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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재, 중요 3개 사건 올 마지막 결정] 정부 위촉위원 ‘공무원 뇌물죄’ 처벌은 한정위헌

    정부 외부기관 위촉위원을 공무원으로 간주해 뇌물죄로 처벌하는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한정 위헌 결정을 내렸다. ‘한정(限定)위헌’이란 법률에 대해 일정한 해석의 범위를 정해 그 범위를 벗어났을 때 위헌으로 보는 변형결정이다. 헌재는 27일 제주도 재해영향평가 심의위원회의 위촉위원인 남모(57) 교수가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구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상 통합영향평가 심의위원회의 위촉 위원이 ‘공무원’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의 유추해석 금지에 위배된다.”며 27일 6(위헌)대3(합헌)으로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 위촉 위원은 법령에 의해 공무원 신분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뇌물죄로 처벌하는 것은 법률 해석의 한계를 넘는다는 것이다. 다만 반대 의견을 낸 이진성·김창종·강일원 재판관은 “공무원의 개념은 개별 법령의 취지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고, 뇌물죄는 공무집행의 공정성 등을 보호 법익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비록 법률상 공무원이 아니어도 위촉돼 공무를 담당하는 경우 뇌물죄의 주체인 ‘공무원’으로 해석 가능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헌재는 또 이번 결정을 계기로 한정위헌청구가 원칙적으로 부적법하다는 선례를 변경해 한정위헌청구를 인정하기로 했다. 헌재는 “한정적으로 위헌성이 있는 부분에 대한 한정위헌은 입법권에 대한 자제와 존중으로 당연하고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위헌 결정의 하나인 만큼 한정위헌결정을 구하는 청구 또한 인정되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은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법 관계자는 “대법원은 기본적으로 한정위헌 결정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만일 피고인이 재심을 청구하면 재심 법원에서 한정위헌 결정과 대법 확정판결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법리적 해석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남 교수는 2005년 3월~2007년 6월 5개 기업과 6건의 용역 계약을 맺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1,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남 교수는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9월 헌재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남 교수에게 징역 2년의 확정판결을 내렸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헌재, 중요 3개 사건 올 마지막 결정] 성범죄자 총 3600여명 전자발찌 부착

    [헌재, 중요 3개 사건 올 마지막 결정] 성범죄자 총 3600여명 전자발찌 부착

    헌법재판소는 27일 합헌 결정 이유로 “전자발찌는 성범죄자의 성행교정 및 재범방지를 도모하고 국민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는 공익적 목적이 있고 피부착자의 행동 자체를 통제하는 것도 아니어서 구금과 구별된다.”면서 “범죄 행위를 추궁하는 사후적 처분인 형벌과 구분되는 비형벌적 보안 처분으로, 소급금지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를 소급해 확대 적용했다고 해서 대상자들의 신뢰 이익의 침해 정도가 과중하다고 볼 수 없다.”며 “부칙 조항의 입법 목적과 공익적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 형량할 때, 법익 균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헌재의 합헌 결정으로 그동안 미뤄졌던 소급 부착 명령이 실행될 경우 최대 2600여명이 추가로 전자발찌를 부착하게 돼 현재 1040명인 대상자가 3600여명으로 확대된다. 이를 통해 성범죄 재발 방지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보호관찰관 인력 증원 등 법무부의 보강 조치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자발찌 부착 명령 소급적용 조항은 2010년 4월 15일 김길태·조두순 사건 등에 따라 도입돼 2010년 7월 16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헌법상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를 제약하는 형벌의 하나로 위헌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급기야 위헌법률심판 제청으로 이어졌다. 청주지법 충주지원은 2010년 8월 25일 형벌불소급의 원칙, 소급입법금지의 원칙에 위배, 출소자 등의 형 집행 종료 후 사회 복귀라는 신뢰보호의 원칙 위배 등의 이유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위헌법률심판 제청 이후 검찰이 청구한 전자발찌 소급 부착명령 2785건 중 2114건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이 같은 법조계 일각의 시각은 이번 헌재 결정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이강국·박한철·김이수·이진성 재판관은 형 집행 종료자에게도 소급 적용하는 부분은 위헌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재판관들은 “형 집행을 마친 사람에게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소급 적용할 경우 형사 제재가 종료됐다고 믿는 사람들의 신뢰이익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송두환 재판관은 “전자발찌 부착은 형벌적 성격이 강해 법 시행 이전 범죄 행위자에게 소급하는 것 전부가 위헌”이라는 반대 의견을 냈다. 법무부는 이번 합헌 결정에 따라 전자발찌 대상자가 늘 것으로 보고 보호관찰소 업무분장 방식을 비상체제로 전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법무부는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들의 주거지를 체계적으로 파악해 신속히 부착 명령을 집행하는 한편 고위험 범죄자에 대한 접촉 빈도를 늘려 감독 역량을 키우기로 했다. 이와 함께 죄질, 범죄전력 등을 근거로 한 분류 등급을 차별화하는 한편 범죄 유형, 생활 행태 등을 근간으로 한 특별 준수사항을 추가 변경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헌재, 27일 곽노현 ‘사후매수죄’ 여부 결정

    곽노현(58) 전 서울시교육감이 헌법소원을 낸 ‘사후매수죄’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27일 최종 결정을 내린다. 지난 9월 27일 징역 1년형이 확정된 대법원 선고일로부터 정확히 3개월 만이다. 헌재는 곽 전 교육감이 제기한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사후매수죄 조항에 대한 위헌 여부를 27일 오후 2시 선고한다고 25일 밝혔다. 곽 전 교육감은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박명기(54) 전 서울교대 교수에게 단일화 대가로 지난해 2~4월 6차례에 걸쳐 2억원을 건네고 서울교육발전자문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제공한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기소됐다. 1~3심 법원은 모두 대가성을 인정해 곽 전 교육감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곽 전 교육감은 자신에 적용된 사후매수죄 조항이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구성요건만을 규정할 뿐 객관적 구성요건을 전혀 규정하지 않고 있는 데다 내용과 적용 범위가 광범위하고 불명확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게 되면 곽 전 교육감은 재심을 청구해 무죄 판결을 받게 된다. 이 경우 현재 여수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곽 전 교육감은 원칙적으로 교육감직에 복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미 지난 19일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문용린(65) 현 교육감이 있기 때문에 적법성 시비가 불가피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중앙 5개부처 입주 완료… 세종청사 시대 본격 개막 이모저모

    정부세종청사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5개 중앙부처가 17일 입주를 마치면서 세종시가 대한민국 행정 중심지로 떠올랐다. 2002년 9월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신행정수도 건설 공약을 발표한 지 10년, 신행정수도가 위헌 판결을 받아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명칭을 바꿔 2005년 10월 이전 계획을 수립한 지 7년 만이다 하지만 준비가 부족한 탓에 이날은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혼란은 아침 출근 때부터 시작됐다. 충북 오송역과 세종청사를 운행하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차량 바이모달트램이 출근 시간에 세 차례나 멈춰 서면서 공무원들의 지각 사태가 속출했다. 오전 8시 25분 KTX 오송역을 출발해 세종청사로 향하던 바이모달트램은 멈춰 서기를 반복하다 도착 예정 시간인 8시 48분을 훨씬 넘긴 9시 20분쯤에 도착했다. 트램을 놓친 공무원들은 오송역에서 부랴부랴 콜택시(2만 3000원)를 타고 출근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공무원들의 본격적인 출근이 시작되면서 첫마을 아파트~청사(6㎞) 구간도 차량이 밀려 버스로 30분 이상 걸렸다. 한 공무원은 “‘명품 행복도시’의 빛이 바랜 것 같다.”고 말했다. 청사 내부도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주 이삿짐을 싼 부서는 짐이 새벽에 도착하는 바람에 공무원들은 하루 종일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짐 정리를 하는 데 시간을 허비했다. 점심시간 구내식당에서는 장사진이 연출됐다. 공무원들은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20분 이상 기다려야 했다. 청사 관리소는 식당을 2부제로 운영하면서 이용 시간을 연장했지만 하루 종일 혼란스러웠다. 이용자들은 “음식 질이 과천보다 훨씬 떨어진다.”며 불평했다. 한 국무위원의 방에는 컴퓨터 연결이 안 돼 오전 결재를 미루는 일도 있었다. 청사 안 휴대전화 통화 장애도 발생해 업무 처리에 큰 불편을 겪었다. 예상했던 행정 낭비도 드러났다. 재정부 예산실은 당초 이전 일정을 어기고 아예 내려오지 않았다. 재정부는 “국회 예산심의가 진행되고 있어 애초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행정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한 행정 낭비가 심각할 것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기본 생활시설이 충분하지 않아 불편이 예상되지만 국민과 국가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씨줄날줄] SNS 선거운동/육철수 논설위원

    정보기술(IT)의 혁명은 세상을 빛의 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현기증이 날 정도다. 라디오를 처음 만들어 5000만명의 소비자가 사용하기까지 무려 38년이 걸렸다고 한다. TV는 13년, 인터넷은 4년, 아이폰은 3년 정도 걸렸단다. 그런데 아이패드는 불과 80일 만에 5000만명을 돌파했다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등장하는 뉴미디어 덕분에 정보의 양과 전파 속도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옛 사람들은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가고’(言飛千里, 언비천리),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도 사람의 혀에는 미치지 못한다’(駟不及舌, 사불급설)고 했다. 소박한 시절의 얘기다. 사람의 말은 기껏 빨라야 1마하(초속 340m)이지만, 최신 미디어에 말(글)을 실으면 광속(초속 30만㎞)으로 전달된다. 좋은 소식이면 모르되 거짓 소문이 빛의 속도로 퍼지면 참으로 끔찍한 일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선거운동이 역시 도마에 올랐다. 우려대로 순기능은 사라지고 역기능만 판을 친다.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는 인터넷 게시판, 사용자제작콘텐츠(UCC), 트위터 등의 선거규제에 대해 ‘한정 위헌’ 결정을 내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에 따라 올 초 온라인 선거운동을 상시 허용했다. 세태를 반영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고, ‘돈은 묶고 입은 푼다.’는 선거 공영화에 기여하려는 취지였다. 그러나 SNS는 고삐가 풀리길 기다렸다는 듯 온통 네거티브판으로 변질됐다. SNS의 흑색선전과 비방 탓에 대선 후보들은 해명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정수장학회 문제 해결을 위해 1억 5000만원짜리 굿판을 벌였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문 후보에게 뒤졌다.’는 마타도어 메시지가 나돌았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도 ‘청와대 재직 때 80%를 주사파로 채웠다.’, ‘아버지가 북한 인민군 출신’이라는 음해가 흘러다녔다. 이름난 지식인들마저 이에 편승하는 꼴은 지켜보기조차 역겹다. SNS는 청중동원과 금권선거를 없앤 ‘공신’이다. SNS를 통해 나타나는 표심은 후보들의 선거전략에 큰 도움이 된다. 유권자들에게도 선거 판세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다. 그러나 지금처럼 SNS를 악용하면 이는 문명의 이기가 아니라 흉기다. 진정으로 세상을 바꾸려면 정도(正道)로 가야지 사도(邪道)를 택할 수는 없다. 여야 모두 이제부터라도 헛된 ‘한 방의 유혹’일랑 싹 잊으라.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강원 “골프장 문제 전면 재검토”

    강원 “골프장 문제 전면 재검토”

    주민들과 1년 이상 갈등을 빚어 온 강원 최대 민원인 ‘골프장 문제’가 특별위원회 구성으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해결에 청신호가 켜졌다. 강원도와 시민단체 등은 13일 골프장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사회단체·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강원도 골프장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특위에는 시민사회단체, 전문가, 강원도 골프장 문제 해결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 강원 특별보좌관 등 1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특위 활동의 법과 행정 지원을 위해 관계 분야 공무원 5~6명으로 태스크포스(TF)도 별도 설치, 운영된다. 특위는 골프장 조성을 둘러싼 갈등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9월 도지사 자문기구로 출범한 ‘강원도 골프장 민관협의회’보다 상위 개념의 책임과 권한을 가진다. 또 골프장 인허가 과정부터 해당 기관이나 골프장 시행사 측의 위법 및 탈법행위 등을 조사해 행정 또는 법적 책임을 요구할 계획이다. 골프장 공사로 발생한 묘지 훼손 등의 문제도 책임을 가려 원상회복시키는 등 주민과의 갈등 해결에도 적극 나서게 된다. 골프장 토지 수용은 최근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등을 고려해 적극 재검토할 방침이다. 강원지역에는 지금까지 도청 현관 앞과 강릉시청 등에서 강릉 구정리 주민 등 도내 6개 지역 주민들이 연대해 움막 농성을 400일이 넘게 펼치는 등 골프장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깊었다. 도내에는 최근 5년간 골프장 29곳이 증가해 총 71곳으로 52곳이 운영 중이며 13곳은 건설 중이고 6곳은 미착공 상태다. 원주 여산CC와 강릉CC, 홍천 샤일데일 골프&리조트 및 마운트나인리조트 등 6곳은 산림조사 및 환경영향평가 부실 등에 대한 집단민원 등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도청 앞에서 펼치던 움막 농성 주민들은 특위 구성 발표와 함께 이날 자진 철수했다. 곽태섭 도 고충처리위원회 사무국장은 “갈등의 골이 깊어진 골프장 문제가 시민단체들과 행정, 전문가들이 한자리에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면 조만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法 ‘언론인 선거운동 금지’ 위헌 제청

    언론인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일부 조항의 위헌 여부가 헌법재판소에서 가려지게 된다. 법원은 해당 조항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과잉금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환수)는 4·11 총선을 앞두고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김어준(44)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39) 시사인 기자가 신청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13일 받아들였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진행 중인 사건에 적용된 법률이 헌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을 때 재판부가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헌재 결정이 있을 때까지 진행 중인 소송은 정지되고 피고인들이 신청한 국민참여 재판 역시 중단된다. 헌재의 판단을 받게 된 조항은 공직선거법 60조(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 1항이다. 여기서 제청의 쟁점은 두 가지다. 언론인의 선거운동 금지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되는 ‘규제’인지와 ‘언론인’의 개념이 명확성 요건에 위배되는지다. 재판부는 “언론의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고 공정한 선거 보도를 요구하는 것은 입법자의 재량이지만 모든 언론인이 개인 자격으로 하는 선거운동까지 금지하는 것은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개인 미디어의 영향력이 막강해진 상황에서 등록된 신문이나 인터넷 신문 등에 소속된 언론인에게만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것은 수단의 적절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 언론인의 정의에 대해서도 그 범위나 한계를 설정하기 어려운 불명확한 개념인데 이를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은 위임 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봤다.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의 패널인 피고인들은 총선 직전인 지난 4월 1일부터 10일까지 8차례에 걸쳐 민주통합당 정동영 후보와 김용민 후보 등을 대중 앞에서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대규모 집회를 연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재판받고 싶다’며 국민참여 재판을 받던 중 지난달 21일 재판부에 해당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내년 6월부터 성범죄, 합의해도 처벌한다

    내년 6월 19일부터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가능해진다. 혼인빙자간음죄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라 60년 만에 폐지된다. 정부는 형법과 성폭력특별법이 이런 내용으로 개정돼 오는 18일 공포된다고 12일 밝혔다. 개정 법률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뒤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발효일은 내년 6월 19일이 된다. 단, 시행일 이전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소급적용되지 않는다. 가장 큰 변화는 성범죄에 대한 ‘친고죄’ 조항 삭제다. ‘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그간 사회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성범죄 피해자들을 더욱 불리하게 만들고 합의금 등의 명목으로 고소를 취하하도록 해 성범죄자에 대한 단죄를 막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최근 발생한 ‘성추문 검사’ 사건은 친고죄 조항의 폐단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검찰은 해당 검사에게 사건 성격상 성폭행죄를 적용해야 하지만 검사가 상대 여성과 합의를 봤기 때문에 처벌할 근거가 없다며 무리하게 뇌물수수죄를 적용했다가 2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1953년 9월 생겨난 혼인빙자간음죄는 2009년 11월 헌재의 위헌 결정에 따라 폐지된다. 헌재는 “남성이 결혼을 약속해 여성이 성관계를 맺는 착오를 저질렀다고 해서 국가가 형벌로 이를 보호하는 것은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보는 것”이라면서 “남녀평등에 어긋날 뿐 아니라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밖에 강제로 유사 성행위를 한 범죄자를 2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는 ‘유사강간죄’, 공중화장실·목욕탕 등 공공장소에서 이성의 신체를 몰래 훔쳐보는 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성적 목적을 위한 공공장소 침입죄’ 등이 신설됐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과거 대선 ‘말의 성찬’ 사례·결과

    18대 대선에서도 어김없이 국가 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선심성 대형 개발사업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 ‘표’ 앞에는 일단 ‘지르고 보자’는 정치권의 구태가 도진 것이다. 역대 대선에서 발표된 대형 개발사업 공약의 후유증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29일 “대형 국책사업을 선거 때 던지는 것은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며 표심의 확장성을 위해 동남권 신공항 등 국책사업의 장소를 모호하게 하는 것도 특징”이라면서 “특히 전 정권에서 여러 이유로 중단된 국책사업을 표를 얻기 위해 재추진하는 것도 우리나라 대선의 나쁜 관행”이라고 꼬집었다. 이명박 정부가 17대 대선에서 약속한 ‘동남권 신공항’의 운명이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된다. 전체 유권자 25%의 표심을 흔드는 영남권 최대 공약인 동남권 국제 신공항 건설은 지난해 3월 김황식 국무총리의 ‘백지화 선언’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대선 기간이 돌아오자 다시 여야 후보의 공약으로 부활했다. 타당성 조사를 비롯한 예산 낭비뿐 아니라 영남지역의 갈등을 또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표심 얻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한반도 대운하’로 시작한 4대강 사업도 마찬가지다. 지난 5년간 총 22조원의 예산이 들어간 사업이지만 소모적인 국론 분열에, 사업 효과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16대 대선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을 석달 남짓 앞두고 ‘신행정수도 충청권 건설’이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충청에서 51.8%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그러나 당시 한나라당의 반대에 부딪혔고 2004년에는 헌법소원까지 제기됐다. 헌재는 그해 10월 “수도 서울은 관습헌법”이라며 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의 행정수도 건설 계획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계획으로 축소됐다. 세종시는 우여곡절 끝에 이명박 정부 때인 2007년 7월 착공됐다. 새만금사업은 1987년 당시 민정당 노태우 후보가 전북발전 카드로 꺼낸 이후 5명의 대통령을 거치며 헛바퀴만 돌다가 아직도 완료되지 않은 ‘말의 성찬’으로 남아 있다. 서해안의 지도를 바꾸는 대규모 간척사업인데도 충분한 검토 없이 발표된 탓에 타당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선택 2012 D-20] 선관위 대선 토론회 의제 결정

    [선택 2012 D-20] 선관위 대선 토론회 의제 결정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 18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토론회 주제와 진행 방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관위 초청 토론회 참석 대상은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 후보다. 이들은 다음 달 4, 10, 16일 각각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 동안 열리는 1~3차 토론회에 참석한다. 1차 토론회 의제는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 대북정책 방향, 한반도 주변국과의 외교정책 방향’이며, 2차 토론회는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대책, 경제민주화 실현 방안,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정 방안’이다. 3차 토론회는 ‘저출산고령화 대책, 범죄예방과 사회안전 대책, 과학기술 발전방안’을 주제로 진행된다. 토론회 형식은 후보자 간 상호토론과 자유토론으로 이뤄진다. 각 후보가 사회자의 단답형 질문에 대답하는 코너와 국민이 직접 보내준 ‘국민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1차 토론회 진행은 신동호 MBC 아나운서가, 2~3차 토론회는 황상무 KBS 기자가 맡았다. 초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대선 후보는 무소속 박종선·김소연·강지원·김순자(기호순) 후보이며 이들은 다음 달 5일 열리는 TV토론회에 참석한다. 그러나 강지원 무소속 대선 후보는 이날 “중앙선거방송토론회가 개최하는 TV토론에 위헌적 요소가 있어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강 후보는 “공직선거법에서 국회 5석 이상 정당 추천 후보, 직전 선거에서 3% 이상 득표한 정당 추천 후보,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이 5% 이상인 후보를 초청 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은 차별적 조항”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선관위는 후보자를 추천한 새누리당, 민주당, 통진당에 선거보조금 365억 8600만원을 지급했다. 새누리당은 177억 100만원(48.4%), 민주당은 161억 5000만원(44.1%), 통진당은 27억 3500만원(7.5%)을 각각 지원받았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귀국선은 오지 않았다…조국은 사할린을 버렸다

    귀국선은 오지 않았다…조국은 사할린을 버렸다

    “귀국선은 오지 않았다. 1945년 전쟁이 끝난 뒤 사할린에는 ‘이제 곧 귀국한다’, ‘조선인이 먼저 떠난다’는 소문이 퍼져 있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속임수에 지나지 않았다. 1949년 7월 23일 마지막 일본인들을 태우고 간 귀국선 ‘운센마루’는 돌아오지 않았다.” 파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진 귀국선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열여덟 살 청년. 그는 이제 팔순의 노인이 됐다. 경기 안산시 고향마을 영주귀국노인회의 고문 성점모(81)씨는 “일본에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러시아 사할린(당시 일본령)으로 끌려간 강제동원 피해자 1세대의 후손이었다. 2010년 12월 가까스로 아버지의 나라에 돌아왔지만 망향의 설움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일본은 “1965년 한·일 협정에 따라 사할린 동원자의 재산권은 소멸했다.”며 보상을 거부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버티기에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참다 못한 사할린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2295명은 지난 23일 “국가가 사할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배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성씨는 이 자리에서 사할린 동포들의 수난사를 기록한 수기 ‘망향의 반세기, 사할린 동포의 눈물 젖은 과거’를 서울신문에 제공했다. 성씨의 아버지는 하루 12시간 넘게 도로 건설에 노동력을 착취당했지만 우편저금 등의 명목으로 빼앗긴 임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수기에는 한인들의 고통과 분노가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하루 한 줌도 안 되는 콩밥과 간한 청어 한 토막으로 2년을 버텼다. 분노를 참지 못해 반항하면 아이구… 때리고 또 때리고 죽도록 얻어맞았다.”(사할린 탄광에서 일했던 이기복) “어렸을 때 그물로 멸치를 잡던 일이 어제 같다. 그 멸치를 삶은 국물에 국수를 말아 먹으면 왜 그렇게 맛이 있던지.… 한 번이라도 가봤으면 한다.”(노동에 시달리다 현지에서 사망한 울산 출신 김길용) 광복 이후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황국신민화정책’을 통해 일왕에 충성을 강요했던 일제는 전쟁이 끝나자 사할린 동포들의 국적을 박탈한 뒤 모르쇠로 일관했다. 소련은 노동력 확보를 위해 이들을 억류했다. 그들의 모국은 힘이 없었다. 동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소련 국적을 취득하거나 무국적자로 남았다.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배상의 길이 열리는가 했지만 사할린 문제는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성씨는 “그때 ‘조선이라는 것은 잊어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제서야 모국에 대한 그리움을 잠시 접고 러시아어를 배워 모스크바 법과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나 모국 대신 생존을 택한 이들을 새롭게 가로막은 것은 이념 갈등이었다. 북한과 소련은 한국 정부와 교류가 없었다. 사할린 동포들은 일본과 소련에서 귀향 운동을 시작했다. 경기도 출신 도만삼씨는 1977년 소련 공산당위원회 앞에 가서 “한국으로 보내 달라.”고 외쳤다. 소련은 어쩐 일인지 “귀국 준비를 하라.”고 답했다. 그러나 배를 타고 도착한 곳은 두만강 기슭이었다. 북한 장교가 ‘환영 인사’를 건넸을 때 도씨는 충격에 휩싸여 기절했다. 성씨는 “도씨 등 조선인 40명이 북한으로 추방된 뒤 한인사회는 공포에 휩싸여 귀향에 대한 말은 입 밖에도 낼 수 없었다.”고 적었다. 귀향의 꿈은 1980년대 고르바초프가 소련 사회를 개방한 뒤에야 찾아왔다. 1990년 6월 제주도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과 소련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있었다. 그해 한국 가수들이 찾아와 사할린에서 위문 공연을 가졌다. 성씨는 “너무 늦었지만 드디어 잃었던 모국을 찾았다.”면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눈시울을 적셨다.”고 회고했다. 1992년부터 영주귀국 사업이 시작돼 지난 3월까지 4000여명의 동포 및 배우자, 장애 자녀가 귀국했지만 망향의 한은 지워지지 않았다. “남한 노인들이 말하더군요. ‘사할린 동포들은 사할린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나랏돈을 받는다’고. 나라를 잃고 설움 속에 헤맨 우리들의 고통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경제프리즘] “즉시연금 과세·카파라치로 생존권 위협”

    보험·카드 모집인들이 금융 당국의 규제 강화에 뿔났다. 26일 보험·카드업계에 따르면 한국보험대리점협회와 보험대리점 대표, 보험설계사들은 27일 저축성보험 비과세 축소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보험대리점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저축성보험의 중도인출 및 즉시연금 수령에 과세 전환을 추진 중”이라면서 “이는 중산 서민층의 노후 보장을 위태롭게 하고, 45만 보험모집종사자의 생존권을 박탈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철회해 달라는 게 이들 주장의 핵심이다. 보험설계사의 월평균 소득은 올 상반기(회계연도 기준) 287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만원(4.3%) 줄었다. 보험설계사가 모집한 보험 계약도 월평균 2572만원으로 1년 전보다 48만원(2.2%) 감소했다. 반면 설계사 수는 지난 3월 말 37만 7000명에서 9월 말 39만 1000명으로 1만 4000명(3.8%) 증가했다. 보험사들이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설계사들을 위협하는 한 요인이다. 삼성화재 등 손해보험사들의 온라인 자동차보험 판매비중은 이미 25%를 넘어섰다. 교보생명 등이 국내 최초로 온라인 생보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생보사도 온라인 판매에 가세하고 있다. 카드 모집인들은 다음 달 1일 시행되는 ‘카파라치’(카드+파파라치) 제도가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 소원 제기 절차에 착수했다. 카파라치는 길거리 카드 발급 등 불법행위를 신고하면 최고 200만원의 포상금을 주는 제도다. 카드설계사협의회 관계자는 “카드 발급은 길거리든 사무실이든 모집 장소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된 발급심사를 거쳤느냐가 핵심”이라면서 “헌법에 위반되는 행위라 정면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규모 집회 등 단체 행동도 검토 중이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교도소서 ‘폭력·음란 출판물’ 퇴출

    법무부가 성인 수용자라 하더라도 폭력과 음란 수위에 따라 ‘19세 미만 구독 불가’ 출판물의 구독을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최근 ‘수용자의 서신을 검열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서신 검열을 기본적으로 금지하는 법률 개정 작업과는 배치된다. 법무부가 22일 입법예고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은 “폭력·음란 등을 지나치게 묘사해 수용자의 교화와 건전한 사회복귀를 저해하거나 시설의 질서를 어지럽힐 우려가 있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신문 등에 대해서도 구독을 불허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문 등’에는 신문과 잡지, 도서 등이 포함된다. 현재 법무부는 같은 법률에 따라 유해 간행물은 수용자가 구독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19세 미만 구독 불가’ 등급의 출판물도 음란성·폭력성 등을 따져 구독을 금지하게 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같은 성인이고 같은 ‘19세 미만 구독 불가’ 등급이라고 하더라도 사회의 성인과 수용자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 법이 시행되면 법무부에서 이를 담당할 심의위원회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측은 이와 관련, 종합일간지보다는 잡지, 만화 등이 주로 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강성준 천주교인권위원회 상임 활동가는 “최근 헌법재판소가 교정시설의 서신 검열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는 등 국가의 검열을 제한하는 추세에 반해 국가가 검열 권한을 갖고 매체 내용을 검열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사할린 징용자 외교부상대 헌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할린에 끌려간 징용 피해자들이 “임금 문제에 대해 일본과 적극적으로 교섭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며 오는 23일 헌법재판소에 외교통상부를 상대로 한 헌법소원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청구인은 국내에 거주하는 사할린 영주 귀국자 3500명의 70%인 2500여명이다. 향후 일본 거주자들도 참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1940년대 일제가 점령하고 있던 사할린에 끌려가 탄광 등에서 강제노동을 한 뒤 일당 등을 대부분 우편저금 등의 명목으로 뺏긴 채 돌려받지 못했다. 한편 헌재는 지난해 8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정부를 상대로 낸 헌법소원에 대해 “피해자의 배상청구권을 놓고 한·일 양국간 분쟁이 있는데도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다하지 않는 것은 피해자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셧다운제 1년 명암] (상)모바일게임에도 적용 논란

    [셧다운제 1년 명암] (상)모바일게임에도 적용 논란

    최근 한 국제게임대회에 참가한 15세 프로게이머가 자정이 되자 “아~, 맞다. 셧다운당하는데…. 헐.”이란 말을 남기고 게임 도중 접속을 차단당했다. 셧다운제의 명암을 여실히 보여 주는 사례다. 학생 게이머는 부모의 아이디로 곧 다시 접속했지만 패했다. 청소년 인터넷게임 건전이용제도(셧다운제) 시행 1년을 맞아 서울신문은 셧다운제에 대해 두 차례 짚어본다.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셧다운제도에 대해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는 시간대가 앞당겨지는 등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욕설이 섞인 전화를 해대며 여가부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5년 만에 폐지된 만큼 셧다운제도 폐지되어야 마땅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여기에 스마트폰 게임 이용도 차단하는 모바일 셧다운제까지 시행될 예정이라 청소년들과 게임업계의 반발은 더욱 격렬하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인터넷 사용률은 100%이며 중독률은 12.4%로 성인 5.8%의 2배가 넘는다. 여가부는 중독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가운데 하나가 셧다운제와 같은 ‘완전 차단’이라고 설명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 중고생의 휴대전화 보급률은 95%다. 일부 청소년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과의 인터뷰에서 “차라리 휴대전화가 없을 때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카톡’ 같은 거 되게 끊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막상 휴대전화를 뺏기고 나니까 별로 생각나지도 않고. 누가 빨리 뺏어갔으면 했어요.”라며 휴대전화 압수와 같은 차단이 스마트폰 중독 방지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팀이 전국 청소년 4000명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터넷 사용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스마트폰을 중독적으로 사용하는 비율은 성인이 58.0%, 청소년은 81.0%에 이르렀다. 또 청소년은 스마트폰을 게임과 같은 오락 기능으로 사용하는 반면 성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화 및 문자, 업무 및 학습 등 다용한 용도로 이용했다. 모바일 셧다운제 시행을 앞두고 지난 9월 28일 열린 게임물 평가 공청회에서도 팽팽한 공방이 오갔다. 게임업계는 모바일 셧다운제가 게임 업계를 고사시킬 것이라고 우려했으며, 김성곤 한국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셧다운제는 게임 말고는 위로받을 게 없는 청소년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은 셧다운제를 16세에서 19세 미만으로, 인터넷 게임뿐 아니라 모바일게임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16세 미만 심야 게임 이용률은 3.4%지만 고교생 이용률이 19.1%에 이르고 청소년 스마트폰 보급률도 높아 고교생이 모바일 게임중독의 위험에 빠져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0월 제기된 셧다운제의 위헌 심판 결과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나올 전망이다. 헌법소원 청구를 담당하는 이병찬 변호사는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자기결정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새로운 통행금지제도와 같다.”고 주장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한 응급조치”라며 “모바일 셧다운제에 앞서 게임중독을 막기 위한 교육이나 상담이 충분히 이뤄져야 하며 정책의 실효성도 정기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독서 예찬론 ‘책, 인생을 사로잡다’ 펴낸 이석연 前 법제처장

    [저자와 차 한 잔] 독서 예찬론 ‘책, 인생을 사로잡다’ 펴낸 이석연 前 법제처장

    “나는 아웃사이더다. 공직자, 시민운동가, 법조인, 그리고 생활인으로서 항상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 모험과 도전 정신으로 임했지만 책속의 지혜와 함께했기에 큰 틀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지난 2010년 8월 법제처장에서 물러난 뒤 본업인 변호사로 돌아간 이석연(58) 전 법제처장. 그동안 헌법과 형법 등 딱딱한 법 관련 책들을 주로 써왔던 그가 젊은 세대에게 책읽기의 즐거움과 방법론을 나눠주는 ‘책, 인생을 사로잡다’(까만양 펴냄)를 펴냈다. 의외였다. 책을 쓴 계기와 근황 등을 듣기 위해 서울 서초동 사무실을 찾은 지난 14일 공교롭게도 특별검사가 내곡동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현직 고검 부장검사의 비리 사건을 놓고 검찰(특임검사)과 경찰의 ‘이중수사 논란’으로 시끄러워 자연스럽게 특검에 대한 생각부터 물었다. “그동안 의도적으로 정치와 거리를 뒀는데….”라며 말을 아꼈다. 정부에 있을 때 쓴소리를 해온 것으로 유명해 재차 묻자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특별검사의 한계 논란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라며 조심스레 운을 뗐다. “검찰은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검찰이 처음부터 수사를 잘했으면 특검이 왜 필요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검찰은 임명권자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하고, 직무집행은 헌법에 따라서 하면 된다.”며 원칙을 강조했다. “특검이나 특임검사를 따지기 전에 시대 변화에 맞춰 전체적으로 큰 틀에서 수사구조를 다시 조명할 필요는 있다.”면서 “사회적 현안에 대한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책 이야기나 하자.”며 말꼬리를 돌렸다. 독서경영이다, 독서법이다 하는 식의 책이 봇물을 이루는 상황에서 비슷한 유형의 책을 하나 더 내놓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다소 도발적인 질문에 수십년 독서습관에서 나온 노하우가 오롯이 담긴 “이 책은 다르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한국이 높은 교육열과는 반비례해 ‘독서문맹국’이라는 보고서를 본 적이 있다. 책을 읽지 않는 분위기가 걱정이 돼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 주위 권고로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독서도 기술이라면서 유목(노마드) 독서법을 소개했다. “모든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을 필요는 없다. 요점만 파악하며 건너뛰고 겹쳐 읽고, 다시 보고, 밑줄 치면서 읽을 필요가 있다.”면서 10가지 독서법을 풀어놓았다. “우리 사회는 혼자 떨어져 있거나 밥을 먹으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가끔씩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매일 적어도 1시간씩 책을 읽으라고 권했다. 이 전 처장은 책에서 ‘사기’와 ‘파우스트’, ‘지조론’‘낭만적인 고고학 산책’,‘ 진리의 말씀 법구경’, ‘손자병법’, ‘예언자’ 등 자신에게 영향을 준 책 10권을 소개했다. 그 중에서 유성룡이 쓴 ‘징비록’은 대학생과 공무원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로 꼽았다. 요즘도 매일 사마천의 ‘사기’는 한 구절 또는 한 단원씩 읽고, 1주일에 책 2~3권은 읽는다고 했다. 감명깊게 읽은 책의 구절은 물론 영화 대사, 연설 등은 그때그때 ‘독서노트’ 에 14년째 써오고 있다. 대선 후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미국의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도리스 컨스 굿윈이 쓴 링컨의 포용 리더십을 다룬 ‘권력의 조건’을 들었다. 여기에 ‘징비록’과 ‘사기’도 보탰다. 그는 ‘책, 인생을 사로잡다.’는 시작이라며 앞으로 쓰고 싶은 책들이 많다고 했다. “수도이전법, 제대 군인에 가산점을 주는 법 등 그동안 위헌 결정을 받아낸 주요 공익소송들의 의미를 정리한 대담집을 구상 중이다. 또 ‘사마천, 한국사회를 말한다’라는 제목으로 사기에 나타난 인간사회 단면들을 짚어보는 책도 쓰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술술 풀어놓았다. “책 읽는 능력이 국력”이라고 확신하는 이 전 처장은 지난 5월 김을호 국민독서문화진흥회 회장,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소설가 김홍신, 영화배우 안성기, 축구감독 홍명보과 함께 출범시킨 ‘책권하는사회운동본부’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 나갈 생각이다. 김균미 문화부장 kmkim@seoul.co.kr
  • [내곡동 특검 수사결과] 靑 “특검 결론 받아들일 수 없다” 반박

    [내곡동 특검 수사결과] 靑 “특검 결론 받아들일 수 없다” 반박

    청와대가 14일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터 매입 의혹 사건 특검의 수사결과 발표에서 나온 경호처 직원 등의 범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그동안 ‘내곡동 특검’의 정치적인 편향성을 문제 삼아 왔던 청와대는 마지막으로 특검이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순간까지 특검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특정 정당에 의해 특검이 추천되는 위헌적인 특검법이 더 이상 제정되지 말아야 하며, 소모적인 정치적 논란도 마무리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특검이 수사를 통해 밝혀 낸 혐의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수사 기간 내내 계속됐던 ‘기싸움’도 이어 갔다. 관련 혐의 사실에 대해서는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다투겠다는 뜻도 밝혔다. 특검이 오전 10시 수사결과를 발표하자 3시간 30분 뒤인 오후 1시 30분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은 춘추관(청와대 기자실)을 찾아 반박 브리핑을 갖고 특검 수사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최 수석은 브리핑에서 ‘오해’, ‘유감’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반복했고,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 ‘특검의 결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일방적인 법률 적용’이라는 직설적인 표현도 썼다. 청와대가 이처럼 특검의 수사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은 앞으로 이어질 법적 공방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같은 맥락에서 과거 정권에서도 사저 터 매입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졌던 사례가 있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최 수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 때도 사저가 건립되고 경호시설이 건축되고 난 뒤 경호 부지값이 취득 시점에 비해 크게 올라 취득 당시의 감정평가 금액으로 부담 비율을 나누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 준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사저 부지와 경호 부지를 동시에 구입해 가격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 들어 문제점을 고치려 했는데 오히려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여권은 특검의 수사결과를 존중한다고 밝힌 반면 야권은 청와대의 비협조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의 박광온 대변인은 “내곡동 특검은 ‘이명박근혜 산성’에 막히고 말았으며, 박근혜 후보는 (특검팀의)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하도록 청와대에 요청해 부정부패 척결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면서 “국민은 이 대통령 부부의 개입 정황이 줄줄이 드러나 몸통이 누군지 알고 있다.”고 비난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도 “청와대의 거부와 수사기간 연장 불허로 모든 진상을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특검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평가하며 그 결과를 존중한다.”면서 “이제 법원의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2013학년도 수능] 눈길 끄는 이색 문제

    올해 수능에서도 각종 사회적 이슈를 반영하고 실생활과 연계된 상황을 지문이나 자료로 제시한 문제들이 어김없이 출제됐다. 4교시 사회탐구영역 한국근현대사 과목 19번 문항은 유신헌법에 근거해 선포된 대통령 긴급조치 제1호에 대해 2010년 12월 대법원이 전원 일치로 위헌 판결을 내렸다는 신문기사를 지문으로 제시했다. 대선을 앞두고 논란이 됐던 특정 후보의 과거사 인식 문제가 연상되는 문항이었다. 정치 과목 17번 문항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심의규정을 위반한 방송사업자에게 ‘시청자 사과 명령’을 내리는 것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 내용을 다루기도 했다. 사회·문화 과목에서는 다문화를 다룬 지문이 포함된 문항이 2개나 출제된 점이 눈에 띄었다. 직업탐구영역의 해양 일반 과목 20번 문항은 지난 8월 우리나라를 연이어 덮친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서로 근접하면서 영향을 준 ‘후지와라 효과’의 특성을 묻는 질문이 출제됐다. 그 밖에 1교시 언어영역 43~45번 문제에서는 최근 스마트폰에 점차 적용되고 있는 음성 인식 기술의 원리를 설명하는 지문이 제시됐고 3교시 외국어영역에서는 1997~2007년 한국의 경제활동인구 중 연구 종사자 수와 비율 그래프를 제시하고 그래프와 일치하지 않는 내용을 고르는 문제가 출제됐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시론] 대선을 앞두고 한층 차분해진 SNS 정치/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시론] 대선을 앞두고 한층 차분해진 SNS 정치/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지난 1년간 미디어와 소통 현상을 연구하는 국내 최대 학회인 한국언론학회의 학술사업 기획책임을 맡았다. 첫 모임을 갖고 학회를 대표할 학술사업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에 들어간 게 지난해 12월 초다. 회의는 뜻밖에 간단히 끝났다. 참석자들이 한목소리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정치’ 문제를 지목했던 것이다. 이는 당연한 결과였다. 1년 전 당시 SNS는 한국의 사회과학이 고민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주제였다. 무상급식, 서울시장 보궐선거,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둘러싼 논쟁 과정에서 SNS의 영향력은 단연 돋보였다. 안철수 후보의 무소속 대통령론이 최근 이 쟁점을 다시 부각시켰지만, 정치권 일각(친노무현 인사들이 주축을 이룬 ‘혁신과 통합’)에서 SNS가 기존정당을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처음 제기된 것도 이때쯤이다.? 주관적 판단일 수 있겠지만, 이른바 ‘SNS 정치’는 이로부터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현재 훨씬 차분해진 느낌이다. 어떤 의미에서 미디어로서의 SNS 자체에 대한 관심이 한물 간 양상이다. 도대체 어떤 계기가 불과 1년 만에 이러한 변화를 만든 것일까.? 두말할 나위 없이 지난 4·11 총선이었다. SNS의 영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인터넷 선거운동 규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더해지면서 SNS 정치는 말 그대로 날개를 달았다. 총선의 향배는 SNS에 달린 듯했고 친SNS 속성이 강한 야당의 우위가 점쳐졌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라 해도 무방할 수준의 야권 패배였다. SNS 정치의 패배이기도 했다. 이는 SNS에 대한 지나친 기대상승만큼이나 과도한 기대상실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 변화에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19대 총선에 미친 SNS의 영향을 분석한 이소영 교수(대구대)에 따르면 4·11 총선에서 SNS의 영향력이 미미했던 가장 큰 이유는 SNS 이용자의 대다수(예를 들어 트위터 이용자의 67%)가 수도권에 분포했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지역별 편중분포에 따라 SNS의 영향력이 희석된 것이다. 후보들의 SNS 활용 수준 역시 대개 일방적인 홍보활동 보조의 차원에서 보도자료를 SNS에 올리거나 자원봉사자들을 풀어 대신 글을 쓰게 하는 등 제한적이었다. 대선은 양상이 크게 다를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와는 달리 전국 단위의 대통령 선거에서 SNS의 영향력은 강력히 발현될 소지가 크다. SNS 정치의 세부 내용 역시 후보 및 정당에 대한 일방적 홍보, 일부 파워 트위터리안 중심의 영향력 행사, 인증샷 날리기 식의 투표 참여 독려를 뛰어넘어 조직화되고 세련되며 체계화된 진화 양상을 보이게 될 것이다. SNS의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되었다고 믿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대선을 50일 앞두고 SNS 정치가 무관심 수준의 차분함을 유지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SNS는 여론을 좌지우지하거나 정당정치를 대체하는 마법의 시스템이 아니라, 폭넓고 충실하게 민의를 담아내는 또 하나의 채널일 뿐이다. 그간 SNS에 쏟아진 맹목적 찬사 즉, “SNS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소통하고 공감하는 이상적 도구로 절대적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거나 혐오증 즉, “SNS는 소수가 사실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괴담의 진원지, 야비한 떼거리 공격 수단이다.”는 인식은 방향은 정반대지만 속성이 동일한 ‘이데올로기’에 불과했다. 정치권이 다시금 정수장학회니 서해 북방한계선(NLL)이니 연일 이전투구식 정쟁에 빠져드는 가운데, 정작 과열·혼탁정치의 온상 같았던 SNS가 청정함을 유지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우리 국민이 과도기를 거쳐 SNS 이데올로기를 극복하고 성숙한 관계 맺기 단계에 접어든 게 아닐까하는 조심스러운 기대를 가져본다. SNS 정치에 대한 관심이 전과 같지 않은 바람에 학회가 야심차게 기획한 SNS 학술사업이 빛이 바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번 대선에서 차분한 SNS 정치가 끝까지 유지될 수 있다면 그렇게까지 아쉬워할 일은 아니다.
  • [기고] ‘불심검문 확인증’ 제도 필요하다/안준성 미국변호사

    [기고] ‘불심검문 확인증’ 제도 필요하다/안준성 미국변호사

    대법원이 최근 불심검문 허용기준에 대한 판결을 내렸다. 불심검문에 불응하면서 경찰관을 폭행한 사건에서 상고심의 무죄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상해, 모욕, 공무집행방해 등에 대한 무죄판결을 불심검문의 내용과 한계에 대한 법리적 오해로 본 것이다. 범행의심자에 대한 정지행위의 적법절차 기준만을 제시했기 때문에, 기타 행위에 대한 허용범위 및 절차에 대한 논란은 계속됐다. 불심검문이란 경찰이 거동이 수상한 사람을 정지시킨 후 의심스러운 점을 묻는 것이다. 흉기 소지 여부 조사 및 경찰서 동행(임의동행) 요구도 할 수 있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는 구조상 오·남용 소지가 내재돼 있다. 정지, 질문, 조사, 동행의 대상 및 범위 등이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일명 ‘묻지마’식의 행태가 만연하는 제도적인 원인 중 하나다. 또한 질문, 조사, 동행에 관한 거부권이 법률상 명시돼 있으나 실제론 쉽지 않다. 대법원은 정지를 제외한 기타 행위에 대한 국민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일단 정지’ 행위만을 강제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미국제도는 대법원 판결을 통해서 경찰권을 견제하는 양상을 띤다. 범죄예방 차원에서 경찰권 행사를 큰 틀에서 용인하지만 세부절차에서는 계속되는 위헌판결로 수정 및 보완한다. 예컨대, 연방법상 신분증 제시 의무는 없다. 캘리포니아주 신분증 제시 의무 조항은 위헌판정으로 폐지됐다. 이름 공개 의무 여부는 주별로 다르다. 뉴욕주의 경우, 성명·주소 및 행동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다. 거절 시, 직무수행 방해 등으로 수갑이 채워진 채 구속될 수 있다. 텍사스주는 위헌판결 후 허위 또는 가짜 이름, 거주지, 생년월일을 제시하는 경우만을 처벌한다. 이름 공개 의무가 수정헌법 제5조의 불리한 진술 강요로 볼 수 있어 위헌 소지는 남아 있다. 또한 임의동행 제도는 없다. 불심검문 현장 또는 부근으로 엄격하게 제한된다. 영국제도는 상세한 법률규정으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경찰과 시민 간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정책도 있다. 예컨대, 이름을 물을 수 있으나 답변을 강요할 수 없다. 거절 시, 성명란에 인상착의를 대신 기입한다. 또한, 불심검문 확인증을 현장에서 교부한다. 경찰관의 성명, 소속 경찰관서, 일시, 적용권한 등이 포함된다. 이를 토대로 경찰위원회 또는 경찰서에 항의할 수 있다. 경찰권 남용 견제효과가 있다. 개별 경찰관의 공무집행 적법성에 대한 국민 개개인의 평가를 반영할 수 있고,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불심검문 재개와 더불어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이 필요하다. 질문범위, 수색범위 등의 관련 규정을 구체화함으로써 불필요한 위헌시비를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개별 경찰관의 적법절차 준수 여부를 국민 차원에서 견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런던경찰과 뉴욕경찰의 불심검문 권한 남용을 고발하는 스마트폰 앱이 널리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영국식 ‘불심검문 확인증’ 제도 도입을 제안한다. 모든 불심검문에 대해서 해당 경찰관의 성명과 소속 등과 시민의 거부권에 대한 고지도 명시돼야 한다. 적법한 공무집행 보장과 더불어 실효성 있는 인권보호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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