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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굴표현 작가 3인 3색展

    얼굴표현 작가 3인 3색展

    흔히 사진이 현상을 고스란히 반영한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의 눈으로 보는 이미지와 잔상을 다 표현하지 못하기도 한다. 일테면 햇빛에 반짝거리는 강물을 찍으면, 필터를 써도 눈으로 보는 그 반짝반짝하는 생동감을 재현해 주지는 못한다. 하물며 인간의 얼굴에 잠깐 드러났다가 사라지고 마는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거나, 또는 고양된 정신과 사회적 풍자를 드러내고자 할 때 사진의 한계는 명확해진다. 그럴 때 작가들이 카메라 대신 붓을 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시대의 고통과 고민을 담아내기 위해 특정한 모델이 있거나 특정 고객이 주문한 초상화가 아닌데도 얼굴을 그리려는 시도들이 현대미술 작가들에게 지속되고 있다. ●강강훈 ‘모던보이’ 청담동 박여숙 화랑서 전시 아파트 출입구의 1.5배 되는 크기(165×130㎝)로 그린 강강훈(30)의 인물화는 숨을 훅 하고 들이마실 정도로 정밀한 극사실화이다. 얼굴에 있는 수천개의 모공과 솜털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제멋대로 난 콧수염 한올한올, 눈가의 잔주름과 하늘로 날리는 곱슬머리와 눈썹 한올까지 붓 끝에서 살아났다. 이들은 담배를 삐딱하게 꼬나물고 있고, 대형 헤드셋을 끼고 있다. 홍콩·싱가포르·상하이 등 아트페어에서 소개돼 매진됐던 강 작가의 첫번째 개인전 ‘모던 보이’가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19일부터 10월3일까지 열린다. 강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극사실주의라는 점을 인정하지만, 표현방식일 뿐이라고 말한다. 마치 조선시대 초상화 제조방식인, 형태만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담아야 한다는 ‘전신사조(傳神寫照)’에 맞닿았다. 터럭 한 올마저도 닮게 그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강 작가는 “과학과 미디어의 발달로 점차 정체성을 잃고 살아가는 현대의 모습을 인간이라는 가장 강력한 표현물을 통해 고발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즉 얼굴을 통해서 순수함과 꿈을 잃은 채 이기적이고 수동적으로 변하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주변의 친구를 중심으로, 이번 전시회에서는 노주현, 정우성, 이정재, 이상봉 등 유명인들을 그리기도 했다. 연출 사진을 찍어 복사지 A4 크기로 인화해 그렸다. 박여숙화랑 측은 올 5월 홍콩 아트페어에 출품된 그의 그림을 경매회사인 홍콩 크리스티의 전 회장인 앤서니 린 등이 구매했다고 전했다. 경남 진주 출신으로 경희대 서양화과를 나온 강 작가는 극사실주의 2세대를 형성하고 있다. (02)549-7575. ●24일까지 이화익갤러리서 김정선 ‘추억의 얼굴’ 김정선(37)은 추억 속의 이미지를 찾아 회화적으로 재조합한 그림들을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선보인다. MBC 앵커인 김주하의 어린 시절 사진으로 그린 얼굴이나, 사촌 언니의 얼굴, 14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이용수 할머니의 18세 젊은 얼굴, 암으로 고생하는 시어머니의 얼굴, 영화 소나기 속의 여자 주인공의 얼굴, 옥색 저고리를 입은 중년의 아주머니 등이 대형 화폭에 담겨 있다. 김정선은 개인적이고 사적인 흑백사진, 즉 돌사진이나 결혼, 초등·중·고교 입학식 사진, 회갑 사진 등 통과의례용 사진 등에서 삶의 모습이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작가적 서정성을 담아 그렸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잃어버리는 것을 찾아서 재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오래된 가족 사진첩에서 또는 인터넷에서 발견하게 된 30~40년 전 엄지손가락만 한 흑백사진 속의 그녀들을 김 작가가 불러내고 있는 것이다. 김 작가가 그린 얼굴들은 흑백 사진 속의 흐릿한 인물들을 연상시키듯 붓질 몇번만으로 쓱쓱 그린 듯하다. 구체성은 없지만 개성은 고스란히 살아있다. 이용수 할머니나 옥색 저고리의 여성들은 고사리 이파리 같은 무늬가 옷에 가득하다. 배란기 여성의 분비물을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고사리 형상이라는 과학상식에 기초해 고사리 모양을 만들어 찍어넣은 것이다. 김 작가는 서울대 서양화과와 대학원에서 추상화를 주로 그렸다. 그러나 어느날 내용이 없는 추상화는 더 이상 그릴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는 “스타가 되기보다는 작가가 되는 일이 당시 내 나이에 맞았다.”고 회상했다. 24일까지. (02)730-7818. ●사시 여성 그린 펑정제 ‘중국 초상화’ 중국의 2세대 팝아트 작가인 펑정제(41)는 사시의 여성을 그린다. 핑크와 그린을 주된 색으로 그려낸 여성들의 얼굴은 탐욕스러운 빨간 입술과 살짝 술에 취한 듯 붉은 눈두덩, 그 속의 눈동자는 작고 초점없이 흩어져 있다. 눈썹은 몇 개의 가닥으로 처리됐다. 중국의 사회상을 여인의 표정 속에 내재화시켰다고 한다. 보색대비되는 색채 때문인지 여인들은 색정과 교태, 요염과 냉소를 나타내고 있다. 오세권 미술평론가는 “근엄하면서 후덕함을 지니고, 냉정하면서 교만하고, 권위를 지키면서 미소를 잃지 않은 이런 얼굴들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이상과 꿈을 담은 중국사회를 은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입장에서 보면 변방인 사천 출신인 펑정제는 중국의 색깔이라고 하는 붉은색, 녹색에 익숙하고 그런 색깔을 중심으로 그림을 그리며 생활에서도 이용한다고 했다. 핑크 쓰레기통, 핑크 소파, 핑크 유리천장 등등 그의 작업실은 핑크와 그린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그가 즐겨입는 옷도 핑크 의상이다. 서울 청담동 디 갤러리에서 10월10일까지.(02)3447-0048.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시론] 새로운 한·일관계를 위한 세가지 제언/이상훈 한국외국어대 일본학부 교수

    [시론] 새로운 한·일관계를 위한 세가지 제언/이상훈 한국외국어대 일본학부 교수

    지난달 30일 일본 국민의 선택에 의해 자민당호가 난파되고, 민주당호는 많은 기대와 관심 속에 출범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16일 하토야마 정권 출범과 함께 발표될 각료 인사도 민주당 내 대표주자들로 확정되었다. 외상에는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 재무상에는 후지이 히로히사 최고고문, 신설하는 국가전략국 담당상에는 간 나오토 대표대행 등이 내정됐다. 한국 정부나 언론도 하토야마 내각의 출범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시아 외교의 강화, 한·일 양국의 신뢰관계 강화, 야스쿠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립추도시설의 건립, 일본 내 영주외국인에 대한 참정권 부여 등 민주당의 공약뿐만 아니라, 하토야마를 비롯한 민주당 대표주자들이 ‘지한파’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광복 이후의 한·일관계가 ‘안정’과 ‘갈등’을 반복하는 곡절 많은 역사였다는 점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갈등’의 배경에는 식민지 지배의 역사와 그 유산으로서의 ‘과거사 청산’에 기인하는 양국 국민의 감정, 외교문제로 확대되기 쉬운 ‘역사인식’의 차이 등이 존재하며, 이것은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뀌더라도 쉽게 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역사의 교훈은 양국에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 시점에서는 양국 간에 항상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었지만, 그것이 오래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역대 한국정부의 대일정책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하토야마 정권이 출범한다 하더라도 한·일 양국 간에 존재하는 역사교과서 문제, 독도 영유권 문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과 같은 전통적 갈등 요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 문제는 언제까지 한국 정부나 여론이 일본의 변화에 대해 일비일희(一悲一喜)할 것인가이다. 일본의 대한(對韓)정책에 어떠한 변화가 오더라도, 한·일 간에 갈등을 야기하는 이슈가 등장하더라도 이에 대해 능동적으로 의연하게 대처할 수는 없는 것인가. 이를 위해 세 가지만 제언하고자 한다. 먼저, 한국의 대일본정책의 큰 틀을 다시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성숙한 동반자관계, 발전적 한·일관계 등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지향하는 한·일관계의 그랜드 디자인을 정립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둘째, 대일정책의 큰 틀 안에서 이를 능동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의 확충이 요구된다. 청와대나 외교통상부 등 정부조직 내 일본 전문가가 너무 부족하다. 정치·경제·사회적 분야에서 일본만큼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온 국가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내에 일본 전문가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한·일 간에 정치 현안이 발생했을 때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여론에 좌우되어 왔다. 셋째, 하토야마 정권의 등장과 함께 일본 정부 내지는 정치가와의 인적 유대관계를 강화해야만 한다. 정부 간의 인적인 유대관계가 약화되면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후 세대가 정치의 전면에 등장한 현시점에서 양국 간의 인적 네트워크 형성이야말로 긴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토야마 정권의 출범과 함께 대한정책의 변화가 예상되는 현시점이야말로 새로운 한·일관계 형성을 위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의 변화를 기대한다. 이상훈 한국외국어대 일본학부 교수
  • 백지영, 재기에 성공한 스타 1위

    백지영, 재기에 성공한 스타 1위

    가수 백지영이 재기에 성공한 스타 1위에 올랐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섹션TV연예통신’의 별별랭킹코너에서는 재기에 성공한 스타베스트15를 선정했다. 이날 1위에는 1999년 당시 가창력과 섹시미로 큰 인기를 누리다 지난 2000년 사생활 노출로 한 차례 큰 아픔을 겪었던 백지영이 선정됐다. 이후 백지영은 2006년 발표한 ‘사랑 안 해’로 장외 홈런을 터뜨리더니 2008년 ‘총 맞은 것처럼’과 2009년 ‘내 귀에 캔디’를 연속으로 히트시키며 재기에 성공했다. 2위에는 두 번의 큰 시련을 겪은 가수 싸이가 선정됐다. 지난 2001년 대마초 혐의로 검거된 싸이는 2002년 월드컵 열풍에 힘입어 ‘챔피언’으로 복귀에 성공했다. 그러나 산업기능요원으로 대체복무한 뒤 부실복무 혐의로 또 한 번 현역에 입대하게 됐다. 현재 2년의 군 복무를 당당히 마치고 제대한 싸이는 활동을 준비 중이다. 이어 배우 오현경이 3위를 차지했다. 오현경은 사생활 노출, 턱관절 수술, 영화 출연 무산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이후 2008년 SBS ‘조강지처 클럽’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얻었고 최근에는 MBC ‘지붕 뚫고 하이킥’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4위에는 개그맨 신정환이 올랐다. 신정환은 지난 2005년 도박사건에 휘말려 연예활동의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4개월여 만에 복귀에 성공하며 현재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5위는 탤런트 오지호가 선정됐다. 지난 2006년 MBC ‘환상의 커플’에서 한예슬과 함께 출연해 인기를 얻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예전 여자친구가 자살하는 엄청난 사건을 겪으며 큰 슬럼프에 빠졌다. 이후 오지호는 올해 MBC ‘내조의 여왕’을 통해 대박을 터뜨리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6위 김국진(이혼, 프로골퍼 도전 실패), 7위 송승헌(병역비리), 8위 이승연(위안부 소재 누드 영상집), 9위 이경실(이혼), 10위 이수근(성폭행 누명)등이 선정됐다. 사진 = WS뮤직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한·일 과거사 논란 끝낼 방안 모색할 때

    일본의 정권교체를 계기로 해묵은 과거사 문제의 진전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차기 총리를 예약한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도 지난 5월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민주당에는 일본의 식민지 침략을 미화하는 사람이 없다.”며 과거사에 대한 전향적 의식을 내비친 바 있다. 야스쿠니 신사를 대신할 추도시설을 짓고, 국회 도서관에 항구평화조사국을 둬 위안부를 포함한 태평양 전쟁 피해자들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방침도 고무적이다. 원폭 피해자에 대한 새로운 구제인정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방침 또한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일본 새 정부의 전향적 자세가 과연 국가 차원의 과거사 청산으로 이어질지는 예단하기 힘들다고 본다. 이번 민주당의 압승은 자민당의 경제정책 실패 등에 따른 반사이익의 성격이 강하다. 정권교체와 변화에 대한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 크지만 과연 일본 국민 스스로 변화할 자세가 돼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정권이 바뀐다 해서 지난 10년 가파른 우경화 추세를 보여온 일본의 국민의식까지 하루아침에 뒤바뀔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일본 민주당 정부가 과거사에 대해 전향적 인식을 가졌다 해도 이를 실천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는 게 냉정한 현실인식일 것이다. 내년이면 대한제국의 국권을 빼앗긴 경술국치 100년이 된다. 그러나 지금도 한·일 간에는 종군위안부와 태평양전쟁 강제 노역자 등 일제 희생자들의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법정 공방만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팔짱을 낀 채 일본 정부의 전향적 조치만 기다려서는 안 된다. 내년까지 과거사 문제를 획기적으로 정리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세우고, 정부 역량을 모을 필요가 있다. 민·관 합동의 한·일 과거사 청산 기구를 두는 방안도 고려하기 바란다.
  • [모닝 브리핑] “日, 위안부결의 저지로비에 45만弗 써”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정부가 지난 2007년 미국 하원이 추진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비난하는 결의안 채택을 저지하기 위해 로비자금으로 45만달러(약 5억 6000만원)가량을 썼다고 산케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당시 ‘호건 & 하트슨’이라는 미국의 로비회사에 채택안을 막기 위해 2007년 3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44만 8000달러의 거액을 제공했다. 해당 회사는 전직 정부 고위 관리, 공화당과 민주당 관계자를 포함, 1100여명의 변호사를 보유하고 있는 거대 로비기업이다. 회사 측은 공화당 하원 의원과 10차례, 민주당 하원의원과 3차례, 공화당의 하원 의원 보좌관과 47차례, 민주당 하원 의원 보좌관과 75차례 만났다. 주미 일본대사관 측은 “국익상 중요한 문제로서 미국의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는 외교 사안에 대해서는 로비회사에 위탁하는 경우가 있다.”고 신문에 해명했다.hkpark@seoul.co.kr
  • [新일본 열다] 日민주당 과거사에 전향적… 한·일관계 발전 기대

    30일 실시된 일본 중의원 총선거의 결과가 예상대로 야당인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사실상 54년만의 정권 교체가 앞으로 한·일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 관심거리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가 한·일관계의 중요한 변수가 돼 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민주당 정권의 등장에 따라 한·일관계는 보다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야스쿠니 신사 및 군위안부 문제 해결 등을 정책 목표로 삼는 등 그동안 집권해온 자민당보다 상대적으로 전향적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 자신은 물론이고 각료들도 자숙토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매년 8월15일 야스쿠니를 참배해 한·일 간 갈등을 일으키는 등 자민당 정권 때의 총리들은 야스쿠니를 대체로 참배해 왔다. 민주당은 야스쿠니 신사를 대신할 새로운 국립추도시설 설치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또한 재일동포의 숙원인 영주권자 지방참정권 부여도 ‘조기에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권이 출범하더라도 독도 문제에 대한 한·일 간의 이견은 여전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독도 문제에 있어선 자민당 정권의 ‘독도 일본 영토화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채수 고려대 교수는 “자민당은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에 직접적 개입한 사람들과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기반으로 유지돼 온 정당이지만 민주당은 걸프전 이후 글로벌리즘(세계화)을 강조하는 측면이 커 역사 교과서 문제나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 등으로 한국 및 중국의 여론을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한·일 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기본적으로 민주당이 한국을 중시하는 입장을 표방하고 있고, 과거사 문제에 있어선 무라야마 담화 계승 입장을 밝히는 등 전향적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는 한·일관계는 좀더 우호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민주당 정권은 내부적으로 상당히 복잡한 파벌이 있어 내년 참의원 선거 이후까지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1990년대 연립정권 당시 무라야마 총리는 태평양전쟁과 그 전에 행한 침략, 식민지 지배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를 표명했다. 윤 교수는 대북정책과 관련, “민주당은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대화와 압박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북·미관계, 남북관계 개선 상황을 지켜보며 북한에 대화 제스처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월드이슈] 선심성 복지공약 난무

    [월드이슈] 선심성 복지공약 난무

    │도쿄 박홍기특파원│정책공약을 둘러싼 공방도 뜨겁다. 선거전 종반에 치달으면서 정치적 흐름에 정책이 밀리는 경향도 없지 않다. 특히 표심을 잡기 위한 ‘선심성’ 공약도 적지 않다. 한결같이 경제 위기의 영향을 고려, 최우선적으로 ‘국민 생활의 안심·안전’, 즉 사회복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청년회의소 등 9개 단체가 지난 9일 개최한 정책공약검증대회에서 자민당의 경우, 경제 성장과 고용 분야, 국정경험을 토대로 한 외교·국방 분야의 공약에서 민주당을 앞섰다. 반면 민주당은 복지분야, 관료주의 폐해 타파를 포함한 정치 세습 및 낙하산 인사 근절 등 정치 분야에서 자민당에 비해 우위에 섰다. 민주당의 아동수당은 파격적이다. 중학교 졸업 때까지 자녀 1인당 월 2만 6000엔(약 33만 8000원)씩을 가정에 지급하겠다는 공약이다. 집권하면 내년 6월쯤부터 실행에 옮기겠다는 구체안도 내놓았다. 또 공립고교의 의무교육에다 저소득층의 사립고교생 가정에도 연간 12만엔을 보조해주기로 하는 등 갖가지 사회 보장성 공약을 제시했다. 자민당은 이에 대해 재원 충당이 불가능한 ‘공약(空約)’이라며 공격하고 있다. 자민당은 향후 3년간 40조~60조엔의 수요를 창출, 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나아가 가정소득을 연간 100만엔 정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자민당에 대해 구체성없는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격했다. 외교·안보 분야의 입장차도 분명하다. 미·일 동맹을 외교의 기본축으로 삼은 점은 같지만 거리감이 다르다. 자민당은 미국 중시, 심하게 말해 ‘추종’의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대등한’ 미·일 관계, 유엔 중시를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주일 미군 지위협정의 재검토, 해양자위대의 인도양 급유지원 중단 등 민감한 문제까지 공약으로 내세운 상태다. 때문에 미국 쪽에서는 민주당 정권이 들어설 경우에 대비,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야스쿠니신사를 대체할 국가추도시설의 건립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사죄와 배상을 검토하는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자민당에 비해 다소 적극적인 편이다. 자민당은 보수층을 의식, 국가추도시설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hkpark@seoul.co.kr
  • “한·일 모두 야스쿠니 극복해야 근대성 확보”

    “한·일 모두 야스쿠니 극복해야 근대성 확보”

    광복절을 즈음해 민중미술 1세대 작가인 홍성담(54)씨가 야스쿠니 신사와 일본의 군국주의를 비판하는 연작을 서울 견지동의 평화박물관 건립추진위 평화공간에서 선보인다. 2004년 학고재 전시 이후 5년 만에 서울에서 여는 개인전이다. 작은 공간이 3개로 나뉘어진 전시장에 들어서면 각각의 그림보다도 가장 먼저 화려한 보라색과 분홍색의 향연이 눈에 들어온다. ●“야스쿠니 한꺼풀 벗기면 일왕 나와” 홍씨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보라색과 분홍색 점들은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을 그린 것”이라며 “벚꽃이 일본에서 다산성과 생명력을 뜻하던 명치유신 이전의 이미지를 복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등 일본 문학에서 벚꽃은 주로 ‘죽음의 미학’으로 표현되지만, 이것은 1800년대 후반 일왕제의 강화와 군군주의의 탄생에 낭만주의 문학이 결합돼 나타난 집단 히스테리적 현상이라고 홍씨는 지적한다. 그는 왜 야스쿠니를 비판하는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었을까. 홍씨는 “일본 친구들을 만나면 뭔가 억압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따져보니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것이 한국에서 국가보안법이라면, 일본에서는 일왕이었다. 그런데 야스쿠니를 한꺼풀 벗기면 나오는 것이 일왕이기 때문에, 일왕제도를 비판할 수 없는 일본인들은 야스쿠니를 비판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왕제도에 대한 비판이 막혀 있다면, 과거사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도 없다는 게 홍씨의 생각이다. 그렇게 야스쿠니 신사 연작은 2006년부터 시작됐다. 야스쿠니 신사에 군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전사자들의 얼굴 위로 위안부로 끌려가야 했던 꽃다운 한국인 소녀들의 모습들을 겹친 그림, 야스쿠니 신사가 지닌 역사적 문제의 핵심에는 일왕제가 있음을 지적하기 위해 ‘천황과 히로시마 원폭’이라는 그림도 그렸다. 핵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는 배경 속에 히로히토가 이른바 일본의 ‘3종의 신기’인 청동거울과 칠지도, 굽은 옥을 들고 있는 그림이다. 물론 3종의 신기는 장난감 거울과 문방구 칼, 도자기 파편으로 바꿔놓았다. 홍씨는 “8월15일 패망하자 일왕은 일본 국민들에게 ‘3종의 신기를 지켜야 국체가 보장된다.’고 했다는데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도 아니고, 국민의 희생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풍자하기 위해 그렸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그림이 2007년 일본 도쿄에서 전시됐을 때 그의 친구들(좌익 또는 시민운동가) 대부분은 좋아했다고 한다. 자신을 ‘우익’이라고 칭했던 노부부도 홍씨의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태평양 전쟁때 울어야 할 것을 지금 와서 울게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고 한다. ●“한국인 내면에도 야스쿠니 신사 존재” 홍씨는 “우리는 일본 총리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판하지만, 알게 모르게 한국인 내면에도 야스쿠니 신사가 존재한다.”면서 “일본 국민은 물론 우리 국민도 이것을 극복해야만 진정한 근대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스쿠니의 미망(迷妄)’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순회전은 도쿄를 거쳐 지난해 제주에서 열렸으며, 오는 31일까지 서울 전시 후 오키나와와 타이베이, 독일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글ㆍ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진정한 친일청산의 길을 생각할 때

    내일은 64돌 광복절이다. 8·15가 다가오면 친일 청산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아직도 친일파 응징이 제대로 안 되었다는 한탄이 나오고, 항일 유공자를 찾는 발걸음도 잦아진다. 광복에 즈음해 태어난 아기들이 환갑을 훨씬 넘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진정한 친일 청산이 무엇인지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본다.친일파의 과거 행적을 낱낱이 파헤쳐 후손까지 망신을 주어야 한다는 견해가 일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민족정기를 모아야 한다. 친일을 극복하고 미래를 향한 자긍심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특정인 헐뜯기를 넘어 생활 주변의 친일 잔재부터 청산해야 한다. 가장 심각한 것이 교육현장이다. 전제주의에 맹목적 충성을 강요했던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 엄격한 두발·복장 단속, 거수경례, 구령에 맞춘 인사가 대표사례다.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명칭을 바꾸긴 했으나 유치원 등의 용어는 남아 있다. 교육현장을 필두로 일제 잔재청산을 위해 정부가 앞장서 국민운동을 벌여야 한다.이와 함께 독립유공자들을 잘 보살펴야 한다. 수원시 보훈복지타운에 생존해 있는 애국지사는 5명뿐이라고 한다. 1세대 독립유공자들이 쓸쓸히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유공자와 후손들을 정성껏 뒷바라지해야 애국심이 확산된다. 광복절을 앞두고 반짝 관심을 가질 일이 아니다. 종군 위안부, 원폭 피해자, 사할린 동포 등 일제 피해자들을 챙길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음을 명심해야 한다. 스스로 생활 속의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일제에 핍박받은 이들을 대접할 때 우리는 일본을 향해 외칠 힘이 생긴다. “형식적이 아닌, 진정한 사과를 하고 미래로 나아가자.”고 일본에 당당히 요구할 수 있도록 국민적 일체감을 일구는 광복절이 되길 바란다.
  • “오바마에 위안부 문제 전할 것”

    2007년 미 하원에서 ‘일본군 강제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일본계 3세 마이크 혼다(68·민주당) 하원의원이 12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살고 있는 경기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았다. 강원대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10일 방한한 혼다 의원의 한국 방문은 두번째다. 이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난 혼다 의원은 “미 오바마 대통령이나 힐러리 국무장관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일제 의병진압 잔혹사 낱낱이

    1905년 11월17일 대한제국(이하 한국)이 사실상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을사늑약이 체결된다. 평민 의병장 신돌석 등 의병으로 나선 백성들은 조약의 폐기와 친일내각 타도를 외치며 일본에 맞선다. 부패한 관료들과 싸움을 벌이다 고종의 퇴위와 군대해산 등 일제의 폭압이 극에 달할 즈음 아예 일본군과의 의병전쟁으로 확산된다. 그러자 일본은 총 1291명으로 꾸려진 본토의 정예부대인 일본군 보병 14연대를 한국으로 파견한다. 이후 2년 동안 항일 의병을 잔혹하게 진압한다. 한국토지공사 산하 토지박물관은 11일 치열하게 의병활동이 전개되던 1907년 7월~1909년 6월 일제가 벌인 항일의병 진압작전의 기록지인 ‘진중일지’(陣中日誌)를 입수, 공개했다. 박물관 측에서 자체 분석하고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해 감정을 거친 결과 일본군 보병 12여단 산하 14연대가 한국에서 ‘적도토벌’(賊徒討伐·의병진압 일지의 원래 표기)을 벌인 작전 일지임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발견된 일본군의 작전 기록지로는 독립기념관 등에 동일한 표제(진중일지)의 자료가 있긴 하지만 한 권짜리이거나 광복시점에 가까운 종군위안부 관련 후기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진중일지는 모두 14책 2400여쪽으로 이뤄져 있으며 진압작전 지도 50여점이 포함됐다. 의병운동의 활동 상황과 함께 일제의 진압작전 내용 등이 몇시 몇분 단위까지 적힐 정도로 상세하고 방대하게 적혀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일본군 14연대는 1907년 7월25일 일본 모지(門司)항을 출발한 뒤 부산항에 도착, 처음에는 대전에 본부를 두고 예하 중대를 전국 각지에 파견해 의병 진압 활동을 벌이는 한편 현지 약도, 물자, 교통, 위생, 토착민의 정태 등을 기록으로 만들어 보고하도록 했다. 이후 문경과 대구 등으로 본부를 옮기며 개성, 서울, 인천, 공주, 대전, 청주, 군산,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진압 활동을 벌였다. 1907년 9월15일 문경 근처 전투 보고에서는 ‘적의 수괴’ 이강년(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대승사로 쫓겼다가 적성 방향으로 퇴각했다고 적은 뒤, ‘전투 후 의병이 점령하고 있는 해당 촌락을 소각했다.’는 내용과 ‘대승사가 의병의 소굴이어서 불태워 버리려 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또한 이강년 외에도 하동에서 의병 활동을 했던 임봉구(건국훈장 애국장) 등의 이름이 보인다. 특히 의병 3도 도원수 윤영수와 지리산 의병대장인 박동의 등 현재 독립유공에 추서되지 않은 사람의 이름과 나이, 본적 등 상세한 내용이 담겨 있다. 독립기념관 독립운동사연구소 김상기(충남대 교수) 소장은 “이 무렵 의병 진압작전에 대한 일본측 자료가 일부 공개되긴 했지만, 이 진중일지는 내용이 매우 사실적이고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희귀한 기록이며, 아울러 독립유공자 등록을 위한 공훈자료로도 활용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한·일 관계 새롭게 결의할 것…독도 영유권은 주장이 다를뿐”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56)간사장은 오는 30일 중의원선거(총선거)에서 승리해 집권할 때 한국과의 과거 문제와 관련,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할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오카다 간사장은 이날 국회 중의원사무실에서 주일 한국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새로운 담화를 발표한다든가 하는 등의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 “하지만 미래지향적으로 21세기의 한·일 관계를 쌓아나갈 결의를 새롭게 할 생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당시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가 “일본의 침략을 받은 국가와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후회한다.”고 밝힌 침략 전쟁 및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문이다. 특히 민주당의 선거 정책집에 독도 영유권이 명시된 데 대해 “새롭게 들어간 것이 아니다. 과거 정책집에도 있던 내용”이라면서 “발표한 매니페스토(정책공약)에는 실리지 않았다.”고 애써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민당에 비해 강하게 주장한 것도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중·고교 교과서의 독도 영유권 기술에 있어서는 “검정제도이기 때문에 정부가 일일이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토 문제는 국가의 주장이기 때문에 이것을 기술하는 게 이상하다는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 서로의 주장이 다르다는 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논리를 폈다. 일본군 위안부의 문제와 관련, “위안부 문제는 정책집에서 밝힌 내용 이상은 집권 이후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회도서관에 ‘항구평화조사국’을 설치, 과거의 사실을 제대로 파악할 방침이다. 대북정책에 대해 “납치 문제와 북핵·미사일 문제를 함께 확실히 해결하지 못하면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는 안 된다.”면서 “6자회담의 틀에서 해결해야 하며 대북 제재도 제재를 위한 제재가 아니라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 현실적인 타협을 하기 위한 제재다.”라고 역설했다. 오카다 간사장은 “정권을 건 진정한 선거다. 정권 교체가 실현된다면 일본의 정치에서 큰 사건이 될 것이다. 일본 정치가 크게 바뀐다.”며 선거의 의미를 설명했다. hkpark@seoul.co.kr
  • “위안부 할머니들 아픔은 우리 아픔… 힘내세요”

    “위안부 할머니들 아픔은 우리 아픔… 힘내세요”

    “학생들이 나보고 역사 선생님이래, 역사 선생님.” 29일 낮 12시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관으로 열린 제876차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 참석한 이옥선(83)할머니는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손자, 손녀뻘 되는 학생들이 100여명이나 찾아왔기 때문이다. 방학 때마다 집회 참가 학생 수가 늘어나지만 이날 함께한 청소년들은 유독 많았다. 이 할머니는 “아이들이 오래된 역사를 잊지 않고 찾아와 줘 고맙다.”고 말했다. ●여성인권박물관 건립기금 930만원 기부 이날 수요집회를 찾은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소비자단체인 아이쿱생활협동조합(생협) 회원 자녀들이다. 지난 3월4일 수요집회에 방문한 뒤 할머니들과 인연을 맺은 회원 100여명은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이번에 다시 현장을 찾았다. 생협 김대훈 팀장은 “생협과 위안부가 무관한 듯 보여도 생협 회원 90% 이상이 여성이어서 ‘위안부’ 여성 문제를 모두 자신의 일처럼 여긴다.”고 말했다. 생협 회원들은 이날 정대협이 추진중인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건립기금으로 930만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전국 37개 생협 지역조합에서 연 영화 상영회에서 모은 돈이다. 생협은 지난 5월28일부터 두 달간 서울, 부산 등 전국 28개 도시에서 위안부 피해여성인 송신도 할머니의 삶을 다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상영회를 40여차례 열고 관람객 2100여명으로부터 기부금을 모았다. 모금한 돈과 함께 직접 쓴 편지를 들고 찾아온 김예주(14)양은 “교과서에서 위안부에 대해 배웠지만 피해 할머니들을 직접 뵈니 더 뭉클하다.”면서 “인터넷 등에 할머니들 사연을 올려 더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들 관심이 할머니들에겐 큰 힘”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여성 234명 가운데 현재 91명만이 살아 있다. 정대협 강주혜 사무처장은 “80, 90대의 할머니들이 버틸 수 있는 건 정의는 언젠가 통한다는 믿음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응원 덕분”이라면서 “청소년들의 관심이 할머니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글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日정계 거물의 은퇴

    │도쿄 박홍기특파원│21일 오후 일본의 중의원 해산과 동시에 고노 요헤이(72·14선) 중의원 의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67·12선) 전 총리가 정치 무대를 떠났다. 둘 다 일본 현대 정치의 한 획을 그을 만큼 적잖은 족적을 남겼다. 반면 한국과의 관계에서는 극단적으로 영향을 끼친 정치인으로 평가되고 있다.고노 의장은 지난 2003년 11월 의장에 취임, 헌정사상 가장 긴 2029일의 의장 재직기간을 기록했다. 고노 의장은 이날 중의원 본회의에서 해산을 발표한 뒤 “양원(중의원·참의원)이 협조,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고 짧게 말했다. 여소야대의 정국 아래 줄곧 흔들린 국회의 현실에 대한 토로다.고노 의장은 자민당 안에서 대표적인 비둘기파이자 지한파로 자리매김했다. 1993년 관방장관 시절,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담은 ‘고노 담화’의 주역이다. 고노 담화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2006년과 2007년 8월15일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서 잇따라 추도사를 통해 “전쟁을 주도한 당시 지도자들의 책임을 애매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전쟁책임론을 제기, 바른 말하는 정치인으로도 통했다. 1993년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패한 뒤 당 총재에 오른 탓에 유일하게 총리가 되지 못한 총재이기도 하다. 고노 의장은 지난해 9월 고령 등을 이유로 중의원선거에 불출마, 정계은퇴의 뜻을 밝혔다.고이즈미 전 총리는 21일 37년의 의원생활을 마감하는 중의원 본회의에 불참했다. 가나가와현에서 열린 강연에 참석했다가 도쿄로 돌아오는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강연의 제목은 ‘생각처럼 가지 않는 게 인생’이었다. 강연에서 자신이 추진한 구조개혁이 비판의 대상이 된 점을 의식한 듯, 고사성어 ‘새옹지마’를 언급하면서 “총리가 돼 무엇이 좋았는지 나빴는지 모르겠다.”고 돌아봤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2001년 4월부터 5년 5개월 동안 총리를 지냈다. 해산된 중의원은 그의 작품이다. 2005년 9월 우정 민영화를 위해 “자민당을 깨부순다.”며 중의원을 해산해 무려 296석을 확보했다. 그러면서도 다음해 9월 임기가 만료하자 주저하지 않고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대중적 인기는 아직도 여전하다.총리 재직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미·일 동맹을 확실하게 구축한 반면 해마다 야스쿠니 신사를 노골적으로 참배,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노무현 정권 땐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게 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정계 은퇴를 표명하면서 지역구를 차남인 신지로(28)에게 ‘세습’, 구설수에 올랐다. 고문으로 있는 ‘국제 공공정책 연구센터’의 활동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hkpark@seoul.co.kr
  • 친일 군인·경찰·예술인 재산도 환수

    10일 친일·반민족행위재산조사위원회는 친일 행위를 한 재산환수 대상자를 확대 선정해 다음달 15일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재산환수 대상자는 을사늑약 등 국권 침탈 조약에 관여한 대신과 조선총독부 고위 관계자, 중추원 의원 등 450여명의 일제치하 정부 고위직으로만 한정됐지만 이번에는 친일 활동을 한 군인과 경찰, 예술인 등도 대거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는 “친일 정도가 중대한 이들을 별도로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해 전원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있으며 각계각층의 인사가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위는 “인물 선정과 규모는 전원위가 결정할 사안”이라면서 “독립운동을 억압한 군인과 경찰, 위안부 모집을 선동·주도한 인물 등 반민족 인사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영화로 쓴 역사 … 태평양전쟁 재조명

    영화로 쓴 역사 … 태평양전쟁 재조명

    종전 60주년이 지났지만, 2차 대전은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상처다. 한쪽에선 일본군 강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매주 항의집회를 열고, 한쪽에선 일본문화·상품에 경도돼 있다. 돌보지 않은 상처는 덧나기 마련. 지금이라도 아픈 역사를 되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전쟁영화로 마스터하는 2차세계대전-태평양 전선’(이동훈 지음, 가람기획 펴냄)은 “일본의 제국주의적 팽창 야망의 정점에 있던 사건”인 태평양전쟁을 조명한다. 어떻게? 제목에서 드러나듯 전쟁영화를 통해서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저자 이동훈씨는 2년 전 ‘전쟁영화로 마스터하는 2차세계대전-유럽 전선’ 편으로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그는 ‘월간항공’ 기자 출신으로 현재 국방·역사·과학·게임 분야 집필·번역가이다. 유럽에서 태평양으로 시선을 옮긴 것은 태평양전쟁이야말로 “잊고 싶지만 잊어서는 안될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에서다. ●‘마지막 황제’ 등 영화 70여편 분석 잘 알려진 영화들을 우선적으로 택한 점에서 책은 독자친화적이다. ‘마지막 황제’, ‘태양의 제국’, ‘씬 레드라인’, ‘반딧물의 묘’ 등 수작들이 즐비하다. 부록까지 합해 전체적으로 70여편의 영화가 등장한다. 저자는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전쟁영화들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재평가할 것”이라고 안내한다. 이를테면 영화 ‘송가황조’는 극적인 삶으로 중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한 송애령, 송경령, 송미령 자매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 세 자매는 모두 당대의 영웅인 은행가 공상희, 정치가 손문, 장개석과 결혼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장식했다. 하지만, 정치적 대립으로 극심한 불화를 겪고 만년에는 서로 만나지도 못한 것을 생각하면 대가는 상상 이상이었다. 영화가 인물의 운명 묘사에 치중했다면, 책은 시대적 배경인 중일전쟁에서 진주만 공습에 이르는 전쟁사까지 조명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아버지의 깃발’은 저자가 각별한 애정을 표시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미 해병대 6명의 국기 게양 사진으로 잘 알려진 이오지마 전투를 다뤘다. 원작은 사진 속 국기 게양자들 중 한명의 아들인 제임스 브래들리가 쓴 동명 논픽션. 저자가 이 작품을 추켜세우는 까닭은 이렇다. “국가라는 인간 공동체가 수행하는 최대 규모의 생존경쟁, 즉 전쟁 속에서 이용당하고 마멸당하는 불쌍한 개인”이라는 주제의식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태평양 전쟁을 벌써 잊었는가” 사실 역사와 영화는 차이가 뚜렷한 장르다. 하나는 절대적 사실, 하나는 허구인 것. 그럼에도 굳이 둘의 교집합을 찾으려는 노력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영화와 역사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둘 다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 이면에서 스며 나오는 진실의 목소리는 어떤 훌륭한 역사가나 극본작가의 펜 끝보다도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다.” 궁극의 도달점은 역사와 영화를 통해 진실을 깨닫는 데 있다는 이야기다. 1만5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나눔 바이러스 2009] 굶주린 北아이에 아낌없는 후원

    [나눔 바이러스 2009] 굶주린 北아이에 아낌없는 후원

    “내가 보낸 콩우유로 북한 아이들이 쑥쑥 큰다니 얼마나 좋아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북한 어린이들에게 콩우유를 보내주는 일에 팔을 걷었다. 주인공은 길원옥(사진 오른쪽·82) 할머니. 길 할머니는 지난 18일 콩우유 기계 한 대 값인 성금 500만원을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겨레하나)에 전달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주변 사람들도 ‘길사모(길원옥 할머니를 사랑하는 모임)’란 모임을 만들어 후원을 돕겠다고 나섰다. 평양이 고향인 길 할머니는 13살 때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뒤 분단 때문에 다시는 고향으로 되돌아가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5월 겨레하나의 도움으로 70년 만에 고향 땅을 밟게 됐다. 그곳에서 콩우유를 맛있게 먹는 북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후원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겨레하나는 2005년부터 북녘어린이 콩우유 사업본부를 만들어 북한 탁아소와 유치원에 콩우유 기계와 재료비(한 달에 50만원)를 지원하고 있다. 길 할머니는 “기계 한 대로 북한 아이들 50~100명이 콩우유를 배불리 먹는 대요. 나같이 힘없는 사람이라도 굶주린 아이들이 쑥쑥 자랄 수 있게 도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에요.”라며 웃어 보였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배두나 주연 日영화 ‘공기인형’ 예고편 공개

    배두나 주연 日영화 ‘공기인형’ 예고편 공개

    한국배우 배두나가 주연을 맡은 일본 영화 ‘공기 인형’(空氣人形) 예고편이 공개됐다. 제 62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고라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은 독신 남성의 여자친구 대용품인 인형이 감정을 갖게 돼 사랑에 빠지는 판타지 멜로영화다. 배두나는 이 영화에서 인형 ‘노조미’를 맡아 창백한 얼굴과 다소 뻣뻣한 동작으로 인형과 인간 사이를 넘나드는 이미지를 표현했다. 일본과 미국 영화 사이트에 9일(한국시간) 공개된 ‘공기인형’ 예고편은 이 영화가 ‘배두나의 영화’임을 알렸다. 배두나는 예고편에서 “가져서는 안 되는 마음을 갖고 말았습니다. 마음을 가진다는 것은 괴로웠습니다.”라는 일본어 대사로 인간의 감정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영화의 주제를 암시했다. 미국 영화사이트 ‘트위치필름’에서 ‘공기인형’ 예고편을 확인한 네티즌들 대부분은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일부는 일본군 위안부를 암시하는 캐스팅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예고편에 성인용 인형을 실제 사용하는 장면이 삽입됐기 때문. 고라에다 감독은 칸 영화제 상영 후 이와 관련해 “노조미 역을 연기할 일본 배우를 떠올릴 수 없었을 뿐 역사적인 의미는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전라연기를 불사한 배두나의 열연으로 외신들의 찬사를 받은 공기인형은 올 가을 일본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사진=’공기인형’ 온라인 예고편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일제·나치의 여성인권 유린 고발 韓·獨·네덜란드 3국 공동전시회

    일본군 위안부, 나치독일수용소 강제 성노동 등 여성인권 유린의 아픈 역사를 공유한 한국과 독일, 네덜란드 3개국이 공동 전시회를 연다. 동북아역사재단(한국), 라벤스부르크기념관(독일), 일본명예채무촉구재단(네덜란드)등 3개 단체는 8일부터 28일까지 네덜란드 헤이그 시청에서 ‘위안부-끝나지 않은 역사’를 주제로 ‘한·독·네덜란드 공동 성노예전’을 개최한다. 한국이 일본군 위안부의 참혹한 고통을 겪은 것과 마찬가지로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은 수용소내 남성 수용자를 위해 여성 수용자를 동원했고, 비슷한 시기 인도네시아에 거주했던 네덜란드 여성들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이번 전시회는 전쟁중 일어난 여성 인권 유린 사실을 집중적으로 조명해 여성인권 회복에 대한 국제 여론을 형성하고, 가해자측의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이끌어냄으로써 상호화해의 길을 모색하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한국은 여성 성노예 피해자 및 가해자 증언과 사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담은 20점의 패널과 영상을 전시한다. 독일은 나치독일수용소 유곽의 생활상과 강제 성노동 자료, 라벤스부르크 여자강제수용소 관련 사진 등을 공개하고,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에서의 위안부 강제 성폭력과 포로병의 강제노동 실상을 폭로한다. 김용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세계 각지의 많은 위안부 생존자들의 용기있는 증언으로 여성 인권 유린이라는 인류 보편의 문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실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공감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부고] 위안부 윤두리 할머니 별세

    일본군에 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겪었던 윤두리 할머니가 28일 별세했다. 81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따르면 윤 할머니는 1928년 부산에서 태어났으나 15세 되던 해 부산진역 파출소 앞을 지나다 일본군에 끌려가 위안부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그는 또 일본에 대해 분노하면서 일본정부의 ‘국민기금’마저 거부하고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원했다고 정대협측은 전했다. 윤 할머니의 빈소는 울산 동강병원에 마련됐다. 장례는 30일 치러진다. 묘소는 천안 망향의 동산에 마련될 예정이다.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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