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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이툰 물자수송 ‘광개토함’이 호위

    이라크 무장단체가 미국의 군수물자를 나르는 주요 국가 선박에 테러를 가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섬에 따라 이라크 파병 자이툰부대의 물자 수송작전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군 관계자는 “장비와 군수 물자에 대한 해상 수송이 시작되기 직전 선박 테러경고가 나옴에 따라,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수송작전계획을 면밀하게 재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군 당국은 물자 수송의 경우 부산∼쿠웨이트간 해상로(1만 1300여㎞)보다는 쿠웨이트∼아르빌간 육로(1150㎞)에 훨씬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었다.우리 병력이 물자와 장비 등을 차량에 싣고 이동해야 할 이라크내 주요 도로 주변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이 계속되는 등 치안이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육상이 아닌 해상 수송로에서도 만만치 않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총 5000여t에 이르는 군수 물자는 지난 9일 2만 5000t급 민간 수송선 2척에 선적을 시작했으며,25∼30일간의 항해 끝에 8월 중 쿠웨이트에 도착할 예정이다.하지만 테러공격에 대비해 출항 날짜는 철저하게 보안에 부치고 있다. 군 당국은 테러범들이 해상에서 수송선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3200t급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에 호위작전을 맡길 방침이다. 구축함은 ‘하푼’ 함대함미사일과 ‘시 스패로’ 함대공미사일,슈퍼링스 헬기 등을 탑재하고 있다.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수중폭파와 대(對) 테러작전 임무수행이 가능한 해군의 최정예 특수전 여단(UDT/SEAL)소속 요원들이 탑승하게 된다. 테러 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이들은 헬기에서 밧줄을 이용해 수송선 갑판에 내려 해당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군은 또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필리핀 일대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테러범들이 알 카에다와 직·간접으로 연계돼 있는 만큼 말라카 해협 등지에서 테러위협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수송선에도 특수전 요원들을 승선시키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주한·해외무관 등을 통해 수송선이 지나는 인근 국가의 해군 및 해상 치안기관과 24시간 연락·협력이 가능한 비상망을 구축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골동품을 알면 역사와 돈이 보인다/이상문 지음

    서민들이 막 사용했다고 해서 막사발이라 불린 조선 초 백자그릇이 일본의 국보가 된 것은 더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진주 지리산 자락의 한 가마에서 만들어진 막사발이 일본에서 ‘이도차완’이란 이름의 국보로 지정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진주 지역에서 출토된 막사발은 다른 곳의 그것들과는 조금 다르다.우선 크기가 약간 작아 말찻잔으로 쓰기에 알맞고 구연부도 밖으로 눕지 않아 차를 마실 때 옆으로 새지 않는다.뿐만 아니라 사용하면 할수록 찻물의 색이 잔의 몸체에 배어 마치 그림을 그려넣은 듯 아름다운 경치를 연출한다.그러나 단지 그런 이유만으로 막사발이 일본의 국보가 된 것은 아니다.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이 가져간 이 막사발은 수백년 동안 쓰이면서 상세한 족보를 남기고 있다.찻잔에 얽힌 내력을 비롯해 찻잔으로 누구와 무슨 차를 마시며 무슨 이야기를 했다는 것까지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이런 역사가 이 찻잔을 국보로 지정하게 만든 진짜 이유인지 모른다. ‘골동품을 알면 역사와 돈이 보인다’(이상문 지음,선 펴냄)는 이같은 골동품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지,우리 문화재를 정말로 아끼고 사랑하는 길은 어떤 것인지 일러준다.고미술품은 오래 돼야만 값이 나가고 명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천년이 됐어도 가치가 없는 물건이 있는가 하면,시대상을 생생히 전해주는 명품은 몇십년만 지나도 문화재로 인정받기도 한다.고미술의 값을 매기는 데는 무엇보다 그 작품에 녹아 있는 정신과 역사,즉 무형의 가치가 중요하다.당대의 명필 이완용의 글씨는 친일 행적으로 인해 그 가치가 20만원대에 불과하지만,손바닥 낙관이 찍힌 안중근 의사의 ‘담박명지영정치원(澹泊明志寧靜致遠)’ 같은 글씨는 2억원이 훨씬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해야 뜻을 밝게 가질 수 있고,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해야 원대한 포부를 이룰 수 있다는 고귀한 뜻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골동품의 진위는 어떻게 가려낼 수 있을까.고미술 감정전문가인 저자는 “화가의 붓놀림은 백번을 고쳐 그어도 변함이 없는 법”이라고 말한다.작가마다의 독특한 그림 버릇이 진위 판단의 근거가 된다는 얘기다.예컨대 단원의 인물화는 얼굴 표정이 분명하다.어느 곳을 주시하는지 눈동자의 방향이 확실히 찍혀 있다.손의 모양은 정교하지 않게 시늉만 그리고 옷자락은 인물의 지위에 걸맞게 섬세하게 표현한다.그림이나 글씨에 찍는 유명작가의 낙관은 대부분 돌낙관으로,나무도장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기억할 만하다.나무도장이 찍혀 있으면 십중팔구 위작이다. 도자기의 경우 높이에 비해 몸통이 너무 크거나 작으면 가짜일 가능성이 많다.크기에 비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도 안된다.도자기 속에 감춰진 은은한 색깔도 캐낼 줄 알아야 한다.저자에 따르면 분청사기는 원래 색깔이 희면서도 연한 노란색을 띠고 있지만 모조품은 완전 흰색이거나 진한 베이지색에 가깝다.저자는 우리 도자기의 발전을 위해서는 가품은 물론 재현품의 남발도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외국 사람들은 흔히 “한국에는 고려청자가 있고 조선백자가 있으나 한국 자기는 없다.”고 말한다.업계에서는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들 가운데 80%가 옛 것의 재현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본다.특히 북한에서 제작되는 청자는 고려청자와 너무 똑같아 전문가도 구분하기 힘들다.“고려청자나 조선백자도 당시에는 생활도자기였다.”는 게 저자의 말.보다 새로운 기술과 재료로 창의성을 발휘해 우리 도자기의 실용성과 국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저자는 우리 문화재의 ‘대외개방’을 특별히 강조한다.국보나 보물,중요 문화재 외의 것은 적극적으로 해외로 내보내 줘야 한다는 것이다.일본은 100년 전부터 해외 박물관에 유물을 기증하고 일본실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것 말고는 별도의 감정절차 없이 해외반출이 자유롭다.문부성이 기증하는 문화재 보호 도구까지 싸서 보내는 정성과 기업들의 후원으로 일본은 이미 ‘문화대국’으로 뿌리내리고 있다.중국 또한 올해 문화재 보호법을 크게 고쳐 국보나 보물,중요문화재로 지정된 것 외에는 해외반출을 자유롭게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바야흐로 ‘문화재 전쟁’의 시대다. 혼자만 보는 고미술품은 ‘고물’에 불과하다.하지만 시대가 함께 공유하는 고미술품은 작품으로 거듭 난다.골동품에 대한 가장 바람직한 유통방식은 경매다.그래야만 억울하게 싸게 팔거나 너무 비싸게 사는 일이 없고 자금의 회전도 원활하게 된다.최근엔 국내에도 고미술 전문 경매회사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일본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고미술품 경매가 활성화돼 도쿄도내에만 50여 곳의 경매장이 있다.고미술은 결코 사유물이 돼서는 안된다는 게 이 책의 결론이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美 “이지스함 9월 동해 배치”

    |워싱턴 연합|고든 잉글랜드 미국 해군장관은 22일 북한 같은 국가들의 공격가능성에 대비한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 노력의 일환으로 오는 9월 동해에 이지스 전투시스템을 장착한 구축함을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잉글랜드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연설을 갖고 “탄도미사일방위(BMD)의 초기 방위작전능력 배치를 촉진하기 위한 대통령 명령의 일환으로 해군은 오는 9월부터 시작해 사실상 지속적으로 장거리 감시와 포좌의 추적을 위해 동해에 유도미사일 탑재구축함을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잉글랜드 장관은 “이는 6개월 내로 우리가 이 지역으로부터 다단계 방위시스템의 지휘통제체계와 지상배치 부대들이 즉각 공유할 수 있는 목표물에 대한 데이터를 얻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부당내부거래’ 의심 기업만 조사

    기업들에 대한 부당내부거래 조사방식이 ‘투망식’에서 ‘선별식’으로 바뀐다.종전에는 10대 재벌 등 단순하게 ‘기업 서열’로 묶어 일제조사를 벌였지만 올해부터는 혐의있는 기업들만 추려내 수시조사를 벌인다.지배구조가 우수하거나 법 위반 전력(前歷)이 없는 기업에는 일정기간 조사면제 등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또 조사방식의 변화에 따라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인 48개 재벌그룹 소속 800여개 계열사(상장·등록기업)는 내년 초부터 은행 대출·유가증권 발행·부동산 거래내역 등을 상세히 기록한 ‘내부거래 조사표’를 해마다 당국에 내야 한다.공시의무 외에 추가되는 것이어서 기업에 ‘이중부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철규(姜哲圭) 공정거래위원장은 24일 이같은 내용의 새 부당내부거래 조사방식을 발표했다.강 위원장은 “현행 조사방식은 혐의가 있든 없든 서열순으로 잘라 연례행사처럼 투망조사를 벌이는 폐단이 있다.”면서 “부당내부거래 관행이 개선된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는 만큼 차별화된 선별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공정위의 계좌추적권(금융거래정보요구권)이 이달 초 종료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조사방식을 바꾼 측면도 있다. 강 위원장은 “20쪽 분량의 내부거래조사표 작성항목을 20%가량 줄이고,작성대상에서 아예 제외되는 예외기준도 만들어 기업부담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기업이 이 표를 불성실 또는 허위작성하면 최고 1억원의 과태료(개인 1000만원)를 물게 된다. 한편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출자총액제한제’ 폐지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강 위원장은 “기업의 투명성이 확보되면 이 규제를 포함해 모든 기업규제를 폐지한다는 데 전혀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
  • [먹고 사는 이야기] 딸꾹질엔 설탕물을

    태아가 엄마 뱃속에서 딸꾹질을 할까.지난주 동창모임에서 이 문제로 한참동안 입씨름을 하다가 경험자의 증언으로 끝이났다. 보통 임신 6개월이 되면 태아에게도 횡격막이 형성되기 때문에 아가의 딸꾹질이 가능하다.이렇게 출생 전 뱃속의 아가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딸꾹질 때문에 고생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이러한 딸꾹질은 대개 수분 이내에 저절로 멈추지만,재발이 잦거나 딸꾹질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딸꾹질이란 횡격막의 불수의적운동(근육 경련)에 의해 성문이 갑자기 닫히면서 특징적인 소리가 들리는 것을 말한다.갑자기 음식이나 술을 많이 먹은 다음 위가 확장되어 횡격막을 자극해 딸꾹질이 나기도 한다.몸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미주신경과 같은 신경체계가 강한 자극을 받았을 때도 생긴다.한의학적으론 주로 폐나 위의 기운이 역류해서 생긴다고 보며 주원인으로는 차가운 기운을 꼽는다.갑자기 찬물에 들어가거나 차가운 것을 먹었을 때 딸꾹질이 나와 괴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이러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급작스런 운동이나 스트레스와 같은 감정변화도 원인이 될 수 있다.마치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어린이가 실제로 복통을 일으키는 것과 유사하다. 이러한 딸꾹질의 정확한 완치법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증상을 덜어주려면 갑자기 놀라게 하거나 손가락을 입안에 넣어 목젖을 자극하기도 한다.또 숨이 차게 함으로서 멈추게 할 수 있다.재채기를 유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레몬을 빨아 먹거나 식초 한 스푼을 삼키기도 하며,설탕물을 마시기도 한다.지속적으로 많은 양의 물을 마시거나,한꺼번에 많이 마시기도 한다. 그래도 잘 멎지 않으면 감꼭지를 달여 마시면 좋다.물 300㏄에 감꼭지 10개 정도를 넣고 약 10분 정도 끓인다.이때 생강을 두 쪽 가미해도 좋다.솔잎 15g을 넣어도 좋다.감의 올소릭산과 오리아릭산이 근육을 평온하게 해 주는 까닭이다. 마늘 한쪽을 입에 넣고 씹다가 딸꾹질소리가 나려고 할 때에 삼키기도 한다.이는 마늘의 소화,건위작용에 의하여 음식을 잘못 먹어서 생기는 딸꾹질을 곧 멈추게 하기 때문이다. 무를 채판에 갈아 즙을 낸 다음 꿀을 적당히 섞어 먹어도 효과가 있다.도라지를 짓찧어 그 즙을 한두 숟가락씩 하루에 3번 빈속에 먹는다.그래도 딸꾹질이 멈추지 않으면 껍질 벗긴 생강을 짓찧어 가제나 얇은 천에 짜 즙을 내 한 숟가락에 꿀 한 숟가락을 풀어먹으면 효과적이다. 그러나 한시간 이상 딸꾹질이 지속되어 호흡이 곤란하거나,딸꾹질이 너무 자주 일어날 때와 딸꾹질과 더불어 흉통,속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인체의 다른 심각한 질환으로도 딸꾹질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 “현장경험 갖춘 감정전문가 육성”최병식교수 세미나서 주장

    지난 92년 7월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에 이중섭의 작품이라는 시가 10억원 상당(진품일 경우)의 ‘흰소’와 ‘황소머리’의 감정의뢰가 들어왔다.감정위는 이 두 작품에 만장일치로 위작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6개월 뒤 “가짜로 판정난 그림인데도 3억원에 두 점을 사겠다는 인물이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진품임을 주장하는 측은 “화랑들이 진짜를 가짜로 만들어 헐값에 구입하려는 수법”이라며 비난했다.이 문제는 마침내 법정으로까지 비화됐지만 진위논쟁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미술작품에 대한 위작 시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미술계에서는 감정(鑑定)문제는 너무나 민감한 것이어서 감정(感情)을 사기 십상이라고 말한다.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감정의 오류’를 줄일 수 있을까. 지난 15일 서울 사간동 출판문화회관에서 ‘미술품 감정의 이론과 실제’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미술평론가인 경희대 최병식 교수는 한국 미술품 감정의 문제점으로 먼저 전문가 그룹의 한계를 꼽았다. 화랑협회는 감정 전문가를화랑운영 경력 20년 이상의 전문적 식견을 갖춘 자로 제한하고 있지만,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이와 관련,최 교수는 “머리 속에 들어있는 파일보다 더 정확한 것은 없다.”면서 현장 경험을 갖춘 전문가 양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밝혔다. 특히 근·현대 미술품의 경우 대부분 ‘안목감정’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현장전문가 양성은 더욱 절실하다는 것.그는 프랑스처럼 국가자격시험을 통해 미술품 감정사 자격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 또 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예술품감정학과 이동천 교수는 현대 중국서화감정학의 ‘과학적인’ 방법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폈다.서화감정을 할 때 먼저 작품의 시대풍격을 파악한 뒤 개인풍격을 관찰하고 나아가 인장(印章)·발제(跋題)·지견(紙絹) 등의 요소를 살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종면기자 jmkim@
  • 美軍, 바그다드 10㎞앞 진격/ 남부방어선 돌파… 포위작전 돌입

    쿠웨이트 북부전선 김균미 도준석·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바그다드 남서쪽,동남쪽 2개 방향에서 북진하던 미 육군 제3보병사단과 미 해병대 제3원정사단은 3일 낮(현지시간)바그다드 외곽에 진입,사실상 수도 포위작전에 들어갔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은 이라크 중서부에서 바그다드로 진격중인 미 제3보병 사단은 3일 바그다드 인근 10㎞ 지점인 사담 국제공항 근처까지 진군했다고 보도했다.미군은 바그다드로 향하는 도중 사담 후세인 대통령궁 중 한 곳을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7·8면 앞서 2일 북진하던 미군은 미군 저지를 위해 남하한 이라크군 공화국수비대 메디나 기갑사단과 바그다드 보병사단과 교전 끝에 이들을 대파,이라크 남부 방어선 돌파에 성공했다. 미 국방부 작전부국장 스탠리 매크리스털 중장은 2일 브리핑을 통해 “메디나 사단과 바그다드 사단이 완전 궤멸됐으며 이들은 더 이상 제대로 된 군대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은 3일 이와 관련,미 보병 제3사단 일부가 바그다드 교외까지 진격,9000명 이상의 이라크군 병사를 전쟁포로로 잡았다고 밝혔다.미 국방부 관리는 해병대 선봉대와 공격 헬기 승무원들은 3일 이라크군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비,방호복 등 방호장구를 착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빅토리아 클라크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앞으로 있을 바그다드 대공세와 관련,“곧바로 바그다드로 진입해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당분간 바그다드 포위 뒤 고립작전을 시도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모하메드 사이드 알 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은 3일 미군이 바그다드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그는 미군이 아직 티그리스강을 건너지 못했으며 공화국수비대를 대파했다는 연합군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밝히고 “적들은 매일 쓰러지고 있다.”고 주장했다.kmkim@
  • 경산 명마산에 암각글…‘훈민정음의 뿌리’ 학설 가림토 추정 문자 발견

    훈민정음 창제(1443년) 이전의 고(古) 한글로 전해지고 있는 ‘가림토(加臨土)’ 문자로 추정되는 암각(岩刻)이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국내에서 가림토로 추정되는 문자가 발견되기는 매우 이례적이어서 학계에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경북 경산시 와촌면 강학리 명마산(鳴馬山) 중턱에 자리한 가로 1m80,세로 3m40㎝의 바위에는 가림토에서만 보이는 고유한 글꼴이 ‘ㅅ’ ‘ㅈ’ ‘ㄴ’ 등 한글자모와 함께 뚜렷이 각인돼 있다. 가림토 문자란 고려 공민왕 때인 1363년 이암 이 저술한 ‘단군세기(檀君世紀)’에 제3세 단군 가륵(嘉勒)이 을보륵(乙普勒)에게 명하여 정음 38자(字)를 짓게 했다는 기록으로 전해지고 있다.그러나 강단사학에서는 단군세기를 위작으로 보고 있어 논란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향토사학자인 예대원(芮大元·62·경산시 사동)씨는 “훈민정음 창제의 모태이자 기반이 된 가림토 문자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예씨는 세종 때 정인지가 훈민정음 해례본에 발문을 쓸 때 “훈민정음 글자꼴은 옛 글자를 모방했다.”고 뚜렷한 명문을 남겼다는 점을 문제의 암각을 가림토로 보는 전거로 들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박성수(朴成壽·72·역사학) 명예교수는 “바위에 암각된 문자가 가림토와 흡사한 형태를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연구·검토를 거쳐 가림토 여부를 판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국사편찬위원회 김광(金洸·54) 박사는 “바위에 새겨진 것이 옛 문자로 여겨지지만 가림토 문자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면서 “상당한 문화재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정돼 언어·역사·민속학·인문지리 등의 학자들이 공동 연구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그는 “이런 연구를 위해 현재 자연상태로 방치돼 훼손 정도가 심한 ‘글 바위’에 대한 보존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산시 관계자는 “그동안 글바위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아 보존이 어려웠다.”며 “이른 시일 내에 보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산 김상화기자shkim@
  • 사망자 640명에 신용카드 발급 금감위·금감원 일부업무 중복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업무가 중복돼 국민불편을 초래하고 있으며,금융기관 임원들의 ‘주식매수 선택권’(스톡옵션)에 대한 지도·감독 규정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망자에게 신용카드가 발급되는 등 신용카드사 관리·감독에도 허점이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28일 지난 4∼6월 재정경제부와 금감위,금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제도 운용 및 감독실태 감사’에서 이같은 문제점을 적발해 관계기관에 통보하고,관련규정 개정 등의 권고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기구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감위는 금융감독규정의 제·개정 및 금융기관 인·허가업무를,금감원은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와제재업무 등을 담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감사원 감사결과,금감위는2000년 1월 금융감독규정 제·개정 업무와 인·허가 업무의 일부를 금감원에 위임했다.이에 따라 지난해 금감위에서 처리한 제·개정 및 인·허가 관련안건 296건 가운데 금감위가 직접 상정한 안건은 6건에 불과했다.특히 위임업무 증가로 중복으로수행하는 업무가 많아져 업무처리가 복잡해지고,민원인이 같은 사안으로 2개 기관을 방문하는 등의 불편을 초래했다고 감사원은지적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지난 4월26일 현재 은행과 증권·보험 등 35개 금융기관 임원 479명이 모두 3200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받아 976억원의 평가이익을 냈지만,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시장여건 변화 등 경영 외적요인에 의한 상승분을 스톡옵션 행사수량 및 행사가격 부여시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위법행위가 있는 금융기관 임원에 대해 스톡옵션을 취소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재무제표 허위작성 혐의로 금감원으로부터 해임권고를 받은 임원의스톡옵션을 취소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 금감원에 스톡옵션 부여와 취소사유 등의 관련규정을 보완토록 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19개 신용카드회사들이 지난 2000년부터 2년 동안 사망자 640명 명의로 카드를 발급한 사실을 적발하고,신용카드 발급 및 사후관리업무를 철저히 할 것을 금감원 등 관계기관에 통보했다. 장세훈기자 shjang@
  • 27·28일 금융사 징계심판 업계·애널리스트들 ‘비상’

    “나,떨고 있니?” 조흥은행·삼성생명·SK 등 금융회사와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애널리스트들도 마찬가지다.이들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징계 심판’이 27∼28일 잇달아 열리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7일에는 증권조사심의위원회(증조심)가,28일에는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가 열린다.우선 27일 증조심에서는 JP모건과의 이면계약으로 파문을 일으킨 SK증권이 다뤄진다.SK글로벌 등 최대주주 등을 위해 담보를 제공했음에도 이를 공시하지 않아 과징금 부과의 중징계가 예상된다. 상장·등록법인에 대한 올해 반기보고서 심사결과도 상정된다.20여개 기업이 보고서를 허위작성하거나 중요사항을 누락해 제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제재심에서는 쌍용 무역어음 사기사건,삼성생명 보험계약 부당전환 혐의,애널리스트에 대한 일제조사 결과 등이 다뤄진다.쌍용에 연루된 조흥·우리 은행에 대해서는 기관 경고 및 임직원 문책 등 중징계가 예상된다.삼성생명은 위반혐의가 ‘중대’하지 않아 징계수위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안미현기자 hyun@
  • 장쩌민 주석 보고 요지

    제목:소강사회(小康社會·먹고 살 만한 사회)를 전면 건설하고 중국 특색을 가진 사회주의의 새로운 국면을 창조하자 (1)15대 이후 5년간의 업무와 장쩌민 주석 집권 후 13년간의 기본경험 지난 5년간 국민경제가 지속적이고 쾌속적이고 건강하게 발전했으며,개혁·개방이 풍성한 성과를 거두었고,‘사회주의 민주정치'와 정신문명 건설 효과가 뚜렷했다.국방과 군대 건설에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으며,인민생활이 총체적으로 소강 수준에 이르렀고,조국 통일의 대업이 새로운 진전을 보였다.외교에서 새로운 국면을 열었으며,당의 건설이 전면적으로 강화됐다.지난 13년간 덩샤오핑(鄧小平) 이론을 중심으로 부단히 이론을 새롭게 창조해왔으며,경제건설을 중심으로 삼았다.개혁·개방을 견지해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완전하게 만들어왔다. (2)3개 대표의 중요 사상을 전면 관철하자. 이 사상을 관철하여 전체 당이 시대정신과 함께 나아가는 정신상태를 유지하게 하고,마르크스주의의 새로운 이론을 개척한다.이 사상을 관철하여 발전을 당의 정치·행정 집행과 국가부흥의 제1 요구로 삼아 현대화 건설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간다.이 사상을 관철해 가장 광범위하고 가장 충분히 모든 적극적인 요소들을 동원하여,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해 새로운 역량을 증가시킨다.개혁의 정신으로 당 건설을 추진해 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3)소강사회를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데 따른 목표 21세기 20년간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기로 역량을 집중해 13억 인구에 혜택이 돌아가는 소강사회를 전면적으로 건설한다.경제구조를 개선하고 효율을 높이는 기초 위에서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을 4배로 늘리고 종합적인 국력과 국제경쟁력을 증진시킨다.사회주의 민주를 더 완전하게 만들고,전 민족의 도덕·과학·문화 소질을 높이고,건강을 증진시키며,보다 완전한 국민교육·의료위생 체계를 만든다. (4)경제건설과 경제체제 개혁 정보화가 공업화를 이끌어나가고 공업화가 정보화를 촉진하는 새로운 공업화의 길을 걷는다.과학과 교육으로 국가를 부흥시키고 지속적으로 발전이 가능한 전략을 대대적으로 실시한다.농촌경제를 전면적으로 번영시키고 도시화 과정을 가속화한다. 서부 대개발을 적극 추진하며,경제제도를 완전하게 만들고,국유재산 관리체제 개혁을 심화한다.현대적인 시장체계를 완전하게 만들고,거시경제통제를 강화하고 분배제도 개혁을 심화하며,사회보장체계를 보완한다.외국 자본 유치와 중국 기업의 외국 투자와 수출을 장려하며,취업 기회를 늘려 인민생활을 끊임없이 개선한다. (5)정치건설과 정치체제개혁. 사회주의 민주제도를 견지하고 완전하게 만든다.사회주의 법제 건설을 강화하고,당의 영도 방식과 정치·행정 집행 방식을 개혁하고 완전하게 만든다.정책 결정체제를 개혁하고 완전하게 하며,행정관리체제 개혁을 심화한다.사법체제 개혁을 추진하며,간부인사제도 개혁을 심화한다.권력에 대한 제약과 감독을 강화하고,사회안정 유지에 노력한다. (6)문화건설과 문화체제 개혁 선진문화의 전진방향을 확실하게 장악해 인민의 정신세계를 부단히 풍부하게 만든다.공산주의 사상으로 사회주의 문화건설을 이끌어 사회주의 문화의 흡인력과 감화력을 부단히 증진시킨다.민족정신을 널리 알리고 교육하며,사상·도덕 건설을 강화한다.교육과 과학사업을 크게 발전시켜 나가고,문화 산업과 사업을 적극 발전시키며 문화체제 개혁을 계속 심화해 나간다. (7)국방과 군대 건설 굳건한 국방의 확립은 현대화 건설의 전략적 임무이며 국가 안보와 통일과 소강사회를 건설하는 데 중요한 보증이다.경제건설의 기초 위에서 국방과 군대 현대화를 추진한다.군은 정치적으로 합격이고,군사적으로 단호하며,기풍이 좋고 기율이 엄해야 한다.사상과 정치 건설을 군대 건설의 최우선 순위로 삼는다.적극 방어의 군사 전략방침을 관철하고 하이테크 조건하에서의 방위작전 능력을 높인다. (8)‘한나라 두 체제(一國兩制)'와 조국의 완전한 통일 실현 중국과 타이완(臺灣)이 1개 국가라는 한나라 두 체제 원칙하에 일부 정치적인 논쟁들을 잠시 제쳐두고 조속히 양안간 대화와 협상을 재개할 것을 타이완측에 촉구한다.우리는 평화통일을 원하고 있으나 무력사용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절대로 하지 않겠다.중국 인민은 어떤 자가 어떤 방식으로도 중국에서 타이완을 따로 떼어나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타이완 문제는 무기한 연기해나갈 수가 없다. (9)국제정세와 외교 공정하고 합리적인 국제 정치·경제 질서가 확립돼야 하며,국제정세가 어떻게 바뀌어도 우리는 시종일관 독립 자주의 외교정책을 실시해나갈 것이다.중국 외교는 세계 평화를 촉진하고 공동 발전을 모색하며,각국 인민과 함께 세계 평화와 발전의 숭고한 사업을 추진해나갈 것이다.모든 형식의 테러주의를 반대하고,국제 협력을 강화해 테러를 막고 척결하고,테러주의 탄생의 근원을 제거해야 한다. (10)당 건설 강화와 개선 ‘3개 대표' 중요 사상을 깊이 학습하고 관철시켜 전체 당의 마르크스주의 이론 수준을 높인다.또 당의 정치·행정력 건설을 강화하고 당의 영도 수준을 높인다.민주 기초 위의 집중과 집중지도 하의 민주를 서로 결합시킨 제도인 ‘민주집중제'를 견지함으로써 당의 활력과 단결을 증진시키고,지도 간부의 소질을 높여 활기 넘치고 유능한 지도층을 형성한다.기층 당건설 공작을 잘 실천해 당의 계급기초를 증강시키고 당의 대중 기초를 확대해나간다.당기풍 건설을 강화,개선하고 부패와의 투쟁을 깊이 있게 벌여나간다.
  • 의문사委가 밝힌 인혁당 재건위 사건 조작 전모/ 유신 ‘공작살인’ 국가서 첫 인정

    의문사규명위원회의 인혁당 재건위 사건 발표 내용을 수사부터 재판까지 부문별로 간추린다. ◆조직결성의 증거 유·무-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1차 인혁당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조직결성과 관련한 증거가 없다.트랜지스터 라디오,공식 출판 서적,학생들 선언문,민주수호국민협의회 관련 자료 등이 있을 뿐 강령,규약,조직문서,감청 기록 등 지하당 결성과 관련된 물증이 없다.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이 가한 고문의 실상- 중정 수사관들과 중정에 파견된 경북도경 등의 경찰관들은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구타,몽둥이(야전침대봉 등)찜질,통닭구이고문,물고문,전기고문 등의 고문을 자행했다고 당시 서울구치소 교도관들은 증언했다. 서울시경 소속 경찰 전○○는 국방색의 야전용 전화기로 피의자를 전기고문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경북도경 경찰 이○○은 물고문하는 것을 보았다고 하며 지하 보일러실은 고문을 하는 장소라고 진술했다. ◆각본에 의한 수사-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중정에서 갑작스럽게 조사했다.당시에 중정간부가 1차 인혁당 관련 기록을 보고 있었으며 중정에서 짜놓은 각본에 맞춰 조사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수사팀장인 윤○○이 수사관들에게 “물건(조직사건)을 만들라.”고 지시한 일도 있다고 진술했다. ◆고문을 통한 피의자 자백 강요- 수사관 이○○,신○○는 중정의 지시가 사실관계 및 상식과 어긋나는 것이 많이 있었지만 윤○○이 지시하면 무조건 조서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다.피의자들이 처음에는 혐의사실을 부인하더라도 중정 수사팀이 고문을 한차례 하면 그 다음에는 별다른 저항 없이 시인조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검찰관 조사 때 중정 수사관이 참여- 피의자들을 고문 당시 수사관들,검찰서기,피의자들은 검찰관 조사 과정에 중정의 수사관들이 수시로 입회하였으며 “혐의를 부인하면 6국 지하보일러실로 끌려나가 고문을 당하였고 검사가 물으면 예라고 답할 것을 강요당했다.”고 진술하고 있다.서울시경 소속 경찰 나○○은 “대구팀이 중정에서 검찰관과 같이 조사를 한 것은 중정에 있었던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고,그 목적은 혐의사실을부인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고 진술했다. ◆공판조서 허위 작성- 재판을 지켜본 변호사들 교도관들,피고인의 가족들은 공판기록에 나타난 허위기재 사실은 크게 두 가지라고 입을 모은다.첫째는 부인한 혐의 사실을 정반대로 기록하는 것이고 둘째는 불법적인 고문 수사에 항의하는 발언을 기록에서 누락시키는 것이다. ◆위법한 재판과정- 변호인들이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결정적인 증언을 해줄 증언자를 재판부에 신청을 해도 재판부에서 받아준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더구나 피고인들이 고문당한 사실을 증언하면 재판부에서 막는 경우도 있었다.임구호 피고인의 경우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난 뒤 법정 밖으로 끌려나가 검찰관들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하기까지 했다.피고인 가족도 방청이 한 피고당 1인으로 제한됐으며 기자들도 방청이 제한되어 보도하지 못했다. ◆전격적인 사형집행- 인혁당 재건위 사건 사형수들의 형 집행은 1975년 4월8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다음 날 법무부장관의 지시에 의해서 새벽에 전격적으로 집행됐다.일반적으로 사형수들은 최소한 몇개월,길면 2∼3년 지난뒤 집행된다. ◆유언의 허위작성- 사형수들은 사형장에서 최후진술을 할 수 있고 사형집행명령부 비고란에 기록된다.그런데 사형집행명령부에는 도예종이 “조국이 하루 속히 적화통일 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고 기록돼 있고 8명의 비고란 가장 아래에는 모두 종교의식을 거부한다고 기록돼 있다.그러나 당시에 사형 장면을 목격했던 교도관 김○○은 도예종이 “통일을 못 보고 죽는 것이 억울하다.”는 단 한마디만 했다고 진술했다. ■조사과정 이모저모/ 18개월간 400명 진술받아 조작 관여자 “시키는 대로” 의문사진상규명위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돼 지난 75년 옥중에서 병을 얻어 사망한 장석구씨 사건을 직권 조사하기로 지난해 3월 결정한 뒤 1년6개월에 걸쳐 수사와 재판에 관여했던 400여명의 진술을 들었다.이 가운데 120여명은 정식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규명위 관계자는 “대부분이 현직에서 퇴직한 상태였으며 치매로 조사가 어려운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참고인들은 고문과 사건 조작에 관여한 사실을 강력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규명위측이 유족과 관련자의 진술을 토대로 추궁을 하자 조금씩 사실을 털어 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규명위 조사관들은 당시 중앙정보부에 파견돼 수사에 나섰던 경북도경 소속 경찰관들은 대체로 고문과 강압수사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중정 직원과 간부들은 “상부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거나 “중정은 경찰 수사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수사과정에서 파견 경찰관과 중정 직원간의 갈등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규명위 관계자는 “경찰관 중에는 ‘공은 중정이 가로채고 나중에 문제될 일은 경찰에 떠밀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한 사람도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심지어 중정 간부들이 헌병을 동원해 반발하는 경찰관을 감금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구속하겠다.”고 협박한 사실도 밝혀졌다. 당시 검찰 관계자들도 책임을 부인하기는 마찬가지였다.규명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검찰 수사관들이 ‘우리는 군인이었기 때문에 상부의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며 발뺌했다.”고 전했다. 일부는 “빨리 사건을 끝내주는 것이 피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사형 당할 수 있는 중대한 혐의사실도 너무 쉽게 시인해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당시 재판부 판사들은 현재 해외에 체류중이거나 소재 파악이 안 돼 규명위로서도 접촉이 쉽지 않았다. 규명위 관계자는 “어렵사리 연락이 닿아 진술을 요청해도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거나 ‘협조는 하겠으나 조서에는 남기지 말아달라.’며 답변을 회피했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 ■재심 어떻게 - 최초 판결 법원 다시 재판 시작 재심은 법원에서 이미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에서 사실 오인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피고인을 구제하기 위한 제도이다.원심의 판결을 뒤집을 명백한 증거가 확보되거나 새로운 사유가 생겼을 때 구제받는 비상절차로 현행 형사소송법은 사법 판단의 안정을 위해 그 요건을 엄격히 한정하고 있다. 재심청구 신청서가 제출되면 재심 사유가 있는 심급의 법원이 심리에 착수,사건 관련 수사기록과 재판기록을 검토하게 된다. 1974년 “북한의 지령을 받아 국가 전복을 기도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가 이듬해 4월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판결을 선고받은 다음날 곧바로 사형이 집행된 제2차 인민혁명당 사건 관련자 8명의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최초 판결을 내린 법원에서부터 다시 재판을 진행해야 하다. 당시 관련자들이 1심인 보통군사법원을 거쳐 2심인 고등군사법원과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통해 형이 집행된 만큼 재심 판단은 군사법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안동환기자 sunstory@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인혁당 조종받는 민청학련 정부전복기도””/사형선고 20시간만에 핵심8명 전격 형집행 유신시절인 1974년 정부가 발표한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은 제2차 인혁당사건으로도 불린다. 도예종씨 등 23명이 인혁당 재건위를 결성한 뒤 북한의 지령을 받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을 배후 조종,정부 전복을 기도했다는 것이 정부의 발표 내용이었다.당시 구속기소된 23명 가운데 75년 4월 대법원에서 8명이 사형선고를 받았고 20시간 만에 가족들도 모르게 형이 집행됐다.나머지 15명도 무기징역에서 징역 15년까지 중형을 선고받았다.일부는 수사 도중 구속정지 등으로 풀려났으며,구속기소된 인사 가운데 현재 9명이 생존해 있다. 민청학련 사건은 73년 8월 김대중(金大中) 납치사건을 계기로 반유신 체제운동이 가속화되자 박정희(朴正熙) 정권이 민주인사와 학생들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이용됐다.당시 박 대통령은 “반체제운동을 조사한 결과,민청학련이라는 불법단체가 불순세력의 조종을 받고 있었다는 확증을 포착했다.”고 발표하면서 긴급조치 제4호를 발동,학생들의 수업거부와 집단행동을 일체 금지시켰고,위반자를 잡아들였다. 앞서 64년 8월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이 “북한이 사주한 대규모 지하조직에 의해 국가 전복기도가 있었다.”고 발표한 사건이 제1차 인혁당 사건이다.그러나 인권단체에 의해 고문사실이 알려지고 담당 검사들이 사퇴하는 등 홍역을 치르면서 13명이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세영기자
  • ‘인혁당 재건위’ 사건 중앙정보부서 조작

    지난 1974년 당시 유신정부가 발표한 이른바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은 재야와 학생운동권의 유신 반대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중앙정보부가 조작한 사건이라는 사실이 국가기관에 의해 처음으로 인정됐다.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韓相範)는 지난 75년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중 사망한 장석구(당시 48세)씨 사건을 조사한 결과,“고문에 의한 증거조작,피의자 신문조서와 진술조서 변조,공판조서 허위작성,정부의 허위사실 유포 등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이는 그동안 출판물과 언론보도 등을 통해 간간이 언급됐던 인혁당 사건의 조작 가능성을 국가기관이 공식 인정한 것으로 파문이 예상된다. 규명위는 이날 발표문에서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수사과정을 총괄한 것은 당시 중앙정보부”라면서 ‘중앙정보부장이 비상군법회의 관할사건의 정보수사와 보안업무를 조정 감독한다.’는 대통령 긴급조치 2호 10항에 따라 “수사 지휘는 중정 6국이 하고 조사는 경찰이 담당했다.”고 밝혔다.수사과정에서 잔혹한 고문이 가해졌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규명위는 “중정 수사관들과 중정에 파견된 경북도경 경찰관들이 몽둥이 찜질,물고문,전기고문 등을 가했다는 사실을 당시 수사관들과 구치소 교도관들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규명위에 따르면 중정은 피의자 신문조서와 진술조서의 내용뿐 아니라 조사 장소와 조사일시를 허위로 기재했으며 검찰 조사 때도 수사관을 참여시켜 피의자를 협박·고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규명위는 또 당시 재판부가 피고인이 부인한 혐의사실을 정반대로 기록하거나 고문에 항의하는 피고인의 발언을 기록에서 누락시키는 등 공판조서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도 밝혀졌다고 설명했다.당시 사건이 중정 수뇌부를 거쳐 박정희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됐다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이와 관련,규명위는 “이 사건과 관련해 박 대통령의 서명이 담긴 문서를 직접 목격했다.”는 수사팀장 윤모씨의 진술을 공개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왕건 ‘훈요10조’ 호남차별 근거일 수 없다, 김갑동 대전대교수 주장

    지역감정,호남차별 문제를 거론할 때 흔히 그 역사적 근거로 언급하는 것이 ‘훈요10조’다.고려 태조 왕건이 죽기 전 후손들을 위해 남겼다는 훈요10조 제8조에 특정지역 출신은 등용하지 말라는 내용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최항·최제안 등 신라 출신 인물들이 백제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아 글을 조작해 후대 왕에게 올렸을 것이라는 ‘위작설’을 주장한다.얼마전 한 공중파 방송에서는 ‘위작설’에 무게를 실은 역사다큐멘터리를 방영하기도 했다. 김갑동(한국사) 대전대 교수가 이러한 훈요10조 위작설 및 호남차별 문제와의 연계성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김 교수는 계간 ‘역사비평’가을호에 기고한 ‘왕건의 훈요10조 재해석’이란 논문에서 “훈요10조는 위작이 아니라 당대의 현실을 잘 반영하는 중요한 사료이며,제8조에 나오는 특정지역도 현재의 호남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호남차별의 근거로 알려진 훈요10조 제8조의 요지는 이렇다.차현(車峴)이남과 공주강(公州江:금강) 밖은 산형과 지세가 모두 배역(背逆)했으니 인심도그러하다.그 아래 고을 사람들이 정권을 잡게 되면 국가를 변란에 빠뜨리거나 혹은 통합당한 백제의 원망을 품고 임금의 거동하는 길을 범하여 난을 일으킬 것이다.…비록 선량한 백성일지라도 마땅히 벼슬자리에 두어 권세를 쓰게 하지 말 것이다.’ 여기서 왕건은 차현 이남 지역의 산형과 지세가 ‘산수산주(山水散走)’의형상,즉 수도 개경쪽으로 모여드는 형상이 아니라 개경을 등지고 흩어져 달아나는 형상이므로 인심도 마찬가지라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김 교수는 ‘고려사’의 지리지에 개경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강으로 낙동강 영산강 섬진강을 꼽은 것을 볼 때 금강만 배역해 흐르는 강이 아니라는 점,또 호남지역 강중 섬진강만 남해쪽으로 흐르고 나머지는 모두 서해로 흘러드는 것으로 보아 전라도 지역 강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흐른다는 지적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오히려 풍수지리적 형국보다는 제8조의 뒷부분,‘…백제가 통합당한 원망을 품고 임금의 거동하는 것을 범하여 난을 일으킬 것이다.’란 구절에 주목한다.즉 고려에 통합당한 백제 유민들은 원한을 품고 있을 것이니 등용하지 말라는 것으로,왕건이 이 지역을 상당히 두려워했던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차현 이남과 금강 밖’이 현재의 호남,즉 전라남북도와 큰 차이가 있음을 지적한다.천안과 공주의 경계지점에 있는 고개가 차현이다. 김 교수는 교통로나 지형적으로 볼 때 충남 남부지역과 전북지역은 하나의 문화권이고,현재의 전남도와 전북도는 노령이라는 험준한 고개에 막혀 있는 점으로 보아 차현 이남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노령 이북이라는 말이 내포돼 있다고 해석한다. 지금으로 보면 제8조의 내용은 공주·논산 등 충청 남부지역과 전주를 중심으로 한 전북 지역을 주대상으로 하며 전남은 제외된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공주 전주 논산 지역은 후백제의 중요한 거점 내지 요새로서의 구실을 한 반면,전남 나주지역은 일찍이 고려에 복속해 이 지역 출신이 많이 등용된 것으로 보아 김 교수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위작설과 관련해서도 그는 최항이나 최제안이 백제인들을 미워해 조작했다는 확실한 근거가 없다는 점,태조가 친히 지은 ‘개태사 화엄법회소’에 훈요10조의 제1·4·6조와 맥락을 같이하는 내용이 나온다는 점 등을 들어 결코 위작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
  • “”허난설헌詩 표절 넘어선 창작””, 中 베이징대 김성남 외래교수 ‘중국시 표절’새 해석

    한국문학사의 불꽃같은 존재 난설헌(蘭雪軒)허초희(許楚姬),여자에게는 이름도 허락하지 않던 시대를 당당하게 제 이름으로 났을 뿐 아니라 난설헌이라는 아호까지 남긴 이. ‘여자의 재주없음이 오히려 덕’(女子無才便是德)이던 시대에 시화를 넘나들며 문명(文名)을 떨치다 갓 스물일곱에 요절한 그를 두고 400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논쟁의 불꽃이 펴올랐다. 허난설헌의 유선시(游仙詩)를 두고 몇년새 논란이 이는 학계의 ‘난설헌 표절 시비’에 새로운 무게추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연구서 ‘허난설헌 시 연구’(소명출판)가 최근 출간된 것.유선시란 중국 위진(魏晉)대에 시작해 진(秦)∼당(唐)대에 극성한 도가적 시풍(詩風)을 말한다. 중국 베이징대 동방어학과에 외래교수로 재직중인 김성남 교수는 저서를 통해 ‘허난설헌의 시는 봉건사회인 조선조의 시대적 한계를 이겨내려는 한 선각적 여성의 인간적 고뇌와 좌절의 기록’이라면서 ‘그가 중국 옛 시인들의 시구를 모방한 것은 사실이나 원전과는 전혀 다른 메시지를 담아 표절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단정했다. 옛 사람들의 전고(典故)를 빌려 자신의 생각과 정서를 표현해 원전과는 전혀 다른 문학세계를 창출해 냈다는 것이 김교수의 주장이다. 예컨대 조당이라는 시인은 유선시 ‘昆侖山上白계啼 羽客爭升碧玉梯 因駕五龍看較藝 白鸞功用不如妻(곤륜산 위에서 흰닭 우는데,신선들은 다투어 푸른 옥계단타고하늘에 오른다.하늘에서 오룡을 타고 오르는 것은 아내의 흰 난새를 타고 오르는것만 못하네.)’를 남겼다.난설헌은 이 시를 차용해 ‘羽客朝升碧玉梯 桂巖晴日白鷄啼 純陽道士歸可晩 定向蟾宮訪 妻(신선은 아침에 비취옥 계단을 타고 오르고,계수나무 벼랑 맑은 햇살아래 흰닭이 울고 있다.순양도사는 왜 이리 늦으시는지,아마도 월궁으로 항아를 만나러 갔나보다.)’라는 시를 남겼다. 그는 ‘난설헌은 남녀의 교분이 자유로운 선계에 대한 동경과,봉건적 속박·금기를 거부하고 여성의 자유를 주창하는 메시지를 담았으나 조당의 글에는 선계에 대한 추상적 묘사 외에 어떤 메시지도 담기지 않았다.’며 이를 표절로 보는 것은 당시의시대상이나 유선시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편적 해석이라고 못박는다. 김교수는 “난설헌은 여신들이 주인공인 유선시를 통해 여성 왕국을 그려내고 있다.”며 “신화 속 인물들을 끌어들여 자유로운 사랑과 주체적인 애정을 추구하는 대담성은 신선하기까지 하다.”고 역설한다. 스스로의 이름으로 살다 죽고자 했던 ‘기구한 천재’의 꿈,갇힌 세계에 대한 콤플렉스를 딛고 일어서 자유를 갈구한 그의 짧은 생애를 ‘표절’과 ‘위작’시비로 멍에 지울 수 없다는 것이 김교수의 결론이다. 여자에게 굴종을 강요하는 시대에 태어나 불행한 결혼,두 자식과의 사별 등 감당하기 어려운 험로를 걷다 마침내 ‘필생의 꿈’을 접고 만 난설헌.역적(허균)의 누이인 그에게 가해진 ‘위작’과 ‘표절’의 누명을 벗겨 이제는 “내 글을 모두 불태우라.”고 유언해야 했던 한 천재 자유주의자의 막막한 절망에 해원(解寃)의 햇빛이라도 쪼여줘야 하지 않을까. 심재억기자 jeshim@
  • 이중섭 작품 80%가 가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이중섭의 작품 10점 중 8점가량이가짜인 것으로 밝혀졌다.박수근과 천경자의 그림도 10점중 4건이 위작으로 판명됐다.한국화랑협회가 2일 산하 미술품감정위원회 설립 2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감정 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감정을 의뢰해 온 이중섭의 작품은 80%가 위작으로 판명됐으며 허건의 그림은 60% 이상이 진품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또 김관호와 고희동의 작품은 진품이 단 한 점도 없었다.총 감정건수 2500점 중 위품으로 밝혀진 것은 745점,29.5%에 이른다. 미술품 감정은 흔히 진품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같은 수치는 상당히 높은 것이다.장르별로는 한국화와 서양화의 30% 안팎이 가짜인 반면 조각은 92%가 진품 판정을 받아 대조적이다. 신연숙기자yshin@
  • ‘광주 비엔날레’ 큰 호응/ 개막 한달만에 25만명 관람

    ‘멈춤’(PAUSE,止)을 주제로한 제4회 광주비엔날레가 28일 개막 한달을 맞았다.이번 행사는 관람객 동원과독특한 전시기획으로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광주비엔날레에 따르면 이날 현재 입장객 수는 외국인 6100여명을 포함,총 25만여명을 기록했다.이는 지난 3회 대회 같은 기간의 관람객 수 보다 4만여명이 많다. 전시방식도 지난 대회때처럼 본전시와 특별전 등으로 분류하지 않고 수평적 개념의 4개 프로젝트로 구성했다.공동 큐레이터제를 도입,다양한 작가와 작품의 전시를 꾀했다.특히 대안공간그룹 작가들의 대거 참여는 기존 서구 중심의 비엔날레의 틀을 깨고 아시아 등 주변문화를 부각시켰다. ‘바쁜 일상에서 자신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갖자.’는의미로 제시된 주제 ‘멈춤’을 구현한 설치작품들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각 전시장에 설치된 파빌리온(정자)은 예술작품이자 관람객의 쉼터로도 활용되고 있다.관람객 이모(46·여·부산시)씨는 “각종 퍼포먼스와 설치작품을 대하면서 현대미술의흐름을 체험하는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막 당일까지 작품설치가 완료되지 못하고 일부작품설치 과정에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는 등 운영상의문제점도 드러났다.또 후원전인 북한 미술전에서 일부 작품에 위작시비가 제기되기도 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씨줄날줄] 화랑세기 진위론

    현재 한국 고대사 부문에 던져진 두 가지 핵폭탄이 풍납토성과 ‘화랑세기’(花郞世記)다.둘 다 한국 고대사의 지형을 완전히 바꿀 만큼 막중한 의미를 지녔으면서도 기존 학계로부터 철저히 거부당한다는 점에서 공통운명에 놓여 있다.이가운데 풍납토성은,지난 7월 발표된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제1차 발굴보고서에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화랑세기’는 아직 진위논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기 700년 무렵 신라사람 김대문이 지은 것으로 기록된 ‘화랑세기’는 1989년 이후 두 종류의 필사본 형태로 등장했다.일제강점기 일본 왕실도서관에서 촉탁으로 일한 고 박창화란 분이 원본을 옮겨 적은 것이라고 한다.그러나 필사본은 출현 후 사학계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위서로 판정한 사학자들은 ‘화랑세기’에 실린 신라사회 풍속도가 여태껏 알려진 것과는 너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예컨대 화랑집단 내부에서 하급자가 부인을 왕이나 풍월주(우두머리)에게 보내 성관계를 맺게 하는 마복자(摩腹子)제도만 해도 정상적인 국가사회에서는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근친혼,여성이 여러 남성을 거느린다는 서술 등도 시대상황에 어긋난다는 것이다.이들은 필사자인 박씨가 직접 창작했거나,그가 본 원본 자체가 위작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진짜’임을 믿는 학자들의 시각은 다르다.‘문란한 성관계’란 현대적인 윤리관에서 그 시대를 보는 것일 뿐이라고 강변한다.마복자 제도만 해도 신라만의 것이 아니라북방 유목민족 사이에서 통용됐음을 근거를 들어 제시한다. 아울러 ‘삼국사기’‘삼국유사’ 등에 나온 모호하거나 틀린 기록이 ‘화랑세기’에는 정확히 나와 있다는 점도 증거로 든다. 사학계 논쟁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인접 학문분야에서진본임을 인정하는 학설들이 잇따르고 있다.1999년 한 국문과 교수가 ‘화랑세기’에 실린 향가를 분석,20세기 초에 이를 조작할 수는 없다고 단정했다.그러더니 며칠 전에는 이영훈 성균관대 교수가 필사본에 나오는 ‘노’(奴)와 ‘비’(婢)의 개념을 경제학적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의 ‘노’와 ‘비’는 노예 신분이 아니라 지배층 내부에서 윗사람을 모시는 아랫사람이란 뜻이라는 것이다.결국위조된 개념은 아니라는 의미다.그동안 사학계의 논쟁은 다분히 감성적이었다.이제야말로 합리적 분석을 토대로 본격적인 진위 구분에 나서야 할 때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화랑훈련 23일~27일 실시

    통합방위본부(본부장 李南信 합참의장·육군대장)는 22일 민·관·군 통합방위작전 및 테러 대비태세를 확립하기위해 오는 23∼27일 서울을 비롯,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등지에서 후반기 ‘화랑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민·관·군 합동으로 실시되는 이번 훈련은 지하철역 독가스테러 등 유형별 테러 대비 및 도시기반 방호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수도방위사령부 주관의 서울지역 훈련에는 ▲민항기 공중테러 대비훈련(23일 서울 상공)▲독가스 테러대비 훈련(24일 신림역·신설역)▲ 중요시설 방호훈련(25일 KBS,김포공항)▲폭탄차량,독가스 테러대비 훈련(25일 저유소,홍제역·창동역) 등이 포함돼 있다. 강동형기자 yunbin@
  • 할부구매후 반품 내년부터 10일로

    인터넷쇼핑몰에서 산 물건이 마음에 안들 경우,제품에 결함이 없더라도 7일 안에만 연락하면 반품받을 수 있게 된다.할부로 산 물건을 반품(청약철회)할 수 있는 기간이 내년상반기부터 현행 7일에서 10일 이상으로 대폭 늘어난다.현재 냉장고·세탁기 등은 청약철회가 불가능하지만 내년부터 이것도 가능해진다.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의 ‘전자거래 소비자 피해대책’을 마련,이달중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부처별로 시행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전자거래가급속도로 늘고 있지만 관련법규는 아직 허술해 제대로 소비자들을 보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한국소비자보호원 등에따르면 올 1∼8월 전자거래 관련 상담·피해구제 건수는 4,459건으로 99년 전체 306건의 14.5배나 됐다. 정부는 연말까지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카드부정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현재는 매출전표 허위작성만 처벌되지만 앞으로는 ‘온라인 카드깡’을 포함한 모든부정사용이 처벌대상이 된다.카드수수료를 카드이용자에게떠넘기는 카드가맹점은 가맹등록이 취소된다.중소 인터넷쇼핑몰이 해킹·정보유출 등에 대비해 보안시스템을 설치하면 오는 12월부터 투자금액의 3%를 세액공제해 주고 내년 2·4분기부터 자금융자도 해준다. 재경부는 인터넷쇼핑몰과 인터넷콘텐츠,네트워크형 전자화폐 등에 대한 소비자피해 보상기준도 이달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또 전자거래에 관련된 범국가적 사이버범죄대책기구를 올 연말 설치하는 한편,‘전자금융거래기본법’‘전자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도 추진키로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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