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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상공인업계 “시행령 헌법소원 청구” 반발

    재계 “시행령 조문 하나로 기업 권리 타격 대기업·중소기업간 임금격차 확대 우려” 최저임금법 전반 보완 입법 요구 나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되자 재계와 소상공인업계의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소상공인업계가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대한 위헌법률심사를 청구한 데 이어 경제단체들도 주휴수당과 최저임금법 등 전반에 대한 보완 입법을 요구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3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부가 사법부와 입법부를 경시하고 우리 헌법의 근간인 삼권분립 원칙을 위배하는 등 위헌적인 요소가 있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이 대법원이 최저임금 산정 시 주휴수당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판결과 배치되고, 상위법인 최저임금법 개정 등 국회 논의를 거치지 않고 단행돼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극한으로 내몰린 소상공인들의 처지와 분노를 모아 강력한 항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도 반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시행령 한 조문으로 기업의 경영재원과 권리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면서 “새로운 시행령에 따라 최저임금 추가 인상분을 바로 고스란히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처벌 대상이 되는 상태가 왔다”고 주장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생산성을 상회하는 임금 인상은 비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시키고 있다”면서 “약정휴일이 있는 유노조 대기업은 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추가적인 임금 인상을 하게 돼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을 계기로 산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기업의 임금체계 등 최저임금을 둘러싼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추 실장은 “어려운 경제 현실과 선진국에 거의 없는 주휴수당, 불합리한 임금체계 및 최저임금 산정 방식, 한계선상에 있는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국회에서 입법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실제 근로 제공이 없는 시간에 임금을 지급하는 불합리한 문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며 현재의 복잡한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데에도 정부는 역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최저임금법] 재계 “시행령 조문 하나로 형사처벌 대상” … 소상공인업계 “위헌법률심사 청구”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되자 재계와 소상공인업계의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소상공인업계가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대한 위헌법률심사를 청구한 데 이어 경제단체들도 주휴수당과 최저임금법 등 전반에 대한 보완 입법을 요구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부가 사법부와 입법부를 경시하고 우리 헌법의 근간인 삼권분립 원칙을 위배하는 등 위헌적인 요소가 있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이 대법원이 최저임금 산정 시 주휴수당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판결과 배치되고, 상위법인 최저임금법 개정 등 국회 논의를 거치지 않고 단행돼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연합회는 “극한으로 내몰린 소상공인들의 처지와 분노를 모아 강력한 항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도 반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시행령 한 조문으로 기업의 경영재원과 권리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면서 “새로운 시행령에 따라 최저임금 추가 인상분을 바로 고스란히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처벌 대상이 되는 상태가 왔다”고 주장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생산성을 상회하는 임금인상은 비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시키고 있다”면서 “약정휴일이 있는 유노조 대기업은 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추가적인 임금인상을 하게 돼 대중소기업간 임금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을 계기로 산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기업의 임금체계 등 최저임금을 둘러싼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추 실장은 “어려운 경제 현실과 선진국에 거의 없는 주휴수당, 불합리한 임금체계 및 최저임금 산정방식, 한계선상에 있는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국회에서 입법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실제 근로 제공이 없는 시간에 임금을 지급하는 불합리한 문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며 현재의 복잡한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데에도 정부는 역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사건건] 죽은 표, 살려라

    [사사건건] 죽은 표, 살려라

    국회가 지난 27일 본회의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 기간을 내년 6월 30일까지 연장했다. 법적 활동 기간이 6개월 늘었지만 21대 총선 1년 전인 내년 4월까지 선거 관련 법안 정비를 마쳐야 한다. 정개특위는 지난 15일 여야 5당 원내대표 합의에 따라 내년 1월 중순까지 정개특위안을 확정한다는 목표로 주 4회 소위 회의를 이어 가고 있다. 하지만 연장 바로 다음날인 28일 제1소위 회의가 개의 20분 만에 파행했다.●선거제도 개혁은 필수 우리 선거제도는 소선거 지역구제와 병립형 전국단위 비례대표제로 요약할 수 있다.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으로 구성된 병립형 혼합선거제도다. 지역구는 소선거구 단순다수대표제로 253개 지역구에서 각각 최다득표자 1인만 선출한다. 비례대표는 전국 정당득표율에 따라 47석을 배분한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연동하지 않고 각각 독립적으로 선출하는 병립식이다. 소선거구 지역구에서 1등 외의 표는 모두 사표가 된다. 20대 총선에서 사표 비율은 50.32%에 달했다. 또 사표가 절반을 넘어가다 보니 비례성과 대표성이 약하다. 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796만 272표, 더불어민주당은 606만 9744표, 국민의당 635만 5572표, 정의당 171만 9891표를 얻었다. 정당 투표율 3% 이상 또는 지역구 5석 이상 정당 간 득표율을 비교하면 새누리당은 33.5%, 민주당 25.5%, 국민의당 26.7%, 정의당 7.2%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122석(40.7%), 민주당은 123석(41.0%), 국민의당 38석(12.7%), 정의당 6석(2.0%)을 가졌다. 득표율과 달리 새누리당이 18석, 민주당이 44석을 더 얻었다. 반면 실제 얻은 표보다 국민의당은 45석, 정의당은 17석을 손해 봤다. 현재 모든 정당과 정파가 이런 이유로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선거의 본질인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려면 모든 사람의 한 표가 똑같은 가치를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개혁이 필수라는 데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부터 자유한국당까지 의견이 일치한다. ●계속 늘어나는 독일의 의원 정수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언급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나라가 독일이다. 하지만 독일은 우리 실정에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우리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인 의원정수 확대 문제를 따져보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의 단점이 잘 드러난다.독일은 연방선거법 제6조 제3항에 따라 정당투표에서 최소 5% 이상의 유효한 표를 얻은 정당 또는 최소 3개의 지역선거구에서 의석을 확보한 정당에만 의석을 배분한다. 독일 연방하원의 의석은 598석이다. 지난해 9월 시행된 연방하원 선거에서 지역구에서 초과의석이 46석 발생했고 이 초과의석에 대한 균형을 맞추기 위한 균형의석이 65석 발생해 실제로 111석이 증가했다. 598명의 의원을 뽑으려고 실시한 선거였지만 실질적으로 709명이 선출됐다. 독일은 균형의석모델을 적용해 정당별 의석 점유가 정당득표율에 비례하도록 조정한다. 균형의석은 정당의 득표율에 따른 배분의석보다 지역구 의석이 많아 초과의석이 발생하면 그에 대한 균형의석을 추가로 배분해 모든 정당의 의석 점유가 득표에 비례하도록 만든다. 2017년 총선에서 기독교민주연합(CDU)은 지역구에서 185석을 얻었지만 최소보장의석은 200석이었다. 최소보장의석은 각 주의 인구수 비율에 따라 주별로 배정한 의석수와 해당 주의 실제 당선자 수를 비교해 더 큰 의석수의 합이다. CDU가 슐레스비히홀슈타인(SH)주에서 배분받은 의석은 7명인데 지역구에서 10석을 얻어 최소보장의석은 10석이고 초과의석 3석이 발생했다. 반면 함부르크에서는 3석을 얻어야 하는데 지역구 당선자가 1명뿐이라 비례로 2명을 더 받았다. 이렇게 16개 주를 각각 계산해 모두 더한 기민련의 최소보장의석은 200석. 하지만 기민련은 정당득표율에서 28.2%를 얻었기 때문에 164석을 얻어야 하고, 초과의석 36석 만큼의 ‘과대 대표’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를 보정하기 위해 균형의석을 배분해 모든 정당의 의석 점유가 득표에 비례되도록 전환한다. 균형의석은 단순히 초과의석수에 비례해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총 의석을 늘려 모든 정당의 득표와 의석점유를 비례적으로 변환하기 때문에 총 의석이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는 독일 총선 결과 분석 보고서에서 “특히 득표와 의석점유의 불균형이 가장 심한 정당이 균형의석 결정의 기준이 되는데, 그 정당이 어떤 정당이 될지 추측하기 어렵다”며 “총 의석의 과다한 증가는 선거제도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의원 정수 증가에 따른 세비 지출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의회에 대한 불신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선거 때마다 매번 국회의원 정수가 달라지는 독일도 초과의석 억제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하나의 선거구에서 2인 이상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 도입, 개별 권역별 명부 방식을 전국 명부로 변경, 균형의석모델을 폐기한 후 ‘정당 간 조정’ 또는 ‘권역 간 조정’ 과 같이 의원 정수를 늘리지 않고 초과의석을 상쇄하는 방안 등이다. 정개특위도 독일의 사례를 감안해 의원 정수를 300명 또는 330명으로 고정하는 권역별 연동형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고정된 정수를 넘기는 의석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연동의 의미를 100% 구현할 수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추후 의원정수를 더 늘리자는 주장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또 독일식 제도는 일부 권역은 특정 정당이 지역구 의원만 배출하고, 비례대표 의원은 단 한 명도 채우지 못할 수 있다. 지역구 의원으로 정수를 다 채우면 초과의석이 발생한 권역에서 해당 정당은 비례대표 의원을 가질 수 없게 된다. 권역을 대표하는 의원을 뽑자고 만들어진 제도인데 권역별 비례대표 의원을 한 명도 당선시키지 못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정책연구원의 김영재 박사는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선거제도라면 모든 나라가 채택할 것인데 그렇지 않다는 것은 독일식 선거제도에도 역기능이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비례대표 대표성 명확해야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제대로 정착하려면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 명부 작성을 국민이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역대 총선마다 비례대표 후보자는 공천권을 가진 권력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명부가 작성됐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친박연대와 창조한국당이 수십억원이 오고 가는 비례대표 공천 비리를 저지르기도 했다. 또 국회에 입성한 후 자신의 전문성이나 대표성을 살리기보다 곧장 지역구를 찾아 헤매는 비례대표 의원의 의정 활동을 보는 국민의 시선도 싸늘하다. 지난달 21일 열린 정개특위 공청회에서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례대표의 증원이 적절한 처방이라고 전제하더라도 과연 이 비례대표를 어떻게 공천할지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후보자의 자격요건을 객관화하고 정당 명부 작성과 순위 결정과정에 당원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는 이유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지난 19일 한국당 토론회에서 “명부상의 순위에 대한 국민의 판단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며 “국민이 그 정당이 제시한 후보자 중에서 특정인에 대해 투표하는 것까지 가능케 해 후보자 명부 내에서 순위 변동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논의는 어디까지 정개특위는 지난 3일 세 가지 선거제도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소선거구제+권역별 연동형 비례제+정수 유지 ▲도농복합선거구제+연동형 또는 병립형의 권역별 비례제+정수 유지 ▲소선거구제+권역별 연동형 비례제+정수 확대(지역구 220석, 비례대표 110석) 등이다. 첫 번째 안은 현행 소선거구제에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방식으로 의석을 배분한다. 문제는 253석의 지역구를 200석으로 줄여야 한다. 현역 의원이 동의할 리 없다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도농복합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두 번째 안은 인구 100만명 이상인 도시는 중선거구제, 농촌은 현행 소선거구제를 시행하는 방안이다. 의원 정수는 300명으로 유지되지만 지역구(225석)와 비례대표(75석) 의석 비율이 3대1이 돼 위헌 여지가 있다. 의원 수를 30명 늘리는 세 번째 안은 의원 정수에 완강히 반대하고 있는 국민 여론을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관건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토론 수업했나요” 송곳 평가…자사고 폐지 속도 낸다

    “토론 수업했나요” 송곳 평가…자사고 폐지 속도 낸다

    학교운영 배점 높이고… 수업 평가 신설 “형식적 평가 없다” 70점 미만 일반고로 비리 연루 학교는 교육감 직권 취소 가능 강제 전환 땐 법정 투쟁 등 반발 거셀 듯‘숙명여고 사태’, ‘2022 대입개편안’, ‘사립유치원 사태’ 등으로 떠들썩한 한 해를 보낸 교육계가 내년에도 조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태풍의 핵은 일부 자율형사립고의 존폐다. 전체 자사고(42곳) 중 57.1%인 24곳이 내년 운영성과 평가를 받는다. 100점 만점에서 70점 미만(전북 80점)이면 일반고로 강제 전환된다.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국정과제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또한 “2019~22년 서울에서 최소 5곳이 전환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간판 내려야 할 자사고가 생기면 소송 등 혼란이 한동안 계속될 듯하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 교육청들은 ‘2019학년도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 계획’을 평가 대상 자사고들에 통보했다. 학교당 5년마다 자사고 지위 유지를 위한 평가가 이뤄진다. 내년 평가 대상은 경희고·동성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이대부고·이화여고·중동고·중앙고·한가람고·한대부고·하나고·해운대고·계성고·현대청운고·안산동산고·민족사관고·북일고·상산고·광양제철고·포항제철고·김천고·인천포스코고다. 절반 이상인 13곳이 서울에 몰렸다. 2015년 3월 이후 운영 실적으로 평가받는다. 시·도교육청들은 “더이상 형식적 평가는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서울교육청이 교육부와 협의해 마련한 평가 기준과 배점 등을 보면 속내가 엿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1주기 평가(2014·2015년) 때는 재정·시설·교원 등을 위주로 평가했는데 이번엔 자사고가 애초 설립 취지대로 아이들을 가르치는지 중점적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학교운영, 교육과정운영의 배점을 2015년 평가 때보다 10점 높였다. 예컨대 교실수업 개선 노력을 얼마나 했느냐를 평가하는 항목(5점 만점)을 새로 넣었다. 학생들이 자발적 참여하는 질문·토론식 수업을 했는지, 창의력을 키워 주는 방식으로 학생 평가를 했는지 등이 채점 기준이다. 특히 회계·입시 비리에 연루됐거나 교육과정을 부적정 운영했던 자사고들은 더 떨 수밖에 없다. 재지정 기준 점수를 넘겨도 이 같은 사안이 적발됐다면 현행 초·중등교육법상 교육감이 자사고 지위를 직권취소할 수 있다. 평가 대상이 아니어도 직권취소당할 수 있다. 또 교육청 감사에서 여러 지적 사항이 있으면 최대 12점까지 감점당한다. 서울교육청은 내년 7~8월 일반고로 전환할 자사고를 확정할 계획이다. 교육청 측은 “2015년 때처럼 기준점수 미만인 경우 2년 뒤 재평가 기회를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번 탈락 점수를 받으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얘기다. 서울 외에는 전북이 눈길이 간다. 전주 상산고와 익산 남성고 등을 평가하는 전북교육청은 탈락 기준을 80점으로 잡았다. 다른 지역보다 10점 높다. “자사고 폐지로 가는 게 정책적으로 맞는 만큼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평가 결과 일반고로 강제 전환하게 되는 자사고들은 행정소송 등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오세목(중동고 교장) 자사고연합회장은 “1월 4일 예정된 자사고 합격자 발표 이후 평가계획에 대한 자사고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가 자사고의 힘을 빼기 위해 일반고와 같은 시기에 학생을 선발하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위헌인지 가릴 헌법소원 결론도 내년 3월 이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정부 vs 재계·소상공인 ‘주휴수당’ 충돌…‘최저임금 속도조절’ 삐걱

    정부 vs 재계·소상공인 ‘주휴수당’ 충돌…‘최저임금 속도조절’ 삐걱

    “주휴수당 빼면 최저임금 15~20% 줄어” 정부 “대기업 임금체계 확 바꿔야” 입장 한경연 “근로자 임금차 최대 40% 될 것” 소상공인 위헌 소송·대규모 집회 등 계획최저임금 계산법을 둘러싼 정부와 재계·소상공인의 갈등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정부는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법정 주휴시간(일요일 8시간)을 포함시키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반면 재계와 소상공인들은 소송전도 불사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정부는 ‘2기 경제팀’ 출범과 맞물려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을 공식화했지만 첫 단추부터 삐걱대는 양상이다.30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31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당초 계획대로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입장은 명확하다. 재계 등에서 주휴시간과 수당이 최저임금 계산에 포함되면 내년에 최저임금이 수십% 오른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주휴수당을 빼면 오히려 최저임금이 15~20% 정도 낮아진다는 것이다. 대기업 고액 연봉자들도 최저임금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기본급을 낮게 유지하며 각종 수당으로 보충하는 대기업의 낡은 임금 체계 자체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7일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은 월요일(31일)에 지난번 발표대로 상정될 것”이라면서 “노사 간 의견이 균형 있게 반영된 안이라고 생각하고 정부 내에서도 논의가 있었고 국무회의에서도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계는 올해와 내년 2년 동안 최저임금이 29.1%나 오르는 마당에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반박한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주휴시간을 개정안에 명문화하면 법 위반 사업자가 늘고 편법적인 ‘쪼개기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위헌명령심사를 청구할 방침이다. 실제 재계와 소상공인업계는 개정안에 대한 국무회의 의결을 앞두고 총력 저지에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선진국에 거의 없는 주휴수당, 불합리한 임금 체계와 최저임금 산정 방식, 영세업자의 부담 능력 등을 고려해 정부가 개정안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검토 의견을 통해 “개정안으로 근로자들 간 임금 격차가 최대 4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법정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는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의 시급은 내년에 8350원이지만, 법정 주휴수당에 약정 휴일수당까지 받는 근로자의 시급은 1만 1661원으로 39.7%나 많다는 것이다. 또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으로 오히려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것이다. 소상공인들은 주휴수당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할 경우 위헌명령심사 청구와 별개로 대규모 집회 등 집단행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병덕 경기도 소상공인연합회장은 “범법자가 되든지 생업을 그만두든지 택일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면서 “소상공인들은 생존을 걸고 저항할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야당도 정부 방침에 제동을 거는 모양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이르면 다음달 ‘주휴수당 폐지’를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한국당 김순례 원내대변인은 “수많은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예견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은 주휴수당 등을 포함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소상공인연합회 “주휴수당 폐지해야 … 국회도 나서달라”

    31일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의 국무회의 상정을 앞두고 소상공인연합회가 시행령 개정안 철회를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주휴시간을 최저임금 산정에 포함하는 것을 넘어 주휴수당 자체를 폐지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전국 광역회장단과 노동인력환경분과위원회 위원들은 28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정안의 철회를 정부 당국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법원의 일관된 판례를 따르지 않고 자신들의 행정해석을 잣대로 소상공인들과 기업인들을 처벌로 내몰았던 고용노동부는 이를 시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주휴수당을 강제화하고 있다”면서 “국회에서 수많은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내년부터 적용시키기 위해 서둘러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행정부의 월권이자 국회 경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주휴수당 자체의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최저임금이 이미 큰 폭으로 오른 상황에서 인상폭에 비례해 오르는 주휴수당은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라면서 “1953년의 법령에 기반한 주휴수당 강제 방안은 변화하는 시대환경과 국제기준에 맞게 폐지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전국 1200여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주휴수당 폐지를 원하는 소상공인들이 65.3%로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도 제시했다. 이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거기에 더해 주휴수당 문제는 오히려 숙련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인상 여력을 위축시켜 숙련근로자와 저숙련 근로자들간의 임금 변별력을 상실시키고 나아가 물가인상과 일자리 감소까지 초래하여 경제 위축까지 초래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다면 헌법재판소에 위헌명령심사를 청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주휴수당 폐지를 포함한 최저임금 시정 방안에 대해 국회가 시급히 초당적으로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경찰 낙태의심 산부인과 다녀간 26명 조사에 여성단체 반발

    경찰이 경남지역의 한 산부인과를 다녀간 26명에 대해 낙태 여부를 확인에 나서 여성단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경남여성단체연합 등 경남지역 여성단체들은 24일 경남지방경찰청 수사과를 찾아 관계자를 면담하고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 단체는 “개인 의료정보 수집을 통한 경찰의 반인권적인 임신중절 여성을 색출하는 수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여성의 건강권 보장을 요구하며 낙태죄 폐지 등을 촉구하고 있는 사회 상황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경찰이 시민 안전과 치안을 위한 민중의 지팡이가 맞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의 항의 방문은 최근 경남지역 내 한 경찰서가 해당 지역 모 산부인과를 찾은 여성 26명을 대상으로 낙태 여부를 조사한 사실이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은 지난 9월 해당 산부인과에서 낙태 수술을 한다는 진정을 접수하고, 지난달 영장을 발부받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해당 병원을 이용한 26명의 인적사항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낙태죄를 둘러싼 사회 상황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진정이 접수됐기 때문에 26명에게 낙태 사실을 물은 것은 맞지만, 낙태를 한 것으로 확인된 여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을 뿐 입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0일에는 한국여성민우회가 성명을 내고 “낙태죄 폐지에 대한 사회 요구가 뜨겁고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위헌성을 검토하는 이 시점에 낙태죄로 여성을 처벌하는 데 열을 올리는 경찰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대법원 “‘유신 선포’ 계엄포고 무효” 첫 판단…재심청구 이어질 듯

    대법원 “‘유신 선포’ 계엄포고 무효” 첫 판단…재심청구 이어질 듯

    1972년 박정희 정부가 유신 체제를 선포하면서 전국에 내린 비상계엄 포고령은 계엄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헌·위법적인 조치였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정부의 계엄 포고 자체가 무효라는 판단이어서 당시 비상계엄 포고령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를 선고받은 피해자들의 재심 청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972년 10월 계엄령 당시 불법 집회를 열어 도박을 한 혐의(계엄령 위반)로 기소돼 징역 8개월을 확정받은 허모(76)씨의 재심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1972년 비상계엄 포고령은 기존의 헌정 질서를 중단시키고 유신 체제를 이행하고자 그에 대한 저항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또 “계엄 포고가 발령될 당시의 정치 상황 및 사회 상황이 계엄 요건인 ‘군사상 필요할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봤다. 이어 “포고령 내용은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도록 한 당시 헌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언론·출판과 집회·결사의 자유, 영장주의 원칙, 학문의 자유, 대학의 자율성 등을 침해했다”면서 “1972년 10월 계엄 포고는 위헌이고 위법해 무효”라고 규정했다. 허씨는 1972년 10월 17일 전국에 내려진 비상계엄령 포고령 중 ‘불법 집회 금지’ 규정을 어긴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해 11월 5일 지인들과 모여 도박을 했다는 이유였다. 허씨는 육군고등군법회의와 대법원을 거쳐 1973년 7월 징역 8개월을 확정받았고, 2013년 12월에야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 청구를 받아들인 창원지법은 2016년 1월 “(허씨의 처벌은) 군사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영장주의의 본질을 침해해 위헌이자 무효”라면서 무죄를 인정했다. 대법원도 ‘당시 헌법과 계엄법을 위반한 비상계엄 포고령’이라면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은 지난달에도 박정희 정권이 1979년 10월 18일 부산과 마산에 내렸던 계엄령도 ‘군사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위법한 조치였다는 판단을 내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교육시설·병원… 성범죄자 131명 아동·청소년 기관서 일했다

    교육시설·병원… 성범죄자 131명 아동·청소년 기관서 일했다

    71명 해임·17명 운영자 변경·43곳 폐쇄 체육시설 34.4%로 최다… 학원 19.9% 인원대비 적발비율 게임시설 가장 높아 일부 위헌 결정에 2년 입법 공백 점검 여가부 홈페이지에 3개월 이상 공개교육시설과 병원 등에서 일하던 성범죄 경력자 131명이 퇴출됐다. 여성가족부는 학교와 학원, 어린이집, 유치원, 병원 등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대한 성범죄 경력자 취업 여부를 점검한 결과 132개 기관에서 131명을 적발했다고 19일 밝혔다. 30만 5078개 기관 종사자 193만 5452명을 조사한 결과다. 성범죄 경력이 있는 종사자 71명은 해임하고 운영자일 때는 운영자 변경(17명)이나 기관 폐쇄(43곳) 등의 조치를 했다.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유형별로는 체육시설이 34.4%(45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학원이나 가정방문학습지 사업장 등 사교육 시설이 19.9%(26명), 게임시설 16.0%(21명), 경비시설 14.5%(19명), 의료기관 7.6%(10명), 문화·여가시설 5.3%(7명), 돌봄·복지시설 2.3%(3명) 순이었다. 기관 유형별 전체인원 대비 성범죄자 적발 비율은 게임시설(0.08%), 체육시설(0.05%)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게임시설 종사자 1만 명 중 8명이 성범죄자라는 뜻이다. 이번 점검은 2016년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일부 위헌 결정에 따른 입법 공백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취업제한제도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되지만 범죄의 경중과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10년의 취업제한 기간을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입법 공백으로 성범죄자들이 학교 등에 취업할 수 있었다. 그러나 법률 개정안이 지난 7월 17일 시행돼 성범죄자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이 제한됐다. 법 시행 이전에 판결받은 성범죄자는 징역 3년 이상이면 취업제한 기간을 5년으로 정하고 징역 3년 미만이면 3년, 벌금형은 2년을 적용했다. 이번 점검을 통해 2년간의 입법 공백기에 취업한 성범죄 경력자뿐 아니라 취업 후 성범죄를 저질러 취업 제한을 명령받았지만 이를 숨긴 경력자도 적발됐다. 여가부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한 성범죄 경력자 취업 점검·확인 결과를 인터넷 홈페이지(www.sexoffender.go.kr)에 3개월 이상 공개하고 있다. 적발된 성범죄 경력자에 대해서는 해임 요구, 운영자 변경, 기관 폐쇄 등의 조치를 하고 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해당 기관에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최창행 권익증진국장은 “그동안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에 취업이 가능했던 성범죄자에 대해 조치를 취해 보호자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법 수뇌·김앤장 곳곳에 ‘민판연’… 강제징용 재판 개입 지렛대

    사법 수뇌·김앤장 곳곳에 ‘민판연’… 강제징용 재판 개입 지렛대

    강제징용 소송에서 일본 기업을 대리한 김앤장의 송무팀을 맡은 한상호 변호사는 어떻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독대할 수 있었을까. 그 배경에는 민사판례연구회가 있다. 그동안 민판연은 대법관 수십명을 배출한 엘리트의 산실 혹은 전관예우의 통로 등으로만 알려졌다. 그러나 사법농단 사태에서 민판연은 판사와 변호사를 잇고 재판 개입을 실현하는 지렛대가 됐다.서울신문은 18일 2018년 민사판례연구회 명단을 분석해 사법농단 사태와 민판연과의 상관관계를 따져 봤다. 외부에 문호를 개방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엘리트 판사 위주의 모임이었다. 민판연 소속 판사들과 판사 출신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들은 민판연을 고리로 강제징용 소송을 논의하는 등 재판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2018년 민사판례연구회 전체 회원은 236명이었다. 이 가운데 판사 126명, 교수 76명, 변호사 31명, 검사 1명 등으로 나타났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차한성 전 대법관 등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에 있는 최고위층 법관들 대다수는 민판연 회원이었다. 강제징용 재상고심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조작 재판의 주심을 각각 맡은 김용덕·민일영 전 대법관도 현재 민판연 소속이다. 사법농단과 관련해 이날 대법원 징계 내용이 공개된 판사 8명 중 4명도 민판연이다. 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민판연에서 탈퇴했고, 행정처 심의관으로 재판 개입 문건을 작성하거나 판사 사찰 행위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박상언·정다주·김민수 부장판사도 모두 민판연 소속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정의당에서 탄핵을 추진하는 판사 15명 명단에도 올라 있다. 주목할 점은 민판연이 단순히 전관예우 통로 역할만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통합진보당, 국정원 댓글조작, 전교조 법외노조 등 수많은 재판 개입 의혹이 있지만 변호사까지 연루된 것은 강제징용이 유일하다. 사법농단을 수사하는 검찰이 지난달 국내 1위 로펌 김앤장을 사상 최초로 압수수색하며 드러났다. 김앤장 송무팀을 이끄는 한상호 변호사는 양 전 대법원장과 수차례 독대하며 재판을 의논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대법원이 김앤장의 소송서류를 검토해 주고, 관련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상호 변호사는 법원행정처 심의관과 법원도서관장을 지낸 엘리트 판사 출신으로 과거 대법관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민판연 소속 박찬익 김앤장 변호사는 2013년 사법정책실 심의관 시절 ‘강제동원자 판결 관련 검토’ 등 강제징용 관련 문건 등을 작성하고 이를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했다고 앞서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적시돼 있다. 역시 민판연 소속인 백창훈 김앤장 변호사는 행정처 기획조정실에서 작성한 국회의원 관련 문건에서 상고법원 입법 로비를 위한 의원들의 접촉 경로로 지목됐다. 민판연 소속 변호사 31명 중 절반에 가까운 14명이 김앤장 소속이었다. 민법, 민사소송법, 상법 등을 전공하는 교수 76명도 민판연에 가입돼 있는데 이들 중 7명도 김앤장 변호사 출신이었다. 민판연 판사 대부분은 법원행정처 심의관이나 대법원 재판연구관 경력을 갖고 있었다. 민판연은 본래 대법관의 산실이었다. 이용훈·양승태 전 대법원장, 김황식·김소영·김용담·김용덕·민일영·박재윤·박병대·박우동·서성·손지열·양창수·윤일영·윤재식·이일수·정귀호·차한성 전 대법관, 권성·목영준·이공현 전 헌법재판관이 민판연 소속이다. 현직 김재형 대법관은 취임 직전 탈퇴했고,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장과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 당사국총회 의장도 회원이다. 이들은 모두 서울대 법대, 연수원 성적 최상위권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민판연은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판사들 극소수만 가입할 수 있었다. 폐쇄적인 모임에 대한 비판이 일자 외부에 문호를 개방해 2010년 181명에 불과하던 회원은 올해 2월 기준 236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판사, 교수, 변호사 대부분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고 검사는 1명뿐이다. 민판연 회장을 맡고 있는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농단 수사 이후 재판을 담당할 특별재판부 도입에 부정적인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법조 엘리트의 시각을 드러냈다. 윤 교수는 지난 10월 25일 페이스북에 독일연방헌법재판소 결정을 인용하며 특정 사건만 심리할 재판부를 따로 구성하는 것은 위헌적 발상이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정치적 책임과 협치의 자세

    [이종수의 헌법 너머] 정치적 책임과 협치의 자세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야당과 보수 언론이 줄곧 내세우는 화두가 ‘협치’다. 이전 정부에서는 왜 이를 강조하지 않았는지를 되새겨 보면 한편 생뚱맞기는 하다. 어쨌든 야당들이 주장하는 다른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경청하고, 그것이 타당하다면 정부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그게 바로 정치이고 의회민주주의다.또한 오늘날 대의제 정치 시스템은 ‘책임정치’에 터 잡고 있다. 이는 정부와 여당이 책임지고 정책을 결정·집행하고서 추후 선거를 통해 결정에 뒤따르는 책임을 부담해야 함을 뜻한다. 그래서 선거에는 정치적 심판의 의미가 규범적으로 내재해 있다. 오늘날의 정당제 민주주의에서 정치적으로 책임져야 할 심판의 대상은 바로 정당들이다. 그런데 해방 이후의 짧은 우리 정당사를 통틀어 정당의 평균수명이 유감스럽게도 불과 4년 남짓이다. 시민단체와 달리 정당에 규범적으로 요청되는 주요한 개념 징표의 하나가 ‘항구성’ 요건인데, 대통령 선거 직전에 늘 여당은 당의 간판을 바꾸고서는 스스로 ‘환골탈태’했다며 정치적 심판과 책임을 피하기 일쑤다. 합당과 분당을 되풀이하는 야당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른바 ‘책임정치의 실종’이고, 대의제 민주주의의 정당성 위기로도 일컫는다. 협치가 ‘야합’이어서도 아니된다. 정치적 타협의 결과가 결코 최선이 아닐 수 있고, 또한 이로써 정치적 책임을 희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타협을 통해 당면한 정치적 교착상태를 넘기더라도 이로 인한 영향은 고스란히 국민 모두가 감당해야 할 몫이 된다. 헬무트 슈미트 전 서독 총리는 생전에 “잘루스 푸블리카 주프레마 레크스”(Salus publica suprema lex)를 역설했다. “국민의 복리가 최선의 법”이라는 뜻이다. 그는 정치적 책임을 지는 모든 정치인들이 이 글귀를 가슴에 담고서 끝까지 이 관점에서 자신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이러한 가운데 때로는 다수 대중의 마음에 들지 않는 조치를 결단하고, 그것이 공익적 견지에서 불가피함을 밝히며 대중을 설득하는 것 또한 정치인의 힘겨운 과업임을 강조한다.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심의 과정에서 거대 양당이 막판에서야 예산안 처리에 합의한 가운데 군소 야당들의 반발이 드세다. 이른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려는 선거법 개정이 관건이다. 양당제냐 다당제냐 하는 정당 구도는 선거제도에 뒤따르는 부수적인 결과일 뿐이다. 그래서 선거제도는 이해득실을 따지는 정당들의 셈법에서 매우 중요하다. 미국이나 영국처럼 비례대표선거가 아예 없는 나라들도 있으니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지 않는다고 해서 딱히 위헌은 아니다. 그러나 득표율에 비례하는 의석수의 정당별 안분이 의회 대표성을 높이고 선거 정의에 보다 부합한다. 다당제의 폐해를 한편 우려하지만, 앞서 이 제도를 도입한 독일처럼 이른바 ‘봉쇄조항’을 두어서 일정 득표율 이상을 얻은 정당에만 의석을 배분하는 것으로 나름의 해결 대안이 있다. 정치학자 샤츠슈나이더에 따르면 양당제는 특히 원내 제2당에 가장 유리한 정치 시스템이다. 선거에서 져서 비록 집권의 기회를 잃더라도 여전히 반대를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쨌든 선거제도의 선택은 그것의 이해관계를 따지는 정당들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이 선택해야 할 몫임이 분명하다. 지난해 9월에 독일에서 제19대 연방의회 총선이 있은 뒤 우여곡절 끝에 기민당(CDU)·기사당(CSU)과 사민당(SPD) 간의 연립정부가 다시 들어섰다. 선거가 있기 전부터 사민당은 더이상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선거에서 지더라도 제1야당으로 남겠다는 것이다. 그간 연립정부의 공(功)은 대부분 메르켈 총리와 기민당이 차지하고, 과(過)는 파트너 정당으로서 함께 공유하기에 그저 들러리 격인 사민당으로서는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총선 이후 3개월여를 끌었던 기민당·기사당과 녹색당 간의 연정 협상이 끝내 결렬되고 나서 사민당은 마지못해 다시 연정에 참여했다. 그러지 않으면 이는 정치적으로는 파국(破局)을 뜻하고, 국민 앞에 면목이 없게도 재선거의 방법밖에 남지 않기 때문이다. 협치란 바로 이런 것이다. 누구의 표현처럼 ‘정치’가 당리당략에 따른 ‘더러운 거래’가 아니라면 주권자인 국민에게 책임을 다하는 ‘우일신’(又日新)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 웃고 운 트럼프

    텍사스 법원 ‘오바마케어 의무 가입’ 위헌 판결 코언 “트럼프가 ‘성추문 입막음 돈’ 지시” 폭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건강보험법(일명 ‘오바마케어’)의 연방법원 위헌 결정으로 오래간만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충복이었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트럼프의 성추문 합의금 전달 지시’ 등을 폭로하면서 웃음이 오래가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와우, 하지만 놀랍지 않게도 오바마케어는 대단히 존경받는 텍사스 판사에 의해 위헌적인 것으로 판결됐다”면서 “미국에 위대한 뉴스”라고 강조했다. 이날 텍사스주 포트워스 연방지방법원 리드 오코너 판사가 오바마케어의 ‘전 국민 의무가입’ 조항을 근거로 이 제도 전체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그동안 오바마케어 폐지에 앞장섰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위헌 결정의 근거가 된 전 국민 의무가입 조항은 대다수 미국인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가입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한 항목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통과된 트럼프 정부의 세제개편법안은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개인에게 부과하는 벌금을 없애 사실상 의무가입 조항을 폐지했다. 따라서 오코너 판사는 벌금이 폐지된 이상 개인의 건강보험 가입 의무는 더는 합헌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 개인 변호사 코언의 폭로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위증 혐의로 징역을 받은 코언은 이날 ABC방송의 한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성관계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입을 막기 위해) 돈을 주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물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돈 지급의 목적은 “트럼프와 그 캠프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오바마케어는 위헌” 판결에 트럼프 “미국에 큰 승리”

    “오바마케어는 위헌” 판결에 트럼프 “미국에 큰 승리”

    텍사스주 포트워스 지법 “전 국민 의무 가입은 위헌”민주당 “끔찍한 판결, 가정에 재앙…신속히 항소할 것“미국의 한 지방법원에서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제도·ACA)는 위헌이라는 결정이 내렸다. 오바마케어 폐지를 추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위대한 뉴스”라며 반겼지만 민주당은 “끔찍한 판결”이라고 반발했다. 텍사스 주 포트워스 연방지방법원의 리드 오코너 판사는 14일(현지시간) 오바마케어의 ‘전 국민 의무가입’ 조항을 근거로 이 제도 전체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고 AP와 로이터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판결은 텍사스와 위스콘신 등 공화당 소속의 20개 주 법무장관 또는 주지사들이 낸 소송에서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공화당은 2010년 오바마케어 법 제정 때부터 이 제도를 강하게 반대했다. 위헌 결정의 근거가 된 ‘전 국민 의무가입’ 조항이란 대다수 미국인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가입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한 항목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통과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편 법안은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개인에게 부과하는 벌금을 없애 사실상 의무가입 조항을 폐지했다.오코너 판사는 벌금이 폐지된 이상 개인의 건강보험 가입 의무는 더는 합헌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이어 전 국민 의무가입 조항이 오바마케어의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법 전체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7년 의회의 입법 의도는 ACA(오바마케어)가 서 있을 수 있던 마지막 다리를 톱으로 잘라낸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케어 폐지를 추진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오바마케어’가 위헌이 판결과 관련해 “그것은 매우 매우 존경받는 텍사스의 한 판사에 의한 커다란 승리”라면서 “대법원에서 판결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우리 국민을 위해 위대한 보건 제도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이 판결을 유지한다면 우리는 민주당과 마주 앉을 것”이라며건강보험 관련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판결에 즉각 반발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을 내 “이 끔찍한 판결이 상급 법원에서도 유지된다면 수천만 미국 가정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하원의장이 유력한 낸시 펠로시 민주당 의원도 이날 결정을 “터무니없는 판결”이라고 부르면서 “민주당이 하원의 의사봉을 잡을 때 하원은 우리의 건강보험제도를 지키기 위해 신속히 항소 절차에 개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서울고법, ‘동일방직 분뇨 투척 사건’ 피해자에 국가 위자료 배상 판결

    1970년대 대표적인 노조 탄압 사례인 ‘동일방직 분뇨 투척 사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이 나왔다.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을 받았더라도 정신적 고통에 대한 국가 상대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지난 8월 헌법재판소 결정의 영향을 받은 판결이다. 서울고법 민사15부(부장 이동근)는 동일방직 조합원과 유족 1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국가는 원고들에게 총 4억 5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인당 3200만~3500만원씩 국가 배상액이 책정됐다. ‘동일방직 분뇨 투척 사건’은 1978년 동일방직 노조 차기 집행부를 선출하는 대의원 대회 도중 노조 탄압 세력이 조합원들에게 분뇨를 투척해 선거를 무산시킨 사건을 말한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당시 중앙정보부가 노조 선거 방해 활동 및 노조원 해고 등에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노조원들은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아 국가로부터 생활지원금을 받았다. 노조원 측은 이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고, 1·2심에서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 2015년 2월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생활지원금을 받은 사람은 재판상 화해가 성립한 것으로 다시 국가 상대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다”며 1인당 약 2500만원씩의 배상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했다. 이에 노조원 측은 “민주화보상법 보상금 관련 조항에서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냈고, 헌재는 지난 8월 위헌 결정을 내렸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이날 헌재의 위헌 결정을 수용, 노조원들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국가 배상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멕시코의 트럼프, 대법 판사들과 ‘쩐의 전쟁’

    멕시코의 트럼프, 대법 판사들과 ‘쩐의 전쟁’

    대통령보다 3배 받자 “공무원 월급 제한” 대법도 “삼권분립 위배” 위헌심판 수용“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는 공무원이 멕시코 대법원 판사들일 겁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암로) 멕시코 신임 대통령이 고액 연봉을 받는 판사들의 급여 삭감을 추진하면서 법원과 갈등을 빚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암로 대통령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은 가난한데 공무원들의 배만 불리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사법부를 겨냥해 날 세워 비난했다. 앞서 모레나(국가재건운동) 등 여당이 다수를 차지한 연방의회는 지난 9월 어떤 공직자도 대통령보다 많은 급여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담은 ‘공무원 급여에 관한 연방법’을 개정했다. 제도혁명당·국민행동당 등 야당은 이 법이 삼권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며 위헌 법률 심판과 법 시행 중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는데, 최근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논란을 키웠다. 암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대법원 판사들의 급여가 월 60만 페소(약 3349만원)”라고 지적했다. 이는 암로 대통령의 급여인 월 10만 8000페소의 3배가 넘는다. 암로 대통령은 취임 후 사회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자신의 급여를 전 대통령에 비해 60% 낮췄다. 연방법원 판사들은 이 법이 법관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출하고 지난 10일에는 사상 처음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전교조 신임 위원장에 ‘온건파’ 권정오

    전교조 신임 위원장에 ‘온건파’ 권정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새 위원장에 권정오(왼쪽·53) 전 울산지부장이 당선됐다. 전교조는 지난 5~7일 전국 조합원을 대상으로 위원장 선거를 진행한 결과 권 당선인이 51.5%를 득표해 37.8%를 획득한 진영효 후보와 8.8%를 얻은 김성애 후보를 눌렀다고 9일 밝혔다. 투표율은 77.7%(잠정)로 집계됐다. 그는 러닝메이트인 김현진(오른쪽·45·전남지부장) 수석부위원장 당선인과 함께 내년 1월 1일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 2년간 전교조를 이끌게 됐다. 권 당선인은 ‘교사의 교권과 교육권 보호’, ‘지역지부로 권한 이양’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구체적으로는 ‘학교폭력예방법에 대한 위헌 소송 제기를 통해 학교폭력 업무 사법기관으로 이관’과 ‘교사행정업무경감특별위원회와 교원보호위 설치’, ‘조합원 대상 온라인 투표제 도입’ 등을 약속했다. 전교조 내부에는 이번 선거 결과를 ‘정권교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다. 실제 권 당선인의 선거구호도 ‘바꾸자! 전교조, 주목하라! 교사의 일상에, 선택하라! 새로운 세력을, 딥체인지’였다. ‘법외노조 취소 투쟁’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정부와 전교조 관계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전교조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조합원에 해직자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로부터 ‘교원노조법상 노조 아님’ 통보를 받았다. 전교조는 정부에 ‘법외노조 통보 직권취소’를 요구하고 있으나 아직 수용되지 않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공권력 피해자들] “진상 규명후 ‘진짜 사과’를…모든 것 해결돼야 농성장 떠날 것”

    [공권력 피해자들] “진상 규명후 ‘진짜 사과’를…모든 것 해결돼야 농성장 떠날 것”

    “어느 날 길을 걷던 도중 별안간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넌 죄를 지었다’며 두들겨 패더군요. 곧장 ‘형제복지원’이라는 곳으로 끌려가 갇혔습니다. 매일 ‘개처럼’ 맞고 ‘노예처럼’ 일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가해자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들에게 고통받았다고, 인권이 짓밟혔다고 울부짖어도 소용없었습니다. 그렇게 사회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된 채 30여년을 살았습니다.”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대다수는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하나같이 이렇게 언급하며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과 만나 직접 사과했고, 청와대도 사태 해결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아직은 눈에 띄게 달라진 게 없다.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 농성장에서 만난 한종선(43)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대표의 표정에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한 대표는 문 총장이 검찰 수장으로서 눈물을 흘리며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때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는 “검찰총장의 눈물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면서 “진짜 사과는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 대표와의 일문일답.→부산시에 이어 검찰도 형제복지원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를 했는데 받아들이나. -공식적으로 사과했다지만 저희는 아직 공식적으로 사과를 받은 것이 없다. 갑자기 마구잡이로 먼저 때려놓고 일방적으로 ‘미안하다’고 말하면 그걸 사과한 것으로 볼 수 있나. 최소한 그때 왜 때렸는지를 설명하고, 뭐가 문제였는지 알아보고, 반성하고, 대책을 만들고 난 다음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진짜 사과다. 피해자들은 그 당시 맞은 이유를 아직도 정확히 모른다.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조사가 제대로 이뤄져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역사로 남겨야 한다. →검찰총장은 사과하면서 눈물까지 흘렸는데. -방송 화면을 보면 알겠지만 저는 눈물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검찰총장이 피해자의 증언을 들을 때 눈물을 흘린 게 아니라, 그저 준비한 사과문 첫 구절을 읽자마자 울어버렸다. 차라리 총장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검찰이 피해자들을 위해 앞으로 정확히 무슨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밝혔더라면 더 감동해 눈물을 흘릴 수도 있었겠다. 어쩌면 총장은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검찰 조직이 이런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 슬펐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제가 공감 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사람이라서 총장의 눈물을 다소 삐딱하게 보는 것일 수도 있다. →피해자를 대표하는데 공감 능력이 없을 수가 있나. -저는 당장 이 공간에서 사람이 죽어도 안 울 것 같다. 아무래도 형제복지원에서부터 학습된 것 같다. 어린 나이에 옆에서 사람이 처참하게 맞거나, 죽어 나가는 모습을 수도 없이 봤다. 한편으로는 삶에 소소한 즐거움이나 행복 없이 살아왔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전 살아남았고, 살아 있다는 건 다행이다. 하지만 괴로운 현실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당시 형제복지원 원장은 이미 고인이 돼버려 사과를 받기 어려워졌는데. -고 박인근 원장 외에 전두환 전 대통령, 박희태 전 국회의장도 있다. 그들이 자신의 불명예를 감수하며 사과할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사과해도 받지 않을 것이다. 또 박 원장은 생전에 “나라가 시켰을 뿐 자신은 억울하다”는 내용으로 책을 내기도 했다. 당시 경찰관도 마찬가지다. 복지원 수용자의 70%는 경찰이 실적을 쌓겠다고 잡아 처넣은 사람들이다. 우리보다 더 많이 배운 사람들이 자신의 양심과 소신을 속여 가며 ‘입신양명’을 위해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공직자임을 자부하고 살았다면 그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 경찰에서는 단 한마디도 없다. →지난 5일 청와대 관계자와 만났다고 들었는데,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청와대 행정관이 형제복지원 사건 경과를 한 번 짚어 보자고 해서 만났다. 특별히 보상 문제가 논의된 것은 없다. 그리고 피해자들이 원하는 보상 내용에 대해선 노코멘트하겠다. 애초에 우리가 받은 피해는 그 어떤 보상으로도 환산될 수 없지 않나. 피해자 중에는 가정이 파탄 나고, 몸과 정신이 온전하지 않고, 생계를 잇기도 버거운 사람이 많다. 한 사람의 일생이 무너져버린 것을 누가 어떻게 보상할 수 있겠는가. 국가의 폭력 사실이 공식적으로 인정되면 보상은 국민적 여론이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 달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검찰이 법원에 비상상고를 신청했는데, 앞으로 남은 과제는. -검찰이 비상상고한 울산 사건을 형제복지원 사건으로 흔히 오해를 한다. 그 사건은 울산 작업장에 파견된 일부 형제복지원 수용자에 대한 사망·학대 사건으로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형제복지원 사건 전체를 들여다보는 것이 절대 아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맨 밑바닥 실태 조사부터 다시 해야 한다. 당시 피해 규모가 정확히 어느 정도였고 생존자가 몇 명인지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피해자들끼리 피해 사실을 얘기하다 보면 새로운 피해 사실이 계속해서 나온다. 이 사람들이 죽기 전에 빨리 증언을 듣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그래서 ‘형제복지원 특별법’ 입법을 그렇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언론의 잘못도 크다. 당시 울산 사건으로 박 원장이 잡혀가자 언론은 형제복지원 문제가 모두 다 드러난 것처럼 부풀려 보도했다. 피해자들이 말하는 피해 사실에 귀를 기울일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기사를 만드는 데 필요한 내용만 가져다 썼다. 지금도 마찬가지다.→현재 형제복지원 특별법 입법 추진 상황은 어떠한가. -처음부터 형제복지원 사건 조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해 왔다. 국회에선 번번이 무산됐다. 의원들은 “개별 사건이 특별법으로 올라오는 것을 모두 추진하긴 어렵다”는 핑계를 댔다. 그래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 통과되더라도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이뤄질지는 그다음 문제다. 그래서 모든 것이 해결될 때까진 농성장을 떠나지 못할 것 같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1987년 12년 동안 부랑인·시민 감금 513명 사망 강제노역·폭행 등 인권 유린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12년 동안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미명 아래 사회복지 시설인 부산 형제복지원에 노숙인, 고아들은 물론 멀쩡한 시민들까지 강제로 끌려가 강제노역·학대·폭행 성폭력 등에 시달리며 인권을 짓밟힌 사건이다. 복지원의 실상이 처음 세상에 알려진 1987년 당시 수용인원은 3164명이었고, 최소 513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한국판 아우슈비츠’라고도 불린다. 부랑인을 불법 감금하는 근거가 됐던 내무부 훈령 제410조는 결국 폐지됐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4월 “위헌인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은 불법 감금에 해당한다”며 검찰에 사건 재조사를 권고했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20일 대법원에 비상 상고를 신청했다. 비상상고는 형사사건 확정 판결에서 법령 위반이 발견된 경우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다시 재판해달라’고 신청하는 구제 절차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같은 달 27일 피해자 30여명을 만나 “과거사위의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 검찰이 인권 침해 실상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고 사과를 전하며 눈물을 떨궜다.
  • 1달러만 도와주세요…미국 시카고, 구걸 합법화에 나서

    미국 시카고에 14년 동안 금지됐던 ‘구걸’이 합법화됐다. 시카고시는 2004년부터 강압적 구걸 행위를 법으로 금지해 왔으나 그동안 논란이 돼온 구걸 제재법을 최근 조용히 폐지한 것이다. 시카고 언론은 7일(현지시간) “시카고 시의회가 지난달 14일 구걸 금지 조례에 대해 폐지 결정을 내리고 최근 노숙자와 빈민 권리 옹호단체 등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시카고 법무당국은 “구걸 제재 조항이 필수불가결하지 않고, 다른 조례들을 통해서도 공공 안전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카고 노숙자연합과 미시민자유연합 일리노이 지부, 노숙자와 빈민을 위한 전미법센터 등 권리 옹호단체들은 “차별적이고 위헌적인 지자체 조례는 폐지돼야 한다”며 캠페인을 벌였다. 시카고 노숙자연합을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다이앤 오코넬 변호사는 “시카고시가 구걸 제재 조례를 지나칠 정도로 강력하게 집행해왔다”며 “법 폐지 결정은 생계를 구걸에 의존해야 하는 이들을 위한 중대한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수백 명의 노숙자들이 단지 구걸했다는 이유로 낼 능력도 없는 벌금 통지를 받거나 체포됐다”면서 “누구든 도움을 요청할 권리가 있으며 이는 헌법상 권리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검찰,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에 벌금 1000만원 구형

    검찰,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에 벌금 1000만원 구형

    온라인서비스 대표로서 자사 서비스에서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적절히 차단하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이석우(52) 전 카카오 대표에게 검찰이 7일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6단독 오택원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음란물이 유포된 데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인 기업 대표의 책임이 인정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2014년 6월 14일∼8월 12일 카카오의 모바일커뮤니티인 ‘카카오그룹’에서 유포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745건을 적절히 차단하지 않아 7천여명에게 배포되도록 한 혐의로 2015년 11월 이례적으로 불구속기소 됐다.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검찰은 카카오그룹이 유해 게시물을 걸러내기 위한 해시값 설정이나 금칙어 차단을 설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법률 시행령에는 사업자가 어떤 식으로 하라는 명확한 규정이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또 “아동음란물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서비스 제공자가 노력해야 한다는 수사 이유에는 공감하지만, 시행령 규정이 불명확하다면 행정지도 정도가 적당하지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처벌은 무리”라고 덧붙였다. 아동ㆍ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 시행령 제3조는 이용자가 상시 신고할 수 있는 조치, 기술적으로 음란물로 인식되는 자료를 찾아내는 조치, 판단이 어려운 자료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요청 등을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에게 부과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온라인서비스 대표가 자사 서비스에서 음란물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진 첫 사례로, 수사단계부터 위법성 여부를 두고 법리적인 논란이 벌어져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일각에서는 검찰이 수사를 무리하게 강행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2014년 카카오톡 감청에 의한 사이버 검열이 이슈로 떠오르자 이 전 대표가 감청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겠다고 직접 밝혔고, 이때 검찰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얘기가 나왔다. 검찰은 2016년 5월 이 전 대표에게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으나, 선고를 앞둔 당시 재판부가 이 전 대표의 처벌근거로 삼은 법률 조항이 통신의 비밀을 침해하고, 표현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며 그해 8월 위헌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이후 재판이 중단됐다. 문제가 된 법률 조항은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17조 1항이다. 온라인서비스 제공자가 자사 서비스에서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거나 음란물을 즉시 삭제하고, 전송을 방지·중단하지 않으면 처벌하게 돼 있다. 헌법재판소는 올해 6월 현행 아청법 조항이 합헌이라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결정했다. 헌재는 “아동음란물의 특성상 자료가 이미 퍼져 버린 후에는 관련된 아동·청소년의 인권 침해를 막기 어려우며,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에게 적극적 발견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선제 대응하지 않으면 아동음란물의 광범위한 확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비스 이용자가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의 감시 아래 놓여 통신의 비밀이나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아동·청소년의 인권 침해 가능성을 사전적으로 차단하는 공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성남지원은 헌재의 결정이 나온 후 이 전 대표에 대한 심리를 재개했고, 이날 변론을 종결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양승태 사법부, 헌재 기밀 빼돌려 김앤장 변호사에 전달

    양승태 사법부, 헌재 기밀 빼돌려 김앤장 변호사에 전달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한일청구권 협정과 관련한 헌법재판소 기밀을 빼돌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하는 김앤장의 변론을 돕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2015년 10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헌법재판소 파견 법관으로부터 헌법소원 관련 기밀을 넘겨받아 김앤장에 건넸다는 진술과 관련 문건을 확보했다. 김앤장은 신일철주금·미쓰비시 등 전범기업 소송 대리를 맡고 있었다. 임 전 차장은 김앤장의 한모 변호사에게 한일청구권 협정 헌법소원 사건의 심리 계획을 전달했다. 그뿐만 아니라 담당 헌법연구관의 법리적 검토 내용까지도 알려줬다. 한 변호사는 전법기업의 소송을 직접 맡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 및 대법원 수뇌부의 재판 계획을 김앤장과 공유하는 핵심 연결고리였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전범기업에 배상책임이 없다’며 기존 대법원 판결을 뒤집을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김앤장과 사건 처리 방향을 논의하던 중이었다. 특히 한일청구권 협정의 위헌 여부에 대한 헌재의 판단이 민사소송에도 미칠 영향을 염려했다. 만약 한일청구권 협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결이 나온다면 피해자들이 전범기업으로부터 배상받을 수 있는 확률이 커지기 때문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2015년 5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최소 세 차례에 걸쳐 한 변호사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강제징용 소송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다는 청와대와 법원행정처의 방침을 설명하고, 그 명분을 만들고자 외교부가 의견서를 제출하는 방식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달 중순 양 전 대법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피의자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법원행정처는 과거사 소멸시효 사건, 평택시·당진시 매립지 관할권 소송 등 헌재 사건의 내부 기밀을 수차례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기밀 유출이 법원행정처장을 연달아 지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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