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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청법 합헌 “성인이 교복입은 음란물 처벌” 헌법재판소 결정 보니

    아청법 합헌 “성인이 교복입은 음란물 처벌” 헌법재판소 결정 보니

    교복 입은 성인이 미성년자를 연기한 음란물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로 처벌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25일 아청법 제2조 제5호, 제8조 제4항 등에 대한 위헌제청 사건에서 헌법재판관 5(합헌) 대 4(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아청법 2조5항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될 수 있는 사람·표현물이 성적 행위를 하는 영상 등을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로 규정했다. 이러한 음란물을 배포할 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 소지할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사진=서울신문DB 뉴스팀 seoulen@seoul.co.kr
  • 부동산 교부세 작년 239억 급감

    지난해 제주도와 세종시를 뺀 전국 227개 시·군·구가 배정받은 부동산교부세는 평균 49억 1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 영향으로 종합부동산세가 개편되기 전에 비해 3분의1 수준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2013년에 비해서도 3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지방자치단체로서는 그만큼 재정 여력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23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해 지자체에 배분한 부동산교부세는 모두 1조 1391억원이었다. 2013년 1조 1630억원보다 239억원이 줄었다. 시·군·구 중에서는 충남 천안이 67억 5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전북 김제와 정읍이 각각 65억 5000만원과 64억 8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경기 과천은 14억 8000만원으로 부동산교부세를 가장 적게 받았다. 제주도를 빼고 각 지자체의 배분액은 재정 여건에 크게 좌우되며 다음으로 사회복지 수요와 교육 수요, 즉 인구가 영향을 미친다. 부동산교부세는 2005년 1월 제정한 종합부동산세를 재원으로 한다. 그해 12월 법 개정에 따라 과세 방법을 인별 합산에서 가구별 합산으로 바꾸고 주택분 과세기준금액을 공시가격 기준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과세기준을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조정하면서 부동산교부세액이 2009년 3조 1328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2008년 가구별 합산 위헌판결을 이유로 이명박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대폭 완화하면서 2010년 이후 1조~1조 2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단독] 세월호 특별법 첫 헌법소원

    ‘4·16 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배·보상특별법)이 지난 3월 29일 시행된 가운데 일부 유가족들이 헌법재판소에 ‘이 법의 위헌성을 가려 달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 관련 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은 처음이다. 23일 헌재 등에 따르면 유가족 10명으로 구성된 헌법소원 심판 청구인단은 배상금 및 위로 지원금의 지급 대상을 규정한 이 법 제6조 3항과 배상금 등을 받은 이후에는 어떤 형태로든 정부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서약하는 규정을 담은 이 법 시행령 제15조 등 모두 6개 조항이 헌법에 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족들은 특히 이의제기 금지 조항을 담은 시행령 제15조와 별지 제15호 서식에 대해서는 “세월호와 관련된 정부의 모든 정책 결정에 대해 어떤 비판도 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헌법상 권리인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 등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 헌법소원심판청구 등 어떠한 소송도 제기할 수 없도록 한 것도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강조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열린세상] 국회법 개정안 논란과 대통령·국회에 대한 요구/신호영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국회법 개정안 논란과 대통령·국회에 대한 요구/신호영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초기 인식과 대응에 불만이 크다. 안이한 초기 인식을 보여 주는 예로 확진자가 나오고 격리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정부는 국회법 개정안 막기에 몰두했다는 점을 든다. 메르스 사태 중에 국회법 개정안이 정부로 이송됐다. 개정안 내용은 행정입법이 법률에 맞지 않는다고 국회가 판단하면 정부에 수정·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개정안의 위헌성을 들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전문가 공통 의견은 헌법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다수 헌법학자들이 위헌성이 있다고 말한다고 한다. 전문가와 학자들의 진실한 의견이 궁금하다. 사실 위임을 철회해 행정입법을 실효시킬 수도 있는데, 그 내용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왜 위헌이라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대통령이 진정으로 개정안에 위헌성이 있다고 믿는다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는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 해산 결정을 얻는 등 헌법 재판의 장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헌법재판제도를 활용해 성과를 거두어 오다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해 헌법재판소의 위헌심사 기회를 막는다면 개정 국회법이 위헌이라고 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헌법재판소의 위헌심사를 피하려고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라는 의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위헌성의 근거로 개정안이 행정명령에 대한 사법심사권을 침해한다는 점을 드는 견해도 있으니 사법권에 개정 국회법이 그 심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기회를 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 국회의원 대다수가 찬성하고, 많은 전문가들이 위헌이 아니라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민에게 답답함을 더하는 일이 될 것이다. 국회에는 보다 기본적인 것을 요구한다. 법치주의는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여할 때에는 이를 의회가 제정한 법률로써 할 것을 요구한다. 국회는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사항은 가능한 한 법률로 직접 정해 집행 권력의 자의로부터 국민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 현실 국회는 너무나 많은 입법 사항을 행정명령에 위임하고 있다. 조세법전에서 위임입법의 예를 살폈다. 소득세법 전체 220여개 조 중에서 160여개의 조가, 법인세법 150여개 조 중에서 120여개 조가, 부가가치세법 70여개 조 중 50여개 조가 대통령령에 대한 위임을 규정했다. 다른 법률의 규정을 준용하는 예도 상당수다. 그리하여 법률과 행정명령을 함께 놓고 퍼즐을 맞추는 방법으로 읽지 않으면 법의 내용을 알 수 없다. 이와 같은 위임입법의 이유로 현실의 변화에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나 전문성을 요하는 경우에는 행정명령으로 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점을 든다. 이런 설명은 현실을 적절히 반영하지 않는다. 많은 행정명령은 장기간 변경되지 않았고, 전문적 내용을 가지지도 않는다. 행정입법을 한다고 해서 신속한 대응에 유리한 것도 아니다. 매년 말에 법률이 개정되면 개정 법률에 맞추어 시행령이 개정되고, 다시 시행규칙이 개정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필요하지도 않은 행정입법을 널리 허용해 법의 내용까지 알기 어렵게 하는 입법 태도를 수긍할 수 없다. 이번 국회법 개정안 관련 논란은 국회의 위임입법에 대한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국회는 과도한 위임입법에 대해 반성하고, 규정에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지, 수시로 개정이 필요한지 등을 검토해 위임입법을 엄중히 제한해야 한다.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입법 책임을 행정부에 넘겨서는 안 된다. 기왕에 필요 없이 위임된 사항을 찾아내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힘들 것이라고 하여 지레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미 정부가 광범위하게 법령을 검토하는 선례를 만들었다. 정부는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을 하여 1000여건이 넘는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런 일은 당초 국회의 몫이었다. 이제 국회는 정부의 성과를 참고해 행정명령의 여지를 축소시키고 법률에 많은 사항을 담아 법률 규정만으로 법의 내용을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런 법률화 과정에 드는 인력과 비용은 행정입법에 드는 인력과 비용으로 감당할 수 있다.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자제하고, 국회는 위임입법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
  • [밀리터리 인사이드]전투복 교체 돌고돌아 6년…장병복지를 논하다

    [밀리터리 인사이드]전투복 교체 돌고돌아 6년…장병복지를 논하다

    지난 16일 밀리터리 인사이드는 ‘왜 한국 병사의 월급은 세계 최하위인가’를 통해 장병들의 월급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는데요. 바로 다음날 국방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며 장병 봉급 인상안을 공개했습니다. 병사들의 월급을 내년에 15% 올린다고 발표했는데요. 상병 기준 월 15만 4800원에서 17만 8000원으로 오르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친절하게 2012년 9만 7500원이었던 봉급이 2017년에는 19만 5000원까지 2배로 인상된다는 내용까지 담았는데요. 또 처음으로 자녀가 있는 장병은 월 20만원의 양육보조수당을 제공하기로 했죠. 국방부는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해 앞으로 ‘꾸준하게’ 인상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네. 여전히 대다수 장병들에게는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만, 군의 개선 의지는 엿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이마저도 어디까지나 ‘예산안’이기 때문에 최종적인 결과를 보려면 국회를 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봉급 문제에서 멈추지 않고 좀 더 이야기를 진전시켜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장병 복지 개선입니다. 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미국처럼 디지털 조준 장치가 달린 신형 총기나 보급하라”고 말씀하시는데요. 무기가 좋아야 전투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죠. 장병들의 스트레스 상당부분이 병영 생활에서 나옵니다. 장병들의 사기를 높이려면 우선 전반적인 생활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분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먼저 입는 문제를 보겠습니다. 2011년 군은 위장효과를 강화하고 신축성이 뛰어나다는 ‘디지털 무늬 사계절 전투복’을 야심차게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기존 전투복보다 오히려 통기성이 떨어져 장병들 사이에서 ‘땀복’이라고 불리는 등 불만이 속출했습니다. 사계절용으로 만들어 소재가 두꺼워지면서 땀 배출이 제대로 안됐기 때문이죠. 언론 비판까지 이어지자 군은 부랴부랴 여름철 전용 전투복을 새로 만들어 2013년 보급하게 됩니다. 하지만 임시방편이었죠. 당시 군 관계자는 “하계전투복을 신소재로 개발해 보급하려면 시험평가만 2~3년이 소요된다. 최단기간에 장병에게 전투복을 보급하기 위해 기존 전투복 소재로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월급은 늘었지만…장병 복지의 현주소는? 얼마전 군은 또 다시 신형군복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도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는데요. 사계절 군복 대신 여름과 겨울, 소재가 다른 군복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여름철에 좀 더 시원한 군복을 개발하는 것이 주요 목표입니다. 하계 전투복 개발 완료 시점으로 예상하는 시기는 내년 12월입니다. 예정대로라면 보급은 2017년 6월에 이뤄집니다. 기관을 선정하고 여름철 시험평가를 하려면 올 여름은 불가능하고, 내년 여름이 와야하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계획으로만 있는 사업이지만 시원한 군복이 장병들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무려 6년이 걸리게 된 겁니다. 돌고돌아 6년, 21~24개월을 근무하는 장병들에겐 짧다고 할 수 없는 기간입니다. 이것이 우리 장병 복지의 현주소입니다. 방위사업청은 올 1월 말 많고 탈 많은 전투복 등 피복 물품 공급에 ‘수의계약’ 대신 ‘경쟁계약’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이겠지만 ‘이제는’이 아니라 ‘이제서야’ 도입했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새로 개발하는 전투복도 국방부가 직접 정부 연구개발 예산 3억 8600만원을 투입해 관리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국방부 자료 표현대로라면 “경쟁계약 품목을 정부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해 국방부 주도로 품질 개선을 추진하는 최초의 사업”이랍니다. ‘최초’라고 하니 허탈하긴 해도 이번에 진행을 하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러나 여름철 무더위에 시달리는 장병들을 한 번이라도 생각한다면, 군에 아들을 둔 부모들의 마음을 떠올린다면 이번 계획은 무조건 차질 없이 진행하시길 바랍니다. 군에서 발표한 내년도 예산 자료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군은 여름철 병영에서 온수 공급을 주 4회에서 주 5회로 늘린다고 밝혔습니다. 과거에 군 생활을 하신 분들이라면 깜짝 놀랄 만한 얘기인데요. 여름에 ‘온수’가 나온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여름철 온수 공급 정책이 도입된 시기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그 이전에는 “군인은 찬물 한 바가지 뒤집어쓰면 된다”며 냉수 목욕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도 과거에 군생활을 했기 때문에 여름철 온수를 제대로 구경해보지 못했는데요. 군은 2011년부터 여름철 온수 공급 제도를 만들었고 2014년 주 2회, 올해 4회, 내년 5회로 공급 기간이 점진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가을에는 주 6회, 겨울에는 매일 나온다는 것이 군의 설명인데요. 병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좋은 정책임이 분명합니다. ●연예인 병사 ‘훈련지 온수 샤워’에 분노한 이유는 하지만 몇가지 더 제안할 부분이 있습니다. 온수 샤워가 가장 필요할 때는 역시 날씨가 추워질 때인데요. 지난해 모 방송사에서 훈련 나온 연예인 병사들이 온수 샤워하는 내용을 내보냈다가 많은 예비역들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누가 야외 훈련지에서 온수 목욕을 한다는 건가”, “현실성이 떨어진다”, “연예인 병사만 사람이냐”는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알고 보니 모 부대에서 방송 촬영을 돕기 위해 온수 공급 장비를 지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부대 사정이 천차만별이고 온수 공급은 부대장의 권한입니다만, 추운 겨울 야외 훈련시 온수를 제공할 필요성은 분명히 있습니다. 현재의 빠듯한 예산으로 온수를 1년 365일, 24시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오히려 예산 낭비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따라서 꼭 필요한 곳에 온수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요. 장병들의 건강을 고려해 훈련지 온수 공급 제도를 마련하고, 일일 온수 사용시간을 늘려 장병들이 좀 더 여유있게 샤워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또 장병들의 개인 위생 강화 차원에서 샤워시설은 아니더라도 세면대의 온수 공급 시간을 대폭 확대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감기, 독감 등 각종 감염성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군에서 세심한 부분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합니다. 장병 복지 문제를 거론하려면 ‘휴가비’ 얘기도 꺼내야겠지요. 정기휴가비는 1급지부터 10급지까지 거리에 따라 차등 지급하도록 돼있습니다. 451km 이상인 1급지 휴가비는 왕복 기준으로 12만 4400원, 50km 이내 10급지는 1만 1600원입니다. 뭐가 문제냐고요? 금액을 보면 아시겠지만 ‘휴가비’라기 보다는 빠듯한 수준의 ‘교통비’라고 불러야 적당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밥 한 끼 사먹을 수준도 못 됩니다. ●밥 한끼 사먹기 힘든 휴가비 왜? 군은 2013년 “2017년까지 장병 복지 향상을 위해 휴가비를 2배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발표가 무색하게도 예산 사정이 너무 빠듯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예산이 부족해 ‘구멍’이 나기도 하는데, 다른 분야에서 돈을 끌어다 쓴다고 합니다. 군은 올해 군 여비 예산을 지난해보다 56억원 늘어난 642억원 확보했지만 장병 휴가비는 또 동결됐습니다. 군도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아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있습니다. 장병들에게 줄 휴가비를 ‘세금 인상’으로 연결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맞습니다. 예산이 더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일할 때, 편안하게 잠 잘 때, 공부할 때 나라를 지켜주는 고마운 장병들의 ‘교통비 수준의 휴가비’에 정색하며 ‘세금’을 들이미는 것은 너무 가혹한 태도 아닐까요. “당나라 군대를 만들려고 하냐”, “난 혜택받지 못했는데 왜 지금 퍼주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어렵게 군생활을 한 예비역이라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더더욱 후배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힘을 실어줘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으로부터 2년 전, 2013년 6월 국가보훈처와 새누리당은 장교나 하사관 등 직업군인 뿐만 아니라 의무복무 장병도 취업시 정년을 최대 3년 늘려주는 내용의 제대군인지원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1999년 헌법재판소의 군가산점 위헌 결정 이후 의무복무 제대군인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었고, 제대군인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습니다. ●우리는 과연 제대군인을 제대로 예우하고 있는가 직업능력개발원이 2013년 11월 의무복무 장병 691명과 일반 국민 4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정년 연장에 대해 장병은 매우 찬성 47.8%, 찬성 36.5%, 일반국민은 찬성 49.2%, 매우 찬성 32.2%로 찬성비율이 80%를 넘었습니다. 심지어 일반국민 성별 분석에서 남성은 찬성이 83.9%에 달했고 여성도 찬성 64%, 반대 20.7%로 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위헌으로 결정된 군가산점 제도와 비교할 때 여성이나 장애인의 불이익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또다시 직업군인과 의무복무 장병에 대한 특혜 논쟁이 벌어졌고, 법안은 여전히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호국보훈의 달은 나라를 위해 몸바친 순국 선열과 호국 영령을 기리는 달입니다. 그렇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땀흘려 우리의 안전을 책임지는 장병들을 되돌아봐야 할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고충도 돌아보는 좋은 기회로 삼길 바랍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꼼수정치는 결코 원칙의 정치를 이길 수 없다

    [김형준 정치비평] 꼼수정치는 결코 원칙의 정치를 이길 수 없다

    국회의 정부 시행령 수정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로 행정입법에 수정·변경을 ‘요구한다’는 문구를 ‘요청한다’로 바꿔 개정안을 정부로 송부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국회가 개정안의 강제성과 위헌성을 해소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박 대통령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에서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는 “대통령의 거부권에 맞서면 곤란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반박의 대표 주자인 이재오 의원조차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여당이 재의(再議)에 부치는 건 곤란하다”며 동조하고 있다. 13대 국회 이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모두 14번(노태우 대통령 7번, 노무현 대통령 6번, 이명박 대통령 1번) 있었다. 7번은 재의가 무산됐고, 7번은 재의돼 6번은 부결, 1번은 가결됐다. 집권당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갈라진 상황에서 2003년 11월에 처리된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 사건 특검법안’만이 가결됐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여당이 국회에서 재의결 과정을 거치지 않고 폐기하는 게 옳은가. 이것은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다. 헌법 제53조에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는 재의에 붙이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하면 그 법률안은 법률로서 확정된다”고 규정돼 있다. 물론 언제까지 재의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정상적인 국회라면 당당하게 재의에 부쳐야 한다. 이것이 대통령제의 핵심인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대통령은 국회법 재개정이 삼권분립을 훼손했기 때문에 모든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거부하려고 하는데 정작 집권당이 재의를 피한다면 삼권분립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집권당이 스스로 청와대의 여의도 파출소로 전락하는 것이다. 단언컨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재의에 부치는 것은 결코 대통령과 여당이 맞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재의결 절차를 거쳐 책임을 질 사람은 책임을 지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 수 있다. 법적 조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있음에도 집권당이 대통령의 심기만을 살피면서 정치적인 목적과 당파적 이익만을 좇아 헌법을 무시하면 정도 정치가 아니다. 더 심하게 표현하면 정당 민주주의를 죽이는 것이다. 새누리당 일부에서는 재의결이 통과되면 대통령이 탈당할 수 있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려고 하는 진짜 이유가 미래 권력인 김무성 대표를 길들이고 유승민 원내 대표를 찍어 내려는 것이라는 말까지 들리고 있다. 이 무슨 해괴한 말인가. 아무리 정치적 해석과 판단에 대한 무한 자유가 있더라도 박 대통령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원칙주의자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사학법 개정 투쟁에서 보듯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주위에서 아무리 말려도 엄동설한에 장외 투쟁까지 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한 사람이다. 박 대통령은 정치적 고비마다 특유의 승부수를 던져 모두 성공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사적 이익과 감정보다는 원칙을 갖고 행동했기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이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음모론적이고 공학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이다. 행정부와 입법부, 당·청 간의 불필요한 충돌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을 수용한 뒤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것이 최상이다.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면 실제 판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국회법 재개정의 효력이 정지되기 때문이다. 만약 박 대통령이 끝까지 거부권을 행사하려고 한다면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여당 지도부에 반드시 재의결에 부쳐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정 국회의장도 “과거에는 재의에 안 부치고 깔아뭉개고 폐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 않은가. 대통령의 신중하고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
  • [황교안 총리 인준] 국회 문턱 넘자 또 문턱, 문턱, 문턱

    [황교안 총리 인준] 국회 문턱 넘자 또 문턱, 문턱, 문턱

    “검사 시절을 회상하면 그는 법치 의식, 균형 감각, 조정 능력을 골고루 갖춘 스마트한 인물입니다.”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은 과거 서울지검 부장검사 재직 당시 수석검사였던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에 대해 ‘생각은 신중하지만 행동은 과감한 후배’로 기억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전 통합진보당의 해체를 꼼꼼히 기획하고 밀어붙인 뚝심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황 총리는 총리 공백 52일 만인 18일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을 통과하자마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전담 병원인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으로 달려갔다. 이어 중구보건소를 방문한 뒤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종청사를 잇는 영상회의를 통해 메르스 범정부대책회의를 주재했다. 메르스 발병이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확산 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데다 정부에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그간의 비판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황 총리는 메르스 현장 상황을 점검한 뒤에야 오후 6시 서울청사에서 제44대 총리 취임식을 했다. 그는 매일 오전 8시 메르스 일일점검회의를 주재하며 감염 차단 및 방역 진행 상황을 확인하게 된다. 총리실 관계자는 “당분간은 메르스 사태 수습에 진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 총리의 눈앞에 놓인 과제는 메르스만이 아니다. 19일부터 열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야당 공세가 다시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총리 인사청문회 때는 야당의 공세가 과거 의혹을 추궁하는 데 집중되면서 국회법 문제는 가렸지만 법무부 장관 출신으로서 위헌 논란에 대한 입장 표명 등 거부권 정국을 풀어야 할 난제를 안고 있다. 다음주에 국회 대응에서 한숨을 돌리고 나면 극심한 가뭄 대책도 챙겨야 한다. 북한강 다목적댐의 전력 생산을 일시 중단하고 더 급한 농업·생활용수로 돌리는 문제도 결정을 해야 한다. 본래 정부는 하반기에 민생경제 회복을 핵심 과제로 삼았는데, 이번에 메르스 사태가 소비경제와 관광산업마저 주저앉히면서 황 총리의 행보가 더욱 숨 가쁘게 됐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국회법·메르스 출구전략’ 靑·與·野 새 뇌관

    ‘국회법·메르스 출구전략’ 靑·與·野 새 뇌관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여·야·청 모두 한숨을 돌렸다.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총리 공백’ 사태가 52일 만에 해소됐고, 여당은 당·청 갈등의 뇌관을 제거했으며, 야당은 국정 운영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향후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박 대통령의 수용 여부는 당·청 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수습을 위한 출구 전략은 여야 간 새로운 충돌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늦어도 오는 30일까지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 현재로선 위헌 소지를 이유로 거부권 행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메르스 사태 속에서 ‘거부권 정국’이 형성될 경우 비판 여론을 키울 수 있고, 당·청 관계 악화로 국정 운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거부권 행사가 현실화될 경우 새누리당이 당·청 관계 파국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재의결 절차를 밟기도 쉽지 않은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노골화될 수 있다. 자칫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을 넘어 퇴진론으로 번질 여지도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는) 강제성이 있다고 보는 게 대세”라면서 “위헌성이 있느냐 없느냐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의결 외에 다른 정치적 해법을 찾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의 선택도 변수다. 정 의장은 “본회의에 재상정해 표결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새누리당의 표결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릴 수 있다. 과반 의석을 보유한 새누리당이 표결 자체를 보이콧할 경우 의결정족수(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3분의2 찬성)를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메르스 사태는 여야 간 갈등의 골을 키우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우선 추경 편성 규모와 방식 등을 놓고 여야가 힘겨루기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맞춤형 추경이 필요하다”면서도 “국채 발행을 통한 추경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스가 진정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사태 확산에 대한 책임 공방으로 비화될 여지도 다분하다. 자칫 ‘국정조사 정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여야는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 개혁,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등에 합의한 상태지만 시각차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정치권 막말 어물쩍 넘어가선 안 된다

    정치권의 고질인 막말이 메르스처럼 번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그제 “비노(비노무현)계는 새누리당 세작(간첩)”이라는 트위터 글을 올린 김경협 수석부총장 징계 절차에 들어갔으나 이를 위한 윤리심판원 구성이 다시 논란을 불렀다. 서화숙 위원이 과거 쏟아낸 “개쓰레기인 이명박근혜 정부”라는 등의 험구가 부각되면서다. 또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똥볼 원순”으로 지칭했다. 박 시장 주장대로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메르스 확진 판정 전 접촉한 1565명을 전수조사했지만, 감염자가 없었다면서 원색적으로 조롱한 것이다. 민주 사회에서 건설적인 비판은 필수불가결하다. 그래서 야권의 입장에서는 거친 대여 공세가 필요악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게다. 하지만 조용한 다수의 공정한 의견보다 목소리 큰 소수의 억지가 통하는 정치판이 정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더구나 김 수석부총장의 언급은 친노(친노무현) 당권파의 나만 옳다는 선민(選民)의식으로 당내 소수파를 음해했다는 점에서 문제는 심각하다. 새정치연합이 당 개혁 차원에서 그의 책임을 물어야 할 이유다. 그런데도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작금의 막말 파문을 엄중히 인식하는지부터 의심스럽다. 온갖 구설수 전력이 있는 인물을 막말로 인한 당 문란을 바로잡기 위한 윤리심판위원으로 임명한 무모함 때문이다. 서 신임 위원은 “박근혜는 부정당선된 ×답다”, “이완구 도둑놈 총리” 등 검증 안 된 막말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런 인물이 포함된 윤리심판원이 과연 당 기강을 제대로 세울 수 있을 건지, 하 의원의 경우처럼 야권을 겨냥한 여당 측의 막말이 나올 때 무슨 명분으로 대응할 건지 자못 궁금하다. 대의 민주주의의 가장 높은 단계는 ‘숙의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공적인 이슈를 놓고 일방적 주장이 아니라 서로 경청하는 대화로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이다. 막말은 이런 숙의 민주주의의 최대 장애물이다. 그러나 막말을 법으로 막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는 또 다른 가치와 상충된다. 야권이 추진하려는 이른바 ‘혐오발언 제재법’에 대해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찬반이 엇갈리는 배경이다. 위헌이나 정치적 악용 소지를 감수하면서까지 일반 시민에게 재갈을 물릴 까닭은 없다. 우리는 그보다 상습적 막말꾼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등 정치권이 먼저 자정 메커니즘을 확립하는 게 옳다고 본다.
  • 23·30일 중 거부권 유력… 재의결 상황따라 與·野·靑 희비 교차

    23·30일 중 거부권 유력… 재의결 상황따라 與·野·靑 희비 교차

    국회법 개정안이 ‘문구수정’이라는 고육지책을 거쳐 정부로 이송됐지만 청와대가 거부권 행사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어 전운이 감돌고 있다. 거부권 행사로 내상을 우려한 여당은 극도로 말을 아끼며 추이를 살피고 있다. 반면 거부권 행사 뒤 재의결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되는 야당은 청와대의 중재안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파국을 막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청와대의 중재안 수용 뒤 법안 의결·공포이지만, 가능성은 낮다.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박근혜 대통령이 메르스 사태 추이를 살핀 뒤 23일 국무회의 또는 30일 시한에 임박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 “한 글자 고쳤던데 달라질 게 없다”며 거부권 행사 방침을 시사했다. 거부권 행사 시기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제헌 국회 이후 73번째다. 총 6건의 거부권이 행사된 노무현 정부를 포함, 역대 정권에서 거부권이 행사된 경우는 대부분 ‘여소야대’ 정국이었다. 2013년 1월 이명박 정부에서 여야가 합의한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일명 택시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있었지만, 정부가 별도의 택시지원법 추진 의사를 밝혀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거부권 행사에 따라 여·야·청 또는 당내 첨예한 갈등과 대립이 예고된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국회법 개정안 문제와 관련, “일절 대응을 안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여당 지도부는 어떤 시나리오든 곤혹스러운 처지가 된다. 거부권 행사만으로도 유 원내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따라서 여당 지도부는 재의 요구된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 여부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에 부쳐 가결되면 당·청 관계는 파탄을 면치 못하게 된다. 여당 내 계파갈등도 첨예해질 가능성이 크다. 야당이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는 반면 청와대는 국정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당·청 갈등을 이유로 여당 지도부의 퇴진 또는 대통령 탈당도 거론될 수 있다. 반대로 표결에 부쳐 부결되면 야당의 극심한 반발이 불가피하다. 여당 지도부는 심각한 타격을 입는 반면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계의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당 지도부가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보류하면 야당의 반발은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세월호 시행령 개정이라는 명분과 정국 주도권 확보라는 실리를 모두 잃게 되기 때문이다. 협상을 주도한 이종걸 원내대표의 입지도 좁아진다.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박 대통령이 중재안을 수용해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고 법안을 재가·공표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이렇게 되면 당·청 관계는 회복되고 여야 관계도 순항이 예상된다. 여야 원내대표의 협상력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당·청 간 유연성을 발휘했다는 평가와 위헌 논란에 따른 원칙을 깼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이날 “유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결하게 되면 의결정족수를 맞춰 주겠다는 정치적 약속을 했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두 원내대표가 거부권 행사에 대비해 ‘이면합의’를 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어서다. 야당은 “명시적으로 약속한 것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유 원내대표도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친박계는 “매당행위”라고 발끈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靑, 국회법 중재안도 거부권 시사

    靑, 국회법 중재안도 거부권 시사

    여야는 15일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 권한을 완화한 이른바 ‘정의화 국회의장 중재안’을 정부에 넘겼다. 개정안을 둘러싼 위헌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에 대해 “글자 한 자를 고친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즉각 반박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방침을 굳힌 것으로 해석된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여야 원내대표와 합의를 거쳐 개정안을 정부로 이송했다. 정 의장은 “여야가 중재안에 합의해 정부가 우려하는 국회법의 위헌 소지를 제거했다”고 평가했다. 중재안은 ‘정부 행정입법에 대한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는 개정안의 문구 중 ‘요구’를 ‘요청’으로 바꿨다. 수정 권한의 강제성을 완화한다는 취지에서다. 박 대통령은 15일 이내인 오는 30일까지 개정안을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취임 이후 처음이 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개정안이 국회로 되돌아오면 본회의에서 재의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요구한다. 반면 새누리당은 당·청 관계 악화라는 정치적 부담 때문에 이에 선뜻 응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靑 “국회법 위헌 소지 여전”… 정국 급속 냉각

    靑 “국회법 위헌 소지 여전”… 정국 급속 냉각

    여야가 15일 수정된 국회법 개정안을 정부로 넘긴 가운데 청와대가 즉각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히면서 향후 정국은 급속도로 얼어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당·청 관계 또는 여야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는 개정안에 대한 법률적 판단 못지않게 정치적 부담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이날 개정안에 포함된 ‘정부 행정입법에 대한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는 문구 중 ‘요구’를 ‘요청’으로 바꿔 정부로 이송했다. 당초 개정안의 ‘처리해 보고한다’는 문구를 ‘검토하여 처리해 보고한다’로 바꾸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여야 협상 과정에서 폐기됐다. 야당이 이날 전격적으로 개정안 수정을 받아들인 배경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아니겠느냐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요구를 요청으로 바꾼 정도로 청와대 입장이 달라지거나 위헌성이 해소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평가절하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수정된 개정안에 대해 “의무 조항이며 당연히 강제성이 있는 것”이라면서 강제성 논란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수한 점도 청와대가 개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로 꼽힌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의) 본질은 강제성이 ‘있다’, ‘없다’의 부분인데 국회에서 확실한 입장 정리가 안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여야가 이날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 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 합의에 실패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는 국무회의가 예정된 16일, 23일, 30일 중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행정부와 입법부가 정면충돌하는 모양새가 되는 만큼 박 대통령과 정치권 모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새누리당이 개정안 부활과 폐기라는 갈림길에서 ‘칼자루’를 쥔 형국이 될 수 있다. 새정치연합은 개정안이 국회로 되돌아오면 본회의에 상정해 재의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이 야당의 요구에 부응할 경우 당·청 관계는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친박(친박근혜)계가 비박(비박근혜)계 당 지도부를 겨냥한 총공세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새누리당이 재의결이 갖는 정치적 부담을 감안해 재의결 자체를 늦추거나 아예 시도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3년 1월 거부권을 행사했던 ‘택시법’의 경우 비판 여론을 의식한 여야가 표결 자체를 포기해 지금도 ‘국회 본회의 부의 예정 안건’으로 남아 있다. 여당이 개정안 폐기 수순으로 갈 경우 여야의 신뢰 관계는 깨질 수밖에 없다. 결국 새누리당 지도부의 선택에 따라 당·청 관계가 얼어붙을 수도, 반대로 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정국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사설] 국회법 개정안 갈등 정리하고 민생에 전념하라

    그동안 논란을 빚어 왔던 국회법 개정안이 정부로 이송됐다. 여야 원내대표는 어제 정의화 국회의장과 회동을 갖고 정 의장의 중재안을 최종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의원총회에서 난상토론 끝에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국회법 개정안 문제를 위임했고, 이 원내대표는 정 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정 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은 정부 시행령에 대해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부분 중 ‘요구’를 ‘요청’으로 바뀌었다. 당초 중재안으로 거론된 ‘검토해 처리한다’는 조항은 야당의 반대로 빠졌다. 정 의장은 “위헌 소지를 완전히 없애서 이송했다. 행정부와 입법부 간의 불필요한 충돌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이제 공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 국회법 중재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15일 이내에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 의장을 비롯해 국회에서 중재안에 담긴 ‘문구조정’으로 위헌성 여부를 해소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여전히 청와대 내부에서는 위헌 논란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의 중재안 역시 삼권 분립 원칙에 어긋날 정도로 국회의 강제력이 크기 때문에 행정부에 대한 과도한 간섭이 지속될 것이란 시각에서다. 입법부가 행정부에 대한 견제 기능을 넘어서 월권을 하고 있다는 청와대의 반발도 일리는 있지만 국회법 개정안 문제는 근본적으로 정치력으로 해결할 문제다. 더욱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청와대의 강경한 자제가 내년 총선을 둘러싸고 여권 내부의 복잡한 권력구도에서 나왔다고 믿는 국민들도 있다. 비박(비박근혜)계로 청와대에 비협조적인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워 물러나도록 몰고 가면서 수세인 당·청 역학구도와 메르스 사태의 반전을 꾀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정치권에는 당·청 관계 악화는 물론 여당 내 계파 갈등, 여야 대치가 급상승하는 ‘거부권 정국’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중재안이 거부될 경우 다시 본회의에 상정해 재의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재추진하는 것 자체가 당·청 관계의 파탄을 의미하는 것이다. 유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중재안을 거부할 경우 재의 표결을 담보해 달라는 야당의 요구를 거절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여권 내 역학관계 때문에 중재안 자체가 폐기 수준으로 갈 경우 여야 간 대치 정국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하루가 지나면 새로운 것이 나오는 초유의 ‘메르스 사태’를 맞아 혼란스럽고 걱정스럽다. 국민들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국가 경제는 물론 국정 자체도 정상적으로 운용되지 않고 있다. 이런 시국에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국정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렵사리 여야 합의로 도출한 정 의장 중재안이 국민들의 호응을 얻고 빛을 발해 국회법 개정안 갈등이 조속하게 마무리되고 여야 정치권은 하루빨리 민생을 위한 국회로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
  • 정의화 의장 “국회법 정부 이송…행정부·입법부 불필요한 충돌 없을 것”

    정의화 의장 “국회법 정부 이송…행정부·입법부 불필요한 충돌 없을 것”

    정의화 의장 “국회법 정부 이송…행정부·입법부 불필요한 충돌 없을 것” 국회법 정부 이송 정의화 국회의장은 15일 위헌 논란을 빚은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 자신의 중재안으로 위헌 소지를 완전히 없앤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새누리당 유승민·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를 불러 회동을 갖고 “오늘 오후 (국회법 개정안) 정부 이송에 대해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특히 “정부가 우려하는 사항에 대해 여야가 충분히 숙고하고 협의를 통해 위헌 소지를 완전히 없애서 이송하려는 취지”라면서 “정부에서도 충분히 그것을 감안해서 행정부와 입법부의 불필요한 충돌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위헌 가능성을 제기한 국회의 정부 시행령 수정권한 강화 조항과 관련, 자신의 중재안으로 상당부분 ‘강제성 논란’이 해소된 만큼 거부권 행사는 부적절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의장은 앞서 지난달 29일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 가운데 정부 시행령에 대해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는 문구 중 ‘요구’를 ‘요청’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강제성 혹은 구속력을 낮춘 중재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우리는 당초부터 강제성이 없고 위헌 소지가 없다고 판단했으나 의장 중재안대로 하면 더 강제성이나 위헌 부분의 걱정이 덜어지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행정부와 국회 사이의 불필요한 갈등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도 “정부와 청와대가 초당적으로 국민의 고통을 덜어줘야 한다”면서 “국회와 정부가 정쟁에 휘말리지 않는 게 국민의 바람이라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회법 개정안 이송 15일 이후로

    정의화 국회의장이 12일 국회법 개정안의 정부 이송을 15일 이후로 미루면서 여야 모두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행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 수정권한 완화를 골자로 한 ‘정의화 중재안’의 야당 측 수용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여야가 합의한다고 해도 청와대에서 여전히 ‘위헌성’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 6월 정국은 또 한 번 격랑에 빠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기들(야당)도 월요일에 (의총을 열어 결론을 내리기로) 하겠다고 하니까 저녁 때까지 기다려 주는 수밖에 없다”며 “상황이 갑자기 변해서 화요일에 결정하기로 했다고 하면 또 하루 기다려 주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삼세번은 기다려 줘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전날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회법 개정안 이송 여부 등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의총에서 국회법 개정안 등을 논의했지만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론이 협상론보다 우세한 상황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15일 국회법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의총을 다시 소집했다. 야당의 중재안 추인과 관계없이 15일쯤 개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공은 박 대통령에게 넘어간다. 서명을 하든지, 15일 이내에 이의서를 붙여 국회에 재의를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청와대는 정 의장의 중재안도 행정부 권한을 침해하는 등 위헌 소지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노인 기준 나이 상향’ 공론화 물꼬 튼 대한노인회 이심 회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노인 기준 나이 상향’ 공론화 물꼬 튼 대한노인회 이심 회장

    온 나라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비상이 걸리기 전까지만 해도 찬반 논쟁이 뜨거웠던 이슈가 몇 가지 있다.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 여부, 공무원 연금법 개정, 여기에다 바로 몇 살부터 노인인가 하는 문제다. 법적으로 각종 복지지원을 받는 경로우대의 기준은 현재 만 65세다. 하지만 의학기술의 발달과 기대수명의 연장으로 65세는 더이상 노인 축에도 끼지 못한다. 현재 노인의 70%가 매달 최대 20만원의 기초연금을 받고 있고, 전철과 지하철을 무임승차하며 고궁 박물관, 공원 등 공공시설을 무료로 이용하거나 이용요금을 할인받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부담이 늘어나고 있지만 노인들 눈치 살피느라 누구 하나 노인 기준 나이를 올리자는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던 차에 대한노인회가 지난달 말 노인 기준나이 조정을 공론화하자며 먼저 물꼬를 터주었다. 2011년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 문제가 불거졌을 때 노인 기준 나이를 올리는데 반대했던 대한노인회의 입장 변화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결단을 내린 이심(76) 대한노인회 회장을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집무실에서 만났다.→메르스 사태로 노인 기준 나이 상향 조정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대한노인회도 화두만 던져 놓고 뒷선으로 물러난 건 아닌지요. -노인들 눈치 보느라 문제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으니 우리가 길을 터주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서 결정했다. 우리는 길만 터주고 구체적인 정책 내용은 정부와 전문가들이 시간을 갖고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해야 한다. 당사자인 노인이 정책 대안을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그렇다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노인 기준 나이 조정 문제를 포함해 노인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보자며 국회의장이 초청을 했다. 15일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원내대표 등과 만나 대한노인회의 입장을 설명할 계획이다. 18일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소속돼 있는 포럼이 주최하는 조찬세미나에 참석한다. 언제든 기회가 있다면 우리의 입장을 알릴 것이다. →지난달(7일) 열린 이사회에서 노인 기준 나이 공론화 제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들었습니다. 제안을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회원들이나 이사 등 내부에서 반대는 없었습니까. -없었다. 이사회에 안건을 제출하기 전 상당 기간 지방을 돌면서 회원들 의견을 수렴했고, 바뀐 상황을 충분히 설명했다. 앞서 2011년 일부에서 노인 기준 연령을 현재의 65세에서 70세 또는 75세로 올리자고 주장해 공론화된 적이 있다. 당시 65~70세 노인이 170만명이다. ‘당장 노인에 대한 복지혜택을 줄인다고 하면 세상이 뒤집히니 20~30년을 내다보고 장기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반대 기고문을 썼다. 그 후로 5년이 지났다. 현재 노인 인구는 650만명이다. 이대로 가면 3년 후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곧 노인 1000만명 시대가 온다. 서울의 경우 지난 4월 말 기준 노인 인구가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를 처음 넘어섰다. 현재는 노인을 부양대상으로만 보고 예산을 지원하는데 그 돈을 다 어디서 충당하겠나. 100세 시대에 맞는 복지정책의 틀을 짤 때다. 2013년 기초연금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도 노인 전체가 아니라 소득 하위 70%로 제한하고 소득별로 액수를 차등화하자고 먼저 제안한 것도 대한노인회다. 연장선상에서 이해하면 된다. →4년마다 1세씩 늘려 20년에 걸쳐 70세로 조정하거나 2년에 1세씩 늘리는 방안 등을 제시하셨는데. -논의된 여러 방안들 가운데 몇 가지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 시행하고 있는 복지를 빼앗자는 얘기가 아니다. 기득권은 인정해줘야 한다. 우리는 공론화 길을 터줬으니 정책 당국이 제대로 된 정책을 세우고 노인들은 교육을 통해 의식을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부양받는 노인에서 책임지는 노인으로. →대한노인회와 정부 사이에 사전 교감이 있지 않았느냐는 시각도 있다. -그렇게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 사실이 아니다. 결정은 지난 달 7일 이사회에서 내렸고, 8일 어버이날 문형표 복지부장관이 인사차 찾아왔길래 이사회 결정을 알려줬다. →노인의 나이 기준이 올라가면 일을 더 오래 해야 하는데, 일자리를 놓고 청년층과 경쟁을 하는 것 아니냐, 심하게 말하면 청년들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 노인이 젊은이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다. 노인과 젊은이를 위한 일자리는 다르다. 노인은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일을 하거나 오랜 경험을 토대로 도와주는 일들을 주로 한다. 최소한의 경비만 받고 자원봉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추가 교육을 받고, 별도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택배기사가 왔다가 집이 비어 있고 경비실이 따로 없으면 돌아갔다 다시 오는 경우가 많다. 물류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동네 경로당에 택배를 맡겨 놓고 노인들이 배달해주면 서로에게 이득이다. 그런대 이런 동네 택배일을 젊은이들이 하겠나. 또 매년 노인 3만명이 제주도 감귤 따는 일을 한다. 젊은이들이 없기 때문이다. 유기농을 하게 되면 노인 일자리도 많이 늘어날 것이다. 지금은 노인회에서 취업만 알선해주고 있지만 앞으로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직접 일자리를 만들어 보려 한다. →노인들 일자리가 늘어났지만 좋은 일자리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좋은 일자리를 구하려면 재교육을 받아야 하고, 결국 청년층과 충돌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생각해 보자. 노인의 70%에게 매달 최고 20만원씩 기초연금을 준다. 노인들에게 20만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20만원을 받으면 노인들 행복지수가 높아질 줄 알았는데 자체 조사 결과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어서 놀랐다. 혼자 괜찮아졌다고 행복해지는 게 아니다. 내 아들이 취직을 못하고, 손자가 학교를 제대로 못 다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나. 노인 일자리가 생기면 사고(四苦)가 해결된다고 한다. 생활고, 병고, 자존고, 고독 등 네 가지다. 이 네 가지 고통만 해결해도 엄청난 행복을 주는 거다. 할아버지가 아들, 손자의 일자리를 빼앗는게 아니라 분담하는 거다. →젊은이들과 직접 만나 세대 간 벽을 더 낮출 의향은 없으신지요. -그렇지 않아도 강서구에서 젊은이들과 토크쇼를 하자고 제안해 검토 중이다. 노인회 차원에서 젊은이들이 할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를 듣고 자서전을 써주는 프로그램을 비롯해 젊은이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여럿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기회를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앞서 노인들 의식을 바꾸는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하셨는데. -그렇다. 대한노인회가 할 수 있는 것은 노인들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충북 충주에 교육원을 지을 예정이다. 약 2만 5000평의 국유지에 1000억원을 들여 짓는다. 정부에 기부채납하는 형식이 될 것이다. 2017년부터 매년 3만명씩 교육을 실시한다. 먼저 노인 인문학 교육을 할 생각이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노인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줄 것이다. 둘째 일하는, 책임지는 노인이 되도록 교육할 생각이다. 경로당 책임자들이 먼저 교육을 받고, 이들이 돌아가 회원들에게 자연스럽게 전파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한노인회의 근간이 전국에 있는 6만 4000개의 경로당이다. 경로당하면 노인들이 모여 소일하는 곳으로 생각하는데 어떤가. -노인사회가 굉장히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힘없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 경로당이었다면 지금은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돌봐주러 가는 곳이다. 자원봉사를 하러 오는 분들이 많다. 동네 청소도 하고, 아이들도 돌봐주고, 책도 읽어준다. 함께 고구마도 심고 생산적으로 활동하는 곳이 많다. 경험을 나누면 한 가정을 살릴 수 있다.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지하철 무임승차는 복지정책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잘 된 정책이라고 본다. 지하철은 한마디로 효자다.무료가 아니라고 생각해봐라. 노인이 꼼짝 안 하고 하루종일 집에만 있다고 가정해봐라. 가정이 무너진다. 고부 간 갈등은 물론, 조손 갈등도 커진다. 노인 무임승차 때문에 지하철공사 적자가 누적된다고들 하는데, 지하철공사에서 노인들을 위해 전용칸을 운행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배차를 늘리는 것도 아니다. 그냥 다니는 지하철을 이용할 뿐이다. 그리고 노인들은 러시아워를 피해 이용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공사나 지자체 적자가 누적되면 적자를 줄이기 위해 오히려 자구 노력을 강도 높게 실시하는 것이 답이다. →지난해 4년 임기의 대한노인회 회장에 재선됐는데 임기 중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노인 기준 나이 공론화 물꼬도 텄고, 교육원을 짓고 있다. 노인복지청을 만드는 것이다. 노인복지청은 노인 복지를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현재 10여개 부처에 흩어져 있는 노인 관련 예산을 한곳에 모아 효율적으로 집행하자는 것이다. 132만명이 서명한 청원서를 지난해 국회에 제출했고 현재 행안위에 올라가 있는 것으로 안다. 국회의원 180명, 지방자치단체장 230명도 서명했다. 한 가지 더한다면 노노() 케어사업 확대다. 연금을 받지 않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노인이 연금을 받는 노인을 돌보는 것이다. 지난해 10개 지회에서 시범 실시했는데 자살은 25.9%, 실종은 30%가 각각 줄었다. 성과가 좋아 올해는 작년보다 예산이 29억원 늘어나 133억원이 책정됐다. 10만원 지원받아 10시간 봉사를 한다. 앞집에 허리가 아파 연탄을 갈지 못해 추위에 떨고 밥도 못해 먹는 노인이 살고 있었다. 이웃에 사는 할아버지가 그걸 알고 연탄불을 갈아주는 봉사를 해 추위와 식사를 해결했다. 연탄불 하나로 할아버지·할머니가 행복해진 경우다. 어떤 분은 10만원 받고 자기 돈 50만원을 썼지만 행복하다는 수기를 남기기도 했다. →일부에서 노인이라는 호칭을 시니어 시티즌 등 다른 것으로 바꿔보자는 의견도 있다. -일본에서는 노인이라는 용어 대신 다른 것을 사용한다고 들었다. 노인이라는 용어가 어때서 그러나. 노인이라는 말이 부정적으로 보이는 건 초등학교 때부터 꼬부랑 할머니·할아버지, 불쌍한 사람으로 각인돼 있어서 그렇다. 노인의 가치를 빛나게 하는 게 바로 대한노인회가 할 일이다. 어떤 용어로 바꿔도 노인은 노인이다. 불쌍해 보여도, 훌륭해 보여도 노인은 노인이다. 인식의 문제다. 노인이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김균미 기자 kmkim@seoul.co.kr >> 이심 회장은 ▲1939년 경북 상주 출생 ▲건국대 법학과, 연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 수료 ▲에스콰이어 상무이사 ▲주택문화사 대표이사, 월간 전원속의 내집 발행인 ▲한국잡지협회 회장,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 한국광고단체연합회 이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 ▲제15~16대 대한노인회 회장(2014.2~ ) >> 대한노인회는 대한노인회는 1969년 경로당 회원을 주축으로 창립됐다. 현재 전국 16개 시·도 연합회와 1개 직할지회, 그리고 244개 시·군·구 지회를 비롯해 6만 4000여개의 경로당, 6개 해외지회를 두고 있다. 회원이 300여만명에 이른다.
  • 네슬레 ‘납 라면’ 파문 확산…미국도 조사 나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도에서 판매가 금지된 네슬레의 '납 라면'에 대한 조사에 나서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2일 로이터와 블룸버그, AFP통신 등에 따르면 네슬레는 11일(현지시간) FDA가 지난주 인도에서 판매가 금지된 매기 라면 표본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네슬레는 이메일을 통해 배포한 성명에서 "FDA가 인도에서 만들어진 매기라면 표본을 입수해 조사중이라는 것을 미국수입업자들에게 통보받아 결과를 알려달라고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FDA측은 이와 관련, 매기 라면에 대해 조사하고 있지만 인도에서의 제품 회수가 미국의 제품에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네슬레는 미국에 직접 매기 라면을 수출하거나 유통하지 않고 수입업자나 유통업자를 통하고 있다. 앞서 인도 식품안전 당국은 작년에 생산된 매기 라면에서 납이 허용기준치인 2.5ppm의 최대 6.8배가 검출됐다며 이 라면의 생산과 판매를 금지했다. 네슬레는 인도 당국의 매기 라면 판매금지 조치와 관련, 인도 뭄바이 고등법원에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했다. 네슬레는 자체적으로 매기 라면 1천인분, 독립된 실험실에서 600인분에 대한 표본조사를 벌인 결과 매기 라면은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인도 당국의 조사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세계 최대 식품회사인 네슬레는 1961년 인도에 진출한 이후 현지에 8개 공장을 운영 중이며, 현지 라면시장의 80%를 점유해왔다. 작년 네슬레의 수익 중 인도시장에서 벌어들인 규모는 1.5%였다. 연합
  • [메르스 비상] 국민 불안 여전한데 해외 출국 부담… 외교적 손실 감수

    [메르스 비상] 국민 불안 여전한데 해외 출국 부담… 외교적 손실 감수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연기는 ‘출국 전까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안정화됐다고 발표할 수 있는 단계가 될 것인가’가 가장 큰 고려 사안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10일 현재 메르스가 확산의 정점을 지나 수그러드는 추세로 보이는 것은 분명하지만 ‘안정화’를 확신하기 전에 현장을 떠나는 데 대한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미국 방문과 관련해 일정 연기 또는 축소를 놓고 외교라인과 정무라인의 찬반 의견을 두루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부에서 일정 조정을 고민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된 것은 이번 주초로, 외교부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은 방미를 강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결국 9일 오후 전격적으로 소수의 인원과 상의해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병기 비서실장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연락했고 윤 장관은 10일 오전 8시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했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는 오후 7시였다. 청와대는 방미 연기에 대한 언질을 당에는 전달한 듯 보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당·정·청과의 연락은 긴밀히 잘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면서 “청와대에서 곧 입장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사전에 연락을 취한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일각에서는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 논란으로 인해 촉발됐던 당·청 갈등이 메르스 사태로 봉합의 계기를 갖게 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여당은 공식적으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중대한 결심을 한 만큼 메르스 사태를 극복하는 데 온 국력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메르스가 확산되는 중대 고비에서 대통령이 방미 연기 결정을 한 뒤에 메르스가 수습되면 그 공이 대통령에게 돌아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해석했다. 야당도 대통령의 방미 연기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성공회대성당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행사장에서 방미 연기 소식을 접한 뒤 기자들에게 “국민 안전에 대한 걱정과 메르스 상황에 비춰 보면 잘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유은혜 대변인도 논평에서 “대통령의 방미 연기 결정이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 대응에 대한 신뢰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방문은 북한이 내부적으로 공포정치 등으로 불안정한 정세를 보이고 도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데다 미국, 일본, 중국을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마련된 것이어서 외교적 손실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외교 관계자는 “한·미 간에는 깊이 다뤄야 할 문제들이 많이 있는데 일정을 연기해 아쉬운 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후 양국 간 정상회담은 일정 채택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방문과 같은 기회는 내년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지난 4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과 9월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사이에 한·미 정상회담을 기획했던 것이었다. 또 한편에서는 대통령의 방미 연기 결정이 확정되자 “대통령이 방미를 연기해야 할 만큼 메르스 확산 사태가 심각한 것 아니냐”는 억측도 나왔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정의화 의장 중재안 약발 먹힐까

    ‘위헌성 논란’을 빚고 있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안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여야는 9일 중재안을 수용할지 여부를 놓고 각각 당내에서 의견을 수렴하며 물밑 접촉을 이어갔다. 하지만 야당에서 강경파를 중심으로 중재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등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이 정 의장의 중재안을 받아들이더라도 청와대에서 중재안을 거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물밑 접촉을 통해 법안 송부 이전 위헌 소지가 있는 자구를 어떻게 수정할지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정 의장의 중재안은 시행령 등 정부의 행정입법에 대해 국회가 수정·변경을 ‘요구한다’는 표현을 ‘요청한다’로 바꾸는 것이 ‘1안’이고, 정부가 수정·변경 요구를 ‘처리한다’는 표현을 ‘검토하여 처리한다’로 바꾸는 게 ‘2안’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당장 중재안을 거부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법안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도 제기된 바 있어 강경파의 설득이 관건이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혹시라도 매듭을 못 짓고 여야 당사자 간 협상할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의장의 중재안 가운데 1안을 수용할지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하려면 하라. 그러면 여기서 또 표결(재의결)을 하는 등 원칙대로 가면 된다”면서 “(강제성 위헌 논란은) 헌법재판소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일부 강경파들도 “우리가 나서서 수정해줄 필요가 있느냐”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가 정 의장의 중재안을 받아들이더라도 자구 수정을 의장 직권으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정 의장이 우여곡절 끝에 수정한 법안을 넘겨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 입법부와 행정부의 충돌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에서 부담을 느껴 거부권 행사까지는 가지 않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속여서 위안부 모집, 軍 차량으로 이동…명백한 강제 연행”

    “속여서 위안부 모집, 軍 차량으로 이동…명백한 강제 연행”

    일본 제국주의의 한국 식민지 지배를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의 주인공인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와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를 낸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이 9일 오후 공개 대담을 가졌다. 두 사람은 무라야마 정권 당시 총리와 부총리를 지냈다. 일본기자클럽 주최로 열린 대담은 일본의 패전 70년을 결산한다는 의미에서 시종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 35분 동안 진행됐다. 고노 전 관방장관은 위안부 문제를 도외시하려는 일본의 일부 분위기와 관련해 “사실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 있었던 것을 없었던 것처럼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대담의 주요 내용.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이하 무라야마)1995년에 담화를 낸 것은 내게 역사적인 역할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내각이 아니면 못 하는 일, 전후 50년의 역사를 정리하는 것이었고 그게 내 사명이었다. 그게 안 되면 총리를 할 의미가 없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 아베 신조 총리가 돼서 이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과거의 역사를 반성하고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결의를 표명할 필요가 있어 담화를 낸 것이다. 당시에도 침략이라는 말을 놓고 논의가 있었지만 일본의 군대가 중국을 침략하고 한국을 36년간 식민 지배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이하 고노)미야자와 기이치 전 총리가 한국 측으로부터 위안부 문제에 관한 조사 요청을 받고 조사를 약속했다. 미야자와 당시 총리는 방한 전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일본에 와서 소송을 제기하는 상황 등을 보며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 총리가 귀국한 후 조사가 시작됐다. 정부 부처에 있던 위안부 관련 문서와 증인을 찾았고 미국까지 가서 조사했다. 20여년이 지나서 이렇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정말이지 유감이다. 수십년간 일·한 관계가 잘 진행돼 오다 최근 몇 년간 유감스러운 상황이 됐다. 서로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됐다. 가장 가까운 한국과 이렇게 되면 안 된다. 서로의 이해가 진행됐으면 한다. ●무라야마 제2차 아베 정권 들어 국회에서 위안부 문제가 재현됐다. 확고한 증거가 없지 않으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증명할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다. 하지만 일어난 사실은 틀림없으니 사과하는 것이 맞고 보상하는 게 맞다. ●고노 위안부 모집, 관리에 관한 문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손을 잡아서, 잡아끌었다는 게 문서에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걸 (담화에) 쓸 수는 없었다. 관헌에 의해서, 거짓말을 해서, 일할 곳이 있다고 해서 모았고 인신매매에 의한 사례도 있었다. 본인 의사에 반해서, 뿐만 아니라 모인 다음 강제적으로 일하게 됐다. 군이 이동하면 이동할 때마다 군이 준비한 차량에 의해 이동했는데 분명하게 강제성이 있었다고 보는 게 당연하다. 네덜란드인 위안부 여성의 사례에서 보면 인도네시아에 모인 여성을 강제적으로 끌고 가 위안부로 일하게 했다. 네덜란드 정부의 조사에서도 밝혀져 있다. 사실은 분명히 있다. 강제 연행도 있다고 할 수 있다. ●무라야마 한국을 가 보면 한국인들은 모두 일본의 우경화를 걱정한다.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일본이 해야 한다. 한국에 ‘결자해지’라는 좋은 말이 있다.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한 것이기 때문에 일본이 해결해야 하고, 나아가 정상회담을 열어 해결해야 한다.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면 (한·일 간에) 대단한 문제는 없다. ●고노 중국은 아베 담화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를 놓고 완전히 일본을 신용하는 것 같지는 않다. 중·일 간에 경제, 문화 교류 등이 진전돼 왔는데 이런 흐름을 정치가 멈춰서게 해선 안 된다. 한·일 간에도 풀뿌리 교류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내향적인 민족주의에 의해 상쇄되는 것은 유감스럽다. ●무라야마 일본의 헌법은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을 일개 (아베) 내각이 바꿨다. 허용할 수 없다. 입헌주의를 부정하는 일, 헌법 해석을 개정하는 것은 허용하면 안 된다. ●고노 아베 정권의 안전보장에 관한 법제 정비는 너무 빠르고 난폭하다. 비밀보호법을 제정하고, 무기 수출을 완화하고, 각의결정에 의해 헌법 해석을 바꾼 것은 지금의 아베 정권이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는가 생각하게 한다. 안전보장 정책에 대해서는 헌법학자들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아베 총리의) 방식은 옳지 않고 국민들의 이해를 얻을 수 없다.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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