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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값 고공 행진에 횡성한우 울상

    소 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전국 최고를 자랑하는 강원 횡성한우 농가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당장은 이익이지만 송아지 가격 상승 등으로 중장기적으로 가격 급락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30일 횡성군에 따르면 6~8월 횡성한우 큰 소 1등급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당 1만 7476원에 비해 최고 15% 상승한 1만 8000~2만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열린 횡성한우 경매시장에서 거세송아지의 최고가는 이미 400만원 중반대를 넘어섰다. 7~8개월령 암송아지는 320만원, 5개월령 수송아지는 330만원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7.7%, 7.1% 올랐다. 이처럼 한우 가격이 치솟지만 횡성지역 축산농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횡성 공근면 학담리에서 한우 200마리를 기르는 김일섭씨는 “쇠고기 값이 치솟고, 소 값도 오르면서 800㎏짜리 소 한 마리를 도축하면 사료비와 관리비 등을 제외하고 300만원쯤을 손에 쥐지만 덩달아 오른 송아지 가격 때문에 돈을 번 것도 아니다”면서 “천정부지 오른 소 값이 언젠가는 다시 급락할 것으로 예상돼 한우 농가들은 불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축산농가들은 치솟은 쇠고기 값이 정부의 강제 조정으로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피해를 고스란히 축산농가들이 떠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불안은 더하다. 자칫 비싼 값에 송아지를 입식했다가 하락장으로 이어지면 결국 밑지는 장사가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농가 입장에서 한우 입식을 섣불리 늘릴 수 없는 이유다. 더구나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소비 위축까지 이어지지나 않을까 근심이다. 한상보 전국한우협회 횡성군지부장은 “소 값 상승으로 축산농가들이 당장은 이익이겠지만 정부의 가격 조정과 소비감소 등의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축산농가들의 시름이 어느 때보다 깊다”고 말했다. 횡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서울 3도심 주변 분양아파트 ‘주목’

    서울 3도심 주변 분양아파트 ‘주목’

    답십리 파크자이·목동 롯데캐슬 e편한 상도 노빌리티 분양 임박 이달 초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2025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도시환경정비사업부문안)을 통과시키며, 서울시의 3도심(한양도성, 여의도, 강남)에서 새 아파트 찾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존할 곳은 확실히 보존하고, 낙후 지역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다는 정책 방향이 세워져서다. 세부적으로는 시청·광화문 일대인 한양도성권역은 보전을 위한 규제에, 여의도는 국제금융중심지로 개발하는 데, 강남은 국제업무중심지로 개발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 기존 개발 방식이던 철거를 통한 아파트 공급 흐름은 위축될 전망이다. 사실 지금도 이 지역에서 새 아파트를 찾거나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행정구역상 한양도성 도심권인 종로구·중구의 아파트 분양 실적은 미미하다. 부동산114는 최근 10년(2006~2015년) 동안 이곳에서 분양한 아파트가 총 1만 5592가구라고 29일 집계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역에서 60만 9587가구가 분양된 것과 비교하면, 전체의 약 2.56% 수준이다. 더욱이 한양도성권역 내 보전 방침에 무게가 실리며, 서울시는 이 권역 내 110만㎡에 해당하는 도시환경정비 예정구역을 해제하고 신축건물 최대 높이를 90m가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등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금융·상업·주거시설로 복합 구성된 여의도권역에서도 당분간 신규 분양 물량을 찾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부동산114는 영등포구 여의도동 내 아파트 1만 121가구 중 재건축 기한(30년)이 지난 아파트가 7746가구로 76.53%에 달한다고 계산했다. 하지만 서울시 클린업시스템(재개발·재건축)을 보면 영등포구 여의도동 내 재건축 조합이 현재 설립된 곳은 전무하고 재건축 추진위원회만 5곳 설립됐을 뿐이다. 5곳 모두 안전진단도 진행하지 못한 상태다. 강남은 ‘규제’보다 ‘가격’ 때문에 접근이 어려운 권역이다. 강남·서초권역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3.3㎡당 신규 분양가는 2014년 3153만원, 3152만원에서 지난해 3950만원, 4102만원으로 상승 중이다. 도심 진입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도심 근처 지역 신규분양 아파트들이 도심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되는 분양가 덕분에 반사이익을 누리는 중이다. 대림산업이 다음달 7호선 상도역 근처에 분양하는 ‘e편한세상 상도 노빌리티’, 동작구 흑석동에서 다음달 분양하는 ‘아크로 리버하임’ 등이, 분양이 임박한 도심 주변 단지로 꼽힌다. 여의도와 가까운 양천구 목동에서는 롯데건설이 다음달 ‘목동 롯데캐슬 마에스트로’를 선보인다. 한양도성 도심권 근처에서는 GS건설이 다음달 5호선 답십리역에 가까운 ‘답십리 파크자이’를 분양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정신분열증 환자는 잠재적 범죄자?

    정신분열증 환자는 잠재적 범죄자?

    “요즘 병원을 찾는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들이 너무 불안해해요. ‘나도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의 범인처럼 아무한테나 갑자기 폭력을 휘두르게 되는 건 아닌가요’라고 묻기도 합니다.”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최근 서울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발생한 ‘묻지마 살인’ 사건 이후 싸늘해진 시선에 더 위축된 환자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고 29일 말했다. 경찰이 이 사건을 조현병 환자의 ‘묻지마 범죄’로 결론 내린 이후 ‘조현병 환자가 언제 어디서 우리를 공격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됐으며, 10만여명의 조현병 환자들은 순식간에 잠재적 범죄자가 됐다. ●살인 등 강력범 중 정신질환자 2.6% 하지만 조현병 환자와 항상 마주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정신질환자의 공격성과 잠재적 범죄 성향이 일반 인구보다 절대 높지 않다고 말한다. 실제로 2014년 경찰통계연보를 보면 총범죄자 171만 2435명 가운데 정신질환 범죄자는 6265명으로 0.4% 정도에 불과하다.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2만 5065명 중 정신질환자는 654명(2.6%), 폭력 범죄를 저지른 35만 8275명 가운데 정신질환자는 1982명(0.6%)이다. 전체 범죄자 중 정신질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년째 0.3~0.4%로 늘지도 줄지도 않았다. 대검찰청의 2011년 범죄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비질환자 범죄율의 10%에도 못 미친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거나 증상 조절이 안 되면 충동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지만, 약을 잘 복용하고 증상이 안정되면 일반 사람들과 생활해도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2월 배포한 ‘정신질환의 오해와 진실’이란 자료에서 “정신질환은 일시적으로 조절되지 않은 충동성 때문에 자·타해 위험성을 보일 경우가 있지만 이는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이며, 이마저도 타해 위험성은 자해 위험성의 100분의1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격성과 잠재적 범죄 성향이 ‘일반적인 증상’인 정신질환은 흔히 ‘사이코패스’로 불리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뿐이다. 조현병은 도파민과 세로토닌이란 물질의 신경 전달 과정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질환으로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공격성’이 아니라 환각과 망상이다. 조현병 환자는 흔히 환각을 경험하는데, 누군가 말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리거나 실제 존재하지 않는 대상이 보이기도 한다. 환청의 내용은 주로 환자에게 무언가 지시하거나 비판·간섭하고,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소리다. 어떤 환자들은 이런 환청과 대화하기도 하며 혼잣말을 중얼거리기도 한다.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신과 연관지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관계망상, 나를 감시하고 있다거나 누군가가 나를 조종하고 있다는 피해망상과 과대망상, 내가 구세주이거나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다는 종교망상도 나타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보통 조현병 환자들은 공격성을 보이기보다 위축돼 다른 사람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거나 조용히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강제입원은 유례없는 후진적인 제도” 조현병 환자의 궁극적인 치료 목적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 즉 한 인간으로서 기능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다. 가족, 이웃과 관계를 맺으며 재활을 통해 홀로 서는 법을 익혀야 병이 재발하지 않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황재욱 순천향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환자는 조기 치료가 중요한데, 사회적 낙인을 찍으면 적극적으로 진단받기를 꺼려 치료하기가 더 어렵다”며 “행정 입원, 응급 입원으로 무조건 가두려는 것은 의학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난 26일 당정협의에서 조현병 환자를 강제 입원시킬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렇게 강제 입원하면 결국 장기 입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인권침해 소지를 막고자 강제 입원 절차를 까다롭게 한 ‘정신보건법 전부개정법률안’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의학적 판단에 따라 꼭 입원해야 하는 환자는 본인의 동의 없이 입원시키되 굳이 ‘입원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가 자신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입원하는 일은 막자는 게 이 법의 개정 취지다. 정부가 개정한 이 법은 불과 열흘 전인 지난 19일 국회가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당시 복지부는 기자들에게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강제입원 제도는 의료적 판단만으로 인신을 구속하는 외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후진적인 제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많은 정신질환자를 본인의 동의 없이 사실상 ‘감금’하고 있으며, 2013년 말 기준 강제입원자는 전체 정신질환 입원자 8만 462명의 73.1%에 이른다. ●저소득층 약제비 지원 하루 2770원뿐 장애인 단체들은 환자를 낙인찍고 손쉽게 격리하려고만 할 게 아니라 이들이 잘 치료받고 우리 사회 일원으로서 생활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만성 정신질환자가 회복 후 병원에서 나와 사회 복귀를 준비하는 ‘사회복귀시설’은 전국에 317곳뿐이며, 이마저 52.1%는 서울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정신요양시설은 지난해 국고보조금 사업으로 전환됐지만, 사회복귀시설은 여전히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하고 있어 열악하다. 의료급여를 받는 저소득층 정신질환자가 하루에 진료비·약제비로 쓸 수 있는 정부 지원금은 각 2770원이다. 예산 문제로 지난 8년간 단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커버스토리] 티격태격 정부, 오락가락 정책… 미세먼지처럼 답답

    [커버스토리] 티격태격 정부, 오락가락 정책… 미세먼지처럼 답답

    이달 말로 예고됐던 정부의 미세먼지 종합 대책 발표가 ‘경유값 인상’을 둘러싼 부처 간 이견으로 연기됐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문제의 주범 중 하나로 경유차를 지목하며 수요 억제를 위해 경유에 붙는 세금(교통·에너지·환경세) 인상을 검토해 줄 것을 기획재정부에 제안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산업계 위축과 물가 상승, 증세 논란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지난 25일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열릴 예정이었던 환경부, 기재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 차관회의가 돌연 취소된 것도 미세먼지 대책에서 경유 가격 인상을 제외해 줄 것을 기재부가 강력하게 주장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로 전해졌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알리는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지만 관리 부실로 화를 키운 정부 내 마찰음은 그치지 않고 있다. 환경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특단의 대책’으로 경유값 인상을 핵심으로 꼽고 있다. 환경부는 “경유 가격을 올려 휘발유와의 가격 격차를 없애는 것이 경유차 운행 감축과 경유차 확산 억제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경유(디젤엔진)는 고온에서 연소하기 때문에 휘발유(가솔린엔진)보다 질소산화물이 많이 배출되지만 휘발유보다 연비가 30% 뛰어나고 기름값도 15% 저렴하다. 이를 무기로 지난해 신규 등록 차량(96만대)이 전체 등록 차량의 절반(52.5%)을 넘어섰다. ●“휘발유·경유 가격비 100대85 → 95대90 추진” 환경부가 경유 가격을 올리려는 것은 운행제한지역(LEZ) 확대, 매연저감장치 설치, 노후 차량 조기 폐차 보조금 지급 등의 대책만으로는 미세먼지 저감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07년 정해진 현재의 휘발유값 대 경유값 비율은 100대85다. 환경부는 서민 증세 논란을 피하기 위해 휘발유 가격을 조금 낮춰 95대90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을 기재부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ℓ당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휘발유는 1387원 중 872원(63%), 경유는 1155원 중 634원(55%)이 세금이다. 이는 전체 유류세(교통세+교육세+주행세) 총액의 기준이 되는 교통세가 휘발유는 ℓ당 529원, 경유는 375원으로 경유가 150원 이상 저렴한 게 주된 이유다. 교육세는 ‘교통세의 15%’, 주행세는 ‘교통세의 16%’로 교통세에 연동돼 있다. 환경부는 교통세를 조정해 전반적으로 100원 정도 경유값이 인상되기를 바라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 1분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중 우리나라의 휘발유값 대비 경유 상대가격은 86으로 회원국 중 23위로 낮다. OECD 평균은 91이다. 제조업 비중이 낮은 영국은 103, 미국은 112로 경유가 더 비싸다. 우리나라와 산업구조가 비슷한 일본은 경유 가격도 85로 한국과 거의 같다. 하지만 기재부, 국토부, 산업부 등 경제부처들은 경유 가격을 올리면 부작용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세먼지 문제만으로 세율을 인상할 수는 없고, 서민 증세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면서 “특히 수송 경쟁력이 산업 경쟁력인데 경유값 인상은 산업 전반과 수출 경쟁력을 모두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생계형 화물차주 고스란히 직격탄” 2014년 말 기준 국내 도로 화물 수송 분담률은 80.8%이며 대부분 경유차가 맡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전체 화물차의 92%인 321만 5565대, 전체 특수차의 98%인 7만 5630대가 경유차다. 트럭, 버스 운전자 등 서민 자영업자와 제조업체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대기오염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사업용 화물차, 버스는 유류세가 올라도 오른 만큼 유가보조금(연간 2조원)을 지원받지만 비사업용 화물차와 승용차 소유주 등은 모든 부담을 떠안아야 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요금을 올린다고 생계형 화물차주들이 일을 안 할 수 없고 고스란히 유류비 부담만 늘 것”이라며 제2 화물연대 사태를 우려했다. 기재부는 세금 인상 대신 저공해 인증 차량과 유로5·6 등에 면제 혹은 유예돼 있는 환경부의 준조세 환경개선부담금(차종에 따라 연간 10만~30만원)을 인상하라고 역제안했다. 유류세는 교통세의 15%만 환경 개선에 투자되지만 환경개선부담금은 100% 활용할 수 있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환경부는 환경개선부담금을 건드리는 것은 실효성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 진흥 부서인 산업부는 경유값 인상도, 환경개선부담금 인상도 내켜하지 않는다. 이 밖에도 화물차 유가보조금 축소, 미세먼지 배출량 규제,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보조금 신설, 경유택시 전환 시 유가보조금 지급 철회, 경유차의 전기차 튜닝비 지원 등에 대해서도 부처마다 입장이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월급 0.3% 오를 때 … 주거비 10% 올라

    실질소득 2분기 연속 뒷걸음질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비성향이 1분기 기준으로 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질소득이 줄어든 가운데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6년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55만 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8% 늘었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2%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또다시 감소세를 나타냈다. 실질소득이 2개 분기 연속으로 줄어든 것은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을 받았던 2010년 4분기~2011년 1분기 이후 5년 만이다. 실질소득이 쪼그라든 주된 이유는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근로소득’(통상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받는 월급)은 찔끔(0.3%) 늘어난 반면, 저금리에 따른 이자소득 감소로 ‘재산소득’은 대폭(21.0%) 줄었기 때문이다. 소득 감소는 소비심리 냉각으로 이어졌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6만 9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비는 0.4% 감소했다.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의 비중인 평균 소비성향은 72.1%로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0.3% 포인트 더 내려갔다. 지출 항목 대부분에서 소비가 줄었지만 가격이 오른 술·담배 지출은 지난해보다 22.2% 급증했다. 실제 주거비도 10.3% 늘었다. 김보경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지난해 4분기부터 물가 상승률이 0%대에서 1%대로 올라가면서 실질소득이 감소했다”면서 “실질소비가 줄어든 것은 전반적 내수 부진 속에 유가 하락으로 도시가스 요금이 내려가면서 주거난방비, 자동차 연료비 등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기업 미래 문화 특집] 두산그룹, 글로벌 신규사업 개척 ‘두려움 없는 도전’

    [기업 미래 문화 특집] 두산그룹, 글로벌 신규사업 개척 ‘두려움 없는 도전’

    두산그룹은 미래지향적 공격 경영을 통해 구성원들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한편 기업 문화 발전도 도모하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후 두산그룹 구성원들에게 “두려움 없이 도전해 올해로 창립 120주년을 맞는 두산의 ‘또 다른 100년 성장’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신규사업의 조기 정착을 제시했다. 박 회장은 “연료전지 사업을 ‘글로벌 넘버원 플레이어’로 키워 나가고, 면세점 사업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면서 “신규사업 개발 시도가 전 부문에서 이뤄지도록 이끌겠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올해 8000억원 이상의 수주를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연료전지 사업은 전기 효율과 출력을 개선한 제품 출시로 기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 가면서 미국 법인인 두산 퓨얼셀 아메리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또 지난 20일 개장한 두타면세점을 통해 동대문 상권 부활의 중심이 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난 2월 인도에서 3500억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수주 소식으로 올해를 시작한 두산중공업은 저유가로 인한 중동 발전 시장이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해 3년 연속 수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적극적인 공격 경영을 통해 구성원들 모두 힘차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상가들 줄줄이 문 안 닫아…2년 버티면 조선업 살아나”

    “상가들 줄줄이 문 안 닫아…2년 버티면 조선업 살아나”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양대 조선소가 있는 경남 거제 지역 경제가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역 경제에서 조선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른다. 거제시는 위기 극복을 위해 권민호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조선업 위기 극복 종합대책본부’를 지난달 발족해 대응하고 있다. 지역을 가장 잘 꿰뚫어 보는 권 시장으로부터 26일 실상과 현장 상황 등을 들어봤다. 우선 권 시장은 “거제 지역 경제 실상이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가게가 줄줄이 문 닫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며 “지금부터 기업과 정부 등이 선제 대응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선사에 대한 채권단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요구로 고용불안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근로자들이 지갑을 닫는 등 지역 경제가 위축된 것은 맞지만 당장 급격히 추락할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안일하게 생각하는 게 절대 아니다”라며 “시민들의 불안감과 심리 위축 현상이 지역 경제를 되살리고 불황을 극복하는 데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어 자극적인 보도는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거제는 면적의 70%가 관광지이고 수산업 등도 발달해 지역 경제가 급격히 무너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권 시장은 오히려 “기업과 정부, 전문가 등이 합심해 이 위기를 잘 대처하면 조선산업 체질을 개선하고 기술력을 키우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산업은 호·불황 주기가 반복되는 산업으로 전문가들은 2018년이면 조선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보고서를 내고 있어 2년을 버터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채권단에서 요구하는 구조조정이 조선업체에 빌려준 돈을 받는 데 초점이 맞춰져 문제라고 권 시장은 지적했다. 그는 “무조건 인력을 줄이고 돈 되는 시설과 자회사를 매각하라는 요구는 팔다리를 잘라 조선산업을 무장 해제하는 것”이라며 “현장 실정을 잘 아는 회사와 근로자, 협력업체 등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서 구조조정 계획을 짜야 한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선박건조 분야는 2년치 일감을 확보해 인력정리가 필요 없고, 해양플랜트 분야는 연말부터 바닥이 나 인력이 점차 남아돌게 된다고 한다. 권 시장은 “해양플랜트 분야는 기술 부족으로 적자 수주라는 비싼 수업료를 물고 기술을 축적해 중국보다 10년, 일본보다는 3년 이상 앞섰다는 게 해당 업계의 분석”이라며 “경기 회복기에 고부가가치 수주를 할 수 있게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시장은 “협력업체 사장들이 ‘원청업체에서 원가를 일방적으로 낮춰 적자가 계속돼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하소연한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권 시장은 “정부가 조선업에 대해 고용위기업종 지정뿐 아니라 각종 세금 징수 유예, 4대보험 유예 등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시에서도 조선협력업체에 지방세 감면 및 징수 유예, 운영자금 이자지원 확대 등을 강구한다고 밝혔다. 조선업이 불황인 가운데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그는 “지금 조성하면 앞으로 5~6년 뒤 조선업 호황기에 완공된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물동량 운송의 90%를 해상에서 담당하며 오대양에 다니는 선박 중 2만 6000여척은 1만t이 넘는 것으로 추산한다. 그래서 권 시장은 “선박 평균 수명을 25년으로 단순 계산하면 매년 1000여척을 새로 건조해야 해 조선산업은 없어질 수 없는 산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불황기에 노조도 고통 분담에 동참해 임금을 양보하고 노조 전임자들이 현장에 나가 용접작업을 하는 등 희생하는 자세를 보이면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고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발벗고 지원하지 않겠느냐”며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고 고통을 분담해 불황기를 이겨 내자”고 호소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치솟는 전셋값에 아파트, 중소형 평형 ‘대세’

    치솟는 전셋값에 아파트, 중소형 평형 ‘대세’

    지난해 하반기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영향으로 부동산시장의 구매심리가 위축되었으나 실수요가 풍부한 중소형(전용면적 85㎡이하) 아파트의 인기는 올해도 변함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85㎡ 미만 중소형 아파트 거래량은 26만6000여건으로, 전체 아파트 거래량(32만5000여건) 중 82%를 차지했다. 중소형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도 높았다. 분양시장에서도 중소형의 인기는 높았다. 실제로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베라힐즈’는 평균 10.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전용면적 84㎡F형은 최고 9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올해 초 분양한 ‘힐스테이트 녹번’도 평균 경쟁률 11.7대 1로 전 타입 1순위 마감했으며, 그 중 최고 경쟁률은 39.8대 1로 전용 59A㎡ 타입에서 나왔다. 청약에서 강세를 보인 이들 단지는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평형대로 구성되어 인기를 끌었다. 전문가들은 중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로 1~3인 가구의 증가와 평면 설계 진화 등을 꼽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 중 1~3인 가구의 비중은 75.1%에 달했다. 가구원 수가 줄다 보니 더 이상 큰 아파트가 필요 없어진 것. 여기에 특화설계가 도입돼 중대형 부럽지 않은 만족감을 주고 있다. 최근 등장하는 새 아파트의 경우 낭비되는 공간을 최소화해 공간 효율성을 높이고, 발코니 확장으로 중소형도 중대형 못지않은 공간을 누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족 구성원의 변화와 전셋값 상승에 매매값과의 차이가 줄어들면서 요즘에는 신규 분양 물량이나 매매를 찾는 실수요자들이 많아졌다”며 “이런 분위기가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신규 아파트도 주목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도심접근성은 뛰어나면서도 분양가는 수도권 지역수준으로 부담이 적은 단지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단지가 GS건설이 은평구 음암동 일대 공급하는 ‘백련산 파크자이’다. 전용면적 49㎡, 55㎡, 59㎡, 84㎡ 등 전용 85㎡ 이하의 중소형으로만 구성된다. 전 가구를 남향위주로 배치하여 통풍과 채광을 극대화했다. ‘백련산 파크자이’는 중소형아파트의 장점과 함께 단지 인근으로 백련산이 위치하고 있어 우수한 주거쾌적성과 여기에 교통과 교육 여건도 훌륭하다는 평이다. 내부순환도로의 진입이 편리한 곳에 위치해 광화문, 종로 등 도심까지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고, 지하철 6호선 새절역과 응암역, 지하철 3호선 녹번역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여의도,광화문,상암DMC 등 중심지역 접근성이 좋아 배후주거지로서의 가치도 높다는 평가다. 은평구 음암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기존 응암동등 은평구 일대가 전반적으로 저평가 되어 있었으나 최근 상암DMC 출퇴근하는 미디어 및 IT종사자들의 수요로 인해 마포구와 인접한 은평구로 이주하려는 문의가 상당하다”며 “뿐만 아니라 은평구 내에서의 높은 전세가율로 집값과 전셋값에 큰 차이가 없어 이 기회에 매매로 집을 장만하려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백련산 파크자이’는 중소형 단지로만 구성돼 투자자, 실거주자 모두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 된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학교시설도 응암초가 인근에 있는 것을 비롯해 충암중-고교 및 명지중-고교 등으로도 통학이 가능하다. 특히 강북지역 명문사립으로 꼽히는 명지초,충암초도 모두 근거리에 있어 교육여건이 뛰어나다. 백련산파크자이의 견본주택은 6월중 오픈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국 벤처 거물이 헐크 호건 동영상 소송 지원한 이유는?

    미국 벤처 거물이 헐크 호건 동영상 소송 지원한 이유는?

     미국 프로레슬링 스타 헐크 호건(63)이 자신의 섹스 비디오를 공개한 가십 전문 매체 ‘고커 미디어’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을 낸 가운데 실리콘밸리의 거물 벤처투자가 피터 틸(49)이 호건의 소송 비용을 대 온 것으로 전해졌다.  고커는 과거에 틸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폭로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앙심을 품은 틸이 고커에 타격을 줄 목적으로 호건 측을 지원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은 25일(현지시간) 익명 취재원을 인용해 호건(본명 테리 진 볼리아)이 플로리다주 소재 법원에 낸 소송 비용을 틸이 지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틸은 호건이 법무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돕기로 동의했다. 틸 외에 다른 이들이 호건 측을 지원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에서 오래 활동하며 유명해진 호건은 2007년 가장 친한 친구의 부인과 동의 하에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가졌고 고커 미디어는 당시 호건의 친구가 숨겨 놓은 카메라로 찍은 성관계 영상을 2012년 입수해 공개했다.  호건은 고커와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닉 덴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억 4000만 달러(1653억 원)을 배상하라는 배심원 평결을 올해 3월에 받아냈다. 1심에서 패소한 피고 고커 미디어와 덴턴은 “언론사의 문을 닫게 만들려는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이 언론 자유를 위축시킨다”며 손해 배상액을 줄이기 위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만약 항소심이나 상고심 등에서 1심과 비슷한 수준으로 배상액이 확정된다면 고커는 문을 닫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커 미디어의 기업가치는 8300만 달러(980억 원), 연매출은 4870만 달러(575억원)다. 덴턴 CEO의 개인 재산은 1억 2100만 달러(1430억 원)이며 1심 배상액 중 그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1000만 달러(120억원)다.  미국 언론매체들은 고커 미디어가 이런 일에 대비해 보험을 들었으나 무용지물이 된 경위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이는 원고인 호건 측이 당초 청구 취지에 포함됐던 일부 내용을 삭제해 고커가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받을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손해배상액을 적게 받더라도 이를 보험금으로 처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약관을 꼼꼼히 살펴보고 일부 소송 내용을 삭제한 것으로 추측된다. 호건 측의 목표가 돈을 많이 받아내는 것 자체가 아니라 고커 미디어가 문을 닫게 만드는 데에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소송에서 호건을 지원한 피터 틸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유명한 벤처투자가 중 한 사람이다. 페이팔 공동창립자이자 페이스북의 첫 외부 투자자 등을 지냈으며 현재는 팔란티어 테크놀로지 이사회 의장, 페이스북 등기이사, 파운더스 펀드 매니징 디렉터, 와이컴비네이터 파트타임 파트너 등으로 재직중이다.  틸과 고커 미디어의 사이는 2007년 틸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고커가 폭로한 것을 계기로 극도로 악화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화평법’ 고쳐야 위해제품 전수조사 효과 볼 것

    환경부가 시중 유통되는 살균제, 세정제 등에 어떤 살생물질(유해 생물을 제거하기 위해 첨가한 화학물질)이 들었는지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15종의 위해 우려 제품을 생산하는 3800여 업체들에서 생산품에 사용한 살생물질의 종류가 무엇인지 목록을 받는 작업을 다음달까지 진행한다. 이들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은 8000여개나 된다. ‘페브리즈’ 등 국민 불안이 큰 인기 제품들은 평가를 서둘러 올 하반기에 결과를 우선 공개하기로 했다. 내친김에 제품의 용기나 포장 등에 이용된 살생물제도 실태를 조사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환경부의 전수조사는 전례 없는 대규모 단속 작업이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말까지 국내 유통되는 생활화학제품들을 모조리 조사하게 된다. 그런 작업을 거치고 나면 아무 살생물 제품이나 마음 놓고 쓸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게 아니다. 현행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평법)을 손보지 않는다면 전수조사는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될 공산이 크다. 이 법을 고치지 않고서는 제2, 제3의 옥시 사태가 또 터질 수 있으니 걱정인 것이다. 2013년 제정된 화평법은 지나치게 기업 편의를 봐준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1t 미만의 화학물질을 수입·제조·판매할 때는 독성시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도록 배려한 것이 법의 골자다. 연간 사용량이 300㎏ 정도였던 옥시 제품의 독성물질 PHMG는 관리망 밖에 있었던 셈이다. 시판되는 제품의 화학물질은 4만여개나 되는데도 정부의 관리망 안에 있는 것은 530종뿐이다. 이마저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화평법에 따라 제조사는 법이 정한 일부 유해물질 성분만 표시하면 된다. 이를 어긴들 1000만원쯤의 과태료만 물면 그만이다. 따지고 보면 유해물질 전수조사도 근본적으로 개운한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법대로 하겠다고 우기는 업체라면 성분 자료를 끝까지 내놓지 않아도 받아 낼 방법이 없다. 이달 초 총리실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수습하는 컨트롤타워를 자임했다. 그러고도 범정부 차원에서 모색하는 후속 안전대책이 뭔지, 도무지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화평법은 온갖 우려와 반대를 무릅쓰고 대통령과 현 정부가 나서 밀어붙인 법이다. 기업 위축을 걱정하느라 국민 생명 안전에 뚫린 구멍을 알고도 방치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 美도 경제난에 3포 세대? ‘캥거루족’ 비율 역대 최고

    美도 경제난에 3포 세대? ‘캥거루족’ 비율 역대 최고

    제니퍼 포스트(26)는 2년 전 로스쿨을 자퇴한 뒤 미국 뉴저지주 빌라스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온종일 방에 틀어박혀 인터넷 구직 사이트를 뒤지는 딸은 부모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자립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에서 경기 침체로 부모에게 얹혀사는 ‘캥거루족’이 급증하고 있다. 18~34세의 청년 3명 중 1명이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못해 캥거루족으로 전락하면서 애지중지 키운 자녀를 떠나보낸 뒤 부모들이 겪는 ‘빈집 증후군’도 옛말이 됐다고 AP와 CNBC 등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는 이날 18~34세 가운데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 비율이 32.1%로, 1880년 첫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00년 23.0%에서 9.1% 포인트나 급증한 것이다. 이는 배우자·동거인, 친척·친지와 함께 살거나 학교 기숙사에 거주하는 경우보다 많았다. 퓨리서치는 이 수치가 1880년대와 비슷하지만 당시에는 결혼한 자녀가 부모를 봉양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캥거루족의 급증은 사회·경제적으로 충분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가 줄고 소득이 급감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란 얘기다. 1960년 84.0%에 이르던 18~34세의 고용률은 2014년 71.0%까지 떨어졌다. 이는 같은 연령대의 결혼 비율을 43.0%(2000년)에서 31.6%(2014년)까지 끌어내렸다. 퓨리서치의 리처드 프라이 박사는 “만혼과 대학 진학 증가도 이유지만 무엇보다 경제적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고용시장 위축과 함께 주요 도시의 집세도 치솟았다. 수만 달러의 학자금 대출을 안고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대도시에서 직장을 잡고 집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캥거루족 중 고졸 이하의 비율이 급증하면서 미국 사회가 점점 더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을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34세 캥거루족 가운데 대졸 이상자는 11%(2000년)에서 19%(2014년)로, 고졸 이하는 같은 기간 26%에서 39%로 증가했다. 이는 주택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자녀를 분가시킨 부모들이 작은 규모의 집을 새롭게 구매해야 하지만 ‘늙은 자녀’와 함께 사느라 집을 팔거나 사지 않기 때문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美·日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북핵 강력 규탄’ 담길 듯

    아베 “저성장 대응 지도력 발휘” 각국 입장 달라 빈말 될 가능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는 불확실성이 깊어지고 있는 세계경제와 남중국해 갈등, 난민 문제, 소프트웨어 소스 코드 공개 반대 등 글로벌 현안을 주요 의제로 삼았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해 정상들의 공동성명에 강력한 규탄이 담길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 등 신흥 경제 대국들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세계경제의 악재로 작용하면서 일본과 미국, 독일 등 G7 국가들이 어느 정도의 공동 대응과 합의를 내어놓고 결속력을 과시할지가 관심거리다. 신흥 경제 대국들의 추격 속에서 국제적인 역할이 위축된 G7의 앞으로의 역할 확대를 위한 반전 여부도 주목된다. 미국과 밀월 관계를 유지하는 일본이 8년 만에 의장국을 맡아 다른 국가들과 어느 정도의 조정 능력을 보일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5월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유럽 G7 국가들을 돌면서 이례적으로 의제를 조율했다. NHK는 “아베 총리가 오는 9월 중국이 의장국을 맡아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G7의 결속과 강한 메시지를 내놓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G7 회의는 ▲지속적인 성장 ▲테러 ▲난민 문제 ▲‘파나마 문서’로 불거진 지도층 탈세 등 부패 대책 ▲북한 및 남중국해 등 지역 정세 등 5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회의 2일째인 27일 토의 성과를 담은 공동성명 등이 발표된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 아베 총리는 “세계경제 대응에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각국의 입장이 달라 동상이몽 속에 빈말이 될 가능성도 크다. 아베 총리가 제창하는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에 미국, 캐나다, 프랑스는 동조하고 있다.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 속에서 유럽연합(EU)의 까다로운 재정 규칙을 벗어나기 위해 G7 활용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정부와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는 부정적이다. 아베 총리로서는 G7 국가들의 내수 확대를 증세 연기의 명분으로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중국의 남·동 중국해의 영유권 주장 등을 염두에 둔 자유통항 등 해양 안전 보장 내용의 성명 반영도 의장국 일본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다. 아베 총리는 국제법에 근거한 대응, 평화적인 분쟁 해결 등의 원칙을 제기해 왔다. 중·일 분쟁 해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포함한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도발 행동이나 남중국해에서 인공섬 조성 등 군사 거점화의 움직임에 대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 반대”를 성명에 반영시킬 방침이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4차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도발 강도를 높여온 북한에 대해서는 “가장 강한 표현으로 비난한다”는 내용이 명기될 전망이다. 북핵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G7이 한목소리로 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대북 제재의 착실한 이행을 확인할 예정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원희룡 “潘, 귀하게 써야 할 분”

    원희룡 “潘, 귀하게 써야 할 분”

    원희룡 제주지사는 상시 청문회를 허용한 국회법 개정안에 청와대가 거부권 행사를 암시하자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고 영역이지만, 그에 따르는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판단을 종합적으로 신중하게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25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당의 걱정은 상임위원회가 매일 정치 쟁점화를 위한 청문회를 하면 행정부나 우리 사회 여러 분야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지만, 야당도 지금 의석을 많이 얻어 국회 운영에 대한 책임이 커진 만큼 마음대로 남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의 정국 운영은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에다가 얼마만큼 비중을 둘 것이냐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면서 “국민이 이 정도로 여소야대를 만들었으면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하지 않고는 상당히 어려워지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출마설에 대해 그는 “반 총장은 대한민국이 배출한 국제적인 지도자이며 세계와 대한민국을 위해서 정말 귀하게 써야 할 분”이라며 “반 총장의 임기가 12월 31일까지인데 세계 문제만 고민하다가 우리 국정을 고민하려면 시간이 짧은 게 아닌가 걱정되지만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원 지사는 대선 후보 조기 등판론에 대해 “거론 자체가 영광”이라며 “그러나 현재의 내 역할은 제주지사로서 제주도민에게 충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미국 ‘빈집 증후군’ 옛말… ‘캥거루족’ 급증

    미국 ‘빈집 증후군’ 옛말… ‘캥거루족’ 급증

     제니퍼 포스트(26)는 2년 전 로스쿨을 자퇴한 뒤 미국 뉴저지주 빌라스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하루 종일 방에 틀어박혀 인터넷 구직 사이트를 뒤지는 딸은 부모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자립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에서 경기 침체로 부모에 얹혀 사는 ‘캥거루족’이 급증하고 있다. 18~34세의 청년 3명 중 1명이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못해 캥거루족으로 전락하면서 애지중지 키운 자녀를 떠나 보낸 뒤 부모들이 겪는 ‘빈집 증후군’도 옛말이 됐다고 AP와 CNBC 등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는 이날 18~34세 가운데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 비율이 32.1%로 1880년 첫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00년 23.0%에서 8.1%포인트나 급증한 것이다. 이는 배우자·동거인, 친척·친지와 함께 살거나 학교 기숙사에 거주하는 경우보다 많았다. 퓨리서치는 이 수치가 1880년대와 비슷하지만 당시에는 결혼한 자녀들이 부모를 봉양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캥거루족의 급증은 사회·경제적으로 충분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가 줄고 소득이 급감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란 얘기다. 1960년 84.0%에 이르던 18~34세의 고용률은 2014년 71.0%까지 떨어졌다. 이는 같은 연령대의 결혼 비율을 43.0%(2014년)에서 31.6%(2000년)까지 끌어내렸다. 퓨리서치의 리차드 프라이 박사는 “만혼과 대학 진학 증가도 이유지만 무엇보다 경제적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고용시장 위축과 함께 주요 도시의 집세도 치솟았다. 수만 달러의 학자금 대출을 안고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대도시에서 직장을 잡고 집을 구할 수 없는 이유다.  캥거루족 중 고졸 이하의 비율이 급증하면서 미국 사회가 점점 더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을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34세 캥거루족 가운데 대졸 이상자는 11%(2000년)에서 19%(2014년)로, 고졸 이하는 같은 기간 26%에서 39%로 증가했다.  이는 주택시장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자녀를 분가시킨 부모들이 작은 규모의 집을 새롭게 구매해야 하지만 ‘늙은 자녀’와 함께 사느라 집을 팔거나 사지 않기 때문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원희룡 “국회법 거부권 신중해야…대권 거론 영광이지만 제주지사에 충실”

    원희룡 “국회법 거부권 신중해야…대권 거론 영광이지만 제주지사에 충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6일 상시 청문회가 가능한 국회법 개정과 관련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고 영역이지만 그렇게 판단하게 되면 또 그에 따르는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판단을 종합적으로 신중하게 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원 지사는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당에서 걱정하는 것은 상임위원회가 매일 정치쟁점화를 위한 청문회가 되다 보면 행정부나 우리 사회 여러 분야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지만 야당도 지금 의석을 많이 얻어 국회 운영에 대한 책임이 커진 만큼 마음대로 남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 지사는 “앞으로의 정국 운영은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에다가 얼마만큼 비중을 둘 것이냐는 판단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결국 대통령께서 판단하셔야 할 텐데 국민이 이 정도로 여소야대를 만들었으면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하지 않고는 상당히 어려워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대권 출마에 대해 그는 “국제적으로 다양한 평가가 보도되고 있지만 반 총장은 대한민국이 배출한 국제적인 지도자이며 우리가 세계를 위해서든지 대한민국을 위해서 정말 귀하게 써야 할 분”이라며 “반 총장의 임기가 12월 31일까지인데 전 세계 문제만 고민하다가 우리 국정을 고민하려면 아마 시간이 짧은 게 아닌가 이런 점이 걱정되긴 하는데 본인께서 현명한 판단을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원 지사는 “대한민국의 현재 위치와 국가가 필요한 개혁과제들과 비전에 대해서 깊이 판단하시고 과연 리더십으로서 설 수 있는지를 본인께서 판단을 잘하실 거고 국민들도 선택을 잘하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자신의 대선 후보 조기 등판론에 대해 “격동의 시기에 많은 대선 후보들과 함께 거론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책임감을 느낀다”며 “단체장은 행정가이자 동시에 정치인이어서 리더십에 대한 고민은 일상이 돼 있지만 현재 역할은 제주지사로서 제주도민에 충실하고 제주도의 변화를 통해서 대한민국 미래의 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열린세상] 19세기에 한국·중국 역사서를 번역한 러시아/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19세기에 한국·중국 역사서를 번역한 러시아/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18세기 말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로 대표되는 조선의 연행사가 베이징을 오고 가던 때에 러시아도 정교회의 신부들을 베이징으로 파견해 본격적으로 동양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우리 사절단들이 새로운 문물을 접하는 데 정신이 없을 때 러시아 신부들은 한국과 중국의 역사에 대한 번역에 몰두했다. 대표적으로 얀키프 비추린(1777~1853)은 중국 정사 25사에 기록된 한국과 동아시아의 역사를 번역했으며, 한국 사신과 교유하며 한국어를 배우기까지 했다. 그의 번역은 1900년대 러시아에서 한국을 연구하는 기본 교재가 됐다. 비추린은 그 밖에도 당시의 공용어인 만주어를 비롯해 티베트어, 몽골어 자료도 번역해 러시아의 동방정책은 물론 러시아 동양사 연구의 기초를 확립했다. 비추린 이후 베이징사절단 신부들은 만주어로 쓰인 요나라의 역사인 ‘요사’와 금나라의 역사 ‘금사’를 러시아어로 번역했다. 만주어판 ‘요사’와 ‘금사’는 누르하치를 이어 청의 황제가 된 숭덕제가 이민족인 몽골족의 손으로 왜곡된 만주족들의 역사를 제대로 밝히고자 다시 쓴 것이다. 러시아 신부들이 한문으로도 있는 두 사서를 굳이 만주어에서 러시아어로 번역한 이유는 이 책들이 단순한 역사를 넘어 청나라의 자존심을 상징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동방에 진출한 배경에 총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소설가 한강과 함께 맨부커상을 공동 수상한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는 원래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는 문학도였다. 그는 한국의 소설에 대한 번역가가 없다는 점을 알고 지난 7년간 한국어 번역에 집중했다고 한다. 영국에 다양한 언어를 번역하고 소개하는 인프라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계 언어에 대한 사이트 에트놀로그의 2016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어는 사용 인구로 볼 때 세계 12위에 해당한다. 자국의 번역 문화가 발달하기에 충분한 규모다. 게다가 날로 커지는 한국의 국제적인 수준을 고려하면 다양한 국가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접근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수준 높은 번역시장의 발달은 문화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필연적 과정이다. 20세기 중반까지 열강들이 총칼을 앞세운 제국주의로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이해했다면, 21세기에는 수준 높은 번역으로 다른 나라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번역은 바로 각국 문화의 역량을 보여 주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하지만 한국의 번역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낮다. 영어로 귀결되는 한국의 단순한 국제화 인식에 원인이 있다. 영어는 나라 간의 소통을 위한 필수 요소이지만,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는 궁극적으로 해당 국가의 언어가 필요하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간 영어 몰입교육과 유학의 결과 영어만 알면 국제화가 된다는 착각에 빠지게 됐다. 예컨대 중앙아시아와 중국 신장 지역 등 실크로드 일대에 대한 연구는 지난 100여 년간 대부분 러시아어나 중국어로 쓰였다. 하지만 국내에서 출판된 수십 종의 실크로드에 책들은 현지의 사정과 차이가 있는 영어와 일본어를 번역한 것이다. 우리의 주 관심 지역도 이러한데 상대적으로 전문가가 없는 중동이나 아프리카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요즘이니 일상 대화를 번역하고 통역하는 번역기가 조만간 상용화될 것이다. 이제 나라의 국가적 역량은 일상 대화가 아니라 외국어보다도 타국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번역 인프라로 발현될 것이다. 수준 높은 번역은 궁극적으로 모국어 구사 능력과 타 문화에 대한 연구와 지원이 뒷받침되는 사회적 배경하에서 가능하다. 스미스가 모국어인 영어 실력이 뛰어나지 않았다면 소설가 한강의 수상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외국어 교육은 영어 회화 위주이고, 모국어인 한국어의 말하기와 쓰기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다. 게다가 인문학이 극도로 위축돼 다양한 언어를 번역할 수 있는 사람은 급감하고 국제화의 척도는 영어로만 획일화하면서 오히려 문화적 고립에 처할 우려마저 있다. 우리의 소설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이 기쁜 만큼이나 한국의 소설을 발굴, 번역할 수 있는 문화 강대국들의 번역 인프라가 부럽다. 번역의 수준이 바로 한 국가의 문화를 보여 주는 척도라면 한국은 여전히 나아갈 길이 멀다.
  • “농축수산품은 제외” “뇌물로 경제 못살려”

    “농축수산품은 제외” “뇌물로 경제 못살려”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한우, 인삼 등 농축수산품을 세계 시장에 수출하기 위해 품질을 높였고 이는 곧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선물 금액 상한액을 정한 청탁금지법이 시행된다면 농어민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김홍길 한국농축산연합회 운영위원) “내수 위축을 우려해 법을 시행하지 않거나 기준을 완화한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일입니다. 청탁을 하지 않으면 학교에서 내 아이가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사회 풍토가 없어져야 합니다.”(고유경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수석부회장) 국민권익위원회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령 입법예고안과 관련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24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공청회를 열었다.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민단체, 농축수산업 관련 협회 관계자 등 13명의 토론자를 포함해 3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음식물(3만원), 선물(5만원), 경조사비(10만원)의 허용 금액 기준을 놓고 참석자들의 찬반 논리가 팽팽히 맞섰다. 농축수산업 관련 협회 관계자와 자영업자 등은 투명한 사회를 위한 법 시행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1차 산업에 미칠 파급 효과를 고려해 금액 기준을 완화하거나 품목 자체를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홍길 운영위원은 “FTA 이후 정부 정책에 따라 토종 종자를 최상품으로 만들었더니 금액 기준을 잣대로 들이대 농가들이 억울해하고 있다”며 “입법예고안이 발표된 이후 수입 농축수산품을 유통하는 업체들의 주가가 폭등했다. 우리 농어민 보호를 위해 농축수산물을 제한 품목에서 제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토론회에 참석한 농어민 100여명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엄격한 금액 기준이 그대로 시행되면 편법이 난무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민상헌 외식업중앙회 이사는 “법 시행 후 외식업계 매출이 약 4조원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며 “삼겹살조차 못 먹도록 하는 수준이라면 결국 두 개의 카드로 결제를 하는 등 편법 접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병무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정책연구원장 등은 “부정부패나 뇌물로 경제를 살린 국가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장은 권익위가 지난해 9월 현대경제연구원에 발주한 용역보고서를 인용했다. 그는 “김영란법이 시행되더라도 기존 선물 수요의 1% 정도만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수준으로 부패지수가 개선된다면 경제성장률은 0.65% 포인트가량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오는 9월부터 법을 제대로 시행하려면 신고 및 처리 체계가 시행령에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청탁금지법이 살아 있는 법이 되려면 권익위가 각 공공기관, 수사기관 등과 중복으로 조사해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조사권 행사에 대한 구체적 기준과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돈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액 기준 이하는 주고받아도 된다고 여기는 해석은 모법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시행령안에 기관별 윤리강령을 반드시 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靑 “상시 청문회법 거부 관련 다각 검토”

    靑 “상시 청문회법 거부 관련 다각 검토”

    정부 “업무 위축 가능성” 거부감 靑, 거부권 행사 땐 부담감 커“시간 갖고 지켜보자”는 분위기 상시 청문회 개최를 가능하게 한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정부로 이송된 23일 청와대의 한 주요 인사는 거부권 행사 문제와 관련, “종합적이고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여러 대응 방안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연국 대변인은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 데 아직 어떻게 한다고 결정된 게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당장 청와대가 거부권 행사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야당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행정부나 잘 운영하시지 왜 국회를 운영하는 법까지 거부권을 행사하느니 뭐니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따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도 “(국회법에 대한) 우려는 기우가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청와대는 기본적으로 상시 청문회법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상시 청문회법은 “행정부 기능을 마비시키는 법”이고, “국민과 기업을 대상으로 중복 청문회를 열어 청문회 공화국이 우려된다”는 시각에서다. 정권 말기에 가뜩이나 움직이기를 꺼려 하는 행정부가 국회 눈치를 살피게 되는 국회 예속 현상이 심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상시 청문회의 주요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제계의 우려도 직간접적으로 정부에 전달되는 중이다. 정부도 이날 “굉장히 (정부) 업무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거부권을 행사한 뒤 뒤따를 정치적 부담감이다. 상시 청문회 개최는 국회 운영 사항인 만큼 삼권분립 침해 등 위헌 소지를 고리로 걸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여소야대 체제라는 환경에서의 후과도 생각해야 한다. 20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시작부터 싸움을 거는 모양새로 비칠 수도 있다. 일단 청와대는 시간을 갖고 지켜보려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할 것으로 예상됐던 24일 국무회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다. 24일 국무회의에 상시 청문회법안을 상정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때마침 25일부터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과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이 예정돼 청와대는 일정한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이 기간 국회법 논란을 둘러싼 정치권의 움직임과 여론의 동향을 살피려 하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협치가 끝이라는 야당의 주장은 앞뒤가 안 맞다. 거부권 자체는 대통령이 가진 의회에 대한 견제 수단”이라고 반박하고 나선 것은 정치적으로 논쟁의 장을 마련하는 효과가 있다. 새누리당이 이날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 여부를 놓고 본격적인 법리 검토 작업에 들어간 것 역시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공간을 확보해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법제처도 이날 관련부처 의견 조회 등 검토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서울광장] 가습기 살균제의 공범은 누구입니까/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가습기 살균제의 공범은 누구입니까/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다른 언론사의 한 데스크(부장)가 쓴 칼럼을 봤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앞에서 언론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일선 기자가 일곱 차례에 걸쳐 이 사건 관련 동향을 보고했으나 그저 몇 줄짜리 기사로 몇 차례 보도했을 뿐 피해자들의 절규를 듣지 않았고 그들을 ‘투명인간’으로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그의 고백과 자책은 그러나 그만의 것이 아닙니다. 필자를 포함해 언론 모두가 무릎을 꿇을 일입니다. 1996년 유공(현 SK케미칼)과 옥시, 애경 등이 잇따라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팔고, 이로 말미암아 수백의 영문 모를 죽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언론은 청맹과니였습니다. 아니 ‘사흘에 한 번은 꼭 청소를 해 줘야 한다’며 기사로, 광고로 이들 제품을 선전하기 바빴습니다. 이들 제품에 사람을 죽이는 물질이 들어 있다고 상상도 못 했고, 알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런 무지와 무모함은 비단 언론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대한민국 전체가 몽매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저런 제품에 쓰이는 물질은 4만 4000여종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독성을 온전하게 파악하고 있는 물질은 15%뿐입니다. 미국과 유럽은 10만종 남짓한 물질의 물성과 독성을 대부분 파악해 놓고 있습니다.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우리가 무슨 운칠기삼(運七氣三)의 천운이라도 타고난 존재들인가요. 운 좋으면 살고, 재수 없으면 죽는 건가요. 이것이 경제규모 세계 11위 대한민국의 민낯입니다. 정부 부처는 손발이 맞지 않았습니다. 카펫 세척제에 쓰이는 PHMG라는 독성물질을 가습기 살균제로 만들어 팔 때도 손놓고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산업자원부는 심지어 살균제 제품에 국가통합인증마크(KC마크)까지 붙여 줬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먼 산 바라보듯 했습니다. 부처를 탓하기 전에 제도가 그 모양이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약사법에 의한 의약외품으로 지정된 건 이미 숱한 희생이 확인된 2011년이 돼서였고, 생활화학용품 안전관리가 산자부에서 환경부로 이관된 건 1년이 더 지나서였습니다. 굼뜨기 짝이 없습니다. 업계는 어땠습니까. 지금 보고 듣는 대로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업체 관계자 가운데 피해자가 있다는 말은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2011년 살균제의 실체가 드러나고 부랴부랴 화평법(화학물질등록평가법) 제정 논의가 벌어질 때에도 업계는 전경련까지 나서서 법안 저지에 소매를 걷어붙였습니다. 관련 산업이 위축돼 국가 경쟁력이 추락할 것이라고 을러댔습니다. 생산단가가 오른다며 소비자들 주머니 걱정도 했습니다. 정치권은 이들의 전위대였습니다. 업계를 대신해 화평법을 쭈그러뜨린 장본인이 지금 임기를 끝낸 19대 국회의원들입니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조차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화평법 완화에 손을 들어 줬습니다. 2013년 9월의 일입니다. 화평법은 결국 반쪽짜리가 됐습니다. 등록 대상 물질 수는 510종으로 줄었고, 등록 의무 기업도 당초 ‘연간 0.5t 이상 등록 대상 물질을 수입·제조하는 업체’에서 연간 1t 이상 수입·제조업체로 축소됐습니다. 이 성근 그물로는 문제의 독성물질들을 제대로 걸러 낼 수 없습니다. 그나마 본격 시행이 2018년이니 우리는 남은 1년 7개월을 운 좋게 버텨야 합니다. 불편한 진실은 또 있습니다. 국민들의 환경의식입니다.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장치 조작으로 미국 시장에서 철퇴를 맞았습니다만 한국 내 판매량은 늘었습니다. 지난해 12월엔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올랐습니다. 폭스바겐 측의 대대적인 판촉 활동에 우리는 속절없이 우리의 하늘을 내주었습니다. ‘봉’이 따로 없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전말을 가리는 긴 여정이 시작됐습니다. 정치권은 국정조사다 청문회다 법석을 떨 겁니다. 희생양 찾기도 바빠질 겁니다. 그러나 그러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요.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우린 가만히 있습니다. 메르스 사태를 겪고도 막무가내로 문병을 갑니다. 이 국가적 강심장이 정말 놀랍습니다. 물질안전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돈도, 시간도 많이 듭니다. 화평법만 해도 수백억이 들지, 수천억이 들지조차 지금은 모릅니다. ‘옥시 아웃!’만 외쳐선 헤쳐 갈 수 없는 길입니다. 분노와 개탄을 넘어 냉정한 판단과 각오가 필요합니다. jade@seoul.co.kr
  • 英 부동층 10% ‘브렉시트 운명’ 정한다

    英 부동층 10% ‘브렉시트 운명’ 정한다

    노년층·보수당 “떠나야” 청년·전문직 “남아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여부를 결정할 국민투표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국 내 찬반 여론은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동안 발표된 브렉시트 여론조사의 평균치는 EU 잔류 의견이 47%, 탈퇴 의견이 41%로 브렉시트 반대 여론이 다소 앞선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5월에 공개된 10번의 여론조사 중 6번은 EU 잔류 의견이 우세하고, 4번은 탈퇴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 현재까지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를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브렉시트에 대한 의견은 지지 정당, 소득수준, 연령에 따라 갈리는 모습이다.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1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EU 잔류 의견이 41%로 탈퇴 의견을 1% 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앞섰다. 보수당 지지층, 저소득층, 노년층에서는 EU 탈퇴 의견이 우세한 반면 노동당 지지층, 고소득층, 청년층에서는 EU에 남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보수당 지지자의 경우 EU를 떠나야 한다는 의견이 47%, 남아야 한다는 의견이 38%인 반면 노동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남아야 한다는 의견이 58%로, EU를 떠나야 한다는 의견보다 19% 포인트 높게 나왔다. 전문직, 경영직, 관리직 등에 종사하는 고소득자의 경우 EU 잔류 의견이 47%로 35%의 탈퇴 의견보다 높았지만, 육체노동을 하거나 실업 상태인 저소득자 중에서는 탈퇴 의견이 46%로 34%의 잔류 의견을 크게 앞섰다. 18~24세 청년층에서는 EU 잔류 의견이 46%로 탈퇴 의견보다 17% 포인트 높았으나, 60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EU 탈퇴 의견이 48%로 잔류 의견보다 13% 포인트 높았다. 부동층도 평균 1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돼 찬반 진영이 투표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브렉시트 반대 진영은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수출 감소 등으로 영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영국 재무부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2030년까지 영국 경제가 6% 위축되며 이에 가구당 연간 4300파운드(약 702만원) 손실을 볼 것이라는 분석을 지난달 발표했다.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EU 탈퇴는 환율에는 실질적인 영향을, 수요와 공급에는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하며 이로 인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의미하는 ‘기술적 경기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EU 탈퇴를 주장하는 진영은 EU가 영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며 EU 잔류 진영의 경제 위기론에 맞서고 있다. 실제 지난 1~3월 영국 내에서 늘어난 일자리 10개 중 8개는 EU 출신을 포함해 영국 이외의 시민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렉시트 지지자인 이언 덩컨 스미스 전 고용연금장관은 “통제되지 않은 이민의 결과를 체감하는 건 저임금을 받거나 일자리를 잃은 영국인들”이라며 “이들이 일자리를 위해 해외에서 온 수백만명과의 경쟁을 강요받고 있고, 임금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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