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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개단체 “기업도시 저지”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건설 위헌 결정 이후 지역균형발전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기업도시’에 대해 시민단체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다. 후보지로 유력한 지방자치단체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업도시특별법 제정 자체를 반대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서 주목된다. 지난달 20일에는 경실련과 환경정의·녹색연합·환경운동연합 등 14개 단체가 참여하는 ‘기업도시특별법 저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결성돼 본격적이고 조직적인 반대 활동에 돌입했다. 연대회의는 당초 계획과 달리 특별법이 여당 주도의 의원입법을 통해 발의될 것으로 판단, 정치권을 대상으로 제정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무분별한 재벌특혜는 국내 기업의 경쟁력 약화뿐 아니라 도시건설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엄청난 고통을 초래할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은 소수 재벌을 위한 ‘초강력 재벌 특혜법’ 제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기업도시는 개발이 덜 된 지역에 민간자본을 투입해 개발하며 정부와 지자체는 감세 혜택 등 각종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여당은 이를 통해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국가 균형 발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그러나 단시안적 경제정책이며 균형발전보다는 내용 없는 단순 개발프로젝트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극소수 재벌의 전유물 ▲민간사업자에게 토지수용권을 부여한 위헌성 ▲국가의 공공서비스 기능 포기 ▲출자총액제한 및 신용공여한도 완화 ▲환경파괴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연대회의 김미선 부장은 “500만평을 기준으로 3년간 20조원을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이 과연 몇 개나 되겠냐.”고 반문한 뒤 “더욱이 개발이익 환수방법이 없다 보니 이익을 기업이 독점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지훈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기업도시는 산업교역형과 관광기반형 등 4가지 유형이 있지만 기업들은 골프장 등을 중심으로 하는 관광기반형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칫 같은 유형의 도시들이 전국에 걸쳐 양산될 가능성도 높다.”고 주장했다. 오성규 환경정의 사무처장은 “도시개발법과 산업입지법 등 기존법에 의해서도 기업도시 건설이 가능하다.”면서 “막대한 권한과 혜택을 담은 특별법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대회의는 정치권 및 시민들을 대상으로 반대여론 확산 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우선 의원들이 ‘기업도시’에 대해 막연하게 국가균형발전 및 경기부양 효과만 생각하고 사회 전반의 문제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고 판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회의원과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득에 나서기로 했다. 여당이 법제정 당론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진 9일에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저지 집회를 갖는 한편, 주말 광화문 집회에서는 기업도시의 폐해를 알리는 시민 캠페인도 벌인다. 정부나 재계는 요지부동이다. 나아가 ‘한국형 뉴딜’정책으로 2006년부터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연대회의는 그러나 국민의 대표기관인 정치권이 올바른 판단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김미선 부장은 “신도시 개발이 균형 발전 및 지역을 살리는 정책이 아니라는 것은 경험으로 입증됐다.”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역부족을 느낀다.(국민과 언론의)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4大입법 철회’ 주장 옳지 않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어제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을 철회하라고 여권에 요구한 것은 옳은 자세가 아니다. 박 대표는 국회 대표연설에서 “현 정권이 4대 입법과 같은 좌파적인 노선을 철회하지 않는 한 경제회복은 불가능하고, 국제사회에서 점점 더 고립되기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1야당 대표가 대안 제시보다는 정치투쟁에 앞장서는 듯 비쳐져 유감스럽다. 특히 4대 쟁점입법 논란을 좌우 이념대결로 몰고가려 한다면 잘못된 판단이다. 국가보안법, 과거사법, 언론관계법, 사학법 등은 사회개혁을 위해 개폐나 제정이 불가피한 법들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과거사법, 언론관계법, 사학법 관련 개혁이 지지를 받고 있다. 국보법 폐지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론이 상당하지만, 그 역시 손질의 필요성은 다수가 인정한다. 한나라당도 여론을 의식해 내부적으로 대안을 마련해 왔으면서 이제와 전면철회를 촉구한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한나라당은 여당 법안의 위헌성 검토작업에도 들어갔다.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기도 전에 헌법소원을 거론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국회에서 소수파가 되니까, 입법권을 헌법재판소에 의존하려는 정치술수로 비칠 수 있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헌재가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을 정치적 호기로 여겨 4대 입법의 철회를 밀어붙이려 한다면 대단한 착각이다. 마찬가지로 노무현 대통령과 여권도 헌재를 비판하는 등 자극적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대안마련 작업을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여당안 가운데 국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이 있으면, 대안을 만들어 논리 대결로 고치도록 압박하는 것이 제1야당의 할 일이요, 순리다. 여당과 대화·타협을 통해 4대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토록 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경제·민생을 걱정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정국을 경색시키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 나쁘다.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개혁을 할 때와 사사건건 벼랑끝 대결을 할 때, 어느 쪽이 국가발전에 바람직한지 숙고하길 바란다.
  • 한나라 ‘4대입법’ 위헌 검토

    “4대 법안은 하나같이 헌법에 위반된다.” “4대 국론분열법의 정략성을 낱낱이 밝히고 위헌성 문제도 제기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해 둔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는 24,26일 열린우리당의 4대 입법안의 위헌성 문제를 잇달아 제기했다. 박 대표는 지난 24일 경기 파주시장 보궐선거 지원유세에서 위헌성을 거론했다. 나아가 27일 열릴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강도 높은 톤으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김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대한민국 정체성의 핵심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인데 여당이 밀어붙이는 4대 국론분열법은 이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게 중론”이라면서 “특히 국보법은 근본 질서를 흔들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전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4대 법안의 위헌성 여부를 심도있게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4대 법안에 맞서 단계별 대응책과 병행해 법안에 담긴 위헌성을 논리적으로 파고든다는 취지다. 율사 출신 의원들과 관련 상임위원 등이 공조해 구체적으로 법적 문제점을 검토하고 있다. 법사위의 장윤석 의원은 국보법 폐지안 가운데 정부참칭 조항 삭제가 헌법 3조의 영토 조항과 상충한다는 점 등 몇 가지 조항의 위헌 여부를 제기할 예정이다. 과거사 기본법안을 맡은 이인기 의원은 “15개의 징역 벌금조항과 9개의 과태료 조항이 헌법에 보장된 죄형법정주의나 형벌불소급 조항과 부딪친다.”고 말했다. 또 언론개혁법안의 신문사 시장 점유율 제한이 자본주의의 기본 질서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행보는 사뭇 신중하다.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지 모른다는 판단에서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법안마다 위헌 소지가 있어 당내 법률 전문가들이 체크해 법안 소위 심사 단계에서 이의를 제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憲裁결정문 요지

    (신행정 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위헌확인)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이상경 재판관)는 2004년 10월 21일 수도의 이전을 내용으로 하는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우리 헌법체계상 자명하고 전제된 불문의 관습헌법 사항을 헌법개정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법률의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어서 그 법률 전체가 청구인들을 포함한 국민의 헌법개정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이 결정은 이 사건 법률이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김영일 재판관의 별개의견과 국민투표권을 포함한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 자체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적법 각하하여야 한다는 전효숙 재판관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재판관들의 의견일치에 의한 것이다. (1)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은 2004년 1월 16일 공포되어 같은 해 4월 17일부터 발효되었다. 이 법률에 근거하여 발족한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는 7월 21일 주요 국가기관 중 중앙행정기관 18부 4처 3청(73개 기관)을 신행정수도로 이전하고, 국회등 헌법기관은 자체적인 이전 요청이 있을 때 국회의 동의를 구하기로 심의·의결하였다. 한편 8월 11일 위 위원회는 ‘연기-공주 지역’(충청남도 연기군 남면, 금남면, 동면, 공주시 장기면 일원 약 2160만평)을 신행정수도 입지로 확정하였다. (2)청구인들은 전국 각지에 거주하는 국민들로서, 위 법률이 헌법개정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수도이전을 추진하는 것이므로 법률 전부가 헌법에 위반되며 이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 납세자의 권리, 청문권, 평등권 등의 기본권을 침해받았다는 이유로 위 법률을 대상으로 그 위헌의 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2004년 1월 16일 제정 법률 제7062호, 이하 ‘이 사건 법률’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2004년 1월 16일 법률 제7062호)은 헌법에 위반된다. 가. 이 사건 법률의 내용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수도는 국가권력의 핵심적 사항을 수행하는 국가기관들이 집중 소재하여 정치·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실현하고 대외적으로 그 국가를 상징하는 곳을 의미한다. 이 사건 법률은 신행정수도를 ‘국가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가지는 수도로 새로 건설되는 지역으로서……법률로 정하여지는 지역’이라고 하고(제2조 제1호), 신행정수도의 예정지역을 ‘주요 헌법기관과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을 위하여……지정·고시하는 지역’이라고 규정하여(같은조 제2호), 결국 신행정수도는 주요 헌법기관과 중앙행정기관들의 소재지로서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가지는 수도가 되어야 함을 명확히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은 비록 이전되는 주요 국가기관의 범위를 개별적으로 확정하고 있지는 아니하지만, 그 이전의 범위는 신행정수도가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담당하기에 충분한 정도가 되어야 함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은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하는 국가기관의 소재지로서 헌법상의 수도개념에 포함되는 국가의 수도를 이전하는 내용을 가지는 것이며, 이 사건 법률에 의한 신행정 수도의 이전은 곧 우리나라의 수도의 이전을 의미한다. 나. 수도가 서울인 점이 우리나라의 관습헌법인지 여부 (1)성문헌법 체제에서의 관습헌법의 의의 우리나라는 성문헌법을 가진 나라로서 기본적으로 우리 헌법전(憲法典)이 헌법의 법원(法源)이 된다. 그러나 성문헌법이라고 하여도 그 속에 모든 헌법사항을 빠짐없이 완전히 규율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한 헌법은 국가의 기본법으로서 간결성과 함축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형식적 헌법전에는 기재되지 아니한 사항이라도 이를 불문헌법(不文憲法) 내지 관습헌법으로 인정할 소지가 있다. 특히 헌법제정 당시 자명(自明)하거나 전제(前提)된 사항 및 보편적 헌법원리와 같은 것은 반드시 명문의 규정을 두지 아니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헌법사항에 관하여 형성되는 관행 내지 관례가 전부 관습헌법이 되는 것은 아니고 강제력이 있는 헌법규범으로서 인정되려면 관습헌법의 성립에 요구되는 요건들이 엄격히 충족되어야 한다. (2)기본적 헌법사항으로서의 수도문제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가지는 수도를 정하는 문제는 국가의 정체성(正體性)을 표현하는 실질적 헌법사항의 하나이다. 여기서 국가의 정체성이란 국가의 정서적 통일의 원천으로서 그 국민의 역사와 경험, 문화와 정치 및 경제, 그 권력구조나 정신적 상징 등이 종합적으로 표출됨으로써 형성되는 국가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수도를 설정하거나 이전하는 것은 국회와 대통령 등 최고 헌법기관들의 위치를 설정하여 국가조직의 근간을 장소적으로 배치하는 것으로서, 국가생활에 관한 국민의 근본적 결단임과 동시에 국가를 구성하는 기반이 되는 핵심적 헌법사항에 속하는 것이다. (3)수도 서울의 관습헌법성 여부에 대한 판단 (가)우리 헌법전상으로는 ‘수도가 서울’이라는 명문의 조항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서울은 사전적 의미로 바로 ‘수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1392년 조선왕조가 창건되어 한양이 도읍으로 정하여진 이래 600여년간 전통적으로 현재의 서울 지역은 그와 같이 일반명사를 고유명사화하여 불러온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서울 지역이 수도인 것은 그 명칭상으로도 자명한 것으로서, 대한민국의 성립 이전부터 국민들이 이미 역사적, 전통적 사실로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대한민국의 건국에 즈음하여서도 국가의 기본구성에 관한 당연한 전제사실 내지 자명한 사실로서 아무런 의문도 제기될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 후에도 수차의 헌법개정이 있었지만 우리 헌법상으로 수도에 관한 명문의 헌법조항은 설치된 바가 없으나, 서울이 바로 수도인 것은 국가생활의 오랜 전통과 관습에서 확고하게 형성된 자명한 사실 또는 전제된 사실로서 모든 국민이 우리나라의 국가구성에 관한 강제력 있는 법규범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나)수도 서울의 역사적 존속 경위 1)조선의 창건과 서울의 수도 설정·계속 서울은 일찍이 고려시대에 남경(南京)이 설치되어 고려의 이른바 삼경제를 이루는 지방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으며 조선왕조의 창건 직후 곧 수도가 되었다. 한양, 즉 서울의 수도로서의 지위는 성종 때에 완성된 조선의 기본법전이었던 경국대전(經國大典)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경국대전에는 한성부가 경도(京都), 즉 서울을 관장한다고 명시하여 한성의 수도로서의 지위를 법상 분명히 하였다. 이러한 경국대전의 내용은 개정됨이 없이 조선왕조가 존속한 500여년의 장구한 기간동안 계속하여 국가생활의 기본적인 최고 법규범으로서 효력을 유지하였다. 2)일제강점시대의 서울의 수도성 유지 1910년 8월 한일합방에 의하여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점하는 상황이 시작되었으나 이후에도 경성부(京城府), 즉 서울은 우리나라의 행정중심지로서의 역할을 계속하였으며, 국권을 상실한 상황에서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들에 의하여 우리나라의 독립이 선언된 곳이기도 하였다. 비록 일제의 국토강점으로 인하여 국가조직이 와해된 상태에 있었지만 서울은 우리나라의 수도로서의 대외적인 상징성을 유지하였고 임시정부에서도 서울의 수도성을 당연한 전제로 하여 항일활동 조직을 편성하였으며 국민들의 의식도 변화가 없었으므로 서울의 수도성은 이 시기에도 사실상 유지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3)해방과 건국 이후 현재까지의 서울의 수도성 유지 해방 이후 서울이 수도인 것을 언급하는 법률조항들이 계속 존재하여 왔으나, 이들은 서울이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수도라는 점을 이미 존재하는 규범적 전제로서 받아들이면서 이를 기준으로 수도 서울의 특별한 지위를 법률적으로 설정하기 위한 조항들이었고, 법률의 차원에서 서울이 수도인 점을 확정하고자 하는 내용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해방 이후 현재까지의 이러한 입법의 상황을 살펴보아도 서울이 수도인 점에 대한 우리 국민의 전통적인 법적 확신이 확인된다. (다)그렇다면 수도가 서울로 정하여진 것은 비록 우리 헌법상 명문의 조항에 의하여 밝혀져 있지는 아니하나, 조선왕조 창건 이후부터 경국대전에 수록되어 장구한 기간 동안 국가의 기본법 규범으로 법적 효력을 가져왔던 것이고, 헌법 제정 이전부터 오랜 역사와 관습에 의하여 국민들에게 법적 확신이 형성되어 있는 사항으로서, 우리 헌법의 체계에서 자명하고 전제된 가장 기본적인 규범의 일부를 이루어 왔기 때문에 불문의 헌법규범화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라)이를 관습헌법의 요건의 기준에 비추어 보면, 서울이 우리나라의 수도인 것은, 서울이라는 명칭의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선시대 이래 600여년간 우리나라의 국가생활에 관한 당연한 규범적 사실이 되어 왔으므로 오랜 전통에 의하여 형성된 계속적 관행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계속성), 이러한 관행은 변함없이 오랜 기간 실효적으로 지속되어 중간에 깨어진 일이 없으며(항상성),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국민이라면 개인적 견해 차이를 보일 수 없는 명확한 내용을 가진 것이고(명료성), 나아가 이러한 관행은 장구한 세월동안 굳어져 와서 국민들의 승인과 폭넓은 컨센서스를 이미 얻어(국민적 합의) 국민이 실효성과 강제력을 가진다고 믿고 있는 국가생활의 기본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우리의 제정헌법이 있기 전부터 전통적으로 존재하여 온 헌법적 관습이며, 우리 헌법조항에서 명문으로 밝힌 것은 아니지만 자명하고 헌법에 전제된 규범으로서, 관습헌법으로 성립된 불문헌법에 해당한다. 다.‘수도 서울’의 관습헌법 폐지를 위한 헌법적 절차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점에 대한 관습헌법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른 헌법개정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성문의 수도조항이 존재한다면 이를 삭제하는 내용의 개정이 필요하겠지만 관습헌법은 이에 반하는 내용의 새로운 수도설정조항을 헌법에 넣는 것만으로 그 폐지가 이루어진다. 예컨대 충청권의 특정지역이 우리나라의 수도라는 조항을 헌법에 개설하는 것에 의하여 서울이 수도라는 관습헌법은 폐지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헌법규범으로 정립된 관습이라고 하더라도 세월의 흐름과 헌법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이에 대한 침범이 발생하고 나아가 그 위반이 일반화되어 그 법적 효력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상실되기에 이른 경우에는 관습헌법은 자연히 사멸하게 된다. 이와 같은 사멸을 인정하기 위하여서는 국민에 대한 종합적 의사의 확인으로서 국민투표 등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 고려될 여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에 이러한 사멸의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인 것은 우리 헌법상 관습헌법으로 정립된 사항이며 여기에는 아무런 사정의 변화도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헌법 개정의 절차에 의하여야 한다. 라. 국민투표권의 침해 여부 수도의 설정과 이전의 의사결정은 국가의 정체성에 관한 기본적 헌법사항으로서 헌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민이 스스로 결단하여야 할 사항이다. 또한 서울이 우리나라의 수도인 점은 불문의 관습헌법이므로 헌법 개정절차에 의하여 새로운 수도 설정의 헌법조항을 신설함으로써 실효되지 아니하는 한 헌법으로서의 효력을 가지는 것이다. 따라서 헌법 개정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수도를 충청권의 일부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이 사건 법률을 제정하는 것은 헌법개정사항을 헌법보다 하위의 일반 법률에 의하여 개정하는 것이 된다. 한편 헌법의 개정은 국회의원 재적 과반수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되어(헌법 제128조 제1항)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에 따른 국회의 의결을 거친 다음(헌법 제130조 제1항) 의결 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쳐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만(헌법 제130조 제3항)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헌법의 개정은 반드시 국민투표를 거쳐야만 하므로 국민은 헌법 개정에 관하여는 찬반투표를 통하여 그 의견을 표명할 권리를 가진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은 헌법개정사항인 수도의 이전을 위와 같은 헌법개정 절차를 밟지 아니하고 단지 단순법률의 형태로 실현시킨 것으로서 결국 헌법 제130조에 따라 헌법 개정에 있어서 국민이 가지는 참정권적 기본권인 국민투표권의 행사를 배제한 것이므로 동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청구인들이 제기한 다른 쟁점들에 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도 없이, 수도의 이전을 확정함과 아울러 그 이전절차를 정하는 이 사건 법률은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불문의 관습헌법 사항을 헌법개정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법률의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어서 그 법률 전체가 청구인들을 포함한 국민의 헌법개정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이 사건 법률은 청구인들의 기본권인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 별개 의견의 요지이다. 수도이전에 관한 의사결정은 헌법 제72조가 규정하는 국방·통일 및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해당하므로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의 대상이 된다. 대통령이 어떠한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의하는 행위는 자유재량 행위이다. 그러나 법치주의의 원리는 어떠한 공권력의 작용이라도 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요구하므로 대통령의 국민투표 부의행위가 자유재량 행위라고 하더라도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 경우에는 그 재량권의 근거 규범인 헌법 제72조에 위반된다. 대통령이 수도이전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치지 아니하는 것은 헌법 제72조의 입법목적과 입법정신에 위배되고 자의금지원칙과 신뢰보호원칙에 반하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헌적인 것이 된다. 그러므로 대통령이 재량권을 적법하게 행사한다면 위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대통령은 수도이전에 관한 의사결정을 국민투표에 부칠 의무가 있다. 이에 국민은 위 대통령의 의무에 상응하는 권리인 국민투표권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은 국민투표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도이전의 의사결정을 한 것이어서 국민투표를 확정적으로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한다. 수도의 위치가 관습헌법 규범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가사 다수의견과 같이 관습헌법 규범이라고 보는 경우에도 이 사건 법률이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나아가 헌법 제130조보다는 헌법 제72조에 의하여 이 사건 법률의 위헌성을 확인함이 보다 타당하다. 가. 나는 다수의견의 논지는 우리 헌법의 해석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견해를 밝힌다. (1)우선 오늘날의 헌법에서 과연 한 나라의 수도의 위치가 어느 정도의 중요성을 지니고 있는 것인지를 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수도의 소재지는 국가 정체성에 관한 중요한 사항이었으나, 자유민주주의와 입헌주의를 주된 가치로 하고 있는 우리 헌법은, 국가권력의 통제와 합리화를 통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최대한 실현하려는 것이 그 근본 목적이다. 수도의 소재지가 어디이냐 하는 것은 그러한 헌법의 목적 실현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며, 그러한 목적 실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사항이라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헌법상 수도의 위치가 반드시 헌법 제정권자나 헌법 개정권자가 직접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2)‘서울이 수도’라는 관행적 사실에서 ‘관습헌법’이라는 당위규범이 인정되기 어렵다.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이 오랫동안 우리 민족에게 자명하게 인식되어온 관행에 속한다 하더라도, 우리 국민이 그것을 강제력 있는 법규범으로 확신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우리 국민들에게 수도의 위치가 성문헌법과 동등한 효력을 지니는, 즉 헌법개정절차에 의해서만 개정되어야 할 정도의 법적 확신이 존재하여 왔다고 볼 수 없다. 수도이전 문제는 최근에야 우리 사회의 주된 쟁점이 되었고, 이 사건 법률의 입법과정에서도 여야 국회의원들은 수도이전 사안이 국민의 헌법적 확신을 지니는 헌법사항이라든가, 그 개정은 헌법개정절차를 통하여야 하므로 입법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든가 하는 점에 관한 인식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므로 ‘서울이 수도이다.’라는 사실로부터 ‘서울이 수도여야 한다.’는 헌법적 당위명제를 도출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 있는 것이다. (3)성문헌법을 지닌 법체제에서, 관습헌법을 성문헌법과 ‘동일한’ 혹은 ‘특정 성문헌법 조항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효력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없다. 성문의 헌법전은 헌법제정권자인 국민들이 직접 ‘명시적’ 의사표시로 제정한 것으로서 국가의 법체계 중 최고의 우위성을 가지며, 그 내용의 개정은 엄격한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 점에서, 관습헌법과 성문헌법은 동일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성문헌법의 특징은 최고 법규범으로서 모든 국가권력을 기속하는 강한 힘을 보유하는 것인데, 이는 국민주권의 명시적 의사가 특정한 헌법제정절차를 거쳐서 수렴되었다는 점에서 가능하다. 관습만으로는 헌법을 특징화하는 그러한 우세한 힘을 보유할 수 없는 것이다. 성문헌법 체제에서 관습헌법은 성문헌법에 대한 보완적 효력만을 가진다. 성문헌법이 존재하는 한, 관습헌법은 성문헌법으로부터 동떨어져 성립하거나 존속할 수 없고, 항상 성문헌법의 여러 원리와 조화를 이룸으로써만 성립하고 존속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헌법적 관행에 의해서 성문헌법이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게 되고 성문 헌법전보다 불문적인 헌법의 관행 예가 우선하고 국가생활을 지배하는 결과가 된다. 이러한 법리는 관습헌법의 내용이 중요한 ‘헌법사항’이라 하더라도 동일하다. 국민들은, 설령 헌법제정시 자명한 사실이어서 성문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사항이 있더라도, 언제든지 그러한 사항을 성문 헌법전에 수록할 수 있는 헌법개정권력을, 자신의 대표자와 국민투표를 통하여 행사할 수 있고, 이로써 성문헌법의 효력을 가지게 할 수 있다. 마치 법률에 규정되지 않는 한 아무리 처벌 필요성이 있는 사항도 처벌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성문헌법에 규정되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법적 효력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4)다수의견은 관습‘법률’이 아닌 관습‘헌법’은 ‘헌법’이므로 그 변경은 헌법 개정절차를 통해야 한다고 하나, 이는 형식적 개념논리만 강조된 것이다. ‘관습헌법’이란 실질적 의미의 헌법 사항이 관습으로 규율되고 있다는 것을 뜻할 뿐이며, 관습헌법이라고 해서 바로 성문헌법과 똑같은 효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성문헌법의 강력한 힘은 국민주권의 명시적 의사가 특정한 헌법제정절차를 거쳐서 나왔기 때문인데, 관습은 그러한 명시적 의사나 특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인정되므로 성문헌법과 같은 효력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 다수의견은 국가의 정체성에 관한 중요한 사항은 ‘국민이 스스로 결단하여야 할 사항’이라고 하나,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극기와 한글의 경우도 대한민국국기에 관한 규정과 한글전용에 관한 법률에서 규율되고 있는데, 그러한 규정 형식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다. 수도와 같은 관습헌법의 변경을 헌법 개정으로 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헌법의 개정은 ‘형식적 의미’의 헌법, 즉 성문헌법과 관련된 개념이다. 헌법제정권자가 헌법개정을 일반 법률 절차보다 훨씬 엄격한 절차를 거치도록 한 이유는, 헌법전에 규정된 내용이 주권자의 의지의 명시적 표명으로서 이를 함부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헌법에 들어있지 않은 헌법사항 내지 불문헌법의 변경은 헌법의 개정에 속하지 않으며, 우리 헌법이 마련한 대의민주주의 절차인 법률의 제정, 개정을 통하여 다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만일 국회가 수도이전과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 민의를 대변하지 않고 당리당략적으로 입법한 것이라면, 그것이 헌법과 국회법 절차에 위반되지 않는한, 그러한 입법의 궁극적 책임은 국회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여야 하는 대의기관에 불과한 이상 그러한 입법부를 구성한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다수의견의 논지에 따르면 아무리 국회가 이 사건 법률 제정과정에서 공청회와 청문회 등 충분한 국민의사 수렴절차를 거쳤고, 국회의원 전원일치로 법률이 통과되었더라도, 헌법 개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형식적 이유만으로 위헌이 되는데, 그러한 결론이 타당하리라 보기 어렵다. (5)‘서울이 수도’라는 관습헌법의 변경은 헌법개정에 의해야 한다면, 이는 관습헌법이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입법권을 변경시키는 것이다. 그것은 관습헌법에 대하여 국회의 입법권보다 우월적인 힘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 헌법은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제40조)고 규정하며, 헌법에 달리 규정이 없는 한 국회의 입법권은 포괄적 대상을 지닌다. 입법권의 주체는 다름아닌 국민에 의하여 직접 선출된 대의기관이며, 헌법은 국민주권과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방법으로 대의제를 기본형태로 채택하고, 국민으로부터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대표기관이 입법작용을 통하여 그 이념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수도이전과 같은 헌법관습의 변경의 경우, 별도로 이를 제한하는 헌법규정이 없는 경우 왜 국회의 입법으로 불가능한 것인지 실질적 이유를 발견하기 어렵다. 많은 나라에서 의회가 국민투표 없이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데, 이는 의회가 다름아닌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주권의 대행기관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 법률은 투표의원 194인 중 찬성 167인(반대 13인, 기권 14인)으로 재적과반수와 출석 3분의2 이상의 압도적 다수로 통과되었는데, 그러한 입법이 국민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였다는, 혹은 민의를 배신하였다는 정치적 비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별도로 하고, 적어도 헌법적 측면에서 그것이 ‘국회의원들의 권한이 아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한 결론은 관습헌법으로서 국회의 헌법상의 입법권한을 부인하는 것이고, 이는 헌법을 변경하는 것이 되므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관습에 의한 헌법적 규범의 생성은 국민주권이 행사되는 한 측면인 것이다.’라고 하나, 성문헌법 체제하에서 국민주권의 행사는 저항권의 행사와 같은 특별한 예외가 아닌한 성문헌법의 테두리 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 현실적으로 무엇이 진정한 국민의 의사인지를 확인하기 어렵고 국민들 간에도 특정 사안을 놓고 갈등과 대립이 있을 수 있으므로, 헌법이 객관적으로 규정한 제도화된 절차가 아닌 헌법 외적인 방식으로 ‘국민주권의 행사’를 인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헌법이 예정하지 않은 그러한 문제는 그것이 국가의 위기상황에 관련된 것이 아닌한 정치적 의사결정 구조에 맡겨야 하는 것이다. (6)결론적으로 서울을 수도로 한 관습헌법의 변경이 반드시 헌법개정을 요하는 문제라고 할 수 없고, 헌법해석상 국회의 입법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이 헌법 제130조 제2항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할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나. 한편 나는 별개의견이 이 사건 법률은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였다고 한 논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 헌법 제72조는 대통령에게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의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재량을 주고 있는데,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그 재량 여부가 달라진다고 해석할 수 없다. 헌법 제72조가 대통령에게 과도한 재량을 주고 있어 국민주권주의와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는 효과적인 제도인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현행 헌법상 위와 달리 해석할 만한 근거가 없다. 또한 그러한 재량은 헌법이 직접 부여한 것이므로, 행정법상의 재량권의 일탈·남용 법리는 적용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행정수도의 이전 정책에 대하여 대통령이 국민투표 부의를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국민투표권이 행사되지 못했더라도, 이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이 침해될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다. 이상과 같은 이유에서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 침해 주장은 권리의 침해 가능성 자체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적법하다. 청구인들이 주장한 다른 기본권 침해 주장 역시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 직접성 혹은 현재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결국 이 사건은 ‘기본권 침해’를 구제하기 위한 헌법소원절차에서 헌법재판소가 본안판단을 하기에 부적법한 것이다.
  • 국보법 위반 혐의 범민련 간부 “재판 거부”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보안법 폐지 의견을 밝힌 데 이어 국보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이종린(81) 명예의장이 6일 첫 공판이 열리기 전,성명을 발표하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의장은 이날 ‘국가보안법 불인정,재판거부에 나서는 나의 변’이라는 성명에서 “국가보안법은 분단의 벽을 허물고 조국 통일과 민주주의를 실현하자는 사람들을 탄압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위헌성과 모순성이 내재한 국가보안법으로 법정에서 심판을 받는다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구속을 각오,출두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은 불구속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없이 6개월이상 재판에 불출석하면 피고인의 진술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이현승 부장판사는 “변호인이 피고인의 출두를 설득할 계획이라고 밝혀왔다.”면서 “다음달 11일 법정에 나오도록 다시 소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철도공무원 퇴직연금 법정으로

    내년 철도공사로 전환을 앞두고 ‘특혜’와 ‘기본권 침해’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철도공무원 퇴직연금 문제가 결국 법정에 선다. 철도청 공무원직장협의회는 한국철도공사법(부칙 제8조 퇴직연금관련 조항)의 위헌성을 가리기 위해 법무법인 세종과 사건위임계약서를 체결,9월 중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헌법소원에는 철도청 공무원 1887명과 철도청에서 근무하다 올 초 설립된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 옮긴 343명 등 2230명이 참가했다. 공직협은 헌법소원과 함께 정부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이들은 연금가입권을 20년으로 한정한 것은 헌법상 기본권인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고 공사 전환시 20년 이상과 20년 미만 재직자들의 연금 지급시기를 달리한 것은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년 납입자는 내년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으나 19년차인 사람은 내년 1년을 납입하고 52세부터 연금을 받게 된다.더욱이 33년까지 납입할 수 있는 공무원연금과 비교해 6100만원에서 1억 1000여만원까지 연금액이 줄어들게 된다.공직협은 연금가입권은 편의대로 정하고 지급시기는 공무원연금법을 적용했다고 주장했다.승진 등이 반영되지 않은 채 공사 전환시 직급의 지급기준 및 2003년 10월29일 이후 임용 또는 전입자 제외 문제도 제기됐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급물살 타는 국보법 개폐론

    급물살 타는 국보법 개폐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해 ‘국가정체성 논란’을 제기해 놓은 상황에서 국보법 폐지 문제가 핫이슈로 급부상했다. 열린우리당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입법추진위’(공동간사 임종석·이상민·우원식·이은영 의원)는 4일 첫 회의를 갖고 추진위 참여의원 46명의 명단을 발표하고 의원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폐지 서명 작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여야는 물론 각당 내부에서 다양한 의견이 혼재한 상황이어서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추진위는 오는 23일 소집되는 임시국회를 즈음해 세미나와 의원총회를 열어 ‘폐지 당론’을 추진하고,정부와 협의를 거쳐 이달 말쯤 폐지 법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추진위는 ▲위헌성 ▲형법과의 중복 ▲남북교류협력법과의 충돌 ▲냉전과 분단시대의 과거사 청산을 국보법 폐지를 제안하는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추진위의 공동간사인 우원식 의원은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국보법폐지에 다수 동참 입장을 밝히고 있다.”면서 “한나라당 의원들도 6∼7명 정도가 폐지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조차 다양한 시각차가 존재하고 있어 ‘폐지 당론’은 어려운 실정이다.추진위 간사인 임종석 의원은 “국민정서상 처벌 필요성이 있는 대목에 대해 형법 내 관련 조항 신설이나 개정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며 대체입법 쪽에 무게를 실었다. 한나라당은 “폐지는 안되고 개정을 열린마음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특히 이 법의 골간을 이루는 제2조 ‘정부 참칭’은 절대 삭제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같은 당 중진인 김기춘·김용갑 의원은 국보법 개정을 완강히 거부하는 입장이다. 반면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은 “북한의 현존하는 위협이 존재하는 이상 국보법은 존치돼야 하며,남북관계의 이중성에 걸맞게 이중적인 법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에서 남북교류가,다른 한편에선 군사적 대치가 존재하기 때문에 국보법과 남북교류협력법이 서로 보완적 보충적이라는 것이다.장 의원은 그러나 “국보법의 7조 찬양고무죄와 10조 불고지죄는 마음을 열고 개정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같은 당 고진화 의원도 “국보법의 인권탄압은 주로 7조에서 이뤄진다.전체 인권침해의 95%를 차지한다.”면서 “전면적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이주노동자 권리카드 나와

    “긴급보호명령서를 보여달라.나는 묵비권을 행사할 것이며 변호사와만 이야기하겠다.” 국내 체류 외국인노동자들의 인권 및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하는 안산 외국인노동자센터(http://www.migrant.or.kr)는 3일 당국의 단속 과정에서 빚어지는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유린을 막기 위해 ‘이주노동자 권리카드’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권리카드에는 “단속공무원이 공장에 무단으로 들어오는 것은 건조물 침입행위이며 긴급보호명령서 없이 무작위로 검문하는 것 역시 위헌성과 위법성이 있다.”며 “사업주는 긴급보호명령서나 압수 수색영장 없는 공무원이 공장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거부할 수 있고 길거리 단속시 묵비권을 행사하고 권리자 카드를 보여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카드는 한국어,중국어,영어,인도네시아어 등 4개국어로 제작됐다. 센터는 앞으로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카드를 배포,지갑에 항시 소지토록 함으로써 부당한 단속에 항의하고 최소한의 인권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센터는 이 카드가 전국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각 지역 외국인노동자 보호단체와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안산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열린세상] 법원의 역할/박상기 연세대 법대학장 법학

    최근 서울남부지방법원이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교도인 병역법위반 피고인 3명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다. 확정판결은 아니지만 여론은 이를 비난하는 분위기이다.병무청 역시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고발조치를 계속할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평행선 대치는 문제해결의 방법이 아니라 갈등만 축적할 뿐이다.이번 판결은 그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이 문제를 우리 사회의 현안으로 제기한 것이다.해마다 수백명의 청년들이 종교적 이유로 또는 전쟁을 반대하는 양심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여 군 복무 대신 형사처벌을 받아 왔던 현실에 대한 반성적 고려를 요구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이번 판결은 기존 판례를 답습하지 않은 결과 일반의 예측을 벗어난 것이어서 당혹감을 불러일으켰다.동시에 무죄판결은 찬반 논란을 떠나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형사처벌이 이제 한계에 도달하였음을 알리는 경종의 역할을 하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법원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즉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는 법원의 역할에 대한 한계를 어디에 둘 것인가라는 문제도 제기하였다. 결론적으로는 법원의 역할이 소극적 기능에서 점차 벗어나 사회변화를 수용하는 적극적 기능을 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본다. 법원은 사실관계를 판단하고 이에 대하여 법을 적용하는 것을 기본임무로 한다.그러나 의회권력이 제정하는 법은 변화하는 사회를 앞설 수도 없고,앞서서도 안 된다.언제나 사회변화를 추종하는 기능을 할 수밖에 없다.사회현실과 실정법과의 괴리현상은 불가피한 것이다.입법의 지체현상과 함께 법원의 법해석과 법적용에서의 보수적인 특징이 더해져서 많은 경우 법은 불만의 대상이 되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괴리현상은 일시적이어야 한다.그렇지 않을 경우 현실을 외면하는 법에 대한 신뢰성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국 사회처럼 사회적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다양성이 확대되는 현실에서 법의 흠결과 법원 판단의 보수성은 더 드러날 수밖에 없다.여기에 법원의 적극적 역할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원인이 있다. 이제까지 우리나라의 법원은 대법원을 포함하여 이해 당사자간의 권리 구제형 기능을 주로 담당하였다.그 결과 법원의 역할이 선진국처럼 법적 갈등 상황에서 거시적 방향제시에 입각한 정책적 판단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였다. 즉 법원이 사회변화의 방향타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헌법재판소가 일정부분 이러한 역할을 하여 왔다고 볼 수 있다.그러나 위헌성 문제가 아니더라도 정책적 판단을 하여야 할 사건은 적지 않다. 법원의 소극적 역할에는 법원 구성의 한계성에도 그 원인이 있다.선출직이 아닌 판사가 국회의원처럼 국민대표성이 없다는 점도 그 한 원인이다.그러므로 법원의 소극적 역할은 법원 스스로의 한계설정이었는지도 모른다.그러나 소장 판사들 가운데에는 사법의 적극적 역할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점에서 우리 법원의 역할이 점차 바뀔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여기에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역할이 중요하게 떠오른다.대법원 구성의 변화를 통하여 대법원이 법원의 역할확대를 이루는 선도자가 되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즉 사회변화를 반영하는 법원의 역할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법원이 변화하여야 하며 이는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을 전제로 한다. 이를 위하여 법조의 울타리 안에서만 활동하였던 인사들로만 임명되었던 기존의 구성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폭넓은 경험을 가진 인사들로 구성된 대법원이 필요하다.사실심이 아닌 대법원이 법해석상의 지나친 보수주의를 탈피하여 유례가 드물 정도로 빨리 변화하는 한국사회의 법적 갈등을 담아낼 수 있는 기관으로 바뀌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 교육부 “師大 가산점 법제화 검토”

    교육인적자원부는 26일 헌법재판소의 교원 임용시험 가산점에 대한 위헌 결정과 관련,법률적 근거를 마련할 경우 가산점을 지금처럼 계속 줄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류영국 학교정책심의관은 “헌재 결정대로 법률로 가산점 부여 조항을 명문화할 경우 가산점을 줄 수 있는지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헌재가 ‘법률 근거 부재’라는 형식적 문제를 위헌결정의 근거로 들었지만 재판관 9명 가운데 3명이 보충의견으로 가산점 제도 자체의 위헌성을 지적하고 있어 법률로 가산점 부여 근거를 만들더라도 역시 위헌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교육부는 이날 법무부 등에 유권해석을 의뢰하는 한편 오는 29일 전국 40개 사범대 학장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
  • 盧, 공개변론 출석 않기로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30일로 예정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첫 공개변론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이에 따라 헌재는 변론을 개정한 뒤 노 대통령의 불출석을 확인하고 변론기일을 다시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헌재의 최종 결정은 총선 전에 내려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 법정 대리인단의 간사인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24일 “대통령이 출석할 경우 소추위원측에서 정치공세를 제기,이번 사안이 정치공방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이번 사안은 새로운 사실을 규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헌재의 판단 여부가 관건”이라고 불출석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법무부와 박관용 국회의장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가결안에 대한 의견서를 이날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법무부가 강금실 법무장관 명의로 낸 100쪽 분량의 의견서는 국회의 탄핵소추가결의 절차적 위헌성과 탄핵소추 사유의 미비성 등을 담고 있다.법무부는 의견서에서 “이번 탄핵소추는 야당의 정치공방적 탄핵발의 선언 등의 논란 끝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서 “탄핵소추 사유의 사실 여부에 대한 조사와 심의,토론과정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탄핵소추 사유의 헌법상 요건중 ‘선거법 위반’에 대해 “대통령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정치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대통령의 행위와 발언은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거나 중립의무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박 의장은 의견서에서 ‘탄핵안 의결 때 질의와 토론을 거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을 법사위에 회부하기로 의결하지 않은 경우는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안에 표결하도록 돼 있고,‘인사’ 안건은 질의와 토론없이 의사를 진행하도록 국회법 해설과 국회의사편람에 설명돼 있다.”고 밝혔다. 구혜영 박경호기자 koohy@˝
  • 盧대리인단 “탄핵안 위헌성… 기각해야”

    노무현 대통령의 법정대리인단은 22일 밤 노 대통령 탄핵소추안 자체에 절차상 하자가 있는 등 위헌적인 부분이 있으므로 헌법재판소가 기각이나 각하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헌재에 제출했다.헌재가 지난 12일 노 대통령과 국회,법무부,중앙선관위 등 해당기관에 각각 답변서와 의견서 제출을 통보한 뒤 관련서류가 공식적으로 제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간사 대리인을 맡은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이번 탄핵소추는 절차상 하자가 있을 뿐만 아니라 탄핵사유도 구비되지 않아 탄핵소추 자체에 위헌적인 부분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답변서는 탄핵소추의 위헌성에 대해 ▲국회가 당리당략을 앞세운 결과 ▲탄핵사유의 실체적 사유 부족 ▲대국민 설득과정 미비 등을 꼽았다.대리인단은 답변서에서 탄핵소추 사유의 핵심인 ‘선거법 위반’ 문제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가 보낸 이중문서의 위법성과 거대야당의 부당한 압박이 빚어낸 결과”라고 지적했다. 답변서는 탄핵소추 가결의 다른 사유인 ‘측근비리’와 ‘권력형 부정부패’에 대해서도 “대통령 취임 전의 일이거나 증명된 바 없는 정치적 논쟁에 불과하다.”며 탄핵요건에 해당하지 않음을 강조했다.대리인단은 답변서에서 탄핵소추 절차의 위헌성도 강하게 언급했다. 대리인단은 이날 오후 9시쯤 이같은 내용이 담긴 68쪽 분량의 답변서 22부를 헌재 당직실에 접수시켰고 법무법인 광장을 포함한 노 대통령의 소송위임장 12장도 함께 제출했다. 대리인단은 23일 탄핵소추 절차와 사유에 대한 내용이 담긴 추가 답변서를 헌재에 제출할 예정이다. 문 전 수석은 오는 30일 첫 변론기일에 노 대통령의 출석여부에 대해 “대리인단 내에서는 국가적 위신 등을 고려할 때 헌재에 직접 출석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좀 우세한 의견”이라고 전했다. 출석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미국 클린턴 전 대통령이 탄핵을 받았을 때 하원 심리에는 참석하지 않았고,상원 심리에도 집무실에서 녹음한 것을 보내는 방식을 전례로 생각하고 있다고 문 변호사는 전했다. 국회 법사위는 23일 의견서 제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첫 변론기일 전에 제출할 방침이다.법무부는 23일 중으로 헌재에 제출할 예정이다. 구혜영 박경호기자 koohy@ ˝
  • 盧헌재답변서 “탄핵소추 사유 안돼… 절차도 무시”

    22일 노무현 대통령의 법정 대리인단이 제출한 답변서는 이번 탄핵소추의 위헌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대리인단은 특히 야당이 탄핵소추 사유로 든 ‘선거법 위반’과 ‘측근비리와 권력형 부정부패’는 탄핵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리인단은 야당이 탄핵소추 사유의 핵심으로 지적한 ‘선거법 위반’에 대해 선관위의 이중문서가 혼란을 부추겼으며,거대야당이 선관위의 의사결정에 위법한 압력을 행사해 탄핵사유를 억지로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대리인단은 답변서에서 “대통령은 정당 가입이 허용되는 정치적 공무원이라는 점에서 이 정도의 견해 표시는 선거법 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선관위가 대통령과 민주당 앞으로 보낸 ‘이중문서’에 대해 “대통령에게는 ‘권고’를 민주당측에는 ‘위반’이라고 통보해 혼란을 줬다.”면서 “이는 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선관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위협하면서 압력을 가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대리인단은 16대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할 만큼 민주적 정당성을 갖지 못했다고 비판했다.국회가 임기만료를 앞둔 상태인데다,신중한 조사나 토론,국민에 대한 설득과정 등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탄핵소추 절차와 관련,“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을 탄핵하면서 토론과 논의를 거치지 않아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강조했다.투표의 기본인 자유투표,무기명·비밀투표의 원칙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지난 11일 한나라당 상임운영위원회는 ‘당론에 따르지 않으면 출당 및 공천박탈 등 강경대응하겠다.’고 했고,투표할 땐 기표소에 커튼을 치지 않았으며,투표용지를 넣기 전에 당 총무에게 보여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야당이 탄핵을 정치적 투쟁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근거로 ‘대통령이 사과하면 탄핵의결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국회에서의 발언을 들었다.변호인단은 “이 발언은 탄핵소추 가결이 대통령이 사과만 했다면 피할 수 있는 경미한 법률위반이란 뜻”이라면서 “대통령이 선거법 위반 등으로 탄핵된 것인지,사과를 하지 않아 야당의 자존심을 상하게 해 탄핵을 당했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대리인단은 이같은 논거를 들며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각하 결정을 주장했다.대리인단은 “이번 탄핵소추의결안은 오로지 정략적인 목적으로 추진된 것”이라면서 “절차와 방법,내용 등 전반적으로 헌법을 경시한 데서 비롯되므로 각하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구혜영 정은주기자 koohy@˝
  • ‘법리문제’ 부각 안팎/盧 ‘특검 거부’ 여론 떠보기

    노무현 대통령이 16일 ‘특검에 대한 거부권의 행사 여부와 상관없이 순수 법리논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이는 특검법안 재의 요구를 타진하기 위한 ‘여론 떠보기’로 볼 수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거부권을 행사한다,안 한다는 것에 대해 제가 오늘 공식적으로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지만,기자들이 거듭 ‘검찰수사가 (거부권 행사 결정 시한인)25일 안에 끝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거부권이 행사될 것인가.’라고 묻자 “기자들의 추론을 다 막을 수는 없겠지만,제가 어떤 추론의 근거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합시다.”며 굳이 법리논쟁으로 국한시킬 것을 강조했다. ●“기자들의 추론을 막을 수는 없지만…” 노 대통령은 “입법권의 한계가 있어,권력분립의 본질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면서 “수사권은 정부에 속하는 것인데,국회가 특정사건에 대해서 수사를 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이 과연 적절한 것이냐.”고 되물었다.이어 “수사권이 적절하게 수행되지 않을 때 국회의 견제권으로서 (특검법이)인정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검찰수사가 선행되고 거기에 미진함이 있으면 특검을 하는 것이 순서니까 검찰이 1차 수사하도록 시간을 줘야 된다.”면서 “현재의 특검법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소위 권력분립의 원칙을 위배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간조절용 거부권’과 관련,노 대통령은 “내 개인적 입장에서 궁극적으로 특검수사에 의해 내 측근들의 비리 여부를 확실하게 밝히는 것을 전혀 거부하지 않는다는 점을 거듭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하려고 결심이 섰구나.’를 확인하려는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일요일 오전에 나와서 ‘거부권 강력 시사’,이것이 국민들에게 전달될 때 좀 뜬금없지 않나.”라면서 “제게도 시간을 두고 판단하고 결정을 곧 발표할 수 있는 여유를 좀 달라.”고 주문했다. ‘특검법이 재적의원 3분의2를 넘긴 184석으로 통과돼 재의 요구는 논리적 모순이 아니냐.’는 질문에 “재의를 요구할 때 이유를 붙이는 만큼 국회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이유를 들여다보게 된다.”면서 “그것을 들여다볼 때와 들여다보지 않았을 때의 사정이 다르고,처음 결정했을 때와 재심의하게 됐을 때 또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만 환영 노 대통령이 이같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야당은 일제히 비난 논평을 냈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종잡을 수 없는 궤변으로 특검법을 폄하하고 수용을 미뤘다.”면서 “절대다수 국민이 지지하는 특검법을 노 대통령이 회피하고 무산시키려는 것은 측근 비리가 밝혀지면 결국 자신의 연루 사실까지 드러나게 돼 사법·정치적 책임을 면키 어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은 “시간조절용 재의 요구가 위헌적 발상이라고 주장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한 특검은 빨리 수용하는 것이 옳으며 시간을 끌수록 의혹의 눈덩이만 커질 뿐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대북송금 특검은 수용하면서 측근비리 특검을 거부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가세했다. 반면 우리당 서영교 공보부실장은 “절차와 내용상 위헌성이 있는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재의를 요구하겠다는 뜻”이라며 “3권분립의 원칙을 지켜내겠다는 대통령의 의지 표명을 높이 평가한다.”고 환영했다.그러면서 “이번 법안은 한나라당이 검찰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정략적 방탄특검”이라고 주장했다. 문소영 박정경기자 symun@
  • ‘정치적 타결’ 선언 안팎/盧 재신임투표 U턴 하나

    노무현 대통령이 17일 교착국면의 재신임 정국에 ‘정치적 타결’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내보였다.국민투표 실시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 정당 대표들을 직접 만나 해법을 찾아보겠다는 것이 노 대통령 발언의 요지다.청와대는 “발언 이상의 확대 해석을 말아달라.”고 요청했으나,정치권은 노 대통령이 사실상 국민투표를 거둬들이는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과 함께 또다시 찬반 논란으로 출렁이고 있다. ●정치권 ‘새로운 논란'으로 출렁 노 대통령은 이날 ‘정치적 타결’을 해법으로 꺼내든 배경으로 정치권의 상황을 들었다.“재신임을 받겠다고 하면 시끄러운 것이 좀 조용해질 줄 알았는데 야당이 (국민투표를) 반대해 문제가 복잡해졌다.”고 했다. 실제로 정치권은 통합신당이 12월 국민투표를 주장하는 반면,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투표에 앞서 국정조사나 특검수사를 통해 노 대통령 측근 비리의혹부터 가려야 한다고 맞서 있다.그나마 국민투표를 놓고도 한나라당은 수용,민주당은 반대로 갈려 있다.위헌 논란을 접어 놓더라도 적어도 국민투표법을 국회에서 개정해야 재신임 투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뜻만으로는 재신임 투표가 여의치 않은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정치권의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재신임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입장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강조해왔다.때문에 이날 발언은 사실상 노 대통령이 방향전환을 시도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대한매일이 지난 15일자 머리기사로 ‘야당이 반대할 경우 재신임투표 강행 않을 것’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 노 대통령이 크게 불쾌해한 점도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계획된 일정’이 누출된 때문 아니냐는 것이다. 재신임 국민투표 대신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그러나 “청와대측에 재신임투표 백지화냐,아니냐를 명확하게 해석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정치권에 합의를 요청하는 것이지 그 이상의 상상력을 발휘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노 대통령도 자신의 발언이 정치권에 새로운 논란을 일으키자 “각 당 대표와 만나 지난 13일시정연설에서 제시한 일정대로 실시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는 것”이라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뒤늦게 해명했다. ●3당 3색 반응 한나라당과 민주당,통합신당이 또다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정치적 타결’ 발언을 ‘위기탈출용’으로 보고 노 대통령의 제의를 일축했다.그러면서 “당초 천명한 대로 노 대통령 측근비리를 규명한 뒤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최병렬 대표는 “우리는 국민투표를 하자는 것으로,국민들이 대통령 측근비리를 제대로 알고 난 다음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기존 방침을 강조했다.노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해서도 “지금 만나야 할 이유가 뭐냐.”고 말했다. 반면 국민투표에 반대해온 민주당은 “다행스러운 일이며,정당대표 회동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박상천 대표는 “대통령을 만나면 재신임투표의 위헌성을 지적해 철회를 요구할 것이고,측근비리에 대해서는 대국민 사과와 진상공개,근본적 재발방지책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투표 조기실시를 주장했던 통합신당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판단”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노 대통령의 진의를 파악하느라 다소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문소영 이지운기자 symun@
  • 盧대통령 시정연설 / 국민투표 ‘위헌 논란’ 가열

    노무현 대통령이 13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밝힌 국민투표에 의한 재신임 방식에 대한 위헌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헌법학자들은 대부분 현행 헌법에서 대통령의 재신임 문제는 헌법 제72조의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학자들은 재신임 국민투표를 위해 헌법 제72조의 절차법인 ‘국민투표법’을 개정하는 방식은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 임기를 위협하는 정치적 수단이 될 수 있고 위헌성도 피할 수 없다는 견해이다. 그러나 일부 학자와 변호사들은 여·야가 초당적으로 합의,국민투표를 일회에 한해 한시적으로 실시하거나 노 대통령의 재신임 문제를 ‘국가정책과 수행능력’으로 포괄하는 등 정책과 연계시키는 방식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는 “여·야와 정치적으로 타협,재신임을 묻는 국민투표라고 해도 법률적으로 명백한 위헌”이라면서 “헌법을 초월한 정치적 타협 행위가 이뤄지는 것은 법치국가의 근본을 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석종현 단국대 법대 교수는 “국민투표는 국가의 중대 사안을 묻는 제도이며 재신임을 묻는 국민투표는 대통령의 통치력 상실을 국민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면서 “국가정책이라면 국민이 찬·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지만 사임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는 “국민투표가 사실상 위헌 논란을 떠나 현실 정치에 달려 있는 형국”이라면서 “대통령의 재량으로 국민투표 발의가 가능하겠지만 법률상 무효 행위이며 구속력도 없다.”고 말했다.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모임 총무이사인 이승환 변호사는 “대통령이 국민투표가 불가능한 사안을 정치적 의도로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면서 “법률 요건을 갖춰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일환 성균관대 법대 교수는 “정치권이 합의해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노 대통령에 대한 일회에 한해 재신임 국민투표로 제한하는 방식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김 교수는 “헌법재판소에 유권해석을 의뢰할 수 있으나 이 경우 국정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면서 “일회적 정치 행위로 한정하고과반수 참여,과반수 가결로 신임 여부를 결정한 뒤 대통령이 지키지 않으면 탄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실련 전 사무총장인 이석연 변호사는 “헌법 제72조의 국가 중요정책을 재신임까지 확대해석하는 것은 논란이 있는 만큼 노 대통령의 국정정책과 수행능력을 포괄적으로 국민투표에 부치면 된다.”고 주장했다. 안동환 정은주기자 sunstory@
  • [녹색공간] 국민건강과 편 가르기

    최근의 뉴스 중에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현실을 너무나 선명하게 보여주는 두 개의 기사가 있었다.하나는 ‘국민의 건강권’과 ‘보건의료의 국가적 책임’의 문제를 다루는 한 보건의료단체가 ‘이적단체’로 규정되는 놀라운 판결이 있었다는 소식이고,다른 하나는 우리나라가 보건의료 지표로 볼 때 여전히 후진국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발표가 있었다는 소식이다. 총 의료비 가운데 민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우리나라는 55.6%로 OECD 30개국 중에서 미국 (55.8%) 다음으로 높았다.또 진료비 중 본인이 부담하는 비율이 41.3%로 역시 멕시코 (51.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이는 대부분의 다른 회원국들이 10∼20% 사이인 점을 감안할 때 무척 부끄러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다시 말하면 국민의 건강에 대해 국가가 기여하는 정도가 최저수준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이 위험의 분산과 소득의 분배라는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통계수치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예를 들어 설명할 수있다.가족 중에 한 사람이라도 암이나 만성신부전과 같은 병에 걸리기라도 하면 웬만한 가정에서는 눈덩이 같이 불어나는 진료비를 감당할 재간이 없다.결국 병에 걸려 가난해지고,가난하기 때문에 병에 걸려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이 과정에서 국가가 하는 일이라고는 의료기관이 청구한 진료비를 심사하고 삭감하는 일이 고작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현상을 개선하고자 단체를 구성하여 활동한 의과대학 교수와 보건소장에게 유죄판결이 내려진 것이다.국가보안법의 위헌성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기본적인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는,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 아닐 수 없다.이적단체라 함은 적을 이롭게 하는 단체라는 뜻일진대,진정 그 적이 누구이고 그들이 어떻게 적을 이롭게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하지만 판결의 맥락을 더듬어보면,그 적이란 것이 소위 ‘사회주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국가보안법이 냉전과 독재의 직접적 산물이라면,소위 ‘사회주의’에 대한 과민반응은 그것의 문화적 표현이다.국가보안법이 북한 정권이라는 실체를 적으로 규정했다면 그 흐름을 좇는 맹목적 자유주의는 사회주의라는 가상의 적을 만들어 적개심을 불태운다.이것이 이 판결의 맥락이다.이 판결은 우리가 좌우의 연속선 위에서 가장 우측에 있어야만 한다고 강변하고 있다.이 판결의 지지자들은 아마도 우리나라의 총 의료비 지출에서 민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미국과 유사한 데 자부심을 느낄 것이며,진료비 중 본인부담률이 50%를 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할 것만 같다. 자유주의자들이 그렇게 동경해 마지않는 미국의 경우를 보자.그들은 국민총생산의 14%를 의료비에 쏟아 붓는다.그런데도 아무런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는 인구가 4000만명에 이른다.보건의료의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인 영아사망률과 평균수명도 내세울 만한 수준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선거 때마다 의료개혁이 주요 이슈로 등장하는 이유이다.반면에 영국의 경우는 국민총생산의 7% 정도만을 의료비로 쓰면서도 모든 국민에게 모든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이쯤 되면,효율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는 자유주의의 주장이 무색해진다. 우리의 경우는 국민총생산의 4%정도만이 의료비로 지출되지만,급여의 수준 또한 무척 낮아서,작은 병에는 혜택을 받지만 큰 병에 걸리면 오히려 혜택이 줄어드는 기형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를 개혁하는 일이지,억지로 적을 만들고 우리 중 누가 그 적과 친한지를 ‘색출’하는 일이 아니지 않은가. 강 신 익 인제대 외대 교수 의철학
  • 희망돼지 ‘대반격’/노사모, 법원22곳에 선거법 위헌심판 제청

    ‘희망돼지의 대반격’ 지난해 대선 당시의 소액 모금운동에 유죄가 선고되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노사모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불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선거법의 위헌성을 지적하며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사이버시위,1인시위도 벌이고 있다. ●소액요금 불법 선거운동 규정은 선거권 침해 변호사 21명으로 구성된 노사모 법률지원단은 최근 돼지저금통인 희망돼지 관련 기소자가 있는 전국 22개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냈다.검찰이 적용한 ‘광고물이나 상징물을 제작·판매·배포할 수 없다.’는 선거법 제90조가 위헌이라는 이유다. 변호인단은 신청서에서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것은 선거권을 침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노희정 변호사는 “우리 선거법은 유권자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요소를 많다.”면서 “유권자의 자발적 참여를 최대한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1인시위’‘사이버시위’ 등 조직적 반발 노사모 회원들은 서울지검 앞에서 1인시위를 시작했다. 노사모 정수근씨는 “검찰이 새로운 선거문화를 정착시킨 희망돼지 분양을 불법선거운동으로 규정,유권자의 정치참여를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호주 등 해외에서도 검찰청·법무부·중앙선관위 등에 항의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검찰청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호주 노사모는 “위헌 요소가 많은 선거법으로 희망돼지를 불법행위로 규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선관위의 지시에 따라 진행했다 노사모는 선관위의 지적을 적극 수용했는데 뒤늦게 위법행위로 규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10월 노사모가 돼지저금통을 배포하자 선관위는 선거법 제115조 ‘제3자의 기부행위제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노사모는 돈을 받고 팔면 기부행위가 아니라고 판단,두달 동안 500원,1000원씩 받고 저금통을 나눠줬다. 그러나 선관위는 다시 공문을 보내 선거법 제90조 위반이라며 전면 금지를 요청했다.결국 저금통 배부를 일제히 중지했지만 검찰은 그동안의 모금을 문제삼아 기소했다. ●희망돼지 위법 판결 잇따라 임모(37)씨도기소된 노사모 회원중 한 명이다.임씨는 지난해 말 ‘희망돼지’ 100여개를 서울 금천구 집 주변에서 하나에 500원씩 받고 배포했다.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문화를 개혁하는 데 일조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지만 법정에 서게 되자 답답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희망돼지로 모금한 선거자금은 7억 6000여만원,참여인원은 2만 2000여명이다.임씨처럼 법정에 선 노사모 회원들은 전국에서 43명.5명은 50만∼8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시민 누구나 희망돼지 분양이 노무현 후보 지지를 위한 선거운동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4일에는 영화배우 문성근씨가 선고를 받는다. 정은주기자 ejung@
  • ‘검찰 영장 이의제기’제도화 논란

    구속영장 3심제는 영장기각에 대한 검찰의 이의제기 절차를 제도화하는 성격이 강하다.이에 법원은 불구속수사·재판 원칙을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검찰,“영장 발부·기각 기준이 모호하다” 검찰은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라는 형사소송법상 영장 발부 규정이 포괄적이고 모호해 대법원의 판례에 의해 조정되어야 하는데 3심제의 금지로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나아가 영장전담판사가 단심으로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되는 현행 제도는 위헌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영장 발부·기각 사례를 분석하면 전국적으로 편차가 심하다고 지적한다.비슷한 사안인데도 법원과 영장전담판사,당직판사에 따라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변호사를 누구로 선임하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고 말한다.또 판사의 기각 사유가 때로는 수사 간섭으로 비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럴 경우 검찰이 상급법원에 항고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피의자는 구속적부심 신청 등 불복 절차가 있지만 검찰은 없다는 점 때문이다.기각된 영장은 재청구할 수있으나 형사소송법은 재청구 요건을 추가 증거나 혐의의 발견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항고는 이런 점에서 재청구보다는 검찰의 입지를 넓혀주는 셈이다. ●법원,“형사소송법 대원칙은 불구속수사·재판” 이에 대해 대법원은 영장 기각에 대해서는 재청구만으로 족하다고 말한다.피의자는 영장실질심사와 적부심이 있으므로 구제절차가 충분하다는 것이다.불구속수사가 원칙이므로 기각한 것을 재심,3심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이다. 법원의 한 수석부장판사는 “검찰이 과거에 사용하던 수사기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그런 의견을 냈을 것”이라면서 “영장발부가 곧 유죄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다른 부장판사는 “3심제 도입은 사실상 영장이 기각되더라도 항고를 제기한 뒤 그동안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또 우리나라 구속률이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고 지적한다.현재 구속영장 발부율은 87%,구속적부심 인용률은 42% 안팎이다. ●외국의 인신구속 절차 미국의 경우 피의자는 체포된 지 72시간 안에판사 주재로 열린 청문회에서 심리를 받는다.이는 우리나라의 영장실질심사제와 동일한 것이다.그러나 구속되더라도 보석보증금 납입으로 거의 대부분이 석방된다. 특히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인신구속 기간 도중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척하는 판례가 많다.그러나 영장에 대한 항고권은 없다. 일본의 경우 모든 피의자는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구속영장의 발부나 기각에 대해 검사·피의자 모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항고권이 보장되어 있다.검사가 항고한 경우 영장기각에 따른 피의자 석방 정지 결정을 내릴 수 있다.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판사에게 직접 구속사유를 설명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는 ‘구속사유개시제’라는 독특한 제도가 있다. 조태성 정은주기자 cho1904@
  • [열린세상] 재특검법 ‘일사부재리’ 위배

    국회는 지난 15일 본회의에서 법사위 통과 때처럼 민주당의원들이 반대,퇴장한 가운데 대북송금 재특검법을 통과시켰다.그러나 이번 재특검법은 우선 수사대상을 과거보다 확대하거나 중복 규정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재특검법의 수사대상은 ‘대북송금 및 그와 관련된 150억원 사건을 포함한 관련 비리의혹사건,북한의 핵 고폭실험 인지 이후에 제공된 남북협력기금,현대를 통한 대북현금제공 의혹,청와대 등의 비리사건’ 등이다.이로 인해 수사대상이 1차 특검과 중복되면서 피의자의 입장에서는 헌법상 일사부재리의 원칙의 침해라는 문제를 제기할 소지가 있다.더구나 이번 재특검에 단서를 제공한 북한의 핵 고폭실험 완료를 한·미양국정부가 검증할 수 없다고 밝힌 마당에 수사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납득하기가 힘들다. 이뿐만 아니라 수사기간 연장도 종전에는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야 했으나 재특검법은 보고만으로 가능케 해 특검을 국회 정쟁속에 휘말리게 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그리고 지난 특검법에서 위헌요소로 지적되었던 수사완료 전 중간수사결과 발표 조항도 수정 없이 그대로 통과되었다.경제와 민생법안 등 국정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을 외면하고,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처리하여야 할 대북송금 특검법을 무엇이 급해서 강행처리하였는지 국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난 2월14일 김대중 대통령의 해명과 사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3월26일 노무현 대통령은 문제조항을 개정해줄 것이라는 야당의 정치적 신의만을 믿고 대북송금에 대한 특검법을 수용했다.그 이후 문제조항의 개정은 고사하고,특검은 국민의 알권리와 국가이익 및 대외관계발전이라는 양자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물론 70일 동안의 특검수사는 자금조성의 경위와 사용처까지 밝혀내 국민의 알권리를 어느 정도 충족시켰다.그러나 대북송금이 절차상 정당성이 결여됐고,국민적 의견수렴이 많이 부족했다는 이유만으로 소모적 남남갈등을 겪은 결과 정상회담에 관여한 자를 모두 범죄시하는 등 국가적 에너지를 크게 소진시킨 측면도 있다.이로 인해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이 남북한의 화해와 협력을 약속했던 6·15공동선언의 역사적 의의와 성과는 현재 크게 폄하됐고 실종위기에 놓여 있다.이러한 과정에서 야당은 정상회담 시의 정경유착,북측의 핵폭탄 제조에 남측의 현금이 사용됐을 가능성,그리고 국민의 의견수렴과정 미흡이라는 이유로 재특검법을 제안했다. 그러므로 정상회담과 관련된 대북송금에서 절차상 정당성의 하자는 국회에서 국정감사나 정치력으로 해결하고,정상회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소위 ‘150억원’은 개인비리차원에서 일반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하고 처리해야 할 뿐,더 이상의 재특검은 국익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헌법상 평화적 책무를 진 대통령으로서 평화를 제도화하기 위해 내렸던 정상회담과 그 일련의 정치적 결단은 어떠한 대가를 지불했더라도 공공성을 지니면서 국가의 기본적 대외정책의 정치적 결정행위(헌법 제73조)로 보아야 하며,좁은 사법적 잣대로 재단해서는 아니된다.한반도 문제를 남북한이 자주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정치적 신뢰성이 담보된 6·15합의는 그 이후 남북교류에서 어려운 고비마다매듭을 푸는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은 재특검법 자체의 위헌성 그리고 6·15의 역사적 성과를 폄하할 가능성 그리고 남북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의 관점에서 특검수사를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며,재특검법을 거부하는 역사적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국민의 알권리도 헌법 제37조 2항에 의해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를 위해 어느 정도 제한이 가능하며,무제한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또 제1차 특검이 내세우는 절차적 정당성의 기준인 현행 냉전적 실정법도 분단현실을 돌파하려는 시대정신과 대통령의 헌법상 평화통일책무에 맞게 이제 개정되어야 한다. 이 장 희 한국외대 법대 학장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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