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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관방 “한미일 연대 확실하게 이뤄지고 있다”

    日관방 “한미일 연대 확실하게 이뤄지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각국 국방부를 중심으로 한 한미일 연대는 확실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8일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의 일시귀국 장기화에 따라 한일간 대북 협력에 영향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는 효율적 대북 공조를 위해서라도 나가미네 대사를 귀환시켜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을 일축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앞서 아베 신조 총리에 이어 자민당 2인자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지난 9일 나가미네 대사가 “조속히 한국에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나가미네 대사는 지난달 9일 부산 총영사관 앞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일시 귀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외교부, 日 ‘위안부상’ 명칭 변경에 “‘소녀상’ 그대로 사용할 것”

    외교부, 日 ‘위안부상’ 명칭 변경에 “‘소녀상’ 그대로 사용할 것”

    외교부는 7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명칭을 ‘소녀상’으로 계속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그간 소녀상이라는 명칭을 사용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소녀상은 명칭 여부와는 별도로 피해자 분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그리고 마음의 상처 치유라는 위안부 합의의 목적에 충실한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3일 “(일본) 정부가 문제 삼고 있는 것이 위안부상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위안부상이라는 표현을 (얼마 전부터) 해왔다. 위안부상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 상당히 이해하기 쉽다고 생각한다”며 ‘위안부 소녀상’ 대신 ‘위안부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장기 경색 조짐 한·일 관계 돌파구 찾아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 대사가 일본으로 돌아간 지 6일로 한 달이 된다. 나가미네 대사의 귀국은 부산 주재 일본 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된 것에 반발하는 일본 정부의 대항 조치로 모리모토 야스히로 부산 총영사의 귀국과 함께 이뤄졌다. 업무 협의차 귀국한다고는 했지만 사실상 소환에 가깝다. 주한 일본대사의 소환 혹은 일시 귀국이 이처럼 장기화한 사례는 없다.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항의해 본국으로 돌아간 무토 마사토시 대사, 2005년 독도 영유권 분쟁으로 귀국한 다카노 도시유키 대사는 12일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일본 정부가 나가미네 대사를 돌려보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일본 대사의 한국 부재가 장기화할 공산도 커 보인다. 대사가 없다고 한·일 관계가 근저에서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2012년 부(負)의 유산이 박근혜 정부로 이어져 3년 넘게 정상회담을 열지 못한 경험을 양국 관계사에 남긴 한·일이다. 일본에서 한류의 급격한 쇠퇴, 방한 일본인의 급감, 반한 감정 고조 등 유형무형의 영향이 미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는 2015년 12월 28일의 위안부 합의로 해빙되는 계기를 맞는 듯했지만 부산 소녀상 설치로 다시 냉각이 됐다. 한 달 동안에만 경기도의회의 독도 소녀상 설치를 위한 모금, 기시다 후미오 외상의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는 일본 영토” 발언이 있었다. 교과서 집필의 기준이 되는 학습지도요령에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명기하기로 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있었는가 하면 쓰시마에서 절도해 온 고려 불상을 일본에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1심 판결까지 악재들을 주고받으면서 양국 모두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2012년 사례에서도 증명됐지만, 이런 경색 상태를 차기 정권에 넘겨서는 안 된다. 되돌이키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은 서로 피해야 한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갈 데까지 가보자라든가 먼저 손을 내밀라고 팔짱을 껴서는 안 된다. 정부에는 한·일 관계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일본 핑계만 댄다거나 미국 외교가에서 고자질 외교를 되풀이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일본 정부도 마찬가지다. 민간이 설치한 소녀상을 국가가 철거에 관여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면 지나친 압박은 한국 정부의 입지를 좁히고 반일 감정을 부풀릴 뿐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깨달아야 한다. 북핵 위협에 맞서는 한·미·일 공조 외에도 양국의 협력이 필요한 분야는 차고도 넘친다.
  • 꽉 막힌 한·일… 관계 회복은 언제쯤?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일시 귀국한 지 오는 9일로 한 달이 된다. 그동안 한·일 관계는 회복의 계기를 마련하기는커녕 독도 문제, 부석사 불상 반환 문제 등으로 한 달 전보다 더 꼬였다. 양국 국민 여론이 악화 일로를 걷는 가운데 재일동포 단체가 6일 우리 정부에 부산 소녀상 이전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재일민단, 정부에 부산 소녀상 이전 요구 오공태 재일본대한민국민단(재일민단) 중앙본부 단장을 비롯한 대표단 8명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나 부산 소녀상을 이전해 달라며 ‘요망서’를 전달했다. 오 단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부산)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것이 100만 재일동포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민단 측은 면담에서 소녀상 설치 이후 일본 내 혐한 정서가 고조돼 동포 사회가 고초를 겪고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윤 장관은 재일민단의 건의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앞으로도 한·일 관계가 잘 풀리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가미네 대사 3월 이후 귀임할 듯” 나가미네 대사 등은 지난달 9일 일시 귀국한 이후 29일째인 이날까지 귀임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교도통신은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 시기가 “3월 이후가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애초 외교가에서는 나가미네 대사 등이 일시 귀국 2주일을 전후해 귀임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다. 귀국의 명분이 약한 데다 미국 측이 중재에 나서면서 갈등 해결의 실마리도 잡히는 듯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도의회가 독도에 소녀상을 건립하겠다고 나서고 이에 일본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 ‘독도 망언’으로 맞서면서 관계는 더 꼬이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진퇴 문제가 결정될 때까지 한국 정부가 소녀상 문제에 대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G20 외교장관회의 돌파구 될 수도 더 큰 문제는 마땅한 관계 회복의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한·일 중재에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교부 안팎에서는 오는 16일부터 독일 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가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한·일 장관이 만나면 일본군 위안부 합의 이행을 포함해 관계 정상화가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면서 “다자회의에 데뷔하는 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이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서울광장]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최용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최용규 논설위원

    우리는 올해 안에 새 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 4~5월이 될지, 12월이 될지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지 못했을 경우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똑똑히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 했지만 지금 우리에겐 그럴 만한 여유가 없다. 똑같은 실패는 변곡점에 선 우리에게 살길을 열어 주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위기 상황이라는 말 한마디로 대충 넘어갈 만큼 한가하지 않다. 경제는 말할 것도 없고, 외교며 안보며 어느 것 하나 멀쩡한 게 없다. 경제성장률 2% 중반의 저성장 늪에 빠진 우리 경제는 좀처럼 헤어날 기미 없이 L자형으로 기고 있다. 팍팍한 삶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는 갈수록 줄고, 생활물가는 서민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뛰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세계 시장의 판이 새롭게 짜이고 있으나 우리 기업들의 적응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삼성이나 현대차도 예전 같지 않다. 세계 시장을 휘어잡을 새로운 성장동력이 없는 한국 경제는 분명한 위기다. 외교·안보 상황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미·중 열강에 끼인 나라가 실리를 취하지 못할 바엔 눈치라도 잘 봐야 한다. 한쪽에 몰방하는 편중(偏重)외교로 이리 터지고 저리 터지는 동네북 신세가 한국 외교의 현실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으며 무차별적인 경제·문화 보복을 당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위안부 소녀상을 가지고 트집 잡던 일본이 초중등 학생에게 독도는 자기네 땅이라고 가르치겠다고 나섰는데도 이 같은 주권 침탈 행위에 입을 봉하고 있다. 독도를 관할하는 지자체장만이 일본의 독도 교과서 도발에 목청을 돋우고 있을 뿐이다. 이것이 과연 주권국가가 취할 태도이며, 주권국가라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탄핵 국면임을 십분 고려하더라도 저들이 우리를 어떻게 볼지를 생각하면 고개조차 들기 어렵다. 총체적 난국이며, 이를 헤쳐 나갈 리더가 필요하다. 이처럼 중차대한 시점에 지도자를 뽑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적 상황에서 경제·안보·정의는 대선 길목에서 중요한 세 가지 포인트다. 이전의 대결 구도를 보면 진보 쪽은 정의의 가치를 중시했고, 보수 쪽은 늘 들고나오는 게 경제와 안보였다. 이번에 문제가 생긴 것은 경제·안보만 강조하다 보니까 정의라는 측면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그래서 진보 쪽이 파고들 수 있는 틈이 생겼다. 그러나 경제·안보를 빠트리고는 대선 주자로 서질 못한다. 이것이 한국적 상황이다. 경제와 안보가 필요조건이라면 정의는 충분조건이다. 첫 출발인 경제가 안 되고 안보가 잘될 리 없다. 부국강병이란 말이 왜 있겠는가. 진보 쪽의 강점은 정의다. 문제는 필요조건이 구비되지 않으면 충분조건은 의미가 없어진다는 점이다. 적어도 앞으로 일정 기간 동안은 경제와 안보를 놓치면 대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진보든 보수든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확실하게 갖췄다고 할 만한 후보는 아직 없다. 여러 후보가 촛불에 실려 뜨긴 했지만 경제·안보·정의라는 핵심 3요소를 틀어쥐고 미래를 주도할 만한 후보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진보와 보수 간 세(勢) 대결은 불가피하다. 혼란스러울 것이다. 촛불은 박근혜 대통령을 질타한 것이지 보수를 공격한 것은 아니다. 친박과 비박이 서로 갈라선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가 그동안 밀쳐 놓았던 정의라는 가치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촛불은 이처럼 현재에 대한 진단이지 미래는 아니다. 물론 미래를 밝혀 주기도 하지만 그 촛불만 갖고는 안 되며, 등대가 되려면 새로운 촛불이 필요하다. 광화문 촛불은 분명한 정치적 행위다. 그러나 촛불도 쳐다보고 태극기도 쳐다보며, 촛불로 기울다가도 때로는 태극기 쪽으로 가기도 하는 두터운 층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들이 오늘 당장 촛불이나 태극기로 가는 것은 아니며 최종 결정과 선택은 투표로 나타난다. 대선 주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덩어리를 어떻게 자기 쪽으로 이끌어 올지를 고민해야 한다. 지지율 5%가 됐든 10%가 됐든 대선 주자를 전부 링에 올려 경제·안보·정의라는 점수표로 채점하면 눈에 보이는 사람은 달라진다. ykchoi@seoul.co.kr
  •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 공개] ‘김구 선생 암살’ 추가… “반민특위, 친일 청산 미흡” 서술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 공개] ‘김구 선생 암살’ 추가… “반민특위, 친일 청산 미흡” 서술

    교육부가 31일 발표한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은 ‘일부 표현만 수정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대사 관련 서술이 상당 부분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날 교육부가 함께 발표한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에서 ‘대한민국 수립’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표현을 함께 쓸 수 있도록 한 것은 그동안의 행보로 미뤄 볼 때 크게 물러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교육부가 이날 발표한 검정교과서 집필 기준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국정교과서에서 논란이 됐던 ‘대한민국 수립’ 표현이다. 검정교과서 집필 기준(성취 기준)과 집필 방향에는 ‘8·15 광복 이후 전개된 대한민국의 수립 과정을 파악한다’고 돼 있다. 이는 국정교과서의 편찬 기준 내용과 같다. 그러나 하위 항목인 ‘집필 유의사항’에 ‘대한민국 출범에 대해 ‘대한민국 수립’, ‘대한민국 정부 수립’ 등으로 표현하는 다양한 견해가 있음에 유의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의견 수렴 과정에서 가장 많이 제기된 것이 이 부분(대한민국 수립)에 대한 논쟁이었다.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차원에서 검정교과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표현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용한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는 집필 기준을 중심으로 출제한다”고 덧붙였다. 상위 항목인 집필 기준과 집필 방향은 그대로 두고 하위 항목인 유의사항에 반영한 일종의 ‘절충안’인 셈이다. 이날 함께 발표한 국정교과서 완성본도 지난해 11월 28일 발표했던 현장검토본에서 진보진영 의견이 일부분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학교 역사는 310건, 고교 한국사는 450건에 이른다.개항기 및 일제강점기 관련 부분에서는 친일 반민족 행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예컨대 중학교 역사②에서는 최근 일본과 논란을 빚었던 위안부 소녀상 서술이 들어갔다. ‘일본이 위안부 모집에 관헌이 직접 가담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서술도 새로 들어갔다. 현대사 관련 서술도 강화됐다. 김구 선생 암살이 새로 들어가고, 반민특위에 관해서는 ‘친일파 청산이 미흡했다’는 식의 부정적 서술이 덧붙여졌다. 제주 4·3 사건 관련 부분은 고교 한국사에 제주 4·3 관련 서술에서 오류가 있었던 특별법 명칭을 정정하고, 제주 4·3 평화공원에 안치된 희생자 위패 관련 내용도 들어갔다. 다만 재벌과 박정희 전 대통령 미화 관련 서술은 크게 변동이 없다는 게 진보진영 측의 주장이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과 관련해 대규모 조선소 건립 자금을 마련하려고 거북선 지폐를 영국 투자 은행에 보여 주었던 영웅적 일화는 ‘국내 최초의 고유 모델 자동차 포니 개발을 추진하는 등’으로 고쳐졌다. 새마을운동에 대해서도 ‘농촌 개발 사업으로 출발했지만 관 주도의 의식 개혁 운동으로 나아갔다’는 서술을 추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부분은 9쪽 내용 모두 그대로였다. 진재관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은 “박 전 대통령의 집권 기간이 18년으로 다른 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었고, 기존 검정교과서에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내용이 적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용어 클릭] ■‘대한민국 수립’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차이 언뜻 보면 같은 말처럼 보이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대한민국 공식 정부로 인정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를 품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3·1 독립선언에 기초해 일본 제국주의의 대한제국 침탈과 식민통치를 부인하고 한반도 내외의 항일 독립운동을 주도하고자 중화민국 상하이에서 설립됐다. 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은 뒤 꼬박 3년이 지난 1948년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취임하기 전까지를 임정 시기로 보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8월 15일을 ‘광복절’ 대신 ‘건국절’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한민국 수립’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논쟁이 붙었다. 건국절을 주장하는 쪽에서 말하는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은 임정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런 경우 일제강점기 한반도는 국가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일본 통치는 정당하고 독립운동가의 항일 투쟁은 일종의 테러 행위로 왜곡될 수 있다.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단어를 쓰는 대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를 전제로 깔아 우려를 희석시켰다.
  • 국정교과서 최종본 오늘 공개…검정교과서에 ‘대한민국 정부 수립’ 기술 허용

    국정교과서 최종본 오늘 공개…검정교과서에 ‘대한민국 정부 수립’ 기술 허용

    교육부가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 내용과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확정 발표했다. 가장 논란이 됐던 대한민국 건국 시기 서술과 관련해 교육부는 검정 집필기준에서 ‘대한민국 수립’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용어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개발되는 검정 중학교 역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민국 건국 시기와 관련 ‘대한민국 수립’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표현을 함께 쓸 수 있게 됐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28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하고 현장 교사, 학자, 전문가, 일반 시민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해왔다. 의견 수렴 과정에서 국정 역사교과서가 친일·독재를 미화한다는 비판에 ‘최순실 게이트’까지 터지자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교과서 현장 적용 시기를 2017년에서 2018년으로 1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또 검정 역사교과서도 올해 새로 개발해 내년(2018년)부터 중·고교가 국정교과서 1종과 여러종의 검정교과서 가운데 하나를 골라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검정 집필기준은 바로 이러한 현장 적용 방안에 따라 올해 새로 개발될 검정 교과서의 서술 범위와 방향, 유의점을 집필자들에게 제시한 ‘가이드라인’이다. ‘8·15 광복 이후 전개된 대한민국의 수립 과정을 파악한다’는 집필기준 자체는 국정교과서의 ‘편찬기준’ 내용과 같지만, 집필 ‘유의사항’에 ‘대한민국 출범에 대해 대한민국 수립, 대한민국 정부 수립 등으로 표현하는 다양한 견해가 있음에 유의한다’는 문구를 추가한 것이다. 또 중학교 역사② 집필기준에 광복 후 친일청산 노력에 대한 서술 근거를 제시해 중학교 단계에서 친일청산 의미를 학습할 수 있도록 했고, 중·고교 교과서에는 공통으로 제주 4.3 사건 서술을 한층 구체화하도록 했다. 새마을운동과 관련해서도 고교 검정 집필기준에 ‘한계점을 지적하는 견해도 있음에 유의한다’는 내용을 추가, 새마을운동의 성과와 한계점이 고루 서술되도록 했다. 지난해 11월 28일 현장검토본 발표 후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국정교과서는 수렴된 의견 가운데 중학교 역사는 310건, 고교 한국사는 450건을 최종본에 반영했다. 개항기와 일제 강점기 부분에서 ‘친일 반민족 행위 진상규명 보고서’의 구분에 따라 친일행위를 5개 유형으로 분류해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또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해 수요시위 1000회를 기념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사실,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 집단 학살 사례를 본문에 추가하는 등 관련 서술을 강화했다. 현대사에서는 김구 선생의 암살 사실을 추가하고 제주 4·3 사건 관련 오류를 정정했으며 광복 이후 추진된 반민특위 활동의 한계를 더 명확히 기술했다. 새마을운동이 ‘관 주도의 의식 개혁운동’으로 전개됐다는 한계점도 추가했다. 교육부는 검정 집필기준과 국정 최종본이 확정됨에 따라 검정 심사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통해 지난 25일자로 검정 심사 예비공고를 하는 등 검정 개발 절차에 착수했다. 국정교과서 최종본은 웹사이트(http://www.moe.go.kr/history) 공개, 올해 연구학교 우선 사용 등 추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검정 교과서와 함께 사용되도록 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녀상 찾은 이재명 성남시장…“다시는 이런 일 안 생기도록”

    소녀상 찾은 이재명 성남시장…“다시는 이런 일 안 생기도록”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28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을 찾았다. 이 시장은 설날인 이날 서울 광화문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찾아 “자주적 균형외교의 원칙을 잘 지키고, 국익 중심의 외교로 다시는 (일본군) 위안부와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미국으로부터 압박을 당하고 일본에게는 굴욕을, 중국에게는 압박을 당하는 그런 위험한 국제관계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나라잃은 설움이 참 큰 것 같다”며 “백년 전쯤에 벌어진 일이기는 하지만, 현대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위안부와 같은 참혹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일본 정부간 위안부합의에 대해 평하며 “위안부 할머님 분들의 뜻과 다르게 합의된 사항은 법적 요건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반드시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시장은 정부종합청사 앞 노동자 장기농성장을 방문한 뒤 세월호 유가족 합동차례에도 참석했다. 이 시장은 “부모가 죽으면 땅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다. 아직 수습 못한 아홉 분을 포함, 자식들을 앞에 놓고 이렇게 차례를 지내게 된 참혹한 현실이 견디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도 세월호분향소 합동차례에 참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홍기 칼럼] 소녀상이 꽉 주먹 쥔 이유를 아는가

    [박홍기 칼럼] 소녀상이 꽉 주먹 쥔 이유를 아는가

    소녀상이 그 자리에 있었다. 웅장한 빌딩 뒤편의 넓지 않은 길가에 있는 탓에 더 작아 보였다. 인도 군데군데엔 눈이 쌓여 있다. 소녀상의 차림은 알록달록했다. 누군가가 예쁜 스웨터를 입혀 주고, 털모자를 씌워 주고, 벙어리장갑을 끼워 주고, 목도리를 둘러 주고, 털양말을 신겨 준 것이다. 덕분에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소녀상은 뙤약볕이 내리쬐고, 비바람이 치고, 눈보라가 닥쳐도 오직 한 곳, 주한일본대사관을 응시하고 있다. 6년째다. 엄마와 함께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소녀가 소녀상 앞으로 다가왔다. 소녀상의 얼굴을 만지며 “예쁘다” 하더니 소녀상 옆의 빈 의자에도 앉아 봤다. “전쟁터로 끌려간 할머니랬지. 할머니, 춥겠다”라며 호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소녀상 얼굴에 걸쳐 놨다. 일본이 집요하게 소녀상의 철거를 요구하는 속내가 이것이다. 소녀들에게 보이는 역사의 전이(轉移)다. 소녀상이 존재하는 한 ‘보이지 않으면 잊힌다’라는 일반적인 망각 현상을 억지하기 때문이다. 일본엔 눈엣가시다. 소녀상은 풀고 가야 할 한·일 과거사의 중심에 있다. 위안부 문제는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 실명으로 “증인이 여기 있다”고 위안부였음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역사적 증언이었다.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기이치 전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수요집회’가 처음 열렸다. 25년 전이다. 외침은 분명했다. 반인륜적 전쟁 범죄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법적 배상이다. 그러나 일본의 주장은 한결같다. 일본군, 즉 국가에 의한 강제 동원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소녀상은 수요집회 1000회를 기념해 위안부 할머니를 형상화했다. 2011년 12월 14일 세워졌다. 거칠게 뜯긴 단발머리 끝은 가족과 고향과의 단절을, 닳고 해진 맨발은 험난했던 인생을, 땅을 딛지 않은 뒤꿈치는 내 나라에서조차 온전히 발을 붙이지 못한 한(恨)을 담고 있다. 소녀상은 무릎 위에 꽉 주먹을 쥐고 있다. 일본의 진심 어린 사죄를 받아 내겠다는 의지에서다. 어깨 위의 작은 새는 평화와 자유의 상징이다. 과거와 현재의 할머니들과 우리를 잇는 연결 고리다. 한·일 관계가 틀어졌다.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최근에 설치된 소녀상이 단초가 됐다. 일본은 대사와 총영사를 일시 귀국시켰다. 통화 스와프 협상과 고위급 경제협의도 일방적으로 중단·연기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에 따라 “한국 측이 제대로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속한 10억엔을 줬으니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까지 철거하라는 것이다. 소녀상이 등장한 이래 쌓인 불만의 표출이다. 가해자가 큰소리치는 격이 아닐 수 없다. 12·28 합의는 피해 당사자들을 완전히 배제했다. 설명도 없었다. 헌법재판소의 2011년 8월 30일 결정도, 대법원의 2012년 5월 24일 판결도 무시했다. 헌재는 한국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봤고, 대법원은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그렇지만 양국 정부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不可逆的·돌이킬 수 없는)’ 합의라고 못박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0억엔은 정부의 책임과 사죄의 대가라는 논리까지 폈다. 일본은 지금껏 그랬듯 사죄 없이 화해와 치유에만 방점을 뒀다. 굴욕적이다. 국가는 또다시 피해 당사자들의 기본권을 짓밟았다. 소녀상은 조형물 그 이상이다. 국민의 자존감으로 승화됐다. 오죽하면 “지금도 내 나라, 내 땅에서마저”라는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까 싶다. 아베의 말마따나 재협상은 국제 신용과도 직결될 수 있다. 그러나 국익도 국민적 지지가 바탕이 돼야 한다. 국가의 결정이니 옳고 그름을 떠나 따르라는 권위시대적인 주문은 온당치 않다. 국제 정세와 얽힐수록 의지할 곳은 국민이다. 투명한 절차가 전제돼야 함은 당연하다. 법원이 판결한 12·28 합의 문건 공개도 같은 맥락이다. 일본도 “과거를 책임진다”는 실천적인 자세를 갖지 않는 한 12·28 합의와 상관없이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소녀상이 주먹을 펴지 않고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hkpark@seoul.co.kr
  • [씨줄날줄] 한·중·일 삼국지/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한·중·일 삼국지/황성기 논설위원

    한국과 중국, 일본의 물고 물리는 리그전이 점입가경이다. 아파(APA)라는 일본 국내외에 419개 점포, 6만 8600개 객실을 보유한 대형 호텔이 주인공이다. 모토야 도시오(73)라는 극우 성향의 아파그룹 회장이 ‘진정한 일본의 역사 이론 근현대사학 Ⅱ’란 책을 집필해 객실에 비치했는데, 그게 한·중·일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소동의 주요 소품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과 부산 소녀상 설치로 한국이 중국과 일본에 맹공을 당하는가 싶더니, 아파 호텔의 책 한 권으로 촉발된 중국과 일본의 격돌에 한국이 끼어들어 협공을 가하는 형국이 됐다.아파 호텔 사건의 출발은 지난 1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인 여성과 중국인 남성이 일본을 여행하던 중 도쿄의 아파 호텔에 투숙했는데, 객실에 있던 모토야 회장의 책을 들췄더니 구 일본군에 의한 1937년의 난징(南京) 대학살에 대해 “일본 군이 30만명을 죽였다는 증거는 없다”는 기술을 발견한다.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해서는 “허구인데 한국이 국익을 위해 이용한다”는 내용이었다. 분개한 이들이 중국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렸고 조회수 1억을 순식간에 돌파하는 핫뉴스가 됐다. 중국 국영 신화통신은 “일본 ‘우익 호텔’은 그 악랄한 행위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보복을 예고했고, 웨이보에는 “2020년 도쿄올림픽 때 아파 호텔에 숙박하지 말자”는 댓글이 올라왔다. 중국 외교부가 지난 17일 공식적인 비난에 가세한 데 이어 관광을 관할하는 국가여유국 대변인이 24일 중국 여행업계에 아파 호텔을 이용하지 말라는 불매 운동 지침을 내렸다. 한국이 본격적으로 움직인 것은 24일. 2월 19일부터 일본 삿포로에서 열리는 동계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우리 선수단 100여명이 아파 호텔에 숙박한다는 사실이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아파 호텔 숙박 절대불가’ 목소리가 커졌다. 대한체육회는 25일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는 공문을 동계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보냈다. 재미난 것은 일본의 대응이다. 아베 신조 총리의 최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부 장관은 24, 25일 연이어 이 문제에 관한 질문을 받고 “민간 기업의 개별적인 대응에는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어디선가 많이 듣던 논리인데, 일본 문부과학성이 역사 교과서의 검정 결과를 발표할 때마다 되풀이하는 것과 쏙 닮았다. 출판사들의 역사를 왜곡한 서술이 검정에서 통과되고, 한국 정부가 항의하면 일본 정부는 “민간 출판사가 하는 일에 정부가 간여할 수 없다”고 대응한다. 이 논리라면 한국의 민간단체가 세운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의 철거는 한국 정부로서도 “간여할 수 없는 일”이 되는 것을 일본 정부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부산 소녀상에 항의해 주한 일본대사의 일시 귀국, 한·일 스와프 협상 중단의 조치를 내린 일본 정부 속내가 새삼 궁금해진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위안부 동상 보고 “가슴 쳐졌다” 망언 뱉은 日방송

    위안부 동상 보고 “가슴 쳐졌다” 망언 뱉은 日방송

    일본의 한 방송에서 원조 위안부 동상 사진을 보며 “가슴이 처졌다”는 망언을 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유튜브 채널 ‘일본 반응 채널 복귀’에는 ‘위안부상 설치에 대한 일본의 대처 방법’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서 일본 방송인 오오타카 미키(大高未貴)는 자신이 2013년 방한 당시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에서 직접 촬영한 원조 위안부상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사진을 소개하며 “한국의 소녀상은 일본과 세계에 대한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가녀린 10대 소녀들이 일본군에게 납치당해 위안부가 됐다는 픽션을 세계에 퍼트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 남성 패널은 원조 위안부상 사진이 공개되자 “가슴이 쳐졌네요”라는 망언을 했다. 그러자 오오타카는 “소녀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맞구를 쳐 방청석에선 웃음이 나왔다. 해당 영상을 본 한국 네티즌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기문, 입당 않고 ‘제3지대’ 연대로 가닥

    반기문, 입당 않고 ‘제3지대’ 연대로 가닥

    보수 통합후 진보로 외연 확장 노려 첫 인터뷰서 “난 깨끗한 정치 신인” 박연차 23만달러 수수 의혹 반박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기성 정당에 입당하지 않고 ‘제3지대’에서 비(非)패권 세력과 연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이념적 지향점은 보수 진영의 대통합을 기반으로 ‘합리적 진보’로까지 외연 확장을 노리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민식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반 전 총장의 법률 대리인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23만 달러 수수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조목조목 반박한 뒤 해당 언론사를 무고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9명을 만난 자리에서 “끝까지 간다. 중도 사퇴는 있을 수 없다”며 대권 도전 의사를 강하게 밝혔다. “보수 대통합의 구심점이 돼 달라”,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의원들의 요구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언론과의 첫 공식 인터뷰에서도 “제3지대론은 국가와 국민에 관심이 없고 이념에 빠진 양극단 세력을 제외한 분들이 힘을 합치자는 주장이며, 여기에 동의하는 모든 분을 열린 마음으로 만날 예정”이라면서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 전 총장이 지난 21일 ‘개혁적 보수’로 대표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합리적 진보’로 통하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난 것도 제3지대 ‘빅텐트’ 추진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반 전 총장은 또 자신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관련 없는 사람이며, 공장에서 바로 나와 냄새가 좋은 가구 같은 사람, 때 묻지 않은 정치 신인”이라고 자평하면서 “내가 (대통령이) 되는 게 정치 교체이자 정권 교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으로는 ‘대통합’을 꼽았다. 반 전 총장은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문제 해결의 끝이 될 수 없다”면서 “10억엔이 소녀상 철거의 대가라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선거연령 18세 하향 조정에 대해서는 “국민의 헌법적 권한인 참정권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원칙에서 찬성한다”고 밝혔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사상의 자유와 창의성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다양한 시각의 교과서가 있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트럼프 시대] “한국, 한·미동맹 속 독자 행보 구사 ‘미들파워 외교’ 펼쳐라”

    [트럼프 시대] “한국, 한·미동맹 속 독자 행보 구사 ‘미들파워 외교’ 펼쳐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취임해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면서 70년간 유지된 국제질서가 급격하게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신문은 23일 미국과 일본, 중국의 3국 전문가를 대상으로 가상좌담회를 개최해 한국 외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구했다. 전문가들도 각국의 입장만큼이나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좌담회에 참가한 전문가는 스콧 슈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과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교수(한반도문제 포럼주임)이다. 슈나이더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급격한 정책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도 방위비 분담금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통상 압박이 있을 가능성을 전망했다. 반면 진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펼친 갈등이 1라운드였다면 트럼프 정부 출범 후 한반도와 대만을 고리로 미국과 중국이 갈등 2라운드를 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쿠조노 교수는 한·미 동맹 속에서 일정한 반경의 독자외교를 구사하는 ‘미들파워 외교’를 제안했다. →트럼프 취임식 및 이후 행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은 미국에 계속 의지해야 하나. -슈나이더 연구원:미국이 아시아에서 한국이나 일본 등 동맹과 맺은 공약에서 후퇴할 것이라는 구체적 증거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고립주의자’가 될지 확실하진 않다, 하지만 미국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추구하고자 더 적극적일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자칭 ‘협상의 달인’이라는 트럼프의 무역 정책 결과가 어떻게 끝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조가 심화되면 한국은 불편해질 것이고 외교정책에도 큰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진 교수:미국 우선주의가 유아독존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무역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면적인 무역 전쟁은 모두에게 출혈이 크며 중국 상품을 봉쇄하면 미국에 더 큰 혼란이 생긴다. -오쿠조노 교수:도발적인 북한과 거대한 중국 등을 상대하고 있는 한국에 현실적으로 한·미 동맹 없이 자체적인 안전보장은 쉽지 않다. 미국을 붙잡아 놓을 전략이 필요하다. 한·미 동맹 속에서 일정한 반경의 독자적 외교를 구사하는 ‘미들파워 외교’는 필요하다. 이슈에 따라 자기주장을 펴면서 자기 위치를 선택하는 것이다. 한·미 동맹에서 미국 변수도 있지만 한국 변수도 있다. 한국에 급진적 진보정권이 들어서면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조의 흐름 자체도 달라지고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현재 한국의 대미 외교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미국에 너무 의존한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진 교수:미국은 70년 동안 한국의 제1협력국이었고 북한은 한국의 제1적대국이었다. 북한을 주적으로 삼아 대결을 벌이는 한 한·미 관계는 한국의 대외관계에서 최우선순위다. 트럼프 취임으로 불확실성이 가미됐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다. -슈나이더:한국을 주요 동맹으로 보는 미국의 기존 정책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정부 초대 외교안보라인도 동맹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한·미 FTA 등 통상 이슈는 압박이 될 수 있다. 물론 앞으로 한·미 관계는 어느 정도 한국의 대응에 달렸다고 본다. 한국은 트럼프로부터 떠날 수도 있고, 동맹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 더욱 강한 동맹 파트너십을 만들 수도 있다. -오쿠조노 교수:한국은 한·미 동맹이란 틀을 국가안보 체제와 국가안전을 지키는 기본 축으로 삼고 있다. 국가 존속유지를 위한 기본 전제인 셈이다. 한국에 중국은 여러 입장에서 중요한 존재이지만 미국과 대등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미·중 사이에 균형외교란 표현을 하기도 하지만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한국은 거대한 중국의 흡입력과 압박을 대처하는 데 미국을 끌어들여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절대적이 됐다. 지나친 의존으로 중국의 정치상황이 불안정해지거나 문제가 생길 때 한국이 받게 될 충격은 작지 않다. 중국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지나친 의존은 위험하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미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오쿠조노 교수:기본적으로 강경 대응이 예상되지만 필요에 따라 극적인 타협도 불가능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미국 정치인과 다르다. 이념보다 이해관계를 중시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흥정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일괄 타결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북한을 보는 미국과 한·일 양국의 시각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의 유지, 존립을 국익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결정적일 때 북한의 숨통을 틔워 주면서 한국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중국은 북한 핵, 미사일 문제를 공식적으로 용인할 수도 없다.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강조해 온 대만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핵을 가진 대만이다. 한·미의 문제는 북한이 이미 사실상 핵을 가져버렸다는 데 있다. 핵을 가진 북한과 교섭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또 사드를 둘러싸고 중국은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진 교수:6개월 정도는 서로 지켜볼 것이다. 트럼프는 북한의 행동을 보면서 판단할 것이다. 북한 역시 이제까지 상대한 미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섣불리 행동할 수 없다. 북한은 제일 힘든 상대를 만났다.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하지 않은 북·미 관계 개선은 한국부터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제재와 압박만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이미 증명됐다. 북핵 문제는 북한의 안전 우려가 발단이다. ‘안전 대 안전’의 빅딜이 이뤄져야 한다. -슈나이더:북한이 도발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강력한 물리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 협상도 가능하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을 멈추고 노선을 바꾸려는 의지를 보일 때만 가능할 것이다.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 더 유리하고 유연한 조건에서 미국과 대화하기를 원하지만 트럼프 정부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개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이는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 다각도의 충돌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이 최근 한국에 사드 배치를 둘러싼 무형의 보복을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 -슈나이더:사드를 둘러싼 중국의 보복은 균형이 맞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중국이 사드를 둘러싸고 한국과의 관계를 계속 악화시킨다면 결국 한국이 미국에 더 의존하게 만들어 자신의 이익을 해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미국은 이후 중국과의 논의 과정에서 이 문제를 하나의 쟁점으로 만들어 다뤄야 할 것이다. 사드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방어하기 위한 자위적 수단이다. 중국의 역할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다시 데려오고 북한이 중국의 국익을 위협하고 있으니 이를 멈추라고 설득하는 데 있다. -진 교수:중국은 사드를 단순한 군사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치, 전략 문제로 본다. 대중국 봉쇄 전략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중국이 사드를 원하지 않으면 북핵 문제를 대신 해결하라고 하는데 중국은 자국 기업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대북 제재에 나서고 있다. 대북 제재로 단둥 경제가 죽어간다는 말도 나온다. 사드가 배치되면 한·중 관계는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의 최근 주장을 살펴보면 사드의 목적이 대북 방어가 아니라 중국 압박용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든다. -오쿠조노 교수:센카쿠 열도 문제를 둘러싼 갈등 속에서 중국이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면서 일본 길들이기를 시도한 적이 있다. 중국은 자국의 이익과 반하는 경우 국제법이나 국제관례를 인정하지 않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자의적인 측면이 강한데 한국, 일본 등은 중국이 국제법과 국제관례를 지키도록 촉구하고 견제해야 한다. 남중국해 문제도 결국 같은 맥락의 문제로 중국에 대한 한목소리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도 중국이 북핵 해결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진 교수:한국과 미국은 중국이 북한의 숨통을 끊기 바라지만 중국은 1300㎞에 이르는 국경선을 맞댄 국가가 적대국으로 변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북·중 70년 관계를 완전히 무시하고 북한을 괴멸시키라는 요구를 중국이 어떻게 수용할 수 있겠는가. -오쿠조노 교수:일부 한국인은 중국이 마치 북한을 버리고 한국을 선택했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때로는 중국을 믿었는데 배신당했다는 주장을 한다. 한국인의 착각이다. 중국 외교에서 한반도는 미국을 상대하는 대미 외교상의 가치를 지닌 카드다. 북한이 존재한다는 것, 한반도가 분단 상태로 유지된다는 것은 중국에 국익이다. 북한이 불투명한 상황일수록, 한국은 중국에 더 의존하게 된다. 북한리스크를 관리하고 제어하기 위해 한국은 중국에 의존하게 된다. 중국에 불투명한 북한이 있는 것은 한국을 다루고 한반도 정책을 펴는 데 유리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자유무역을 주창했는데 리더가 될 수 있나. -슈나이더:중국은 미국에 비해 리더다운 행동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말과 행동이 따로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아직 중국은 멀었다고 본다. 특히 중국은 트럼프가 예측 불가이기 때문에 그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외교정책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이는 중국과 미국의 긴장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이에 대비해야 한다. -진 교수:중국은 세계 지도국이 되겠다고 한 적이 없다. 그럴 조건과 자격이 갖춰지지도 않았다. 트럼프가 실책한다 해도 미국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자유무역과 안보는 다른 개념이다. 자국의 안보를 해치며 자유무역을 실시하는 나라는 없다. 실제로 사드가 배치되면 중국은 한국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게 대응할 것이다. 그동안 쌓아 왔던 전방위적 협력은 전방위적 대결 관계로 변할 것이다. 미국이 기어코 중국과 대결을 펼치려 하고 한·미 동맹이 그 역할을 한다면 중국에 북한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부각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 차기 정부의 사드 재협상 가능성은. -진 교수:사드는 한국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된 것이 아니다. 지금 최선은 사드 배치를 차기 정권으로 미루고 한·중 양국이 소통과 협상을 통해 적당한 해결 방도를 찾아야 한다. 일부에서 야당 의원만 상대한다고 하는데 한국 정부가 중국의 말을 들으려 한 적이 있는가. 귀를 기울이지 않는 상대방과 어떻게 대화를 하나. 사드를 미국이 주도하는 한 누가 집권해도 중국은 반대한다. 사드의 통제권이 미국에 있는 한 이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북한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중국의 국력과 반비례한다. 국력이 약할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강할수록 중요성이 약화된다. →대일 관계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슈나이더:위안부 협의는 정상적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한 한 단계였다. 그러나 지금 그 합의는 흐트러지고 있다. 향후 어떤 합의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나는 위안부 합의와 그에 따른 후속 상황이 한동안 한·일 관계에 해를 입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 문제의 원칙을 유지하되 외교적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 -진 교수: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사드 배치로 한·중이 소원해진 틈을 이용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하는 등 전략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이 미·일과 손잡고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 줄 것을 바란다. -오쿠조노 교수:아베 정부는 한국이 중요한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한국을 한·일 관계라는 양자 관계로뿐만 아니라 대중 관계의 연장선이라고 보고 있다. 그런데 패권을 추구하는 거대한 중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아시아의 국제질서를 새로 짜려고 하고 있다. 기존 질서를 존중하기보다 자신들에 의한 새 질서를 만들려고 한다. 중국은 경제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안전보장상 위협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같은 가치관의 한·일이 손잡으면 중국이란 거대한 존재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중국을 국제 질서 안에서 건설적으로 끌어들여서 같이 성장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한국은 그런 역할을 하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국제적인 시각, 거시적 차원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 →일본은 위안부 합의로 침략전쟁의 빚을 다 갚았다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진 교수:위안부 문제는 한국에 살에 박힌 가시와 같다. 건드리면 계속 아프다. 가시를 뽑으려면 일본이 참다운 사죄를 해야 한다. 생존해 있는 위안부 할머니의 한을 풀어 주지 못하는 한 위안부 문제 합의가 재논의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오쿠조노 교수:2015년 한국과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했지만 한국 내에서 위안부 합의 재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위안부 합의는 고노담화, 아시아 여성기금 등의 조치와는 차원이 다르다. 2015년 합의는 두 나라 정부가 합의한 것이다. 소녀상 문제 등에 대해 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한 강경책을 꺼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지지층인 보수개헌 세력을 달래야 했기 때문이다. 한국도 국제법과 국제 관례에 따른 결정을 지켜 줬으면 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같은 안보적 이익과 역사·영토 갈등을 분리할 수 있나. -슈나이너: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더욱 진전을 거둬야 한다. 그러나 결국 역사 문제는 계속 남아 양국 관계에 잠재적으로 심각한 제약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군사정보 공유 등 안보적 활동을 멈출 수는 없다. 북핵에 대한 공동 대응 강화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오쿠조노 교수:한·일 두 나라의 정책결정자와 정부 관계자는 양국 안보 협력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한·일 안보협력을 정치적인 시각으로 접근한다. 한·일 안보협력의 수위와 성사 여부는 한국 국내 문제에 달려 있다. 일본은 언제든지 협력에 응할 수 있지만 한국은 국내 정치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일본은 보고 있다. 아베 정부의 역사인식 태도를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역사인식 문제가 한·일 협력의 전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한 생각은. -슈나이더:우리는 아직 트럼프 행정부가 한·일과의 관계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3국 협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한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 함께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 북한 문제도 한·미, 한·일, 한·미·일 공조가 필요하다. -오쿠조노 교수:한·미·일 3국은 기존 질서를 무시하며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의 부상이란 공통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다. 당장 발등의 불은 핵과 미사일을 쥐게 된 북한의 위협이다. 전에 비해 소형화되고 정밀화된 미사일과 핵무기를 손에 쥔 북한은 한·미·일 3국의 공통된 위협이다. 당장 국가 안전보장상 심각한 문제이다. 게다가 북한은 불투명하고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북한의 위협을 어떻게든 제어할 필요성이 있다. 한·미·일 3국 협력은 이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진 교수:동북아에 ‘작은 나토’ 즉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이 구축되는 것은 중국엔 악몽이다.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지정학적’ 군사동맹 관계가 약화되고 ‘지경학적’ 경제협력이 강화돼야 한다. 한·일 관계에 있어서 역사문제는 화약통과 같다. -슈나이더:북·중·러 3각 관계는 구체화되지 않았다. 러시아와 북한, 그리고 중국과 북한의 안보관계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약하다. 한·미·일 3국 협력이 중국이 아니라 북한에 초점을 두고 있는 한 북·중·러 3국으로부터 심각한 반발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은 멈춘 지 오래됐지만 북한을 포함한 6개국이 트럼프 시대에 양자로든 다자로든 복잡한 고차원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스콧 슈나이더 미국 내 손꼽히는 동북아 및 한반도 전문가로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겸 한·미정책 프로그램 국장이다. 북한에 관한 다수의 책을 펴냈다. CFR에서 활동하기 전에는 아시아재단 서울지부 대표를 역임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퍼시픽포럼 등에서 한반도 전문가로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국계 부인과 2녀를 두고 있으며 한국말에도 능숙하다. ▶오쿠조노 히데키 일본의 대표적인 소장파 동북아·한반도 전문가로 한반도 문제를 미국, 중국, 일본 등의 함수 관계 속에서 분석해 왔다. 1964년 후쿠오카 출신으로 일본 방송협회(NHK) 기자, 아사히신문 기자 등 5년 가까이 국제 문제 및 동북아·한반도 문제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한반도·동북아 문제로 특화돼 있는 시즈오카 현립대학 교수로 있다. ▶진징이(景一) 중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는 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53년 지린성에서 태어난 진 교수는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게이오대 지역연구소 객원교수,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방문연구원을 지냈다. 지금은 베이징대 교수 및 베이징대 조선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 “사드 조속히 배치 소녀상 협의 진행” 황교안 대행 신년기자회견

    “사드 조속히 배치 소녀상 협의 진행” 황교안 대행 신년기자회견

    황교안(얼굴) 대통령 권한대행은 23일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권한대행으로서 국정을 안정시키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면서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지금은 오직 그 생각뿐”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황 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신년기자회견에서 지지율 상승과 대선 출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밝히고 “지금은 그런 여러 생각할 상황이 아니고 국정을 조기에 정상화하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일에 전력하는 것이 마땅한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선 도전 가능성을 공식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정치상황에 따라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명백하고 실존하는 위협이며 사드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필수적 방어수단”이라며 조속한 배치를 위해 미국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대행은 일본 정부가 철거를 요구하는 위안부 소녀상 문제에 대해서는 “민간에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정부가 관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양국 간 관심사항이기 때문에 정부도 여러 루트와 채널로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공석인 법무부 장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인선 계획을 묻는 질문에 황 대행은 “장관 인사는 청문회를 거쳐야 하고 국회와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지만, 국회는 ‘직무대행 권한 범위를 벗어난 게 아니냐’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안다”며 “인사의 필요성과 현실적인 제약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서울광장] 불확실성의 시대, 우리의 플랜B는/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불확실성의 시대, 우리의 플랜B는/황성기 논설위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을 뒤집으려는 중국의 쩨쩨하고도 무례한 조치, 부산 소녀상 설치 직후 일본 총리의 도를 넘어선 발언으로 2017년을 열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예고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럭비공 외교도 시작됐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 트럼프의 밀월로 상징되는 미·러, 쿠릴 4개 섬과 경제협력을 지렛대로 접근하는 러·일을 보자면, 주변 4강의 세력 재편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겹친 트럼프발 불확실성의 시대를 실감한다. 대통령 선거의 표심(票心)을 잡으려는 대선 주자들의 동분서주 속에 좌표를 잃을 것 같은 한국 외교가 아슬아슬하다. 특히 사드 배치와 위안부 합의가 그렇다. 사드에 대해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결정 유지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모호한 상태, 그밖의 주자들은 재검토나 결정 철회를 주장한다. 2015년 12월의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를 비롯해 재협상하자는 입장이 대다수이다. 좋다. 대통령을 하겠다는 예비 후보들이 국민의 뜻을 수렴한 결과라고 하자. 철회도 파기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드 배치 철회와 위안부 합의 파기 이후의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플랜B, 플랜C를 얘기하는 대선 주자들이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사드는 한국과 주한 미군의 안전을 위한다는 명분 속에 추진되고 있다. 미국으로선 동북아에서 중국의 패권을 견제하려는 전략적 선택의 결과일 수 있다.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공들여 온 한국에 사드 하나로 배신당했다고 중국은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화장품에 이어 양변기 수입 금지, 방공식별구역 침범 등의 보복과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에 굴복해 사드 배치를 철회했다고 치자. 주한 미군 철수까지 거론했던 트럼프가 “박근혜와 오바마 때 이뤄진 이야기이니 다시 얘기해 봅시다”라고 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중국이 우리에게 보여 주는 이상의 본때를 보일 것이다. 주한 미군 감축·철수를 비롯해 핵우산을 걷어내고 한·미 동맹이 일궈 놓은 군사협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금융과 무역 같은 경제 제재에 관해서도 중국을 훨씬 뛰어넘은 세계 최강의 카드를 미국은 쥐고 있다. 약점을 잡힌 한국은 중국이 말하는 대로 끌려다녀야 하는 운명이 될 게 뻔하다. 위안부 합의를 파기했다고 하자. 일본이 재협상에 응할까.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스와프 협상 중단에 이어 지난해 12월 불발로 끝난 어업 협상의 중단도 일본이 내밀 카드의 하나다. 1998년 같은 일본의 어업 협정 파기에도 대비해야 한다. 우리 무역의 10%를 차지하는 경제 교류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다. 정부 동향에 민감한 게 일본의 민간이고 기업이다. 일본 가전이 삼성전자의 부품에 의존하고 있다지만, 제3국으로의 수입 대체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일본인 관광객도 줄어들 것이고, 한·일 경색으로 몇 년간 숨죽이고 살아온 80만 재일교포에게 혐한(嫌韓)의 물결이 한층 거세게 덮칠 것이다. 북핵 공조는 언감생심,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도 배치 철회, 합의 파기를 하겠다면 회복 불능의 파국을 각오하자. 일본과 관계를 끊고, 한·미 동맹에 종식을 고하고 국제사회의 웃음거리를 감당해야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4년 ‘문세광 사건’ 때 단교 카드를 내밀어 일본을 굴복시켰던 사례는 있다. 그때는 일본과의 국력 차가 몇십 분의 일에 불과했던 비대칭의 시대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구한말 때와 상황이 다르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의 경제력이 세계 10위권이고, 강대국이 약소국을 식민지로 삼는 ‘야만의 시대’가 아니라는 이유로. 하지만 역사의 냉혹한 반복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국을 버리고, 중국과 손잡는 일을 생각해 본 한국인이 많지 않겠지만, 지금의 중국은 청나라 말기 조선을 능멸했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1896년의 아관파천(俄館播遷)처럼 푸틴에게 고개를 숙여야 할지 모른다. ‘박근혜는 미워도, 박근혜 외교는 미워하지 말자’가 아니다. 국가 간 약속을 뒤집을 때는 상대가 용인할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아파트 계약을 파기하면 위약금으로 몇 배를 물어 주는데, 외교는 위약금으로 끝낼 부동산 거래와는 다르다. 대선 주자가 철회, 파기를 얘기하려면 외교의 플랜B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marry04@seoul.co.kr
  • 美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에 日만행 새긴다

    올해 말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심부인 스퀘어 파크에 들어설 위안부 기림비에 ‘일본의 만행’을 알리는 역사적 문구가 새겨진다.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를 둘러싼 한·일 양국 외교적 마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운동을 펼치고 있는 가주한미포럼 김현정 사무국장은 19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시 예술위원회 산하 시각예술소위원회에서 기림비와 함께 설치될 동판 설명문을 최종 확정했다”고 말했다. 동판 설명문에는 “1931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군에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13개국 여성, 수십만명이 이른바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을 당했다”는 역사적 사실과 “전략적 차원에서 자행된 전쟁 중 성폭력은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하는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일본 정부의 반성과 사과를 완곡하게 표현했다. 아울러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자행된 고통의 역사가 잊힐 것이라는 사실이 가장 두렵다”는 위안부 할머니의 유언도 담았다. 문구 선정 과정에서 일본 정부를 뒤에 업은 역사수정주의자들은 ‘커뮤니티 분열을 야기한다’거나 ‘화해의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며 전방위 로비와 방해 공작을 펼쳤다고 김 사무국장은 전했다. 이번 문구는 다음달 시 예술위원회에서 최종 승인될 전망이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日 “평창올림픽 홈피 독도 표기 말라” 도발

    평창조직위 “항의서 받은 적 없다”… 日대사·총영사 12일째 한국 복귀 미정 일본이 평창동계올림픽 홈페이지의 독도 표기를 문제 삼고 나섰다. 부산 일본총영사관 소녀상 설치로 한·일 관계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이번 독도 발언으로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도통신은 20일 평창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 시마네현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를 독도(Dokdo)로 기재하며, 한국 영토라는 것을 어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일본 정부가 외교 루트로 한국 정부에 공식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의 영문 홈페이지의 ‘한국 문화’ 항목에 들어가면 ‘독도와 울릉도, 한국의 최동단의 섬’이라는 제목과 함께 독도와 울릉도에 대한 설명이 올라와 있다. 일본 정부는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한국 영토인 독도가 마치 영토 분쟁지역인 것처럼 올림픽헌장 50조 규정을 내세우며 문제로 삼은 것이다. 독도를 한국 땅으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올림픽에서 정치선언을 금지한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올림픽헌장에 위반되는 선전활동에 해당한다는 억지 주장을 펴는 것이다. 이에 대해 평창올림픽조직위 관계자는 “일본으로부터 독도 관련 정식 항의서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혹시 일본으로부터 공식적인 요청이 오더라도 무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독도는 명백한 우리 영토이기 때문에 일본의 항의는 일고의 가치도 없으며 독도 문제를 갈등으로 남겨 두려는 게 일본의 속셈이기 때문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 조직위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은 지난 9일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항의하며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 모리모토 야스히로 부산 총영사를 본국으로 일시 귀국 조치한 뒤 이날까지 12일째 한국에 돌려보내지 않고 있다. NHK는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소녀상 및 주한대사 소환 문제 등을 논의한 뒤 “한국 측의 자세에 변화가 없으면 일본 측이 먼저 움직일 필요가 없다”며 당분간 주한대사를 한국에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강경 유지 방침을 정했다고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씨줄날줄] 트럼프가 중재를?/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트럼프가 중재를?/황성기 논설위원

    현대 국제정치사에서 극적인 분쟁 해결의 사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피의 악순환’을 끊은 1998년 10월의 ‘와이리버 협정’을 꼽을 수 있다. 라빈 이스라엘 총리의 암살을 정점으로 양측이 강 대 강의 대치로 치닫자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평화협상 끝에 역사적인 협정 체결에 이른다. 와이리버는 협정에 조인한 미국 버지니아주의 소도시다. ‘땅과 평화의 교환’이라고도 불리는 협정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헌법에서 이스라엘 적대 조항을 없애고,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의 13% 지역에서 철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양측의 평화는 오래가지 않고 2000년 아리엘 샤론 리쿠르당 당수가 동예루살렘 내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하는 사건으로 파국을 맞는다. 미국을 비롯해 유엔, 러시아, 유럽연합 등이 중재에 나서 유혈 상태를 종식하기 위한 ‘중동평화 로드맵’을 만들었으나, 지금껏 실천되지 않고 중동의 긴장은 지속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분쟁에 슈퍼파워 미국의 개입 혹은 중재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도 예외는 아니다. 시곗바늘을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으로 되돌려 보자. 이승만 대통령이 그어 놓은 우리 영해에 일본 어선들이 침범하는 일이 잦았는데, 일본 어선의 나포로 한·일 간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신경전이 고조되자 주일 미국대사인 로버트 머피가 중재에 나선다. 14년을 끌다 1965년에 타결된 한·일 국교정상화 협상의 숨은 주역도 미국이었다. 1974년 광복절 경축 행사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가 재일교포 문세광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으로 격렬한 외교 분쟁이 발생한다. 북한의 지시를 받은 조선총련의 범행으로 단정한 한국 측은 수사가 지지부진한 일본 측에 단교까지 거론하는 사태에 빠졌다. 결국 미국의 막후 조정으로 일본이 우리 쪽에 진사(陳謝)하고 조선총련을 규제하기로 하고서야 한 달 만에 수습된다. 가까운 예를 들자면 2015년 12월 28일의 한·일 위안부 합의도 미국의 집요하고도 압력에 가까운 중재로 도출됐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3각 연대에 대항하는 것은 물론 거대 중국의 포위를 위해 한국과 일본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필요했던 버락 오바마 정권은 끈질기게 양국의 화해를 주선했다. 얼마 전 발효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도 마찬가지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11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5일에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위안부 합의와 소녀상’ 갈등에 대해 통화를 했다. 짐 싼 그들이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을까. 까칠한 새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라면 그 익살스런 표정으로 “너희끼리 알아서 하세요”라고 손사래를 칠 것 같은데, 원칙으로 한다면 당사자 해결이 맞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한·일 갈등 심화에 주한 일대사 귀임 지연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설치에 항의하며 일시 귀국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 등의 귀임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최근 독도에 소녀상을 설치하자는 주장을 놓고 양국 갈등이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서 독도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사태 수습이 더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나가미네 대사 등이 일본으로 귀국한 지는 19일로 열흘이 됐다. 앞서 2005년과 2012년에 일본대사가 일시 귀국했을 때는 12일 만에 귀임했다. 외교가에서는 전례에 비춰 이번에도 주말 전쯤에 나가미네 대사 등이 귀임할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NHK 등 일본 매체들은 이날 “아베 신조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 한국 측의 대응을 끝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하며 귀임이 보류됐다고 설명했다.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 문제는 미국 측의 중재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듯 보였다. 하지만 경기도의회가 독도에 소녀상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여기에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 ‘독도 망언’으로 맞서면서 양국 갈등은 더 꼬여 가는 모양새다. 소녀상 철거를 둘러싼 국내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외교부에서는 소녀상과 독도를 연결시키는 건 우리에게 유리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독도는 전적으로 우리 주권이 미치는 영토인 만큼 굳이 논란의 대상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소녀상 관련 사안을 성격이 전혀 다른 독도와 연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소녀상은 위안부 피해와 관련된 것이라면 독도는 우리 영토주권과 관련된 사안이라 서로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외교부 “소녀상과 독도 연계 바람직하지 않아”

    외교부 “소녀상과 독도 연계 바람직하지 않아”

    외교부는 19일 경기도의회의 위안부 소녀상 건립과 관련해 “성격이 전혀 다른 독도와 연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소녀상은 보편적인 인권문제로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와 관련된 것이라면 독도는 우리 영토주권과 관련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두 사안은 서로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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