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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온라인은 지금 ‘댓글 전쟁’] ‘인터넷 실명제’ 5년만에 위헌 결정… 규제보다 네티즌 자정 우선돼야

    댓글은 양날의 칼이다. 대중의 ‘말하고 싶은 욕망’을 실현시켜 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익명성을 이용해 타인을 무분별하게 비방하고 근거 없는 이야기를 퍼뜨리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연예인에게도 댓글은 양면적이다. 어떤 연예인은 자신의 기사가 무플(댓글이 달리지 않는 것) 상태로 있는 것보다는 악플이라도 달리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반면 일부 연예인은 인터넷에 달린 악성 댓글을 보는 게 너무 힘들었고 이로 인해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김동원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은 “댓글이 소통의 장으로서 역할도 하지만 그보다는 놀이의 도구로 활용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을 살펴보면 그 수가 많아질수록 내용이 삼천포로 빠지게 된다”면서 “인터넷 공간이 유희의 도구로서 활용되는 것은 괜찮지만 가끔 도를 넘어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익명성에 기반해 타인을 공격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국가정보원 댓글녀가 등장하면서 댓글을 통한 여론 조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직적으로 작성된 댓글이 여론을 왜곡해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는 댓글을 통한 여론 조작이 극히 제한적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댓글 등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이 커지자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실제로 2007년에는 인터넷 실명제가 법제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5년 만에 인터넷 실명제는 수명을 다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댓글을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몇몇 인터넷 포털 업체들은 비속어나 욕설 등을 사용한 댓글에 대해 규제를 취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댓글의 부작용을 해결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한 인터넷 포털 관계자는 “실명제를 시행한다고 악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인신공격성 댓글이나 비속어 등에 대한 차단을 진행하고 있지만 규제만으로 댓글의 부작용을 해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규제보다 전반적인 인터넷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규제의 측면에서만 인터넷 문화를 바라보기는 어렵다”면서 “네티즌들의 자정 활동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터넷 문화를 바꾸는 것은 길고 고단한 작업이다. 최근 선플 달기 운동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악성 댓글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공간 안에서 표현의 자유를 인정한다고 할 때 악성 댓글이 완전히 사라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인터넷 공간을 완전히 깨끗하게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헌재, 장기공백 파행… 7인체제로 가나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의 퇴임과 이동흡 전 헌재소장 후보자의 중도 낙마로 헌재가 ‘8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소장 권한 대행을 맡고 있는 송두환(64·사법연수원 12기) 재판관도 오는 22일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애초 송 재판관의 자리는 9명의 재판관 중 대통령 몫이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은 후임 헌재 소장과 후임 재판관까지 모두 2명을 임명해야 하지만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 정부조직법조차 통과되지 않고 있어 헌재 소장 및 재판관 공석도 장기화할 전망이다. 재판관 공석에 따른 헌재의 기능 마비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헌재는 8일 현재 올해 상반기 공개변론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헌재는 2011년과 지난해 상반기 공개변론 일정을 모두 1월 중 공개했다. 헌재는 사형제도·간통죄·혼인빙자간음죄 합헌 여부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은 모두 공개변론을 통해 결정해 오고 있다. 하지만 이미 수년 전 공개변론까지 마친 사건들도 거듭된 재판관 공백 여파로 헌재에 계류 중이며, 후임 헌재소장과 재판관의 인사청문회 등 인선 절차를 감안하면 계류 중인 주요 사건의 선고는 상당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공개변론까지 마친 주요 사건으로는 남성을 차별한다며 로스쿨 준비생들이 제기한 ‘이화여대 로스쿨 사건’, 서울대 법인화법 헌법소원, 휴대전화 번호 010 통합 위헌 여부 등이 있다. 이대 로스쿨 사건은 2011년 2월 10일 공개변론이 끝났음에도 2년 넘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이 밖에 지난 1월 서울북부지법 오원찬 판사가 제청한 ‘성매매 방지 특별법 위헌법률심판’ 등도 헌재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헌재는 심판 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이는 강제규정이 아닌 훈시규정에 불과해 지켜지지 않고 있다. 헌재는 송 재판관이 퇴임해 7인 체제가 되더라도 위헌법률심판, 권한쟁의, 헌법소원 사건의 선고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위헌 결정을 하려면 재판관 6인 이상이 위헌 의견을 내야 하는데 7인 체제에서는 2명만 반대해도 위헌 결정을 내릴 수 없게 된다. 법률을 해석하는 재판관이 줄어드는 만큼 헌재 결정에 대한 법적 신뢰도도 흔들리게 된다. 헌재는 이런 우려를 의식해 이달 사건 선고 일정은 송 재판관 퇴임 전으로 앞당길 방침이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달 선고는 송 재판관 퇴임 전으로 잡아 8인 체제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구치소 어떻길래… “과밀수용 위헌” 첫 헌법소원

    구치소 어떻길래… “과밀수용 위헌” 첫 헌법소원

    천주교 인권위원회(인권위)는 7일 서울구치소가 좁은 공간에 지나치게 많은 미결수를 수용해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구치소 과밀수용에 관한 헌법소원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번 헌법소원은 인권활동가인 강성준씨가 구치소에 갇혀서 실제로 측정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강씨가 수용된 방 표지판에는 ‘거실 면적 8.96㎡, 정원 6명’이라고 기재돼 있었지만 실측 결과 거실 면적은 싱크대와 보관대를 포함해 7.419㎡로 나타났다. 당시 6명이 수감된 것을 감안하면 1인당 1.24㎡(0.375평) 넓이로 성인 남성이 팔을 펴거나 발을 뻗기도 어려울 만큼 좁은 공간이다. 강씨는 “구치소가 턱없이 좁다고 생각해 실 면적을 측정하기로 마음먹었고, 줄자가 제공되지 않아 편지지로 측정해 석방된 뒤 자로 편지지 길이를 재는 방법으로 실 면적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교정·교화와 사회복귀라는 목적을 달성하려면 수용자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적합하고 자긍심과 자존감을 침해받지 않는 수준의 생활조건이 필요하다”면서 “마치 최저임금 기준을 정하는 것처럼 국가는 구금시설 수용자들에게 제공할 생활 조건의 기준을 정할 의무가 있다”면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에 앞서 부산지방변호사회는 교정시설 수형자들의 열악한 처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부산교도소를 상대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공익소송으로 제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보호수용제 재도입 찬반 논란

    법무부가 재도입하려는 보호수용제도를 둘러싼 논란의 쟁점은 이중처벌과 인권침해, 그리고 실효성 담보 여부다. 이 제도의 전신 격인 보호감호제도가 2005년 이 같은 논란 끝에 폐지된 만큼 보호수용제 도입에 대한 학계의 의견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보호수용제 도입을 찬성하는 측은 공공의 안전과 기존 보호감호제도와는 다른 규정에 주목하고 있다. 박상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5일 “과거 보호감호제도의 근간이 된 사회보호법의 경우, 경미한 범죄자까지 대상으로 해 문제가 많았지만 법무부가 추진하는 개정안에는 보호수용 대상자를 일부 강력 범죄자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강력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수용제 도입은 필요하고 제도 안에 인권침해 요소를 대폭 줄이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제도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새로운 접근을 요구했다. 표 전 교수는 “최근 출소 직후 보복 범죄가 잇따르고 있고 서진환 부녀자 살인사건, 아동 성폭력 등 끔찍한 범죄가 끊이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볼 때 흉악 범죄자에 대한 보호감호는 분명히 필요하다”며 “하지만 보호 수용에 대해 단순히 격리의 개념이 아닌 치료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 전 교수는 이어 “이번에도 이런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새로 도입하려는 보호수용제도는 기존 제도에 비해 인권침해 시비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도 있으나 결국 제2의 사회보호법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이를 반대하는 측은 과거에 비해 강화된 법 체계와 이중처벌의 위헌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는 기존 보호감호제에서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하자 인권친화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보호수용제도도 결국 장기간 가둬두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이중처벌의 비난은 비켜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2010년 기본 15년에 가중 25년이던 유기징역 상한이 기본 30년에 가중 50년으로 상향됐고 법원이 각종 범죄별 양형 기준을 마련하는 등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는데 여기에 보호수용까지 하겠다는 것은 기존 교정시설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오바마 “캘리포니아 동성결혼 인정해야”

    미국연방 대법원이 동성결혼의 법률적 문제를 검토 중인 가운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캘리포니아주의 동성결혼 금지법이 위헌이라는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행정부 차원에서 대법원에 동성결혼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은 미국 사상 처음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법무부를 통해 대법원에 제출한 소송 의견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캘리포니아주에서 동성 결혼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고 AP통신·CNN 방송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행정부는 사법부가 심리 중인 사안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을 수 있으나 오바마 대통령의 강한 정책적 의지에 따라 법정조언자로서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33쪽 분량의 의견서에서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동성 커플은 이성 커플과 동일하게 결혼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며 “주민 투표는 이를 금지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그러나 전국적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라고 요청하지 않았으며 다만 캘리포니아의 ‘특수한 상황’에 초점을 맞춰 심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캘리포니아주는 2008년 5월 주 대법원의 판결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으나 같은 해 11월 주민투표에서 동성결혼금지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동성결혼 합법화를 놓고 미국 전역이 논쟁에 휩싸일 전망이다. 현재 미국 50개주 가운데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주는 매사추세츠를 비롯해 모두 9개 주다. 이들을 포함한 13개 주가 최근 대법원에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여론조사기관인 ‘필드 폴’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동성결혼에 찬성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61%에 달해 반대한다는 응답자 비율(32%)의 2배에 가까웠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주민등록번호 변경 불허는 위헌” 네이트 정보유출 피해자들 헌소

    네이트·싸이월드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주민등록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고 진보네트워크센터(진보넷)가 28일 밝혔다. 진보넷 회원 등 15명은 이날 “해킹으로 인해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한 명의 도용, 피싱 사기 등 2차 피해가 우려되지만 현행 주민등록법에는 이런 이유로 인한 주민등록번호의 변경·정정 규정이 없다”면서 “변경을 허용하지 않고 고유한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해 개인식별에 사용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헌법소원 대상이 된 주민등록법 7조는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은 주민에게 개인별로 고유한 등록번호를 부여해야 한다’고 규정하며 오류 등의 사유를 제외하면 변경과 정정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진보넷은 “주민등록번호의 변경은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의 핵심적 내용”이라면서 “주민등록번호에는 개인의 생년월일, 성별, 출생지역 등 많은 정보가 담겨 있는데도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또 “13자리 코드가 아니더라도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정보만으로 개인식별이 가능하고 운전면허번호, 예금계좌번호 등을 통해 각각의 행정영역에서 개인에게 별도의 식별 번호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주민등록번호 수집과 활용으로 인해 공공과 민간 영역에서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2011년 네이트와 옥션의 대규모 해킹 피해 이후 “주민등록번호를 바꿔 달라”면서 서울행정법원 등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현행법상 변경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진보넷은 서울고등법원에 제기한 위헌법률심판제청도 같은 이유로 각하돼 헌법소원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유신 반대’ 인명진 목사 등 6명 39년만에 재심

    박정희 정권의 ‘긴급조치’에 반대한 혐의로 옥고를 치른 인명진(67) 목사가 39년 만에 재심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최동렬)는 1974년 대통령 긴급조치 제1호 위반 혐의로 실형을 받은 인 목사 등 6명에 대해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재심 대상에는 인 목사 외에 김진홍(72) 전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 이해학(68) 목사 등이 포함됐다. 재판부는 “재심 대상 판결은 위헌인 긴급조치 1호에 근거해 유죄를 선고했다”며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피고인들은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긴급조치 제1호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이는 유신헌법에도 위배되고 현행 헌법에 비춰 봐도 위헌”이라고 덧붙여, 무죄 선고 가능성을 비쳤다. 박정희 정권은 1974년 1월 8일 재야 민주인사들의 유신헌법 개헌청원 서명 운동을 저지하기 위해 긴급조치 1호를 선포했다. 이 조치를 위반하면 영장 없이 체포·구속돼 비상군법회의에 회부됐다. 인 목사는 긴급조치 선포 직후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긴급조치 철회 등을 위한 시국선언 기도회를 개최하고 선언문을 배포했다가 불법 구금됐다. 당시 비상보통군법회의는 김 전 의장과 이 목사 등에게 징역 15년을, 인 목사 등에게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했다. 인 목사 등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도움을 받아 2011년 5월 재심을 청구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해고자 배제 노조법 인권침해” 인권위 진정…전교조, 교원노조법 개정 공론화

    “해고자 배제 노조법 인권침해” 인권위 진정…전교조, 교원노조법 개정 공론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26일 해고자를 노조 조합원으로 인정하지 않도록 한 교원노조법이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해고자를 조합원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전교조는 “현직 교원에게만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는 현행법은 위헌 소지가 있다”면서 해직자의 조합원 인정을 배제한 현행 교원노조법 시행령 개정을 공론화할 방침이다. 전교조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둔다는 이유로 노조 설립을 취소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과 교원노조법은 즉각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측은 “부당하게 해고된 20여명의 선생님을 내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외노조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분노한다”면서 “고용노동부는 규약 시정명령을 노조 설립 취소와 연계하려는 위헌적인 행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인권위도 2010년 10월 국제노동기구(ILO)의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 등을 이유로 들어 “노조법의 근로자 정의규정을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에 있는 자나 구직중인 자, 해고된 자를 포괄하는 것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ILO 역시 지난달 28일 채택한 보고서에서 “법률에 명시돼 있는 형식적 절차가 노조 설립을 방해하거나 지연시키면 안 되고, 특히 특정 조항을 문제 삼고 개정을 의무화하는 것은 결사의 자유 원칙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고용부는 “전교조의 규약에 위법적 요소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3월 헌법재판소가 노조 설립 신고제와 관련해 내린 판결이 근거다. 헌재는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가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단순히 신고하는 것만으로 노조 설립을 허용할 경우 민주성·자주성을 갖추지 못한 노조가 난립해 어용조합이 되거나 조합 내부의 민주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행정관청의 노조 설립 심사권한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전교조는 이날 인권위 진정 제기를 시작으로 전공노, 공공운수연맹 등과 연대해 ‘교사·공무원·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본부’를 구성해 28일 출범시키기로 했다. 투쟁본부는 다음 달 해고자의 조합원 배제를 규정한 노동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토론회를 열고 국회를 상대로 관련법 개정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아이큐 70’인 덕에 사형 30분 전 목숨 건진 죄수

    ‘아이큐 70’인 덕에 사형 30분 전 목숨 건진 죄수

    아이큐가 낮은 덕에 30분 후 세상을 떠날 위기에 놓였던 사형수가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마치 드라마 같은 이 사건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교도소에서 벌어졌다. 이날 여자 친구와 복역 중 동료 죄수를 살해한 혐의로 오후 7시 사형 집행이 예정돼 있던 워렌 리 힐(53)은 30분 전 형 집행이 연기됐다는 극적인 통보를 받았다. 이같은 통보는 힐의 변호사인 브라이언 캄머의 끈질긴 노력 덕분이다. 캄머 변호사는 법원을 상대로 힐의 IQ가 70으로 정신적 무능력자에 해당돼 형 집행을 보류해 달라고 줄기차게 요청해 왔다. 변호사에 이같은 근거는 정신 장애자에 대한 사형이 위헌이라는 지난 2002년 미국 대법원의 판례에 따른 것이다. 이날 제 11 순회 재판부는 “힐의 변호인이 낸 사형집행 연기안을 인정한다.” 면서 “힐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의사들의 진단을 받을 것을 명령한다.” 고 전원일치 의견을 냈다. 이에따라 이날 저녁 7시 ‘치사 주사’로 세상을 떠날 예정이었던 힐은 당분간 목숨을 건지게 됐다. 한편 사형수의 아이큐로 인한 형 집행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도 텍사스주 교도소에서 복역중이던 사형수 마빈 윌슨(54)의 변호인이 같은 이유로 사형 연기 요청을 했으나 법원이 기각한 바 있다. 당시 변호인은 “지난 2004년 실시한 테스트에서 윌슨은 IQ 61로 판정받았다.” 면서 “돌고래 보다 낮은 수준으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예정대로 사형 집행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과테말라 트랜스젠더 재소자, 여자옷 입고 수감 생활

    몸은 남자로 태어났지만 스스로를 여자로 생각하는 남자들이 편안하게 교도소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과테말라 법원이 트랜스젠더 재소자들이 낸 소송에서 “여자옷을 입고 수감생활을 해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과테말라 교도소의 트랜스젠더 재소자 두 사람은 복장에 대한 권리를 인정해 달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남자교도소에서 일괄적으로 사용토록 한 남자용 옷이 성 정체성에 맞지 않아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두 사람은 “재소자의 성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은 제도가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성적 다양성을 인정해 달라고 소송을 냈다. 사건을 맡은 판사는 트랜스젠더의 인권이 보호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남자교도소에선 무조건 남자옷을 입어야 한다는 교도소규칙에 위헌을 선언했다. 한편 과테말라 교도소 측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겠다.”면서 항소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신문·잡지 사과문 게재명령 위헌심판 제청

    선거기사심의위원회와 언론중재위원회가 신문·잡지 등에 사과문 게재 등을 명령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공직선거법 규정이 위헌 심판을 받게 됐다. 청주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박성규)는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공직선거법의 위헌법률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요청했다고 14일 밝혔다. 현행법은 선거기사심의위가 공정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기사에 대해 사과문이나 정정보도문 게재를 결정하면 언론중재위는 결정내용의 이행을 언론사에 명령해야 한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신문·잡지사 대표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법률조항이 양심의 자유와 인격권 등을 침해한다고 보고 있다. 재판부는 위헌법률심판 제청 결정문을 통해 “국가가 피고인의 신념에 반해 피고인의 행위가 죄가 된다는 윤리적 판단을 요구하고 이를 외부에 표시하도록 하는 것은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의 형성을 강요함으로써 양심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위헌심판 제청으로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정우택(당시 후보) 의원의 성추문과 금품수수 의혹을 보도한 충북지역 모 주간지 권모(52)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선고는 헌재 결정 이후로 미뤄졌다. 권 대표는 사과문 게재 명령을 받았지만 이행하지 않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정부가 우선… 조직적 저항 아니다”

    “정부가 우선… 조직적 저항 아니다”

    외교통상부는 김성환 외교부 장관의 통상 기능 분리 관련 발언 파문이 확산되자 5일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조직적인 저항이 아니다’라고 해명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외교부는 “조직보다 정부가 우선이라는 김 장관의 입장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인수위 측에도 김 장관의 해명과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헌법과 관련된 장관의 발언은 새 정부의 통상 기능 분리에 대한 게 아니라 통상교섭의 정부 대표를 임명하는 권한에 대한 설명이었다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조직적 저항이나 언론플레이를 하려는 것도 아니고, 부처이기주의에 따른 발언도 아니었다”며 “정부 조직 개편이 국회 논의를 통해 결정되면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새 정부의 통상기능 이관과 관련된 2개의 법안을 거론하면서 “장관이 전날 국회에서 헌법과 관련된 발언을 한 것은 통상기능 이관 자체를 다루는 정부조직법이 아니라 정부대표 및 특별사절의 임명과 권한에 관한 법률개정안에 대한 의견이었다”며 “위헌이라는 표현도 쓰지 않았다”고 여러 차례 반복해서 강조했다. 그는 “정부 대표를 임명하는 기능을 여러 부처가 나눠서 행사하면 헌법과 정부 조직법, 정부대표·특별사절법 등의 안정성에 좋지 않고 국제법 및 국제관행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오전 진행된 비공개 실·국장 회의에서 “통상기능 분리를 위헌이라고 말한 게 아닌 만큼 외교부 직원들에게도 발언의 진위를 정확하게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뉴스 분석] 새 정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최대 변수

    [뉴스 분석] 새 정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최대 변수

    새 정부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두고 이에 저항하는 정부 부처와 국회 상임위원회, 이익단체 등 이른바 ‘철의 3각동맹’이 구축되는 모양새다. 이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외교통상부에서 통상교섭 기능을 떼내는 문제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소속 정의화·정병국·길정우 새누리당 의원, 심재권 민주통합당 의원 등은 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개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전날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위헌’ 주장에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이 즉각 “부처 이기주의”라고 강경 대응했음에도 정작 외통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행정부의 손을 들어 준 꼴이다. 인수위와 외교부의 정면충돌 양상은 다른 부처로도 확산될 조짐이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신설 예정인 미래창조과학부로 산학협력 업무를 넘기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전국대학교무처장협의회와 한국중등직업교육협회 등 관련 단체도 “교육부가 산학협력 업무를 맡아야 한다”는 의견을 인수위에 전달했다. 민주당도 교육부에 산학협력 기능을 그대로 두는 수정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농림수산식품부를 농림축산부로 바꾸는 문제에 대해서도 농촌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여야 의원은 물론 농민단체들까지 가세해 반대하고 있다. 국회 농식품위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명칭에 ‘식품’을 넣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은 “인수위의 식품 정책은 농업의 특수성을 배제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방송통신 진흥 등 핵심 업무를 미래부에 넘기는 개편안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와 상임위는 물론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진보단체들도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이날 “공익재를 활용한 방송 정책이 독임제 부처인 미래부로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 과정에서 부처 논리를 관련 단체가 지원사격하는 형태가 빈번하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일부 단체는 사실상 해당 부처가 동원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인수위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원안 사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부처와 국회, 이익단체가 이렇듯 한목소리를 내면서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해 당사자들에게 의견을 구하는 소통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국회 논의에 앞서 조직 개편 효과나 평가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용어 클릭] ■철의 3각동맹 이익을 공유하는 국회 상임위와 관료조직, 이익집단이 동맹관계를 형성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정책학 용어. 이들 3자는 정보가 많고 조직화돼 있어 소수임에도 정책 과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이익집단 정치를 설명하는 개념이다.
  • 9억 넘는 순자산에 1% 과세땐 세수 7조

    9억 넘는 순자산에 1% 과세땐 세수 7조

    매년 7조 3000억원. 한 국책연구기관이 9억원이 넘는 순자산(자산-부채)에 대해 평균 1%의 부유세를 매기면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세수다. 대신 종합부동산세는 폐지하자고 제안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복지공약 세원은 연간 27조원이다. 노영훈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일 ‘부유세와 종부세:보유세의 조세정책적 의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내에서 처음 부유세 도입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통계청의 ‘2011년 가계금융자산조사 미시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했다. 노 위원은 “부유세를 도입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세를 보완할 수 있다”면서 “동시에 빈부격차와 소득불평등 문제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총 조세수입 대비 개인소득세 비율은 2008년 기준 15.0%로 미국(41.9%), 일본(32.6%), 프랑스(17.4%)보다 크게 낮다. 그는 또 “부유세 도입은 상장주식 양도차익과세나 부동산 임대소득 과세 정상화 등에도 필요하다”면서 “특히 2008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정부가 개선방향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는 주택분 종합부동산세를 개편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유세가 종부세와 가장 다른 점은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제한 순자산에 대한 과세라는 점이다. 노 위원은 순자산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에 0.75%, 15억원 초과 30억원 이하에 1%, 30억원 초과에 1.5%의 세율을 과세하는 방안을 내놨다.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9억원 초과분에 대해 종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준을 9억원으로 잡았다. 이 경우 해당 가구는 91만 8328가구이며 여기서 나오는 세수는 7조 3567억원이다. 금융자산까지 더해져 종부세보다 과세대상이 많아지면서 세수도 늘었다. 2011년 기준 종부세 과세대상은 20여만명, 세수는 2조 4000억여원이다. 모든 자산의 합이다 보니 자산이 많은데도 주택보유세 부담은 되레 낮은 문제점도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분 종부세 과세 대상 중 소득 5분위(상위 20%)의 주택보유세 실효세율은 0.32%로 다른 소득 분위(0.39~0.40%)보다 낮았다. 반면 9억원 초과 순자산에 대해 부유세를 부과하면 5분위의 주택보유 실효세율은 0.34%로 1~2분위(각 0.24%)보다 높았다. 9억원 초과분에 대해 과세하면서 자가거주주택인 경우 시가의 30%를 빼주는 방안, 이에 더해 소득 대비 세 부담 상한을 50%로 하는 경우도 있다. 각각의 경우도 세수가 5조~6조원가량 예상된다. 특히 소득을 고려했을 때의 소득분위별 주택보유 실효세율은 1분위(0.11%), 2분위(0.19%), 3~5분위(0.33%)로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 위원은 “부유세는 단순히 부자를 못 살게 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소득과 재산이 많은 사람이 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과세 원칙을 세우는 일”이라면서 “집은 있지만 빚도 많은 사람에게 큰 세 부담을 안겨 주는 등 문제가 많은 종부세를 대신하면 부동산 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정부조직개편 입체 분석] (7·끝)쟁점 진단·대안 모색 전문가 좌담

    [정부조직개편 입체 분석] (7·끝)쟁점 진단·대안 모색 전문가 좌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마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4일부터 본격적인 국회 심의 절차를 밟는다.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은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정부와 행정부처의 역할과 규모에 대한 첨예한 논쟁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벌써부터 각 부처들은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 및 확장을 위해 치열한 물밑 로비전에 착수, 치열한 논리싸움과 여론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신문은 3일 정부조직법의 올바른 개정을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대안을 찾는 좌담회를 가졌다. 5년 전 ‘이명박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 작업을 실무적으로 이끌었던 정남준 전 행정안전부 차관과 강제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등 전문가들은 책임총리제 확립을 위해서 헌법에 보장된 국무위원 제청, 해임건의권의 실질적 행사는 물론 장관의 진퇴에 총리가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 정부 조직개편안은 경제부총리 부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해양수산부 부활 등이 기본적인 내용이다. 이번 조직개편안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정 전 차관 정부 조직개편의 정답은 없다. 결국 시대 상황과 국민 요구에 맞춰 필요에 따라 5년마다 부처 개편이 논의되는 것이다. 당초 공약보다 이번 개편안은 조정 폭이 줄어든 것 같다. 위헌 소지는 있지만, 경제부총리 부활은 경제를 총괄하는 책임장관으로서 의미가 있다. 민감한 경제 이슈가 대통령에게 바로 전가되는 문제도 차단될 수 있을 것이다. -강 교수 과거 정부가 신자유주의적으로 접근했다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때 ‘공동체주의’를 많이 말했다. 이번 정부 조직개편안이 모두가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는지, 공동체주의에 맞는지 봐야 하는데, 아직 전문성을 기초로 한 기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또 융합 개념도 많이 들어가야 하는데 빠져 있다. 정부가 기능주의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 누군가는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 이 역할은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이 할 수밖에 없다. 청와대의 기능을 정책 대상과 목표를 중심으로 다시 한번 분류하고 선도가 아닌 조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서 총장 ‘견제와 균형’을 너무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 다극적 ‘컨트롤타워’ 중심의 불균형, 쏠림현상, 비효율 등도 우려된다. 인수위가 짧은 활동기간 조직개편을 서두르다 보니 배경 설명이나 문제점 극복의 필요성, 대안의 타당성 등을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보수 정부인 박근혜 정부가 오히려 ‘큰 정부’를 지향하는 모습이다. 맞는 방향인가. -정 전 차관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 논란은 의미가 없다. 공직생활을 통해 보면 정부 규모는 사인과 코사인 곡선처럼 반복된다. 정부의 규모보다 운영이 중요하다. 조직개편은 정치·사회·문화 등이 모두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이번 개편은 경제학자들이 주도하다 보니 경제논리에 쏠린 측면이 있다. 자연과학자와 경제학자는 1 더하기 1은 2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보면 0이 되기도 하고, 5도 되고, 10도 된다. 이런 논리도 스며들어야 한다. →아무래도 최근 경제위기라든지 외부 여건 때문이 아니겠는가. -정 전 차관 경제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경제마인드’로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처 설계와 국정운영은 다르다. 국정운영은 종합적인 시각이 중요하다. -서 총장 부처 수가 늘어난다고 꼭 ‘큰 정부’는 아니다. 그래도 정부 전체 수준에서 돌이키기 어려운 반영구적 지출 행위인 인력 증원과 직급 상향 조정은 피해야 한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면 ‘규제’ ‘정부개입’이 많아질 개연성이 큰데, 그만큼 ‘큰 정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강 교수 정부의 규모를 갖고 논의할 게 아니라,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지’와 ‘그 역할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가 중요하다. 조직개편 초기에는 모두들 관심을 갖고 시끄럽다가 이후에는 흐지부지되는 경향이 있다. 이제부터 무엇을 하고, 어떻게 인사를 하고, 인사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 등 논의가 필요하다. 정책의 효과가 1년 뒤에 오는 게 맞는지, 10년 뒤에 오는 게 맞는지에 대한 판단도 보통 정치 논리로 가다 보니 흐지부지되는데 이를 참을성 있게 보면서 유연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선인이 부처 이기주의 타파를 강조했다. 이번 조직개편이 부처 간 이기주의 타파와 융합행정 구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마련됐다고 보나. 아울러 책임총리제에 대해 제안할 것이 있다면 말해 달라. -강 교수 그렇게는 잘 안 돼 있다. 현재 부처가 기능주의로 구분돼 있는데, 각 부처가 존재 이유를 내세우면 부처 이기주의를 막을 방법이 없다. 각 부처에서 다른 부처와 업무를 잘 조정했는지를 중요한 평가요소로 만들면 부처 이기주의를 없앨 수도 있다. 노무현 정부 때 이런 매뉴얼이 있었는데, 현 정부에서 없어졌다. -정 전차관 대통령제에서 컨트롤타워는 결국 청와대다. 책임총리제를 한다고 해도 부처에서 (총리가) 영이 안 설 수 있다. 총리실 인력으로 한계도 있다. 예컨대 김대중 정부 때부터 장관이 청와대 수석으로 가는 역행 현상이 생겼다. 수석이 차관급이어도 대통령의 의중이 실리니 각 부 장관을 조정할 수 있다. ‘국무조정실’이 말은 참 좋지만 어려울 것이다. 총리가 헌법에 보장된 국무위원 제청, 해임건의권을 실제로 행사하느냐에 책임총리제는 좌우될 것이다. 총리가 장관의 진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각료들이 느끼면 총리에게 꼼짝 못한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미래과학창조부(미래부)의 성공 조건과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강 교수 미래부는 선도가 아닌 지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연구개발(R&D), 정보통신사업 등을 정부가 100% 주도할 수 없다. 지원하는 조직으로만 남는다면 ‘공룡부처’라는 의혹도 희석할 수 있다. 더불어 미래부가 모든 것을 다 가져갈 때 어떻게 견제와 균형을 할지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필요하다. -정 전 차관 정부의 역할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부처가 생기면 간섭과 규제를 한다. 미래부가 신설되고 간섭하기 시작하면 과학기술계가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겠는가. 연구 현장에는 없으면서, 위만 바라보는 ‘과학기술 귀족’만 만들 수 있다. 또 재정지원에서 배분 문제가 생길 것이다. 예상을 배분할 때 과거처럼 ‘돈잔치’ ‘나눠먹기식’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서 총장 단기적·가시적 효과 창출에 대한 강박증을 경계해야 한다. 협력조정, 연계체계 구축에 특별히 힘써야 한다. →외교와 통상 분리 여부도 논란이 첨예하다. -정 전 차관 외교는 본질이 아니라 수단이다. 지원업무라는 의미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산업통상형 시스템을 갖고 있다. 외교통상형은 캐나다 정도다. 외교부는 전체 국익을 위해서 한반도 평화, 외교역량 강화 등에 집중하고 각 부처의 지원업무를 해주면 된다. IMF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재정경제원처럼 힘이 한곳에 쏠리면 문제가 생긴다. -강 교수 외교와 통상이 함께 있으면, 통상이 ‘종’(縱)으로 가는 것이 문제였다. 통상을 지식경제부로 보낸다고 하니 자기 자리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를 어디에 설치할지도 논란이다. -서 총장 지역갈등을 잠재우고, 해양과 국토, 수산과 농림, 물류 업무 연계성, 행정 효율성 등을 고려하면 세종시로 가는 게 맞다. -강 교수 부산에 설치하면 분점을 세종과 서울에도 둬야 할지 모른다. →국회 논의가 시작됐다. 혼선·혼란을 피하고 잘 마무리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정 전 차관 각자의 ‘생사’를 건 로비가 치열할 것이다. 관련 단체를 동원해 국회의원에게 압력도 행사할 것이다. 역대 조직개편 관련 공청회를 열어서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정말 공익의 관점에서 판단해야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면 안 된다. -서 총장 정부교체기에 특히 많이 등장하는 이해관계자들의 기관 신설이나 인력증원 주장을 경계해야 한다. 기존의 법제, 행정절차, 인력, 예산으로도 할 수 있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객관적인 조사연구 자료를 공개하면서 공론화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공익을 위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공직사회의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마지막으로 공직사회가 안착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해 달라. -정 전 차관 김영삼 정부 이래 새 정부 출범과 조직개편이 몇 차례 반복되며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학습효과가 생겼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권 교체 시 ‘점령군’ 행세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킨다. 특정 부처나 지자체장 등 공직 경력을 거친 대통령이 취임하면 그 기관 출신들이 인사 담당 부서에 포진해 점령군처럼 위화감을 조성한 사례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공직자는 국민이 선택한 새로운 정부를 위해 일한다. 껴안아 주기를 바란다. 전직 관료로서 하고 싶은 말이었다. 사회 오일만 정치부 차장 정리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변호사 시험 합격자 명단 공개 위헌”

    일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들이 제2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4월 26일)를 앞두고 ‘합격자 명단 공개는 기본권 침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전남대 로스쿨 재학생 김모(33)씨 등 로스쿨 재학생 11명은 29일 “변호사시험 합격자 명단을 공고하게 돼 있는 변호사시험법(제11조)이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졸업 예정자 7명(전남대 6명, 충남대 1명)은 제2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 시 합격자 명단을 공개하지 말라는 취지의 가처분신청서도 함께 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커버스토리] 세계는 부자증세

    [커버스토리] 세계는 부자증세

    미국 의회는 2013년 1월 1일 연소득 40만 달러(약 4억 2700만원, 부부 합산 45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의 소득세 최고세율을 35%에서 39.6%로 올렸다. 미국의 ‘부자 증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공약한 것으로, 1993년 빌 클린턴 정부 이후 20년 만이다.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을 추월하는 바람에 국고가 바닥난 데다 각종 감세 혜택 종료와 정부지출 삭감 등으로 경기가 급락하는 ‘재정절벽’을 회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이런 부자 증세 도입 움직임은 유럽에서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나라는 프랑스. 연소득 100만 유로(약 14억 5000만원) 이상 고소득층에게 최고 75%의 소득세율을 부과하는 공약 덕분에 대선에서 승리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일사천리로 증세 정책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지난 연말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제동이 걸렸다. 최고 소득세율의 기준을 부부 합산 소득 대신 개인 소득으로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프랑스 정부는 법안을 수정해서라도 올해 안에 75% 소득세율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랑스의 이 같은 조바심에는 연간 재정 적자를 GDP 대비 3% 이하로 유지하라는 유럽연합(EU)의 ‘신 재정협약’의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의 진원지인 남유럽 국가들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조건을 맞추기 위한 해결책으로 부유세 정책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그리스 의회는 지난 11일 야당의 반발에도 증세를 골자로 하는 세제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혁안에는 2만 6000 유로 이상 고소득자에게 최고 45%의 소득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포함해 부동산 보유세와 법인세 인상, 모든 과세 대상자의 소득신고 의무화 등도 포함돼 있다. 서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인 포르투갈도 ‘정부가 무장 강도’라는 국민의 비난을 무릅쓰고 새해 들어 평균 소득세를 35%나 올리는 가혹한 긴축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최고 소득세율은 46.5%에서 48%로 높아지고, 여기에 적용하는 과세 기준은 연소득 15만 3500유로에서 8만 유로로 대폭 낮췄다. 유럽에서 가장 튼튼한 경제를 가진 독일에서도 200만 유로 이상의 재산을 가진 부자들에게 재산의 1%를 세금으로 내도록 하는 ‘임시세’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야당에서 제기됐다. EU와의 지위 재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오는 2017년 EU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주장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정부도 올 들어 고소득층 자녀에 대한 육아수당 삭감 정책을 포함해 부유세 부과 방침을 추진 중이다. 부유세 바람은 아시아 지역의 일본에서도 불고 있다. 보수를 기치로 내걸고 복귀한 아베 신조 정권은 연간 소득 1800만엔(약 2억 2000만원)의 고소득자에 대해 적용하는 40%의 최고세율을 45%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경제 호황기의 절정인 1980년대 70%에 달했던 소득세 최고세율을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후 지속적으로 낮춰왔지만, 최근 GDP의 2배에 달하는 막대한 재정 적자 문제를 풀기 위해 다시 ‘증세 카드’를 빼든 것이다. 부자 증세에 대한 반발도 만만찮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2년 지구촌 부자 4위에 오른 프랑스 최고 갑부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 회장은 지난해 9월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데 이어 86억 6300만 달러(약 9조 3100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벨기에로 빼돌렸다고 25일 영국 데일리 메일 인터넷 판이 보도했다. 아르노 회장은 ‘가족에 대한 상속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사회당 정부가 추진 중인 부자 증세를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게 프랑스 언론의 지적이다. 프랑스 ‘국민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도 아르노 회장을 따라 벨기에로 가려다 “단순히 세금을 피하기 위한 망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벨기에 정부의 반대에 부딪히자, 지난 5일 러시아로 귀화해 정식으로 시민권을 얻었다. 벨기에는 프랑스와 달리 부자를 겨냥한 세금이 없고, 상속세도 3%로 프랑스(11%)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에 따르면 지난해 올랑드 대통령의 ‘부자 증세’ 방침에 반발해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프랑스인이 지난 2011년보다 2배나 늘었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부자증세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은 ‘성장 지상주의’를 내세우며 2004년 이후 지속적인 감세를 추진했으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인위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더 많은 세금을 깎아주면서 국가 재정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 미 의회의 싱크탱크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세율과 경제성장의 상관관계를 추적한 결과 부자 감세가 경제에 미친 영향이 미미했다”고 밝혔다. 보수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이른바 ‘낙수 효과’는 거의 없었고 오히려 빈부격차만 늘렸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유럽발 재정위기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국가부채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국과 유럽의 증세 드라이브는 한동안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새정부 첫 총리 김용준 지명] “사회통합형 인사… 소통 미흡했다” “인수위서 뽑다니 인력풀 그리 없나”

    야권은 24일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지명된 데 대해 사회통합적 인사라고 평가하면서도 책임총리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인수위원장으로서 소통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여 준 점과 역사관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김 후보자는 대법관과 헌법재판소장을 역임한 훌륭한 법조인이자 장애를 극복하고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해 온 사회통합적 인물”이라면서도 “박 당선인이 공약한 책임총리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보여 줬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책임총리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풍부한 행정 경험과 부처 장악 능력이 필요한데, 이 부분도 검증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후보자는 지금까지 소통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여 줬다”면서 “언론의 질문에 모르는 일이라고 회피하거나 묵묵부답이었으며 박 당선인의 의중을 그대로 전달하는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장 시절인 1996년 헌정질서 파괴 행위자인 전두환·노태우의 처벌을 위한 5·18특별법에 대해 한정 위헌 판결을 냈다”면서 “이것은 명백히 헌정 질서를 파괴한 쿠데타나 광주 학살 범죄의 중대성을 경시한 판단”이라고 우려했다. 문희상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대구·경북 지역 언론과의 기자간담회 도중 총리 후보자 지명 소식을 듣고 “입으로만 야당을 국정 파트너라고 할 게 아니라 진짜로 통하는 게 있어야 한다”면서 “10분, 15분 전이라도 미리 연락해 줄 수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사전 통보가 없었던 데 대한 서운함을 표시했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은 “박 당선인이 약속했던 책임총리제 공약 도입 정신이 실종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병렬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김 후보자가 스스로 인수위원들은 원래 상태로 복귀한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는데, 왜 인수위원장이 총리로 지명됐는지 의문”이라면서 “차기 정부에 그만큼 인물이 없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유족 “통합의 단초 되길… 타살 밝혀질 땐 끝까지 단죄”

    유족 “통합의 단초 되길… 타살 밝혀질 땐 끝까지 단죄”

    “장준하 선생에게 유죄를 선고한 뼈아픈 과거사를 바탕으로 국민 권익을 보호하는 사법부가 될 것을 다짐합니다. 재심 청구 이후 3년이 넘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점에 대해 유족들에게 사과드립니다.” 2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418호 법정. 재판장의 무죄 선고에 방청석에는 승리의 박수가 울려 퍼졌다. 이를 보는 장 선생의 아들 호권(64)씨의 눈에 뜨거운 눈물이 맺혔다. 유죄 판결이 난 지 39년, 의문의 시신으로 발견된 지 38년 만의 무죄 판결이었다. 이날 형사합의26부는 긴급조치 1호 위반 혐의로 1974년 기소돼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5년의 확정 판결을 받은 장 선생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장인 유상재 부장판사는 “재심 대상 판결에서 유죄의 근거가 된 긴급조치 1호는 2010년 12월 대법원에서 위헌·무효임이 확인됐기 때문에 장 선생에게도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긴 시간에 걸쳐 장 선생에 대한 존경과 유족에 대한 사죄의 뜻을 전했다. 유 부장판사는 “국가가 범한 지난날의 과오에 공적으로 사죄를 구하는 매우 엄숙한 자리에서 무거운 책임 의식을 가진다”면서 “국민주권과 헌법정신이 유린당한 인권의 암흑기에 시대의 등불이 되고자 스스로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고인의 숭고한 정신에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말했다. 장 선생은 1974년 유신헌법 개정을 주장하며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박정희 독재정권에 항거했다가 억울한 옥고를 치렀다. 아들 장씨는 “법원의 판결을 보면서 세상이 너무나도 많이 변했고 정의가 살아났음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통합을 외치고 있는데, 이번 판결이 그런 시대로 가는 중요한 단초가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불신에 쌓여 있던 사법부가 역사를 직시하고 인물을 보고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생각합니다.” 무죄 판결을 계기로 장씨는 부친의 의문사 규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장 선생은 복역 중 협심증으로 인한 병보석으로 석방됐으나 이듬해인 1975년 경기 포천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원인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적 암살’ 논란이 일었으며, 암살 의혹 규명 국민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의문사 의혹 규명에 나선 상태다. 국민대책위는 사인 규명을 위해 지난해 12월 경기 파주 탄현면에 안장돼 있던 유골을 수습해 정밀 감식을 벌이고 있다. 장씨는 부친 사망 이후 외국으로 도피해 오랫동안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다. 싱가포르 18년, 말레이시아 3년 등 27년간 해외생활을 하다 2003년 귀국했다. “1976년 4월 19일, 그러니까 4·19 16주년인 날이었어요. 백기완 선생이 운영하는 백범사상연구소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밝혀 달라는 성명서를 만들고 나서 괴한 4명에게 테러를 당했지요. 턱뼈가 8조각으로 부서졌더군요. 그때 제 나이 27세. 3개월 동안 병원에 있다 퇴원했는데 도저히 이 나라에서 못 살겠다 싶더군요.” 장씨는 “아버지가 타살을 당한 것으로 밝혀지면 누가 왜 그랬는지 과정을 따져 묻고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국가의 힘에 기대어 무소불위의 폭력을 자행했던 사람들에 대한 단죄는 시간이 흘렀어도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새정부 첫 총리 김용준 지명] 헌재소장 때 과외금지·軍가산점제·동성동본 금혼 등 위헌 결정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앞으로 남은 절차를 통과해 제42대 총리가 될 경우 역대 최고령 총리가 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서 총리로 직행하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김 후보자는 50년 남짓 법조계에 몸담은 ‘원로 법조인’이다. 소아마비를 딛고 헌법재판소장까지 오른 감동 스토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김 후보자는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어머니 등에 업혀 등교할 정도로 어려운 학창시절을 보냈다. 6·25 당시 부친이 납북되는 바람에 편모 슬하에서 성장하는 등 어려운 유년기를 보냈다. 서울고 2학년 재학 중 검정고시로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고 3학년 때인 만 19세에 고등고시(현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 1960년 최연소 판사로 법조계에 발을 내디뎠다. 그는 판사 시절 박정희 정권의 지향점과 상반되는 판결을 다수 내리는 ‘소신 판결’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1963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반대하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구속된 송요찬 전 육군참모총장을 구속적부심에서 석방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장 재임 중에는 과외금지 사건, 군제대자 가산점제, 택시소유상한제, 동성동본 금혼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리는 등 국민 기본권 침해에 대한 각종 제한을 철폐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이후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 헌법재판소 자문위원장, 대검찰청 공안자문위원장,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등을 지내는 등 왕성한 사회활동을 해 왔다. 김 후보자는 그동안 정치권과 거리를 두었지만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선 후보 중앙선대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박 당선인과 인연을 맺었다. 선거기간 내내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조용히 박 당선인을 지원했다는 평을 받았고 18대 대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 임명돼 인수위를 이끌어 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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