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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리전문가 김수진의 계절별미 오감만족] 송 편

    [요리전문가 김수진의 계절별미 오감만족] 송 편

    한가위의 대표적 음식이 송편이다. 떡을 찔 때 솔잎을 깔고 찌기 때문에 한자로 솔잎을 뜻하는 송병(松餠)이라고도 한다. 송편은 절식(節食)의 하나로 조선조 초기에 중국 중화절(中和節)의 영향을 받아 음력 2월1일을 국가적으로 실시했으나 궁중에 국한된 행사였고 민간에서는 ‘노비일(머슴날)’로 쇠었다. 콩을 넣은 송편을 빚어 나이 숫자대로 노비들에게 먹였다고 하여 ‘나이 떡’이라고도 했다. 송편은 멥쌀가루를 익반죽하고 대체적으로 콩, 팥, 밤, 깨, 대추 등으로 만든 소를 넣어 만든다. 송편은 지방마다 특색이 있어서 경상도 지방에서는 모시 잎을 삶아 넣어 빛깔을 냈다. 강원도 지방에서는 감자를 갈아 녹말가루를 내어서 끓는 물로 익반죽한 감자송편이 있으며 이외에 쑥송편, 치자송편, 호박송편, 사과송편 등이 있다. 갓 시집왔을 때 기억으로, 시어머니는 고구마도 넣으셨는데 아마도 맛있다고 생각되면 나름대로 융통성 있게 창조적으로 만들어 먹었던 것 같다. 송편을 찔 때 켜켜이 솔잎을 까는데 여기에서도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가 있다. 향긋한 솔잎향기는 입맛을 돋울 뿐 아니라 솔잎의 자국이 자연스러운 문양의 멋을 더한다. 또한 솔잎에는 살균물질인 피톤치드 (phytoncide: 피톤사이드)가 다른 식물보다 10배 정도 많이 포함되어 있어 유해성분의 섭취를 막아줄 뿐 아니라 위장병, 고혈압, 중풍, 신경통, 천식 등에 좋다고 한다. 솔잎으로부터 피톤치드를 흡수한 송편에는 세균이 침입하지 못해 오래도록 변질되지 않고 먹었으니 삶의 지혜가 새삼 놀랍다. 요사이는 송편을 빚는 집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어렸을 적에 온 식구가 둘러앉아 오손도손 송편을 빚으면 어머니께서는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잘 생긴) 사람하고 결혼하게 된다.”고 말씀하셨다. 송편은 대개 반달형, 모시 조개형으로 만들어지는데 만드는 사람마다 솜씨의 특징이 있어서 첫눈에 식구 중 누가 만들었지를 알 수 있었다. 어려서 송편을 예쁘게 잘 만든다고 어머니한테 칭찬도 제법 들었는데 정작 말씀대로 과연 남편을 잘 만났는지 모르겠다.  ■꽃송편 이렇게 만들어요 재료 및 분량 멥쌀가루 6컵, 소금 1큰술, 설탕 2큰술, 뜨거운 물 12큰술, 쑥 20g, 송기가루 10g. 소 재료:거피팥 2컵, 설탕 2큰술, 소금 1/2작은술, 솔잎 적당량, 식용유 11/2 작은술. 만드는 방법 1. 거피한 팥은 불려 찜통에 푹 쪄서 뜨거울 때 찧어 중간체에 내린 후 바닥이 두꺼운 프라이팬에 중불에서 주걱으로 저어가며 볶는다. 여기에 설탕과 소금을 넣어 볶아준다. 손으로 뭉쳐지면 식힌 후 새알심 정도의 소를 만든다. 2. 멥쌀(3컵)을 깨끗이 씻은 후 하루 정도 불린 후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 후 3등분한다. 3. 쑥, 송기 송편용은 각각 멥쌀에 섞어 빻아 체에 내린다. 4. 흰색 송편용은 그대로 빻아 체에 내린다. 5.3,4의 재료에 식용유, 끓는 물, 설탕을 넣어 익반죽한 후 부드러워지면 각각 젖은 보자기를 덮어둔다. 6. 익반죽한 것을 지름 2㎝ 정도의 크기로 동글게 한 다음 가운데 소를 넣어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꼭꼭 만진 후 입술 모양으로 송편을 빚고 그 위에 꽃 모양으로 장식을 한다. 7. 솔잎은 씻어 물기를 뺀다. 8. 예열된 찜기에 베보자기와 솔잎을 깔고 송편을 얹은 후 반복하여 두 켜 혹은 3켜 정도를 올려 뚜껑을 덮은 후 15∼20분 정도 찐다. 9.5분 정도 뜸을 들인 후 솔잎을 떼어내고 참기름에 송편을 넣어 버무려 접시에 예쁘게 담아낸다. 푸드앤컬처코리아 원장
  • 아베 병상서 쓸쓸한 생일

    |도쿄 박홍기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1일 53회 생일을 병상에서 조촐하게 맞았다. 아베 총리는 12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뒤 ‘기능성 위장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곧바로 게이오대학 병원에 입원했다. 당초 3∼4일 정도 입원할 예정이었지만 길어지면서 이날 각료회의도 각료간담회로 대체했다. 총리 업무는 병실에서 요사노 가오루 장관이 가져오는 서류에 서명하는 `약식´으로 보고 있다. 병원 측은 “병세가 호전되질 않아 체력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손님이 찾아오면 총리는 정정한 모습으로 맞이하지만 실제는 상당히 피로해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매일 링거를 맞고 있다. 또 신문이나 TV 등을 거의 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의 의원들은 현재 온통 총재 선거에 집중하는 까닭에 아베 총리를 거의 찾지 않고 있다. 병실을 찾는 사람은 부인 아키에와 담당 비서관, 요사노 관방장관 정도다. 요사노 장관은 “총리로서 국민에게 마지막까지 직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의료진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쉽지 않다.”고 밝혔다. 때문에 아베 총리는 오는 23일 총재선거가 끝난 뒤 열릴 참·중의원 총회과 함께 내각이 총사퇴하는 25일 임시각료회의의 참석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hkpark@seoul.co.kr
  • 귀향 ‘2030’ 남성 “카드를 지켜라”

    귀향 ‘2030’ 남성 “카드를 지켜라”

    누구나 마음이 들뜨기 마련인 추석 명절. 이때 20∼30대 남성이 술 자리에서 신용카드를 가장 많이 잃어버리거나 도난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는 최근 5년간 설날, 추석 등 명절 연휴 카드 도난·분실사고를 분석한 결과 20∼30대 남성의 사고가 가장 많으며, 술을 마시고 있거나 귀가 중인 ‘취기 상태’에서 사고가 주로 일어났다고 20일 밝혔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32.0%로 가장 많고 이어 ▲30대 36.2% ▲40대 24.5% ▲50대 13.3% ▲60대 3.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20대와 30대 남성 비율이 전체의 37.1%를 차지했다. 도난·분실사고 당시 피해자는 음주 상태에서 지갑을 분실하는 경우가 59.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빈집털이범에 의해 집에 보관하고 있던 신용카드를 도난당한 경우가 11.9%, 기차역, 고속도로휴게소, 주유소 등 사람이 많이 모인 장소에서 분실하는 사례가 11.3% 등으로 집계됐다. 분실·도난카드의 사고매출(본인 미사용)을 시간대별로 보면 ▲자정∼오전 4시 22.1% ▲오전 4∼8시 22.3% 등으로 주로 새벽 시간에 집중됐다. 새벽에는 단란주점이나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에서, 낮 시간대에는 백화점과 슈퍼마켓 등 유통업종에서 사고매출이 발생했다. 한편 명절 연휴 때 동남아 등을 여행하는 여행객들은 카드복제 범죄를 주의해야 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동남아·유럽 일부 국가에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돈을 찾는 여행객들의 카드를 위조하거나 비밀번호를 알아내 현금을 빼내는 금융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에서의 카드복제 범죄는 결제 때 마그네틱 정보를 빼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에서 현지 통화로 인출할 수 있는 체크카드나 국제 현금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아 피해도 누적되고 있다. 범죄 수법은 눈에 띄지 않는 소형 카메라를 ATM에 장착, 고객이 누르는 비밀번호를 입수하거나 한적한 곳에 아예 가짜 ATM을 설치해 놓고 마그네틱 카드에 담긴 정보를 빼내는 방법 등이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적한 곳에 있는 ATM기는 범죄집단이 설치한 위장 기기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장소나 금융기관에 설치돼 있는 ATM기기를 이용하고,‘도와주겠다’고 접근하는 사람이 있으면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정씨 재직했던 벤처에 技保 12억 특혜보증”

    “정씨 재직했던 벤처에 技保 12억 특혜보증”

    정윤재(43)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참여정부 출범 직전 재직했던 정보기술(IT)업체 D사가 낮은 신용등급에도 불구, 기술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총 12억여원의 특혜성 보증지원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보는 정씨와 유착 의혹을 받는 김상진(42·구속)씨의 회사인 한림토건에 특혜 대출을 해준 의혹처로 지목받고 있다. 두 건의 보증지원에서 유사점이 포착되면서, 정씨가 D사에 대한 보증지원 과정에도 개입했는지 의혹이 커졌다.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은 20일 기보가 작성한 D사에 대한 종합기업평가서를 공개하고 “정씨가 부사장으로 근무한 2001년쯤 D사는 신용평가에서 상환능력 부문 최하위 등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5억 2000만원의 보증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1998년 창업한 D사는 2002년까지 기보로부터 총 12억 1600만원의 보증지원을 받았고, 금융사로부터 14억 3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또 정부 벤처육성 지원정책에 힘입어 정통부 정보화촉진기금 융자지원으로 7억 6000만원을 받았다. 김 의원은 또 “D사가 2002년 폐업신고를 해 기보가 대출을 해줬던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에 9억 6600만원을 대신 갚아야 했다. 이후 D사는 서울 지역을 기반으로 T사를 설립, 개발중이던 기술을 완성해 동종 사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2002년 당시 폐업신고가 채무 변제를 회피하기 위한 ‘위장폐업’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셈이다. 한편 D사 사장이던 강모씨는 “정씨와는 대학 동창인데, 기업근무 경력이 필요하다고 해 잠시 부사장직을 맡겼다. 월급도 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靑-신당 결별 수순?

    대통합민주신당이 노무현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들어 각종 정치현안에 대해 줄곧 엇박자를 내며 각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대선을 불과 90일 남겨 놓은 상황에서 이른바 ‘노무현 프레임’을 깨지 못하면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위기의식에 따라 사실상의 결별 수순을 밟는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와 차별화에 나선 당 지도부 지도부는 ‘세무조사 무마 청탁’ 연루 의혹에 휩싸인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특검 수용’ 입장을 시사하고,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도 태클을 걸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도 청와대와 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충일 대표가 지난달 31일 한·미 FTA에 대해 미묘한 시각차를 보인 게 단초를 제공했다. 오 대표는 “내년 (총선으로 구성될) 차기 국회로 처리 시점을 늦추는 게 바람직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정윤재 전 비서관의 수사에 대해서도 통합신당의 입장은 강경하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청와대 편을 들며 한나라당의 특검 공세에 마냥 끌려가지는 않겠다.”며 특검을 수용할 뜻을 분명히 했다. 당 지도부는 정부의 취재 제한 조치에 대해서도 김 원내대표와 정동채 사무총장이 직접 나서 재검토 및 언론계와의 합의 도출을 거듭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한나라당보다 더 혹독한 대변인 논평 이낙연 대변인은 최근 한나라당을 능가하는 혹독한 논평을 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대변인은 19일 이규용 환경부장관 내정자의 위장 전입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가 부동산 취득이 수반되지 않은 위장 전입은 장관 임명의 결격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위장전입 한 건만 있어도 도저히 장관이 안 된다던 노 대통령의 발언과 배치된다.”며 이 장관의 내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 대변인은 신정아씨의 영장이 기각되자 한 라디오에 출연, 특검 도입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통합신당은 여당도 아니어서 일부러 (청와대를) 감쌀 수도 없는 것이고 또 감싸고 싶은 마음도 없다.”며 청와대와 거리를 뒀다. 이 대변인은 청와대가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고소하자 “일반 국민의 감각에 맞지 않고, 자칫 대통령 선거판도를 왜곡할 우려도 있다.”며 대통령이 스스로 일정한 거리를 둘 것을 요구해 주목을 받았다. 이종락 구동회기자 jrlee@seoul.co.kr
  • 靑 도덕성 이중잣대 논란

    청와대가 이규용 환경부 차관이 3차례나 위장 전입한 것을 알고도 지난 4일 후임 장관으로 내정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인사 사례를 감안할 때 청와대가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에 이중 잣대를 가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당 “내정철회”… 한나라 침묵 이 내정자의 19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반응은 아전인수식으로 엇갈렸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청와대에 ‘내정 철회’를 요구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명박 후보의 위장전입 사례를 의식한 듯 이례적으로 침묵하고, 오히려 청와대 입장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이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는 이 내정자와 부인 김모씨의 주소지가 1993년,1996년,2000년 세 차례에 걸쳐 다르게 적시돼 있다. 김씨는 두 아들과 함께 93년 7월 서울 송파구 방이동,96년 9월 송파구 가락동으로 주소를 옮겼다. 주소지 이전 후 이듬해 3월에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이 각각 근처 중학교에 입학했다. 김씨는 2000년 8월 두 아들과 함께 송파구 오금동에 전입했고, 한달 뒤 외국어고를 다니던 둘째 아들이 일반고로 전학했다. 이 내정자는 “아이들 학교 문제로 아내와 아이들만 주소지를 옮겼다.”며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한 뒤 “잘못된 일이며 잘못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김숙 전 외교부 북미국장이 음주경력으로 두 차례나 승진에 탈락한 것을 비롯, 참여정부 들어 일부 고위공직자가 엄격한 도덕적 기준으로 낙마한 사례에 비하면 지나치게 관대한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靑 “자녀 취학목적은 예외”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달 31일 한국 PD연합회 창립 2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위장전입 사실을 겨냥,“음주운전 하나만 있어도, 위장전입 한 건만 있어도 도저히 장관이 안 된다.”고 언급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용지나 부동산 취득을 위한 위장 전입은 승진 불이익과 임용 배제의 사유가 되지만, 자녀 취학 목적의 위장 전입은 중대 결격 사유로 보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애걔걔, 검사님이 지붕타고 줄행랑

    애걔걔, 검사님이 지붕타고 줄행랑

    6가지의 이름을 가지고 높은분으로 위장한 다음 어리숙한 시민, 경찰관을 속여오던 사기꾼이 14번째의 범행을 저지르다 경찰에 덜미를 잡혀 쇠고랑을 차게 되었다. 이 희대의 사기꾼은 지난 17일 서울중부 경찰서에 공무원 자격사칭 동행사 및 사기등 혐의로 구속된 가짜 검사 김광원(金光元·34·서울 서대문구 응암동 139). 택시운전사에 명함주고 수표든 지갑도 맡기는체 지난 16일밤 11시20분쯤 서울영 2-6175호「코로나·택시」운전사 임창봉(林昌鳳·40)씨는 통금시간이 다 되어 신당동 집으로 차를 몰고 있었다. 차가 서울 용산역앞에 이르렀을때 35살 가량의 신사 한명이 차를 세웠다. 「택시」를 탄 이 신사는 임씨에게 명함 한장을 건네주었다. 명함을 본 임씨는「백미러」로 손님을 쳐다보면서 방향을 물었다. 손님은 운전사에게 이태원쪽으로 차를 몰라고 지시했다.「서울 지방 검찰국 193호 김광원(金光元)」이라고 인쇄가 선명한 명함을 받아 쥔 임씨는 우선 지위높은 분을 태웠다는 생각에 운전에 더욱 조심하면서 서서히 남산쪽으로 차를 몰았다. 차속에서 김검사라고 자칭하는 손님은 임씨에게『결혼생활 7년동안에 아내가 어린애를 낳지 못해 오늘 아주 이혼하고 나오는 길이다』고 설명하면서 기분이 울적하니 이 차를 2시간만 전세내어「드라이브」나 하자고 제의해왔다. 그러면서 김검사는 돈 지갑을 펴 보이면서 수표 비슷한 종이가 한 묶음 든 수첩을 폈다 덮으며『이 지갑에 보수 1백70만원이 들었는데 이 돈을 보관 좀 해 주겠느냐?』고 물었다. 술기가 좀 있어 보이는 이 가짜 검사는 운전사 임씨가 지갑을 운전대 옆(서랍)에 집어 넣자『그 돈 다 써도 좋다』고 말하며 긴 한숨을 쉬었다. 임씨는『이런 높은 지위에 있는 분이 오죽 속이 상하면 저럴까?』하고 동정이 앞섰다고. 이날밤 11시40분 차가 대한극장 앞에 이르렀을때 김은 임씨에게『현금이 하나도 없으니 현금을 빌려달라』고 말했다. 순진한 임씨는「포키트」에 보관하고 있는 보증수표도 있고 해 월요일 아침에 보수를 현금으로 바꾸어 준다는 말만 믿고 1만2천6백원을 빌려 주었다. 돈을 빈 김은 한 술 더 떠서 임씨에게『어디 놀만한 여자하나 없겠느냐?』고 은근히 물어왔다. 임씨는 자기가 안내하겠다고 말한뒤 약수동으로 갔다가 여자가 현찰을 주지않으면 안 된다는 바람에 실패, 다시 차를 무교동 쪽으로 몰아 이날 밤 11시50분쯤 무교동에서 부부 한쌍과 젊은 여자 한사람을 태운뒤 부부 한쌍은 한남동에서 내려 주고 집이 금호동이라는 아가씨 한명만 태우고 심야「드라이브」로 나섰다. 무교동 U「살롱」에 나간다는 정(鄭·21)모양을 태운「택시」는 이 가짜 검사의 위세(?)를 빌어 통금시간인데도 야간근무초소를 무난히 통과하여 경부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김은 제3한강교 근무초소에서 근무 경찰관에게 명함한장을 내 주면서『대전으로 수사독려차 나가는 길이라』고 둘러 대면서 큰소리쳤다. 아가씨 태우고 거침없이 새벽 2시까지 드라이브 고속도로「톨·게이트」에서도 마찬가지 수법으로 무사히 통과했다. 고속도로를 시원스럽게 달리는「택시」안에서 김은 정양과 하룻밤의 풋사랑을 이루기위한「무드」조성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수원에서 다시 차를 돌려 서울로 들어온 시간이 7일 새벽2시. 여섯군데의 야간초소를 가짜 검사 명함 한장으로 무난히 통과하여「아스토리아·호텔」로 가기 위해 차가 충무로 5가 B초소에서 검문을 당하게 되었다. 이곳에서도 이 가짜 검사는 예의 명함을 내주며 호통을 치다가 근무중이던 충무로5가 파출소 근무 김용활 순경이『명함으로는 믿을 수 없으니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나서면서 차를 일단 초소 앞으로 대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김은『신분증을 집에 두고 안가져 왔다』고 버티면서 운전사 임씨에게 그대로 뺑소니 치라고 요구했다. 이때 임씨가 아무래도 김의 태도에 의심이 가자 서랍에 넣어둔 지갑을 꺼내보려고 하자 김이 급히 뺏더니 차에서 내려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호텔로가다 검문에 걸려 운전사도 수상히 여기자 김은 중구 충무로4가181 W여관지붕위로 올라가 지붕을 타고 계속 달아나다가 추격해 온 경찰관에게 줄행랑 30분만에 붙잡혔다. 가짜 검사 명함 한장으로 심야의 밤거리를 누볐던 김은 경찰조사결과 전과13범의 지능범임이 밝혀졌다. 지난해 8월 6일 영등포 교도소에서 출감한 김은 일생동안 직업이라고는 한번도 가져본적이 없고 집에는 아내와 딸하나가 있다. 국민학교를 겨우 마치고 고향인 충북 보은군에서 농사를 짓다가 군에 입대, 지난 61년8월 탈영하면서부터 교도소 생활을 해왔다. 군에서 탈영했을 때는 헌병과 방첩대 하사를 사칭, 경기도 의정부에서 군수품 장사들을 등쳐오면서 돌아다니다가 68년과 69년 2차례에 걸쳐 보수 10만원짜리 24장 15만원짜리 6장등을 위조해 사용해오는 등 호화찬란한 범죄이력을 갖고있다. 김은 감옥에서 출감하면 이름을 바꾸어 지금까지 광원이라는 본명이외에 김종X(金種X), 서정X(徐廷X) 등 6가지의 이름으로 행세 해왔다고. 경찰에서 신문을 받으면서『그래도 이 세상에선 높은분을 사칭하는 것이 행세하기에 상당히 편하더라』고 말하고『엄한 통금시간에도 명함 한장으로 영업용「택시」에 접대부까지 태우고 돌아다녀도 걸리지를 않아 야간 근무태도도 엉망이더라』고 비웃고 있었다. [선데이서울 71년 1월31일호 제4권 4호 통권 제 121호]
  • 한 시도당위장 선거 어느쪽이 웃을까

    당의 ‘합의추대’ 권고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시도당위원장 선출을 위한 경선이 부산, 경북, 충남, 충북, 광주, 제주 등 6개 지역에서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부산, 경북, 충남, 충북 등은 전통적인 한나라당 강세 지역일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지역으로 관심이 높다.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이명박 후보측과 박 전 대표측이 대선경선 후 ‘2차 대결’을 벌이는 양상이다. 15일 후보등록을 마친 결과 ▲부산 안경률 대 엄호성 의원 ▲경북 김광원 대 이인기 의원 ▲충남 홍문표 대 이진구 의원 ▲충북 심규철 대 송광호 당협위원장의 경합 구도가 이뤄졌다. 안경률, 김광원, 홍문표 의원과 심규철 당협위원장은 이 후보측 인사로 분류되고 있고 엄호성, 이인기, 이진구 의원과 송광호 당협위원장은 ‘친박’ 인사다. 이 후보와 당은 ‘이·박’ 대결 구도로 비춰지는 것에 부담을 갖고 있어 최종 선출일인 19일까지 부산·충남 등에서 ‘막판조율’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양보는 없다.’는 반응이다. 부산의 엄호성 의원은 “부산은 박 전 대표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이런 지역일수록 박 전 대표측 인사가 선대위원장을 맡아 부족한 2%를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친박’ 인사들은 “아무래도 당의 대선 후보측 인사들이 유리하지 않겠냐.”면서도 ‘가만히 앉아서 자리를 내 줄 수는 없다.’고 벼르고 있다. 이날 현재 전국 16개 위원장 자리 가운데 이 후보측이 서울·경기 등 6개 지역에서, 박 전 대표측은 대구·경남 등 네 곳에서 위원장직을 확정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췌장 부담적은 당뇨약 ‘자누비아’

    전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의 90%를 차지하는 ‘2형 당뇨병’ 치료제는 현재 ‘설포닐우레아(SU)’,‘치아졸리딘다이온(TZD)’,‘비구아나이드’,‘인슐린’ 등 여러 계열의 약제가 출시돼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일부는 혈당치가 정상보다 낮아지는 ‘저혈당’이나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를 과도하게 자극하는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최근 새로 개발된 ‘DPP-4 억제제’ 계열의 약은 이같은 기존 약들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기대가 된다.DPP-4 효소는 ‘인크레틴’의 기능을 억제해 자연적인 혈당 조절을 방해하는 기능이 있다. 인크레틴은 체내 혈당을 조절하는 위장 분비 물질. 따라서 DPP-4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면 인체가 스스로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 계열 약은 췌장의 베타세포를 자극해 인슐린을 강제로 분비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을 보존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실제로 193명의 당뇨 환자에게 DPP-4 억제제인 ‘자누비아’를 1일 1회 100㎎씩 24주 투여한 임상시험에서 저혈당 발생률이 1.2%에 불과했다. 또 자누비아는 치아졸리딘다이온 계열약과 ‘메트포민’ 등 기존 치료제와 병용 투여해도 혈당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이며, 체중증가 위험도 낮다는 장점이 입증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0월, 유럽연합은 올해 3월 각각 자누비아를 신약으로 허가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강유정의 영화 in] 척 앤 래리

    [강유정의 영화 in] 척 앤 래리

    ‘척 앤 래리’는 애덤 샌들러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애덤 샌들러 하면 ‘빅 대디’‘클릭’‘첫 키스만 50번째’ 등의 영화들이 생각난다. 그렇다. 애덤 샌들러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들을 애덤 샌들러표 코미디로 만들어낸다.‘빅 대디’로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이 만난 ‘척 앤 래리’는 화장실 유머와 애덤 샌들러표 코미디 사이에서 웃음을 만들어낸다.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을 누르고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는 뉴스도 이 영화답다. 사실상 ‘척 앤 래리’는 알 것 다 아는 어른들끼리 나누는 조금은 저속한 농담 같은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죽은 아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친구 래리의 곤란에서 시작된다. 아내 앞으로 준비해왔던 연금 혜택을 아이들에게 돌리지 못해 자신의 위험수당 및 연금이 모두 공중에 뜰 위기에 처한 것이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결혼을 해서 다시 연금수령자를 조정하는 것, 이에 아내만을 사랑하는 래리는 묘안을 만들어낸다. 그것은 바로 모든 위험에 함께 맞서왔던 친구 척을 동성 부부인 양 보고하는 것. 영화의 웃음 포인트는 바로 이 엉뚱한 제안에 자리 잡고 있다. 아내가 죽은 후 연금을 아이들에게 주기 위해 위장 결혼을 한다는 것이 하필 친한 친구인 남자 파트너라는 사실 말이다. 이성애자의 동성 결혼 자체가 실은 코미디다. 이 코미디는 소방관, 난봉꾼의 이미지와 결합되어 성적 코드로 확산된다. 미국에서 소방관은 가장 섹시한 남성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애덤 샌들러가 맡은 역은 예상하다시피 섹시한 난봉꾼 소방관이다. 가장 섹시한 남성들의 집합이지만 한편 소방관의 세계는 진짜 남성들에 대한 오해가 존재해야 하는 이를테면 마초적 공간이기도 하다. 거짓말이지만 척과 래리가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하자 모든 사람들이 마치 벌레라도 본 듯 피하기 시작한다. 물론 여기에도 웃음이 있다. 피하는 것 자체가 코믹하게 연출되는 것이다. 폭력배 외모를 지닌 우락부락한 어느 소방관은 자신도 동성애자라며 고백을 하고 모두들 공포에 떨고 있는 샤워장에서 에로틱한 춤을 선보인다. 그런가 하면 척을 진짜 동성애자로 생각한 변호사는 그를 여자 친구 대하듯 하면서 자신의 가슴을 만져보게까지 한다. 난봉꾼 척은 동성애자인 척하면서 변호사의 몸을 만지고, 동성애자로 보이기 위해 게이코드를 남발한다. 사회적 소수자라는 점에서 게이를 활용한 코미디들은 자칫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문제와 맞닿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척 앤 래리’는 게이 코드를 웃음 장치로 활용하면서도 영리하게 정치적 문제를 비켜나가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쨌거나 ‘척 앤 래리’는 의식 아래 숨죽이고 있는 온갖 잡스러운 상상력에 불을 붙인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을 키득거리게 만든다. 일상에 갇힌 지저분한 상상력들의 출구, 어쩌면 이런 것이야말로 코미디 영화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싶다. 영화평론가
  • 지자체 통합논의 재점화

    지자체 통합논의 재점화

    전남 여수·순천·광양시가 최근 광역행정 통합을 하기로 합의하자 경북·경남·충북 등의 지자체에서도 통합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지자체를 합치면 지역 발전에 더 많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서로의 이해 관계가 복잡해 여수 등과 달리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구에 경산·청도 흡수 새 쟁점으로 13일 경북 경산시 등에 따르면 한동안 잠잠하던 경산시와 인근 영천시, 청도군과의 통합 문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때 논의됐던 경산·청도를 대구에 통합하는 문제도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총선 당시 경산·청도에서 출마한 열린우리당 권기홍 후보가 경산과 대구 통합을 내세웠었다. 매년 고교 진학을 위해 수성구로 위장 전입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지하철 노선의 경산 연장을 위해 통합돼야 한다는 논리였다. 총선 이후에는 정치권에서 대구·경북 시도 통합에 앞서 경산·청도의 대구 편입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산시와 청도군의 대구광역시 통합 문제는 1992년 대구시의회에서 시역 확장 문제를 제기한 이후 1994년 하양읍·와촌면 주민들의 통합 요구 등으로 많은 관심과 논란의 대상이 됐다. 최병국 경산시장은 “경산시와 영천시, 청도군 등 인접 시·군과의 통합에는 찬성이지만 대구광역시로 흡수 통합에는 반대”라며 “통합 문제는 무엇보다도 해당 자치단체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산, 적극적… 창원은 시큰둥 경남 마산·창원·진해의 해묵은 통합논의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인구 40만명의 마산시가 옛 명성을 되찾겠다며 통합에 적극적이다. 마산시는 지리적으로 더이상 공장이 들어올 수 없고 어려워진 교통난과 주택난 해결을 위해서라도 인접한 창원시와 통합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난 1990년 중반쯤 통합이 논의돼 오다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마산시는 통합을 하면 교통·법률 서비스 질도 높아지고 쾌적한 도시로 재편돼 시민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입장이다. 창원시측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경남도에 재정적으로 상당 부분 의지해 오던 군소 시·군의 급속한 위축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고 터널로 연결되는 진해시도 통합에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마산, 창원에 밀려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 2005년 9월 주민 투표로 무산된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 문제도 최근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주민투표 결과 통합 반대가 53%를 차지해 두 지자체의 통합이 무산됐다. 두 지자체는 1994년 전국적으로 시·군 통합이 한창일 때 주민투표로 무산된 적이 있었으나 민선 후 “인접한 두 곳이 합쳐지면 지역 발전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며 통합을 추진했다. ●사북·고한은 읍끼리 추진 지자체간 통합과 다르지만 강원 정선 주민들도 산골마을인 사북읍과 고한읍의 통합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석탄 산업의 사양화로 한때 쇠락의 길을 걷던 마을이 최근 몇년사이 강원랜드 카지노·리조트 사업장이 들어서면서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유입으로 아파트 단지가 늘고 있는 고한지역에 비해 사북지역의 발전이 상대적으로 늦어지면서 자연스레 균형 발전을 위한 통합 논의가 활발해 지고 있다. 주민들은 “개발에서 소외된 사북·고한 주민들이 벌써 수년째 서로 서먹하게 지내고 있어 마을이 통합되고 균형 개발이 되면 함께 힘을 모아 발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日 후임총리 아소 vs 反아소 구도

    日 후임총리 아소 vs 反아소 구도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자민당이 아베 신조 총리 겸 총재의 사의 표명에 따른 ‘포스트 아베’의 선출을 위해 계파별로 본격적인 후보 추대에 나섰다. 오는 23일 실시되는 총재 선거는 10개 파벌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확정된다. 현재 최소한 7∼8명이 출마를 고려 중이다. 아베 총리는 13일 오후 위장 등의 상태가 좋지 않은 탓에 병원에 입원, 총재 선거를 관망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가장 유력하게 후임으로 떠오른 아소 다로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공식적으로 총재 선거에 입후보할 방침을 굳혔다. 아소 간사장은 지난달 27일 아베 총리의 두터운 신임 아래 간사장으로 발탁된 이래 차기 총재를 겨냥, 일찍부터 터 닦기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해 9월 총재선거에 나서 2위를 했던 경험도 있다. 때문에 총재 선거는 ‘아소 대 반(反)아소’의 대결 구도가 짜여지는 형국이다. 현재 아소 간사장은 ‘아베-아소 라인’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개혁 노선을 후퇴시킨 등 핵심 인물로 찍혀 ‘반아소파’의 견제도 만만찮다. 더구나 아소 간사장은 자신의 ‘아소파’ 소속 의원이 16명에 불과, 이른바 제1대 파벌인 ‘마치무라파’나 2대 파벌인 ‘쓰시마파’ 등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특히 자민당 안에는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개혁적인 인물을 통해 오는 2009년의 중의원 선거까지 겨냥하자는 기류가 강한 편이다. 소장파 의원일수록 개혁의 요구도 크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중의원 해산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모리, 고이즈미, 아베 총리까지 3차례 연속 총재를 옹립한 당내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파’는 회장인 마치무라 노부타카 외무상과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쓰시마파’에서는 누카가 후쿠시로 재무상이 출마 입장을 공식화했다. 야마사키 다쿠 전 부총재도 출마 여부를 재고 있다. 지난해 총재 선거에 출마했던 ‘다니가키파’의 회장인 다니가키 사다카즈 전 재무상도 “아베 정권의 정책정환이 필요하다.”며 출마 의욕을 보이고 있다. hkpark@seoul.co.kr ●자민당 총재선거 당 소속 중의원 304명과 참의원 83명 등 의원 387명과 47개 지역 대표 3명씩 141명의 지역표를 합친 528표를 가운데 과반수를 얻으면 당선된다. 과반수가 넘지 못하면 1위와 2위를 놓고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 朴 선대위장 ‘회의적’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 선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점점 낮게 관측되고 있다. 박 전 대표측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서다. 아직 이 후보측의 제안도 없었지만, 경선 전후 상황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박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박 전 대표측 내부에 많다. 다만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분명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핵심 모두 李후보측 인사”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9일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 대부분이 박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맡는 게 부적절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당장 선대위 핵심 인사들이 모두 이 후보측 인사들인데, 박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맡는다고 한들 회의 주재가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우리는 박 전 대표가 진정성을 갖고 돕는 데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 또 그가 선대위원장 역할에 충실할 여건이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선대위 구성과 당내 인사에 따른 불만에서 선대위원장 고사 의견이 힘을 얻느냐.’는 질문에는 “꼭 그렇지는 않다.”며 선을 그었다. 다른 의원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의원은 “어느 날부터 명시적으로 ‘박 전 대표의 선대위원장 거절 방침’을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맡아서는 안 된다는 쪽으로 정리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다른 의원은 “강재섭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맡는 게 여러 모로 부작용 없는 인선이 아니겠느냐.”며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측근들 현 상황선 ‘부적절´ 의견 측근 의원들의 이런 반응은 결국 박 전 대표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이 후보와의 경선 뒤 첫 회동에서 이 후보가 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제안했더라도 박 전 대표가 수락 의사를 그 자리에서 밝히지 않았을 공산이 컸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박 전 대표측이 선대위원장 인선 문제 등에 대해 입을 열기 시작한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이·박 대리전’으로 불리는 시·도당위원장 선거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는 등 반응을 자제해온 박 전 대표측도 박 전 대표가 직접 관련되는 사안에는 ‘무반응 기조’를 깨고 일치된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2) 심혈관질환 유발원인 ‘고지혈증’

    [한국인의 질병] (2) 심혈관질환 유발원인 ‘고지혈증’

    코미디 스타 김형곤의 사망과 가수 방실이의 사례에서 보듯 심혈관질환은 한국인의 일상에 드리운 현실적인 공포이다. 누구나 두려워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은 크게 부족하다. 그러는 가운데 심혈관질환이 더 치명적으로 우리를 노리고 있다. 심혈관 질환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혈관이고, 다른 하나는 혈액의 문제이다. 동맥경화 등으로 혈관이 좁아져 혈류를 방해하거나,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생긴 혈전이 혈관을 틀어막아 문제를 만든다. 이 두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병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딱딱하거나 좁아진 혈관은 쉽게 혈전에 틀어막히기 때문이다. ●혈전이 문제이다 혈전이란 혈소판 덩어리이다. 혈소판은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잘 엉기지 않지만 핏속에 중성지방과 LDL콜레스테롤이 많아 혈액의 농도가 필요 이상으로 진해지면 서로 엉겨붙어 피떡이라는 혈전을 만든다. 콜레스테롤은 동물성 지방 섭취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심각한 원인인 고지혈증은 예전보다 잘 먹고, 잘 살아서 생긴 선진병이기도 하다. 고지혈증을 말하려면 심혈관 질환을 포괄적으로 거론해야 한다. 상관성이 크기 때문이다.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심혈관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16.6명 꼴로 134.5명인 암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특히 동맥경화 등으로 관상동맥이 막혀서 생기는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률이 계속 높아져 1995년 인구 10만명당 13.1명이던 것이 2005년에는 27.5명으로 무려 110%나 증가했다. 관상동맥질환이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경화에 의한 질환으로,40대 돌연사의 주범인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그 대표적인 예다. 여성의 심혈관질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도 눈길을 끈다. 여성 10만명당 뇌혈관질환 사망률은 67.3명, 심장질환 38.2명 등이다. 뇌혈관질환의 경우 16.2명인 남성보다 훨씬 높다. ●위험인자 관리가 중요 이런 심혈관 질환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위험인자 관리가 필수적이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승우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심혈관질환의 다양한 원인 중에서도 고혈압과 고지혈증, 당뇨, 흡연, 비만 등을 중요한 위험인자로 봅니다.WHO(세계보건기구)의 ‘세계건강보고서’에 따르면 고혈압과 고지혈증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세계적으로 매년 900만명에 이르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고혈압 유병률이 인구 1000명 당 57.68명으로 관절염 다음으로 높아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한순환기학회에서는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를 따로 제시했다. 박 교수는 특히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문제인데, 고혈압으로 탄력을 잃은 동맥 혈관에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쌓여 뇌졸중과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신장 및 눈질환 등을 만든다고 경고했다. “고지혈증 문제도 심각합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250㎎/㎗ 이상이면 관상동맥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급증하며, 이 상태에서는 동맥경화성 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200㎎/㎗ 미만인 사람보다 5배나 높아집니다.” ●예방이 최선 심혈관질환은 예방이 최선의 대책이다. 특히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과 섭생은 무엇보다 훌륭한 예방책이다. “운동은 심장의 순환기능을 향상시켜 심근경색과 협심증을 예방하고, 혈관을 확장시켜 고혈압과 동맥경화도 막아줍니다. 또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줄여주기도 하고요.” 그러나 운동도 격에 맞아야 한다.“운동 목적이 심혈관질환 예방이라면 중등도 이상, 즉 일상적인 활동보다는 좀 더 힘겨운 운동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자주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주 4회,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해야 하며, 종목은 빠른 걷기, 달리기나 수영, 등산, 자전거타기 등 유산소운동이 적당합니다. 권장 운동량은 운동 초급자는 최대 맥박수의 40∼50% 수준으로 30분, 중·상급자는 최대 맥박수 60∼70% 수준으로 45분 정도가 적당합니다.” ●주목받는 아스피린 요법 그러나 운동이나 균형잡힌 식습관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경우, 특히 혈전 관리가 과제라면 WHO와 미국심장협회가 권장한 아스피린 요법도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박 교수는 조언했다. “미국심장학회가 전 세계 35개국에서 심근경색 및 뇌졸중 위험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100㎎의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심장병 위험도를 44%, 뇌졸중 위험도를 48%나 감소시킨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뿐 아니라 저용량 아스피린이 폐 색전증과 심부정맥혈전증 발병률도 33% 이상 낮췄다는 보고도 있었지요.” 박 교수는 심혈관 질환은 이제 국가가 관리할 때라고 지적했다.“인구 고령화와 생활습관의 변화로 환자수가 급증하는 등 발생 규모가 매우 크고 영향력이 치명적이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질환의 심각성을 알고 자구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건 좋은데, 그렇지 못한 사람이 훨씬 많은 게 현실입니다. 서구 선진국들이 정부 차원의 관리를 통해 심혈관질환 사망률을 크게 감소시켰다는 점을 정부가 눈여겨 봐야지요.”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심혈관 예방에 좋은 음식·나쁜음식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5회 이상, 이것이 어렵다면 가능한 한 자주 과일과 야채를 섭취하는 등 균형잡힌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 과일과 야채에는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영양소와 식이섬유가 많고 칼로리가 적어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녹황색 채소나 과일이 좋은데, 주스류보다 있는 그대로 먹는 것이 좋다. 곡물에도 복합 탄수화물과 비타민, 미네랄, 섬유소 등이 많은데, 특히 현미류는 LDL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 식후 포만감이 지속되어 과식에 의한 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육류는 저지방의 살코기 위주로 먹되 튀김이나 패스트푸드 등 기름에 튀긴 음식과 중국 음식에 많은 쇼트닝, 마가린 등에도 트랜스지방 등 많은 콜레스테롤이 함유돼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아스피린 요법은 미국심장학회(AHA)는 최근 ‘하루에 한 알의 저용량 아스피린(100㎎)을 복용함으로써 매년 5000명에서 1만명에 이르는 미국인이 심혈관질환으로 숨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런가 하면 WHO는 아스피린을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도대체 아스피린이 왜 이렇게 주목을 받는 걸까. 사실, 아스피린처럼 적응증이 드라마틱하게 확대되고 있는 약도 드물다.100여년 전, 해열·진통제로 개발돼 심혈관질환 예방약으로까지 발전했다. 박승우 교수는 아스피린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는 주성분인 아세틸살리실산의 역할에 있다고 설명한다.“이 성분이 혈전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프로스타글라딘 합성을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즉, 아세틸살리실산이 혈액을 응고시켜 출혈을 멎게 하는 혈소판의 기능을 억제해 혈전 생성을 막는 것이지요.” 박 교수는 40대 이후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성인병을 가졌거나 흡연과 음주, 고지방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사람은 저용량 아스피린이 도움이 된다며 이렇게 지적했다.“특히,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들은 합병증으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4배나 높으므로 더 신경을 써야지요.” 심혈관질환 예방용으로 먹는 ‘아스피린 프로텍트’가 따로 공급되고 있지만 사용할 때 조심해야 할 점도 있다. 습관적으로 과음하는 사람이나 위장이 예민한 사람은 의사의 조언을 받아 복용해야 한다. 또 아스피린이 혈액을 굳지 않게 하는 효과를 가진 만큼 수술을 앞둔 사람은 수술 5일쯤 전부터는 복용을 멈춰야 한다. 지혈작용이 방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에서 출산을 앞둔 여성, 천식환자 등도 가능한 한 복용을 피하는 게 좋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위장 박동으로 질환규명 한다

    위장 박동으로 질환규명 한다

    국내외 연구진들이 위장에도 심장처럼 규칙적인 박동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이와 관련된 질환을 규명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체에서 대표적인 불수의근(不隨意筋: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움직이는 근육)을 가진 기관은 심장이다. 그러나 위와 장 등 위장관도 자발적으로 리듬을 만들어 움직이는 불수의근으로 이뤄져 있다.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제21차 세계소화관운동학회에서 국내·외 석학들은 이런 위장관의 운동 체계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과연 위장의 박동이란 어떤 것일까. ●심장의 ‘동방결절´ 과 같은 역할 심장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는 조직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심장에서는 ‘동방결절’이 이 역할을 한다. 이런 심장 못지 않게 자발적인 운동자극이 필요한 기관이 바로 위장관이다. 식도와 위, 소·대장으로 이뤄진 위장관은 지속적인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 배설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이른바 음식물을 분쇄, 반죽하는 ‘분절운동’과 밑으로 내려보내는 ‘연동운동’이 그것이다. 이런 위장관에도 페이스메이커가 있다.‘카할 간질세포(ICC)’가 그것이다. 연구 결과, 카할 간질세포가 느린 파장을 발생시켜 연동운동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수행하며, 내장신경에서 소화관의 근육세포로 신경을 중계해 위장관운동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카할 간질세포가 만든 파장이 위장관 근육을 자극해 수축운동을 하도록 한다는 것. 이런 수축이 위에서는 1분에 약 3회, 소장에서는 약 10회 정도 이뤄진다. 심장이 1분에 70회를 뛴다면 위장은 3회를 뛰는 셈이다. 그렇다면 심전도처럼 위장전도도 측정할 수 있을까. 현재 위전도를 측정하는 기계가 있으나 정확성의 문제 때문에 연구용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위장전도 측정할 수 있을까 카할 간질세포에 이상이 있으면 연동운동의 횟수가 변하면서 위장운동의 부조화를 초래해 소화불량, 구토감 같은 운동기능 장애를 일으킨다. 변비나 소화불량, 과민성 장증후군 등 소화관 기능성 질환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위장관 박동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밖에 위와 십이지장 사이의 출구인 유문의 근육이 두꺼워져서 생기는 ‘선천성 영아 비대성 유문협착증’이나 알 수 없는 원인으로 결장이 커지는 ‘특발성 거대굽이창자’처럼 소화관이 협착되는 환자에서도 카할 간질세포의 손상이 확인된다. ●카할 간질세포연구 이제부터 위장관 박동과 카할 간질세포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다. 이번 세계소화관운동학회에서 삼성서울병원 이풍렬 교수와 미국 네바다주립대 숀 워드 교수팀은 인간의 위장에 분포한 카할 간질세포의 분포와 역할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팀 연구 결과 동물의 경우 위장 박동이 위장의 하부에서만 나타나는 데 비해 인체에서는 위장의 상부에서도 박동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카할 간질세포가 위장의 바깥쪽과 안쪽을 둘러싼 근육 사이에 존재한다는 사실도 새롭게 규명됐다. 이 교수는 “이 연구가 위장관 박동 조절 시스템의 변화와 위장관 운동질환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 자주 나타나는 위장 마비현상의 원인과 치료법을 밝히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2) 아시아 이민자와 사교육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2) 아시아 이민자와 사교육

    호주에서도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이민자들의 ‘자녀 사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인구의 절반이 백수를 경험할 정도로 일자리가 적은 나라에서 자녀들이 명문대학을 나와야 괜찮은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봇물처럼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맹모삼천지교’형 부모들이 늘면서 명문 대학에 보내려면 명문 초등학교부터 나와야 한다는 신념으로 불법적인 일도 마다않는다. 위장전입도 불사하는 것이다. 명문 학교가 있는 지역은 수요가 늘면서 집값이 뛰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전업주부 황효진(42)씨는 “두 딸의 교육을 위해 교민들이 없는 곳으로 이사했다.”면서 “딸들은 호주교사로부터 영어 개인과외를 받는다.”고 말했다. 교육을 위해 교민사회에서 멀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한국 교민들도 다른 아시아 출신의 이민자들처럼 대부분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거나 개인과외를 시키고 있다. 한국의 사교육 광풍이 싫어 이민 온 교민들조차 사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모순된 일이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에서 불가피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마스든고교 부설 IEC(영어집중교육센터)의 강연희(56) 교사는 “교민 자녀들은 영어와 수학 과외를 많이 받는다.”며 “영어는 모자라는 것을 채우려고, 수학은 전략 과목으로 만들려고 시킨다.”고 설명했다. 교민들은 아이들이 유치원생이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는 예능과 스포츠 관련 과외와 학습지를 시키는 것이 보통이다. 초등 3∼4학년이 되면 5학년의 우수반 시험과 6학년 3월의 셀렉티브고교 시험에 대비해 사교육을 시킨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교민은 사립고교의 장학생 시험을 준비하기도 한다. 시드니 총영사관 한국교육원 박인순(52) 원장은 “유학생이나 최근 이민자 가운데 ‘맹모삼천지교형’이 많고 특히 젊은 엄마들은 친구들의 자녀와 비교해 경쟁하는 심리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불법 위장전입 성행… 고교 시험문제 유출도 사교육 비용은 학습지가 대체로 과목당 호주 돈으로 월 100달러(약7만 700원·이하 호주달러)선. 학원은 초등학교의 셀렉티브 준비반이 주중 1∼2회 또는 주말에 4∼5시간씩 집중반을 운영한다. 한 학기에 1000달러선 7학년(우리의 중1) 이상은 주로 영어, 수학, 과학을 배우며 과목당 350∼450달러. 수업은 90분씩 주 1회가 일반적이다. 예체능이나 학과목 개인 과외는 시간당 40∼100달러. 한국인 교사는 50달러선이 대부분이고 호주인 교사는 60∼70달러, 입시생은 100달러가 넘는다. 수영, 골프, 스케이트 등의 그룹과외는 시간당 20달러로 입장료는 따로 내야 한다. 승마의 경우 레슨 받는 동안에 말을 빌려야 하는데 그 비용은 최저 1000달러가 넘으며 돌보는 가격도 내야 한다. 교민 자녀들의 사교육 동선을 살펴보자.B자매의 경우. 초등학교 2학년인 동생은 학습지로 영어와 수학을 매달 95달러에 배운다. 또한 피아노는 시간당 50달러, 수영은 그룹과외로 시간당 20달러, 스피치와 기계체조는 교내 특별과외로 30분에 12달러에 각각 배운다. 매주 토요일에 한글학교에서 한국어(10주 140달러)교육도 받고 있다.10주동안 발레와 영어 개인과외도 받았다. 명문 사립고교 1학년생인 언니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동생과 같은 레슨들을 이미 받은 결과 6학년 때 사립고교 장학생이 되었다. 지금은 시간당 50달러에 영어 에세이 작문, 시간당 60달러에 수학, 시간당 50달러에 플루트, 시간당 40달러에 테니스를 각각 배운다. 매주 토요일엔 한 달 50달러에 네트볼도 배운다. 이 자매는 방학(1년에 네번) 때마다 학원의 종합반 특강에 다니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1주에 5일간,3시간 연속 수업해서 230∼250달러를 낸다. 다음은 C남매의 경우. 명문 사립고교 1학년인 누나는 초등학교 5∼6학년 때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명문 사립고교 장학생이 됐다. 시간당 100달러에 바이올린을, 시간당 50달러에 영어와 수학 과외를 받는다. 집안이 넉넉지 못해 그녀는 다른 아이를 가르쳐서 과외비에 보탠다. 유치원생에게 시간당 20달러를 받고 바이올린을, 초등교 2학년생에게 시간당 30달러를 받고 영어를 가르친다. 공립초등교 6학년인 동생은 셀렉티브고교나 사립고교 장학생을 목표로 누나가 다녔던 학원을 거쳤다. 하지만 두 곳 시험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같은 사교육 열기로 학원들이 잘나가다 보니 권리금은 장난이 아니다. 평균 20만달러선. 학원의 위치나 명성에 따라 매출은 차이가 있지만 연간 30만∼50만달러가 보통이다.‘제임스 안 아카데미학원’과 ‘뉴칼리지’가 교민 운영학원 가운데 가장 많은 지점을 갖고 있으며 시드니 시내 20여곳에서 성업 중이다. 현재 호주의 사교육 시장 규모는 연 10억달러로 추정되며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영재반과 셀렉티브고교 시험문제가 사설 학원들에 불법 유출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수백명이 유출된 시험문제를 똑같이 암기해 영재반 시험문제를 새로 낸 일도 있다. 작년 셀렉티브고교 입학시험에서 중국계 학생 10명의 표절이 적발됐다. ●백인 주민들 “아시아계가 교육풍토 망쳐” 성토 아시아계 이민자의 사교육 열풍에 대해 백인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현지 라디오의 시사프로그램에서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으며 많은 백인 부모들이 아시아계들이 교육풍토를 망친다고 성토했다. 토요일까지 학생들이 사교육에 매달리는 현상은 공교육이 살아 있는 호주에서는 ‘꼴불견’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럽계 중산층은 자녀들을 사립이나 가톨릭고교로 보낸다. 사립고교 학비가 버거운 계층은 일반 공립고교로 자녀들을 보낸다. 아시아계 학생들로 넘쳐나는 셀렉티브고교를 기피한 결과다. 이런 대결구도는 학력경쟁에서 뒤진 백인들의 고육책이기도 하지만 공부에만 매달리는 책벌레인 아시아계 학생들에 대한 반감의 표현이다. 이런 백인들의 시샘은 어느 날 아시아계 이민자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누려왔던 우월적 지위를 넘겨줄 수 없다는 백인들의 우려는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특별 조치’로 나타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의 부모는 자식의 길을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데 반해 호주 백인들은 자식이 길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준다.”는 어느 교민의 말을 깊이 되새겨야할 것 같다. siinjc@seoul.co.kr ■ “어중간한 대학의 학력보다 기술습득이 사회진출 유리” “과외는 학교에서 뒤처진 과목이 있을 때 필요하지만 학생 자신이 부족함을 깨닫고 지도를 요구할 때 시작해서 그 부분이 충족되면 그만두는 것이 좋다. 호주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는 단체활동 등에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교육전문가인 시드니 총영사관 한국교육원 박인순(52) 원장은 6일 기자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조언했다. 박 원장은 교민들이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에 대해 “이민생활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호주 주류사회로 진입하기가 불가능함을 깨달은 이민 1세대들이 자식을 잘 키워 이민생활의 보람을 찾으려고 한다.”면서 “자식을 성공시키기 위해 우선 좋은 대학에 보내야 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호주 수업방식만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부모들이 인식한다. 학습방법이나 리포트 작성방식 등 숙제방법을 지도받으면 그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고 생각해 사교육을 시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교민들은 관할지역 공립학교보다 셀렉티브와 명문 사립고를 선호한다.”며 “경제적 여유가 있는 교민들은 명문 사립고 입학 후보자 명단에 예약을 해두고 장학생 시험을 아울러서 준비한다.”고 밝혔다. 박 원장에 따르면 중국인과 동남아인, 인도인들의 교육열도 대단하다. 하지만 현지 백인들은 이민자의 특별한 삶으로 여기는 편이어서 3분의1은 무관심하고 3분의1은 백안시하며 나머지는 주시하다가 따라하기도 한다. 특히 소수의 극성파 호주사람들은 일대일 과외도 하고 이민자들이 추천하는 학원에 등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면 교민들처럼 계속하지는 않는다. 백인들은 특기교육과 예체능, 주말의 스포츠클럽 등에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열광적이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사교육으로 인해 가족간의 갈등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에 “과외를 해보고 효력이 없으면 바로 끊기도 한다.”며 “과외를 못 시켜서가 아니라 과외를 시켰는데도 불구하고 좋은 학교에 들어가지 못하면 불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박 원장은 “이민사회에서는 어중간한 대학의 학력보다는 확실한 기술 보유가 안정된 생활기반을 잡는 데 유용하다.”면서 “다양한 사회진출 방법이 있으므로 한국에서처럼 졸업장에 연연하거나 자녀에게 그런 방향으로 유도하기보다 자녀의 특기를 살펴 기술적으로 장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부모가 의식 전환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iinjc@seoul.co.kr
  • [아프간 피랍이후 해외선교 어디로] 전문가 ‘결산 대담’

    [아프간 피랍이후 해외선교 어디로] 전문가 ‘결산 대담’

    분당 샘물교회 봉사단의 아프간 피랍사태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지만 아무래도 그 중심엔 우리 개신교의 무리한 해외선교가 있다. 서울신문은 이번 피랍사태를 계기로 네 차례에 걸친 시리즈를 통해 해외선교의 실태와 문제점, 대안을 짚었다. 그 결산으로 신학자와 현장 목회자의 대담을 마련했다. 대담에 나선 채수일 한신대 교수(선교학)와 류상태 한국종교자유정책연구원 지도위원은 개신교계가 철저한 신학적 반성을 토대로 선교의 정체성 찾기와 대안에 중지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피랍사태로 노출된 해외선교 문제점 ●류 위원 교회가 주관하는 해외봉사 활동도 결국 궁극적으로 선교의 방편임을 극명하게 보여 줬다. 기독교의 정체성을 놓고 볼 때 근본적으로 선교와 봉사는 분리할 수 없는 성격을 갖는다. 이번 피랍사태는 특히 ‘모든 사람이 복음을 나눠야 한다.’는 근본적인 교리 지상주의가 얼마나 큰 위험을 불러오는지를 보여준 결정적인 사례로 기록된 셈이다. ●채 교수 피랍사태 내내 단기선교와 봉사를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아프간이라는 이슬람 지역 특성상 피랍자를 보호하기 위해 봉사로 몰아갔지만 근본적으로 봉사는 곧 선교임을 부정할 수 없다. 봉사를 내세운 의도된 선교는 신학적 오해에서 생긴 것이다. 봉사를 통해 개종과 세례로까지 이어지지 않으면 선교가 아니라는 복음주의적 입장을 바꿔야 한다. 이번 분당 샘물교회의 봉사도 결국 개종과 세례의 프로그램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 해외선교 기승의 근본 원인 ●채 교수 해외선교는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고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 진입이라는 사회경제적 분위기에 편승했다고 볼 수 있다.90년대 이후 성장이 지체된 한국 교회가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아나섰다는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미국의 선교를 받았던 피선교지 한국 교회들의 ‘빚진 복음을 더 전해야 한다.’는 일종의 ‘복음 부채의식’이 세계에서 두 번째의 선교강국으로 치달았고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졌다고 볼 수 있다. 기독교야말로 인간의 보편적 가치에 바탕을 두어야 하는데 굳이 현지에 가서 교회를 짓고 복음을 뿌리는 우월감 내지는 선민의식에 대한 반성이 없었던 점이 유감스럽다. ●류 위원 솔직히 1970년대 이전까지는 해외선교에 대한 생각조차 없었다. 우리 사회에 팽배한 군사문화와 경제적 논리가 보수 주류 교회의 입장과 상통했다. 한국 경제가 상승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 교회의 교세도 수직상승했고 그 여세를 몰아 해외로 퍼져나간 것이다. 그때 우리 교회들의 심각한 자기성찰이 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론적 기반 없이 상승세만 좇다 보니 성수대교 붕괴처럼 지금 와서 교회도 무너지는 것이다. 한국 교회가 마이너스 성장의 위기를 맞는 것은 경제의 거품이 빠지는 것과 비슷하다. 교회의 세가 약해지는 것을 아쉬워할 것이 아니라 교회가 바른길로 갈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채 교수 성서 안에는 이질적이고 상반되는 입장의 이야기가 공존한다. 구약을 보면 타 민족·문화에 대한 배타적·공격적 입장과 타 문화를 수용하는 공생적 선교모델이 모두 들어 있다. 신약도 마찬가지다. 우리 보수 교파에선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이 아니라 이름을 알게 하고 신앙고백하는 것을 복음전파로 보고 있다. 이 단순한 복음의 포괄성이야말로 예수님의 가르침과 삶을 교조적으로 축소하는 오류를 범한다. 예수님의 보편적인 사랑, 즉 인간평등과 자유실현이란 가치의 존중을 선교의 완성으로 보는 시각이 존중돼야 한다. ●류 위원 한국 교회들의 성경 해석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마태복음의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는 예수의 절대적 선교 명령을 따르면 결국 교리적 선교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 사도 바울이 제자 디모데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는 강력한 말을 했다고 하지만 정말 예수와 사도 바울 당대에 그렇게 말을 했는지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신학적 과제가 주어졌다. # 단기선교를 포함한 해외봉사와 NGO활동 어떻게 봐야 하나 ●채 교수 기본적으로 해외에서의 NGO 활동은 적극 권장해야 한다. 세계 각국의 인권단체를 포함해 많은 NGO들이 보편적 가치에 충실한 운동을 해왔고 진행중이다. 다만 단기선교의 효과는 신뢰할 수 없다. 단기선교에 나서는 교회측이나 목회자·선교사·신도들 입장에선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지에서 얼마나 진정한 의미의 선교를 할 수 있고 선교 목적에 부합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단기선교보다는 충분한 사전준비와 현지 사정을 숙지한 중장기 선교나 현지 교회, 주민들과 협력체제를 갖춘 자립선교로 나아가야 한다. ●류 위원 순수한 의미의 해외봉사 NGO 활동은 문제되지 않지만 비기독교권에서의 기독교단체 활동은 문제의 여지가 많다. 한국 개신교의 80%가 보수적 교리주의를 따르고 있는 형편에서 순수 봉사를 기대하긴 어렵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선교를 안 하고 봉사만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기독교인의 직무유기다. 봉사의 순수성과 열정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도외시한 채 무리하게 행동으로 옮긴다면 문화적 폭력과 무엇이 다를까. 기독교 NGO와 해외봉사단체는 상대방이 환영하면 어디든 가야 하지만 원치 않으면 참고 기다려야 한다. # 아프간·파키스탄 등 위험지역 선교금지 파장 ●채 교수 탈레반의 민간인 납치는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이번 사태는 탈레반이 종전 계속해온 납치극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것인데도 종교적 색채가 너무 많이 부각된 감이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누적돼온 반기독교 정서가 이번 사태로 집중됐다고 할 수 있다. 탈레반 측에서 한국 개신교 활동 금지는 충분히 내놓을 수 있는 협상 제안이었고 우리 정부의 입장에서도 취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석방과정에서 몸값 논란이 있긴 했지만 정부 입장에서야 자국민 구출을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는 다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류 위원 선교금지에 관한 한 한국 주류 개신교들이 맞닥뜨린 정체성의 핵심사안이란 점에서 섭섭함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식의 합의가 이루어질 줄은 몰랐다는 게 교계의 입장인 것 같다. 하지만 이번 합의를 종교침해로 볼 것이 아니라 긍정적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해외선교와 관련해 참된 성경해석 논의를 차분히 진행시켜야 한다. # 개선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채 교수 거듭 말하지만 선교에 대한 신학적 반성이 중요하다.16∼19세기의 유럽·미국식 선교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선교를 위장한 사업이나 지나친 식민지 의식에 대한 수정작업도 따라야 한다. 우리 교회들의 선교가 대부분 국내 교파를 그대로 옮겨간 교파이식 형태에 치우쳐 갈등을 증폭시켰다고 할 수 있다. 선교사 교육수준과 해외선교 비용도 문제다. 개신교회들의 활동을 상호 조정하면서 선교사 교육이며 현지 자립 프로젝트와 관련한 정보교환을 담당하는 해외선교봉사국 같은 기구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류 위원 보수적 한국 주류 개신교 입장에서 볼 때 뼈를 깎는 반성은 사실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위험지역에서의 성급한 행동의 반성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선 교회와 신도들의 의식을 깨우려는 진보적 신학자와 목회자들의 역할이 크다. kimus@seoul.co.kr
  • ‘민주 신당’ 약칭 못쓴다

    서울남부지법은 3일 민주당이 ‘대통합민주신당의 당명이 민주당과 비슷하다.’며 낸 유사당명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통합민주신당은 ‘민주신당’이라는 약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환영했고, 신당은 당혹스러워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사필귀정으로 환영한다.”면서 “신당은 민주당이라는 유사상표로 국민을 현혹하려 했던 속임수 행위를 반성하고 민주당과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정치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파렴치한 행위를 하다 덜미를 잡혔다.”면서 “위장폐업·신장개업의 대통합민주신당은 ‘도로 열린당’이나 ‘도열당’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반면 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는 “안 그래도 우리도 혼돈스러운 점이 있었다.”고 말하며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법원의 결정을 겸하게 받아들인다. 구체적인 대응은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신당은 민주를 뺀 나머지 단어로 약칭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쉽게 생각해낼 수 있는 ‘통합신당’은 최동림 목사가 대표자로 있는 중도통합신당의 약칭으로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돼 있다. 현행 정당법 제41조는 약칭을 포함한 정당의 명칭은 이미 등록된 정당이 사용 중인 명칭과 뚜렷이 구별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새 약칭을 찾을 때까지 당분간은 7글자의 당명을 그대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언론사 난리 부려도 임기까지 지장없다”

    “언론사 난리 부려도 임기까지 지장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언론 상황과 정치 현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국내 정치 상황을 언급한 것은 지난 7월17일 청와대브리핑을 통해 차기 정권의 개헌 관련 의견을 밝힌 이후 40여일 만이다. 노 대통령은 31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전날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 반대 결의문을 채택한 것과 관련,“언론사가 난리 부리는데 제 임기가 갈 때까지 아무 지장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창립 20주년 기념식에 참석,“언론이 막강한 특권을 누리고 있어 (임기 초)그 근거가 되는 제도를 끊어버리고 기자실을 폐지시켰는데 (아직도)기자실이 남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의 관련 당국자를 문책하라는 편협의 요구에 대해 “사유가 있어야 문책할 것 아니냐.”며 청와대 홍보수석과 국정홍보처장 등의 문책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자기를 좋아하는 언론에 버림받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공생관계를 청산하려다 언론 전체가 적이 돼 버렸다.”면서 “저를 편들어 주던 진보적 언론도 일색으로 저를 조진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래서 요즘 ‘깜’도 안 되는 의혹이 많이 춤을 추고 있고, 과오를 부풀리고 있다.”면서 “복잡한 인과관계를 쓸 수 없는 기자들이 오라는 데 이제 안간다. 긴 얘기를 (기획 프로그램으로)담아낼 수 있는 PD가 오라면 간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 현안과 관련,“요즘 정치가 가관”이라면서 “‘김영삼(YS) 3당 합당’을 틀린 것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그쪽에서 나와 범여권으로 넘어 온 사람한테 줄서서 부채질하느라 바쁘다.YS는 안 되고 그 사람은 왜 되느냐.”라고 지적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후보와 손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동교동 인사를 지칭한 말이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검증 논란과 관련,“위장전입 한건만 있어도 장관이 안 되는데 일부 언론은 (이 후보의 의혹을)덮어라 하고 팔짱 끼고 앉아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세상이 투명해져 공직자 검증도 엄격한데 이 후보의 의혹을 언론이 검증하지 않고 문제점을 그냥 지나치거나 덮고 지나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노동운동가 김정호씨 20년만에 학사모

    1980년대 노동운동을 위해 산업 현장에 투신했다가 제적당한 노동운동가가 20년 만에 학사모를 쓴다. 30일 서울대에 따르면 김정호(46·노동사회교육원 소장)씨는 1981년 서울대 사회학과에 입학했으나 노동운동을 하기 위해 산업 현장에 위장 취업하면서 학교를 떠나 1986년 미등록 제적됐다. 그는 이후 민주노총 산하 금속산업연맹에서 활동해 오다 2005년 노조 간부와 조합원을 대상으로 교양 교육을 하는 사단법인 노동사회교육원으로 자리를 옮겨 소장을 맡았다. 그는 지난해 사회학과에 재입학했으며 이번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최고령으로 졸업하게 됐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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