혈증 등 심혈관계 질환(29.6%) 등을 자가 보고했다. 아동·청소년은 비염·비질환(80.8%), 폐질환(76.7%), 결막염·안질환(49.3%), 피부질환(43.8%), 자폐증·주의력 결핍 행동장애·발달장애(9.6%)를 호소했다. 특조위 관계자는 “살균제 피해가 의학·신체 질환에 국한되지 않았고, 특히 정부의 피해 인정 범위와 피해자의 건강 피해 경험에서도 차이가 컸다”면서 “피해자의 자가보고 질환에 대해 진단 시점, 의무기록 확보, 전문의료진 확진 등의 추가 조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정신 건강에서도 전반적으로 위험 수준에 도달해 우울증·불안장애·불면증·자살 위험 등이 우려됐다. 사회적 고립 위험성도 확인됐다. ‘10명 이상 이웃과 인사하고 지낸다’는 응답률이 일반 국민보다 1.4배 낮았고, 필요할 때 부탁할 수 있는 이웃의 수가 ‘10명 이상’이라는 응답자는 7.1%로, 일반 국민(12.0%)의 절반 수준이었다. ‘사회적 연결망 밀도’는 0.3으로 일반 국민(0.5)보다 낮았다. 이는 소수 가까운 사람들에게 의지하는 정도가 일반 국민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 조사한 100가구를 기준으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경제적 피해 비용은 적게는 125억 8000만원, 많게는 539억 8400만원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10가구의 사망 피해 비용은 적용 방법에 따라 29억 6700만~443억 7000만원으로 계산됐고, 100가구의 질병 피해 비용은 의료비용법에 따라 96억 1400만원으로 추정됐다. 이마저도 후생 손실 비용과 조기 사망, 고통 비용 등은 빠져 있다. 하지만 피해 100가구 중 실제로 정부의 구제 급여를 받은 피해자는 28명이며, 평균 급여액은 1400만원(총 3억 8400만원)에 그쳤다. 정부가 2017년 한국환경독성보건학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994~2011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사람은 최대 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중 건강 이상을 경험해 병원 치료를 받은 피해자는 50만명에 이른다. 사망자만 1379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피해자 입증 원칙’ 탓에 신고자 6272명 중 798명만이 피해를 공식 인정받았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서울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모든 나라에서 공연’ 꿈 조스 스톤 평양 바에서 ‘아리랑’ 열창

    ‘모든 나라에서 공연’ 꿈 조스 스톤 평양 바에서 ‘아리랑’ 열창

    지난해 3월 첫 내한공연을 벌였던 영국 가수 조스 스톤(31)이 세계 모든 나라에서 공연을 해보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여행을 계속하고 있는데 13일(현지시간) 평양의 한 바에서 공연하는 사진 몇 장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눈길을 끈다. 데본주 출신인 그는 지난 1월 쿠바 아바나를 찾은 데 이어 이달 초 내전의 상흔으로 힘겨워하는 시리아에서도 노래를 불렀다. 그는 시리아에서 혼자 힘으로 국경을 넘어 이라크로 계속 여행했다. 그는 5년 전 ‘토털 월드 투어’를 시작해 지금까지 175개국 이상을 돌아봤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콜린 크룩스 평양 주재 북한 대사도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평양에서 오늘밤 조스 스톤을 만난 것도, 그녀의 공연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대단한 일이었다”고 적었다.스톤은 전날 베이징 공항을 출발하기 전 동영상을 올려 이번 방문을 앞두고 우리 노래 ‘아리랑’을 배웠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날 평양의 바에서 관광객과 북한 주민들 40명이 귀를 기울이는 가운데 불렀다. 공연만 한 것은 아니고 사진에서 보듯 지하철도 타보고 백화점에도 들르고 여러 곳을 비교적 자유롭게 다녔다고 털어놓았다. 영국 BBC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아리랑이 남북한이 동시에 신청해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으로 선정될 정도로 남북한을 하나로 묶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그녀는 고려여행사를 운영하는 사이먼 코커렐이 자신의 북한 입국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코커렐은 스톤이 노래를 부른 바가 양각도 멀티플렉스 극장에 딸린 업소라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는 “미국 국적자를 체포해 장시간 구금할 위험성이 높다”며 북한 여행을 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는데 영국인들은 거리낌 없이 드나들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시리아에서 이라크로 진입하는 과정에 “물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국경을 넘는 일은 조금 무서운 ”일이라면서도 “사람들이 우리에게 조언을 건네고 돌봐줄 것이란 믿음을 가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초미세먼지 흡연보다 더 나빠

    초미세먼지 흡연보다 더 나빠

    초미세먼지 위험성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세계보건기구(WHO) 추산보다 해마다 160만명 가량 더 많은 880만명(2015년 기준) 규모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흡연보다 대기오염이 더 위험한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및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마인츠 의대와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팀은 전날 ‘유럽심장저널’에 공개한 논문에서 2015년 기준 880만명이 대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죽지 않아도 될 880만명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의미다. 그동안 WHO는 대기오염으로 연간 사망자가 720만명(2015년 기준)에 달한다고 발표해 왔다. 대기오염에 따른 전 세계 조기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120명이다. 유럽은 평균 133명, 동유럽의 경우 최대 200명까지 치솟았다.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매연 등에 따른 대기오염은 전반적으로 수명을 평균 2.2년 단축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 제1 저자인 마인츠 의대 토마스 문첼 교수는 “흡연보다 대기오염에 따른 사망자가 더 많다는 뜻”이라며 “흡연은 피할 수 있지만 오염된 공기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유럽 대기오염에 따른 조기 사망자는 2015년 1년 동안 79만명이었다. 중국의 경우 대기오염에 따른 조기 사망자는 연간 280만명으로 기존의 추산치보다 2.5배가량 더 많다고 연구팀 조스 릴리벨트 박사가 AFP통신에 밝혔다. 릴리벨트 박사는 “유럽 대부분의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원은 화석연료에서 나온다”면서 “대체에너지로 속히 옮겨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정하고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면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파리협약을 준수할 뿐 아니라, 유럽에서 대기오염에 따른 사망자 수를 최대 55%까지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특히 입자 크기가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와 오존에 초점이 맞춰졌다. 초미세먼지 위험성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지적이다. 초미세먼지는 호흡기를 통해 혈액까지도 침투할 수 있어 특히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조기 사망 대부분의 경우 초미세먼지(PM2.5)가 원인이라면서 “PM2.5의 건강에 대한 위험도가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초미세먼지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문이다. 이들은 유럽의 초미세먼지 최대한도 기준(현 25㎍/㎥)이 WHO 기준보다 2.5배 높다면서 “미국, 호주, 캐나다는 WHO 지침을 규제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EU 역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유럽 이외 지역에 대한 연구결과는 따로 발표할 계획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英의회 제2 승인투표 직전… 메이·EU, 브렉시트 ‘안전장치’ 수정

    메이 총리·융커 집행위원장 극적 합의 강경파 “안전장치 위험 여전” 회의론 속 EU “세 번째 재협상은 없다” 선 그어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 제2 승인투표를 하루 앞둔 11일(현지시간) 기존 합의안을 보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개시까지 불과 18일을 남겨놓고 전 세계가 우려했던 ‘노딜 브렉시트’(합의 없는 브렉시트)의 현실화를 막기 위해 영국이 EU의 양보를 받아낸 모양새지만 EU 관세 내 영구 잔류 위험성이 사라진 건 아니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투표 결과가 주목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지난 1월 중순 의회 승인투표에서 역대 최대 표차(203표)로 부결됐던 원인인 ‘안전장치’ 조항을 두고 의견을 조율했다. 안전장치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래드 간 ‘하드보더’(국경 통과 시 엄격한 통행·통관 절차)를 피하고자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 동맹에 머물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영국이 영원히 안전장치에 갇힐 수 있고 영국 본토와 달리 북아일랜드만 EU의 상품 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어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와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 등이 반발해 왔다. 메이 총리와 융커 위원장은 두 시간의 논의 끝에 영국이 안전장치에 갇히지 않도록 양측 간 미래관계 협상이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없으면 영국이 일방적으로 여기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영국에 부여하는 데 합의했다. 메이 총리는 협상 후 “영국은 일방적으로 안전장치를 철회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법적구속력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발표 직후 브렉시트 강경파는 물론 제1야당인 노동당에서도 회의론이 제기됐다.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메이 총리가 투표를 독려하며 약속한 것이 전혀 담겨 있지 않은 실패한 협상”이라며 다른 의원들에게 반대표를 행사하라고 촉구했다. 제프리 콕스 법무상은 12일 보완안을 법률 검토한 결과 영국이 EU 관세 동맹에 영구히 머물도록 하는 위험성이 사라진 건 아니라고 평하며 회의론에 불을 지폈다. 보수당 내 80여명의 강경파 의원은 12일 오후 7시(한국시간 13일 오전 4시)로 예정된 승인투표를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승인투표를 통과하려면 하원의원 650명 중 표결권이 있는 639명의 과반인 320명 이상의 찬성표를 확보해야 한다. 보수당(314석)과 민주연합당(10석)이 모두 찬성표를 던져야 통과할 수 있다. 승인투표가 부결되면 다음날인 13일 노딜 브렉시트 여부를 표결에 부친다. 이마저 거부되면 14일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이 투표로 결정된다. 융커 위원장이 이날 “세 번째 기회는 없다”면서 “이번 합의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브렉시트 자체가 없던 일이 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만큼 EU와의 재협상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가디언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갑작스런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전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뉴스 분석] LPG차 구매 ‘족쇄’ 풀리지만 넘어야 할 산 많다

    본회의 통과 땐 일반인도 살 수 있어 LPG차 늘어나면 유류세 감소 불가피 파워·연비 떨어져 소비자 선택 주목 정유업계 “친환경차 아니다” 반발도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을 일반인도 살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것이 LPG차에 대한 규제를 푸는 데 힘을 실었다. 하지만 친환경차 시장이 다변화하는 가운데 LPG차가 국민에게 얼마나 많은 선택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2일 일반인도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안이 13일 본회의를 통과하면 택시·렌터카·관용차와 장애인·국가유공자용으로만 허용됐던 LPG차를 일반인도 살 수 있게 된다. 휘발유(가솔린)와 경유(디젤)를 연료로 하는 차량보다 배출가스가 적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정치권의 판단에서다. 환경부도 LPG차의 배출가스 등급을 1.86으로 매기는 등 휘발유차(2.51)와 경유차(2.77)보다 친환경성이 높은 차로 보고 있다. 또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도 LPG차의 일반화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자동차 업계는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달 출시하는 신형 쏘나타에, 기아자동차는 이날 공개한 2020년형 K5에 LPG를 연료로 하는 ‘LPI’ 모델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앞으로 LPG차가 넘어야 할 산도 수두룩하다. 먼저 세수 부족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LPG차 확대로 휘발유·디젤차의 점유율이 줄어들면 약 3000억원의 유류세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런 배경에서 정부는 부족한 세수를 충당하기 위해 LPG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보통 ℓ당 휘발유 가격이 1300원이라면 이 가운데 세금은 약 60% 수준인 800원 정도 된다. LPG 가격이 오르면 ‘저렴한 유지비’라는 LPG차의 최대 장점은 무색해진다. 또 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선택지가 많아지면서 LPG차가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휘발유·디젤차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힘이 약하고 연비가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강한 충돌 사고 시 폭발의 위험성이 크다는 단점도 있다. 유럽의 일부 선진국에서는 폭발의 위험성을 우려해 LPG차의 지하 주차장 이용을 규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의 반발도 무시 못할 부분이다. 정유업계는 LPG차가 진정한 친환경차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 관계자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휘발유·경유차보다 LPG차가 더 많고, 대기 중 질소산화물, 황산화물과 반응해 초미세먼지로 전환되는 pH12 안팎의 강알칼리성 암모니아가 LPG차에서 다량 배출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고이즈미 전 총리, 반핵 운동가로

    고이즈미 전 총리, 반핵 운동가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반핵 운동가로 변신해 자신의 정치적 후계자인 아베 신조 총리와 아베 정부의 원전 재개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지난 11일 후쿠시마 원전 사태 8주기를 맞아 이뤄진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원자력은 경제적이지도, 필요하지도 않다”면서 원전을 재가동한 도쿄전력과 경제산업성 관계자들에 대해 “그들은 미쳤다”며 비판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그들은 학교에서 모두 뛰어난 성적을 거뒀고 똑똑한 사람들”이라면서 “하지만 원전이 얼마나 많은 돈이 들고 위험하다는 것인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아베 총리의 정치적 스승으로 그를 이끌어 오늘날의 위치에 오게 한 주역이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일본 정치인들이 원전 산업을 찬성하는 것은 기득권층의 지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전 산업에 많은 돈이 투자되어 (기득권층이) 투자금을 잃는 것을 싫어한다는 설명이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원전을 건설하는 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고 많은 다른 산업과 연관되기에 (이와 관련된 이들은) 여당(자민당) 지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또 전통적으로 노조들은 원자력 산업의 일자리에 눈독을 들이면서 과거에 대부분 원자력을 지지했던 야당(민주당 등)들을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즉 노사와 여야 둘 다 이유는 다르지만, 모두 원전 산업을 지지했다는 것이다. 그러다 2011년 사고 이후 야당인 민주당 등은 반핵으로 선회했다. 반면, 고이즈미 전 총리는 “집권 자민당은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아베 총리에게 재생에너지를 훨씬 더 강력하게 수용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이 그 방향으로 갔다면 세계는 우리를 좀 더 존중하면서 다르게 바라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일본 내에서는 원전 반대 목소리를 내는 전문가들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원전의 위험성과 지진 가능성 등을 보고한 정부나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무시되고, 나중에 재계약이 거부되는 등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이런 이유 때문에 일본 국민에게 직접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총리 시절 원전산업 로비에 속았던 자신의 의무라면서 “공자의 말대로 실수를 한 뒤에 스스로를 바로잡지 않는 것이 진짜 실수”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2001~2006년 재임기간 원전정책을 강하게 밀어부쳤지만 8년 전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원전 제로(0)’ 지지자가 됐다. 사고 후 54기 원자로를 모두 폐쇄했던 일본은 2012년 아베 총리가 재집권 한 뒤 다시 원전을 재개하는 등 원전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2003년에는 아베를 자민당 간사장에, 2005년에는 관방장관에 발탁했다. 하지만 원전을 두고 두 사람은 이제 정반대 길을 가고 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강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은 냉각 시설 등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폭발했다. 동일본대지진 및 쓰나미, 그리고 원전 폭발 사고 등으로 1만 5897명이 사망했고, 2533명이 실종 상태이다. 지금도 집과 고향을 잃고 가건물에서 피난민 생활을 하는 사람들만도 5만 1778명에 이른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핵폐기물이 이렇게 위험합니다”

    “핵폐기물이 이렇게 위험합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8주기를 맞아 11일 오전 대구 중구 동성로 민주광장에서 대구 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핵없는세상을위한대구시민행동’ 회원들이 핵발전소 폐쇄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그 위험성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대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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