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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이전 위헌 파장] 박대표“공공기관 분산배치” 충청권 달래기

    ‘충청권 민심을 어떻게 달래나.’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 이후 한나라당이 빠진 고민의 하나다. 충청권이 ‘정신적 공황’에 놓인 원인은 정부 여당이 제공했다는 입장이지만 수도 이전을 반대해 온 한나라당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대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정중하게 사과하는 것.21일 위헌 결정 이후 박근혜 대표의 발언과 공식 논평에서 거듭 ‘사과’표현을 담았다.‘멀어져 간’ 충청권 민심에 다가서려는 발걸음은 22일에도 이어졌다. 박근혜 대표는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무엇보다도 충청도민 여러분이 받으셨을 충격과 상실감에 대해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한나라당이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제도적 보완이다. 상실에 빠진 민심을 달랠 묘책을 찾기 위해 21일 ‘충청 발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세부 대안 마련에 나섰다. 수도 이전문제가 불거진 뒤 충청권은 한나라당에 늘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달 당 수도이전문제대책위에서 마련한 방안에서도 ‘충청권 행정특별시’를 따로 규정할 정도로 충청권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한나라당의 ‘충청권 껴안기’는 지방분권과 지역균형 발전의 큰 틀 속에서 이뤄진다.21일 수도이전문제대책위에서는 ▲지방분권 TF팀 ▲해양 지향형 국토개발 TF팀 ▲충청권 발전 TF팀 ▲수도권 관리성장 TF팀 등 4개의 TF팀을 만들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TF팀을 중심으로 지방 분권과 지방 균형발전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뒤 “특히 충격에 빠진 충청권 민심을 달래기 위해 ▲충청권 거점도시에 공공기관 분산 배치 ▲첨단 기업도시 건설 ▲생명산업 과학단지 ▲충청 서해안권 생산물류 및 관광 거점 등의 방안을 중심으로 구체적 시행 과제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이전문제대책위 간사인 최경환 의원도 “TF팀에서 마련한 안을 중심으로 공청회 등을 거쳐 연말까지는 당론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워낙 높았던 충청권의 기대치를 온전히 달래기에는 미흡할까봐 걱정이다. 한나라당의 속앓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강금실 前법무 ‘위헌’ 경고 했었다

    [수도이전 위헌 파장] 강금실 前법무 ‘위헌’ 경고 했었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을 석달전 예견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여권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강 전 장관은 지난 7월 퇴임 직전 각료 중 유일하게 헌재의 위헌 결정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했다는 것이다.‘정보력’에 의한 것인지,‘법적 판단 능력’에 따른 것인지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강 전 장관이 ‘간단히 볼 문제가 아니다. 위헌 결정이 날 것 같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른 장관들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괜찮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 자리는 7월 15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과 관련,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당정회의였다는 것이다. 강 전 장관은 “보수적인 헌재 구성원들의 성향상 쉽게 합헌 결정이 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또 다른 참석자도 전했다. 강 전 장관은 특히 법제처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맡았던 법무법인을 헌법소원 정부대리인으로 정하겠다고 보고하자 “이번 사안은 탄핵과 성격이 다르다. 좀더 면밀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헌법소원이 제기된 지 사흘 만에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행정수도 이전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그래서 건설교통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범정부 대책반과 당·정·청이 참여하는 특별협의체도 구성키로 결정했다. 당시 이해찬 총리와 신기남 의장, 천정배 원내대표,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관련부처 장관과 청와대 정책 브레인들이 참석했다. 열린우리당의 원내 관계자는 “뒤돌아보면 강 전 장관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만시지탄의 감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헌재결정 월권” “겸허히 수용해야”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놓고 정치권이 크게 요동치는 가운데 행정수도 이전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에 대한 확인감사가 실시된 22일 국회 건설교통위 국감장도 하루 종일 떠들썩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신행정수도 건설이 사실상 무산된 데 대한 불만과 함께 헌재 결정의 ‘법리적 부당성’을 성토하는 데 주력한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겸허한 수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 이강래 의원은 “대단히 안타깝고 유감스럽게도 헌재는 위헌이라는 결론을 미리 도출해 놓고 ‘관습헌법’이라는 개념을 차용해 꿰맞추기를 한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이어 “결정이 헌재의 순수한 법리적 결정인지, 정치적 결정인지 많은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헌법학자나 법조계 내부에서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한 월권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장선 의원은 “이번 판결은 다분히 정치적 판결이라고 생각하지만 헌재 판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방법도 없고, 법률적으로도 수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는 국론 분열을 일으키지 않고도 국토균형 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를 견인할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같은 당 윤호중 의원도 “절차상의 문제에 대한 위헌 결정이지 신행정수도 건설을 통한 정책 목표까지 위헌 판결이 난 것은 아니다.”며 “국토 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는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주승용 의원은 “헌재 결정을 존중해야 하지만 정부의 주요 시책에 차질이 우려된다.”면서 “건교부는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반면 한나라당 정갑윤 의원은 “지난해 말 신중하지 못하게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통과시켜 국론 분열과 예산 낭비 등 국가적으로 큰 누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국민에게 사과드린다.”고 말문을 텄다. 이어 “정부 여당이 헌재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행정수도 이전 업무를 자제했다면 예산 낭비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병호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도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신속하게 충청권 민심을 달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윤성 의원도 “건교부는 신행정수도 이전 관련 조직을 당장 해산하고 내년 예산안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박근혜대표 “소규모 행정수도는 논의 가능”

    [수도이전 위헌 파장] 박근혜대표 “소규모 행정수도는 논의 가능”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2일 참석한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는 수도 이전 문제와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을 내린 다음날이어서 ‘천도 반대’를 주장해 온 한나라당이 향후 대여(對與) 협상에서 어떤 카드를 뽑을지 점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박 대표는 이날 헌재의 위헌 결정과 관련해 “얼마나 진지하게 논의해 볼 수 있느냐가 관건이긴 하지만, 대통령이 영수회담 제의를 해오면 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 정체성 논란이 한참 달아올랐을 때만 해도 기자들이 영수회담 가능성을 물으면 “언제든지 만나서 얘기할 수 있지만, 조건을 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켜갔던 것과 비교해 한결 여유로워진 뉘앙스다. 당장 박 대표가 여야 대결구도를 유리하게 이끌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권이 과천청사형 충청권 중앙부처 이전이나 ‘소규모 행정수도’ 건설을 대안으로 내놓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나라당의 대안이 그런 차원인 만큼 의논할 수 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혔다. 그런가 하면 열린우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4대 입법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그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모든 것을 다 걸고 막겠다.”면서 “우리 체제를 지키는 데 최소한인 국보법을 허물려는 정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한 어조를 내보였다. 특히 “모든 수단에 헌법소원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네. 모든 수단을 다…”라고 못박기도 했다. 토론 종반 정수장학회와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행적 등 박 대표의 생채기를 건드리는 질문도 쏟아졌다. 이에 박 대표는 “다 조사하면 된다.”면서도 “장학회 형성과정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하며, 아버지의 문제와 관련해서도 (일제 시대에)어떤 지위에 있었다고 다 친일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옹호론을 폈다.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에 대해선 “사퇴할 수 있다.”고 정면 돌파했다. 그는 당내에서 리더십이 약하다는 평가에 대해 “강하게 하려면 얼마든지 강하게 할 수 있지만, 국민과 제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공정거래법에서 출자총액제한을 폐지하자고 주장했다는 이유로 한나라당을 친재벌당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치면 노무현 대통령은 재벌왕이에요. 경기만 나빠졌다 하면 기업인들 다 불러서 투자하라고 하잖아요.”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이끌기도 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정책국감 의욕만 앞섰다

    17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22일을 끝으로 3주간의 일정을 사실상 모두 마감했다. 이번 국감의 성적은 ‘기대 이하’라는 게 국회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역대 최다인 초선 의원들이 엄청난 의욕으로 임했지만 정쟁과 경험 부족에 피감기관의 자료 제출 거부 등 무성의가 겹쳐 이렇다 할 ‘월척’을 낚는 데는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피감기관 관계자들로부터 “이런 수준의 국감이라면 10번이라도 받겠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왔다. 심지어는 여당 보좌관들조차 “행정부의 정책적 실책을 완벽하게 꼬집어 낸 것이 별로 없다.”고 털어놨다. 재선인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국방부 국감에서 ‘16일 만에 서울 함락’ 시나리오를 폭로한 정도가 눈에 띄지만, 이것마저 국가기밀 누설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파행의 선봉장 노릇을 하고 말았다. 이후 국감은 정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면서 정책국감의 취지는 퇴색하고 말았다. 이후 종반에는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4대 입법안을 발표하면서 더욱 국감의 김을 뺐다. 여기에 21일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 건설 위헌 결정을 내림으로써 종반 국감은 거의 실종되고 말았다. 초선 의원들이 기대를 저버리고 파행에 앞장서는 구태를 답습해 실망을 주기도 했다. 행정자치위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는 초선 의원들이 뚜렷한 이유도 없이 “속기록을 삭제하라.”고 고함치는가 하면, 답변 시간도 주지 않고 피감기관을 몰아세우는 데만 급급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교육위, 통일외교통상위 등의 국감장에서도 여야 초선 의원들이 선배 의원들의 정쟁 기도를 저지하기는커녕 동조하거나 파행의 주역으로 활동해 실망을 안겨줬다. 특히 국방위의 국방조달본부에 대한 국감은 무려 12시간이나 파행되는 구태의 극치를 보여 줬는데, 이때 초선 의원들은 아무런 역할을 못했다. 자기 편 피감기관을 감싸는 구태는 이번 국감에서도 여지없이 되풀이돼 국감의 취지를 퇴색시켰다. 행정부처에 대한 국감에서는 여당 의원들이 본연의 임무를 잊고 야당 의원의 공세를 막아내는 데만 몰두했고, 한나라당이 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국감에서는 반대로 야당 의원들이 피감기관의 ‘방어막’을 자임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이 책자 형태의 정책자료집을 내고, 국감장에서 직접 실험을 선보이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한 태도와 관련,‘정책 국감’의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도 있다. 이종수 문소영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운영위-‘수도이전 위헌’ 책임 공방전

    [국감 하이라이트] 운영위-‘수도이전 위헌’ 책임 공방전

    국회 운영위는 국정감사 마지막날인 22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 2라운드’ 공방을 한치의 양보없이 전개했다. 또 국감을 마친 뒤에는 곧바로 상임위를 소집해 최광 국회예산정책처장 면직동의안을 상정하는 등 극심한 파행을 겪었다.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권이 헌재의 결정에 불만을 나타내는 것을 비판하며 노무현 대통령이 즉각 수용할 것을 거듭 주장했다.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헌재의 위헌 결정은 현 정부의 오기, 오만, 오류에 대한 평가인 만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발 더 나아가 ‘대통령 재탄핵’을 에둘러 암시하는 발언까지 나왔다. ●한나라 “盧대통령 헌재결정 수용하라” 최구식 의원은 노 대통령이 지난 5월 헌재의 탄핵 기각 결정 뒤 ‘냉정하고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시킨 데 대해 국민 모두가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대국민성명 발표 사실을 들며 “헌재의 결정에 불복한다면 다시 탄핵 정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인가.”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또한 김우식 비서실장에게 “비서실에서 대통령에게 퇴임 건의를 할 생각은 없나.”라고 묻기도 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측에 ‘원죄론’과 ‘이중적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박영선 의원은 “16대 국회에서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찬성표를 던진 167명 중 박근혜 대표와 정형근·남경필·심재철·이병석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이 82명이었다.”면서 “한나라당 논평대로라면 자신들이 법치를 위반한 사실에 그처럼 환호한 것인데, 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본인들이 주도해 통과한 법이 위헌 결정이 내려진 것은 입법권에 대한 심대한 타격인데도 환호했다.”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뇌 구조가 궁금하다.”고 거칠게 몰아세웠다. ●우리당, 국회예산처장 면직동의안 상정 여야간 신경전은 의사진행 발언이 몇차례 오간 뒤 천정배 위원장이 “질의와 발언의 금도를 지켜달라. 다른 교섭단체 의원들에 대해 감정적 훼손이 없기를 바란다.”고 주문하면서 겨우 진정기미를 보였다. 한편 이날 국감을 마친 뒤 여당은 ‘정부의 정책은 좌파적’이라고 말하며 물의를 일으켰던 최 예산정책처장의 면직동의안을 상정해 면직을 강행했으나 한나라당의 반대로 처리를 유보했다. 최 처장은 이날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으로부터 ‘의도적으로 행정수도이전비용을 부풀렸다.’는 의혹도 받았다. 열린우리당은 최 처장이 편향적인 정치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면직동의안 처리 강행을 주장했고 한나라당은 일단 진상조사를 한 뒤에 면직동의안건을 다루자고 맞섰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與 “관습헌법 논거 승복 못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대한 여권의 태도가 간단치 않다. 헌재의 위헌 결정 행위와 절차는 승복하겠지만 ‘관습헌법’을 원용한, 결정 논거에 대해서는 승복하기 어렵다는 자세다. 정치권은 22일 헌재 결정의 수용 여부를 놓고 치열한 논란을 벌였다. ●千원내대표 “법리 납득할 수 없어” 열린우리당은 오전 상임중앙위를 열어 헌재의 위헌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헌재 결정을 따르든 말든 (위헌 결정의) 효력은 이미 발생했지만, 위헌 결정의 법리는 아무리 봐도 납득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천 원내대표는 “서울이 대한민국 수도라는 사실이 경국대전에 나온 관습일지는 모르나 그것이 왜 헌법질서를 갖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헌재가 헌법에도 없는 관습헌법으로 국회가 만든 법을 해석하고 무효화시킬 권한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천 대표는 나아가 “서울을 관습법상 수도로 본다 해도 우리는 신행정수도를 건설하려 했을 뿐 수도를 이전하려 했던 게 아니다.”고 헌재 결정을 반박했다. 회의가 끝난 뒤 김현미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성문헌법에 따라 국회가 제정한 법률이 관습헌법에 따라 무력화됐다.”며 “의회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라고 규정했다. ●청와대 “결정 절차는 승복” 청와대 역시 열린우리당과 보폭을 맞췄다. 이날 열린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김우식 비서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들은 “헌재의 결정 절차는 승복한다.”면서도 위헌 결정의 논거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즉답을 피했다. 자연스레 한나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한나라당의 안명옥·남경필·최구식 의원 등은 “헌재 결정을 승복하지 않겠다는 말이냐.”고 파고 들었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절차에는 승복한다.”면서도 “(위헌결정의 논거에 대해서는) 어제 밝혔다.”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은 “헌재 결정은 국가균형발전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입법부 권능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느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헌재 결정 절차는 승복하느냐.’는 남경필 의원의 질문에 “승복한다.”고 말했으나 ‘그럼 그 내용에 대해서도 승복하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는 “어제 밝혔다.”는 답변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았다. ●충청권 의원9명 “헌법재판관 탄핵” 열린우리당의 김종률 노영민 오제세 의원 등 충청권 의원 9명은 “헌법재판관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헌재의 위헌 결정 논거에 불복하는 듯한 여권의 이런 자세는 수도 이전 중단에 따른 여권의 입지 축소와 직결돼 있는 듯 하다. 헌재 결정의 의미를 최소화해 후속대책의 공간을 최대한 넓히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후속대책을 둘러싼 제2의 법리논쟁, 그리고 이에 따른 여론의 향배까지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서울=수도 관습헌법 요건 되나’ 논쟁확산

    [수도이전 위헌 파장] ‘서울=수도 관습헌법 요건 되나’ 논쟁확산

    헌법재판소가 ‘관습헌법’개념을 근거로 행정수도 이전을 위헌이라 결정하자 법조계는 22일 법리논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 결정문을 꼼꼼히 살펴보며 ‘새로운 법해석’‘관습법에 대한 오해’란 엇갈린 의견을 쏟아냈다. 관습헌법이란 헌법학계에서조차 본격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는 개념인 까닭이다. 주요 쟁점별로 정리한다. ●관습헌법이 존재하는가 헌재 다수의견은 성문헌법에 모든 헌법사항을 빠짐없이 규율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관습헌법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사재판에서 법원이 관습법의 존재를 인정, 심리하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다. 헌재의 실무제요 93쪽 ‘위헌 법률심판의 심사기준’도 “명시된 법률뿐만 아니라 ‘헌법관습법’도 심판절차의 기준”이라고 규정, 관습헌법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 대다수의 헌법학자들도 어느 나라든 성문헌법을 보완하는 관습헌법이 존재한다고 입을 모은다. 명지대 김철수 석좌교수는 “국기나 애국가 등 헌법조항에는 없지만 헌법만큼 기본원칙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관습헌법”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관습헌법은 공론화되지 않았지만 교과서적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대한변호사협회 김갑배 법제이사는 “민법은 법률에 없으면 관습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헌법은 관습헌법에 대한 근거를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성균관대 김형성 교수도 “우리 헌법은 대통령, 국회의원 선출 등 세세한 부분까지 포함하고 있어 관습헌법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한 부장판사는 “헌재 결정으로 관습법 체계인 영·미법계 정신과 성문법 체계인 대륙법계 정신이 막 뒤섞여 우리 헌법체계가 혼란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수도’ 관습헌법인가 서울은 사전적 의미로 바로 ‘수도’의 의미를 지녔고,1392년 조선왕조가 창건된 이후 600여년 동안 정치·경제·문화 중심지였기에 관습헌법에 해당한다고 헌재 다수의견은 설명했다.‘서울=수도’라는 개념은 오랜 전통에 의한 계속적 관행이고, 이 관행이 중간에 깨진 적이 없으며,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해 국민적 합의를 얻고 있어 관습헌법의 요건을 모두 갖췄다는 것이다. 북한 등 70여개 국가가 헌법에 수도 위치를 규정한다는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법조계는 “국민이 ‘수도=서울’이란 개념을 강제력 있는 법규범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미지수”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잇따라 내놓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헌재의 해석은 그동안 헌법학계와 판례에서 전혀 거론된 적이 없는 신생논리”라면서 “헌재의 자의적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경희대 정태호 교수는 “서울특별시 행정특례에 관한 법률에 서울특별시는 ‘수도로서 특수한 지위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법률로 규정된 사항을 관습헌법이라 또다시 명시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소수의견을 낸 전효숙 재판관도 “흔히 관습헌법으로 여겨지는 태극기와 한글의 경우도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과 한글전용에 관한 법률에서 규율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규정형식이 잘못됐다고 말할 순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대 최대권 명예교수는 “태극기, 한글 등은 관습헌법으로 받아들여진 사항을 하위법률로 명시한 것뿐”이라면서 “국어를 한국어에서 영어로 바꾸는 등 근본적 변화를 추구할 때 국민의 합의가 없다면 당연히 위헌”이라고 재반박했다. ●관습헌법은 성문헌법의 개정절차를 따라야 하나 헌재 다수의견은 “관습헌법을 폐지하려면 성문헌법의 개정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결정했다. 관습헌법이 성문헌법과 동일한 효력·지위를 지녔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과 유권자 과반수 투표에 과반수 찬성으로서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 한 관계자는 “민법에서 규정한 관습법을 고치려면 법률 개정 요건을 갖춰야 하듯 관습헌법도 성문헌법 개정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헌법학자들은 “관습헌법은 성문헌법에 대한 보완적 효력만을 지녔기에 국민적 합의나 법률개정 등으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효숙 재판관도 “법률에 규정되지 않는 한 아무리 처벌할 필요성이 있어도 처벌할 수 없는 것처럼, 성문헌법에 규정되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법적효력은 달라진다.”고 밝혔다. 성문헌법과 관습헌법이 동등한 효력·지위를 가질 순 없다는 것이다. 고려대 장영수 교수는 “헌법 130조 국민투표권 규정은 성문헌법의 개정을 전제로 한 것이지 관습헌법의 개정을 언급한 것이 아니다.”면서 “헌재의 법리 전개는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국회의 동의없이 국민투표 등으로도 얼마든지 관습헌법 개정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변협 김갑배 법제이사는 “관습헌법이 성문헌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면 헌재가 언제든지 국회의 입법권을 제약할 위험이 있다.”면서 “이는 대의민주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강충식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씨줄날줄] 헌재 萬能?/이목희 논설위원

    현재의 헌법은 1987년에 고친 것이다. 개정 당시 최대 쟁점은 대통령직선제였다. 대통령을 뽑는 방법과 임기를 놓고 여야간 줄다리기가 굉장했다. 그에 비하면 수월하게 합의된 부분은 헌법재판소 설치였다. 개헌작업에 참여했던 한 정치인은 이렇게 회고했다.“헌법재판소 제도는 제2공화국 시절에도 있었기 때문에 재도입을 쉽게 생각했다.” 독일 등에서 큰 마찰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마음을 놓게 만들었다는 것이다.“그런데 정작 만들어놓고 보니까 그게 아니더라.”라고 후회하는 눈치를 보였다. 대통령과 국회를 얼마든지 견제할 수 있는 엄청난 기구가 생겼다는 얘기였다. 헌재의 위헌 판결이 몇차례 이어지자 정치권은 ‘헌재의 힘’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지난해까지 판결은 국민생활과 관련된 기본권 문제에 집중되어 왔다. 올 들어 헌재는 대통령탄핵심판 사건을 처리하면서 정권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있는 기관’이란 인식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켰다. 이번에는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위헌이라고 판정, 국가적 사업도 제동을 걸 수 있음을 보여줬다. 헌재는 출범 후 올 상반기까지 1만건 이상의 사건을 접수해 9652건을 처리했다. 요즘 헌재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개인 민원성이거나, 헌재가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들도 많이 접수된다. 국민들에게 헌재가 ‘해결사’처럼 비친 탓이다. 영화배우 김부선씨는 대마초 처벌이 헌법의 행복추구권에 위배된다면서 수원지법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대마초가 마약이냐, 아니냐까지 헌재가 판단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앞서는 만원권 지폐에 용과 연꽃이 새겨진 것이 불교식이어서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헌법소원도 있었다. 헌재가 개인민원을 해결해주지 않는다고 신문사로 찾아와 항의하는 이도 있다. 헌재 재판관은 모두 9명이다.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인씩 뽑는다. 그동안 나눠먹기식 인선이라는 비난을 종종 받아왔다. 헌재 역시 정치적 타협의 산물인 셈이다. 헌법을 다시 고치지 않는 한 헌재의 권능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일상사는 물론, 주요 정치쟁점을 헌재의 결정에 의존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입법을 주 임무로 하는 정치권의 경우 스스로의 역할을 옥죄는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설] 한나라당 사과로 끝낼 일 아니다

    헌재의 ‘수도이전’위헌 결정에 대해 한나라당이 승리자인 양 도취돼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박근혜 대표 등 한나라당 인사들은 그제 헌재결정이 나오자 ‘법치의 승리’ ‘국민의 승리’라며 환호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정부·여당과 함께 수도이전을 둘러싸고 작금의 혼란을 초래한 원인제공자이다.‘표’에 이끌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통과에 협력한 과정이나, 그 이후의 반대당론 결정, 대안도 없는 반대 등 한나라당의 처신은 다수당이나 제1야당으로서 믿음직스러운 구석이라고는 없었다. 자신이 입법한 법률이 폐기되는 순간에 박수치는 모습도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한나라당은 스스로의 모순된 태도는 물론 입법부의 권능을 무너뜨린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대통령 탄핵에 이어 두 번이나 국회 의결이 헌재에 의해 무력화되는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하지 않았는가. 국민의 의사는 아랑곳없이 당리당략에 얽매여 정쟁과 졸속입법활동을 벌인 결과다. 그 피해는 이제 고스란히 국민들이 안게 됐다. 박 대표는 어제 관훈클럽토론회에 나와 ‘신행정수도법’통과에 협력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로만 끝낼 일은 아니다. 한나라당은 반성과 함께 책임있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지역균형발전과 수도권과밀 해소 및 분권은 신행정수도 건설 중단과 관계없이 추진돼야 한다. 후유증 최소화와 대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헌재의 결정을 또 다른 정쟁이나 편가르기에 이용해서도 안 된다. 민의를 외면한 정쟁의 결과가 얼마나 큰 파장을 몰고 오는 것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 [수도이전 위헌 파장] 與 ‘4대입법’ 좌초 위기설

    “이러다가 다른 개혁과제들도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추락하는 건 아닌지….” 22일 국회에서 기자와 마주친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푸념했다.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의 여파로 여권이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4대 입법, 즉 국가보안법 폐지·과거사 진상규명법 제정·사립학교법 개정·언론관계법 개정마저 좌초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 의식의 표현이다. 물론 당 지도부는 표면적으로는 ‘이상 없음’을 공언하고 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중앙위에서 “헌재 결정에도 불구하고 당은 의연한 자세로 개혁을 추진하고 경제를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바닥에서 감지되는 기류는 어수선하다. 헌법기관인 헌재의 압도적 위헌 결정으로 여권의 개혁과제 전반에 ‘무리한 개혁’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감돌고 있는 것이다. 실제 4대 입법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의 높이는 신행정수도 건설 논란에 못지않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등 야당은 물론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에 직면해 있다. 사립학교법 개정안만 해도 사학재단들이 ‘학교 폐쇄’나 위헌심판 제기 등을 공언하는 상황이다. 특히 국보법은 여론마저 우호적이지 않다. 법안 처리를 강행하면 한나라당이 몸으로 막을 것이 뻔한 상황에서 이번 위헌 결정의 여파로 열린우리당이 명분면에서 우위에 설 여지가 좁아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극한 대립이 벌어졌을 때 여당으로서는 ‘야당이 발목 잡는다.’란 비판으로 여론에 호소하는 전략이 효과적인데, 이번 위헌 결정으로 여론전이 호락호락하지 않게 됐다.”고 진단했다. 더욱이 국보법 문제는 당내에서조차 의견 통일이 안 되고 있는 복잡한 숙제다. 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한 중도보수파 의원들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경우 자중지란이 명약관화하다. “4대 개혁법안을 국회 심의과정에서 손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현실론이 당내에서 일기 시작한 것은 이같은 정황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여권이 ‘노무현 대통령 스타일’을 교본으로 한 초강수로 난국 돌파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헌재에 정면 반발, 지지자를 결속시킴으로써 사회 전반을 보·혁대결 구도로 몰고 가는 승부수를 던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런 의견을 펴는 쪽에서는 외부와의 전선이 형성되면 당내 결속은 자연스럽게 강화되면서 되레 당초 안보다 더 강도높은 개혁 입법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점을 논거로 들고 있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충청권 건설경기 보완책 마련

    정부는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 위헌판결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충청권 건설경기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과도한 대출 회수로 건설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거나 건설업체 경영난이 대출부실로 번지지 않도록 충청권 대출동향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기로 했다.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수도권 규제완화도 변함없이 계속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22일 서울 여의도 LG쌍둥이빌딩에서 이헌재 경제부총리 주재로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 경제장관들은 공공기관 지방이전·지방혁신도시·지역특구 등 지역균형발전정책을 그대로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충청지역의 건설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보완책 마련에 착수했다. 장관들은 “행정수도 이전작업 중단과 관계없이 수도권 규제완화는 계속 추진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해 재계를 안심시켰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날부터 충청권 대출동향 및 주택담보가격 대비 대출비율(LTV) 현황에 대한 면밀점검에 들어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관습위배’ 이유 憲訴 제기 늘듯

    만약 올해 안에 남북통일이 된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태극기가 아닌 ‘한반도기’를 정식 국기로 참가할 수 있을까. 헌법재판소가 관습헌법을 인정한 결정을 하면서 등장한 화두다. 헌재 결정이 없었다면 대통령령인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만 바꾸면 된다. 국무회의 의결만 있으면 태극문양과 4괘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관습헌법이 인정된 이상 국기를 태극기에서 한반도기로 바꾸기 위해서는 남북한 전체가 참여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헌재가 태극기가 국기인 점을 관습헌법으로 인정하는 한 그렇다는 것이다. 이처럼 오랜 전통으로 내려와 관습으로 정착한 것에는 ‘한국어’,‘애국가’,‘호주제’,‘동성동본 금혼’ 등 여러가지가 있다. 만약 헌재가 호주제나 동성동본 금혼 등이 관습헌법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면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민법 개정안은 무의미해진다. 법률개정 사항이 아닌 헌법개정 사항이기 때문이다. 관습헌법이 실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또 있다. 일부 학자나 법조인은 당장 헌법소원 또는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지금까지는 특정 법률조항이 평등권이나 자유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특정 법률조항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지는 않지만 과거 전통적인 관습에 위배되는 만큼 위헌이라면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관습헌법에 대한 대상과 범위가 명확해질 때까지 헌법소원 남발이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입법부의 활동도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법을 새롭게 만들 때 과거에는 성문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만 따지면 됐지만 앞으로는 관습헌법에 위배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심층적인 입법활동이 필요한 대목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서울 중랑구등 수도권 5~6곳 투기지역 해제 새달로 연기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 위헌 판결이 다음주로 예정됐던 투기지역 조정 명암을 갈랐다. 충남 연기군 등 신규지정 후보지 2∼3곳은 투기지역 지정이 유보됐고, 서울 중랑구 등 수도권 5∼6곳은 투기지역 해제가 다음달로 연기됐다. 수도권 투기지역 해제는 투기자금의 ‘수도권 U턴’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22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주에 개최키로 했던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위원장 김광림 재경부 차관)를 서면심사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행정수도 예정지인 충남 연기군 등 2∼3곳이 주택 투기지역 지정요건을 갖췄으나 현실적으로 추가지정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간단한 서면심사를 통해 신규지정을 유보키로 했다. 관계자는 “수도이전 위헌판결로 부동산시장이 냉각조짐을 보이고 있어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비(非)충청권 투기지역 지정 후보지는 어부지리를 얻은 셈이다. 거꾸로 서울 중랑구·경기 군포시 등 투기지역 해제 후보지는 같은 이유로 쓴맛을 보게 됐다. 정부는 ‘10·29부동산대책’ 시행 1주년과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 위헌판결 등에 따른 부동산시장 종합점검회의를 다음달에 개최, 이 때 투기지역 추가해제 여부도 함께 논의키로 했다. 관계자는 “투기지역 해제 심사를 미룬 것일 뿐, 추가 해제를 안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비수도권 투기지역 해제 후보지는 덩달아 ‘유탄’을 맞게 됐다.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는 당초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침체를 감안해 수도권에 대해서도 투기지역 해제를 유연하게 검토할 방침이었으나 신중한 태도로 돌아섰다. 수도이전 무산에 실망한 부동산 투기자금이 충청권에서 빠져나와 수도권으로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민간 심의위원은 “개인적으로는 수도권도 가격하락세가 확실하면 투기지역에서 풀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그러나 정부의 신중론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여 최종결론은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행정수도 예정지 인·연접 지역’이라는 예외사유로 투기지역 해제대상에서 탈락했던 지역도 해제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부동산 투기지역은 현재 주택 50곳, 토지 40곳이다. 지난 8월 추가지정 및 해제조치가 이뤄진 이후 두달째 변화가 없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우리당·청와대 “행정수도 계획고쳐 이전”

    우리당·청와대 “행정수도 계획고쳐 이전”

    여권이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에도 불구, 행정수도 이전계획을 일부 수정해 계속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나서 주목된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은 22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어떻게든 행정수도 이전 사업을 살려 나갈 길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도 “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지방분권, 수도권 과밀해소 방침은 지속돼야 한다.”며 “앞으로 법리의 내용과 타당성, 배경 등을 심층 분석하고 국민여론을 함께 아우르면서 최종 방침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도 “헌재는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판단을 한 것이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다른 방법으로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러 대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언급은 헌재가 위헌 결정에 인용한 수도의 정의를 감안, 청와대와 국회를 제외한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을 대거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와도 상통해 주목된다. 김종민 대변인은 정치권 일각에서 개헌절차 없이 국민투표만으로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헌재 결정에 따르면 헌법 개정을 통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부정적인 뜻을 피력했다.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은 국회 건교위 국정감사에서 “헌재의 위헌결정에도 불구,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공공기관 이전 등 신행정수도 건설과 무관한 사업은 계속 보완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날 관훈토론에서 “지난해 말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데 대해 참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한 뒤 ‘과천청사형’ 중앙부처 이전이나 ‘소규모 행정수도’ 건설을 대안으로 내놓을 경우에는 “한나라당의 대안이 그런 차원인 만큼 논의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사설] 관습헌법 논란 실익 있나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의 근거인 ‘관습헌법’이 정치권은 물론 법조, 시민사회의 논쟁거리로 등장했다. 헌재의 논거는 관습헌법으로는 수도가 서울이므로 수도를 이전하려면 성문헌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헌재가 결정을 내린 만큼 정치세력이든, 국민이든간에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헌재의 결정만으로 갈등이 모두 해결된 것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행정수도 이전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헌재의 결정이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반대쪽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법조계와 시민사회에서도 관습헌법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과연 관습헌법이 존재하는가부터 시작해서 성문헌법 개정을 통해 불문법인 관습법을 바꾸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는 법리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많은 헌법학자들도 헌재의 결정이 여론의 지지를 받을지는 몰라도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대로 관습헌법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수도는 주권이나 국민, 영토와 같이 헌법규정과 상관없이 헌법의 핵심이라고 해석한다. 우리는 법조계나 정치권의 상반된 주장 모두가 일정부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법리논쟁에 매달리는 것이 과연 실익이 있는지 생각해야 된다고 본다. 또 정쟁으로 변질되어서도 안 된다고 본다. 벌써 호주제나 성매매금지 관련 법률도 관습법에 따라 헌법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주장은 본질을 벗어난 논리의 비약이다. 수도이전은 국가정체성의 문제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호주제나 성매매 문제는 국가정체성이나 안위와는 거리가 있다. 현행 헌법 아래서는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마땅하다. 다만 관습헌법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하다면 차제에 헌재는 물론, 법조계나 정치권이 앞장서 관습헌법의 정의나 범위에 대한 법률적 정의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 [수도이전 위헌 파장] DJ “헌재결정 승복을” YS “대단한 일 했다”

    [수도이전 위헌 파장] DJ “헌재결정 승복을” YS “대단한 일 했다”

    “헌법재판소가 대단한 일을 했다.”(김영삼 전 대통령) “헌재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김대중 전 대통령) 두 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에 대해 이런 반응을 보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2일 CBS 라디오방송 50주년을 기념해 가진 인터뷰에서 “국법에 의해 헌재가 권한을 갖고 결정했으니까 거기에 대해선 일단 다 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이 사태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충고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날 이화여대 부근 한 식당에서 열린 인터넷 자유북한방송(대표 김성민) 방송위원회 회의 참석에 앞서 “어제는 역사적인 날이었다.”면서 “헌재가 대단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최근 열린우리당이 국회에 제출한 국가보안법 폐지안과 관련,“북한에서 바라고 있는 것이 국보법 폐지와 주한미군 철수 2가지”라며 “둘중 하나라도 없어지면 적화통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법무부 “관습헌법 인정 예상 못했다”

    법무부는 헌법재판소가 ‘관습헌법’을 근거로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릴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법무부 안영욱 법무실장은 22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그동안 헌재에 제출한 의견서를 준비하면서 관습헌법에 대해서도 살펴봤지만, 수도가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이 인정된 전례가 없고 외국에서도 일부 헌법에 대한 해석과 관련한 관습헌법만을 인정했기에 헌재가 이를 근거로 위헌 결정을 내릴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또 “수도가 서울이라는 것은 불문헌법이라고 청구인측은 주장했지만, 수도 규정은 법률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외국의 경우 수도를 헌법으로 정한 곳은 73개국, 정하지 않은 곳이 160개국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법무부 국감에서는 헌재의 수도이전 위헌 결정으로 인한 책임소재 공방이 거셌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가장 큰 책임은 대통령과 청와대가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이번 사태는 당리당략에 따라 의견수렴없이 특별법을 통과시킨 16대 국회와 기존 정당들에 있다.”고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도 “국회가 대통령이 제안한 법률을 무조건 통과시켜 주는 ‘통법부’냐.”면서 당시 국회를 꼬집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충청發 쇼크 차단 ‘총력’

    충청發 쇼크 차단 ‘총력’

    ‘충청발 경제쇼크를 차단하라.’ 헌법재판소에 허를 찔린 정부도, 행정수도 이전을 사실상 무산시킨 야당도, 움직임이 빨라졌다. 정부는 경제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야당은 충청경제 파탄의 주범으로 몰리지 않기 위해 서둘러 대책을 쏟아내는 양상이다.12월 개봉 예정인 ‘한국판 뉴딜정책’의 보따리가 더 두둑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부총리,“수도권 규제 U턴 안한다.” 국정감사 와중에 22일 긴급 소집된 경제장관회의는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기보다는 이헌재 부총리 특유의 ‘심리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신속한 대응체계를 보여줌으로써 시장을 안심시키려는 의도가 짙다. 이 부총리가 회의석상에서 “신행정수도 건설은 어차피 2∼3년 후의 일이었기 때문에 당장 경제운용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거의 없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부총리는 이어 국정감사에 참석해서도 “삼성전자의 (충남)탕정 신도시나 LG필립스의 (경기도)파주LCD단지 건설도 예정대로 추진된다.”고 분명히 밝혔다. 재계가 우려하는 것처럼 지역개발 및 수도권 규제완화 기조가 번복되는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국제투자자들은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일단 긍정적으로 반응했다.21일 미국 뉴욕시장에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10년만기 기준)는 0.64% 포인트로 마감, 최근 6개월새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당국, 충청권 대출 감시강화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얼음판이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에 따르면 이 지역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은행권 대출이 최근 3년새 3∼4배 급증했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 대출 부실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는 의미다. 주택담보대출도 올 6월말 현재 49조원으로 2002년말에 비해 9조원 이상 늘었다. 특히 상호저축은행과 지역농협들은 주택담보가격의 70∼80%까지 돈을 빌려줘 부실 위험에 노출돼 있다. 금융당국이 충청권 대출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건설업체 등의 주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충청권의 대출 및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라.”고 각별히 주문했다. ●한국판 뉴딜정책 진짜 뉴딜되나 정부와 정치권이 더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건설경기 동향이다. 대출 부실의 시발점도 어차피 건설경기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충청지역 건설경기 보완대책을 별도로 내놓을 예정이다. 한국판 뉴딜정책도 보완할 방침이다. 이 부총리는 “뉴딜이라고 해서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아 달라.”며 시장의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했지만,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건설경기 부양의 큰 재료가 사라짐에 따라 규모나 내용 보강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초 주어진 예산을 활용해 정보화기반 사업 등을 강화하는 방안을 염두에 뒀지만, 말그대로 ‘뉴딜’에 걸맞은 건설경기 프로젝트가 전진배치될 공산이 높아졌다. 충청권에 주어질 ‘대체 선물’도 관심사다. 일부 중앙부처를 옮겨 행정타운을 조성하거나 기업도시를 허용해주는 방안이 거론된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은 “위헌결정으로 국가균형발전의 큰 축이 무너졌다.”면서 “어떻게든 살려나갈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혀 수도이전 재추진 가능성도 열어 두었다. ●건설경기 부양책 위험 경고도 건설업체 사장 출신인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단기적인 건설부양책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과거정권에서 입증됐다.”면서 “건설경기 부양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판 뉴딜정책을 전면 재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뉴딜정책에 들어갈 내용을 크게 보강하라.”는 민주당 김효석 의원의 처방과 상반된다. 그런가 하면 열린우리당 강봉균 의원은 “개혁정책도 경기가 나쁘면 힘을 받지 못한다.”면서 “건설경기 급랭을 막기 위해서는 부동산정책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증인으로 참석한 조윤제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향해서는 “경제전권을 부총리에게 넘기든지 청와대가 분명한 책임을 지고 살리든지 선택하라.”고 뼈있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조 보좌관은 인위적인 경기부양에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밝혀 “경기를 살리는 것이 인위적 부양”이라는 강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빚내 대체농토 샀는데 웬 날벼락…

    빚내 대체농토 샀는데 웬 날벼락…

    “대통령더러 우리 땅 사가라 그래유.” 충남 연기군 남면 갈운리의 김옥태(48·여)씨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털썩 주저앉으면서 울음부터 터뜨렸다. 김씨와 남편 임재호(50)씨는 행정수도가 들어와 토지가 수용될 것이라는 정부의 정책을 믿고 이웃들과 서면 아촌리에 8억원을 들여 집과 축사를 사들였으나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로 재산을 날리고 빚까지 떠안은 채 살아갈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땅과 집 값이 크게 떨어질 것이 뻔하고, 설령 싸게 내놓는다고 해도 사려는 사람이 없을 테니 울며 겨자먹기로 이자를 물어내며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대유. 뭐 이런 게 다 있슈. 이래서는 안 되는 일이여유.” 김씨는 연방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가 땅을 사들인 것은 신행정수도 예정지가 결정되고 대통령이 강력한 추진의사를 밝힌 직후인 지난 8월. 김씨는 “처음엔 대대로 살아온 고향을 버린다는 게 쉽지 않아 반대하다가 정부 의지가 워낙 강력해 어쩔 수 없이 고향과 가깝고 수용이 안 되는 서면에 앞으로 살아갈 땅을 샀다.”면서 “우리가 돌았어….”라고 되뇌었다. 김씨네가 이웃과 함께 산 부동산은 주택과 축사가 딸린 2600평짜리 논·밭이다. 평당 30만원으로 주변보다 조금 비쌌지만 집과 축사가 오롯이 지어져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김씨와 이웃집은 현재 소유하고 있는 집, 축사, 논·밭과 새로 사들인 부동산까지 모두 담보로 잡히고 농협에서 3억원씩 빚을 냈다. 나머지 1억원은 직장에 다니는 딸들이 빚을 냈다고 한다. 김씨는 “내년 1월부터 보상이 나오면 이 정도 빚은 너끈히 갚고도 남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가슴을 쳤다. 김씨 부부는 700평의 논·밭을 일구고 소 20마리를 기르며 알뜰하게 살아와 그동안에는 누구에게도 빚을 져본 일이 없었다고 했다. 남편 임씨는 2년전 틈틈이 건축일을 다니다 다리를 다친 뒤에는 농사에만 전념했다. 김씨도 식당에 나가고 있다. 김씨는 “우리처럼 열심히 산 사람도 없는데 이게 웬 날벼락이냐.”고 눈물을 쏟았다. 남편 임씨는 전날 한숨도 못자고 “소 먹일 짚 가지러 간다.”며 아침 일찍 나가서는 소식이 없었다. 김씨 부부는 지난 3월 폭설로 축사 지붕이 무너졌지만 ‘행정수도가 온다는데 뭘 고치냐.’는 이웃의 얘기에 일부만 고치고 나머지는 손도 대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김씨네와 함께 땅을 산 성기정(54·여)씨도 “난 초등학교도 제대로 못나와 TV를 봐도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어제 무슨 토론인가를 보니까 헌법에 대해서만 얘기하던데 그게 문제라면 진작에 얘기를 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며 화를 삭이지 못했다. 성씨와 남편 임정철(55)씨는 대지 1000평의 집과 축사,1200평의 논·밭을 갖고 있다. 이것과 서면에 산 부동산도 모두 농협에 부채 담보로 잡혔다. 농협에서 얻은 3억원 말고도 나머지 1억원은 사채를 얻어 충당했다. 두 집이 내야 하는 이자만 매달 500만원이 넘는다고 했다. 소 20마리를 기르고 있는 성씨는 “조상 대대로 살던 고향인데 행정수도가 오지 않으면 왜 다른 곳에 땅을 샀겠느냐.”면서 “영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작은아들 보내주느라고 이전에도 8000만원의 빚이 있었는데 큰 일”이라고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성씨는 “이웃 마을에 사는 친척을 비롯해 부여 등에 농토를 산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성씨는 “떨어진 콩 한톨이라도 모두 주워 된장을 만들어 팔고 뼈빠지게 농사를 지어도 1년에 겨우 천만원밖에 벌지를 못하는데 이 많은 빚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성씨는 “이자를 못내 전 재산이 경매에 넘겨지면 우린 죽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하소연했다. 성씨는 “강아지도 몰아대면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다.”며 이같은 일을 자초한 대통령과 국회가 나서 해결해줄 것을 바랐다. 연기군 남면 한문수 면장은 “농민들이 더 오르기 전에 다른 곳에 농사지을 땅을 마련하려 빚을 내면서 우리 면에서만 지난해 말 이후 300억원이 대출된 것으로 안다.”면서 “지금 땅과 새로 산 땅을 모두 날릴 판”이라고 걱정스러워 했다. 22일 오후 충남 공주시 장기면. 마을 입구와 면사무소, 농협에 내걸렸던 ‘행복 1번지로 통하는 행정수도 이전’,‘아름다운 행정수도 이전 운동’ 등의 플래카드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면 직원은 “주민들이 속이 뒤집어진다고 해서 아침 일찍 떼어버렸다.”면서 “일이 이렇게 된 마당에 계속 놔둬 본들 비웃음밖에 더 사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면사무소 주변에 밀집한 부동산 중개업소 20여곳 가운데 문을 연 곳은 1곳뿐이었다. 그나마 중개업자는 기자가 접근하자 “서울에 계신 높으신 양반들은 순진한 사람들 놀리는 게 그렇게 재미있느냐.”면서 “외지 사람과는 말도 섞기 싫다.”고 문을 닫아걸었다. 이날 면사무소 직원들은 하루종일 각 마을을 돌며 주민들을 위로해야 했다. 이주를 준비하다 낭패를 본 주민들은 “우리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런 꼴을 당하느냐.”며 공무원을 향해 분통을 터뜨렸다. ●면직원들 마을돌며 주민 위로 장기면 당암리에서 태어나 25년 동안 돼지와 소를 키워온 윤종환(50)씨는 행정수도가 들어서면 옮겨 가기 위해 지난달 이웃한 의당면에 축사부지 3000평을 사들였다. 이전하는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땅값이 뛸 것이 걱정돼 은행에서 3억원을 대출받고 쌈짓돈까지 모두 털어 5억여원을 마련했다. 이주 보상금을 받고 새 축사에서 열심히 일하면 빚은 어렵지 않게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무산된 지금은 당장 대출이자를 갚을 일에 밤잠을 설친다고 했다. ●대출받아 새축사 마련했는데… 윤씨는 “배운 것이 소·돼지 치는 일밖에 없어 미리 준비를 한 것인데 이 일을 어떻게 하느냐.”면서 “우리가 수도 이전을 원한 것도 아닌데 왜 피해를 봐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근처 축산농가들도 우리와 사정이 모두 비슷할 것”이라면서 “이제 당장 먹고 살 일이 막막하다.”고 한숨지었다. 장기면 봉안리에서 평생을 살아온 최은철(48)씨는 논 옆에 농가주택을 지으려고 형질변경 허가 신청을 냈다가 지난 6월17일 정부가 개발행위와 건축허가 등의 제한을 고시하는 바람에 12월 말까지 허가를 연기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최씨는 “집을 짓기 위해 준비를 하다 형질 변경에서 가로막혀 반년 가까이 땅을 놀렸다.”면서 “애들 장난 같은 수도이전 싸움에 괜한 손해를 봤다.”고 억울해했다. 당암리 토박이 김모(60)씨는 행정수도 이전 소식에 욕심을 내 봄부터 채소 비닐하우스를 5동에서 15동으로 늘렸다. 은행에서 6000여만원을 대출받았으나 보상금을 받으면 어떻게든 메울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 것. 하지만 꿈은 한순간에 날아가버렸다. 그는 당장 대출금과 이자 상환금 마련 때문에 곤란한 처지에 놓인 것은 물론이고, 이웃들로부터 “한몫 잡아보려 투기를 했다가 저 지경이 됐다.”는 뒷말까지 듣는다고 했다.●“정부서 모른 척하지 않을것” 하지만 주민들은 아직도 ‘정부가 우리를 완전히 모른 척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품고 있다. 정부가 ‘미안해서라도’ 다른 공공기관을 옮겨주지 않겠느냐는 것. 장기면 도계1리 토박이인 박모(65·상업)씨는 “주민들이 크게 실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까지 돌아가는 마당에 적어도 대전으로 옮겨갔던 도청이라도 공주에 되돌려주지 않겠느냐.”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졌지만 그만큼 후속조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공주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연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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