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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골적 정보 수집… 매너 없는 페이스북

    노골적 정보 수집… 매너 없는 페이스북

    직장인 김모(30·여)씨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 정보를 ‘(베트남) 호이안’ 출신에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거주, ‘출신 학교: 메롱’ 등 엉뚱한 정보로 업데이트했다. 페이스북이 최근 개인 프로필 페이지를 개편하면서 학력부터 고향, 주소, 직업 등의 개인정보를 노골적으로 묻는 것에 대한 일종의 반발이다. 개편 전 페이스북의 개인 프로필 페이지는 이용자가 입력한 개인정보만 표시했다. 그러나 개편 후에는 입력하지 않은 개인정보에 대해 빈칸을 만들어 ‘근무지가 어디세요?’, ‘출신 고등학교가 어디인가요?’, ‘현재 거주 도시?’, ‘어디서 성장하셨나요?’, ‘회원님의 결혼·연애 상태를 알려주세요’ 등의 질문을 지속적으로 띄운다. 친구들의 새로운 글을 보는 ‘뉴스피드’ 화면 맨 위에도 아직 입력하지 않은 정보를 반복해 묻는 방식으로 심리적인 압박감을 준다. 개인정보 노출에 민감한 이용자들은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김씨는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것에 대한 반발심에 일부러 엉뚱하게 작성했다”면서 “무심코 입력한 개인정보가 피싱이나 신상 털기에 이용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이승환(31)씨도 “학력이나 직장은 물론 결혼이나 연애 상태에 대한 질문까지 상시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은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연동되는 외부 애플리케이션에서 요구하는 정보도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이나 네이버 등의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나 댓글을 페이스북에 연동하려고 하면 이용자의 공개 프로필, 친구 리스트, 이메일 주소, 생년월일, 사진 등은 물론 이용자 친구들의 생년월일, 사진까지 요구한다. 요구하는 항목의 개수는 다음이 19개, 네이버가 15개다. 이호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을 쓰면서 사생활 노출에 대해 가장 많이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적정한 수준의 정보가 오가야 페이스북 서비스가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한국 홍보 담당자는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개인정보 공개 범위를 설정해 충분히 사생활 노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연애 상태를 알려주세요”…페이스북의 과도한 정보 요구

    “연애 상태를 알려주세요”…페이스북의 과도한 정보 요구

    직장인 김모(30·여)씨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 정보를 ‘(베트남) 호이안’ 출신에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거주, ‘출신 학교: 메롱’ 등 엉뚱한 정보로 업데이트했다. 페이스북이 최근 개인 프로필 페이지를 개편하면서 학력부터 고향, 주소, 직업 등의 개인정보를 노골적으로 묻는 것에 대한 일종의 반발이다. 개편 전 페이스북의 개인 프로필 페이지는 이용자가 입력한 개인정보만 표시했다. 그러나 개편 후에는 입력하지 않은 개인정보에 대해 빈칸을 만들어 ‘근무지가 어디세요?’, ‘출신 고등학교가 어디인가요?’, ‘현재 거주 도시?’, ‘어디서 성장하셨나요?’, ‘회원님의 결혼·연애 상태를 알려주세요’ 등의 질문을 지속적으로 띄운다. 친구들의 새로운 글을 보는 ‘뉴스피드’ 화면 맨 위에도 아직 입력하지 않은 정보를 반복해 묻는 방식으로 심리적인 압박감을 준다. 개인정보 노출에 민감한 이용자들은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김씨는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것에 대한 반발심에 일부러 엉뚱하게 작성했다”면서 “무심코 입력한 개인정보가 피싱이나 신상 털기에 이용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이승환(31)씨도 “학력이나 직장은 물론 결혼이나 연애 상태에 대한 질문까지 상시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은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연동되는 외부 애플리케이션에서 요구하는 정보도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이나 네이버 등의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나 댓글을 페이스북에 연동하려고 하면 이용자의 공개 프로필, 친구 리스트, 이메일 주소, 생년월일, 사진 등은 물론 이용자 친구들의 생년월일, 사진까지 요구한다. 요구하는 항목의 개수는 다음이 19개, 네이버가 15개다. 이호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을 쓰면서 사생활 노출에 대해 가장 많이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적정한 수준의 정보가 오가야 페이스북 서비스가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한국 홍보 담당자는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개인정보 공개 범위를 설정해 충분히 사생활 노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국가 미래 우울하게 하는 청소년 자살충동

    우리는 때로 너무 놀라운 사실임에도 무신경하거나 남의 일로 치부하고 넘어가는 일들이 있다. 단연 충격적인 것이 우리나라 10대 청소년의 사망원인 중 1위가 자살이라는 사실이다. 그제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발표한 ‘2012년 상담경향 분석 보고서’는 우리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현주소가 얼마나 위태위태한 것인지 실감하게 한다. 청소년 상담의 25%가 정신건강과 관련된 내용이라고 한다. “죽고 싶다”는 절박한 심정을 호소한 상담이 4년 새 6배 이상 늘었다고 하니 그 심각성을 짐작하고도 남을 만하다. 이쯤 되면 청소년 자살 문제는 개인의 차원을 뛰어넘어 전 사회적인 질병, 시대적 과제로 봐야 마땅하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드러났듯 청소년들이 학업이나 진로 문제보다 우울증이나 위축감, 자살·자해충동 등 정신건강 영역의 문제로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자살을 포함한 청소년 문제가 학업 스트레스나 진로 등 판에 박힌 고민뿐 아니라 한층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만큼 청소년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얘기다. 가정과 학교, 사회가 총체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최근 자녀의 성격이나 진로, 적성 등을 탐색하기 위한 일반상담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정작 일선 학교 단위에서 교사와 학생의 대면(對面) 정신상담이 얼마나 충실히 이뤄지고 있는가는 의문이다. 정신적 성장 과정에 있는 학생들은 자살충동을 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할지조차 모른다. 각급 학교에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도입 혹은 강화하는 등 보다 실효성 있는 범국가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도, 학교도 말로만 창의·인성교육을 내세울 때가 아니다. 중학교도, 고등학교도 ‘일류학교’ 합격 숫자를 늘려 학교의 성가를 높이는 데 신경을 쏟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돌아볼 일이다. 청소년 자살충동의 큰 뿌리는 역시 물질만능주의 사회 분위기와 성적지상주의 입시 위주 교육에 닿아 있다. 청소년 자살이라는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은 결국 인성교육 부재에 그 원인이 있다. 청소년들의 자살충동을 막기 위한 감성·덕성교육이 긴요하다.
  • 영화 ‘친구’ 부산 양대 조폭 뜸하다 했더니

    부산 양대 폭력조직인 칠성파와 신20세기파가 쇠락하나. 두 조직은 유흥업소 등 이권을 놓고 20여년간 사사건건 대립하며 세를 불려왔지만 최근 조직원들의 무더기 사법처리와 잠적 등으로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28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1980년대 결성된 칠성파와 신20세기파 간 영역 다툼은 1990년대 들어 본격화됐다. 세력 다툼은 1993년 7월 칠성파 조직원들이 신20세기파 행동대장 정모씨를 흉기로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건은 2001년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두 조직은 검·경의 ‘범죄와의 전쟁’으로 한때 와해되기도 했지만, 독버섯처럼 다시 일어섰다. 칠성파는 범죄와의 전쟁 당시 구속됐던 두목 이모씨가 1999년 출소하면서 영도파와 서면파, 광안칠성파 등 군소 조직 조직원을 상대로 이른바 ‘피의 보복’을 하면서 세력을 다시 규합했다. 칠성파는 2005년 자신들을 견제하는 신20세기파 조직원 황모씨를 흉기와 둔기로 폭행했고, 이에 맞서 신20세기파는 이듬해인 2006년 1월 칠성파 조직원의 장례식장(부산 영락공원)에 조직원 60여명을 보내 난투극을 벌였다. 두 조직의 긴장관계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2011년 6월 조직원 간 폭행사건으로 서로 보복하겠다며 흉기와 야구방망이를 들고 조직원 수십명을 동원해 해운대 등에서 상대 조직원을 찾아다녔다. 이 과정에서 칠성파 조직원 13명이 신20세기파 조직원을 집단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이와 관련, 부산지법 제7형사부는 지난 26일 칠성파 행동대원 박모(31)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는 등 조직원 13명에 대해 징역 2년~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지난 22일에는 대법원 2부가 범죄단체 등의 구성·활동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20세기파 두목 홍모(40)씨와 조직원 5명에 대해 징역 1~6년형을 확정했다. 이들은 2009년 11월 경남 모 농협 조합장 선거에 개입해 폭력을 휘두른 것을 비롯해 2011년 칠성파 조직원들을 보복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처럼 조직원들이 무더기 사법처리되자 두 조직은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다. 일부 조직원들은 법망을 피해 잠적한 상태다. 검·경은 두 조직원 명단을 확보해 놓고 잠적한 조직원을 검거하는 등 폭력조직 척결에 주력하고 있다. 부산 조폭들은 새 정부 들어 민생침해사범 단속 강화를 선포한 검·경의 칼날에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부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부산 양대 조폭 ‘쇠락의 길’

    부산 양대 폭력조직인 칠성파와 신20세기파가 쇠락하나. 두 조직은 유흥업소 등 이권을 놓고 20여년간 사사건건 대립하며 세를 불려왔지만 최근 조직원들의 무더기 사법처리와 잠적 등으로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28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1980년대 결성된 칠성파와 신20세기파 간 영역 다툼은 1990년대 들어 본격화됐다. 세력 다툼은 1993년 7월 칠성파 조직원들이 신20세기파 행동대장 정모씨를 흉기로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건은 2001년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두 조직은 검·경의 ‘범죄와의 전쟁’으로 한때 와해되기도 했지만, 독버섯처럼 다시 일어섰다. 칠성파는 범죄와의 전쟁 당시 구속됐던 두목 이모씨가 1999년 출소하면서 영도파와 서면파, 광안칠성파 등 군소 조직 조직원을 상대로 이른바 ‘피의 보복’을 하면서 세력을 다시 규합했다. 칠성파는 2005년 자신들을 견제하는 신20세기파 조직원 황모씨를 흉기와 둔기로 폭행했고, 이에 맞서 신20세기파는 이듬해인 2006년 1월 칠성파 조직원의 장례식장(부산 영락공원)에 조직원 60여명을 보내 난투극을 벌였다. 두 조직의 긴장관계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2011년 6월 조직원 간 폭행사건으로 서로 보복하겠다며 흉기와 야구방망이를 들고 조직원 수십명을 동원해 해운대 등에서 상대 조직원을 찾아다녔다. 이 과정에서 칠성파 조직원 13명이 신20세기파 조직원을 집단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이와 관련, 부산지법 제7형사부는 지난 26일 칠성파 행동대원 박모(31)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는 등 조직원 13명에 대해 징역 2년~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지난 22일에는 대법원 2부가 범죄단체 등의 구성·활동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20세기파 두목 홍모(40)씨와 조직원 5명에 대해 징역 1~6년형을 확정했다. 이들은 2009년 11월 경남 모 농협 조합장 선거에 개입해 폭력을 휘두른 것을 비롯해 2011년 칠성파 조직원들을 보복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처럼 조직원들이 무더기 사법처리되자 두 조직은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다. 일부 조직원들은 법망을 피해 잠적한 상태다. 검·경은 두 조직원 명단을 확보해 놓고 잠적한 조직원을 검거하는 등 폭력조직 척결에 주력하고 있다. 부산 조폭들은 새 정부 들어 민생침해사범 단속 강화를 선포한 검·경의 칼날에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부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대정부질문 이틀째 공방

    대정부질문 이틀째 공방

    국회 대정부 질문 둘째 날인 26일 여야는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한 ‘속도조절론’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여당은 “경제민주화 입법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완급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야당은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포기했다”며 정홍원 국무총리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맹공을 가했다. 새누리당 김종훈(왼쪽) 의원은 이날 경제·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경제 여건을 감안해 순환출자금지 등 기업규제 강화 논의에서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처럼 경제가 나쁜 상황에서 마른 행주를 짜듯 하는 강도 높은 세무조사는 경기에 역행한다”고 말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경제민주화 법안 입법과 관련해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경제민주화는 어느 한쪽을 옥죄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경제민주화 정책의 입법 속도를 줄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경제민주화가 제대로 되고 있느냐”는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의 질문에 현 부총리는 “경제민주화는 경제의 상수”라면서“다만 시장 경제의 공정성을 확보해 경제를 도약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절대 기업을 옥죄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입법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윤후덕(오른쪽)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총수 일가의 지분이 30% 이상인 계열사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는 방안을 사실상 포기했는데 박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때문 아니냐”고 따졌다. 진보정의당 박원석 의원도 “대통령이 국회 입법 수위를 조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총리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고 한 것보다는 원론적인 생각을 말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제민주화는) 양쪽이 충돌하는 것이 아니고, 경제가 잘 돌아가게 하자는 차원”이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은 “창조경제는 포장에 비해 알맹이가 없다”면서 “기존 국정 과제의 이름만 바꾼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현 부총리는 “현재 국내 경기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엔저와 같은 대외 여건,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 전망 하향과 함께 재정 여건도 과거보다 순탄치 않다”면서 “정책은 타이밍을 놓치면 추후에 더 많은 재정이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추경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또 검찰의 4대강 사업 수사와 관련해 “의혹이 없도록 말끔하게 밝혀야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성역은 본래 없다”며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경제민주화 법안 자제” 촉구

    “경제민주화 법안 자제” 촉구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경제5단체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긴급 회동을 갖고 최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법안 추진에 대해 한목소리로 반대를 표시했다. 경제5단체 부회장들은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회동을 한 뒤 성명을 통해 “최근 사회 전반에 확산되는 반기업 정서와 시장 경제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각종 경제·노동 관련 규제 입법은 기업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진 엄중한 상황임을 고려해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 기조인 경제민주화와 창조 경제에 보조를 맞춰 오던 경제5단체 부회장들이 예정에 없던 모임을 가진 데는 정치권의 대기업 옥죄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재계에서는 엔저·북핵리스크로 경제상황이 불투명한 가운데 정치권의 과도한 경제민주화 움직임에 지금이라도 ‘브레이크’를 걸지 않으면 미래가 암담하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한 재계 인사는 “여야 할 것 없이 대통령 공약 사항이라고 내세우며 무리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며 “변화된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나 공청회, 여론조사 등 관계자 의견 수렴 과정도 없이 법안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경제단체가 ‘총대’를 메고 나선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위기감으로 인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회동이 자연스럽게 성사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5단체가 전면에 나서 경제민주화 관련 정치권의 입법 시도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자칫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경련 등 경제단체들이 밥값을 해보겠다며 나섰지만 이렇게 시끄럽게 벌일 일은 아닌 것 같다”면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부회장은 “경제민주화의 취지에 공감하고 협조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정치권의 입법이 균형감을 잃고 반기업 정서를 확산하는 쪽으로 감에 따라 경제계의 우려를 강하게 표명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현재 심의 중인 법안들은 대개 균형이 깨졌다”며 “대기업·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아 기업은 물론 국민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주요기업 1분기 경영실적 발표 보니] 엔低·내수 부진·생산 차질로 현대車 매출↑·영업이익↓

    [주요기업 1분기 경영실적 발표 보니] 엔低·내수 부진·생산 차질로 현대車 매출↑·영업이익↓

    현대자동차가 겪고 있는 엔화가치 하락, 내수 부진, 생산 차질 등 3중고가 실적으로 드러났다. 제픔 판매와 매출의 힘겨운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줄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현대차는 25일 1분기 경영실적이 ▲판매 117만 1804대 ▲매출 21조 3671억원(자동차 17조 6631억원, 금융 및 기타 3조 7040억원) ▲영업이익 1조 8685억원 ▲경상이익 2조7441억원 ▲당기순이익 2조 878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와 매출은 각각 9.2%, 6%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0.7%, 14.9% 줄었다. 영업이익률 또한 8.7%로 전년 동기(10.4%)대비 1.7% 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엔저와 노동조합의 특근 거부에 따른 생산차질, 자동차 시장 위축, 미국 시장 리콜 등 여러 악재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085원으로 지난해 연간 평균치(1172원)를 밑돌았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매출은 늘었지만, 휴일 특근 감소 등에 따른 국내공장 생산 감소로 가동률이 하락하고 원화 약세로 인한 판매관련 비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의 리콜 사태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엔저를 앞세운 일본차 업체의 약진은 글로벌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현대차의 부진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일본 업체들을 중심으로 엔저에 따른 파급 효과가 서서히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 “하반기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후속 모델 등으로 반전을 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대정부질문] ‘대체휴일제 도입’ 4월 국회처리 무산

    대체휴일제 도입 법안에 대한 4월 임시국회 처리가 사실상 무산됐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25일 전체회의를 열어 대체휴일제를 규정한 ‘공휴일에 관한 법률’ 개정안 처리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는 데 실패했다. 안행위 새누리당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회의 후 “안전행정부가 문제점 등을 검토한 뒤 9월 정기국회까지 추진 방안을 내놓겠다고 제안했다”면서 “여야는 오는 29일 최종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안행위 법안심사소위는 지난 19일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대체휴일제는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치면 평일에 하루를 더 쉬는 제도로, 지난 2월 발표된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급물살을 타는 듯 보였던 대체휴일제는 이날 회의에서 정부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유정복 안행부 장관은 “법률로 대체공휴일을 정하면 민간의 자율 영역을 침해할 수 있다”면서 반대했다.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도 법안 처리에 유보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박성효 의원은 “경제가 어려운데 기업인의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유승우 의원은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각각 신중론을 폈다. 새누리당 의원 중에서는 황영철 의원만 “우리 노동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최장시간 근로에 시달리고 있다. 대체휴일제를 도입할 때가 됐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민주통합당 의원들도 일제히 입법을 촉구했다. 김민기 의원은 “대체휴일제는 그동안 공휴일과 휴일이 겹쳐서 재계가 누렸던 이익을 근로자에게 되돌려주자는 것”이라고, 유대운 의원은 “법안소위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점이 존중돼야 한다”고 각각 요구했다. 이날 유 장관이 반대 근거로 든 여론조사 결과도 논란이 됐다. 유 장관은 “반대 여론이 있기에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자영업자 80%, 가정주부 75%가 반대하는 여론조사 자료를 근거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현 의원은 “여론조사가 언제, 어디서 조사됐나”고 묻자 유 장관은 “2011년 6월 18일 특임장관실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2011년과 2013년 국민 의식은 너무 많이 달라졌다”면서 “자영업자, 주부층을 특정해서 반대한다는 논리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해찬 의원도 “2년 전 자료를 인용하는 것은 신뢰 있는 자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여·야·정의 견해차가 뚜렷함에 따라 입법 논의가 장기화되거나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지하경제 양성화의 명암/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지하경제 양성화의 명암/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지하경제의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자료 수집이 곤란하거나 정부에 보고되지 않아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고 이에 따라 세금 부과에서 벗어난 경제활동’을 일컫는다. 이처럼 지하경제는 신고되지 않은 재화나 용역의 합법적 생산, 불법적인 재화나 용역의 생산, 은폐된 현물소득 등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범죄와 마약, 매춘, 도박, 화이트 칼라 범죄, 불법 노동, 비자금 등이 해당된다. 우리나라의 지하경제는 그 규모가 대략 국내총생산(GDP)의 20~3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것은 선진국들의 경우 15% 이내인 것에 비해 높은 수치이다. 우리의 지하경제가 상대적으로 큰 규모를 차지하는 것은 소득원 파악이 어려운 자영업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지하경제를 방치하면 이미 노출된 세원의 세율 증가가 초래되어 지하경제가 확장되고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조세 형평성을 제고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지하경제 규모를 줄여 나가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의 근본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새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려는 지하경제 양성화 대책은 이러한 근본 취지보다는 당장 양산되는 복지정책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재원 확보 차원에서 어떤 수단을 사용하더라도 세금을 추징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새롭게 추징해서 보전해야 하는 세수가 정해져 있으므로 무리를 해서라도 조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국세청의 발표에 의하면 ‘국민 모두가 탈세 혐의가 크다고 공감하는 대재산가, 고소득 자영업자, 민생 침해, 역외 탈세 등 4개 분야에 세무조사를 집중할 것’이라고 한다. 조사 대상 법인도 연 매출 500억원이 넘는 대기업으로 국한하고 100억원 이하의 중소기업은 세무조사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한다고 한다. 금융종합소득과세가 강화되고 부부 간, 부모자식 간의 증여에 대한 조사의 강도가 높아질 예정이다. 국세청은 500명 이상의 인원을 서울청과 중부청에 추가로 투입하여 철저하게 탈루 소득을 가려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업무가 과중되면 과연 제대로 조사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주어진 목표량을 달성하기 위해 무차별하게 세무조사가 진행될 경우, 오히려 조세 저항이라는 역풍이 거세질 수도 있다. 세무조사를 통한 탈루와 체납 세액에 대한 추징세액은 세수총액의 3%를 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한계가 존재한다. 정책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반되기 마련인데, 순기능이 역기능을 압도하지 않으면 정책의 실효성은 낮아지게 되고 정책적인 리스크만 커져 경제활동이 오히려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지나가는 나그네의 웃옷을 벗기기 위해서는 거센 바람과 폭풍우보다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볕이 더 효과적이었던 것처럼 지하경제 양성화는 투명한 거래와 성실한 납부를 유도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필요가 있다. 동시에 주로 현금거래를 하는 서비스 자영업에 대한 감독은 더욱 철저히 하고 만약 탈세가 드러나면 처벌을 강화함으로써 조세 탈루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크게 해야 한다. 강압적이고 대대적인 세무조사만으로는 옷깃만 더 여미게 만들고 조세 회피 수단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와 지하경제가 오히려 활성화되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어떨 때 세금을 회피하고 싶어지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면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세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근로 의욕이 감퇴하고 세금도 납부하기 싫어진다. 경제가 나빠서 벌이가 시원치 않으면 세금 납부가 아깝게 느껴질 것이다. 노동시장이 경직적일수록 비제도권의 고용이 늘고 이것은 모두 탈세로 이어진다. 세원 파악이 어려운 자영업자의 비중이 계속 늘어난다면 세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5년 안에 몇십조원을 추징하겠다는 목표보다는 장기적으로 자진납세를 유도하기 위해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이용하고, 경기 회복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면 지하경제 규모는 서서히 줄어들 것이다.
  •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30% 룰’은 제외돼 논란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30% 룰’은 제외돼 논란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총수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로 경제적 부(富)를 얻는 행위에 대해 별도 규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내부거래의 부당성을 판단할 때 관련 산업 내 파급효과 중심으로 판단해 재벌 2, 3세 등의 특혜성 거래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논란이 됐던 ‘30% 룰’(총수 일가 지분이 30%를 넘으면 총수가 부당 내부거래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이나 거래 정당성 입증 책임을 기업이 지도록 하는 방안 등은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에 따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의지가 후퇴했다고 비판한다. 공정위는 24일 이런 내용의 올해 업무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우선 부당 내부거래로 총수 일가를 지원할 때 규제가 어려운 현행 공정거래법의 한계를 보완, 별도 법 조항을 오는 6월까지 신설해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행위를 제재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광고대행업무 등 ‘정상가격’ 산정이 어려운 경우나 대기업 집단에 속하지 않은 총수 일가 기업과 거래하는 경우 등도 제재가 가능해진다. 지금은 관련 법 조항이 없어 규제가 어렵다. 앞으로는 부당 내부거래의 지원 주체뿐 아니라 지원 객체도 제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에 대한 전담 조직을 신설한다. 대신 부당 내부거래 때 ‘총수 지분이 30% 이상’이면 총수가 관여한 것으로 ‘추정’하기로 했던 방안은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과잉 규제라는 재계의 거센 반발과 ‘추정’이라는 애매한 표현이 법 조문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 등을 수용해서다. 일감 몰아주기의 경우 ‘입증 책임’은 공정위가 진다고 분명히 했다. 김준범 공정위 대변인은 “입증 책임을 기업이 지도록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그럼에도 기업이 지는 것처럼 오해가 일어났던 점을 감안해 관련 법 조항을 ‘정당한 이유 없이’에서 ‘부당하게’로 명확히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점차 지능화되고 있는 경제범죄 추세로 볼 때 ‘30% 룰’ 없이 총수의 관련 여부를 공정위가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현행법에서도 담합 사건 등에 대해서는 입증 책임을 기업에 두고 있음에도 굳이 일감 몰아주기의 입증 책임을 공정위가 지는 것은 지나치게 기업의 편의를 봐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는 오히려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반발한다. 이에 대해 김한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국장은 “30% 룰이 과하게 보일 수 있지만 지금까지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이번 규제는 건전한 기업활동이 아닌 불법행위에 대한 규제이기 때문에 ‘기업활동 저해’라는 재계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60세 정년 연착륙하도록 사회적 지혜 모으자

    55세인 정년이 2016년에는 60세로 연장된다. 국회는 어제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열어 정년 연장을 권고가 아닌 의무 사항으로 못 박아 ‘정년 60세 연장법’을 통과시켰다. 60세 정년은 300인 이상 사업장에 우선 도입하고 2017년에는 300인 이하 전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그러나 기업 측도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 조정 조치를 통해 인건비 부담은 어느 정도 덜게 됐다. 정년 연장은 여러 가지 여건을 감안하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돼 경제 활력을 잃고 있다. 경제활동인구(15~64세)는 2016년 3704만명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2017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선다.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고 경제 성장을 통한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정년 연장을 외면할 수만은 없다. 더군다나 베이비붐 세대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노후에 대해 별다른 준비가 돼 있지 못하다. 연금도 충분치 못한 데다 정년과 연금 수령시기 간 격차가 생기는 등 ‘연금 절벽’이 발생하고 있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정년 연장은 세계적 추세이지만 우리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평균 정년은 57세이지만 실질 퇴직 연령은 이보다 훨씬 이른 53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에 비해서도 10년 차이가 난다. 이웃 일본은 이미 1998년 정년 60세를 의무화했으며 이달부터는 근로자가 희망할 경우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하고 있을 정도다. 같은 아시아권인 싱가포르와 타이완도 62~63세 수준이며, 더 늘릴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정년 연장에 대해 노동계는 환영하고 있지만 기업은 시기상조라며 반대하고 있다. 연공서열형 임금체계여서 정년이 늘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이 때문에 재계는 정년이 연장되면 신규 채용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와 청년실업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한다. 고용을 놓고 청년층과 장노년층이 대립하는 ‘세대 갈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 또 여건이 어려운 중소기업은 정년 연장을 따라가지 못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더 벌어져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 일부에서는 일본이 준비 기간을 거쳐 정년을 60세로 연장한 것을 들어 정년 연장 도입 시기를 2016년으로 정한 것은 성급하다며 이론을 제기한다. 그러나 경제 성장을 압축적으로 이룬 데서 보듯 연금, 사회복지, 고령화 등 우리에겐 모든 문제가 준비할 여유를 주지 않고 일시에 닥쳐온다. 정부와 기업, 노동계는 정년 연장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양보와 이해, 희생의 바탕 위에서 서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손해 보지 않겠다고 버틸 게 아니라 각자 하나씩 버리는 대승적 자세를 가지면 임금피크제, 일자리 충돌 등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십이령을 넘나드는 원상들 중에는 정한조가 행수 노릇하고 있는 소금장수 행수 상대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곽전(藿田)에서 매수한 미역이나 건어물을 지고 십이령을 넘는 건어물 상단이 있었는데, 15~16명을 헤아리는 그 상단의 행수는 울진 토박이로 조기출(趙基出)이란 사람이었다. 그 역시 사십대 중반의 나이로 정한조와 같은 접소의 공원이었다. 울진 봉화 보부상 관할 지역은 대개 삼척부 울진현의 흥부장과 매야장, 안동부 내성현(奈城縣)의 내성장과 현동장, 장동장을 손꼽았다. 조기출을 행수로 하는 건어물 상대는 이들 장시에서 고포 미역과 김 그리고 건어물로 거래를 트고 있었다. 조기출은 원래 명색이 책상물림으로 궁반 출신이었다. 그는 임오년에 있었던 군란 이후에 반명을 하는 선비들도 상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허용한 후부터 과감히 투필하고 늦깎이로 원상의 신표를 받았다. 수하에 거느린 행중들 역시 가근방 출신들이 많았다. 선비 출신답게 길미를 노리는 수완이 출중하고 시세를 읽는 안목도 탁월하다는 소문이 있었다. 허우대는 책상물림답게 금방 씻은 배추같이 멀쑥하게 생겼으나, 괴이하게도 목소리는 왕방울로 퉁노구를 가시는 듯 요란스럽고 시끄러워 듣기에 거북했다. 원래는 언사가 순박하고 조근조근했으나 장시에서는 목소리 큰 놈이 대접받는다는 어떤 쓸개 빠진 구실아치의 조언을 듣고 그를 좇은 까닭이었다. 글줄깨나 읽은 이력이 있어 원상들이 관아에서 쟁송이라도 생기면 앞장서길 인색하지 않았으나, 장시의 우락부락한 무뢰배들과 대치라도 할라치면 일찌감치 가위가 질려 대차게 헤집고 나가는 담대함이 모자랐다. 아직 큰 풍상을 겪지 못해 마음이 모질지 못하고 술도 배움술이라 많이 먹어야 두 잔이었다. 그도 임방에선 공원의 직책을 얻어 행세하지만 곧잘 도감인 정한조를 찾아와 도움을 청했다. 성품도 무던해서 행중 식구들로부터 걸핏하면 양반 행티 너무 마시라는 핀잔을 들었지만, 마음에 새겨두지 않았다. 좀먹은 탕건에 책상다리하고 뼈빠지게 글을 읽어도 오직 허황될 뿐 이렇다 할 소득이 없었던 궁반 시절과 견주어 보면, 만리 행역 눈보라에 부대껴 육신은 더없이 고단하지만, 마음은 편해서 일찌감치 신표를 얻게 된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임오년 난리 이듬해인 계미년(1883년)부터 조정에서는 경상, 전라, 강원, 함경도 연안의 조업권을 일본에 허가해 버렸다. 그런 연유로 연안 어업이 위축되고부터 덩달아 건어물의 수확도 줄어들었다. 생업을 걸었던 상대들도 하나둘 내륙의 상대로 이탈하고 말았다. 야거리배만으로는 종선까지 몰고 다니는 일본 선단의 위세당당한 조업을 당해 낼 재간이 없었다. 해촌의 어부들은 끽해야 팔을 뻗으면 손이 육지에 닿을 것 같은 연안을 맴돌면서 생선 몇 뭇* 낚아 말리거나, 곽전에서 수심곽*과 오들곽*을 걷어 내는 일에 생계를 의존했다. 고포리 해안선을 따라 10여 리에 형성된 바위 밭의 돌곽 미역은 얕은 수심에서 햇볕을 보고 자라 검푸른 색을 띠고 잡벌레가 없을뿐더러 국을 끓이면 그 향기가 온 방안에 퍼졌다. 동짓달에 시작해서 이듬해 4월 사이에 채취한 미역은 크기도 일반 미역이 따르지 못해 고려시대부터 진상품으로 명성이 자자하였다. 1월부터 4월까지는 정어리나 청어, 오징어, 임연수어 같은 어종들이 잡혀 그나마 내륙으로 가져가면 길미가 쏠쏠하였다. 꼭두새벽에 말래 도방에서 발행한 소금 행상들이 샛재에 당도한 것은 산기슭에 서 있는 마른 자작나무 가지들이 우수수 설레는 그날 해거름 무렵이었다. 말래부터 바릿재를 넘어 샛재까지 노정에는 벼룻길과 잔도와 치받이길이 계속되었다. 때문에 발새 익은 길이라지만 욕심껏 걸어도 노정 줄이기가 수월치 않았다. 당도하고 보니 미역 짐과 건어물 짐을 진 조기출 행중들이 먼저 당도해서 맞은편 숫막의 봉노를 지키고 있었다. 숫막이 세 군데나 있어 20여 명의 행중이 한꺼번에 들이닥쳐도 봉노가 비좁은 경우는 없었다. 비좁다 하더라도 서로 빗장거리하듯 어슥버슥 누우면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서로 막역한 사이인 두 떨거지들이 왁자하게 떠들어 대는 와중에, 정주간에서 뒤트레방석을 깔고 앉아 군불을 지피던 월천댁이 정한조가 이끄는 소금 상단 행중이 당도한 것을 얼른 알아채고 봉당 쪽마루에 널린 도깨그릇들을 서둘러 치우고 나서 앉으라는 눈짓을 보냈다. *뭇: 열 마리가 한 뭇. *수심곽: 잠녀들이 깊은 물에 들어가서 채취한 미역. *오들곽: 얕은 물에서 낫대로 건진 미역.
  • 얼마나 못 먹길래… 보육시설 아동 키 13㎝ 더 작아

    얼마나 못 먹길래… 보육시설 아동 키 13㎝ 더 작아

    서울의 보육시설에 사는 초등학교 4학년 유철이는 토요일, 일요일이 싫다. 학교에서 밥을 먹는 주중과 달리 하루 세 끼를 모두 보육원에서 때워야 하기 때문이다. 영양가 있는 반찬이 비교적 푸짐한 학교 급식에 비해 보육원 식사는 반찬 재료나 가짓가 너무 빈약하다고 유철이는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아이의 키는 130㎝ 정도로 또래 평균보다 10㎝가량 작다. 유철이는 “보육시설에서 생활하는 것도 그런데 몸집까지 작으니 더 위축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아름다운재단은 이달 초 한국아동복지협회, 임종한 인하대 교수팀, 이정은 숙명여대 교수팀과 함께 생활시설 아동들의 키와 몸무게에 대해 조사한 결과 키는 또래에 비해 최대 13㎝ 작고 몸무게는 최대 13㎏ 가벼웠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서울과 경북 지역 보육원 3곳의 초·중·고 학생 10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시설에 사는 초등학생의 키는 5학년 남학생을 제외하고는 남녀 모두 평균보다 작았다. 특히 초등학교 4학년 시설 여학생의 평균키는 124.7㎝로 또래 평균(138.5㎝)보다 13.8㎝나 작았다. 사정은 중·고생 역시 같았다. 시설 남학생의 키는 중학교 1학년 153.1㎝, 중학교 2학년 158.5㎝로 평균보다 각각 5.1㎝, 5.8㎝ 작았다. 고교 2학년 시설 남학생은 또래 평균키보다 4.9㎝ 작았다. 시설 아동들은 몸무게도 또래와 차이가 컸다. 시설의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은 44.5㎏으로 또래 평균인 57.6㎏과 비교해 13.1㎏이나 덜 나갔다. 초등학생 중 1학년 여학생과 5학년 남학생을 제외한 시설의 남녀 학생 체중이 평균보다 낮았고 차이는 0.3∼8.6㎏였다. 아름다운재단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시설 아동에게 지급하는 한 끼 식비는 1520원에 불과한데 이 돈으로는 성장기에 맞춰 영양가 있는 식단을 짜기 어렵다”면서 “3000~3500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시설에 있는 청소년은 정서 상태도 또래보다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의 초등학생 가운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의심되는 비율은 32.7%로 전국 평균(13.5%)의 두 배 이상이었다. 최근 1년간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시설 중학생이 15.4%로 일반 평균(6.7%)보다 높았다. 가출 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다는 중·고교생 비율도 각각 15.4%, 15.2%로 일반 중·고생 평균(11.6%, 9.2%)을 웃돌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면대상 제한·심사절차 공개’ 충돌 예고

    ‘유권(有權)무죄 무권(無權)유죄’ 논란을 낳았던 사면법의 개정을 위해 22일 사상 첫 입법 청문회가 열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6일 입법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의결했다. 법안 처리를 위한 국민 의견 수렴 방식은 공청회와 청문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청회와 달리 여야 합의를 토대로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들만 불러 의견을 듣는 형식이 청문회 방식이다. 청문회는 공청회에 비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입법 청문회가 열리는 것은 2000년 국회법에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그동안 발의된 사면법 개정안 10건에 대해 의원과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고 개정 방향을 정하게 된다. 10건의 개정안에는 ▲대통령 친인척과 대통령이 임명한 정무직 공무원들에 대한 사면권 제한 ▲대통령 특별사면도 국회 동의를 얻을 것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 전 대통령과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 등은 명단, 죄명, 형기를 7일 이상 공고할 것 등이 포함돼 있다. 사면 절차와 관련해서는 ▲심사위원을 국회, 대법원에서 2~3인씩 위촉 ▲심사위원 명단과 경력 사항, 심의서의 홈페이지 게재 ▲회의록은 즉시 또는 최소 3년 후 공개 등의 방안이 올라와 있다. 학계에서는 대체로 사면권 행사의 절차적 투명성 확보는 필요하나 대상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상을 제한하는 것보다는 사면 요건을 개방하고 심사위원 명단 공개 등을 통해 심사 과정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공식적으로 법사위에 제출한 업무보고서에서 ‘중대 범죄자에 대해 엄격하게 사면을 상신하겠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법무부 관계자는 “지금 상정된 내용들 모두 쉬운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의 사면권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사면심사위원 명단과 회의록 등의 공개에 대해서는 “그 경우 위원들이 위축돼 오히려 적극적인 심사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2PM 도쿄돔 공연 11만 팬 대성황

    2PM 도쿄돔 공연 11만 팬 대성황

    지난해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 내에서 한류 붐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그룹 2PM이 20일과 21일 양일간 도쿄돔에서 ‘레전드 오브 투피엠’ 콘서트를 열었다. 두 차례 공연에서 11만명의 관객이 들어찰 정도로 성황을 이룬 2PM 콘서트는 독도 영유권 분쟁과 과거사 문제로 갈등을 빚는 한국과 일본의 현주소를 무색게 할 정도로 열기를 띠었다. 21일 도쿄돔을 형상화한 초대형 풍선이 무대 전체를 꽉 채운 가운데 10m 높이의 리프트를 타고 2PM 여섯 멤버가 등장하자 일본 팬들은 일제히 객석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여섯 멤버가 무대에 오를 때마다 초록, 분홍 등 각 멤버를 상징하는 야광봉이 물결쳐 장관을 이뤘다. 공연의 끝 부분에는 객석이 6가지 색깔 무지개로 물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특히 2PM이 지난해 타워레코드 역대 판매 싱글 1위를 기록한 ‘뷰티풀’과 ‘매스커레이드’를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 부르자 팬들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2PM의 멤버 택연은 이날 공연 전 기자회견에서 한류 위축에 대한 우려와 관련, “저희가 시작해 문화의 차이를 점점 허물어 가는 쪽으로 하다 보면 반한류 감정을 없앨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한국의 아티스트가 해외에 나가서 ‘평화의 대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시진핑 反부패 전쟁에 ‘된서리’… 베이징 명품백화점 가보니

    [주말 인사이드] 시진핑 反부패 전쟁에 ‘된서리’… 베이징 명품백화점 가보니

    “핸드백 시장의 ‘큰손’들이 발길을 뚝 끊었어요.” 18일 중국 베이징 다왕루(大望路)에 위치한 최대 명품 백화점 신광톈디(新光天地). 1층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입점한 구찌 매장은 같은 브랜드 점포 중 중국 내 최대 매출을 자랑한다는 명성이 무색할 만큼 한가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곳에 입점한 다른 명품 매장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한 명품 브랜드의 판매사원 리샤톈(李夏天·가명)은 “올 들어 핸드백 ‘큰손’들이 사라지면서 일류 명품 브랜드의 핸드백 매출이 반토막 났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귀띔했다. 그가 말하는 ‘큰 손’이란 한쪽 벽에 진열된 핸드백 제품 수십 개를 통째로 ‘싹쓸이’하는 통 큰 손님들을 말한다. 십중팔구 ‘뇌물성 선물’ 용도로 제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꼼꼼히 살피지도 않고 선뜻 대량 구매에 나서는 만큼 업체 입장에선 그야말로 최고의 ‘봉’이었는데 자취를 감춘 것이다. 또 다른 명품 브랜드 매장의 매니저는 최근 가장 뚜렷한 변화 중 하나로 나이 많은 남자들의 팔짱을 끼고 쇼핑 오는 얼나이(二?·첩)들이 급격히 줄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이 국산 브랜드 제품을 입고 사용한다고 전해지면서 유럽 명품 배척 분위기가 조장되고 있다”면서 “얼나이 고객이 줄어든 것은 관료들의 몸조심과 같은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명품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즐거운 비명을 내지르던 명품 브랜드들의 한숨 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베인앤컴퍼니의 중국 명품시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던 중국 명품 시장 매출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7% 증가에 그쳤다. 2006년 이래 가장 낮은 성장이다. 중국 내 명품 매출의 25% 정도가 ‘뇌물성 선물’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돼 왔는데 권력교체가 한창이던 지난해부터 반부패 사정 행보가 시작되면서 매출이 타격을 입은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에서 명품 브랜드들은 공직자들의 부패, 부유층의 도덕불감증 등을 기반으로 그동안 비정상적인 팽창을 구가해 왔지만 이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 연구원 소비경제연구부 자오핑(趙萍) 부주임은 “시 주석이 과소비 풍조를 엄격히 단속하고 정부의 불필요한 지출을 억제한 데다 네티즌들의 감시·고발이 더해지면서 공금으로 명품을 구매하던 관례나 명품을 걸치고 다니는 공직자들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시계 오빠’(표거·表哥)라는 비아냥을 받았던 산시(陝西)성 양다차이(楊達才) 안전생산감독관리국장이 롤렉스 등 자신의 급여로는 도저히 구입할 수 없는 명품 시계 여러 개를 바꿔 찬 모습이 네티즌들에 의해 포착돼 결국 구속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홍콩 핑궈(?果)일보는 최근 베이징 얼나이들이 지방으로 거처를 옮기고 있어 명품 시계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고 시계 딜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 주석이 공산당 총서기에 오른 직후인 지난해 11월 말 충칭(重慶)시 베이베이(北?)구 당서기가 지역 개발업자로부터 성 상납을 받아 10대 소녀들과 성관계를 맺는 동영상이 유포돼 면직된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총 16명의 공직자가 얼나이 문제로 옷을 벗었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바짝 긴장한 공직자들이 얼나이들을 지방으로 보내 베이징 고가 명품 시계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명품 업체들은 지금까지 중국에서 우후죽순식으로 매장을 확장해 오던 기존 정책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구찌와 루이비통, 버버리 등은 올해부터 중국 내 2, 3선 도시에서 신규 점포를 개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명품뿐만 아니라 고급 식당들도 고전하고 있다. 공직자들이 명품을 멀리하는 것은 물론 고급 식당 출입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여 고급 식당에 드나드는 사진이라도 유포되면 부패 수사 1순위로 지목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대표적인 고급 식당인 샹어칭(湘?情)은 1분기에 7000만 위안(약 13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623만 위안의 흑자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2월 식당업계 매출 증가율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특히 같은 기간 연 매출 200만 위안 이상 고급 식당의 매출은 3.3%나 줄었다. 중국 내 명품, 고가품 시장이 이처럼 된서리를 맞고 있지만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취임 초기에도 반부패 사정작업에 나섰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반부패 정책으로 인해 중국 내 명품 시장의 위축이 계속될 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구찌, 루이비통 등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들의 매출은 감소세지만 아는 사람들만 아는 초고가 브랜드는 오히려 약진하고 있다. 대중에 잘 알려진 고급 식당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부 회원들만 비밀리에 이용하는 초호화 프라이빗클럽은 성업 중이다. 이와 관련, PPR그룹의 주력 브랜드인 구찌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인지도가 비교적 떨어지는 브랜드인 보테가 베네타는 25% 증가했다. 베이징 등 1선 도시에 배치되는 명품들이 브랜드 로고를 최소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베인앤컴퍼니의 브루노 렌느 파트너는 “전 세계 명품시장에서 중국내 매출 비중은 7% 수준이지만 해외에서 중국인들이 사들이는 명품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명품의 25%를 중국인들이 사들이고 있는 셈”이라며 중국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맹목적으로 ‘부의 과시’를 위해 명품을 구입하는 중국인들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다른 경쟁력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명품 업체들은 당분간을 중국 시장 재조정기로 규정하고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에 주력하기로 했다. 매장수를 늘리기보다 기존 매장 인테리어 재정비, 고객 서비스 강화 등 브랜드 고급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당국의 반부패 의지와 네티즌들의 감시로 뇌물용 명품 소비가 대폭 줄고, 명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명품 시장이 그동안의 ‘비정상적 팽창’에서 ‘정상화의 길’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 데다 중산층도 확대되고 있어 중국 내 명품 시장의 미래를 쉽게 예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커지는 경제민주화 갈등] 대기업 “지나친 규제” 볼멘소리… 물밑으론 외부입찰 확대

    [커지는 경제민주화 갈등] 대기업 “지나친 규제” 볼멘소리… 물밑으론 외부입찰 확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상속·증여세법상 일감 몰아주기 과세는 업종별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물류와 광고 관련 일감 6000억원어치를 중소기업 등에 나눠 주겠다고 밝히는 등 재계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주장할 것은 하면서도 고칠 것은 고쳐 여론과 정치권의 ‘몰매’를 맞지 않겠다는 것이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상 일감 관련 과세 설명회’에서 “편법 상속이나 골목상권 침해가 아닌 정상적인 기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부거래는 상증세법상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현실을 무시한 지나친 규제라고 주장했다. 또 “이와 관련한 업계의 애로를 파악해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개정된 상증세법에 따라 2012년 결산분부터 특수관계법인 간 내부거래가 30%를 넘는 기업은 증여세를 내야 한다. 시스템통합(SI) 업종은 내부거래 비중이 64%(2010년 기준)에 달한다. 이는 그룹 차원의 핵심 정보 등 보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외부 업체에 일감을 맡기기 어렵고 통합 전산망을 구축·관리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간 거래는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 규제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수직계열화 업종에 대한 정상거래비율 조정과 배당소득세의 이중과세 문제 해소, 해외지사와의 용역 수출 거래 제외 등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처럼 경제단체가 재계의 입장을 대변해 정치권 등의 경제민주화 조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과 별개로 재계는 물밑에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 이어 다른 기업들도 내부거래를 줄이고 외부 경쟁 입찰을 추가로 늘리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SI와 광고, 건설, 물류 등 4개 업종에 대해 경쟁 입찰을 확대 시행하고 있다. 특히 내부거래의 객관성·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삼성전자 등 7개 계열사에 내부거래위원회를 확대 설치했다. SK그룹도 최근 그룹 이미지 광고 대행을 삼성그룹 계열인 제일기획에 맡겼다. 그동안 계열사인 SK마케팅앤컴퍼니(SK플래닛에 합병)에 맡기던 관행을 벗어난 것이다. 또 그룹 내 SI 계열사인 SK C&C와의 거래 물량을 축소하고 있다. LG그룹도 광고와 SI, 건설의 일감 중에서 보안성과 효율성을 담보하지 않는 것은 다른 기업에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지난달 경제민주화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순환출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발표한 한진그룹도 정석기업과 SI 기업인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 등 3곳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 대해 “비중을 줄이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효성그룹은 “앞으로 정부 방침에 따라 개선할 점이 있으면 하겠다”면서도 “계열사 수와 비교하면 내부거래 비중이 작고 금액도 미미한 수준이어서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했다. 롯데그룹은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으나 “내부 매출 비율을 줄이는 쪽으로 ‘큰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CJ그룹도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현대차의 발표 등 재계의 내부거래 축소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 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재벌 기업 관계자는 “기업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외형적 성장을 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이지만 천편일률적인 규제는 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킨다”면서 “재계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도 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춘천 마임축제 존폐 기로에…

    춘천 마임축제 존폐 기로에…

    강원 춘천을 대표하며 세계 3대 마임축제로 자리 잡았던 ‘춘천마임축제’가 존폐 기로에 섰다. ㈔춘천마임축제는 17일 한때 전국 최고의 축제로 명성을 얻었던 춘천마임축제가 부족한 예산과 축제 장소의 어려움, 전용열차 폐지, 상설공연 중단 등으로 급격히 위축되면서 다음 달 축제를 끝으로 존폐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구나 축제를 전폭적으로 돕던 소설가 이외수씨가 최근 혼외 아들 양육비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마임축제도 함께 추락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춘천마임축제 이사인 이외수씨가 축제가 펼쳐지던 의암호 위도(島)의 이름을 고슴도치섬으로 짓고 캐릭터(몽도리)까지 만들어 축제 활성화에 기폭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춘천마임축제는 1989년 처음 축제를 시작으로 올해로 25년째를 맞는다. 2005년부터는 정부의 최우수축제로 선정돼 해마다 국비 3억원을 지원받는 등 연간 7억~8억원 예산으로 축제를 활성화시켜 왔다. 축제 장소도 고슴도치섬 등에서 안정적으로 펼치며 국내외 10여개 국가에서 120여개 팀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서울~춘천 간 도깨비열차를 운행하고 춘천 시내에 상설 마임의집(봄내극장)과 전용 카페(섬)까지 생겨나 축제기간에만 5만여명씩 찾는 지역 대표축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2011년 국비와 자치단체 지원이 줄면서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당장 지난해 축제부터 국비 지원이 절반으로 줄면서 지자체 지원도 같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는 예산이 더 줄어 기업체 협찬금까지 5억 3000만원에 그쳐 행사를 더 줄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축제 장소도 2010년 이후 고슴도치섬이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좁은 어린이회관으로 옮겨야 했다.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여파로 전용 열차(도깨비열차)를 운영하지 못하며 서울 등 수도권의 관심에서도 멀어졌다. 유진규네몸짓 극단까지 만들어 주말마다 상설로 운영해 오던 마임의집과 전용 카페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3, 4년 전부터 접으면서 춘천마임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2010년 마임공연 등을 위해 시에서 수백억원을 들여 120석의 몸짓극장까지 건립했지만 객석 수가 적어 주요 극장공연은 인근 춘천문예회관을 이용하는 등 정착에 실패했다. 올해는 축제 장소를 놓고 마임을 처음 시작한 유진규 예술감독과 춘천시가 갈등까지 겪었다. 축제 재기를 위해 지난해부터 19세 이하 관람이 불가한 누드공연을 펼치고 올 축제(5월 19~26일)부터 주요 행사인 도깨비난장과 미친금요일을 통합해 한곳에서 열기로 하는 등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붐 조성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유진규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은 “예산 부족 등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축제 운영을 해결할 길이 없어 올해 축제를 끝으로 존폐를 심각하게 따져 볼 예정이다”면서 “마임축제 존폐는 우선 시민들에게 물어 공론화시킨 다음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여성장애인들 당당하게 살았으면”

    “여성장애인들 당당하게 살았으면”

    “제가 장애가 없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었을까요.” 유영희(55)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공동대표는 17일 여성 장애인들에게 긍정적이고 당당한 삶을 강조했다. 유 대표는 이날 제33회 장애인의 날 시상식에서 ‘올해의 장애인상’을 받았다. 지체장애 1급인 유 대표에게 장애가 찾아온 것은 결혼한 지 1년도 안 돼서였다. 큰아들의 100일을 지낸 후 류머티즘이 발병했고, 30년간 투병 생활을 하면서 12번의 수술을 받았다.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엄마, 그리고 아내, 며느리. 이런 사실이 정말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가슴에 쌓인 한을 글로 풀어가던 유 대표는 2002년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자신의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속풀이라도 하듯 올린 글에 독자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2004년에는 본격적으로 수필을 쓰기 시작했다. 2005년 ‘남편의 외박을 준비하는 여자’라는 제목의 첫 수필집을 발간했고,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수필부문 대상 등 총 10개 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2006년 전북여성장애인연대의 문예 창작교실에서 글쓰기 지도를 하면서 너무도 위축된 여성 장애인들의 삶과 마주했다. 2007년에는 전북여성장애인연대 대표에 뽑혔다. 등불장애인야학의 교장도 맡았다. 여성 장애인 합창단을 이끄는 한편 꽃꽂이, 사진, 글쓰기 교실 등을 운영하며 여성 장애인의 역량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여성 장애인의 인권, 법률 자문 등을 주제로 책도 냈다. 유 대표는 “여성 장애인들이 자신의 장애를 인정하되 절대로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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