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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재 국회선진화법 내일 선고… 청구인용 땐 재개정 불가피

    “자율해결 않고 권한쟁의 부적절” 재판관 9명 중 5명 이상 찬성 결정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과 국회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2012년 개정된 국회법(일명 국회선진화법)을 둘러싼 권한쟁의심판 청구사건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오는 26일 결론을 낸다. 지난해 1월 주호영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 19명이 정의화 국회의장과 정희수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상대로 심판을 청구한 지 16개월 만의 결정이다. 이번 헌재 결정은 지난 4·13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의 구도가 된 20대 국회의 운영 향배와 여야의 정국 대응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26일 오후 2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이뤄질 국회법 권한쟁의 심판 결정은 헌법소원 사건과 달리 헌법재판관 9명 중 5명 이상의 찬성에 의해 가려진다. ‘청구인용’과 ‘청구기각’ 혹은 ‘각하’ 등 세 가지로, 청구인용 결정이 내려지면 국회선진화법은 절차상 하자로 인해 원인무효가 돼 재개정이 불가피하다.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법 85조 1항에 규정된 신속처리 안건 지정 요건이 헌법이 정한 다수결의 원칙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신속처리 안건은 재적 의원 5분의3 이상 찬성으로 지정되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헌법 49조에 ‘국회는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돼 있다는 것을 핵심 근거로 꼽고 있다. 청구인들은 특히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국회의장과 각 교섭단체 대표가 합의한 경우 심사기간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사실상 만장일치를 강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난 1월 실시된 공개변론에서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청구인 자격으로 출석해 “헌법에 따라 의사결정은 일반 다수결 원칙을 적용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다 보니 국회의원 개개인이 갖고 있는 헌법상 권리가 침해받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정 의장도 신속처리안건 지정 기준을 과반 이상으로 변경하는 국회법 수정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헌재는 기본적으로 헌법 논리 등 법리 판단이 결과를 가를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3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법리 문제, 헌법 이론, 여러가지 쟁점과 각국 입법례를 검토해 심리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19대 국회 회기 전에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헌재 결정을 앞두고 과연 이번 청구소송이 헌재에서 다룰 문제인지에 대해선 헌재 및 법조계 내에서 부정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공개변론 당시 박 소장은 “입법부 다수를 구성하는 의원이 입법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다”며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헌재로 가져와 권한쟁의를 따지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진성 재판관도 “지금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사태의 원인은 법률조항에 위헌성이 있어서라기보다 교착상태를 타개할 법을 입법하지 못한 입법 부작위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헌재 연구관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헌재에 떠넘기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해석은 정치권이 하는 것이지 우리가 할 일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워했다. 헌재는 최근 재판관 평의를 통해 최종 결정문 검토작업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헌재는 이날 옛 통합진보당이 헌재가 내린 정당해산 결정에 대해 지난해 2월 청구한 재심 사건도 선고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상시 청문회법 위헌” “靑거부권 땐 자동폐기” 법리 찾는 여권

    “행정 기능 와해되고 국회 독재 우려” “19대법 20대가 논의 못해 폐기 마땅” 靑, 법안 공포 어렵다는 데 공감대 국회 상임위원회의 청문회 개최 요건을 완화한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긴장감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24일 청와대가 이 법안의 처리 문제로 고심하는 가운데 여야는 국회에서 통과시킨 법안의 타당성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두고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 청와대는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 대상을 확대한 이번 국회법 개정안을 그대로 통과시키기는 어렵다는 데에 내부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날 “위헌 여부를 포함해 살펴보고 있다”, “거부권을 포함해 자동폐기 방안 등 여러 가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야당의 반대와 예상되는 파장을 고려해 여러 가지 대안을 함께 저울질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법안의 위헌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문제 제기를 계속했다. 헌법학자 출신인 정종섭 당선자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관 현안 조사를 위한 청문회는 그 광범위성과 무제한성으로 행정기능을 와해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재판권, 행정권 등 다른 기관의 기능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보이고 국회독재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위헌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당 일각에서는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19대 국회 임기가 오는 29일로 끝나기 때문에 19대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된 법안을 20대에서 재의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법안은 자동폐기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홍일표 의원은 “국회 구성원이 전혀 다른 20대 국회에서 19대 국회가 의결한 법안을 재의할 수는 없다”며 “거부권 행사로 20대 국회로 공이 넘어온다면 법이 자동 폐기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개정안이 통과돼도 청문회는 여야 합의로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통령의 재의요구(거부권 행사)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상임위에서 여야 합의로 주요 현안에 대해 정책 청문회를 한다는 데 그것을 행정마비라고 하는 발상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정부 인사들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대통령에게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라며 “새누리당이 할 일은 못하고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다는 것은 국회를 망치게 하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만일 거부권 행사를 한다면 단순히 이 건만이 아니라 더 많은 대통령 임명직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확대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헌재, 성매매특별법 6대 3으로 합헌 결정… “자발적 성매매도 처벌 필요”

    헌재, 성매매특별법 6대 3으로 합헌 결정… “자발적 성매매도 처벌 필요”

    자발적으로 성을 판매한 사람도 처벌하도록 하는 성매매특별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1일 오후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1항에 제기된 위헌법률심판에서 재판관 6대 3으로 합헌 결정을 냈다. 이 조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해 성을 사고 판 사람을 모두 처벌하도록 했다. 헌재는 “성매매를 처벌함으로써 건전한 성풍속 및 성도덕을 확립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은 정당하다”면서 “성매매 집결지를 중심으로 한 성매매 업소와 성 판매 여성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는 점을 보면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성 판매자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성매매 공급이 더욱 확대될 수 있고 성 판매자가 성 구매자의 적발과 단속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을 보장하는 등의 불법적 조건으로 성매매를 유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또 “건전한 성풍속과 성도덕이라는 공익적 가치는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등과 같은 기본권 제한의 정도에 비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면서 자발적 성매매에도 처벌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북부지법은 지난 2012년 12월 13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45·여)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성매매처벌법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쪽으로 변화된 가치관을 반영하지 못하고 성매매 관련 국제협약도 형사처벌과 행정적 규제를 반대하고 있다”며 위헌성을 지적했다. 생계형·자발적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게 위헌인지에 대한 판단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성매매처벌법은 강요나 인신매매로 인한 성매매의 경우 여성을 피해자로 보고 처벌하지 않는 대신 성매매를 시킨 사람과 구매한 사람을 처벌한다. 현재까지 성매매처벌법과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성매매특별법’에 성 구매 남성이나 알선·건물임대 업자 등으로부터 7차례 헌법소원이 제기됐지만 전부 각하 또는 합헌 결정이 나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발적 성매매 처벌 위헌 여부 오늘 판결

    헌법재판소가 올해로 시행 13년차를 맞는 ‘성매매특별법’에 대한 위헌 여부를 결정한다. 지금까지 성매매특별법은 합헌 등의 결정이 나왔지만 성매매 여성이 위헌을 주장한 것은 처음이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매매 여성이 처음으로 위헌성 주장 헌재는 31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1항의 위헌 여부에 대해 선고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조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해 성을 판 사람과 산 사람 모두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처벌법과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묶어 부르는 말이다. ●7차례 헌법소원 중 위헌 한 차례 서울북부지법은 13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여)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2012년 12월 이 조항의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법원은 “착취 등이 없는 성매매를 처벌하는 것은 성적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는 사회 가치관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 성구매 남성이나 업소 건물주 등이 낸 7건의 헌법소원에 대해 각하나 합헌 결정을 내렸다. 위헌 의견도 한 차례에 불과했다. ●“건전한 성풍속” vs “해결책 안 돼” 성매매특별법은 2004년 시행 직후부터 찬반 양론이 엇갈렸다. 찬성 측은 건전한 성풍속을 지키는 데 특별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오경식 강릉원주대 법학과 교수는 “성의 상품화가 건전한 성풍속과 거리가 있는 만큼 사회적 이익을 위해 형벌권이 동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성매매 처벌을 반대하는 측은 단순 성 판매자를 처벌하지 않는 세계적인 흐름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김강자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자발적인 성매매 여성에게 형벌을 가하는 건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뉴스 정리] 성매매특별법 합헌 결정…소수의견에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

    [뉴스 정리] 성매매특별법 합헌 결정…소수의견에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

    이번에도 합헌 결정이 나왔습니다. 헌법재판소가 31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1항에 제기된 위헌법률심판에서 재판관 6대 3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냈습니다. 지금까지 ‘성매매특별법’에 대해 7차례 헌법소원이 제기됐는데요. 모두 각하되거나 합헌으로 판단됐는데요. 이번에는 또 왜! 합헌 결정이 났는지 자세히 한 번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특히 오늘 헌재 결정에서는 3명의 재판관들의 의견을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중론입니다. 지난 2012년 비슷한 성매매 처벌 관련 법률에 대한 위헌심판에서는 ‘전원 일치’로 합헌이 나왔는데 4년 사이 ‘3명’이라는 숫자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최종 판단 결과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 3명의 재판관들의 의견에는 우리 사회의 가치 변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대목들이 나옵니다. 자, 그러면 헌재에서 결정을 낸 성매매특별법에 대한 재판관들의 의견을 자세히 정리해보겠습니다. (긴 글 주의!) 이번 결정이 특히 주목을 받았던 것은 과연 자발적으로 성(性)을 판매한 사람도 처벌하는 것이 맞느냐는 판단이 이뤄지기 때문이었습니다. 생계형이나 자발적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게 위헌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위헌심판 대상이 된 성매매처벌법 제21조 1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성을 사고 파는 사람들 모두 처벌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 조항을 두고 지난 2012년 12월 13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김모씨가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고, 서울북부지법이 이를 제청하면서 헌재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당시 법원이 위헌성을 지적한 근거는 이렇습니다. →“성매매처벌법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쪽으로 변화된 가치관을 반영하지 못하고 성매매 관련 국제협약도 형사처벌과 행정적 규제를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헌재는 “성매매를 처벌함으로써 건전한 성풍속 및 성도덕을 확립하고자 하는 입법 목적은 정당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성매매특별법의 실효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성매매 집결지를 중심으로 한 성매매 업소와 성 판매 여성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는 점을 보면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성 판매자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성매매 공급이 더욱 확대될 수 있고 성 판매자가 구매자의 적발과 단속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을 보장하는 등의 불법적 조건으로 성매매를 유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헌재는 건전한 성풍속과 성도덕이라는 공익적 가치가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등과 같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정도보다 더 크다는 점을 들어 자발적인 성매매도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합헌 의견을 낸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6명의 의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박한철 재판관 등 6명(합헌) -정당성: 건전한 성풍속 및 성도덕 확립에 필요 -실효성: 집결지를 중심으로 성매매 업소와 성판매 여성 감소 추세 -성매매의 본질: 경제적 대가를 매개로 약자인 성 판매자의 신체와 인격을 지배하며, 폭력·착취적 성격이어서 자유거래 행위가 아니다. -기타: 성매매는 타인의 성을 고귀하게 여기는 가치관을 허물어뜨리므로 국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 -결론: 합헌 이정미·안창호 재판관은 보충 의견도 덧붙였습니다. →“절제되지 않은 본능에 좌우돼 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훼손하는 욕망과 이를 추구하는 행위까지 행복추구권으로 보호되지 않는다. 성매매를 비(非)범죄화하면 성산업 팽창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다만 성판매자들의 보호 및 선도에 노력해야 하며, 입법목적과 부합하지 않는 단속이 있다면 지양돼야 할 것” ‘3명’의 의견은 어땠을까요. 이번 판단 역시 합헌으로 결론이 났지만 소수의견에 더욱 주목을 해야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소수의견에는 달라진 사회 가치관이 반영돼 있을 뿐더러 여전히 진행 중인 성매매 처벌 논쟁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이유에서입니다. 김이수·강일원 재판관은 ‘일부 위헌’ 의견을 냈습니다. “여성 성 판매자들이 성매매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절박한 생존 문제 때문이고 사회구조적인 것이어서 개인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겁니다. 두 재판관들은 “건전한 성풍속 내지 성도덕 확립이라는 ‘공익’은 추상적이고 막연한 반면 기본권 침해는 중대하고 절박하다”고 밝혔습니다. 두 재판관의 의견에서 유심히 봐야할 것은 자발적 성매매 여성도 사실상 피해자라는 점입니다. 이들은 “성매매는 가부장적 사회구조와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 빈곤 등이 결합된 복합적 문제”라면서 “성이 상품화된 사회경제적 구조의 문제가 성 판매자들을 성매매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성들이 성매매를 할 수밖에 없는 개인적 사정과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통틀어 피해자로서의 여성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성매매의 본질도 “남성의 성적 지배와 여성의 성적 종속을 정당화하는 수단이자 성 판매자의 인격과 존엄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봤습니다. 따라서 두 재판관은 성판매자에 대한 처벌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형사처벌을 하더라도 이들이 ‘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처벌이 아니라 경제적인 지원이나 보호, 선도 등 다른 방식으로 성매매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두 재판관은 성매매 여성의 기본권을 덜 제한하면서 성매매를 근절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성매매 장소나 지역 출입금지 ▲보호관찰 ▲사회봉사·수강명령 ▲성매매피해 상담 ▲전담의료기관 치료위탁 등의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김이수·강일원 재판관 (일부 위헌) -정당성: 건전한 성풍속 확립은 추상적이고 막연하지만 성판매자 기본권 침해는 중대하고 절박하다. -실효성: 성매매 시장을 ‘음성화’해 오히려 성매매 근절에 장애가 된다. -성매매의 본질: 가부장적 사회와 노동시장 구조, 빈곤 등이 결합된 사회경제 구조의 문제. 여성 억압과 성차별을 강화하고 자본에 의해 성 판매자 사물화·대상화 -기타: 성 판매자에 대해 형사처벌 대신 다른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보호해야 한다. -결론: 일부 위헌(성구매자만 처벌해야) 성매매 특별법이 위헌이라고 밝힌 1명의 재판관은 과연 어떤 의견에서였을까요. 조용호 재판관은 성구매자도 처벌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전부 위헌’ 의견을 냈습니다. 그는 성매매가 일종의 ‘자유 거래’이고 규제를 하는 것 자체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가가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하고 성적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고 강조합니다. 조 재판관은 “성매매는 어느 누구에게도 해악이 되지 않고 결혼이나 사랑을 전제로 하지 않는 성행위라고 해서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것도 아니다”라면서 “성매매 수요와 공급은 항상 있어왔고 그래서 성매매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건전한 성풍속, 성도덕이라는 관념이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며 이는 가치관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봤습니다. 성매매 처벌을 특정 도덕관의 강요로 판단하면서 “성매매 여성에 대한 낙인찍기라는 부정적 평가 및 여성의 정조라는 성차별적 사고에 기인한 것으로 남녀평등 사상에 기초한 헌법정신과도 합치되지 않는다”고도 말했습니다. 조 재판관의 의견을 조금 더 들어볼까요. →“내밀한 성생활의 영역에 국가가 개입해 형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특정한 도덕관을 확인하고 강제하는 것이다. 지체장애인, 홀로 된 노인, 독거남 등 성적 소외자는 심판대상 조항 때문에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성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조용호 재판관(위헌) -정당성: 성매매 처벌은 특정한 도덕관을 강제한다. -실효성: 풍선효과로 오히려 성매매 정보에 쉽게 노출되거나 접근할 기회가 많아진다. -성매매의 본질: 인간 본성에 따라 수요와 공급이 항상 존재한다. 오히려 아무런 대가가 결부되지 않은 성관계를 찾기 어렵다. -기타: 성매매 처벌 때문에 성적 소외자는 성욕을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결론: 전부 위헌(성구매자·판매자 모두 처벌하면 안 된다) 이날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 3명의 의견은 지난 2012년 12월 성매매 장소제공 처벌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하면서 내보인 견해와도 달라진 것입니다. 당시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을 내며 “외관상 강요된 것인지를 불문하고 성매매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한 적이 있습니다. 이날 위헌의견을 낸 재판관 3명 가운데 조용호 재판관을 제외한 2명은 그때도 심리에 참여했고요. 소수의견도 유심히 잘 살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1보] 헌재, “성매매특별법 제21조 1항은 합헌”

    [1보] 헌재, “성매매특별법 제21조 1항은 합헌”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여성을 처벌하도록 하는 성매매특별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1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1항에 대해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해 성을 사고 판 사람을 모두 처벌하도록 했다. 앞서 서울북부지법은 지난 2012년 12월 성매매를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던 김모 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성매매처벌법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쪽으로 변화된 가치관을 반영하지 못하고 성매매 관련 국제협약도 형사처벌과 행정적 규제를 반대하고 있다”며 위헌성을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헌재 심판대 오르는 ‘필요한 때 영장 없는 수사’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체포하거나 구속하는 과정에서 영장 없이 건물 등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 현행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성 여부를 따진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황한식)는 2013년 철도노동조합 파업 당시 지도부를 체포하려는 경찰을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로 기소된 김정훈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의 신청을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고 21일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6월 현행 형사소송법 제216조 1항이 수사기관의 권한을 지나치게 넓게 인정해 부당하다며 위헌 여부를 가려 달라고 신청했다. 형소법 216조 1항은 ‘검사나 경찰관이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경우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가옥이나 건조물 등에서의 피의자 수사나 압수, 수색, 검증 등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조항에서 영장주의의 예외로 언급된 ‘필요한 때’가 구체적이지 않고, 주거나 가옥 등에서의 ‘수색’이 아닌 보다 폭넓은 ‘수사’를 허용한 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법관이나 검사에 의한 최소한의 통제마저 벗어나 경찰의 판단만으로 (수색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2013년 12월 민주노총 사무실이 자리한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건물 현관에서 경찰관들에게 깨진 강화유리 조각 수십개를 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은 김 전 위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전 위원장에 대한 2심 선고는 헌재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보류된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국회선진화법 19대 임기 내 결론”

    “국회선진화법 19대 임기 내 결론”

    “김영란법은 9월 시행 전 심리 종료”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사회 갈등을 선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추상적 규범통제’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헌법 개정 사항이어서 향후 사회적 공론화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소장은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 사회의 소모적인 논쟁과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상적 규범통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추상적 규범통제는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지 않더라도 헌재가 해당 법률의 위헌성을 따질 수 있는 제도다. 박 소장은 “입법 전이나 입법 직후 헌재에서 법률을 심사하는 제도를 도입하면 갈등을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치·계층 갈등 해소와 사회 통합이 헌재의 새로운 시대적 소명”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2003년 12월 신행정수도법안이나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통과 전에 위헌성 심사를 받았다면 이후 발생한 심각한 사회 갈등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헌재는 설명했다. 실제로 이 두 안은 각각 헌재의 위헌 결정과 기각으로 폐기됐다. 박 소장은 법원 재판을 헌법소원심판 대상으로 삼는 이른바 ‘재판소원’ 도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권한쟁의심판이 제기된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국회의장이 19대 국회 임기 종료 전에 결론을 내 달라는 의견을 제시했고 빠른 시일 내에 마치겠다는 생각으로 심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분야인 언론과 사학(私學)을 규제 대상으로 삼은 것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을 받는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역시 “올 9월 시행 이전에 심리를 마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피고’ 된 19대 국회, 항변할 말 있나

    19대 국회의 선거구 획정 직무유기로 현행 국회의원 선거구가 모두 무효화된 지 오늘로 엿새째다. 20대 총선이 채 100일도 안 남았지만 선거구 공백 사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계획도 여야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선거구획정위원회의 비협조로 난관에 봉착해 있다. ‘지역구 253석+투표연령 18세 하향+쟁점법안 처리’라는 기형적인 중재안을 놓고 여야가 의견을 좁히고 있는 것이 마지막 남은 실낱같은 희망이다. 일선 정치 현장에서는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전대미문의 ‘깜깜이 총선’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선거구 획정 지연의 최대 피해자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정치 신인들이다. 선거구 공백에도 불구하고 기존 지역구 의원들은 법정 시한인 13일까지 인쇄물과 모바일 형태의 의정보고서를 배포하고 설명회도 열 수 있지만 예비 후보자들은 선거구 가구수의 10% 이내에서 허용됐던 홍보물 발송조차 전면 금지됐다.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해도 현역 의원을 이길까 말까 한데 손발까지 묶였으니 정치 신인들의 속이 새까맣게 타 들어갈 것은 불문가지다. 결국 기회의 균등이라는 자유민주적 가치와 기본권을 침해당한 정치 신인들이 소송의 칼을 빼들기 시작했다. 분구가 예상되는 부산 중·동구, 인천 연수구, 경기 남양주을 예비 후보자 3명이 그제 서울행정법원에 19대 국회를 피고로 하는 부작위(법률적 의무 미이행) 위법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 종로구 출마를 준비하는 한 예비 후보자는 선거구 공백 사태로 인한 기본권 침해와 현역 의원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공직선거법의 위헌성을 묻는 헌법소원을 낼 계획이라고 한다. 부산 지역에서는 현역 의원의 의정보고서 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됐다. 총선 후 낙선한 정치 신인들이 줄지어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니 엄청난 혼란이 벌써 걱정된다. 법률적 의무를 다하지 못해 피고로 전락한 19대 국회의 무능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헌법재판소가 선거구간 인구 편차 3대1이 위헌이라며 인구 편차를 2대1로 조정해야 한다고 결정한 것은 재작년 10월이다. 그동안 국회는 도대체 무엇을 했단 말인가. 여야는 정쟁으로 날을 지새우며 선거구 획정을 차일피일 미루더니 결국 선거구 공백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초래했다. 역대 최악의 비효율 국회라는 오명에 이어 구제불능의 초헌법적 국회라는 낙인까지 자초한 셈이다. 선거구 획정 지연으로 피고가 된 19대 국회, 항변할 말이라도 있는가.
  • 헌재 ‘모범 국선대리인’ 3명 표창

    헌재 ‘모범 국선대리인’ 3명 표창

    헌법재판소는 22일 올해의 ‘모범 국선대리인’으로 송재호(왼쪽·41·사법연수원 35기), 곽태철(가운데·60·13기), 구은미(오른쪽·38·36기) 변호사를 선정했다. 송 변호사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낸 헌법소원 심판을 대리해 올 6월 변호사시험 성적 공개를 금지한 변호사시험법 조항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이끌어 냈다. 곽 변호사는 기소유예 처분 취소 사건 등에서 기본권 침해와 위헌성을 타당성 있게 제시한 것 등을 높이 평가받았다. 구 변호사는 사회보호법 폐지 전 확정된 보호감호 처분 관련 권리 구제를 위해 적극 노력한 점을 인정받았다. 이들은 23일 헌법재판소장 표창을 받는다.
  • ‘서울시 청년수당’ 놓고 국무회의 설전

    ‘서울시 청년수당’ 놓고 국무회의 설전

    1일 국무회의에서 청년활동지원비(청년수당)를 놓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격한 설전을 벌였다. 정부는 이날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지자체가 사회보장기본법상의 사회보장제도를 신설, 변경할 때 정부와 협의·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지방교부세를 감액하도록 한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무회의에 배석자 자격으로 참석한 박 시장은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위헌성이 있다. 지방의 독창적인 사업을 가로막는 족쇄”라며 “교부금을 수단으로 해서 사회보장제도를 통제하고 지방자치의 본질을 침해하는, 헌법에 위배되는 시행령”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지자체의 과한 복지 사업은 범죄로 규정될 수도 있으나 처벌 조항이 없어 지방교부세로 컨트롤하기로 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박 시장은 “과한 말씀”이라며 “정책의 차이를 범죄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친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도 “여러 차례 언론에 나왔지만 서울시가 추진하는 청년 정책은 고용부가 추진하는 취업성공패키지와 중복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청년활동지원사업과 패키지 사업은 다르다”며 “성격과 정책 방향이 모두 다르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박 시장을 비판하면서 설전은 5분여 동안 계속됐다. 결국 국무회의를 주재한 황 총리가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고 하면서 논쟁은 일단락됐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학생 종교자유·교육받을 권리 대책 이후 종립학교 종교교육의 자유 누릴 수 있어”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학생 종교자유·교육받을 권리 대책 이후 종립학교 종교교육의 자유 누릴 수 있어”

    우리나라는 중·고등학교 평준화정책에 따라 공립학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립학교에도 학생이 추첨을 통해서 강제로 배정된다. 사립학교는 국공립학교와 달리 사인(私人)이 자신의 의사와 재산으로 독자적인 교육 목적을 구현하기 위해 설립한 학교다. 학생과 학부모는 자유롭게 사립학교를 선택할 권리를 가지며, 사립학교 역시 독자적으로 학생을 선발할 권리를 갖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평준화정책에 따른 학생강제배정은 두 권리를 모두 제한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학생을 학교군별로 추첨에 의해 배정하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조항이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2005헌마514). 더 심각한 문제는 종교단체가 설립한 사립학교, 즉 ‘종립학교’에 배정된 학생이 종교교육을 거부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08다38288)은 종교교육 거부 등을 이유로 종립학교에서 징계퇴학을 당했던 학생이 민사상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헌법 제20조가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에는 적극적인 신앙의 자유뿐만 아니라 소극적인 신앙고백의 자유와 종교행위의 자유도 포함된다. 종교의 자유는 선교의 자유와 종교교육의 자유도 보장한다. 대법원 판결은 사립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할 자유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임을 인정하면서, 종립학교에서 종교교육을 할 자유가 종교의 자유뿐만 아니라 사학의 자유라는 관점에서도 일반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따라서 종립학교의 종교교육의 자유와 학생의 종교교육 거부의 자유가 서로 충돌하는 이른바 ‘기본권 충돌’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대부분의 교육선진국에서 사립학교 재학관계는 주로 계약에 관한 법리로 규율된다. 입학계약을 통해 자발적인 학교선택과 교육과정에 대한 동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학생이 강제로 배정되므로 이런 법리가 적용될 수 없다. 대법원은 “사립학교가 공교육체계에 편입됐고 평준화정책이 실시됐다고 하더라도 종립학교는 여전히 종교교육을 할 자유를 가진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기본권 충돌’은 기본권이 공권력 주체가 아닌 사인에 대해서도 효력이 있다는 이른바 ‘기본권의 제3자적 효력’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한다. 그러나 사법(私法)영역에는 원칙적으로 기본권이 적용되거나 서로 충돌하지 않으며, 국가기관인 법원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어떻게 실현하느냐가 문제 될 뿐이라고 본다. 설령 기본권이 제3자적 효력을 가진다는 논리를 취하더라도 그것은 사인 간에 직접 적용되지 않으며, 어디까지나 법원의 재판을 통해 간접적으로 적용된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은 “기본권규정은 사법상의 일반원칙을 규정한 민법 제2조 등의 내용을 형성하고 그 해석기준이 돼 간접적으로 사법관계에 효력을 미치게 된다”고 판시해 이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대법원은 “종교교육의 자유와 종교교육 거부의 자유 사이에서 위계질서를 논하기는 어려우며 이익형량만으로 우선하는 기본권을 정할 수 없다”고 판시해 기본권의 위계질서론이나 이익형량론을 배척했다. 결국 두 기본권 모두 기능과 효력을 나타낼 수 있도록 하는 조화로운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는 의미다.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종립학교는 원칙적으로 학생의 종교의 자유, 교육을 받을 권리를 고려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속에서 종교교육의 자유를 누린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손해배상의 성립 요건인 위법성을 판단하는 기준에 관해서는 ▲종교교육의 구체적인 내용과 정도 ▲종교교육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학생들에게 종교교육에 관하여 사전에 충분한 설명을 하고 동의를 구하였는지 여부 ▲학생들이 불이익이 있을 것을 염려하지 않고 대체과목을 선택하거나 참여를 거부할 수 있었는지 여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법감정에 비춰 볼 때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한 종교교육이라고 보이는 경우에는 위법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의견은 “종교교육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했음에도 학생에게 전학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보완책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일방적으로 종교교육을 강제한 것임이 인정되어야 불법행위가 성립한다”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종립학교의 종교교육이 자신의 기본권을 행사한 것이라는 점, 종교교육 제한 문제가 근본적으로 사립학교에 학생선발권을 보장하지 않는 국가교육정책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반대의견이 더 설득력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견해다. 종립학교 측에 과실이 있는지 여부와 관련해 다수 의견은 “강제 배정으로 입학한 학생들 모두가 피고와 동일한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은 경험칙상 분명하다”며 “종교교육을 실시할 경우 그로 인해 인격적 법익을 침해받는 학생이 있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견가능하고, 그 침해는 회피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반대의견은 “강제배정제도가 실시됨을 계기로 종립학교가 종전부터 행해져 오던 종교교육에 관해 법적으로 허용되는 것과 그러지 않은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종전처럼 종교교육을 해왔다 해도 학교 측에 과실이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다수의견은 국가권력에 대한 방어기제로서 위헌성을 심사하는 경우와 민사상 손해배상 인정의 근거로서 기본권 침해를 인정하는 기준 사이에 일정한 간격이 존재할 가능성은 따로 고려하지 않았다. ▲서울대 법학박사 ▲헌법재판소 헌법연구위원 ▲국회 입법지원위원 ▲안전행정부(현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시험 정책자문위원 ▲미디어 공공성과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 대표 ▲한국공법학회 부회장 ▲한국헌법학회 부회장 ▲한국헌법학회장
  • “국사 교과서 다양화 바람직” 헌재, 23년前 국정화 부정적

    “국사 교과서 다양화 바람직” 헌재, 23년前 국정화 부정적

    정부와 새누리당이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서 ‘위헌’ 소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이미 23년 전 ‘국정교과서 최소화’와 ‘국사 교과서 다양화’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최근 법학자들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가 ‘헌법에 어긋난다’며 반대 성명을 낸 데는 이런 배경도 작용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1992년 11월 중학교 국어 교사가 국어 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본안 판단과 별개로 “국사 교과서는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쟁점은 당시 교육법과 대통령령에서 중학교 국어 교과서를 교육부가 저작, 발행, 공급하도록 한 조항이 헌법에서 보장한 교육의 중립성과 자주성을 침해하느냐 여부였다. 헌재는 당시 본안인 국어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재판관 8대1(반대)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그러면서도 헌재는 국정화의 범위와 ‘국사’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헌재는 “국정교과서 제도는 학생들의 사고력을 획일화, 정형화하기 쉽고 다양한 사고방식 개발을 억제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국사 과목을 대표 사례로 들며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헌재는 “국사의 경우 어떤 학설이 옳다고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은 헌재의 국어 교과서 국정화 합헌 판결에 주목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고 있다. 반면 국정화 반대 성명을 낸 법학·역사학자 등은 23년 전 헌법재판관들이 국사 교과서에 대해 내놓은 의견을 주목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헌재에서 위헌성을 다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보장된다’는 헌법 제31조 4항을 근거로 들고 있다. 법학교수와 연구자 107명은 이에 따라 지난달 21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제에 반대하는 법학연구자 선언’을 발표했다. 반대 성명은 전국 대학으로 번진 상태다. 법원에서는 역사 교과서 수정을 둘러싼 재판이 진행됐거나 진행되고 있지만 이는 역사적 사실 판단이 아닌 교육부의 수정 명령 권한에 대한 판단에 가깝다. 현재 2013년 교육부가 지학사 등 고교 국사 교과서 6종에 대해 내린 수정 명령 사건에 대한 불복 재판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1, 2심에서 집필진이 패소한 이번 재판의 발단은 ‘친일·독재 미화’ 등 우편향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의 고교 역사 교과서였다. 국사편찬위원회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인 2013년 8월 교학사를 포함한 8종 교과서에 대해 검정 합격을 통보했지만 교학사 교과서는 ‘위안부가 강제성 없이 일본군을 따라나섰다’는 식의 역사 왜곡과 통계 오류가 무더기로 지적됐고 일선 학교의 외면을 받았다. 이에 교육부는 8종 교과서 모두 검토해 7종 교과서에 수정 명령을 내렸지만 교학사를 제외한 6종 교과서 집필진이 반발하며 소송이 시작됐다. ‘단순 오류는 고쳐야 하지만 교육부가 서술 순서나 표현을 문제 삼는 건 월권’이라는 것이다. 앞서 2008년에는 당시 교육과학기술부가 금성출판사 국사 교과서에 대해 ‘좌편향’이라며 수정 명령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명령이 적법 절차를 따르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박문각 남부고시학원과 함께하는 실전강좌] 헌법

    [박문각 남부고시학원과 함께하는 실전강좌] 헌법

    서울신문은 많은 수험생들이 응시하는 7급 공무원 시험에 대비해 헌법·경제학원론에 대한 실전강좌를 마련했다. 박문각 남부고시학원 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과목별 주요 문제와 해설을 싣는다. (문제)우리 헌법의 위헌정당해산제도와 관련해 옳지 않은 것은? ①대통령이 직무상 해외 순방 중인 경우에는 국무총리가 그 직무를 대행할 수 있으므로,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위헌정당해산심판 청구서 제출안이 의결됐다고 하여 그 의결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②특정 정당에 대해 위헌정당해산심판이 청구된 경우, 당해 정당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정당의 목적과 활동은 위헌정당해산심판의 당사자가 된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과의 관련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 판단의 자료로 삼을 수 있으나, 전신이 되는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 자체가 위헌정당해산심판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③특정 정당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한다는 숨은 목적을 가지고 내란을 논의하는 회합을 개최하는 등 활동을 한 것은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고, 이러한 정당의 실질적 해악을 끼치는 구체적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정당해산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④국회의원의 국민대표성은 정당 기속성에 우선하므로, 헌법재판소의 해산결정으로 해산되는 정당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이 위헌정당해산제도의 본질로부터 인정되는 기본적 효력이라 할 수 없다. (해설)①, ②, ③은 헌재 2014. 12. 19. 2013헌다1에 따른 설명. ④해산 정당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은 위헌정당해산 제도의 본질로부터 인정되는 기본적 효력이다(헌재 2014. 12. 19. 2013헌다1) (정답)④ (문제)긴급조치와 관련한 헌법재판소의 입장과 다른 것은? ①유신헌법에 근거한 긴급조치는 국회의 입법권 행사라는 실질을 전혀 갖지 못한 것으로서, 헌법재판소의 위헌 심판대상이 되는 ‘법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긴급조치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사권은 최종적으로 대법원에 속한다. ②헌법재판소가 행하는 구체적 규범통제의 심사기준은 원칙적으로 헌법재판을 할 당시에 규범적 효력을 가지는 현행 헌법이다. ③정부에 대한 비판 일체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이를 처벌하는 긴급조치 제1호, 제2호는 대한민국 헌법의 근본원리인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부합하지 아니하므로 기본권 제한에 있어서 준수해야 할 목적의 정당성과 방법의 적절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④‘북한의 남침 가능성의 증대’라는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상황인식만으로는 긴급조치를 발령할 만한 국가적 위기상황이 존재한다고 보기 부족하다. (해설)①대법원의 입장. ②, ③, ④는 2013.3.21. 2010헌바132 등에 명시된 입장이다. (정답)① (문제)간통죄 등에 관한 우리 헌법재판소의 태도에 부합하는 것은? ①2015년 2월에 간통죄에 대한 판결이 있기 전까지 모두 네 차례의 합헌판결이 있었으며, 이 네 차례의 판결은 모두 헌법재판소의 법정의견인 합헌의견이 재판관 다수의 의견이었다. ②배우자가 있는 자가 타인과 성관계를 갖는 것을 일률적으로 형사처벌하는 간통죄는 헌법에 위반된다. ③형법에 규정된 간통죄가 위헌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를 어떻게 개선할 지는 국회에 맡기는 것이 타당한 바, 헌법재판소는 간통죄에 관하여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④간통죄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는 점에서는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해설)①마지막 합헌결정은 위헌·헌법불합치 의견이 5인이었으나, 위헌 결정에 필요한 6인의 정족수에 미치지 못했다. ③2015. 2. 26. 2009헌바17 등의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위헌의 주문을 냈다. ④2인의 재판관은 사생활의 침해에 대해 직접 언급을 하지 않고 있고, 합헌의견을 낸 2인의 재판관은 간통죄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결론을 내고 있다. (정답)② 조기현 박문각 남부고시학원 강사
  • 변협 ‘성공보수 무효’ 헌법소원 청구…“대법원 판결 헌법 위반”

    변협 ‘성공보수 무효’ 헌법소원 청구…“대법원 판결 헌법 위반”

    ‘변헙 성공보수 무효 헌법소원’ 변헙이 ‘성공보수 무효’ 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다. 대한변협은 27일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한 헌법재판소법 68조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이날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변협은 성명서에서 “모든 성공보수 약정을 획일적으로 무효로 선언한 이번 대법원 판결은 계약 체결의 자유 및 평등권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런 위헌적 판결을 바로잡는 방법은 헌재가 심판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헌성이 있는 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헌재가 위헌 법률은 통제하면서 법률 아래에 있는 위헌적인 판결은 통제할 수 없는 불합리한 결과가 된다”고 강조했다. 현행 헌법재판소법은 헌법소원을 청구할 대상을 규정하며 ‘법원의 재판을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변협은 이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받아내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대한변협은 또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을 전부 무효로 할 경우 착수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어 판결을 선고받은 후 성공보수를 지급할 수밖에 없는 국민은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성공보수 약정은 돈 없는 서민을 위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아베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日 시위대의 분노

    아베 신조 내각이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16일 집단자위권 인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안보 법안을 중의원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한 이후 일본 열도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35%로 급락하면서 2012년 12월 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처음으로 30%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론도 51%에 이른다. 안보법안 강행 처리에 항의하는 일부 시위대는 “아베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양상이다.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는 집단자위권은 일본이 직접 공격받았을 때뿐만 아니라 일본의 동맹국이나 주변국이 공격받았을 때 이를 일본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본 국민들은 집단자위권이 인정되게 되면 기존의 전쟁 포기 조항은 사문화되고 새로 신설된 모호한 기준에 따라 일본이 자칫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안보 법안의 중의원 강행 처리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 헌법 9조가 명백히 교전권을 금지하고 있고 다수의 헌법 학자들이 집단자위권 인정 조항의 위헌성을 지적하고 있지만 아베 정권은 ‘헌법 해석 변경’이라는 꼼수로 집단자위권 법안을 밀어붙여 왔다. 지난해 7월 1일 아베 총리는 임시 각의를 열어 집단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헌법 해석을 변경한 것이다. 그럼에도 아베 정권은 오는 9월 말까지 참의원에서 안보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최근 다카무라 마사히코 자민당 부총재는 “지지율을 희생해서라도 국민의 평화와 안전을 보호하겠다”며 억지를 쓰고 있다. 아베 정권이 주권자인 국민들의 뜻마저 왜곡하면서까지 안보 법안 통과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아베 정부의 안보법안 강행 처리는 자국민은 물론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반대와 상관없이 군사 대국화의 길을 가겠다는 국제적 도발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우리는 일본의 우익 정권이 집단적 자위권을 앞세워 유사시 북한 사태를 빌미로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개연성에 주목해 왔다. 일본의 군국주의를 미화해 온 근저에 동북아 맹주를 꿈꾸는 야심이 숨어 있음을 우려해 왔다. 이런 의도가 착착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일본의 한반도 군사적 개입 의도를 원천적으로 막아 내면서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할 대책 마련에 외교라인이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 국회선진화법 개정 힘 받나… 새누리, 의원 152명 찬성 확보

    새누리당이 17일 헌법재판소에 국회선진화법의 위헌성 여부에 대한 조속한 심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당 소속 의원 160명 가운데 152명(95%)이 서명함에 따라 선진화법 개정 찬성론자 수는 재적의원(298명)의 과반을 달성했다. 새누리당의 단독 개정 움직임에도 동력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 법률지원단장인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 청구 안건을 최우선 안건으로 상정해 달라”며 헌법재판소에 탄원서를 냈다. 김 의원은 “국정의 발목을 잡은 선진화법이라는 나쁜 유산을 청산하지 않고서는 국회의 정상화와 국가적 위기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며 조속한 심리를 촉구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성 판단과 투트랙으로 선진화법 개정 움직임도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13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선진화법을 여야 합의로 개정해 의회민주주의를 정상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당·청 회동에서도 선진화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탄원서 서명을 통해 선진화법 개정 찬성론이 사실상 당론 수준에 도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점도 선진화법 개정에 힘을 더하고 있다. 개정을 위한 강력한 명분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서명하지 않은 의원 8명 가운데 5명은 해외 일정과 구속 수감 등 개인 사정으로 서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내 선진화법 개정 반대론자가 ‘입법의 주역’인 황우여 사회부총리와 김세연·황영철 의원 등 3명에 불과하다는 게 드러난 것이다. 선진화법 개정안도 일반 법률안이기 때문에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하지만 최대 난관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운영위원회를 통과하는 일이다. 여야 간사가 합의하면 다수결로 가결되지만, 미합의 시에는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을 위한 재적의원 5분의3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김현웅 법무장관 청문회 소신·역량 검증

    김현웅 법무장관 청문회 소신·역량 검증

    여야는 7일 김현웅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혹 제기보다 장관으로서 갖춰야 할 소신과 역량을 검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놓고는 초점을 달리하며 맞붙었다. 야당은 검찰의 ‘편파 수사’를 지적하며 김 후보자에게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고, 여당 의원들은 오히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를 ‘공소권(公訴權) 없음’ 처분한 것을 문제 삼았다. ●野 “노건평씨 공소시효 남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지적에 대해 황교안 국무총리는 의심은 가지만 처벌은 못한다고 답했다”면서 “그러나 성 전 의원의 친필 메모, 음성녹음 파일만큼 확실한 증거가 어디 있느냐”고 성토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서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별도의 ‘성완종 특검법’을 도입하자는 야당 주장에 대해 “국회에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국회에 공을 넘겼다. 반면 새누리당은 노건평씨를 거론하며 맞불을 놨다. 김진태 의원은 “검찰이 노건평씨에 대해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결정을 내리는 바람에 야당으로부터 망신 주기 하냐는 얘기를 듣는다”며 “(경남기업 임원인 김모씨가) 처음 (돈을) 지급한 이후에도 잔금이 또 지급됐다.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노씨가 2007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특별사면 청탁을 들어준 대가로 5억여원을 받은 혐의는 있지만 공소시효(7년)가 이미 지나버려 처벌할 수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수사 결과에 대해) 다르게 볼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답했다. ●金 “국회법 개정안 위헌성은 있어” 김 후보자는 지난 6일 재의결이 무산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이번 개정안은 어느 정도 위헌성이 있다고 본다”며 “입법권은 입법부에, 행정입법은 행정부에, 행정입법에 대한 사법적 통제는 사법부에 둔다는 헌법이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치권 현안에서 비켜난 다양한 이슈를 거론하기도 했다.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은 “동성결혼을 반대하냐”고 김 후보자의 의견을 물었고, “지금 법제에서는 허용하지 않는다.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답을 이끌어냈다. 같은 당 김재경 의원은 병역 기피 논란으로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의 출입국 문제를 언급했다. 한편 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박병종 고흥군수가 기소된 후 그와 술자리를 겸한 식사 자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허위 제보임을 확신한다”고 반박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거부권 정국 장기화, 국민에 대한 도리 아니다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되돌아온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이 무산됐다. 과반 의석을 점하는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표결에 불참함으로써 개정안은 자동폐기 수순을 밟게 되면서 ‘거부권 정국’이 변곡점을 맞았다. 그러나 당·청 갈등의 뇌관이었던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는 정리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내연해 온 친박과 비박 간 분란이 다시 표면화할 참이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볼썽사나운 여권 내 내홍이 국민의 수인(受忍) 한도를 넘어서고 있음을 당·정·청(靑)의 핵심 당사자들은 뼈저리게 인식하기 바란다. 거부권 정국의 불씨가 된 국회법 개정안이 사실상 무효화된 것은 사필귀정이라고 본다. 정부의 행정입법권이나 시행령 등 행정입법의 모법(母法) 위반 여부에 대한 사법부의 심사권을 침해해 삼권분립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입법부에 행정입법 수정 요구권을 부여한 법리의 위헌성 이상으로 국회법 개정의 불순한 동기가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라는 국민의 여망은 따르지 않고 정략적으로 국회법 개정안을 끼워 넣은 새정치민주연합이나 여기에 장단을 맞춘 새누리당 원내 사령탑이 거부권 정국의 1차 원인 제공자란 뜻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국 정상화의 궁극적 책임은 여권에 있음은 불문가지다. 그렇다면 유 원내대표도 정치적 이해를 떠나 대국을 봐야 한다. 개인적인 잘잘못을 떠나 그는 현재 여권 내에서 매우 옹색한 처지다. 사실관계를 속단할 순 없지만 그가 국정에 비협조적 자세를 보였다고 여긴 박 대통령으로부터 공개 질타를 받은 데다 위헌 소지가 있는 국회법 개정안을 야당에 합의해 준 전비(前非) 탓이다. 이제 위헌 논란은 일단락된 만큼 더이상의 국정 표류를 막기 위해 명예로운 퇴진 시점을 고민할 때다. 친박 좌장 격인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어제 “국회법이 정리된 뒤에는 우리 당도 정상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의 말마따나 정치권이나 우리 사회가 근 한 달 이상 국회법 때문에 혼돈에 빠져 있는 상황은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까닭에 공무원연금법 개혁과 아무 관계 없는 국회법 개정안으로 위헌 시비를 부른 여야의 원죄가 가볍지 않다. 그러나 여당 원내 사령탑의 이런 실책을 두고 “배신의 정치”라는 등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 여권 내 소용돌이를 몰고 온 박 대통령에게도 정국 수습의 큰 책임이 있다고 본다. 국리민복이 정치의 본령이어야 함은 진부할지 모르나 당연한 얘기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서민 경제를 살리는 일은 발등의 불이고,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이른바 4대 구조개혁을 마무리해 미래에도 대비해야 한다. 공공부문 개혁의 첫 단추인 공무원연금 협상 과정에서 이미 겪었듯이 하나같이 당·정·청이 엇박자를 내면 이루기 힘든 과제들이다. 더욱이 메르스 사태와 가뭄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 22조원대의 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하는 중차대한 시기가 아닌가. 야권의 국정 발목 잡기가 아니라 여권 내 분란으로 국정 엔진을 꺼뜨린다면 그야말로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청와대도 이제 포용의 정치를 펴야 할 이유다.
  • 국회법 개정안, 대통령 거부권 행사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

    국회법 개정안, 대통령 거부권 행사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

    국회법 개정안, 대통령 거부권 국회법 개정안, 대통령 거부권 행사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위헌논란이 제기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 시행령 등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통제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이 정부의 행정입법권과 사법부의 명령·규칙 심사권을 침해하는 등 위헌요소가 있어 거부권을 행사키로 하고 국무회의에서 법안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박 대통령이 임기 중 국회에서 통과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면서 “박 대통령은 이를 재가해 국회법을 재의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헌법 수호의무를 지닌 대통령 입장에서는 위헌성이 있는 법안을 받을 수 없다”면서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을 국회로 다시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회법은 지난달 29일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 211명의 찬성으로 통과돼 이달 15일 정부로 넘어왔으며, 법적 처리시한은 30일까지였으나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키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금명간 국회에 재의요구안을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행정·입법부의 정면충돌과 야당의 반발 등으로 정국이 급속하게 경색국면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여야가 합의처리한 뒤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를 거쳐 정부로 이송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박 대통령이 위헌성이 있다며 국회로 되돌려보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국회 관계 경색에 따른 주요 국정과제 법안 처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은 향후 국정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헌법(제53조)에 따르면 ‘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때 대통령은 이의서를 붙여 국회로 환부하고, 국회는 재의에 붙이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이상 찬성으로 의결하면 법률안은 법률로 확정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160석으로 원내 과반을 점한 새누리당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의결정족수를 갖추지 못해 법안 상정권한을 가진 정의화 국회의장이 상정해도 본회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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