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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中, 1200조원 ‘美 국채 매각 카드’…최종병기냐, 자충수냐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中, 1200조원 ‘美 국채 매각 카드’…최종병기냐, 자충수냐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의 ‘미 국채 매각 카드’가 화두로 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달 29일 중국산 첨단 기술 품목에 25%의 고율 관세 부과를 강행하자 중국은 합의 위반이라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사항전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미 경제전문 채널 CNBC는 최근 “미·중 무역전쟁에서 미 국채 1위 보유국 중국이 가장 강력하게 쓸 수 있는 무기는 미 국채”라며 “상황이 악회되면 중국이 미 국채 매도에 나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中, 美 국채 매각 땐 글로벌 경제 직격탄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와중에도 미 국채를 계속 매입해 보유 규모가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 3월 110억 달러가 증가해 모두 1조 1900억 달러(약 1280조원)에 이른다. 미 국채 시장 규모가 14조 5000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보유액은 미 국채 전체의 8.2%를 차지한다, 미국이 해외에 매각한 국채(6조 2600억 달러)의 19%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중국은 일본(1조 400억 달러)에 앞서 1위 자리를 지켰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일 때 중국의 미 국채 보유가 늘었다는 것은 미 국채가 안전자산으로서 매력이 상당하다는 점을 말해 준다. 중국은 그간 미 국채를 사들이면서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미 정부에 자금난을 덜어 주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그런데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지난해의 감세안 탓에 올해 세수마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의 미 국채 매각이라는 악재가 터진다면 미 경제의 타격은 가중될 전망이다. 중국이 미 국채 처분에 나서면 미 국채 금리는 급등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국채 금리를 올려 다른 투자가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시중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미 소비자와 기업의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는 등 미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막대한 재정 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신규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중국이 오히려 미 국채 보유 비중을 줄이면 미 경제에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일본과 한국, 인도 등 미 국채를 많이 보유한 다른 나라들도 영향을 받는다. 더욱이 미국의 금리 인상은 대외 채무가 많은 신흥국에 경제 위기를 부추길 수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미·중 무역전쟁은 결국 글로벌 금융시장까지 덮치게 된다. 리자(李佳) 중국 중앙재경대학 교수는 “요즘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어려움에서 볼 수 있듯 미 금리 상승기 때마다 신흥국들은 위기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미 국채 매각을 무역전쟁의 ‘핵폭탄’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관측은 이런 연유에서 나온다. 그렇지만 중국이 미 국채를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6일 보도했다. 미 국채 매각은 중국 역시 큰 피해를 각오해야 하는 만큼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적지 않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와중에도 중국 정부는 단 한 번도 미 국채 매각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방침은 2014년 심각한 금융 혼란을 겪었던 뼈아픈 경험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안전자산으로서 미 달러와 국채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자 중국 정부는 보유외환 다변화에 적극 나섰다.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를 창립하고 국가외환관리국 산하에 해외 투자펀드를 조성해 해외 부동산과 주식 투자 등에 본격 나섰다. 여기에는 보유 외환이 늘어날 것이라는 믿음이 자리잡고 있었다. 기세 좋게 늘어나던 중국의 보유 외환은 2014년 6월 사상최고치인 3조 9932억 달러로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로 돌아섰다. 위안화 가치절하 등으로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지난해 1월에는 3조 달러 선마저 무너지기도 했다. 비상이 걸린 중국 정부는 민간기업의 방만한 해외 기업 인수를 무산시키고 자본 유출을 엄격하게 단속하는 등 철저한 외환 통제에 나섰다. 달러가 안전자산이라는 중요성도 절실히 느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앨런 휘틀리 국제경제 연구원은 “이런 금융 혼란으로 중국 정부는 위기의 순간에 언제라도 매각해 유동화할 수 있는 미 국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1년여 동안 중국의 보유 외환은 3조 1000억 달러 선을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미 국채 처분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그림자가 중국 경제에 드리우고 있다. 경상수지 악화와 대외채무 증가 등이 외환보유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28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고도 성장을 거듭한 지 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1분기 무역수지는 534억 달러 흑자였지만 서비스수지에서는 762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 중국이 수출입에서 흑자를 거뒀을지라도 이를 관광과 유학, 이자·배당금 지급 등으로 모두 써버렸다는 말이다. 이는 중국의 대외채무 증가와도 관련 있다. 중국의 대외채무는 지난해 말 1조 7000억 달러에 이른다. 전년보다 3000억 달러나 늘어났다. 중국 인민은행의 올해 1분기 대외 차입액은 대출액(650억 달러)보다 훨씬 많은 2220억 달러나 된다. 미 국채 매각이 중국의 외환자산 가치 급락을 초래하는 데다 일본·영국 등 다른 미 국채 보유국의 추가 매입으로 미국에 주는 타격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미 국채 매각 과정에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중국이 보유한 달러화 자산 가치가 떨어져 추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5월 기준 중국 외화보유액(3조 1106억 달러)의 50% 이상이 달러화 자산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중국이 내수 중심 경제로 전환해 왔기 때문에 미·중 무역 갈등에 미국보다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미 국채 매각은 달러 환율에 크게 영향을 주고 미 국채 가치를 하락시키기 때문에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中도 막대한 손해… 美 국채 매각 쉽지 않을 듯 중국이 미 국채 매각에 나서더라도 매각 규모가 큰 만큼 큰손 확보가 쉽지 않고 미국의 강도 높은 추가 보복 조치도 감수해야 한다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미 국채 매각으로 위안화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위안화 국제화’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공적 외환보유고 통화구성’(COFER)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위안화 보유액은 1288억 달러이다.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3%에 그쳤다. 반면 달러 규모는 6조 2800억 달러로 위안화의 49배에 이른다.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2.7%로 위안화의 51배 수준이다. 특히 미 국채의 매각으로 미 시장의 소비가 위축되면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곳의 하나가 중국 수출 기업들이다. 선전광(沈建光)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론상 중국이 미국으로의 수출을 다른 국가나 지역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하지만, 다른 무역 상대 국가에서 중국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높아 이를 재고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적다”고 말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미국 국채 매각은 중국의 최종 병기? 자충수?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미국 국채 매각은 중국의 최종 병기? 자충수?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29일 중국산 첨단 기술 품목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을 강행하자 중국은 명백한 합의 위반이라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사항전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 채널 CNBC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미 국채 1위 보유국인 중국이 가장 강력하게 쓸 수 있는 무기는 미 국채”라며 “상황이 악회되면 중국이 미 국채 매도에 나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대미(對美) 최대의 무기는 곧 ‘미 국채 매각’이라는 말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와중에도 미 국채를 계속 매입해 보유 규모가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 3월 한 달 동안 110억 달러가 증가해 모두 1조 1900억 달러(약 1280조원)에 이른다. 미 국채 시장 규모가 14조 5000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보유액은 미 국채 전체의 8.2%를 차지한다, 미국이 해외에 매각한 국채(6조 2600억 달러)의 19%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중국은 같은 기간 160억 달러가 쪼그라든 일본(1조 400억 달러)에 앞서 1위 자리를 지켰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일 때 중국의 미 국채 보유가 늘었다는 것은 미 국채가 안전자산으로서 상당한 매력이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중국은 그간 미 국채를 사들이면서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미 정부에 자금난을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지난해 통과된 감세안 탓에 올해 세수마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미 국채 매각이라는 악재가 터진다면 미국 경제의 타격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중국이 미 국채 매각에 나선다면 미 국채 금리는 급등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국채 금리를 올려 다른 투자자가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시중 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져 미 소비자와 기업의 대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까닭에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는 등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막대한 재정 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신규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중국이 오히려 미 국채 보유 비중을 줄이면 미 경제에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본과 한국, 인도 등 미 국채를 많이 보유한 다른 나라들도 영향을 받는다. 더욱이 미국의 금리 인상은 대외 채무가 많은 신흥국에 먹구름이 몰려와 경제 위기를 부추길 수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치게 돼 미·중 무역전쟁이 결국 세계 금융시장까지 확산된다. 리자(李佳) 중국 중앙재경대학 교수는 “지금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어려움에서 볼 수 있듯 미 금리 상승기 때마다 신흥시장은 위기를 겪었다”며 “중국 정부는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유동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미 국채보다 유동성이 뛰어난 자산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미 국채 매각을 무역전쟁의 ‘핵폭탄’이라고 보는 시각은 이런 연유에서다. 그렇지만 중국이 미 국채를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6일 보도했다. 미 국채 매각은 중국 역시 피해를 입을 수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만큼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적지 않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미국과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와중에도 중국 정부는 단 한 번도 미 국채 매각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2014년 심각한 금융 혼란을 겪었던 뼈아픈 경험에서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안전자산으로서 미 달러와 국채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자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보유외환 다변화에 나섰다.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를 창립하고 국가외환관리국(SAFE) 산하에 해외 투자 펀드를 조성해 해외 부동산과 주식 투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여기에는 보유 외환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 기세 좋게 늘어나던 중국의 보유 외환은 2014년 6월 4조 달러를 눈앞에 두고 내리막길로 돌아섰다. 지난해 1월에는 3조 달러 선마저 붕괴되기도 했다. 위안화 가치절하 등으로 외국자본이 중국을 썰물처럼 빠져나간 탓이다. 비상이 걸린 중국 정부는 민간기업의 방만한 해외 기업 인수를 무산시키고 자본 유출을 엄격하게 단속하는 등 철저한 외환 통제에 나섰다.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중요성도 절실히 느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앨런 휘틀리 국제경제 연구원은 “이러한 금융 혼란으로 중국 정부는 위기의 순간에 언제라도 매각해 유동화할 수 있는 미 국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1년 반 동안 중국의 보유 외환은 안정세를 보여 3조 1000억 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미 국채 처분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그림자가 중국 경제에 드리우고 있다. 바로 경상수지 악화와 대외채무 증가 등이 외환보유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28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고도 성장을 거듭한 지 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1분기 무역수지는 534억 달러 흑자였지만 서비스수지에서는 762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 중국이 수출입에서 흑자를 거뒀을지라도 이를 관광과 유학, 이자·배당금 지급 등으로 모두 써버렸다는 얘기다. 이는 중국의 대외채무 증가와도 관련 있다. 중국의 대외채무는 작년 말 1조 7000억 달러로 전년보다 3000억 달러나 늘어났다. 중국 인민은행의 올해 1분기 대외 차입액은 2220억 달러로 대출액(650억 달러)보다 훨씬 많았다. 미 국채 매각은 중국의 외환자산 가치 급락을 초래하는 데다 일본·영국 등 다른 미 국채 보유국의 추가 매입으로 미국에 주는 타격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미 국채 매각 과정에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화 자산 가치가 떨어져 추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3월 기준 중국 외화보유액(3조1430억달러)의 57%가 달러화 자산이다. 결국 ‘제살 깎아 먹기’가 된다는 말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중국이 내수 중심 경제로 전환해왔기 때문에 미·중 무역 갈등에 미국보다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미 국채 매각은 달러 환율에 크게 영향을 주고 미 국채 가치를 하락시키기 때문에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미 국채 매각에 나서더라도 매각 규모가 큰 만큼 큰 손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미국의 강도 높은 추가 보복 조치도 감수해야 한다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미 국채 매각으로 위안화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하고 있는 ‘위안화 국제화’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공적 외환보유고 통화구성(COFER)’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위안화 보유액은 1288억 달러이다.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3%에 그쳤다. 반면 달러 규모는 6조 2800억 달러로 위안화의 49배에 이른다.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2.7%로 위안화의 51배 수준이다. 특히 미 국채의 매각으로 미 시장의 소비가 위축되면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곳의 중의 하나가 중국 수출 기업들이다. 선전광(沈建光)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론상 중국이 미국으로의 수출을 다른 국가나 지역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하지만, 다른 무역 상대 국가에서 중국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높아 이를 재고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적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므누신 어벤저스팀’ 베이징 총출동… 美·中 무역협상 스타트

    ‘므누신 어벤저스팀’ 베이징 총출동… 美·中 무역협상 스타트

    ‘매떼와 학의 대결.’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포함된 미국 경제대표단과 이에 맞서는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의 협상을 두고 중국 언론은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미국 대중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경제회담을 위해 3일 중국에 도착한 경제대표단은 ‘지옥에서 온 어벤저스’로도 불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중 무역협상에 므누신 장관을 비롯해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등 강성 매파들을 대거 투입했다. 중국 대표단에는 류 부총리를 위시해 중산(鐘山) 상무부장, 류쿤(劉昆) 재정부장, 추이톈카이(崔天) 주미 중국대사 등이 들어가 이날부터 이틀간의 협상에 들어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과의 협상에 앞서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업들의 미국 내 통신장비 판매를 억제하기 위한 행정명령 발동을 트럼프 대통령이 검토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주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행정명령은 중국의 1위 휴대전화 생산업체인 화웨이와 통신장비 제조업체 ZTE를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또 국내와 전 세계 미군기지에서 중국 화웨이와 ZTE가 제조한 휴대전화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중국 업체의 기기를 사용하면 장병들은 물론 군 기지의 위치가 추적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조치들은 협상을 앞두고 최대한 압박전술을 구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충실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방중에 앞서 “중국의 국가주도 경제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중국 경제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할 책임이 있다”며 “중국은 해외기업에 대한 개방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중국에 도착해 “흥분된다”고만 간단하게 소감을 표현했다. 중국의 고위 관리는 “산업 정책을 바꾸라는 압력이나 무역 적자에 대한 막대한 미국의 양보 요구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항전 의지를 불태웠다. 이번 회담은 고위급 만남에 앞서 실무진 간 협의가 없었다는 점에서 난항을 예고했다. 특히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일 정례브리핑에서 “중·미 경제의 부피와 무게감을 고려한다면 한 번의 협상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리라 보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해 이번 협상에서 최종 타결이 어려워지리라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이 회담에 앞서 어떤 사전 전제조건을 내세우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은 연간 3750억 달러에 달하는 대중 적자를 1000억 달러 감축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다양한 압박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회담 목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이어지는 보복관세를 중단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내에서 양국이 경제발전을 이어 가는 것이라고 중국 관영언론은 설명했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3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뜨리면서 미국과의 협상 결렬에 따른 무역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길 기대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위대한 금융팀이 무역에 관한 평평한 운동장을 협상하기 위해 중국에 있다”며 시 주석과의 회담 의사를 공개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시리아 공습 후폭풍] ‘중동 리스크’ 커져 국제유가 비상

    [시리아 공습 후폭풍] ‘중동 리스크’ 커져 국제유가 비상

    美·中 무역전쟁 재점화 가능성 일회성 공습 땐 영향은 제한적‘시리아 리스크’로 촉발된 국제 유가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국내 석유화학 회사와 정유 업체에 ‘호재’로 작용할수 있지만, 금융 시장 전체에 미칠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6일 “유가가 오르면서 석유화학 관련주가 뚜렷하게 반등세를 보이고 있고, 오는 2분기에 정유업체가 높은 정제 마진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이번 공습이 지난해 4월처럼 ‘일회성 공격’으로 끝나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면서도 “향후 각국의 대응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리아 공습은 미국의 ‘중국과 중동에 대한 경고’로 해석돼, 국내 증시에 미·중 무역전쟁 리스크가 커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 된 중국이 중동에 원유 위안화 결제를 요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에 중국의 요구를 들어주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뜻이다. 대신 미국이 북한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져 북핵 리스크 부담은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미국의 요구를 중국이 보아오포럼에서 수용했지만, 미국이 다시 중국을 압박하면서 국내 수출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국내 증시는 작은 종목이 출렁이고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유가는 고공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미 배럴당 80달러에 달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와 내년의 유가 전망을 속속 높였다. 전문가들은 시리아 공습으로 석유화학이나 정유 업체들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진단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높아져 국내 수출주가 다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을 예고하자 국제 유가는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13일(현지시간) 3년 5개월 만에 배럴당 67.39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날 두바이유도 배럴당 67.80달러까지 올랐고, 북해산 브렌트유는 72.58달러로 8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시리아를 둘러싼 미국·영국·프랑스와 러시아·이란·시리아의 대결 구도가 부각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시리아가 세계 산유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1%에 불과하지만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이란 등과 인접해 있어 시리아가 설비에 타격을 입으면 주변국의 원유 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JP모건 체이스는 지난 13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을 제재할 수 있다”면서 “올해 여름 브렌트유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크레디트스위스도 내년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60.75달러에서 70달러로, WTI는 58달러에서 65달러로 높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금융업계 ‘中 시장 개방은 악재’ 시큰둥

    본토 증시 투자 한도 늘어 새 기회 중국이 금융시장 대외 문호를 더 활짝 열겠다고 나섰지만 금융투자 업계는 시큰둥한 분위기다. 중국 당국이 지난주 시진핑의 ‘금융시장 개방’ 발언 이후 구체적인 일정과 방향을 하루 만에 내놓았지만, 정치적인 발표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번 발표가 기존에 중국이 내놓은 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은 데다 국내에는 장기적으로 악재라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 중국의 제조업 시장 개방과 달리 금융시장 개방은 마냥 반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시장이 국내로 들어올 외국인 자본을 흡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은행주가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금융시장 개방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자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 시장 진출도 쉽지 않은 선택지다. 당국은 자국 금융시장을 개방은 하되 자국 금융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은행과 부실자산을 인수·관리하는 금융자산관리공사는 수개월 안에 외자 비율 제한을 없애지만, 증권사·자산운용사·생명보험사 등은 우선 51%로 한도를 높이고 3년 뒤에야 완전히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자체적으로 더 성장해야 하는 분야는 ‘완전 개방’을 늦춘 것이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본토에 진입하길 원하는 자본이 많아 장기적으로 국내 시장은 악재일 수 있다”면서도 “중국 시장이 큰 데다 금융업이 아직 발달하지 않아 기회는 있다”고 말했다. 이미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중국 합작법인을 세우며 준비한 반면 한국계 금융사는 중국에 합작 증권사가 없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는 일단 새로운 투자 기회가 열렸다. 후강퉁(港通·상하이와 홍콩 증시 교차 매매)과 선강퉁(深港通·선전과 홍콩 증시 교차 매매)의 하루 투자 한도가 다음달 1일부터 4배로 늘어난다. 홍콩을 통해 상하이 증시와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하루 한도가 각각 520억 위안(약 8조 8400억원)과 420억 위안(약 7조 1400억원)으로 높아진다. 중국 합작사에서 경영권을 잡게 된 글로벌 IB가 다양한 금융 상품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제조업 시장 개방 때만큼은 아니지만 거대 시장인 만큼 수혜가 없을 수 없다”며 “금융사들이 직접 진출하지 않더라도 중국의 매력적인 금융상품에 접근할 수 있고, 위안화와 원화는 상관성이 높아 환헤지 필요가 적은 것도 금상첨화”라고 전망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재테크 단신]

    [재테크 단신]

    ●IBK기업은행 ‘i-ONE 직장인전세대출’ IBK기업은행은 영업점 방문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는 ‘i-ONE 직장인전세대출’을 출시했다. 기업은행의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 ‘i-ONE뱅크’에서 전세계약서를 촬영하고 전송만 하면 365일 24시간 대출 신청이 가능하고 대출 한도와 금리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대출에 필요한 서류도 스마트폰으로 제출하면 된다. 대출 한도는 신용등급별 한도와 임차보증금액의 80% 이내 중 적은 금액으로, 최대 5억원까지 가능하다. ●Sh수협은행 ‘나누리예금’ 특판 이벤트 Sh수협은행은 최대 연 2.3%의 금리가 적용되는 ‘사랑해나누리예금(정기예금) 특판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총 5000억원 한도로 진행되는 특판은 연 평잔의 0.09%를 어촌복지기금으로 적립해 수협재단에 출연하는 공익상품으로 개인고객 누구나 자유롭게 가입 가능하다. 특판 금리는 최대 0.2% 포인트의 우대금리 항목 충족 시 ▲6개월 만기 최대 연 2.0% ▲9개월 만기 최대 연 2.1% ▲1년 만기 최대 연 2.3%까지 적용된다. ●NH농협손보, 벼 농작물 재해보험 출시 NH농협손해보험과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벼’ 농작물재해보험의 판매를 개시했다. 가입 기간은 6월 29일까지다. 벼 보험은 태풍, 우박,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와 조수해, 화재로 인한 피해를 보상받는다. 특히 올해부터는 도열병 등 기존 보장 병충해 4종에 깨씨무늬병, 먹노린재 등 2종을 추가하여 보장을 강화했다. 농협손보는 올해부터 전년도 무사고 농가에 대해 보험료를 5% 할인해 주는 제도를 도입하고 보험료율 상한제를 신설해 지역 간 보험료율 격차를 완화하는 등 농가의 보험료 부담을 덜었다.●삼성증권 해외주식 통합 증거금 서비스 삼성증권이 업계 최초로 별도의 환전 없이 해외 주식을 주문할 수 있는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에는 100달러어치 주식을 사려면 미리 100달러를 환전해 둬야 했다.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갖고 있는 원화 등을 증거금으로 우선 주문할 수 있다. 주문 다음날 필요한 만큼 자동으로 환전하는 구조다. 미국 달러, 홍콩 달러, 일본 엔화, 유럽 유로와 한국 원화까지 해외주식을 매수하는 증거금으로 쓸 수 있다. 중국 위안화는 오는 30일부터 추가된다.
  • 中 경제 이끌 새 사령탑에 류허·이강

    中 경제 이끌 새 사령탑에 류허·이강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강(易綱·60)이 15년 만에 바뀐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총재직에 19일 올랐다. 류허(劉鶴·66)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인민은행 총재까지 겸임할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류 주임은 이날 경제 담당 부총리에 선임되면서 앞으로 ‘류·이 체제’가 중국 경제를 끌고 나가게 됐다. 중국의 양대 경제 사령탑이 모두 미국에서 공부한 경제학자 출신이다.이 총재는 베이징에서 태어나 베이징대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미국에서 종신교수직을 뿌리치고 베이징대로 옮겨 왔다가 1997년부터 인민은행에서 일하기 시작해 부행장까지 지냈다. 그의 인민은행 총재 임명은 중국의 경제 정책 방향이 부채와의 심각한 전쟁이 될 것임을 보여 준다는 분석이다. 당과 행정부에서 중국 경제의 사령탑을 맡은 류 부총리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부했으며 시진핑의 경제책사로 불린다. 지난해 11월 정식 설립된 금융안정발전위원회 주임도 류 부총리가 맡을 전망이다. 이 총재는 2014년부터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부주임을 겸직하면서 류 부총리와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 총재의 첫 번째 과제는 오는 21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상에 대한 대응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인민은행은 다른 중앙은행과 달리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아 이 총재는 통화정책도 시진핑 주석에게 일일이 보고해야만 한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류 부총리가 제기한 부채 문제 해결에 돌입하면서 인민은행의 역할은 확대된 상황이다. 이번 중국 정부 구조 개혁으로 통합된 은행·보험 감독관리위원회와 함께 거시금융 통제 및 통화정책 수립 외에도 금융리스크를 막는 중책을 맡게 됐다. 지난 15년간 인민은행 총재로 활약하면서 위안화의 국제화를 이끌어 ‘미스터 런민비’란 별칭을 얻은 저우샤오촨은 금융 무대를 떠났다. 그의 다음 경로는 중국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포럼의 부이사장직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회색 코뿔소’ 잡는 中 거대 금융감독기구 탄생

    해외투자 확대 中기업 부채 많아 금융위기 가능성 등 리스크 관리 중국이 거대 금융감독 기구를 발족하며 ‘회색 코뿔소’ 죽이기에 나섰다. 회색 코뿔소란 예상할 수 있지만 대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위기로, 중국 당국은 금융 위기를 대표적인 예로 꼽은 바 있다. 13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은행과 보험감독관리위원회를 통합한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를 설립하고 이들 기구의 규제와 감독 권한 일부를 인민은행으로 이관해 금융감독 기능을 강화한다는 정부구조 개편안을 밝혔다. 앞으로 중국의 금융감독은 권한이 확대된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증권감독관리위윈회 그리고 지난해 7월에 설립된 금융안정발전위원회 등 1위1행2회(1委1行2會) 체제로 개편된다. 중국이 강력한 금융감독에 나선 것은 해외투자를 확대한 기업들의 부채가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회색 코뿔소가 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국유은행이 제공한 저리 대출을 이용해 해외 기업과 부동산을 대거 사들인 안방보험그룹, 하이난항공(HNA)그룹, 다롄완다그룹, 푸싱그룹이 4마리의 회색 코뿔소로 지목됐다. 안방보험은 금융감독 구조 개편을 앞두고 인민은행 등이 1년간 경영권을 맡아 관리에 나선 바 있다. ‘미스터 런민비’로 불리며 15년간 인민은행을 맡았던 저우샤오촨(周小川) 총재의 후임이 누가 될지도 큰 관심사다. 현재 류허(劉鶴) 정치국원, 궈수칭(郭樹淸)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 장차오량(蔣超良) 후베이성 당서기 등이 차기 인민은행 총재로 거론되고 있다. 누가 총재가 되더라도 국제사회에서 저우 총재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인민은행은 3조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외환을 보유하고 있으며 점차 그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위안화를 매입하기 시작했고 태국은 최근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9번째로 중국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위상도 높아졌다. 하지만 위안화가 달러화와 달리 기축통화가 아닌데다 인민은행 총재도 중국 공산당의 결정을 따를 수 밖에 없는 의사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은 여전히 중국 중앙은행의 최대 약점이다. 저우 총재는 최근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위기 방지 노력은 개혁의 중요한 일부이고, 개혁과 리스크 방지는 대립 관계가 아니라 방향이 일치하는 개념”이라며 부채와의 전쟁을 통해 회색 코뿔소 사냥을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인민은행은 가상화폐 발행은 금지하고 있지만 블록체인 특허는 지난해 68개를 기록해 세계 최대를 자랑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中, WTO총회서 “美, 세계경제 위협” 작심 비판

    中, WTO총회서 “美, 세계경제 위협” 작심 비판

    “中 대미흑자 年 10억불 줄여라” 트럼프, 트위터 통해 압박하자 왕이 “중·미관계 기본은 협력…무역전쟁 올바른 해법 아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연간 10억 달러씩 줄이라고 압박하자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앞에서 미국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나 베이징에서 열린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선 한 발짝 물러서 중·미 협력을 강조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중국은 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총회에서 철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려는 미국의 무역정책을 비판하는 데 총대를 멨다. 이날 모두발언을 한 중국 대표단은 ‘자유무역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한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 일본 등이 포함된 10개국을 대표해 “미국의 관세는 세계 경제의 위협”이라고 공격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무역전쟁의 승자는 없다’란 기사를 통해 1930년대 미국의 경제공황 사례를 꺼냈다. 당시 스무트·홀리 무역법을 통해 미국의 승리를 내세우며 2000여개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했다가 결국 대공황 사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8일 양회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무역전쟁 시에는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면서도 “중·미 관계의 기본은 협력으로, 무역전쟁은 결코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라며 ‘중·미 협력이 곧 세계의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미는 경쟁할 수 있지만 경쟁자가 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파트너가 돼야 한다”며 “우리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길을 걸을 것이고 그 핵심은 평화 발전 견지와 협력, 공영에 있다”고 덧붙였다. 왕 외교부장의 언급은 미국이 중국을 경쟁자로 규정해 ‘신냉전 시기’로 회귀할 것이라는 우려를 염두에 둔 표현으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중국이 매년 덩치를 키우는 대미 무역 흑자 규모는 자국의 이익을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껄끄러운 요인일 수밖에 없다. 지난달 중국의 수출 증가율이 44.5%로 3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전년보다 35%나 증가해 중국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위안화 약세로 1∼2월 대미 수출은 694억 달러로 전년 대비 26.6% 늘었고, 수입은 265억 달러로 12.0% 증가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429억 달러로 확대됐다. 지난주까지 양제츠(楊潔) 외교 담당 국무위원에 이어 류허(劉鶴) 중국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을 잇따라 대미 특사로 파견하며 무역전쟁의 해결을 모색했던 중국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불안정으로 제대로 대화조차 하지 못했다. 미국은 류의 방미 전에 대표단 숫자를 40명에서 10명으로 줄이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고, 그가 접촉했던 자유무역론자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사임했다. 중국은 다음 해결사로 2008년 금융위기 때 대미 파트너로 활약했던 왕치산(王岐山)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카드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중국 경제 작년 6.9% 성장, 7년 만에 반등…10년 뒤 미국 경제 추월

     지난해 중국 경제가 6.9% 성장하며 2010년 이후 7년 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8일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82조 7122억 위안(12조 8600억 달러)으로 전년보다 6.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초 중국 정부의 목표치였던 ‘6.5% 내외’를 크게 웃돌뿐 아니라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전망치(6.8%)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반등했다. 중국 성장률은 2010년부터 계속 하락세가 이어지며 2016년에는 26년 만의 최저치인 6.7%까지 떨어진 바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이 같은 성장세는 중국 경제규모가 미국의 3분의 2에 이르렀다는 의미로 향후 10년 내 미국 경제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중국의 작년 4분기 GDP는 전년 동기보다 6.8% 증가해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 6.7%를 상회했다. 이로써 분기별로 1, 2분기 6.9%, 3, 4분기 6.8%를 기록하며 10분기 연속으로 6.7∼6.9% 구간에서 중고속 성장 추세를 유지했다. 위안화 기준 GDP 액수로도 2012년 54조 위안에서 2016년 74조 4000억 위안에 이어 처음으로 80조 위안대를 넘어섰다.  산업별로는 1차산업은 6조 5468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3.9%, 2차산업은 33조 4623억 위안으로 6.1% 늘어나 평균 이하의 증가세를 보인 반면 서비스업, 금융업을 위시한 3차산업이 42조 7032억 위안으로 8.0% 증가했다.  1인당 연간 가처분 소득은 2만 5974위안(432만 3000원)으로 전년 대비 명목상 증가율은 9.0%에 달했고, 가격 요인을 뺀 실제 증가율은 7.3%로 전년보다 1.0%포인트 높아졌다.  작년말 현재 중국의 총인구는 전년보다 737만명 늘어난 13억 9008만명으로 집계됐다. 16∼59세의 생산가능인구는 9억 199만명으로 64.9%를 차지했고 도시 상주인구가 8억 1347만명으로 도시화율 58.5%를 기록했다.  한편, 올해 중국 경제는 둔화세가 확연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은행 등 해외 전문기관은 중국의 경기 하향 추세가 뚜렷하다며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이 6.5%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사회과학원도 2018년 성장률을 6.7%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올해 공급측 구조개혁의 심화를 견지하면서 온건 성장, 개혁 촉진, 구조 조정, 민생 개선, 위험 방지를 총괄 추진하며 중대 위험 해소와 빈곤 퇴치, 환경보호 관리의 3대 과제에 방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중국 지하금융이 해외로 돈을 빼돌리는 수법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중국 지하금융이 해외로 돈을 빼돌리는 수법은

    지난 7월 3일 오후 중국 인민은행 광둥(廣東)성 샤오관(韶關)지점. 현지 공안(경찰)이 의심스러운 외환거래 정황이 담긴 계좌를 포착했다는 급보가 날아들었다. 광둥성 주하이(珠海)시 출신인 중(鍾)모가 2011년 8월 15일 개설한 계좌였다. 그 계좌는 2011~12년에는 펑(彭)모가 보낸 현금 등이 주로 입금됐으나 2013~15년에는 연회비 등만 빠져나갔을뿐 거래가 거의 없는 휴면계좌 상태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2016년 들어 갑자기 121건의 거래가 급속히 이뤄지며 거래 규모는 무려 9853만 위안(약 161억원)에 이르렀다. 계좌에 들어 있던 1억 위안에 가까운 막대한 돈은 곧바로 주하이에 개설돼 있는 계좌로 옮겨졌거나 그곳에서 현금인출기(ATM)을 통해 빠져나갔다. 이를 수상히 여긴 금융 당국은 4개월여에 걸쳐 철저하게 조사를 벌인 결과 200억 위안을 불법으로 해외 밀반출한 ‘샤오관 특대(特大) 지하금융 사건’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샤오관 지하금융 조직은 200여명의 신분증을 훔친 뒤 이를 이용해 중국 전역 20개 성에서 148개의 은행계좌를 만들어 1만여명의 돈을 불법적으로 빼돌렸다. 이 사건에 연루된 7명이 체포되고 통장 148개는 압수됐다. 이 조직은 홍콩 달러와 중국 위안화 간 환율 차이를 이용한 거래로 폭리를 취했다. 중국의 지하금융이 해외 자본유출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중국 당국이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강력한 자본통제를 실시하자 이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불법적인 지하금융이 활용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에 적발된 샤오관 특대 지하금융 사건은 중국의 대규모 자본유출의 ‘빙산의 일각’일 정도로 그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TT)가 보도했다. 앞서 2015년에는 상하이시 남쪽 저장(浙江)성 진화(金華)에서 4100억 위안에 이르는 불법 지하금융 범죄조직이 적발돼 370여명이 처형되거나 처벌을 받은 바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개인의 외화 반출을 연간 5만달러로 제한되고 있음에도 아직도 많은 중국 기업과 투자자 등이 당국의 감시를 피해 해외로 자금을 빼돌리고 있는 증거라고 NYT가 분석했다. 중국 광둥성에서 발행되는 광저우(廣州)신문 역시 “지하금융을 통한 밀반출은 해외 송금 수수료가 싸고 송금도 아무 제한도 없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데다 자금원에 대한 추적조사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은행이나 다른 합법적인 금융기관들에 비해 지하금융은 이윤이 높아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지하금융이 이처럼 활성화한 것은 중국 정부가 사실상 방조한 덕분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년 간 기업 자금지원 등을 위해 공식적인 은행권 밖에서 이뤄지는 불법 금융산업인 지하금융을 묵인해 왔다. 위험 부담이 크긴 하지만 경제성장에 도움을 준다는 게 중국 정부의 판단이었다. 지하금융 업체들은 ?국내외 암시장에서 달러를 저가로 매입한 뒤 고가로 판매해 환차익을 챙기는 불법 외환거래, ?무허가 회사를 설립해 온라인 뱅킹을 통해 공공계정의 자금을 개인계정으로 옮겨 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불법 지불결제, ?중국 내 고객의 위안화를 지하금융 업체의 국내 계좌로 옮긴 뒤 해외 계좌 고객의 지정계좌를 이체하는 외환송금 등의 불법적인 금융활동을 통해 고수익을 챙겼다. 지하금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급성장했다.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염을 막기 위해 4조 위안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내는 바람에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높은 수익률에 관심 있는 지방정부 기관이나 신용도 낮은 중소 자영업자, 부동산개발 업자, 해외 유학자금 송금 학부모들이 ‘고수익 보장’의 미끼를 내건 지하금융 쪽으로 대거 몰려든 것이다. 하지만 경제의 성장둔화 조짐과 2015년 들어 당국이 세차례에 걸쳐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면서 위안화가 향후 더욱 약세 현상을 보일 것을 우려해 중국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데 열중해왔다. 더욱이 지하금융은 국가 금융질서를 해치는 것은 물론 나날이 늘어나는 보이스피싱과 인터넷 도박 등 범죄 행위의 불법 자금을 이전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위융딩(余永定) 전 인민은행 금융정책위원은 “당국의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2011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5년여 동안 6200억 달러(약 670조원)가 해외로 빠져 나갔다”며 “이는 중국의 자본도피 실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경제권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가 자본유출의 합법적인 루트가 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황진추(黃金秋) 중국경제 애널리스트는 “중국 비리 간부가 지하은행, 국유은행 해외지점 등 다양한 통로로 자금을 국외로 옮기고 있다”면서 “그 중에는 일대일로 프로젝트 투자 명목으로 국유자산을 이전하고서 자신의 주머니로 돌려 놓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 방어를 위해 ‘과다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중국 외환보유고가 2014년 6월 최고점(3조 9932억 달러)를 찍은 뒤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서며 3년여만인 지난달 현재 1조 달러 가까이 쪼그라든 3조 1000억 달러대로 곤두박질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해외 자본유출에 따른 금융위기를 우려한 중국 정부는 더욱 엄격한 자본유출 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에는 100억 달러 이상의 해외투자와 핵심사업과 무관한 10억 달러 이상의 인수·합병(M&A), 국유기업의 10억 달러 이상의 해외 부동산 투자를 한시적으로 금지했다. 이것도 모자라 8월에는 해외 부동산과 호텔, 영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는 지침을 발표한 데 이어 9월에는 자금 밀반출의 통로 역할을 하던 디지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가 강화될수록 더 많은 자금이 불법 지하은행으로 숨어들고 있다. 위안화 약세 현상과 기진맥진한 주식시장, 성장 둔화 등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안전한 재산 도피처를 찾아 해외로 ‘엑소더스’하고 있는 까닭이다. 결국 당국이 자본의 해외 밀반출을 막기 위한 통제와 해외 투자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 것이 오히려 불법 지하금융의 준동을 부추긴 셈이다. 반부패운동이 전방위로 압박해오면서 부패 관료들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데도 지하금융이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84명의 연간 외환 구매 한도(5만 달러)를 이용해 435만 달러를 호주·홍콩의 본인 계좌로 빼돌린 5명이 불법 자금유출 혐의로 최고 100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지하금융을 통해 빠져 나간 자금은 마카오의 도박장이나 신용카드 이용대금, 현금화할 수 있는 보험상품 등을 통해 돈세탁이 된 후 해외 부동산과 주식, 예금 등 합법적인 투자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중국 공안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지하금융을 통해 거래된 규모는 모두 9000억 위안(1370억 달러·약 184조원)에 이른다. 이 같이 당국이 자본통제를 강화하더라도 앞으로도 자금유출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우세하다. 리여우환(黎友煥) 광둥(廣東)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지하금융이 활발한 탓에 규제 강화로는 자금 유출을 통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앤드루 콜리어 오리엔탈캐피털리서치 이사도 “많은 기업들이 외국 기업을 인수하거나 해외 이체를 해야 하기 때문이 중국 당국이 영구적으로 자금 유출을 단속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역결제 비중 27% → 14% 뚝… 당국 개입에 힘 못 쓰는 위안화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역결제 비중 27% → 14% 뚝… 당국 개입에 힘 못 쓰는 위안화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 행보가 험난하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2% 선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순탄한 행보를 보이던 위안화의 국제결제 비중이 올 들어 급락세를 타며 1%대 중반으로 주저앉은 까닭이다. 15일 국제금융결제망인 스위프트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 위안화의 국제결제 비중은 3개월째 가파른 내림세를 타며 1.46%로 떨어졌다. 비중 순위도 미국 달러화(39.47%)와 유로화(33.98%), 영국 파운드화(7.71%), 일본 엔화(2.92%), 스위스프랑(1.63%)에 이어 6위로 밀려났다.위안화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10월 국제결제 비중 5위로 당당히 국제통화기금(IMF) 통화 바스켓에 진입하며 ‘위안화 국제화’의 기치를 들어 올린 지 불과 1년 만에 오히려 뒷걸음질치는 형국이다. 위안화가 무역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 1분기 14%로 하락하며 급격히 감소했다. 무역결제 비중이 2015년(27%)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유학자금 송금 등 자본거래 규모도 중국 상하이를 기준으로 올해 1분기 4413억 위안(약 73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나 쪼그라든 것이다. 2015년 3분기 1조 위안에 이르렀던 것에 비하면 무려 56%나 급감했다. 위안화의 비중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기본적으로 중국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 결제를 허용한 2009년부터 직거래시장 개설 등을 통해 위안화를 국제화하기 위해 두 팔을 걷었다. 그러나 위안화 결제가 증가하면서 자본 유출이 심화되고 통화가치가 떨어지자 중국 당국은 선제적으로 규제 강화에 나섰다. 잉여 현금을 달러로 바꿔 해외 인수합병(M&A)에 사용하는 것이 위안화 약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한 탓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위안화 가치를 올리기 위해 중국 당국은 지난 2년 반 동안 무려 1조 달러(약 1090조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대규모 자본 유출은 중국 정부의 중산층 확대 계획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성쑹청(盛松成) 인민은행 참사는 “장기적으로 중국 자본시장 개방과 위안화 국제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단기적으로 자본시장 개방으로 인해 환율이 불안정해지면 정부가 불가피하게 환율 안정과 자본 이동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막기 위해 달러화를 내다 파는 바람에 외환보유액도 급감했다. 11월 말 기준 3조 1192억 달러로 집계됐다. 2014년 6월 3조 9932억 달러까지 늘어나면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외환보유액이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려다 보니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중국 당국은 해외 M&A나 부동산 투자는 물론 해외 결제와 환전까지 일일이 규제하고 있다. 현재 500만 달러 이상을 해외로 송금하거나 환전할 경우 당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특히 위안화 가치의 하락은 대중국 교역 기업들의 환차손으로 이어지는 만큼 위안화 결제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당국이 펼치고 있는 환율 안정과 자본 유출 억제 정책이 원래 정책 목표인 위안화 국제화를 희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안화 최대 유통시장인 홍콩과 대만 등 역외 위안화 중심지에선 위안화 예금도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자국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까닭이다. 홍콩의 3월 말 위안화 예금 잔액은 6년 만에 가장 낮은 5072억 위안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런 행보는 중국이 향후 기축통화국으로서 신뢰를 얻는 데 악영향을 줄 수도 있는 만큼 위안화 국제화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5월 보고서에서 “해외 송금에 대한 조사와 외환 매입 등 중국 당국의 자본 통제는 위안화의 국제화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위안화는 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포함돼 있음에도 국제통화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은 지난 2년 동안 되레 줄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위안화 국제결제 비중을 높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앞서 10월 ‘위안화 국제화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 환율 시장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해 위안화 글로벌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며 시장 안정화에 안간힘을 썼다. 중국 금융시장의 개방을 가속화하고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금융시장 투자가 한층 더 편리하도록 금융 인프라를 완비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은 이런 맥락에서 이뤄졌다.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 중인 중국 입장에서 홍콩(4000억 위안)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한·중 통화스와프(3600억 위안)를 중단하는 것은 위안화 국제화 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위안화 국제화의 새로운 기회가 될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도 전폭 지원할 방침이다. 해상 실크로드에 있는 동남아 국가들에서 위안화 결제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육상 실크로드의 종착역인 독일과 폴란드, 체키아(옛 체코)로의 위안화 신용이체 지급결제 금액 급증도 중국 당국 입장에선 고무적이다. 알리안 라이스 스위프트 아시아·태평양&유럽·중동·아프리카 최고경영자(CEO)는 “위안화 시장에 대한 더욱 광범위한 연결성이 필요해지고 있다”며 “스위프트는 글로벌 경제와의 연결성을 통해 위안화 국제화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홍콩 간 채권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채권퉁(債券通)의 순조로운 출발도 위안화 국제화에 힘을 실어 줄 전망이다. 채권퉁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채나 금융채, 공사채, 기업채 등 모든 종류의 채권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광대한 중국 채권시장에 외국인들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글로벌 자본의 중국 본토 채권 거래가 늘어날수록 위안화 수요도 증가하는 만큼 위안화 국제화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채권퉁이 개통된 지난 7월 3일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 채권에 투자하는 ‘베이샹퉁’(北向通) 거래 실적은 142건 매매, 70억 4800만 위안에 이른다고 중국외환거래센터가 밝혔다. 이 가운데 매입 거래가 전체의 70% 정도를 차지했으며 외국 기관도 70곳이 참여해 희망적인 모습을 보였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65조 9000억 위안에 이른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이 보유한 채권 비중은 1.32%(8600억 위안)에 그쳤다. 이 같은 규모는 독일과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시장보다 월등히 낮고, 한국·일본(10%)과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중국 채권시장에 투자 확대 여력이 크다는 말이다. 1분기 말 기준 중국 채권 잔액에서 국채는 22조 46000억 위안(34.1%), 금융채는 15조 5600억 위안(23.6%), 공사채는 4조 4800억 위안(6.8%), 기업채는 3조 5200억 위안(5.3%)을 차지했다. 한 미국계 헤지펀드 관계자는 “(채권퉁으로) 월가의 외국 자본에는 거대한 블루오션이 생겼다”고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중국 본토에서 홍콩 등 글로벌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난샹퉁’(南向通)은 실행 규정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인민은행은 전했다. 이에 따라 난샹퉁은 2년 뒤에나 시행될 전망이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비트코인 광풍 일본이 키웠다

    비트코인 광풍 일본이 키웠다

    일본이 ‘비트코인 광풍’의 주범으로 지목됐다.●엔화, 거래량 40%로 세계 최대 점유율 전 세계 디지털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지난 10~11월 비트코인 거래량을 조사한 결과 일본 엔화가 40%를 차지하며 세계 최대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12일 보도했다. 엔화는 10월 세계 시장점유율이 42%를 기록하며 달러화(36%)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데 이어 11월에도 41%를 차지하며 선두를 유지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의 90%를 차지했던 중국 위안화는 앞서 9월 중국 정부가 거래소를 강제 폐쇄하는 바람에 점유율이 거의 제로(0)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일본에서 비트코인 거래가 급증하는 것은 일본 정부가 디지털 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면서 향후 가격이 더 뛸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개인 자금이 급속히 유입된 덕분이다. 이달 들어 비트코인 가격은 연초의 17배까지 치솟았다. 도쿄에 사는 30대 회사원은 “보너스를 모조리 쏟아붓는 등 2주 전 800만엔(약 7700만원)어치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돈 줄 풀어준 거래소… 100만여명 투자 특히 비트코인 거래소가 레버리지를 높인 까닭에 개인들이 거래소에 예치한 증거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빌려 투자할 수 있어 거래량이 급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일본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인 비트플라이어는 증거금의 15배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레버리지율을 높였다. 코인과 비트포인트재팬, GMO코인 등 다른 일본 거래소들은 증거금의 25배 레버리지를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트플라이어 투자자 수는 지난해 말보다 2.5배 폭증했다. 개인들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너도 나도 주식·외환 시장에서 돈을 빼내 비트코인 시장으로 뛰어든 것이다. FT는 비트플라이어 등 거래소들이 레버리지를 높여 거래량을 늘려 일본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널뛰기 장세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일본 내 비트코인 투자자는 1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가노 유조 비트플라이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거래소는 일본 내 비트코인 거래의 80%, 전 세계의 20~3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일본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검찰 비트코인 거래, 환치기 악용 사례 파악···현행법으로 단속

    검찰 비트코인 거래, 환치기 악용 사례 파악···현행법으로 단속

    비트코인을 이용한 불법 외환거래(일명 환치기) 등 신종 범죄가 늘어나면서 검찰이 단속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상화폐를 악용한 환치기 범죄는 국부유출 피해 수준에 비춰 이미 심각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지만 규제가 정비되지 않은 데다 향후 도입할 규제 수위를 둘러싼 논란이 있어 단속을 얼마나 확대할지를 두고 검찰은 고심하고 있다. 국경을 초월한 자유로운 거래를 목적으로 태어난 가상화폐의 거래를 불법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12일 법조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매개로 한 신종 범죄 가운데 환치기에 검찰이 가장 주목하고 있다. 비트코인 환치기는 외국에서 비트코인을 산 후 국내로 보내 원화로 바꾸는 방식이다. 외관상으로는 비트코인 국제거래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실제로 전문 환치기 사범들이 개입하면서 수백억원 규모의 불법 외환거래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비트코인을 통해 외국과 국내 화폐를 무단으로 환전하는 사범이 늘면서 국부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대검 차원의 입장이 확립된 것은 아니지만 일선청 중심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환치기 사범들은 주로 중국에서 환전소를 운영하며 중국인들이 한국으로 송금해달라며 맡긴 위안화로 비트코인을 산다. 이 비트코인을 한국으로 보내면 국내 연락책이 이를 국내에서 되팔아 원화로 현금화한 뒤 수수료를 제외한 돈을 의뢰인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범죄가 이뤄진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환전 수수료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한국 간 비트코인 가격 차이로 인한 차액도 챙긴다. 비트코인 가격은 매일 유동적으로 변하는데, 통상 한국에서의 가격이 중국 가격보다 비싸다. 많을 경우 1코인에 100만원 가량의 차액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비트코인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환치기 범죄도 늘어나는 점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국제거래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다는 점에서 범행에 손쉽게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국부유출 등 피해액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발생한 환치기 범죄의 피해 규모는 총 2조 5421억원이었다.가상화폐를 악용한 환치기 범죄 건수가 별도로 집계되지는 않지만 최근까지 적발한 환치기 범죄 중 적지 않은 비중이 비트코인을 매개로 한 것이라고 검찰은 전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일선 검찰청을 중심으로 비트코인 환치기 사범에 대한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인천지검 부천지청이 지난달 비트코인 환치기 사범 6명을 적발해 그중 2명을 구속기소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다른 일선청에서도 유사 사건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중국 위안화 국제화에 제동이 걸렸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중국 위안화 국제화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 행보가 험난하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2%대를 오르내리며 비교적 순탄한 행보를 보이던 위안화의 국제결제 비중이 올들어 내림세를 타며 1%대 중반으로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국제금융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 위안화의 국제결제 비중은 3개월째 가파른 내림세를 타며 1.46%를 기록했다. 국제결제 비중 순위도 미국 달러화(39.47%)와 유로화(33.98%), 영국 파운드화(7.71%), 일본 엔화(2.92%), 스위스프랑(1.63%)에 이어 6위로 밀려났다. 위안화는 국제결제 비중이 5위에 진입한 지난해 10월 당당히 국제통화기금(IMF) 통화 바스켓에 진입하며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의 기치를 들어올린지 1년 만에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전체 무역 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1분기 14%를 떨어졌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무역결제 비중이 2015년(27%)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유학자금 송금 등 국제결제 규모도 상하이를 기준으로 올해 1분기 4413억 위안(약 73조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나 쪼그라들었다. 2015년 3분기 1조 위안에 이르렀던 것에 비하면 무려 56%나 급감했다. 위안화의 국제결제 비중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기본적으로 중국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는 탓이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 결제를 허용한 2009년부터 직거래시장 개설 등을 통해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두팔을 걷었다. 그러나 위안화 결제가 증가하면서 자본 유출이 심화되고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자 중국 당국은 선제적으로 규제 강화에 나섰다. 중국 당국은 잉여 현금을 달러로 바꿔 해외 인수·합병(M&A)에 사용하는 것이 위안화 약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위안화 가치를 올리기 위해 중국 당국은 지난 2년 반 동안 무려 1조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대규모 자본 유출은 중국 정부의 중산층 확대 계획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성쑹청(盛松成) 인민은행 참사는 “장기적으로 중국 자본시장 개방과 위안화 국제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단기적으로 자본시장 개방으로 인해 환율이 불안정해지면 정부가 불가피하게 환율 안정과 자본 이동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막기 위해 달러화를 내다파는 바람에 외환보유액은 10월 말 기준 3조 1200억 달러로 집계됐다.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4년 6월 3조 9932억 달러까지 늘어나면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외환보유액이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는데 써버린 탓에 가파르게 줄어든 셈이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해외 인수·합병(M&A)이나 부동산 투자는 물론 해외 결제와 환전까지 일일이 규제에 나서고 있다. 현재 500만 달러(약 54억 7000만원) 이상을 해외로 송금하거나 환전할 경우 당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특히 위안화 가치의 하락은 대중국 교역 기업들의 환차손으로 이어지는 만큼 위안화 결제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국 위안화 유통이 줄어들고 중국으로 되돌아간 위안화는 다시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당국이 펼치고 있는 환율 안정과 자본유출 억제 정책이 원래 정책 목표인 위안화 국제화를 희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위안화 최대 유통시장인 홍콩과 대만 등 역외 위안화 중심지에선 위안화 예금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자국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홍콩의 3월 말 위안화 예금 잔액은 6년 만에 가장 낮은 5072억 위안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런 행보는 중국이 향후 기축통화국으로서 신뢰를 얻는 데 악영향을 줄 수도 있는 까닭에 위안화 국제화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5월 보고서에서 “해외 송금에 대한 조사와 외환 매입 등 중국 당국의 자본 통제는 위안화의 국제화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위안화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포함돼 있음에도 국제통화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은 지난 2년 동안 되레 줄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당황한 중국 정부는 위안화 국제결제 비중을 높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10월 ‘위안화 국제화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 환율 시장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해 위안화 글로벌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안간힘을 썼다. 중국 금융시장의 개방을 가속화하고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금융시장 투자가 한층 더 편리하도록 금융 인프라를 완비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은 이런 맥락에서 이뤄졌다.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 중인 중국 입장에서 홍콩(4000억 위안)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한·중 통화스와프(3600억 위안)를 중단하는 것은 위안화 국제화 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위안화 국제화의 새로운 기회가 될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도 전폭 지원할 방침이다. 해상 실크로드에 위치한 동남아 국가들에서 위안화 결제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육상 실크로드의 종착역인 독일과 폴란드, 체키아(옛 체코)에로의 위안화 신용이체 지급결제 금액의 급증도 중국 당국 입장에선 고무적이다. 알리안 라이스 스위프트 아시아·태평양 & 유럽·중동·아프리카 최고경영자는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 시장에 대한 더욱 광범위한 연결성이 필요해지고 있다”며 “스위프트는 글로벌 경제와의 연결성을 통해 위안화 국제화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홍콩간 채권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채권퉁(債券通)의 순조로운 출발도 위안화 국제화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채권퉁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채 금융채 공사채 기업채 등 모든 종류의 채권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광대한 중국 채권시장에 외국인들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글로벌 자본의 중국 본토 채권 거래가 늘어날수록 위안화 수요도 증가하는 만큼 위안화 국제화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퉁이 개통된 지난 7월3일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 채권에 투자하는 ‘베이샹퉁(北向通)’ 거래 실적은 142건 매매, 70억 4800만 위안에 이른다고 중국외환거래센터가 밝혔다. 이 가운데 매입 거래가 전체의 70% 정도를 차지했으며 외국 기관도 70곳이 참여해 고무적인 모습을 보였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65조 9000억 위안(약 1708조원)에 이른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크다. 하지만 외국 기관들이 보유한 채권 비중은 1.32%(8600억 위안)에 불과하다. 이같은 규모는 독일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시장보다 월등히 낮고, 한국·일본(10%)과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투자 확대 여력이 크다는 말이다. 1분기 말 기준 중국 채권 잔액에서 국채는 22조 46000억 위안(34.1%), 금융채는 15조 5600억 위안(23.6%), 공사채는 4조 4800억 위안(6.8%), 기업채는 3조 5200억 위안(5.3%)을 차지했다. 한 미국계 헤지펀드 관계자는 “(채권퉁으로) 월가의 외국 자본에는 거대한 블루오션이 생겼다”고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중국 본토에서 홍콩 등 글로벌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난샹퉁(南向通)’의 개통 시기는 미정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재테크 단신]

    [재테크 단신]

    ●DB손보, 출범 기념 빅 행운 페스티벌 DB손해보험은 사명 변경 후 새 출발을 기념해 경품 제공 이벤트 ‘DB손해보험 출범기념 빅 행운 페스티벌’을 다음달 17일까지 진행한다. 방송 광고(CF) 영상을 보고 ‘DB손해보험’을 찾아 사진을 찍는 ‘콕 찍어라! DB손해보험 빅 이벤트’, 주어진 시간 내에 틀린 이름을 찾으면 즉석당첨 선물을 주는 ‘도전하라! 즉석당첨 게임 이벤트’ 등이다. DB손해보험 빅 이벤트 당첨자에겐 1000만원 상당의 순금 골드바(1명), 500만원 상당의 순금 골드바(2명), 30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3명) 등이 경품으로 제공된다.  ●KB국민은행, 외화 배달 서비스 도입 KB국민은행이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환전 신청한 외화를 은행 지점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배달하는 서비스를 도입한다. 우정사업본부와 제휴해 출시한 ‘KB-POST 외화 배달 서비스’다. 인터넷 홈페이지, KB스타뱅킹, 리브, 상담전화 등에서 환전을 신청하고 외화를 배달받을 날짜와 장소를 지정하면 된다. 가능한 통화는 미국 달러, 유로화,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태국 바트화, 홍콩 달러 등 6개다. 서울과 경기 분당에서 시범 운영하며 내년에는 배달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GS25 편의점서 ATM서비스 우리은행은 오는 28일부터 GS25 편의점에서 ‘우리은행 ATM 서비스’를 제공한다. GS25에서 노틸러스효성이 운영하는 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해 현금 인출이나 이체를 할 경우 우리은행 지점에 설치된 ATM과 동일한 이용 수수료가 적용된다. 우리은행 거래 고객 중 ATM 수수료 우대를 받는 고객은 GS25의 ATM에서도 똑같이 우대 적용받게 된다. 우리은행 ATM 서비스는 전국 약 7000개 GS25에서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증권, 4차 산업혁명 기초자산 ELS 모집  삼성증권은 한국과 미국의 4차 산업혁명 대표 수혜주를 기초자산으로 최대 세전 연 16.2%를 지급하고,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도 손실을 -10%로 제한한 ‘슈팅업 주가연계증권(ELS) 17561회’를 100억원 한도로 24일까지 모집한다. 삼성전자와 엔비디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년 만기의 상품으로 3개월마다 조기상환 시점에 두 기초자산이 모두 최초 기준가의 2% 초과 상승해 있으면 조기상환된다. 
  • [외환위기 20년] 경상흑자 회복했지만… 후퇴하는 경제 역동성

    [외환위기 20년] 경상흑자 회복했지만… 후퇴하는 경제 역동성

    태국에서 시작한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국가로 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가 꼽힌다. 현재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며 위기를 극복한 모습이다. 20년 전 텅 빈 외환보유액은 2017년에 한국 3844억 달러, 태국 2005억 달러, 인도네시아 1265억 달러로 가득 찼다. 그러나 경제 역동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영향과 맞서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는 태국이 진앙지였다.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엔·달러 환율이 3분의1로 떨어져 엔화 강세가 되자 일본 기업들은 생산 비용이 저렴한 동남아로 눈을 돌렸다. 금융투기세력인 ‘핫머니’는 아시아로 뛰어들었다. 1990~96년 태국의 연평균 투자 증가율은 12.7%, 말레이시아는 17.9%였다. 덕분에 태국 등의 수출은 늘었지만, 무역수지와 경상수지는 적자였다. 중국이 1994년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약세로 유지해 동남아 국가들의 수출이 저조해졌다. 무역수지에 흑자이던 인도네시아도 GDP 대비 2.6%의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태국이 금융투기세력의 공격에 손을 들고 고정환율제를 포기하자 외환위기는 아시아로 확산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을 개방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프로그램을 따른 한국·태국·인도네시아의 구조개혁은 유사했다. ‘IMF 모범생’은 한국이었다. 1997년 11월 21일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한국은 1999년 11.3%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회복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2009년 0.7% 경제 성장률로 선방했다. 그러나 장기불황 위험성 등 과제를 안았다. 신자유주의 처방은 고용 불안정성과 소득 양극화라는 부작용도 컸다. 성장률이 둔화하고 가계부채 급증은 IMF에서도 우려한다. 태국은 금융 개혁과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이른바 ‘탁시노믹스’로 빠르게 위기를 극복했다. 1997년 금융재건청(FRSA)을 신설해 금융기관 개혁을 총괄했다. ‘태국판 달러·금 모으기 운동’도 일어났다. 2001년 집권한 탁신 총리는 농촌 개발사업, 공기업 민영화, 인프라 확충을 추진해 경제 위기 이전의 성장률을 회복했다. 경상수지 적자가 GDP의 약 8%에 달했지만, 20년 후 11% 이상의 흑자를 냈다. 그러나 2006년·2014년 연이은 군부 쿠데타와 2016년 국왕 서거 등 정치불안으로 경제가 발목을 잡혔다. 인도네시아는 외부 투자를 기반으로 경공업을 육성했지만, 금리가 높아 투기성 단기 자본의 표적이 돼 외환위기를 겪었다. 자원 의존적인 구조 등을 이유로 다른 나라보다 취약했다. 2013년 증시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를 미국 금리 상승에 취약한 5개국으로 선정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2014년에 집권해 경기부양책을 펴 2016년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경제성장률도 5%대로 올랐다. 국제 3대 신용평가회사인 S&P는 올해 들어서 인도네시아를 투자적격등급(BBB-)으로 상향조정했다. 그러나 원유 가격 하락으로 인한 경상 수지 약세는 위험 요인이다. 말레이시아는 외환위기 처방으로 고정환율제를 택하고 정부 지출을 늘렸다. IMF의 비웃음을 샀지만, 외환위기를 빨리 벗어났다. 물가 폭등도 없었다. 그러나 2014년 시작된 저유가로 링깃화 가치가 폭락했다. 나집 라작 총리가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나랏돈 해외로 빼돌렸다는 부패 의혹도 더해져 말레이시아 경기는 고전 중이다. 한국과 동남아 외환위기의 반사이익은 중국이 누렸다는 평가다. 중국은 한국이 주춤할 때 글로벌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다. 2002년 이후 중국과 동남아의 무역액은 연평균 20% 이상씩 증가했다. 계층 간 격차가 확대된 동남아 국가는 내수 중심 성장이 여의치 않다. 2016년 태국의 상위 1%가 차지하는 자산 비중은 58%, 인도네시아는 49.3%였다. 2015년 아세안 경제공동체를 출범해 외국인 직접 투자를 꾀했으나, 투자는 베트남과 싱가포르에 더 몰리고 있다. 중국과의 차별화가 불가피하다. 미국이 지난 10년의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시기이기에 아시아 국가들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은 이코노미스트지에 “달러 강세와 금리 인상이 진행되면 글로벌 기업이 모국의 은행에서 대출을 늘리고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외환보유고를 늘리고 경상수지 흑자를 내는 외환위기 극복책을 누구나 따를 수 없다는 한계도 나온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韓·加 무제한 통화스와프…외환 리스크 벗어났다

    韓·加 무제한 통화스와프…외환 리스크 벗어났다

    기축통화 보유국과는 처음 만기 정하지 않은 상설 계약우리나라와 캐나다가 통화스와프 상설 협정을 공식 체결했다. 만기와 한도가 없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외화가 부족할 때 언제든 원하는 만큼 빌릴 수 있다는 의미다. 외환 안전판 마련과 국가 신인도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은 이주열 한은 총재와 스티븐 폴로즈 캐나다중앙은행 총재가 캐나다 오타와에서 양국 간 통화스와프 협약서에 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협정은 서명과 동시에 발효됐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와 같은 비상 상황이 생겼을 때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화를 빌릴 수 있는 협정이다. 외환 부족에 따른 최악의 ‘국가 부도’ 사태를 차단하고 평소 달러 등을 미리 쌓아 놓고 있는 외환보유고를 보완하는 역할도 한다. ‘마이너스통장’과 같은 개념이다. 20년 전인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 한국 경제로선 통화스와프가 주는 안정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특히 이번 협정은 한도가 없고 만기 시점도 정하지 않은 상설 계약 형태다. 우리나라가 상호 무기한, 무제한 방식의 통화스와프를 맺은 것은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기존에 중국·호주·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와 양자 통화스와프 협정을, 역내 금융 안전망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M)를 통해 다자 통화스와프 협정을 각각 맺고 있었다. 협정 연장을 협의 중인 아랍에미리트(54억 달러)를 포함하면 전체 통화스와프 규모는 1222억 달러였다. 더욱이 기존 협정 상대국 중에 국제 거래에 활용되는 기축통화 보유국은 없었다. 지난달 진통 끝에 연장에 합의한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정 역시 양국 간 경제협력 등 여러 긍정적인 요인이 있음에도 위안화 자체는 기축통화가 아니어서 외환위기에 대비하는 최선책으로는 부족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한·캐나다 통화스와프는 기존 협정과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캐나다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히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무디스가 최고등급 국가신용도를 부여할 정도로 높은 신인도를 자랑한다. 캐나다 달러는 외환보유액 구성 세계 5위(1.9%), 국제결제 비중 세계 6위(5.1%)에 이를 정도로 국제 거래에 널리 통용되는 ‘6대 기축통화’ 중 하나다. 특히 캐나다를 포함한 미국, 유로존, 일본, 영국, 스위스 등 6대 기축통화국은 한도를 정하지 않은 상설화된 통화스와프 연결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는 이들 국가와도 간접적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 효과’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 이번 협정은 정부와 한은이 기축통화와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 3월 캐나다에 협정 체결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이후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이번 협상을 진행하면서 정부와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긴밀한 공조를 통해 협약을 성사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이래 가장 의미가 크다”면서 “이번 협정의 목적으로 금융 안정을 확실히 못박았으니 금융 불안 시 뒷받침해 줄 테고, 기한이 없어서 만기 때마다 연장 문제가 불거지는 일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위기 발생 시 활용 가능한 강력한 외환 안전판을 확보했다는 데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달러화에 맞먹는 신뢰성과 안정성, 유동성이 있는 캐나다 달러화를 비상시 확보했다는 점과 그로 인해 한국 신뢰가 더 보강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특히 만기와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한·중 “교류협력, 정상궤도로 조속히 복귀”

    한·중 “교류협력, 정상궤도로 조속히 복귀”

    文, 사드로 韓기업 어려움 거론 배터리 보조금 제외 철회 요청 경제 고위급 협의체 재개 추진 리 “일부 예민한 문제 있지만 실질협력 전망은 아주 밝아”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국의 각종 교류 협력이 조속히 정상궤도로 돌아올 수 있게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한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직접 환기시키고, 이런 상황이 해소되도록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이날 저녁 필리핀 마닐라 시내 소피텔에서 50여분간 가진 회동에서 10·31 한중 관계 개선 발표와 지난 11일 베트남에서의 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을 토대로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이렇게 논의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양국 기업들의 애로 해소와 투자 활성화를 위한 경제 분야 고위급 협의체의 신속한 재개 ▲중국 내 우리 기업이 생산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보조금 제외 철회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수입규제 철회를 요청하고,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발전 및 금융협력 분야의 속도감 있는 추진 ▲미세먼지에 대한 공동대응을 제안했다. 이에 리 총리는 “일부 구체적이고 예민한 문제들을 피하긴 어렵지만, 양국 간 실질협력 전망은 아주 밝다”며 “상호보완성이 강해 중한 관계의 미래를 자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구보(九步) 진전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말이 있듯이 그간 아쉬움을 기회로 전환시키고 지혜를 모은다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빠른 시일 내에 실질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란 표현 대신 ‘구’로 표현한 것은 중국인들이 ‘오래, 길게’를 뜻하는 ‘지우(구·久)’와 발음이 같아 ‘9’를 좋아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중국 고전에서 ‘꽃이 한 송이만 핀 것으로는 아직 봄이 아니다. 온갖 꽃이 함께 펴야 진정한 봄이다’라는 글(‘고금현문’)을 봤다. 조속한 시일 내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이 꽃을 활짝 피우면서 양국 국민이 한·중 관계가 진정한 봄을 맞이했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리 총리는 “중국 고전에 ‘봄이 오면 강물이 따뜻해지고, 봄 강물이 따뜻한 줄은 물에 있는 오리가 먼저 안다’(소동파의 시 가운데 ‘춘강수난압선지·春江水暖鴨先知’)는 표현도 있다”면서 “중·한 관계를 조속히 정상적인 궤도에 추진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마닐라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평균 81개월 집권하는 경제대통령, 그의 한마디에 세계가 들썩

    평균 81개월 집권하는 경제대통령, 그의 한마디에 세계가 들썩

    2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공식 지명됐다. ‘양적 축소’를 시작한 각국은 파월 의장이 펼칠 통화정책에 주목한다. 연준 의장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의 수장으로, 한국은행 총재와 비슷한 존재다. 그런데 전 세계는 왜 미국 중앙은행장의 인선에 떠들썩할까. 가장 간단한 답은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이 기축통화를 기반으로 세계가 금융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시대에 달러의 발행량, 미국의 기준금리 등은 세계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연준 의장의 성향이 ‘매파’(금리 인상 선호)인지 ‘비둘기파’(금리 인하 선호)인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역대 의장의 정책 등을 살펴보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00년대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저금리 정책을 유지한 덕분에 글로벌 경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라는 혹독한 한파를 불러왔다. 글로벌 경제가 금융위기를 극복한 것은 달러를 마구 찍어 낸 ‘헬리콥터 벤’ 벤 버냉키 덕분이다. 파월 16대 의장 지명자 전까지 15명의 역대 연준 의장이 있다. ‘최장수 의장’은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이다. 윌리엄 밀러는 ‘1년 의장’이라는 불명예를 남겼다. 15명 연준 의장의 평균 임기는 81개월이었다.1.미약한 시작은행관리 기구로 출범, 로스차일드 ‘수렴청정’ 찰스 햄린(1914년 8월~1916년 8월) 등 6인:1907년까지 몇 차례 공황과 재정 실패를 겪은 미국 자본가들은 은행을 관리할 기구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민간 주도로 연준이 만들어진 이유다. 당시 연준이나 의장의 역할은 미약했다. 통화감독청(OCC)이 은행의 건전성을 감독했지만 월가의 위세가 더 높았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월가의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1913년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 연방준비제도 법안을 거의 날치기 통과시켰다. 이렇게 탄생한 초대 의장인 찰스 햄린은 재무부 차관 출신이었다. 하지만 연준의 권한은 미국 정부와 연준에 속한 연방은행들 사이를 조율하는 수준에 그쳤다. 연준은 ‘재무부의 부속 기구’처럼 취급됐다. 마치 한국은행이 1980년대 전까지 ‘재무부 남대문 출장소’로 불리던 것과 비슷하다. 연준의 실질적인 권력자는 따로 있었다. 바로 폴 워버그 이사였다. 워버그 이사는 연준의 청사진을 그린 인물로, 세계 금융시장을 석권한 로스차일드 가문의 심복이었다. 쑹훙빙은 저서 ‘화폐전쟁’에서 ‘연방은행의 주인은 12개 지역 연방은행이고, 워버그 이사를 조종한 것은 런던에 있는 알프레드 로스차일드’라고 주장했다. 최초 연방준비제도법 제10조에 따라 연준 의원들은 재무부 건물 안에서 근무했다. 연준이 출범할 당시 재무장관인 맥아두는 윌슨 대통령의 사위였다. 맥아두 장관은 연준 위원과 각 지역 연방은행 총재와 임원을 ‘친맥아두 인사’로 채워 넣었다. 2.대공황 수습기축통화로 힘 실려… 금리 결정기구 출범 루스벨트 시대, 매리너 에클스(1934년 11월~1948년 4월):연준이 독립성을 확보한 계기는 1929년 미국을 강타한 대공황이다. 대공항 초기에 연준은 재무장관의 지시를 기다리며 대응하지 않았다. 연준은 무책임한 조직으로 변해 갔다. 분개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1935년 연준의 지배구조를 바꿨다. 1935년 은행법 개정을 계기로 연준은 산하 연방은행들을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됐고, 행정부 각료는 연준에서 제외됐다. 통화정책의 핵심인 금리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만들어진 것도 이때다. 당시 뉴딜 정책을 지지했던 은행가 매리너 에클스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신임을 받으며 연준 의장에 올랐다. 에클스 의장의 연준은 재무부 건물에서 ‘에클스 빌딩’이라 불리는 연준 본관 건물로 독립했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 시기 연준은 재무부보다 강력해졌다. 판사 출신인 빈슨 재무장관은 에클스 의장에게 전적으로 의존했다. 1944년 브레턴우즈 협정이 체결돼 기축통화가 영국 파운드화에서 미국 달러화로 바뀌자 연준의 지위는 더 공고해졌다. 연준 독립의 기초를 닦은 에클스 의장은 그러나 ‘에클스 실수’를 남겼다. 1937년부터 경기가 회복됐다고 판단해 갑작스럽게 기준금리를 올려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었다. 3.호황의 초석20년 재임한 마틴, 60년대 美성장 발판 마련 현대 연준의 창시자,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1951년 4월~1970년 1월):거의 20년간 재임한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 의장은 현대 연준의 창시자라고 불린다. 그가 재임할 때 재무부뿐만 아니라 백악관의 영향에서도 벗어났다. 마틴은 트루먼 대통령의 심복 출신이다. 트루먼 대통령 집권 시절, 연준은 제2차 세계대전 자금 조달을 위해 저금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마틴은 저금리를 유지하기를 원했던 백악관의 요구를 물리치고 취임 이후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대통령과 충돌을 빚었다. 퇴임 후 한 파티장에서 마틴 의장을 마주친 트루먼 대통령이 “배신자”라 부르며 돌아설 정도였다. 마틴 의장이 연준의 독립성을 확립한 것은 취임 직전인 1951년 ‘재무부-연준 양해각서’(Treasure-Fed accord)가 통과된 덕분이다. 이는 재무부가 앞으로 연준의 일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항복문서’다. 영국 왕이 시민의 편에 선 귀족에게 항복한 ‘마그나카르타’(대헌장)에 비유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문서는 트루먼 대통령의 지시로 작성됐다. 연준과 존 스나이더 재무장관이 금리 문제를 두고 1년간 실랑이를 벌이자 트루먼 대통령이 장관에게 빨리 사태를 수습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 협약 덕분에 연준은 재무부 증권(미 국고채)을 무조건 돈으로 찍어 낼 의무에서 벗어났다. 중앙은행의 역할을 “파티가 한창 달아오를 때 펀치볼을 치우는 일”로 정의한 마틴 의장은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억제에 나섰다. 경기 성장을 위해서는 물가가 낮은 수준에서 안정돼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틴 의장은 전후 인플레이션을 잡아내며 1960년대 미국 경제 호황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 최초의 흑인 이사 앤드루 브리머는 마틴 의장을 ‘연준의 구원자’라고 회고했다. 4.물가와의 전쟁인플레 잡은 볼커… “가장 우수한 의장” 아서 번스(1970~1978년)+ 윌리엄 밀러(1978~1979년), 폴 볼커(1979년 8월~1987년 8월):1970년대 미국 경제는 암울했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서 첫 패전을 겪고, 막대한 전비 부담에 만성적 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1972년과 1978년에는 각각 1차, 2차 오일쇼크로 치명타를 입었다. 당시 연준은 주로 고용률에 신경을 썼다. 경제학자 출신의 첫 연준 의장인 아서 번스는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해 확장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했다. 지미 카터 대통령으로부터 재지명을 받기 위해서였다. 고약한 인플레이션은 폴 볼커 의장 때 잡았다. 볼커 의장이 취임한 1979년 미국 경제는 연간 물가상승률이 13.3%로 최악의 수준이었다. 그 직전의 번스·밀러 의장은 각각 법률가, 기업가 출신이었지만 경제와 금융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경제학자들은 미국이 남미형 만성 인플레이션 경제나 대공황에 빠질 것이라고 비판했지만 밀러 의장은 긴축을 반대했다. 연준의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졌고, 밀러 의장은 1년 만에 교체됐다. 볼커 의장은 경기 부진을 감수하고 단기 금리를 한껏 올렸다.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볼커 의장이 기준금리를 12%로 올리자 언론들은 ‘토요일 밤의 학살’이라고 비난했다. 1981년 이자율은 20% 선으로 뛰었고, 실업률은 5%에서 10%로 올랐다. 미국 농민들은 워싱턴으로 상경해 볼커 의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볼커 의장의 정책에 개입하지 않았던 카터 대통령은 결국 재선에 실패했다. 결국 볼커 의장은 스태그플레이션 위기를 잠재워 연준에 대한 신뢰도를 회복했다. 연 15%에 달하던 인플레이션은 1983년 3.2%까지 떨어졌다. 미국 경제학자들은 볼커를 가장 우수한 연준 의장으로 손꼽는다. 볼커 의장이 퇴임한 1987년 다우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며 200년 역사상 최고 수준의 강세장이 열렸다. 이 시기에 달러가 진정한 세계 통화가 됐다. 시중에 풀린 달러는 미국이 보유한 금의 5.7배에 달했다. 달러를 금으로 바꿔 줄 여력이 없어졌다. 금본위제가 폐지됐으나 다른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유지됐다. 미국은 사실상 금 보유고와 관계없이 달러를 자유롭게 찍어 낼 수 있는 세계 유일의 나라다. 달러의 위상이 세계화되자 연준 의장의 위상도 ‘세계 경제대통령’ 수준으로 높아졌다. 5.버블의공범최저금리·규제완화, 서브프라임위기 부메랑 앨런 그린스펀 1980~2000년대(1987년 8월~2006년 1월):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마틴 의장에 이어 최장수 의장으로 재임했다. 로널드 레이건, 조지 H 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대통령 등 4명의 대통령을 거치며 ’경제 마에스트로’라는 평가를 받았다. 0.25% 포인트씩 조심스럽게 금리를 움직이는 ‘베이비 스텝’ 인상으로도 유명하다. 그린스펀 의장은 두 차례 주식 폭락 때 효과적으로 대처했다. 의장을 맡은 지 2개월쯤 지난 1987년 ‘검은 월요일’(Black Monday)이 터졌다. 다우지수가 하루 만에 22.6% 곤두박질쳤다. 밤새 아시아 증시가 폭락하자 선물 매도가 이어졌고, 뉴욕 증시 현물도 폭락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기준 이자율을 신속하게 낮춰 1929년 같은 대공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린스펀 의장은 위기마다 금리를 인하했다. 그가 내린 처방에 미국 경제는 1991년 걸프전쟁, 아시아 경제 위기, 2000년 닷컴 버블 붕괴에서 회생했다. 연준이 2003년 기준금리를 1%대로 내리자 세계 중앙은행도 이를 따랐고 세계 경제가 회복됐다. 그린스펀 의장이 네 차례 연준 의장을 역임하는 동안 ‘그린스펀 효과’, ‘미국 경제의 조타수’, ‘통화정책의 신의 손’ 등 숱한 신조어가 쏟아졌다. 1970년대 초 이후 28년 만에 실업률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린스펀 의장은 FOMC 회의록을 공개해 중앙은행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도 강화했다. 그러나 그린스펀 의장은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에서 비롯된 세계적 금융위기의 주범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저금리 정책을 오랜 기간 유지한 탓이다. 게다가 그는 시장의 자정 능력을 과신한 탓에 급팽창하던 금융파생상품의 폭발력을 인지하지 못했다. 각종 금융 규제를 풀자 급속도로 발전한 세계 금융 산업의 부작용이었다. 가계가 직접 금융자산시장의 움직임과 얽히면서 전 세계가 ‘제2의 대공황’의 공포에 사로잡혔다. 6.양적완화 시대헬리콥터 벤·비둘기 옐런, 금융위기 넘다 벤 버냉키(2006~2014년) + 재닛 옐런(2014~2018년) + 제롬 파월(2018년~):‘헬리콥터 벤’. 벤 버냉키 의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자 “헬리콥터로 공중에서 돈을 뿌려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말해 붙여진 별명이다. 연준은 2008년 위기 이후 3차례 양적완화를 선언해 약 3조 달러를 공급했다. 중앙은행의 발권력까지 동원했다. 대공황을 연구한 경제학자 출신인 버냉키 의장의 결단이 통했다. 연준 의장으로선 최초로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타임은 버냉키 의장을 ‘1930년 대공황 당시 연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은행의 파산을 막아 낸 유능한 은행가’라고 치켜세웠다.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인 것도 버냉키 의장의 공로다. 그는 2011년 4월부터 FOMC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결과를 직접 언론에 설명하기 시작했다. 연준 출범 이후 의장으로서는 처음이었다. 그는 ‘화폐 전쟁’ 논란에도 불을 지폈다. 팽창한 달러 통화량에 다른 화폐가치가 급등했다. 2014년 브라질 헤알화는 2002년 말 대비 75% 급등했고,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는 각각 46%, 30% 올랐다. 버냉키 의장의 한마디에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 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기도 했다. 2013년 5월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해서다. 그는 “양적완화를 줄인다고 통화완화정책을 종료하는 것은 아니며, 제로 금리는 유지한다”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혼란이 벌어진 뒤였다. 버냉키 의장의 뒤를 이은 재닛 옐런 의장은 고용을 중시하는 비둘기파였다. ‘에클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경기가 회복되기까지 기다렸다. 옐런 의장은 지난 9월 양적완화를 끝맺고 완만하게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미국의 실업률은 4.3%였고, 연준은 목표한 물가상승률인 2%에도 곧 도달할 거라 내다봤다. 시장은 12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2018년 2월 정식 취임할 제롬 파월 차기 의장은 월가에서 일한 인물로 옐런 의장의 ‘비둘기파’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지명자는 2일(현지시간) “가능한 최대의 근거와 통화정책 독립이라는 오랜 전통에 기초한 객관성을 갖고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금융 규제법인 ‘도드-프랭크법’ 등의 완화와 연준의 독립성 강화 등은 파월 지명자의 과제로 꼽힌다. ‘중립적인 올빼미’라고 불린 파월 지명자가 어떤 의장으로 기록될지는 그의 몫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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