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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아 성 감별 금지’ 위헌소송 뜨거운 공방

    ‘태아 성 감별 금지’ 위헌소송 뜨거운 공방

    “태아의 성별을 알아야 그에 맞춰 태교를 하고, 유아용품도 미리 준비할 수 있다.” “성 감별에 따른 낙태를 막고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려면 알려줘서는 안된다.” 태아의 성별을 알려 줘서는 안 된다는 의료법 조항이 10일 헌법재판소 공개변론 대상에 올랐다. 낙태를 막고 남녀 성비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만들어진지 21년 만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법대 교수들은 위헌 또는 일부 위헌이라고 주장했고, 보건복지가족부와 일부 의사는 합헌으로 맞서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하지만 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획일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내부적으로도 인식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의견을 수렴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혀 자체적으로 태아성별 고지 금지 조항의 수정 작업을 추진할지 주목된다. ●태아성별 불고지 조항 21년만에 심판대에 의료법 조항이 헌재의 심판대에 오른 것은 헌법소원이 거푸 제기됐기 때문이다. 임신 9개월째인 부인을 진찰하는 의사에게 태아의 성별을 알려달라고 했다가 의료법을 근거로 거절당한 정모 변호사가 2004년 헌소를 제기했다. 이듬해에는 산모에게 태아의 성별을 알려줬다는 이유로 면허정지 6개월 처분을 당한 의사가 헌소를 냈다. 헌재는 이번 사건이 사회적인 화두라고 판단, 공개변론을 통해 여론수렴 작업을 벌인 것이다. 헌소 청구인들의 대리인들은 “요즘 각종 의식 조사를 살펴보면 남아 선호 사상이 눈에 띄게 퇴색하는 등 큰 변화가 있었다.”고 시대 변화 논리를 폈다. 대리인들은 “이런 상황에서 태아 성별 고지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태교와 유아용품 마련 등 출산 준비를 해야 하는 예비부모의 행복추구권과 알 권리를 해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간 낙태가 34만건에 달하지만 이는 대부분 사회·경제적 이유이며, 성별 고지로 인한 경우는 2500건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는 근거도 제시했다. 사건조항이 낙태 예방이라는 입법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을 잃었다는 설명이다. 대리인들은 “초음파 검사를 통한 태아 성 감별도 의료행위인데 이를 처벌하는 것은 직업의 자유를 해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현아 서울대 법대 교수는 “이 조항이 생긴 뒤 7년 동안 성비 불균형이 오히려 심화됐다.”면서 “최근 불균형이 해소된 것은 이 조항 때문이 아니라 여권 신장과 양성 평등 등 사회 환경이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쪽은 “임신 말기에는 산모의 건강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아 낙태의 위험성이 크게 줄어든다.”면서 “임신 기간을 40주로 볼 때 28주 정도가 지나면 성별을 알려주는 게 합리적”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복지부 “획일적 금지엔 문제있다” 태도 변화 박상은 샘 안양병원의료원장은 “성 감별 낙태는 통계보다 실제로 훨씬 많고 계속 일어나고 있다. 단 한 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이 조항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곽명섭 사무관은 “태아는 법률체계상 사람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으나 엄연히 보호되고 존중받아야할 존재”라면서 “성별 고지가 합법화되면 부모가 원치 않는 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태어나지 못하는 생명이 늘어나고 생명 경시 풍조가 야기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헌재는 1∼2개월 안에 이 사건을 선고할 것으로 보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글로벌 시대] 음악이 부리는 조화/위성락 중앙대 겸임교수·외교부 대사

    [글로벌 시대] 음악이 부리는 조화/위성락 중앙대 겸임교수·외교부 대사

    뉴욕필의 평양 공연이 있은 지 달포가 지난 지금도 이에 대한 평가는 진행형이다. 당초 공연 전부터 미국에선 찬반이 분분했다. 지지자들은 음악이라는 인류 보편적 매개체를 통해 북한 사람과 소통하는 기회라는 데 의미를 뒀고 이 공연이 북·미관계를 푸는 계기가 되리라는 기대도 가졌다. 반대자들은 북한의 선전에 이용될 뿐이라고 했다. 논란의 와중에서 주최측은 북한에 공연 중계, 외신 취재, 양국 국가를 포함한 연주곡의 자유선정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해 비판론을 무마코자 했다. 현장에 다녀온 미국인들은 공연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한다. 그들은 청중도 점점 호응을 높여가다가 끝내 기립하며 못내 작별을 아쉬워하였다고 전한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북한 언론이 공연을 아주 작게 취급한 사실과 청중이 동원된 것으로 보였다는 점, 공연 후에도 북한이 핵문제에서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았고 남북 축구경기에서 우리 국가 연주에 여전히 반대하였음을 들어 그 성과를 부인하였다. 이렇듯 북한과의 문화교류는 예외 없이 논란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찬반 모두 부분적인 진실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과 외국간의 교류에는 의당 북측의 계산된 의도가 있을 것이나,(최근 북측은 뉴욕필 공연을 개방 사례라고 주장하였다.) 그렇다고 상대측의 목표가 전혀 달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일반화하여 말하면 단기적으로는 북에 득이 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상대가 겨냥하는 효과도 생겨난다고 할 수 있다. 1931년 전설적인 재즈 연주가 루이 암스트롱은 그의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텍사스의 오스틴에 공연을 하러 간다. 청중 중에는 찰스 블랙이라는 텍사스 대학 신입생이 있었다. 그는 암스트롱이 누구인지 모르고 재즈 음악에 대해서도 문외한이었다. 그가 공연에 간 이유는 함께 춤출 여학생들이 많이 온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는 그날 연주를 듣고 흑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된다. 그는 암스트롱을 비롯한 흑인 음악가들의 천재적 재능과 공연장을 압도하는 권위, 예술적 자기통제 능력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때까지 하인으로서의 흑인만을 보아왔던 그에게 큰 충격이었다. 옆에 앉아 있던 한 고교생은 음악은 좋으나 그래도 인정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래도 저들은 상스러운 검둥이일 뿐’이라면서 나가 버렸다고 한다. 후일 블랙은 예일 법대의 저명한 헌법학 교수가 된다. 그런데 16세에 접한 암스트롱의 음악은 흑백문제에 대한 그의 사고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주었고 결국 그를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권소송에 참여하도록 이끈다.1954년 대법원이 브라운 대 교육위 소송에서 흑백분리가 위헌이라는 기념비적 판결을 내릴 때 그는 변호인단의 일원으로 승소에 큰 기여를 했던 것이다. 평양의 뉴욕필 공연에 온 사람들 대부분은 동원된 사람들일 수 있다. 중계에 접한 많은 이들도 뉴욕필이 누구인지 모를 수 있다. 그렇지만 누군가의 마음에 뿌려진 감동의 씨앗이 어떻게 진화할지는 지금 헤아릴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상당수는 ‘그래도 저들은 원쑤 미제일 뿐’이라고 단정하였을 수 있다. 그러나 음악은 심금을 울리는 보편적 언어로 말한다. 그것이 어떠한 조화를 부려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바꿀지 지금 말하기는 이르다. 북한을 둘러싼 정세가 경색국면으로 치닫는 요즈음 뉴욕필이 남긴 음향은 벌써 공허한 듯 보인다. 그러나 ‘신세계로부터’나 ‘파리의 미국인’의 선율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또 ‘캉디드 서곡’을 연주하기 직전 작곡자 번스타인의 영혼이 지휘하게 하자면서 지휘석을 비워 경의를 표한 로린 마젤의 모습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게다. 그 기억의 자리는 음악이 정치공학과는 다른 작동원리와 시간개념으로 조화를 부리는 곳일 테고 그 조화는 진행형일 것이다. 위성락 중앙대 겸임교수·외교부 대사
  • [특파원 칼럼] 일본의 엇나가는 애국심/박홍기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의 엇나가는 애국심/박홍기 도쿄특파원

    일본이 시끌벅적하다.‘야스쿠니’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 때문이다. 오는 12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무산됐다. 초유의 사태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까지 나서서 유감을 표명할 정도다. 영화 야스쿠니는 제목처럼 가장 민감한 곳인 야스쿠니 신사를 다뤘다. 종전기념일인 8월15일, 신사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군상들의 광경을 10년간 고스란히 담았다. 해설도 없다. 관객 스스로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누구도 모르는 역사가 여기에 있다.’라는 문구를 달았다. 일본인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는 모르는 야스쿠니 신사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려 했다는 게 감독 리잉의 말이다. 사태의 핵심은 시각차다. 발단은 우익계 의원들에게서 비롯됐다. 감독 리잉의 “역사나 이념이 아닌 야스쿠니 신사 자체다.”라는 설명에도 귀를 막았다.‘의원들만을 위한’ 전례없는 시사회를 가졌다. 사전 검열의 시비도 불거졌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관람 뒤 “이데올로기적인 메시지가 강하다.”라는 멘트를 던졌다.‘반일적’이라는 얘기다.1937년 난징(南京)학살의 사진을 문제 삼았다. 일본군이 일본도(刀)로 중국인을 참수하려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다. 중국에 의해 조작된 ‘가짜 사진’이라는 일본의 주장이 강한 데도 삽입한 것은 ‘고의적’이라는 논리다. 본의든 아니든 우익세력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영화관 측은 “상영하지 말라.”는 협박과 항의에 시달렸다. 차량 시위를 벌이는 단체들도 나왔다. 영화관은 결국 상영 계획을 취소했다. 마치 알려지길 바라지 않는 야스쿠니 신사의 실체를 ‘최소한’ 일본에서만이라도 막겠다는 몸부림이나 다름없다. 홍콩국제영화제의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비롯, 국제 영화제에서의 반향은 아예 무시했다. 영화 야스쿠니의 평가는 관객의 몫이어야 한다. 정치인도, 영화 평론가도, 우익세력의 것도 아니다. 공개적으로 볼 기회를 제공, 판단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 한 시민은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도리어 궁금증만 키우는 꼴”이라고 말했다. 개봉 자체를 막는 짓은 관객의 수준을 얕보는 모욕이자,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일 수밖에 없다. 후쿠시마 미즈호 사민당 대표의 “일본에 있어 표현의 자유가 위기에 처했다.“는 논평도 새겨들을 만하다. 최근 우익세력의 영향력이 만만찮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내걸었던 ‘전쟁 후 체제의 탈각(脫却)’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탈각은 곧 과거로의 회귀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3월28일 확정된 초·중학교의 학습지도요령이다.1년 가까이 논의를 거쳐 정리한 학습지도요령의 총칙에 없었던 ‘애국심 고취’를 강조한 내용이 불과 1개월간의 의견 수렴과정에서 느닷없이 추가됐다. 교육의 근간을 규정한 총칙인 만큼 애국심 고양이 교육의 목표가 된 셈이다. 국가인 기미가요 역시 ‘지도한다.’에 ‘부를 수 있도록 지도한다.’라고 바꿨다. 단순히 보면 평범한 내용 같지만 과거 전쟁의 수단으로 전락시켰던 애국심 교육의 악몽을 떨칠 수 없는 까닭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게다가 중학교 사회과목에는 안전과 방위에 이어 ‘국제 공헌’을 삽입, 위헌 논쟁이 지속되는 ‘해외에서의 군사행동’에 정당화를 꾀했다. 우익계 의원들이 줄기차게 제기했던 대목이다. 정치권에서는 “우익계 의원들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국민들의 여론도 뒷전으로 밀렸다. 전형적인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탓이다.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너무 신중하다는 일본의 논의문화와도 어울리지 않기에 더 의아하다. 문제는 야스쿠니 신사와 같은 오욕의 역사는 감춘 채 강요되는 애국심이다.“전전(戰前) 교육체제로의 복귀”라는 교사들의 지적처럼 그릇된 내셔널리즘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박홍기 도쿄특파원 hkpark@seoul.co.kr
  • [데스크시각] 행정수도와 한반도 대운하/곽태헌 산업부장

    [데스크시각] 행정수도와 한반도 대운하/곽태헌 산업부장

    2003년 초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측근 Q씨를 만났다. 그는 1년 전 대선 때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먼저 꺼냈다. 노무현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는 2002년 9월30일 청와대와 중앙부처를 충청권으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Q씨는 행정수도 공약을 한나라당이 수용할까봐 걱정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최악의 대응을 했다. 그때 한나라당이 “우리도 행정수도 이전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정답’으로 응수했으면 제1당의 이회창 후보는 승리할 수 있었다. 한나라당의 첫 반응은 “행정수도를 충청도로 옮기면 서울의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이 말로 집값이 떨어진 게 아니라 표가 우수수 떨어졌다. 충남 예산에 선영이 있는 이 후보는 충청권의 표를 놓치고 집없는 서울 서민들의 표도 흡수하지 못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 후보는 57만여표의 차이로 이 후보를 앞섰다. 노 후보는 충청권에서 26만표를 더 얻었다. 노 대통령은 “(행정수도 공약으로)재미를 봤다.”는 얘기를 재임시절에 했다. 2002년 대선에서 행정수도 공약 때문에 이 후보에 냉랭했던 충청도 유권자들은 2007년 대선에서는 호의적으로 변했다.2002년 대선에서 이 후보는 충남의 시·군 중 예산과 홍성에서만 1위를 했다. 하지만 2007년 대선에서는 무소속 후보라는 서러움에도 예산 공주 서천 등 무려 8곳에서 1위를 했다. 2007년 대선에서 가장 논란이 일었던 공약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였다.‘한반도 대운하’ 공약은 특정 지역 표를 겨냥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청계천 복원에서 힘을 얻은 이 후보가 강력한 추진력을 과시하려는 차원에서 나왔다. 총선을 앞두고 ‘한반도 대운하’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치쟁점이 되는 것을 막으려고 아예 총선 공약에서 제외했다. 야당은 공약으로 내세워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선도 마찬가지지만 총선에서도 특정 공약만을 놓고 투표장에 가는 유권자는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여당이든 야당이든 총선결과를 놓고 ‘한반도 대운하’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운하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환경문제, 건설기간 등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찬성하는 전문가나 반대하는 전문가나 모두 의도가 깔린 듯하다.2003∼2004년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논란이 일었던 것과 똑같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다른데 기자와 같은 비전문가들은 대운하의 장단점을 알 수가 없다. 노 전 대통령은 후보시절과 취임 초에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탄핵정국’으로 열린우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자 국회에서 관련법을 통과시키면서 밀어붙였다. 헌법재판소가 “행정수도 이전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국론만 분열시킨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일단락됐다. 이 대통령도 ‘행정수도 이전’처럼 대선때 공약으로 ‘한반도 대운하’를 내세웠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국민투표를 하지도 않았다. 특히 이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는 달리 국민투표 약속을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총선 결과와는 관계없이 국민투표로 ‘한반도 대운하’의 운명을 결정했으면 좋겠다. 국민투표가 만능은 아니지만 찬반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국가의 중요한 사안이므로 국민에게 물어보는 게 뒤탈이 없다. 반대가 많으면 아쉽더라도 포기하는 게 좋다. 총선 전에 분명히 밝히는 게 더 모양새가 좋을 수 있다. 과거보다 더 좋은, 현명한 국가지도자가 나와야 그 나라는 더 발전한다. 착한 국민들과 국가를 위해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는 나은 선택을 해야 한다.“노무현 정부와 달라진 게 뭐가 있느냐.”는 말이 나와서는 안된다. 곽태헌 산업부장 tiger@seoul.co.kr
  • ‘존폐논란’ 간통죄 실태와 문제점

    간통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탤런트 옥소리가 지난 1월 간통죄에 대해 위헌 심판 제청을 하면서 ‘간통죄 존폐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5일 방송되는 ‘인간의 조건 1-간통죄는 유효한가’(오후 11시10분)에서 간통죄의 실태와 문제점을 낱낱이 해부한다. 술김에 하룻밤 밀회를 즐긴 부인 A씨는 죄책감에 시달리다 남편에게 사죄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남편 B씨는 자신 몰래 10년 동안이나 두 집 살림을 해오고 있었다. 들통이 나자 남편은 “성관계는 없었다.”며 법대로 하자고 한다. 둘 가운데 누구를 벌해야 할까. 현행 형법(제241조 간통죄 조항)에 따르면 남편은 무죄, 부인은 2년 이하의 징역형이다. 한마디로 ‘섹스 없는 사랑은 무죄, 사랑 없는 섹스는 유죄’라는 얘기다. 성관계 현장만 들키지 않으면 무죄라는 간통죄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낸다. 곳곳에 자리잡은 흥신소들이 ‘간통현장 포착’을 주수입원으로 삼는 현실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그러나 증거확보를 위한 ‘게임’은 그 폐단이 적지 않다. 수천만원을 뿌리고도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현장을 덮쳤다가 증거를 잡지 못하면 사생활 침해로 맞고소를 당한다. 또 증거 채취를 위해 침실로 공권력이 동원되고 개인의 은밀한 사생활이 발가벗겨진다. 이뿐인가. 부모의 불륜행각을 증언하거나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에 동원되는 자녀들은 말할 수 없는 상처를 입는다.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사례도 많다. 밑바닥이 드러나야만 끝이 나는 ‘간통 게임’. 그 속에 ‘인간’은 없다. 제작진의 취재에 따르면, 배신한 배우자에 대한 보복수단으로서의 기능도 미미해진 현실이다. 간통죄의 기소율이 14.8%에 불과한 것. 그렇다면 간통죄가 존속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민법상 손해배상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그것이 알고 싶다’는 간통죄 집행 실태를 분석하고 법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한 심층 설문조사로 논쟁의 장을 마련한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Seoul Law] 보이스피싱, 수법은 진화중…대책은 어수룩

    [Seoul Law] 보이스피싱, 수법은 진화중…대책은 어수룩

    “법원에서는 ARS 전화를 이용하거나 직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개인정보를 물어보는 경우가 없으므로 절대 그러한 시도에 응하지 않도록 하시기 바라며, 그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에는 즉시 가까운 수사기관에 신고하시기 바랍니다.” 전화금융사기(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는 서울중앙지법 인터넷 홈페이지 팝업 창의 글이다. 지난해 6월 현직 법원장이 “아들을 납치했다.”는 말에 6000만원을 송금하는 보이스 피싱을 당하는 등 전화금융사기가 여전하다.(그래픽 참조) 날뛰는 보이스 피싱 범죄로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이 정신적 금전적 고통을 받고 있으나 대책은 오리무중이다. ●내 돈, 찾기 어려워 2006년 6월부터 집계된 보이스피싱 피해사례는 지난 2월말 현재 5700건을 넘었다. 피해금액은 569억원이다. 고스란히 은행에 남아 있다. 엄연히 돈 주인이 있으나 이 돈을 돌려받기란 쉽지 않다. 법리 문제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입금시킨 계좌의 돈을 거꾸로 피해자에게 계좌이체시켜 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한 번 범죄에 이용된 계좌로 들어간 돈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일단 신고로 범죄에 이용된 계좌에 대해 은행이 지급정지를 시켜 돈이 인출되지 않았더라도 이 돈을 찾아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라고 말했다. 범죄에 이용된 계좌라 하더라도 일단 은행은 계좌명의자와 예금계약을 체결한 것이어서 특정계좌로 입금된 돈의 권리자는 통장을 개설한 사람이라는 얘기다. 결국 명의자가 그 돈이 잘못 입금된 돈임을 확인하고 돌려 주어야 한다. 그러나 보이스 피싱 범죄단이 사용하는 계좌는 이른바 ‘대포통장’이나 ‘깡통계좌’로 명의가 있지만 명의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압수한 피해자의 재산을 돌려주는 압수물 환부라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도 돈을 찾기란 어렵다. 법원의 한 판사는 “압수는 영장을 발부받아 이뤄지는데 이는 증거를 취득하려는 방법”이라면서 “계좌 압수 자체는 가능하지만 돈 인출은 압수영장 발부소명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정부는 지급정지된 계좌를 신속히 처리하도록 법적 검토를 하겠다는 범정부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검토 결과 재산권 침해에 따른 위헌소지가 높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현재는 유야무야된 상태다. 대국민 홍보와 금융계좌 이체한도나 외국인 명의 계좌개설 자격요건 강화 등이 대책의 전부다. 금융당국은 중국인이나 조선족이 같은 날짜에 여러 계좌를 개설하거나 대포통장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계좌개설을 제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행법상으로는 먼저 소송해 승소한 사람이 자기 피해 범위 안에서 찾아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한 가정주부는 이 방법을 시도 중이다.1000만원을 이체시켰다가 보이스 피싱을 당한 것을 알고 경찰과 은행에 신고했으나 몇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성과가 없어 은행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을 내고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소송은 보통 몇 달이 걸리고 받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금융실명제법 등 제도 보완 필요 이에 대해 판사들은 범죄로 인한 재산상 피해 등을 피고인을 상대로 한 별도의 민사소송 없이 형사재판에서 원스톱으로 결정하는 배상명령제도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 재판부의 한 판사는 “6개월 이상 걸리는 민사소송보다 배상명령을 통해 돈을 돌려받는 방법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배상명령제도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배상명령을 받으려면 피고인과 피해자가 합의해야 한다. 하지만 보이스 피싱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범죄고 피고인이 보이스 피싱의 주범인지 명확하지 않다면 배상명령 받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행 법을 보완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범죄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한 변호사는 “금융실명제에 따라 불법인 대포통장이 보이스 피싱에 악용되는 것은 금융실명제 위반 처벌이 가볍고 은행 협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금융실명제 위반을 엄하게 처벌하고 무분별한 통장개설에 따른 보이스 피싱 범죄에 은행들의 책임을 일정 부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광장 박광배 변호사는 “정부가 보이스 피싱으로 인한 사기성 계좌임을 판단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기관을 설립하거나 지정해야 한다.”면서 “그 기관이 은행에 사기성 계좌를 지정해주면 은행은 피해자에게 피해금액을 되돌려주는 시스템을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오이석 강국진기자 hot@seoul.co.kr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 전화(음성)로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알아내 이를 토대로 예금을 인출해가는 사기수법이다. 피싱은 개인정보(Personal Data)와 낚시질(Fishing)의 합성어라는 설과 그 어원은 fishing이지만 위장의 수법이 ‘세련되어 있다(sophisticated)’는 데서 철자를 ‘phishing’으로 쓰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초기엔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을 훔치는 수준이었으나 인터넷이 발달하고 전자금융거래가 확산되면서 금융 사기로 진화했다.
  • 헌재, 재건축 부담금 헌소 각하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종대 재판관)는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 등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은 과세평등의 원칙에 위배돼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을 각하했다고 31일 밝혔다. 2006년 5월24일 제정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은 재건축사업으로 오른 집값의 일부를 ‘재건축부담금’으로 물도록 돼 있다. 조합원당 얻는 이익이 정상적인 주택가격상승분보다 3000만원 이상 많으면 개발이익의 10∼50%를 부과금으로 내야 한다.헌재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은 그 자체로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이 없다.”면서 “이 법률을 토대로 한 부담금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각하 이유를 밝혔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국회제출 법안 크게 늘어난다

    정부는 올해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법률안 63건 등 모두 360건의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특히 이중 기금운영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과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18건을 주요 개혁법안으로 상정,18대 개원 국회인 6월 임시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법제처는 25일 이같은 내용의 2008년도 정부 입법계획을 마련,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입법계획에 따르면 제정안은 부채대책특별법 등 48건, 개정안은 국민연금법 등 304건, 폐지안은 세입보전국채발행에 관한 건 등 8건이다.6월과 8월 임시국회에는 약사법 등 239건,9월 정기국회에는 소득세법 등 121건이 제출된다. 국정과제별 제·개정안은 ▲활기찬 시장경제 관련 28건(조세감면제도 개선을 위한 법인세법 등) ▲인재대국 관련 7건(핵심과학기술인력 양성활용 특별법,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등) ▲성숙한 세계국가 관련 5건(군용비행장 소음방지 및 주변지역 지원법 등) 등이다. 새 정부 철학을 상징하는 ‘섬기는 정부’ 관련 법률 제·개정안(주민생활지원법 등) 8건과 빈곤층에 대한 능동적 복지를 실천하기 위한 15건(공무원 임용시 빈곤층을 배려하는 근거를 명시한 국가공무원법 등)도 포함됐다. 법제처는 특히 6월 국회에 주요 개혁법안을 집중 제출할 계획이다.‘국민연금법’ 개정안과 ‘공무원연금법’개정안,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대입전형 기본계획을 수립토록 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법’ 및 ‘전문대학교육협의회법’ 개정안 등이다. 이밖에 ▲학교용지부담금 제도를 개선하는 ‘학교용지확보 특례법’ 개정안 ▲시·군·구에 자치경찰대를 두는 ‘자치경찰법’ 제정안 ▲지방소득세 및 지방소비세를 신설하는 ‘지방세법’ 개정안 등도 6월 국회에 제출된다. 법제처는 “국민의 정부(190건)와 참여정부(193건)의 출범 첫 해에 비해 국회 제출 예정 법안이 크게 늘었다.”며 “국민생활에 불편을 주거나 위헌결정된 법률 등을 입법계획에 적극 반영했다.”고 밝혔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이석연 법제처장 “기관장 사퇴 본인에 맡겨야”

    이석연 법제처장 “기관장 사퇴 본인에 맡겨야”

    “기관장 사퇴, 국민과 당사자 판단에 맡겨야 한다.” 이석연 신임 법제처장이 최근 참여정부 때 임명된 공공기관장 사퇴 압박과 관련, 비판적 입장을 내비쳤다. 새 정부 각료로는 처음으로 특정 현안을 놓고 이명박 정부 정책에 대해 반대한 셈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 처장은 20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처음에는 “임기제 보장 취지가 있고, 법리와 현실 사이에 상충되는 문제다. 가타부타 입장을 유보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다만 ‘사기’ 육가의 신서편에 보면 ‘말 위에서 나라를 얻었다고 계속 말 위에서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고 했다. 즉 어떤 논리로 집권했다고 그 논리가 계속될 수 없다는 뜻이다. 송태조, 조광윤은 무력으로 집권했지만 문치주의를 펼쳤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이어갔다. 이 처장은 “노무현 대통령도 386과 노사모 논리로 집권했고, 그 논리로 가다가 국민과 멀어졌다.”면서 “한나라당 논리로만 통치할 수 없고 헌법정신에 입각한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 여권의 사퇴압박에 대해 부정적임을 내비쳤다. 특히 “국회에서 (안상수)원내대표가 말하는 게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고 생각한다. 국민과 당사자 판단에 맡겼어야 한다. 임기제가 보장됐기 때문에 각자 맡고 있는 사람이 현명하게 처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서도 “어떤 권력자라도 가다 보면 처음과 달리 판단이 흐려진다. 그때는 직언을 들어야 한다.”면서 “이 대통령도 어려웠을 때의 초심으로 끝까지 가면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저도 소신에 따라 (직언)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취재지원 선진화방안’ 위헌소송에 대해 “기자실이 복원된다고 해 각하하면 헌재 스스로 역할을 방기하는 것이고, 공신력에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압박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7·9급도 내년부터 응시연령상한 폐지

    정부는 내년부터 행정·외무고시에 이어 7·9급 일반직 국가공무원 공채시험에서도 ‘응시연령 상한제’를 폐지하기로 확정했다.또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공무원 공채시험 역시 응시연령 상한제가 폐지 또는 완화될 전망이다. <서울신문 3월14일자 2면 참조>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14일 “응시연령 상한규정 폐지를 국가고시 뿐만 아니라 7·9급 일반직 국가공무원 공채시험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는 공채시험 응시요건에 학력·경력·연령을 삭제한 국가공무원법 개정 취지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일반직 국가공무원 공채시험의 응시연령은 국가고시(5급)의 경우 만 20∼32세,7급 만 20∼35세,9급 만 18∼32세 등이다.하지만 내년부터는 현행 공무원 정년(5급 이상 60세,6급 이하 57세)이 사실상의 상한선 역할을 하게 된다.또 각 부처별로 이뤄지는 특채시험은 이미 상한선을 폐지했으며,하한선만 만 20세로 제한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경찰·소방 등 국가공무원법이 아닌 개별 법령의 적용을 받는 특정직에 대해서는 응시연령 상·하한선을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방공무원 공채시험에서도 연령 제한이 대폭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지방공무원의 경우 지방공무원법을 근거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규칙을 통해 별도 관리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응시연령 상한규정을 바꿀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국회에서는 전면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연령을 완화하도록 지시한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시는 올해부터 9급 공채시험 상한연령을 기존 만 30세에서 32세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상한연령을 높인 서울시 조례 개정안을 오는 26일 서울시의회에 상정하고,다음달 3일 공포할 예정”이라면서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15개 시·도에서는 9급 상한연령이 32세인 만큼 연령제한이 지나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3일 대심판정에서 5급 국가공무원 공채시험의 응시연령 제한에 대한 위헌 여부를 따지는 공개변론을 열었다.다음달 중 결정을 선고할 예정이지만,이같은 정부 방침으로 결정이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장세훈 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국무회의 의결 안건] 학교용지 부담금 4600억 돌려받는다

    이르면 오는 20일부터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 특별공제율이 현행 최대 45%에서 80%로 확대된다. 정부는 11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 등을 심의·의결했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현재 3년 이상 보유시 매년 3% 포인트씩 늘려 최장 45%(15년 이상 보유시)까지 양도소득을 공제해 주는 장기보유 특별공제율을 매년 4% 포인트씩 늘려 최대 20년 이상 보유시 80%로 확대하는 것이다. 개정안은 20일쯤 공포되며 공포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된다. 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학교용지 부담금 환급 등에 관한 특별법’ 공포안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9월부터 약 26만 가구가 학교용지 부담금 4600억원을 환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학교용지부담금은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 분양자가 분양가의 0.8%를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납부해 지자체 등이 이를 학교용지 매입 등에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로,2001년 1월부터 시행되다가 2005년 3월 위헌판정을 받고 중단됐다. 따라서 환급대상은 이 기간에 주택을 분양받으면서 부담금을 납부했으나 이의신청 등을 통해 되돌려 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 특별법은 정부의 과다한 재정 부담을 이유로 지난 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것을 국회가 일부 수정을 거쳐 재의결한 것이다. 정부는 산업기술 해외유출 사범에 대한 처벌 수위를 크게 높인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도 처리했다.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산업기술 유출사범에 대해 현행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억원 이하의 벌금에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상향 조정했다.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 공포안도 통과됐다. 보증을 설 경우 보증인의 서명 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의사가 표시돼야 효력이 발생하며, 보증하는 채무의 최고액을 서면으로 특정하지 않는 보증계약은 효력이 없는 것으로 규정했다. 또 금융기관이 보증계약을 체결할 때는 보증인에게 신용정보를 제시해 보증인의 기명날인이나 서명을 받도록 하고, 이를 위반한 계약은 보증인이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회의에선 이밖에 의사가 에이즈 감염인을 진단한 경우 그 사실을 감염인과 그 배우자 및 성 접촉자 등 전파 위험성이 높은 사람에게만 알리도록 한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개정 공포안도 통과됐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국무회의에서 전국의 주요 목조문화재에 상주 감시인력을 배치하는 내용을 포함한 ‘재난·안전관리 현황 및 대책’을 보고했다. 대책에 따르면 중요 목조문화재 144곳에 상주(유급) 감시인력을 배치하고,2009년부터는 사회복무요원을 감시요원으로 투입하기로 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금융위·공정위·법제처·보훈처장 프로필

    금융위·공정위·법제처·보훈처장 프로필

    ●전광우 금융위원장 국제 금융통이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부총리 특보를 했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천했고 정부도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국제적 감각이 있고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로 지인들로부터 신사라고 평가받는다. 미국 인디애나대학에서 금융전공 박사학위를 받고 투자은행(IB)인 메릴린치를 거쳐 세계은행에 12년간 근무했다.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코스닥 자문위원 등 금융관련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IR에도 참여, 외국인 투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금융산업의 선진화와 국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종종 밝혀왔다. 저서 ‘왕도는 없고 정도만 있다’(2004년, 중앙M&B) 외에 금융 관련 영어 서적을 출판했고, 다양한 언론 기고를 해왔다. ▲59세·서울 ▲서울사대부고·서울대 경제학과 ▲국제금융센터소장 ▲우리금융그룹 부회장 ▲딜로이트코리아 회장 ▲외교통상부 국제금융대사 ▲포스코 이사회 의장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을 지냈다. 이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바른정책연구원을 이끌었다. 삼성경제연구소 객원연구위원과 대한투자신탁·미래에셋증권 사외이사를 거친 금융·자본시장 전문가로도 꼽혀 금융위원장 후보로도 올랐다.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는 이 대통령의 정책자문 역할을 맡으면서 새정부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다. 대선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저서로는 증권금융론, 금융실명제, 돈의 경제학 등이 있으며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적 경제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참모 중 하나로 꼽힌다. 앞으로 기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 경쟁을 강화하는 정책이 예상된다. ▲52세·충남 보령 ▲남성고·중앙대 경제학과·미 뉴욕주립대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정의실천시민협의회 상임집행위원,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시울시정개발연구원장, 바른생활연구원장,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위원 ●이석연 법제처장 해박한 헌법지식을 바탕으로 거침없는 비판을 하는 변호사로 알려져 있다. 헌재 헌법연구관 등을 지내고 공직에서 나와 경실련 등 시민단체 등에 몸담으면서 참여정부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며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 결정 등을 이끌어냈다. 2006년 우파 기치를 내건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대표로 선임됐다. ▲54세·전북 정읍 ▲전북대 법학과 ▲행시 23회, 사시 27회 ▲법제처 법제관▲헌재 재판연구관 ▲경실련 사무총장▲법무법인 서울 대표 변호사 ●김양 보훈처장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다. 가족 중 성격적으로 백범을 가장 빼닮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주 타이완 대사를 지낸 부친 김신 전 교통부 장관을 따라 타이완에서 중·고교를 마쳤으며, 미국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해 중국어와 영어에 능통하다. 씨티은행 서울지점과 유럽우주항공방산회사(EADS) 등을 거쳤으며, 사료 제조 코스닥 등록기업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2005년 백범의 독립운동 본거지였던 상하이의 총영사로 일하기도 했다. 부인 이정희(49)씨와 1남1녀. ▲55세·대구 ▲연세대 정외과 ▲미 조지워싱턴대 석사 ▲㈜EBT네트웍스 대표이사 ▲상하이 총영사
  • 국정원장에 김성호

    국정원장에 김성호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새 정부 초대 국정원장에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을 내정했다. 김 전 장관은 경남 남해 출신으로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서울지검 특수2부장, 대구지검 검사장,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특히 이 대통령의 고려대 7년 후배로, 지난해 노무현 정부의 법무부 장관으로 재임할 당시 “대통령의 선거중립 의무는 위헌이 아니다.”라고 말해 청와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김 후보자는 부패 척결 없이는 선진사회도 없다는 소신 아래 반부패에 노력해 온 분”이라며 “새 정부의 창조적 실용주의에 적합할 뿐 아니라 국정원이 오로지 국익을 위해 일하는 순수 정보기관으로 거듭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를 내정한 뒤 “이번 인선을 통해 국정원의 기능이 경제살리기와 글로벌 코리아라는 새 정부의 국정방향에 맞도록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김 국정원장 내정으로 이른바 사정기관 빅4로 꼽히는 국정원장과 검찰총장, 경찰청장, 청와대 민정수석이 모두 경남 출신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지역편중 논란이 일고 있다. 통합민주당 최인기 정책위의장은 성명을 내고 “과거 어느 정권에서도 사정 라인이 이처럼 온통 특정 지역 출신들로만 채워진 예가 없다.”면서 김 원장 내정을 즉각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그러나 “적재적소에 능력 위주로 인물을 기용한다는 것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을 뿐 지역안배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지역편중 지적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른바 4대 권력기관 가운데 2명은 지난 정부에서 임명한 인사들”이라고 반박했다. 김 국정원장 후보자는 청와대의 인선 발표 직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늘 오후 내정 통보를 받았다.”면서 “구체적인 국정원 개혁 방안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이뤄질 것으로 알려진 초대 방송통신위원장 인선은 발표하지 않았다. 이 대변인은 “방통위원장은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남아 있다.”면서 “다만 (후보를)재검토한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헌재 “TV 수신료 징수 합헌”

    텔레비전을 갖고 있으면 수신료를 납부하도록 규정한 방송법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희옥 재판관)는 28일 “텔레비전 수상기를 소지한 사람에게 수신료를 납부토록 한 방송법 조항이 헌법에 반한다.”며 우모씨가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수신료는 KBS가 수행하는 각종 방송문화활동의 수혜자인 텔레비전 수상기 소지자에게 부과되는 것으로 입법 목적이 정당하다.”면서 “공영방송의 재원 마련과 독립성, 중립성 확보라는 목적에 비해 수상기 소지자의 재산상 불이익도 크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신료와 전기요금 통합징수에 대해서는 ‘법률’이 아니라 ‘시행령’이라는 이유로 위헌인지를 판단하지 않고 각하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광장] 그래도 남북은 손잡아야 한다/ 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그래도 남북은 손잡아야 한다/ 황성기 논설위원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한국 사회에는 주역의 교체가 있을 뿐 5년 전과 닮은 꼴이 참 많다. 숭례문 방화 참사가 국민들에게 상심과 분노를 안긴 충격만큼이나 2003년엔 대통령 취임식을 목전에 둔 대구 지하철 방화 사고가 있었다. 이명박 대선 후보를 겨냥해 열린우리당이 발의한 BBK 특검이 있었다면 5년 전에는 한나라당이 발의한 대북 송금 특검이 있었다. 삼성 특검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으로부터 딱 5년 전 SK의 최태원 회장이 1800억원의 배임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통합민주당이 새 정부의 조각을 놓고 위헌이라고 소리 높였지만 한나라당도 노무현 정부의 첫 조각을 위헌이라고 시비 붙기는 마찬가지였다. 정권 주체가 진보에서 보수로 바뀌었을 뿐 한국에선 여전히 어이없는 참사, 반성없는 재벌 행태, 공수가 뒤바뀐 정치권 특검과 새 정부 발목잡기의 쳇바퀴가 어김없이 돌아가고 있다. 드물지만 5년 전과 다른 것도 있다. 북한 상황이다.2차 북핵 위기에 따른 2003년 2월 전후 미국의 대북 공격설, 북한 전투기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은 노 대통령에게 보내는 취임 선물치고는 고약하기 짝이 없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은 범죄자가 아닌 협상 대상”이라며 미국을 설득하기 바빴다. 취임식에서 밝힌 대북 ‘평화 번영 정책’도 빛바랜 상태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인수한 한반도 상황은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교착에는 빠졌지만 6자회담이 가동되고 있다. 우여곡절 속에도 2·13합의라는 산을 넘어 북핵 로드맵이 진행중이다. 보수 진영의 인색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도 화해·협력의 시대를 향해 유형·무형의 진전을 이뤘다.NLL을 도발하는 따위의 북한의 취임 선물도 없다. 지난 세월 한·미관계를 희생해서 남북관계를 얻어내지 않았느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한·미, 남북, 북·미 관계는 어느 한쪽이 좋으면 다른 한쪽은 나빠지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남북과 미국이 얽힌 삼각관계는 정권의 결심에 따라 모두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윈윈이 가능하다. 남북관계를 희생해서 한·미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우파적 발상은 그 반대의 좌파적 발상만큼이나 위험하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은 ‘비핵 개방 3000’이다. 비핵·개방이 이뤄지면 북한 주민이 3000달러의 국민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으로 핵과 남북관계를 연계했다. 비핵·개방이 없으면 당근도 없다는 말이다. 공약의 실천자로 남주홍 통일장관 내정자가 국회 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다. 남북관계 주무 장관으로 ‘김정일의 천적’으로 불리는 남 내정자가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확산일로다.2000년 6·15선언을 대남공작문서라고 부르는 그의 대북관대로라면 선언은 무효화돼야 한다. 부동산 투기의혹과 부인·자녀의 미 영주권 문제가 불거졌는데 “뭐가 문제냐.”며 항변하는 것이 장관 자리에 대한 고집인지, 반통일적 소신을 집행하려는 집착인지 궁금하다. “이재정도 했는데 남주홍은 안 되느냐.”는 단순논리로 풀 남북관계가 아니다. 이산가족, 국군·납북자 송환 같은 남북 고유의 문제는 물론 이 대통령의 관심사인 대북 경제적 접근을 위해서도 냉전 사고로의 회귀는 안 된다. 이 대통령이 어제 취임식을 갖고 5년간의 대장정에 나섰다. 실용이든 뭣이든 남북관계를 후퇴시킬 수 있는 대결 구도로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요원해질 뿐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여성&남성] 軍가산점 부활, 총성없는 전쟁

    [여성&남성] 軍가산점 부활, 총성없는 전쟁

    군가산점제 부활을 놓고 ‘남녀 성(性)대결’이 한창이다. 지난 13일 군필자에 한해 취업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하자 여성들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불만을 성토하고 있다. 남성들은 ‘본회의에서 우리의 2년을 확실히 보상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인터넷에는 욕설까지 난무하며 인신공격 일색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감정의 골은 벌어질 대로 벌어졌다. 이 생각의 차이를 어떻게 좁혀나갈 수 있을까. 군가산점제에 대한 여(女)와 남(男)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아울러 군가산점제를 찬성하는 여와 반대하는 남의 조금은 색다른 이야기도 다뤄본다. ■ 남성 “2년 복무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 ● 군대는 취업의 ‘장벽’ “남자가 군대에 2년간 머물며 포기할 게 너무 많은데, 충분히 보상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회사원 권모(34)씨는 군가산점 부활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남자가 군대에 다녀오는 동안 버릴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남성이 말하는 ‘2년에 대한 보상’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남자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 군 미필자는 자기계발할 시간이 있잖아요.”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이모(29)씨는 ‘공부하고 있는 입장’에서 군필자가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군 복무로 인해 학업의 연속성이 끊기면서 보는 손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여성에게도 사회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군가산점제 사용을 3∼4차례로 제한한다는 조항이 있어 여자에게 크게 불리할 것이라 보지 않습니다. 또 법안을 발의했을 때 사회적 요소를 많이 고려하기도 했고요. 위헌소송으로 갈 것을 예상해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법안을 그렇게 허술하게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장애인을 위한 우대제도도 많이 생겨나는데 군대를 다녀온 사람에 대한 일련의 혜택은 무척 필요하기 때문이죠.” 서울의 모대학병원 레지던트 4년차인 오모(30)씨는 억울한 사연을 털어놨다.4년 전 레지던트 선발 과정을 생각하면 밤에 잠을 설친다. 예전에는 레지던트 선발 과정이나 전문의 스태프 발령시 군필자에게 3년간 가산점을 주는 제도가 있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에서 군가산점제를 위헌이라고 결정한 1999년 이후 이런 혜택이 모조리 없어졌다. 안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 소위 인기 학과에는 여자가 더 많이 선발되는 등 역차별을 당하는 사례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민간회사에서조차 인정해주는 군필자의 호봉 산정도 의사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군대 갔다온 남자에게 레지던트 선발 과정에서 혜택이 있었는데, 이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걸요. 저도 아직 군대를 가지 않았는데 내년쯤 공중보건의로 갈 생각입니다. 군대 가서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바에야, 공중보건의로 지원해서 월급을 받는 게 백배 낫지 않겠어요?” ● “군 가산점제는 국가 안보를 지키는 일” 병원에서 근무하는 김모(30)씨도 같은 생각이다. 김씨는 우리 나라가 분단국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직 분단국가인 만큼 군대에 대한 젊은이의 인식을 바꾸게 하기 위해서라도 군가산점은 필요하다는 것이다.“젊은이가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에는 어떤 식으로라도 사회에서 혜택을 주는 부분이 있어야죠.” 만일 군복무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다면 모두 국방의 의무를 소홀히 할테고 결국 국가의 안보에 치명타를 받게 될 것이란 얘기다. 우리 사회는 군필자에 대한 보상이 너무 미약하다는 것이 김씨의 생각이다. 컴퓨터 관련부품 중소업체를 운영하는 임모(30)씨는 군가산점제에 ‘부분 찬성’하는 입장이다. 군대를 다녀왔다고 무조건 군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국가 공무원 시험과 같은 공익적 성격이 있는 것은 군가산점제를 시행하는 게 옳다고 믿는다. “회사 성격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둬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무원 시험 같은 국가시험은 경쟁률도 치열하고 공익적인 성격이 있기 때문에 군가산점을 부여해야 하겠지만 민간업체 중에서 군가산점이 큰 의미가 없는 곳은 안 줘도 된다고 봅니다. 국가에서 이 기준을 확실히 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일부 남성들 ‘반대’의견도 대학원에 재학하고 있는 정모(29)씨는 군가산점제 부활에 반대한다. 현재 국회 국방위를 통과한 군가산점 개정안은 공무원시험 등 국가에서 주관하는 시험을 치르는 남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므로 또다른 차별이라는 것이다. 공무원 시험처럼 경쟁률이 치열한 시험에서는 단 몇점 차이만으로 당락이 좌우되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채용시험은 사람 인생이 걸린 문제인데, 군대에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가산점을 부여받는다는 건 좀 위험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입사 4년차 김모(30) 대리는 군대를 다녀왔다고 해서 그다지 손해본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군대에서도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못할 뿐, 사회에서 필요한 ‘인생 공부’를 많이 하고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군대 요즘 좋아졌잖아요. 남자가 군대에 있는 동안 오히려 사회에 필요한 기술을 더 많이 배워 오는 일도 많은 것 같아요. 경제가 침체됐을 때 군대가 오히려 도피하는 창구가 되는 경우도 많지 않나요? 군대를 다녀오는 게 꼭 남자에게 손해가 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군가산점제요? 분야에 따라 다른 것 아닌가요? 우리 같은 영업사원 중에는 여자가 거의 없어요. 회사에서도 여자를 별로 선호하지 않고요. 그러잖아도 여자가 취업하기 불리한 분야가 많은데 이번에 통과된 법안 때문에 취업하려는 여성이 더 불리해질까 걱정이네요.” 제약업체에 근무하는 성모(30)씨는 영업사원으로 일한 지 3년째이지만 여자사원이 들어오는 일을 본 적이 별로 없다. 제약영업의 특성상 여자가 일하기 힘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도 여자보다는 남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유럽의 선진국처럼 육아정책 등 여성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잘 갖춰진 나라에서는 이미 남녀평등이 이뤄진 사회이기 때문에 남자가 군대에서 고생하는 것에 대한 보상을 확실히 해줘야죠. 하지만 우리나라가 어디 그런가요? 아직 여성에 대한 불평등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 것들을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또 하나의 남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여성 “차라리 취업 뒤 다른 혜택 마련을” ● ‘일상의 차별’ 심각한데 군가산점제가 웬 말? “왜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나요? 군대를 다녀와서 남자만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군가산점제를 찬성하는 남성들이 애용하는 ‘여성 상위시대’란 말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서울의 한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모(27·여)씨는 군가산점제가 국회 국방위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밤잠을 설쳤다.“군가산점제 시행의 전제조건은 ‘남성과 여성이 완전히 평등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전제 하에 ‘남성이 군대문제로 차별받고 있기 때문에 군가산점제라는 혜택을 부여한다.’는 거죠. 그런데 그 전제 자체가 맞는 건가요? 여성들은 아직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는 ‘소수자’입니다.” 김씨는 여성에 대한 ‘일상의 차별’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여자라는 이유로 취업에서 조직생활까지 냉대받는 현실 속에서 군가산점제가 시행된다는 사실은 김씨의 눈에 그저 ‘모순투성이’로 비쳐질 뿐이다. 직장인 주모(27·여)씨도 분노하기는 마찬가지. 지난 2005년 외국계 회사에 취업한 주씨는 취업하기까지 낙방의 고배를 여러번 마셔야 했다고 말했다. 학점, 토익, 인턴경력 등 취업에 필요한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갖췄음에도 서류통과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 반면 뒤에서 맴돌던(?) 남자 선배와 동기들은 취업난에도 ‘무사통과’였다.“사실 그 친구들에 비해 떨어질 이유가 전혀 없었어요. 이력서가 무척 화려했거든요. 며칠간 잠을 잘 수가 없더군요.” 유명 대기업을 지원해서 10차례 이상 ‘쓴 맛’을 봤던 주씨는 결국 여성차별이 덜하다는 ‘외국계 기업’에 원서를 제출한 뒤 겨우 회사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취업 시즌만 되면 ‘모든 여성은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말이 있어요. 저 역시 그랬어요. 취업을 준비하는 다른 남자들에 비해 모자랄 게 전혀 없는데 왜 이렇게 홀대를 받아야 하는지 정말 억울했습니다. 이 와중에 군가산점제까지 시행되면 여성들은 어떻게 일하란 소린가요.” ● “남성들의 피해의식 공감하지만….” 일부 여성들은 군 복무에 대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에는 생각을 같이 하지만 ‘군가산점제는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남자들 군대 이야기 들으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창 젊은 나이에 자유도 박탈당하고 자기 계발도 못하니까요. 그러나 군가산점제는 좋은 방안이 아닌 듯싶습니다. 취업은 사회생활의 ‘첫단추’인데 시작부터 차별을 해서는 안 되죠.” 취업준비생 안모(25·여)씨는 “사회에 발을 들여놓는 첫 단계부터 차별을 하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차별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푸념했다. 특히 남녀가 모두 취업난을 겪는 상황에서 군필자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은 사회적 위화감만 더 키울 뿐이라는 것이다.“차라리 취업 뒤에 군필자에 대한 다른 혜택을 지원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군가산점제는 많은 여성들을 맥빠지게 하거든요. 남자만 군복무를 할 수 있는데 이게 취업으로 곧바로 연결된다면 곧 생물학적 차별이죠. 민주주의 국가에서 벌어져서는 안 될 일 아닐까요? 다른 보상 방안을 생각해 줬으면 합니다.” 직장인 김모(27·여)씨도 다른 보상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이를 취업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가 많다고 말한다. 김씨는 좀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꺼내들었다.“남자들 군대 보상해줘야죠. 얼마나 고생인가요. 그러나 여성의 고통도 심해요. 아직 가사와 육아의 부담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기 때문이죠. 남성들도 많이 ‘도와주는’ 분위기라지만 ‘도와주는’ 수준에 불과할 뿐이죠. 결국 여성들은 직장보다는 가정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회사에서는 남성을 선호할 수밖에 없죠. 일에만 몰두할 수 있으니까요. 당연히 채용도 여자보다는 남자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고요.” 김씨는 여성이 가사와 육아의 구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암묵적인 ‘남성 우대’ 채용 문화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군가산점제는 이런 채용 문화를 제도적으로 합법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회사에서 남자 간부들은 ‘여자들은 무조건 일찍 퇴근하려 한다.’,‘여자들은 조직에 융화될 줄 모른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이는 여성이 가사와 육아의 부담을 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군가산점제는 이런 비합리적인 의식들을 제도적으로 ‘합법화’시킬 소지가 큽니다. 군대에 대한 보상은 해줘야 하지만 채용과 연결지어서는 안 됩니다. 좀 더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요.” ● ‘군가산점 찬성’목소리도 그러나 모든 여성들이 군가산점제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여성들은 군가산점제가 군필자들의 ‘잃어버린 2년’을 보상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보통 군대를 가는 시기가 대학생 시기인데 한창 취업준비할 나이잖아요. 그렇다면 취업 이후보다 취업 이전에 보상하는 게 논리적으로 맞죠.” 직장인 이모(30·여)씨는 군가산점제가 여성에게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상을 위해서는 군가산점제가 가장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남성들이 군대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부분이 취업이기 때문에 여기에 혜택을 주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장인 손모(27·여)씨는 여성을 위해 군가산점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문제에 수많은 안티 세력이 생긴 근본적인 이유가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의 ‘피해의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피해의식’은 상당부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솔직히 맞는 소리죠.2년 동안 조선시대 노비나 경험해 볼 수 있는 ‘밑바닥’을 체험하고 오잖아요.” 손씨는 여성의 인권을 위해서는 차라리 군가산점제라는 혜택을 주고 ‘제로 베이스’에서 여성운동을 시작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여성들이 자신의 인권을 말할 때 일단 남성의 군복무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여성들도 더욱 당당해질 수 있다는 취지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정부조직개편 협상 난항] 부분조각해도 파행 불보듯

    [정부조직개편 협상 난항] 부분조각해도 파행 불보듯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통합민주당의 정부조직 개편 협상이 교착상태를 벗어날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함에 따라 오는 25일 대통령 취임식 이전 새 정부 각료 임명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대통령직 인수위 핵심관계자는 17일 “국무위원 인사청문회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하지 않고는 정부조직 개편 협상이 당장 타결된다 해도 현실적으로 25일 이전 국무위원 임명은 물 건너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명박 정부는 헌정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각료 없는 불임 내각’을 출범시키거나 현행 정부조직법에 따라 일부 부처 각료만 인선하는 파행을 면할 수 없게 됐다. 협상과 공방이 장기화될 경우 정부조직개편 무산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오는 4·9 총선의 최대 쟁점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李당선인측 조각 고심 이 당선인과 한나라당이 끝내 민주당 설득에 실패할 경우,25일 취임식에는 국무위원이 아닌 국무위원 내정자들이 취임준비위의 초청으로 참석하게 될 것 같다. 헌정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불임 정부’가 탄생하는 셈이다. 이 당선인측은 최악의 상황인 ‘불임 정부’에 대비해 ▲장관을 특정하지 않고 국무위원 후보 15명을 임명하는 방안 ▲통폐합 대상인 5개 부처를 제외한 나머지 부처 장관만 임명하는 방안 ▲정부조직개편과 관계없이 유지되는 법무부 등 4∼5개 부처 장관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임명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당선인측이 어떤 방안을 택하든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고, 정부조직 개편을 둘러싼 여야 정치공방도 ‘4·9 총선’을 거쳐 18대 국회가 시작되는 6월 이후 새 국회에서 정부조직법안을 처리할 때까지 지속될 공산이 크다. 비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최소 2개월, 길게는 4개월 이상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13부 장관 우선 임명 검토 인수위측은 협상이 끝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현행 정부조직법에 따라 13부 장관만 임명하고 통폐합 대상인 통일부·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해양수산부·여성부 장관은 임명하지 않는 방안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협상이 끝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행법에 따라 각 부처 장관을 임명할 수밖에 없다.”면서 “일단 중심이 되는 부처 장관만 임명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가령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합쳐질 기획재정부의 경우 현행 조직법에 따라 재경부 장관만 임명하고 예산처는 장관을 임명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예산처는 차관 체제로 운용하다가 정부조직 개편안이 처리된 뒤에 재경부 장관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이름을 바꿔 그대로 임명하면 된다는 의미다. 이 방안은 현행법에 따라 임명된 장관이 정부조직법 개편 전 통폐합 대상 부처의 업무에 관여할 가능성이 높아 자칫 위헌 시비를 불러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조직법 개편 뒤 새 통합부처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인사청문회를 다시 받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장관 보직을 명기하지 않고 국무위원 후보자 15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국회에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먼저 국무위원으로 임명하고, 나중에 장관 보직을 임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파행 조각’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인천 청라지구 아파트 분양 난항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청라지구 등의 아파트 분양이 학교 문제를 둘러싼 당국과 건설업체의 입장 차이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인천의 다른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와 영종지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4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청라지구에는 4개 건설업체가 2756가구 규모의 주택 사업승인을 받아 분양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학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인천경제청으로부터 분양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 아파트단지 분양을 위해서는 초·중·고교 각 2개교씩 6개교 설치계획이 마련돼야 한다. 인천 교육당국은 교육재정 부족으로 해당 아파트단지 입주 시기인 2010년까지 학교를 건립할 수 없다며 업체가 학교를 지어 기증하거나 입주를 2014년 이후로 미룰 것을 요구하고 있다. 건설교통부 역시 학교 설치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경우 아파트 분양승인을 불허하도록 지시한 상태다. 인천시와 교육청은 아파트 입주자로부터 학교용지부담금을 더 이상 거둘 수 없어 학교 건립을 위한 재정이 빈약한 상황을 강조한다. 2000년부터 시행된 학교용지부담금제는 아파트 입주자가 분양가의 0.7%를 내면 지자체가 이를 학교용지 매입 등에 사용토록 한 것으로 2005년 3월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 판결을 받았다. 반면 건설업체들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이윤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거액의 학교 설치비를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고 청라지구에서 아파트를 공급한 GS건설과 중흥건설은 110억원과 80억원을 각각 학교 건립비로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법에서 정한 분양가 항목에 없는 학교 설치비를 업체가 부담할 경우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당국이 학교설치 의무를 사업자에게 전가하려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는 지난해 6월 아파트단지 학교 설치와 관련,‘국가 의무를 사업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가,12월에는 각 지자체에 아파트단지 학교 설치계획 적합 여부를 확인한 뒤 분양을 승인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현재로선 건교부 지침에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경제자유구역 아파트단지의 원활한 학교 건립을 위해서는 관련 비용 부담에 관한 합리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또 위헌시비 부를 군복무 가산점제 입법

    공무원 채용시험 때 군복무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통과됐다. 군 가산점제는 1999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폐지됐던 것이다. 횟수에 제한없이 채용시험을 볼 때마다 해당 과목 만점의 3∼5%를 가산했던 과거 방식과는 달리 개정안은 가산점 비율을 응시자가 얻은 점수의 2%를 넘지 않도록 하고 가산점을 받는 채용시험의 횟수도 대통령령으로 제한토록 했다. 또한 과거에는 가산점 혜택을 보는 합격자 숫자를 제한하지 않았으나 개정안은 채용 예정 인원의 20%를 넘지 않도록 상한선을 둔 점이 다르다. 헌재가 당시 위헌 결정을 내린 취지는 제대군인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지만 보상의 수단으로 채용 가산점제는 불합리하다는 것이었다. 개정안이 아무리 가산점 비율을 줄였다고 하더라도 헌재가 지적한 불합리성은 9년이 지난 지금에도 변함이 없다고 본다. 우리는 헌재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연장선상에서 그제 통과한 개정안이 또다시 위헌 시비를 부르고 있는 점을 우려한다. 여성계와 장애인 단체들이 즉각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가산점제의 부활을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2006년 국가공무원 7급 행정직 채용시험 때 55%를 차지했던 남자 합격자가 개정안대로 2% 이내의 가산점을 받는다고 할 경우 68%로 늘어난다고 한다.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는 측에서는 가산점과 혜택폭을 줄여 위헌 요소가 사라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또한 헌법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려 위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주장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따라서 군복무 가산점제 도입 입법에 신중을 기해 주기를 촉구한다. 차제에 군복무자에 대해 가산점이 아닌 방식의 보상이나 대우를 모색해야 한다는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단독]“총리실 내각총괄 기능 유지한다”

    정부 조직개편 후 유명무실해질 것으로 점쳐졌던 국무총리의 내각 총괄 기능이 부활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총리실에 각 부처간 통로와 창구 역할을 할 ‘국정운영실’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조실의 주요 조정기능을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로 이관키로 하면서 헌법상 총리의 권한인 내각 총괄 기능이 크게 약화될 것을 우려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출범 후에도 총리는 국정운영실을 통해 각 부처의 업무 조정과 함께 내각을 총괄할 수 있는 공식 창구 역할을 하게 됐다. 인수위의 이같은 결정엔 당초 총리실 개편안을 그대로 강행할 경우 총리의 내각 총괄 권한을 박탈했다는 지적과 함께 자칫 위헌 논란마저 일지 모른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 제86조엔 총리가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 부를 총괄한다고 명시돼 있다. 인수위는 지난달 발표한 정부 조직개편에서 총리실의 핵심 기능인 각 부처의 정책 조정기능과 주요 규제업무를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국무조정실과 비서실을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했었다. 총리실에 규제개혁실은 유지되지만 청와대에 규제개혁추진단 신설이 예정돼 있어 힘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관가 및 학계에서는 총리의 내각 장악력이 급속히 떨어져 국정 운영에 혼선 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비판이 일어왔다. 지금까지 총리는 부처간 주요정책 조정과 규제개혁·업무평가를 통해 내각을 장악해 왔는데, 이 중 조정과 규제업무를 잃게 됐기 때문이다. 한편 국정운영실 신설과 관계없이 당초 인수위가 제시한 1장관(총리실장) 2차관,6실장의 국무총리실 개편체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숫자를 맞추기 위해 기존의 갈등관리·사회위험관리실이 통합된다. 이에 따라 총리실은 장관급 총리실장 아래 차관급 국무차장 및 사무차장, 국무차장 아래에 국정운영·정책분석평가·규제개혁·사회위험갈등관리 등 4실, 사무차장 아래 정무·공보 등 2실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여기에 인수위와 한나라당이 당초 외교부 소속 기구로 둘 예정이던 재외동포위원회를 총리 직속기구로 격상시킬 예정이어서,1급 상당 사무국 조직이 하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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