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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혹하게 살해된 20대녀…택시기사를 잡은 것은 흙탕물

    참혹하게 살해된 20대녀…택시기사를 잡은 것은 흙탕물

    “택시강도를 당했습니다. 여자 승객이 납치됐어요….” 2003년 4월 14일 새벽 인천 부천중부경찰서 관내 한 파출소. 왼손을 감싼 택시기사 A씨(당시 35세)가 급히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손가락을 칼에 심하게 베인 상태였다. 경찰은 A씨를 일단 병원으로 후송했다.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방금 자기가 당한 납치사건을 신고했다. 그가 20대 초반의 여자 손님을 태운 것은 오전 5시 30분쯤이라고 했다. “손님을 조수석에 태우고 가다가 신호에 걸려 서 있는데 남자 2명이 갑자기 뒷문으로 들어오더라고요. 합승 손님인가 했는데 난데없이 그 손님을 찌르고 저도 공격했어요. 바로 칼을 겨누곤 고가도로 밑으로 가라 하더군요.” 그는 차를 세운 후 정신없이 도망쳤다고 말했다. 범인들은 칼에 찔린 여자 손님을 뒤따라 온 검은색 소나타에 태워 달아났다고 했다. 돈을 버리고 사람을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A씨의 말대로 여자손님은 조수석에서 칼에 찔린 듯했다. 흥건히 젖은 조수석은 상황의 심각성을 말해줬다. 무엇보다 앞좌석을 적신 출혈량이 만만치 않았다. 이대로 끌려다닌다면 납치된 여성은 한두 시간 내에 사망에 이를 것이었다. 경찰은 관내에 비상을 걸었다. 감식반원들은 좀처럼 범인들의 흔적을 찾아내지 못했다. 괴한 2명이 칼을 휘둘렀다는 뒷좌석은 앞좌석보다 깨끗했다. 콘솔박스 앞에는 현금 3만원과 여성의 신용카드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범인들이 신용카드를 빼앗으려 했다면 카드에 지문 같은 범인의 흔적이 남아있을 터. 감식반은 가변광원기를 들이댔지만 뭉개진 몇 개의 지문만 발견됐다. 조수석 시트 밑엔 지갑이 떨어져 있었다. 납치된 여성의 것이었다. “이거 돈 훔치려던 강도들 맞아? 그냥 다 두고 갔어. 좀 이상한 놈들인데….” 택시강도는 큰돈을 노리는 사람들이 아니다. 벌이가 뻔한 택시를 노리는지라 100원짜리 동전까지 털어가기 마련이다. 무언가 아귀가 맞지 않았다. 운전석 바닥엔 흙이 묻어 있었다. 차량 바퀴와 휠에도 흙탕물이 튀겨 있었다. 택시를 꼼꼼히 살핀 한 베테랑 감식반원이 택시기사에게 툭 질문을 던졌다. “시 외곽에서 손님들을 받았나 보죠?” “아니요. 전 시내만 뛰는 걸요.” 몇 시간 뒤 전화가 울렸다.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현장 보고였다. 최초 택시강도 신고가 들어온 파출소에서 불과 2㎞ 남짓 떨어진 하천변. 수사반은 현장으로 차를 몰았다. 가는 길은 비포장이었다. 농로로 쓰이는 곳이라 곳곳이 심하게 팬 곳이 많았다. 숨진 여인은 B씨(21).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꿈 많은 초보 회사원에게 범인은 사정없이 칼을 휘둘렀다. 범인은 교각 옆 다리 위에 차를 세우고 그녀를 끌어내려 20m가량 데려간 듯 보였다. 혈흔은 다리 위에서 아래쪽으로 이어졌다. 경찰은 혈흔과 주변흙을 모아 담았다. 6시간가량 현장감식을 마치고 오는 길. 감식반원은 웅덩이 앞에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린 고참 감식반원은 흙탕물을 용기에 담았다. “선배 뭐해요?” “범인 잡아야지.” 며칠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감식결과가 나오자 형사들은 기다렸다는 듯 차를 몰았다. 형사는 몰려간 곳은 신고자 A씨의 집이었다. “당신을 강도살인 혐의로 체포합니다.” 경찰은 처음부터 A씨가 미심쩍었다. 방금 겪은 일을 말하는 사람치곤 진술내용이 허술했다. 특히 강도를 당할 때 상황도 구체적이지 못했다. 그나마 일관성 있게 진술한 내용도 설득력이 떨어졌다. 굳이 손님까지 탄 택시를 범행대상으로 고른 점이라든가, 돈은 놔두고 손님을 납치해간 점도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었다. 결정적으로 A씨가 범인임을 알려준 것은 흙이었다. 운전석 깔판 밑과 운전석 하부에 붙은 흙을 분석한 결과 피해여성이 발견된 하천변 토양과 일치했다. 택시 바퀴와 뒷문 문짝에 튄 흙탕물 역시 진입로에 웅덩이 성분과 정확히 일치했다. 택시 기사는 다리 밑에 그녀를 버린후 택시강도를 당한척 자작극을 벌인 것이다. 똑같아 보이는 흙…1100가지 색을 담다 흙의 성분은 어떻게 구분할까.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첫번째는 광물학적인 분석으로 편광현미경 등을 이용해 조암광물의 형상과 입자 상태 등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광물은 3000여종. 하지만 기본 구성물인 조암광물은 수십종뿐이다. 법과학은 이 조암광물을 분석하고 따라간다. 두번째는 흙 속에 함유된 유·무기물 성분 등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크로마토그래프법, 열분해 분석법, X선법 등이 있다. 흙 속에 함유된 유·무기물 성분은 그것이 어디서 생겨났는지, 또 그 지역에 어떤 동물과 식물이 살고 있는지 등에 따라 색상의 차이를 나타낸다. 외국 연구결과에 따르면 토양은 색상에 따라 1100여가지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토양 감정이라고 하면 흙만을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실제 감정은 흙 속에 섞여 있는 기름이나, 유리, 비료, 농약, 심지어 섬유까지 대상으로 한다. 현장에 방울져 떨어져 있던 적하(滴下) 혈흔도 A씨 검거에 큰 역할을 했다. B양이 이미 살해를 당한 뒤 하천변에 버려졌다면 현장에는 다수의 적하혈흔이 남아 있기 힘든 상황.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현장의 혈흔을 수거해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했고, 피는 택시기사 A씨의 것으로 판명났다. 피해자를 칼로 찌르는 과정에서 생겨난 상처였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증거에 A씨는 입을 열었다. 7개월 전부터 개인택시 영업을 했지만 돈벌이가 신통치 않았다고 했다. 무리하게 택시를 구입한 데다 이전의 카드값까지 밀리면서 빚이 1억 5000만원까지 늘어나자 자기 택시를 이용해 강도짓에 나섰다고 했다. 국과원은 또 하나의 안타까운 검사 결과를 통보했다. 숨진 B씨의 폐에서 플랑크톤이 검출됐다. 그가 죽었다고 여긴 그녀가 이곳에서 마지막 숨을 쉬고 있었던 것이다. A씨는 뒤늦은 후회를 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바다에서 건진 토막시신의 신원찾기 18) 치밀한 남편 ‘전류반’은 못 숨겼네 찌릿찌릿 전기충격기 자국이 완전범죄 밝혀내다 19) 두려움이 만든 ‘자기 폭력적 자살’ 참혹한 죽음…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여성 시신 2구의 잔인한 진실게임…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그 남자 노리는 ‘한밤 통증’… 동양인의 저주? 청장년 급사 증후군 22) 70% 부패한 시신… 말없이 증언하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의 240㎜ 운동화 용의자 중엔 없는데…60대 노인의 트릭이었다 별무늬 자국의 비밀24)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4회]택시강도의 진실…흙탕물이 살인자를 지목하다
  • ‘스마트’ 보병

    ‘스마트’ 보병

    ‘전투조끼에 달린 생체·환경감지 센서는 전장의 생화학무기나 방사능 오염치를 알려주는가 하면 전투복의 위장색깔도 바꿔주고 습도를 자동 조절해 준다. 또 통합 일체형 방탄헬멧에 달린 각종 광학장비는 복합형 소총과도 연결돼 주야간 가릴 것 없이 표적을 자동 추적·겨냥해 준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만은 아니다. 2025년까지 우리 육군이 갖출 ‘스마트 보병’의 청사진이다. 육군은 30일 병사들의 개인 전투장구를 오는 2025년까지 3단계에 걸쳐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단계까지 완료되면 전투원은 음성·영상 송수신 장비를 통해 지휘통제소에 전장 상황 등을 전송할 수 있고, 위성항법장치(GPS)로 화력지원을 유도할 수도 있다. 이런 첨단 기능을 제어할 전자장비들은 전투조끼에 부착된다. 첨단 신소재를 적용해 가벼워질 방탄복은 소구경 직사 탄환에도 뚫리지 않고, 신형 전투복은 방염·방수·방습 기능뿐 아니라 생체 신호도 감지할 수 있도록 개발될 예정이다. 육군은 지난 6월부터 국방과학연구소, 한국국방연구원 등과 함께 통합개념팀(ICT)을 운용하며 개선 방향과 미래형 개인전투체계에 대한 개념을 강구해 왔다. 1단계로 2015년까지는 40여개 개인 전투장구의 품질 개선과 무게 줄이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수 신소재 사용으로 완전군장의 무게를 현재 48.7㎏에서 38.6㎏으로 10.1㎏ 줄이기로 했다. 공격작전과 후방작전, 수색정찰, 5분대기, 매복·대침투작전 임무 때 메는 기동군장도 새로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다. 기동군장에는 통합형 전투조끼와 공격배낭이 포함되며 14개 품목을 채웠을 때 무게는 22.9㎏이다. 2단계로 2020년까지는 단위 품목별로 기능을 개선한 전투장구류에 첨단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화하고, 3단계에선 전투장구와 피복류를 디지털화된 미래 전장 환경에 맞춰 개인전투체계로 통합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3단계까지 마무리되면 개인 전투원이 하나의 무기체계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죽은 여성이 범인에게 남긴 데스노트가 살인자를 지목하다

    죽은 여성이 범인에게 남긴 데스노트가 살인자를 지목하다

      2003년 12월 6일 오후 9시 30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갑작스런 한통의 전화가 겨울밤 파출소의 한적함을 깨운다.  “사, 사람이 죽었어요. 도와주세요.”  신고인은 외국인이었다. 한국인 여자친구 A(당시 24세)의 주검과 마주친 그는 떨고 있었다.  A씨는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칼에 찔린 복부에서 난 피가 바닥에 흥건했다. 자상의 크기는 1.7㎝로 작은 편이었지만 대동맥을 관통할 정도로 깊게 찔린 것이 치명적이었다. 첫번째 칼부림은 바로 옆 탁자에 아래에서 시작된 듯했다. 탁자 아래엔 비산(飛散·튀어 흩어짐) 혈흔과 적하(滴下·방울져 떨어짐) 혈흔이 섞여 있었다. A씨의 목에는 손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 칼로 배를 공격한 후 범인은 확인사살을 하듯 A씨의 목을 다시 누른 것이다. 방어흔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범행은 순식간이었고 피해자는 반항 한번 못한 채 숨을 거뒀다.   찢어진 장부, 과학이 뒷장을 드러내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일반주택 2층을 개조해 만든 옷 도매가게. 주로 아프리카쪽 바이어를 상대하는 매장은 흔한 입간판 하나 없어 일반인은 전혀 상점이라고 상상할 수 없었다. 탁자엔 바로 전까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눈 듯 음료수 캔과 비스킷, 거래장부가 놓여 있었다. 선풍기형 난로도 탁자를 향해 있었다. 피해자의 가방과 지갑은 모두 열렸고 책상서랍 안에 있던 260만원은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문이나 창에 외부 침입의 흔적이 전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경찰은 손님을 가장한 강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범인이 외국인이라면 수사과정에 곤란한 점이 적지않다. 우선 한국경찰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히는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를 이용할 수 없다. 불법체류자라면 소재 파악도 쉽지 않다. 그렇게 고민만 깊어갈 즈음 지문 감식을 위해 거래장부를 조사하던 수사관이 의문을 제기했다.  “반장님, 장부 페이지가 한장이 비는데요. 5일자가 없어요.”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앞장의 글자와 뒷장에 남아 있는 자국이 좀 달라 보인다는 점이었다. 누군가 자신의 흔적이 남은 장부를 찢어버린 것이라는 판단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필흔(筆痕) 재생을 의뢰했다.  필흔 재생이란 볼펜이나 연필 등 필기구를 사용할 때 원본 뒤 종이의 눌린 자국을 통해 앞장의 글자를 복원하는 작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글씨를 쓰면 필기구의 압력이 종이 뒷장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글씨를 쓴 사람이 펜을 얼마나 힘껏 눌렀느냐, 필기구가 무엇이냐에 따라 2번째와 3번째 페이지까지도 필흔이 남을 수있다. 통상 볼펜이나 연필은 원본 뒤 3번째 장까지 자국이 남는다. 하지만 사인펜으로 쓴 글씨는 다음 장에서도 흔적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사실 자국이라고 말하지만, 육안이나 현미경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정도여서 이를 확인하는 데는 고가(3000만원가량)의 특수장비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주로 영국제 ‘ESDA2’가 쓰인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증거물(눌린 종이)을 기계에 넣은 후 그 위에 랩과 같은 특수필름을 평평하게 깐다. 진공상태에서 기계가 정전기를 발생시키면 필름은 자연스럽게 글자모양에 따라 요철이 생긴다. 필름을 15~20도 정도 기울인 상태에서 특수처리된 흑연가루를 뿌려주면 필름 위에 앞장에 썼던 글자들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다시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국과원이 복원한 페이지는 ‘제이’(Jay)라는 손님의 거래내역서였다. 티셔츠와 바지, 점퍼 등 도합 640만원어치의 물품을 제이가 주문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 수사팀 입장에서 뜻밖의 횡재는 제이의 전화번호였다. 01×-8××-××××.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인 제이를 찾아 나섰다. 장부 속 고객 ‘제이’를 잡아라  휴대전화 개통자는 나이지리안인 저스틴(당시 31세)이었다. 이태원 나이지리아인 밀집지역을 탐문조사한 결과 장부 속 제이는 저스틴과 동일인물이었다. 제이란 이름은 위조여권 속 가명이였다.  범인은 불안한듯 했다. 사건 뒤 저스틴의 휴대전화 신호는 이태원 녹사평역에 나타났다가 다시 한남동과 경기 동두천시로 옮겨갔다. 마지막 위치는 나이지리아인 밀집지역인 안산시의 주택가로 확인됐다.  영장도 없는 상태에서 드넓은 주택가를 모두 뒤질 수는 없는 노릇. 특히 나이지리아인 지역사회에 잘못 들이닥치면 오히려 경찰이 떴다는 것을 저스틴에게 알려주는 꼴이 될 게 뻔했다. 경찰은 비용 때문에 휴대전화보다는 공중전화를 자주 이용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전화이용 패턴에 착안했다. 인근 공중전화 10군데를 골라 잠복에 나섰다. 그렇게 한지 3일. 저스틴은 전화를 걸러 슬리퍼를 끌고 나오다 공중전화 앞에서 검거됐다.  저스틴은 묵비권을 행사하며 입을 굳게 닫았다. 하지만 범행을 부인하기에는 증거나 정황이 너무나 분명했다. 우선 현장에 남은 음료수 캔의 지문이 그의 것과 일치했다. 특히 자취방에서 찾아낸 비닐봉지에서 숨진 A씨의 혈흔이 발견되자 그는 죄를 벗기 위한 노력을 완전히 포기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저스틴은 범행을 저지르기 14개월 전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비자 유효기간이 만료돼 불법 체류자가 되면서 일자리 찾기가 극도로 어려워졌다. 먹고사는 것 자체가 막막해지자 그는 범행을 결심했다. 맨 먼저 머리에 떠오른 곳은 전에 친구와 들렀던 A씨의 가게였다. 인적이 뜸한 데다 여자들만 있어 강도를 하기도 쉬우리라 판단했다.  저스틴은 자기를 나이지리아에서 온 바이어라고 속이고 범행 전날인 12월 5일 옷가게에 들렀다. 모처럼 큰 손님에 반가워 A씨가 장부를 적어 나가는 동안 그는 내부구조와 현금의 위치, 도주경로 등을 살폈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서 범행에 쓸 과도도 구입했다.  범행 당일인 6일, A씨가 3시간에 걸쳐 옷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저스틴은 칼을 쓸 타이밍을 노렸다. 그리고 무참하게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가게를 나오는 순간 저스틴의 머리에 불안이 엄습했다. 자기의 전화번호와 이름이 적힌 장부가 떠올랐다. 그는 장부의 마지막 장을 깔끔히 찢어내는 용의주도함으로 범행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그 마지막 장은 끝내 그를 스스로 옭아매는 증거가 됐다. 불안은 그렇게 범인의 영혼을 잠식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 헉! 바다거북 몸서 뭔 조각이 317개나 나와…

    헉! 바다거북 몸서 뭔 조각이 317개나 나와…

    썩지 않은 플래스틱 쓰레기가 태평양 등 대양의 생태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다는 경보음이 나왔다. 영국의 일간지 더선과 데일리 메일은 최근 무려 317개의 플라스틱 조각을 삼킨 바다거북 한 마리가 발견되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바다거북은 호주 동부 해안의 뉴 사우스 웨일즈의 발리나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 거북이의 뱃속에는 쇼핑백과 오디오테이프 조각 및 낚싯줄에 이르기까지 온갖 플라스틱이 망라되어 있었다. 해양 생물학자인 로첼 페리스는 “플라스틱이 거북이의 소화기간을 완전히 망가뜨렸다.”고 진단했다. 다른 과학자들도 “이번 거북이의 죽음은 지금까지 기록된 바다 오염 사고중 최악의 사례중 하나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플라스틱이 대양 곳곳을 오염시키고 있는 생생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도 제시됐다. 사이언스 데일리는 3일 태평양의 ‘‘플라스틱 아일랜드’로 불리는 거대한 쓰레기 밀집 해역에 서식하는 중간 수심대 물고기 중 9%의 뱃속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됐으며 실제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최신 연구를 소개했다. 미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플라스틱 축적환경 조사단(SEAPLEX)은 지난 2009년 캘리포니아 서부에서 북태평양 아열대 환류 동부에 이르는 1600㎞ 구간에서 수집한 27종 141마리의 물고기 가운데 9.2%의 위장에서 플라스틱이 나왔다고 해양생태학 저널(Marine Ecology Progress Series) 최신호에 발표했다. SEAPLEX 과학자들은 이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 지역의 중간 수심대 어종이 삼키는 플라스틱의 양이 연간 1만2000~2만4000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물고기들은 먹은 것을 토해내기도 하고 배설하기도 했을 것이며 플라스틱 때문에 죽기도 했을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물고기가 플라스틱을 삼키는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데일리 메일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박카스’ 끝나니 이번엔 ‘감기약’

    대표적 자양강장제인 ‘박카스’의 약국외 판매 문제가 일부 일반약의 의약외품 전환으로 정리됐다. 하지만 약사법 개정이 필요한 종합감기약의 약국 외 판매 문제가 국회에서 새로운 논란을 불러올 전망이다. ●약사회 반발 등 걸림돌 될 듯 15일 의약계 등에 따르면 1961년 처음 출시된 박카스는 ‘카페인’ 때문에 일반약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2004년 동아제약이 카페인을 뺀 박카스를 내놓으면서 의약외품 전환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 동아제약은 선풍적 인기를 끈 ‘비타500’에 맞서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카페인을 뺀 박카스D를 의약외품으로 허가해 줄 것을 신청했지만 대한약사회의 반발에 밀려 일반약으로 재신청해야 했다. 약국 하면 떠오르는 박카스의 브랜드 결속력이 너무 굳건해 당시 약사회장이었던 원희목(한나라) 의원이 강신호 회장과 담판을 지을 정도였다. 하지만 2008년 3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올해 안에 안전한 필수의약품에 대해서는 약국 외 판매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복지부도 2009년 뒤늦게 일반약 약국 외 판매를 추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최근 시민단체와 대한의사협회까지 공개적으로 제도 개선을 요구하자 복지부는 결국 재분류안을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테이블에 올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논란이 모두 정리된 것은 아니다. 종합감기약과 진통제를 둘러싼 논란이 박카스를 압도할 태세다. 복지부는 당초 ‘판콜’, ‘화이투벤’ 등의 종합감기약과 ‘타이레놀’ 등의 해열진통제에 대해 “쇼크·위장장애·졸음·구토 등의 부작용이 우려돼 일반약 전환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약사회도 배수진을 치고 ‘결사반대’를 외쳤다. 그러나 여론 압박 강도가 높아지자 진수희 복지부 장관이 나서 “(약사법 개정을 위해) 의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고 물러섰다. 이에 따라 감기약 문제는 국회로 넘어가게 됐지만 여야 의원 대다수가 안전성을 문제로 반대하고 있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약사회의 반발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유통업계·약사회 희비 엇갈려 한편 관련 업계에서는 이날 발표로 희비가 엇갈렸다. 유통업계는 즉시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 관계자는 “일단 일부 일반약 슈퍼 판매가 성사된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더 많은 가정상비약을 판매할 수 있도록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회의 전 논의 사항조차 미리 전달받지 못했고 약사회만 몰아세워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서버공격 당하는데 개인만 통제…공인인증제 폐지해야”

    “서버공격 당하는데 개인만 통제…공인인증제 폐지해야”

    지난해 7월부터 인터넷뱅킹에서 공인인증서를 사용할 의무가 사라졌다. 이런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스마트폰뱅킹을 비롯한 대부분의 전자거래에서 공인인증서를 여전히 요구하고 있다.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게 된다면 은행 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액티브X를 통해 은행이 요구하는 자체 보안 프로그램을 내려받는 과정이 없어지게 된다. 그동안 액티브X는 마이크로소프트(MS) 전용 브라우저인 인터넷익스플로러(IE)에서만 구동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브라우저 선택권이 제한되며, 보안업계 전반의 발전을 해친다는 지적이 있었다. 오픈웹의 김기창 고대법대 교수와 이민화 전 기업호민관이 논의를 주도했고, MS 운영체제가 아닌 맥 운영체제를 쓰는 아이폰이 보급되면서 결국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가 폐지됐다. 김인성 IT칼럼니스트는 25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여기에 더해 공인인증서 체제가 보안 측면에서도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2009년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 공격부터 최근 농협 전산장애 사태까지 국내 보안사고에서 툭하면 서버가 공격을 당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김 칼럼니스트는 “외국의 보안이 기관 사이트를 통제해 서버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식이라면, 국내는 기관 사이트의 허점을 방치한 채 개인만 통제하는 식”이라면서 “공인인증서로 사용자들은 불편해지지만, 사이트 보안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상태로는 보안 분야에 돈을 아무리 쏟아부어도 보안업체의 배만 불릴 뿐 근본적인 해결은 안 된다고 했다. →농협 전산장애 사고를 전후해 피싱사이트가 출현했다. 사고 원인은 수사를 지켜봐야겠지만, 피싱사이트의 발빠른 움직임에 혀를 내둘렀다. -피싱사이트를 통해 고객 정보를 빼내는 것은 중국 쪽 해커집단의 돈벌이 수준이 된 지 오래다. 인터넷뱅킹을 하려고 하면 은행에서 보안 프로그램을 다운받게 한다. 해커들은 유사 사이트를 만들고 보안프로그램으로 위장한 바이러스를 다운받게 한다. 이렇게 해서 좀비가 된 PC가 국내에 100만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좀비PC들은 해커의 명령이 떨어지면 특정 사이트에 한꺼번에 접속을 시도, 마비시킨다. 트래픽이 집중돼 서비스가 불가능해지면 해커는 돈을 요구하고, 속도가 생명인 게임업체들은 대부분의 경우 이 협상에 응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보안은 보안이 아니다. →유독 우리가 국제 해커들의 먹잇감이 되는 이유가 있는가. -국내 인터넷의 보안시스템이 세계 표준과 다르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해외 사이트가 스스로의 안전성을 증명하는 체계라면, 국내는 개인들이 사이트에 접속할 때 본인이 맞다는 것을 사이트에 증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웹메일인 지메일(gmail) 사이트에 접속하면, 사이트 주소가 http://에서 https://(안전전송규약·SSL)로 바뀐다. 뒤에 붙는 s는 이 사이트가 정확한 사이트이니 믿고 이용하라는 표시로, 공인인증기관이 증명해 주는 신호이다. https://를 보고 사용자들은 추가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을 필요 없이 안심하고 거래를 할 수 있다. 한국의 보안 방식은 이와는 달리 사이트는 안전하다고 일단 가정을 하고, 개인 사용자에게 자기들만의 보안 프로그램·키보드 해킹방지 프로그램·바이러스 백신 등을 다운받게 한다. 이것도 모자라 공인인증서를 요구한다. 액티브X를 다운받는 동안 사용자 컴퓨터는 보안에 완전히 취약한 상태가 된다. 시작 단계에서부터 보안이 무너져 있는 것이다. →안전연결은 국내만 채택을 안 한 것인가. -대부분의 국가에서 채택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 미국은 보안방식으로 복잡한 암호화 기법을 쓰지 못하게 했고, 해독 불가능한 암호화 방식은 수출도 금지했다. 그래서 우리가 독자적으로 만든 게 공인인증서다. 이후 해외에서는 사용자가 웹사이트에 보안접속을 시도하면 웹브라우저가 인증기관에 의뢰해 이상이 없다는 답을 받고 안전전송 규약을 허용하는 체제가 자리잡았다. 국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개인에게 부담을 더 지우는 쪽으로 보안이 발전했다. 은행과 같은 기관이 서버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곳은 없다. 이게 툭하면 보안사고가 일어나고, 서버 공격이 이뤄지는 이유다. 다른 문제도 있다. 우리 상황에서 보안업체들은 은행이나 공공기관에 납품 경쟁을 벌인다. 이 시장을 확보하면, 개인은 선택권을 갖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사이트 방침에 따라 다운로드를 해야 한다. 해외는 웹브라우저에 기본 보안 프로그램이 장착되고, 개인이 브라우저를 선택하는 구조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보안 프로그램이 싸고, 그러면서도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성능 경쟁이 계속된다. →아이폰 도입과 함께 한 차례 공인인증서 폐지운동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스마트폰 도입 뒤에도 공인인증서 체제는 살아남았다. 이것은 새로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예컨대 제2금융권은 스마트폰의 새로운 버전에서 구동시킬 공인인증서 보안체제를 개발할 자금이 부족할 것이다. 결국 이들은 보안을 외주에 맡기거나 스마트폰뱅킹 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울 것이다. 만일 국제 표준방식을 채택했다면, 2금융권 업체도 투자비용 없이 스마트폰뱅킹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 표준방식은 과거의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미래의 어떤 플랫폼에서도 지원이 되도록 만들어져 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 새 버전이 나왔다고 보안업체가 추가 개발 비용을 요구할 근거가 사라진다. →공인인증서 보안 체제 때문에 우리가 잃는 것이 또 있는가. -이 방식은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전자상거래를 죽이고 있다. 물건을 하나 사는데 다른 나라와 달리 공인인증서를 요구하니 어떻게 물건을 팔 수 있겠나. 온라인에서는 오프라인처럼 해외진출을 할 때 막대한 투자를 하기보다 언어만 바꿔서 손쉽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한국만의 특수한 보안 방식은 이것을 불가능하게 한다. 커다란 세계 시장을 곁에 두고 중소기업들이 굶어 죽고 있다. 수출탑을 수여할 정도로 수출에 목 매는 나라에서 온라인 시장의 개방에 대해서는 왜 이런 모습인지 모르겠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김인성 IT칼럼니스트는 ▲46세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리눅스 시스템으로 초기 엠파스 사이트 구축 ▲전 리눅스원 개발이사 ▲현 KT 계열 네트워크 장비업체 컨설팅 ▲저서 ‘한국IT산업의 멸망’,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공동번역), 잡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 칼럼 연재
  • 100억원대 마약 밀반입 ‘간 큰 유학생’

    최대 10만여명이 한꺼번에 투약할 수 있는 100억원대의 필로폰을 밀반입해 판매하려던 한국계 캐나다인과 캐나다 유학생 출신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1일 캐나다에서 국제화물을 통해 들여온 필로폰을 국내에서 유통하려 한 노모(29)씨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 필로폰 운반 역할을 한 조모(29)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노씨는 지난달 22일 입국해 서울 역삼동의 한 호텔에 묵으면서 두 차례에 걸쳐 캐나다에서 국제특송으로 받은 필로폰 3.2㎏을 받아 판매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국내로 들여온 필로폰은 시가 107억원어치로 경찰이 지난해 전국에서 압수한 필로폰양인 2.9㎏보다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필로폰 3.2㎏은 10만 700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라고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노씨는 지난 2월 캐나다 온타리오시의 한 클럽에서 지인인 한국계 캐나다인 김모(29)씨로부터 사례금 1만 캐나다달러(1100만원 상당)를 받고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필로폰을 100~150g씩 나누어 각각 진공 포장한 뒤 ‘팝콘 봉지’ 안에 넣고 감자칩, 인형 등과 함께 포장해 식료품인 것처럼 위장했다. 이인호 인천공항세관 마약조사관은 “일반 과자 및 식품류로 수입신고를 하면 세관에서 정상적인 절차로 보고 의심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전용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연락이 되지 않으면 단속에 걸렸다’는 신호를 사전에 협의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필로폰의 규모를 볼 때 국제조직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남북 대화국면 전환… 北 비핵화 약속땐 6者재개 청신호

    남북 대화국면 전환… 北 비핵화 약속땐 6者재개 청신호

    북한이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발표된 20일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과 이를 위한 예비회담을 제의하고, 우리 정부가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막혔던 남북대화가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북한의 잇따른 대화 공세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며 일축했던 정부가 일단 북한의 대화카드를 받아들이면서 남북관계 진전에 이어 북핵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지는 한반도 정세의 안정이 가시화될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1일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남북대화 공세를 시작했다. 이어 5일 ‘정부·정당·단체 공동성명’에서 당국 간 회담을 처음으로 제안한 뒤 8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 및 10일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등 명의로 된 통지문을 통해 당국 간 회담 날짜까지 제시하면서 회담 개최를 끈질기게 요구했다. 지난 14일 조평통 대변인은 “우리 입장은 일단 대화에 나와서 모든 문제를 탁상 위에 올려 놓고 논의해 보자는 것”이라며 어떤 의제도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북한이 무조건 대화하자며 위장평화 공세를 펴고 있어 진정성이 없다.”며 거부하다가 지난 10일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및 추가 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남북 당국 간 만남을 새로 제안했다. 천안함·연평도 사태와 비핵화라는 두 가지 전제조건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없이는 회담에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남북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자 북한은 결국 고위급 군사회담 카드를 꺼내들었다. 통일부가 주장한 북측의 진정성 확인을 위해서는 천안함·연평도 사태를 망라할 수 있는 군사회담이 최후의 수단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북한이 예비회담 날짜와 장소는 남측 편의대로 정하라고 제의했고 모든 현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으니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가 그동안 북한의 당국 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제안까지 거부하자 일각에서 “일단 접촉에 나가 의제를 협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돼 온 만큼, 정부도 더 이상 고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예비회담에서 남북이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대한 이견을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다. 북한이 통지문을 통해 “천안호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할 것에 대하여 회담을 열자.”고 제안한 만큼 조율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사과·재발방지 등을 약속하고, 별도 당국 간 고위급 회담을 통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일 경우 북·미 대화와 6자회담 재개 등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군사회담을 앞세워 쌀·비료를 지원받기 위한 적십자회담 및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위한 협의를 주장하거나, 도발에 대한 잘못을 시인하지 않을 경우 회담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여전히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는 것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콜라의 두 얼굴

    콜라의 두 얼굴

    ‘콜라 마셔, 말아.’ 낙지에 이어 콜라논쟁이 불거지게 됐다. 최근 ‘기피식품’으로 꼽히고 있는 콜라가 위장에 생긴 결석을 분해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의료계의 연구결과 때문이다. 26일 대한내과학지 최신호에 따르면 올가미내시경과 쇄석기로 위석을 제거하기가 힘든 60대 위석 환자에게 콜라를 30㎖씩 여러 차례 주입한 결과 손쉽게 위석이 제거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콜라의 높은 산성도가 결석을 잘 녹인다는 것이다. 의료진은 논문에서 “콜라는 pH 1~2의 강산성을 띠는 정상적인 위산처럼 pH 2.6의 산성을 나타내 딱딱한 결석을 분해시키고, 콜라 속에 포함된 탄산수소나트륨과 탄산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기포가 섬유결석을 부드럽게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콜라는 위해성 논란이 있는 대표적인 탄산음료여서 무분별한 과잉섭취는 금물이라는 게 보건당국의 지적이다. 강한 산성을 가진 콜라가 치아를 녹이고 변색시킨다는 사실은 실험으로도 입증돼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콜라의 중독성도 주의해야 한다.”면서 “탄산음료를 과잉섭취하면 충치뿐 아니라 간기능계도 나빠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뿌웅~’ 방귀냄새 오해와 진실

    ‘뿌웅~’ 방귀냄새 오해와 진실

    방귀란 직장에 고여 있다가 항문의 괄약근이 이완되면서 배출되는 가스를 말한다. 나오는 방식도 제각각이며, 자신도 못 느낄 만큼 냄새가 없는가 하면 너무 고약해 주변 사람들을 기겁하게 하기도 한다. 이런 방귀 때문에 고민인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지독한 냄새도 그렇고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잦은 방귀도 걱정거리다. 방귀는 크게 두 가지 경로로 만들어진다.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가 위장·소장·대장을 거치면서 만들어지기도 하고, 소화가 되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가 대장에서 세균에 분해되면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런 방귀의 주요 성분은 질소·수소·이산화탄소·산소·메탄 등인데 실제 이런 성분은 별 냄새가 없다. ●냄새 주범은 지방산과 유황가스 방귀 냄새의 주범은 지방산과 유황가스. 지방산과 유황가스는 지방이나 단백질이 장내 세균에 의해 분해될 때 생긴다. 채소를 주로 먹으면 냄새가 순하지만 기름진 육류를 많이 먹으면 냄새가 기독한 것은 이 때문이다. 여기에다 장내 세균이 많을수록 냄새가 강해지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항문에 인접한 직장에 대변이 차 있거나 과식·소화불량으로 충분히 소화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도 냄새가 독하다. 방귀에 대변 냄새가 섞이거나 소화가 덜 된 음식이 대장으로 내려와 장내 세균에 의해 재차 분해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귀가 잦거나 냄새가 고약하다고 걱정할 일은 별로 없다. ●대장 내 세균 많을수록 냄새 강해 방귀가 잦고 가스의 양이 많다며 장 건강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방귀의 양은 장 건강이 아니라 섭취한 음식의 종류와 관련이 있다. 예컨대 콩류·유제품·감자·밀·빵의 효모 등은 물론 브로콜리 등 양배추류나 매운맛이 나는 양파·마늘·파 등도 많은 가스를 만들어낸다. 탄산음료에 섞인 탄산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방귀의 양이 지나치게 많아서 속이 불편하다면 이런 음식을 제한해 보는 것이 좋다. 흔히 방귀를 참으면 몸에 안 좋다는 속설이 있으나 정상인이라면 수면 중 항문 괄약근이 느슨해지면 자기도 모르게 나오거나 대변과 함께 배출되므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단, 방귀가 참아지지 않고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가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변실금을 의심해 봐야 한다. ●잦은 방귀는 음식의 문제 변실금이란 항문 괄약근에 문제가 있어 대변이나 방귀를 조절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적어도 한 달 이상 반복적으로 된변·무른변·방귀 등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변실금일 가능성이 크다. 변실금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분만·직장 및 항문수술·외상 등으로 인한 괄약근 손상이 가장 많다. 유병률은 0.1∼5%로 알려져 있지만, 전문의들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수치심이나 부끄러움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않기 때문이다. ●방귀 아닌 대변 색깔이 문제 장 건강이 걱정된다면 방귀보다 대변을 살피는 게 현명하다. 특히 최근 변이 묽거나 변비 증상이 생기지는 않는지, 피가 묻어 나오지는 않는지 등을 체크해 보아야 한다. 이런 증상은 대장암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경고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장암은 최근 들어 식생활이 서구화하면서 급증하고 있다. 2000년 8648명이었던 연간 대장암 환자 수가 2007년에는 2만 558명으로 7년 새 2.4배나 증가했을 정도. 육류 위주의 식생활을 하다 보면 대변이 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자연히 담즙산 등 독성 물질의 분비가 촉진돼 장 점막세포가 손상을 입는다. 담즙산은 대장 점막에 암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대장 건강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사와 함께 기름진 음식의 과다 섭취를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정상 체중을 유지하며, 정제되지 않아 섬유질이 많은 곡류·채소류·과일 등을 듬뿍 섭취해 대장 속 발암물질을 희석·배출시켜야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진료부장
  • 암살때 미소 지은 女모사드

    암살때 미소 지은 女모사드

    지난달 19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하마스 핵심간부 마흐무드 알 마부 암살 사건이 국제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용의자 11명 중 유일한 여성 단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조 여권에는 게일 폴리어드(26)라는 이름에 아일랜드 국적으로 돼 있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비밀정보기관 모사드에 소속된 이스라엘 여성일 것으로 보고 있다. 두바이 경찰이 공개한 현장 폐쇄회로(CC)TV를 보면 그는 암살 대상인 알 마부와 호텔 복도에서 정면으로 마주쳤을 때도 침착함을 잃지 않은 채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통화하는 척하며 알 마부를 지나쳤다.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는 여유까지 보였다. 알 마부가 객실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뒤 곧바로 맞은편 객실에서 기다리던 ‘암살 실행조’ 4명에게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범행 당일 0시30분쯤 파리발 항공편으로 두바이에 도착한 이 여성은 범행을 마치고 같은 날 오전 10시30분쯤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주얼 정장 차림에 때로는 가발을 이용해 위장을 하기도 했지만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그가 모사드 암살·납치 전담 부서인 ‘키돈’의 일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돈 여성 단원들은 2년간 각종 미행 기법과 위장술 등을 교육받으며, 심지어 성(性)을 이용한 작전도 서슴지 않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국세청 安국장 “연봉 3억 병마개회사 사장제의 받았다”

    검찰이 미국에 체류 중인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출석을 통보하고, 전군표(구속수감) 전 국세청장 부부를 소환조사하는 등 ‘그림로비’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정권 실세에게 건넬 3억원 상납 요구’ 주장이 나오면서 구속된 안원구 국세청 국장의 입이 어디까지 열릴지 주목된다. 구속 전 안 국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초 그림로비 문제가 불거지자 연봉 3억원의 병마개 회사 사장 자리를 제의받았다.”고도 했다. 자신의 구속에 대한 강한 반발인 셈이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안 국장은 부인 홍모씨가 운영하는 G갤러리에서 그림을 사라고 기업을 압박한 것으로 되어 있다. 안 국장은 청와대 파견근무 중이던 2004년 심층 세무조사를 받게 된 S사에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5억 4300만원 상당의 미술품을 G갤러리에서 사도록 했다. 또 국세청 총무과장 재직 시절이던 2005년 B건설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도 세무조사 무마대가로 여러 차례에 걸쳐 4억 8000만원의 미술품을 G갤러리에서 사도록 했다. B건설사는 G갤러리에서 컨설팅을 받은 것처럼 위장해 1000만원도 줬다. 이런 방식으로 2006년에도 I토건, M화재, C건설에 G갤러리 그림을 팔았다. 이렇게 해서 G갤러리가 벌어들인 돈은 14억여원에 이른다. 안 국장 측은 이런 검찰 수사내용을 표적수사로 여기고 있다. 부인 홍씨에 대해 검찰이 배임수재의 공범으로 처벌하는 문제를 검토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보통 부부가 공범일 경우 한 명은 입건하지 않거나 불구속하는 것이 관행인데도 홍씨 처벌을 운운하는 것은 입막음을 위한 압박용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안 국장의 반발이 거세질 경우 예상치 못한 발언을 내놓을 수 있다. 가령 2007년 정권교체 직후 한상률 국세청 차장이 핵심요직인 국세청장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또 한 전 청장이 골프회동 등을 통해 새 정권 사람에 선을 대려 했던 경위, 연장선상에서 전·현 정권에 관계된 박연차·천신일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 등에 대해 안 국장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자신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한 전 청장에 대한 수사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되면 정권이나 검찰에서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얘기다. 검찰은 안 국장과 홍씨 주장을 ‘검증되지 않은 일회성 폭로’로 깎아내리고 있다. 한 전 청장과 전 전 청장에게 이어지는 그림로비 의혹에 대해 관련자들이 부인하는데다 핵심인물인 한 전 청장이 미국에 있어 수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다. 검찰은 한 전 청장에 대한 범죄인인도요청 문제에 대해서도 “요청을 하려면 혐의를 특정해야 하는데 지금 그런 단계라 말하기 어렵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조태성 장형우기자 cho1904@seoul.co.kr
  • 역대 정부 대북 밀사 정보기관장이 해결사

    남북정상회담을 위해서는 보안유지가 필수인데도 ‘비밀 접촉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만났다는 설도 있고, 다른 동남아시아에서 접촉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북측의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남측 고위 인사가 접촉했다는 얘기가 비교적 그럴듯하게 흘러나오는 등 제 3차 정상회담 추진설(說)이 고개를 들고 있다. 청와대는 23일 기존의 강한 부정에서 “확인해 줄 수 없다.”며 한발짝 물러나는 모양새다. 역대 정부의 남북 접촉이나 두 차례 정상회담과 비교하면 ‘군불도 지피기 전’에 접촉만 노출된 셈이다. 이와 관련, 남북정상회담을 원하지 않는 쪽에서 고의로 흘렸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동안 특사 혹은 밀사를 통한 남북 접촉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등에서 남북관계의 돌파구로 활용됐다. 정치적 파장뿐 아니라 흥행성(?)도 고려되다 보니 보안 유지는 필수였다. 역대 정부마다 주로 정보기관장을 밀사로 가장 많이 활용했던 것도 이런 이유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2년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을 평양에 보내 7·4남북공동성명을 이끌어 냈다. 전두환·노태우 정부 때는 각각 장세동·서동권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장이 북한을 방문했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이 북측 송호경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비밀 협상을 벌였다. 임동원 당시 국가정보원장도 두 차례 극비리에 방북했지만 협상은 ‘박-송’을 통해 이뤄졌다. 당시 박 전 장관이 나선 이유는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뿐 아니라 비밀 접촉을 위장할 수 있는 장점도 작용했다. 문화부장관은 남북접촉 창구가 아니기 때문에 북측 인사를 만나는 게 노출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도 배경이 됐다. 노무현 정부 때의 패턴도 비슷하다. 2006년 10월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가 베이징에서 이호남 북한 참사를 접촉했다. 이듬해 발표된 2차 정상회담은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전권을 위임받아 비밀리에 평양을 방문하면서 성사됐다. 당시 김 원장의 카운터 파트가 김양건 통전부장이었다. 이번 남북간 접촉은 북한이 먼저 신호를 보낸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돌아간 김양건 통전부장의 동선이 남측 언론에 감지된 것도 북측의 의도적 노출이라는 분석도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4인4색 수공예 미술전

    4인4색 수공예 미술전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책(작은 도판)으로 보면, 노리끼리한 비단 위에 험준한 산봉우리만 구불구불 한없이 그려놓은 것처럼 느껴진다. 동양화의 기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로서는 얼핏 성의없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조선 전기 최고의 그림이라지만 큰 감흥이 없다는 평가도 많다. 그러나 국립박물관에서 최근 전시한 안견의 그림을 직접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오른쪽 도원에 아주 가는 붓으로 그려진 복숭아 나무의 잔가지와 복사꽃, 그 나무들 사이로 낮고 짙게 드리운 안개, 중간에 배치된 폭포수나 그 옆으로 흐르는 시냇물이 바위에 부딪쳐 일어나는 포말까지 정교하고 섬세하게 묘사했다. 그리 크지 않은 그림을 안견이 삼일 꼬박 그린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오랫동안 들여다보아도 지루하지 않은 이유다. 화가들이 세부 묘사에 힘을 쏟고 수공예적인 작업을 즐기는 이유를 들어보면 무념무상에 빠지고, 작업이 지속되면서 그런 심신의 상태를 더욱 즐기게 된다고 한다. 10월에 열리는 개인전 중에는 특별한 세부묘사와 수공예적인 작품세계에 빠진 작가들이 있다. ●향불로 구멍 내서… 한국화가 이길우 ‘무희자연’ 한국화가 이길우의 ‘무희자연’은 크고 얇은 순지에 드로잉을 한 뒤 향불로 무수한 구멍을 내 화면을 형성한 것으로, 산 등 자연을 배경으로 춤추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그려냈다. 마이클 잭슨이 연상되기도 하고, 한국무용가나 발레의 포즈가 겹쳐져 나타난다. 무위자연(無爲自然)에서 차용한 전시 제목은 무희가 각고의 노력으로 무아지경에 도달했을 때 그것은 자연의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닮았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작가는 이전까지 두 장을 겹쳐서 이미지를 완성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세 장을 겹쳤다. 그는 어느 가을날 뜰 앞 은행나무의 무수한 잎사귀를 보고 영감을 얻어서 구멍을 내는 기법으로 작품을 만든다. 그의 수공예적 기법은 디지털이 지배하는 요즘 시대와 달리 전형적인 아날로그 방식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윤진섭 호남대 교수는 “무수히 반복되는 점의 배열은 아이러니하게도 0과 1로 구성되는 디지털의 신호와 닮아 있다.”고 말한다. 27일까지. 서울 소격동 선컨템포러리.(02)720-5789. ●핀을 꼬아서… 조각가 김용진 ‘기(氣)와 기(器)’ 조각가 김용진의 ‘기(氣)와 기(器)’전은 기를 모아서 ‘기물’을 만든다는 의미다. 얇고 긴 핀을 그냥 사용하기도 하고, 꼬아서 면을 만들어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면서 캔버스 위에 도자기와 그릇 등을 부조 형태로 선보인다. 손끝에 물집이 잡히고 터지기를 반복하면서 굳은살이 배긴 상태에서 만들어낸 이들 작업은 수공예적인 경지를 보여준다. 어떤 때는 핀을 촘촘하게 박아서 그림자를 표현하고, 동그랗게 만 핀으로는 도자기 위의 포도송이나 연꽃 무늬 등을 표현하는 그의 작업은 멀리서 볼 때 수묵화의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가까이서 보면 와이어의 양감과 질감, 단순성, 여백의 미를 고스란히 볼 수 있다. 김 작가는 “금속 선의 밀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붓으로 먹물의 농담을 조절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노려봤다.”고 말한다. 반복적인 과정을 인내로 견뎌내며 소박하고 절제된 미감을 나타낸 것이 그의 작품의 특징. 31일까지. 서울 삼청동 아트파크.(02)733-8500. ●주사기 속에 아크릴 물감 넣어… 서양화가 윤종석 ‘위장’ 서양화가 윤종석은 주사기로 그림을 그린다. 주사기 속에 빨강, 파랑, 노랑, 하양 등 밝은 명도의 아크릴 물감을 넣고 검은색이나 진초록 등 어두운 색깔로 칠해진 캔버스 위에 0.5g 정도를 짜서 점묘화처럼 이미지를 만든다. 얼핏 보면 웃옷들인데 강아지의 얼굴이나 권총, 수류탄, 군화, 악어, 가방 등의 형태를 하고 있다. 윤 작가는 “아버지의 산소를 다녀온 뒤 아무렇게나 옷을 벗어두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벗어놓은 내 옷들을 보니 그 모습이 집 같기도 하고 산소 같기도 해서, 옷을 매개로 한 이미지 작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기물에서 유기물의 흔적을 찾아가는 그의 작업은 옛날 조각가들이 나무나 돌에서 불성을 찾아내 부처를 조각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일테면 고등학교 교련복으로 만든 총은 그가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를 관람한 뒤 그렸다. 군복으로 그린 수류탄이나 권총, 군화, 악어 등은 군복이 가지고 있는 ‘위장’한 이미지의 형상화다. 26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트싸이드. (02)725-1020. ●명화 이미지 오리고 붙여… 서양화가 한만영 ‘시간의 복제’ 작품만 보면 그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작가였어야 했다. 그러나 한만영은 이순(耳順)을 넘어선 작가. 그는 1980년대부터 팝아트적인 작업을 해왔다. 예술가의 사회적 참여를 암묵적으로 강요하던 그 시절탓에 그의 작품은 터무니없이 폄하되곤 했다. 하지만 꾸준히 작업에 정진해온 결과 오브제를 활용한 그의 작업들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그는 미술 화보를 가위로 오리거나,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명화의 이미지를 오려서 폐기된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첼로 등에 붙인다. 인상파 모네, 비디오작가 백남준, 요절한 미국 작가 바스키야, 팝아트 작가 리히텐슈타인, 고흐 등의 작품 이미지들이다. 사방을 거울로 붙이고 바닥을 푸르게 칠한 상자 안에 화보를 오려 붙인 첼로나 바이올린을 올려놓았다. 이런 작업을 한 작가는 “고급문화를 대중문화의 기호로, 대중문화를 고급문화의 기호로 전환하고 병치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24일까지. 서울 관훈동 노화랑. (02)732-3558.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신해철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行, 앨범 연기”

    신해철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行, 앨범 연기”

    가수 신해철(41)이 최근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한 사실을 밝혀졌다. 신해철은 지난 7일 자신의 홈페이지 ‘신해철닷컴’을 통해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와 앨범 연기가 불가피하게 됐음을 알렸다. ’입원, 앨범 연기’라는 글을 올린 신해철은 “근 열흘 입원했다가 엊그제 일단 퇴원, 원인은 간경화 · 위장장애 · 심장 소음 등 총체적 양상이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간 수치가 일반인은 80인데 나 1200, 초인”이라며 “간이 비대해져서 반대 쪽 복부까지 간이 몽땅 덮고있대. 이것으로 그간 나의 행적이 설명되는 거지. 주사가 계속 연결돼 있던 손등은 온통 피멍이 들어 푸르딩딩”이라고 덧붙였다. 또 “앞으로 평생 금주 · 금연에다 식사는 소량, 정해진 싱거운 음식만…. 할 일이 음악 밖에 없으니 작업이 빨리 끝날거 같지만 간신히 걸어다니는데 소리를 지를 수가 있나. 원인은 그냥 급성 알코올 중독이라고 보면 될 듯. 다음에는 노무현이 아니라 우리 아버지 가신대도 술 먹지 말아야지.”고 다짐했다. 한편 신해철은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추모 공연에 삭발을 한채 무대에 올라 눈물을 보이는 등 애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광장] 아들아 미안하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아들아 미안하다/진경호 논설위원

    둘째아이가 반기(反旗)를 들었다. 이사를 못 가겠다, 그냥 이 집에서 살겠노라며 드러누웠다. “거기도 친구 많아… 학교도 가깝고.” 어르고 달랬지만 불알친구들과 헤어져 새 학교 낯선 울타리로 들어서야 하는 두려움을 덜어주진 못했다. 타협했다. 이사는 OK, 전학은 NO! 좀 떨어진 동네에 그나마 강북에서 좀 나은 중·고등학교가 있다는 얘기에 혹해 단행한 ‘주민등록 이전사업’. 이사는 다섯해 전 그렇게 이뤄졌다. 고백하건대 주민등록법을 지켜야 한다는 투철한 준법의식은 없었다. 달랑 주소만 옮겼다간 학교의 거주 실사(實査)에 걸려 강제로 전학 조치되는 불이익-상응한 대가라 해야 옳지만-을 받을까 두려웠다. 그 뒤로 중학교 진학 때까지 큰 아이는 1년 반, 둘째는 3년 반을 하루 왕복 1시간씩 승용차와 버스로 등하교하는 고생을 감내해야 했다. 안쓰러웠지만 앞집 옆집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으니 다들 그리 사는가 보다 자위하며 헤죽댔다. 한데 그렇지가 않았던 모양이다.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된 지난 열흘 신문지면은 어지러웠다. ‘소득탈루’니 ‘다운계약서’니 하는 갖가지 의혹들이 난무했다. 그 가운데서도 ‘위장전입’이란 단어가 유독 많았다. 총리 후보 정운찬씨, 장관 후보 이귀남·최경환·임태희씨, 그리고 대법관 후보 민일영씨가 위장전입 대열에 섰다. 교수도 위장전입, 공무원도 위장전입, 판·검사도 위장전입. 하기야 검사 시절 네 차례 위장전입한 김준규 검찰총장도 지난달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사과 몇 마디로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다른 후보자들도 뭐가 걱정이겠나. 이쯤 되면 위장전입은 그저 나이 들면 생기는 검버섯 정도가 돼 버린 것 아닌가. 선친 묘소 이장을 위해 임야를 매입하려고 잠시 주소를 옮긴 사실이 드러나 고위공무원 승진 때 탈락했던 선배의 친형을 비롯해 매년 위장전입으로 기소돼 수십, 수백만원의 벌금을 무는 수백명의 장삼이사(張三李四)들만 딱할 뿐이다. 자녀 교육을 위한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를 위한 위장전입을 달리 보자는 논의는 헛헛하다. 까닭 모를 허기를 부른다. 범법 가운데 눈감아 줄 만한 게 뭐가 있는지 사회 전체가 머리 맞대고 찾아보자는, 집단 공모의 제의…. 차갑고 미끄러운 뱀이 혀를 낼름거리며 알몸을 휘감는 것 같아 몸서리가 쳐진다. 범법은 범법이고, 능력은 능력인가. 능력과 자질은 기본사양이고, 준법과 도덕은 선택사양인가. 준법과 도덕은 능력이 아닌가. 이런 나라였나. 서구 의회에서 최대의 욕이 ‘You lie’(거짓말이야)인 건 준법을 도덕보다 낮춰봐서가 아니다. 교통신호 위반까지도 청문회에서 문제 삼을 정도로 준법은 기본이고, 그 바탕 위에서 도덕을 헤아리기 때문이다. 지난 며칠, TV뉴스에 위장전입 얘기만 나오면 채널을 돌렸다. 신문도 치웠다. 장거리 통학이, 위장전입을 꿈도 못 꾼 소심한 아빠의 요령부득 때문이었음을 아이가 알아챌까봐. 법을 어겨도 잘만 장관이 되는 우리 사회의 가치 빈곤을 너무 일찍 아이가 알아버릴까 봐. 라디오 토론프로에서 어느 교수가 말했다. “그래도 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르는 후보들 모습이 반면교사가 되지 않겠느냐.” 유행어가 귓전을 때린다. ‘그건 네 생각이고~.’ 바로 세워야 할 사회의 가치가, 너무 멀다. 아니, 가치를 세울 날이 따로 있는 게 아닐 터이건만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려 애쓴다. 우린 비겁하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까칠한 골드미스들의 특별한 로맨스 ‘핑크빛 감동 속으로’

    까칠한 골드미스들의 특별한 로맨스 ‘핑크빛 감동 속으로’

    무더위가 정점에 달했다는 건, 곧 가을이 온다는 신호다. 날씨가 선선해지기도 전, 먼저 채비를 서두르는 쪽은 극장가다. 가을 하면 생각나는 로맨틱코미디 영화들을 하나 둘씩 내다 걸기 시작했다. 지난 20일 ‘소피의 연애매뉴얼’이 열어젖힌 문으로 27일엔 ‘나의 로맨틱 가이드’가, 새달 3일엔 ‘프로포즈’가 얼굴을 내민다. 특히 ‘나의 로맨틱 가이드’와 ‘프로포즈’는 연애에 약한 골드미스(능력있는 만혼여성)를 전면에 내세워 그들만의 특별한 사랑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간다. ●27일 개봉 ‘나의 로맨틱 가이드’ 톰 행크스 제작… 그리스 유적지 볼거리 풍성 ‘나의 로맨틱 가이드’는 흥행배우이자 제작자인 톰 행크스가 ‘나의 그리스식 웨딩’, ‘맘마미아’에 이어 ‘그리스 로맨스’ 3부작 완성편으로 내놓은 작품이다. ‘나의 그리스식 웨딩’의 히로인인 니아 발다로스가 또 한번 주연으로 나섰다. 무엇보다 ‘그리스로 떠난다.’는 설정으로 눈으로나마 산토리니, 델포이, 올림피아 등 그리스의 유명 유적지를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 구미를 당긴다. 대학교수를 꿈꾸는 역사학자 조지아(니아 발다로스)는 고향인 그리스에서 임시로 여행가이드 일을 한다. 그녀의 고지식한 스타일은 관광객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다. 제멋대로인 관광객들에게 조지아는 점점 지쳐가고, 마침내 이 여행을 끝으로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원수 같기만 하던 여행객들이 그녀의 진심을 알고 다가오기 시작한 것. 마음을 연 그녀에게 말수 적은 버스운전사 포르코피(알렉시스 조고리스)의 진심도 느껴지기 시작한다. ●새달 3일 개봉 ‘프로포즈’ 산드라 블록 주연… 로맨틱 코미디의 진수 ‘프로포즈’(감독 앤 플레처)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 ‘미스 에이전트’, ‘투 윅스 노티스’의 산드라 블록이 주연으로 출연했다. 상대역은 스칼렛 요한슨의 남편으로 할리우드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맡았다. 뉴욕의 한 출판사 편집장인 마거릿(산드라 블록)은 까칠한 성격 때문에 직장에서 ‘마녀’로 통한다. 잘 나가던 그녀에게 어느 날 위기가 닥치는데, 비자 문제 때문에 고국인 캐나다로 추방될 위기에 놓이는 것. 얼떨결에 ‘곧 결혼한다.’고 거짓말을 둘러댄 그녀가 결혼상대로 지목한 사람은 3년 동안 부려먹은 비서 앤드루(라이언 레이놀즈)다. 앤드루는 ‘내가 나가면 너도 잘린다.’는 마거릿의 협박에 어쩔 수 없이 위장 결혼에 동의한다. 이민국 조사관을 완벽히 속이기 위해 둘은 약혼사실을 알리러 앤드루의 고향 알래스카로 떠난다. 16살 때 부모를 잃고 줄곧 혼자 살아온 마거릿은 활기 넘치는 앤드루 가족의 모습에 마음의 동요를 느낀다. 한바탕 결혼식 소동을 겪는 동안 마거릿과 앤드루 사이에서는 사랑의 감정이 싹터간다. ‘나의 로맨틱 가이드’와 ‘프로포즈’는 결혼적령기가 넘도록 싱글인 채 늘 앞만 바라보며 달려가던 여성들의 일탈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속칭 ‘건어물녀’(유능하지만 사회생활에 지쳐 연애조차 귀찮아하는 여성), ‘철벽녀’(연애에 관심은 있지만 마음의 빗장을 친 여성) 등 사회현상으로까지 부각된 만혼 풍조,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공감의 진폭도 넓다. ‘나의 로맨틱 가이드’는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 ‘미스 에이전트’ 등을 만든 도널드 페트리 감독이, ‘프로포즈’는 ‘스텝 업’, ‘27번의 결혼 리허설’의 앤 플레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전작들의 면면에서 보듯, 두 감독은 모두 재미와 감동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로맨틱 코미디로서의 모범 답안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식상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장르 특성상 해피엔딩 등 전형성도 엿보이지만, 현대사회의 각박한 단면을 날카롭고도 해학적으로 그려낸 장면 등은 진일보했다는 인상을 안겨준다. 게다가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한 점, 오버 연기나 감정과잉 없이도 웃음을 유발하는 점 등도 긍정적으로 볼 대목이다. 모두 15세 이상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 전격 사퇴]벼랑 끝 내몰린 검찰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 전격 사퇴]벼랑 끝 내몰린 검찰

    검찰이 대혼란에 빠졌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급작스레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선장을 잃은 ‘검찰호(號)’가 한치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을 항해하게 됐다. 검찰은 임채진(사법연수원 9기) 전 총장의 후임으로 거론되던 사법연수원 10기들이 무더기로 옷을 벗으면서 검찰조직의 안정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천 후보자마저 물러나게 되면서 사상 초유의 총장·차장 공백 상태에 빠지는 사태가 초래됐다. ●새 내정자 물색도 쉽지 않을 듯 당장 검찰의 고민은 수장이 없는 검찰조직의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위기의 검찰에서 중심을 잡고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리더가 없어 자중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귀남(58) 법무부 차관, 이준보(56) 대구고검장, 김종인(56) 서울동부지검장, 김수민(56) 인천지검장 등 천 후보자의 동기 전원이 모두 사퇴한 상태다. 또 다른 문제는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다. 천 후보자가 위장 전입, 증여세 탈루 등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이기지 못해 물러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검찰에 대한 혹독한 평가와 함께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검찰 주변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이후 검찰에 쏟아지는 국민의 시선이 따가운 상황에서 천 후보자가 입은 권위와 윤리성의 타격은 검찰 조직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천 후보자의 낙마를 계기로 검찰 내부의 갈등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자진사퇴하는 것이 검사 스스로의 명예를 지키는 방법이고, 후배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것이 맞다.”고 천 후보자의 결정을 지지했다. 또 다른 검사는 “첫 의혹이 제기됐을 때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면 그 자리에 오르려는 욕심 자체도 갖지 말았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하나둘씩 의혹이 제기될 때 석연치 않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안고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청문회 이후 범죄 혐의로 고발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돌이킬 수 없게 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일각에서는 천 후보자의 낙마가 검찰 내부의 파워게임의 산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낙마 계기 내부 갈등 후폭풍 예고 이래저래 검찰은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고 위기에 봉착한 조직을 되살리기 위해 전례없는 대대적인 혁신이 불가피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검찰 안팎의 갈등도 잘 매듭지어야 하는 두 가지의 현안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후임으로 누가 내정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 주변에서는 천 후보자 내정 이후 검찰을 떠난 사법시험 20~22회 인사 10명 중 한 명이 선택되거나 아예 외부인사를 발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예 22회 아래 기수로 내려가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검찰로서는 폭풍전야다. 오이석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Healthy Life] (11) 진통제

    [Healthy Life] (11) 진통제

    약국을 들러보면 무수히 많은 진통제가 진열돼 있다. 각기 다른 약이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진통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하지만 설명서를 자세히 읽어보고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약제마다 어떤 약리작용을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환자는 드물다. 약에 대한 궁금증이 있지만 설명이 어려워 기능을 이해하지 못하는 환자도 많다. 강북삼성병원 함정연 약제팀장을 만나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진통제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시중에 판매되는 진통제는 종류가 무수히 많다. 성분과 기능이 모두 같은가. 시중에 판매되는 진통제는 보통 소염·진통작용이 함께 있는 진통제와 해열·진통 작용이 함께 있는 진통제로 나뉜다. 경련을 줄여주는 성분이 복합된 진통제도 있다. 소염진통제는 통증을 줄이는 동시에 염증을 가라앉혀 주는 약제다. 파스류나 바르는 연고류의 진통제들이 여기에 속한다. 해열진통제는 열을 내려줌과 동시에 진통 효과를 나타낸다. 경련을 완화시키는 ‘진경제’는 주로 생리통에 사용한다. ●진통제의 성분은 일반인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알기 쉽게 각 계열을 분류해 달라. 진통제는 크게 ‘비마약성 진통제’와 ‘마약성 진통제’로 나뉜다. 비마약성 진통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진통제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등이 해당된다.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는 소염·해열·진통 효과가 복합된 약물이 있는 반면 해열 작용이 없는 성분도 있다. 주로 사용되는 것은 아스피린, 인도메타신, 이부프로펜, 디클로페낙, 피록시캄, 나프록센 등이다.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 외에 아세트아미노펜은 소염효과가 없기 때문에 관절염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위장장애가 적어 위장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대개 아스피린 대신 제공한다. ●진통제는 우리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억제해 부종과 염증을 가라앉히고 열을 내린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체내 세포조직이 파괴되면서 나오는 물질의 하나로 통증신호를 일으키는 ‘통각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기능도 있다. 따라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통증이 빠르게 사라진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시상하부(체내 대사를 조절하는 뇌의 조직)에서 열손실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진통효과와 관련된 작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마약류는 아편 수용체에 작용해 통증 물질의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진통 효과를 일으킨다. ●‘효과 빠른 진통제’라는 광고문구를 많이 볼 수 있다. 진통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은 약제마다 어떻게 다른가. 진통제 성분과 약의 형태에 따라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은 모두 다르다. 보통 복용 후 진통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약은 효과 지속시간이 짧다. 따라서 하루종일 빠른 진통작용이 필요하다면 하루 3~4회 이상 약을 복용해야 한다. 항상 진통작용이 필요한 만성질환자가 아니라 갑자기 나타난 통증에 대처하려면 효과가 빠른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진통제의 지속시간이나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이 길고 짧은 것은 진통제의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의 상황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약국에서 사먹는 진통제와 병원에서 처방하는 주사용 진통제는 기능상 어떤 차이점이 있나. 주사용 진통제는 먹는 진통제보다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먹는 약보다 부작용이 커 알레르기 같은 과민반응이나 주사 부위의 출혈, 염증, 신경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진통제를 먹지 말고 참으라는 얘기가 있다. 먹는 진통제도 계속 복용하면 내성(중독)이 생기나. 마약성 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신체적 의존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약물 복용을 중단했을 때 금단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마약으로 인한 금단증상은 설사·구토·오한·열·눈물·콧물 등 자율신경계와 관련된 것이 많다. 심지어 위경련, 복통도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마약성 진통제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비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할 때는 내성이나 중독이 생기지 않는다. 다만 일부 복합성분 진통제의 경우 ‘카페인’이 함유돼 일부 내성이 생길 수 있다. ●본인도 통증이 있으면 진통제를 복용하나. 물론 복용한다. 진통제를 올바른 용법과 용량으로 복용하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복용은 꼭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만성질환자가 진통제를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대부분의 마약성 진통제는 간으로 대사되기 때문에 간질환자의 경우 용량조절에 주의해야 한다. 신장질환이 있다면 소염진통제의 용량을 줄여야 한다. 소염진통제는 장기간 다량 사용할 경우 간질성신염과 유두부 괴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아스피린은 위궤양, 통풍, 당뇨병 등의 병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천식을 일으키거나 고혈압 환자에서 뇌출혈 위험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특히 혈소판 응집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항응고제를 사용하는 환자나 수술 및 위장·대장내시경 등의 검사를 앞둔 사람에게 투여해서는 안 된다. 또 장기간 복용하면 귀가 울리는 증상이 생겨 청력이 약해질 수 있다. 최근 경련이 일어나고 간과 뇌가 손상돼 사망하는 ‘레이 증후군’이 아스피린과 관계가 있다는 보고에 따라 성홍열 등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 있는 어린이에게는 투여하지 않는다. ●생리통, 편두통 등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통증을 다스리는 생활지침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생리통이 심하면 긴장을 풀고 스트레스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짠 음식과 커피, 홍차, 콜라 같은 카페인 음료를 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트레칭으로 몸을 이완시키면 생리통을 줄일 수 있다. 두통이 있다면 식사를 챙기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공복상태에서 생기는 저혈당이 두통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커피, 콜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이나 술, 치즈, 인공조미료를 사용한 음식도 두통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운동, 수면도 두통을 예방하는 좋은 생활습관이다. 컴퓨터 모니터를 오래 보거나 햇볕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도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페인트, 향수, 담배 등에 의한 강한 냄새도 두통을 일으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탈수 현상이 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편두통 환자는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비타민B도 두통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또 마음을 편히 가지고 항상 웃은 얼굴로 생활하는 등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2월 정국 이번 주가 고비

    2월 정국 이번 주가 고비

    2월 임시국회가 이번 주 최대 고비를 맞는다. 현인택 통일부장관·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각각 9·10일 실시되고, 용산 참사 관련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이 11일로 예정돼 있다. 9일에는 용산참사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가 나온다. 용산 참사의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 문제가 재점화되고, 각종 의혹에 둘러싸인 현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까지 겹치면서 정국 긴장도는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여야간 극한 대치가 예고되면서 국회에는 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 현인택 ‘의혹 늪’ 탈세·연금미납·위장전입 등 논란… 9일 청문회 현인택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9일 인사청문회의 쟁점은 도덕성과 대북 정책으로 모아진다. 현 후보자에게는 세금 탈루, 편법 증여, 논문 이중게재, 연금 미납, 위장 전입 등 각종 의혹이 몰려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비핵개방 3000’을 입안한 점도 야당의 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은 현 후보자에 대해 ‘자격 미달’이라며 검증의 칼날을 벼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책 비전과 대안을 확인하는 청문회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청문회를 통해 현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면 민주당의 정치공세가 한풀 꺾이겠지만, 정반대의 경우에는 여권의 정국 운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청문회에서 야당을 비롯한 많은 의원들이 부적격 의사를 보인다고 해서 대통령의 장관 임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여권에는 정치적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현 후보자에 대해서는 부친 소유 제주시 연동 S운수의 대지 165㎡를 제3자를 통한 매매형식으로 시가보다 훨씨 싸게 샀다는 편법 증여, 2002년 마포구 염리동 주택의 매각시 실거래가 허위 신고 및 양도소득세 탈루, 논문 이중게재 및 학술진흥재단 등록 논문 무더기 삭제, 자녀의 위장전입과 부인의 국민연금 미납 등의 의혹이 쏟아졌다. 특히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8일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의 제2단계 두뇌한국(BK)21사업에 참여한 후보자가 자기 표절한 연구 논문 한 건을 실적으로 등록했고, 2건의 논문 실적을 허위 등록했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현 후보자는 “학계의 일반적인 기준과 전문영역을 이해하지 못한데 따른 것”이라고 일축했다. 제주도 땅에 대해선 “과표 기준상 증여세나 매매에 따른 취·등록세나 별 차이가 없다.”고 해명했고 자녀의 위장전입 의혹과 관련해선 “자녀의 학기 시작에 맞추느라 불가피했다.”고 사실상 시인했다. 한편 경찰청은 현 후보자가 2002년부터 모두 12차례 교통법규 위반으로 경찰에 적발됐다고 밝혔다. 현 후보자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5년간 속도 위반 6건, 신호 위반 2건으로 과태료를 부과받아 납부했다. 2002년에는 안전띠 미착용, 2007년에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지난해에는 인명보호장구 미착용과 중앙선 침범으로 범칙금을 냈다. 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과속 등으로 8차례 교통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경찰청은 밝혔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김석기 ‘용산 늪’ 11일 현안질문 등서 참사 책임론 정면충돌 예고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 문제가 금주 정치 일정과 맞물려 최대 고비를 맞게 됐다. 9일 검찰의 용산 참사 수사결과 발표에 이어 10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국회 정보위 인사청문회, 11일 용산 참사 관련 국회 본회의 긴급 현안질문 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2월 국회를 ‘용산 국회’로 규정한 야권의 파상 공세와 여권의 공세 차단이 정면 충돌하면서 김 내정자의 거취 문제가 정국의 핵으로 부상하게 되는 셈이다. 원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용산 참사 관련 증인과 참고인이 다수 참석해 여야간 공방전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용산 참사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았던 원 후보자에게도 책임론의 화살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청문회 하루 전날 이뤄지는 검찰 수사결과 발표는 야권의 공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수사결과가 미흡할 경우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8일 김 내정자와 함께 원 후보자에 대해서도 용산참사의 책임을 물어 파면을 요구하기로 했다. 원 후보자 청문회가 ‘용산 청문회’로 진행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나라당은 용산 참사의 여진을 차단하기 위해 원 후보자가 이번 참사와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나아가 공직사회 사기 진작과 법치 확립에 방점을 찍으며 야당의 공세를 막아낸다는 생각이다. 11일 용산 참사 관련 긴급 현안질문도 김 내정자 거취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당 용산참사 대책위원장인 김종률 의원과 용산참사 공세에서 활약한 김유정 의원, 언론인 출신인 장세환 의원 등 검증된 공격수를 질문자로 내보낸다. 이들은 당시 경찰진압 과정에서 무전기를 꺼놓았다는 김 내정자 주장의 진위와 직무유기 가능성을 추궁할 예정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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