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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1000만 가구 찾는 아리랑TV… 위안부·한류 등 특집 편성

    美 1000만 가구 찾는 아리랑TV… 위안부·한류 등 특집 편성

    영어방송사 아리랑TV가 20일 밤 8시(한국시간)부터 미국의 1000만 가구에 방송된다. 세계적 위성방송사업자인 디렉TV의 채널로 선정된 것으로, 한인사회를 넘어 미국 주류사회를 대상으로 한국의 정치와 사회, 경제 소식과 문화, 스포츠 등의 콘텐츠가 방송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디렉TV는 총 295개 채널을 갖춘 세계적인 위성방송사로, 미국 및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자회사 및 협력업체를 통해 미국 2000만 가구, 중남미 1600만 가구에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디렉TV는 보편적 서비스의 일환으로 공익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아리랑TV가 지난해 12월 이 공익채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HD 방송 수신이 가능한 2000만 가입가구 중 약 절반에 해당하는 시청가구수를 확보하게 된다. 디렉TV의 공익채널로 선정된 외국 방송은 중국 CCTV에 이어 아리랑TV가 두 번째다. 1997년 처음 방송을 시작한 아리랑TV는 미국에 디지털TV 방송국을 개국하는 등 미국, 아시아, 유럽 등 세계 188개국에 1억 1200만 가구를 대상으로 방송하고 있다. 손지애 아리랑TV 사장은 “이번 디렉TV로의 진입이 아리랑TV가 아시아계 미국인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한국과 한국인의 문화를 미국 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리랑TV는 20일부터 3월 중순까지 시사 보도, 토크쇼,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특집 편성을 통해 미국 내 새로운 시청자층을 찾아간다. 첫 방송일인 20일 오후 8시부터 28일까지 ‘아리랑 뉴스’를 통해 글렌데일 위안부 소녀상 추가 건립과 미 의회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 과정, 한국 영화의 할리우드 진출 등의 소식을 전한다. 생방송 뉴스 쇼 프로그램인 ‘코리아 투데이’는 21일 서울과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연결하는 이원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또 24일부터 28일까지 주간 특집 코너를 운영하며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국 참전용사, 미국 내 이산가족 등을 보도한다. ‘애프터 텐’에는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마이크 혼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데이비드 강 USC 한국학연구소장이 출연한다.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콤포트 우먼 원 라스트 크라이’, 아리랑의 의미를 조명한 ‘어콜레이즈 포 아리랑’, 제주 해녀의 삶을 기리는 다큐영화 ‘라스트 머메이즈’ 등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다큐멘터리도 편성했다. 또 쌍방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프로그램인 ‘애프터 스쿨 클럽’은 26일과 27일 각각 그룹 엑소 편과 엠블랙 편을 방송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특별기고] 3·1절 태극기 물결 확산하자/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

    [특별기고] 3·1절 태극기 물결 확산하자/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

    1919년 3월 1일, 일본의 무단통치라는 뼈아픈 현실에 항거해 목 놓아 외쳤던 2000만 겨레의 함성과 태극기의 물결이 올해로 95주년을 맞는다. 강북구에 3·1절은 각별하다. 3·1운동의 발원지인 봉황각과 순국선열·애국지사 묘역 16위가 있어서다. 1910년 일본의 강제적인 국권찬탈 소식에 의암 손병희 선생이 10년 안에 나라를 되찾겠다는 의지로 건립한 게 강북구 우이동의 봉황각이다. 손병희 선생은 이곳에서 3·1운동을 구상했고 독립운동가 483명을 양성했다. 민족대표 33인 중 15명을 배출했다. 3·1운동 결과 탄생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게 대한민국이니 봉황각은 민족적 성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북구는 2004년부터 봉황각을 중심으로 3·1독립운동 재현행사를 열어 왔다. 올해도 2000여명의 주민과 학생이 도선사, 봉황각, 솔밭공원 등을 행진하면서 태극기 가득했던 당시 거리를 재현한다. 봉황각에서는 독립선언서 낭독, 만세삼창도 한다. 체험을 통해 3·1절의 참 의미를 되새겨 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 다른 국경일에도 태극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망국의 슬픔, 국권회복을 위한 희생에 무감각해져 가고 있다. 요즘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불안하다. 이웃 일본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위안부, 독도에 대한 역사 왜곡 등 우경화 정책에 집중한다. 중국 역시 동북공정이란 이름으로 우리 고대사를 자국의 역사로 편입시키고 있다. 군사·경제 발전 못지않게 올바른 역사관과 민족적 자긍심으로 다져진 강한 정신력이 중요하다. 나는 그 정신을 태극기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라 사랑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태극기 달기 운동을 추진하고 올해엔 태스크포스(TF)까지 신설, 주민이 주도하는 태극기 달기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미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국경일 태극기 게양률을 100%까지 끌어올린 아파트도 있다. 벌써 주민들 사이에서는 태극기 달기 바람이 분다. 머지않아 태극기 가득한 국경일을 기대해 봐도 좋다. 당장 3·1절부터 태극기를 게양하자. 봉황각, 16위의 순국선열 묘역, 4·19 민주묘지까지 우리의 근현대사를 품은 강북구가 앞장서겠다. 강북구의 전 가구가 태극기를 달게 된다면 서울시로 전국으로 그 열풍을 확산시켜 나가자. 전국이 태극기 물결로 가득해질 때 그것 자체가 미래 대한민국의 힘이 된다.
  • 日의 적반하장

    日의 적반하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보좌관인 에토 세이이치 참의원이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판한 미국을 오히려 비난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19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에토 보좌관은 전날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올린 ‘에토의 보고’라는 동영상에서 미국이 아베 총리의 참배에 ‘실망했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오히려 우리 쪽이 실망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입장이 “(아베 총리의 참배를 막지 못한 것과 관련해) 중국을 향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중국에 제대로 할 말을 못 하는 처지가 됐다”고 비꼬았다. 에토 보좌관은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거론하며 “일본이 아무리 자제하려 노력해도 중국의 팽창정책은 중단되지 않는다.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총리의 (참배) 결단이 있었다”면서 “미국은 동맹관계인 일본을 왜 이리 중시하지 않는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에토 보좌관은 동영상이 파문을 일으키자 이날 기자들에게 “개인적인 견해이긴 하지만 총리 보좌관이라는 입장에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서 발언을 철회하고 동영상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군위안부는 어느 나라에나 있었다’는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모미이 가쓰토 NHK 회장이 최근 내부 회의에서 “무엇이 잘못됐는가”라며 반성과는 거리가 먼 태도를 보였다고 아사히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모미이 회장이 지난 12일 열린 NHK경영위원회 회의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회견 기록 전체를 솔직하게 읽으면 이해될 것’이라는 취지로 항변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모미이 회장의 태도에 대해 NHK 내부에서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朴대통령 “美의회, 위안부 소녀상 방문 사진에 감동”

    朴대통령 “美의회, 위안부 소녀상 방문 사진에 감동”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에드 로이스 위원장을 비롯한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대표단과 만나 “소녀 시절에 일생 동안 잊지 못할 아픔을 겪은 수많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다 돌아가시고 쉰다섯분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로이스 위원장이 글렌데일에 있는 위안부 소녀상을 방문하고 최근 작고한 황금자 할머니를 조문한 데 대해 국민들이 감동을 많이 받았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고 “이것은 역사 문제를 떠나 전쟁 중 여성 인권에 관한 문제인데 여기에 대해 결의안을 실행하도록 촉구하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미국 의회에서 친한파로 꼽히는 로이스 위원장은 일본을 방문한 지난 17일 아베 신조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판했으며 지난달 31일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북부 글렌데일시의 평화의 소녀상을 찾아 헌화하고 묵념했었다. 박 대통령은 또 청와대에서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교역·투자 증진, 에너지 인프라, 정보기술(IT) 분야에서의 실질 협력 확대 방안과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담은 올 들어 국내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이다. 두 정상은 양국에서 국민 투표로 뽑힌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박 대통령은 “리투아니아와 한국이 1991년에 수교를 했는데 이번 방한을 계기로 양국의 협력 모멘텀이 더욱 강화되고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은 “2011년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한 직후 한국의 여러 어린 여자아이들에게서 ‘언젠가 한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오길 희망한다’는 편지를 받았고 그것에 대한 따뜻한 추억을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다시 한번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오는 25일 제4회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한·일 대화 물꼬 텄지만… ‘다케시마의 날’ 등 이견 확인만

    한국과 일본이 지난해 1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서울과 도쿄에서 외교 채널을 가동하고 나섰다. 상호 탐색전 성격이 짙다.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18일 방한해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회동했다. 이하라 국장은 지난해 8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양국 정상회담을 공식 제안한 바 있다. 지난달 동북아국장에 임명된 이 국장과 이하라 국장은 이날 상견례 차원의 첫 회동에서 양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두루 교환했다. 특히 이 국장은 이하라 국장에게 오는 22일 시마네현이 개최하는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 행사와 여기에 일본 정부가 차관급 인사를 대표로 파견하는 건 결코 양국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지적했다. 반면 이하라 국장은 양국 간 고위급 대화 가동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주 방한 기자회견을 통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4월 한·일 순방을 앞두고 공개적으로 양국 관계 개선을 촉구한 직후 이뤄진 회동이지만 상호 인식 차만 확인한 셈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 측이 준비한 협의 안건도 없었고 (이번 접촉은) 신임 인사 차원에 불과하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이병기 주일 대사도 지난 17일 사이키 아키타카 외무성 사무차관과 회동했다. 이 대사는 일본 정부가 내달 24~25일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때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을 추진한다는 보도와 관련해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 및 과거사 문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선제적인 조치가 관건이라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현재 태도로 볼 때 외교 채널 간 접촉이 당장 관계 개선의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다케시마의 날, 3월 말 일본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 4월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까지 일본발 도발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일본 측 수석대표인 이하라 국장과의 오찬 회동에서 북핵 공조를 강조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이날 “한·일 외무장관 회담을 실현하고 싶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아베의 역사관이 비뚤어진 까닭은

    아베의 역사관이 비뚤어진 까닭은

    1995년 8월 15일 무라야마 도미이치 일본 총리가 식민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표명한다.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나타낸다”는 내용의 ‘무라야마 담화’는 이후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란 위상을 부여받았다. 전후 60주년에 나온 ‘고이즈미 담화’ 등 역대 총리의 담화에선 같은 문언이 반복돼 등장했다. 그러나 ‘전후 레짐으로부터의 탈각’을 주장해 온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 정부가 내비친 역사 인식의 최대치였던 무라야마 담화마저 ‘자학사관’이라고 비판한다. 그리고 과거의 침략을 부정하며 이를 되돌리는 작업에 착수한다. 동북아역사재단이 최근 펴낸 연구서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 인식과 한·일 관계’는 비뚤어진 아베의 역사관이 나온 배경을 통찰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진창수 세종연구원 일본연구센터장을 비롯한 7명의 연구자가 지난해 발표한 긴급 학술토론회의 논문들을 엮었다. 도시환 재단 연구위원은 ‘무라야마 선언’을 한국적 입장에서 부정한다. “정보 공개 청구로 입수한 당시 일본 외무성 기록을 보면 ‘무라야마 담화’는 총리 관저가 아닌 외무성 종합외교정책국 주도로 작성된 것”이라며 “반성과 사과를 표명하되 남아 있는 전후 처리 문제를 네 가지로 한정해 ‘개인 보상’을 행하지 않는다는 정책적 의도를 반영할 것일 뿐”이라고 폄하했다. 이어 “무라야마 담화가 과거 지향적이며 미래의 행동 지침(보상)이 결여된 모순적 내용”이라는 가모 다케이코 도쿄대 교수의 발언을 전한다. 외무성의 장기 전략에 입각해 역대 내각이 무라야마 담화를 답습했다는 사실도 적시한다. 이 같은 인식의 차이는 고대의 양국 관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장세윤 재단 연구위원은 “일본 학계는 ‘왜구’를 일본인만이 아니라 고려·조선인과 중국인과의 혼합 집단 혹은 고려·조선인의 독자적 집단으로 이해한다”며 “일본이 한반도 남쪽을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만큼이나 양측의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가 독도 및 동해 표기, 일본군 위안부, 교과서, 한인 강제 동원, 야스쿠니 신사 참배까지 이어져 왔다는 설명이다. 하종문 한신대 교수는 “1990년대 일본은 본격적인 역사전쟁을 치르며 보수 정치권이 저항선을 구축했다”면서 “아베도 아소 다로 내각에서 벌어졌던 ‘대동아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라는 다모가미 도시오 당시 항공막료장의 논문 사태에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진 센터장은 단계적이고 기능적인 접근과 미래지향적 청사진을 만드는 노력, 동아시아 지평에서의 대일 외교 등을 한·일 관계의 해법으로 제안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우익은 동색… 日산케이신문도 “난징 대학살 없었다”

    보수 성향의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이 16일 난징(南京) 학살이 없었다는 햐쿠타 나오키 NHK 경영위원의 발언을 감싸는 시론을 실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산케이는 이날 “‘대학살이 없었다’는 것은 정론”이라는 이시카와 미즈호 논설위원의 글을 실었다. 이시카와는 글에서 “인구 20만명의 난징에서 30만명을 학살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햐쿠타의 발언은 거의 틀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난징대학살은 옛 일본군이 당시 중국의 수도인 난징을 점유한 1937년 12월부터 1938년 초에 걸쳐 많은 중국군 포로나 시민을 학살했다고 선언된 사건”이라며 “그 숫자에 관해 중국 당국은 30만명이라고 주장하고 전후 도쿄재판(극동군사재판)에서는 20만명이라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이시카와는 1938년 2월 국제연맹(유엔의 전신) 이사회에서 중국정부 대표가 난징에서 2만명이 학살당하고 여성 수천 명이 폭행당했다고 연설하며 행동을 촉구했지만, 일본이 탈퇴한 상황에서도 채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 위안부는 전쟁을 한 어느 나라에나 있었다는 모미이 가쓰토 NHK 회장의 발언도 ‘대체로 틀리지 않았다’고 옹호했다. 시론은 “그간 역사문제에 관한 각료의 언급에 한국이나 중국, 일본의 일부 언론이 반발하면 이들이 발언을 철회하거나 사과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있었다”고 거론하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산케이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 발표에 앞서 이뤄진 일본 정부의 피해자 조사가 허술하다며 사실상 수정·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시론은 햐쿠타 위원이나 모미이 회장의 발언에 관한 비판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들을 경질해서는 안 된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靑 “한·일 정상회담 관련 토의 없었다”

    일본 정부가 다음 달 한·일 정상회담을 갖자고 한국 정부에 의견을 타진할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15일 보도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16일 “정상회담과 관련된 어떤 토의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내달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 정상회의 때 정상회담을 갖자고 한국 측에 제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3일 윤병세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4월 아시아 순방 전까지 양국 관계를 개선하도록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핵안보 정상회의는 4월 전 양국 정상이 동시에 출석하는 유일한 국제회의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당초 예정에 없던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전제조건으로, 일본의 제안에 대한 한국의 대응이 주목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또 신문은 마리 하프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이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의 ‘3월 한·일 정상회담’ 제안 방침에 대해 “한·일 관계 개선의 움직임을 환영한다”고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 전에 한국이 중시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없기 때문에 정상회담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독도, 위안부, 역사 교과서 문제 등 양국 간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부분들이 있다”며 성사 가능성이 없다는 뜻을 비쳤다. 이 관계자는 “요청은 상대방(일본 정부) 자유이지만 성사 가능성은 사실무근이며 지나친 보도”라면서 “현재 준비가 돼 있지 않고 토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서울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벼랑끝 위기 NHK 경영위 “언행에 신중하라” 자중론

    신임 회장과 경영위원의 잇따른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일본 공영방송 NHK 경영위원회가 언행에 신중을 기하자는 자중론을 이례적으로 내놨다. 시청자들의 비판이 거세지면서 수입의 97%를 수신료에 의존하는 NHK의 위기감을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1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NHK경영위원회는 전날 하세가와 미치코 사이타마대 명예교수와 작가인 햐쿠타 나오키 경영위원으로부터 상황에 관한 설명을 들은 뒤, 경영위원이 복무준칙을 따라 절도 있게 행동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NHK의 복무준칙은 경영위원회 위원이 높은 윤리관을 지니고 직무를 집행해야 하며 “NHK의 명예나 신용을 해치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하세가와 위원은 권총 자살한 극우 인사 노무라 슈스케의 행적을 예찬하는 추모 글을 올린 것이 밝혀져 물의를 빚었고, 햐쿠타 위원은 “난징(南京)대학살은 없었다”는 발언으로 거센 비난을 받았다. 모미이 가쓰토 신임 회장도 지난달 2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전쟁을 했던 어떤 나라에나 위안부는 있었다”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경영위원회가 위원의 언행에 대해 의견을 모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이는 NHK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판이 높아지면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NHK에는 지난 10일까지 모미이 회장의 발언에 대한 의견이 1만 5000여건 접수됐고 햐쿠타 위원과 하세가와 위원의 발언에 대한 의견도 2000건 넘게 들어왔다. 수입의 거의 전부를 수신료에 의존하는 NHK로서는 수신료 납부 거부 운동이 벌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충분히 느낄 상황인 것이다. 국회에서도 NHK의 2014 회계연도 예산 심의가 예정돼 있는데 이에 앞서 자민당 내 합의가 지연되는 등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는 것도 NHK로서는 간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모미이 회장의 최근 발언 등을 ‘일본의 부정주의’(Japan’s denialism)라고 규정하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WP는 “위안부는 여성들을 노예화한 일본의 고유한 시스템”이라면서 “대다수가 한국인인 여성들이 강제로 일본 군인들의 성노예가 됐고 상당수는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전쟁 책임을 부정한 햐쿠타 위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주일 미국대사관 대변인의 성명을 인용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일본 관료들이 이들의 발언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들먹이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들을 지명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무겁다고 힐난했다. 특히 모미이 회장의 발언은 공영방송이 정부 편향적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침략 사과 담화는 각의 결정… 아베 내각도 계승”

    “침략 사과 담화는 각의 결정… 아베 내각도 계승”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는 13일 정홍원 국무총리와 만나 올바른 역사에 기초한 과거 청산이 한·일 양국이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날 정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과하는 내용의 ‘무라야마 담화’는 “개인이 아닌 일본 각의의 결정이었다”면서 “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으며 아베 신조 내각도 이를 계승한다고 한 것에 주목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면에서 어긋난 부분이 있고, 오해도 있어 한·일 관계가 어려운 시기”라면서 “한·일 정상이 만나 솔직한 대화를 나누면 서로 오해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올바른 역사 인식으로 과거를 매듭지어야만 양국 관계에 미래도 있다”면서 “아베 총리 자신의 진정 어린 표현을 기대하며 무라야마 전 총리의 방한이 그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앞서 무라야마 전 총리는 서울 서대문구 김대중도서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해 일제 군위안부 등 한국 강점시대 때 일본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 “아직도 남겨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해결을 위해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던 분들도 만나 봤다. 정말 할 말이 없었고 말문이 막혔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앞으로도 계속 그분들을 위해 많은 수고를 해 주길 바란다”면서 사의를 표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전날 서울대병원을 찾아 폐렴증상으로 입원 중인 김영삼 전 대통령을 문병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듬해인 1995년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이날 일본으로 돌아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예스! 동해 노! 일본해”… 뉴욕주 동해 단독표기 추진

    “예스! 동해 노! 일본해”… 뉴욕주 동해 단독표기 추진

    미국 뉴욕주 상·하원 의원들이 ‘동해 병기’ 법안을 낸 데 이어 이번에는 또 다른 뉴욕주 상원의원이 ‘동해 단독 표기’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토니 아벨라 뉴욕주 상원의원(민주당)은 12일(현지시간) 뉴욕 플러싱에서 한인 동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동해를 단독 표기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아벨라 의원은 이 법안에 ‘군 위안부’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도 함께 교과서에 싣는다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아벨라 의원은 “동해라는 명칭은 일본이 한국을 침략하기 전 2000년간 사용된 이름”이라고 강조하며 “단독 표기가 어렵다면 최소한 동해 병기를 관철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아벨라 의원은 ‘예스! 동해, 노! 일본해’(Yes! East Sea, No! Sea of Japan)라고 쓰인 녹색 티셔츠를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앞서 토비 앤 스타비스키 뉴욕주 상원의원(민주당)과 에드워드 브라운스타인 뉴욕주 하원의원(민주당)은 상·하원 공동으로 동해 병기 법안을 지난 10일 발의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여성 존엄 뺏고도 망언… 日 책임져야”

    “여성 존엄 뺏고도 망언… 日 책임져야”

    무라야마 도미이치(90) 전 일본 총리는 12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에 여러 가지 이상한 망언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정말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의 존엄을 빼앗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며, 일본이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방한 이틀째인 이날 정의당 초청으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한·일 관계 정립’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일본 국민 중에서도 (일본 정치권 등 일부 인사들이) 왜 이런 망언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국민 전체로는 그들의 망언에 동의하지 않고, 일본이 나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한국 국민들도 이런 점을 인식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어 “어제 한국에 입국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보니 좀 더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한국과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고 그에 대해 반성한 뒤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자신이 총리였던 1995년 8월 15일 종전 50주년을 맞아 “일본이 침략전쟁과 식민지 정책으로 아시아 국가에 큰 피해를 준 것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의 정신을 일본 정부가 계승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재 ‘망언의 주범’으로 지목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겨냥해 “아베 총리는 일본 국회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에 이를 존중하고 실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압박했다. 이어 “일본 국민 전체가 이를 계승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담화를 부인하는 각료가 있다면 직을 그만둬야 한다”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그는 또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언급하며 “양국 정치인들이 이 공동선언 정신에 입각해 협력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강연이 끝난 뒤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독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이 섬들이 서로를 위해 좋게 활용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대화를 통해 주변국 평화 유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론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양국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루빨리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면서 “양측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면 그동안 쌓인 오해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형언할 수 없는 잘못...”무라야마 전 총리, 90세 노정치인에 경배를...”

    형언할 수 없는 잘못...”무라야마 전 총리, 90세 노정치인에 경배를...”

    형언할 수 없는 잘못 무라야마 전 총리 12일 오후 인터넷에서는 생소하게도 ‘형언할 수 없는 잘못’이 주요 검색어로 등장했다. 무라야마 도미이치(90) 전 일본 총리가 일제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여성의 존엄을 빼앗은 형언할 수 없는 잘못” 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무라야마 전 총리의 형언할 수 없는 잘못 발언이 알려지면서 국내 네티즌들은 왜 그와 정반대인 아베 신조가 총리가 됐는지 안타깝다는 의견이 많았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방한 이틀째인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한일관계 정립’ 강연회에서 이렇게 발언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어제 한국에 입국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보니,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내에서) 여러 이상한 망언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참 부끄럽다”며 “일본 국민 대다수는 저희가 나빴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 한국 국민들도 이 점을 인식해 달라”고 강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자신이 침략전쟁과 식민지 정책으로 아시아 국가에 큰 피해와 고통을 준 것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내용을 담아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를 일본 정부가 계승해야 한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아베 총리는 국회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고 표명한 바 있다”며 “이를 존중하며 그대로 실행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국민 전체가 이를 계승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담화를 부인하는 각료가 있다면 각료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베 총리도 담화를 계승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담화를 발표할 때에도 만일 부결되면 사퇴하겠다는 각오로 나섰다”며 “발표 후 일본 내 일부에서 ‘매국노’라는 비판까지 들었지만, 누가 매국노인지 반문하고 싶었다. 이 담화는 일본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일본의 젊은 세대 중에는 역사를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윗 세대가 이들에게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며 “역사교육과 관련해서도, 일본의 평화 헌법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무라야마 전 총리의 형언할 수 없는 잘못 발언에 대해 네티즌들은 “형언할 수 없는 잘못, 상당수 일본인은 무라야마 할아버지의 말씀처럼 이렇게 인식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형언할 수 없는 잘못 발언한 무라야마 전 총리 장수하세요” 등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위안부 할머니 손 잡은 日 전 총리의 양심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가 그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났다. 일본 전·현직 총리 중 위안부 피해자를 만난 것은 그가 처음이다. 할머니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며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 한다”는 무라야마 전 총리의 진심 어린 위로의 말에 위안부 할머니들은 감사해 했다고 한다. 과거 겪었던 고통과 한(恨)이 얼마나 컸으면 응당 일본으로부터 사죄받아야 할 위안부 할머니들이 되레 무라야마 전 총리의 위로에 고마워했겠는가. 무라야마 전 총리는 어제는 한발 더 나아가 국회에서 열린 강연에서 “일본은 여성의 존엄을 빼앗은 형언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기에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내 위안부 망언에 대해서도 “정말 부끄럽다”고도 했다. 그는 아베 신조 총리의 과거사 인식에 대해서 “과거 역사를 직시하고 그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정면 비판했다. 국수주의의 길을 걷고 있는 아베 총리를 향해 ‘무라야마 담화’ 계승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그가 총리 시절인 1995년 과거 일본의 주변국 침략을 사죄한 담화다. 그의 이런 발언을 보면서 일본에도 제대로 된 역사관을 가진 양심 있고 용감한 정치인이 있다는 사실에 작은 위안을 갖게 된다. 사실 한·일 두 나라가 과거사 및 독도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시기에 보여준 그의 이 같은 일련의 행보는 다른 일본 정치인들과 너무나 뚜렷하게 대비된다. 최근 중국 난징 문서보관서에 보관돼 있던 위안부 관련 문건이 속속 공개되고 있는데도 일본에서는 여전히 하루가 멀다 하고 “위안부는 없었다”는 망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더구나 최근 치러진 도쿄 도지사 선거에서 일본의 침략전쟁을 부정하는 논문을 발표한 극우 성향의 다모가미 도시오 전 항공막료장이 20대 유권자층의 높은 지지 덕분에 2위에 오른 것을 보면 전후 일본의 젊은 세대들마저 아베의 우경화 정책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아베 총리는 한·일 관계 정상화를 바란다면 스스로 군국주의자를 자처할 게 아니라 무라야마의 담화를 계승, 발전시키길 촉구한다. 90세 노() 정객이 일본의 ‘마지막 양심’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열린세상] 미·중·일 삼각 파도와 우리의 항로/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미·중·일 삼각 파도와 우리의 항로/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세계의 패권국 미국은 동북아에서 아직도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동시에 많은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중국과 협력을 진행하면서도 그 부상을 우려하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대해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것이 미국 힘의 현실이다. 미·중 관계는 실로 애매하다. 16조 달러 국내총생산(GDP)에도 불구하고 국가부채로 고전하는 미국은 중국의 강대국으로의 부상을 환영하고 베이징이 국제평화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수차례에 걸쳐 진행된 미·중 전략경제대화(S&ED)에서 미국은 중국에 지속적으로 중동과 동북아의 안정, 비확산, 미국 국채의 구매, 위안화 평가절상, 대미 수출 흑자 축소를 위한 내수 진작을 요청했고, 이는 상당 부분 베이징에 의해 호의적으로 수용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중국의 미래 위협에 대비해 중동으로부터 아시아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재균형, 피보트(pivot) 선회 전략을 구사한다. 이것은 대(對)중국 군사 봉쇄의 초기 형태로 한국, 호주, 동남아, 인도와의 협력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미·일 동맹 강화와 일본의 안보역할 확대가 그 핵심이다. 고이즈미 총리 이후 아베 내각에 이르러 도쿄가 집단적 자위권의 재해석 등을 가속화하는 것은 사실상 워싱턴의 승인하에 진행되는 것으로, 미·일 양국 모두 중국(과 북한)이라는 공통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성격을 띤다. 미국 못지않게 일본도 중국의 부상에 큰 위협을 느낀다. 일본은 20~30년 후 미국의 두 배에 달하는 경제 규모와 가공할 군사력을 갖출 수 있는 중국이 과거의 조공적 위치를 요구하고, 자국은 주변으로 전락할 것을 우려한다. 일본 내에는 중국의 부상에 대비하고, GDP 6조 달러에 걸맞은 외교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 워싱턴이 ‘강요’한 평화헌법을 수정하고 보통국가를 지향해야 한다는 여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것이 한때 이시하라 신타로의 ‘(미국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A Japan That Can Say No)이 일본 민족주의의 상징처럼 부각된 이유이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반인륜적 위안부 범죄의 부정은 아베 신조 총리의 옹졸함과 좁은 외교 식견을 드러내지만, 오늘날의 중·일 관계가 제1차 세계대전 직전의 영·독 관계와 비슷하고 중국이 힘으로 현상을 변경하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는 그의 말은 모두 이런 국제정치적 역학을 반영한다. 미국의 능력과 의지를 깊이 인지하는 중국은 신중하면서도 단호하게 국익을 추구한다. 미국에 협력하지만 중국은 대만 통일, 영토 및 영향권 사수와 같은 몇몇 핵심 이익에 대해서는 군사력 사용을 불사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외교, 군사, 경제의 영역을 넓혀 나간다. 반미 정서를 중심으로 중·러 관계를 강화하고, 반(反)서방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에 전략 거점을 마련하며, 남·동중국해에서 영토 분쟁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동풍31 시험발사, 항공모함 추가 건조, 전략 공군 강화, 사이버전 능력 확대, 에너지 자원 확보, 또 GDP 8조 달러를 넘어 계속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은 모두 다가오는 미국과의 미래 패권 경쟁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제 동북아는 서서히 미·중 경쟁이 과거 냉전시대와 비슷한 치열한 형태로 진입하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며, 그동안 중국이 말해 오던 평화발전, 화평굴기는 머지않은 장래에 비(非)화평굴기(unpeaceful rise)로 전환될 것이다. 한국의 외교, 안보, 통일전략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 그것은 장기적 시각에서 우리의 오랜 혈맹인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부상하는 중국과의 관계를 일정 수준 내에서 증진시키며 일본과의 관계는 역사와 안보 문제를 분리해 대응하는 것이다. 통일을 포함하는 남북한 관계는 미·중 관계의 악화를 우려하는 중국이 자국 영향권하의 북한을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추진해야 하며, 모든 외교력의 토대가 되는 군사력과 경제력의 신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 위안부 할머니 찾은 무라야마 日 전 총리

    위안부 할머니 찾은 무라야마 日 전 총리

    무라야마 도미이치(오른쪽·90) 전 일본 총리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작품전’에 들러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왼쪽·87) 할머니로부터 2004년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 김순덕 할머니의 작품 ‘못다핀 꽃’을 건네받고 있다. 일본 전·현직 총리가 위안부 피해자를 직접 만난 건 처음이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의 뜻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의 주인공 무라야마 전 총리는 심상정(오른쪽에서 두 번째) 정의당 원내대표의 초청으로 이날 방한해 2박 3일 일정을 소화한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일제 징용·위안부 소송 변론’ 변호사 공익대상

    ‘일제 징용·위안부 소송 변론’ 변호사 공익대상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위철환)가 10일 이상갑, 장완익, 최봉태 변호사를 ‘제2회 변호사 공익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 변호사는 일제강점기 때 인권 침해를 당한 소록도 한센병력자와 근로정신대 피해자에 대한 일본 측의 보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내고 일본을 오가며 무료 변론을 해 왔다. 장 변호사와 최 변호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 동원 피해자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에서 무료 변론을 맡아 피해자 권리 구제에 힘썼다. 오는 17일 전남 여수에서 열리는 동계 변호사 연수회에서 시상한다.
  • “올해 미국에 위안부 기림비 2개 더 세울 것”

    “올해 미국에 위안부 기림비 2개 더 세울 것”

    “올해 안에 미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기림비를 두 개 더 세울 참입니다.” 미국 한인단체 가주한미포럼을 이끄는 윤석원(67) 대표는 9일 경기 광주시 퇴촌면 원당리 ‘나눔의 집’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표는 “공식 영문 이름으로 ‘일본군에 의한 성적 노예 희생자’(sexual slavery victims for the Japanese imperial army)라고 불리는 위안부의 비극적 역사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미국 곳곳에 많은 위안부 기림비를 건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시의 위안부 피해자 소녀상 건립을 주도했다. 지난달 31일 방한한 윤 대표는 앞서 글렌데일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50)·김서경(49) 조각가 부부를 만나 기림비 추가 건립을 위한 세부계획을 논의했다. 김씨 부부는 서울시 소녀상(2011년 12월 14일), 경기 고양시 소녀상(2013년 5월 2일), 글렌데일 소녀상(2013년 7월 30일), 경남 거제시 소녀상(2014년 1월 17일)을 만든 주인공이다. 윤 대표는 “건립 지역과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해당 시 의원들을 상대로 협조를 구하고 있다”며 “한 곳은 거제 소녀상과 똑같이 서 있는 모습으로 7월 말 이전 건립할 계획이고, 또 하나는 비석 형태로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상·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 준수 촉구 조항을 포함한 2014년 세출법이 통과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것과 관련해선 “인류 보편의 인권과 존엄성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치자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풀이했다. 일본 정부는 한·일 갈등이나 문제로 끌고 가려는 의도로 나서지만, 우리는 국제적으로 인정하는 전쟁 범죄라는 점을 부각해 국제사회와 뜻을 함께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글렌데일 소녀상을 참배했던 에드 로이스 미국 연방하원 외교위원장이 이달 중순 한국, 중국, 일본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인데 이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분명한 역할을 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 한인단체가 최근 마련한 로이스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는 일본을 방문할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도 들르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나눔의 집 할머니들의 손을 맞잡고 “좋은 소식이 있을 때까지 건강하셔야 해요”라며 용돈을 건네기도 했다. 2007년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위해 미 하원 청문회에서 증언한 김군자(88) 할머니에겐 “7월 글렌데일 소녀상 건립 1주년 행사 때 초청할 테니까 운동도 많이 하세요”라며 웃었다. 나눔의 집 앞마당에 건립된 위안부 피해 할머니 9명의 동상에 묵념한 윤 대표는 “일본이 사죄하고 배상하는 그날이 올 때까지 뜻 있는 분들과 계속 애쓰겠다”며 용기를 북돋워 달라고 기도했다. 윤 대표는 오는 12일 미국으로 떠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韓·中 학자 ‘日 위안부 자료’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韓·中 학자 ‘日 위안부 자료’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한국과 중국 학자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관련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공동 추진한다고 반관영인 중국신문사가 9일 보도했다. 중국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센터 쑤즈량(蘇智亮) 주임은 “중·한 학자들이 함께 일본군 위안부 문헌 및 조사자료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향후 타이완, 일본, 필리핀, 북한 등 관련국도 참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지난 1월 한국 정홍원 국무총리가 국가기록물로 지정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관련 자료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으며, 중국 언론들은 이에 일제히 지지 의사를 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혜인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연구원은 8~9일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일 학술회의’에서 일본군이 위안부 동원과 위안소 개설에 직접 관여한 공문서를 공개했다. 그는 중국 상하이 당안관(?案館·국가기록보관소격) 자료 분석을 통해 일본군이 중국 괴뢰정부를 이용해 군 위안소를 개설하고 관리하는 제도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그 증거로 1939년 친일 중국인 업자인 양수이창(楊水長)이 상하이에 위안소를 설치하기 위해 당시 상하이를 점령한 일본군 헌병대 등으로부터 행정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적은 공문서를 제시했다. 양씨가 개설한 이 위안소는 ‘일본군 전용’이었으며, 통역과 15세 여성을 포함한 7명의 위안부를 고용해 운영됐다. 한 연구원 “일본군이 직접 부녀자를 강제 연행하고 친일 중국인 업자를 이용해 위안소를 개설한 공문서도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커버스토리-서울은 ‘호텔 공화국’] 관광호텔 객실 불꺼지고 도산 도미노 ‘빨간불’ 켜졌다

    [커버스토리-서울은 ‘호텔 공화국’] 관광호텔 객실 불꺼지고 도산 도미노 ‘빨간불’ 켜졌다

    최근 몇 년간 이어졌던 호텔 개발 열기가 식으면서 서울 강남지역과 제주도에서 호텔 및 호텔 부지가 법원 경매에 등장하는 등 개발 과열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부작용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최대 관광 시장인 일본과 중국 관광객이 엔저와 정치상황 등으로 급감하면서 객실 판매가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광 전문가들은 정부의 특급 대형호텔 위주 지원정책을 중소형 지원으로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7일 관광호텔 업계에 따르면 이달 하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호텔 부지 1733㎡가 법원 경매에 부쳐진다. 시행사가 호텔로 개발하기 위해 인허가를 진행 중이던 감정가 715억원짜리 땅이다. 지난해 7월엔 서초구 잠원동 바빌론관광호텔이 336억원에 경매 처분됐다. 8월엔 강남구 논현동 세울스타즈호텔이 최저 입찰금액 1125억원에 아시아신탁을 통해 공매되기도 했다. 서울 강남지역 호텔이 법원 경매로 나온 것은 2005년 서초구 잠원동 리버사이드호텔 이후 아예 없었다. 그만큼 심각한 것이다. 경남 창원시에서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나왔던 더 시티세븐 풀만 호텔이 감정가 1044억원에, 경북 경주에서는 보문단지 안의 대표적 호텔인 경주조선호텔이 감정가 160억원에 각각 경매에 들어갔다. 국내 관광의 1번지인 제주도에서도 호텔 과열 경보가 감지된다. 2012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49곳 1만 22실에 대한 사업승인이 이뤄졌다. 2009년 5개 252실, 2010년 11개 509실, 2011년 28개 1427실에서 2012년 91개 6235실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94개 4982실로 2012년 전체 인허가 건수에 육박하면서 호텔 도산이 현실로 다가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터져나오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숙박시설이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이런 추세로 가면 공급 과잉은 불 보듯 뻔하다”면서 “이제부터는 호텔 신축 허가를 엄격하게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호텔 업계의 쓰나미 원인은 정부의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 등 지원정책으로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호텔과 일본, 중국 관광객 감소가 원인이다. 한국관광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한 호텔은 2012년 중반 객실 가동률이 80~90%에서 지난해 40~50% 수준으로 떨어졌다. 엔저와 독도 문제, 일본의 위안부 망언 등 정치적 상황이 맞물리면서 한국 관광에 나선 일본인이 많이 줄었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이 자국의 해외관광객 보호대책 등을 담은 ‘여유법’(旅遊法) 개정과 우리나라를 오가는 부정기 항공편 제한 등에 나서면서 서울을 가득 메웠던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사라지다시피 했다. 이에 따라 불 꺼진 호텔 객실이 넘쳐나고 있다. 관광객 급감은 특히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특급호텔보다 경제적 능력에서 뒤처지는 중소형 관광호텔에 직격탄을 때렸다. 업계 관계자는 “경매로 나온 호텔들은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돌파 등 관광업계 호재와 함께 이뤄진 각종 규제 완화로 신축됐거나 인허가를 추진한 중소형이 대부분”이라면서 “몇 달 안에 강남지역 호텔 3~4개가 무너질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호텔 공급 제한과 개발 이익의 환수 등 특별법을 손질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권태일 한국문화관공연구원 책임전문원은 “국내 패키지 관광객이 줄고 개별 관광객이 늘어나는 등 관광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고가 호텔보다는 중저가 호텔과 도시 민박 등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정부도 특급 호텔 지원 위주의 정책에서 중저가 호텔 등 숙박 시설의 다양화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현재 관광호텔 신축의 각종 인센티브를 고가 대형 호텔이 따먹고 있다”면서 “시장이 포화가 돼 덤핑 사태로 출혈 경쟁을 하게 되면 저가 숙박시설까지 줄줄이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서울연구원은 지난해 중국 관광객의 58.2%가 비즈니스호텔과 유스호스텔 등 중저가 시설을 이용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기도 했다. 따라서 정부가 인센티브를 선별적으로 제공하는 등 중저가 호텔이 실질적으로 늘어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내준 개발이익에 대한 환수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즉 보금자리 주택 등은 의무거주 기간을 두고 있듯이 인센티브를 받은 호텔은 사용 승인 후 10년 또는 20년 동안 용도 변경을 못하게 하거나, 시세 차익을 세금으로 환수하는 것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기용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서 지어진 관광호텔이 나중에 오피스 등으로 용도 변경이 되는 경우도 나타날 것”이라면서 “시세를 따져 재산상 이득을 본 것만큼 돌려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정부가 부족한 관광숙소 확대 공급을 위해 학교위생정화구역 내 관광호텔 허가 내용을 담은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내놨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상임위 이후 한 차례의 논의도 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호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학교위생정화구역 내 건립을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현행 학교보건법은 학교 주변 200m 이내를 학교위생정화구역으로 정하고 학습·학교 보건 위생을 해치는 시설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등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서울시내 초·중·고교 정화구역 내 호텔사업계획 신청은 190건에 이른다. 3000실에 해당하는 58건은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32건이 건립을 재추진 중이다. 26건은 계획을 취소했다.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한진수 교수는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학교 근처 숙박시설 건립을 규제하지 않는다”며 “학습환경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호텔에 대한 규제와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대한항공이 2008년부터 추진한 서울 경복궁 옆 송현동(부지 3만 6600㎡) 한옥호텔 건립사업은 7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대한항공은 옛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였던 이곳을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에 사들였다. 2010년 호텔 건립계획을 밝혔으나 중부교육청은 근처 덕성여중·고와 풍문여고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교수는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학교가 없는 지역이 어디 있느냐”며 “그런 논리라면 서울에 호텔을 짓지 말라는 얘기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계명대 호텔관광학과 오익근 교수는 “영국 런던 킹크로스역 건너편 아가일 초등학교 뒤 10m 거리엔 글로브호텔, 학교 반경 50m 이내엔 프린세스 호텔 등 20여개가 있다”며 “교육 환경을 저해한다는 논리는 직간접 경험에 의한 편견”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문화연대 이원재 사무처장은 “송현동 부지는 생태·주민 친화적이고 역사와 전통을 살린 공간으로 가꿔야 한다”고 맞섰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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