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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대프리카’의 골목길을 걷다 - 대구 근대골목투어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대프리카’의 골목길을 걷다 - 대구 근대골목투어

    #대프리카 #근대골목투어 #진골목 “약전골목은 이름이 골목이지 차가 다니는 포장된 훤한 한길이었다...(중략)...그렇게 큰길로 나오면 도회의 모든 풍정이 신기했고, 아직 촌티를 벗지 못한 나로서는 두렵기도 했다.” <마당깊은 집, 김원일, 1991, 문학과 지성사>이미지가 명확하다. 대프리카. ‘대구’와 ‘아프리카’를 붙여 놓은 말이다. 이제는 대구를 뜻하는 고유명사가 되어 버렸다. 너무 더워서 찜질방으로 피서 간다는 대구는 사람들의 생각처럼 그리도 더울까? 정답은 ‘덥다’이다. 2019년 7월 23일 기상청에서 발표한 ‘폭염 관련 기후통계’ 자료에 의하면 주요도시 최근 10년 평균 폭염 일수 기록 중에서 단연 대구는 분지 지형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 듯 폭염일수가 무려 32일을 기록하였다. 이는 조사 대상인 13개 주요 도시 중 폭염 일수가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이 전주로 약 22.5일의 폭염 일수 평균을 기록하였다.#희움역사관 #향촌동 #교동도깨비시장 물론 최근에는 대구를 뛰어넘는 더위를 기록하는 지역들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2018년 8월 1일 홍천은 41.0℃를 기록하기도 하였으며 같은 날 서울은 39.6℃를 기록하는 등 이제는 여름 더위가 대구 뿐만 아니라 춘천, 전주, 광주, 여수, 포항, 울산 등도 이제는 한 더위하는 도시들로 등극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여름 더위의 수도라는 ‘더위부심’ 가득한, 대구의 땡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 가득한 골목길을 걸어보자.대구는 근대의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공간이 많다. 대구시에서도 이런 대구 도심의 특성을 잘 살려 근대골목투어라고 하는 테마여행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중이다. 현재 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골목길 코스를 총 5개로 나누어 운영하는 데, ‘경상감영달성길’ ‘근대문화골목’ ‘패션한방길’ ‘삼덕봉산문화길’ ‘남산 100년 향수길’을 비롯하여 야경투어, 스탬프투어, 맛투어, 청라버스 투어 등 다양한 도시 걷기 여행코스를 개발 운영 중이다.이 중에서 눈에 띄는 공간으로는 대구의 중심 공원 역할을 하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대표적인 대구 천주교 순교 사적인 ‘관덕정’, 대구 사과나무의 고향인 ‘청라언덕’, ‘계산성당’, ‘한의약박물관’, ‘약전골목’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70여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진골목’, 대구의 역사를 잘 간직하고 있는 ‘대구근대역사관’, ‘향촌문화관’, 최제우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 ‘달성공원’, 부산의 국제시장처럼 수입품 시장인 ‘교동 도깨비 시장’ 등도 여전히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특히 대구 근대 역사관 앞에 위치한 ‘희움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은 2010년 고(故) 김순악 할머니께서 “내가 죽어도 나를 잊지 말아 달라.”라는 유언과 함께 기탁한 5천여 만 원을 씨앗으로 대구의 각계 각층 시민단체와 더불어 대구 시민들의 성원으로 2015년 12월 5일에 세워진 곳으로 우리 역사의 아픔을 그대로 전달해주고 있다. <대구 근대골목투어에 대한 방문 10문답> 1. 방문 추천 정도는? - ★★★★ (★ 5개 만점) - 대구 도심은 근대 문화 유산이 많이 남아 있어 볼거리가 생각보다 많다.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혹은 연인끼리도 좋다. 양산은 필수. 3. 가는 방법은? - 대구 도심에 가면 곳곳에 근대골목투어 안내도가 붙어 있다. - 시작은 대구 관덕정에서 시작하면 좋다. 지하철 1, 2호선 반월당역 19번 출구. 4. 특징은? - 관광지로 개발된 곳이지만 여전히 시민들의 삶의 터전인 곳이 많아 생동감이 살아 있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예전보다 많이 알려져 외부 관광객들이 많다. 특히 주말의 경우는 외지인들의 방문이 증가. 6. 꼭 봐야할 장소는? - 근대문화역사관, 향촌문화관, 청라언덕, 진골목, 희움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중앙떡볶이, 삼송베이커리, 팔공막창, 상주식당, 전원돈까스, 미진분식, 강산면옥, 영생덕, 봉산찜갈비, 대동냉면, 염매시장 먹자골목, 교동시장 납작만두, 교동시장 독도횟집 8. 홈페이지 주소는? - 요금 및 운영 관련 자세한 내용은 http://www.jung.daegu.kr/new/culture/pages/main/ 으로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김광석거리, 달성공원, 서문시장, 앞산공원, 두류공원 10. 총평 및 당부사항 - 대구는 여전히 근대 문화 유산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오래된 맛집 및 유명 식당 등이 많아 도심 골목 투어 공간으로는 먹거리, 볼거리가 풍부한 곳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아픈 역사·인권 의미 되새기도록

    아픈 역사·인권 의미 되새기도록

    서울 노원구가 가슴 아픈 역사와 인권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인권 현장 탐방에 나선다. 노원구는 우리나라 인권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인권 현장을 구민들이 직접 탐방해 인권 신장 과정을 이해하고 인권 감수성을 높이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20일 밝혔다. 인권탐방은 다음달 17, 18일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17일 첫 번째 탐방은 전쟁으로 인한 세계 여성들의 피해 사례를 전시한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에서 진행된다. 박물관 자유 관람 이후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영상 시청과 해설사와의 질의응답 등 교육이 이뤄질 예정이다. 18일에는 인권해설가와 함께하는 ‘민주화 6월길’ 도보 탐방이다. 탐방코스는 ▲옛 남영동 대공분실 터(민주인권기념관)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6월 항쟁의 시작) ▲서울시청 광장(최루탄 추방운동 대회) ▲향린교회(민주헌법쟁취 국민 운동본부 발기인 대회) ▲명동성당(6월 항쟁농성)이다. 구는 다음달 20, 24일에는 직원 인권 탐방교육을, 10월에는 5회차에 걸쳐 학생들을 대상으로 ‘남산 자유길’ 인권현장 탐방을 할 계획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여기는 중국] 직원에 ‘환자 호객’ 강요한 병원…실적 미달성시 급여 삭감

    [여기는 중국] 직원에 ‘환자 호객’ 강요한 병원…실적 미달성시 급여 삭감

    중국의 한 병원이 직원들에게 호객행위를 강요하고, 환자 한 명당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겠다는 조항까지 내 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허난성 정저우시에 문을 연 이 병원은 간호사를 포함한 병원 직원들에게 한 달에 5명의 환자를 직접 유치하도록 지시했다. 만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급여에서 200위안(한화 약 3만 4200원)을 공제하겠다는 협박성 발언도 이어졌다. 이러한 사실을 폭로한 한 직원은 허난 지역방송국과 한 인터뷰에서 “개인 소유인 이 병원은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 실적이 좋지 않다. 아마도 이런 점 때문에 환자 유치를 지시한 것 같다”면서 “급여에서 200위안이 공제되는 것은 크게 문제가 아니지만, 병원 경영진의 요구사항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해당 병원의 간호사는 “병원 경영진으로부터 그러한 요구를 받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실적을 채우기 위해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아버지를 모셔와 입원시켰다”고 덧붙였다. 이 병원 측은 이러한 사실을 취재하던 방송국 기자와 촬영 스태프를 거칠게 대하며 취재를 방해했다. 강압적으로 신분증을 요구하는 한편 기자의 마이크를 빼앗아 던졌고, 취재 스태프들을 병원 내 특정 공간에 가두거나 강제로 휴대전화를 빼앗는 등의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해당 방송사의 기자는 “이 병원은 언론의 취재를 방해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했으며, 더 중요한 것은 직원들을 ‘판매원’처럼 대하며 환자들을 유치하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저우시 보건위원회 측은 자체 조사팀을 꾸려 해당 병원에 대한 전방위적인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영훈 등 ‘반일 종족주의’ 저자들, 모욕죄로 조국 고소

    이영훈 등 ‘반일 종족주의’ 저자들, 모욕죄로 조국 고소

    조국 “구역질 나는 책” 비난에 저자들 “책 읽지도 않고 친일파로 매도”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등 ‘반일 종족주의’ 저자들이 책에 대해 “구역질 난다”고 평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모욕죄로 고소했다. 이영훈 전 교수를 비롯한 저자 6명(김낙년·김용삼·주익종·정안기·이우연)은 20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조국 후보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조국 후보자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책 ‘반일 종족주의’를 두고 “이들이 이런 구역질 나는 내용의 책을 낼 자유가 있다면, 시민은 이들을 ‘친일파’라고 부를 자유가 있다”고 썼다. 또 “(‘반일 종족주의’에서 제기한 것과 같은) 주장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학자, 이에 동조하는 일부 정치인과 기자를 ‘부역·매국 친일파’라는 호칭 외에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고도 했다. 이영훈 전 교수 등은 “조국씨는 책은 읽지도 않고 한국일보의 한 칼럼을 인용해 필자들이 일제 식민지배 기간에 강제동원과 식량 수탈, 위안부 성 노예화 등 반인권적·반인륜적 만행은 없었으며, 많은 젊은이가 돈을 좇아 조선보다 앞서 일본에 대한 로망을 자발적으로 실행했을 뿐이라 썼다고 비난했다”면서 “그러나 ‘반일 종족주의’ 어디에도 일제 식민 지배 기간에 반인권적·반인륜적 만행이 없었다는 변호는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반일 종족주의’는 기존 한국인의 일반적 통념과 다른 새로운 주장을 담았지만, 이는 수십년에 걸친 필자들의 연구 인생의 결과를 담은 것으로 진지한 학술적 논의와 비평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국씨는 아무런 근거 없이 이 책을 ‘구역질 난다’고 비방하고 필자들을 ‘부역 매국 친일파’로 매도하여 학자로서의 명예를 크게 훼손하고 인격을 심히 모독했다”고 했다. 저자들을 대리하는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은 “‘매국, 친일파’ 등의 표현으로 모욕죄로 처벌된 사례는 매우 많다”면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형법 교수로서 이러한 법리를 모를 리 없는 조국 후보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명백히 형법상의 범죄에 해당하는 망언을 쏟아내는 것은 법률을 무시하는 태도로,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자질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세계 각지 소녀상 세우는데 국민대선 반년째 공장 신세

    세계 각지 소녀상 세우는데 국민대선 반년째 공장 신세

    국민대 학생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자며 모금활동을 해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했지만, 학교 측의 반대로 6개월 넘게 설치하지 못하고 공장에 방치되고 있다. 국민대 측은 교내 소녀상 설치가 정치적 쟁점이 될 수 있고 학내 반대 여론이 있다는 이유로 허가하지 않고 있다. 국민대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세움’의 이태준(28) 대표는 19일 “한국을 넘어 세계 각지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고 있는데도, 여전히 ‘정치적 조형물’이라고 보는 눈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움은 위안부 피해 문제를 정의롭게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4월 이 대표와 재학생 10여명 등이 참여해 꾸려졌다. 소녀상은 이들이 국민대 학생들로부터 모금한 1800여만원으로 지난 2월 완성됐다. 이후 건립 추진 1년을 맞은 지난 4월 학교 정문 밖에서 학생들에게 한 차례 공개된 게 전부다. 이 대표는 “학교 본부에 공식 문서를 보내 여러 차례 협의를 요청했지만, 학교는 만남의 자리조차 열지 않았고 학우 3800여명의 뜻을 담은 서명지도 받지 않았다”면서 “학교 측은 늘 소녀상 설치 문제를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대에 소녀상을 왜 설립해야 하는지, 우리가 소녀상을 세우려고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 누구보다 잘 설명할 수 있는데 회의 참관이 안 된다고 한다”면서 “부디 학교가 올바른 결정을 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소녀상은 학생들의 인권 감수성을 일깨우고 평화를 되새기는 교육 공간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참담한 아픔을 우리 대학생들이 고민하고 기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대 관계자는 “‘교내외 전시물 설치와 관리에 대한 규정’에 따라 빠르면 이달 내 ‘전시물 심의위원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누가 참석할지 등은 전해지지 않았다. 한편 2017년 대구대는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국내 대학 최초로 경산캠퍼스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 바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베 독주에 대항하는 현명한 선택/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 독주에 대항하는 현명한 선택/김태균 도쿄 특파원

    1999년부터 14년에 걸쳐 일본 도쿄도지사를 지낸 이시하라 신타로는 혐한(嫌韓) 발언 수위나 빈도에서 레전드급이라 할 만하다. 자신이 가진 서 푼어치 재주로 교만하고 졸렬한 언설을 양산해 출세에 성공한 인물이다. “일본의 조선 통치는 식민지배가 아니라 조선이 스스로 원해 이뤄진 합병”, “일본에 의해 조선이 근대화된 덕에 러시아 속국이 되는 것을 피했다”, “일본군 위안부는 돈벌이를 위한 것” 등의 레퍼토리로 평생을 살아왔다. 그는 아흔을 목전에 둔 올해도 징용 배상과 관련해 “일본으로부터 또 돈을 가로채려는 속셈이 천박하다”고 한국을 비난했다. 이시하라의 지원을 받아 후임 지사가 됐던 이노세 나오키도 조선학교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을 결정하는 등 우익본색을 숨기지 못했던 인물이었다. 이랬던 두 사람도 ‘건드리지 않았던 것’이 있었으니, 매년 9월이면 간토대지진(1923년) 당시 일본인에 의해 학살된 조선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는 일이었다. 하지만 현 고이케 유리코 지사는 ‘극우의 화신’인 이시하라조차 유지했던 ‘최소한의 반성의 끈’조차 싹둑 잘라 버렸다. “추도비에 적힌 조선인 희생자 수가 6000여명이라는 근거가 희박하다”는 우익들 주장에 근거해 2017년부터 추도문을 보내지 않고 있다. 올해에도 안 보낼 예정이다. 과연 이시하라는 고이케에 비해 조금은 더 나은, 온건한 우익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질색하는 조선인을 위해 형식적인 위령이라도 했던 것일까. 이유는 개인에게 있지 않다. 변화한 일본의 ‘공기’에 있다. 무서운 속도로 변해 온 우경화의 흐름 속에 고이케와 같은 인물들이 이제는 그렇게 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일본 사회의 무서운 변화를 집약적으로 보여 주는 인물은 과거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제왕적 수상’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다. 1차 집권 때인 2007년만 해도 그는 8월 15일 ‘종전의날’ 기념사에서 “아시아 여러 나라의 국민들에게 막대한 손해와 고통을 줬다. 전쟁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부전의 맹세를 견지한다”며 ‘손해’, ‘고통’, ‘반성’ 등의 표현을 썼다. 그러나 2012년 12월 2차 집권에 성공하고 나서는 올해까지 단 한번도 전쟁에 대한 ‘책임’과 ‘반성’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비상식이 상식으로 굳어지는 과정에는 불감증이 동반된다. 고이케 지사가 올해에도 조선인 희생자 추도문을 안 보낸다는 뉴스는 지난해와 비교도 할 수 없이 언론에서 작게 다뤄졌다. 비판의 목소리도 좀체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분위기 속에 아베 총리는 앞으로 남은 임기 2년을 좌우할 최대의 승부수를 다음달 띄운다. 각료 개각과 자민당 당직 개편이다. 지난해 10월 개편 때는 자기 원하는 대로 하지 못했다. 직전 자민당 총재 선거 승리에 따른 각 파벌 안배 등 논공행상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자신의 최측근들을 전면에 배치해 헌법 개정 등 ‘강한 일본으로의 국가 개조’라는 목표를 완성할 제2의 출발점으로 삼으려 할 것이 분명하다. 야당이 아베 독주의 제어장치로서 기능을 전혀 못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주시해야 하는 것은 일본 국민 여론이 어느 정도까지 방어막을 형성해 줄 것인가다. 지난달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에 승리를 안겨 주기는 했지만 당장의 헌법 개정에 국민의 압도적인 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것이 일본 여론의 현실이다. 일본 정부의 부당한 조치에 단호히 대응하되 사람과 사람을 잇는 교류의 연결 고리는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아베 정권의 독주를 이유로 어렵게 쌓아 올린 한일 간 민간 교류의 연들을 이참에 모조리 끊어 낸다면 그것은 오히려 아베 정권에 힘을 불어넣는 일이 될 수도 있다. windsea@seoul.co.kr
  • 아사히신문 “아베, 과거사 반성 표명해야”

    요미우리 1면엔 “한국에 반응하지 말자” 아베 외교 브레인 호소야 교수 칼럼 실어 일본 내 발행부수 1, 2위인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이 각각의 이념적 성향에 기반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각기 다른 의견을 개진했다. 상대적으로 진보 색채가 강한 아사히는 지난 17일 조간 사설을 통해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이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뜻을 한국에 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사히는 ‘일본과 한국을 생각한다-차세대에 넘겨줄 호혜관계 유지를’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을 냉대해서는 안 된다”며 “아베 정권에는 과거에 대한 반성에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따라다니고 있으며, 여기에 한국의 씻을 수 없는 불신감이 자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아베 정권이 다시 한반도에 관한 역사 인식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위안부 합의에 대해 재평가하고 아베 정권은 (진전된) 역사 인식을 표명하는 데 함께 협의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아사히는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와 한국에 대한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2010년 ‘간 나오토 전 총리 담화’를 언급하며 “아베 총리가 이런 견해에 대해 주체적으로 존중하는 자세를 보이면 한국에 (한일 청구권협정 등) 약속 준수를 요구하는 데 있어 설득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반면 요미우리는 18일자 1면에 미국과 중국의 ‘2강’이 중요하니 한국에는 반응하지 말자는 주장을 담은 기고를 게재했다. 아베 총리의 외교 브레인으로 꼽히는 호소야 유이치(48) 게이오대 교수는 ‘한일 관계 악화-감정론보다 냉철한 시점’이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미중과 비교하면 한국의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며 “한국과의 관계에 막대한 외교적 자원을 투입해 과도하게 질질 끌거나 필요 이상으로 반응하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과의 추가적인 갈등을 피하자고 하면서도 한국과 협의와 화해를 하자는 게 아니라 중요도가 적은 만큼 무시를 하자는 것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일본 언론 “아베 정권, 과거사 반성 다시 표명해야”

    일본 언론 “아베 정권, 과거사 반성 다시 표명해야”

    아사히 “한국, ‘아베 반성 소극적’ 불신감”도쿄신문 “일본 측에도 문제 있다” 지적 일본 아사히신문이 사설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아베 신조 정권이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뜻을 한번 더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사히는 17일 조간에 게재한 ‘일본과 한국을 생각한다 - 차세대에 넘겨 줄 호혜관계 유지를’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을 냉대해서는 안 된다”면서 “아베 정권에는 과거의 반성에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따라다니는데, 여기에 한국의 씻을 수 없는 불신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아베 정권이 다시 한반도에 관한 역사 인식을 밝혀야 한다”면서 “위안부 합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재평가와 아베 정권의 (역사) 인식을 표명하는 조치를 함께 논의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 신문은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와 한국에 대한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2010년 ‘간 나오토 총리 담화’를 언급하면서 “아베 총리가 이런 견해(담화)에 대해 주체적으로 존중하는 자세를 보이면 한국에 약속 준수를 요구하는 것의 설득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사히는 “반세기 전 국교 수립에 따라 일본이 제공한 경제협력금은 한국의 기초를 구축했을 뿐 아니라 일본 경제의 성장에도 기여했다”면서 “양국은 이미 호혜 관계로 발전해 온 실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아베 정권이 수출 규제 강화를 단행해 사태를 복잡하게 한 것은 명확하다”면서 “문재인 정권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정치·역사 문제를 경제까지 넓힌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아베 정권의 수출 규제 조치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일 간 관계 개선을 호소한 것을 계기로 상호 보복에 종지부를 찍고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신문 역시 이날 조간 지면에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면서 한일 간 대화를 촉구하는 사설을 실었다. 도쿄신문은 “고노 다로 외무상이 주일한국 대사의 발언을 끊으며 ‘무례하다’고 비판하고, 수출 규제 문제로 일본을 방문한 한국 측 담당자를 경제산업성이 냉대한 것이 한국의 여론을 자극했다”면서 “일본 측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의 악화는 일본에게도 마이너스”라면서 “아베 정권이 한국과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일 관계 악화를 멈추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한국 측이 징용공(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역전쟁 1년만에 드러낸 중국 경제의 ‘민낯’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역전쟁 1년만에 드러낸 중국 경제의 ‘민낯’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1년의 넘도록 타결되기는커녕 갈수록 격화되는 바람에 경제 활력의 바로미터인 산업·소비·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줄줄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중국의 경기 둔화 가속화에 대한 우려감이 한층 커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7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전달(6.3%)은 물론 시장 예상치(6.0%)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수준은 2002년 2월 2.7%를 기록한 이후 17년 5개월 만에 가장 낮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업종 별로는 자동차와 화학제품, 비철금속 부문의 부진이 크게 두드러졌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산업생산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늘어나는데 그쳤다. 중국 정부가 올해 5.5∼6.0%로 설정한 산업생산 증가율 목표 구간을 간신히 지키고 있는 셈이다.7월 산업생산 부진은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피로가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국의 잇단 관세 부과에도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으로 버텨온 중국 경제가 이제 서서히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카트리나 엘 무디스 이코노미스트는 “7월 데이터는 우려스럽다”며 “수요와 공급 양측 모두의 약화에서 초래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시장에선 7월 산업생산을 ‘충격적인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 경제의 타격이 커지고 있는 것을 나타내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내수경기 활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하는 데 그쳤다. 6월의 9.8%와 시장 예상치 8.6%를 크게 밑돈다. 소비 위축은 중국 가계부채가 지난 10년간 가파르게 늘어나는 바람에 도시 가처분소득이 감소세를 보인 것이 가장 큰 악재다. 더군다나 올해 1~4월 5000개 중점 소매기업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했다. 인플레 요인을 감안하면 제로(0) 성장에 그쳤다는 얘기다. 내수 소비의 정도를 가늠하는 핵심 업종인 자동차 판매는 4%나 떨어졌고 방직·신발·모자 등의 부문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1~7월 고정자산투자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늘어나 저조한 편이다. 전달(5.8%)과 시장 전망치(5.9%)에 모두 못 미쳐 제조업 투자 증가세가 급격히 감소했다. 중국 정부가 각 지방정부에 인프라 투자 속도를 높이라고 독려하는 데도 연중 최저 수준이다. 고정자산투자의 60%를 차지하는 민간 투자는 5.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소비·투자 활동이 힘에 부치고 무역전쟁 등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특단의 경기부양책이 나오지 않는 한 3분기 이후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성장 부진과 내수 침체로 중국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실업률도 높아졌다. 7월 도시 실업률은 전달보다 0.2%포인트 오른 5.3%로 집계돼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국가통계국이 앞서 9일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0.3% 떨어지며 마이너스로 전환돼 중국의 경기 둔화 속도에 탄력이 붙는 조짐이 나타났다. 중국의 월별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2016년 8월 이후 3년 만이다.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것은 통상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의 전조로 여겨진다. 지난해 중반까지 줄곧 4%대 이상을 유지하던 PPI 상승률은 지난해 7월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7월 이후 상호 고율 관세를 주고받으며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양국은 고위급 무역 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고 있지만, 완벽하게 승리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2의 난징(南京)조약(아편전쟁 패배 후 청나라가 영국과 체결한 강화조약)과 같은 굴욕적인 양보안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바람에 두 나라 갈등의 상시화·장기화가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로 정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 후폭풍에 대비해 연초 대규모 경기부양책 동원을 비롯해 위안화 환율 상승을 용인하는 각종 대응 카드를 구사해왔다. 덕분에 지난해 7월 미중 간 첫 관세보복 조치 이후 1년이 지난 현재 중국 경제는 비교적 선방했다. 하지만 무역전쟁이 1년을 넘기면서 7월 주요 지표들의 꺾임새는 완연하다. 이런 경제성장률과 직결되는 주요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부진하게 나오면서 중국 정부가 올해 사회안정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정한 6% 성장률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 연초 내놓은 대규모 부양책에도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히 지속되자 중국 정부가 새로운 경기부양 조치를 내놓기를 시장에서는 고대하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가 애초 내달 1일부터 10% 관세가 예고된 3000억 달러(약 363조원) 규모의 중국 제품 가운데 휴대전화, 노트북 등 특정 제품에 대해 부과 시점을 12월 15일로 늦추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중국은 나머지 추가 관세 계획에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양국 무역협상이 해결될 결정적 계기가 되기는 그리 쉽지 않은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제통화기금(IMF)은 9일 펴낸 중국 경제 연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새 추가 관세 부과가 없다는 전제 하에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6.2%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나머지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의 관세를 25%로 인상하면 중국의 성장률은 향후 1년간 0.8%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는 비관론을 내놨다. 올 성장률 목표를 ‘6.0∼6.5%’ 구간으로 낮춰 잡은 중국 정부는 2조 1500억 위안(약 363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2조 위안의 감세로 경기 둔화에 맞섰지만 올해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은 각각 6.4%와 6.2%에 그쳤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든다. 반면 중국 경제에 낙관적인 시각도 있다. 마오성융(毛盛勇)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올해 1~7월 중국 경제는 합리적 구간에서 운용됐으며, 전반적으로 안정 속 성장을 이어나갔다”고 자평했다. 여기에다 중국의 철강 생산 증가량이 10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로 경기가 호황이라는 점이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중국의 전국 조강 및 강재 생산량은 각각 4억 9200만t, 5억 8700만t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9%, 11.4%의 증가세를 보였다. 강재 생산이 증가하는 것은 산업 활동이 활발하고 경제가 회복, 또는 성장 국면에 있다는 신호다. 철강 조업 상황은 전반적인 산업 활동의 바로미터이며, 국내총생산(GDP) 성장과도 강한 연동성을 지니는 중요한 산업 지표다. 1990년~2015년 동안 중국 조강 생산량과 GDP 성장률을 살펴보면 두 수치의 연관성은 91%를 넘었다. 경기 호황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시멘트와 굴착기 생산 판매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2019년 상반기 중국 전국 시멘트 생산량은 10억 4500만t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8% 증가했다. 생산 증가속도는 6년래 최고치다. 건축 경기의 나침판인 굴착기와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트 등의 생산 판매도 모두 20% 가까운 급증세를 나타냈다. 제조업 투자가 격감하는 상황에서 철강 생산 및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은 일정 정도 경제 회복의 신호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영훈 또 망언 “위안부 원류는 조선시대 기생”

    이영훈 또 망언 “위안부 원류는 조선시대 기생”

    친일 식민사관 논란 ‘반일 종족주의’ 저자“광복 이후 한국군·미군 위안부 형태로 존속”MBC 기자 폭행 사과하면서도 “정당 방위”친일 식민사관 논란을 일으킨 베스트셀러 ‘반일 종족주의’의 저자 이영훈 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의 원류는 조선시대 기생제이며 해방 이후에도 한국군·미군 위안부 형태로 존속했다”고 주장했다. 남성의 여성성 착취가 일제강점기만의 문제는 아니며 오히려 광복 이후 위안부의 실상이 더 참혹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승만학당 교장으로 있는 이 전 교수는 16일 유튜브 채널 ‘이승만TV’에 올린 영상 ‘반일 종족주의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자기 소신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이야기’를 펴낸 2007년에는 위안부 연구를 주도한 요시미 요시아키 학설을 채택해 위안부제는 일본군 전쟁범죄이며, 위안부는 성노예였다고 정의했다”면서도 이후 12년간 연구하면서 남성이 여성의 성을 착취한 것이 일제강점기 문제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이 전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의 원류는 조선시대 기생제이며, 이 제도는 해방 이후 민간 위안부, 한국군 위안부, 미군 위안부 형태로 존속했다”며 “위생 상태, 건강 상태, 소득수준, 포주와 관계는 (일제강점기 이후가) 일본군 위안부보다 훨씬 참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제강점기 군인과 노무자 경력이 있는 인물 50여명 인터뷰 ▲동남아시아 일본군 위안소에서 관리인으로 근무한 사람의 일기 ▲일본에서 나온 공창·위안소 제도 연구 성과 ▲서울대 보건대학원 학생들이 1964∼1967년에 발표한 논문 ▲한국 정부가 작성한 보건사회통계연보 등을 통해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전 교수는 지난 4일 MBC 기자를 폭행한 것과 관련해서는 “원숙한 인격이었다면 피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이었다”며 “개인적으로 기자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상대방 동의를 받지 않고 마이크를 들이대거나 촬영하는 것 역시 정당화될 수 없는 폭력”이라며 인격권과 초상권을 무시한 처사에 대한 정당방위였다고 항변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뉴욕에서도 “NO 아베”…교민들, 日 총영사관 앞 규탄 시위

    뉴욕에서도 “NO 아베”…교민들, 日 총영사관 앞 규탄 시위

    미국 뉴욕에서도 15일(현지시간) 광복절을 맞아 기념행사와 일본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날 뉴욕 맨해튼의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현지 교민들은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고, 한국에 대한 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 보복을 규탄하는 시위를 개최했다. 시위에는 교민 30명이 참석해 “노(No) 아베”를 외쳤다. 이들은 “침략 역사를 부인하는 일본 정부를 규탄한다”면서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했다. 또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대해서도 “무모하고 사리에 맞지 않는 경제 보복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의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서는 아베 정부가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원칙에 흔들림 없는 당당한 대응을, 재미 교민사회에 대해서는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에는 뉴욕 퀸스 플러싱의 대동 연회장에서 주뉴욕 대한민국총영사관과 뉴욕한인회, 대한민국 광복회 뉴욕지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 공동개최로 약 300여명의 교민이 참석한 가운데 제74주년 광복절 기념식이 개최됐다. 또 오후 6시부터는 코리 존슨 뉴욕시의회 의장 주최로 맨해튼의 뉴욕시의회 청사에서 광복절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2030 세대] 일본과 일본인/한승혜 주부

    [2030 세대] 일본과 일본인/한승혜 주부

    ‘여명의 눈동자’는 태어나서 처음 본 드라마였다. 어려서 뭘 모를 때였는데도 어찌나 재미있던지, 방영일을 손꼽아 기다렸다가 매회 정신없이 보곤 했다. 철조망을 사이에 둔 연인이 입맞춤을 하던 마지막 장면은 아직도 기억날 정도.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이후 나의 역사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두 주인공은 징용을 피하려다 빨치산이 되기도 하고, 위안부로 끌려가 온갖 고초를 당하기도 한다. 그걸 보며 자연스레 일본은 정말 나쁜 국가이며, 일본인은 상종 못할 이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 일본군이 조선인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했던 내용이 담긴 ‘마루타’란 책을 보고 분노는 더욱 커졌다. 절대 용서 못해! 머릿속 ‘뿔 달린 일본인들’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진 것은 그로부터 한참 뒤, 일본을 직접 여행하면서였다. 가장 가까운 나라라 덜컥 첫 해외 여행지로 삼긴 했으나, 여전히 마음속 어딘가에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고 차별하거나, 괴롭힐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었다. 직접 가본 후에야 모두 기우였다는 것을 알았다. 다들 매우 친절했다. 편안하고 안전하게 여행을 다녀왔다. 나중에 일본에 살게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의 일본인은 한국인인 나를 그들과 똑같이 대했다. 간혹 진상을 부리거나 불쾌한 언행을 하는 사람이 없지 않았지만 그런 사람은 한국에도 많았다. 단편적인 경험들일 뿐이지만 그러면서 일본도 그냥 사람 사는 곳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뿔 달린 짐승이, 악마가, 악당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 최근 사회적으로 일본에 대한 반감이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기본적으로 정부의 정책이나 시민들이 개별적으로 벌이는 운동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국민은 국력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고 국가 간 권력다툼은 피할 수 없다. 같은 차원에서 불매운동도 당연히 가능하다. 아픈 역사로 부당하게 고통받은 개인들을 위한 투쟁 또한 계속되어야 한다. 과거를 일방적으로 잊으라거나 조약 하나로 무마하려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그러나 투쟁이 가속화되는 과정에서 일본이 아닌 일본 국민에게로 그 격렬한 감정이 향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며칠 전 일본인을 비하하는 단어들이 들어 있는 현수막이 길가에 버젓이 걸려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국가나 지자체 차원에서 이런 모습을 방조하거나, 더 나아가 부추겨서도 안 될 일이다. 일본과의 무역전쟁에 동참하는 것과 일본인에게 혐오스러운 표현을 하는 것은 매우 다른 문제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어쩌면 필요 이상으로 일본을 ‘증오’하는 모습은 우리가 아직까지도 일본으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했다는 징표일 수 있다. 미움은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이다. 일본인이든 한국인이든 모두 근본적으로는 ‘개인’이라는 점을 인식할 때, 우리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 바로 설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과거를 극복하고 독립하는 길일 것이다.
  • 中 진출 기업 성공하려면 중국인 정서 자극 금기

    中 진출 기업 성공하려면 중국인 정서 자극 금기

    최근 홍콩 시위 여파로 중화권 유명인들의 ‘하나의 중국’ 지지 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외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무엇보다 중국인들의 정서를 자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고서가 15일 나왔다.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인들의 정서를 자극했다가 시장에서 즉각 퇴출되는 일이 빈발했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는 ‘중국 외자기업 실패 사례 분석’ 보고서에서 “올해 초 중국 전국인민대회에서 외자투자법이 통과되는 등 중국 정부가 외자 기업 대상 개방 확대에 전력 투구를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중국인의 국민정서를 자극하는 것은 외자기업의 금기 중 금기”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중국에 신규 설립된 외자기업은 전년보다 59.8% 늘어난 6만 553개, 외자유치 총액은 1349억 달러를 기록했다. 여러 국가에서 쌓은 글로벌 기업의 역량으로도 ▲보수적 경영방식 ▲소비자 수요·트렌드 분석 실패 ▲국민정서 자극과 같은 악재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보고서는 당부했다. 미국의 전자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는 2006년 중국에 정식 진출했지만, 공급상에게 제품을 선구매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보수적인 경영 방식을 고수한 끝에 2011년 중국 사업을 접었다. 2004년 중국에 진출해 중산층 고객을 겨냥한 온라인쇼핑 사업에 주력했던 미국 아마존 역시 저가제품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외면을 받다 지난달 일부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중국인들의 감정을 건드린 경우엔 더 극적인 실패가 이뤄졌다. 프랑스 까르푸는 1995년 중국에 진출해 대형 매장 210개까지 확장했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자를 대상으로 파리에서 벌어진 중국 인권 항의 시위에 반발한 중국인들이 불매운동을 벌임에 따라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이후 경쟁사에 비해 느린 배송 정책 등을 펼친 까르푸의 주식 80%를 최근 중국 유통기업인 쑤닝이 48억 위안(약 820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11월 젓가락을 사용하는 중국인을 희화화한 광고로 불매운동 대상이 된 명품 브랜드 돌체&가바나도 불매운동에 이은 온라인 쇼핑몰 퇴출을 경험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소녀상·심우장… 성북 청소년, 역사로 배운 주민자치

    서울 성북구는 광복절을 맞아 지난 9일 아동·청소년 주민자치위원들을 대상으로 지역 역사·문화 탐방 워크숍을 개최했다고 15일 밝혔다. 아동·청소년 주민자치위원들은 성북구에 있는 ‘심우장’을 찾아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평화의 소녀상’을 찾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되새겼다. 워크숍에 참가한 한 학생은 “우리 지역에 평화의 소녀상부터 심우장까지 일제강점기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문화유산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봤다”고 했다. 구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어려울 수 있는 주민자치라는 주제를 지역 내 독립운동 역사 탐방을 통해 쉽고 재밌게 풀어냈다”고 했다. 아동·청소년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자치 정착 과정에 청소년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탐색하고 구정에 반영될 마을의제를 발굴한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청소년들이 지역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中 양날의 칼 ‘위안화 포치 시대’… 美를 벨까 中을 벨까

    中 양날의 칼 ‘위안화 포치 시대’… 美를 벨까 中을 벨까

    지난 8일 오전 9시 19분(현지시간). 지난달 31일 이후 6일 연속 기준환율을 높여오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결국 이날 기준환율을 전날(6.9996위안)보다 0.06% 오른 달러당 7.0039위안으로 고시했다.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이미 달러당 7위안이 깨진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기준환율마저 7위안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날아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패닉’(공황) 상태에 빠졌다. 기준환율이 7위안을 넘겨 고시한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5월 15일 이후 11년여 만이다. 위안화 환율은 5일 홍콩 역외시장에서 처음으로 7위안을 돌파하면서 위안화 가치의 약세를 뜻하는 ‘1달러=7위안 시대’가 열린 것이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이후 이 위안화 약세 현상이 뚜렷한 만큼 미중 무역전쟁이 미중 환율전쟁은 물론 글로벌 환율전쟁으로도 옮아갈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중국에 1달러=7위안 선, 이른바 ‘포치(破七) 시대’가 개막됐다. 중국 정부가 7위안 선이 무너져도 시장 개입에 적극 나서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바람에 지난 14일 현재 기준환율이 7.0312위안을 기록하는 등 ‘포치 시대’가 지속됨으로써 위안화 가치의 약세 기조가 완연해졌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약세를 용인한 것은 중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진단했다. 위안화의 소폭 절하만으로도 해외에 판매하는 중국산 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덕분에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중국의 수출업체에는 위안화 가치의 절하가 단비 같은 소식이다. 장밍(張明)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만약 미국이 계속 무역 갈등을 고조시키면 중국 정부가 시장의 압박에 따라 위안화를 움직이도록 내버려 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고율 관세의 충격을 상쇄해 중국 수출업체들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가치 약세 현상의 현실화는 미국의 3000억 달러(약 363조원) 규모의 추가 관세부과 예고 등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중국 경기 둔화로 시간문제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그동안 경제적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환율조작국 지정’이라는 카드를 들고 으름장을 놓는 미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위안화의 약세를 방어하기에 급급했다. 데이비드 로에빙거 TCW그룹 매니징 디렉터는 중국 지도부가 미국과 선의를 구축하기 위해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 하락 압박에 저항하면서 대세를 거슬러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의 추가 관세 보복→ 중국의 위안화 7위안 선 돌파 용인→ 미국의 환율조작국 명단 등재 등 양국이 도박 같은 치킨게임을 벌이는 통에 이제 위안화 환율의 ‘고삐’가 풀려버린 것이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관련이 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부작용도 있지만 수출 단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만큼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관세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하는 까닭이다. 미국이 얼마만큼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느냐에 따라 위안화의 환율 수준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뱅크 오브 메릴린치는 미국이 오는 9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 3000억 달러에 10%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위안화 가치는 연말까지 7.3위안 수준으로 떨어지고, 25%까지 관세를 부과할 경우 7.5위안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가 약세현상을 보이더라도 맞대응할 수 있는 곳간인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여전히 3조 달러가 넘을 만큼 든든하다는 점에 자신감을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외환보유고는 올 들어 310억 달러가 증가하며 3조 1037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용인함으로써 대미 ‘반격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하지만 위안화 약세 기조는 중국에 ‘양날의 칼’이다. 미국과 전방위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위안화 약세를 유지하는 것은 대규모 자본유출과 이에 따른 증시 폭락, 부채 급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도 크다. 대규모 자본유출을 촉발할 수 있는 게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지난 1~4월 외국인 자금의 유입에 힘입어 30% 넘게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무역협상이 결렬되면서 상하이 증시가 곤두박질치는 바람에 투자자들 사이에 볼멘소리가 나온다. 여기에다 위안화 가치까지 추가 절하된다면 환차손까지 우려한 외국인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갈 공산이 크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팀장은 “달러당 7위안은 자본유출과 금융불안 등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중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위안화 약세 가능성만으로도 대규모 자본유출을 경험한 트라우마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4~5월 두 달간 중국 자본시장에서 이탈한 외국자본은 무려 120억 달러에 이른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위안화 가치 하락 우려감으로 외국자본이 이탈한 것이다. 상하이 소재의 자산운용사 MQ인베스트먼트의 존 저우는 “미중 무역전쟁과 위안화 환율이 7위안대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감으로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가치의 7위안 시대는 국민경제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중국 경제에 미칠 충격파는 작지 않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인들은 더 많은 위안화를 주고 달러화 제품을 사야 한다. 해마다 석유와 옥수수, 콩 등을 대량 수입해야 하는 중국으로선 국민경제와 직결되는 농산물 등의 가격이 폭등하는 인플레 위기에도 직면할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이 갚아야 하는 외화부채 부담도 커진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국제금융협회(IIF)는 1분기 중국의 총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304%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비공식 통로를 통한 차입, 즉 그림자금융(정부 관리감독 범위 밖의 비제도권 금융)을 통한 차입을 제한하면서 비금융부문에서의 기업부채는 줄었지만 다른 부문에서 대출이 급증하면서 그 규모는 40조 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총부채의 15%에 이른다. 중국 시장조사업체인 윈드는 올해 만기 도래하는 중국의 달러화 표시 부채가 113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중국 현지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홍콩계 회사나 글로벌 기업들이 빠져나갈 경우 대량 실업 사태가 발생하면서 고용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 기업들로서는 위안화 가치가 하락해 대량의 환차손이 발생하면 생산 규모를 줄이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투자 심리도 냉각시켜 중국의 경제체질 전환에도 어려움을 주고, 위안화가 불안정해지면 금융 리스크나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도 커져 장기 투자계획 등이 미뤄지거나 취소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외 개방을 통해 경제성장 구조 전환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중국의 전략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위안화 약세 기조는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판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에도 독이 될 수 있다. 일대일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막대한 달러화 자금을 각국에 투자하고 있는데, 위안화의 가치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달러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해외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다”면서 “위안화 가치가 너무 떨어지는 것은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외신 “日 달랜 文… 표현 수위 낮췄다”

    해외 주요 매체들이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제74돌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대일 발언 수위가 낮아졌고 유화적 태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와 AFP 통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문 대통령의 이날 경축사 중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는 부분을 공통으로 인용했다. NYT는 ‘한국 대통령이 일본과의 갈등 속에서 회유 목소리를 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두 아시아 핵심 동맹국 사이에 쓰디쓴 대립이 몇 주간 이어진 후 문 대통령은 일본을 달래는 언급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에 일본에 대화를 촉구했다’는 제목을 달고 “일제로부터 독립을 기념하는 연설에서 문 대통령이 최근 일본을 향해 사용한 거친 표현에서 수위를 낮췄다”고 했다. AFP 통신도 “(문 대통령이) 일본을 향해 올리브 가지를 흔들었다”고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일본이 앞서 소재 수출 1건을 승인한 것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신호’로 평가했다. 반면 북한은 이날 일본을 향해 “죄의식은 꼬물도 없이 시대착오적 망동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하며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했다. 북한 조선인 강제연행 피해자·유가족협회는 이날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대변인 담화를 내고 “우리 전체 조선의 과거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은 과거 죄악에 대한 죄의식은 꼬물만큼도 없이 대세의 흐름에 역행하면서 조선반도 재침 야망 실현에 피눈이 되어 날뛰는 일본의 오만하고 시대착오적인 망동에 치솟는 격분을 금치 못하면서 준렬히 단죄규탄한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위안부·징용 거론 안한 文… 한일 미래지향적 관계에 무게

    위안부·징용 거론 안한 文… 한일 미래지향적 관계에 무게

    비판 자제 수위 조절하고 평화시대 강조 치킨게임 양상 막고 외교해법 모색 판단 GSOMIA 연장 결정 등 변곡점 아직 남아 文 “세계 고도 분업체계 통해 공동 번영” 日의 경제보복 이율배반적 조치 지적 속 한국경제 체질 개선강국 발돋움 의지도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수교 이후 가장 얼어붙은 가운데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광복절 메시지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란 표현에 담긴 극일 의지와 더불어 “지금이라도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는 대화의 손짓으로 축약된다. 과거사 문제는 국민적 공감대와 피해자 합의가 선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이어가되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지향한다는 ‘투트랙 기조’의 연장선인 셈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고강도 비판을 자제하고, 양국 간 민감한 현안인 ‘위안부’나 ‘강제징용’을 직접 거론하지 않는 등 수위 조절을 했다는 점에서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 놓는 데 보다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오는 23일까지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몇 차례 터닝포인트가 남아 있지만, 향후 일본의 대응 기조에 따라 한일 갈등 국면이 전환점을 맞이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이날 대일 메시지의 전반적 기조는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역사를 거울삼아 한국과 일본이 굳건히 손잡을 때 평화의 시대가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했던 것과 맞닿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도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고 규정하며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제보복의 부당함과는 별개로 외교적 해결의 가능성을 닫아 놓아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된 강제징용 문제를 한 번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일본과 함께 일제강점기 피해자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하고자 했고 역사를 거울삼아 굳건히 손잡자는 입장을 견지했다”며 “과거를 성찰하는 것은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2015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후 70년 담화에서 “전쟁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우리의 자손, 그리고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죄를 계속하는 숙명을 안겨 주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데서 드러나듯 우익은 물론 일본 사회 내 팽배한 왜곡된 역사인식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도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또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이율배반적이란 점을 지적하고, 단호하게 ‘극일’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세계는 고도 분업체계를 통해 공동번영을 이뤄 왔고, 일본 경제도 자유무역 질서 속에서 분업을 이루며 발전해 왔다”며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어느 나라든 자국이 우위에 있는 부문을 무기화한다면 평화로운 자유무역 질서가 깨질 수밖에 없으며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아울러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위기를 오히려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 기회로 삼고, 일본을 뛰어넘는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자고 천명했다. 문 대통령의 인식은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이루지 못했다”거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책임 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는 대목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혼다 전 美 하원의원, 나눔의집 방문

    혼다 전 美 하원의원, 나눔의집 방문

    74주년 광복절인 15일 마이크 혼다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인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을 찾았다. 혼다 전 의원은 2007년 미국 하원에서 일본군‘성노예’피해자 할머니 3명을 초청해 청문회를 개최하고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장본인 이다. 나눔의 집에 따르면 혼다 전 의원이 이날 부산 출신 이옥선(92) 할머니와 대구 출신 이옥선(89) 할머니 등 2명의 이옥선 할머니를 만나 위로했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혼다 전 의원이 2007년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과 관련해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증언한 김군자(2017년 타계) 할머니 등 많은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안타깝다. 전 세계에 평화의 소녀상이 많이 세워져 일본을 압박해 사죄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2017년 9월 2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녀상을 건립한 ‘김진덕·정경식재단’의 김순란 이사장과 김한일 대표, 미국 인권단체 위안부정의연대(CWJC)의 릴리안 싱·줄리 탕 공동의장, 샌프란시스코 소녀상을 제작한 미국 조각가 스티븐 와이트씨 등도 이날 함께 방문했다. 김 이사장과 김 대표는 미국 서부지역에 제2, 제3의 소녀상을 추가로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나눔의 집 할머니들에게 고려인삼 등을 선물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이천 ‘평화와 인권의 영원한 소녀 김복동상’ 세워졌다

    이천 ‘평화와 인권의 영원한 소녀 김복동상’ 세워졌다

    ‘이천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평화와 인권의 영원한 소녀 김복동상’ 제막식이 위안부 기림일인 14일 오후 7시 ‘이천아트홀’ 앞 잔디광장에서 열렸다. 제막식은 이천시민 및 제 단체, 엄태준 시장, 송석준 국회의원, 시도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전공연, 본행사, 축하공연,제막식, 대동놀이로 진행됐다. 조형물은 소녀상과 함께 성금 참여 시민과 단체 이름과 기념시를 새겨놓은 비석으로 구성되었다. 건립추진위원회는 12개 시민단체와 정당이 참여하여 지난해 10월2일 출범하였다. 또한 매주 수요일 저녁에 홍보와 모금활동을 전개하고, 격주 간 집행위원회를 개최해 왔다. 모금에 있어서는 노동· 여성 · 종교·친목 단체 등 63개 각종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무려 551명의 시민 성금으로 목표액(4800만원)을 훨씬 초과한 5800만원을 모았다. 지난 4월에 공모와 심사를 거쳐 안경진작가의 작품을 선정하였다. 이 작품은 ‘1992년 용기있게 일본의 만행을 폭로하면서 일본의 사죄를 촉구한 김복동 할머니 상’이다. 그리고 동상에 희망의 빛을 쏘아 벽면에 어린 소녀의 그림자가 나타난 모습을 형상화했다. 강연희 추진위원회 대표는 “일본은 위안부 피해 등 역사를 아직도 반성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일본은 요즘 수출 규제로 우리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면서 “ 이런 때 이천시민들과 단체들의 성금참여, 이천시의 적극적인 후원, 그리고 시의회의 조례제정 등 이천이 하나되어 만든 소녀상은 대단한 의미를 갖고 있다. 또 다른 독립운동이다 ”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4회]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양승태 법정서 불거진 ‘매춘’ 설전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4회]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양승태 법정서 불거진 ‘매춘’ 설전

    양승태 전 대법원장 23차 공판 지상중계檢, 위안부 재판 검토 보고서 내 ‘매춘’ 표현 문제 삼아보고서 작성 판사 “일본 주장을 그대로 적은 것일 뿐”“전체 맥락을 보지 않고 일부 표현만 문제 삼아 유감”일제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해 전범기업의 개인 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빌미로 한 일본의 경제보복과 이에 맞서는 정부와 국민들의 대응으로 올해 광복절은 더 뜨겁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1400회째 수요시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만여명이 참석했다. 마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 겹쳐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달궈졌다. 그리고 같은 날, 일제 강제징용 사건을 놓고 청와대·정부와 이른바 ‘재판 거래’를 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법정에서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매춘’ 표현을 두고 설전이 오갔다.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3회 공판에서는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을 지낸 조모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양승태 사법부’가 일제 강제동원 사건과 관련한 외교부 입장을 대법원에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동안 조 부장판사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우리 법원에 제기한 손해배상 사건에 대한 검토 보고서를 작성했다. 2016년 1월 4일자 ‘위안부 손해배상 판결 관련 검토’ 보고서다. 조 부장판사는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로 이 보고서를 작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임 전 차장이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이 소부 판결”이라면서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고 위안부 손해배상 사건의 여러 쟁점사항을 설명해 주면서 “(원고들이 승소하기) 어려운 사건 아니겠느냐”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특히 임 전 차장은 주권면제(국가간 주권은 평등하므로 국가와 그 재산이 일반적으로 다른 국가의 집행관할권에 속하지 않는다는 법 원칙), 통치행위, 한일 위안부 합의, 소멸시효 등을 핵심 쟁점으로 언급했고, 이러한 취지에 맞춰 조 부장판사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낸 소송의 결론도 부정적이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조 부장판사는 “일단 사건을 검토해보니까 강제징용 사건과는 달리 국가를 대상으로 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주권면제 원칙상 다른 국가가 한 국가를 법정에 세울 수 있냐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자료를 검토했고 그 부분이 해결되지 못하면 나머지 부분은 사실 각론적인 부분이어서 자료 정리하면서 (임 전 차장이) 말씀하신 내용이나 또 보좌하는 입장에서 반대되는 판례나 견해나 그런 들을 같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前심의관, 위안부 관련 보고서에 ‘매춘’ 단어…검찰 “부적절한 것 아니냐” 특히 보고서 가운데 한 단어가 논란이 됐다. 보고서 말미 ‘향후 심리 및 결론 방향에 대한 검토’ 부분에 ‘문제점’을 다룬 내용 가운데 ‘1. 현재 통설인 제한적 면제론에 의할 때, 일본의 일본군 동원 행위가 국가의 주권적 행위인지, 상사적(매춘) 행위인지, 일본이 국가면제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등이 아직 명백하지 아니한 상태임 → 반드시 국가면제에 해당하여 재판권 없음이 명백하다고 볼 수 없음’에 등장한 ‘매춘’이라는 단어였다. 검찰은 먼저 “매춘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당시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임종헌의 지시였나, 아니면 증인이 직접 판단해서 사용한 것인가”를 물었다. 조 부장판사는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답했다. 조 부장판사는 이어 “이게 주권행위라고 보면 참 딜레마인데 지금 일본이 국가적인 주권행위가 아니라 상사(商事)적 행위라고 계속 책임을 부인하고 있는데 주권행위를 부인해야 재판권이 인정되는 것이고 주권행위라고 인정하면 또 재판권이 없어지는 그런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래서 제가 직접 기록을 본 것은 아니지만 관련 논문을 보니까 당사자들도 재판권 자체를 판단할 때는 그게 상사적 행위냐, 주권적 행위냐가 명백하지 않으면 일단 재판권을 인정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취지로 나와있었고 그래서 일본의 주장이 그러하면 재판권이 없다고 각하할 것이 아니라 본안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기재한 것”이라고 덧붙이며 “이것을 어떻게 위안부 피해자들이…”라며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검찰은 “보고서 각주를 보고 논문을 다 찾아봐도 상사적 행위인지, 주권적 행위인지에 대한 논쟁이 검토된 부분은 있지만 상사적 행위를 매춘이라고 하지는 않았다”면서 “그래서 이 표현이 생경해서 임 전 차장이 지시한 것인지 물어본 것”이라고 말했다. 조 부장판사는 “그런 구체적 표현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자 검찰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 위안부 피해를 알린 처음 세상에 알린 이후로 8월 14일 오늘이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지정됐다. 그리고 2017년부터는 해당 법률이 통과돼 국가기념일로 법적으로 확정됐다. (위안부 문제는) 국민적 합의 내지 국가적으로 역사적 평가를 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매춘이라는 표현은 이와 달리…” 이 때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증인이 말을 했는데 추가적 질문을 장황하게 하는 게 의미없다”며 말을 가로막았다. 재판부는 “질문 내용을 들어봤으면 한다”며 검찰에 다시 질문을 이어가라고 했다. 검찰은 “매춘이라는 표현은 이와 달리 귀책사유 또는 고의가 인정되는 표현인데 이런 표현을 현직 법관인 증인이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사용했는데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고 다시 물었다. 조 부장판사의 목소리가 떨렸다. “보고서 괄호 안 표현 하나를 계속 짚어서 말씀하시니까 마치 위안부 피해자 분들을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게 자꾸 말씀하시는 것 같아서… 마음을 정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제가 정말… 제가··· 그 보고서의 전체적인 방향을 보시면 일본이 그렇게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라도 재판권을 인정할 여지가 있는지에 집중한 것이고 재판권이 있다고 하면 일본이 국가 책임을 부정하고 있는데 이게 전시 국가적으로 피해자를 동원한 행위라고 하면 할수록 주권면제의 대상이 돼 재판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일본 주장이라도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해서 재산권을 인정할 여지가 없을까 그 부분을 보고서의 전체 방향이 그런 것이지… 그래서 그 이후에도 각하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공시송달을 해서 일본을 우리가 법정으로 불러낼 방법이 있는지 국제법적으로나 민사소송법상 각하해야 한다고 해도 일본의 그런 범죄에 해당하는… 국가적으로도 피해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범죄라는 것을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들어서 기재한 것이고 그러한 전체적인 방향에서 보셨으면 그러면 이해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현직 판사 “전체적으로 재판권 인정돼야 한다는 취지…맥락을 봐달라” 억울함 호소 조 부장판사의 떨리는 목소리에서는 당혹스러움과 억울함이 역력했다. 쟁점을 정리하면서 위안부가 국가적으로 동원된 것이 아닌 상업적인 목적으로 운영된 것이라는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담아 쟁점별로 재판권이 어떻게 인정될 수 있는지를 정리한 것인데 그 괄호 안 단어 하나로 자신이 마치 위안부 피해자들이 매춘을 했다고 표현한 것으로 공격을 받자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조 부장판사가 답변을 마치자마자 “기본적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하고 검사의 질문이 뭐가 연관성이 있는지 의문이고 제3자 지시를 받은 게 아니라고 증언한 이후에도 거기에 대해 증인에게 이런 식으로 묻는 것은 형사소송규칙 74조 2항 1호에서 금지하는 ‘모욕적 신문’이라고 평가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의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공소사실과의 관계에 비춰봐서 물어볼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증인이 이 보고서를 임 전 차장의 대외적인 공보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작성했다고 증언했는데 이게 만약 대외적 공보자료라면 임 전 차장의 입장에서는 ‘상사적 매춘행위’ 이런 부분을 대외적으로 언론에 얘기하는 것은 매우 실언일 수 있고 부적절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증인이 실제 보고서를 작성할 때 임 전 차장의 대외적인 공보활동 목적으로 작성한 것이 맞나? 그렇다면 이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 같아 질문하는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이 표현을 언급했다. 조 부장판사는 언론에 직접 건네지는 보도자료가 아니라 언론을 비롯해 대외적으로 관련 문의가 왔을 때 임 전 차장 등 법원 관계자들이 보고서를 검토한 뒤 자신의 입장을 말할 수 있도록 정리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부장판사는 다시 한 번 이렇게 말했다. “지금 저기 저 부분(매춘)을 형광펜으로 쳐서 말씀하시니까 그렇게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처럼 질문을 하시는데 그것이 아니라 재판권을 인정하려면 일단 일본이 주장하는 것이 사실인지, 우리나라가 주장하는 것이 사실인지 불분명하다면 재판권은 일단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에서 기재한 것이다. 전체적인 방향을 보지 않고 그 문구 하나만을 보시고 질문하실 때는 굉장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검찰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고 생각한다”며 약 15분 남짓 이뤄진 설전을 멈춰세웠다. 그러나 오후 재판에서도 변호인 반대신문을 통해 몇 차례 이 보고서가 도마에 올랐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반대신문을 통해 조 부장판사에게 “증인은 일제의 위안부 동원 행위의 성격을 상사적 행위라고 생각한 적이 전혀 없으시죠?”라고 물으며 그의 입장을 거들었다. 조 부장판사는 “당연히 없다”고 답했다. 또 이 보고서가 사건이 계류된 서울중앙지법 민사재판부에 전달되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재판부에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했냐고도 물었고 여기에도 조 부장판사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박병대 측 반대신문 질문 딱 하나… “박병대 강제징용 판결 관여한 사실 알았나”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이례적으로 반대신문에서 딱 한 가지 질문만 증인에게 건넸다. “증인은 심의관으로 지시받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이 사건으로 검찰에서 장기간 조사를 받고 관련 사건 재판에서 증언하고 다시 이 사건에 증인으로 채택돼 박병대 피고인과 변호인은 미안한 마음이다. 물어보고 싶은 것이 좀 있지만 딱 한 꼭지만 물어보겠다. 증인이나 다른 기조실 심의관들은 (검찰이) 문제삼는 보고서 작성 당시 박병대 피고인이 강제징용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들 중 한 명이란 사실을 알았나?” 박 전 대법관은 2012년 강제징용 사건을 처음 파기환송한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에 속해있었다. 양승태 사법부가 일제 강제징용 사건으로 재판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박 전 대법관은 이미 일본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인 만큼 재판 거래를 할 이유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질문으로 해석된다. 조 부장판사는 변호인의 질문에 “몰랐다”고 답했다.이후 검찰의 재주신문 과정에서 조 부장판사는 다시 한 번 심경을 호소했다. 검찰이 “보고서 맨 마지막 부분에 보면 ‘국민적 비판이 예상되니 국가(주권)면제 해당 여부, 반인권적 행위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그 전제로 위안부가 일본의 조직적 행위, 반인권적 행위라는 걸 구체적으로 말하면서 여론을 악화하도록 검토’라는 부분이 있다. 판결 이외의 내용을 검토한 것인가?”라고 묻자 조 부장판사는 “그런 식으로 됐으면 좋겠다라는…보고서를 쓰다가 생각이 들어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덧붙였다. “그 보고서를 쓸 때는 저도 막연히 당연히 위안부 피해자 분들이 억울할 것 같고 검토를 해보니 재판부가 인정하기는 어려운 사건이고… 그러면 이 분들은 어떻게 하면 한이 풀릴까 생각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이렇게 하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고… 제 생각을 아셨으면 좋겠고 혹시라도 나중에 지금은 뭐 행정처에서 공보 목적으로 하지만 나중에라도 재판하게 될 수 있는데 이런 내용을 기록하고 기억하면… 차장님이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시면 좋을 것 같아 제 생각을 담았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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