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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할린위로금 위헌법률 제청신청 기각

    ‘태평양전쟁 전후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법률’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이 서울행정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현행법으로는 사할린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위로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김평욱(66)씨 등 유족과 변호인은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씨는 국무총리실 산하 ‘태평양 전쟁 전후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지원 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된 부친에 대해 위로금을 지급하지 않자 법원에 관련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위원회는 ‘태평양 전쟁 전후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제의 국가총동원법이 시행된 1938년 4월1일부터 1945년 8월15일 사이 국외로 강제 동원돼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피해자의 유족에게 20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4만여명의 사할린 징용자와 그 유족들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위원회 관계자는 “억울한 것은 이해하지만 다른 법령으로 지원을 받아야 하는 만큼 입법부가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씨가 생후 10개월이었던 1944년 9월 아버지 김주응씨는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됐다. 아버지는 광복 이후에도 사할린에 억류돼 돌아오지 못했고 김씨는 1996년 사할린에서 임시귀국한 한 징용 피해자로부터 “부친이 사할린에서 홀로 사시다 1956년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김지훈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추미애 “26일 노조법 중재안 내겠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추미애 위원장이 26일 노동관계법 중재안을 내놓는다. 추 위원장은 25일 환노위원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일 노사정 8인 연석회의 마지막 모임에서 중재안을 제시한 뒤 법안심사소위에서 중재안과 여야 개정안을 병합 심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8인 연석회의가 성과 없이 난항을 거듭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자, 환노위원장으로서 대안을 마련한 셈이다. 추 위원장의 중재안은 지난 4일 노동부와 한나라당, 경총 등 3자가 마련한 합의안에서 불합리하거나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부분을 수정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복수노조 시행의 유예기간을 3자 합의안의 2년 6개월에서 훨씬 더 단축하고, 창구단일화를 노사 자율로 하되 교섭권의 제약을 최소화하도록 ‘불가피하게 단일화해야 하는 사례’를 명시적으로 밝히는 내용이 포함된다. 또 조직 대상이나 근로조건을 달리하는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결정으로 교섭단위를 분리하도록 했다. 비정규직 노조를 허용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추 위원장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에 대해 “3자 합의안에서 명시하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통상적인 노조관리 업무활동’의 모호성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조정했다.”면서 “현행 노조법 24조 1항에서 규정하는 노조전임자 활동 보호조항은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급활동의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 별도 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유급활동이 가능한 상한 범위를 결정한다는 구상이다. 추 위원장은 “중재안이 8인 연석회의 당사자를 이해시킬 수 있다고는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서로 내놓기 싫은 것을 양보하고 최악은 피하겠다는 마음만 있다면 중재안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발언대] 교육의원, 비례대표제가 대안이다/김진성 서울시의원ㆍ교육선진화운동 대표

    [발언대] 교육의원, 비례대표제가 대안이다/김진성 서울시의원ㆍ교육선진화운동 대표

    교육의원 한 명을 뽑는 서울의 8선거구에서는 시의원 14명을 뽑는다. 이곳의 인구는 144만 4000명이다. 같은 지역 내 시의원을 뽑는 송파4선거구의 인구수는 7만 4000명으로 19배 차이가 난다. 헌법재판소는 선거구 인구수가 4배를 넘으면 헌법불합치라고 했다. 교육의원의 지위와 권한은 시·도 의원과 같다. 교육위원회에서 함께 일한다. 그렇다면 같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교육의원이든 시의원이든 인구수가 4배를 넘으면 당연히 위헌이라 할 것이다. 교육의원 선거구 인구가 227만명과 210만명이 되는 곳도 있다. 하지만 16개 광역단체 가운데 반 이상이 인구 200만명이 안 된다. 울산 110만명, 광주 142만명, 대전 148만명, 강원 150만명, 충북 151만명, 충남 201만명, 전북 186만명, 전남 193만명이다. 법정 선거비용 한도액이 시·도 의원은 5000만원 안팎이다. 교육의원은 최소 1억 2000만원에서 3억 3000만원으로 국회의원보다 많다. 5억~6억원은 써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법으로 정당 공천 및 지원을 금지해놓고 내천으로 정당이 손을 뻗치려 한다. 변칙과 편법·파벌로 교직사회는 분열과 갈등·대립과 마찰에 빠지고, 후보자와 관련자들은 범법자가 될 공산이 높다. 교육의원은 직능대표다. 전문성은 선거보다 추대가 원칙이다.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각 정당이 유능한 교육계 인사를 경쟁적으로 추천할 것이고, 지역구 직선으로 인한 교육계 내 대립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으며, 지연·학연이 배제되고 정책선거가 가능하고, 돈 안 드는 선거를 할 수 있다. 비례대표제는 여야 간에 유불리가 없는 윈윈전략이며, 각 정당이 고루 참여하는 상생기반을 제공해준다. 지역구 선거와 달라 특정 정당이 의석을 독점하지 못한다. 2006년 시·도 의원 선거를 보면 서울·부산·대구는 한나라당이, 전남·북은 민주당이 석권했지만 비례대표는 여야가 고루 진출했다. 교육문제의 초당적 해결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김진성 서울시의원 교육선진화운동 대표
  • 교육의원 직선 위헌 소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처음 실시되는 교육의원 선거가 위헌 시비에 휘말렸다. 정부가 입법발의한 관련 법의 선거구 획정안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교육의원과 시 의원의 선거구별 인구 수가 최대 19배까지 차이가 나 선거구 간 최대·최소 인구편차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내년 7월부터 시·도 교육위원회가 맡던 교육·학예에 관한 심의·의결 기능을 시·도 의회에 넘겨 지방교육자치를 완성시키기 위해 도입한 교육의원 제도의 취지가 졸속 행정으로 퇴색되고 있다. 서울신문이 22일 정부가 지난 9월 발의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담긴 교육의원 선거구 획정안을 토대로 서울시 교육의원 전체 8개 선거구와 서울시의원 선거구 96개를 2006년 4대 지방선거 당시의 인구 수를 대입해 비교 분석한 결과, 교육의원 8선거구(광진·송파·강동구)와 시의원 송파 4선거구의 인구편차가 19.4대1로 최대 편차를 보였다. 교육의원 8선거구 전체 인구 수가 144만 4195명인 데 비해 시의원 송파4선거구는 7만 4305명에 불과했다. 최소 인구편차를 보인 선거구는 교육의원 6선거구와 시의원 관악2선거구로, 인구 수는 각각 120만 5111명, 14만 9730명이다. 교육의원이나 시·도의원 모두 시·도 의회 내 교육위원회 구성원으로서 같은 권한을 갖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시 교육의원 한 명이 시의원보다 최소 8배에서 최대 19배에 이르는 주민 지지를 받아야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정원 수로도 전국 교육의원이 77명인 데 비해 시·도의원은 655명에 이르러 8.5대1의 격차를 보인다. 이 같은 인구편차 현상은 서울뿐 아니라 전국 각 선거구에서 똑같이 발생하고 있다. 전국 77개 교육의원 선거구만을 놓고 분석했을 때에도 인구 수 224만 7361명으로 최대 선거구인 경기4선거구(부천·광명·안산·시흥)와 인구 수 17만 4270명으로 최소 선거구인 울산4선거구간 인구 비율이 12.9대1이나 된다. 헌재는 2007년 3월 최대·최소 선거구 간 인구 비율이 4대1을 넘거나, 인구 편차가 평균 인구의 상하 60%를 벗어난 전국 광역의원 선거구획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결정문에서 “선거구 획정에서 인구비례 원칙에 의한 투표가치의 평등은 헌법적 요청으로서, 다른 요소에 비해 기본적이고 일차적인 기준”이라면서 “합리적 이유 없이 투표가치의 평등을 침해하는 선거구 획정은 자의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시·도 의회 내 상임위원회에서 같은 권한을 가진 교육의원과 시·도의원의 선출 방식을 따로 설정해 놓아 위헌 시비를 부추긴 것이다. 이대로 교육의원 선거가 치러지면 위헌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교과위는 23일까지 법안심사를 마치고 24일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지만, 피선거권 제한이나 게리맨더링(부당한 선거구 책정) 등의 논란까지 제기돼 충분한 심의가 이뤄질지 의문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용어 클릭] ●교육의원 시·도 의회에 설치되는 교육위원회의 구성원. 과반수를 주민직선으로 뽑는다. 해당 시·도의 교육·학예에 관한 조례안, 예산안 및 결산, 특별부과금·사용료 등의 부과와 징수에 관한 사항을 심사, 의결한다.
  • 손놓은 국회… 예비후보들 속탄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의원 인천4선거구인 부평구에서 출마하기를 바라는 A씨는 요즘 한숨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20년 남짓 몸담은 교육계의 발전을 위해 교육의원으로 일하겠다고 결심했지만, 선거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근거 법률에 얽힌 시비가 많지만, 누구 하나 정확하게 설명해 주는 사람도 없다. 알음알음으로 알게 된 정치권 인사에게 선거 전망을 물어보기도 했지만, “국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애매모호한 답변만 돌아왔다. 교육의원 선거의 근거 법률인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현재 정부 발의 2건, 의원 발의 14건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하지만 4대강 사업 예산 등 굵직한 쟁점에 파묻혀 이렇다할 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른 40여개의 법안과 함께 70분 남짓 대체토론이 진행된 뒤 법안심사소위로 넘겨진 게 전부다.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지도 의문이다. 정부 개정안을 포함해 심사할 법안이 16개나 되고 선거구 획정 위헌 논란, 선거비용 문제, 순번 추첨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교과위는 오는 29~31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개정안을 상정할 계획이지만, 시간이 촉박해 ‘졸속 심사’를 피할 수 없는 처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바른교육권 실천행동, 아름다운 학교 운동본부, 전국 학교운영위원 총연합회 등 시민단체와 교육연구소 15곳의 연합체인 ‘교육자치법 개정 공동연합’은 지난 15일 국회에 입법청원을 냈다. 이들은 “교육의원 선거구의 인구편차 논란과 정당공천 배제로 인한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소선거구제 방식이 아닌 비례대표제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면서 “예비 후보자 등록이 선거 3개월 전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2월 초까지는 법을 개정해야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선거구획정 논란 투성이 교육의원제도 좌초 위기

    선거구획정 논란 투성이 교육의원제도 좌초 위기

    ‘지방교육자치의 완결판’이라고 불리는 교육의원 제도가 각종 논란과 위헌시비로 시행되기도 전에 좌초 위기에 몰렸다. 교육의원은 시·도 의원과 똑같은 지위와 권한을 갖는다. 하지만 정부의 선거구 획정안에 따르면 교육의원 후보 한 명이 광역자치단체장급 선거에 맞먹는 비용을 들여야 할 판이다. ●의원1명 선거비 단체장과 맞먹어 현행 공직선거법은 시·도 의원의 법정선거비용을 ‘4000만원+(인구수×100원)’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교육의원 선거에 그대로 대입하면 최대 선거구인 경기4선거구의 법정선거비용은 ‘4000만원+2억 2473만여원’이 된다. 실제로는 5억~6억원 정도 들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제도의 취지는 바람직하지만, 고비용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또 교육의원은 후원회가 허용되지 않아 선거비용과 관련된 비리가 곳곳에서 생겨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부의 선거구 획정안을 놓고 ‘새판짜기’ 논란이 한창이다. 그 과정에서 특정 이해관계나 정치성향에 따른 게리맨더링 시비도 생겨나고 있다. 전북도의회 A의원은 최근 정례회의에서 정부의 선거구 획정안과 전북교육청의 수정안을 싸잡아 비판했다. “정부안은 시·군별 인구편차를 감안하지 못했고, 교육청안은 서로 생활권역이 다른 지역끼리 묶은 것이어서 둘 다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구상한 새로운 획정안을 제시했다. 정부와 일선 교육청, 지방의원의 목소리가 제각각이다. ●일부 새판짜기 게리맨더링 시비 입법의 최종 관문인 국회에도 최근 이 같은 민원이 쏟아진다.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한 의원의 보좌관은 22일 “처음 치러지는 교육의원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보니 이런저런 민원이 지역에서 많이 올라온다.”면서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민원이 많은데 국회 심의과정에서 이런 민원이 반영되다 보면 게리맨더링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정부의 개정안에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정당 추천을 배제하도록 했지만,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정치권의 입김이 들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당 배제… 기호 앞순번 유리” 교육의원 선거에 출마할 후보는 과거 2년간 정당의 당원이 아니어야 한다. 정당도 표기할 수 없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선거운동도 금지돼 있다. 때문에 투표용지에 정당표기가 허용되는 다른 선거와 달리 교육의원 후보의 기호는 ‘가·나·다’식으로 추첨 배정된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지역 및 비례대표, 기초의원 지역 및 비례대표, 교육감, 교육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8장의 투표용지에 각각 투표해야 하는 유권자는 ‘가·나·다’ 역시 특정정당을 나타내는 기호로 인식할 수 있다. 실제로 2007년 12월 대선과 함께 치른 경남·충북·울산·제주 교육감 선거에서는 정당 공천을 배제하고 후보자 이름의 가·나·다 순으로 번호를 배정하다 보니 대통령 당선인의 번호와 같은 기호 후보가 모두 당선되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교육의원 선거공탁금이 300만원밖에 안 되니 무조건 후보 등록부터 하고 기호 추첨에서 앞 순번을 배정받지 못하면 사실상 선거운동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 정도”라고 밝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열린세상]미디어렙 1공영 1민영이 맞다/성낙인 서울대 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열린세상]미디어렙 1공영 1민영이 맞다/성낙인 서울대 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방송은 공정성, 공익성, 다양성을 생명으로 한다. 특히 지상파 방송은 신문이나 인터넷매체와 달리 허가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허가 그 자체가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는 일종의 특허기업이다. 방송광고에 있어서도 방송사와 광고주 사이에 직거래가 이루어져 상호 간에 부당한 압력과 영향력이 행사되면 방송의 이념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다. 이런 폐해를 시정하기 위해 방송광고를 대신 판매해 주고, 방송사로부터 판매대행 수수료를 받는 미디어렙이 운영된다. 현행 방송법상 방송광고 판매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가 아니면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없는 제한적 경쟁체제다. 여태껏 방송광고공사 이외에 특별한 회사가 설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방송광고 판매대행은 방송광고공사가 독점적 영업권을 행사해 왔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008년 11월27일의 결정을 통해 현행제도는 헌법상 보장된 직업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제도로 판시했다. 다만 단순위헌을 선언할 경우 방송광고 판매대행의 법적 근거가 사라지므로 2009년 12월31일까지 위헌성을 배제한 입법을 촉구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렸다. 즉, 이달 말까지 헌재 결정을 수용한 합헌적 제도를 마련하지 않으면 현행 제도는 법적 효력을 상실한다. 그런데도 현실은 지금껏 논란만 거듭되고 있다. 지상파 방송과 방송광고 판매시장의 역사와 현실을 외면한 채 바람직한 방안을 논의할 수는 없다고 본다. 1980년 언론 통폐합의 지도이념인 공영방송에 따라 민영방송이던 동양방송(TBC)이 폐지되고 KBS와 MBC만 남게 되었다. 이에 독점적인 방송광고대행회사인 방송광고공사가 설립되었다. 방송광고 대행에 따른 독점적 이익은 공익기금으로 방송과 언론 발전에 기여했다. 그런데 1990년에 민영방송인 서울방송(SBS)이 설립되면서 공영방송 체제는 허물어졌다. 이 과정에서 방송광고에 관한 한 MBC는 공영방송이라기보다는 SBS와 비슷한 민영방송화했다. 후발주자인 SBS가 오늘날 KBS·MBC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이면에는 방송광고공사의 도움도 결정적인 한 요인이다. 독점적 미디어렙의 긍정적인 측면이다. 이제 SBS도 안정을 확보하고 또 다른 민영 방송의 허가가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서 미디어렙은 더 이상 독점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는 데에 이의가 없다. 법이론상으로만 본다면 독점적 미디어렙은 태초부터 위헌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개소된 지 20년 만에 위헌이라는 결정이 나온 이면에는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의 특성에 따른 측면도 있다. 미디어렙의 1공영에 더한 1민영·다민영에 관한 논의도 과거와 현재를 외면한 일의적인 법의 잣대로는 안 된다. 현 시점에서 단기적으로는 그간의 독점체제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시장질서 형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여 우선 1민영 체제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민영 체제로 갈 경우에 MBC·SBS는 각기 미디어렙을 설립할 것이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특성을 강화하기 위해 KBS2의 방송광고를 실질적으로 폐지한다면 그 혜택은 MBC·SBS로 돌아가고, 열악한 종교방송·지역방송은 존립기반이 위태로울 수 있다. 균등한 수혜가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일방적인 다민영은 방송광고시장의 경쟁체제 정립보다는 또 다른 독과점의 폐해를 야기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방송통신의 융합에 따라 방송과 통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지상파·케이블·IP TV방송이 균형적 성장을 확보할 때쯤이면 미디어렙도 시장경제원리에 따른 완전경쟁으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이다. 방송의 이념과 방송의 특허기업성을 외면한 채 이상만 추구하는 다민영은 미래 세대의 숙제로 남겨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낙인 서울대 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 YS “세종시는 기형적 괴물”

    김영삼 전 대통령은 17일 세종시 논란과 관련, “묵은 감정과 당리당략을 털어버리고 나라를 먼저 걱정하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낮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4·19 및 6·3 세대 정치인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보고싶은 사람들 송년모임’에 참석, “세종시는 국가의 장래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라며 이같이 주문했다. 김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도 승복하지 않고 정부를 반으로 쪼개는 기형적인 괴물을 여야가 한통속이 돼 정략의 산물로 만들었다.”면서 “어떤 이유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서울시의회의원들, 중앙부처 세종시 이전 반대운동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중앙행정기관의 세종시 이전 추진을 저지하기 위한 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수도 분할’에 반발하고 나섰다.서울시의회 의원들은 15일 시청 서소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 분할 계획에 대한 일체의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는 생산적 논의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또 “수도 분할 계획은 신(新) 행정수도 건설계획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미 2004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렸음에도 수도 이전 문제가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수도 분할로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기성 서울시의회 의장은 “수도는 분할할 수 없는 국가 정체성의 상징이며, 세계 어느 나라도 수도를 둘로 나눈 예가 없다.”면서 “시의회를 중심으로 서울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공무원노조 “복무규정 표현의 자유 침해” 헌소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은 7일 최근 개정된 공무원복무규정이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공무원노조는 소장에서 “개정된 공무원복무규정은 정부 정책에 대한 ‘건전한 비판’조차도 듣지 않겠다는 것일 뿐 아니라 공무원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고,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무원노조는 “개정된 내용 중 ‘근무기강을 해치는 정치적 주장’이라는 표현 등은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바와 같이 그 의미가 불분명하고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등의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다.공무원노조는 이어 “공무원노조법이 시행된 상황에서 복무규정으로 공무원노조의 활동을 제약하는 것은 입법형식이나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법원, 야간시위금지 위헌심판 제청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야간 옥외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가운데 법원이 야간시위 금지 조항에 대해서도 위헌법률심판제청을 결정했다. 위헌법률심판제청은 법률의 위헌 여부가 일반법원에서 재판의 전제가 되는 경우 법원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해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를 가려 달라고 신청하는 제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17단독 이제식 판사는 “야간 시위를 일률적·일반적·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합리적 사유도 없이 헌법상 보장된 시위의 자유를 상당 부분 박탈하는 것으로 헌법 37조 2항 최소 침해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6월 촛불집회에 참석한 강모씨는 서울 신문로에서 구호를 제창하는 등 시위를 벌인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 5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야간시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한 것이 위헌이라며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했다. 현행법상 집회는 불특정 다수가 의견 표현을 위해 일정 장소에 모이는 것을 뜻하고, 시위는 모여서 행진을 하거나 위력 등을 보이는 행위를 뜻한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파산때 국가과징금 우선변제 위헌”

    헌법재판소는 파산선고 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부과한 과징금·가산금을 먼저 변제하도록 한 옛 파산법(2005년 3월 폐지) 조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과징금·가산금 채권을 파산 절차 진행상 필수불가결하거나 채권자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과징금·가산금 징수라는 공익이 일반 파산채권자들의 불이익보다 크다고 할 수 없어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재판부는 또 “해당 법률 조항은 일반 파산채권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과징금 채권자인 국가에 비해 차별하고 있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덧붙였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월드이슈]치료용 허용… 대마초에 관대해지는 지구촌

    [월드이슈]치료용 허용… 대마초에 관대해지는 지구촌

    최근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주인공인 영국 출신 배우 대니얼 레드클리프가 대마초를 피웠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영국이 발칵 뒤집혔다. 이는 전세계적인 배우로서 유명세를 치르는 과정에서 나온 현상일 뿐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대마초가 마약이냐, 아니냐의 논란이 끝나지도 않은 지금 오히려 대마초에 관대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약물 오·남용 자문위원장이었던 데이비드 너트 런던 임페리얼대 교수가 한 달 전 경질됐다. 그는 대마초가 알코올이나 담배보다 덜 해롭다며 현재 필로폰과 같은 B등급으로 분류된 것을 C등급으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자리를 내놓게 된 것이다. 정부는 너트 교수가 학문적 견해가 아닌 정치적 의견을 내놓아 자문관으로서 신뢰를 상실했다고 주장했고, 학계는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했다.”며 반발했다. ●유해성 해묵은 논란 속 관용 확산 이는 대마초의 폐해에 대한 논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똑같이 대마초를 피워도 장소에 따라 죄가 되지 않기도 하고 벌금을 내거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현실 속에서 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법무부는 지난 10월 치료 목적으로 대마초를 사용할 경우 기소하지 않겠다는 새 지침을 발표했다. 물론 주법에 따라 의학용 대마초 사용이 합법화된 경우에 한해서다. 미국에서는 14개 주가 치료용 대마초 사용을 허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연방정부 단속요원에게 적발될 경우 이곳 주민들도 처벌을 받아왔다. 얼핏 보기엔 주법과 연방법의 충돌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사회는 물론 전세계는 이번 조치를 두고 미국이 대마초 단속에 좀더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를 의식,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주법이 허용한 범위를 넘어서 치료용 대마초를 불법적으로 거래할 경우 기존대로 단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료용 대마초 조제소 규제 어려워 하지만 1996년 미국에서 가장 먼저 대마초를 조건부 합법화한 캘리포니아주, 그 중에서도 로스앤젤레스 시 당국은 최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곳에는 의료용 대마초가 허용되면서 생긴 조제소만 1000곳이 넘는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우후죽순처럼 생긴 조제소가 대마초를 아무에게나, 비의료용 목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조제소 운영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많은 조제소를 단속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다. 같은 주 오클랜드는 다른 고민을 갖고 있다. 치료용 대마초에 세금을 물리기로 하면서 이번 기회에 대마초를 완전히 합법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극심한 재정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다. 메사추세츠주 역시 대마초 양성화를 검토하는 위원회를 발족해 놓은 상태다. 미주에서의 이같은 움직임은 다른 곳이 아닌, 대대적으로 마약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멕시코에서 먼저 시작됐다. 지난 4월 멕시코 의회는 대마초 합법화를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중남미 지역 전직 대통령들이 멕시코의 마약 조직 해체를 위해 합법화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지난 8월 대법원이 마약 소지를 처벌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고, 콜롬비아 대법원도 비슷한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재정 확충 등 문제는 ‘돈’ 그렇다면 이같은 대마초 관용 분위기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돈’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미 오클랜드의 경우에서 엿볼 수 있듯이 대마초를 합법화하고 세금을 물리면 그만큼 재정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마초 흡연을 적발하기 위해서는 경찰 인력과 교도소를 늘려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이 결국 돈 문제로 귀결된다. 실제로 오바마 정부는 대마초와 관련된 기소 기준을 낮춘 데에는 대마초에 쏟는 수사력을 다른 범죄에 쓰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무제한 감청’ 통신비밀보호법 위헌제청

    수사기관이 개인의 통신 내역을 무기한 감청할 수 있도록 한 통신비밀보호법 6조 7항에 대해 법원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결정했다. 위헌법률심판제청은 법률의 위헌 여부가 일반법원에서 재판의 전제가 되는 경우 법원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해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를 가려 달라고 신청하는 제도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윤경)는 27일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은 감청기간의 연장에 대한 횟수 제한을 두지 않아 사실상 무제한적 감청을 허용하고 있다.”며 “수사의 목적이 정당해도 개인의 사적인 정보와 비밀을 통째로 취득할 수 있는 과도한 감청은 사생활 및 통신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해 헌법에 위배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와 제6조에는 범인의 체포나 증거 수집이 어려운 경우 검사가 법원에 통신제한조치(감청) 기간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기간은 2개월을 넘지 못하게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제6조 7항에 감청 허가의 요건이 존속하는 경우에 한해 “2개월의 범위 안에서 통신제한조치 기간의 연장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감청 연장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앞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범민련 남측본부 이규재(71) 의장 등 간부 3명에 대한 변론을 맡은 범민련 공동변호인단은 “검찰이 통신비밀보호법을 악용해 작성한 감청자료는 증거로서 효력이 없다.”며 해당 법률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 의장 등에 대한 보석을 허가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獨법원 “통일연대세 위헌”

    독일 정부가 통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걷어온 ‘통일연대세’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25일(현지시간) 니더작센주 경제법원이 독일 통일 이후 옛 동독지역 지원을 위해 일시적으로 도입했던 통일연대세가 장기적인 세금으로 성격이 바뀌었다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고 보도했다. 니더작센주 경제법원 게오르기아 가스카르트 판사는 최근 한 납세자가 “통일연대세는 위법”이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통일연대세는 통일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임시로 도입한 보완세였다.”면서 “지금까지 이를 계속 걷는 것은 장기적인 추가부담을 용납하지 않는 헌법에 반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헌법재판소가 위헌심판청구에 대해 니더작센주 경제법원의 판단을 인정할 경우 경기침체와 대규모 부양책 때문에 가뜩이나 늘어나 있는 독일의 재정적자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헌법재판소는 1954년 통일연대세 같은 추가 세금은 일시적인 재정 수요가 있을 때만 도입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슈피겔에 따르면 독일은 통일 이듬해인 1991년 개인소득세와 법인세의 7.5%를 1년 기한으로 추가징수했다가 1992년 폐지했다. 하지만 이 세금을 1995년 다시 도입해 지금까지 시행하고 있다. 세율은 1998년부터 소득세나 법인세의 5.5%로 낮아졌다. 독일은 통일 이후 20년 동안 옛 동독지역에 1조 유로(1741조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했으며 이중 1850억유로는 통일연대세를 통해 거둬들인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혼인빙자간음죄 헌재 ‘위헌’ 결정

    혼인빙자간음죄에 대한 형법 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2002년 7대2로 합헌결정이 나온 뒤 7년 만에 뒤집힌 것이다. 이로써 도입된 지 56년 만에 혼인빙자간음죄는 형법에서 사라지게 됐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은 모두 공소기각된다. ●6대 3으로 7년만에 뒤집혀 헌재 전원재판부는 26일 혼인빙자간음 혐의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은 A씨와 B씨 등 2명이 낸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형법 304조 혼인빙자간음죄는 헌법 37조 2항의 과잉금지원칙을 위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했다.”며 위헌 결정했다. 형법상 혼인빙자간음죄는 ‘혼인을 빙자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부녀를 기망, 간음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혼인빙자간음죄는 여성을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부인하는 것이어서 남녀 평등 사회를 지향해야 할 국가의 헌법적 의무에 반한다.”면서 “동시에 여성을 보호한다는 입법목적과 달리 혼인빙자간음 혐의로 고소하고 또 취소하는 과정에서 남성을 협박하거나 위자료를 받아내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폐해가 종종 발생해 국가의 형벌권이 정당하게 행사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개인의 내밀한 성생활 영역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남성의 성적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라는 기본권도 지나치게 제한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강국·조대현·송두환 재판관은 “혼인의 뜻을 내세운 남자에게 속았을 경우에 한해서만 가해자에 대해 국가에 처벌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소수 의견을 냈다. ●“국가 형벌권 부당행사” A씨는 2005, 2006년에 각각 두 여성을 결혼할 것처럼 속여 수차례 성관계를 갖고, 유부남인 B씨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두 여성과 수십차례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자 지난해 6, 7월 각각 헌법소원을 냈다. 앞서 이번 사건에 대해 여성부는 “여성을 성적 예속물로 보고 있는 데다 정조를 강조해 여성을 비하하고 있다.”며 위헌의견을 냈고, 법무부는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며 존치 의견을 냈다. 조태성 장형우기자 cho1904@seoul.co.kr
  • [혼인빙자간음죄 위헌결정] 정조관념 변화… 시대흐름 반영

    형법의 혼인빙자간음죄 조항이 1953년 제정 이후 5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헌법재판소가 2002년 합헌 결정을 뒤집고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은 정조관념의 변화, 여성계의 폐지론, 세계 조류 등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법 제정 당시 이 조항은 일본형법 가안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베낀 조항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일본조차도 혼인빙자간음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혼인빙자간음죄는 혼전 성관계를 범죄로 처벌하지 않는 우리 법제 하에서 혼인을 전제로 한 성관계를 따로 구분해 처벌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모순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는 여성 스스로 책임져야 할 문제일 뿐, 국가가 ‘이불속 문제’까지 개입할 사항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한 이 규정이 협박·공갈의 수단으로 이용되거나, 감정적 복수심을 충족하기 위해 악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실례로 1955년 상류층 미혼여성 70명을 농락한 ‘한국판 카사노바’ 박인수 사건을 들 수 있다. 해군 대위를 사칭한 박인수를 검찰이 혼인빙자간음죄로 기소했지만, 정작 박인수를 고소한 여성은 둘뿐이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법은 보호할 가치가 있는 정조만 보호한다.”고 판결하면서 그의 혼인빙자간음죄에 대해 무죄를 선언했다. 지난해 혼인빙자간음으로 기소된 25명 중 8명만이 실형을 선고받았을 뿐이다. 세계에서도 드문 이 죄는 형법 개정 때마다 폐지가 화두로 떠올랐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4대강 예산심사 열긴했지만… “원안대로” “삭감해야”

    4대강 예산심사 열긴했지만… “원안대로” “삭감해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가 26일 여야 합의로 전체회의를 열고 4대강 사업 예산 심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여야는 예산 규모와 세부자료 제출 등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진통을 거듭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예산 처리 법정 시한인 다음달 2일이 지나서까지 ‘버티기’를 계속하면 정부 쪽 원안을 그대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기겠다고 밝혀 파행이 예상된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날 국토위에 출석해 4대강 사업의 개요 및 목적, 예산 내역 등을 보고했다. 국토부가 제출한 4대강 사업 예산총액은 3조 5000억원으로, 한나라당은 원안 통과 입장을 고수했다. 또 민주당의 요구에 따라 세 차례에 걸쳐 예산안 세부 내역을 제출한 만큼 더 이상의 심사 지연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쐐기를 박았다. 한나라당 간사인 허천 의원은 “하천사업은 도중에 홍수기를 만나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시작하고 마무리해야 한다.”면서 “최대한 공사기간을 단축해야 하기 때문에 초반에 예산이 많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장광근 의원은 “야당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국토부가 대단히 부족한 서류를 제출한 것처럼 공격하는데 이번에는 그동안 내놓은 예산안보다 자세한 자료를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백성운 의원은 “예산심사 과정에서 또다시 추가 자료를 요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예 상임위조차 열지 못하게 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거들었다. 이에 민주당은 납득할 만한 근거를 내놓지 않으면 수질개선과 하천 정비에 필요한 1조원을 뺀 나머지 예산은 삭감해야 한다고 맞섰다. 조정식 의원은 “공사종류별 예산액 산출근거가 빈약하고, 지층 조사 등을 충실히 하지 않아 추가 비용 발생이 예상된다.”면서 “추경예산이나 다음해 예산에 이런 부분을 가중시키면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순 의원은 “4대강 사업 예산 총액에 대한 국회 의결 없이 정부가 착공한 것은 국회의 심사·확정권을 침해하고 헌법 및 국가재정법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수자원공사에 사업을 넘긴 것도 법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수공의 4대강 사업 투자에 대해 국가보조금을 지급해야 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4대강 사업 해당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4대강 사업 위헌·위법 심판을 위한 국민소송단’은 이날 4대강 사업 공사를 중지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서울행정법원과 부산·대전·전주 지법 등 전국 4개 법원에 동시에 접수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약속대로 국토위 예산 심사를 시작했지만, 수공에 넘어간 보 공사와 관련된 구체적 사업계획과 예산내역, 입찰 관련 계약자료 등을 모두 확보해야 정상적인 심사를 할 수 있다.”면서 “국민소송단의 법정 싸움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본래 예산 처리 시한인 12월2일은 지키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1일부터는 예결특위가 예산을 심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유지혜 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성숙한 性문화 강조한 혼빙간 위헌 결정

    형법 304조 혼인빙자간음죄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어제 나왔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존폐에 대한 각계의 논란을 고조시켜 온 혼인빙자간음죄는 이제 형법 제정 56년 만에 법의 틀을 벗어나 도덕과 윤리의 영역으로 남게 됐다. 개인의 성적(性的) 자기 결정권을 중시하는 시대 흐름과 여성 차별적 요소에 대한 여성계 중심의 반발 여론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것이다.헌재의 위헌 결정이 아니더라도 혼빙간 조항은 사문화되다시피 한 게 현실이다. 지난 10년간 기소율은 6.4%에 불과하고, 실형을 선고받는 경우는 한 해 3~4명뿐이다. 그나마 대부분 집행유예 판결에 그친다. 무엇보다 조항이 지닌 구시대적 가치와 범죄 입증의 한계 때문이다. 남자는 혼인 의사가 명백히 없었어야 하고, 여자는 ‘음행의 상습이 없는 부녀’, 즉 음란하지 않은 여자라야 피해가 성립되도록 돼 있는 것이다. 지극히 남성 중심의 봉건적 윤리규범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 변화상을 떠나 법리 하나만으로도 폐기가 마땅하다고 할 것이다.헌재의 혼빙간 위헌 결정은 사회적 약자로서 여성의 사적 권익까지도 법이 보호해야 했던 개발 시대를 넘어 우리 사회가 남녀 간 권익에 있어서 보다 동등한 시대로 진일보해 가고 있음을 웅변한다고 할 것이다. 간통죄 폐지나 강간 피해자에 남성을 포함하려는 움직임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혼빙간 위헌 결정 앞에서 우리 사회가 분명히 해 둬야 할 것이 있다. 헌재의 결정이 성에 대한 윤리규범과 개인 간 신의성실이 날로 약화돼 가는 풍조를 용인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오히려 성 윤리에 대한 자기 책임을 강조함으로써 보다 성숙한 성 문화의 확립을 염원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우리 사회의 윤리와 가치를 되돌아 볼 때인 것이다.
  • [혼인빙자간음죄 위헌결정] 혼빙간 주체 男… 간통은 男·女 모두

    헌법재판소가 혼인빙자간음죄를 위헌으로 결정하면서 지난해 가까스로 합헌 결정이 난 간통죄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새삼 관심이 쏠린다. 둘 다 개인의 내밀한 성적 사생활에 제약을 가하는 조항인 만큼 같은 범주로 묶어놓고 논란이 이는 경우가 많았다. 헌재는 지난해 10월 탤런트 옥소리씨 등이 간통죄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5(위헌·헌법불합치) 대 4(합헌) 의견으로 3분의2에 1명이 모자라 합헌 결정이 난 반면 26일 혼인빙자간음 조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6(위헌) 대 3(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간통죄가 가까스로 합헌, 혼인빙자간음죄도 겨우 위헌으로 결정된 데서 재판관들 사이에 치열한 법리논쟁이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헌재는 언뜻 비슷해 보이는 간통죄와 혼인빙자간음죄의 결과가 상반되게 나온 것은 두 죄가 규율하는 대상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선 혼인빙자간음은 남성만 처벌하고 여성을 객체로 둬 평등의 문제가 있지만, 간통죄는 기혼 남녀 모두에게 같은 의무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다. 또 우리 헌법이 양성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이 유지될 수 있도록 국가의 의무를 규정하는 만큼 간통죄의 공익성이 크다고 봤다. 이 밖에 간통죄는 혼인과 가족생활의 해체를 초래하거나 그럴 위험성이 크다는 점에서 예방의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헌재의 입장이다. 처벌 법규로서 법 조항이 사문화됐는지 아니면 여전히 활발히 적용되고 있는지도 차이점이다. 1996∼2005년 간통죄로는 매년 평균 1900명이나 기소됐지만 비슷한 시기인 1997∼2006년 혼인빙자간음죄로 재판에 넘겨진 사람은 연평균 27명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개인의 성적 사생활에 대한 국가의 규제는 최소화돼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어가는 추세여서 머지않은 장래에 간통죄 조항도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조태성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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