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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피아 로렌과의 짧은 만남, 파바로티와의 긴 이별

    소피아 로렌과의 짧은 만남, 파바로티와의 긴 이별

    2007년은 세기의 테너 파바로티가 71세를 일기로 타계함으로써 우리와 이제 긴 이별을 고하였다. 그리고 소피아 로렌이 72세의 미모로 세계적 명성을 가진 피렐리 달력(www.pirellical.com)에 기네스북이 인정하는 최고령 미인 모델로 등장하여 우리 눈을 즐겁게 하였다. 이 뉴스를 들으며 떠오른 추억과 상념이다. 얘기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폴란드 바르샤바 행 비행기 탑승객 대합실에서 우연히 그녀를 만나 같은 비행기로 날면서 대화를 나누게 된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슈퍼스타 소피아 로렌이다. 그녀는 당시 이미 환갑이 넘은 나이인데도 놀랍게도 늘씬한 옛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소피아 로렌이시지요? 만나서 반갑습니다.”내가 말을 건네자, 그녀는 엷은 미소로 답례를 하였다. “나는 현재 폴란드에 주재하면서 현지법인 사장을 하는 한국의 비즈니스맨입니다. 저는 기회가 될 때마다 당신의 영화를 보았어요. 그리고 언젠가 한번은 직접 당신을 만날 날이 있으면 하고 살아 왔어요.” 옆에 집사람이 같이 있어 그 이상 오버할 수는 없었다. 내가 열렬 팬임을 강조하자 그녀는 “저도 폴란드에 행사가 있어 갑니다만 무슨 영화를 봤습니까?”하고 되물어 왔었다. 내가 하녀(La donna del Fiume), 엘시드(El Cid), 해바라기(Girasoli), 흑란(The Black Orchid), 두 여인(La Ciociara) 등을 읊어대자 그제야 그녀의 표정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1959년의 <흑란>으로 베니스 영화제 최우수 여우상을, 1961년의 <두 여인>으로 아카데미상과 칸느영화제 여우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녀는 지금까지 90여 편의 영화에 주연을 맡았다. 그녀는 미혼모, 위안부, 생활력이 강한 가정부인, 러시아 백작부인, 아랍계 여인, 레지스탕스 스파이, 로마황제의 공주, 스페인 귀부인, 미국인 미망인, 술집 여인, 그리스 해변의 해녀, 성폭력피해자 등등 다양한 역을 해내었다. 나의 청춘 소피아 로렌, 그녀의 맘보로 포 강은 푸르다 돌이켜 보면 소피아 로렌에 흠뻑 빠진 것은 내 나이 15세의 사춘기에 마주친 그녀의 출세작 <하녀>(河女, Woman of the River)의 스틸 한 장이었다. 하녀는 <강의 여인>으로 풀어서 말할 수 있는데 그 당시 그녀는 1미터 74센티의 키에 38-24-38의 몸매에 21세의 싱싱한 나이로 일약 세계적 관능 미인으로 뜨게 되었다. 이 영화를 접하고서 그녀는 나의 연상의 연인화되었다. 나는 바로 줄리안 듀비비에 감독의 명작 <나의 청춘 마리안느>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몸부림치며 환상의 여인 마리안느에 빠져드는 사춘기 청년 뱅상(Vincent Loringer)이 된 것이다. 맘보 리듬을 타고 폭발한 야성적인 에로티시즘 영화에서 소피아 로렌은 그의 젊음을 마음껏 발산하였다. 이 영화의 무대인 강은 바로 이탈리아의 포 강이다. 처음에는 포 강 하구의 델타 지역에 있는 뱀장어 통조림 공장의 여직공인 자유분방한 젊은 여성으로, 그리고 후반부에는 바람둥이 어부로서 밀수꾼인 남주인공에 버림받고 사탕수수밭의 일군으로 벗어부친 미혼모로서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를 남김없이 보여주었다. 특히 마을 댄스파티에서 ‘맘보 바캉’이라는 주제가의 선율 속에 치맛자락을 바람결에 들어 올리며 늘씬한 다리를 뽐내는 육감적인 신은 뭇 사나이들을 뇌쇄시키고도 남음이 있었다. 사실 그녀는 이 주제가 맘보 바캉을 직접 부른 음반을 내기도 하였다. ‘라라라 라라라라 맘보 맘보, 맘보 바캉.’ 그리하여 이 경쾌한 노래로 우리에게 긍정적인 삶을 일깨워줬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되는 포 강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강으로서 전장 652km로 낙동강 길이보다 30%가량 길고 그 유역 면적은 71,000km²로서 북부 이탈리아의 생활과 문화를 지배하는 중요한 강이다. 코티안 알프스의 몬비소에서 발원하여 베니스 근처의 아드리아 해로 유입되는 강이다. 5개의 하구 델타 유역에는 수백 개의 지류와 운하가 거미줄 같이 얽혀 있다. 이 강은 예사로운 강이 아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포 강 유역을 무대로 로케한 이탈리아 대표적 명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9세기 말 지주계급과 농부들의 갈등 속에서 시들어 가는 근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그린 라투아다 감독의 <포 강의 물방앗간> (The Mill on the Po), 쫓기는 범인이 숨어든 농장에서 쌀 농사꾼인 풍만한 여인(실바나 망가노 분)과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데산티스 감독의 <쓴 쌀>(苦米:Bitter Rice), 명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단편영화 <포 강의 사람들>(Gente Del Po)이 그 것이다. 파바로티의 노래와 함께 포 강은 오늘도 흐른다. 그런데 이 강은 최근에 반갑지 않은 문제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강물의 수질 분석 결과 하루에 2만7천명의 젊은이가 투약할 정도의 코카인 마약 성분이 계속 추출되었으며 그 양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체의 대소변을 통하여 흘러나왔을 것이니 이탈리아 젊은이의 타락상을 보는 것 같다. 또 하나의 문제는 금년(2007년) 5월에 강줄기의 여기저기에서 바닥이 들어나도록 물이 부족해 졌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200년만의 겨울 난동을 겪었고 알프스에 눈이 제대로 오지 않은 결과이다. 인간이 저지른 탄산가스 분출에 따른 업보이다. 이 강의 광활한 유역에는 산업과 문화면에서 유명한 도시들이 포진해 있다. 토리노, 밀라노, 베로나, 모데나 등이 그것이다. 특히 모데나는 바로 20세기 말 최고의 테너였던 파바로티의 고향이며 2007년 9월 6일 그가 숨을 거둔 자택이 있는 곳이다. 그는 1935년 모데나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의 그의 가족은 가난했다. 아버지 페르난도는 빵을 굽는 사람이었고, 어머니는 담배 공장에서 일했는데 불안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출세 후 파바로티는 2005년 9월 12일 영국 BBC 인터뷰에서 오케스트라 총보는 거의 읽을 수 없으나 피아노 파트의 반주용 악보라면 읽을 수 있다고 고백하였다. 학위 위조사건으로 떠들썩한 한국과 달리 그는 이렇다 할 정규대학교육을 받지 않고도 인간은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그는 보험 외판사원도 했다. 1961년 고향의 극장에서 라보엠의 로돌포 역으로 오페라에 뒤 늦게 데뷔했다. 그런데 출세 후에 더욱 빛을 발한 것은 혼자서 돈을 세면서 호의호식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자선공연을 통하여 뜨거운 인류애를 보여줌으로써 성공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회에 보답해야 하는지를 보여 줬다는 점이다. 그는 고향 모데나에서 각각 보스니아와 이라크 고아와 아프간 난민, 그리고 코소보 난민 등을 위하여 해마다 자선공연을 열었다. 이렇게 해서 적어도 1천 3백만 달러의 모금을 해서 유엔에 협조하였다. 아프간을 돕는다고 몰려가서 돕기는커녕 탈레반 테러범에게 인질이 되어 외신에 의하면 수백만 달러에서 수천만 달러로 추정되는 거액의 몸값을 인질범에게 넘겨주고도 귀중한 인명 피해를 보면서 국제사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눈총만 키우고 돌아온 우리네 현실에 비해 파바로티에게 배울 점이 많다. 뒤에서 순교운운하면서 이를 합리화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데는 더욱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값진 순교를 하려면 뒤에서 남을 시키지 말고 본인들이 가서 몸소 순교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2001년 서울에서 파바로티의 공연을 보면서 소피아 로렌이 생각나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있었다. 실제로 바람둥이에게 버림받은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나폴리 빈민가에서 자라나 고등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어려운 여건을 딛고 일어서서 15살 때부터 영화계에 몸을 던져 드디어 슈퍼스타가 되고 오늘날에는 여러 사회활동을 하는 소피아 로렌과는 인생역정에서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할 것이다. 포 강의 젖 줄기가 있었기에 이탈리아가 낳은 예술문화계의 남녀 톱스타 즉 소피아 로렌과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있을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하나 더 있다. 포강의 상류에 있는 토리노는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피아트본사가 있고 2006년 동계올림픽이 치러진 곳이다. 소피아 로렌은 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기를 봉송하는 영광스런 역을 해내었다. 이 개막식에서 파바로티는 생애 마지막 공연이 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의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불러 오랜 기립 박수를 받았다. 결국 이 두 슈퍼스타의 출세는 포 강에서 시작되고 포 강가에서 완성된 느낌이다. 포 강의 쿠르즈 십 ‘리버 클라우드’ 호를 타면 9일 동안 이들 도시의 상당 부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삶과 꿈, 마이 웨이 지금도 나는 비디오로 떠서 소장한 그녀의 영화 <하녀>에서 그녀의 맘보 바캉을 때때로 감상하며 젊은 날의 아린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고 있노라면 소피아 로렌 그녀가 남긴 다음과 같은 어록이 생각난다. “사람들은 그저 어떤 것을 원한다고 하지요. 그러면서도 그걸 이뤄낼 힘인 절제로 단련하는 데는 게을리 하지요. 사람들이 약한 겁니다. 당신이 무엇인가를 정말 지독히 원한다면 당신은 그것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Many people think they want things, but they don’t really have the strength, the discipline. They are weak. I believe that you get what you want if you want it badly enough.) 글 최정호 한양대 겸임교수, 경영학박사, <CEO여 문화코드를 읽어라>의 저자 월간 <삶과꿈> 2007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옴부즈맨 칼럼] 학력위조 관련 보도 ‘옥에 티’ /전혜영 고려대 국문과 4년

    “어느 대학 다녀요?” 20대 젊은이들이 누군가와 통성명을 할 때 거리낌 없이 묻고 대답하는 질문이다. 구체적으로 대학을 밝히지 않으려 해도 내밀한 인간적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다니는 대학의 이름을 댈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사회에 대해 심각하게 고찰하지 않더라도 ‘학벌’이라는 존재가 대한민국 국민의 일상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음을 누구나 알 수 있다. 엘리트 계층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지만 대한민국의 엘리트 계층은 조금 더 특별하다. 반드시 ‘학벌’을 갖춰야만 속할 수 있는 계층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회 상위계층을 점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이니셜)’라 불리는 특정 대학을 나와야만 한다. 시대가 바뀌면서 조금씩 유연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교육, 특히 대학입시가 계층 이동의 수단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최근에는 국내대학뿐 아니라 외국 대학들까지 가세, 학벌의 위상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느낌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예일대 학적을 가지고 있던 ‘申데렐라’,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 위조사건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학계는 물론 문화, 연예계까지도 학력위조의 홍역을 앓고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명문대학이나 외국대학 출신으로 알려졌던 유명인들의 학력이 하나둘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대중들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급박하게 돌아갔던 아프간 피랍사태와 대선 정국의 와중에서도 하루에 1,2명씩 학력 위조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번 사태는 쉽게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 서울신문 역시 ‘학력세탁 신드롬’에 대한 기사를 꾸준하게 내보냈다. 가장 눈에 띄는 기사는 ‘학벌을 깬 사람들’이란 기획기사다. 지난달 22일부터 시리즈로 나간 이 기사는 우선 학벌에 대한 편견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의 모습을 인터뷰로 진솔하게 담아내 호평을 받을 만했다. 특히 만화가, 위폐감식전문가, 축구감독, 판사 등 다양한 직업군의 대상자를 선정해 학벌이 아닌 실력 위주의 사회로 나가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함으로써 흐뭇하게 읽을 수 있는 기사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미 위치를 견고하게 다진 이들뿐 아니라, 학벌에 얽매이지 않은 채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려고 부단히 노력중인 사람들을 찾아내 땀 흘리는 모습을 담아냈으면 하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학벌 위주 사회를 변혁시킬 힘을 가진 세대는 젊은 세대들이다. 특히 이러한 젊은 세대 중 유명인이 아니라, 주위에 있을 것 같은 인물들을 찾아 인터뷰한다면 독자들은 더욱 친숙한 감흥을 느꼈을 것이다. 학력 위조 사건의 중심에 서있는 신정아 전 교수 사건에 대한 기사도 계속 이어졌다.27일자의 ‘신정아씨 누가 봐주나… 장윤 스님 잠적’이란 스트레이트 기사는 장윤 스님이 잠적한 사태에 대해 자세히 다뤘다. 의혹이 점점 증폭되는 시점에서 나타나고 있는 여러 추측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것은 좋았다. 그러나 기사의 제목이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다. 언뜻 보면 장윤 스님이 지금 현재 신정아씨를 돌봐주고 있는 것처럼 이해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신정아 파문 어디까지’ 등 지난주 내내 관련 기사가 나갔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사건의 팩트보다는 추측이나 각종 설(說)에 초점을 맞췄을 뿐 서울신문만의 특별한 보도가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상아탑으로서의 대학은 붕괴되고 있다. 이제 대학은 취업 양성기관 내지는 간판으로 전락해 버렸다. 가능성이나 과정보다는 결과만을 중시한 세태의 종착점에 학벌의 시작점인 대학이 서 있는 것이다. 각종 대학들로 이뤄진 ‘학벌’의 덫에서 헤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개인의 의식변화가 중요하다. 학벌이 아닌 실력으로 평가받는 사회를 만드는 과정에 서울신문이 선봉에 서서 독자들을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 전혜영 고려대 국문과 4년
  • [시론] 학벌사회는 현대판 신분사회다/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좋은정책포럼 운영위원장

    [시론] 학벌사회는 현대판 신분사회다/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좋은정책포럼 운영위원장

    신정아씨의 학력 위조사건이 우리 사회 전체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다른 이들의 학력 위조문제로 일파만파 번진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그늘인 학벌사회를 단숨에 수면 위로 올려 놓았다. 사람을 처음 소개받거나 알게 됐을 때 아주 자연스럽게 “그 사람, 어느 대학을 나왔어?”라고 묻는 사회가 한국 사회다. 출신 대학에 따라 능력은 물론 교양과 인품까지도 의식적·무의식적으로 구별하려는 경향에서 자유로운 한국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학벌이 부재한 사회는 없다. 오랫동안 대학평준화를 이뤄온 독일에서도 어느 대학에서 어떤 전공을 했는가는 자연스러운 관심사다. 다만 우리 사회처럼 어느 대학 출신인가가 삶의 많은 부분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학벌사회라는 말 자체가 문제를 웅변한다. 산업사회·자본주의사회라는 말처럼 학벌이 구조화돼서 전체사회의 재생산 메커니즘이 돼있는 것이 학벌사회다. 학벌에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학벌이 개인의 사회적 성공을 좌우하는 가장 튼튼한 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학벌을 기준으로 내(內)집단과 외(外)집단을 나누어, 내집단에는 더없이 관용스러운 반면 외집단에는 대단히 냉정한 사회가 학벌사회이자 바로 한국사회다. 우리 사회에서 학벌이 중시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전통사회에서 근대사회로 넘어오면서 개인의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능력보다는 학벌이 중시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번 자리잡은 경향은 이후 일류대 입학에 모든 것을 거는 교육의 무한경쟁을 낳았고, 이는 다시 학벌사회를 강화하는 악순환을 만들어 왔다. 학벌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하는가는 이른바 결혼시장에서도 어느 학교를 나왔는가가 개인의 주요 자산을 이루고 있는 점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학벌사회를 어떻게 개혁할지에 대해선 그동안 여러 정책들이 제시돼 왔다. 어떤 이는 직접적 원인인 대학간 서열을 해체하기 위한 대학평준화를 주장하고, 어떤 이는 국립대학들을 네트워크화함으로써 학벌사회의 폐해를 완화하자고 제안했다. 또 다른 이는 학벌사회의 정점인 서울대학교를 해체하자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제안들이 세계화시대에 공감대를 얻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일례로 수백년간 대학평준화를 유지해 온 독일도 최근 엘리트 대학들을 선정해 대학간 경쟁을 부추기는 등 오히려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그럼에도 학벌사회를 이대로 놓아둘 수 없다. 학벌사회가 아닌 능력사회로 가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기업과 정부를 포함한 사회조직들은 학벌이 아닌 능력을 중시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신규 인력을 채용할 때 학력기재란을 삭제하거나 공직의 경우 지역할당제를 실시하고, 학벌에 따른 차별금지법안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의식의 변화도 중요하다. 공적 영역에선 비판하면서도 사적 영역에선 학벌을 따지는 우리의 이중의식이 학벌사회를 재생산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일지도 모른다.10대 후반에 선택한 대학이 삶의 너무도 많은 부분을 결정하는 사회는 자유와 평등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사회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 안에 도사리고 있는 반민주적인 학벌의식과의 결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양한 패자부활전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 현대판 신분사회로부터 벗어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좋은정책포럼 운영위원장
  • 증권사 금융사고 줄었다

    금융감독원은 2004년부터 2년간 증권사 금융사고는 37건,648억원으로 2002년부터 2년간 발생한 41건,905억원에 비해 감소했다고 17일 밝혔다.사고금액 기준으로는 양도성예금증서(CD) 위조사건에 휘말린 동부증권이 30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고객 주식을 빼돌린 ABN암로가 76억 5000만원을 기록했다.사고 건수 기준으로는 대신증권이 7건으로 사고 빈도가 가장 잦았으며 CJ투자증권 4건, 대우증권과 한국투자신탁증권이 각각 3건 등이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거침없던 아베 ‘强震’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차기 총리로 손꼽히던 아베 신조 관방장관의 거침없는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열도를 뒤집어 놓은 ‘맨션 내진(耐震)설계 위조사건’이 드러난 업체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17일 중의원 국토교통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맨션 판매회사 ‘휴저’의 오지마 스스무(52) 사장은 아베 장관에 대한 로비 여부를 선뜻 시인하는 발언을 했다. 오지마 사장은 이날 “아베 장관 후원회장을 통해 소개받은 아베 장관의 정책비서가 국토교통성 간부에게 전화를 해주었다.”면서 “의원회관에서 정책비서를 만났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아베 장관은 “국토교통성에 전화를 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오지마 사장이 아베 장관이 속한 자민당 모리파를 적극 후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등 로비 의혹은 아베 장관의 숨통을 시시각각 조여오는 상황. 제1야당인 민주당은 아베 장관의 비서를 참고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게다가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지원했던 호리에 다카후미 라이브도어 사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도쿄 지검의 수사를 받는 등 자민당이 이중 악재로 곤혹에 처했다.taein@seoul.co.kr
  • ‘여경수사’ 여경팬에 ‘곤혹’

    여경 간부의 운전면허증 위조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강남경찰서가 강순덕 경위의 검찰 송치를 사흘 앞두고 ‘성역 없는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조직의 치부를 드러내야 하는 ‘악역’을 맡은 데다 ‘스타 여경’인 강 경위의 구속을 안타까워하는 전·현직 여경들이 매일같이 강남서를 찾아오는 상황에서 부담도 커 보인다. 경찰은 직급의 고하를 막론한 ‘원칙 수사’를 강조하고 있다. 수사권 조정 갈등 등으로 예민한 때에 송치 뒤 검찰이 추가 혐의를 확인하면 경찰이 ‘제식구 감싸기’식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 여자 경찰의 모범으로 꼽혔던 강 경위와 김인옥 전 청장이 연루된 사건이라 동료 여경들의 관심도 각별하다. 강 경위를 면회하기 위해 매일같이 강남서를 찾아오는 이들은 대부분 동료나 후배들로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3일 김 전 청장이 소환됐을 때는 동기들이 조사를 받고 있는 김 전 청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 설득해 돌려보내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의지는 어느 때보다 단호하다. 김 전 청장의 조사도 경무관보다 3계급 아래인 경감급이 맡는 등 고위간부에 대한 별도의 예우는 없었다. 또 경찰이 연루된 사건인 만큼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강 경위의 가족과 변호인을 제외하고는 면회를 금지하고 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순경출신 승승장구 女청장1호

    60년 경찰사상 지방경찰 첫 여성 수장이란 기록을 세웠던 김인옥 제주지방경찰청장이 운전면허증 위조사건에 휘말리면서 낙마했다. 지난 1월21일 청장에 임명된 지 다섯달 만이다. 첫 여성 치안감에도 도전해 신화를 이어가려던 김 청장의 꿈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김 청장은 ‘성매매 업소 강력 단속’으로 유명한 김강자 전 총경과 여성경찰의 양대축을 이뤄왔다. 김강자 전 총경에 다소 밀린 적도 있었지만 김 전 총경이 정치판에 뛰어들면서, 첫 여성 경무관의 기록은 그의 차지가 됐다. 부산 동아대 1학년이던 1972년 경찰에 투신한 그는 서울 용산경찰서 경무과에서 시작해 형사, 정보, 수사, 보안, 경무 등 분야를 두루 거치면서 승승장구 했다.99년 3월 총경으로 승진, 경남 의령경찰서장과 경기 양평경찰서장을 지냈다.2003년 불과 9개월간 서울 방배경찰서장을 지내면서 ‘강력사건 100일 작전’에서 전국 5위, 서울 강남권 1위를 기록하는 등 업무 열정과 꼼꼼한 일처리를 인정받았다. 경찰이 비리의혹이 불거진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 김 청장에 대한 직위해제를 결정한 것은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앞두고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실제로 경찰청은 제주도에 있는 김 청장을 서울 본청으로 부르지도 않고 전화로만 감찰을 실시, 바로 인사조치를 했다. 경찰은 “김 청장은 경찰 고위간부로서 김씨가 수배자란 사실을 알고서도 강 경위에게 소개했고, 금품을 받은 점은 유용 여부에 상관 없이 직무수행이 곤란할 정도의 부도덕한 행위로 판단된다.”고 직위해제 결정 배경을 밝혔다. 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순덕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4팀장(경위) 역시 군 장성·장교가 관련된 대형비리 사건에서 공을 세워 ‘장군 잡는 여경’으로 불린 스타 여경이었다.2003년 12월 경찰청 구내 커피숍에서 노무현 대통령 부부에 관련된 뜬소문을 말한 게 인터넷에 오르면서 좌천되기도 했으나 지난해 의병 전역에 연루된 현역 장성의 비리를 밝혀내면서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그러나 ‘검은 돈’도 잡는 두 얼굴이 드러나면서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메트로 탐방]우리署 명물-김창호 경위

    [메트로 탐방]우리署 명물-김창호 경위

    “범죄 첩보는 이 손 안에 있소이다.” 서울 31개 경찰서 가운데 서대문서 외사계는 ‘최고의 드림팀’으로 통한다.지난해 부유층 원정출산 사건,여고생 포르노,인터넷 도박 등 굵직한 사건을 잇따라 해결해 2002년부터 2년 연속 베스트 수사반에 선정됐다.올해도 상반기 2위를 기록하며 3년 연속 베스트를 노리고 있다. 탄탄한 팀워크와 수사력을 자랑하는 외사계에는 16년동안 외사 업무만 맡아온 ‘터줏대감 수사반장’ 김창호(49) 경위가 있다.1988년 경찰에 입문한 뒤 국무총리상,행정자치부장관상,모범 공무원상 등 그가 받은 38차례 수상기록이 방증한다.김 경위는 외국 대사관과 국내 정보기관 등에서 ‘왕발’로 소문나 있다.사이버 범죄와 연관된 정보통신부는 물론 주한 미국대사관,미 8군까지 개인적으로 구축한 정보 채널을 갖고 있다.그의 수사 능력을 인정,국제 범죄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도 있을 정도다. “범죄 첩보요?수사관의 관심과 의지가 관건입니다.퇴근할 때마다 벼룩시장 등 지역 정보지를 모두 수거해 이잡듯합니다.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1∼2시간씩은 인터넷을 뒤지며 첩보 단서를 찾습니다.” 실제로 그가 해결한 인터넷 원정 출산,불법 비자발급,신분증 위조사건도 생활 정보지와 지역 신문 등을 샅샅이 훑은 결과물이다.정보검색사 자격증과 전문가 수준의 크래킹 실력을 보유한 김 경위에게 인터넷은 ‘첩보의 바다’인 셈이다.지난해 영국령 지브롤터에 서버를 둔 스포츠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 106명을 붙잡아 100억원대의 외화 유출을 막았다. 김 경위는 “아무리 외국에 서버를 두고 포르노·도박 사이트를 운영해도 국내에는 반드시 불법 사이트의 한글지원과 배너광고를 담당하는 국내 관리자가 있다.”면서 “그들을 추적,검거해 범죄를 해결한 것도 짜릿하지만 외화 유출을 막았다는 보람과 자부심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요즘 김 경위는 해마다 20%씩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 범죄를 우려한다.2000년 3438명이었던 외국인 범죄자 수는 3년 만에 두배 가까운 6144명으로 껑충 뛰었다. 그는 “외사 범죄의 영역이 날로 다양해지고,건수도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다.”면서 “국제 범죄와 테러 위협이 안팎에서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내가 쌓은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 외사전문 수사관을 양성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서강대서도 ‘수시부정’ 적발

    2004학년도 대입 수시 1·2학기 모집에서 수험생들이 학교생활기록부를 위조,합격한 사건(서울신문 5월 18일자 보도) 이전에도 2002학년도 서강대의 수시 1학기 모집때 학생부를 허위로 꾸며 지원했던 사실이 18일 추가로 드러났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와 관련,빠른 시일안에 전국 대학 입학과장 및 처장회의를 열고 대학들의 감사 기능을 강화해 합격자의 전형자료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주문하기로 했다.또 학생들의 부정이 드러나면 원칙대로 입학을 취소토록 강조했다.서울시교육청도 이날 공문을 통해 학생 지도와 직인 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고교에 지시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수험생들의 전형자료에 대해 특별히 관리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대학들에 대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검증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또 학생들이 전형자료를 직접 접수하는 방식에서 탈피,교육행정정보전산망(NEIS) 등의 전산체제를 통해 제출하는 방안이 시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대학도 예외 아니다? 서강대의 경영학부에 원서를 냈던 당시 서울 S고 A군은 학생부의 교과 성적을 모두 1등급으로 고친 뒤 학교장 직인까지 위조해 학생부 등 전형 자료를 제출했다.대학 입학처 윤종영 과장은 “지원자들의 전형자료를 전산화하는 과정에서 A군 자료의 사본 상태가 깨끗하지 않은 점을 의심,고교측에 확인한 결과 가짜였다.”면서 “직인 위조에 대한 의심은 전혀 못했다.”고 말했다.A군은 반에서 1등,전체의 2%에 들 정도로 성적이 뛰어났으나 완벽한 합격을 위해 학생부를 고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측은 A군에 대해 전형을 무효화하는 한편 A군이 지원했던 연세대·한양대 등에도 통보,전형을 못하게 조치했다.부정을 저지른 학생은 해당 연도에만 지원할 수 없다. 서울의 S대 입시 관계자는 “수시 1·2학기 합격생에 대해 인력과 시간 등의 문제 때문에 정시모집 이후 학생부 전산자료(CD)를 대조,확인하는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못한다.”면서 “학생들의 정밀한 학생부의 위조와 함께 적발된 학생 1명이 인터넷을 보고 알았다는 점으로 미뤄 밝혀진 학생들과 대학에 국한된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철저한 전형자료 관리가 우선 교육부는 올해 수시 1학기 모집에서도 수기(手記) 전형자료의 제출이 불가피한 만큼 대학들에 사후 검증 절차를 철저히 하도록 권유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일부 학교의 부실한 학생부 관리에서 일어난 사건인 점을 중시,학생부 및 추천서 작성에서부터 교장 직인을 찍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많은 신경을 쓰도록 당부했다.학생부 작성 뒤 교장 직인을 교사가 직접 행정실에서 찍어와 전형자료 봉투를 봉인,학생에 건네도록 했다.또 비교적 많은 학생들이 지원한 대학에 대해서는 학교측이 일괄 접수해 주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종합적인 대책 필요 고 1인 아들과 고 3인 딸을 둔 임미령(46·여)씨는 “대학을 들어가려면 아이들이 그야말로 ‘엄청난’ 공부를 하는데,이런 일이 터지면 박탈감과 상실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면서 “관리가 얼마나 허술했으면 학생들이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었겠느냐.”며 흥분했다.고 3 아들을 둔 김경화(45·여)씨는 “황당하기 그지없다.이런 아이들 때문에 다른 아이 하나가 피해를 볼 것인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해당 학교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 한재갑 대변인은 “학생부 위조사건은 NEIS 작업이 지체된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관리의 문제점이 계속 대두돼 왔고 구조적 문제가 있는 만큼 철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홍기 이효용기자 hkpark@seoul.co.kr˝
  • 예술가와 돈, 그 열정과 탐욕/오브리 메넨 지음

    신전의 금을 빼돌린 고대 그리스 조각가 페이디아스,땀과 조각칼로 벌어들인 돈을 무능력한 가족에게 끊임없이 뜯겨야 했던 천재 미켈란젤로,수도회와 옥신각신 끝에 돈대신 그림 한 점 주고 자신의 묘를 마련한 티치아노,치밀한 자기 홍보와 마케팅전략으로 최고의 부와 명성을 누린 루벤스,방을 데울 숯이 없어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야 했던 전설적인 가난의 주인공 모네….예술가에게 돈이란 무엇인가.영국 작가 오브리 메넨이 쓴 ‘예술가와 돈,그 열정과 탐욕’(박은영 옮김,열대림 펴냄)은 돈에 얽힌 대가들의 인간적인 이면을 낱낱이 파헤친다. 화가 모네는 가난과 사투를 벌인 대표적인 인물이다.돈을 빌리기 위해 친구들에게 보낸 구구절절한 편지들을 보면 그의 가난이 얼마나 절박했는지 알 수 있다.“나는 알거지 신세로 여인숙에서 길거리로 내동댕이쳐졌어.카미유와 불쌍한 어린 것은 시골로 보냈다네.…어제는 너무 절망스러운 기분에 바보같이 강물에 몸을 던지려 했다네.” 사뭇 서글픈 내용이다. 반면 같은 인상파 화가인 세잔은 큰 어려움 없이 작품활동을 했다.평생 아들을 지지하고 돈을 대주고 유산까지 물려준 아버지 덕분이었다. 돈을 벌고 또 번 돈을 불리는 데 일가견이 있는 예술가도 적지않다.플랑드르의 화가 루벤스는 예술이 곧 비즈니스임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경우다.루벤스는 그림을 그리는 동안 비서에게 편지를 받아쓰게 하거나 책을 소리내어 읽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만능’ 이미지를 과시했다.이런저런 이벤트가 연출해내는 위세에 눌려 고객들은 그의 호화로운 화실을 나가면서 기꺼이 은화를 내놓았다.고객들로선 루벤스에게 그의 그림 하나만 의뢰하기 어려웠다.자신의 그림 외에 그가 모아 놓은 다른 화가들의 작품까지 사게 만드는 ‘끼워팔기’ 전술을 썼기 때문이다. 미켈란젤로의 대리석 조각상 ‘잠자는 큐피드’ 위조사건 역시 돈이 문제였다.미켈란젤로의 후원자였던 로렌초 데 메디치는 미켈란젤로에게 이 ‘골동품’을 로마로 보내면 훨씬 더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조각상을 후원자의 제안대로 로마의 골동품 판매상 발다사레에게 보냈다.발다사레는 이 큐피드 조각상을 포도밭에 묻었다가 자연스럽게 색이 배어든 뒤 꺼내 진품으로 속여 팔았다.미켈란젤로는 자신이 고대 로마의 조각가들에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조각상을 만들어 로마로 보냈는지 모른다.하지만 “돈은 내가 이루어낸 온갖 눈부신 업적의 동인이었다.”는 미켈란젤로의 말을 새겨보면 그 속뜻은 알 수 없다. 돈을 사랑하고 돈에 상처받은 예술 거장들의 이야기는 천재성은 돈이며,예술은 비즈니스임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하지만 예술가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따스하다.저자는 예술가와 물욕은 별개의 문제이며, 물욕은 오히려 예술가의 창작열을 불태운 원동력이 됐다고 주장한다.1만 6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사설]카드 비밀번호까지 거래하나

    개인 신용카드 정보가 비밀번호까지 유출돼 인터넷사이트 상에서 돌고 돈 사건이 발생했다.첫 정보 유출자가 신용카드 회사 직원이라니 이러고도 신용사회 구축을 외칠 수 있을 것인지 한심하기만 하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잡힌 신용카드 회사 직원은 겨우 돈 700만원을 받고 620명의 고객정보를 중개상에게 넘겼다.그러나 이 정보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상품’으로 올라가 고가에 거래됐고 결국 카드깡과 위조카드 범죄단의 수중에 들어가 10억원대의 금융 피해를 발생시켰다. 무엇보다 큰 피해는 카드를 사용하는 모든 국민들에게 또 한번 ‘정보 불안증’을 안겨 줬다는 것이다.연초 우리은행의 현금카드 위조사건에서 보듯,금융 정보 유출은 내부자 소행이 대부분인 데도 비슷한 사건이 또 발생한다는 것은 큰 문제다.이러고서야 어떻게 신용카드를 맘놓고 발급받겠는가. 금융회사나 카드회사는 직원들의 윤리의식 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애초에 직원들의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할 여지가 없도록 보안시스템을 철저히하는 것이다.일부 은행들은 휴대전화를 이용한 신용카드 결제내역 통보서비스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는 사후 조치일 뿐이다.고객 비밀번호 정보는 직원들도 알 수 없도록 하는 핀(PIN) 패드시스템 도입 등을 서둘러야 한다.아울러 이런 불법 개인 정보 거래의 장을 제공하고 있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도 촉구한다.불법 정보 단속을 철저히 하라.이들 사이트는 정보화의 가장 큰 수혜자인 만큼 ‘건전한 정보화’를 진작시킬 책임도 있다.정보사회,신용사회는 관련업계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 위조 외국돈 이렇게 식별하세요

    “위조화폐,이렇게 식별하세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큼직한 국제행사를 앞두고 외국인들의 관광이 늘어나면서 위·변조 외화의 유통이나 자금세탁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2월 유럽중앙은행을 방문,위폐 관련정보를 입수한 한국은행과 국가정보원은 10일 한은 본점에서 환전영업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위폐 식별 설명회’를 갖는다.오는 5월에는 부산·대구 등 월드컵 개최도시에서 은행·환전관계자에게 위폐 식별법을 가르쳐준다. [유로화 위폐 벌써 나돈다] 지난 1월1일 통용되기 시작한 유로화는 같은 달 유럽에서 강탈·위조사건이 발생한 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10여건의 위폐사건이 발생했다.특히 지난 2월 중국에서 50유로짜리 위폐가 발견되면서 아시아권이 긴장하고 있다.국정원 관계자는 “그동안 달러 등 위폐가 중국을 통해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국내 유입가능성이 높다.”며“관세청,검·경찰 등과 공조해 위폐유통 방지책을 세우고있다.”고 말했다. [위폐,어떻게 알아보나] 유로화는 통용된 지 4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진폐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100유로(사진)의 경우,앞면 위쪽의 요판인쇄(1번)를 만져보면 올록볼록하다.왼쪽은화(2번)에 빛을 비추면 건축물 그림과 금액이 나타난다.가운데 은선(3번)은 빛에 비춰보면 검은선이 보이고 선 안에금액이 나타난다.오른쪽 홀로그램(4번)은 기울여보면 그림과 금액이 나타난다.뒷면에 액수가 쓰여진 부분(5번)도 기울여보면 색깔이 보라색에서 녹색으로 변한다. 미국 달러와 일본 엔화,중국 위안화 등도 요판과 은화,중간 선 등의 변화를 통해 위폐를 가려낼 수 있다. [위폐를 발견하면] 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에서 한국은행과 경찰청 등에 접수된 위폐의 정보를 총괄한다.센터가 운영하는 국제범죄상담소(080-999-1112)로 연락하면 위폐 식별방법을 알려준다.위폐 발견시 신고도 이곳으로 하면 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단재 신채호선생의 항일 일대기

    구한말 일제강점기의 역사학자이자 언론학자,독립운동가였던 단재 신채호의 일대기를 그린 연극 ‘꽃뫼연’이 오는 12∼17일 서울 종로연강홀에서 공연된다. 1905년 26세의 나이에 성균관박사가 될 정도로 학식이 뛰어났던 단재는 일찍이 관직의 길을 버리고,‘황성신문’기자,‘대한매일신보’주필로 나서 당당한 시론으로 항일언론운동을 전개했으며,신민회·임시정부·의열단 등 민족과 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몸을 사리지않고 뛰어들었다. 연극은 1928년 5월 단재가 대만에서 외국위체 위조사건(外國爲替僞造事件)연루자로 체포된 뒤 1930년 대련지방법원에서 10년형을 선고받기까지의 과정과 과거의 사건들에 대한 회상장면을 교차해서 보여준다.작가 이해제는 “스스로에게 지지않으려했던 위인으로서의 면모를부각시키고자 했다”고 말했다. 손현석이 연출하고 신국,강승원,양형호 등이 출연한다.(02)708-5001이순녀기자 coral@
  • [99문화계 결산] 미술

    올 미술계는 다른 분야보다 국제통화기금 충격의 해소가 더딘 가운데서도 창작과 전시 활동의 맥을 잇고 살을 붙이는 데 힘을 쏟았다.그러나 큰 테두리에서는 90년대의 미술계 장기불황에 억눌린 채 박두한 새 밀레니엄이란 대이벤트에는 어색할 정도로 평이한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말 전시총감독 전격해촉으로 세인의 눈길이 쏠렸던 광주비엔날레는 10월 무난히 작가선정까지 끝냈으나 사람들의 관심은 연초보다 줄어들었다.이행사와 관련 9월에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한민국미술축전’이 지역 미술계의 고질적인 편가르기 병폐를 드러내며 무산됐다.또 광주비엔날레 새 전시총감독이 됐던 오광수씨가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선임되었는데 미술계에적지않은 논란을 일으킨 인사였다. 여름에는 미술품 위조·위작 파문이 잇달았다.1,000여점의 고미술품 위조사건에 한국고미술협회 전 회장과 감정위원이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고 위조범으로 구속된 권모씨는 몇년전 핫이슈였던 천경자의 ‘미인도’가 자기 작품이라고 주장했다.이어 변관식의 대표작으로 꼽히는‘외금강 옥류천’를 두고 제자 조순자씨가 스승과 공동으로 그려 자기 이름으로 국전까지 냈다가이름 부분을 잘라낸 뒤 스승의 사인을 붙여 판매했다고 밝히는 스캔들이 뒤따랐다. 서울 강남 포스코사옥 앞에 설치된 프랭크 스텔라의 환경조형물 ‘아마벨’에 대해 소유주 포항제철이 흉물스럽다는 이유로 퇴출키로 해 뜨거운 찬반양론을 일으켰다.‘데몬스트레이션-버스’ 전의 버스에 걸려있던 이동기의‘수배자’ 그림이 탈옥범 얼굴을 확대한 것이라며 경찰에 의해 철수되기도했다. 미술계의 불황과 여러 불미스러운 사건 속에서도 올 초 유료로 열린 갤러리현대의 ‘이중섭 특별전’에 9만명의 관람객이 몰렸다.이외 ‘소정과 금강산’전(호암갤러리) ‘우리의 화가 박수근’전(호암갤러리) 및 ‘한국미술 50년’전(갤러리 현대) 등 대가들의 대형 회고전은 큰 인기를 끌었다.여러 새로운 조류에 도전받아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평면회화의 역습이 눈에 띠기도 했지만 그보다 미술의 대중화를 표방한 이벤트 형 전시회들의 활기가 훨씬강했다.이 전시회들의 내실을 문제삼는 지적 또한 끊이지 않았다. 기존의 전시공간을 대신하는 다른 공간을 뜻하는 대안공간이 비영리 성격으로 여럿 등장한 점이 긍정적으로 주목되고 있다.또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경매가 활발하게 모색되었다.화랑협회가 정기경매를 시도한 가운데 전문회사 서울경매가 전문공간 옥션하우스를 개관했다. 젊은 설치작가 이불이 노래방 작업으로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해 미술팬들을 고무시켰다.이로써 한국은 전수천 강익중과 함께 세차례 연속 특별상을 받는 큰 기록을 세웠다. 김재영기자
  • 천경자씨 ‘미인도’ 진위 또 논란

    지난 91년 논란이 됐던 원로화가 천경자(千鏡子·75)씨의‘미인도’는 천씨의 주장대로 가짜일까. 검찰은 7일 고서화 위조사건으로 구속기소된 동양화 위조범 권춘식(權春植·52)씨가 “84년 천씨의 미인도 3점을 내가 그렸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미술품 위조의 공소시효 3년이 지나 깊이 수사하지 않았으며 수사할 계획도 없다”면서 “권씨가 묻지도 않은 사항을 말한 의도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천씨의 ‘미인도’를 소장 중인 국립현대미술관에 확인한 결과,문제의 그림을 80년 5월3일에 구입한 사실을 밝혀냈다.권씨의 진술이 사실이라도시기적으로 권씨의 그림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가짜미인도를 그려 팔았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권씨의 진술 자체도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여기고 있다.권씨가 동양화 위조의 전문가이지 서양화를 위조한 전력은 없기 때문이다. 가짜 ‘미인도’ 소동은 91년 국립현대미술관이 복제품보급운동의 하나로천씨의 ‘미인도’를 아트포스터로 보급하는 과정에서일어났다.천씨는 당시 “내 그림의 특징적 요소를 조합해 누군가가 위조한 것이지 내가 그린 것이아니다”라고 주장했다.천씨는 건강 악화로 현재 미국에서 딸과 살고 있다. 박홍기기자
  • 등기소에도 CCTV 설치

    금융기관에 이어 등기소에도 폐쇄회로 TV가 설치돼 감시카메라가 작동된다. 서울지법 의정부지원(지원장 吳世立)은 전국 법원 가운데 처음으로 지원 산하 일선 등기소에 폐쇄회로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빠르면 다음달부터 의정부 일산 고양 남양주 등기소 등 4곳에 폐쇄회로 8대를 시범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법원의 이같은 방침은 최근 들어 등기부원본 위조 등의 수법으로 토지 사기단이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어서 등기부 서고 관리 소홀로 인한 원본 외부 유출 가능성 등을 막기 위한 사전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경기도 일산과 안양등기소에서 ‘한국 토지공사 소유 대지 3만여평(600억원 상당)에 대한 등기부등본 위조사건’이 최근 잇따라 발생,소유권이전 직후 발각돼 원상조치됐었다. 吳지원장은 “폐쇄회로가 설치되면 유사범죄 예방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대법원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향후 전국 등기소에 확대설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가짜달러·수표 2억대 압수/울산 구속위조범 집서… 공범 둘 추적

    ◎중국 등 국내외 수십억 유통 가능성 2억대 수표 위조사건을 수사중인 경남 울산 중부경찰서는 29일 위조 유가증권 행사 혐의로 구속된 김일주씨(43·울산시 중구 복산동586의16)의 집을 압수 수색해 다락방에서 흰종이에 싸여진 위조된 미화 100달러짜리 52장과 만원권 한화 72장,10만원권 수표 55장,1백만원권 수표 5장 등 1천1백22만원(미화 제외)을 발견했다. 1백만원권 위조수표는 대동은행,10만원권 위조수표는 제일은행·축협·외환은·한일은행의 각 울산지점에서 발행한 것을 복사한 것이다. 경찰은 이에 앞서 이날 새벽 김씨 집에서 위조된 1백만원권 14장과 10만원권 1천976장 등 모두 2억1천1백60만원어치의 수표와 컬러복사기 1대와 절단기 2대를 압수했다. 경찰은 김씨와 수배중인 공범 정춘식(34·울산시 남구 신정2동),이상석씨(35·울산시 중구 남외동) 등 3명이 올초부터 수표 위조를 공모한 뒤 김씨 집 등에서 복사기와 절단기로 위조 수표를 만들어 유통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복사지 사용량이 3천700여장이고,복사지 한장에 3장의수표를 복사할 수 있어 위조액이 10억원대가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인터폴을 통해 달아난 공범 정씨와 이씨의 신병 인도를 중국측에 요청했다.
  • 수표위조범 4명 전원 검거/10만원권 등 7천만원어치 위조 밝혀

    10만원권 자기앞수표 위조사건의 일당 4명이 모두 붙잡혔다. 경찰은 12일 고인석씨(27·광주시 북구 문흥동 742),이현승씨(28·광주시 광산구 월계동),한은상씨(33·전북 전주시 인후동 1가) 등 위조범 잔당 3명을 붙잡아 13일중으로 부정수표단속법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이에 앞서 공범 조기현씨(26·광주시 광산구 월계동 764)는 11일 검거됐다. 경찰은 이들이 수표를 위조한 전주시 인후동 1가 2층 상가 건물에서 롯데캐논 컬러복사기 등 증거물 40여점을 압수했다. 조씨는 컬러복사된 위조수표가 10만원권 뿐만 아니라 1백만원권과 50만원권도 있으며 액수로는 7천만원 어치라고 진술했다.
  • 10만원권 수표 위조/용의자 셋 신원확인

    10만원권 자기앞수표 위조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11일 대전에서 컬러복사기를 구입한 뒤 잠적한 용의자 3명의 신원을 모두 밝혀내고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이 날 이 사건의 주범인 대전 유학공사 과장 조기현씨(26·전남 광주시 광산구 월계동)의 신원을 확인한데 이어 조씨가 운영하는 광주시 「뉴우스주점」을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벌인 결과 공범인 가명 「고철수」는 한은상씨(33·전북 전주시 인후동1가 쌍용아파트 B동 503호)로,「김성윤」은 고인석씨로 각각 확인했다.
  • 10만원권 위조수표 서울서 2장 또 발견/모두 12장으로 늘어

    10만원권 자기앞수표 위조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8일 컬러복사기로 제작된 자기앞 수표 2장이 종로구 견지동과 관악구 신림동에서 추가로 발견됨에 따라 지금까지 발견된 위조수표는 모두 12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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