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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日 과거사·독도문제, 역사의 당사자인 美·中과 함께 풀어야”

    “韓·日 과거사·독도문제, 역사의 당사자인 美·中과 함께 풀어야”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은 13일 “일본은 적어도 단기간에는 큰 틀에서 정세를 살필 여력도, 과거사를 사과하고 독도를 포기할 (정치적) 능력도 없는 상태”라면서 “과거사나 독도 문제를 한·일 양국 간의 문제로 국한시키지 말고 일본 스스로의 문제, 일본과 국제사회의 문제로 이끌어 일본 스스로 선택하도록 여건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14일 열리는 한·일 국제포럼에서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일 양국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초청 강연을 하는 심 의원은 13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를 위해 ‘역사의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이 나서도록 해야 하며 그럴 때 더 빠르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주일·주미대사관에서 각각 1등 서기관과 참사관을 지냈으며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차관보, 청와대 외교통상비서관 등을 역임하고 주오스트리아 대사를 지냈다. 지난해 4·11 총선 때 서울 강남갑에서 당선된 심 의원은 외교부 장관에 내정된 윤병세 인수위원 등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외교 정책의 주요 조언자 가운데 하나다. 다음은 심 의원과의 일문일답. →새 정부가 출범한다. 되돌아보면 김영삼 정권이래 김대중 정부를 제외하고는 대일관계가 시작은 좋다가 끝이 안 좋았다. 한번 점검을 해달라. -김영삼 대통령 임기 말년인 98년 1월 일본이 한·일 어업협정을 파기했다. 김 대통령이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까지 했었다. 그런 상황에서 김대중 정권이 출범, 신어업협정을 교섭하면서 그해 말 한·일 공동파트너십을 선언하고, 새 어업협정도 발효됐다. 그 즈음 일본 대중문화도 개방이 되고, 한·일 관계는 상당히 좋았다. 노무현 정권이 들어오고 처음에는 한·일 관계를 상당히 잘하려고 했다. 노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에서 “과거사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의욕이 넘쳤다. 그러나 광복 60주년, 한·일 국교수립 40주년을 맞은 2005년 일본 시마네현이 독도를 편입시키면서부터 관계가 냉각됐다. 이후 노 대통령이 ‘국민에게 보내는 글’도 쓰고 ‘외교 전쟁’이라는 용어를 써가면서 격렬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때는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오는 등 서로 잘해보려고 했는데 교과서 왜곡에 동해 지도, 위안부 문제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악화일로를 걸었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후 일본 교토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위안부 문제로 대화시간의 4분의3을 썼을 정도였다. →늘 문제는 반복되면서 악화됐다. 근본책은 없나. -일본이 과거사를 사과하고, 독도를 포기하면 된다. 한·일 갈등은 모든 것이 여기서 출발한다. 그러나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바라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위안부 문제나 교과서 문제 등 어느 하나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독도문제는 다뤄지는 빈도나 무게감이 달라진 끝에 ‘일상화’가 돼버렸다. 일본은 과거에 독도는 언감생심 외무장관 회담에서 꺼낼 수도 없던 문제였다. 지금은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운운할 정도다. 일상적인 문제가 된 것이다. →일본은 왜 사과하고 포기하지 못할 것으로 보나. -지금 일본은 큰 틀 속에서 보는 여유를 갖고 있지 못하다. 이른바 ‘잃어버린 20년’과 관계가 있다. 경제는 답보하고 국제적으로는 중국에 점점 밀리는 처지에서 군사력의 회복을 통한 ‘보통국가’를 꿈꾸고 있다. 그러면서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민족주의가 대두하고 있다. 우리는 일본에 양보를 요구해 왔지만, 그럴 능력을 상실한 상태다. →이런 갈등과 긴장 관계가 계속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인가. -우리도 이 문제를 ‘상수(常數)’로 보고 대응할 때가 됐다.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덮고 가자는 소리로 들릴 수 있다. 다른 것은 놓아두고 같은 점을 찾아가자는 ‘구존동이(求存同異)’를 의미하나. -대일관계에 있어 피해의식이 아닌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사 문제는 한·일 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일본 스스로의 문제다. 또는 일본과 국제사회의 문제다. 일본이 과연 국제사회에서 어떠한 국가가 될 것이냐. 독일처럼 사과하고 국제사회에서 지도자 국가로 행세할 것이냐. 아니면 몸집만 비대하고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국가가 될 것이냐는 일본이 선택할 문제다. 우리도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과거사를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일본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일을 다뤄나가야 한다는 얘기이다. 옛날처럼 이슈 하나가 터질 때마다 언론이나 국민이나 과도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 다케시마의 날 제정이나 일본 정치인의 말 한마디에 온 나라가 들썩였다.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런 일이 상시적으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한·일 관계를 더욱 크고 대국적인 관점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 →과거사는 그렇다쳐도, 독도를 영토문제화하려는 시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이 역시 역사 문제로 인식하고, 역사문제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면 된다. 실제로 일본이 독도를 한반도 침략의 전초 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독도를 시마네현으로 편입시킨 것이다. 큰 틀에서는 과거사의 일부이다. 동북아의 역사 문제로는 미국도, 중국도 당사자이다. 유엔 등을 통한 여론조성에 영향력이 상당하다. 위안부 문제에 미국 사회가 약간이나마 거들고 나선 것에 상당한 도움을 받은 것도 확인하고 있지 않나.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을 것 같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쉽지 않을 테고. -물론 쉽지 않다. 관계의 근본적인 취약성과 강한 휘발성 때문이다. 그래서 한·일 관계에서는 무엇보다 지도자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한·일 갈등은 양국의 지도자를 통해 더욱 증폭되고 확산된 측면도 없지 않다. 과거 정권에서 대일 관계가 막판에 틀어진 이유 중 하나는 처음에 너무 잘하려다 보니 기대치가 높아져 그렇게 된 측면이 있다. 나쁜 상황에서 시작한 김대중 정부는 그 상황을 관리해 나간 덕분에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 기대치를 너무 높이 갖지 말되,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다루면서 이를 일본 스스로의 문제, 국제사회 속의 문제로 이끌어 내는 전략이 필요하다. 오히려 이것이 일본에 훨씬 어렵고 무거운 외교적 짐을 지우게 하는 것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일 관계는 한·일 관계로만 끝나지 않는다. 동북아 정세가 전반적으로 5년 전보다 많이 악화된 것 같다. 진단을 좀 해달라.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한·일도, 중·일도 훨씬 나빠졌다. 미·중은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으로 갈등 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을 둘러싼 관계도 그렇다. 미국이 북한을 신뢰하는 수준은 마이너스 이하로 떨어졌다. 북·일도 나아질 것이 없었다. 남북은 누구나 아는 대로다. 다만 북·중은 나빠졌다고 할 수 없다. 2009년 2차 북핵 실험,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건이 있었지만 중국에 있어 북한의 가치가 높아진 측면이 있다. →한·일 관계도, 대외여건도 좋지 않은데, 무엇을 단초로 한·일 관계의 개선을 도모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선제적 행동의 여지가 있나. -쉽지 않다. 선제적 내지는 능동적이라는 것은 국민의 기대감과 맞물려 있다. 적극적으로 대일관계 개선에 나서다 보면 국민들이 볼 때 믿음이 안갈 수 있다. 당장 오는 20일 다케시마의 날이 있고, 3~4월에 교과서, 외교청서·국방백서,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의 문제가 지뢰밭을 이루고 있다. 섣불리 발을 내딛기 어렵다. →그럼 어디서부터 풀 수 있다는 얘기인가. -역시 민간 영역이다. 엔저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경제협력의 여지는 많다. 정치 때문에 한류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이 또한 회복해야 할 일이다. 경제와 문화가 활성화되다 보면 정치와 외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마련이다. 한편으로는 외교적으로도 계속 냉각만 되던 한·일, 중·일 관계에도 약하지만 긍정적인 신호들이 들어오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박근혜 당선인에게 특사를 보내오고, 얼마전 한·일 의원 대표단을 면담하는 등 유화적인 모습을 취하려 하고 있다. 중국에 대해서도 그렇다. 서로 극단을 피하려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공간이다. 여기에서 외교의 영역도 생겨난다. 한·미·일, 한·미·중, 한·중·일 등 한국과 주변국 사이에서 크게 세 개의 삼각 구도가 만들어지는데 각각의 틀에서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만들어나가다 보면 한·일 문제뿐 아니라, 남북문제, 역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국력 증진,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日, 8월까지 우경화 스케줄… “양국 미래 위해 대화 계속해야”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日, 8월까지 우경화 스케줄… “양국 미래 위해 대화 계속해야”

    ‘우경화 행보로 역사를 거꾸로 돌리거나, 혹은 과거를 치유하며 관계 복원을 시도하거나….’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와 지난해 말 집권 여당이 된 아베 신조 정부 간의 올해 한·일 관계 전망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이렇다. 그동안 얼음장 같던 양국 관계에 기회와 위기 요인이 모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극단적인 대립 구도로 가면 양국 관계는 ‘양패구상’(兩敗俱傷·서로 싸우다 양쪽 모두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상처만 입음)격이 될 수 있다. 일본의 올해 국내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양국 관계는 특히 아베 총리의 ‘우익 본능’이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첫 1년의 한·일 관계는 한·일 국교정상화를 이룬 한·일 기본조약(1965년) 체결 50주년인 2015년 박근혜 임기 중반까지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당선인은 자서전인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다른 어느 나라와의 관계보다 인내심이 더 필요한 게 일본과의 외교이고, 양국 모두 서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일본과 진심을 털어놓는 대화를 계속한다면 조금씩 풀려갈 것으로 믿는다”고도 했다. 역사와의 화해를 위해서는 독도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첫 변수로는 22일 일본 시마네현이 여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 수위가 꼽힌다. 아베 총리 등 주요 각료들이 불참을 표명했지만 자민당은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 행사로 승격하겠다는 총선 공약을 실행하려는 기류가 짙다. 일본 정부는 독도 등 자국의 영토분쟁 전담 부서인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을 신설하며 우익·보수 세력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 총리 산하에 조직을 신설한 건, 독도 문제 등을 정권 차원의 핵심 과제로 격상시켰다는 의미인 동시에 아베 내각이 우익 공약 실천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짙게 한다. 3월에는 독도 영유권 기술 및 과거사 왜곡을 강화한 내용이 포함될 수 있는 일본 고교 교과서 검정 결과가 발표된다. 곧 이어 아베 총리가 4월에 열리는 야스쿠니신사 춘계 예대제에 참배할지도 주목된다. 자민당과 2차 세계대전 전몰자 유족 모임인 일본유족회는 아베의 참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06년 첫 집권 때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지 않았지만 자민당 총재였던 지난해 10월 참배한 후 “임기 중 야스쿠니 참배를 못한 게 통한의 극한”이라고 밝힌 바 있다. 4~5월에는 일본 외교정책 기조인 외교청서가 발간된다. 7월 참의원 선거와 8월 이내 발표되는 방위백서는 양국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마저 승리할 경우 아베의 우익 기조도 강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12일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 때까지는 경기 부양 등 내치에 집중하며 대외 강경 정책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선거에 승리하면 아베 기조를 본격 추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베 총리는 임기 중 일본 평화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격상하고 집단 자위권 행사를 용인해야 한다는 기조를 보여 왔다. 참의원 선거 결과와 맞물려 방위백서가 우경화 전략을 어떤 식으로 드러낼지 주목된다. 일본 정부의 경제 기조인 ‘엔저 정책’도 변수로 여겨진다. 한국 경제의 체감 피해가 확대되면 반일 기류가 퍼질 수도 있다. 환율 효과가 국내 경제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 우리 주력 산업의 수출에 현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양국의 새 정부가 출범하지만 한·일 관계뿐 아니라 중·일 관계와 미·일 관계 속에서 일본의 유동성이 커 한·일 양국의 새로운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엔저 문제는 우리 경제에 대한 직접적인 ‘보디 블로’(Body Blow·몸통 공격)로 한국 경제가 일본 때문에 더 힘들어진다는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긴장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우경화 흐름에 대화를 차단하거나 협력을 기피하는 건 우리의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제언하고 있다. 역내 안정을 위해서도 양국 간 갈등을 관리하며, 내실 있는 조용한 외교를 통한 신뢰 회복에 양국이 힘써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기고] 동북아 영토분쟁 대비해야/장성호 배재대 정치언론학과 교수

    [기고] 동북아 영토분쟁 대비해야/장성호 배재대 정치언론학과 교수

    동북아시아가 영유권 분쟁으로 연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갈등으로 중국이 미사일과 항공모함을 동원한 무력시위를 하고, 일본 해상 자위대 호위함이 인근해역 순찰을 강화하는 등 영토패권을 둘러싼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특히 1972년 중·일 국교정상화 이래 맞이한 중·일 국교정상화 기념식을 중국 측에서 무기한 연기했다.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간의 해묵은 갈등 또한 동북아에 상존하는 영토분쟁이다. 독도문제는 영토문제라는 표면적인 이유와 이 사태가 함의하는 역사적인 의미가 특수하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일본의 독도병(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발표한 2012년 일본 방위백서에는 “우리 고유의 영토인 북방영토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채로 존재하고 있다.”고 기술돼 있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주장은 올해 3월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교과서 검정 결과와 4월 외교 청서에 이어 일관된 태도다. 일본 정부의 확실한 저의는 향후 독도문제를 국제분쟁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 들어 일본의 우경화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방위백서, 신문광고 등 정부 공식보고서와 언론에 독도문제에 대한 노골적인 주장을 연이어 하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한마디로 독도문제는 일본 국내정치의 제물이다. 최근 소비세 인상과 원자력 발전 강행 등으로 국민적 지지도가 낮아진 노다 요시히코 정부의 조급한 의도와 과거 제국주의 국가의 내부적인 난제를 외부적인 위기로 해결해 나갔던 통치 전형의 조합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통치행위다. 그러나 이후 한·일 간의 관계가 경색됐다. 우려할 일은 일본의 독도 도발에 대한 정부의 대응 과정과 함께 국민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할 중요한 시기에 독도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국내의 일부 언론매체와 단체들의 비상식적인 태도이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우리 고유영토에 대한 통치권자의 순시로서 대내외적인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제국주의를 표방하며 아시아를 비롯해 주변국들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전범국으로서 보다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일본은 같은 전범국인 독일과는 다르게 반성은커녕 변명과 무시로 일관하고 있는 후안무치한 국가이다. 대표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만 봐도 그렇다. 계속된 일본 고위층의 망언과 역사인식은 이미 상식 이하의 수준이다. 따라서 한·일관계에 대한 보다 긍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국가차원의 책임 있는 사과와 태도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국제사회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는 비정한 현장이다. 지금 동북아시아에서는 과거 일본의 제국주의와 중국의 중화주의가 충돌하고 있다. 민족주의와 결부된 영토분쟁의 악령이 꿈틀대고 있는 중차대한 시점에 우리는 단단한 애국심을 바탕으로 국론 결집의 단합된 힘으로 대비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냉정한 국제정치의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강온전략의 세련된 외교력을 통해 외교전에서 승리하는 지혜도 발휘해야 한다.
  • [열린세상] 독도문제는 역사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독도문제는 역사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점입가경이다. 독도 영유권 억지주장이 과거사 왜곡, 일본군 위안부 실체 부정 등 역사 왜곡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전격적으로 방문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불거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일본의 밑바닥 본심을 보게 한다. 원래 남의 것을 탐내는 민족이라는 분명한 확신도 얻게 된다. 한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독도를 영토분쟁지역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만사 불여튼튼이라고, 한국 나름대로 사료 발굴에 노력해 왔다. 역사적 사실로 확실한 증거가 되는 관찬지도, 즉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작한 지도에 독도를 한국 땅으로 표시해 놓은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이 밖에 거짓말하는 일본을 자승자박하게 할 결정적 지도 자료가 있다고 알고 있다. 우리가 가진 히든카드를 내놓으면 또다시 방비태세를 준비하는 일본이기에 불필요하게 내놓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녕 필요하면 그때 가서 증거로 제시하면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일본의 독도 주장에 소극적으로 대해 온 게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한국이 실효지배를 하고 있고, 틈만 나면 깔짝대는 일본에 사사건건 대응하면 무언가 자신이 없어 그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일본의 외교청서, 방위백서 그리고 어린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에도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기록해 우기는 마당에 조용한 대응을 해서는 안 된다.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 세계를 향해 독도는 원래 한국 땅이라는 진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일본의 독도영유권 문제는 영토문제를 넘어 역사의 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의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침략의 역사,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를 한국이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만 독도문제도, 일본이 억지주장을 펴고 있다는 사실도, 그들이 잘못된 교과서에서 배우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일본 스스로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이 직간접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일본의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일본의 침략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아는 대학생들을 만나 보기 어렵다. 배운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침략의 역사를 왜곡하는 교과서로 배우는 일본의 다음 세대들은 어떻게 그들의 역사를 직시할 수 있겠는가? 독도문제도 그리 알고 자라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조용한 외교가 아니라 적극적 대응을 해야 한다. 독도문제가 불거지자 외환위기 때 돈을 서로 융통하는 스와핑 규모를 줄이자는 그들의 야비한 속내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국의 국력, 특히 경제력이 약해질 때를 기다리는 일본이다. 우리가 약해질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역사가 보여주는 일본의 모습에 달라진 것이 없다. 필자가 연구하던 일본 방위성 방위연구소의 도서관에서 일본의 요시미 교수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일본정부가 개입했다는 자료를 찾아내고 그 사실을 폭로하기까지 절대로 그런 일이 없었다고 진실을 감추었던 일본이다. 전후 역사 처리와 보상에 있어 독일은 일본과 달랐다. 독일이 나치의 만행에 어떻게 반성·사죄하고 보상했는가를 연구하러 독일에 간 적이 있다. 2차 세계대전 후 나치의 만행을 교과서에 실어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독일 국내에서 뜨거운 논쟁이 있었던 그 당시에 아데나워 총리가 “지금 게재하지 못하면 영원히 하지 못하고 그렇게 되면 잘못된 역사를 후세가 잘 모르게 된다.”라고 결론짓고 교과서에 반영하게 되었다. 그래서 독일의 후세들이 조상의 잘못으로부터 해방되고, 평화를 지향하는 번영된 독일이 된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일본의 지도자들은 못난이들이다. 잘못된 역사를 진실하게 가르치면 일본의 후세들이 잘못된 역사에 웅크리지 않고 세계를 나다닐 수 있는데 말이다. 일본의 최종 노림수는 독도의 경제적 공동이용이라는 점을 유념해서 잘 대비해야 한다.
  • 日, 독도 ICJ제소 제안서… 韓 “수용 안해”

    일본이 21일 우리 정부에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제안하는 내용의 구상서(외교 서한)를 보내 왔다.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가 오후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구상서를 전달했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독도 문제와 관련한 각료회의를 열어 한국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제안 등을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또 1965년 한·일협정의 교환 공문에 의거한 조정도 제안하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일본의 제소나 조정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각료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日王)에 대한 사죄 요구와 관련한 대응 조치를 논의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을 확정하지는 않았다. 마쓰시타 다다히로 금융상은 보복 조치의 하나로 거론된 한·일 통화스와프 문제에 대해 “(한·일 양국은) 냉정하고 침착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협정 중단이나 규모 축소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통화스와프 재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던 아즈미 준 재무상도 “백지상태”라며 한발 물러섰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각료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한·일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한국 측이 생각을 깊이 해 신중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노다 총리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 의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 측에) 정정당당하게 제소에 응할 것을 요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제안과 관련,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독도는 우리 영토이기 때문에 국제사법재판소에 가는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날 새누리당은 ‘일본의 독도 침탈 행위 및 역사 왜곡 중단 촉구 결의안’을, 민주통합당은 ‘일본방위백서의 독도 영유권 주장 철회 촉구 결의안’을 각각 발의하며 일본 정부를 규탄했다. 한편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은 이날 “위안부가 (일본)군에 폭행, 협박을 당해서 끌려갔다는 증거는 없다.”며 “있다면 한국이 내놨으면 좋겠다.”고 말해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오일만기자 jrlee@seoul.co.kr
  • MB, 임기말 위안부·독도문제 강경 전환

    MB, 임기말 위안부·독도문제 강경 전환

    이명박 대통령은 독도 문제, 일본의 교과서 왜곡, 일본군 위안부 등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를 놓고 집권 이후 5년간 일정한 기조 변화를 보여 왔다. 임기 초반부터 상당 기간은 ‘미래지향적 관계’를 앞세우면서 대일 외교도 신중한 접근에 초점을 맞췄다. 독도 문제 등에 대해 ‘조용한 외교’를 강조한 것도 역대 대통령과 다르지 않았다. “일본과의 관계를 실용적 입장에서 접근하려 한다.”(2008년 4월 정상회담), “과거사 문제는 극복할 수 있는 문제”(2009년 1월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제주를 우리 땅이라고 하는 것과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하는 것은 같다. 그것으로 일본과 싸울 일이 있나.”(2011년 9월 국민과의 대화) 등의 발언에서 알 수 있다. 일본이 외교백서 등을 통해 독도영유권을 주장할 때는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기도 했지만, 역시 주된 기류는 실용적인 접근 쪽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성숙한 한·일 관계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감정적인 대응을 하기보다는 과거사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일 외교에 대한 메시지가 담긴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과거의 역사에 얽매이기보다는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강조해 왔다. “최근 일본 정부는 총리 담화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민을 향해 한국민의 뜻에 반한 식민지배를 반성하고 사죄했다. 이것을 일본의 진일보한 노력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역사를 결코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 함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것이야말로 한국과 일본이 가야 할 바른길이라고 생각한다.”(2010년 8·15 경축사), “우리는 미래를 위해 불행했던 과거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역사를 우리 국민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미래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칠 책임이 있다.”(2011년 8·15 경축사)는 대목 등이다. 유연한 대일 외교 접근법이 강경 기조로 뚜렷하게 바뀐 것은 지난해 12월 교토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부터다. 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 측이 조금도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이 대통령이 독도를 전격 방문하며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임기말이지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점을 주로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독도 방문의 소회와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남북 문제에서는 수해지원이나 이산가족 상봉 같은 인도적인 부분에서 협력하자는 제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日, 독도문제 자중자애하는 것이 해법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현해탄 기류가 냉랭하게 바뀌고 있다. 일본은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고, 일본 정부 내에 독도와 센카쿠 열도를 다루는 조직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한다. 그제는 히로시마 주재 한국 총영사관이 벽돌 피습을 당하는 등 우려할 만한 일도 벌어졌다. 일본 내 9개 우리 공관의 위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은 엊그제 독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독도는 진정한 우리 영토이고 목숨 바쳐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대한민국 영토를 굳건히 지켜 내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일본은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는 일본이 틈만 나면 꺼내 왔던 카드다. 1954년 독도에 등대를 설치했을 때도, 1962년 수교협상 당시에도 일본은 국제사법재판소행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사회에 독도가 분쟁 지역이라는 점을 알리겠다는 속셈이 뻔히 들여다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정부가 일본의 국제사법재판소 요구 가능성에 응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운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노다 요시히코 내각은 지난해 9월 출범하면서 전 정권에 비해 독도 영유권 ‘생떼’의 수위를 높여 왔다.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은 지난 1월 일본 중의원 본회의에서 “독도문제에 대해 한국에 할 말을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본은 독도·동해 문제를 빌미로 여수엑스포 ‘일본의 날’에 관료 파견을 취소하기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올해로 8년째 방위백서를 통해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 일본은 점점 고조되는 일본 내 우경화 기류에 편승해 한·일 긴장의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史實)이다. 앞으로도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이어질 것이다. 일본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기보다 왜 우리 정부가 ‘조용한 외교’ 기조를 접고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는가를 먼저 따져 봐야 한다. 자중자애해야 한다. 그것만이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한 해법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독도문제로 본 한일 관계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독도를 전격 방문한 것은 일본 노다 요시히코 내각의 우경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9월 출범한 노다 내각은 이전의 하토야마 유키오, 간 나오토 총리와는 달리 독도 영유권을 줄기차게 주장하며 우리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1905년 일본 내각회의가 일방적으로 독도를 일본에 편입시키면서 시작됐다. 이전까지 일본 정부는 독도가 일본과는 관계가 없다는 점을 밝혀 왔다. 광복 후 일본은 1963년부터 외교정책과 현안을 담은 외교청서에 독도 영유권 관련 내용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일본의 독도 영유권에 대한 노골적인 주장은 2000년대에 들어서다. 국방 안보, 국제정치와 관련된 연간 분석과 전망을 담은 2005년판 방위백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집어넣었다. 같은 해 시마네현 의회는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정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중학교 교과서 학습지도요령이 개정된 지난 2008년부터는 한해도 거르지 않고 “역사적상으로,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명시해 오고 있다. 이 대통령 집권 초만 해도 한·일 관계는 순풍에 돛을 단 격이었다. 2009년 9월 일본 민주당은 자민당의 50년 장기 집권을 허물며 화려하게 등장, 한·일 양국관계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하토야마 신임 총리는 대아시아 중시전략을 천명하며 우리나라와도 밀월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하토야마 내각이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의 후폭풍에 휘말리며 9개월 단명에 그치고, 간 총리 내각도 장수하지 못하면서 양국 관계에도 ‘이상기류’가 형성됐다. 마쓰시타 정경숙 출신인 노다 총리는 중국·러시아 등과 영유권 문제를 겪고 일본 사회의 우경화 기류가 급물살을 타며 독도 문제에 강경자세로 돌변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교토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불거지고, 일본 측이 독도 문제 공론화를 시도하면서 양국관계는 급속히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지난 1월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은 일본 중의원 본회의에서 “독도 문제에 대해 (한국에) 할 말을 하겠다.”고 발언, 국내에서 비난여론이 거세졌다. 여기에다 3월 일본 고교 교과서 검정 결과 공표, 4월 외교청서, 7월 방위백서에 다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한·일 외교관계는 더욱 냉각됐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주권행사 당연” 한목소리… 방문시점 적절성 이견

    “주권행사 당연” 한목소리… 방문시점 적절성 이견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독도를 전격 방문함에 따라 그 배경과 향후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 받고 있다. 국가원수로서 역사적·지리적·법적으로 우리 영토인 독도를 방문하는 것은 당연한 주권 행사지만,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이나 국제 분쟁화 등 후폭풍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한·일 정보보호협정, 일본 방위백서의 독도 영유권 표기 등으로 국민적 분노가 치솟은 상황에서 8·15 광복절을 앞둔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그 타당성은 인정하는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임기말 대통령이 정책의 추동력을 잃은 현 시점에서 난국 돌파용 카드로 보고 있으나 현재가 적절한 시기였는지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는 “현 정부가 한·일 관계의 협력 증진을 위해 장애물이 되는 문제들은 되도록이면 회피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방문은 이례적”이라며 “지난 6월 체결에 실패한 한·일 정보보호협정 및 측근비리 등에 대한 반발과 이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8·15 광복절을 앞두고 반일 감정을 자극해 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을 막고자 하는 측면이 크다.”고 덧붙였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역대 정권은 독도 문제에 대해 강력한 영유권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국민적 지지를 회복하고자 했다.”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가려 존재감을 잃은 임기 말 대통령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강 교수는 “미국과 한국 모두 권력 교체기를 맞은 현재 퇴임하는 이 대통령에게는 한·일 관계에서 외교적 부담이 없을 것”이라며 “독도 방문은 영유권에 대한 우리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초강수 카드”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방문 시점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일본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하되 국제 분쟁화 방지를 위해 과도한 대응은 자제한다는 기조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제관계 전문가는 “일본 정부도 현재 소비세 법안 통과문제로 노다 내각이 위기에 처하는 등 현안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문제는 노다 정부 이후 들어설 일본의 새 정권하에서 잃었던 신뢰관계를 다시 회복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송석원 경희대 교수는 “독도 영유권 측면에서 볼 때는 긍정적인 정치행위임에는 틀림없다.”면서도 “현재 한·일 관계가 껄끄럽고 일본의 반발을 예측할 수 있음에도 사후대책까지 강구한 결정이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8·15 광복절을 앞두고 국가 원수가 독도를 방문했다는 자체는 역대 대통령이 하지 못한 용기 있는 결단으로 적절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향후 한·일 관계는 상당한 냉각기를 거칠 전망이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이번 대통령의 방문은 한·일 관계에서 최후의 상징적 카드를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우파가 본격적인 강경 대응을 주문할 것”이라며 “일본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공세를 취할 것이며 위안부 문제와 과거사 문제 해결은 불가피하게 더 지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종훈·허백윤기자 artg@seoul.co.kr
  • ‘조용한 외교’ 끝… 對日 강력한 메시지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독도를 전격 방문하면서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현 정부 들어 한·일 간 독도 영유권과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만큼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한·일 관계가 한동안 악화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한·일 관계를 고려하기에 앞서 정치적 결정”이라며 “일본의 독도 영유권 야욕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한·일 관계를 다소 포기하더라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일각에서는 임기 말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한·일 관계에 좋을 것이 없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한·일 외교장관은 이날 오후 전화를 통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일본 외무상과의 통화에서 일본 정부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항의해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 대사를 소환한 데 대해 “일본 정부가 부당한 조치를 취한 것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일본의 문제 제기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먼저 통화를 요청한 겐바 외무상은 독도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하며 항의의 뜻을 직접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귀국길에 오른 무토 대사는 김포공항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겐바 외무상의 지시에 따라 일시 귀국한다.”면서 “(한·일 관계는)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 “가능성은 알고 있었지만 확인한 것은 최근”이라면서 “방문은 대단히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다시 생각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독도를 실질적으로 소유한 만큼 일본의 분쟁 지역화 전략에 말려들 경우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며, 과도한 대응을 자제하는 이른바 ‘조용한 외교’ 정책을 유지해 왔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교과서를 발표하는 등 먼저 도발할 경우에만 대응해 온 것이다. 그러나 올 들어 일본 측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자 정부의 대응도 강해졌고, 결국 충돌 직전 양상으로까지 번졌다. 일본은 우리 측의 항의 및 시정 요구에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우리 정부가 지난 6월 외교백서에 독도를 한국 영토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최근 뒤늦게 항의하고 철회를 요구하는 등 적반하장 격 태도를 보였다. 올 들어 한·일 관계는 독도뿐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및 징용 피해 배상 문제, 동해 표기, 동중국해 대륙붕 연장,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 보류 등 각종 악재를 만나 삐걱거려 왔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야욕에 쐐기를 박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겠지만, 일본이 추구하는 영유권 논란을 심화시키고 한·일 관계를 냉각시키는 상황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정부 소식통은 “8·15 경축사에도 한·일 관계가 담길 것이고, 일본 측의 반발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여 한·일 관계가 한동안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8년째 ‘억지 주장’… 더 꼬이는 한·일 관계

    일본이 2005년 이후 8년째 방위백서에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일본 정부는 31일 내각회의를 열고 2012년 판 방위백서를 의결한 뒤 공식 발표했다. 일본은 방위백서의 본문 내용 첫 페이지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주변의 안전보장 환경’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인 북방영토(쿠릴열도의 일본명) 및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고 기술해 독도가 자국 영토임을 분명히 했다. 방위성은 일본의 주권이 미치는 영토를 다룬 지도에서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로 표기했다. 방위성은 내·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올해 판 방위백서 브리핑 자료의 ‘주요 기술 내용’에서 이례적으로 “영토 문제와 관련, 2005년 이후 다케시마와 북방영토는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라고 기술해 왔다.”고 명시했다. 독도가 자국 땅임을 국제사회에 인식시키고 이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일본이 교과서에서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고, 외교청서에 이어 방위백서에서도 독도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함으로써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으로 꼬인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방위백서에서도 중국의 군사력 팽창과 해양 진출에 대한 위기감을 부각시켰다. 특히 군사력 증강과 관련, “중국의 국방비가 과거 2년간 2배, 과거 24년간 약 30배로 불어났다.”면서 “하지만 이는 실제 군사비로 지출되는 예산의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보여 주의가 필요하다.”며 불신감을 보였다. 또 “인민해방군이 국가 주권과 해양 권익을 놓고 태도를 표명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한편 당의 주요 의사 결정 기관에서는 군의 대표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면서 “공산당 지도부와 인민해방군과의 관계가 복잡해지고 있다.”고 지적해 위기관리 문제를 제기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새 체제를 “정제된 국가행사가 실시돼 일정한 궤도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올해 4월 군사퍼레이드에서 공개된 신형 미사일에 대해 “장거리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3국 외교회담 뾰족수 낼까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이 전격 보류된 뒤 한국과 일본, 미국이 오는 12일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3자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하기로 해 주목된다. 위안부·징용·독도 등 한·일 간의 산적한 현안에다 한·일 협정까지 보류된 상황에서 3국 장관이 어떤 협의 결과를 내놓을 것이냐가 관건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일 “현 남북 관계 상황을 고려할 때 ARF 회의에서 남북 외교장관 회동은 없을 것이지만, 한·미·일 회동은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한·일 정보보호협정 보류가 3국 외교장관 회담 개최에 영향을 미칠 이유는 없다. 3자 회담 후 공동성명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일 간 협정 보류로 양국 관계가 떨떠름해진 데다 미국의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전략이 이번 협정 강행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관측도 제기돼 3자 회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해서는 한·일 간 과거사 문제 등이 있어 ‘로 키’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과 달리 미·일은 중국에 맞선 한·미·일 협력 강화를 원하고 있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방위백서를 낼 예정이어서 협정 재추진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한·일관계 후퇴하면 일본의 책임이다

    이쯤 되면 한·일관계의 미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해온 일본 자민당 소속 의원 3명이 어제 울릉도 방문을 강행하려다 우리 정부의 불입국 조치로 무산됐다. 일본은 이르면 오늘 각료회의를 열어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담은 방위백서를 확정한 뒤 발간할 예정이다. 백서에는 예년처럼 “일본 고유의 영토인 북방영토 및 독도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는 문구가 포함되거나 그보다 더 강한 표현이 담길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은 또 한 차례 한국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이 같은 도발에 우리 정부도 단호히 맞서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독도를 방문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대통령의 하반기 방일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이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독도 문제와 한·일관계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 것인가도 벌써부터 주목된다. 한국에서는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이웃나라인 일본과의 우호적인 관계 구축을 중요한 외교적 목표 가운데 하나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한국 정부의 이 같은 선의는 줄곧 과거사와 독도 영유권에 대한 일본 정부 당국자나 정치인들의 반역사적이고 몰이성적인 망언 때문에 수그러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됐다. 지난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자 국내에서는 범국가적인 일본 돕기 활동이 시작됐다. 정부가 구호대를 파견하고, 구호품을 전달한 것은 물론 우리 국민은 일본 이재민을 돕기 위해 자발적인 모금 운동까지 벌였다. 일본군에 의해 끌려갔던 위안부 할머니들도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 정기집회에서 일본 지진 피해자들을 애도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모처럼 조성된 한·일 국민 간의 화합 분위기를 깬 것은 일본 정부였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3월 30일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것이다. 한·일 양국은 북한 핵 문제 공조와 경제·문화 협력 등 중요한 미래의 현안을 앞에 놓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거듭된 독도 영유권 침탈 야욕 때문에 한·일관계는 미래로 가기보다는 과거로 후퇴할 위기에 처해 있다. 그 책임은 결국 원인 제공자인 일본이 져야 할 것이다.
  • “한·일 FTA 조기체결… 양국 새지평을, 한국 문화재 반환 시간낭비 않겠다”

    “한·일 FTA 조기체결… 양국 새지평을, 한국 문화재 반환 시간낭비 않겠다”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상은 14일 서울신문과 서면인터뷰를 갖고 “향후 견고한 한·일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경제협력협정(EPA)의 조기체결이 시급하다.”며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서두를 뜻임을 밝혔다. 최근 발표한 방위백서에 독도를 일본땅으로 명기한 데 대해서는 “대국적인 견지에서 이 문제가 한·일관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양국간 충돌을 더이상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중의원 7선 경력의 민주당 의원인 오카다 외상은 당 정책조정회장, 당 대표, 간사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일본의 차세대 총리 후보로 꼽히고 있다. 다음은 오카다 외상과의 일문일답. →간 나오토 총리가 담화에서 조선왕실의궤 등 한국 문화재를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왕실의궤 이외에 한국에 반환하는 문화재는 무엇이 있으며, 언제쯤 반환하나. -문화재 인도의 구체적인 시기와 대상 범위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인도에 필요한 조약안을 국회에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제반 수속절차를 거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인도하겠다.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노역자에 대한 사죄와 보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많은 여성들에게 상처와 고통을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한다. 하지만 한·일간 개인 청구권 문제는 한·일 국교 정상화 당시 체결된 한·일 청구권·경제협력협정에 따라 법적으로 완전하게 해결됐다. 다만 일본 정부로서는 인도적인 관점에서 사할린 한국인 지원과 한반도 출신자의 유골 조사 및 반환 지원 등을 전폭적으로 하고 있다. →2010년 방위백서에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명기했다. 교과서에도 이런 주장을 담고 있는데. -독도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는 일본의 입장이 있다. 그러나 서로의 입장을 감안해 대국적인 견지에서 이 문제가 한·일관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외상은 한·일 협력 방안으로 공통의 역사교과서를 만들자는 주장을 한 바 있다.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미래에는 한·일 양국이 공통의 역사를 인식하고 공통의 교과서를 만드는 것이 이상적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양측의 지식인들부터 인식을 공유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첫걸음으로 역사를 공동연구하는 게 중요하며 이 활동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외상은 지난 2008년 1월에 영주외국인의 지방참정권 부여를 위한 의원연맹을 만들어 회장도 역임했다. 재일 한국인의 지방참정권을 부여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 문제는 국가제도의 근간에 관한 것이어서 다양한 의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기보다는 국회나 당에서 의논을 해 나가야 한다. 의논들이 무르익는 것을 기다려 판단해야 할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서둘러 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향후 100년의 한·일관계를 한층 견고히 구축하기 위해서는 경제협력협정(EPA) 체결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양국 정부는 16일 국장급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런 논의를 통해 조기에 교섭을 재개하고 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대일무역적자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양국간 무역에서 일방적인 적자는 적절하지 않다. →북·일 국교정상화 가능성은 없는가. -일본 정부로서는 일·북 평양 선언에 따라 납치, 핵, 미사일 등 모든 현안을 해결하고 불행한 양국간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이 방침에는 변함은 없다. 북한이 납치 문제 등을 조속히 해결해 일·북 관계를 진전시키는 게 중요하다. →일본 정부는 최근 중국 군의 활동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 -최근 들어 중국은 우리나라의 주변 해역을 포함한 해양에서 군사훈련, 정보수집, 해양조사 등을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속적으로 중국 군사력의 동향이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과 국제사회의 안전보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하고 주시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이 국방정책의 투명성을 이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일·중간 방위당국간의 해상 연락 메커니즘, 위기관리 메커니즘을 구축할 필요성도 느낀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미·일 방위협력이 늘어나고 있는데. -북한의 위협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3개국이 정치 및 실무 차원에서 부단하고 긴밀하게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7월의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자위대 해상자위관이 옵서버로 참가하는 등 3국간 방위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3국간 협력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으로서는 앞으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갈 생각이다. →한국에서는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하고, 영화 ‘JSA’나 드라마 ‘제5공화국’을 본 적도 있다. 드라마 ‘대장금’은 아내와 함께 매우 즐겁게 관람했다. 또 한국 요리도 매우 좋아하고, ‘대장금’을 계기로 궁중요리에 관심을 두게 됐다. 지난번에 일·한·중 외교장관 회의가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에서 개최됐을 때 고분이나 박물관을 방문해 신라와 일본 간에도 교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시간이 있으면 좀 더 공부하고 싶다. 일·한 국민이 서로 진심으로 협력하고, 도울 수 있는 시대를 구축하는 것은 절대로 필요한 일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강제병합 불법성 인정·보상” 日시민단체 등 1500여명 촉구

    일본의 시민단체 회원 등 1500여명이 22일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도쿄 도시마 공회당에서 ‘일한(日韓)시민공동선언대회’를 열고 일본 정부에 강제병합의 불법성을 인정하고 강제징용자와 일본군 위안부 등에 대해 사죄·보상하라고 촉구했다. 이 행사의 일본측 실행위원회 공동대표인 이토 나리히코 주오대 명예교수는 “간 나오토 총리가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에 대해 사죄했지만 ‘병합조약이 국제법에 반하는 불법·부당한 것이므로 무효’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간 총리가 ‘식민지지배가 한국인들에게 가져다준 다대한 손해와 고통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사죄한다.’고 밝혔지만 병합조약의 강제성과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허언에 불과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측 상임대표인 역사학자 이이화씨는 “간 총리의 담화는 병합의 불법성은 물론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원폭 피해자 등 현안의 진상규명과 배상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고, 이들 문제를 입법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사표명도 없었던 만큼 실제 아무것도 진전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한·일 강제병합 체결 100년을 맞아 한국에서의 반일 감정은 과거처럼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도쿄신문은 이날 자 기사에서 “경제가 호조세를 보이는 등 한국민들의 자신감이 커지면서 과거와 같은 반일 감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하고 “다만 다음 달 독도를 일본 땅으로 기술한 방위백서가 나올 경우 일·한 관계가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산케이신문도 “양국은 한·일 병합조약을 둘러싸고 견해차가 크지만 간 총리의 담화를 전면 부정하는 목소리는 적다.”면서 향후 한·일 관계에 대해 전향적으로 전망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일본이 독도를 넘보지 않게 하려면/박홍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이 독도를 넘보지 않게 하려면/박홍기 도쿄 특파원

    일본에는 애초 독도가 없었다.‘다케시마(竹島)’만 있을 뿐이다. 지난 7월14일 중학교 사회교과의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그 ‘다케시마’의 영유권을 명기해 발표했다. 그것으로 끝이다. 한국의 거센 항의에 대꾸조차 없다. 일본의 억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까이는 2006년 12월 교육기본법의 개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새로운 일본’을 주창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작품이다. 목표는 ‘나라와 향토를 사랑하는 마음을 기른다.’는 데 맞춰졌다. 향토란 곧 영토다. 신학습지도요령의 해설서는 개정법에 기초해 보란 듯이 ‘다케시마’를 포함시켰다. 교육기본법과 별개로 지난해 3월 “한국과는 ‘다케시마’를 둘러싼 문제가 있으며…”라고 쓴 고교 2·3학년 정치·경제교과서가 통과됐다. 독도 영유권을 적시한 4종의 중학교 사회교과서도 이미 학교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게다가 초·중·고교의 지도책은 오래 전부터 동해는 ‘일본해’로, 독도는 ‘다케시마’로 표기하고 있다. 치밀하게 짜여진 각본에 따른 수순이다. 해설서의 독도 표기는 일본의 ‘음흉한’ 시나리오의 종반부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교과서의 기술은 일본에서는 논란이 없을 만큼 학술적으로 검증이 마무리된 최종 단계인 까닭에서다. 사전 준비가 끝났다는 얘기다. 실제 일본은 정치적 전략이든, 학술적 판단이든 해설서에 독도를 넣기 위해 바닥을 훑는 연구를 해왔다. 엄밀히 따지면 1945년 패전 이후 계속된 의도된 작업의 결과다. 일방적인 논리지만 쉽게 넘길 수 없는 이유다. 한국은 지금 어떤가. 정부는 지난 21일 우리땅 독도를 지키기 위한 장기적·전략적인 방안의 구체화에 나섰다. 일본의 ‘독도 도발’을 처음 대하는 것처럼 대책을 쏟아냈다. 재탕, 삼탕도 없지 않다지만 그나마 다행스럽다. 무엇보다 한국의 태도는 바뀌어야 한다. 영토의 문제는 교과서 왜곡이나 위안부 문제와는 또 다른 차원이다. 분쟁의 소지를 피하기 위한 이른바 ‘조용한 외교’를 고수하기엔 일본이 너무 멀리 치고 나갔다. 믿기 싫지만 최근 일본인들의 73% 정도가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여긴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왔다. 한국의 뜨거워졌다 식고 다시 달아오르는 즉흥적인 자세도 ‘스노 볼’ 효과를 낳았다. 부인할 수 없다. 일본이 ‘양심’에 따라 독도 문제를 해결하길 바라는 것은 터무니없는 망상이다. 야스쿠니신사의 A급 전범에 대한 분사도 지금껏 처리하지 못한 일본이다. 지한파 정치인을 통해 관료에게 압력을 넣어달라는 식의 ‘호소 외교’도 철지난 접근법에 불과하다. 정부는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학술적 논거를 갖춰야 한다. 세계를 향해 독도 바로 알리기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우리 땅인데 굳이 왜”라는 식의 미온적인 처신은 국제 사회의 힘을 얻기에는 한계가 있다. 독도 안팎의 생태계까지도 빠짐없이 조사·연구해야 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전문가를 찾고 양성해야 함은 물론이다. 정권의 노선에 흔들리지 않는 꾸준한 실천을 주문하고 싶다. 중국이 넘보는 이어도에 대한 대처도 같을 차원일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 독도문제는 진행형이다. 일본은 머지않아 고교 사회교과서 해설서, 방위백서 등에서도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통수권자로서 독도 방문도 고려해 봄 직하다.“독도문제는 문제대로 해 나가고, 일본과의 관계는 관계대로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 의미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을 의식하기보다 주도적으로 정리해 나가야 한다. 찜찜한 한·일 관계보다 깔끔한 신시대의 구축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고비이다. 박홍기 도쿄 특파원 hkpark@seoul.co.kr
  • [노무현정권 5년 명암] 분야별 평가

    [노무현정권 5년 명암] 분야별 평가

    ■정치 분야 참여정부 5년은 노무현 대통령의 끊임없는 ‘정치 실험’으로 채워졌다. 탈권위주의를 이뤄냈다. 국정운영을 공개하고 비선 정치를 청산하는 데도 주력했다. 개별적으로 보고되던 부처 업무현안을 국무회의석상에서 공개적으로 처리하게 했다. 임기 초 평검사들과의 공개토론도 파격이었다. 권력형 부정부패로부터 벗어났다. 돈·관권선거가 사라졌다. 참여정부 국정운영백서에 따르면 17대 총선에서 선거법 위반 적발 건수는 6402건으로 16대 총선의 두 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도 중요한 화두로 던졌다. 지역주의 청산과 연결된다. 행정복합도시와 공기업 지방이전, 지역혁신 클러스터 등이 대표적이다. 정치적으로는 지역주의 정당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의석은 영남권을 제외하고 대체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노 대통령은 임기 내내 현행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지적하며 선거구제 개혁과 개헌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 집중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참여정부의 정치를 “총재 정치·1인 정치로 상징돼온 3김(金)체제를 혁파하는 데 주력했다.”고 요약했다. 그러나 ‘미완의’ 정치 실험은 결국 혼선의 정치로 귀결됐다. 방향은 일부 옳았지만 방법이 성급했고 정교하지 못했다. 자갈밭에 씨앗을 뿌린 셈이었다. 지역주의 정치 타파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내세우며 거론했던 대연정 제안은 오히려 전통적 지지층의 등을 돌리게 했다. 측근정치·보스정치를 단절하기 위해 도입했던 당·청 분리와 청와대 정무수석 폐지도 마찬가지다. 당의 자생적 구조가 마련되지 않은 탓에 집권 여당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두는 데 실패했다. 당내 차기 대권주자들을 내각에 앉히면서 당·청이 동반 추락하는 결과로 돌아왔다. 대통령도 집권 기간 동안 두 번이나 탈당하는 등 불안정한 리더십을 보였다. 5년 내내 당청갈등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대결적 여야 구도가 심화됐다. 정치권은 물론, 대국민 소통 부재를 낳게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집권당이 무력화된 탓에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설득해야 하는 정당 본연의 역할을 놓쳤다.”고 평가했다. 오만하다는 비판이 따라다녔다. 지난 2005년 8월, 당시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이 “대통령은 21세기에 가 있는데, 국민들은 독재시대 문화에 빠져 있어 의사소통이 안 된다.”고 한 말이 이를 극단적으로 드러낸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대외관계 분야 노무현 정부의 대외관계는 북핵 6자회담 진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지난해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상징되는 대북정책이 대외정책과 손발이 맞지 않아 한·미관계에도 상당한 손해를 미쳤고, 일본·중국 등 다른 4강과도 적지 않은 마찰을 빚는 등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평가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부터 대미관계에서 드러난 ‘자주파’와 ‘동맹파’의 갈등, 동북아 균형자론 등은 결국 한·미동맹 진전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한·미간 오랜 현안이었던 주한미군 재배치, 방위비 분담, 용산 미군기지 이전, 전시작전권 전환 등이 상당부분 해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서 양국간 적지 않은 갈등을 야기, 한·미동맹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일본·중국과도 호혜적 우호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권 초기 우호적으로 시작했던 일본과의 관계는 일본측의 독도 영유권 주장,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배타적경제수역(EEZ) 갈등, 역사교과서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이 잇따라 대두되면서 급속도로 냉각됐다. 이에 따라 한·일 정상간 ‘셔틀외교’가 전면 중단되는 등 불편한 관계로 바뀌게 됐다. 중국과도 한동안 동북공정(東北工程) 등 역사문제로 상당한 마찰을 빚었다. 탈북자 문제 등도 양국 관계 진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고려, 정치·경제적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교육 분야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은 ‘낙제점’에 가깝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엘리트주의에 맞서 교육평등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학생들의 학습의지를 떨어뜨리면서 학력저하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이다. 교육을 통한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계층이동을 지향점으로 내세운 교육 평등주의는 열매를 맺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추구해야 할 과제다. 2003년 7월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회 설치로 시작된 참여정부 교육개혁정책은 ‘파격’으로 일관했다.‘서울대 폐지’ 등 대학의 서열 구조 타파와 기득권 폐지를 외치는 인사들이 교육정책을 좌지우지했다.2004년엔 수능 9등급제 도입,2006년 외고 운영 개선 방안 등 교육개혁안이 쏟아졌다.2008학년도 입시에 처음 적용된 수능 등급제는 교육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하이라이트다. 변별력을 갖추지 못하면서 학생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죽음의 트라이앵글(내신·논술·수능)’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사교육비가 늘면서 학부모들의 부담도 더욱 커졌다.3불 정책(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금지)을 고수하면서 대학당국과 교육부의 마찰도 끊이질 않았다. 한국교총은 참여정부가 형평성만 강조한 교육정책을 집행하려다 공약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교육공약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학의 자율성 강화, 학교선택권 확대, 교원 양성·임용제도 및 승진·전보제도 개선, 사교육비 경감, 방과 후 학교 등을 특히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경제 분야 1인당 국민소득은 2003년 1만 2826달러에서 지난해 2만 81달러로 노무현 정권 5년 사이 57% 늘었다. 하지만 실질 소득의 증가보다 원·달러 환율이 같은 기간 1200원에서 930원으로 하락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소득 증가도 상위계층에 쏠려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003년 265만원에서 지난해 322만원으로 5년간 57만원 늘었다. 하지만 소득에서 소비를 뺀 흑자 규모는 상위 20% 가구의 경우 월 200만원이 넘지만 하위 20%는 월 34만원씩 적자를 봤다. 소득 계층간 빈부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을 하위 20%로 나눈 5분위 배율은 2003년 7.24배에서 지난해 7.66배으로 악화됐다.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소득 불균형이 심한 지니계수도 같은 기간 0.341에서 0.35로 해마다 높아졌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집값은 반드시 잡겠다.”고 약속했으나 특정 지역을 겨냥한 세금정책 등으로 주변 집값마저 상승하는 ‘버블 도미노’ 현상을 일으켰다. 부동산 대책을 12차례나 발표하면서도 과잉 유동성 문제에는 뒤늦게 대처하는 우를 범했다. 부동산포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국 아파트 값은 평균 34.8%, 서울 지역은 43.4% 뛰었다. 경기도는 37.6%, 충남도 31.9% 올랐다. 대기업은 수출호조로 호황을 누린 반면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또한 사교육비 증가와 비정규직 증가로 서민 가계는 여태 몸살을 앓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언론 분야 참여정부는 언론과의 긴장관계를 강조했다.2003년 출범 직후부터 가판신문 구독금지, 개방형 브리핑제 도입, 신문법 제정 등 언론 개혁을 위한 각종 정책을 쏟아냈다. 언론을 방송과 신문, 인터넷 등으로 구분하는 ‘편가르기’ 현상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 자신도 언론에 대해 ‘기득권 집단’,‘불량상품’,‘기자실 대못질’ 등 거친 언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때문에 일부 정책은 노 대통령의 왜곡된 언론관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는 결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추진된 이른바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1월16일 국무회의에서 “기자들이 죽치고 앉아 기사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지 해외 실태를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국정홍보처는 3월 국내외 기자실 운영실태 조사결과를 내놓았으며, 두 달 뒤인 5월 정부부처 기자실 통·폐합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언론자유를 심대하게 훼손한다는 각계각층의 지적과 함께, 일부 언론에 국한됐던 갈등이 일선 취재현장 전체로 전면화되는 결과를 낳은 ‘최대 악재’가 됐다. 기자들은 정부청사 로비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전원이 끊긴 경찰청 기자실에서는 촛불을 켜고 기사를 작성했다. 이같은 전대미문의 갈등은 노 대통령이 퇴임할 때까지 풀리지 않았다. 결국 언론 개혁이라는 취지는 사라지고, 소모적이고 불필요했던 논쟁만이 남은 셈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일본의 양심(외언내언)

    1956년 일본경제백서는 『이제 전후는 끝났다』고 선언했다.그러나 그로부터 40여년이 지난 지금 일본의 전후는 끝나지 않았다. 지난 6일 일본 교도통신은 미국 하원의원 10명이 주동이 돼 2차대전중 일본이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해 사죄와 보상을 일본정부에 요구하는 결의안을 하원에 낼 준비를 하고있다고 보도했다.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요즘도 일본의 위안부 만행을 규탄하는 데모행렬을 볼수있다. 전후가 끝나지 않았다는 산 증거들이다.일본의 전후가 끝나지 않은 것은 일본이 역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전후를 끝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저녁 서울 신라호텔에서는 보기드문 한 모임이 있었다.일본 명치학원대학 총장인 나카야마 히로마사(중산홍정·59)씨의 초청강연회였다.명지대 초청으로 서울에 온 나카야마 총장은 『저는 지금 36년간의 식민지시대,그뒤에도 일본이 여러모로 고뇌와 비통을 안겨준 한국땅에 와있읍니다.그죄를 예수님앞에 고백하고 아울러 여러분께 사과 드립니다』로 시작된 나카야마 총장의 강연은 『일본의 잘못은 어떤말로도 용서받을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그는 이어 『죄악을 저지른 일본인들은 한국사람들로부터 칼을 맞아도 할 수 없은 일』이라고 말했다. 학계와 종교계 인사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나카야마 총장의 강연회는 의미가 있다.비록 정부대표는 아니라고해도 일본의 대표적인 지식인이 한국에와 한 진솔한 양심고백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의 시사주간지 아에라(AERA)가 조사한 것을 보면 일본인 74%가 2차대전을 침략전쟁이라고 믿고있다.침략전쟁이 아니었다고 보는 사람은 5%에 불과했다.그러나 아직도 일본은 침략전쟁을 공식적으로 인정치 않고 있다.일본집권층의 아집과 편견때문이다. 일본에 나카야마 같은 양심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은 하나의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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