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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질 국민소득, 5년만에 GDP성장률 추월

    실질 국민소득, 5년만에 GDP성장률 추월

    실질 국민총소득(GNI) 성장률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5년 만에 뛰어넘었다. 외형적 성장에 비해 호주머니 사정이 더 좋아졌다는 뜻이다. 그러나 ‘해외펀드 열풍’이라는 일시적 효과로 서민의 체감경기가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엇박자를 보이는 ‘불균형한 성장’ 구조에 고유가에 따른 소비위축 우려도 제기되는 등 전체 성장기조에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07년 3·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물가 등을 감안한 국민경제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3분기 실질 GNI는 전기보다 1.7%, 작년 동기보다 5.4% 성장했다. 반면 실질 GDP 성장률은 전기에 비해 1.3%,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성장했다. 소득증가율이 경제성장률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전년 동기 대비로 실질 GNI 성장률이 GDP 성장률을 앞선 것은 2002년 3분기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해외이자, 배당손익 등 국외순수취 요소소득은 전분기 4390억원에서 9390억원으로 두배 이상 불었지만 실질무역손실 규모는 19조 3790억원에서 19조 4350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한은 안길효 국민소득팀장은 “해외펀드 투자가 늘면서 해외에서 들어오는 이자와 배당금 소득이 증가,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도 늘어났다.”면서 “하지만 최근 유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4분기에는 유가상승에 따른 실질무역손실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실질 GNI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올해 들어 거시 경제의 성과가 ‘윗목’으로 잘 퍼지지 않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전기 대비 GDP 성장률은 1분기 0.15%,2분기 0.94%,3분기 1.21%이지만 GNI는 같은 기간 각각 0.30%,0.79%,0.61%로 GDP 성장률보다 낮다.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여파로 서민 경제가 타격을 입은 탓이다. 일본도 3분기 GDP 성장률은 0.63%를 기록했지만 GNI는 0.15%에 그쳤다. 한편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을 경제활동 별로 보면 제조업은 반도체, 컴퓨터 기기 등 전기전자 기기를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2.7% 성장했으며 건설업은 도로·항만 등 토목건설 감소의 영향으로 0.2% 감소했다. 지출 측면에서는 민간소비는 서비스 지출이 늘면서 전분기 0.8%보다 확대된 1.2%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 장비, 광학기기 등 기계류 투자가 크게 줄면서 전기대비 6.3% 감소했다.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수출 여력이 서서히 빠지고, 실질금리 상승과 유가 급등에 따라 가계의 구매력과 소비지출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설비투자의 극심한 부진 역시 불안감을 더해 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국민총소득(GNI:gross national income)국민이 일정 기간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벌어들인 소득의 합계로, 실질적인 국민소득을 측정하기 위해 교역조건의 변화를 반영한 소득지표. 국내총생산(GDP)에 교역조건의 변화에 따른 무역손실과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더해 산출한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한 나라의 국민이 국외에서 벌어들인 국외수취요소소득에서 국내의 외국인이 생산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발생한 국외지급요소소득을 뺀 것을 말한다.
  • ‘핫 이슈 인물 모시기’ 전쟁…섭외에 살고 섭외에 죽는다

    ‘핫 이슈 인물 모시기’ 전쟁…섭외에 살고 섭외에 죽는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후보 못지않게 숨가쁜 나날들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라디오 생방송 시사프로그램 제작진이다. 이들은 무엇보다 논쟁의 핵심이 될만한 인물들을 섭외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손석희의 시선집중 눈길… 에리카 김 인터뷰 등 내보내 현재 각 방송사별로 진행 중인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은 열 손가락으로 꼽기도 힘들 만큼 몇 년 새 크게 늘어났다.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출근시간대(오전 6∼9시)에 방송되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KBS 1R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SBS 러브FM ‘백지연의 SBS전망대’ 등을 꼽을 수 있다. 그 이외 시간대에도 KBS 1R ‘정관용의 열린 토론’,SBS 러브FM ‘김어준의 뉴스엔조이’ 등이 백가쟁명을 방불케 할 만큼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이하 시선집중)이다.‘시선집중’은 최근 한 달간만 돌아봐도 BBK의혹, 삼성비자금 문제, 중간광고 도입과 관련해 에리카 김씨, 김용철 변호사, 최민희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등의 인터뷰를 내보내는 등 첨예한 사안들을 ‘여과없이´ 다뤘다. 이처럼 ‘시선집중’이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한국언론재단이 펴내는 월간 ‘신문과 방송’의 강혜주 기자는 “진행자 개인의 인기와 MBC라는 채널 파워가 시너지 효과를 나타낸 결과” 라고 분석했다.(‘신문과 방송’ 2006년 9월호 참조) ●속보성·시의성 무기로 의제증폭 기능 적극적 구사 ‘시선집중’이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데는 물론 손석희라는 진행자 개인의 브랜드 파워 덕이 크다. 그의 지명도와 대중적 인기가 프로그램을 화제의 중심으로 서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가장 오래된 정통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이라는 점 또한 플러스 요인이다.2000년 신설될 당시,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이라는 프로그램이 있긴 했지만, 속보성과 시의성을 무기로 ‘의제 증폭 기능’을 가장 적극적으로 구사해온 것은 바로 ‘시선집중’이다. 하지만 ‘시선집중´ 또한 ‘정파 저널리즘´으로부터 자유로울때 의미가 있음은 물론이다. 이같은 높은 비중과 강한 신뢰도는 프로그램의 생명이라고 할 섭외전쟁에서 고지를 선점하는 데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동시간대에 청취자들을 찾아가는 만큼 이슈의 초점이 되는 인물 섭외 여부가 프로그램의 성패를 가를 수밖에 없다.SBS 라디오국 김동운 부국장은 “핫이슈 인물을 섭외했느냐 못했느냐는 기자들에게 특종이냐 낙종이냐를 묻는 것과 같다.”면서 “섭외에 대한 제작진들의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저널리즘 발전 기여… 아이템·포맷 다양화 필요 이같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대거 등장과 각축은 한국 라디오 저널리즘의 발전에 적잖이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시선집중’ 유경민 PD는 “라디오는 화면 없이 말만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외모나 이미지에 대한 선입견 없이 참석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서 “말의 진실만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라디오를 정치 논쟁의 장으로 많이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신문 기사나 뉴스 보도에서처럼 기자에 의해 여과되거나 편집되는 과정 없이 당사자의 육성을 직접 들려주는 것이 강점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과제 또한 만만찮다고 입을 모은다. 과다 경쟁 속에 중복 인터뷰를 양산하고,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 일방적으로 나가 프로그램의 질이 저하되거나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등의 부작용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각 프로그램들이 지나치게 엇비슷한 것도 문제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포맷이 비슷하고 너무 정치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선발주자의 아류가 될 것이 아니라 각 방송사의 특성을 살려 포맷이나 아이템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라디오 저널리즘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이들 프로그램은 무엇보다 정치적인 이유 등 ‘외풍’으로부터 독립을 지켜가는 것이 과제다.‘의제 증폭´이라는 본연의 기능이 위축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대선 e토론을 許하라”

    “대선 e토론을 許하라”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에서 전쟁이 시작됐다. 선거법의 ‘칼날’을 휘두르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에 누리꾼과 인터넷매체들이 불복종운동으로 맞서는 양상이다.2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대통령선거와 관련, 선관위의 요구로 인터넷 상에서 삭제된 글이나 사용자제작콘텐츠(UCC)는 무려 6만 5108건에 이른다. 경찰청에 따르면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입건된 이른바 ‘사이버 사범’은 모두 1312명(1236건)이다. 지난달 27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누리꾼의 ‘선거운동성 댓글´과 패러디,UCC의 제작·배포를 막는 근거가 됐던 선거법 93조(사전선거운동 금지)의 재갈은 풀렸다. 하지만 선거법 250조(허위사실 공표)와 251조(후보자 비방)는 서슬 퍼렇게 누리꾼들을 감시하고 있다. 특히 허위사실 공표와 후보자 비방의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이 많다. 대선시민연대 안진걸 간사는 “가령 이명박 후보 본인도 인정한 ‘위장전입’을 말하더라도 후보자 비방죄가 적용된다.”면서 “경찰과 선관위가 이미 사이버공간을 살벌하게 만들어 놓아서 누리꾼의 심리가 위축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선거운동 돌입과 함께 기존의 35개에서 1450개 사이트로 확대 적용된 ‘인터넷실명제’도 ‘사이버 언로’를 차단하고 있다. 선거법 82조에 따라 선거운동 기간 중 모든 인터넷언론의 게시판은 실명으로 운영돼야 한다. 이에 대해 진보성향의 일부 인터넷매체들은 12월18일까지 사이트를 폐쇄하는 ‘사이트 파업’에 돌입했다. 누리꾼들도 불복종 운동에 가세했다. 블로거 ARMA(arma.tistory.com)와 이스트라(rens.tistory.com)가 만든 선거법 개정 촉구 블로그용 배너는 온라인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누리꾼들은 또한 오프라인 번개모임을 통해 경찰 또는 검찰조사 때 대응방법을 공유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93조(사전선거운동)에 의한 규제는 선관위가 볼 때도 지나치게 엄격한 측면이 있지만 국회에서 법개정을 안 해줘 도리가 없다.”면서 “일관성 있게 법을 집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임일영 김정은기자 argus@seoul.co.kr
  • 제조업 BSI 석달 연속 하락

    원유 등 원자재 가격 급등과 주요 수출시장의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 등 영향으로 제조업의 업황전망 지수가 석달 연속 하락했다.29일 한국은행이 전국 2407개 업체를 대상으로 이달 15∼22일 조사해 발표한 ‘11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12월 업황전망 실사지수(BSI)는 90으로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 업황전망 BSI는 9월 95에서 10월 94,11월 93,12월 90 등으로 석달째 하락하는 추세다.BSI가 100 미만이면 향후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더 많음을 뜻하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한은은 “원유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위협하는데다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의 긴축 가능성,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제조업체들이 향후 업황전망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12월 업황전망 BSI는 103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으며, 중소기업도 86에서 83으로 떨어졌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검찰 “특검이 할텐데…”

    검찰 “특검이 할텐데…”

    삼성 비자금 의혹사건에 고강도로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던 검찰의 분위기는 28일 급반전됐다. 삼성 비자금 특별수사·감찰본부는 28일 “필요한 수사만 하겠다.”며 갑자기 제한적인 수사로 방향을 틀었다. 특별본부의 김수남 차장검사가 밝힌 검찰의 수사 방향은 필요불가결한 수사, 긴급성이 인정되는 수사, 누가 와도 해야 하는 수사로 범위가 한정됐다. 검찰 수사는 이미 시작한 계좌추적과 일부 참고인 진술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차장검사는 “계좌추적 등은 마무리하고 넘겨야 하지 않겠나.”면서 “특검 활동 때까지 계좌추적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부로부터)특별히 지시받은 것은 없지만 (소환은) 김용철 변호사와 같은 핵심 관계자인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해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한 김 변호사에 대한 조사 정도만 계속할 것임을 내비쳤다. 홍라희 리움삼성미술관장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고가의 미술품 ‘행복한 눈물’ 등 고액 그림의 소재를 밝히기 위한 시도는 아예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별본부 관계자는 “참고인 진술을 들어본 뒤 천천히 하겠다.”고 말한다. 삼성 측이 의도적으로 이메일 등을 삭제하고 있다는 소식에도 “긴급성이 있는 경우에만 압수수색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철 “떡값 검사 명단 마지막에 제출” 노무현 대통령이 특검 수용입장을 발표하자 김수남 삼성 비자금 특별수사·감찰본부 차장검사는 “현실적으로 특검이 본격적으로 활동할 때까지 수사본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서 성실하게 수사 자료를 넘겨주겠다.”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이른바 ‘떡값 검사’ 파문에 쌓인 검찰로서는 수사를 해도 검찰 내부부터 철저하게 수사하는 것이 급선무지만 특검에서는 ‘삼성의 정·관계 로비를 무차별적으로 전방위 수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2중 3중의 수사가 되지 않게 해달라고 지시하면서 검찰의 수사는 특검을 위한 보완용 성격에서 제한적인 성격으로 급격히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이미 시작한 현 수사 상황을 유지하는 관리형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사기가 꺾이게 됐지만 떡값 검사 리스트라는 풀어야 할 자체 부담은 계속 안고 있다. 삼성 비자금 자료를 공개한 김용철 변호사는 이른바 ‘떡값 검사’ 명단을 언제 제출할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에 낼 것이다. 맨 마지막에 내겠다.”고 말했다. 검찰로서는 김 변호사로부터 떡값 검사 리스트를 받아 특검에 넘겨야 할 처지에 놓일 것 같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삼성비자금 특검] 檢, 한시 활동 ‘한계’

    삼성 비자금 의혹사건에 대한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의 수사가 고강도로 진행되고 있다. 전날 이건희 회장 등 삼성 임직원 7∼8명을 대상으로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데 이어 27일 은행 및 증권의 관련 계좌 4개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계좌추적에 나선 것이다.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삼성 비자금 특검법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검찰 수사가 위축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오히려 수사는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분위기다. 주중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될 것으로 예상됐던 김용철 변호사가 이날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이 숨가쁜 수사 진행 속도를 느끼게 한다.“특검 도입 때까지 필요한 수사는 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특별본부가 계좌추적을 벌이는 금융기관은 김용철 변호사가 자신의 명의로 차명계좌가 있다고 지목한 우리은행 삼성센터 지점, 굿모닝 신한증권 도곡동 지점이다. 수사 상황에 따라 삼성그룹 본사 및 계열사, 우리은행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은 특별본부의 수사 의지를 반영한다. 김 변호사가 비자금 및 로비의 핵심이라고 언급한 삼성 태평로 본관 27층의 비밀금고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검찰은 삼성 특검 출범에 앞서 검찰의 수사의지를 보여주려는 것 같다. 여기에는 ‘떡값 검사 리스트’가 공개될 경우 검찰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는 듯하다. 하지만 특별본부의 수사는 특검 출범 전까지 길게는 50일 동안만 진행되는 시한부다. 대검 관계자는 “2∼3개 코스닥 업체의 계좌추적을 하는 데도 2∼3개월이 걸린다. 대선 직후까지 삼성그룹의 계좌를 추적한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특별본부 수사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검찰이 제 손으로 자기 식구를 조사하는 일은 없겠지만 특검의 검찰 수사는 날카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관계자는 “이른바 떡값 수사를 해도 검찰 내부부터 철저하게 수사하는 것이 급선무지만 특검에서는 삼성의 정·관계 로비를 무차별적으로 전방위 수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47) 親明意識(친명의식)의 고양과 가도 정벌

    [병자호란 다시 읽기] (47) 親明意識(친명의식)의 고양과 가도 정벌

    모문룡을 제거한 이후 원숭환은 가도( 島)에 대한 정비 작업에 나섰다. 부총병 진계성(陳繼盛)에게 임시로 가도의 군병들을 지휘토록 하는 한편, 유해(劉海)를 시켜 진계성을 보좌하도록 했다. 그리고 자신의 휘하인 부총병 서부주(徐敷奏)를 가도로 보내 주민들을 위무(慰撫)하고 군병을 점검했다. 그 과정에서 과거 모문룡과 결탁했던 인물들을 제거하고, 노약자들을 찾아내어 등주(登州) 등지로 이주시켰다. 바야흐로 가도는 후금을 공격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개편되고 있었다. ●변화하는 가도 상황과 조선 가도의 노약자들을 명 내지로 옮긴 원숭환의 조처는 조선의 숙원이었다. 그들이 먹는 식량의 대부분을 조선이 공급해야 했기 때문이다. 조선은 이미 광해군 시절부터 ‘전투 병력만 남기고 노약자들을 색출하여 등래(登萊) 지역으로 옮겨달라.’고 간청했지만 모문룡은 조선의 요청을 무시해 왔었다. 원숭환은 또한 가도 군병들이 조선에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엄격히 단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선으로서는 기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원숭환의 이 같은 조처들은 일견 조선에 대한 ‘배려’처럼 보였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그는 조선을 통제하려는 조처도 빼놓지 않았다. 원숭환은 조선 사신들이 북경으로 갈 때 이용하는 해로를 바꾸었다. 가도에 들렀다가 여순(旅順) 근처의 섬들을 지나 산동반도의 등주로 상륙하는 기존의 길을 폐지하고, 각화도(覺華島)를 거쳐 자신이 머물던 영원에 들러 가도록 했다. 북경을 왕래하는 조선 사신들을 자신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였다. 조선이 모문룡의 작폐 때문에 고통을 겪었던 사실은 인정했지만, 모문룡에게 길들여져 후금과 싸울 의지가 없어져 버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원숭환은 조선을 철저히 견제하여 후금과의 결전에 이용하려 했던 것이다. 실제로 원숭환이 가도를 장악한 이후, 조선이 운신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후금과 결전을 벌이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던 원숭환의 눈치를 보아야 했기 때문이다.1629년(인조 7) 8월, 추신사(秋信使) 박난영(朴蘭英) 일행이 후금에서 돌아올 때, 아지호(阿之好)와 중남(仲男) 등 후금의 사절단도 서울을 향하고 있었다. 당시 가도에 와 있던 원숭환의 부하 서부주는 후금 사절단 일행을 공격하여 죽이려고 시도했다. 진계성 등이 적극적으로 뜯어말려 미수에 그쳤지만, 서울을 왕래하는 후금 사신들은 청북(淸北) 지역을 지날 때마다 명군의 위협에 노출되었다. 자연히 그들도 자위(自衛)를 위해 더 많은 병력을 대동하게 되었고, 그럴수록 명군과의 충돌 가능성도 높아져 갔다. 조선은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노심초사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명과 후금 모두로부터 ‘은혜를 저버렸다.’,‘맹약을 어겼다.’는 등의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親明,主戰의 분위기가 높아가다 조선은 ‘후금을 공격하는 데 동참하라.’는 원숭환의 압박 때문에 가슴앓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명분을 생각하면 원숭환의 종용에 당장 따르고 싶었지만 당시 조선의 현실은 군사적으로나 재정적으로 후금에 적대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어렵사리 유지되고 있는 후금과의 화친이 깨질 경우 평화는 물론, 모든 것이 결딴날 판국이었다. 이 같은 와중에 명분과 현실 사이에서 어정쩡할 수밖에 없었던 조선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드는 사건이 일어났다.1629년 10월, 후금의 홍타이지는 심양을 출발하여 명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그는 원숭환이 절벽처럼 버티고 있는 영원성으로 향하지 않고 몽골족들이 살고 있는 만리장성의 외곽으로 우회하는 길을 잡았다. 홍타이지는 장성 동북쪽의 희봉구(喜峰口)라는 곳을 통해 북경 부근으로 진입하여 황성(皇城)을 기습했다. 영원성과 산해관을 거치지 않고도 북경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명 조정은 경악했고 북경 주변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뒤에 다시 서술하겠지만, 당시 영원성에 있으면서 홍타이지의 장성 돌파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원숭환은 소환되어 처형되었다. 1630년(인조 8) 1월, 평안병사의 장계를 통해 황성이 포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조선 또한 경악했다. 인조는 번국(藩國)의 신하로서 숭정(崇禎) 황제의 안위를 걱정하는 차원에서 정전(正殿)에 머물지 않고 월랑(月廊)에 거처하면서 신료들을 불러모았다. 신료들은 가도에 사람을 보내 정확한 정보부터 탐지하자고 했다. 인조는 “장계를 보니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에 약간의 병력만 있다면 지금이야말로 오랑캐의 본거지로 쳐들어가 뒤엎어 버릴 적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신료들도 후금에 대한 적개심과 스스로 느끼는 자괴감을 계속 쏟아냈다.2월에 열린 경연 자리에서 이귀는 “우리와 중국의 관계는 의리로 보면 군신(君臣)이고 은혜로 보면 부자(父子)”라며 “군부(君父)가 환란을 겪고 있는데 어떻게 수수방관할 수 있냐?”며 대책을 촉구했다. 그는 아예 병력을 이끌고 오랑캐의 소굴을 짓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광현(金光炫)은 “오랑캐가 황성을 포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를 징발하여 의리를 보여주기는커녕 조정은 풍정(豊呈, 잔치)의 명목으로 풍악을 울리며 춤추고 있다.”고 통탄했다. 홍타이지의 황성 기습은 엉뚱한 방향으로도 불똥이 튀었다.‘후금군의 배후에 있으면서 황성이 포위되었음에도 팔짱만 끼고 있다.’는 명 조정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가도의 서부주 등이 움직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들은 1630년 3월, 오랑캐의 사자를 체포한다는 명목으로 명군 병력을 이끌고 의주에 잠입했다. 명군은 의부부윤 이시영(李時英) 등을 마구 구타하고 물건을 약탈했다. 이시영은 당시 의주에 머물던 호차(胡差) 중남 등을 탈출시켜 창성(昌城)으로 안내하여 압록강을 건너 도주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강 건너에서는 후금 장수 용골대 일행이 군대를 이끌고 건너올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었다. ●가도의 반란 가도를 ‘요동 수복의 전진기지’로 재정비하려던 원숭환이 하옥되자 가도의 정세는 다시 혼란에 빠졌다. 섬 전체를 장악할 만한 지휘관이 없었기 때문이다. 원숭환에 의해 총사령관으로 임명되었던 진계성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사람이 본래 무른데다, 딸이 모문룡의 첩이었기 때문에 원숭환의 부하들 앞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에 비해 유해는 민완하고 눈치가 빨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도의 모든 권한은 유해와 그 형제들에게 집중되어 갔다. 1630년 4월, 유해의 동생 도사(都司) 유흥치(劉興治)는 반란을 일으켜 진계성을 살해하고 가도의 권력을 장악했다. 원숭환이 사라진 여파가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났던 것이다. 가도에서 일어난 변란의 소식을 들었을 때 인조와 조선 조정은 격앙되었다. 인조는 4월 21일 비변사 신료들을 소집했다. 인조는 이 자리에서 유흥치를 ‘명 조정의 반적(叛賊)’이라고 규정하고 조선이 군사를 일으켜 토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의정 김류(金 )도 유흥치가 분명 오랑캐에게 투항할 것이라며 속히 토벌하자고 동조했다. 부원수 정충신(鄭忠信)은, 수군 3천명을 동원하여 유흥치 일당의 배를 불태우면 역도들을 진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류를 비롯한 일부 신료들의 동조 속에 인조는 토벌대의 대장에 총융사(摠戎使) 이서(李曙)를, 수군 사령관에 정충신을 지명했다. 반대하는 신료들이 의견을 채 제시하기도 전에 원정은 이미 기정사실이 되었다. 인조는 고무되었다. 그는 ‘유흥치는 항우보다 나쁜 자’라며 ‘토벌은 명분이 바르고 정당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묘호란을 맞아 오랑캐와 화친하고, 황성이 포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어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던 자괴감을 유흥치 토벌을 통해 한꺼번에 씻어버리려는 것 같았다. 바야흐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가도 정벌이 시작되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美 서브프라임 후폭풍 2라운드?

    美 서브프라임 후폭풍 2라운드?

    미국경제에 대한 비관론 확산이 가속화되고 실물경제마저 흔들리고 있다. 소비심리는 위축돼 소비자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으려고 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의 후폭풍이 갈수록 거세진 탓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내 모기지대출 규모가 3600억달러에 달해 깡통주택 속출→모기지업체 연쇄도산→주택시장 침체 가속화의 악순환과 경기 침체 가속화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발 악재는 대서양을 건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영국의 부동산시장은 최악의 해를 맞고 있다. 연말 수익률이 거의 제로 수준까지 떨어지고 내년엔 10%쯤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미국경제가 침체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FT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신용 위기가 확산돼 실물 경제가 타격을 받는 ‘제2라운드’가 진행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JP모건 경제학자 잔 로이스는 “지난주 시장은 패닉상태였다.”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신용시장의 붕괴를 막으려면 이번주에 보다 확실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회장인 피터 서덜랜드도 “미국 경제는 지금 엉망진창”이라며 “이로 인해 세계경제는 내년까지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T는 “투자자들이 FRB가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할지 여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분석가들은 FRB가 재할인율을 낮추고 시장개입 강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준규 박사는 “미국 정책당국이 금리인하 기조를 유지하고 모기지업체에 기존 대출의 상환조건을 완화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훼손하는 두 가지 요소가 문제라고 FT는 지적했다. 하나는 신용위기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는 당초 서브프라임 증권의 손실이 500억달러로 예상됐지만 지금 투자은행들은 최고 5000억달러로 보고 있다. 게다가 신용카드 대출을 포함하면 손실액은 더 커진다. 또 하나는 신용 위기 손실을 줄일 대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깊어진다는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고희채 연구원은 “미국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택시장 침체로 자산가치가 줄어 소비가 위축되고 이에 따라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규 박사는 “미국경제가 둔화는 되겠지만 불황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서브프라임사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동안 세계경제를 위협했던 미국의 쌍둥이 적자를 감소시켜 글로벌 리스크를 재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의 선데이타임스는 이날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분석가들이 영국 부동산 가치가 내년에 10%쯤 더 떨어지고 금융시장에 악재가 더 나오면 2배쯤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서울광장] 4대 개혁에 시효는 없다/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4대 개혁에 시효는 없다/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21일 외환위기 10주년을 앞두고 민간·관변단체를 중심으로 지난 10년을 결산하고 향후 과제를 모색하는 토론회가 줄을 이었다. 정부 차원에서는 과(過)보다 공(功)치사식의 홍보 자료가 쏟아졌다. 대선 20여일을 앞둔 정치권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이냐, 되찾은 10년이냐’를 놓고 한치 양보없는 설전이 거듭되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국난(國亂)이라는 외환위기는 우리 사회 모든 부문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대우 한보 진로 해태 등 30대 대기업 중 17개가 줄줄이 도산하면서 산업화시대가 탄생시킨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를 날려버렸다. 금융기관의 43.6%가 통폐합되거나 문을 닫으면서 간판을 내렸다.1998년 초 노사정 대타협의 산물인 정리해고 법제화에 상관없이 정리해고와 명예퇴직, 조기퇴직 등 실직이 일상화됐다. 실업대란에 이어 ‘이태백’‘사오정’‘오륙도’라는 고용불안을 상징하는 단어들이 잇달아 생겨난 것도 이때다. IMF 관리체제로 경영투명성과 건전성을 강요당한 정부와 기업은 부채 비율을 줄이기 위해 돈 되는 것이면 무엇이든 시장에 내놓기에 급급했다. 매월 1만명 이상의 실직자가 쏟아지면서 ‘실업자 200만’시대가 도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공포가 드리웠다. 그 결과, 우리는 질적·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양극화 심화, 고용없는 성장, 비정규직 양산, 국가채무 급증, 제조업 해외이탈 가속화 등 부정적인 유산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력은 외환위기 직전 6%대에서 4%대로 급락했다. 기업의 투자 기피와 공장 해외 이전이 소비심리 위축과 고용 감소로 이어지면서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들게 된 것이다. 저성장-고용 감소-소비 위축-투자 기피라는 악순환의 덫에 걸리게 된 것이다. 일부 대선 후보들은 이를 놓고 좌파정권의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몰아붙이는가 하면, 다른 후보들은 개발독재시대가 낳은 부작용을 치유하는 과정이라며 ‘되찾은 10년’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잃어버린 10년’에 동조하는 듯하다. 어떤 경제학자의 표현처럼 어제까지 100점을 받던 아이가 80점을 받고선 반평균보다 높다고 우기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대선후보들은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7% 성장이니, 매년 일자리 50만개 창출이니, 규제 혁파니 온갖 감언이설을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이념까지 덧칠돼 정책에 담긴 진정성마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자칫했다가는 ‘촛불’ 분위기에 휩싸여 한표를 덜렁 찍었다가 애꿎은 손가락만 원망하는 잘못을 되풀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외환위기 당시 추진하다가 중도포기한 4대 개혁, 공공·금융·기업·노동부문의 개혁 고삐를 다시 다잡아야 한다. 정부와 공기업은 그동안 몸집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비대해졌다. 금융기관들은 낚싯바늘에 입 찢긴 물고기처럼 10년 전의 악몽을 까맣게 잊고 제살깎아먹기식 과당경쟁을 되풀이하고 있다. 혈세 수십조원을 삼킨 기업들은 여전히 비자금 만들기, 뇌물 매수, 황제 경영 등 구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노사관계 역시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이다. 4대 부문을 그대로 두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유권자를 향한 사기다.4대 부문의 개혁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우리가 선진국 도달 이후에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생존의 필수조건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교실에 ‘학부모 권력’

    “선생님이 규희(10·가명·여)를 ‘공주님’이라고 불러요. 규희 엄마가 학교에서 유명한 사람이라서 그렇대요.” 서울 광진구 S초등학교에 다니는 김경배(10·가명)군은 같은 반 규희가 부럽다. 친구들을 자주 괴롭혀 친구들 사이에서 미운털이 박힌 규희지만 선생님의 귀여움은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군은 “우리 엄마도 힘이 있으면 선생님이 더 예뻐해 주실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교사들이 학교운영위원회나 어머니회 등 학내 요직에 있는 학부모의 자녀들을 지나치게 편애해 동심이 멍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아이들이 일찍부터 ‘힘의 논리’와 ‘배경의 중요성’을 배워 가고 있기 때문이다.‘학부모의 권력’이 아이들에게까지 전가되고 있다. S초등학교에서는 이 문제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지난달 규희가 같은 반 친구를 ‘왕따’시키자 이에 반발한 학부모와 규희의 부모가 몸싸움을 벌여 경찰까지 출동했다. 한 학부모는 “규희의 어머니는 학교에서 감투란 감투는 다 쓰고 있어 규희의 존재 자체가 아이들을 심리적으로 위축시켰지만 학교는 4년 내내 규희 어머니편만 들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지난 16일 규희의 전학을 요구하며 학교 앞 시위까지 계획했다. 학교 측에는 규희에게 ‘특별 인성교육’을 시키는 조건으로 사건을 일단락지었다. 이런 사례는 명확한 증거도 없고 학교 내에서 무마되는 경우가 많아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유게시판이나 팩스로 유사 사례가 접수되지만 사실 확인이 어려워 실태파악이 힘들다.”고 밝혔다. 전교조 미디어팀 관계자는 “아이가 체벌당했다는 이유로 정부 고위직에 있는 학부모가 교장실로 찾아와 행패를 부리고, 학교에서 학부모단체 회장의 자녀에게 상을 남발해 내신성적을 올려줬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전은자 교육자치위원장은 “학내 임의단체의 권력행사는 비일비재하다.”면서 “아이들은 사랑에 민감해 교사가 누구에게 관심을 갖는지 금세 알아차린다.”고 말했다. 전교조 정애순 대변인은 “학내 단체들이 ‘봉사’가 아닌 ‘권력’으로 비춰지는 모순을 아이들이 현장 속에서 그대로 보고 배운다.”면서 “아이들의 의식에 큰 상처를 입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美 내년도 弱달러로 간다

    美 내년도 弱달러로 간다

    ‘미국 경기둔화→추가 금리인하→달러화 가치 하락→유가상승’ 세계 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악순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 내년 미국 경제는 당초 예상보다 나빠질 것 같다. 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일(현지시간) 2008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8∼2.5%로 낮춰 잡았다. 지난 6월에는 2.5∼2.75%로 예상했었다. 실업률 예상치는 4.75%에서 4.8∼4.9%로 높였다. 반면 근원 인플레이션(에너지와 식료품 제외) 예상치는 지난 6월의 1.75∼2%에서 이번에는 1.7∼1.9%로 하향조정했다. 물가상승 압력보다는 경기둔화를 더 우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용경색 악화와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전망과 함께 발표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0.25% 금리를 내린 것은 위기를 ‘극적으로’ 모면하기 위한 조치였다.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 FOMC 위원들은 미국 경제의 실질적인 둔화가능성을 우려했다. 경제활동의 예상치 못한 위축에 대비하기 위한 ‘가치 있는 보험’ 측면에서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많은 위원들은 당시 금리인하 조치를 ‘위기일발(A close call)’의 상황으로 간주했다. 경기둔화 우려가 가시화되면서 다음달 FRB가 올들어 세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고, 국제유가도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국제유가는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99달러를 돌파했다. 1월 인도분 WTI는 20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에서 전날보다 3.39달러(3.6%) 급등한 배럴당 98.03달러로 마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달러화도 유로화 대비 사상 최저치를 또 경신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가치는 유로당 1.4842달러에 마감, 처음으로 1.48달러대를 돌파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해외發 불안감 증폭… 한국 경제號 ‘안개속’

    해외發 불안감 증폭… 한국 경제號 ‘안개속’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을 비롯한 경제 악재들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아 세계 경제성장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내년 5%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우리 경제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상존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규모는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9일(현지시간) 씨티그룹의 부실자산 손실이 150억달러(약 14조원) 정도일 것이라며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내렸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과 관련된 부채규모는 9000억달러(약 830조원)다. 금융기관들이 해당 부채 중 얼마까지를 손실로 처리해야 할지가 아직 불분명하다. 재보험사인 스위스리의 서브프라임모기지 관련 손실도 11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신용위기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처럼 한동안 가라앉은 것으로 보였던 모기지의 부실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금융연구원 여은정 연구위원은 “9105억달러로 추정되는 미국 금융기관의 신용카드 부문 부채규모도 앞으로 불안요소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엔진 가동 둔화 최근 10년 동안 매년 10% 남짓 성장한 중국은 지나치게 높은 고정자산 투자와 유동성 증가, 인플레이션으로 성장 ‘엔진’이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제1의 수출대상국으로 중국 경기가 떨어지면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는다.LG경제연구원 선자(沈佳)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림픽 이후 주식시장이 조정국면에 진입하고 주가변동성이 커지면 소비위축과 대출자금 부실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국내 성장 둔화로 연결될 여지가 크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나치게 높은 고정자산 투자 증가세는 중국 내 중복과잉투자를 유발하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산 시장의 버블이 무너지면 내수 침체로 이어질 개연성도 높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상은 수석연구원은 “당장 내년에 5% 성장하는 것보다 내수 확대와 기업 규제완화를 통한 국내 경기 활성화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달러화 약세 지속될 것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미국의 경상·재정수지의 쌍둥이 적자, 대외부채 증가에 세계 경제 성장의 다원화로 달러화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가 미국에서 촉발되면서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던 달러화의 매력도 사라졌다. 이는 달러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 숙명여대 신세돈 경제학과 교수는 “달러화 약세는 경상수지 적자를 메워야 할 외국인 자본이 들어오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고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를 메우기 위해 발권력을 써야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신 교수는 “이 경우 디플레이션을 야기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달러화 약세를 장기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물가시대는 갔다? 지난 10월 국내 물가상승률은 큰폭으로 상승해 3%를 기록했다. 혹자는 ‘저물가 시대가 갔다.’고 했다. 저임금을 바탕으로 저렴한 공산품을 제공하던 중국이 임금인상 등으로 6%대의 고물가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세계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특히 고유가와 전세계적인 과잉유동성에 따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중국의 상반기 수출단가는 전년 동기보다 5.6%로 상승해 전년 연평균 상승률 2.4%를 크게 상회했다. 전세계 교역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990년 2.0%에서 2006년 8.0%로 4배 상승한 만큼 수출단가 상승은 곧바로 각국의 물가로 연동된다. 특히 한국·일본·미국 등 중국 수입의존도가 높은 나라의 경우 더욱 그렇다. 이는 미국·유럽연합(EU) 등 세계경제 성장세의 둔화로 연결된다.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인상해 긴축에 나서기 때문이다. 세계의 긴축은 우리의 수출과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문소영 전경하 이두걸 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외환위기 10년, 성장동력을 찾아라

    10년 전 오늘은 우리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사실을 공식 발표한 날이다. 경제주권이 IMF로 넘어간 것이다. 그로부터 10년, 우리는 외형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국란을 초래한 직접적 요인인 외환보유고는 13배나 많은 2600억달러로 세계 5위권으로 우뚝 섰고, 수출은 3700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외환위기의 주범인 대기업의 부채는 100% 이하로 떨어져 과다한 내부유보액이 오히려 문제가 될 정도로 재무건전성은 세계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주식시장은 코스피지수 2000시대를 구가하고 있다.1인당 국민소득도 마(魔)의 2만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30대 대기업 중 17개 대기업이 줄줄이 무너졌고, 금융기관의 43.6%가 간판을 내리거나 바뀌었다. 평생직장의 신화가 무너진 것이다. 제조업체의 매출성장률은 반토막나고, 제조업의 해외 이전으로 일자리 부족이 만성화됐다. 그 결과 비정규직의 양산과 더불어 양극화의 그늘이 사회 곳곳에 짙게 드리웠다.‘고용없는 성장’‘성장잠재력 위축’이 한국 경제의 고질병으로 뿌리내리게 됐다면 ‘이태백’‘사오정’‘오륙도’는 고용불안을 상징하는 풍속도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정부는 외환위기 직후 공공·금융·기업·노동 등 4대 개혁을 추진했으나 개혁 피로증과 개혁 주체의 도덕성 상실, 기득권층의 반발 등으로 미완에 그치고 말았다. 공공부문의 도덕적 해이와 금융부문의 비효율성은 여전하고, 기업의 투명성과 전투적인 노사관계는 아직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명실상부하게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중단된 개혁의 불씨를 다시 지펴야 한다. 특히 날로 위축되는 잠재성장력을 외환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기업의 투자부터 활성화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경제대통령’이 되는 길이다.
  • 학교폭력 대처법

    “학교폭력, 이렇게 대처하세요.” 학교폭력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이들의 문제가 학부모간 또는 학부모와 학교간 감정 싸움으로 이어지는가 하면 법정 소송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가운데 최대 피해자는 아이들이라는 점이다. 초기에 올바르게 대처하기만 해도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학교폭력 SOS 지원단은 최근 학교폭력에 대한 올바른 대처법을 제시했다. 피해를 당했다면 1회적인지, 지속적인지, 우발적인지, 일방적 피해인지 등 진실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가해자든 피해자든 아이에게 윽박지르기보다 공감해주고 대화하고, 필요하면 주변 친구들의 얘기도 들어야 한다. 피해를 당한 경우 일기장, 쪽지, 사진, 진단서 등 가능한 한 모든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피해 사실을 일기로 정리해 놓으면 교사의 도움을 받기도 쉽고, 만에 하나 법적 소송으로 이어지더라도 영향을 미친다. 자료가 없으면 자녀에게 피해 사실을 6하 원칙에 따라 쓰도록 한다. 피해를 당한 자녀에게 가장 가까운 지지자는 부모다. 지속적으로 아이와 대화해야 한다. 피해 학생은 폭력 때문에 자신감을 크게 잃고 위축돼 있다. 특히 집단 폭력을 당했을 경우 ‘내가 못 나서, 혹은 잘못해서 당한 것은 아닌가.’라고 생각하게 된다. 자존감이 저하되지 않도록 상담센터의 전문 프로그램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려면 자녀의 학교 적응과 교우관계를 회복하는 데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피해자 부모라면 부모가 원하는 것을 요구하기보다 아이가 원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들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깊게 상의해야 할 사람은 내 아이다. 일이 생기면 우선 담임에게 신고하고, 학교장 보고 등 공식 절차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 학교마다 설치돼 있는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에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에 대한 조치를 구체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학교가 미온적으로 대처하면 학교폭력 SOS 지원단(1588-9128)등 전문 상담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가해학생이나 부모를 만날 때는 전문상담 기관 관계자 등 제3자와 함께 만나야 한다. 개별적으로 만나는 것은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자녀가 피해 사실이 학교에 알려지는 것을 꺼린다면 지원단에 의뢰하면 도움받을 수 있다. 학교에는 책임부터 묻기보다 앞으로 재발 방지와 자녀의 안전에 대한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27) 스트레스, 수능 이후가 중요하다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27) 스트레스, 수능 이후가 중요하다

    꽉 막힌 도로 위에서 길이 뚫리기만 하염없이 기다려본 적이 있으신지요? 도대체, 얼마나 막혀 있는 건지, 언제 이 정체가 풀릴 건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느긋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 시간이 얼마나 참고 견디기가 어려운지요.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을 때는 통제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가능성이 떨어질 때입니다. 각 가능성이 하나씩만 줄어도 힘이 들고 둘이 동시에 줄어들 때는 무척이나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차가 막혀 있을 때 스트레스가 큰 것은 교통 정체를 내가 어찌해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찌해 볼 수 없다 하더라도 얼마쯤 후에 정체가 풀린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참을 만합니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하든 정체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고 언제까지 기다려야 정체가 풀릴지도 알 수 없을 때의 스트레스는 엄청납니다. ●수능 직후는 예측·통제가능성 ‘제로´ 시험은 이미 끝났습니다. 이제 와서 시험 성적에 영향을 미칠 행동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통제가능성이 ‘0’인 상황이지요. 뿐더러 최상위권 몇몇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의 점수가 전체 점수 분포에서 어디쯤에 있는지도 알기 어렵습니다. 설령 예상 점수를 안다고 해도 논술, 면접 등의 또 다른 변수가 예측가능성을 끌어 내립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는 단순히 신체적 휴식을 취한다거나 마음을 다잡는 것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거한다거나 극복을 위한 체계적인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방법들이 효과를 발휘하기 전, 한시적인 평안함을 얻기 위한 즉각적 반응들이 나타납니다. 그런 반응들은 적응적일 때도 있고 부적응적일 때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 보기에는 부정적 반응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잠시 쉬어가기’의 긍정적 효과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개중에는 의도적인 반응도 있고 비의도적인 반응도 있습니다. ●채점조차 안 하는 것도 ‘탈출구´ 수능이라는 커다란 시험을 보고 난 수험생들 역시 여러 가지 즉각적 반응을 합니다. 먼저 큰 시험을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을 보입니다. 바로 이어서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시작한 12년간의 학교 공부가 단 하루의 평가로 마무리되었다는 허무함, 조금 더 열심히 노력했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회한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허무함과 회한이라는 상태는 그리 편안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이 상태를 벗어나고자 하는 즉각 반응이 뒤따릅니다. 가장 많이 나타나는 반응 중의 하나는 합리화입니다.‘나만 시험을 못 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못 봤을 거야.’하면서 애써 태연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때 부모님들께서는 ‘위는 보지 않고 아래만 본다.´고 꾸중하기 쉽습니다. 부정이나 회피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아예 시험에 관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하기도 하고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는 채점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주인 의식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신경이 너무나 많이 쓰이기 때문에 아닌 척하고 있는 것입니다. ●‘힘´ 비축할 수 있게 격려를 분노 반응을 보이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예측이 될 때 그 화살을 바깥으로 돌립니다.‘교육제도가 잘못되었다.’ 혹은 ‘부모님의 지지가 없었다.’ 등 외부로 탓을 하면서(외부 귀인) 화를 냅니다. 또는 본인이 노력부족이나 능력부족을 탓하는 내부 귀인을 하기도 합니다. 내부 귀인을 하는 경우에는 자신에게 화를 내는 것이기 때문에 우울 반응이 뒤따라옵니다. 위축, 의기소침, 슬픔이 마음속에 가득하고 무기력하게 행동합니다. 또는 이번 시험은 망쳤지만 다음번 시험은 잘 볼 수 있다면서 당해 연도 입시를 지레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험생에 따라서는 합리화, 회피, 분노, 우울, 포기 등의 반응을 다 함께 보이기도 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반응들을 2주 이상 보이면 부모님들이 적극적으로 개입을 해야 하지만 시험이 끝난 직후에 단기적으로 보인다면 그냥 보듬어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사설] 대출금리 8% 돌파 서민 시름 깊어진다

    은행권의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연 8%선을 넘어섰다고 한다. 대출금리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의 유통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른 탓이다. 은행들이 감독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외형 키우기 경쟁과, 펀드 및 증시로의 예금 이탈로 자금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CD와 은행채 발행을 계속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말 현재 은행권의 대출 총액 360조 4000억원 중 주택담보대출은 61%인 219조 9000억원에 이른다. 그리고 주택담보대출의 90% 이상이 변동금리다. 금리변동에 그만큼 취약한 셈이다. 대출금리 인상은 곧바로 서민 가계의 주름으로 귀결된다.1억원을 대출받았다면 지난 1년간 약 110만원,3년 전에 비해서는 최고 232만원의 대출 이자부담이 늘었다. 여기에 고유가와 국제 원자재값 상승 여파로 물가 불안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내년엔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으로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에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 들어 경기 회복세와 더불어 모처럼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던 소비심리마저 위축되면 우리 경제는 뒷걸음질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은행권의 따라하기식 여신운용과 몸집 불리기 경쟁이 초래하는 금리 상승세를 제어하기 위해 감독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 부동산담보대출-중소기업 대출로 이어져온 은행권의 대출 쏠림현상을 상품운용 다양화로 유도하라는 얘기다. 대출 수요자도 빚 내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하는 일에 신중해야 한다.
  • 미분양주택 10만 가구 육박

    미분양 주택 수가 외환위기 수준인 전국 10만가구에 육박했다. 지방에 이어 수도권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는 추세다. 18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 9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9만 8235가구로 한달 새 6521가구(7.1%)가 늘었다. 민간주택 9만 7207가구, 공공주택 1028가구로 99.0%가 민간에서 발생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도 1개월새 296가구(2.0%) 증가한 1만 5412가구로 집계됐다. 직전 8월 미분양 주택이 전월 대비 1056가구 증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급증세가 심상찮다. 지난해 말보다는 2만 4463가구(33.2%) 늘었다. 머잖아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2월의 10만 2701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서울과 인천은 소폭 감소했지만 경기에서 3454가구가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3320가구(57.1%)가 증가,9137가구가 됐다. 지방에서는 주택경기의 어려움으로 신규분양이 위축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분양은 오히려 3201가구(3.7%) 늘어나 8만 9098가구가 됐다. 울산에서만 1676가구가 늘었다. 수도권의 심각한 분양시장 침체는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의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지난달 서울 등 수도권에서 분양한 30개 사업장 중 83%인 25개 사업장이 순위내 청약에서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지난달 10개 사업지가 분양된 서울의 경우 중랑구 묵동 자이 주상복합아파트, 마포구 공덕동 KCC 웰츠타워 주상복합아파트, 서초구 리첸시아 방배 등이 3순위까지도 미달했다.20개 사업지가 분양된 경기지역도 양주 고읍 택지지구 동시분양 아파트 등 17개 현장이 미달됐다. 이에 따라 중소 건설업체의 도산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정부는 미분양 주택으로 인한 건설업체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9월 공공과 민간에서 미분양 주택을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이춘성의 건강칼럼] 환자 고생 시키는 ‘자기도취 의사’

    척추외과 의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하반신 마비 등의 신경합병증이다. 합병증이 생기면 물론 환자가 가장 힘들겠지만 의사도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대다수 의사들은 후회와 자책감에 시달리며 한동안 수술을 못하거나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반응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소수지만 대범한(?) 의사들도 있다. 이들은 잠시 걱정을 하는 듯 하지만 곧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전혀 위축되지 않고 평소처럼 일하거나 때로는 더 과감해지기도 한다. 마음이 여린 의사들로서는 이런 행태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그 태평함이 경이롭고, 그 둔감함이 부러우며, 곁들여 자신의 소심하고 예민한 성격이 원망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대범함은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 2005년 9월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자기도취주의의 명암’이라는 기사를 통해 ‘자기도취주의적 성격(narcissistic personality)’을 가진 사람들을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매사에 자신만만하고, 저돌적이며,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인다. 또 목표지향적·창의적이어서 자신의 조직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기기도 한다.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종종 남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자기중심적이어서 비정·잔인하며, 이기적이고, 무례한 사람으로 비치기도 한다. 어느 사회건 이런 독특한 성격의 소수가 있다. 이들이 생산적으로 발전하면 역사적으로 위대한 인물이 된다. 뉴스위크는 빌 게이츠, 스티브잡스, 마사 스튜어트, 마오쩌뚱 등을 그 예로 꼽았다. 반대로 부정적인 면이 커지면 범죄자가 되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대범한 외과 의사는 자기도취적인 사람이다. 합병증이 생겨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매진해 대부분 ‘명의’로 자리매김한다. 하지만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비정한 의사로 느껴질 따름이다. 주치의를 결정할 때 마음이 여린 부드러운 의사를 택할지 아니면 대범하고 통 큰 의사를 택할지, 쉬운 선택은 아니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 “삼성전자, 필요땐 추가 M&A”

    해외출장 길에서 돌아온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 “최근의 ‘삼성 사태’와 관련해 해외 바이어들의 걱정이 많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10년만에 인수·합병(M&A)을 단행한 것과 관련해서는 “필요하면 추가 M&A도 하겠다.”고 공격적 태도를 보였다. 윤 부회장은 인도 첸나이 TV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가 14일 밤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튿날 임원회의 석상에서도 윤 부회장은 비슷한 얘기를 했다. 윤 부회장은 “삼성이 그동안 잘해왔는데 경영이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해외에 많다.”며 “특히 반도체나 액정화면(LCD) 패널을 공급받는 업체들은 ‘혹시 삼성전자의 제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아니냐.’며 우려섞인 질문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면서 “그런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회사를 곤경에 빠뜨려도 되는 것이냐.”며 김용철 변호사에 대한 불쾌감도 감추지 않았다. 추가 M&A 계획과 관련해서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며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신흥시장 업체라도 기술력만 있다면 언제든 M&A 대상에 올리겠다는 얘기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가 내놓은 ‘3·4분기 세계 TV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 7분기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시장점유율 17.7%로 2위 일본 소니(10.8%)와의 격차를 벌렸다.LG전자는 3위(9.6%)로 소니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수량 기준으로도 삼성전자(13.8%)는 5분기 연속 1위를 지켰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안면홍조, 치료를 서두르자!

    안면홍조, 치료를 서두르자!

    어느 한 남자 환자분께서 얼굴이 갑자기 붉어지는 증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듯 얘기를 꺼내셨습니다. “제가 영업을 하는데 고객을 만나면 얼굴이 갑자기 붉어져요.그래서 술마셨냐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요.가끔은 화가 난 것처럼 이유 없이 붉어질 때가 많습니다.사람도 많이 만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증상 때문에 겁이 납니다.” 얼굴의 이미지가 곧 그 사람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되었다.화려한 치장으로 꾸며진 모습보다는 보다 자연스럽고 건강한 ‘쌩얼’ 트렌드를 선호하는 시대입니다.그렇기 때문에 맑고 깨끗한 얼굴로 경쟁력을 높여야겠습니다. 이유 없이 붉어지는 ‘안면홍조’의 원인 건강에 이상이 없는데도 얼굴에 열이 나고 붉어지는 경우,항시 양 볼이 불그스레하게 되는 안면홍조증의 원인을 한의학에서는 네 가지로 진단하게 됩니다. 1.한열의 부조화: 더운 기운은 아래로,찬 기운은 위로 순환이 되고 열이 상체로 올라가지 않아야 하는데 심장부와 두경부에 정체되어 있는 경우. 2.잘못된 외용제 및 약의 복용: 외용제 등은 피부 내에 누적되어 마치 독소가 쌓인 것처럼 피부를 항상 불그스레하게 보이게 한다. 3.모세혈관의 확장: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혈액의 순환이 밖으로 노출되어 얼굴에 항상 붉은 빛이 돈다. 4.갱년기 장애 및 고혈압,약의 과다한 복용 및 갱년기 장애: 갱년기에는 이러한 홍조가 나타날 수 있으며,또한 고혈압 약의 과도한 복용 시에도 나타난다. 위와 같은 각종 원인으로 생겨나는 안면 홍조증의 치료법으로는 먼저 한열의 부조화인 경우에 상체로 올라오는 열을 내려주고 열이 고르게 분포되게 하는 처방을 함으로써 홍조를 없애며,피부 내에 독소가 쌓인 경우에는 피부 내에 독소를 없애주고 한방 약재 등으로 양분을 줌으로써 치료하게 됩니다.또한 모세혈관의 확장이 원인인 경우에는 침술로 세포를 재생시키고 새롭게 혈관이 자리 잡게 함으로써 홍조를 없애 줄 수 있습니다. 안면홍조,물론 다른 피부 질환도 마찬가지지만 안면홍조의 경우는 대인관계의 자신감을 더 크게 위축시킵니다.얼굴이 붉어지게 되면 마음은 그렇지 않아도 부끄러워한다든지 자신감이 없어보이게 되기 때문에 정작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고 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자신감이 결여될 수가 있습니다.안면홍조는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말 명옥헌 한의원 김병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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