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불륜으로 낳은 자식/생후 1년 지났으면 친자”
◎서울가정법원,친생 부인소 각하/“어쩔수 없다”“비현실적” 논란
아내가 불륜관계로 낳은 자식임을 뒤늦게 알았을 경우라도 법규정때문에 어쩔수 없이 친자식으로 받아들여야만 할까.
S모(29)씨는 90년 2월 직장상사의 소개로 만난 Y모(26·여)씨와 결혼,2년뒤인 92년 2월 아들을 낳고 다음달 출생신고를 마쳤다.
그러나 두돌이 지나도록 아들은 도무지 자신과 닮은 점이 없는 점을 S씨는 이상하게 생각했다.평소 아내의 잦은 외출을 의심해온 S씨는 아들의 출생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아들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
혈액검사결과 S씨는 참으로 기가 막혔다.아내의 혈액형이 O형이고 자신의 혈액형은 B형이므로 아들은 B형이거나 O형이 돼야 하는데도 아들의 혈액형은 엉뚱하게 A형으로 판명났다.
아내를 추궁한 끝에 『91년 6월 운전연수중 자동차학원 조교와 눈이 맞아 성관계를 맺어 낳은 아들』이라는 「사실확인」을 받아냈다.아내가 이외에도 또다른 외간남자와 간통했다는 것도 알게된 S씨는 즉각 아내를 간통및 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호적허위신고)혐의로 고소,1천만원의 위자료를 받고 이혼했다.
그러나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남아 있었다.여전히 자신의 호적에 올라있는 아들이름을 호적에서 지우지 않으면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의 자식」이 유산상속권을 갖기 때문.
S씨는 이혼한 아내의 호적으로 옮기기로 합의하고 같은 해 8월 아들이 친자식이 아님을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친생부인 청구소송」을 법원에 냈다.
이에 대해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재판장 정덕흥 부장판사)는 20일 『민법에는 친생부인소송의 경우 「출생을 안 날로부터 1년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출생을 안지 1년이 훨씬 지난 94년 8월에 제기된 이 소송은 부적법하다』고 밝히고 S씨의 청구를 각하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의 억울한 사연을 알지만 현행 법률상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S씨의 소송대리인인 박원철 변호사는 『아이가 일정기간 성장한 뒤에서야 신체적 특징이 점차 드러나는 점을 감안할 때 법적기한인 1년내에 소송을 내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제,『결혼 뒤한번도 동침하지 않고서도 아들을 낳은 경우 친생자관계를 부인해 주는 경우처럼 S씨의 억울한 사정을 감안한다면 법의 명문규정을 확대해석해야 할 것』이라며 이날 서울고법에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