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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미 하원 ‘위안부 결의안’ 채택 기대 크다

    미 하원이 곧 본회의에서 `위안부 결의안´ 표결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어제 치러진 일본의 참의원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늦췄던 표결인 만큼 미 하원이 더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현재까지 하원 전체 의원 435명 중 168명이 결의안의 공동 발의자로 참여하기로 약속한 상태이다. 당초 20여명에 불과했던 공동 발의자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결의안이 갖는 의의에 대한 미 의회의 이해가 폭 넓어졌음을 의미한다. 낙관은 할 수 없어도 워싱턴 정가에서는 과반수 통과 쪽으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결의안 채택을 저지하기 위한 갖가지 로비를 펼쳤다. 심지어는 주미 일본 대사가 하원 지도자들에게 “결의안을 가결하지 말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억지가 미국 사회에서 통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미·일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며 압박하는 일본의 계산이 잘못된 것임을 미 의회가 입증해 보일 것을 기대한다. 미 의회는 미국이 추구하는 인권과 정의를 결의안의 압도적 찬성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 얼마 전에는 태평양전쟁 당시 미국령 괌에 거주하는 소녀를 일본군이 성노리개로 삼았다는 재판 기록이 발견됐다. 위안부 문제가 미국의 일이기도 한 점을 뒷받침하는 문서다. 지난주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방문을 받은 마이크 혼다 의원은 “미 의회가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일본은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간에 진정으로 사죄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역사적 과오를 용서 받고 위안부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일이다.
  • 美 의사당에 게양됐던 성조기 위안부 할머니에 선물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일본 정부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미국 하원 위안부결의안(HR 121)의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사진 오른쪽·79) 할머니에게 미 의회 의사당에 게양됐던 성조기가 감사의 선물로 전달됐다. 톰 데이비스(공화·버지니아) 의원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비엔나 한미과학기술재단에서 열린 위안부결의안 통과를 위한 타운미팅에 참석, 하원 결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미주 한인들의 노력 덕분이라며 지난 6월26일부터 미 의사당에 상징적으로 내걸었던 성조기를 이 할머니에게 기념품으로 건넸다.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위한 워싱턴 범동포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이문형·홍일송) 주최로 열린 타운미팅에는 워싱턴 한인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나와 이 할머니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26일 미 의사당에서 열린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위한 로비데이 행사에 참석해 범대위, 뉴욕한인회 회원들과 함께 위안부 결의안 공동발의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들을 찾아가 결의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특히 이 할머니는 결의안을 제안한 일본인 3세 마이크 혼다(왼쪽·민주·새너제이) 의원을 방문,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고 혼다 의원은 “미 의원들이, 그리고 의회가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결의안 통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지난 24일 현재 하원 전체 의원 435명 가운데 168명이 위안부 결의안에 공동발의자로 참여키로 약속한 상태다. dawn@seoul.co.kr
  • 日軍, 미국인 여성도 위안부 삼았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장교가 미국인 여성을 상대로 매춘을 강요한 것과 관련해 재판을 받은 기록이 확인됐다. 그동안 한국, 타이완, 중국 등 아시아여성이 위안부에 강제동원된 사실이 드러난 적은 있지만 미국령인 괌 여성의 피해 사실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사실은 그동안 ‘위안부의 존재는 인정하나 일본군의 개입은 부정해 온’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반박하는 또 하나의 물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달 30일 미국 하원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는 위안부 결의안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일본군이 칼로 위협 “따르지 않으면 죽이겠다” 25일 위안부문제를 연구하는 국내 한 전문가가 미국의회도서관에서 입수한 350장짜리 1945년 미 해군 괌 재판보고서에 따르면 1942년 2월부터 6개월 동안 일본인 괌 사령관 하야시의 부관(소령급)인 ‘사카이’는 당시 17세인 F양을 강제로 끌고가 성노리개로 삼았다. 사카이는 당시 괌에서 활동하고 있던 일본인 사업가 ‘시노하라’와 함께 F의 집으로 찾아가 부모를 칼로 위협해 강압적으로 F를 데리고 갔다. 이어 한 집에 F를 감금한 뒤 매일 감시를 했다. 그 곳에서 F는 언니를 만났다. 사카이는 하야시와 함께 일주일에 2∼3차례씩 그 곳에 들렀다. 그러나 재판기록에는 언니와 하야시 두명에 대한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F는 재판에서 “약혼자가 있었지만 집으로 끌려간 첫 날 사카이와 잠자리를 해야 했다. 집으로 가고 싶다고 하자 (시노하라가)도망가려고 하면 나쁜일이 일어날 것이고 복종하지 않으면 목을 베어버릴 것이라고 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또 사카이가 “세탁과 청소를 하면 매월 20엔씩 주겠다.”고 했으나 약속한 돈은 절반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적혀있다.시노하라는 재판에서 ‘매춘을 목적으로 여성을 강제로 끌고간 혐의’등 5개 혐의에서 유죄를 인정받아 교수형을 선고받았다가 징역 15년형으로 감형됐다. 일본군 장교 사카이는 미군이 괌을 탈환하기 직전 일본으로 돌아가 재판을 받지 않았다.●“특정인을 위한 성노예도 위안부” 시노하라는 당시 괌 거주 일본인 협회 회장을 지낸 사업가로 일본군 장교 사카이의 지시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1938년 일본 육군성이 중국 북부지역 참모에게 보낸 결재서류에 ‘위안부 모집은 지역의 군이 통제하고 모집책(업자)선정을 적절히 할 것’이라는 내용과도 일맥 상통한다. 서울대 사회학과 정진성 교수는 “전쟁 중 성매매에 대해 사형을 선고한 첫 사례인 네덜란드 바타비아 법정문서보다 앞선 것”이라면서 “이번 재판기록에는 한명의 피해여성이 나오지만 앞으로 케이스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전형적인 위안소의 형태는 아니지만 특정인을 위한 성노예도 위안부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 가운데서도 이런 사례가 여럿 있다.”고 덧붙였다. 건국대 법학과(국제법 전공)조시형 교수는 “인신매매 현장에 일본군인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일본군의 개입은 명확하다. 설사 사적인 목적이라 하더라도 국제법상 일본군인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미국 여성의 사례가 발견되기는 처음인 만큼 앞으로 미국의 태도가 주목된다.”면서 “미국 차원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처벌을 위해 미국의 관련 문서 공개를 촉구하는 등 법제정 움직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위안부 결의안’ 혼다 의원 한국 고교생과 대화

    ‘위안부 결의안’ 혼다 의원 한국 고교생과 대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 하원에 ‘위안부 결의안’을 제출한 민주당 마이클 혼다 하원의원이 19일(현지시간) 한국의 고등학생들을 만나 위안부 결의안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그 중요성을 직접 설명했다. 이날 혼다 의원을 면담한 학생들은 서울외국어고와 청심국제고 재학생으로 구성된 ‘평화와 평등을 위한 역사모임(HOPE)’의 회원 18명. 이들은 이번 여름방학에 미국 대학들을 방문하는 기회를 이용, 혼다 의원을 만나러 왔다. 혼다 의원은 학생들이 위안부 결의안 추진 배경을 묻자 “우리는 사실을 얘기함으로써 용서받고 용서해야 한다.”면서 “전쟁의 폭력과 여성들에 대한 강간 범죄 등을 후세에 가르침으로써 ‘우리는 이런 문제를 이렇게 풀었다.’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은 혼다 의원의 설명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학생들을 인솔해온 서울외고 유학반 담당교사 맹경욱씨는 “학생들이 혼다 의원에게 이메일로 면담을 요청해 만나게 됐다.”며 “학생들은 역사문제연구소의 ‘나는 일본군 성노예’의 영역마무리 작업을 도왔고 이 자료를 미국 대학 도서관들에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베와 참의원 선거/박홍기 도쿄 특파원

    요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만큼 바쁜 사람도 없을 것 같다. 니가타 지진의 피해를 수습하랴, 눈앞에 닥친 29일의 참의원 선거를 지원하랴, 한마디로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듯싶다. 아베 총리는 지난 16일 지진으로 중단했던 지원 유세를 이틀만에 재개했다. 원자력발전소의 문제 노출에도 불구, 지진에만 매달릴 수 없는 처지인 탓이다. 전체 참의원의 절반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의 결과에 따라 거취를 결단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이번 선거를 ‘아베 정치의 심판’,‘천하를 가르는 선거’ 등으로 부른다. 심지어 자민당이 ‘몇 의석이나 잃을까.’라는 등의 패배를 가정한 ‘포스트 아베’, 정계개편 등의 향후 정국 시나리오도 나돌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9월 취임 당시만 해도 자신의 정치가 심판대에 올려지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다.‘전후체제의 탈피’를 전면에 내세우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의 차별화를 꾀해왔던 터다. 이른바 ‘아베의 컬러’를 위해서다. 애국심을 강조한 교육기본법도, 낙하산 인사를 막는 공무원개혁법안도 “좀더 심의를” 요구하는 야당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였다. 더욱이 평화헌법을 바꾸기 위한 국민투표법 역시 강행처리한 데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 한국·중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국정을 맘먹은 대로 거침없이 운영했다.‘오기정치’로 비쳐질 정도였다. 그러나 정국은 변했다. 아베 총리의 인기도 식었다. 취임초 67%였던 지지율은 30%까지 떨어졌다. 취임 이후 최저치들이다. 가장 결정적인 단초는 5000여만건의 연금납부기록 분실에서 비롯됐다. 국민들은 등을 돌렸다. 노후 보장을 위한 약속을 저버린 정부에 대한 배신감에서다. 잇단 정치자금의 문제에다 국민들의 정서를 자극하는 규마 후미오 전 방위상의 원폭투하 정당화 같은 ‘엉뚱한 발언’도 한몫 톡톡히 했다. 특히 각료들이 사고를 칠 때마다 “문제없다.”며 감싸고 돈 아베 총리가 자초한 부분도 적잖다. 잡음도 마다하지 않았다.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항상 일본식 표현으로 ‘아이마이(曖昧·애매)’한 자세로 넘어갔다. 최근 TV에 비친 와이셔츠 차림으로 지원 유세를 하는 아베 총리의 모습은 결연할 정도이다. 소매를 걷어붙이고 주먹을 치켜들고 특유의 빠른 말로 “개혁을 진행시킬지, 역행시킬지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국민들을 향해 열변을 토했다. 정책의 성과를 똑바로 봐달라는 호소다. 선거의 승패는 과반수 의석의 확보에 달렸다. 자민당은 121석 가운데 51석을 얻어야 공명당의 13석과 함께 64석을 확보한다. 그래야 기존의 의석과 합쳐 현행 의석의 틀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자민당이 45∼50석에 그칠 경우엔 군소정당의 의석을 ‘낚시질’해 정국을 끌고 간다지만 44석 이하로 내려갈 땐 계산법이 복잡해진다. 의석 빼오기의 한계선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아베 총리의 마지노선이다.1998년 참의원 선거에서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는 44석을 얻자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했던 선례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일본 국민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아베 총리의 일방적인 개혁 추진뿐만 아니라 역사인식도 평가해야 할 시점이다. 연금, 양극화, 세금 등의 현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따져보면 ‘전후체제의 탈피’에 대해 처음으로 국민의 뜻을 묻는 절차인 셈이다. 표심의 향배에 따라 변화의 격랑은 불가피하다. 자민당의 독단적인 국정운영 방식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듯싶다. 정책의 조정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주변국들과의 껄끄러운 외교관계도 보다 적극적으로 풀어가는 전환점으로 삼았으면 한다. 박홍기 도쿄 특파원 hkpark@seoul.co.kr
  • 美 ‘위안부 결의안’ 30일 표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하원이 오는 30일 본회의를 열어 ‘위안부 결의안’을 표결할 것으로 본다고 결의안 제안자인 마이클 혼다 의원이 18일(현지시간) 밝혔다.혼다 의원은 미 하원이 당초 이달 둘째 주에 실시하기로 했던 위안부 결의안 표결을 월말로 미룬 것은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안부 결의안은 다음달 6일 의회의 여름 휴회가 시작되기 전 확실히 상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혼다 의원은 가토 료조 주미 일본 대사가 지난달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 하원 지도자 5명에게 서한을 보내 “결의안 통과시 미·일 우호관계가 손상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과 관련,“잘못을 고칠 때 대개 우정은 더욱 공고해진다.”고 반박했다.dawn@seoul.co.kr
  • “위안부 결의안 통과땐 미·일 관계 타격”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이 미국 하원 전체회의에서 곧 가결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결의안 통과시 미·일 관계 악화를 경고하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18일 가토 료조(加藤良三) 주미 일본대사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 하원 지도자 5명에게 보낸 지난 6월22일자 서한에서 “위안부 결의안 통과는 분명 양국이 현재 누리고 있는 깊은 우호관계와 신뢰, 광범위한 협력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가토 대사는 “일본은 1993년(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 이후 여러차례 공식 사과했다.”면서 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미국의 이라크 정책을 지지해온 자국의 입장을 재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본은 미국에 이어 이라크 재건을 지원해온 최대 공여국이다.dawn@seoul.co.kr
  • 약자를 향한 시어 더 선명

    시인 김선우(38)의 언어가 낮게 흐른다. 세 번째 시집 ‘내 몸 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문학과지성사 펴냄)에서 김선우의 시어는 이전보다 더욱 낮은 곳을 향해 흘러간다. 정확하게는, 이전부터 그랬다. 김선우의 시가 여성성과 생명, 관능적 이미지의 직조라 일컬어지던 때부터 시인의 언어는 약자들을 따뜻하게 토닥였다. 배척받고 감춰져온 여성성을 숨기지 않고 과감하게 드러내는 작업과 약자들에 대한 관심 자체가 동일한 문법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전작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에서 묘사한 탑골공원 할머니의 경쾌한 연애담이나 고바우집 연탄 불판에 생고기를 굽는 남루한 얼굴들 이야기에서만이 아니다. 쥐들에게 갉아먹힌 동대문운동장 쓰레기더미 속 노숙자의 주검 이야기(시집 ‘도화 아래 잠들다’ 중 ‘불경한 팬지’)는 김선우의 물기 많은 언어가 낮은 이들의 고통을 절절하게 포착해낸 전형이다. 사회적 연대를 읊은 시들이 ‘내 몸 속에 잠든 이…’에선 좀더 많이 등장한다. 총 32연의 ‘열네 살 舞子’는 이번 시집에서 가장 긴 시다.2005년 78세로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순애 할머니 이야기다. 열네 살 때 일본군에 잡혀가 남양군도 위안소에서 참담한 세월을 보낸 할머니의 구술을 시로 옮겼다. “참을 수 없이 지독한 걸 요구하는 군인에게 대들며 악 쓴 날엔 이가 부러지고 온몸이 멍들었네 멍든 자리마다 쇤 가시풀 독사처럼 똬리 틀어 몸속이 구만리 지옥이었네.” ‘제비꽃밥’에서 시인은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족을 잃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자살폭탄 테러를 긍정(“내가 그 땅의 딸이었다면, 전쟁과 폭격 속에 난민의 유배지를 떠돌아야 하는 그 땅의 아들이었다면, 나 역시 폭탄을 몸에 감고 검은 외투를 입었을지 모른다.”)하고, 혼혈인의 아픔을 쓰다듬은 ‘자운영 꽃밭에서 검은 염소와 놀다’는 근거없는 순혈주의에 일침(“이번엔 버리지 않을 게요…그런데 혼혈이 아닌 목숨도 있나요?”)을 놓는다. 시집 첫머리 ‘시인의 말’에서 김선우는 “시인으로 산 지 10년이 됐다.”면서 “시를 청탁받고 발표하는 관행으로부터 당분간 떠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적었다.10년이면 그럴 만도 한 세월,“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다(‘낙화, 첫사랑’).”는 시인에게 여행은 불가피한 통과의례일지 모르겠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학생들이 흉볼까 걱정” 재미 한인에 한국어 교육 첫 미국인 교사 헤인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어 수업을 시작하는데 한인 학생들이 말을 잘 못한다고 흉을 보지 않을까 부담스럽습니다.” 재미 한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첫 미국인 교사인 미국 로스앤젤레스 고등학교 교사 데이비드 헤인스(41)는 15일 “일단 한국어를 거의 못하는 한인 2∼4세를 위한 초등 과정에서 시작한 뒤 나중에는 고급 과정까지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한국어진흥재단이 주최하고 이화여대 인문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재미 한국어 교사 초청연수’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지난해 말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실시하는 한국어 교사 자격시험에 합격, 한국어 교사 자격증을 따냈다. 그는 6년전 로스앤젤레스 한국문화원에서 틈틈이 한국어를 익혔고, 읽기·듣기·쓰기·말하기 등 5시간에 걸친 한국어 교사 자격증 시험에서 두 차례 고배를 마신 뒤 세 번째 응시해 합격했다. 그는 “한인 타운에 살고 있어 한국어를 접할 기회가 많아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원래 한국에 호기심이 많았고 주변에 한국 사람도 많아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사회에서 한국어 수업은 단순한 어학뿐 아니라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수업도 겸하고 있어 그는 틈나는 대로 한국 만화와 드라마를 보고 남북관계,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책도 즐겨 읽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이노우에 美상원의원 ‘위안부 결의안’ 반대 성명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이 미국 하원 전체회의에서 다음주 쯤 가결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본계인 대니얼 이노우에 (민주·하와이주)상원의원이 결의안 반대 성명을 내 파장이 예상된다. 위안부 결의안 저지활동에 앞장 서 온 이노우에 의원은 “위안부 문제는 일본 정부의 과거 사과와 배상으로 이미 매듭지어진 것으로 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미·일 관계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상원에 제출했다고 교도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이노우에 의원은 과거 일본군의 위안부 학대는 묵과하거나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지만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한 배상은 전후 각국과의 수교협정을 통해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도교 소재 소피아대학 역사학과의 석좌교수 와타나베 쇼이치는 13일 일본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국회의원, 학자, 언론인 등 다른 보수주의자들과 함께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의 위안부 결의안 통과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위안부를 매춘여성으로 지칭하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daw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참신하고 진취적인 기사/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그놈의 기자’ 뽑습니다” 서울신문이 수습기자와 경력기자 모집을 알리는 6월20일자 1면 사고의 제목이다. 기자실을 둘러싸고 정부와 언론의 입장이 맞서고 있는 상황을 빗대어 얼마 전 대통령이 말한 ‘그놈의 헌법’이라는 표현을 빌려온 문구가 눈길을 끈다. 내용을 보면 ‘참신하고 진취적인 기사’와 ‘특색있는 지면구성’이라는 다짐도 엿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같은 날 서울신문 기사는 좀 다른 느낌을 주었다. 우선 같은 1면에 실린 “청(와대), 선관위에 준법투쟁”이라는 기사를 보자.‘벼랑 끝에서 특유의 오기가 또 발동됐다.’ 이 기사의 첫 문장이다. 기사의 본문에서도 ‘다시 선관위에 공을 넘겼다.’ ‘한나라당은 날을 세웠다.’는 문장이 두드러진다. 스트레이트 기사 치고는 생생한 느낌을 주는 간결한 문장들의 표현과 구성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같은 날 5면에 실린 한나라당 정책토론회 기사에서도 후보간의 질문과 대답을 그대로 인용한 문장이 기사의 앞머리에 배치되어 토론회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하는 효과를 시도하였다.12면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1주년 ‘시민고객과 시장과의 대화’ 기사에서도 ‘보육정책’ ‘학교근처 금연’ ‘장기전세주택’에 대한 시민의 질문이 첫머리에 실려 있다. 통상적인 도입부가 생략되고 기사의 흐름이 빨라진 것이다. 기사의 첫머리에 취재원의 인용문을 배치하는 사례는 지난 한 주간 서울신문의 지면에서 유난히 두드러진다. 미 하원 국무위원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된 지난 6월28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도 정신대 할머니들의 반응이 직접 인용문으로 첫머리에 배치되었다. 같은 날 캄보디아 여객기 추락원인 기사도 사고 비행기의 조종사와 관제탑간 교신내용을 따옴표로 처리해 전면에 배치하였다. 무미건조하고 지루한 느낌을 주는 스트레이트 기사가 새로운 표현과 구성으로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사실 스트레이트 기사는 말 그대로 ‘스트레이트’ 방식으로 처리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스트레이트 기사는 첫머리에 6하 원칙에 따라 사건의 개요와 핵심이 제시되고 이어서 사건 행위자와 정보원의 설명과 인용이 뒤따르는 역피라미드형 방식을 많이 따른다. 역피라미드형 기사작성은 간결하고 객관적으로 사실을 전달한다는 취지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스트레이트 기사가 거의 대부분 역피라미드형으로 작성되는 경우 기사들간에 특색이 없이 단조롭고 지루하다. 한마디로 ‘그 기사가 그 기사처럼’ 느껴진다. 이런 기사가 신문마다, 매일같이 반복되면 독자의 주목도도 떨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참신하고 진취적인 기사작성의 대안은 무엇일까? 한국언론재단의 유선영 연구위원이 펴낸 ‘새로운 신문 기사 스타일’에서는 미국신문편집인협회에서 펴낸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역피라미드 방식 대신 ‘관점형’ ‘서사형’ ‘정보형’ 등 세가지 기사작성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관점형’은 사건의 맥락과 배경을 설명하고 각기 다른 주장과 입장을 배치한 뒤 나름의 의미와 결론, 전망을 제시하는 사다리형의 기사이다.‘서사형’은 개인의 시점으로 기사를 시작해 사건의 핵심을 기술한 후에 다시 개인의 시점에서 마무리하는 다이아몬드형 기사이다.‘정보형’은 단순한 사실의 나열보다는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역피라미드의 형식논리적인 양시, 양비론을 극복하는 방식이다. 각각의 스타일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신문의 기사가 한가지 방식만으로 작성되면 신문을 읽는 재미와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디지털시대에 신문의 가장 큰 매력은 누가 뭐래도 ‘글을 읽는 재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서울신문이 시도하는 ‘참신하고 진취적인’ 시도에 기대를 걸어본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 [씨줄날줄] 미야자와 기이치/황성기 논설위원

    총리를 지낸 미야자와 기이치는 일본 정치인답지 않게 영어에 능통했다.“영어사전을 통째로 외웠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였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미야자와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그의 발음에 대해 “정통 영어다.”라며 극찬했다. 당시 미국 언론들은 “남부 사투리가 섞인 클린턴보다 미야자와의 영어가 훨씬 낫다.”고 치켜세웠다. 도쿄대학 법학부 재학 중 갔던 미국에서 자신의 영어가 회화에 쓸모없다는 사실을 통감하고 영어 공부에 매달렸다. 특히 미군정하 대장성(현 재무성)에서 미 당국과의 연락업무를 하면서 영어실력을 부쩍 키웠다고 한다. 미야자와는 대장성 시절 조사차 다녔던 시골을 몇십년이 지난 뒤 찾아서도 골목길까지 술술 댈 만큼 머리가 좋았다. 과시욕 강한 수재들이 그렇듯 학벌에 관한 집착이 유난했다. 후배 정치인이나 신문기자들에게 출신학교를 묻고는 도쿄대가 아니면 노골적으로 바보 취급을 하곤 했다. 정적이던 다케시타 노보루와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이다. 도쿄대 출신으로 여기고는 “몇기생이십니까?”라고 물었는데 다케시타가 “와세다대학입니다.”라고 하자 코웃음쳤다고 한다. 게다가 “당신때 와세다대 상학부는 무시험이었다죠?”라고 응수해 다케시타를 격분케 했다. 그런 미야자와의 자식들은 도쿄대와 인연이 없어 아들은 와세다대, 딸은 게이오대를 졸업했다. 총리 자리에도 다케시타보다 4년 뒤에나 올랐다. 87세로 그제 타계한 미야자와는 몇 안 남은 일본 현대사의 산증인이었다. 이케다 하야토 내각에서 경제기획청장관으로 발탁된 뒤 통산상, 외상, 대장상을 거치며 일본의 경제부흥을 이끈 정치인으로 기록된다. 총리 취임후 첫 해외방문지로 1992년 한국을 찾은 그는 국회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하는 연설을 했다. 침략을 ‘진출’로 표현한 검정교과서가 외교마찰을 빚은 82년 관방장관 시절 교과서 수정을 국제공약으로 내건 ‘미야자와 담화’를 발표했다. 일본의 침략전쟁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소신에서 일본 헌법에는 손대지 말자는 호헌파였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앞으로 일본에서 자유라는 것이 없어지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 전쟁에 진 세대로서 가장 걱정하는 일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특파원 칼럼] 미국 대선주자와 한국/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미국 정가에서는 ‘스핀(Spin)’이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어떤 상황을 각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아전인수(我田引水)나 견강부회(牽强附會)와 비슷한 뜻이고 침소봉대(針小棒大)의 의미로도 쓰인다. 지난 3일과 5일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의 세인트 안셀름 대학에서 미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후보들이 각각 총출동해 토론을 벌일 때도 기자실 옆에 ‘스핀 룸’이 별도로 설치됐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후보들은 2시간의 토론회를 마친 뒤 대부분 스핀룸을 찾아 자신들이 얼마나 훌륭한 대통령감인가를 부각시키기 위해 열심히 ‘스핀’을 걸어댔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후보 한사람, 한사람과 짧게나마 질문답변을 주고받으면서 인상적인 느낌을 받았다. 후보들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관심과 정보를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북한을 몇차례나 방문했던 민주당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나, 북한인권법안을 주도했던 공화당의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은 말할 필요도 없다. 민주당의 조지프 바이든 상원 외교위원장과 외교위 소속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국방위 소속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도 모두 한·미동맹과 북한 핵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 민주당의 마이크 그라벨 전 상원의원이나 공화당의 토미 톰슨 전 위스콘신 주지사처럼 한국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후보들도 북핵 문제에 대해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자기 주장을 내세웠다. 사실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들간의 토론회에서는 한국이나 북한 관련 문제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함께 토론회를 취재했던 미국 기자는 “일반 국민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작아 질문이 나오지 않았을 뿐이지 대선 후보들에게 한반도 문제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 말을 들으며 나름대로 슬쩍 ‘스핀’을 걸어봤다. 미국의 대선 후보들이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있으니 한국과 관련된 현안에서 우호적인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많다고. 그러나 그런 순진한 스핀이 환상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며칠이 지나지 않아 드러났다. 민주당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인 클린턴 의원은 지난 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미국 자동차 산업에 피해를 준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한·미간의 ‘경제 동맹’보다는 자동차 노조의 표가 클린턴 의원에게는 더욱 소중했던 것이다.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은 이미 지난 4월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지난 26일 열린 하원 외교위원회의 ‘위안부 결의안’ 처리 과정에서는 일부 대선주자들의 대 한반도 인식이 극명하게 드러났다.39대2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된 결의안에 반대를 던진 두 의원은 공화당의 톰 탄크레도(콜로라도 주)와 론 폴(텍사스 주)이었다. 두 사람 모두 뉴햄프셔에서 만났던 공화당의 대선 후보들이다. 특히 폴 의원은 토론회에서 만났던 공화당 후보 가운데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 가장 전향적인 입장을 밝힌 인물로 기억에 남아있다. 그는 북한이 개방돼야 하고, 이를 한국이 도와야 하며, 남북한은 결국 통일돼야 하고, 미국은 남북간의 대화와 접촉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폴 의원의 그같은 관심이 호감이나 우호적인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위안부 결의안 찬반토론에서 일본을 적극 두둔하는 그의 발언을 통해 명확하게 드러났다. 유명한 마케팅 용어 가운데 AIDA라는 것이 있다.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는 단계, 즉 관심(Attention)-흥미(Interest)-욕구(Desire)-행동(Act)을 말한다. 이 용어에 스핀을 걸어 미 대선후보들의 대 한국 인식에 적용한다면 한·미관계는 아직도 맨앞의 A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dawn@seoul.co.kr
  • 美의회 ‘위안부 결의안’ 놓고 일본언론 상반된 시각

    美의회 ‘위안부 결의안’ 놓고 일본언론 상반된 시각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정부의 책임을 묻는 결의안이 통과된 데 대해 일본 주요언론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아사히, 마이니치, 요미우리, 산케이신문은 지난 28일자 사설에서 위안부결의안 채택과 관련, 각각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이런 시각차이는 각 신문 사설의 제목에서부터 나타났다. 요미우리와 산케이신문은 ‘미 의회의 오해를 풀자’, ‘사실을 직시해 오해를 풀자’는 제목을 각각 달았다. 곧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 강제동원은 잘못된 사실로 인한 오해라는 주장. 내용을 살펴보면 요미우리 신문은 “미 의회의 위안부결의안 채택은 완전히 ‘오해’에 근거하는 결의안이다.”, “(하원의원은)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았으며 의원들의 수준을 의심케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산케이신문도 “일본정부에 의한 강제적인 매춘이라고 단정지은 것은 많은 오해에 근거한 것”이라며 “일본정부의 자료에는 그러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전혀없다.”며 비판했다. 반면 아사히와 마이니치신문은 이와 대조되는 시각을 보였다. 아사히와 마이니치 신문은 각각 사설 제목으로 ‘총리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라’, ‘아베 외교에는 문제가 있다’고 달았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으면 미 의회가 규탄할 것” 이라며 “위안부의 잔혹함을 비난하는 결의안 내용을 (일본정부가)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피력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미국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들의 의사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며 향후 미·일 관계에 미칠 영향을 중심으로 보도했다. 이외에 도쿄신문은 사설에서 “여성의 명예와 존엄을 해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역사의 어두운 부분을 직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日 정부 곤혹… 아베 침묵

    |도쿄 박홍기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7일 저녁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가결과 관련,“미 의회의 결의안인 만큼 코멘트할 생각이 없다.”며 말을 잘랐다. 또 “(4월)방미 때 생각을 이미 설명했다.”면서 “미 의회에서는 많은 결의가 되고 있다. 그 중의 하나다.”라며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자신의 역사관뿐만 아니라 정권에도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연금 문제 등 현안도 풀지 못한 시점에서 외교적 악재까지 겹쳐 편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더욱이 아베 총리는 지난 3월5일 “좁은 의미의 강제성이 없었다. 결의가 채택돼도 사죄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혀 미 의회 결의안 채택에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도 앞서 “굳이 코멘트를 해야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와 시오자키 장관의 발언에서 보듯 일본 정부는 ‘할 말도 많고 속도 끓지만’, 일단 결의안에 대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반응하면 할수록 반발을 불러 문제가 심각해질 수도 있다.”고 판단, 정면대응이 아닌 ‘관망’ 쪽을 택한 것이다. 물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면서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했던 1993년 고노 요헤이 담화를 계승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일본 정부는 또 “미 의회 측에 계속 이해해 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라며 하원 본회에서의 결의안 통과를 막기 위한 물밑 작업에 적극 나설 방침을 내비쳤다. 정부의 ‘신중론’과는 달리 정치권 일각에서는 반발도 만만찮다.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전면 광고를 통해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했던 자민당과 민주당 등 초당파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일본에 대한 비난 결의는 미·일 양국에 중대한 균열을 일으켜 양국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한다.”고 비판했다. 또 미·일 양국의 위안부에 대한 공동연구도 제안했다.hkpark@seoul.co.kr
  • 美 하원 외교위 위안부 결의안 통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26일 의결한 ‘위안부 결의안’은 일본 정부에 대해 의미심장한 외교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우선 미 의회가 일본의 ‘역사 왜곡’ 자체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톰 랜토스 위원장은 이날 표결에 앞선 찬반 토론에서 “2차대전 후에 독일은 올바른 선택을 했지만 일본은 반대로 역사적인 기억상실증세를 보여 왔다.”면서 “일본제국 군대가 전쟁기간에 많은 여성을 성노예가 되도록 강요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랜토스 위원장 “日은 역사적 기억상실증세” 비판 이와 함께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둘러싸고 주변국인 한국, 중국과 충돌하는 것은 미국 안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 위안부 결의안에 담겨 있다. 이날 토론에서 민주당의 에니 팔레오마바에가·게리 애커먼 의원 등은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사과하고 주변국과 화해하는 것이 동북아 안정과 미국의 국가이익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경제적·군사적으로 미국의 가장 중요한 우방인 것은 분명하지만 ‘인권’이라는 기본적인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면 양국관계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경고도 담겨 있는 것이다. ●한국 ‘외교적 승리´ 일러… 美정부는 ‘거리두기´ 하원 외교위의 위안부 결의안 표결 결과는 한국 정부에도 긍정적인, 그리고 부정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우선 일본의 후안무치한 역사 왜곡 시도에 대해 미 의회가 제동을 걸어준 것은 향후 한·일관계에서 한국이 지렛대로 삼을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이다. 그러나 위안부 결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피하고 싶은 상황이 공화당측에 의해 부각됐다. 그것은 위안부 문제가 미 의회 내에서 ‘한국과 일본간의 대결’로 규정되는 것이었다. 그런 대결 구도에서는 한국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날의 표결 결과를 한국측의 ‘외교적 승리’라고 섣불리 규정한다면 앞으로 적지 않은 반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미 정부도 위안부 결의안 통과에 대해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의회에서 결정하는 일”이라면서 “입법부는 그들 나름대로의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결의안 표결 결과는 한국이 미 공화당 및 보수세력과의 거리를 좁힐 필요가 있다는 점도 시사하고 있다.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토머스 탄크레도(콜로라도)·론 폴(텍사스) 의원은 모두 공화당 의원이다. 또 표결 전날 일본측의 입장을 고려한 수정안을 들이민 인물도 공화당의 다나 로라바커 의원이다. 이들이 인권이라는 커다란 명분을 갖고 있는 위안부 결의안조차 반대한 것은 일본에 비해 한국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반대 2명 모두 공화당… 보수파와 새 관계 설정 과제로 외교위를 통과한 위안부 결의안은 다음달 중순쯤 하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환영 성명을 발표하면서 지지를 표명했기 때문에 일단 하원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이와 함께 공화당의 에드 로이스 의원이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과 상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하는 문제를 협의하기 시작한 것도 매우 주목된다. 그러나 상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하원보다 훨씬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조지프 바이든 상원 외교위원장이 위안부 결의안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의회 소식통은 말했다. 위원회에 이라크전, 이란 및 북한 핵 등 중요한 이슈가 많은데다 바이든 본인이 내년 대통령 선거의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선 상황이다. dawn@seoul.co.kr ●마이클 혼다는 일본계 3세로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태어났다.1990년 샌타클래라 카운티 행정가로 정계에 입문해 2000년 연방 하원 의원에 당선됐다.2001년부터 미 하원의 과학·운송·인프라 위원회에서 일했고, 올초 세출위원회로 옮겼다. 하원의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한파 의원이다.
  • [사설] 로비로도 못 가린 日 위안부 과거사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채택한 것은 역사 바로잡기 차원에서 환영할 일이다. 미국은 지금 일본과 돈독한 동맹관계를 맺고 있다. 그럼에도 과거사를 덮으려는 일본의 행태가 얼마나 잘못되었으면 미 의회가 이처럼 나섰겠는가. 일본은 1993년 자체 조사 끝에 위안부 강제동원을 일부 인정하고 사과하는 ‘고노 담화’를 발표했다. 아베 내각은 이마저도 부인하려다 국제적으로 호된 망신을 자초했다. 미 하원 외교위를 통과한 결의안은 위안부 논란의 핵심을 지적하고 있다.2차대전 기간의 일본군 위안부를 잔학성과 규모 면에서 ‘전례 없는 20세기 최대 인신매매’라고 규정했다. 나아가 일본 정부가 사실을 부인할 게 아니라, 그같은 주장에 대해 오히려 분명하고 공개적으로 반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못해 사죄했던 ‘고노 담화’를 넘어 일본의 근본적인 자세 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일본은 그동안 결의안을 저지하기 위해 온갖 로비와 방해공작을 벌여왔다. 일본 의원들은 위안부들이 매춘행위로 큰 수입을 올렸다는 망발을 담은 광고를 워싱턴포스트에 게재하기도 했다. 아직 생존해 있는 위안부 희생자들이 생생한 증언을 하는데도 이처럼 억지를 부리니, 세월이 더 흐르면 일본의 역사왜곡이 어디까지 갈지 두렵다. 외교위에서 채택된 위안부 결의안은 새달 하원 본회의에서 통과가 확실시된다. 상원도 비슷한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더 큰 망신을 당하기 전에 진정으로 사과하고 피해자 보상에 나서야 할 것이다.
  • 美상원도 결의안 추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위안부 결의안’이 추진된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26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해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시인과 사과, 역사적 책임을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안(H.Res.121)을 표결에 부쳐 39대2의 압도적인 차이로 가결했다. 통과된 결의안은 하원 본회의로 넘어갔다. 결의안을 제출한 민주당의 마이클 혼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결의안이 7월 둘째 주에 하원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본회의에서도 통과될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하원 외교위에서 통과된 위안부 결의안을 지지하고 하원 본회의에서도 이 결의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국제사면위원회 미국 지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결의안 통과를 환영했다. 외교위 소속인 공화당의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은 26일(현지시간) 같은 당의 리처드 루가 상원의원에게 상원에서도 위안부 결의안을 추진하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전화 회견을 통해 밝혔다. dawn@seoul.co.kr
  • “16년만의 성과… 고맙고 부끄럽다”

    “16년만의 성과… 고맙고 부끄럽다”

    “며칠 전에 또 한 분이 돌아가셨어요. 그 분이 오늘 계셨더라면…, 하늘에서 지켜보고 응원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이용수 할머니) “미국이 고맙지만 우리나라 문제에 대해 외국 정부가 나서는 것이 오히려 부끄럽기도 합니다.”(길원옥 할머니) 27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제767차 수요집회’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은 ‘미국 하원 국무위원회에서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HR121) 통과´에 대해 ‘조심스러운 기쁨’을 표시한 자리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일본과 필리핀, 타이완 등지에서도 동시에 열렸으며 독일에서는 한인단체들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7명이 참석한 이날 집회에서 정대협 강주혜 사무처장은 “이번 결의안 통과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세계로 알리는 계기로서 환영한다.”고 말하면서도 “본회의 통과를 기대하지만 아직 가장 중요한 일본 정부의 수용 문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올해 초 미국 하원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했던 이용수(79) 할머니는 “나는 조심스러운 반가움을 갖고 있다.16년 만의 성과에 기쁘지만 이제 1차 통과일 뿐이니 절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대협은 “일본이 유럽연합(EU)국가들을 대상으로 로비가 한창이라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9월에는 유럽 5개국을 순회하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글로벌 캠페인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위안부 결의안’ 美 하원 외교위원회 통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26일(현지시간) ‘위안부 결의안(H.Res.121)’을 가결했다. 외교위는 이날 위안부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 찬성 39표,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표결이 통과되는 순간 의원석에선 박수가 터져나왔다.공화당의 판 크레도(Pan credo)의원 등 2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날 외교위를 통과한 위안부 결의안은 일본 정부에 대해 ▲위안부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사과하고 역사적 책임을 명확하고 명료하게 받아들이고 ▲일본 총리가 일본 정부의 대표로서 공적인 성명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또 결의안은 ▲위안부들이 일본군을 위해 성노예가 되고 매매됐던 사실을 부인하는 어떤 주장도 명확하고 공식적으로 부인하며 ▲현재와 미래의 세대에게 이처럼 끔찍한 범죄행위에 대해 교육하는 한편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제안들을 따르라고 촉구했다. 위안부 결의안은 다음달 중순 이전에 하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미 의회 소식통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포함해 다수당인 민주당의 지도부가 위안부 결의안을 지지하기 때문에 본회의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위안부 결의안이 외교위를 통과함에 따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와 군의 책임을 왜곡,축소하려 해온 일본측은 외교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또 일본 제국주의 군대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성노예로 학대당했던 아시아 지역 여성들에게 사과하고 배상해야 한다는 국제적인 압력도 일본 정부에게 더욱 강하게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외교위는 표결을 하루 앞둔 25일 밤 결의안을 수정,일본 총리의 위안부 문제 사과 내용을 추가했다. 톰 랜토스 외교위원장실 관계자는 이날 밤 결의안을 제출한 민주당의 마이크 혼다 의원측과 서옥자 워싱턴지역정신대문제대책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워싱턴을 방문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한 것을 미 의회가 인식한다.”는 내용을 추가할 계획이라며 이해를 요청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대해 혼다 의원측과 서 회장은 모두 “막판에 문구를 수정하려는 데 대해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일단 위원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긍했다.”고 서 회장이 밝혔다. 외교위가 위안부 결의안의 문구를 막판에 수정한 것은 일본측의 로비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의회 소식통은 “외교위가 동맹국인 일본의 입장을 고려한 조치인 것 같다.”고 말하고 “그러나 결의안의 내용에는 변화가 없으며 향후 처리 절차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소식통은 지난해 민주당 에반스 레인 의원이 추진했던 위안부 결의안(H.Res.759)도 위원회에서 막판에 ‘강한 표현’들을 완화하거나 삭제했다고 전했다.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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